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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통신융합시대에 끝없이 도전받는 방송계

    방송통신융합시대를 맞아 방송계에 반발과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IPTV(인터넷방송)와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등은 그런대로 무사히 넘긴 편이다. 방송의 공익성을 내세워서다. 그러나 방통융합은 또 새로운 문제를 던져줬다. 바로 방송사들에 대한 전파사용료 징수다. 여기에 방통융합의 대책으로 꼽혔던 통합기구 설치 문제도 총리실에서 논의될 듯하다. 방송계로서는 이래저래 불편한 여름이다.●방송사도 전파사용료 내라? 전파법은 한정된 전파를 할당하는 만큼 사용자에게 사용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방송사는 예외였다. 방송의 공익성과 방송발전기금 납부 등이 고려됐다. 그러나 최근 정통부가 전파법 개정안을 만들면서 이 조항을 바꿨다. 법에서 면제조항을 없애고 시행령에서 구체적인 면제·감액대상을 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방송위원회는 반대의견서를 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정통부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한 뒤 “정통부의 이번 시도가 방송위와의 힘겨루기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면 더욱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정통부도 이 사안의 민감성을 미리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가 낸 6쪽에 걸친 ‘전파법 개정법률안 입법예고 주요내용’ 보도자료를 보더라도 전파사용료 조항은 맨 끝에 짤막하게 실어놨다. 물론 구체적인 맥락에 대한 설명은 없고 ‘제도의 탄력적 운용을 기하고자 함’이라는 이유만 제시되어 있다.●끝이 보이지 않는 방송통신구조개편 결국 모든 문제의 원인은 방통융합과 이에 따른 부처간 갈등이다. 그래서 통합현상에 대처할 수 있는 기구 설립이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지만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쟁점은 그 기구가 국무총리 산하기구냐, 대통령 산하기구냐 하는 점이다.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내각을 관할하는 총리실 산하가 되면 부처간 이견조정에 힘이 실린다. 반면 국민에 대해 책임지는 대통령 산하기구가 되면 부처뿐 아니라 언론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할 수 있다. 정통부가 총리실 산하, 방송위가 대통령 산하를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문제의 결론은 아직 명확히 나지 않았다.‘IT강국’을 내세우는 형편에 정통부를 깔아뭉갤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방송의 공공성을 무시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공원에 아파트 짓겠다니…”

    “공원에 아파트 짓겠다니…”

    ‘슬럼가 개발 촉진인가 아니면 특혜인가.’ 대구시와 KT&G가 공원으로 지정된 중구 수창공원(옛 연초제조창)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기로 하자 지역 시민단체가 특혜의혹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수창공원 부지 소유주인 KT&G측과 공원부지를 용도변경해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대신 KT&G측이 이곳에 공원과 노인복지시설을 건립한 후 대구시에 기부채납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서 KT&G는 지난달 말 공원부지로 묶여 있는 1만 1171평의 옛 연초제조창 자리에 주상복합건물(부지 7777평, 지하 5층, 지상 54∼57층,1644가구) 신축을 허가해 줄 경우 주변 사유지와 시유지를 일부 매입해 공원(4282평), 노인복지시설(지상 5층, 지하 1층)을 건립, 기부채납하겠다고 대구시에 제의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 재정상태로는 당분간 공원조성이 어렵고 도심의 슬럼화를 막기 위해 KT&G측의 제안을 적극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지역 시민단체는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대구경실련은 “KT&G가 기부채납키로 한 공원과 노인복지시설의 땅값은 300억원에 미치지 못하지만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게 되면 2000억원 이상의 개발이익이 발생해 엄청난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구시는 지난 99년 연초제초장 부지 등을 공원으로 결정고시한 뒤 공원조성 노력을 해오지 않았다.”며 “시, 중구, 주민, 시민사회단체,KT&G 등이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구성해 수창공원의 조성과 주변지역의 합리적인 개발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현 헌법 태생적 문제… 개헌 공론화 해야”

    “현 헌법 태생적 문제… 개헌 공론화 해야”

    ‘민주화’ 이후 정권 중·후반기마다 ‘개헌론’이 거론돼 왔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촉발된 ‘연정론’도 그렇다. 흥미있는 점은 권력의 절반이라도 내놓겠다는 대통령의 공언에 대한 반응이다.‘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비판과 내각제 개헌을 옹호하던 편에선 반색할 만도 한데 외려 헌법을 무시하지 말라며 화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은 “우리에게 적합한 권력구조가 무엇이냐.”는 문제를 정략적으로만 생각해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예 개헌 문제를 공론화하자는 심포지엄 소식이 반갑다.‘창작과 비평’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이 함께 주최하는 “87년체제의 극복을 위하여-헌법과 사회구조의 비판적 성찰”심포지엄.15일 오전10시부터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87년체제’란 6월항쟁으로 이뤄진 기초적인 수준의 제도적 민주주의 체제를 일컫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발전적 해체가 필요하다는 개념이다. 참가자들 가운데 ‘한국헌법과 민주주의’를 통해 구체적인 개헌플랜을 제시한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박명림 교수가 눈길을 끈다. 미리 배포된 자료에서 박 교수는 우리의 경우 모든 정치적 갈등이 곧장 헌법적 갈등으로 치달아왔다고 평가했다. 최근의 탄핵심판이나 수도이전 위헌심판 등은 그 증거들이다. 이런 사례들은 “대통령들의 무능과 정략”이기보다는 “헌법체계가 지닌 문제점”에 기인한다는 게 박 교수의 지적이다. 왜 헌법이 문제인가. 태생적이다.“6월 항쟁 당시 결성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65명 가운데 정치인은 단 8명에 불과했지만 6·29선언 뒤 개헌안 타결 때까지 정치인의 ‘8인 정치회담’이 한달여간 작동했다.”이는 건국헌법을 만들 때 수십개의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의견을 제시,3년 동안 논의한 데 비하면 너무도 초라한 모습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헌법문제로만 축소됐고 그 헌법마저도 정치인들의 타협거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박 교수는 그렇기에 87년체제는 반드시 해체돼야 하고 또 지금이 개헌 적기라는 의견을 냈다. 불만족스럽더라도 지금껏 쌓아온 민주주의 역량으로 볼 때 쿠데타 등에 의한 불법적 정권장악 우려가 없고, 다음 대선 시기가 총선과 겹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국회에서만 논의할 게 아니라 시민사회의 의견까지 다양하게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헌법개정 때 참고할 몇가지 제안도 내놨다. 대통령을 4년 중임제로 하되 대선과 지역대표 국회의원 선거시기를 일치시키고, 그 대신 정당명부제에 의해 선출하는 비례대표 수를 지역대표의 50% 수준으로 대폭 늘린 뒤 이들에 대한 선거를 대통령 임기 중간에 실시한다. 박 교수는 그러나 내각제는 반대했다. 이념의 스펙트럼이 좁고 사회적 기반도 없는 데다 시민사회와 연계조차 부족한 정당들로 내각제를 하겠다는 것은 정치의 파탄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 재벌과 언론의 경우 정치인 그룹을 거느리면서 견제하기 어려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봤다. 박 교수는 ▲올해부터 헌법논쟁을 시작, 주요 헌법쟁점을 뽑아내고 ▲내년 상반기에 국회에 민간 전문가 중심의 민주헌법연구회를 설치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국회 시민사회대표 등을 중심으로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최대한 단일안을 마련한 뒤 ▲2007년 여·야합의와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일정도 제시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군산 핵폐기장 유치 철회하라”

    “군산 핵폐기장 유치 철회하라”

    핵폐기장 유치를 추진 중인 전북 군산시와 인접한 충남 서천 주민들이 핵폐기장 유치를 조직적으로 반대하고 나서고 있다. 서천환경운동연합, 푸른서천21 등 서천지역 135개 사회단체는 13일 서천군청 강당에서 ‘군산 핵폐기장 유치반대 범서천연대’를 발족했다. 발족식에서는 이우봉 서천어민회장, 이수복 서천농민회장, 서천기독교연합회 한상명 목사 등 4명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이들은 이날 송웅재 군산시장 권한대행과 문무송 시의회 의장 등을 방문, 유치추진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군산에 핵폐기장이 들어서면 인접지라는 이유로 서천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가격이 떨어져 어민생존권이 위협을 받는다.”며 “그런데도 군산이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유치를 추진, 두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군산시가 핵폐기장을 유치하려는 비응도는 서천군 유부도와 7.5㎞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시는 이곳에 핵폐기장을 유치하기 위해 시의회에 심의를 신청,18일 통과를 앞두고 있다. 군산시는 시의회에서 통과되면 다음달 말까지 산업자원부에 유치를 신청할 계획이다. 산자부는 부지 안정성을 점검, 적합지역이 2곳 이하일 경우 10∼11월 주민투표를 실시, 후보지를 결정한다. 군산시는 2003년 신시도에 유치하려다가 부적합지 판정을 받았으며, 지난해 8월 어청도에 또다시 유치하려다 주민 반대와 시장 구속 등으로 포기했었다. 당시에도 서천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반대운동을 벌였다. 군산시 관계자는 “핵폐기물이 산업쓰레기처럼 위험하지 않은 것인데 왜 서천에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핵폐기장이 불이익을 주는 시설이라면 서천과 사전 협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핵폐기장 유치를 추진 중인 지역은 경주, 영덕, 울진 등 6곳에 이르지만 전북도와 지역 국회의원이 밀고 있는 군산이 유력 후보지로 부상 중이다. 서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전주·완주 통합논의 다시 고개

    한동안 잠잠하던 전주·완주 통합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전주시의회 주재민 의장은 지난 11일 열린 제224회 정례회 개회사에서 “청주시와 청원군이 최근 시·군을 통합하기로 한 데 이어 전남 보성군 벌교읍 주민들도 순천시로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전주권의 미래를 감안할 때 전주·완주 통합논의도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일고 있는 시·군 통합바람에 전주·완주 통합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며 “이 기회에 정치권은 물론 전주권의 발전을 염원하는 시민단체와 유관기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통합논의를 공식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전주시의회 일부 의원과 시청 공무원, 시민·사회단체가 전주·완주 통합의 필요성을 제기한 일은 종종 있었으나 시의회 의장이 의회 본회의장에서 시·군 통합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같은 주장에 대해 전주시민 대부분은 찬성하는 분위기이고 생활권이 전주인 완주군 이서와 금구, 상관, 용진면 지역 주민 역시 통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 지역이 통합하면 현재 별개의 학군으로 되어 있는 전주·완주가 하나가 돼 완주지역 주민의 자녀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완주지역 사회단체와 일부 주민들은 “전주·완주가 통합되면 세금만 올라가고 쓰레기 매립장 등 혐오시설만 늘어나게 된다.”며 통합에 부정적이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서울대 평의원회 “대학은 간섭대상 안돼”

    서울대 교수협의회에 이어 서울대의 학내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평의원회도 11일 2008학년도 입시안 논란과 관련,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8일 교수협의회의 성명보다는 강도가 낮았지만 총장에 대한 견제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평의원회까지 대학본부측과 일치된 목소리를 내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은 서울대에 2008학년도 입시안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요구했다. 서울대 평의원회(의장 권욱현)는 이날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정부의 대학정책 기조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당정 억지주장 배격” 이들은 “희랍(그리스)시대 이래 대학의 어느 분야도 외부의 간섭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전제한 뒤 “정부와 정치권의 억측에 기초한 주장은 대학으로서 배격할 수밖에 없다.”고 당정을 비난했다. 평의원회는 “공교육이 제 궤도를 잃은 것은 일부 교육정책의 잘못과 산업사회를 잘못 이끌어간 정부, 사회 전반의 이기주의 때문”이라면서 “이런 문제는 서울대 입시제도 하나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조용히 하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 사람은 이미 조용하지 않은 사람이듯이, 엘리트 교육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이미 자신이 엘리트이자 지배계급”이라면서 “역설과 자가당착은 자칫 정책적 평행선을 그을 수 있음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평의원회는 “서로 자성해 고칠 것을 고치면서 도울 때 돕는 협치(協治)가 정부와 대학이 지금 해야 할 일”이라면서 서울대의 자율성을 보장해 줄 것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서울대에 토론 요구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참교육학부회 등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본고사 부활 저지와 살인적 입시경쟁 철폐를 위한 교육시민단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대에 입시안과 관련해 공개토론을 제의했다. 공대위는 “서울대가 발표한 2008학년도 입시전형 기본안 때문에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과 초·중등교육 관계자 등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져 들고 있다.”며 해명을 촉구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화재참사 여중생과 빈곤층 500만명

    경기도 광주에서 그제 한 여중생이 가난 때문에 또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전기료를 넉달동안 못 내는 바람에 단전돼 촛불을 켜고 자다가 화재로 참변을 당했다고 한다. 참여정부가 역대 어느 정권보다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빈곤층 지원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터진 일이어서 더욱 안타깝다. 아직도 우리 사회의 안전망은 허술한 구멍이 너무 많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지난 연말 대구에서 다섯살짜리 빈곤층 어린이 아사(餓死)사건이 터져 사회안전망에 대한 일대 각성이 있었다. 당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재발방지를 위해 국민적·사회적 합의를 통해 다시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불과 반년만에 비슷한 참사를 또 접해야 하는 심정은 참담하다. 전기료를 연체한 90만 가구 중 36만 가구가 기초생활보호대상자라고 한다. 수도·가스까지 끊어진 가정도 많다. 이들은 최소한의 생존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로 인해 고귀한 생명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정부·사회차원의 특단대책이나 지원시스템을 빨리 재정비해야 한다. 소득이 최저생계비(4인 가족기준 월 113만 6000원) 이하인 기초생활보호대상자와 최저생계비의 120%(월 132만 3200원) 이하인 차상위계층은 500만명에 이른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이들 빈곤층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지난달까지 전국적인 빈곤층 실태조사를 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내실있는 종합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기업과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빈곤층 지원 기금도 적극 검토하고 이를 유도할 단계에 이르렀다.
  • [클릭 이슈] 호남고속철 분기역 ‘오송’ 결정 논란 확산

    [클릭 이슈] 호남고속철 분기역 ‘오송’ 결정 논란 확산

    2015년 개통예정인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충북 오송역이 결정됐지만 호남과 충남 주민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천안·아산과 오송, 대전 등 3개 후보지에 대한 최종 평가결과, 오송역을 분기역으로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이날 분기역 최종 결정은 15개 시·도 추천 전문가(75명)로 구성된 평가위원 가운데 노선통과 및 최대 이용지역인 충남과 호남권(20명)이 퇴장한 가운데 이뤄져 논란이 예견됐다. 오송역 결정에 반대하는 지자체 등은 선행연구에서 최적지로 평가됐던 천안·아산이 최하위로 평가된 데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 심사결과 공개 및 재평가를 주장하고 나서 ‘뜨거운 감자’로 작용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오송 분기에 따른 계룡산 통과를 놓고 ‘제2의 천성산’이 될 것이라며 경고하고 나서 긴장감마저 감돈다. 이와 함께 호남고속전철은 분기역이 오송역으로 결정돼 신선보다는 기존 경부고속철의 일부 구간을 공유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오송역 결정은 충북달래기 정치적 선물” 국토연구원은 평가단의 ‘국가 및 지역발전효과’ 등 5개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 오송이 87.17점으로 대전(70.17), 천안·아산(65.94점)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최대 가중치가 적용된 ‘국가 및 지역발전효과’에서 오송은 29.40점을 얻어 대전(22.99점), 천안·아산(22.90점)과 격차를 벌리는 등 전 항목에서 최고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고속전철과 충북선을 연계시킴으로써 고속철 비수혜지역인 충북과 강원권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적지라서 높은 평가를 얻게 됐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예정지와 10여분 거리고 청주공항과도 인접(19㎞)해 행복도시의 관문 역할론도 반영됐다. 하지만 호남고속철 기본계획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교통성과 사업성, 환경성, 건설의 용이성 등까지 최고 점수를 받은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건설교통부가 2003년 9월 작성한 ‘호남고속철도 건설기본계획’에 따르면 오송대안은 천안·아산과 대전을 비교해 건설사업비와 소요시간, 수송수요 등에서 중간 포션이라는 것이다. 오송에서 익산역까지 신선을 건설하게 될 때 사업비는 천안·아산보다 적은데 반해 시간은 3∼4분 더 소요되고 이용객은 대전의 87.3% 수준에 그친다. 더욱이 행복도시 입지가 충남 연기·공주지역으로 결정돼 이 지역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건설비가 더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충남도 관계자는 “결국 오송을 분기점으로 결정한 것은 충남에 행복도시, 대전에 R&D특구 배정에 따라 소외감을 느낀 충북을 달래기 위해 정치적인 선물(?)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터널·교량 건설… 계룡산 ‘제2의 천성산´될수도 호남고속철의 분기점으로 오송이 결정됨에 따라 새로 건설될 오송∼익산(88.84㎞)간 노선 건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구간에는 문화재와 교량구조물 등이 천안∼익산구간보다 많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행복도시 예정지와 국립공원인 계룡산을 관통해야 한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이들 지역을 비켜가기 위해서는 ‘S’자형 노선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기본계획 수립시 속도와 직결된 곡선과 구배(높낮이)에 관한 추가논의가 있겠지만 곡선통과는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부고속철 대부분이 직선노선으로 건설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계룡산 환경파괴 논란도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계룡산 통과 노선을 국립공원 지정구역에서 벗어난 서북쪽 500m∼1㎞ 지역으로 빼는 방안을 고려중이나 2㎞에 달하는 구간을 통과하려면 터널이나 교량건설이 불가피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량건설 구간 등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게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송역 결정에 반대하는 측은 천안·아산과 비교해 운행시간(4분)이 길어지고 운임(1200원)도 오르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다만 호남권은 평가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면서도 지나친 반발이 자칫 고속철 건설사업 자체를 지연시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충남권 “땅만 내주고 역하나 유치 못하나” 반면 충남은 땅만 내주고 역 하나 없는 꼴이 돼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노선이 결정되더라도 지자체 협의 등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2017년 경부고속철 공동사용 노선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란 장기 전망도 오송역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 천안·아산∼오송∼대전으로 이어지는 고속철 정차로 전체적인 운행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고속철의 건설주체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운영주체인 한국철도공사가 분기역 결정에 참여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한밭대학교 도명식(도시공학과)교수는 “3개 대안에 장단점이 있지만 오송분기는 교통측면에서는 의외의 결과”라며 “현 상황에서 수정은 또 다른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평가근거를 공개해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제주 2개 군·의회 사라질까

    오는 27일 치러지는 제주도 행정계층 구조 개편을 위한 주민투표를 앞두고 제주지역 정·관가와 사회단체 등은 물론 도민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표결과에 따라 2개 군이 없어지고 기초의회가 사라지는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번 주민투표는 ▲제주도의 행정구조를 현행체제로 유지하면서 점차 개선해 나가는 ‘점진안’과 ▲북제주군을 제주시에, 남제주군을 서귀포시에 각각 통합시켜 자치계층을 제주도로 단일화하는 ‘혁신안’ 등 2개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결정사항에 관한 주민 직접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주민투표법을 제정한 이후 전국에서 처음 실시되는 것이다. 투표결과 혁신안으로 결정되면 남·북제주군이 없어지고 시장은 임명제시장이 되며 시·군의회가 폐지되는 대신 도의회가 확대된다. 지방 정·관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혁신안으로 결정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군수나 기초의회 의원에 출마해 보려는 자천타천의 인물들은 그동안 들인 ‘공’을 포기하거나 도지사 또는 광역의회로 진로를 수정해야 하고, 대신 혁신안을 묵시적으로 찬성하고 있는 도지사와 도 공무원, 도의원, 사회단체 등의 위상은 한껏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점진안으로 결정될 경우 도지사와 도의원들의 운신 폭은 철저히 좁아질 수밖에 없고 지방선거 출마 자체가 자칫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남제주군수가 지난 8일 헌법재판소에 주민투표와 관련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고 일부 기초의회가 ‘점진안’ 지지를 공식 선언한 본뜻도 여기에 있을 것으로 짐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이번 투표는 주민투표법상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그 결과가 반영되고 그렇지 않으면 투표는 ‘없던 일’로 되기 때문에 제주도는 투표율 제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사무관 이상은 토요 휴무까지 반납,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으며 일부 공무원들이 금융기관, 양로원, 경로당 등을 돌며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투표율 제고 수단으로 투표일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주도록 행정자치부의 건의,12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통과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27일 주민투표는 도내 226개 투표소에서 치러지며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잠정 결정됐다. 이에 앞서 제주도선관위 주관으로 12일부터 26일까지 방송토론회가 4차례 진행된다. 투표인수는 외국인 114명을 포함,40만 2179명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이중 부재자 신고인 수는 9658명으로 확정됐다. 시·군별 투표인 수는 제주시 21만 359명, 서귀포시 6만 1210명, 북제주군 7만 4685명, 남제주군 5만 5925명 등이며, 여성이 20만 6203명으로 남성 19만 5976명보다 1만 227명 많다. 제주지역의 지난해 4·15총선 투표율은 61.1%,6·5재보궐선거 투표율은 49.0%였다.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시군구 ‘혁신도시’ 경쟁] 부동산값 다시 올라 우려속 안심

    도로공사와 토지공사 등 11개 공기업이 빠져나가는 경기도 성남시는 정부의 일방적인 공기업 이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사회적 신의성실원칙 위배, 헌법이 정한 신뢰이익보호에도 위배된다는 등 그럴싸한 법률용어도 총동원되고 있다. 공기업이 이전하면 부동산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우려는 최근 분당 아파트 가격 폭등으로 많이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이전이 현실화되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최근 도로공사와 토지공사 등 공공기관 정문앞에 늘어서 유치를 홍보하는 모습도 눈엣가시다. 틀니 빠지듯 정부 제2청사가 몽땅 빠져나가는 과천시는 시를 ‘정치적 야합의 희생양’으로 규정하고, 시로서는 모든 게 끝장났다는 입장이다. 도로 곳곳에 정부의 정책을 비난하는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여인국(余仁國) 과천시장과 사회단체 대표들은 이같은 사실을 반영하듯 잇단 기자회견에서 “삭발·혈서를 쓰더라도 과천청사 이전은 꼭 막아야 한다.”는 등 격앙된 목소리들을 쏟아내고 있다. 수시로 반대입장에 서서 목소리를 높였던 시와 의회, 사회단체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공동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초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당장 부동산시장에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지만, 곧 반전돼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분당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2청사 이전이 예상과 달리 아파트 가격을 상승시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 주민들도 있다.일각에서는 일단 거품현상으로 보고 결국에는 부동산 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시범기업도시 4곳 확정] ‘대기업’ 빠진 기업도시… 재원 어디서?

    [시범기업도시 4곳 확정] ‘대기업’ 빠진 기업도시… 재원 어디서?

    ■ 문제점과 과제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기업도시 시범사업지가 선정됐지만 기업도시가 실제로 건설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시범 사업지가 너무 많다는 지적과 사업지를 한 곳도 못 따낸 영남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재원조달이나 부동산·환경 문제 등도 간단치 않다. 근본적으로는 과연 이들 기업도시가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되겠느냐는 지적도 정부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번 심사결과 시범사업을 신청한 8곳 가운데 원주와 충주, 무주, 무안 등 4곳이 선정되고 태안과 해남·영암 등 2곳이 재심사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재심사 대상 2곳도 조만간 시범사업 대상에 합류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시범사업지로 6곳이 선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기업도시위원회에 이들 6곳을 최종 후보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2∼3곳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한다는 방침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처럼 사업지가 늘어나면서 ‘과연 이것이 시범사업이냐.’는 비판론도 나온다. 전 국토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벌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얘기부터 공공기관 이전 때처럼 지역안배 흔적이 엿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정부는 “기업도시는 철저히 계량화를 통해 선정됐다.”면서 “사천이나 하동·광양이 떨어진 것은 지역안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범사업임에도 지식기반형이나 관광레저형을 2곳씩 지정한 데는 가급적 전국에 걸쳐 사업을 펼치려는 정부의 욕심이 작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도시 건설은 2003년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기업도시 건설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이같은 취지에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개념이 추가되면서 수도권과 충청권이 대상지역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시범사업 신청지 8곳 가운데 관광레저 목적이 5곳이나 되고, 시범사업에 삼성·현대차·LG·SK·GS 등 주요 그룹 계열사가 참여하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주요 기업의 저조한 참여는 재원조달에 대한 의구심을 낳게 하고, 결과적으로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500만평짜리 산업형 기업도시 건설에 3년간 직접비용이 18조원에 달하는 등 최소한 18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처럼 막대한 재원 조달은 기업도시의 성패를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기업도시 건설 과정에서 주도기업이 바뀌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과 마찬가지로 기업도시 건설도 부지 매입 등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부는 기업도시로 선정된 곳의 경우 개발가능지의 50%를 확보하면 나머지에 대해서는 토지수용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도시 시범사업 선정지역은 후보 신청단계에서부터 땅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전북 무주는 올들어 5월 말 현재 땅값 누적 상승률이 3.37%로 전국 평균 누적상승률(1.86%)의 2배 가까이 됐다. 충주시도 무려 2.78%나 올랐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 기업도시 건설비 역시 크게 올라가고, 주변지역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정부도 기업도시 대상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대대적인 투기단속을 벌이기로 했지만 약발이 먹힐지는 의문이다. 환경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기업도시 신청지 가운데 관광레저형 지역은 대부분 뛰어난 환경여건을 갖추고 있다. 개발을 둘러싼 환경단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희비 엇갈린 지자체 기업도시 시범사업지 선정결과를 놓고 자치단체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충남 태안군과 주민들은 심의가 한달 뒤로 유보되자 허탈해하고 있다. 그동안 비공식 채널을 통해 관광레저형 후보지 5곳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소문이 떠돌면서 선정을 확신했던 터라 허탈감이 더했다. 강홍순 서산B지구개발추진위원장은 “농지의 용도변경이 문제됐다면 아예 처음부터 탈락시키지 한달 뒤로 미룬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농지보전을 내세워 기업도시를 반대한 농림부가 우리 군민을 먹여 살리라.”고 비난했다. 진태구 군수도 “B지구 간척지는 지력이 떨어지고 부남호 수질이 크게 악화돼 농사짓기가 어려운데 대책은 없이 규제만 하려 드느냐.”고 따졌다. 탈락한 경남 사천시 축동면 주민들은 “낙후된 우리 지역은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유치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으로 유치전을 벌였다.”면서 “정부가 주민 열망을 끝내 저버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남 광양시와 함께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신청했다가 탈락한 하동군 관계자는 “경남에서 가장 낙후된 하동과 광양 영호남 두 지역이 수십년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획기적인 공동발전을 이룰 수 있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반면 지식기반형으로 선정된 충북 충주시의 기업도시 유치위원회와 사회단체연합회는 “충주를 가장 모범적 기업도시로 만들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원종 충북지사까지 “충주 기업도시는 오송, 오창, 충주, 제천 등을 연결하는 첨단지식산업 벨트를 형성,‘바이오토피아 충북’ 건설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 성명을 냈다. 김진선 강원지사도 원주가 지식기반형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단순히 원주라는 행정구역을 떠나 도 전역으로 파급효과가 미치는 도시로 만들겠다.”면서 “금년중 개발계획 승인신청을 거쳐 내년에 착수하겠다.”고 반겼다. 관광레저형으로 단독 확정된 전북 무주군은 온통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무주군청으로 주민 수천명이 몰려들어 광장은 삽시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김세웅 무주군수는 “태권도공원 유치에 이은 쾌거로 민선자치 10년 가운데 가장 기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리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향후 추진 일정기업도시 시범사업은 지역별로 유형과 규모가 달라 실제 입주시기는 다소 차이가 날 전망이다. 원주처럼 규모가 작은 곳은 입주시기가 빠르겠지만 규모가 큰 무안은 늦어질 수도 있다. 일정대로라면 하반기에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초 개발계획 승인을 받게 되면 토지수용이 가능해진다. 개발계획 이후 실시계획은 내년 말쯤 승인받아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입주시기는 대략 2010년으로 예상된다. ●산업·지식형 웃고 관광레저형 울어 시범사업 신청지 8곳에 대한 평가를 위해 국토연구원 등 8개 국책연구기관 합동의 평가지원단이 5월 초 출범됐고 지난달 중순 평가지원단이 추천한 분야별 전문가 60명으로 평가단이 구성됐다. 평가단은 ▲국가 균형발전 기여도 ▲사업실현 가능성 ▲지속발전 가능성 ▲지역특성ㆍ여건 부합성 ▲안정적 지가관리 등 5대 요건을 공통기준(14개항목)과 개별기준(6∼9개항목)으로 나눠 평가했다. 평가 결과 신청지역이 많지 않았던 산업교역형(무안)과 지식기반형(원주, 충주) 등은 모두 지정된 반면 관광레저형은 무주만 선정됐다. 관관레저형에 신청했다가 재심사 판정을 받은 태안은 실현 가능성과 지속발전 가능성 등에서 최고점수를 받았지만 농지 용도변경 문제가 지적됐다. 영암ㆍ해남은 국가균형발전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도 환경개선노력 미흡과 일부 참여기업의 신인도가 문제가 됐다. 사천과 하동ㆍ광양 등 탈락지역은 점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접근성과 개발 잠재력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환경 분야와 재무타당성이 크게 미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건설한다 유일한 산업교역형인 무안은 총 1220만평으로 2조 7370억원이 투입돼 항공물류와 웰빙산업, 차세대 제조업단지, 비즈니스파크, 금융·교역 단지 등이 들어선다. 가칭 무안기업도시개발㈜이 중심이 돼 건설하며 동광건설·한미파슨스 컨소시엄이 참여한다. 충주는 비교적 지명도 있는 기업들이 참여했다. 이수화학과 포스코건설, 임광토건, 동화약품공업, 주택공사 등이 참여했다. 생명공학센터와 자동차부품산업단지, 영어체험마을 등이 들어선다. 원주는 100만평으로 규모가 가장 작다. 사업비도 1603억원으로 가장 적다. 롯데건설, 한독산학협동단지, 국민은행, 삼아약품 등이 참여했다. 첨단의료단지, 첨단연구단지, 건강바이오산업단지, 문화콘텐츠산업단지를 유치한다. 유일한 관광레저형 도시인 무주는 총 245만평에 1926억원을 투입한다. 여기에 도시조성비와 시설투자비를 더하면 모두 1조 8795억원이 투입된다. 골프장과 콘도, 워터파크, 스파시설, 메디컬웰빙센터, 쇼핑몰, 와인농장, 리서치 파크 등을 유치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각종 민간선거도 공직선거 기준 적용”

    노무현 대통령은 8일 “앞으로 민간영역의 각종선거도 공직선거법 적용수준으로 향상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반부패기관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어떤 영역이든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제도와 규정을 제정해 이를 어기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처벌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최인호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민간영역에서 각종 불법적 선거풍토가 해당영역에서 부패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법무부 등에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관계자는 “농협·산림조합·축협 등 민간영역에서도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선거기준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에 다른 민간영역으로도 확대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장, 주요 사회단체장, 총학생회장 등의 선거에서도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처벌을 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정성진 부패방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직접 대가성으로 금품을 주고받는 행위보다 퇴직후 취업을 보장하거나 자녀의 취업을 보장하는 등 은밀하고 지능적 새로운 유형의 부패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새로운 부패 유형으로는 ▲방만한 공금운용과 불문명한 책임소재로 국고손실 사례 ▲중소기업 지원 등 합법적 절차를 가장한 혜택제공 ▲퇴직후 공기업 및 민간분야 취업을 통해 정경유착의 고리형성 ▲골프장 예약, 교통편의, 콘도예약 등 편의제공 등을 들었다.박정현 진경호기자 jhpark@seoul.co.kr
  • 유급화 한다니 나도…지방의원 지망생 쇄도

    지방의원의 유급화가 확정되면서 지방의회 진출을 노리는 정치 지망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은 지역별로 각 정당의 당원협의회를 통해 내년 5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의 공천방법, 보수수준 등을 주로 묻고 있다. 서울시 선관위 김관중 지도팀장은 “최근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달라진 선거법이나 선거구 획정 등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벌써 출마채비? 한나라당 서울시당 함경우 조직부장은 “벌써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된 문의가 하루 1∼2건씩 이어지고 있다.”며 “예년 선거에 비해 정치지망생들의 문의가 빨리 시작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부분 정치 왕초보자들이지만 지역국회의원들이나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에게 자주 눈도장 찍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서울지역의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모씨는 “지방의원에 출마하려면 공천을 어떻게 받는지 등을 묻는 당원들이 늘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전·현직 동장 2명이 기초의원 출마 방법을 문의해 왔다.”며 “보건소 등 대민접촉이 많은 일선 공무원과 퇴직예정자들을 중심으로 지방의원 출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열린우리당은 지역별 당원협의회를 통해 출마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명수 열린우리당 성동구 당원협의회 회장은 “아직은 사업하는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학력이나 경력들이 만만찮다.”며 “지방정치 지망생들의 수준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방정치 지망생 수준 높아질 것”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변호사들도 기초의원 선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급화로 급여는 물론 의원활동을 겸하면 사건수임에도 매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기초의회를 노크할 것이라는 입소문이다. 특히 구청 무료법률 상담 등에 자원봉사해온 변호사들이 보다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서천군에는 벌써 30대 지역신문 기자 출신의 사회단체 활동가와 40대 지구당 사무국장 등이 도의원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전남 완도군 선관위 관계자는 “완도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단체장과 지방의원(정원 14명) 후보자들은 지금 파악된 숫자만 보더라도 40여명으로 어느 선거보다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연봉 얼마나 전국시·도의장협의회 등 의회 관계자들은 ‘부단체장수준의 급여’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적용할 경우 광역의원은 광역 부단체장의 급여수준인 연봉 7500만∼8000만원이 되고 기초의원은 기초 부단체장의 연봉 6000만∼7200만원 정도를 받게 된다. 현재 광역의원은 의정활동비, 회의수당 등을 합쳐 연간 2760만원, 기초의원은 연간 1880만원이 지원되고 있어 부단체장 수준이 되면 보수가 3∼4배 정도 높아지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나 자치단체에서는 해당 자치단체의 국장급 수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여비규정 등 현재 의원에게 적용되는 기준을 ‘국장급’에 맞추고 있는 데 근거하고 있다. 이에 따를 경우 서울시 등 광역의원의 연봉은 대략 6200만(3급 26호봉)∼6900만원(2급 24호봉) 수준이 된다. 기초의원은 5500만∼6000만원(4급) 수준으로 역시 현재보다 2∼3배 높은 보수를 받게 된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지방의원의 보수 수준에 대해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정리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잿빛서울 벽화단장 때깔낸다

    잿빛서울 벽화단장 때깔낸다

    ‘벽화로 다시 태어나는 서울’ 낡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화려한 변신을 하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25개 자치구에서 낡은 담장에 수준 높은 벽화를 그려넣어 보는 이를 즐겁게 하고 있다. 낡은 콘크리트가 잿빛 헌옷을 벗고 ‘벽화’라는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곳은 건축현장,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학교, 공공시설물 등 다양하다. 재건축 공사현장의 펜스서 아이의 천진난만한 미소를, 서민들의 주거지에는 격조높은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이곳저곳을 물들였던 벽화와는 차원이 다르다. 공공미술로서의 벽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단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여느 시민사회단체와 마찬가지로 재정난은 만성화된 지 오래다. 화실만을 고집하는 미술계의 관행, 대중과 살아 숨쉬는 미술의 인식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힘겹게 버텨나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공미술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관련 법의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시민들도 미술 작업에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민들의 손에 의해 지역 사회가 무지갯빛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재건축이 한창인 지난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2단지재건축 동쪽 현장. 공사장 펜스에 화가 한 명이 뙤약볕을 받으며 회화에 열중하고 있다. 스케치에 붓이 닿자 어깨동무를 한 채 활짝 웃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재건축단지 펜스에 주민 그려져 잠실 재건축단지 펜스에 벽화가 등장한 것은 2년 전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격’이 달라졌다. 송파구민들이 높이 4.5m 길이 5.2㎞의 2·시영단지 펜스 벽화의 주인공이 됐다. 모두 3억 7000여만원이 들었다. 벽화의 주제는 ‘송파의 어제와 오늘, 내일’.▲황포돛배, 배틀, 송파장터 등 과거의 모습을 담은 북쪽은 어제 ▲주민들이 등장하는 동쪽은 오늘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서쪽은 내일을 뜻한다. 잠실대로와 붙은 남쪽은 현정화 등 88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모습과 올림픽공원에서 인라인·자전거 등을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벽화의 정수는 동쪽이다. 어머니와 아이들, 자매, 친구들 등 60여명의 송파구민들이 등장했다. 지난달 26·27일 석촌호수에서 신청받은 주인공들이다. 재건축이 끝나는 2007년까지 벽화 속에서 ‘제2의 삶’을 살아간다. 이번 벽화 작업을 기획·감리하는 홈디자인 최기필(36) 대표는 “건설사의 홍보판으로 전락한 펜스에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벽화를 그려 지역과 미술이 만나는 공공성을 드러내려했다.”면서 “주민들이 자신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에 와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호응이 높다.”고 설명했다.2단지 옆 5단지 주민 서미경(29·여)씨도 “삭막하고 으슥한 재건축 단지 펜스에 주민의 얼굴이 그려져 분위기가 따뜻하게 바뀌었다.”고 흐뭇해했다. 잠실 시영단지 남쪽에도 주민들의 모습이 담긴 벽화가 등장한다.200여명의 주민들이 삼국시대 백제 사람으로 분장해 한성백제문화제 행렬도를 재현한 모습이다. 송파구 외에 다른 자치구들도 벽화를 통해 분위기를 내고 있다. 용산구는 서계동 청파어린이공원 담장에 동물과 나무를 담은 벽화를 그렸다. 숙명여대 회화과 학생들이 자원 봉사했다. 광진구는 중곡빗물펌프장을, 마포구는 동교동 윗잔다리 공원을 벽화로 꾸몄다. 최근에는 지역사회와 미술이 만난 공공미술로서의 벽화도 등장하고 있다. 작가와 주민의 구분이 없다. 기획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주민들이 벽화 작업의 모든 단계에 참여한다. 대상지는 강남 등 부촌(富村)이 아닌 경제적으로 소외된 지역이 대부분이다. 주변 환경이 열악한 탓에 평소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던 주민들에게 미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주민이 작가로 참여하는 벽화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단체는 임옥상미술연구소와 공공미술프리즘이다. 대표적인 민중화가인 임옥상씨가 만든 임옥상미술연구소는 지난 2003년부터 삭막한 학교를 벽화로 다시 꾸미는 ‘꿈꾸는 별이 뜨는 학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 가리봉2동 영일초교, 인천 석남3동 천마초교 등의 안쪽 담장과 식당 벽, 건물 벽에 다양한 모습의 벽화를 그렸다. 올해는 인천 남구 남인천중·고, 문학초교, 선화여상, 인천기공 등의 학교를 벽화로 꾸미기로 했다. 공공미술프리즘은 지난 2003년 11월에 만들어진 단체다. 상근자 4명에 자원활동가 30여명 정도로 규모와 역사는 짧지만 여느 단체 못지 않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벽화는 두 번 제작했다. 지난해 8월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역 벽면에 ‘나의 그림이 있는 벽화 그리기’라는 행사를 진행했다. 지역 학생들과 함께 시멘트의 일종인 피그먼트 바탕에 타일조각 등을 이용해 꽃, 나무 등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그해 9월에는 가리봉2동 영일초교 바깥 벽면에 나뭇잎·새 등 초교 학생들의 작품을 벽화로 담은 ‘걷고싶은 문화마을 가꾸기’ 프로젝트를 열었다. 한달 가까이 주민·학생들과 작업한 결실이다. 올해에는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족구장 바닥을 벽화로 꾸미는 ‘동네와 일터에 우리가 만든 족구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경기도 고양시 덕이동 일산가구공단에 이어 탄현동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 족구장에 화사한 꽃 모양 등의 벽화를 그려넣었다. 군포시 한세대 족구단 전용구장 등에도 벽화를 그릴 예정이다. 공공예술프리즘 김상필(36) 기획실장은 “문화적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게 스포츠와 미술을 결합한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라면서 “앞으로도 미술과 대중과의 다리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유다희 공공미술프리즘 대표 “대중들은 프린트된 작품들만 접합니다. 삶의 영역에서의 벽화, 더 나아가 도시계획 단계에서 미술적인 관점이 적용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공공미술프리즘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공공미술로써의 벽화에 매진하고 있는 단체다. 유다희(29·여) 대표는 다른 상근자들과 함께 2003년 11월 공공미술프리즘의 산파가 됐다. 유 대표가 공공미술을 접한 것은 지난 2003년. 전북대 미술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미술교육과에 입학했을 때였다. 대학 시절까지만 해도 그림만 그리던 ‘모범생’이었다. 그러나 대중과 동떨어지고 학벌 위주로만 굴러가는 미술계를 피부로 접하게 됐다. 이런 구조가 왜 생겨났으며,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싹트기 시작했다. 유 대표는 “그림만 그리는 것은 사회의 부조리를 없애거나 배고픈 사람들을 돕는 데 아무 힘도 없었다.”면서 “미술의 사회적 역할을 생각하다가 공공미술을 시작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공공미술프리즘은 대중과 작가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함께 하는 사람들도 은행원, 보험설계사, 입시준비생 등 비전문가가 많다. 이들의 고민은 단순히 대중에게 미술을 보여주는 데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평소에 붓 한번 잡아보지 못한 사람들이 생활 환경을 스스로 변화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 벽화 작업보다도 시민들과 어떻게 미술 현장에서 함께 할 것인가 등을 푸는 게 더 어렵다. 모든 사람들이 미술적인 혜택을 받으며 살 수 있는 도시 공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미술 작가들이 골방에서 나와 사회로의 ‘침윤’을 계속 시도해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유 대표는 “현재의 입시 체제에서 행정가나 건축가가 되면 미술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삭막한 도시를 만들게 된다.”면서 “건축과 미술 등이 함께 도시계획에 개입해야 인간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미술프리즘은 올해부터 활동을 체계화했다. 시민들과 함께 마을을 가꾸는 ‘우리가 만드는 우리 마을’, 안산 사할린마을, 나눔의 집 등 소외된 이들의 공간을 꾸미는 ‘더 넓게 세상 보기’, 공공미술 교육 프로그램인 ‘오늘은 미술로 놀아요’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긴 호흡의 자세로 대중이 미술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공공미술로서의 벽화는? 사실 공공미술과 벽화는 직접적인 공통분모가 없다. 그러나 대중을 위한, 대중의 참여에 의한 미술이라는 공공미술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미술 장르가 벽화이다. 공공미술을 지향하는 단체들이 벽화에 주목하는 이유다. 공공미술이 시작된 것은 20세기 초반부터다. 미국 연방정부는 1930년대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예술가들에게 벽화나 조각 등을 의뢰했다. 이때까지의 공공미술은 ‘공공에 있는 미술’이라는 창작자 중심의 개념이었다. 정작 ‘공공미술(Public Art)’이란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지난 1967년에 와서다. 영국 학자 존 월렛의 ‘도시 속의 미술’이라는 책에서 등장했다. 세계를 휩쓴 ‘68혁명’ 발발 전해였다. 월렛의 공공미술의 개념은 기존 관공서가 발주하는 미술품이 화상, 평론가 등 소수 전문가들의 기준에 의해 선택되고, 이를 대중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을 담고 있었다. 공공미술은 ‘대중과 소통하는 미술’이어야 한다는, 창작이 아닌 수용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공공미술에서 중요한 개념은 ‘개입’이다. 미술작품이 단순한 미적 대상이 아닌 사회적 비판과 미술적인 비전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말이다. 동시에 작품의 제작 과정에서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주민들이 작가들과 함께 만드는 벽화 작업은 참여민주주의가 미술에 적용된 공공미술의 좋은 사례다. 장승·성황당의 돌탑 등 주민이 작가였던 우리 전통미술이 창작자 중심인 서구 미술보다 공공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한국에 공공미술의 개념이 도입된 것은 88서울올림픽을 앞둔 84년부터다. 서울시를 시작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을 세우는 건축주에게 건축비의 0.7%에 해당하는 비용의 미술작품을 설치하게 하는 건축물 미술장식제도가 시행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만든 5600여점의 미술품 가운데 조각이 4000여점이나 된다. 거기다 대중과의 소통은 커녕 담합과 부실이 횡행하면서 ‘공공공해’라는 비난까지 일었다. 이에 문화관광부는 건축비 일부를 공공미술기금으로 내거나 지자체장에게 설치 대행을 의뢰하고, 문화부 산하에 공공미술 정책과 작품의 기획·심사를 담당하는 공공미술진흥위원회를 두는 내용의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을 마련한 상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싸이월드 “사이좋은 세상 만들어요”

    싸이월드 “사이좋은 세상 만들어요”

    인터넷 업계에 사회공헌 물결이 일고 있다. 상품 판매액 중 일부를 후원금으로 내거나 전액 기부, 후원자 연결, 후원모임 결성 등 방식도 다양하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싸이월드의 ‘사이좋은 세상’. 개인 친목 중심의 장을 공익 활동의 무대로 사용하는 데다 후원금을 모으기 위한 제품도 싸이월드가 직접 제작해 판매 전액을 기부한다. ‘사이좋은 세상’에는 아동, 노인, 청소년, 환경 등 130여 사회단체가 각각의 미니홈피를 마련해 자신들의 공헌 활동을 소개하고 여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를 신청하면 된다. 지난 5월 시작됐으며 하루 평균 100여명의 개인과 단체가 연결된다. 싸이월드의 주요 수익원이기도 한 스킨 등 아이템을 사회공헌용으로 별도 제작, 그 판매금 전액을 해당 단체에 주기 때문에 봉사가 어렵다면 금전 기부만도 가능하다. 포털부문 1위 업체인 네이버도 인터넷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아름다운재단과 손잡고 기부 서비스인 ‘해피 빈’을 이달 중 오픈할 예정이다. 온라인장터 G마켓은 ‘후원쇼핑’을 통해 복지재단 등에 보낼 적립금을 모은다.G마켓의 판매자들이 특정 상품 판매액 중 일정액을 원하는 사회단체로 보내겠다고 정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그 상품을 구입함으로써 쇼핑도 하고 사회단체 후원도 함께 한다. 지난달부터 시작해 일 평균 120만원이 적립되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D-100일 행사’

    21세기 미래 삶과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고 광주 디자인 산업 육성을 위한 ‘제1회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광주시는 6일 광주 프라도호텔에서 박광태 시장을 비롯해 한갑수 (재)광주비엔날레 이사장, 시민·사회단체 회원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D-100일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지금까지 디자인비엔날레 추진에 따른 준비현황 소개와 시민 홍보 등 붐조성을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올 창설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삶을 비추는 디자인’(Light into Life)이란 주제로 오는 10월18일부터 11월3일까지 17일간 김대중컨벤션센터(서구 상무지구)와 충장로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특히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패션 그룹 베네통사의 루치아노 베네통 회장과 일본의 패션 거장 이세이 미야케를 비롯,30개국에서 톱 디자이너 50∼70명이 참가한다. 또 핀란드의 노키아, 유럽 가전의 대표주자인 네덜란드 필립스, 미국의 컴퓨터 업체인 애플사 등 내로라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대거 참여, 미래 디자인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측은 3회 때(2009년)부터는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2013년 5회 대회부터는 아시아의 대표 디자인전시회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개막전은 본전시와 특별전 등 총 18개 행사로 나뉘어 치러진다. 본전시는 인간과 일상 중심의 디자인, 차세대 정보기술이 어우러진 ‘미래의 삶’과 동북아를 대표하는 아시아 디자이너들의 무대인 ‘아시아의 빛’전 등 2개로 구성된다. 특별전은 ‘한국인의 생활과 디자인’,‘미래도시 광주’,‘Design from Gwangju’,‘세계의 디자이너 명예전당’ 등 4개 행사로 꾸며진다. 행사기간 동안 시내 일원에서는 ‘국제 디자인 콘퍼런스’,‘국제워크숍 및 세미나’,‘디자인 비엔날레 이벤트’등 각종 행사가 이어진다. 시민 참여마당인 ‘디자인 비엔날레 이벤트’는 국내외 디자이너 경연장인 ‘광주 디자이너스 블록’,‘디자인 벼룩시장’,‘스트리트 패션쇼’,‘빛의 축제’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꾸며진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日역사왜곡교과서 채택저지 모금운동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일본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역사 왜곡 교과서 채택 저지운동을 벌이기 위한 국민 모금운동을 전개한다고 3일 밝혔다. 목표 모금액은 10억원으로 이 단체는 성금이 모아지는 대로 이 단체 명의로 일본 내 신문광고를 내는 데 주로 쓸 계획이다. 모금 대상은 교육계, 언론사, 역사학계,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을 비롯해 전 국민이며 구체적인 모금 일정과 방법은 4일 이 단체의 홈페이지(www.japantext.net)와 5일자 조간신문 등에 게재된다. 단체 관계자는 “1단계로 3억원을 모아 늦어도 9일까지 일본 내 주요 일간지에 새역모 교과서를 출간한 후소샤의 역사ㆍ공민교과서 채택을 저지하자는 광고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문학! 아시아를 말하다] (하)인도네시아

    [문학! 아시아를 말하다] (하)인도네시아

    “포스트 포스트-식민주의를 꿈꾼다.”식민지배를 경험한 국가들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는 식민유산의 청산이다.‘청산’이라 해서 무조건 쓸어내는 것만은 아니다. 어찌보면 어떤 시대든 한 시대가 지나면 그 시대에 대해 평가하고 정리하는 작업은 필수적이다. 그 작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포스트-식민주의다. 이 작업은 프랑스 식민지배 경험이 남긴 알제리의 혼란을 형상화한 프란츠 파농의 작업에서 시작됐다. 나이지리아의 치누아 아체베,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에드워드 사이드, 인도계 미국인 가야트리 스피박과 호미 바바의 작업들이 대표적인 포스트식민주의론으로 꼽힌다. ■ 김재용 원광대 교수 제시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조태성특파원|식민지배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끌다 90년대 초반 페미니즘이 활성화되면서 급격하게 유입됐다. 그러나 이들의 포스트식민주의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들 이론가들이 서양중심적인 시선 대신 스스로의 시각을 되찾자며 내세운 동양은 바로 서양제국주의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놓였던 아프리카와 아랍·인도 등 서아시아다. 같은 동양인인 일본에 침략과 지배를 받았던 동아시아국가들과 경험이 비슷할 수 있을까. 포스트-식민주의의 ‘뒤에 오면서, 동시에 뛰어넘는’ 포스트(post)가 하나 더 붙어야 하지 않을까. 문학평론가인 김재용 원광대 교수의 문제의식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인도네시아 국립대 심포지엄에서 발제에 나선 김 교수는 한국문학의 과제로 두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유럽중심주의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럽중심주의를 피한다며 만들어진 아시아주의의 함정에서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1940년대 ‘아시아인을 위한 아시아’라는 일제의 대동아공영권 구호는 동아시아 지식인들에게 엄청난 호소력을 발휘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의 많은 지식인들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호응했습니다. 유럽중심의 근대라는 것을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동아공영권에서 보듯 이들의 아시아주의는 순수하지 못한 아시아주의다. 김 교수는 ‘본질주의적 아시아주의’와 ‘역사적 아시아주의’를 구분하자고 제안했다. “아시아인이기에 아시아는 하나여야 한다는 본질주의적 아시아주의는 기본적으로 폭력성을 안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모습을 놓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럽중심주의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아시아의 개별성을 인정해주는,‘역사적 아시아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동·서양을 동시에 안고 또 넘어서야 합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시민사회단체와 예술인들의 자발적인 연대를 강조했다. 일본식 국가주의 연대를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인도네시아의 역할에 기대감을 표시했다.“인도네시아는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연결해주는 거점입니다. 역사적 아시아주의를 가꾸어 나가는 데 인도네시아가 지적 교류의 다리가 되어 줬으면 합니다.” 김 교수는 이런 관점에서 8월말쯤 인도네시아에서 국제학술회의를 열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주변국과 함께 식민지배의 경험과 청산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한국에는 ‘인도네시아와 타이완 등은 한국과 역사적인 경험이 달라 식민지가 근대화에 이바지했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이 널리 퍼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학술대회를 통해 그런 한국의 통념도 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cho1904@seoul.co.kr ■ 이다 국립대 인문대학장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조태성특파원|인도네시아 국립대 구내에는 ‘태극기 휘날리며’‘올드보이’‘연애소설’ 등 한국영화 상영을 알리는 포스터가 꽤 눈에 띈다. 약하긴 하지만 한류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 화교 중심이지만 서서히 번질 조짐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학과가 설치된 대학은 없다. 인도네시아 국립대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박사급 연구자가 부족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심포지엄 뒤 열린 국립대와 ACN 관계자간 미팅에서 국립대는 이 문제를 강하게 거론했다. 이다 순다리 후센 인문대학장은 한국측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불문학을 전공했다는 이다 학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지금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대단히 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학과를 만드는데 양국의 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박사급 인력 5∼6명이 필요하다.”면서 “이들 인력의 양성·배치 방안과 한국측의 지원방안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면 초기에는 한국에 의존하겠지만 몇년 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한국학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다 학장은 또 양국 대사관을 통해 양쪽 언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는 인력풀 체계를 확립하는 것도 교류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cho1904@seoul.co.kr ■고영훈교수가 말하는 한·인니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조태성특파원|인도네시아 말은 매우 간단하다. 그래서 아주 문학적인 표현이나 고도의 전문용어가 아니라면 1년 살았거나 30년 살았거나 언어능력에서는 별 차이가 없을 정도다. 과거·현재·미래 시제도, 동사 변화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순한 언어가 있을 수 있을까. 비밀은 다양한 인종, 민족, 언어 구성에도 불구하고 2억 4000만 인구의 거대한 근대국가를 만들어냈다는 데 있다.19세기 말까지 인도네시아어 구어는 카스트에 따라 9단계의 존비법이 있는 대단히 복잡한 말이었다 한다. 그러나 근대국가건설과 국가통합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옛 구어는 폐지됐다. 대신 가장 간략한 말레이어 계통을 이어 받으며 문자는 알파벳을 차용했다. 단일민족국가인 한국과 공통점이 있을까. 인도네시아 또한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은 나라다. 중국보다 1년 앞선 1920년 아시아 최초의 공산당이 창당됐고, 저 유명한 ‘반둥회의’를 통해 제3세계 비동맹중립외교를 주창했다. 노무현-김정일을 연결해줄 수 있는 인물로 꼽혀 화제를 모았던 메가와티는 인도네시아의 국부 수카르노의 딸이다. 수카르노와 김일성은 제3세계 동지였다. 수카르노의 모나스타워와 김일성의 주체탑이 닮은 것도 우연이 아니다. 반공국가 한국과 공통점이 있을까. 동시에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국가이기도 하다. 미국·일본 대사관에 장갑차가 진주해있고, 한국의 까다로워진 입국절차에 맞서 한국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대우를 철회하는 등 9·11 테러의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는 나라다. 미국 중심 세계관에 젖어 있는 한국과 공통점이 있을까. 한국외대 고영훈 교수는 그럼에도 식민지 경험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봤다.250여년간의 네덜란드 통치 경험에 이은 3년반 정도에 걸친 일본의 식민통치. 일제는 백인에 맞서 황인의 이익을 지키자고 외쳤고, 네덜란드에 저항하던 인도네시아인들은 온 몸으로 일제를 환영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250년간 통치보다 3년반의 통치가 훨씬 더 가혹했던 것. 일제의 통치기법은 단순했다. 바로 한국을 36년간 통치한 기술을 그대로 옮겨와 적용하는 것.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에는 ‘Koreanlization’(한국화하다)이라는 단어가 존재한다. 여기에다 66년 수하르토 장군을 중심으로 한 반공우익 군부집단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일본에 경제 성장을 의존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민족주의자들을 억압한 것도 비슷하다. cho1904@seoul.co.kr ■노벨문학상 후보 거론 ‘파프람’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조태성특파원|프라무디아 아난다 토르.‘파(Pak·선생님)프람’이라는 존칭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문학의 거장이다.‘식민지배와 독립’이라는 민족주의 주제를 파고든 그의 소설은 외국에서 높게 평가받았다. 그 때문에 80년대 중반 이래 끊임없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에도 대표작 ‘밍케’ 등 몇몇 중·단편소설 등이 번역·출간됐다. 그러나 반공우익 독재정권에게 강력한 민족자주노선은 어디서나 거북스러웠던 모양이다. 수하르토 독재정권은 80년대 초반 그의 책 모두를 금서로 지정했다. 금서로 지정되기 직전까지 수하르토 정권의 부통령은 ‘젊은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추천사를 쓰고 있었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전해진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독재정권이 붙인 금서딱지는 외려 품질보증서였던 셈이다. 지금은 18년간의 수감생활과 고문에 지친 80세의 노인이 됐다. 하지만 ACN과의 심포지엄이 있다는 소식에 억지로 참석해 심포지엄 내용을 꼼꼼히 챙겨 듣고 있었다. 여유도 잃지 않았다.“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나는 이제 치매에 걸릴 나이”라더니 “기억력도 예전만 못해서 받을 빚 외에는 자꾸 잊는다.”라고 자기를 소개했다. ▶한국과의 만남에 대한 느낌은. -먼 나라인데다 어찌보면 역사적으로 크게 관계가 없는데도 이렇게 찾아와줘서 놀랍기도 하고 너무도 반갑다. ▶최근에 쓰고 있는 작품은 있나. -나는 이제껏 충분히 썼다. 더 이상 작업하는 것은 노욕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이제껏 모아뒀던 모든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60년대 이후 인도네시아 문학과 역사에 대한 문제를 정리해둬야겠다는 생각이다. ▶자신만의 문학적 모티프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국가를 통합하고 근대를 이룩해낸 작업에 대해 관심이 많다. 물론 이는 긍정적인 의미만은 아니고 외려 부정적인 의미에 가깝다. 근대국가를 이룩한다는, 그 진취성이 남긴 폐해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래서 나는 참여문학에 대해 고민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그런 고민은 인류의 행복을 위한 고민이고 동시에 인류 공통의 고민이라고 본다. cho1904@seoul.co.kr
  • 대입 ‘3不정책’ 또 휘청

    대입 ‘3不정책’ 또 휘청

    본고사와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를 금지하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이른바 ‘3불(不)’정책이 휘청거리고 있다. 주요 대학들이 발표한 2008학년도 대입전형에서 불거진 본고사 부활 논란이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본고사다. 주요 대학들이 2008학년도 입시부터 비중을 늘리기로 한 논술고사의 성격 때문이다. 이들 대학이 제시한 논술은 이른바 ‘통합교과형’논술. 하나의 주제에 대해 수학적 논리나 영어실력, 국어문장능력까지 한꺼번에 가늠하는 시험이다. 대학들은 “기존 논술보다 강화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교육부가 금지하는 국·영·수 위주의 지필고사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현재 통합교과형 논술을 실시하려는 대학은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이다. 숙명여대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도 논술의 비중을 다양한 방식으로 크게 늘릴 계획이어서 사실상 통합교과형 논술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교원 및 학부모단체 등 40개 시민·사회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강화된 논술고사가 사실상 본고사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신 비중을 늘려 공교육을 정상화시킨다는 교육부의 당초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사실상 본고사를 변형한 것에 불과하다.”며 “교육부가 이들 대학을 제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본고사 부활저지·살인적 입시경쟁 철폐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 서울 교육혁신위원회 건물 5층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가는 등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고교등급제 논란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 안이 지나치게 특목고 학생들을 배려한 것으로, 사실상 고교등급제라는 주장이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은 “특목고 동일계 특별전형을 실시하지 않고 특기자전형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특목고생들에게 특혜를 주겠다는 것으로 ‘신(新)고교등급제’”라고 지적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기여입학제 논란도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산하 대입제도개선소위원회는 30일 경주에서 열리는 ‘2005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서 기여입학제 부분 도입을 촉구했다. 소위는 “기여입학제를 전면 허용하는 것은 국민정서 등을 감안하면 시기상조이지만 기여금의 용도와 입학자격을 강화하는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해 실시한다면 대학발전을 위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위는 이날 전체회의 논의를 거쳐 1일 대정부 건의사항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교육부 서남수 차관보는 “3불정책을 유지한다는 것은 불변”이라고 전제한 뒤 “대학들의 전형안이 마치 본고사를 부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기고] 교원평가제,돌파구 찾아라/최원호 한영신학대학교 겸임교수ㆍ명예논설위원

    교원평가제 도입을 두고 교육부와 교원단체가 한치의 양보 없이 서로 제 입장만 주장하다가 교육부가 한발 뒤로 물러섰다. 당초 올 9월부터 교원평가를 시범실시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김 진표 교육부총리가 판정패하고 만 것이다. 교원평가제는 처음 이야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학부모 단체를 비롯한 각종 사회단체로부터 적극적인 환호와 지지를 받았다. 심지어는 일부 교원들조차 교원평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교원평가제를 거부할 만한 명분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교원단체는 평가 자체를 거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하여 누구를 평가자로 참여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였고, 궁여지책으로 평가 참여자를 동료 교사로 제한하는 안을 내놓았다. 김 교육부총리 역시 학부모와 학생들에 의한 교원평가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교원단체의 주장을 수용하는 선에서 견해 차를 좁혔다. 그러나 교원단체는 어느새 다시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고, 대립이 계속되다 지금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교육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이견을 보여 오던 교원단체가 교원평가제 도입안에 대해서만은 유독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평가제 반대인지 알 수 없다. 이들의 반대서명운동과 단체행동은 교육당국을 압박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전체교원 40만명 중 무려 25만명이나 반대서명에 참여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확실한 ‘힘’을 보여준 데다가, 이미 수차례에 걸쳐 대규모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이에 교육당국은 이들 단체에 다시 두 손 들고 말았다. 교원평가제는 결과적으로 시범실시도 되기 전에 좌초해 온 국민의 교육적 희망이 묵살되고 교육정체성의 혼란만 가중되었다. 교육부가 교원단체의 주장을 수용했다고 해서 이들 단체가 다른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리라고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다른 교육 현안에 대해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이번 결정은 교원단체들로부터는 환영을 받을지 몰라도 학부모와 학생 및 교직원들로부터는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교원단체가 평가를 거부하는 것은 곧 경쟁사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요, 교육발전의 걸림돌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어느 조직이나 단체를 막론하고 평가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세력은 없다. 하지만 이번 일로 교원단체만은 일종의 치외법권 지역임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물론 다른 방법으로 교원과 학부모 단체가 찬성할 수 있는 진일보된 평가시스템이 도입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일이 결정된 과정 자체는 두고두고 교육정책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교육현장을 피폐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언제까지나 교원 단체의 눈치나 살피고, 이들에게 끌려다녀야 할 것인지, 합의점이 도출된 정책마저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교육력 제고를 위한 특별 협의회를 구성하여 교원평가 제도 개선방안을 새롭게 협의한다고 하지만 갈수록 태산이다. 또 다른 대안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 입맛에 맞는 평가 방법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할 것이다. 이제 교육부는 평가를 위한 평가 도구가 아니라, 교육발전을 위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 도구를 만들어내는 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최원호 한영신학대학교 겸임교수ㆍ명예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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