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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가파’조직원 또 강도짓/출소 9개월만에 여성8명 돈뺏고 엽기 성폭행

    지난 96년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을 증오한다며 서울 강남의 단란주점 여주인을 납치,생매장했던 ‘막가파’ 조직원이 6년 만에 출소해 엽기적인 성폭행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북부경찰서는 20일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알게 된 부녀자를 꾀어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박모(28)씨 등 3명에 대해 특수 강도강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 등은 지난 3일 오후 9시10분쯤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이모(25)씨를 경기 안양의 한 여관으로 유인,13시간 동안 감금해 놓고 차례로 성폭행한 뒤 현금과 귀금속 등 3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6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10월 만기출소한 막가파 조직원으로,일정한 주거지없이 PC방과 여관을 전전하다 공범 함모(28)·김모(28)씨를 만나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달부터 10차례에 걸쳐 부녀자 8명을 성폭행하고 금품 200여만원을 가로챘다.경찰 관계자는 “박씨 등이 피해 여성을 마구 때리며 담뱃불로 몸을 지지고 강제로 소변을 마시게 하는 등 엽기행각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 이씨의 신고를 받고 채팅사이트의 IP를 추적,19일 오후 성남의 한 PC방에서 김씨를 검거했다.경찰은 김씨를 추궁한 끝에 서울 광진구 노유동 여관에서 부녀자를 성폭행하던 함씨를 붙잡았다.박씨는 20일 오전 1시쯤 함씨의 전화를 받고 성남의 약속장소로 나갔다가 미리 기다리던 경찰에 검거됐다. 10,20대이던 막가파 조직원 9명은 96년 10월5일 새벽 2시쯤 일제 승용차를 몰고 강남구 포이동 집으로 가던 술집 여주인 김모(당시 40세)씨를 납치,900여만원을 빼앗은 뒤 경기 화성의 염전에 생매장했다.이들은 당시 경찰에서 “돈 많은 사람은 모두 죽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두목 최모(당시 20세)씨는 이듬해 강도살인죄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아직 집행되지 않은 상태다.부두목 박모(27)·행동대장 정모(27)씨 등 두명은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중이다.박씨 등 나머지 조직원 6명은 출소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7월의 독립운동가 채기중 선생

    국가보훈처는 1일 항일 무장 독립운동가인 소몽 채기중(사진·1873∼1921) 선생을 7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발표했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1913년 풍기 광복단을 조직해 영·호남 부호들을 대상으로 독립군 양성을 위한 군자금 모집활동을 전개했다.이후 대한광복단 경상도지부 책임을 맡아 회원과 군자금 모집 활동에 전력을 기울여 대한광복단을 전국적인 조직으로 키웠으며 주요 인물들을 단원으로 가입시켰다. 또 자금지원 약속을 어긴 경북 칠곡의 한 친일 부호를 직접 처단하고 거사의 대의를 밝힌 경고문을 남겨 친일세력에 경각심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박상진,김한종 선생들과 함께 일경에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고 1921년 7월 9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정부는 선생의 공적을 기려 1963년 독립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관련 자료와 사진이 7월 한달간 독립기념관과 서대문 형무소에서 전시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길섶에서] 배신의 계절

    기독교 역사에서 영원히 씻지 못할 오명을 남긴 두 사람이 있다.한 사람은 예수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본디오 빌라도다.로마에서 파견한 이스라엘 총독이던 그의 이름은 전세계 기독교도들이 암송하는 사도신경에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라고 적시돼 있다.또 한 사람은 예수의 제자 가롯 유다이다.3년동안 예수를 따라 다니며 가르침을 받았던 그는 은 삼십냥에 스승을 본디오 빌라도에게 팔아 넘긴 배은망덕의 대명사로 기억되고 있다. 장미가 한창 붉은 색을 뽐내며 오가는 이들을 유혹한다.장미가 아름답기에 꺾어 보았더니 가시만 있고,우정이 좋다기에 해보니 배반만이 있다고 하던가.이른바 ‘배반의 장미’론이다. 너 나 없이 이익은 영원하고 쪽팔림은 순간이라며 달면 삼키고,쓰면 뱉는 세상이다.유다의 교훈은 나 몰라라 한다.오히려 예수의 제자도 배반하는데 나쯤이야 하는 배짱이 기승을 부린다.대통령마저 배신 당하면 어쩌나 걱정한다고 토로한다.바야흐로 배신의 계절 성공한 기회주의자보다 역사 앞에 당당한 ‘바보’가 보고 싶다. 김인철 논설위원
  • 癌 알면 알수록 커지는 희망 조기발견땐 87.8% 완치

    ‘암(癌)중모색’은 희망이다.무서운 암이지만 아는 만큼 이긴다. 해마다 암으로 진단받는 환자는 약 10만 여명.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대부분 암 진단을 받으면 이를 ‘사형 선고’로 여긴다.암은 무섭지만 현대의학도 가만 있지는 않고 있다.조기에 발견하면 87.8%가 5년 이상 생존,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다.심지어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폐암도 초기에 치료받으면 63%가 완치된다. 대한암학회가 암 극복의 희망을 찾기 위해 올해부터 춘계학술대회 기간인 6월 둘째주를 암주간으로 정하고,대국민 홍보활동에 나선다.그와 함께 암의 진단과 치료,예방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일반인들의 암 극복을 도울 계획이다. ●최근 10년새 사망률 1.5배 늘어 국내에서 4명 중 1명의 환자가 사망하는 암은 최근 10년간 1.5배나 사망률이 증가했다.암으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손실액도 19조원으로 GDP의 3.6%나 된다. 지난 2001년 1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진단된 악성종양 9만 1944건중 남자가 56.3%로 여자 43.7%보다 10.0%포인트 높았다.높은 흡연율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작업장 유해환경,불규칙한 식생활과 잘못된 음주문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나이별 암 발생률은 60∼64세 15%,65∼69세 13.8%,55∼59세 12.4%,70∼74세 10.3% 순이다.55세 이후 급속하게 암 발생률이 높아져 이때부터 암 정기검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발생 부위별로는 위 20.3%,기관지·폐 11.9%,간·담관 11.8%,대장 10.5%,유방 7.1%,자궁경부 4.4% 순이다.여전히 위암 발생률이 높다.맵고 짠 음식,불에 태운 생선과 고기가 주 요인이며,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은 것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대장암의 증가도 주목된다.서구식 식생활 유입과 고령인구의 증가가 원인이다. 성별로는 남자의 경우 위암(24%),폐암(16%),간암(16%),대장암(10.5%),방광암(3.4%),전립선암(2.8%),식도암(2.7%) 순이었는데 이중 대장·전립선암을 제외한 다른 암의 공통적인 발병 원인으로 흡연과 음주가 꼽힌다.여자는 유방암(16.1%),위암(15.3%),대장암(10.5%),자궁경부암(10.1%),갑상선암(8.3%),폐암(6.6%),간암(6.5%) 순이었다.이중 유방암의 뚜렷한 증가는 독신,모유수유 기피,비만과 운동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폐암의 경우 7대 도시 60∼64세 환자가 18.3%로 가장 많은 데 비해 기타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은 65∼69세가 가장 많았다.공해,작업장 유해환경,스트레스,비만,운동부족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의 사망률 1위,폐암 폐암의 경우 발생률은 2위지만,사망률은 1위였다.완치가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서다.조직학적 분류로는 편평세포암이 전체 폐암의 33.1%,선암이 26.5%로 전체 폐암의 증가와 함께 선암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서구적 발생 패턴을 보였다.선암은 흡연이 중요한 발암 인자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전체 환자중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경우는 47.2%에 불과했으며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아예 암 발병 사실을 모른 경우도 40.9%나 됐다. 대한암학회 박찬일(서울대 의대 교수) 이사장은 “한국인의 암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 ‘암은 곧 죽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나 최근 선진 외국에서는 ‘암은 더불어 살 수 있는 병’이라는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런 인식 전환과 함께 암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홍보는 물론 조기검진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
  • “공초 자유정신 내 문학과 상통”/ 대한매일 제정 제11회 공초문학상 수상 김지하 시인

    공초문학상 수상작 ‘절,그 언저리’가 표제시로 수록된 수묵시화집은 시인으로 되돌아온 김지하(62)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작품이다. 지난해 시인이 사상의 숲에 젖어있다가 8년 만에 시집 ‘화개’를 들고 나오자 문단은 대산·만해문학상 등으로 반겼다.홀로 복잡한 사유의 강을 훌쩍 건너가 ‘시인’으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세인의 우려를 말끔히 가시게 했다.‘공초 문학상’에는 그에게 시인으로서 세상을 위해 더 노래해 달라는 당부의 뜻이 담겼다. “공초 선생은 세속에 얽매이지 않고 훨훨 날아다니며 정신의 자유를 추구한 비범한 분이었습니다.그의 시는 허무에서 역설적인 힘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노래한 것이어서 제 생각이랑 맥이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김 시인은 고교시절 고궁에서 열렸던 어느 백일장에 참가했다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하신 빡빡머리의 공초 선생을 본 기억담을 전해주며 “평생 자기를 바치듯 살다 간 공초의 삶은 제가 최근 소망하는 ‘모시는 태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그런 분의 시정신을 기리는 상을 받게 됐으니 고맙고 좀더 ‘모심’의 마음으로 시를 쓰라는 격려의 뜻으로 알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수묵시화집 ‘절,그 언저리’는 2001년부터 2년동안 절을 순례하면서 쓴 34편의 시에 수묵화를 덧붙인 것.개인적으로도 사상의 무게에 눌렸던 그에게 다시 ‘시의 소리’를 냈다는 확신을 준 작품집이다. “‘중심의 괴로움’이후 8년 동안 시를 못 쓰다 지난해 ‘화개’로 입을 열었지요.사실은 그동안 시를 안 쓴 게 아니라 매일 썼습니다.그런데 매일 2∼3줄만 쓰면 여백이 허옇게 텅 비었습니다.그렇게 빛만 남아서는 시가 안 됩니다.어두움도 있어야 합니다.그래서 절을 다니며 순간순간의 느낌을 휙휙 갈긴 것이 이번에 낸 ‘절,그 언저리’입니다.마음에 차지 않는 작품도 있지만 ‘삶의 소리’가 돌아와 개인적으로 무척 기쁜 시집입니다.” 수식어를 붙이는 게 번잡할 정도로 김지하 시인은 늘 세상의 중심에 있었다.70년 ‘사상계’에 시 ‘오적’을 발표하여 반독재 투쟁의 선봉이 된 뒤 민청학련을 배후조종한 혐의로 사형을 언도받았다.유신시대를 “죽음”이라 노래하고(시 ‘1974년 1월’),“타는 목마름으로/민주주의여 만세”를 외치면서(‘타는 목마름으로’) 70년대와 80년대를 투쟁과 감옥생활로 보냈다.세계 각국 지성인들의 구명운동으로 출옥한 뒤에는 사상가로서 개벽·동학·율려·생명운동 등을 천착하고 유불선의 통합을 모색하는 시기를 거쳐,민족주의와 세계 보편적 사상의 통합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박수를 받건,손가락질을 받건,늘 ‘중심’에 있었다. 늘 앞서간 길이어서 평탄하지 않았다.남보다 세상을 먼저 보고 맞이하려 했기에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그 모습은 길고 긴 겨울을 참은 뒤 막바지 추위가 절정에 이르는 2월에 첫 꽃을 피우며 봄을 알리는 ‘꽃의 예언자’ 매화를 닮았다.정서적으로 친화력을 느껴서인지는 몰라도 그는 최근 매화를 배우는 데 푹 빠져있다.(인터뷰를 한 18일 아침에도 매화 그림이 잘 되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수상작 ‘절,그 언저리’에는 시인의 사상 탐험이 고스란히 들어있다.“절,/그 언저리 무언가/내 삶이/있다”고 운을 뗀 시인은 자신의 삶을 “쓸쓸한 익살/달마 안에”(불교)서 찾거나,“외로운 예언을 하는 한매(寒梅)”나 “서너 촉 풍란(風蘭)”(유교)에서 그리기도 한다.이윽고 시인은 “세 거룩한 빛과 일곱별”과 “살풋 숨어있는 풍류”(선도)를 발견한다.그러나 그의 자화상은 ‘절 언저리’에 있다.창대한 숲을 떠올리는 사유의 체계를 산책했지만 늘 그의 마음은 세상을 걱정하고 있기에 절 속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는지 모른다. “절에 가면 내가 숨쉬고 살 곳이 있습니다.그곳엔 불교(대웅전)라는 세계적 종교가 가진 보편성과 환인신화(환웅전·칠성각)라는 민족적 요소가 습합되어 있습니다.이 기가 막힌 결합에서 ‘뭔가’가 나오지요.” 그는 기독교·유교·주역의 숲을 보여준 뒤 들뢰즈와 가타리 등 현대 철학자의 이론으로 돌아오는 등 동서고금의 사상을 비교 분석하면서 불교와 선도의 통합에 대해 역설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빽빽한 숲을 연상케 하는 복잡한 사유체계를 듣다가,동서고금의 철학 미학 종교 문학을 아우르려는 그 창대한 숲을 가로지르는 공통의 정신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마디로 ‘모심’(侍)이라고 할 수 있어요.사람과 사람,사람과 뭇 생명,사람과 자기 안에 있는 신령한 마음,심지어 컴퓨터 같은 기계와 인간의 관계도 모시는 태도가 있어야 합니다.한때 합리적 사유 이른바 운동권의 논리를 중요시한 적이 있는데 이는 세상에 좋은 영향만이 아니라 나쁜 흔적도 남겼지요.윤리적 태도의 모자람이나 폭력성 같은 것인데 그동안 싸우느라 잊었던 내면적인 평화,모심을 회복해야 합니다.” ‘모심’의 사상을 강조하면서 마지막 꿈도 그것을 주제로 한 시적인 산문 ‘모심’(그가 미리 정해놓은 제목)을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얌전하고 알기 쉬운 글로만 채운 뒤 마지막 가는 길에 세상에 드리고 싶다.”며 “그 뒤 시골로 훌훌 내려가겠다”고 말했다.누가 뭐래도 문사철에 능한 전통적 의미의 ‘시인’일 수밖에 없는 그는 세상에 대해 갈수록 자신을 낮추고 있다.‘절,그 언저리’에서. 이종수 기자 vielee@ ■심사평 ‘황톳길’(1969)로 등단한 이후 김지하의 시력(詩歷) 34년은그 어느 영혼의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고 사상사의 나침반에 시혼을 내맡긴 채 표류하는 미학적 항해사였다. 출항 때의 저 뜨거운 열정과 불굴의 투지로 다져진 저항시들이 받았던 지지와 갈채와 성원은 세계문학사상 희귀한 혁명시의 성공사례였다.그는 언어의 마술사로 군부독재에 단독자로 맞서,민주주의를 타는 목마름으로 견인해냈다.유신통치가 끝나는 지점에서 김지하 시인은 ‘저항시인’에서 ‘사상시인’으로의 변신을 시도했으며,이후 오늘까지도 그의 지적 편력의 허기증은 지속되고 있다.그는 변혁의 사상사적 원동력을 토착적인 민중신앙에서 탐구하면서 밥,생명사상,율려(律呂)사상 등등을 창출,전개해 왔다.그는 저항시를 뒤로 자리바꿈시키고도 끊임없이 변혁(개벽)에의 이상을 포기하지 않고 세계사와 민족사를 응시하면서 간헐적인 발언으로 사회적인 관심을 유도해 냈다.그의 행동과 작품은 당대의 민중이 원하든 않든 상관없이 어떤 식으로든 파장을 일으키게 되어있다.설사 반역사적인 발언일지라도 그에 대한 비판 여론이 야기되어 역사적인 진보에 도움을 주는 역기능까지 가진 이 미묘한 시인의 역할은 다른 누구로도 대신할 수 없는 바로 김지하 시인의 몫이다. ‘절,그 언저리’는 시인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슬픔의 정치학”인 ‘화개’에 이은 “새로운 문화정치학의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인 방향전환의 시도이다.절에 가서도 절의 모습을 못 찾는 이 시인의 처절한 궁극적인 시대정신의 갈구 자세가 바로 이 시집을 이루고 있다.어쩌면 김지하의 긴 항해 앞에 곧 새 미학적 항구가 보일 듯한 예감이 든다.아마 그것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평범한 ‘시경(詩經)’의 세계로의 귀환일지 모른다. ●심사위원 임헌영(문학평론가) ‘절,그 언저리’ 절, 그 언저리 무언가 내 삶이 있다 쓸쓸한 익살 달마(達摩) 안에 한매(寒梅)의 외로운 예언 앞에 바람의 항구 서너 촉 풍란(風蘭) 곁에도 있다 맨끝엔 반드시 세 거룩한 빛과 일곱별 풍류가 살풋 숨어 있다 깊숙이 빛 우러러 절하며. ■김지하(본명 金英一)연보 ▲41년 전남 목포 출생 ▲59년 서울대 미학과 입학 ▲63년 필명 지하(芝河)로 시 ‘저녁이야기’ 발표 ▲64년 대일굴욕외교 반대투쟁으로 4개월간 투옥 ▲69년 ‘시인’지에 ‘황톳길’‘녹두꽃’등으로 등단 ▲70년 ‘사상계’에 담시 ‘오적’ 발표,첫 시집 ‘황토’ 간행 ▲73년 소설가 박경리의 외동딸 김영주와 결혼 ▲74년 ‘민청학련사건’ 배후조종 혐의로 사형선고 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 ▲75년 3월 출옥 한달뒤 재구속,옥중에서 ‘로터스 특별상’수상 ▲80년 12월 석방 ▲시선집 ‘타는 목마름으로’(82년),이야기모음집 ‘밥’(84년),‘남녘땅 뱃노래’(85년),시집 ‘애린’(86년),‘검은 산 하얀 방’(86년),‘화개’(2002년) ‘김지하전집’(2002년)‘김지하의 화두’(2002년) 수묵시화집 ‘절,그 언저리’(2003년) 등 출간
  • 기고 / ‘겸손’이 사라진 시대

    유학에서 돌아와 내가 받은 가장 큰 충격 중의 하나는 과거 주위에 흔하던 ‘겸손’이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TV에 나오는 연예인을 위시한 각종 사람들이 어색해 하지도 않으면서 한결같이 자기자랑에 익숙해 있는 것은 꽤나 놀랄 일이었다. “이렇게 유명해지니 나로서는 불편한 점도 많습니다.”“나도 알려진 공인이지만 사생활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좀 알아주었으면 해요.”“뭐니뭐니해도 (나처럼)얼굴이 좀 반반해야 대접을 받는 것 아닙니까?” 이제는 그들의 막무가내 자화자찬에 어지간히 익숙해져 그러려니 한다. 과거에는 대(大)법관이라고 하지 않고 대법원 판사라고 했다.언제부턴가 언론에서는 대(大)기자가 생겼다.또 요사이는 대(大)PD도 있다.공정한 판결로써 소임을 다하는 것이고,정론직필이면 그만일 것 같고,그리고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으로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으니 딱하다.미구에 대학에 대(大)교수가 탄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다들 허상과 미망 위에 군림하려는 기고만장함밖으로는 보이지 않는다.정말 왜들 이러는가. 최근에는 한 철학자가 대통령을 면담하고 나서 어느 신문에 대통령을 극찬하는 장광설을 늘어놓아 화제가 되었다.신문지상의 인터뷰기사 치고는 개인의 감정표현이 너무 절제되지 못했다는 점 외에도,그의 판단이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지상절대명제인 것처럼 늘어놓아 독선으로 비친다. “노대통령이 첫 인터뷰 대상으로 나와 같은 부담스러운 상대를 선택하다니”“나의 세대의 엘리트임을 자처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무현 인식론이 본질적으로 축적된 시대적 편견에 사로잡힌 결과라는”“시정잡배들의 쇄설에 괘념치 마시고 대상을 집하는 성군이 되시옵소서.”따위는 지나치다. 국가가 숭배하는 종교를 거부하는 불경을 저지르고 젊은이들을 정신적으로 타락시키는 일을 일삼는다는 부당한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2300년 전 그리스의 소크라테스는 가능한 망명길을 굳이 거부하였다.그를 키워준 아테네와 그 법의 절차에 최후까지 순명하고자 하였던 것이다.비장한 인간적 금욕이자 겸손이다. 2세기의 단정한 스토아 철학자 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는 친절하고 겸손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 세상에 왔고 그래서 친절하고 겸손하게 행위함으로써 그 의무를 다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그런데 그는 다름아닌 무소불위의 대로마제국 황제였다.1921년 북경대학에 머무른 영국의 러셀은 서양사회가 잃어버린 겸손(understatement)이라는 소중한 덕목을 동양사회는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데 큰 감명을 받았다. 세기의 사상가가 부러워 격찬한 그 겸손을 정작 우리가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다.세대에 걸쳐서 이 땅에 오래 살아온 언더우드 집안의 한 후손이,물질적으로는 지금 많이 풍요해졌으나 그에 반해 과거 소박하고 친절하던,그래서 좋았던,한국인정은 날로 사나워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술회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많은 외국관광객들이 한국인은 불친절하다고 한다.외국노동자들은 우리의 눈빛이 무섭다고도 한다.그래도 우리 선배들은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는 자연의 질서를 본받아 자칫 자만과 방종에 빠지기 쉬운 인간본성을 부단히 질책하고 경계하지 않았던가. 희랍의 성인 소크라테스도,로마의 현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우리시대의 큰 스승인 러셀도 자기겸손을 지키려고 애썼다.그리고 반도를 살다간 우리 선인들도 겸손지덕을 배우려 쉼없이 노력하였다.이제 우리는 언행에 있어서 아무쪼록 삼가고 성찰하고 절제하여야 할 것이다.잃어버린 겸손을 회복하자. 황필홍 단국대교수 명예논설위원
  • 국제 플러스 / 中“사스 고의전파땐 사형”

    |베이징 외신|중국 정부는 15일 고의로 사스를 퍼뜨리는 자에 대한 형사처벌 방침을 발표하며 최악의 경우 사형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국 고등법원에 따르면 당국의 격리수용 조치를 어길 경우 최고 7년형의 징역을,고의로 사스를 옮긴 사실이 확인되면 10년 이상의 징역에서 사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하지만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불필요하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이날 하루 중국에서는 전국적으로 52명의 사스환자가 추가로 발생,지난달 20일 이후 가장 낮은 감염률을 나타냈다.
  • 알카에다 소행 연쇄 테러 / 사우디이어 예멘·알제리서도 잇따라 발생

    |사나(예멘)·알제 AFP 연합|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예멘·알제리 등 북부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알카에다 또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잇따라 발생,긴장이 고조되고 있다.예멘의 한 법정에서 14일 현지인에 의한 폭탄테러가 발생,판사 1명을 포함해 상당수가 다쳤다고 현지 보안소식통들이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소식통들은 이날 오후 2시50분(한국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남쪽으로 200㎞ 떨어진 지블라지역의 법정에서 폭탄이 폭발했다고 전했다.폭탄테러가 일어난 법원은 지난해 발생한 미국인 선교사 피살사건과 관련해 알카에다 요원 1명에 대해 사형선고가 내려졌던 곳이다. 경찰은 법원 마당에서 권총을 갖고 있던 범인을 체포,법정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미국인 선교사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알카에다 요원 아베드 압둘 라자크 카멜(30)은 지난 10일 이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사형을 선고한 판사는 히잠이 아니었다. 한편 알제리군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납치돼 2개월여간 인질로 잡혀 있다가 풀려난 17명의 유럽 관광객 납치사건이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제리 이슬람 과격단체의 소행이라고 15일 밝혔다. 알제리군은 외국인 관광객 납치사건이 ‘포교와 전투를 위한 살라피스트 그룹(SGCC)’의 소행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제리 관영 APS통신이 보도했다.
  • 사스, 中 행정개혁 촉진제 되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태풍이 중국의 관료사회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무책임과 ‘만만디’의 대명사였던 중국의 관료들이 사스 파문을 계기로 대대적인 처벌을 받으면서 인민에 군림하지 않는 ‘선진 행정’으로 변모될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한달 사이에 사스 재해로 처벌을 받은 관료들은 24개 성·시에서 120여명에 달했다.중국 언론들은 “돌발한 하나의 재해사건 때문에 관원들이 대규모로 처벌받은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라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허베이(河北)성 줘저우(琢州)시위원회 부서기 왕톈친(王天琴)의 경우 4월 초에 발생한 사스 환자를 방치한 책임을 지웠다.후난(湖南)성 창더(常德)시 부비서장 펑멍슝(彭孟雄)은 5시간 동안 사적 업무로 자리를 비우고 음주를 했다는 이유로 직무정지를 당했다. 일련의 상황 전개는 사스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각급 간부들은 인민의 건강과 생명 안전을 첫자리에 놓아야 한다.”는 엄중한 지시 때문이다. 중국 관측통들은 “4세대 지도자 반열에 오른 후 주석이 사스를 계기로 중국 관료들의 무책임과 부정부패에 대해 대대적 메스를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사스 와중에 윈난(雲南)성 전(前) 성장인 리자팅(李嘉廷) 등 3명의 고위관리에게 뇌물 수수죄를 적용,사형·무기징역 등의 중형을 선고한 것도 이런 시각과 무관치 않다.베이징에서는 사스 파문이 가라 앉으면 일종의 세대교체를 겸해 구 관료들에 대해 일대 숙청 바람이 불 것이란 소문도 나돈다. oilman@
  • [길섶에서] 용 서

    세상사 용서만큼 어려운 일은 없으리라.미움으로 용서하지 못하는 경쟁자를 둔 한 상인에게 천사가 나타나 소원을 물었다. 그의 경쟁자는 자신이 이루는 소원의 두배를 얻게 된다는 조건에서였다.상인은 곰곰 생각하다 “내 한쪽 눈을 멀게 해 주십시오.”라고 했단다. 영국의 유명한 웰링턴 장군에겐 탈영을 밥먹듯 하던 부하가 있었다. 아무리 버릇을 고쳐주려 해도 안 되자 사형선고를 내리는데,보좌관이 나선다.“장군님이 시도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용서하는 일입니다.” 탈영병은 장군의 무조건적 용서 덕분에 용맹스러운 병사로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한 부락에서는 세계 유일의 ‘용서 의식’이 전해져 오고 있다고 한다.날씨 좋은 날을 택해 실시되는 이 행사는 어떤 잘못이라도 용서해주고 용서 받는다는 것이다.용서의 아름다운 결과를 알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용서를 하면 행복해진다고 했다. 남을 용서하는 것은 남을 경영하는 것이다.사랑하듯 용서하자. 이건영 논설위원
  • 말말말˙˙˙

    민주당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사형이 집행됐다. -민주당 임종석 의원,25일 민주당 ‘열린개혁 포럼’에서 개혁세력의 총결집을 통한 신당 창당이 시급하다며.
  • 유엔제재 따른 이라크 실태/ 식량난 극심… 어린이 30% 영양실조

    이라크는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10년 이상 유엔의 군사 및 경제제재를 받아 왔다.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유엔 안보리는 90년 8월 이라크 제재조치에 대한 첫 결의안을 통과시킨 이후 7차례에 걸쳐 결의안을 채택,제재조치의 강도를 높여 나갔다. ▲식품·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상품 및 물자의 금수조치 ▲이라크 해상과 항공 봉쇄 ▲해외에 있는 모든 이라크 자산 동결 ▲쿠르드 반군 거점인 이라크 북부지역과 시아파 이슬람반군 근거지인 남부지역에 이라크 ‘비행금지구역’ 선포 등이 걸프전 이후 지금까지 시행된 이라크 제재의 주요 내용이다. 특히 전면적인 교역 금지는 식량의 75%를 수입에 의존했던 이라크에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조치였다.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 어린이의 25% 정도가 저체중아로 태어나고 5세 미만 어린이의 약 30%가 영양실조에 시달릴 만큼 식량난이 심각하다.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영양실조,탈수,곱사 등의 질병으로 사망하는 어린이도 매달 수천명에 이른다.또한 콜레라와 소아마비가 만연하고 있다.이라크는 지난 2000년 경제제재로 인한 사망자가 129만 5000여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52만명이 5살 이하의 어린이라고 밝힌 바 있다.유니세프도 이라크의 유아사망률이 10년 전에 비해 2배로 증가했다며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면 10년 동안 최소 50만명의 어린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모든 경제활동을 제한한 조치로 이라크는 20년이라는 시간을 잃게 됐다.이라크 주요 도시의 사회기반시설들은 70∼80년대 그대로다.고속도로 등 대규모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관리부실로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식수와 전력공급 상황도 열악한 형편이다.또 이라크로의 직항로가 폐쇄돼 인접국 요르단 암만에서 바그다드를 가는 데도 10시간 이상이 걸린다. 결국 유엔제재로 죄없는 이라크 국민들만 후세인 정권의 폭정과 경제고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그동안 국제인권단체 등은 비인도적 조치라며 제재 완화 혹은 폐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이같은 비난으로 유엔은 지난 96년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의약품 구입을 위한 석유수출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석유식량계획’을 도입하기도 했다.하지만 미국이 이라크 무장해제를 명목으로 강경입장을 고수,제재조치 완화를 위한 논의는 번번히 무산됐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인혁당 사건’ 영화 만든다/ ‘JSA’ 박찬욱 감독 메가폰

    유신시절인 1974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영화로 재조명된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유명한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박 감독은 ‘인혁당 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사건 관련자의 도움으로 지난해부터 자료조사와 기획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건 당시 고문조작설을 제기,관련자 구명운동을 펴다 군사정권에 의해 강제추방됐던 제임스 시노트(74·한국명 진필세) 신부가 현재 국내에 체류하며 구체적인 상황을 증언하는 등 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한 관계자는 “박 감독이 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데다 오래 전부터 인혁당 사건을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면서 “현재 촬영 중인 ‘OLD BOY’가 마무리되는 대로 실무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74년 정부가 도예종씨 등 23명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민청학련을 배후 조종,정부 전복을 기도했다고 발표한 것.다음해 4월 대법원에서 8명이 사형선고를 받았고,20시간 만에 가족도 모르게 사형이 집행됐다. 지난해 9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유신정권에 의한 사건 조작 가능성을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앨런 파커 감독의 ‘데이비드 게일’ 사형제에 대한 항변

    스릴러라는 장르에 정치적 메시지를 온전히 담기 위해서는 특별한 솜씨가 필요하다.‘미드나잇 익스프레스’‘버디’‘페임’ 등의 대표작을 자랑하는 앨런 파커(59) 감독이,모처럼 내놓은 신작에서 그 솜씨를 유감없이 펼쳤다.올해 베를린 영화제에 출품된 덕에 국내팬들이 한껏 기대를 품고 있을 ‘데이비드 게일’(The Life of David Gale·21일 개봉).한 사형수의 억울한 죽음을 통해 사형제도의 불합리성을 웅변하는 영화는,논픽션으로 착각할 만큼 현실감각이 뛰어나다. 제목은 사형수 주인공인 케빈 스페이시의 극중 이름.강간살인범 게일은 사형을 며칠 앞두고 잡지사 여기자 빗시(케이트 윈슬렛)에게 독점 인터뷰를 자청한다.빗시와 사흘동안 면회를 하면서 게일은 자신이 살인범으로 몰린 사연을 들려준다.처음엔 반신반의하던 빗시는 점점 게일이 억울하게 음모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감지한다.하지만 사형까지 남은 시간은 단 사흘뿐. 영화는 두사람의 인터뷰 얼개를 빌려 게일이 사형을 선고받기까지의 과정을 재구성해 보여준다.죽음을 앞둔 한 인간의절박한 이야기는 시작부터 담담한 회고담 형식과는 거리가 멀다.매사에 자신감 넘치는 젊은 철학교수 게일은 사형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단체 ‘데스워치’의 맹렬회원.그런데 귀찮게 쫓아다니던 여학생의 유혹에 넘어가는 바람에 인생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꼬인다.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풀려나지만 학자로서의 명성과 가족을 송두리째 잃고 만다. 사형제도 반대론자인 감독은 자신의 ‘정치적’노선으로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최대한 오락성을 살리려 했다.스릴러 장르를 빌린 것도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오락적 장치를 대입하려는 복안인 셈.예기치 못한 불행에 허우적대는 한 남자의 삶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던 영화는,아들이 보고 싶어 아내에게 매달리는 부정(父情)을 부각시켜 어느새 스크린을 달궈놓기도 한다. 게일에게 동정이 쏠리기 시작하는 건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게일이 유일한 의지처이자 데스워치의 여자 동료인 콘스탄스(로라 리니)를 강간살해했다는 혐의를 받는 즈음이다.누군가의 음모에 억울하게 휘말렸다고 확신한 빗시는 분초를 다투며 단서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재기하려 몸부림치던 게일이 끝내 사형수로 몰릴 수밖에 없었던 ‘진실’은 종결 자막이 올라가기 직전 몇차례 반전을 거듭하며 깜짝쇼처럼 껍질을 벗는다.복선과 반전으로 실화인양 아귀를 맞춰가는 시나리오가 놀랍도록 규모있다. 반전을 귀띔할 힌트.드라마는,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사람들의 음모와 배신에 관한 후일담이라는 것.시시각각 타락해가는 인간성을 투사해낸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다. 황수정기자 sjh@
  • ‘한국판 OJ심슨’ 결국 무죄/대법 “치과의사 모녀피살 남편범행 증거 없다”

    *사형­무죄­원심파기 8년공방 종결 대법원과 고법이 ‘핑퐁 판결’을 벌였던 ‘한국판 OJ심슨 사건’의 피고인이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서울 불광동 ‘치과의사 모녀 살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던 이도행(李都行·41)씨는 8년여간의 법정공방 끝에 26일 무죄를 선고받고 누명을 벗었다.대법원 1부(주심 徐晟 대법관)는 이날 아내와 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씨에 대한 검찰의 재상고를 기각,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직접 증거가 없고,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간접증거인 피해자들의 사망시간에 관한 증거의 증명력이 환송 뒤 원심에서 새로 조사된 스위스 법의학자의 증언이나 화재 재현실험 결과 등에 의해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쟁점이었던 ‘사망추정시간’과 ‘지연화재’에 대한 변호인측의 주장을 수용했다.이씨는 95년 6월 집을 나서기 직전 아내와 딸을 살해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사체를 욕조에 집어넣고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변호인측은 직접증거가 없다며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법원 역시 1심은 유죄,2심은 무죄로 엇갈렸다.지난 98년 대법원은 ‘사실심리 부족’을 이유로 유죄취지로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에서 재개된 공판에서 공방은 계속됐다.쟁점은 사건 당일 이씨의 출근시간은 오전 7시인데 불이 처음 목격된 것은 오전 8시50분쯤이었다는 것.검찰은 이씨가 외과의사로서 사체 등에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사체를 욕조에 넣은 것은 사망시간 추정을 방해하기 위한 행동이고 밀폐된 안방 장롱에 불을 지른 것은 산소부족으로 불이 서서히 타도록 했다고 주장했다.입증을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까지 동원했다. 변호인측은 피해자들이 7시 전에 사망했다고 단정지을 근거가 없다는 스위스 법의학자의 진술을 이끌어냈다.또 2000만원을 들여 화재모의실험까지 실시,밀폐된 공간이라 해도 불을 지른 뒤 연기가 발생하는 데는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반박했다.서울고법은 2001년 2월 변호인측 주장을 받아들여 다시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 역시 고법의 판단을 받아들였다.변호를 맡았던 김형태(金亨泰) 변호사는 수사기관과 법의학자들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
  • DJ, 5년만에 자연인으로 “태산같은 국민 은혜에 감사”

    김대중 대통령이 25일부터 ‘자연인’으로 돌아간다.5년 임기 마지막날인 24일에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을 시작으로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김 대통령은 파란만장한 40년의 정치역정과 5년간 최고통치권자로서의 영광과 좌절을 뒤로 한 채 오후 동교동 사저로 돌아와 첫날밤을 보냈다. ●청와대를 떠난 김 대통령은 오후 5시15분쯤 사저에 도착,주민과 지인 500여명의 환영을 받았다.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의원을 비롯,한광옥 최고위원,권노갑 전 민주당 최고위원,김옥두·이훈평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김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 여사는 골목 입구 대로변에서 하차한 뒤 50여m를 걸어가며 환영객들의 환호와 박수에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김 대통령은 당초 사저 현관에서 짤막하게 인사말을 할 예정이었으나 환영 인파에 밀려 연설을 취소한 채 손만 흔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김 대통령은 오후 5시 청와대 본관 앞에서 김석수 총리와 전윤철·이상주 부총리,이근식 행자부장관 등 국무위원과 청와대 비서실·경호실 직원들의 영접을 받으며 청와대를 떠났다. ●김 대통령은 ‘위대한 국민에의 헌사’라는 퇴임 인사말을 통해 집권 5년간 겪은 일들을 회고하고 국민의 협조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대통령은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의 태산같은 은혜에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면서 “국민 여러분과 저의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해 국운융성의 큰 기틀을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햇볕정책은 한반도 긴장을 크게 완화시켰다.”고 전제한 뒤 “북한 핵은 단호히 반대해야 하며,핵은 반드시 포기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이어 “한·미 군사동맹은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되며 반미(反美)도,반한(反韓)도 다같이 배제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대통령은 지난 80년 신군부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던 당시를 회고하면서 “역사를 믿는 사람에게는 패배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의 목소리는 연설 내내 떨렸으며,간혹 눈시울을 붉혀 주위를 숙연케 했다. ●김 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와 본관 세종실에서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했다.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국정운영에 협조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은 회의를 마친 뒤 ‘그리운 금강산’을 합창했다.이들과 오찬을 함께 한 데 이어 기념촬영도 했다. 김 대통령은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노무현 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첸치천 중국 부총리와 만나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고위층 수뢰 처벌 솜방망이 재판실태 분석

    뇌물수수나 알선수재죄에 대해 법원이 매우 관대한 판결을 내리고 있음이 지난 5년간의 주요 사건을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뇌물은 정책 결정과정을 왜곡시켜 결국 정부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중대한 범죄다.뇌물죄는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재판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처벌이 약하면 죄의식도 약화돼 범죄가 줄어들 수 없다. ●넘쳐나는 집행유예 분석 대상으로 삼은 100명 가운데 무죄선고를 받은 5명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1명을 제외하면 법원이 재판을 통해 범죄 혐의를 인정한 사람은 94명이다.이 가운데 집행유예 이하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무려 68명(72.3%)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사람은 58명이다.특히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28명이나 돼 항소심 재판부가 더욱 관대한 판결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으로 볼 때 1심에서 실형선고를 받고 항소심에 계류 중인 10명 가운데 일부는 앞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100건의 최종 판결이 모두 확정될경우 집행유예 이하형의 선고비율은 72.3%보다 높아질 것은 확실하다.김무성 의원 등 4명은 집행유예보다 낮은 처벌인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6명은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판결 경향을 살펴보면 수뢰 사범의 경우 수뢰액 1억원을 기준으로 실형과 집행유예가 나뉘고 있었다.백남치 전 의원 등 실형 확정판결을 받은 6명은 수뢰액이 1억원을 넘었다. 반면 알선수재 사범은 금액보다는 실제로 어느 정도 공무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 다른 양형 요소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3300만원을 받은 오세응 전 의원은 ‘법원의 재판과 관련해 뇌물을 받았다.’는 등의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은 반면 4억원을 받은 황명수 전 의원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실형 선고받고도 풀려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 가운데에도 절반가량은 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문희갑 전 대구시장,신광옥 전 법무차관 등 6명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보석 결정을 받아 풀려났다.김윤환 전 의원은 불구속 기소된 뒤 실형 선고를 받았지만 법원이 법정구속을 하지않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신병 치료 등을 이유로 심완구 전 울산시장 등 2명은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났고,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은 법무부의 가석방 결정으로 형기를 채우지 않고 석방됐다.더욱이 사면복권은 이들에게 ‘면죄부’까지 안겨줬다.100명 가운데 사면복권된 사람은 모두 10명이다.강정훈 전 조달청장은 실형선고 뒤 형집행면제 특별사면을 받았고,김우석 전 내무장관 등 나머지 9명은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사면복권됐다.사면을 받으면 형기가 남아있는 사람은 풀려나게 되고 복권까지 되면 피선거권과 선거권 등 국민의 권리가 모두 회복된다. ●대상 선정 기준 및 분석 과정 98년 2월25일 김대중 대통령 취임 이후 검찰이 기소해 법원으로부터 1심 이상 재판을 받은 고위 공직자를 대상으로 했다.직업별로는 중앙부처 국장급 이상 공무원 39명,전·현직 국회의원 19명,시장급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장 25명,장성급 군인 3명,경무관 이상 경찰관 3명,수뢰죄가 적용되는 공기업의 대표와 임원 7명,김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 4명이다.이 기간 동안뇌물 범죄로 재판을 받은 판사나 검사는 없었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죄명은 수뢰,수뢰후 부정처사,사후수뢰,알선수뢰 등 공직자의 직위를 직접 이용한 뇌물 범죄를 중심으로 했다. 알선수재도 고위 공직자일수록 자신의 권력과 직분을 이용,공무와 관계된 일로 금품을 받는다는 점에서 뇌물 범죄의 범주에 포함해 분석했다. 분석 인원은 수뢰 혐의가 76명,알선수재가 24명이다. 이들의 재판 결과는 물론 사면,가석방,형집행정지 등으로 풀려난 경우까지 일일이 추적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거부,취재팀은 언론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복역중인 것으로 분류된 사람 가운데 1∼2명은 실제로는 복역을 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장택동 안동환 홍지민기자 taecks@kdaily.com ◆현행 법체계와 형량 수뢰액 5000만원 넘으면 무기 또는 10년이상 징역 공무원이 금품을 받는 행위를 규제하는 우리나라의 법률 체계는 다양하다.법정형량만으로 따진다면 외국에 비해 약한 편은 아니다. ‘수뢰’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 금품을 받는 행위다.‘알선수뢰’는 공무원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대해 알선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는 경우에 적용된다.형량은 수뢰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알선수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년 이하로 돼 있다.뇌물을 받은 뒤 그 대가로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수뢰후 부정처사’로,먼저 부정한 행위를 한 뒤 뇌물을 받은 경우에는 ‘사후수뢰’ 혐의로 처벌되며 형량은 1년 이상의 징역이다. 받은 금품의 액수가 1000만원이 넘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형량이 높아진다.수뢰액이 5000만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1000만∼5000만원 미만이면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된다. 또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사항을 알선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경우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를 적용,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부패방지법 등을 통한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으나 형법 체계와 중복된다는 이유 등으로 선언적인 조항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부패방지법 26조는 부패행위를 강요당했거나 다른 공직자의 부패행위를 알고 있는 공직자에게 즉각적인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그러나 신고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조항은 없다.국가공무원법 61조 역시 공직자에게 ‘청렴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제사범에 대한 엄한 처벌을 위해 금융기관 임직원에게 공무원과 동일한 지위를 부여,처벌할 수 있도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마련되어 있다.형량은 5년이하 징역이나 10년이하 자격정지로 정해져 있으나 특가법과 동일하게 수재 액수에 따라 가중처벌되고 최고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형이 가능하다.법무부는 잇따랐던 벤처비리에 대한 대책 가운데 하나로 3월부터 기술신용보증기금을 특경가법상 금융기관으로 간주,처벌대상에 넣는다. 조태성기자 cho1904@kdaily.com ◆새정부의 복안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재임중 반드시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지난 대선 때는 ‘부패사범 공소시효 연장’이란 공약을 내걸었다.심상명 법무장관과 강철규 부패방지위원장으로부터 ‘부패없는 사회,봉사하는 행정’이란 과제로 국정보고도 받았다. 구체적으로 노 당선자측은 형법이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의 뇌물·알선수재,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규정하고 있는 금융기관 임직원 등의 수재·배임·횡령 등 각종 부패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대폭 늘리는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예컨대 현형법에는 공무원이나 금융기관 임직원이 500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았을 경우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이를 더 늘려 재직기간중의 뇌물수수를 용납하지 않을 방침이다. 내부 고발도 활성화하기로 했다.현행 부패방지법은 내부 고발자의 경우 신분을 보장하고 최고 2억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토록 규정하고 있다.하지만 동료의 부정부패를 신고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자신의 부정부패나 자신이 연루된 부정부패의 신고에는 효과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차기 정부는 자신의 수뢰 등도 솔직히 털어놓으면 최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낮춰주는 등 내부 고발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특히 뇌물 사범들의 상당수가 법관의 감경(減輕)을 통해 형이 낮춰지는 관행을 감안,법관의 감경을 제한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일부 뇌물 사범에 대해서는 집행유예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차기정부는 근본적으로 부정부패가 설 수 없는 시스템 정착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정부가 내놓은 ‘부패없는 사회,봉사하는 행정’에는 권력집중 현상 타파와 분권화로 비리 근절,행정정보의 투명화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특정 기관이나 인사에게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면 부정부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행정정보 공개 확대와 행정절차 투명성 제고,시민 옴부즈맨제도 도입 등으로 시민참여를 활성화해 시민주도로 부패를 척결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kdaily.com ◆문제점과 개선책 법원은 뇌물 범죄의 처벌이 약한 데 대한 여러 이유를 제시하고 있지만 엄한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데 법조계와 시민단체의 의견은 일치한다.법원도 일부 집행유예제도 등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다. ●뇌물 범죄처벌 왜 약했나 판사들은 뇌물 범죄의 특성 때문에 실형보다 집행유예 등 판결을 더 자주 내리게 된다고 설명한다.뇌물죄는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전제로 한 범죄이므로 대부분 초범이고 재범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재판을 받으면서 명예가 실추돼 처벌의 효과가 있다는 점을 든다.또 뇌물을 받고도 적발되지 않은 사람이 대다수라는 현실을 감안할 때 처벌의 공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뇌물 범죄의 법정형이 너무 높아 오히려 실형을 선고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서울지법의 한 판사는 “지난 90년 법으로 뇌물범죄 처벌의 기준 액수를 정한 뒤 13년이 지나도록 개정하지 않고 있고 법정최저형이 너무 높아 단기 실형을 선고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려대 법대 김일수 교수는 “국가에 대해 봉사했고 재범 가능성이 없다는 등 정상참작 사유만 고려한다면 청렴한 공무원상을 확립하기는 요원하다.”면서 “짧은 기간이라도 뇌물 사범에 대해 실형을 살게 하는 법원의 자세가 확립된다면 공무원들이 부패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이 작량감경에다 자수감경까지 적용,형량을 4분의1로 낮춰 실형을 선고해야 할 사람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는 것을 보면 의아할 때가 많다.”고 꼬집었다. 검찰의 불충분한 수사도 뇌물 처벌이 관대해지는 요인이 된다.검찰은 “현금으로 주고받는 뇌물에 대해 명확한 물증을 잡기는 어렵다.”고 주장하지만,뇌물 공여자의 진술이나 정황 증거만으로 무거운 형을 선고하기는 부담스럽다는 것이 법원측의 입장이다.또 정치인들이 받은 금품을 이른바 ‘떡값’으로 간주,정치자금법 위반 등 형량이 낮은 다른 법률로 기소하거나 아예 불기소하는 경우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통해 뇌물 사범을 풀어주거나 명예를 회복시켜줌으로써 뇌물 범죄의 처벌 효과를 더욱 낮게 한다는 지적이다.참여연대 이재명 투명사회팀장은 “우리 사회에 뇌물 등 부패가 만연된 것은 검찰과 법원의 온정주의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면서 “사법부가 엄한 판단을 내렸더라도 정치적 고려에 의해 사면,가석방되는 현실이 처벌을 통한 부패 예방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 및 개선방향 법원에서는 뇌물 범죄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형을 세분화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대법원은 지나치게 형이 높은 특별형법의 법정형 조정과 함께 ‘일부 집행유예제도’를 도입,일부는 실형을 살게 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집행유예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한 중견 판사는 “현실적으로 뇌물 피의자에 대해 실형 선고가 쉽지 않은 만큼 집행유예를 선고하더라도 수뢰 액수의 2∼10배 정도의 벌금을 함께 부과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뇌물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뇌물 범죄의 고발 활성화와 새로운 수사 기법의 개발,재판 제도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서울대 행정대학원 김병섭 교수는 “부패신고를 통해 절감된 금액의 15%를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미국의 사례 등 내부 고발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부패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제갈융우 변호사는 “뇌물 범죄 기법이 점점 발달하는 만큼 검찰은 자백 위주의 수사에서 벗어나 감청,미행 등을 통해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학과 조국 교수는 “판결문에 양형 이유를 명시하도록 하면 판사들이 뇌물 사범을 판결할 때 좀더 부담을 느끼게 되고 양형의 객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또 ‘양형기준표’를 도입,법관들이 재판에 참고하도록 하는 것도 적정한 양형을 위한 방안으로 본다.”고 제안했다.민변 사무차장 김인회 변호사는 “검찰은 명확한 원칙을 기반으로 부패범죄를 기소하고,법원은 국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판결해야 하며,판결에 대해서는 국민이 감시하고 견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택동 조태성 홍지민기자 taecks@kdaily.com ◆외국사례 세계 각국의 ‘부패와의 전쟁’은 고위 공직자와 공무원의 부정부패 행위에 대한 엄격한 처벌에서 출발하고 있다.처벌 법규도 엄격할 뿐 아니라 집행유예나 복역 도중 가석방도 제한된다. 미국은 정부윤리법뿐만 아니라 77년 해외부패방지법까지 제정,외국 기업의 부패행위에 대한 처벌근거도 마련했다.미국 연방법원이 시행하고 있는 뇌물죄 양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초 죄급 10점,2000달러 초과 때 가중치 1점,4만달러 초과 때 5점,선거직·고위직 공무원 로비가 포함되면 8점 등 범죄행위에 대해 일일이 가중치를 부여한다.5만달러(6000만원)를 받은 고위직 공무원이 특정 로비와 관련됐을 경우 ‘10+5+8=23점’으로 징역 46∼57월 사이에서 형이 선고되며 집행유예는 불허된다.연방법원 규정상 1년 미만의 징역형에 대해서만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또 뇌물을 준 자와 받은 자 모두 동일하게 처벌하며 아예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시킬 정도로 가혹하다. 부정부패가 심각했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공무원들이 뇌물을 받지 않았더라도 부당한 이득 제공 행위까지 부패행위로 간주,처벌한다.인도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정부투자기관 종사자,대학교수 등까지 포괄적인 공직자로 규정,뇌물죄로 처벌한다.특별법관이 진행하는 재판을 통해 징역 6월이상 5년 이하에 처한다. 대만과 태국 등은 부패방지법안을 제정,뇌물 범죄에 대한 최고 형량을 사형으로 규정하고 있다.대만은 63년 제정된 부정공무원처벌법에서 최고 사형을 언도하도록 했으며 부정 축재 재산의 몰수 및 반환을 명문화했다.‘2002년 국제투명성·부패지수(CPI)’ 조사 결과,세계 5위에 오른 싱가포르는 60년 부패방지법을 제정,현금·선물 수뢰,융자혜택,직장제공,이득 제의와 약속까지도 부정부패 행위로 간주한다.부패 공무원은 최고 5년형 및 10만달러의 벌금형이 선고되며 정부계약건은 징역 7년 이상으로 뇌물수수액은 모두 몰수된다.독립된 수사기관인 부패행위조사국에 대해서는 검찰이 간섭할 수 없다.95년 4500만달러의 뇌물을 받은 정부위원회 부위원장에게는 징역 14년형의 선고와 함께 비자금 1000만달러도 모두 몰수했다.형기 도중 집행유예나 가석방도 제한돼 자살한 고위직 공무원도 드물지 않다. 일본은 국가공무원윤리법을 통해 공무원들의 소득,주식거래 내용,일정액 이상의 선물 등의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다.이해관계자가 주는 전별금과 축의금의 수령은 금지되며 선고형량과 실형률이 높아지는 추세다.뇌물 공무원에 대한 사면 역시 법치주의에 대한 부당한 폭거로 인식된다.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공동단체부패행위방지법이나 부패예방조사위원회를 설치,부정부패 공무원을 단죄한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中 한국인 마약사범 28명중 사형수 6명

    중국 공안당국에 붙잡혀 수감 중인 한국인 마약사범 가운데 6명에 대해 사형판결이 내려졌고,이 가운데 4명은 사형집행유예처분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한국인 수감자 100여명 중 28명이 마약사범이며 이 중 6명이 사형판결을 받아 4명은 2년간 사형집행유예처분을 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형판결을 받은 2명 중 한 명은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항소심에 계류 중이며 나머지 한 명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사형판결을 받았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중국 형법에 따르면 사형이 확정된 피고인은 최고인민법원의 최종 비준절차를 거쳐 집행 여부가 결정되는데,비준에서 사형집행유예 처분을 받을 경우 2년을 복역하는 동안 행형 태도에 문제가 없고 추가범죄가 드러나지 않으면 무기징역으로 감형된다. 강충식기자
  • 특별사면, 환란 주범에 국가발전 동참 기회, 사형폐지 여론 감안 사형수 감형

    국민의 정부에서 여섯번째로 단행된 특별사면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극복했다는 판단에 따라 환란(換亂)의 주범들에게 사회참여의 기회를준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주요 공직자와 공안사범들에게 국민화합 차원에서마지막 은전을 베풀었다.특히 사형폐지 여론을 감안해 모범 사형수 4명을 무기징역형으로 감형함으로써 앞으로 사형제도 존속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환란을 유발한 기업인들을 임기말에 사면해준 것은 환란의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지나친 선심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 대통령의 임기중 마지막으로 단행된 특별사면은 차기 정부에서 국가발전에 동참할 수 있는 인물들을 대상으로 했다.경제인 특별사면은 모두 14명이다.이중 집행유예형을 확정받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추호석 전 대우중공업 대표이사,조욱래 전 효성기계그룹 회장 등 12명에 대해서는 형선고실효 특별사면 및 복권을 단행했다.이들은 전과기록이 삭제되며,공무담임권과 피선거권 등 공민권도 회복하게 된다. 하지만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과 김선홍 전 기아그룹 회장 등 2명의 사면은 형집행의 실효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들은 지병으로 수감생활이 어려워 이미 형집행정지로 풀려났고 앞으로도 수형생활이 어렵다고 보아 잔형 집행을 면제했다.그러나 복권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강정훈 전 조달청장,김영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배재욱 전 사정비서관등 고위 공직자 5명은 문민정부 또는 국민의 정부에서 국가발전에 기여한 점을 고려해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시켰다.강 전 청장은 다른 공직자와 달리 징역형을 확정받았다는 점을 감안,복권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강 전 청장은 특사 전에 지병 등을 이유로 형집행이 정지돼 풀려났다.YS 시절 민방비리로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전병민 전 청와대 정책수석은 집행유예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형선고 실효와 동시에 복권됐으며,세풍사건에 연루됐던 배 전 비서관은 집행유예 기간을 마치고 복권됐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씨줄날줄]안하무인

    만약 조직에서 한 사람이 남이야 어찌 되든 제멋대로 말하고 행동한다면 어떻게 될까.한마디로 ‘왕따’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이 때문에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선인(先人)들은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방자한 태도를 ‘안하무인’(眼下無人)이라는 말로 경계했다. 제갈공명이 조조를 가벼이 본 것은 조조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허황된 공명심과 탐욕을 간파했기 때문이다.로마 공화정 말기의 최고 관직인 콘솔(집정관)에 오른 율리우스 카이사르(시저)가 개혁정책을 밀어붙이다가 공화정 옹호파인 브루투스와 롱기누스에게 살해된 것은 1인 지배에 따른 오만과 오해가 직접적인 이유였다. 근자에 와서도 정치 깡패를 등에 업고 ‘부부통령’으로 호가호위했던 이승만 대통령의 경호책임자 곽영주 역시 월권과 독선을 일삼다가 4·19 혁명 때 ‘발포 책임자’로 지목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그는 대법원 판결에서징역 3년을 언도받았으나 훗날 제정된 소급입법의 적용을 받아 다시 사형이선고됐다.안하무인이었던 그의 태도가 재심의 빌미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또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을 불러온 10·26사건도 차지철 경호실장의 ‘방약무인’(傍若無人)했던 태도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방아쇠를 당기게 했다. 이런 탓에 인력 컨설턴트들은 한결같이 면접시 가장 경계해야 할 자세로 안하무인을 꼽는다.면접관들에게 불쾌감과 불안감을 준다는 것이다. 교수들이 올해 한국 사회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이합집산’(離合集散)을,국제 사회를 가장 잘 묘사한 사자성어로 ‘안하무인’을 선정했다고 한다.‘텍사스 카우보이’ 부시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미국의 일방주의식 외교 행태를 빗댄 말로 볼 수 있다.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고 이후 전국적으로확산되고 있는 촛불 시위에서도 미국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이같은 정서가깔려 있다.지난해 뉴욕을 강타한 9·11테러도 따지고 보면 미국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서 ‘차’‘포’를 휘두르며 독주하다가 ‘졸’에게 외통수를 당했다는 인식이 아랍권에서 광범위한 동의를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팍스 아메리카니즘’의 기본 철학인 ‘잘된 것은내 탓’,‘잘못된 것은 네 탓’이라는 인식을 버리지 않고 있다.미국의 안하무인이 언제쯤 타협과 공존으로 바뀌게 될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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