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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막장 드라마 퇴출 국민운동이라도 벌여야

    요즘 지상파 방송사들의 TV드라마 저질경쟁이 도를 넘었다.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다. MBC ‘밥줘’의 경우 부부간 성폭행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버젓이 내보내는가 하면 SBS ‘태양을 삼켜라’에서는 쇠파이프가 난무하는 집단폭력 장면이 여과없이 등장한다. KBS 또한 막장 코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최근 종영된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은 네티즌들이 뽑은 최고의 막장 드라마로 기록되기도 했다. 공영방송조차 막무가내로 저질 드라마 경쟁에 나서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어제 방송개혁시민연대 토론회에서는 최소한 공영방영에서만이라도 공공성과 공익성의 기준에 맞지 않는 드라마를 제작·방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형식적인 행정지도나 주의·경고 같은 솜방망이 처벌로 공영방송의 품위를 유도하기는 역부족이란 점에서 새겨들을 만하다. 제재로 인한 주목효과가 오히려 막장 마케팅의 호재로 둔갑하는 등 방송 프로그램 사후 심의의 한계는 명백하다. 시민사회단체에서 막장 드라마의 문제점을 공식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상파 특히 공영방송 드라마의 저질화가 그만큼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방증이다. 공영방송조차 언필칭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막장 드라마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그것은 시청률 사냥을 위한 허울에 불과할 뿐이다. 공영방송 스스로 자정역량을 보이는 게 최선이다. 그러지 못한다면 막장 드라마 퇴출을 위한 국민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
  • ‘선진·분권·국민통합’ 김의장 3대방향 제시

    김형오 국회의장이 17일 제헌절 기념 경축사에서 제시한 개헌의 3가지 방향은 ‘선진 헌법’, ‘분권 헌법’, ‘국민통합 헌법’이다. 하지만 김 의장의 제안으로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힘을 받을지는 불투명하다. 개헌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데다 각 정파간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선진-자유·인권 가치 충족 김 의장은 ‘선진 헌법’과 관련해 “자유와 인권, 다양성, 관용, 배려 등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행 ‘87년 헌법’이 대통령 직선제 쟁취에만 몰두해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담아내는 데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했다. 민주주의와 인권 등에 대한 국민 의식의 향상, 급격한 정보화·지식화·세계화 등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권-제왕적 대통령 폐해 극복 ‘분권 헌법’에는 제왕적 대통령의 불행한 전철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여야 정치권이 차기 정권을 잡기 위해 5년 내내 대치와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극한투쟁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승자가 권력의 전부를 차지하는 권력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제안이다. 내각책임제나 이원집정부제 등으로 통치구조의 변화를 시사한 대목이다. ●통합-국론분열적 주장 배제 ‘국민통합 헌법’에 대해 김 의장은 “당파적 이해나 국론분열적 주장을 배제하고 지역·이념·세대를 뛰어넘어 각계각층의 다양한 여론을 모으는 헌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헌 논의가 정치권이나 특정 정파가 주도해서는 안 되고, 헌법이 특정계층의 이익만을 담보해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김 의장이 제안한 개헌 방향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관련 학자나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등이 꾸준히 지적해온 내용들이다. 때문에 ‘김형오식’으로 포장만 달리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차이가 있다면 개헌 절차의 문제다. 전문가들은 아래로부터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87년 개헌’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정치권의 밀실 흥정이 아니라 정치권을 포함해 광범위한 사회 주체들의 여론 수렴과 공동 작업이 개헌논의 초기 단계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논의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시국이 어수선해 개헌특위 구성이나 개헌론에 대한 문제제기가 과연 적절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개헌논의가 본연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다른 측면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정책진단]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책 없나

    [정책진단]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책 없나

    정부가 의약품을 둘러싼 뿌리 깊은 ‘검은 뒷거래’에 칼을 대기 시작했다. 정부는 유통질서를 문란케 하는 의약품의 약가를 인하하는 내용의 고시를 다음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리베이트가 적발된 제약사의 해당 제품에 대해 가격을 강제로 20~40% 낮추는 방안이다. 그러나 수십년간 계속된 리베이트 관행이 이번 제도 시행으로 단번에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다. 추가적으로 필요한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대책을 짚어봤다. 의약품 리베이트 관행은 국내 의료계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30~40년의 긴 기간을 거치면서 수많은 뒷거래 방법이 생겨났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공급 계약을 맺은 의약품 약가의 일부를 병원이나 의사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만치료제, 발기부전치료제 등 ‘비급여 약제’에 대한 리베이트는 제약업계 영업사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건강보험 처방 기록이 남지 않아 뒷거래 내역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대기업 계열의 D제약사 지점 영업사원이 비만치료제를 병·의원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약가의 10~20% 수준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심지어 새로운 의약품을 출시하는 과정에서는 약가 전액을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100대 100’ 전략이 동원되기도 한다. 한 중견 제약사 영업사원은 “신제품 출시 초기에 실적을 바짝 올리려고 약가 전액을 제공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서로 쉬쉬하지만 제약업계 내부적으로는 이미 다 알려진 방법”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공공연한 비밀 ‘의약품 리베이트’ 시판 후 조사(PMS)는 법의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리베이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PMS는 제약사가 약을 출시한 뒤 4~6년이 지나 안전성과 효능 조사를 위해 의사에게 임상 데이터를 요청하는 제도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기준 건수를 넘은 조사비를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사례가 많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이 오간다. PMS를 이용해 금품을 받은 의사 41명이 지난 3월 서울지방경찰청에 적발돼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감시의 눈길을 피하는 신종수법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의사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처방이 불필요한 일반의약품을 병원에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지난해부터 전문약과 일반약의 거래내역을 보고하는 제도가 마련되자 최근에는 의약외품으로 대신 제공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또 불법거래 내역을 남기지 않기 위해 제약사의 계열사나 홍보기획사를 통해 상품권을 증정하거나 골프 접대를 하는 사례도 생겼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의약품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전문약과 일반약 거래내역을 감시하자 신종수법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비밀스러운 내부거래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제약사 ‘갑을관계’서 비롯 의약품 리베이트는 제약사가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는 이른바 ‘갑을(甲乙)관계’에서 비롯됐다. 감시제도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내도 의사의 처방을 많이 얻어내려면 ‘갑’인 의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리베이트에 연루된 제약사 제품의 약가를 인하해도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중·소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인하된 약가만큼 더 팔자.’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제약협회,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등 제약업계는 정부의 감시와 규제가 강화되자 최근 자정결의 행사를 가졌지만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는 “전시성 행사에 불과하다.”며 불참했다. 전문가들은 의약품 리베이트 관행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의료인 처벌조항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현행법상 의료인이 금품 수수행위를 하다 적발될 경우 단 2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게 돼 있다. 검찰에서 기소유예처분을 내릴 경우 처벌기간은 1개월로 경감된다. 자격정지 처분을 3회 이상 받아야 면허가 취소된다. 그러나 리베이트가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은 의사는 2001년 이후 153명에 불과하다. 2007~2008년에는 단 한명도 면허정지처분을 받은 사례가 없다. 복지부는 처벌기간 경감 조항 삭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대폭적인 처벌 강화방안은 의료단체의 반발로 추진이 쉽지 않은 상태다. 다만 민주당 박은수 의원이 지난달 “의사와 약사가 의약품 구매와 관련해 부당한 금품을 제공받을 경우 면허정지 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며 의료법·약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주목된다. 의료인의 자격정지 처분을 최대 1년 이내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시민사회단체는 고질적인 리베이트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성분명 처방제도’ 도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성분명 처방이란 의사가 처방전을 작성할 때 특정 제약사의 상품명이 아닌 의약품의 성분을 기재해 환자나 약사가 약의 브랜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자연스럽게 약의 선택권이 분산되기 때문에 제약사가 리베이트를 제공할 여지가 사라지게 된다. 단, 약사에 대한 리베이트가 확대될 소지가 있어 의약품 유통거래 감시체계 강화 및 리베이트 처벌조항 강화 등의 보완대책이 우선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성분명 처방 도입” 목소리도 반면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단체는 의사의 정상적인 처방권이 훼손돼 환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정면으로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까지 국립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을 통해 시범사업을 시행, 조심스럽게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창보 정책위원장은 “성분명 처방을 도입하지 못한 것이 의약분업제도를 반쪽짜리 정책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면서 “의료인에 대한 로비가 줄어들게 되면 그것이 곧 근본적인 리베이트 근절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자동맹 vs 민주개혁 연대

    정치권에 ‘동맹’과 ‘연대’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야가 경쟁적이다. 현 구도로는 향후 정국 운영이나 각종 선거의 추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위기와 한계를 반영한다. 가까이는 오는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간 손익 계산이 복잡해 강도와 추이를 속단하긴 일러 보인다. 한나라당에 자유선진당과의 ‘충청 연대론’은 ‘1석(石) 2~3조(鳥)’의 매력적인 카드다. 보수 진영의 세 확산과 지역 연대를 통해 여권은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 야권 공조의 틀을 사전에 차단하며, 민주당을 호남 권역에 묶어두는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보수 지지층의 재결집을 노릴 수 있다. ‘살아 있는’ 미래권력인 박근혜 전 대표의 견제용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12일 “유력 대선 주자간 경쟁 구도를 조성해 차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선(先)연대·공조, 후(後)입각’ 발언으로 ‘한·자 동맹’은 가설이 아닌 정설로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진보개혁진영 대통합론에는 ‘전국 정당화’와 ‘반(反) MB전선 구축’의 절박감이 묻어 있다. 정권 탈환을 바라는 민주당에는 지난 대선과 총선 참패로 와해된 전국 조직을 정비하는 작업이 절실하다. 영남과 수도권에 기반을 둔 친노 그룹과 화해와 연대를 모색하는 것도 ‘호남 정당 고착화’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또 ‘여대 야소(與大 野小)’ 상황에서 다른 야3당과 시민사회단체와의 공조는 ‘반 MB전선’의 확대를 노리는 민주당에 필수적인 과제다. 당 관계자는 “조문 정국 때 장외투쟁을 이끈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민주회복국민행동’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통합이나 연합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안별 연대를 통해 동력을 키워가겠다는 계산이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부산시 녹색도시 만들기 선포

    ‘푸른 언덕, 푸른 도심, 푸른해변….’ 부산을 그린 힐(푸른 언덕), 그린 타운(푸른 도심), 그린 베이(푸른 해변)의 녹색도시로 만들기 위한 ‘그린 부산운동’이 대대적으로 펼쳐진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6일 ‘그린 부산’을 선언하고, 시민들과 각급 사회단체의 광범위한 참여를 바탕으로 도심 녹화를 중심으로 한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간다고 밝혔다. 2013년 이후 교토의정서 적용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의무 체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시민들의 녹색공간에 대한 욕구 충족 등을 위해서이다. 그린 부산 사업은 ▲하천축 3곳, 산림축 5곳 등 8곳의 도시림 네트워크 구축 ▲하얄리아 시민공원 등 6곳에 대규모 도시 숲 조성 ▲마을숲, 학교숲, 국공유지 자투리땅 등 생활권 도시숲 900곳 조성 ▲달음산·가덕도 자연휴양림 및 금정산 공립 수목원 조성 등이다. 하천축은 부산시역 내 낙동강 축 2.7㎞~서낙동강 축 2.5㎞~수영강 축 1.9㎞ 등 3곳을 서로 연결하게 된다. 산림축은 기장군 삼각산∼달음산∼장산 축 32㎞와 철마산축 19㎞, 강서구 옥녀봉∼봉화산 축 21㎞, 금정구 금정산∼백양산∼엄광산 축 33㎞, 부산진구 백양산∼황령산 축 14㎞ 등 5곳이다. 하얄리아부대 시민공원 조성사업과 동천 복원, 철도정비창 이전 용지 활용을 통한 숲 조성사업도 시행된다. 허 시장은 “그린 부산 조성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제주지사 주민소환 청구사유 논란 확산

    제주지사 주민소환 청구사유 논란 확산

    광역단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김태환 제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청구된 이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주민소환 투표를 청구한 제주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측은 현행 주민소환법이 청구 요건을 규정하지 않은 데다 김 지사가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소환 대상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지사 등은 자치단체장이 해군기지 조성이라는 국책사업을 수행한 게 소환 사유가 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강정마을과 시민사회단체 측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주민소환법’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주민소환에 대해 국책사업이란 명분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이미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지난 3월 김황식 경기 하남시장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주민소환제는 기본적으로 선출직 인사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으로 재선거와 속성이 같아 주민소환 사유를 묻지 않는 것이 맞다.”며 “특히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인 정책추진을 광범위하게 통제하려면 청구사유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참여연대 등 전국 17개 단체로 구성된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김 지사는 주민 의견의 충분한 수렴 없이 해군기지, 영리병원, 영리학교 도입 등 국책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등 무능과 전횡, 독선으로 주민들 위에 군림하려 했기 때문에 주민소환 대상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지난달 말 주민소환 투표 청구가 접수된 뒤 “국가정책과 추진과정에 있는 업무를 소환 명분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해군기지) 추진 과정에서 법률이 정하는 절차도 충실히 이행했다.”고 반박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지역투자박람회’에서 “국책사업이 지역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고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국책사업을 집행하는 지사를 주민소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김 지사를 거들었다. 전국 16개 시·도 광역단체장도 지난 3일 부산에서 전국시·도지사협의회를 갖고 “제주지사가 대한민국 전체의 국가 안보를 위한 국책사업 시행에 있어서 주민소환 대상이 된 것을 심히 우려하며, 주민소환 요건 규정 등 미비점을 조속히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최소한 제한된 범위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국책사업 등은 주민소환 청구 사유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남대 이용호 교수(법학과)는 “앞으로 안보 분야 등 각종 국책사업 추진과정에서 선거를 의식해야 하는 자치단체장이 주민들의 눈치를 보는 등 사업 추진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국가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금속노조 쌍용차 공장진입 차단

    금속노조 쌍용차 공장진입 차단

    금속노조가 1일 오후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정리해고 분쇄 결의대회’를 열었지만 경찰과 별다른 충돌없이 3시간30분 만인 오후 7시쯤 끝났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공장 정문 앞 주차장에서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시민, 사회단체 회원 등 3000여명(경찰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공적자금 투입 등 쌍용차 사태의 조기 해결을 정부에 촉구한 뒤 자진 해산했다. 이후 100여명만이 남아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공장을 점거농성 중인 쌍용차 노조원 650여명은 도장공장 옥상에 모여 금속노조 집회장소에 마이크를 연결해 이원중계 형식으로 함께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집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연 금속노조는 지난달 30일 밤 10시부터 공장 안 상수도가 끊겨 농성자들이 식수난을 겪고 있으며, 이는 회사 측이 이들을 고립시키기 위해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런 사실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또 사측이 지난달 26일 공장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용역경비원들을 고용하려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 28억여원을 지출한 것이 법원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측은 식수난을 겪는 농성자들을 위해 정문을 통해 500㎖짜리 생수 6000통과 아이스크림 6상자를 전달했고, 폴리스라인을 쳐 집회 장소를 봉쇄했던 경찰도 길을 터줬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집회에 앞서 “이날 예정된 집회와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평화적으로 자진 해산하겠다.”면서 “4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집회를 비롯해 당분간 쌍용차 앞에서 집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금속노조원 등의 공장 진입에 대비해 정문과 후문 등 공장 주변에 51개 중대 5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쌍용차 공장 내에서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개최할 경우 조합원과 외부세력이 쌍용차 노조원의 점거농성에 추가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이들의 공장진입을 원천 차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쌍용차 사태와 관련, 경찰은 이날 평택경찰서에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상균 지부장 등 쌍용차 노조원 15명에 대한 검거에 나섰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재탕… 삼탕… ‘맹탕 서민생활대책’

    재탕… 삼탕… ‘맹탕 서민생활대책’

    이명박 정부가 최근 ‘중도 실용’ 노선을 강조하면서 새삼스레 ‘서민’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30일 서민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무상교육 확대 등 대부분의 대책이 이미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발표한 내용의 재탕 삼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소액 서민금융(마이크로 크레디트) 확대 등 그나마 새로운 사업들 역시 실효성 면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하반기에 달라지는 서민생활-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라는 제목의 종합 대책은 ▲서민금융 ▲보육·교육 ▲의료 복지 ▲서민주거 ▲영세상인 ▲여성 6개 분야 26개 세부 방안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지원규모는 정부 예산 기준으로 2조 946억원이다. ●1년여 전 묵은 대책도 끼워넣기 26개 세부대책 가운데 8개를 제외한 18개는 이미 발표됐거나 공개된 사업이다. 특히 보육·교육과 의료 복지, 여성 3개 분야 13개 세부대책은 전부 ‘재탕’이다. 보육 전자바우처 제도는 지난해 3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때 발표한 내용이다. 무려 1년3개월이나 묵은 대책을 다시 들고 나온 셈이다. 긴급복지대상 확대는 지난 3월 추경안,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보증비율 확대는 4월 비상경제대책의 주요 내용이다. 저소득층 노후주택의 옥내 급수관 개량에 20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는 지난해 대책을 수립해 올 상반기에 지원대상 1144가구가 이미 선정된 상태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공사가 시작된 곳도 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 실효성 의문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 확대는 올 하반기 동안 소액서민금융재단, 자활센터, 각종 사회단체 등으로 흩어진 마이크로 크레디트 추진기구를 최대 300개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망으로 연결한다는 정책이다. 하지만 네트워크화에 따른 혜택은 서민들이 가까운 기관을 찾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정도다. 기관끼리의 상이한 대출 방식에 대한 조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용 위험에 빠진 원인을 제거하고 해결 대안을 제공한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지원만 해 주는 것은 자칫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관련 단체의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역할 중 돈을 빌려주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최근 관련 예산이 급증하면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추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전제로 신협, 농협, 국민은행 등이 저신용 근로자에게 개인당 500만원, 총 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도 금융기관의 특성상 ‘생계대책 제공’보다 신용한계자 지원 회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여기에 정부는 대형 유통기업과 중소유통점의 상생협력을 위해 시·도별 사전조정협의회 등을 만들기로 했지만 지금의 불균형 상태를 시정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한 관계 부처 공무원은 “지난주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하기 직전에 ‘서민생활대책을 따로 모아 공개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급하게 방안을 모으다 보니 ‘질(質)’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는 고백이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 정책실장은 “정부가 정국 전환을 위해 기존 대책을 재포장한 종합선물세트를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년간 보험료 절반 경감 그나마 눈에 띄는 내용은 한 달 지역보험료가 1만원 이하인 저소득층 50만가구에 대해 1년간 보험료 절반을 경감해 주는 방안이다. 암 환자의 본인부담률도 10%에서 5%로 낮춰 준다. 보육 분야에서는 영유아 보육·교육비 전액 지원 대상이 기존 35만명에서 62만명으로 늘어난다. 3자녀 가구 주택우선 공급물량도 3%에서 10%로 늘어난다.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해서는 국민임대주택 임대료를 16% 인하한다. 이두걸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묻지마 살인’ 위험수위 달했다 엄마밥보다 더 맛 좋은 짬밥…군대 좋아졌네 말기암 59세 英 싱글남 “지적인 한국여성 없어요?” 똑같은 브랜드 매장 왜 명동에만 몰릴까 수능 응시과목 2개 축소 추진
  • [사설] 주민소환, 지역이기주의 수단 안돼야

    제주의 2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김태환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가 그제 7만 7367명이 서명한 서명부와 함께 김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청구서를 제주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소환 청구사유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사업과 관련해 정부와 기본계약을 체결하면서 김 지사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전횡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평화의 섬’에 해군기지 건설을 막아야 한다는 소환본부 측의 주장도 일리는 있으나 이는 다분히 지역이기주의적이고 근시안적인 발상이라는 게 우리의 견해다. 2014년 완공목표인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은 해군전력 강화와 남방 해양수송로 확보를 위한 핵심사업이다. 김 지사는 2007년 5월 도민 여론조사를 거쳐 이를 수용했고 같은 해 6월 노무현 정부가 강정마을을 해군기지 후보지로 확정했다. 제주도는 군 전용부두 건설계획을 크루즈선박과 군함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민·관 복합형 관광미항’ 건설로 수정해 지난 4월 정부와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해군기지와 크루즈 선착장이 동시에 들어서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민 여론수렴을 거쳐 추진되던 국책사업이 반대의견을 가진 일부 주민들이 던진 주민소환제의 올가미에 걸려 무산된다면 제주의 미래는 물론 국가이익에도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자치행정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주민소환제가 지역이기주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중앙정부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관심을 좀더 쏟기 바란다.
  • [현장 행정] 동대문구 구정평가 혁신

    [현장 행정] 동대문구 구정평가 혁신

    “구민고객의 눈높이에서 자치행정을 평가합니다.” 동대문구가 그동안 공무원 스스로 평가해 오던 ‘창의 구정’ 평가를 지역 주민들로만 구성된 민간 평가단에 맡겨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시는 물론 전 자치구에서 창의사례 평가를 100% 민간에 맡긴 것은 처음이다. 창의사례 발표와 평가는 민선4기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내건 정책 슬로건.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 육성하기 위한 핵심 정책이다. 동대문구의 결정은 오로지 정책 수요자의 눈을 의식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동대문구는 그간의 관행에서 벗어나 매년 한 차례씩 개최하던 창의사례 발표대회를 올해부터 상·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실시하며, 공무원들은 사례만 발표하고 평가는 전적으로 구민들에게 맡기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주민 100명으로 평가단 구성 방태원 구청장 권한대행은 “기존의 관습적인 틀에서 벗어나 새롭고 창의적인 마인드로 일해야 하고, 그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고객이 하는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고, 일 잘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보답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본청에서 잔뼈가 굵은 행정전문가의 단호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이날 열린 올 상반기 창의사례 발표대회부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새마을협의회·적십자봉사회 등 10개 사회단체로부터 주민센터에서 추천받은 지역주민 100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심사를 맡았다. 평가단은 사례별로 창의성·실현성·효과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또 수작업으로 집계하던 채점방식이 아니라 리모컨으로 점수를 입력하면 자동집계되는 무선응답 시스템을 활용한 전자 채점을 통해 투명성을 높였다. ●우수 사례엔 인센티브도 두둑 이번 창의사례 발표대회에는 구가 지난 5월19일부터 6월9일까지 각 부서와 주민센터로부터 모두 18건의 창의 사례를 접수해 평가단의 사전심사를 거쳐 8건이 본선에 올랐다. 본선에 진출한 창의 사례는 ▲명품 구민아카데미 운영 ▲무단투기 단속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홈택 서비스 ▲환경오염원 사각지대 개선방안 ▲여권 출장서비스 등 톡톡 튀는 구정들이다. 동대문구는 창의사례 발표에 참가한 직원들에게 실적 가점 신청자격을 부여하는 동시에 해외 출장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도 주기로 했다. 특히 이번 창의사례 발표대회에서는 최우수상 1개팀에 200만원, 우수상 2개팀에 각각 70만원, 장려상 5개팀에 각각 50만원의 격려금도 지급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창의 격려금을 대폭 확대해 최우수상 500만원 등을 지급할 예정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비정규직법 담판 또 결렬

    6월 국회 첫 본회의가 예정된 29일을 하루 앞두고 여야는 양대 노총이 포함된 ‘5인 연석회의’의 7번째 회의석상에 마주 앉아 비정규직법 협상의 불씨를 힘겹게 이어갔다. 연석회의에 참석한 한국노총 백헌기·민주노총 신승철 사무총장은 28일 “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중간에 자리를 떴다. 노총은 ‘기간제 폐지, 법 시행 유예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 추미애 위원장도 이날 “5인 합의 없는 법안 상정은 거부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여야 3당 간사단은 29일 본회의 직전까지 접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여야는 협상 무산에 대비해 3차 입법대치 전략을 모색하는 등 긴장의 고삐도 죄었다. ‘조문 정국’을 이끌어 온 민주당은 정국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를 소집, 비공개 회의를 갖고 비정규직법 협상 전략을 직접 챙겼다. 한나라당이 비정규직법과 함께 방송법 등 미디어관련법의 날치기 통과를 시도할 때에 대비한 대응 전략도 논의했다. 한나라당이 29일 오후 본회의에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를 오전에 소집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정 대표는 당 소속 의원 전원과 당직자, 보좌진에게 ‘여의도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민주당은 또 야권 공조와 시민단체 연계를 통해 거대 여당에 맞설 동력 키우기에 분주했다. 정 대표를 비롯해 이미경 사무총장, 강기정 대표 비서실장, 김유정 대변인 등 지도부는 이날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민주회복·민생살리기 영남권 시국대회’를 갖고 여론에 호소했다. 야4당 대표는 대 국민호소문을 통해 각계의 시국선언 물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이명박 정부를 “소통 자체를 포기한 불통(不通)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다음달 5일에는 대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 직후인 다음달 11일에는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릴레이 시국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민주당에 미디어 관련법 처리를 위해 양당 정책위의장과 문방위 간사가 참여하는 ‘4자 회담’을 제안했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문 열고 입 닫은 단독국회

    문 열고 입 닫은 단독국회

    6월 임시국회가 26일 개회됐다. 다음달 25일까지 한달간이다. 한나라당 단독으로 소집된 임시국회여서 여야간 격렬한 대치가 예상된다. 비정규직 보호법,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비롯해 쟁점 법안이 대기 중이다. 지난 23일부터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을 점거한 민주당은 나흘째 농성을 벌였다. 이날 본회의는 여야 간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아 열리지 않았다. 현안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차가 워낙 커 국회 공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비정규직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나라당은 오는 29일 또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비정규직법만을 처리하는 ‘원-포인트 본회의’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도 여야 3당과 양대노총이 참여하는 ‘5인 연석회의’에서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을 전제로, 이를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5인 연석회의 막판 조율 하지만 ‘5인 연석회의’는 이날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겪었다. 현행법상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 조항의 적용을 유예할지, 유예 한다면 그 기간을 얼마로 할지가 걸림돌이었다. 정규직 전환을 위한 정부 지원금 규모도 맞물렸다. 민주당과 양대 노총은 “유예하지 말고 현행법 대로 다음달 1일부터 ‘사용기간 2년’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대량 해고 사태가 우려되니 유예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도 여야는 극적 타결을 위한 협상안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당론으로 정했던 ‘3년 유예, 정부지원금 5000억원’에서 한걸음 물러난 ‘2년 유예, 지원금 1조원’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정부지원금 3년간 3조 6000억원’만 담보된다면 1년 미만의 유예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양대 노총의 저항은 거셌다. 한국노총 장석춘·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떤 상황에서도 유예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법 시행의 유예를 전제로 만들어진 연석회의라면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야권, 미디어법 저지 공조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과 함께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디어 관련법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결의를 다졌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의석 수만 믿고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야 4당이 똘똘 뭉쳐 언론악법을 기필코 철회토록 하고 저지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함께 힘을 모아 독재정권을 심판해야 하며, 끝까지 말을 안 들으면 퇴진까지 시켜야 한다.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기자회견에는 500명에 이르는 야 4당의 의원 및 당직자가 참석했다. 민주당은 다른 야당들과 함께 시국대회 등 장외 투쟁을 벌이면서 지지층을 결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29~30일 국회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리는 시민사회단체의 국민대회와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국회가 다시 이명박 정권과 거대 여당에 의해 전쟁터로 변할지 모르는 엄혹한 상황에 놓여있다. 한나라당에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우윤근 원내 수석부대표는 “죽기 살기로 나가야 한다. 주말에 여의도를 떠나지 말고 보좌관도 전부 다 대기하라.”며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이지운 홍성규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2030] NG족… 장미족… 토폐인… 이퇴백… 불황이 낳은 슬픈 젊음이여

    [2030] NG족… 장미족… 토폐인… 이퇴백… 불황이 낳은 슬픈 젊음이여

    2000년대 초 청년 실업난이 심화되면서 2030은 서글픈 별명을 갖게 됐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이태백과 한 달 월급 88만원을 받는 비정규직인 ‘88만원 세대’가 대표적이다. 이후 취업난과 관련된 유행어는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온다. 불황이 빚어낸 취업 유행어와 그에 얽힌 사연을 모아 봤다. ●이름만 아름다운 장미족 누구나 부러워하는 ‘스펙’(학점, 토익 등 취업 준비요건을 이르는 말)의 소유자 강모(27·여)씨는 스스로를 ‘장미족’이라고 부른다. 우아한 이름과 달리 장미족은 ‘장기미취업 졸업생’이라는 우울한 뜻을 담고 있다. 강씨는 명문 사립대에서 영문학과 신문방송학을 복수전공했다. 대학 2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다녀왔고 6개월간 중국 어학연수까지 다녀왔다. 토익 점수 960점에 각종 사회단체 봉사 활동 이력도 화려하다. 광고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입상한 전력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졸업한 강씨는 아직까지 첫 직장도 구하지 못했다. 장기백수 신세다. 홍보전문가가 꿈인 강씨는 줄기차게 기업체 홍보실에 입사 지원서를 냈다. 그러나 뚜렷한 이유 없이 최종 면접에서 2~3번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하반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자 강씨 역시 다른 백수들처럼 우울한 겨울을 보내야 했다. 올해 초 닥치는 대로 이력서를 넣었지만 졸업한 지 1년이 지났기 때문인지 서류전형 통과도 어려운 신세가 됐다. 강씨는 “행정인턴 자리는 단기 비정규직이라 애초부터 지원할 생각을 안 했다.”면서 “상반기 공채 시즌이 끝난 지금에 와서야 ‘행인(행정인턴의 준말) 모집에라도 기웃거려 볼 걸’ 하는 후회가 밀려 든다.”며 우울해했다. 그는 “내년에 대학원 입시도 생각하고 있지만 석사학위가 취업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어서 망설여진다.”고 털어놨다. 대학졸업 후 3년째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윤모(28·여)씨도 장미족에 속한다. 대학 4학년 때는 몇몇 기업 공채에서 최종합격하기도 했던 윤씨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고 싶어 입사를 포기했다. 그는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높은 콧대가 문제였다.”며 후회했다. 시간이 갈수록 최종면접은커녕 1차 서류심사마저 줄줄이 떨어지는 형편이다.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버는 처지다. 장미족 윤씨의 삶에 딴죽을 거는 건 돈뿐만 아니다. 명절 때마다 친척들은 “좋은 대학을 나와서 왜 취업을 못하느냐.”며 비꼰다. “취직이 안 되면 ‘취집’(취업 대신 결혼을 택하는 것)이라도 하라.”며 진지하게 조언하는 어른들도 있다. 윤씨는 2년 전 남자 친구와 헤어진 뒤 ‘솔로’로 지냈다. 3년째 백수생활을 하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져 친구들이 소개팅을 권유해도 사양해 왔다. ●토익이 뭐길래 대학 졸업 후 1년 넘게 취업 준비 중인 박모(26)씨는 ‘토폐인’(토익 폐인)이다. 졸업 직후부터 거의 매달 토익시험을 보고 있지만 점수가 좀처럼 오르지 않아 고민이다. 입사지원서를 쓸 때도 ‘700점대 초반’인 토익 점수가 가장 마음에 걸린다. 800~900점대 토익점수를 요구하는 회사에는 아예 응시할 수 없을뿐더러 토익성적 제한이 없는 회사에 입사원서를 냈다가 떨어질 때면 낮은 토익 점수 때문에 탈락했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한다. 백수생활이 길어지면서 생활비도 부족한 마당에 20만원이나 하는 ‘명품’ 토익 강의는 박씨에게 그림의 떡이다. 매달 토익 응시료를 내기 위해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것조차 부끄럽다. 취업 시즌이 돌아오자 강씨는 다시 한번 마음을 굳게 먹고 ‘토익 정복’에 나서기로 했다.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려면 최소한 토익 800점을 넘겨야 한다. 휴대전화의 착·발신을 일시정지한 뒤 고시원에 들어간 강씨는 빨간 매직펜으로 ‘토익 800’이라고 쓴 머리띠를 이마에 두른 채 공부에 매달렸다. 그렇게 한 달간 공부한 뒤 본 토익시험은 확실히 이전과 달랐다. 듣기 문제를 읽어 주는 외국인의 말은 귀에 쏙쏙 박혔고 읽기 문제도 어디서 한번쯤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 있게 답을 적어 내려가던 박씨는 시험을 친 뒤 3주를 초조하게 보냈다. 드디어 성적 발표 날에 강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토익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점수는 800점에서 5점 모자란 795점이었다. 박씨는 “찍은 문제에서 하나만 맞았더라도 목표 점수를 받았을 텐데. 한번 더 도전할 수밖에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3년째 취업 준비 중인 김모(26)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토폐인’이다. 토익 점수에 매달리다 나중에는 강박관념으로까지 발전한 것. 대학 4학년때 김씨가 처음으로 본 토익시험 점수는 400점대였다. 학교 다닐 때 동아리 활동하랴 연애하랴 바빠서 영어공부에 전혀 신경을 못 썼다는 김씨는 “철이 좀 늦게 든 편이어서 대학 졸업반이 돼서야 마음먹고 처음 토익을 봤는데 절반 이상 틀렸다.”며 창피해했다. 그때부터 마음이 다급해진 김씨는 영어학원에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토익 공부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어휘와 듣기였다. 매달 시험을 보는데도 점수는 생각만큼 오르지 않았다. 2년쯤 지나자 드디어 800점 고지에 올라섰다. 그러나 아무리 공부해도 800점대 후반에서 맴돌 뿐 900점을 넘긴 적이 없었다. 김씨는 “남들은 봉사활동이다 인턴이다 해서 이력서도 화려한데 나 혼자 토익에서 헤매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더 우울해서 죽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미 토익에 중독된 김씨는 공부를 중단할 수 없었다. 밥 먹을 때, 화장실 갈 때 틈만 나면 단어장을 보고 외웠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전화영어로 원어민과 더듬더듬 대화를 했고, 고시공부하듯 토익책을 팠다. 그러기를 3년째, 두 달 전 김씨는 결국 950점짜리 토익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다. 김씨는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나머지 성적표를 액자에 넣어 방에 걸어 두었다. 그는 “처음에 취업을 위해 토익공부를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험대가 됐다.”면서 “이제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씨익 웃었다. ●쫓겨나거나 제발로 나오거나 서른을 코앞에 둔 안모(29)씨는 ‘이퇴백’(20대에 퇴직한 백수) 신세로 되돌아갈 생각을 하면 한숨만 나온다. 경제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한 안씨는 과외와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하느라 휴학이 잦았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초 8년 만에 졸업을 했다. 그는 지난 1월 인턴 수십명을 채용한 한 대형은행에 합격할 때까지만 해도 취업난이 남의 얘기인 줄 알았다. 졸업과 동시에 번듯한 직장에 취직했다는 이유로 친구들은 질투 어린 시선으로 그를 쳐다봤다. 안씨는 인턴기간이 끝나면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는 상사의 말만 믿고 복사 등 잡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턴 만료기간인 상반기가 끝나가도록 정식채용 얘기는 들리지 않았다. 상사는 경영상황이 악화돼 불가피하게 예정돼 있던 정규직 전환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안씨의 어깨를 두드렸다. 안씨는 “정식채용 하나만 믿고 버텼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면서 “취업준비가 하나도 안 돼 있는 데다 하반기에 재취업되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암담해했다. 하루 15시간씩 공부하는 ‘공시족’ 이모(27·여)씨도 한때는 잘나가는 회사원이었다. 많은 월급은 아니었지만 한 달에 200만원 남짓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은 이씨의 오랜 꿈인 외교관을 뒤로 제쳐 놓도록 유혹하기도 했다. 그러나 1년 전 이씨는 2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외무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국 사회의 특성상 여성이 남성과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곳은 공무원 사회뿐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넓은 시야를 가져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준비기간을 3년으로 잡고, 회사를 다니며 모아둔 돈을 생활비로 쓸 계획도 세워 놨다. 이씨는 “한번 사는 인생인데 해보고 싶은 건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외무고시를 준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신림동 고시원에서 하루 평균 15시간 책을 읽고 학원 강의를 듣는 일상이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다. 이씨는 예쁜 옷을 입고 친구를 만나 수다 떨고 남자 친구와 맛집을 찾아다니는 등 20대의 ‘특권’을 포기하고 청춘을 저당 잡힌 것 같아 우울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가장 힘든 순간은 ‘과연 내가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였다. 이씨는 “얼마나 실력이 늘었는지 눈에 보이는 게 아니니까 합격이 될지 안 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면서 “막막한 앞날만 생각하면 공부도 하기 싫고 안정적인 직장을 왜 박차고 나왔는지 후회가 된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이씨는 포기하지 않을 작정이다. 그는 “평생을 꾸어온 꿈인데 쉽게 이뤄질 리 없다. 힘들게 고생한 만큼 붙고 나면 더 환하게 웃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오달란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 “24일 단독개회” vs “실력저지 불사”

    “24일 단독개회” vs “실력저지 불사”

    6월 임시국회 개회가 이번주 초 분수령을 맞는다. 한나라당은 21일 개회를 둘러싼 여야 협상이 무산되면 오는 24일 단독으로 국회를 열겠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미디어 관련법 처리 불가’를 전면에 내세우며 실력 저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김정훈 원내부대표는 이날 “22일 의원총회를 열어 단독 국회 소집 여부를 결정한 뒤 국회 개회 소집서를 제출해 24일부터 국회를 열겠다. 비정규직법 등 처리할 법이 쌓여있는 마당에 더 이상 민주당에 끌려다닐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가만히 있다가는 이도 저도 다 잃는다. 지지자에게 확실하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요구한 개회 선결조건 가운데 검찰개혁 논의를 뺀 나머지 사안은 수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국회 등원을 재촉하기 위해 대국민 홍보전에도 나선다. 오는 23일 한나라당 소속 기초단체장 연찬회에서 민생안정과 경제살리기를 위한 30개 중점 법안의 설명회를 갖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자제하던, 소속 의원의 시사프로그램 출연도 재개해 민주당의 논리를 적극 반박하기로 했다. 반면 민주당은 22일 의원총회에서 ‘미디어관련법 결사 저지’ 방침을 재확인한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여론수렴에 반대해 ‘지난 3월 원내대표간 법안처리 합의’가 파기된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국회 미디어발전국민위 소속 민주당 추천위원들이 독자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3일에는 국회에서 ‘여론조사결과 국민보고대회’를 갖고 한나라당의 여론전에 맞불을 놓는다. 또 민주당 추천위원들은 24일 미디어발전국민위 활동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보고서에는 미디어관련법이 여론 독과점 현상을 초래, 민주주의를 위기로 내몰 수 있고, 법 개정 반대가 국민 여론이라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민주시민사회단체는 국민과 함께 온 몸을 던져서라도 언론악법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하면서도 일단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선영 대변인은 “무작정 국회에 들어가지 않는 민주당도 나쁘지만,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는 여당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민생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일단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현진 홍성규기자 jhj@seoul.co.kr
  • 민주당 “미디어법 합의 전면무효”

    민주당은 18일 미디어관련법에 대한 지난 3월 여야 합의를 파기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관련법을 반드시 처리한다는 입장이어서 미디어관련법 처리를 두고 여야간 격돌과 파란이 예상된다. 앞서 여야는 지난 3월2일 ‘방송법·신문법·IPTV법·정보통신망법 등 4개 법안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고, 100일간 여론 수렴 등의 과정을 거친 뒤, 6월 임시국회에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한다.’고 합의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3월 합의사항 중 가장 중요한 요건이었던 ‘여론수렴 과정’이 사실상 한나라당에 의해 폐기되고 좌절됐기 때문에 합의사항은 전면 무효화됐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한다면 지난 연말 입법전쟁 때처럼 국회가 난장판이 되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김 의장에게 귀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다른 야3당과 시민사회단체도 참여했다. 앞서 문방위 산하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는 전날 여론조사 실시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항의한 야당 추천 위원들의 반발로 사실상 활동을 종료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윤상현 대변인은 “민주당은 처음부터 여론 수렴이 아닌 여론 몰이를 하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해왔다.”면서 “표결처리는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디어관련법이 국회로 넘어온 만큼 여야간 논의를 재개해 약속대로 6월 내 표결처리해야 한다.”고 말해 강행 처리를 시사했다. 6월 임시국회는 다음주 중반 부터 한 달간 열릴 예정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정부지원 543개 시민단체 특감

    감사원이 3년 간 정부지원금을 받은 500여개 시민사회단체에 대해 무더기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17일 확인됐다.감사원은 4월 말 전국 543개 시민사회단체들에 공문을 보내 “2006~2008년 동안 보조금 지급내역에 따른 집행·정산내역을 서면 작성해 5월1일까지 감사원 특별조사국으로 직접 제출하라.”고 요청했으며, 지난달부터 넘겨 받은 자료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감사 대상은 행정안전부와 문화관광부, 환경부로부터 연간 8000만원 이상 보조금을 받은 단체들이다. 강살리기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 등 촛불시위 참가단체들은 물론 원불교, 한국연예협회, 극단미추, 학전 등 종교계·문화단체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특감은 지난해 10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여야 합의로 ‘2007 회계연도 결산관련 감사원에 대한 감사청구안’을 통과시키고 감사원에 여섯가지 부분에 대한 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국회 예결위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받는 단체 632개를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너무 수가 많아 2007년 한 해 동안 연간 8000만원 이상을 받는 곳으로 제한해 감사를 청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감대상 기간은 2006~2008년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민단체 감사에 대한 명확한 법적 명시가 없어 국회에 기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재요청했고 국회와 합의해 기간을 늘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감사원의 재요청에 합의한 적도 없고 오히려 감사 대상을 최대한 줄이라고 요구했다.”고 반박했다.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관계자는 “최근 3년 간 손익현황, 보조금사업 사업비 지출내역 등은 물론 5000원짜리 영수증에 대한 증빙현황까지 세세하다.”면서 “당초 국회 요구와 달리 기간을 늘리면서까지 시민단체의 활동을 훤히 감시하겠다는 의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대전 한나라당 시의원 16명 전원 징계

    1년 가까이 대전시의회를 파행으로 이끈 한나라당 시의원 전원이 제명 등 징계를 받았다. 대전시의원은 모두 19명으로 한나라당 소속이 16명을 차지한다. 한나라당 대전시당은 15일 윤리위원회를 열고 김남욱 전 의장을 제명하고 김태훈·이상태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했다고 16일 밝혔다. 탈당을 권유받은 의원은 10일 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자동 제명된다. 김태훈 의원은 후반기 의장단 선출시 감표위원으로서 비밀투표 원칙을 어겼고, 이상태 의원은 의장 선거에 출마한 뒤 표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채 김 전 의장의 불신임안을 제출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곽영교·김영관·김학원·박수범 의원 등 4명은 6개월 당원 정지처분을 받았다. 이 기간에는 당내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모두 제한된다. 나머지 9명은 경고조치가 내려졌다. 이 가운데 조신형 의원에게는 ‘사회봉사 10일’이 추가됐다. 이와 관련,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성명을 내고 “지방의회 파행을 이유로 전례 없이 징계를 내린 것은 환영하지만 일부 의원만 중징계한 것은 어물쩍 넘어가려는 ‘도마뱀 꼬리자르기’식 처사”라면서 추가 징계와 함께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현직 시의원 전원 공천배제 약속을 한나라당에 요구했다. 대전시의회는 지난해 7월 후반기 의장단 선거 부정시비 이후 한나라당 의원을 중심으로 주류, 비주류로 나뉘어 갈등을 빚다 지난 4월 김 전 의장의 사퇴를 부결시키는 ‘코미디’를 연출했고, 시민들의 비난이 거세자 지난달 20일 김 전 의장의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김 전 의장은 이에 불복, 법원에 불신임의결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유관기관·단체 ‘원샷 이전’ 홍성·예산 시대 성패 건다

    유관기관·단체 ‘원샷 이전’ 홍성·예산 시대 성패 건다

    충남도청신도시 건설을 위한 삽질이 마침내 시작된다. 3년 뒤면 충남도청 대전시대를 접고 홍성·예산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충남도는 특히 유관기관과 단체를 한꺼번에 옮기는 ‘원샷 이전’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이전하면서 유관 기관·단체를 함께 옮기지 않아 도청신도시가 한동안 허허벌판이었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충남도청신도시 사업은 경북도청의 안동·예천 이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는 16일 오후 3시 홍성군 홍동면·예산군 삽교읍 일대 도청신도시 예정지에서 도내 16개 시·군에서 가져온 흙을 합치는 합토식과 함께 도청 신청사 기공식을 갖는다. ●담장과 육교 없는 5무(無) 도시 새 충남도 청사는 2012년 말까지 신도시 내 23만 1406㎡에 지하 2층, 지상 7층(총건평 10만 2331㎡) 규모로 지어진다. 신도시는 홍성군 4개 마을과 예산군 2개 마을을 포함한 경계지점에 들어서며 전체 부지 면적은 995만 521㎡이다. 2020년까지 토지매입비, 기반조성비, 청사 건립비 등으로 모두 2조 1624억원이 들어간다. 신도시 조성이 끝나는 2020년 목표 인구는 10만명. 충남도는 1989년 대전광역시가 도에서 분리된 뒤 대전에 있는 청사를 관할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2006년 2월 이곳을 도청 이전지로 결정했다. 지난 2005년 10월 전남도청이 이전한 무안군 남악신도시는 893만 8462㎡의 터에 2019년까지 인구 15만명 규모로 조성된다. 사업비는 1조 2000억원. 안동시와 예천군 접경지점으로 이전하는 경북도청신도시는 부지 1234만 7000㎡에 2027년까지 인구 10만명 규모로 만들어진다. 도 청사는 2011년에 착공, 오는 2013년 완공될 예정이다. ●전남 홀로이전에 활성화 실패… 반면교사 충남도청신도시는 담장, 전봇대, 쓰레기, 입식 광고판, 육교가 없는 ‘5무(無) 도시’로 만들어진다. 위치는 충남의 중앙지점으로 용봉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수덕사와 덕산온천이 가깝다. 교통도 서해안고속도로와 13㎞, 대전~당진고속도로와 8㎞, 장항선과 3㎞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 신도시는 지난해 12월 ‘국제문화교육특구’로 지정됐다. 문제는 도청과 유관 기관·단체의 동시 이전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점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기관·단체와의 동시 이전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도시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전남도는 남악신도시로 도청만 이전하다시피 했다. 3년반이 넘은 지난 10일에야 교육청이 이전했고 경찰청은 2011년이나 돼야 옮겨온다. 각종 사회단체도 많이 옮겨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 신도시가 크게 활성화되지 못하는 주된 이유다. ●총176곳 이전대상… 40여곳 철회·유보 충남도는 64개 기관과 112개 단체 등 176곳을 이전 대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40곳이 이전계획을 철회하거나 유보했다. 여러 대학이 단과대를 한곳에 설치하고 운동장과 도서관 등을 공동 이용하는 ‘복합캠퍼스’ 추진작업도 학교간에 이해관계가 얽혀 지지부진한 상태다. 충남도 담당직원 서재청씨는 “가장 큰 유관기관인 도교육청과 지방경찰청은 동시 입주하는 것으로 이미 결정돼 있다.”면서 “임대빌딩 건설 등을 통해 기관·단체들을 최대한 비슷한 시기에 이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폭력 근절”…리키 마틴, 모국에 학교 세운다

    “폭력 근절”…리키 마틴, 모국에 학교 세운다

    ”사회폭력을 근절하는 길은 교육뿐!” 푸에르토리코 출신 라틴계 팝스타 리키 마틴이 모국에 학교를 세운다. 리키 마틴이 운영하는 사회단체인 재단 ‘리키 마틴’이 총 150만 달러(한화 약 19억원)를 들여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학교를 건립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리키 마틴은 “(푸에르토리코에서 교육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앞으로 라틴아메리카와 미국, 나아가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학교건립을 추진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학교는 푸에르토리코에서 사회폭력으로 시달리고 있는 ‘로이사’ 지역에 건립된다. 리키 마틴이 이 지역을 후보지로 정한 건 교육을 통해 사회폭력을 근절해보다는 취지에서다. 리키 마틴은 “푸에르토리코의 모든 사람이 밝은 면과 그늘진 면을 갖고 있는 것처럼 로이사 주민들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말했다. 어두운 면을 볼 게 아니라 긍정적인 면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교육사업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리키 마틴은 “로이사 주민들의 음악적인 재능이 특별한 것 같다.”면서 “재능을 개발하지 않으면 어두운 사람이 될 수 있어 어릴 때부터 재능을 키워나가도록 도움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학교는 2700m 규모의 대지에 내년 1분기 중 착공된다. 땅은 로이사 당국이 리키 마틴의 교육사업 계획을 접하고 선뜻 무상 지원한 것이다. 현지 언론은 “학교가 건립되면 정규수업과 함께 요가나 명상 등에 대한 특별수업도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진=비디오-무시칼레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시론] ‘노무현 유지 정치’에만 기댈 건가/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시론] ‘노무현 유지 정치’에만 기댈 건가/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민주당 인사들이 ‘노무현 유지’ 정치를 위하여 엊그제 서울광장 점거 농성에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의 추모인파가 500만명을 돌파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한 데 따른 자신감에서 내린 단안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놓고 치열한 해석 논쟁을 벌이고 있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마저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선구자로 전혀 다르게 평가되고 있는 마당에, 그의 자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고인의 유지를 미화하여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정한 비판이 요구된다. 우선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로 실조의식에 빠져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유혹이 파고들지 못하도록 자살예찬을 경계해야 한다. 이미 ‘노란 물결’에 취한 아이의 모방 자살로부터 민중항쟁을 선동하는 자살까지 등장한 바 있다. 또한 언론계·종교계·학계·사회단체들까지 나서서 추모정국을 장기화하려는 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이들 모두가 ‘소통의 부재’와 ‘차이의 존중’을 외치면서 기실 그 자신들도 당파적이고 일방적이라는 점에 있다. 특히 1000명이 넘는 대학교수들이 판에 박은 듯한 시국선언문에서 남북경색의 책임까지 현 정부에 전가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치적 타살’로 규정하고, 현 정부가 ‘민주주의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만 검찰 수사를 받은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은 임기 5년의 대통령중심제 국가이고, 대통령은 임기 중에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 대통령의 비리 수사는 임기 만료 후에 개시되며, 역대 정권의 대통령들 모두가 그런 절차에 따랐다. 따라서 이는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헌법과 국가 권력체제의 구조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실존적 결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의 유서엔 분명 스토아의 운명사상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소크라테스의 죽음’(순교)보다는 ‘카토의 죽음’(자살)에 더 가깝다. 로마 공화정을 수호하기 위해 폼페이우스를 지지했던 카토는 전쟁에서 지자 카이사르에게 무릎을 꿇지 않고 아프리카 벽지에서 죽음을 택했다. 그러나 카토와 노무현의 죽음에는 큰 차이가 있다. 카토는 공화정의 수호라는 대의 앞에서 동료들을 피신시키고 자결하였지만, 노 전 대통령은 가족의 돈 문제로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이다. 그는 철저하게 혼자였으며, 그의 정부 각료들, 민주당, 그를 지지해 왔던 진보 언론과 방송들, 심지어 노사모까지도 모두 떠난 상태였다. 그 참담한 좌절 속에서 그는 자연의 원리에 순응하라는 스토아의 지혜를 받아들였다. 프로이트는 모세가 유대인들에 의하여 죽임을 당했으며,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부터 유대교가 생겨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프로이트의 부친살해 가설에 비추어 노무현을 죽인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바로 민주당과 그 추종자들이다. 지켜주지 못했다고 오열했던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회한과 당혹감에 사로잡힌 그들은 이제 주군의 주검 앞에서 그 죄를 다른 이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대학교수들이 줄줄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민주당 인사들이 장외투쟁을 하더라도 이 진실만큼은 덮을 수 없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유지 정치’가 가능할지 모르나, 대한민국에서 ‘노무현 유지 정치’는 환상과 착시 현상에 근거한 시대착오적 발상일 뿐이다. 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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