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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보법 철폐 1000번이나 외쳤지만…”

    “국보법 철폐 1000번이나 외쳤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서울에서 울산까지 와서 수감 중인 내 아들을 격려해준 고마운 분들이야.” 16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정문 앞. 1987년 민주노총 탄생의 주역이자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고 권용목씨의 아버지 권처흥(86)씨는 보랏빛 손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공원 앞에 모인 어머니들에게 감사인사를 거듭해서 했다. 권씨는 “어머니들이 아들이 있던 교도소까지 와서 ‘기죽거나 굴복하지 말고 노동권 보장을 위한 운동을 계속하라’는 격려를 하고 갔다”며 “전국 교도소를 돌아다니며 민주화·노동 운동을 하다가 잡힌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보살폈던 어머니들”이라고 소개했다.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내걸고 지난 21년간 한 주도 빠짐 없이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회원들이 벌여온 ‘목요집회’가 이날로 1000회째를 맞았다. 민가협은 1970~80년대 민청학련 사건과 재일교포간첩단 사건,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 등 유신독재와 전두환 군사정권에 저항하다가 고문을 당하고 장기 구금된 이들의 가족들이 1985년 결성했다. 그동안 목요집회에서는 양심수나 보안법 문제는 물론 비정규직 차별, 군 인권, 공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 밀양송전탑 갈등 등 다양한 사회 현안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목요집회처럼 20년 넘게 매주 열리는 집회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수요일마다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여는 수요집회(1148회)가 유일하다. 1000번째 목요집회에는 조순덕 민가협 상임의장 및 회원들을 비롯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시민 등 4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회원들은 ‘고난 속 희망’을 상징하는 보라색 손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보라색 풍선을 손에 든 채 같은 뜻을 표시했다. 민가협에 따르면 10월 1일 현재까지도 모두 39명의 ‘양심수’가 전국 각 교도소 및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21명은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며 18명은 재판을 받고 있다. 조 상임의장은 “목요집회를 처음 시작하던 1993년 12월만 하더라도 오래지 않아 국보법이 철폐되고 양심수들이 전원 석방될 줄 알았지 이렇게 21년 동안 집회가 이어질 줄은 몰랐다”며 “국보법이 사라지고 양심수가 전원 석방돼 우리나라가 진정한 민주 사회가 될 때까지 다른 민가협 어머니들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세계 워크캠프 전문가 서울에 모인다, ‘국제 워크캠프 컨퍼런스’ 개최

    전세계 워크캠프 전문가 서울에 모인다, ‘국제 워크캠프 컨퍼런스’ 개최

    아시아에서 34년 만에 개최되는 ‘제33차 국제자원봉사조정기구(CCIVS) 세계총회’가 한창인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제 워크캠프 컨퍼런스’(이하 ‘컨퍼런스’)가 특별 행사로 개최된다. CCIVS의 주요 사업인 워크캠프는 세계적인 봉사활동, 문화교류 프로그램으로 1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독일 지역사회 재건과 양국 시민 간 상처를 치유하고자 자발적으로 추진한 평화운동이자 재건사업으로 시작됐다. 현재는 매년 80여 개 국가의 4만 명이 넘는 청년 참가자들이 개인성장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참여하는 세계적인 국제교류 프로그램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워크캠프가 개인과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살피고, 종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안고 시작됐던 워크캠프가 현 시대엔 어떤 유의미한 가치를 지니고 전 세계에서 개최되고 있는지 탐색해보는 것이 이번 컨퍼런스의 가장 큰 목적이다. 이번 컨퍼런스에선 공동주최기관인 사단법인 더나은세상(이하 ‘더나은세상’)과 국제워크캠프기구가 지난 1년 간 진행해 온 연구과제인 ‘국제워크캠프가 참가자와 지역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의 성과가 발표된다. 국내연구자로 명지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의 권일남 교수, 해외연구자로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사회복지대학의 벤자민 러프 교수가 참여했다. 또한 인도, 멕시코, 팔레스타인, 케냐, 프랑스 현지에서 워크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워크캠프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국가별 사례’를 발표한다. 국내 사례 발표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마을이자 워크캠프를 개최하는 경주 양동마을과 시각 장애 학생 교육 특수학교인 강원 명진학교 등이 예정돼 있다. 더불어, 유럽 및 아시아 지역의 워크캠프에 참가한 대학생들도 직접 경험 발표에 나선다. 이번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국제워크캠프기구 염진수 대표는 “워크캠프는 다국적 청년들이 참여하는 95년 역사의 세계적인 자원봉사·문화교류 프로그램으로 이어져 왔다”며, “1999년 국제워크캠프기구 설립 이래 매년 2,000명의 한국인 청년들이 해외 80개 국가의 워크캠프에 참가하고, 한국에서도 해마다 200명의 외국인을 초청해 한국인 청년들과 함께 전국 각지의 시민사회단체, 지차체 등과 협력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워크캠프기구는 국내 유일한 CCIVS의 회원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는 더나은세상 15주년 기념식과 함께 진행된다. 글로벌교육과 국제개발협력 전문기관으로 성장해 온 더나은세상의 지난 15년을 돌아보고 향후 15년의 비전을 선포하는 자리다. 이날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 정우탁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원장, 마티나 딜라이지아니 CCIVS회장 등이 참석해 축사를 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檢 “카톡 등 압수수색 집행 방법 개선”… 사이버 검열 논란 진화

    검찰이 최근 증폭된 ‘사이버 검열’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카카오톡을 비롯한 모바일 메신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집행 방법을 개선하기로 했다. 긴급 진화에 나선 셈이지만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대검찰청은 15일 서울 서초구 대검청사에서 ‘사이버 명예훼손 수사 유관기관 실무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회의에서는 국민의 사생활을 보장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사이버 명예훼손을 수사하는 방안 등이 중점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김진태 검찰총장은 “실상을 국민에게 자세히 알리고 논란이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회의에는 법무부 및 대검, 서울중앙지검과 미래창조과학부, 경찰청,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다음카카오나 네이버 등 민간기업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우선 범죄 혐의자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압수수색 시 제3자의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 법정 제출 증거가 아닌 제3자의 대화 내용 등은 즉각 폐기하기로 했다. 또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압수수색 집행 방법에 대해서도 검토하기로 했다. 최윤수 대검 선임연구관은 “사이버 검열 또는 사찰이라는 용어가 많이 거론되는데 검찰은 그것을 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법률·기술적으로도 아예 불가능하다”면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는 감청영장 대상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감청 기법을 활용할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실시간 모니터링에 대해서는 “공개된 인터넷 사이트에서 악의적인 허위 사실 유포로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이로 인한 고소·고발 등의 진정이 있을 경우 관련 증거 수집과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게시글을 확인하는 개념”이라며 “중대한 피해 등이 우려되는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고소·고발이 없더라도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8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의 본질은 도를 넘어선 한국 사회의 정치 사찰과 사이버 검열”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충북 NGO활동가 12인의 삶과 꿈을 엿보다

    충북 NGO활동가 12인의 삶과 꿈을 엿보다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생활과 희망을 담은 책이 나왔다. 충북 비정부기구(NGO)센터는 16일 서원대 미래창조관에서 ‘함께 가자 &GO’ 출판기념회를 갖는다고 15일 밝혔다. 센터 설립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이 책자에는 도내에서 10년 이상 활동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살아온 이야기와 미래가 담겼다. 등장하는 활동가들은 20여년 청주충북경실련 사무처장으로 일한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 박종관 충북민예총 이사장, 안건수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소장, 조광복 청주노동인권센터 노무사, 김의열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법인 총무,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이수희 충북민주언론연합 사무국장 등 12명이다. 지역의 기자 4명이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글로 옮겼다. 책에는 꿈많던 학창시절, 달콤쌉쌀한 커피향이 배어 있는 연애, 박봉 탓에 가족에게 가졌던 미안함과 그리움 등이 담백하게 녹아 있다. 이들의 치열했던 활동과 미래를 향한 소중한 꿈도 접할 수 있다. 송재봉 센터장은 “이들이 살아온 흔적이 지역과 시대의 발자취일지도 모른다는 발상에서 책을 냈다”면서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사전적 경험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중앙vs지방 재정갈등 출구 없나] 지방재정 상생방안 전문가 좌담

    [중앙vs지방 재정갈등 출구 없나] 지방재정 상생방안 전문가 좌담

    서울신문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재정갈등을 풀기 위해 원인과 해법을 모색했다. 재조정이 필요한 지방재정조정제도<10월 1일자 27면>와, 분권교부세로 인해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역(逆)전용’ 현상<10월 3일자 19면>, 지방재정 악화의 주범이자 특혜와 로비의 대상이 된 지방세 비과세·감면 제도의 현실<10월 7일 25면>을 짚어봤다. 해법 차원에서 제구실 못 하는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10월 14일자 25면>의 문제점을 살펴봤고, 마무리로 정부와 학계, 사회단체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을 초청해 중앙과 지방의 상생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영진 교수 지방재정이 꽤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는 ‘복지 디폴트’ 가능성이 언급됐고, 교육청에선 ‘누리과정’ 예산편성 거부가 거론됐다. 그런데 중앙정부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계획 대비 8조원가량 부족했고, 올해는 부족액이 1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다시 지방재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저출산·고령화와 양극화 문제로 인한 추가 재정수요도 만만찮은 과제다. 중앙과 지방의 재정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진다. 지방재정 악화 주장은 과연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과장은 없는지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임성일 선임연구위원 2008년 이후 지방재정이 압박을 받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세계금융위기 여파가 한국 재정에 충격을 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또 하나는 사회복지예산이 급증하는 것이다. 도로나 상수도와 달리 사회복지는 법으로 정한 ‘사람대상 사업’이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축소할 수가 없다. 지자체는 불리한 국고보조율로 한 차례, 또 복지 확대로 또 한 차례 손해를 보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상태를 재정위기라고 규정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재정 압박을 받는 단계’라고 본다. 다만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총체적인 위기 국면이 닥칠 수 있다. 정창수 소장 지방재정위기론에 대해선 ‘절반의 진실, 절반의 과장’으로 표현하고 싶다. 세입 감소와 사회복지예산 증가는 맞다. 다만 과장이라고 보는 것은, 지역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는 걸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역지자체만 해도 시와 도가 다르고, 시·군·구도 천차만별이다. 구는 어렵지만 군도 그러한지 따져봐야 한다. 도와 군에서는 결산 기준으로 보면 복지비중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토건예산 비중이 줄지도 않았다. 김현기 정책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재정자주도와 재정자립도 모두 감소하는데 세출은 증가하고 있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측면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2011년 기준으로 지방예산 증가율이 5%가량인데 지방비 부담 증가율은 8%가량이다. 지자체로선 예산 증가보다 비용부담 증가 폭이 더 크다는 건데, 이것이 바로 지방재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특히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윤 교수 지방재정 운영에서도 그렇고 중앙·지방 갈등 유발도 그렇고, 국고보조사업에 대해서는 진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참여정부에서 2005년 국고보조사업 대폭 조정을 했는데 이명박(MB) 정부 이후 다시 급증하고 있다. 대구시를 예로 든다면, 정책 효과도 떨어지는 사업이 국고보조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선순위를 차지하면서 발생하는 낭비와 도덕적 해이가 심하다. 무상보육과 기초연금만 해도 국가사무가 맞고, 비용도 전액 국가가 부담하는 게 맞는데도 국고보조사업으로 시행하면서 갈등이 자꾸 불거지는 것 아닌가 싶다. 정 소장 기본적으로 전국공통 업무라면 국가사무라는 게 상식이다. 무상보육이나 기초연금은 거주지와 상관없이 영·유아 혹은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일단 대상이 된다는 점만 봐도 국가사무가 분명하다. 이런 사업은 대통령이 공약에서도 밝혔듯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당장 예산이 부족하다고 국고보조사업으로 하는 것은 재정운용 원칙에도 위배된다. 임 위원 국고보조사업 개혁은 ‘국가개조’의 한 축을 이루는 중요한 과제다. 국가가 책임지고 주도하는 사업은 재원도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국고보조사업 중 상당수는 시대적 사명을 완료했거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다. 정부와 국회, 지자체 3자가 암묵적 담합으로 진행하는 국고보조사업은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1000개 가까이 되는 국고보조사업 전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김 정책관 지자체 상황을 보면, 예산 증가율보다 국고보조사업비 증가율이 더 크다. 이는 중앙정부가 시키는 일을 하기 위해 지방예산까지 끌어다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고보조사업은 중앙과 지방 갈등의 핵심이 된 지 오래다. 이를 개선하면 지방재정 문제의 상당 부분은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본다. 윤 교수 MB 정부 감세정책이 지방재정에 끼친 악영향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소득세·법인세 감세로 인한 국세 감소는 고스란히 지방교부세 감소로 이어진데다, 전액 지자체에 배분하던 부동산교부세가 무력해지면서 또 한번 타격을 받았다. 그 후유증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 세입확보를 위한 방안으로는 지방세 인상을 강조하는 자주재원주의와 지방교부세 인상을 강조하는 일반재원주의 논쟁이 있다. 학계에서는 자주재원주의가 다수설이다. 현재 지자체에선 지방세 인상과 지방교부세 인상을 동시에 요구하지 않나 싶은데, 그런 방식으론 중앙정부와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임 위원 감세정책으로 인한 후유증 주장에 동의한다. 지방자치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고,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의 자율적 재정수단인 지방세 강화가 필요하다. 지역 간 불균형 문제는 지방교부세 배분으로 조정할 문제다. 다만 전 세계에서 한국이나 일본만큼 지자체가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곳이 없다는 건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8대2인데 실제 지출로 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이 4대6으로 역전된다. 영국만 해도 지자체에선 사회복지와 주택 업무만 담당한다. 정 소장 지방세 인상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현 단계에서 지방세 인상이 지방재정 해법은 아니라고 본다. 수도권 집중을 비롯해 지역 간 격차가 너무 큰 상황에서 지방세 비중을 늘리면 수도권은 세입이 더 늘고 비수도권은 세입이 더 줄면서 양극화만 심해질 수 있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여건에 따라 배분해주는 지방교부세 비율을 조정하는 게 지역 간 형평화 기능에 더 유리하다. 윤 교수 주민세와 담뱃값 인상 등 지방세제 개편은 시동이 걸린 상태다. 특히 담뱃값 인상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임 위원 향후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정부가 지방소비세를 5%에서 11%로 인상했지만 이는 취득세 영구감면 조치로 인한 세입 감소를 보전해주는 차원이었다. 정부는 지방소비세 5%를 도입할 당시 약속했던 ‘2013년부터 지방소비세 5% 포인트 추가인상’을 지키지 않았다. 아울러 보유세는 낮고 거래세는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를 ‘낮은 거래세와 높은 보유세’ 구조로 바꿔야 한다. 지방자치와 조세 원리에도 부합하고 지방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 소장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일부 군에 가면 자동차세가 재산세보다도 많은 곳도 있더라. 재산세 비중이 턱없이 낮다. 다만 아쉬운 건, 지방세 비과세감면이 16조원이나 된다는 점이다. 국고보조사업과 지방세 비과세·감면은 모두 지방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중앙정부가 지자체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방세 비과세감면에 대해서는 지자체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지방세 비과세감면 규모를 몇조원만 줄여도 지자체로선 재정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이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조세지출보고서에 지방세 비과세감면도 포함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김 정책관 지방소비세 약속은 아직 이행을 못 했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정부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첨언한다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은 비현실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던 것을 정상화시키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윤 교수 담뱃값 인상을 비롯해 주민세와 자동차세 모두 ‘서민증세’ 논쟁으로 번졌다. 시민들을 설득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이다. 증세에는 동의한다. 관건은 MB 정부에서 강행했던 ‘부자감세’를 원상복귀시키면서, ‘부유층도 세금 부담이 이만큼 늘어나니 서민들도 더 부담해달라’는 정공법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데 있다. 정부가 자꾸 편법으로 접근하니까 국민 반발만 부른다. 정 소장 지금에선 증세를 꼭 해야 한다. 서민부담이 늘어나는 문제는 세금을 깎아주는 게 아니라, 거둔 세금으로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지출을 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간접세라고 꼭 나쁜 것으로 볼 이유도 없다. 임 위원 원칙적으로 주민세나 자동차세는 현실화가 필요하다. 그건 ‘비정상의 정상화’다. 왜 지금이냐 하는 논란은 있겠지만, 더 큰 틀에서 세출구조조정을 전제로 본격적인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 윤 교수 지방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건 분명한 추세라는데 참석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 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일부 지자체는 상당한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저성장 시대에 맞는 새로운 재정운용이 필요하다. 그런 속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국민까지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정 소장 중앙정부와 지자체 재정운용 방식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전체적인 그림 없이 개별적으로 중구난방이 되다 보니 지자체에선 불만이 쌓이고 일부에선 도덕적 해이도 발생한다. 방만한 재정운용을 하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파산제’와 같은 방식보다는 강력한 납세자소송 혹은 국민소송제도가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중앙정부가 지자체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방만한 재정운용’을 탓하면서도 정작 납세자소송에 대해서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김 정책관 중앙정부에선 지방재정이 방만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진 않다. 방만하게 쓸 돈도 없는 수준이다. 지자체 부채만 해도 거의 없다. 광역시 일부일 뿐인데 그것도 대부분 지하철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지방재정이 방만하다는 인식은 현실과 다르다고 본다. 다만 꼭 관리해야 할 곳은 우발부채나 통합부채관리 등으로 관리제도를 강화하는 중이다. 임 위원 전 세계 선진국 가운데 지자체 파산제를 규정한 곳은 미국밖에 없다. 그것도 채무에 대한 파산인데다, 연방법원이 지자체 파산을 선고하면 비로소 채무탕감도 가능하다. 이건 한국 실정과 맞지 않는다. 물론 거시적으로 지자체 재정을 관리하는 건 필요하겠지만, 지자체 재정악화 원인이 단체장 책임인지, 중앙정부 정책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분명한 진단이 먼저다. 지자체 파산제만 자꾸 거론하는 것은 자칫 지자체 재정악화 책임을 지자체 탓으로만 돌려버리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중앙·지방 재정갈등을 악화시키는 역효과만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4인의 프로필 ■윤영진 교수 ▲서울대 행정학 박사 ▲전 한국지방재정학회 회장 ▲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 ▲전 함께하는시민행동 공동대표 ■김현기 지방재정정책관 ▲경북대 행정학과 ▲전 행정안전부 재정정책과장 ▲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 ▲전 행정안전부 지방세제관 ■임성일 선임연구위원 ▲미국 텍사스대 경제학 박사 ▲전 한국지방재정학회 부회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정책자문위원 ■정창수 소장 ▲경희대 행정학 박사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예산감시부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서울시 희망서울 정책자문위원
  • 충남 “이념보다 지역 발전”

    충남 지역 147개 시민사회단체가 보수와 진보를 떠나 지역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고 함께 협의체를 만들었다. 대전충남재향군인회와 충남환경운동연합 등은 13일 충남도청에서 ‘충남 사회단체 대표자회의’를 출범시켰다. 출범식에는 시인인 나태주 충남문화원연합회장과 이상선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임동규 충남발전협의회장이 초대 상임대표로 뽑혔고 공동대표는 임 회장과 이 대표에 심효숙 충남장애인단체연합회장, 전영한 충남새마을회장, 정선용 국제로타리3620지구총재, 최대규 한국자유총연맹 충남지부장, 최동수 충남여성단체협의회장 등 7명이 선출됐다. 별도로 이사 29명, 감사 2명, 실행위원 7명도 뒀다. 의결은 사업의 경우 합의제로, 회의 운영 등은 참석자의 과반수 찬성으로 이뤄진다. 사업은 회원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을 비롯해 사회 통합, 도민 삶의 질 향상, 지역경제 및 전통문화 육성, 농어촌 발전과 환경 개선, 주민자치 등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 등에 부합하는 게 대상이다. 참가 단체는 회원 수 100인 이상으로 제한했다. 민주노총 충남본부, 전국농민회 충남연맹 등의 진보 단체와 바르게살기운동 충남협의회 등의 보수 단체가 골고루 뒤섞여 있다. 충남바둑협회, 충남의사협회 등도 참여해 색깔이 다양하다. 심규익 충남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단체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인 것으로 안다”면서 “정치 및 선거와 관련한 활동은 배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대표자회의가 역동적인 충남을 만드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南北 총격전까지 부른 대북전단… 이젠 ‘南-南 갈등’ 딜레마

    南北 총격전까지 부른 대북전단… 이젠 ‘南-南 갈등’ 딜레마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북한이 총격으로 대응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탈북자 단체들은 전단을 계속 뿌리겠다는 입장이다. 탈북자 단체와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연천 등 접경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해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대북 전단 살포 퍼포먼스’를 중단하라고 요구한다. ‘강행’과 ‘즉각 중단’ 입장이 팽팽히 맞서 ‘남남갈등’ 조짐까지 엿보인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12일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지난 4일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갔지만 3일 만에 북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교전을 일으켰다”며 “북한이 전단지를 향해 총을 쏜 것은 남한에 공포심을 자극해 남남갈등을 일으키려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9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철없는 30살’로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전단지 20만장을 띄워 보냈다. 지난 10일 경기 연천에서 전단을 띄워 북한의 총격을 불러온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의 이민복 대북풍선단장 역시 “평화적인 대북 전단에 발포하는 일이 비정상”이라며 “살포를 멈출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연천 주민들은 “대북 전단 살포로 피해를 당하는 것은 결국 민간인 통제선 인근 주민들”이라며 11일부터 마을 진입로에 트랙터와 트럭을 세워 탈북자 단체의 출입을 통제했다. 임재관 연천군 중면 면장은 “탈북 단체의 풍선 가스 충전용 차량이 못 들어오게 막은 것”이라며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전단 살포를 막겠다”고 밝혔다. 이날도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회원들은 전날 미처 날리지 못한 풍선 15개를 날리려다 주민과 경찰의 제지에 막혔다. 이진호 평화통일시민행동 대표는 “탈북자 단체들이 전단 살포의 목적으로 꼽는 북한 주민의 알권리는 개성공단 정상화 등 남북 교류·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법으로 보장할 수 있다”면서 “국민 안전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른 만큼 정부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대북 전단 살포가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수행과 양립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는 휴전선 인근에서의 전단 살포를 규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전단 살포는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제한할 법적 근거는 없다”면서도 “국민의 안전, 지역 주민과의 마찰 등을 우려해 해당 단체를 설득하는 등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거창 ‘교도소 건립 반대’ 등교 거부 장기화 우려

    교도소 건립을 반대하는 경남 거창군의 학부모들이 초등학생 자녀들을 사흘째 학교에 보내지 않는 등 등교 거부가 장기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거창교육지원청은 군내 17개 초등학교 전체 2999명의 학생 가운데 7개 초등학교에서 1145명이 무단결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아림초(전교생 848명) 460명, 샛별초(〃 333명) 276명, 창동초(〃 527명) 182명, 거창초(〃 543명) 138명 등이다. 또 아림·창동초 22명은 현장체험을 한다며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학교 앞 교도소 반대 거창 범군민대책위원회’는 교도소를 포함한 법조타운 재검토를 요구하며 6일부터 10일까지 학생들의 등교를 거부하겠다는 내용증명을 거창교육청과 학교에 보냈다. 첫날인 지난 6일에는 11개 학교에서 1302명(체험학습 20명), 7일에는 6개 학교 1195명(체험학습 52명)이 등교 거부를 했다. 학교에 나오지 않은 학생들은 군민대책위에서 마련한 감성수업과 영어수업, 독서모임 등 대체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이날 아림·샛별초등학교와 구치소 건립 예정지, 거창군청을 방문한 뒤 대책위와 간담회를 열고 “아이들의 등교 거부가 하루빨리 해소되도록 이해 당사자들이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이 참여한 범군민대책위는 “군이 교도소를 비롯한 법조타운을 조성하려는 곳은 반경 1㎞ 안에 11개 학교와 많은 아파트가 있어 학습권이 침해된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거창군은 “지역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밝혀 해결의 실마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거창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학교 인근 교도소 반대” 거창 초·중생 등교거부 사태

    경남 거창군의 교도소 건립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6일 초·중학생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아 학교수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거창 학부모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학교 앞 교도소 반대 범거창군민대책위원회’는 거창군의 법조타운 조성사업 재검토를 요구하며 이날부터 오는 10일까지 학생들의 등교를 거부하기로 했다. 거창교육지원청은 거창·아림·창남·창동·샛별·북상·위천·주상·고제·마리·위천초등학교와 위천중학교 등 초등학교 10개교와 중학교 1개교(5명)의 학생 1302명이 이날 결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1282명은 무단 결석을 했고 아림초교 학생 20명은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등교하지 않은 학생 가운데 300여명은 학부모들과 함께 법무부 항의방문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군민대책위 소속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 회원, 초등학생 등 600여명은 버스 17대에 나눠 타고 법무부를 방문했다. 이어 국회 정론관에서 거창 법조타운 관련 예산을 통과시키지 말고 건립을 재검토해 달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다.교도소 반대 범거창군민대책위에는 ‘교도소 유치를 반대하는 거창 학부모 모임’과 ‘거창 아빠부대 모임’ 등 100여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군은 민간주도로 발족된 거창법조타운 유치위원회가 군민 3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대법원과 법무부에 법조타운 건립을 여러 차례 건의한 끝에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민대책위는 법조타운이 들어서는 거창읍 가지리 성산마을은 반경 1㎞ 이내에 11개 학교와 많은 아파트가 있어 교도소를 세우는 것은 반교육적인 사업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군이 사업을 유치하면서 법조타운에 교도소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고 공식적인 설명회나 공청회를 열지 않았으며 대리서명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거창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공직 파워 열전]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공직 파워 열전]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은 우리나라의 여성 인력 개발과 양성평등정책을 총괄하는 상징적인 자리다. 남녀차별을 개선하는 이정표적인 법, 제도가 도입될 때마다 여성정책국의 아이디어와 땀이 밑거름이 됐다. 여성발전기본법 제정(1995년), 제1차 여성정책기본계획 수립(1997년), 남녀차별금지법 제정(1999년), 여성정책조정회의 설치(2003년), 호주제 폐지(2005년), 경력단절여성 경제활동촉진법 제정(2008년), 성별영향분석평가법 제정(2011년), 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실천 태스크포스(TF) 설치(2014년) 등 한국 여성정책 발전사가 곧 여성정책국의 역사다. 여성발전기본법이 제정된 지 20년 만에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돼 내년 7월 시행되면 정책 패러다임이 여성 보호에서 양성평등으로 전환되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여성의 대표성 높이기 등 과제는 산적해 있다. 여성 관련 부처는 여성정책의 기획, 조정, 집행을 담당하기 위해 정무2장관실(1988~1998년)과 여성특별위원회(1998~2001년)를 거쳐 2001년 여성부로 출범했다. 그 후 보건복지부로부터 가족 및 보육 업무를 2005년에, 청소년 업무를 2010년에 각각 넘겨받아 여성가족부로 확대 개편됐다. 여성정책국은 여성과 관련한 범정부적 과제를 발굴해 실행 방법과 함께 제시하고 여성정책조정회의나 성별영향분석평가 등을 통해 다른 부처와 협의하고 조정하는 업무가 많다. 따라서 여성정책국장은 노동, 복지, 교육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다른 부처의 업무도 잘 이해하면서 아이디어가 많고 협상 조정과 소통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여성 및 시민사회단체, 국제사회와도 파트너십을 이뤄야 해 친화력과 글로벌 마인드도 필요하다. 부처와 국의 이름은 변동이 있었지만 이 자리에 여성부 출범 이후 13년여 동안 9명이 앉았다. 장성자 전 실장은 개방형으로 임용된 여성정책연구원 출신 전문가로 양성평등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김애량 전 실장은 서울시 출신으로 보육업무 이관 작업을 마무리한 뒤 명예퇴직했다. 윤영숙 한국여성경제진흥원 본부장은 여성 취업훈련 전문가답게 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 시범사업과 여성인력개발 종합계획 마련 등의 성과를 냈다. 정봉협 한국폴리텍1대학장은 유일하게 두 차례에 걸쳐 3년여 동안 이 자리를 맡았다. 2006년 여성인력개발 종합계획을 확정하고 2008년 경력단절여성 관련 법 제정에 기여했다. 여성친화도시 조성과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설치도 이끌었다. 적극적이면서 개방적이다. 내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여가부 차관을 지낸 김태석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여성정책본부장으로서 성별영향평가 및 성인지 예산 시범사업을 처음 도입했다. 1995년 여성발전기본법 제정 당시 정무2장관실 담당 과장으로 참여했다. 여성정책 초기 멤버로 온유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다. 이기순 대변인은 2011년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을 제정, 시행하는 데 한몫했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여성문화분과 전문위원으로 파견돼 여성 관련 주요 국정과제의 틀을 짜기도 했다. 여성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여성정책 전문가로서 합리적이면서도 추진력이 강하다. 박현숙 현 국장은 올해 여성발전기본법을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하고 대기업 등이 참여한 여성인재활용TF를 출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1년 경력단절여성지원과장 때 일자리 지원 정책 평가에서 우수 부처로 뽑히기도 했다. 꼼꼼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이슈&이슈] 지리산댐 건설 다시 수면 위로… 관련 지자체간 갈등

    [이슈&이슈] 지리산댐 건설 다시 수면 위로… 관련 지자체간 갈등

    국립공원 지리산에 댐을 건설하는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자치단체 간 갈등을 빚고 있다. 지리산댐 건설이 다시 거론되자 전남북, 경남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도 발끈하고 나섰다. 지리산댐 건설은 국가 수자원 개발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거론돼 왔다. 1984년 지리산댐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2003년 경남 함양군이 댐 조기 건설을 건의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댐 건설 장기계획 신규 후보지로 명시됐다. 2009년에는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됐다. 댐 건설 예정지는 지리산 칠선계곡과 백무동, 뱀사골의 물이 합수돼 흐르는 함양군 휴천면 문정리 지역이다. 정부가 수립한 애초 계획은 댐 길이 896m, 높이 141m, 총저수량 1억 7000만t 규모로 담수면적은 4.6㎢다. 사업비는 9897억원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예비타당성 조사가 무산됐다. 문화유산의 수몰,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피해,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에 따른 재산권 침해를 우려한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정부가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한동안 잠잠했던 지리산댐 건설사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012년 국토교통부가 댐 건설 장기계획(2012~2021년)에 지리산댐을 포함시키면서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홍준표 경남지사가 경남·부산지역 식수 공급과 홍수 조절 등 다목적댐으로 지리산댐을 건설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 4일에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 해결을 위해서는 지리산댐을 지어야 한다”며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물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당초 계획했던 다목적댐의 규모를 줄여 홍수 조절용 댐으로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5월 사업계획을 변경해 지리산댐을 6700만t 규모의 홍수 조절 전용댐으로 조성한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평상시에는 물을 가두지 않고 홍수가 났을 때만 일시 저류한 뒤 다시 비우는 댐이다. 국토부는 댐 사전검토협의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지리산댐 추진 여부를 계속 논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리산을 끼고 있는 전남북지역 지자체와 환경단체는 물론 경남 서부지역 지방의회와 주민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국토부의 사전 각본설을 제기한다. 국토부가 지리산댐 건설 추진을 미리 결론 낸 뒤 협의회 합의라는 형식적인 절차를 이행하려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와 환경단체들은 댐이 건설되면 수려한 자연경관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환경 파괴와 생활 터전 수몰, 기후변화, 유·무형의 문화재 수몰 등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상현 전북도의회 부의장은 지난 7월 31일 열린 본회의 5분 발언에서 “다목적용으로 지리산댐 건설이 불가피하다던 정부가 홍수 방지 전용댐으로 계획을 바꾼 것은 댐 건설계획이 처음부터 잘못 수립됐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댐 건설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용구 전북도의회 의원도 “지리산댐 건설로 문화재와 생태계 훼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치권, 남원시민, 환경단체 등과 공조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남원시도 최근 국토부 장관에게 두 차례 공문을 보내 댐 건설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남원시는 또 “댐 사전 검토 과정에서 직간접 피해 지역인 남원시민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해야 한다”며 “댐 사전검토협의회 지역위원에 남원시 추천 인사가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남원시의회도 지난 8월 17일 성명서를 통해 지리산댐 건설계획 즉각 취소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남원시의회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망언으로 국토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합작해 국립공원에 댐을 건설하려 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환경 보존 정책을 포기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지리산댐은 부산 경남지역의 해묵은 물 갈등과도 관련이 크다. 정부는 지리산댐을 홍수 조절용이라고 밝혔지만 경남지역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사실상 부산지역 식수 공급용이라며 댐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남강댐 홍수 조절을 구실로 추진 중인 지리산댐은 홍수 조절 기능이 없고 용수 확보도 적어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논리다. 남강댐 유역면적 2285㎢ 가운데 370㎢를 막아 홍수 조절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는 누가 봐도 부산지역 식수 공급을 위한 댐이 명백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정부가 지리산댐의 성격에 대해 여러 차례 말을 바꾼 데서 비롯됐다. 국토부는 처음엔 지리산댐을 식수용이라고 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남강댐 보조용으로 정정했고 또다시 홍수 조절용이라고 말을 바꿔 불신을 사고 있다. 게다가 홍 지사가 “정부에서 환경단체가 겁이 나 식수댐을 홍수 조절용댐이라고 말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리산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환경 훼손과 용유담 보호를 내세운다. 지리산댐이 들어서면 명승 지정 예정인 용유담이 사라질 뿐 아니라 마을 수몰로 수많은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홍수 조절용이 아니라 부산에 식수를 공급하기 위한 낙동강 대체 수원이 될 것이라는 점은 수긍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경남지역 110여개 환경·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대강 사업 진실 규명 및 책임자 처벌 낙동강 살리기 경남시민행동’은 지난달 11일 경남도청에서 지리산댐 건설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시민행동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리산댐을 건설해 맑은 물을 먹고 부산도 주자는 취지의 발언으로 지역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지리산댐 건설 논의를 중단하고 낙동강을 되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와 홍 지사는 지리산댐 건설 추진을 중단하고 낙동강을 되살려 식수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시민행동은 경남도의 정책연구기관인 경남발전연구원의 연구 결과와 설문조사도 문제 삼았다. 경남시민행동은 “지리산댐 건설사업은 2011년 한국개발연구원이 타당성 조사를 한 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냈는데 최근 경남발전연구원이 경남도민 82%가 물을 나눠 먹는 정책에 찬성한다며 지리산댐 건설을 찬성하는 도민이 대다수인 것처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남발전연구원은 “남강댐 물 추가 공급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없애자는 생각에 연구했을 뿐이며 이를 지리산댐까지 연결 지어 해석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지리산댐이 들어서는 함양군 주민들은 찬반으로 양분된 상태다. 댐 건설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지리산 일대에 비가 오면 한꺼번에 엄청난 물이 내려와 큰 피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2002년 태풍 루사의 피해를 예로 들고 있다. 수몰 예정지 지주들도 높은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 심리로 찬성 대열에 합류했다. 한편 정부는 해당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여론을 수렴해 지역 합의를 이끌어 낸 다음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사전검토협의회 개최-지역 의견 수렴 및 갈등 조정-타당성 조사-기본계획 및 실시계획 수립-착공 순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협의회는 오는 12월 전원합의하에 결론을 낸 뒤 정부에 종합적인 권고안을 작성해 제출할 계획이다. 전원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투표로 결정한다. 국토부는 협의회가 댐 건설이 필요하다고 권고안을 내면 다음 단계로 지역 의견 수렴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8년째 이어도연구회 이끄는 고충석 이사장

    [김문이 만난사람] 8년째 이어도연구회 이끄는 고충석 이사장

    한때는 상상의 섬이라고 했다. 지금도 그럴까. 가슴에 묻어둔 한 많은 섬이다. 눈을 뜨고 쳐다봐도 그렇고 이내 돌아서더라도 하염없이 눈물 맺히는 곳이다.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우리 애기 잘도 잔다/우리 서방 만선 되어 낼 모래면 돌아온다/우리 애기 잘도 잔다~.’ 이어도를 바라보며 제주의 어머니들은 그렇게 노래했다. 그러나 배를 타고 나간 아버지와 아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어머니들은 바닷가로 나가 며칠이고 통곡했다. 이어도 바다를 원망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용왕님께 빌고 또 빌었다. 제발 살아서 돌아오게 해달라고. 이어도에 대한 대중가요도 있다. 양인자씨가 작사하고 김희갑씨가 작곡했다. 노래는 김국환씨가 했다. ‘너를 불러보았다 이어도/그리워서 불렀다 이어도/한라산이 열리면서 바닷속에 숨겨놓은 여인/마라도 남남서쪽 일백사십구 킬로/4미터 물속 아래 숨바꼭질하는 그대/오늘도 안녕하신가.’ 색소폰 연주자 찰리 김도 이 노래를 자주 연주한다. 1984년 4월에도 이어도에 대한 노래가 나왔다. 부부 가수 정태춘, 박은옥씨가 불렀다. ‘저기 떠나가는 배 거친 바다 외로이/겨울비에 젖은 돛에 가득 찬바람을 안고서/언제 다시 오마는 허튼 맹세도 없이/봄날 꿈같이 따사로운 저 평화의 땅을 찾아/가는 배여 가는 배여 그곳이 어드메뇨~.’ 정씨 부부는 봄날 꿈같이 따사로운 평화의 땅이자 무욕의 땅인 이어도를 생각하고 노래를 지었다고 당시 말했다. 이런 노래들은 관념적으로 존재했던 이어도를 분명한 실존적 존재로 대중에게 다가가게 했다. 이청준의 소설 ‘이어도’에 나오는 대목을 잠시 보자. ‘긴긴 세월 동안 섬은 늘 거기 있어 왔다. 그러나 섬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섬을 본 사람은 모두가 섬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아무도 다시 섬을 떠나 돌아온 사람은 없었다.’ 비록 그곳에 가면 살아서는 되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사시사철 먹을거리가 많은 곳으로 여겨지는 섬이다. 또한 이승의 삶에서 먹을거리가 없어 지겹도록 고달플 때면 항상 가고 싶어 하는 저편의 섬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어도는 죽음의 섬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구원의 섬이기도 했다. 요즘 영화 ‘명량’이 화제다. 중심에는 이순신이 있다. 왜 이순신일까. 한 나라가 멸망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국은 해상방위를 소홀히 했을 때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는 위대한 해양문화의 유산이 있음에도 왜구의 침략과 서쪽 세력이 밀려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모반이나 해외 탈주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뱃사람을 비하하는 의식구조로 해양정신의 몰락을 자초했으며 끝내 망국으로 치달았다. 아마 이순신은 그것을 너무나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임진왜란은 결국 그런 해양정신으로 적을 막았다. 하지만 일제 강점 36년을 생각할 때 따지고 보면 우리가 최소한의 해상권을 가지고 있었다면 과연 조선이 망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육당 최남선은 ‘조선은 모처럼 국민정신은 활발하기에 가장 좋은 원동력이 될 바다를 가졌건만 이 훌륭한 보배의 가치를 이용하지 못했다. 조선국민은 밖으로 내어뻗을 기운을 부당하게 고폐압축(錮廢壓縮)한 탓으로 그것이 국내에서 자가중독 작용으로 전화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3일 중국은 이어도를 포함시키는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발표했다. 그리고 한 달 후였다. 외국 군용기 800대가 진입했고 23개국 56개 항공사가 중국민항에 2만여회의 비행계획을 통보했으며 방공안보를 위해 중국 정찰기와 조기경보기, 전투기 등 51개팀이 87회나 긴급발진하는 등 각종 항공기의 활동상황을 중국군이 완벽하게 감시·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중심 하늘 아래에는 바로 우리의 이어도가 있다. 그렇다면 이어도는 어떤 곳이며, 어떻게 존재의 이유를 국내외적으로 잘 입증해야 할까. 우선 이어도는 우리 한반도에 매년 불어오는 태풍을 가장 먼저 온몸으로 막고 태풍의 진로를 상세히 알려준다. 독도가 동해를 굳건히 지키는 맏형이라면 이어도는 남해에 있는 외로운 막내쯤 되겠다. 그다음은? 사단법인 이어도연구회 고충석 이사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본다. “이어도는 옛날부터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왔던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생활의 자리이자 피안의 섬으로 우리 민족과 함께 살아 숨 쉬어온 역사적 영토입니다. 중국의 이어도 해역 영유권 주장과 그들의 관공선, 어선, 항공기, 군함 등에 의한 침범은 수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물론 일반 국민들의 관심은 여전히 미지근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더 높아진다. 독도를 매개로 한 한·일 영유권 문제에는 국회를 비롯해 정부, 사회단체, 학계, 나아가서 국민의 관심이 대단하며 언론도 일상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말한다. 애국가에서, 날씨예보를 할 때에도 독도는 늘 화면에서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어도는 어찌 보면 무지나 무시에 가까울 정도로 방치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어도는 중국과 해결하지 못한 해양경계 협상이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도는 수심 4m 아래에 있는 남북 1800m, 동서 1400m 크기의 수중 암초이며 10m 정도의 큰 파도가 쳐야 이어도 정상이 노출된다. 1900년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가 처음 수중 암초를 확인한 후 국제해도에 소코트라 록(Socotra Rock)으로 표기된 바 있다. 이후 1984년 제주대학 팀의 조사에 의해 바닷속 암초 섬의 실체가 확인됐다. 인근 수역은 조기, 민어, 갈치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황금어장이며, 중국·동남아 및 유럽으로 항해하는 주 항로가 인근을 통과하는 등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해역이다. 뿐만 아니다. 이어도 해역은 3000억 달러를 돌파한 무역대국 한국의 수출입 물량 99%가 통과하는 핵심무역 통로이다. 특히 중동의 원유를 실은 수송선들은 반드시 이 해역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생명선이나 다름없다. 또한 이어도 주변해역의 원유 매장량은 줄잡아 100억~1000억 배럴로 추정되고 있다. “이어도 주변해역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은 오랫동안 협상을 지속해 왔습니다. 이어도 해역은 중국으로부터 200해리 이내에 위치해 한·중 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중첩되는 수역이어서 중국이 틈만 나면 자국 영토라고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이어도 종합해양기지 건설과 관련해 중국은 여러 차례의 이의제기와 건설중단을 요구했지요.” 고 이사장은 이어도의 관할권을 둘러싸고 앞으로 한·중 양국의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라고 우려한다. 지난 3월에 중국 류츠구이 국가해양국장은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있는 이어도는 중국의 관할 해역’이라고 주장하면서 감시선과 항공기로 정기적인 순찰을 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미래 해양자원의 보고이자 한·중·일 해양관할권 논쟁이 예상되는 이어도는 이제 종합적인 학문 데이터의 축적과 함께 법, 제도, 문화, 역사 등 제반 분야에서 우리의 논리를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렇다면 이어도연구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해양영토문제의 갈등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대응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2007년 설립됐습니다. 현재 이어도연구회는 이어도에 대한 학문적 자료를 구축하고 있으며 2003년 건설된 종합해양과학기지를 활용해 주변 해역 관측자료를 정기적으로 산출,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연구대상은 이어도의 해양자원 발굴 및 관리방법, 법제 연구와 해양수산 정책, 이어도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 영토관리 및 국내외 홍보 등으로 정리된다. 2010년부터 연구성과를 책으로 묶어 ‘이어도연구 저널’을 펴내는 한편 이어도를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문학집, 그리고 세계인들을 위한 영문집도 발간하고 있다. 이어도 관련 국내외 정세를 세밀하게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이에 대해 그는 “이어도연구회는 2011년부터 해마다 세계 석학들을 초빙해 해양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한 지성의 힘을 모아왔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크게는 동아시아 해역의 평화정착에 기여하고 지역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탐라인들은 이어도를 항상 섬이라고 불렀으며 이와 관련된 수많은 신화와 전설, 설화가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보더라도 중국에 비해 138㎞나 한국에 가까이 있는 것은 물론 고대 이래 문화적으로도 한국의 영역 내에 있음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엄연한 우리의 영토입니다.” 지구 면적의 71%를 차지하는 해양을 활용하는 것은 국가발전의 필수요소라고 말하는 그는 “태평양으로 향하는 길목에 이어도가 있으며 우리나라는 이를 발판으로 우리의 해양활동의 영역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은의 시 ‘이어도’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이어도로 가리 땅이 스스로 넓어진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고충석 이사장은 1950년 제주 우도에서 출생했다.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행정학과에서 행정이론과 조직론을 전공해 행정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 11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5년 5월부터 2009년 4월까지 제주대 총장을 역임했다. 1992년 3월부터 2001년 9월까지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엽합 공동대표로 비정부기구(NGO)활동을 했고, 2001년 9월부터 2004년 4월까지 제주발전연구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사단법인 이어도연구회 이사장과 제주국제대 총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유고슬라비아 노동자 자치 관리제도와 조직권력’ ‘제주,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 ‘이어도 해양분쟁과 중국 민족주의’(공저) ‘대한민국 최남단 이어도’(공저) 등이 있다.
  • [공기업 특집] 근로복지공단, ‘투명사회 네트워크’로 청렴문화를

    [공기업 특집] 근로복지공단, ‘투명사회 네트워크’로 청렴문화를

    근로복지공단이 대규모 민관 거버넌스인 ‘투명사회실천네트워크’에 참여해 반부패·청렴문화 확산에 나선다. 공단은 지난 5월부터 투명사회실천네트워크 공공부문 대표 준비위원으로 적극 참여해 왔다. 투명사회실천네트워크는 2008년 반부패 거버넌스인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가 해산된 뒤 반부패·청렴문화를 확산하는 데 각계의 힘을 모으고자 6년 만에 정부와 시민사회, 직능단체 등이 모여 결성했다. 지난 3일에는 공공·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200여명이 서울역 대회의실에 모여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공공·시민사회·직능·지역 등 다양한 사회구성원이 참여해 ‘다 함께 더 맑게, 우리가 함께하면 세상이 달라집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전국적인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우선 공공기관과 지역사회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청렴·반부패 우수 평가를 받은 기관 탐방과 교류 활동, 반부패 전문교육 인력 양성, 각종 정보 교류를 위한 웹진 형태의 뉴스레터 발간 등의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재갑 이사장은 “공단은 투명사회실천네트워크 공공부문 실행위원으로 부패 척결을 위한 민관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면서 “최근 정부의 부패척결 의지에 발맞춰 민간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하고 정책 투명성을 높이는 등 공단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공단은 산재장해판정 절차 개선, 비리행위자 상시 퇴출 프로그램 도입 등 조직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74개 소속 기관과 함께 ‘청렴실천 결의 릴레이 운동’도 추진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진도 범군민 대책위 “실내체육관 비워 달라”…불안한 실종자 가족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다른 장소로 옮겨 달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진도군 시민사회단체·유관기관 60여개 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진도군 범군민대책위원회’는 26일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세월호 가족들의 임시 거처를 팽목항이나 진도 자연학습장으로 옮겨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팽목항과 전남대 진도 자연학습장은 실내체육관과는 승용차로 20여분 떨어진 곳이다. 범군민대책위원회는 “지역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실내체육관이 숙식 장소로 점유되는 것은 부적절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은 “실내체육관은 진도군의 유일한 종합체육시설로 내년 4월 개최되는 전남도민체육대회를 치르는 장소”라며 “진도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문화예술·스포츠 등 각종 행사가 연이어 취소되면서 군민들의 심리적·경제적 어려움이 크게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상징적 장소로 굳어진 실내체육관을 떠나면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해 계속 머물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에는 이 문제로 주민들과 실종자 가족 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마찰을 빚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까지 해 놓은 상태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27일 오전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선행왕 초대해 감사 나누고

    선행왕 초대해 감사 나누고

    동대문구는 26일 오후 4시 제23회 구민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지역 국회의원과 시·구의원, 자매결연지역 기관장, 사회단체 대표, 구민 등 6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청소년오케스트라 지도교사의 축하 연주를 신호탄으로 구민상 수상자의 인터뷰 영상과 자매결연지역 기관장의 축하 영상 상영, 구민상 시상,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구 관계자는 “경비 절감을 위해 규모를 줄이면서도 더 알차게 꾸미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하고 선행을 펼친 구민 13명에게 구민상을 준다. 자랑스러운 구민상 부문 대상 김승실(61)씨 및 금상 교통안전실천단 동대문지부, 어버이상 대상 김영희(50)씨 및 금상 양양임(65)씨, 효행상 대상 조순래(76)씨 및 금상 이철우(59)씨, 봉사상 대상 이천세(57)씨 및 금상 이순남(63)씨, 모범청소년상 대상 강윤호(14)군 및 금상 박지수(18)양, 장애인상 대상 김화자(55)씨, 다문화가족상 대상 짠티안다오(30·베트남) 및 금상 이정자(40·중국)씨가 주인공이다. 김승실씨는 전농1동 자원봉사캠프 회원으로 독거 어르신 밑반찬 지원, 경로당 청소 등 240시간 이상 봉사활동으로 주변에 감동을 안겼다. 지난해엔 자원봉사캠프장으로 ‘2013 희망온돌 행복한 방 만들기’사업을 벌였다. 유덕열 구청장은 “소외된 이웃과 다문화가정, 새터민 등을 이번 기념행사에 특별 초청해 구민으로서의 자긍심을 한껏 높이고 화합을 이루는 축제의 자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민변 “성매매업소 건물주 수익도 몰수… 성매매 원천봉쇄”

    최근 5년간 성매매 알선이 이뤄지는 것을 알고도 성매매 업자들에게 토지와 건물을 빌려 준 토지·건물 소유주 87명을 상대로 범죄 수익 몰수 등이 추진된다.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전국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성매매 방지팀은 다음주 초쯤 이들을 성매매 장소 제공 등 혐의로 형사고발할 방침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들이 유죄판결을 받으면 이를 근거로 수익에 대해 몰수 및 추징이 이뤄지게 된다. 성매매 업소에 대한 토지·건물 소유주들의 임대 의지를 꺾음으로써 성매매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2000년과 2002년 전북 군산시 대명동 성매매 집결지와 개복동 유흥주점 화재 참사를 계기로 제정된 성매매특별법(‘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이날 10주년을 맞았다. 전국연대 등은 이를 계기로 성매매 집결지의 토지·건물 소유주들에 대한 형사고발을 준비했다. 판결문과 사건번호 확인 등을 통해 최근 5년간 ‘성매매 알선 등 행위’로 업주가 처벌된 성매매 업소의 주소지를 일일이 파악했고, 당시의 토지·건물주 87명을 추려 냈다. 전국연대는 앞서 2007년 서울 미아리 등 전국의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 10곳의 토지·건물주를 형사고발했지만, 업소와 건물주를 특정해 고발장을 제출하진 않은 탓에 집결지 3곳의 토지·건물주 일부가 형사처벌되는 데 그쳤다. 민변 여성인권위 성매매 방지팀 팀장인 원민경 변호사는 “현행법상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도 성매매 알선 등 행위로 간주된다”며 “올 2월 대법원에서 성매매가 이뤄진 사실을 알고도 안마시술소에 건물을 임대해 준 혐의로 기소된 건물주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000만원, 추징금 2억 18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판례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7년 전에는 형사고발 대상이 집결지 10곳의 토지·건물주로 막연했지만, 이번에는 유흥업소와 안마시술소 등도 포함시켰고 토지·건물주도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와 전국연대에 따르면 2007년 26만여명으로 추정되던 성매매 종사자 수는 2010년 14만여명, 지난해 20만여명으로 파악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성매매 적발 시 건물주가 성매매 영업 사실을 몰랐다는 사실을 전제로 1차 경고하면서 계속 적발될 경우에만 건물주를 형사 입건하는 수사기관의 소극적인 법 집행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매매특별법에 따르면 성매매 업소에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는 성매매 알선 행위에 해당하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야 하지만 대부분 성매매 업주 처벌에만 그친다. 정미례 전국연대 대표는 “토지, 건물을 성매매 업주에게 임대해 수익을 거두는 소유주들이 처벌받지 않는 한 성매매는 사라질 수 없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슈&이슈] 마산 vs 진해, 갈등·분열의 불씨 된 야구장… 화합 묘수 찾을까

    [이슈&이슈] 마산 vs 진해, 갈등·분열의 불씨 된 야구장… 화합 묘수 찾을까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홈구장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경남 창원지역의 분열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전임 시장 때 진해지역으로 결정됐던 야구장 입지를 새로 취임한 안상수 시장이 마산지역으로 바꾸자 진해구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진해구민들은 잇따라 항의 집회를 열어 시장 사퇴를 요구하며 창원시로 통합되기 전의 옛 진해시로 되돌아가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해 출신 시의원들이 10일 넘게 단식농성을 하는 가운데 마산지역 시민들은 안 시장의 결단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화합과 단합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야구장이 오락가락 행정 때문에 갈등과 분열의 불씨가 돼 버렸다. 시는 박완수 전 시장이 지난해 1월 진해구 옛 육군대학 자리로 결정했던 야구장 입지를 최근 마산종합운동장 자리로 번복했다. NC 구단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안 시장은 지난 4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NC의 진해 야구장 사용불가 입장이 확고한 상태에서 창원시는 기존 입지를 계속 고수할 수 없게 돼 NC의 입지변경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입지변경을 발표했다. 안 시장은 “NC가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연고지를 울산이나 성남, 포항 등으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명백히 밝혀 시가 입지를 진해로 고수하면 시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며 변경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창원시는 이달 초 시민 1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7.3%가 마산종합운동장 입지변경 요구에 동의했다는 조사결과도 공개했다. 안 시장은 진해구민들의 상실감을 달래기 위한 대안으로 “육군대학 터에 첨단산학연구단지 조성과 창원문성대 제2캠퍼스 유치를 조속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시는 최근 관련기관과 잇따라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야구장을 뺏긴 데 대한 진해구민들의 분노는 갈수록 끓어오르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시의회 정례회에서 진해 출신 김성일 의원은 “야구장까지 빼앗아 가고 뭐하는 짓이냐”며 안 시장에게 계란 2개를 던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 박재현 부시장을 비롯한 시 간부공무원 27명이 다음날 김 의원을 폭력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시 공무원노조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김 의원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진해구 지역 60여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진해발전추진위원회는 지난 16일 시청 앞에서 구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고 안 시장 사퇴와 야구장 입지를 진해로 되돌릴 것을 요구하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윤철웅 진해발전추진위원장은 “안 시장이 새 야구장 건립계획을 원 상태로 되돌리지 않으면 진해시를 되찾는 투쟁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해구 출신 시의원들은 지난 11일부터 시의회 앞에서 번갈아가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진해 출신 김성찬 국회의원도 “안 시장이 야구장 입지를 마산으로 바꾼 것은 진해구민을 무시하는 독선적인 행동”이라면서 “진해시 분리운동을 추진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시의회 의장을 진해구 출신 유원석 의원이 맡고 있어 앞으로 시정에 대한 의회 협조도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 의장은 야구장 입지 변경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안 시장이 의장단과 한마디 상의 없이 입지변경을 발표한 데 분노한다. 의회 협조가 없으면 시의 어떤 사업도 진척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마산지역은 안 시장의 결정을 반기고 있다. 마산지역 단체 등으로 구성된 마산야구타운조성 시민운동본부는 지난 15일 환영 성명서를 내고 진해지역의 거센 반발과 행정의 일관성 훼손 비판까지 감수하며 야구장 입지를 변경한 안 시장의 용단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NC 구단도 “마산은 야구 역사가 깊고 야구에 대한 열기도 뜨거운 곳이어서 야구장 입지로 적합하다”며 “시장과 시민에게 감사드린다”고 환영했다. 당초 시는 2010년 NC를 유치하면서 5년 이내(2016년 3월)에 2만 5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새로 짓겠다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약속했다. 이에 따라 시는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마산종합운동장, 옛 진해육군대학 부지 등 3곳을 후보지로 선정한 뒤 지난해 1월 30일 진해육군대학 부지를 최종 선정했다. 그러나 KBO와 NC 구단은 진해지역은 야구장 입지로 접근성과 흥행성이 떨어져 부적절하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양측은 시가 야구 흥행보다 창원, 마산, 진해 3개 도시가 창원시로 통합되면서 나타난 지역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치적 논리로 최악의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며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압박했다. 시는 야구장 입지 결정이 프로야구의 흥행·발전성뿐 아니라 지역균형발전 등 정책적 판단도 중요하다며 맞서다 지난 2월 NC와 협의해 보겠다고 물러섰다. 야구장 입지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공약했던 안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입지 재검토를 위한 각계 의견을 들은 끝에 박 전 시장의 결정을 번복했다. 시는 마산종합운동장 자리에 새 야구장 건립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입지 변경에 따라 타당성 조사와 정부 투·융자심사를 다시 하고 도시계획 변경 및 공유재산관리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용암 시 새야구장건립사업단장은 “마산종합운동장 건물을 허물고 새 야구장을 짓는 공사를 내년 하반기 시작해 늦어도 2018년 하반기에는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장 규모는 진해에 계획했던 야구장(2만 2000석, 국비 250억원·도비 200억원·시비 628억원 등 1078억원)과 비슷하다. 시는 요구를 들어준 만큼 NC로부터도 야구장 건립비용 협조를 얻어낼 계획이다. 프로야구 1군 2년차인 NC는 현재 마산야구장을 사용하며 리그 3위의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어 야구팬들은 가을야구를 기다리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는 현재 사용하는 마산야구장을 그대로 쓰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시는 NC구단 유치조건으로 야구장 건립을 약속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1만 3700석 규모의 마산야구장은 1982년 건립됐다. 임시 구장으로 쓰기 위해 시에서 100억원을 들여 2012, 2013, 2014년 3차례 리모델링했다. 그러나 좁고 가파른 관중석 등 구조적인 부분은 고칠 수가 없어 경기와 관람에 불편함이 많다. 야구팬들은 선수와 관중들의 안전과 수준 높은 경기, 재미있는 관람 등을 위해서는 빨리 새 야구장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떠나자, 어린왕자와 佛 문화체험

    서울 강북구가 20일 다문화가족 및 한부모 가족과 함께 경기 가평으로 ‘평등가족의 힐링여행’을 떠난다고 18일 밝혔다. 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은 아이들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 체험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여행지는 남이섬과 프랑스 테마파크 쁘띠프랑스 2곳이며, 오전 9시 강북구청에서 출발한다. 쁘띠프랑스는 한국 안의 작은 프랑스 문화마을로 불린다. 소설 ‘어린 왕자’를 테마로 프랑스의 전통 가옥, 전통 놀이, 공연 등이 재현돼 있다. 남이섬 역시 초가을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장소로 바쁜 일상을 벗어나 마음의 휴식과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구는 기대한다. 이번 여행은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사업의 하나로 진행된다. 동 주민센터 및 강북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추천받은 다문화 및 한부모 가족 60명과 여성단체연합회 회원 10여명이 참가한다. 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취약 가정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4대강 사업 훈포장 취소 논란

    4대강 사업 훈포장 취소 논란

    정부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수여한 훈포장이 취소 논란에 휩싸였다. 사회환경 단체들은 사실상 실패한 국책사업으로 규정된 만큼 서훈자들의 훈포장이 반납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훈포장 취소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17일 안전행정부 등에 따르면 전임 정부 시절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는 홍수 피해를 줄이고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등의 이유로 4대강 사업에 참여한 정부 기관과 건설업체 관계자 등에 대해 대대적인 훈포장을 추진했다. 2011년 10월부터 국토부 등의 공무원을 비롯해 공기업 직원, 대학교수, 종교계 인사 등 모두 1157명에게 훈포장이 수여됐다. 단일 국책사업에 대해서는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유치(1615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사업을 총괄한 한국수자원공사에서만 99명의 임직원에게 상이 돌아갔다. 그러나 사업비 규모가 비슷했던 경부고속철도의 5배 이르는 점 등 때문에 무차별적 훈포장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불공을 드린 승려나 4대강 사업관련 소송을 담당한 법조인 등 포상 대상자들의 자격 논란과 함께 나눠 먹기식 훈포장이라는 비난도 거셌다. 심지어 4대강 건설담합 비리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업체 임직원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포상을 추진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총 22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은 건설 담합 비리와 비자금 조성 혐의가 드러나면서 감사원도 각종 비리와 부실을 지적한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4대강 사업은 8조원의 빚에 매년 3000억원의 이자 비용까지 발생되는 실패한 사업”이라며 “공적에 대한 재심의와 훈포장 대상자들에 대한 서훈 취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건설사 담합, 정부의 방조 등이 드러난 만큼 관련자들 중에 서훈을 받은 이들에 대해서는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 관련 포상자들의 공적에 대한 취소는 물론 재심의조차 지금까지 단 한 건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 상훈법에 따르면 서훈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지거나, 포상자가 국가 안전에 관한 죄를 범한 사람으로 적대지역으로 도피한 경우, 형법·관세법·조세범 처벌법에 의해 3년 이상의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받는 경우에 훈포장이 취소된다. 4대강 사업 포상자들의 경우 서훈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지거나 징역 3년형 이상을 받는 경우에 해당한다. 서훈 공적이 거짓인지 여부는 훈포장자를 추천했던 정부 부처별 공적심사위원회에서 공적에 대해 다시 심의를 해 판단한다. 이후 안행부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서훈 취소 여부가 결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상훈법상 서훈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취소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미지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훈포장을 취소하지 않는 것은 사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실패한 사업에 기여한 것을 공적으로 삼아 훈포장을 수여했기 때문에 재심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내 고장 역사 인물 마케팅사업 애물단지 전락

    내 고장 역사 인물 마케팅사업 애물단지 전락

    경북 지방자치단체들의 무분별한 역사 인물 마케팅 사업이 예산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15일 경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까지 총 443억원을 들여 남산면 상대로 일대 부지 26만 2774㎡에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완공했다. 원효·설총·일연선사 등 경산에서 탄생한 삼성현의 역사적 업적과 일생을 기리고 문화도시로서의 경산 이미지 부각을 위해서다. 이 공원은 삼성현 유물·유적 전시실을 비롯해 공연장, 국궁장, 산책로, 광장, 다목적 운동공간 등을 갖췄다. 그러나 공원은 완공된 지 1년이 넘도록 문을 열지 못한 채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 연간 공원 유지와 관리에 예산 4억원을 쏟아붓고 있어서다. 시가 삼성현 관련 유물 및 콘텐츠 확보 등의 사전 준비 없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탓이다. 시는 연말까지 삼성현과 관련한 인물 검색과 스토리텔링, 애니메이션 등의 개발을 끝내고 내년 3월 문을 열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예천군도 지역 출신 효자 도시복(1817~1891) 등을 기리기 위한 충효테마공원 조성 사업을 벌였지만 결국 예산 낭비만 초래하고 있다. 감천면 포리 일대 부지 21만여㎡에 총 208억원으로 들여 조성, 2010년 개장했지만 방문객이 평일 30~40명, 주말 100여명에 그친다. 이 공원에는 충신 정탁(1526~1605)·효자 도시복 이야기를 비롯해 충신과 세계 충효 이야기 등 각종 체험장과 농경문화 전시실이 있다. 군은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2012년 공원 활성화와 새로운 볼거리를 위해 F-5B, F-4D 2대의 퇴역 전투기를 전시하는 꼴불견을 연출했지만 방문객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연간 운영비가 1억 8000만원에 이른다. 구미시도 2009년 구한말 항일의병장을 지낸 왕산 허위(1854~1908) 선생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39억원을 들여 선생의 고향인 임은동에 ‘왕산기념관’을 건립했고, 지난 3월에는 23억원이 투입된 조선조 성리학자인 여헌 장현광(1554~1637) 선생 기념관을 개관했지만 방문객의 발길은 뜸하다. 이런 가운데 안동시가 2016년까지 풍천면 도청 신도시 부지 3만 3000㎡에 서애 류성룡기념관을, 서후면 학봉종택 인근 2만㎡에 학봉 김성일기념관을 각각 100억원을 투입해 건립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역 사회단체 등은 특정 문중을 위한 사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북도와 영주시도 내년부터 300억원을 들여 이산면 신암리 봉화 정씨 시조 묘역 일원에 ‘삼봉 정도전 기념공원’ 조성에 나서 2017년 완공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지자체들이 단체장의 치적 쌓기와 문중, 사찰, 권력에 휘둘려 무분별한 역사 인물 재조명 사업을 벌이면서 엄청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면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전국의 많은 시·군·구가 지역 출신 종교인, 문인, 장군 등의 위대한 업적 등을 기리고 지역민의 자긍심 고취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관련 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성과를 내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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