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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NA법 26일부터 본격 시행…조두순ㆍ김수철 DNA 영구 보관

    DNA법 26일부터 본격 시행…조두순ㆍ김수철 DNA 영구 보관

    범죄자들의 DNA를 체취 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DNA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 26일부터 시행된다. 경찰청은 21일 DNA법 시행이 시행에 들어가면 아동성폭행 등 사회적 물의를 빚는 11개 주요범죄 피의자의 DNA를 재취한 뒤 숫자와 부호로 조합된 신원학인정보로 변환해 영구 보관하게 된다고 전했다. 11개의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은 구강점막에서 면봉으로 DNA를 체취하게 되며,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DNA 감식시료 채취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채취하게 된다. 경찰은 11개 주요 범죄로 구속되는 피의자가 1년에 1만5천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DNA 채취 대상이 하루 평균 40명 안팎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11개 주요범죄는 최근 사회 이슈가 된 아동ㆍ청소년 상대 성폭력을 비롯 살인, 강간ㆍ추행, 강도, 방화, 약취ㆍ유인, 상습폭력, 조직폭력, 마약, 특수절도, 군형법상 상관살해 등이다. 수형자나 이미 구속된 피의자의 DNA 채취는 검찰이 맡는다. 검찰은 26일부터 유영철과 강호순 등 사회를 공포에 떨게 한 연쇄살인범과 여아를 무참히 성폭행한 조두순, 여중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 여자 초등생을 납치ㆍ성폭행한 김수철 등 흉악범의 DNA를 채취한다. 이들 흉악범죄자들의 DNA는 체취 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 영구 보존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는 이미 ‘사형’을 구형받아 무지징역을 언도 받은 위와 같은 범죄자들의 DNA 체취가 잠재적 범죄자들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국과수 측은 “ 범죄자 DNA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초범자일 경우를 제외한 전과자의 검거율이 높아진다. 이미 70개 국가가 범죄 현장에서 발견한 DNA를 자신들의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며 용의자를 추려내고 있다. 그 효과는 이미 입증된 셈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90년대부터 추진했던 사안이지만 인권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아동 성폭행 등 강력범죄들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현실화 됐다.”고 전했다. 사진 = KBS, 중앙일보 서울신문NTN 전설 인턴기자 legend@seoulntn.com
  • 민간인피학살 유족 ‘연좌제 고통’

    민간인피학살 유족 ‘연좌제 고통’

    1962년 1월29일 혁명재판소. 경주피학살자유족회 회장 김하종(당시 28세)씨에게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6·25전쟁 때 우리 국군과 경찰이 선량한 국민을 살해한 것처럼 왜곡하고 위령탑 건립 등을 주장해 북한 괴뢰의 목적사항을 찬양동조했다.”는 것. 김씨는 오른쪽 손가락을 깨물어 혈서를 쓰며 “가족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 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틀 후 징역 7년형이 선고됐다. 김씨의 고향인 경북 월성군 내남면은 1945년 광복 직후부터 민간인 학살로 얼룩졌다. 46년 조선공산당의 선동으로 ‘대구 10·1 사건’이 터지자 대한청년단이 조직됐고, 이들은 좌익분자를 색출한다며 민간인을 마구 살해했다. 49년 7월7일(음력) 김씨의 일가친척 22명도 잠을 자다가 총살당했다. 이 가운데 열살 미만의 어린이가 8명이나 됐다. 대한청년단 단장인 이모(당시 28세)씨가 소 판 돈을 약탈하고 죄를 은폐하려고 저지른 짓이라고 김씨는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청년단이 공비토벌을 돕는 터라 수수방관했다. ‘가해자’ 이씨는 이후 자유당의 3선 국회의원까지 지냈다. 4·19 혁명이 터지자 세상이 뒤바뀌었다. 60년 5월27일 국회가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검찰이 살인죄로 이씨를 구속기소했다. 민간인 학살사건 재판이 최초로 열린 것이다. 검찰은 “이씨는 유대인 학살을 지휘한 독일 친위대 중령 카를 아돌프 아이히만에 버금간다.”고 밝혔다. “아이를 안은 어머니를 앉혀 놓고 총살했다.”는 목격자의 법정증언이 잇따랐다. 61년 3월6일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5·16 군사 정변이 발생하면서 세상이 다시 뒤집혔다. 진상 규명 활동은 ‘특수 반국가행위’로 바뀌었다. 경주유족회는 해산되고, 김씨는 불법 구금됐다. 경상남북도·경산·마산·창원·밀양·금창·동래유족회도 마찬가지였다. 유족 28명이 기소돼 최고 사형까지 선고받았다. 경찰은 민간인 희생자가 묻힌 합동묘를 없애고 위령비도 정으로 지워 훼손했다. 살인죄로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던 ‘가해자’ 이씨는 항소심에서 무죄로 풀려났다. 유족회 간부의 처벌을 지켜본 증인들이 항소심에서 진술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일부 유족은 허위 증언의 대가로 돈을 받기도 했다. 징역 7년형을 선고받은 김씨는 2년간 복역하고 63년 12월16일 사면됐다. 그 후로도 경찰의 감시가 이어졌다. 취업할 수 없어 농사를 짓고 살다가 78년 중등학교장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신원특이자’라고 교육청에서 승인이 제때 나오지 않았다. 민간인 피학살 유가족은 김씨처럼 법적 근거도 없는 ‘연좌제’에 시달려야 했다. 형사처벌을 받고 신원조회로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을 당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연좌제로 피해를 당한 301명의 사례를 발표했다. 공무원·사관학교 임용시험에서 탈락하고(73명), 취업이나 승진 때 불이익을 받았다(44명). 출국도 불가능했고(43명) 신원조회에 걸려 부당한 대우(91명)를 받았다. 김씨는 “집단학살된 가족의 생사 확인을 반국가활동이라고 사형까지 선고하고 ‘연좌제’로 수십 년간 감시해온 국가가 이제 와서 소멸시효(5년)가 지났다며 배상을 거부하는 게 상식에 맞느냐.”고 반문했다. 글 사진 대구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여중생 성폭행 살해’ 김길태 사형 구형

    부산 여중생 유괴 성폭행 살인범인 김길태(33)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9일 오전 부산지법 형사합의 5부(재판장 구남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제거할 필요가 있다.”며 사형을 구형하고, “30년간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타인의 비난에 대해서는 반항적이면서도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슬픔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아 재범 가능성이 크다.”면서 “피해자의 고통이나 유족의 슬픔을 고려할 때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하거나 제거할 필요가 있다.”라고 사형 구형 이유를 밝혔다. 김은 최후 진술에서 “증거를 대며 인정하라고 해서 인정했을 뿐 정말 기억이 안 난다. 진짜 미치겠다.”라면서 검찰 구형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김은 지난 1월23일 새벽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수차례 성폭행하고 자신의 옥탑방에 10시간이 넘도록 감금한 데 이어, 다음 달 24일에는 이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지난 4월7일 구속 기소됐다. 김길태에 대한 선고공판은 25일 오전10시 부산지법 301호 법정에서 열린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여중생 살인범’ 김길태 사형 구형...검찰 측 ‘사회惡’

    여중생 성폭행·살해 피고인 김길태(33)씨가 사형을 구형당했다. 김길태씨는 부산지검으로부터 9일 부산지법 형사5부(재판장 구남수)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받았다. 또한 검찰은 김씨에게 30년간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해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측에 따르면 김씨가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을뿐더러 여성에 대해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보며 재범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가운데 피해자와 유족의 슬픔을 고려할 때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 반면 김씨의 변호인은 유전자 감식 절차 등 공소사실에 여러 가지 의문점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고공판은 25일 열릴 예정.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고은 시인 만인보 완간 안팎

    고은 시인 만인보 완간 안팎

    미국의 계관시인이자 2008년 퓰리처상 수상자인 로버트 하스는 9일 ‘만인보’ 완간에 맞춰 “전 세계에 주는 선물이자 한국 국민의 생명력에 바치는 찬사”라는 내용의 축전을 고은 시인에게 보냈다. 일찌감치 “오늘날 문학에서 가장 비범한 기획”이라고 칭송했던 하스는 “영문판 독자들조차 감동시키고 흥분하게 만드는 만인보는 20세기 모든 인간성과 폭력에 대한 기막힌 초상”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대표 시인 미셸 드기 역시 “놀라운 작품이다. 몇 천개의 삶을 시 속에 새겨 현현시켰다.”고 찬사를 보냈다. ●민족·국경 넘어 인류 보편성 획득 만인보는 이미 영어 선집, 스웨덴어 선집, 프랑스어 선집으로 출간됐다. 조만간 러시아어 선집도 나온다. 스웨덴에서는 중등학교 ‘영원한 고전’ 목록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반도, 한민족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역사와 인물로 출발한 작품이지만, 민족과 국경의 경계에 갇히지 않은 채 인류 보편성을 획득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1권 때부터 함께해 온 창작과비평사는 30권 완간을 기념해 11권의 양장본으로 시집을 다시 묶었다. 각 권 맨 앞에는 ‘만인만이 만인이 아닙니다. 만물도 만인입니다.’, ‘사람은 가고 시는 온다’, ‘그 누구도 세상의 단역이다. 주역이 아니다.’ 등 제사(題詞) 형식을 띠는 짧은 시 12점이 실렸다. 고은 시인이 직접 붓으로 쓴 글씨들이다. 그는 “1980년 사형이 구형돼 품위있는 최후를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광주 얘기를 어렴풋이 전해들었다. 여기에서 살아 나갈 수 있으면, 이걸 써야겠다고 구상했다.”고 꼬박 30년 전 만인보 기획 배경을 밝혔다. 이어 “만인보는 내가 개척한 시적 행위를 넘어서 고전 서사시 위에 있어야 할 서사 체계의 생태적 장르로 정착되길 바란다.”면서 “인간을 넘어서서 ‘만물보’로 나아감으로써 인간과 자연, 인간과 우주의 상응에 기여하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귀납과 연역, 서사와 서정, 서술과 묘사, 기억과 상상, 문학과 역사, 현실과 허구, 이윽고 시와 시가 아니라는 것(非詩)…, 이런 것들의 합신(合身)이 만인보의 의미일지 모르겠다. 시는 우주 만상의 화합이라고 읽고 있다.”고 덧붙인다. 더이상 형식으로 규정짓거나 굳이 이름을 지으려는 범주 바깥으로 시인이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친 숨 내쉬는 사람들 이야기가 대서사시로 만인보 완간의 문학적 의미를 조명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창작과비평사 주관으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김형수는 “만인보에 대한 기존의 평가는 통상적으로 예측 가능한 관념의 범주를 넘어가지 않는다. 근대적 교양에 의한 처방전은 대부분 그를 역행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염무웅은 “시편들은 모두 개별적 독립성을 가지면서도 서사적 통합을 구현하고 있다.”면서 “이 독특한 서사 형식은 남다른 미학적 묘책보다 삶의 기본에 충실한 튼튼한 역사의식에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만인보’는 온통 사람의 이야기다. 평생에 걸쳐 삶에서도, 문학에서도 사람을 놓지 않았던 노() 시인의 시는 ‘만인보’ 이전에 이미 ‘만인보’였다. 시(詩)를 살아간 것도, 역사를 일궈간 것도, 민족을 꾸려간 것도, 사람이었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그저 사람의 삶을 그대로 써내려 갔을 뿐”이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뒤, 거친 숨 내쉬는 5600여개의 생애는 4001편의 시가 되어 세계가 주목하는 민족의 대서사시로 완성됐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신경림 누항 나들이] 죽산 조봉암사건을 다시 떠올리는 이유

    [신경림 누항 나들이] 죽산 조봉암사건을 다시 떠올리는 이유

    올해는 죽산 조봉암이 사형을 당한 지 꼭 반 백 년이 되는 해다. 1958년 1월에 이른바 진보당 사건으로 체포되어 다음해 7월 간첩죄로 처형되었으니 실로 일사천리의 고속 재판이었다. 그가 저지른 죄라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뻔했으니 그 전전해 치러진 대선에서 너무 많은 표를 얻음으로써 보수정치인들에게 큰 위협으로 떠올랐다는 점이 그 하나요, 그때까지도 금기시되었던 남북의 평화통일을 주장했다는 것이 그 둘이었다. 그 재판이 가진 정치적 성격을 알고 있는 1심 재판부는 간첩죄에는 무죄를 내리고 국가보안법 일부에 비교적 가벼운 5년 형을 선고했으며, 진보당 간부들은 모두 무죄로 석방을 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검찰이 구형한 대로 간첩죄를 적용, 그에게 사용언도를 내렸으며, 이듬해의 상고심에서도 그대로 사형언도가 되풀이되었다. 그리고 5개월 뒤의 재심청구가 대법원에서 기각된 바로 다음날(7월31일) 사형이 집행되었다. 이때의 비통하고 절망적이던 느낌을 나는 ‘그날’이라는 시에서 비유적으로 형상화한 바도 있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명명백백한 사법살인의 희생자인 죽산이 아직도 명예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 민주주의는 크게 퇴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상당한 수준의 민주화를 성취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역사가 아직도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렇게 장황하게 죽산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고 있는 것은 그 재판과정에서 한 재판관이 보여준 용기있는 결단이 최근 새삼스럽게 생각나서다. 1심의 재판장이던 그는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죽산의 평화통일론에 손을 들어주었다. 북진통일 이외의 어떠한 방식의 통일도 논해서는 안 되는 서슬 퍼런 시대에 말이다. 매일처럼 경찰의 노골적인 비호 아래 용공판사를 규탄하는 데모가 벌어졌고, 당국은 공공연히 그에게 사퇴 압력을 가했다. 그 뒤 압력을 이겨 내지 못하고 그가 사퇴한 것으로 알지만, 그가 남긴 기록 한 대목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 책(아마도 ‘어느 재판관의 고뇌’라는 책이 아니었나싶다)에서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육이오 때 그는 부역자들을 재판하는 고역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급조된 계엄법은 재판관의 재량을 한껏 제한, 유죄인 경우 사형, 무기, 15년의 세 가지 형을 선고하는 자유밖에 주지 않았다. 그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거의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며, 범법의 심증이 있을 경우에도 그것이 가벼운 것이면 무죄로 판결했다. 강제 동원되어 노래 몇 마디 부르고 박수 몇 차례 쳤다가 15년의 긴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는 불행한 삶이 있게 하는 것이 법의 취지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법이 인간을 위해 있는 것이지 인간 위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통한 죽음과 죽산의 사법 살인은 서로 닮은 곳이 없다. 그런데도 문득 죽산 사건이 생각난 것은 그 재판관이 피의자에 대해서 가졌던 태도와 노 전 대통령을 다룬 검찰의 태도가 너무나 판이해서였다. 그 재판관은 피의자는 유죄가 확정되기까지는 일단 무죄라는 생각으로 피의자를 대했으며, 피의자도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믿었다. 피의자를 조롱하고 망신주고 모욕하는 일을 법관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터부로 여긴다는 뜻의 진술도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이런 합리적이고 온유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검찰에 몇 사람만 있었어도, 전직 대통령의 자결이라는 불행한 광경을 우리는 역사에서 보지 않았어도 좋았을는지도 모른다는 가정이 새삼스럽게 그를 생각나게 하며 죽산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법도 역시 사람을 위해서 기능하는 것이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그 법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인간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는 인간적인 사람들이 아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의 진술도 잊히지 않는다. 시인
  •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형 구형

    부녀자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연쇄살인범 강호순(39)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됐다.수원지검 안산지청 한승헌 검사는 8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401호 법정에서 제1형사부(재판장 이태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살인, 현주건조물방화치사, 존속살해,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 이같이 구형했다.한 검사는 “피고인이 참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억울한 피해자와 유족들을 생각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시켜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강호순은 이날 피고인 직접 신문에서 2005년 10월30일 장모집에서 발생한 화재 사망사고가 자신의 범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밀랍주조 금속활자 최초 확인

    밀랍주조 금속활자 최초 확인

    ‘밀랍주조법’으로 만들어진 조선 후기의 금속 활자 ‘임진자(壬辰字)’가 확인됐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인쇄본인 ‘백운화상불조직지심체요절(직지)’에 밀랍주조 활자가 쓰였다는 학계 일부의 주장에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편으로 금속활자의 대량주조가 가능한 시대에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밀랍주조 활자의 존재는 학계에 새로운 연구과제를 던져 놓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9일 “임진년(壬辰年)인 1772년(영조 48)에 주조한 임진자에서 밀랍주조법으로 만들어진 활자가 처음으로 확인됐다.”면서 “문헌상 기록도 없고, 존재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던 밀랍주조법 제작 금속활자가 발견됨에 따라 금속활자의 기원을 푸는 실마리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임진자는 글자체가 왕희지가 글씨를 배운 진(晉)나라 위부인의 글씨체를 닮아 위부인자(衛夫人字)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지금까지 금속활자는 사형(沙型·주물사)주조법 또는 도토(陶土)주조법으로 제작된 것만 확인됐을 뿐 밀랍주조법은 문헌상에도 기록이 남지 않은 데다 세계적 유례가 없는 것이다. 중앙박물관에 따르면 밀랍주조법으로 주조한 활자의 특징은 글자 면에 가공으로 생긴 선들이 기울어져 존재하며, 옆면에 해당하는 몸체에는 매끈한 표면을 가진 구형의 주조결함이 붙어 있다. 주조결함을 위에서 바라보면 선들이 주조결함에 의해 끊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울여서 밑부분을 보면 선들이 이어져서 주조결함을 지나가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밀랍주조법으로 제작된 조선시대 금속활자와 관련된 논문은 대한금속·재료학회에서 격월간으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인 ‘금속·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2월호에 실렸다. 하지만 조선시대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사형주조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한 번 사용하면 다시 쓸 수 없는 일회용인 밀랍주조법을 썼겠느냐는 회의적 시각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 서지학자인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고려시대 직지가 밀랍주조법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은 인정할 수 있지만 조선 후기에까지 굳이 사형주조법을 놔두고 밀랍주조법을 썼다는 것은 의문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중앙박물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활자 50만자 중 임진자는 10만자에 이른다.”면서 “자연과학계와 금속공학계 등과 협력해 이에 대한 실증적이면서도 철저한 추가 연구 분석 과정이 선행돼야 정확한 주조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과거사 재심 속도낸다

    간첩으로 몰린 납북 어민이 24년 만에 재심 재판에서 검찰의 무죄 구형에 이어 무죄 선고를 받았다. 전북 군산 개야도 납북어민 서창덕(62)씨는 31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201호 법정에서 간첩의 누명을 벗게 되자 끝내 눈물을 흘렸다. 지난 4월8일 재심을 청구한 지 거의 7개월 만이다. 서씨는 “‘간첩 아버지’로 만들었던 그 법원이 무죄라고 하니, 이제라도 ‘아버지’ 소리를 제대로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법부의 과거사 재판이 지지부진하다는 서울신문 보도가 나온 가운데 재심을 청구한 지 7개월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검찰의 무죄 구형과 법원의 무죄 선고가 잇따라 이뤄진 과거사 재심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합의부(부장 정재규)는 이날 “피고인은 과거 법원의 유죄 판결로 수형생활을 했고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을 입었다. 새로운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그 고통이 조금이나마 덜어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씨와 방청객들은 “재판부 만세”를 부르며 신속한 무죄 판결을 반겼다. 서씨도 “모든 조작 간첩들이 빨리 무죄 선고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씨는 열여덟살이던 지난 1967년 5월 황해도 구월봉 앞바다에서 조기를 잡다가 북한 경비정에 피랍된 뒤 124일 만에 귀환했다. 이 일로 그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17년이 지난 84년 5월26일 전주 보안대 소속 수사관 4,5명이 서씨를 연행해 33일간 고문하며 간첩 활동을 자백하라고 강요했다. 한글을 배우지 못한 서씨에게 보안대 요원들은 임의로 만든 자술서에 무인을 찍게 했다. 법원은 자술서만으로 서씨를 간첩으로 인정, 징역 10년을 선고했다.7년간 옥살이를 끝내고 91년 5월 그는 석방됐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해 말 “민간인을 수사할 수 없는 전주 보안대가 고문과 협박으로 서씨를 간첩으로 허위 조작했다.”며 재심을 권고했다. 재심이란 확정 판결 후 무죄로 인정할 만한 새 증거 등이 나오면 피고인이 다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로, 법원이 새 증거의 가치를 인정해 개시 결정을 내려야 재판이 시작된다. 서씨는 지난 4월8일 전주지법 군산지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열흘 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이례적으로 “재심 개시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조작 간첩 사건에서 흔히 재심 개시를 반대하던 종전 입장과 사뭇 다른 결정이었다. 재판부도 두 달 만인 6월16일 개시 결정을 내렸고 신속히 재판을 진행했다. 지난 24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재심 사건에서 처음으로 무죄를 구형했다. 검찰은 “24년이 지나 돌이키기 어렵지만, 공인의 대변자인 검사로서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했다. 앞서 지난 2005년 조작 간첩으로 첫 무죄를 선고받은 함주명씨 사건(83년)에서는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사법살인’이라 불리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74년)의 재심에서도 검찰은 구형을 하지 않는 것으로 책임을 피했다.군산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울신문 주최 ‘2008 윤이상 페스티벌’ 막 올라

    서울신문 주최 ‘2008 윤이상 페스티벌’ 막 올라

    ‘윤이상의 삶과 음악을 재발견했다.’ 17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08윤이상페스티벌-표상’의 서막이 올랐다. 살아생전 이미 세계 5대 작곡가로 꼽히며 세계무대에서 먼저 인정받았던 윤이상(1917∼95). 그의 자전적 작품이 2500여 객석을 90여분간 감동과 회한에 빠뜨렸다. ●자유 꿈꾸는 인간의 숙명 음악에 담아 이날 윤이상 선생의 제자이기도 한 해설가 홍은미씨는 “윤이상 선생님은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을 음악으로 승화, 시대와 삶을 첨예하게 표현하고 성찰과 위로, 희망을 준 우리 시대의 표상이었다.”며 “이번 음악회에서 그와 그의 음악을 다시 발견하고 공감해달라.”고 당부했다.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가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쓴 ‘비극적 서곡’이 먼저 무대를 채웠다. 뒤이어 첼리스트 고봉인의 협연으로 ‘첼로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이 연주됐다. 절망에서 희망의 좁은 틈으로 치달으며 끊길 듯 이어지는 첼로 소리에 관객들은 윤이상 선생의 굴곡진 삶을 떠올리며 숙연해졌다. 이 작품은 동백림 사건에 휘말려 사형을 구형받고 감옥에 수감됐던 그의 경험을 담은 곡이다. 당시 죽음에 직면했던 윤이상은 이상에 가닿지는 못하지만 영원한 자유를 꿈꾸는 인간의 숙명을 음악에 담았다. ●객석 압도한 비탄과 부활의 멜로디 2막의 주인공은 ‘광주여, 영원히’였다. 윤이상이 독일에서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지켜보며 만든 이 곡은 ‘비극은 어떤 이유로도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는 그의 메시지를 전하는 듯 비탄과 부활의 멜로디로 객석을 압도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정치용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지휘하고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았다. 이 자리에는 고인의 딸인 윤정씨를 비롯해 노진환 서울신문 사장,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조건식 현대아산 회장, 첼리스트 정명화, 노르베르트 바스 주한 독일대사 등 각계 인사가 참석했다. 윤이상페스티벌은 춘천(19일), 전주(20일)를 거쳐 선생이 끝내 잠들지 못했던 고향 통영에서 21일 마무리된다.1만∼7만원.(02)723-0364.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軍상관 살해 무기징역 추가

    상관을 살해한 군인을 무조건 사형에 처하도록 한 군 형법 조항이 법률 제정 46년 만에 무기 징역도 가능하도록 바뀐다. 또 의도적이지 않은 군대내 폭행치사나 상관에 대한 중상해 등에 대해서도 사형까지 가능하도록 한 기존의 군 형법 조항을 사형을 제외한 무기징역까지만 처벌이 가능하도록 변경된다. 또 벌금형을 신설, 가벼운 과실의 경우 과도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도록 했다. 국방부는 17일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군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예고했다고 밝혔다. 군형법 개정은 지난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이 내려진 상관살해죄의 법정형을 법정 최고형인 사형 외에 무기징역도 구형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상관을 살해한 군인은 무조건 사형에 처하도록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시상황이 아닌 평시의 경우, 상관 살해의 동기와 살해에 이르게 된 정황, 살해방식 등을 고려해 합리적 양형이 가능하도록 규정돼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취지를 살리는 선에서 개정안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靑수석 전면 교체] 정정길,李대통령과 ‘6·3사태’때 옥고

    [靑수석 전면 교체] 정정길,李대통령과 ‘6·3사태’때 옥고

    혹자는 “정정길이 누구야?”라고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만큼 정정길 대통령실장 내정자는 일반 국민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행정학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행정학계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온 인물이다. 대학 졸업 후 3년간 농림수산부에서 공무원으로 일했고,30여년간 학자로 국가조직을 집중 연구하면서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자문위원장 등으로 활동한 덕택에 공무원들을 많이 알고 공무원 조직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전언이다. 그와 만난 적이 있는 한 교수는 “공무원들을 그냥 아는 정도가 아니라 상당히 깊숙이 관계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공무원 조직에 대한 이해도 높아 ‘대통령의 경제리더십’이란 저서를 낸 그는 국내 대통령학 1세대로 불리지만,‘연구형 교수’라기보다는 ‘행정가형 교수’라는 평을 많이 듣는다. 2003년부터 울산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전국 대학종합평가에서 최우수 점수를 받는 등 학교 경영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활달한 성격과 친화력에 경북고-서울대 법대 학연을 중심으로 정·관·재계 유력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워 ‘마당발’로 통한다. 굳이 비유하자면 이수성 전 국무총리 같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1964년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 시위(6·3사태)에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던 정 내정자는 고려대 상대 학생회장이던 이 대통령 등과 함께 옥고를 치렀다. 이명박 정부 조각 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제의를 받았을 정도로 이 대통령이 신임한다. 김동권 서울대 교수는 “두 사람은 가까운 친구 사이”라고 했다. ●류우익 전 실장·정몽준의원과도 친분 두터워 정 내정자는 전임자인 류우익 실장과도 인연이 깊다. 정 내정자가 서울대 대학원장일 때 류 전 실장이 교무처장이었다. 그래서 류 전 실장의 추천설이 나오지만, 청와대는 부인했다. 정 내정자는 또 울산대 학교재단이사장인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과도 친분이 두텁다. 이번에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실장직을 제안받은 뒤 지난 19일 정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을 정도다. 정 내정자는 1990년대 중반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시절 특강에 나섰던 정 최고위원과 인연을 맺었으며, 정 최고위원은 2003년 그를 울산대 총장으로 영입했다. 이같은 두 사람의 ‘특수관계’를 들어 정 내정자의 기용이 차기 대권주자인 정 최고위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미묘한 해석도 나온다. 이밖에 조해녕 전 대구시장, 박철언 전 장관, 이명재 전 검찰총장, 친박무소속연대 이해봉 의원 등이 정 내정자의 경북고-서울대 법대 동기들이다. ●행정철학은 ‘개혁보다 안정´ 중시 정 내정자의 행정철학은 개혁보다는 안정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흔들고 뜯어고치는 것보다 기본틀을 튼실히 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는 것이다. 그는 노무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사회 혼란기에 나타나는 국정 경험 없는 아웃사이더들의 정치’로 묘사한 적이 있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승만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한다. 정 내정자가 경제중심적 리더십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는 이 대통령과 같고 관리형 리더십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는 이 대통령을 보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성남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학자들이 행정부에 들어가면 행정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혼선을 빚는 게 일반적이지만, 정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의 위기를 적절하게 조정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권 교수는 “정 내정자의 정치 성향은 강경보수와는 거리가 있고 중도에 가깝다.”면서 “현 정부의 코드와도 큰 이질감이 없어 국정을 무난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서울대의 다른 교수는 “정 내정자를 개혁적 인사로 분류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정 내정자의 국정운영 능력이 검증된 적이 없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정 내정자는 두주불사형은 아니지만 폭탄주를 마다하지 않고 노래방에서 가수 냇 킹 콜의 ‘투 영(Too Young)’을 즐기는 등 팝송도 가리지 않는다.“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안 해줄 수 없다.”는 이유로 결혼식 주례는 사양한다. 대학 시절 스터디그룹에서 만난 이화여대 출신 부인 홍태화(64)씨와 1남2녀. ▲66세 ▲경남 함안 ▲경북고 ▲서울대 법대 ▲농림수산부 기획계장 ▲경북대 법정대 부교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미 브루킹스연구소 객원교수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 회장 ▲중앙인사위원회 자문회의 의장 ▲정부기능조정위원회 위원장 ▲서울대 대학원장 ▲울산대 총장 강원식 김상연 이문영 이경원기자 carlos@seoul.co.kr
  • 15년 구형 성폭행범에 20년형 선고

    연쇄 성폭행범에 대해 법원이 범행의 악랄함을 강조하면서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재환 부장판사)는 27일 여성들을 잇따라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박모(29)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박씨에 대해 검찰은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면서 범행 자체를 즐기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비슷한 범행에서 더 이상 극악한 형태의 범행을 찾기 어려운 이번 사건의 피고인에게 별다른 교화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사형과 같은 극단적인 형벌을 고려해봄도 마땅하나 피고인의 나이 등을 감안해 유기 징역형을 선택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씨는 2006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전지역 대학가 주변 원룸 등에 사는 여성 18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하는 한편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MB회견-이슈별 분석] 총출제 폐지·금산분리 완화

    [MB회견-이슈별 분석] 총출제 폐지·금산분리 완화

    1 기업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 등 稅法 새달 임시국회서 처리 이 대통령은 투자촉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5월 임시국회서 금융과 기업 관련 규제를 신속하게 푸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관련 규제 완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규제 완화책은 출자총액제 폐지와 금산분리 완화, 그리고 법인세 인하 등이다. 먼저 재정부는 법인세 인하와 연구·개발투자 세액공제 등 관련 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6월 임시국회 제출을 목표로 했지만 시기가 한달 정도 당겨질 전망이다. 또한 ▲출총제 폐지와 자산규모 32조원 이상인 대규모 기업집단에 적용돼 왔던 상호출자금지와 채무보증금지의 기준을 자산규모 5조원으로 상향조정하는 공정거래법과 시행령 개정안 ▲산업자본의 사모펀드를 통한 은행 간접 인수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4%에서 10%로 상향 조정 등을 골자로 한 금산분리 완화 방안 등이 5월 국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언급에 따라 출총제 폐지와 금산분리 완화, 법인세 인하 등 핵심적인 규제 완화책의 시행에 속도가 붙게 됐고, 이번 달 말 서비스산업 육성 대책까지 발표되면 기업의 투자 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에는 여야 누구나 동의하는 만큼 국회 통과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 산업은행 조기 민영화 産銀+企銀+우리금융지주 메가뱅크화 이명박 대통령이 산업은행 민영화에 대해 언급함에 따라 민영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산은과 중소기업은행, 우리금융지주를 하나로 묶는 메가뱅크안은 동시에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말 대통령에게 보고한 안은 산업은행을 연내 지주회사로 만든 뒤 2012년까지 지분 49%를 파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를 1년 더 앞당기되 대형화도 고민하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금융위는 메가뱅크는 산은 민영화 이후 문제라는 입장이었다. 이에 산은, 중소기업은행,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진행될 전망이다.1차 관심사는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참여정부에서는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을 합병하는 방안이 검토된 바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지분을 39.09%, 우리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 지분을 34.96% 보유하고 있다. 두 증권사의 합병은 증권가의 빅뱅을 유도할 수 있다는 까닭으로 시장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도 “대우증권은 민간회사인데 민영화를 진행하면서 이를 산은 밑에 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제시한 안도 검토 대상이다. 박병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가 기업·산업은행을 인수해 우리·경남·광주은행과 접목시키고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을 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3 교원평가제 법제화 국민 82% 찬성… 교원단체 반발 무마 관건 교원평가제(교원능력개발평가제)의 도입은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들도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논의돼 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오는 6월 교원평가제 도입과 관련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제출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았다. 지난해 9월 옛 교육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일반 국민의 82.1%가 교원평가제 도입에 찬성했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의 법제화 주문까지 겹쳐 교원평가제 도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평가 대상인 전교조, 한국교총 등 교원단체가 강력 반대하고 있어 18대 국회의 법제화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17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제출되긴 했지만, 교원단체의 반발 등으로 자동폐기될 운명에 놓여 있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육여건부터 개선한 뒤 교사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인철 전교조 대변인은 “일방적인 교원평가는 교원 통제와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원의 학습연구년제(안식년제)에 평가결과를 반영하겠다는 것도 보수, 승진과 연계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당초 약속을 뒤집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 오순문 교직발전기획과장은 “교원을 위한 ‘교권보호’보다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학습권보호’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4 ‘혜진·예슬법’ 추진 어린이 성폭행·살해범 사형… 가석방 제외 이명박 대통령이 어린이 상대 유괴나 성범죄, 식품안전 관련 사고를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 강화를 촉구함에 따라 관련 입법 활동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어린이 상대 유괴나 성범죄 관련 발언은 가칭 ‘혜진·예슬법’과 ‘치료감호법’ 개정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혜진·예슬법’은 13세 미만의 아동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며 가석방에서도 제외하는 등 처벌을 강화한 법안이다. 법무부가 이달초 기존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조만간 발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치료감호법’ 개정안은 소아 성기호증 등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서도 형 집행 뒤 일정 기간동안 수용·치료하도록 하자는 법안이다. 법무부가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해 현재 법사위에 계류중이다. 국회가 이 법안들을 17대 국회에서 처리하려면 법무부가 이달 내로 혜진·예슬법을 발의해야 하고 치료감호법 개정에 대해서는 이중처벌 논란 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 대통령이 식품안전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 것은 17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될 위기에 처한 ‘식품안전기본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와 여야 의원들은 2004년 12월부터 무려 7개의 ‘식품안전기본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무총리 산하 식품안전위원회 설립, 식품안전관리 시스템 통합, 집단소송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재훈 정현용기자 nomad@seoul.co.kr 5 공직비리 처벌 강화 직무 태만 공무원 견책→감봉 상향조정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공직사회의 비리는 처벌규정을 강화해서 더 엄격하게 다루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대대적인 사정과 함께 처벌규정 손질이 뒤따를 전망이다. 규정 적용도 보다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무원 징계는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규정을 두고 있다. 공무원이 직무 태만이나 비리 등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지를 경우 소속 기관이 징계위원회를 여는 등 법적 절차를 밟아 파면·해임·정직·감봉·견책 등 징계를 내릴 수 있다. 따라서 각 기관은 앞으로 징계위 개최시 징계 수위를 보다 무겁게 상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직무 태만에 대해 지금까지 견책을 내렸다면 한단계 높은 감봉을 내리는 식이다. 경고에 그쳤던 행위가 견책을 받을 수도 있다. 각 기관이 시행령을 통해 비위 행위를 보다 구체화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공무원의 청구에 따라 징계의 부당함이나 가혹함을 심의하는 소청심사위원회의 심사는 더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정상 참작이나 개인적 사정 등을 이유로 징계수위를 경감받기가 그만큼 어려워진다. 뇌물 등 사법처리 대상의 경우 새 정부의 공직비리 처벌 강화 기조에 따라 검찰이나 사법부도 구형이나 선고를 통해 보다 무겁게 죄를 물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람죽인 셰퍼드 개, 사형 면했다

    정원사를 물어 죽인 독일산 셰퍼드 개가 겨우 사형을 면했다. ’콩고’라는 이름의 이 셰퍼드는 지난해 6월 미국 뉴저지 프린스턴타운십에 있는 한 주택에서 온두라스 출신 정원사 헨리 리베라를 무려 아흔여섯번이나 처참하게 물었다.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진 리베라는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뉴저지주 머서카운티 판사는 개에게도 엄격하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사형을 구형했다. 살인을 저질렀다면 사람이든 개든 죽음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 판결 이유였다. 그러나 이후 동물 애호가들이 살인범 개 콩고를 살리기 위해 전화 걸기 운동 등 구명 운동을 펼쳤다. 결국 콩고의 주인 거이 제임스는 피해자를 위한 보상금 25만달러(한화 약 2억 4천만원)와 함께 벌금 250달러를 지불하기로 피해자 측과 합의해 사건은 마무리됐고 콩고는 운좋게 사형을 면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starlee07@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빅브러더 꿈꾸나?

    경찰청이 26일 최근 잇따른 부녀자와 어린이 납치·살해 사건을 계기로 실종 사건 종합대책을 내놨다. 법무부도 성폭력 범죄자의 유전자 정보를 채취해 데이터베이스(DB)화한 뒤 수사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CCTV 대당 2000만원… 추가 예산은 어디서 경찰은 어린이들의 신상정보가 내장된 전자 태그를 가방에 부착해 감지 센서가 아이의 이동 경로와 시간 정보를 부모의 휴대전화에 실시간으로 전송토록 하는 시스템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폐쇄회로(CCTV)에 찍힌 아이의 모습을 전송받을 수도 있다. 경찰은 전국의 놀이터와 공원 1만 3302곳 가운데 4087곳(30.7%)에만 설치된 CCTV를 치안 수요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한 대 설치에 2000만원 정도 드는 CCTV를 모두 설치하려면 1843억원의 추가 예산이 든다. 결국 지방자치단체 예산에 의존하게 돼 지역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사전 협의가 전혀 없어 현실성도 떨어진다. 공원과 놀이터 이용객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노출돼 사생활 침해 논란도 예상된다. ●실종수사전담팀 신설과 공조수사 강화 경찰은 경찰청과 각 지방경찰청, 전국 경찰서 238곳에 실종사건 수사전담팀을 운영키로 했다. 지방경찰청은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해 5명씩, 경찰서는 형사나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해 3명씩 배치했다.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합동심사를 통해 24시간 뒤 수사에 착수하던 것과 달리 전담팀은 신고접수 즉시 수사에 들어간다. 하지만 실적 위주 수사로 인한 경찰의 고질적인 공조 수사 부재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대책은 없다. 경찰청 송강호 수사국장은 “평가 제도 때문에 공조가 원활치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납치사건 용의자 조사사항 등 데이터베이스 공유를 통해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국내 휴대전화의 20% 정도에 장착된 위성항법장치(GPS)를 모든 전화기에 장착토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러나 원하는 사람만 장착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책이 아니라 의무화만 강요해 천문학적 비용을 휴대전화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있다. ●성폭력범죄자 유전자정보 DB화 한편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이날 검찰에 “아동 성폭력·살해 범죄를 엄단하고 관련 수사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성폭력 범죄 등으로 실형이 확정된 수형자나 구속된 피의자에게서 유전자감식정보를 채취해 데이터베이스화해 수사나 재판에 활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유전자감식정보의 수집·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키로 했다. 또 아동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범죄에 대해선 사형·무기징역 등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라고 검찰에 주문했다. 그러나 유전자정보 데이터베이스 관리는 참여정부 초기에도 추진됐지만 인권위원회 등이 인권 침해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홍성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보성연쇄살인’ 70代 사형선고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는 20일 지난해 20대 남녀 4명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부 오모(71)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씨는 1차 범행 이후 한 달도 안 돼 2차 범행을 저질렀고 진솔한 참회가 없었으며, 재범 위험성이 아주 높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오씨는 지난해 8월31일과 9월25일 전남 보성군 바닷가로 놀러온 20대 남녀 4명을 자신의 배에 태운 뒤 여성들을 성추행하려다 반항하자 바다에 빠뜨려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았다.순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보성 연쇄살인 어부 사형 구형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4일 전남 보성에서 여행객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부 오모(71)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오씨의 결심공판에서 “죄질이 극히 불량한 데다 증거를 은폐하려 했고, 반성의 기미조차 없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오씨가 자신이 살해한 여대생 소유 디지털 카메라가 증거로 제출되고 오씨 소유의 선박 엔진소리가 납치살해 피의자의 119신고 당시 녹음기록에서 발견됐는데도 범죄사실을 계속 축소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지난해 추석연휴기간인 9월25일 조모씨 등 여성 2명을 자신의 어선에 태워 바다로 나간 뒤 살해한 혐의로 같은 달 29일 경찰에 구속됐다.순천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49) 떠돌이 고아 출신 역관 (曆官) 김영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49) 떠돌이 고아 출신 역관 (曆官) 김영

    관상감은 천문과 지리를 비롯해 달력, 날씨, 시간 등을 맡아보는 관청인데, 영의정이 최고 책임자인 영사(領事)를 겸임할 정도로 중요한 관청이었지만 실제 업무는 중인들이 담당했다. 세조 때에는 관원 65명에 생도 45명으로 구성되었는데, 영조 때에는 관원 150여명에 생도 60명으로 늘어났다. 경복궁 안과 북부 광화방에 관아가 있었는데, 청사와 함께 관천대(觀天臺)를 비롯한 관측시설이 있었다. 간의(簡儀)를 올려놓고 하늘을 관측하던 관천대는 첨성대(瞻星臺)라고도 불렸는데, 지금도 서울 계동 현대건설 앞에 남아 있는 관천대는 사적 제222호로 지정되었다. 경복궁이 불타버린 조선후기에는 창경궁에 다시 관천대를 만들어 보물 제851호로 지정되었다. ●이상한 별이 나타나면 관측해 기록하다 관상감의 관측제도는 ‘서운관지(書雲觀志)’ 권2 ‘측후(測候)’에 규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밤마다 5명이 숙직하며 관측해 기록했다. 지금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된 ‘성변등록(星變謄錄)’에도 날마다 5명 관측자의 서명이 남아 있다. 성변(星變)은 별자리에 변화가 생겼다는 뜻. 혜성(彗星)이나 객성(客星)이 나타나면 천문학 관원들이 협의해 영사(領事)에게 알리고 관측을 시작했다. 혜성이 나타날 때부터 사라질 때까지의 움직임과 그 위치를 하루하루 관측하고 기록한 보고서를 성변측후단자(星變測候單子)라고 했으며 이 보고서들을 책으로 묶은 것이 등록(謄錄)이다. 이 보고서는 왕에게 보고되어 국정에 반영되었으므로, 관측자의 이름만 빼고 ‘승정원일기’에 거의 전문을 실었다. 현재 제대로 남아 있는 자료는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된 ‘성변등록’뿐이다.1723년 9월21일 밤 1경에 여숙(女宿)에 나타난 혜성을 54명이 27일 동안 관측하였고,1759년 3월5일 밤 5경에 위숙(危宿)에 나타난 혜성을 35명이 25일 동안 관측하였으며,1759년 12월23일 밤 1경에 헌원(軒轅)자리에 나타난 객성을 21명이 11일 동안 관측하였다. 중인 출신의 천문학교수만으로는 부족해서 문관들도 많이 참여하였다. 이 가운데 1759년에 출현한 헬리 혜성에 대한 관측 기록은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사료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서울특별시에서 2007년 3월22일자로 ‘성변등록’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22호로 지정하였다. ●중인 역관(曆官)들의 계산에 의해 만들어진 역서 관상감은 천문학·지리학·명과학(命課學)의 3학으로 구성되었다. 이 가운데 천문학이 본학으로 가장 중요시되었다. 정성희 선생은 ‘조선후기 역서의 간행과 반포’라는 논문에서 “천문이나 역법에 대한 중요성이 높은 만큼, 그리고 전문성이 강조되었던 직책이던 관계로 관상감 관원의 실무(失務)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따랐다고 하였다.“전통시대 천문학은 농사 절기에 대한 예보 기능 외에도 천인합일적(天人合一的) 성격도 아울러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일식이나 월식, 오위(五緯 또는 5행성) 등 천문현상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예보가 중요했다.” “1710년에 관상감 관원이 월식 예보를 잘하지 못해 이를 감추려고 천변(天變)이라고 말했다가, 다시 월식으로 정정한 일이 있었다. 이 사실이 발각되자 숙종은 월식을 천변으로 보고한 자와 추산(推算)을 담당한 관원을 처벌하도록 했다.” 역서(曆書)도 관상감에서 만들었는데, 일반 백성들은 천문학보다 역서를 통해 관상감의 존재를 실감했다. 조선초기에 4000여건에 지나지 않던 역서(曆書)가 조선후기에는 1만5000축이 넘게 간행 보급되었다. 일부 계층이 사용하던 역서가 보다 생활 깊숙이 대중적으로 사용되었음을 뜻한다. 물론 관상감 관원들이 종이를 사서 개인적으로 인쇄하여 판매하는 숫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원칙적으로 역서를 위조하거나 제멋대로 인쇄한 자는 사형에 처했는데, 실제로 정조 1년(1777)에 책력을 사조(私造)한 죄로 이동이(李同伊)가 사형을 언도받았다. 역서 간행을 주도한 관원은 성력(星曆)을 계산한 삼역관(三曆官)인데, 삼역관 선발시험에 1등하는 사람을 부연관(赴燕官)으로 임명해, 수시로 북경에 가서 천문기계나 천문서적을 구입하는 특전을 주었다. 관상감 중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천문학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삼역관을 거쳐야 했다. 다른 관상감 기술직은 음양과에 합격하지 않아도 능력이 있으면 선발했는데, 삼역관만은 음양과 출신만 선발할 정도로 전문성이 강조되었다. 정조가 천재 과학자 김영을 삼역관으로 승진시키려 하자, 우의정 윤시동과 여러 역관들이 반대한 이유도 그가 음양과에 합격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사도세자 현륭원을 옮기기 위해 김영이 발탁되다 김영(金泳·1749∼1817)은 농사꾼 출신인데, 어려서 고아가 되어 이리저리 떠돌다 서울에 올라왔다. 중인 신분도 못되는 데다, 말도 어눌하고 용모까지 꾀죄죄했다. 산술(算術)에 타고난 재주가 있어 스승도 없이 혼자 공부했다. 너무 골돌하다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다. 처음에는 산가지를 늘어놓고 계산하다가 ‘기하원본(幾何原本)’을 구해 읽고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 그의 제자 홍길주(洪吉周·1786∼1841)는 스승의 전기를 쓰면서 “혼자 ‘기하원본(幾何原本)’이라는 책 한 권을 가져다 읽은 뒤 그 이치를 모두 터득하여 산수에 있어서는 더 이상 익힐 것이 없게 되었다.”고 했다. 당대에 가장 이름 높았던 산학자 서호수가 관상감 제거(提擧·3품)로 있었는데, 김영의 소문을 듣고 그를 불러 몇 가지를 물어본 뒤에 자신의 실력보다 나음을 알았다. 그는 관상감의 책임자였던 영의정 홍낙성에게 김영을 추천해 관원으로 채용하였다. 김영은 그러한 인연으로 뒷날 홍길주의 집에도 드나들게 되었다. 홍길주는 김영이 관상감에 임용된 것은 “정조가 인재 등용하기를 좋아해, 남다른 재주로 이름난 자가 있으면 비록 지극히 미천한 자라도 남김없이 등용하던 시대 분위기 덕분”이라고 했다. 1789년에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현륭원을 수원 화산으로 이장하는데 길일을 잡고 시각을 정하는 데에 문제가 생겼다. 중성(中星)의 위치를 측정한 지 50년이 지나 별자리의 위치가 1도 가까이 어긋나 있었고, 해시계와 물시계의 시간도 실제와 차이가 났다. 관상감사 김익이 8월31일 정조에게 아뢰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근본적으로 중성의 위치를 추산하여 그 궤도와 도수를 정해야 하는데, 만약 관측기구가 없으면 측정할 근거가 없습니다. 먼저 지평의(地平儀)와 상한의(象限儀) 및 새로운 해시계를 만들어 제대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관상감의 감생 가운데는 제대로 추산할 수 있는 자가 매우 드무니, 역법(曆法)에 정통하다고 알려진 김영을 본감에 소속시켜 이 일에 참여하도록 한다면 실효가 있을 것입니다.” ●음양과를 거치지 않았다고 관상감 관원들이 반대하다 세종대왕이 1434년에 만든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는 이름 그대로 솥 모양을 오목하게 파내고 영침(影針)을 세워 그림자가 변화하는 정도를 살펴 시각을 측정했다. 그런데 김영이 새로 만든 보물 제840호 지평일구(地平日晷)는 이름 그대로 해그림자를 받는 면을 평면으로 고쳐 만들었다. 중국의 지평일구(보물 제839호)가 수입되자, 그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것이다. 그래프 용지에 1㎝ 간격으로 동심원과 10도 간격의 방사선을 그어놓고, 그 중심에 막대를 세워 시간에 따른 그림자의 변화를 보는 형태인데, 반구형 모습의 해시계 앙부일구를 전개하여 평면에 옮겨놓은 것과 똑같다. 김영이 처음 만들어내자 그 이후에도 여러 개가 제작되었는데, 재료는 보통 대리석이나 오석(烏石)을 썼으며, 놋쇠로 휴대용도 만들었다. 정조가 김영을 특채하려고 하자 관상감 관원들이 심하게 반대했는데, 홍길주가 그 사연을 기록했다.“관상감은 천문학과를 두어 사람을 뽑기 때문에 천문학과를 통해 조정에 들어온 자가 아니면 역법(曆法)을 제정하는 역관(曆官)이 될 수 없었다. 그런데 임금께서 특명을 내려 김영에게 역법을 제정하게 하시면서 ‘김영같이 남다른 재주를 지닌 자가 아니면 이런 예에 해당될 수 없다.’고 말씀하시니, 김영이 크게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당시 관상감 사람들이 모두 김영을 질시했으며,‘이는 우리 관직의 규율을 무너뜨리는 일이다.’라고 따졌다. 그러나 임금의 명이 있었으므로 끝내 그 누구도 크게 떠들지는 못했다.” ●정조 승하하자 벼슬에서 쫓겨나 굶어 죽다 중인들은 혼인은 물론, 교육과 관직도 몇몇 집안이 주고받았는데, 중인 출신도 아닌 김영이 중인의 전유물인 역관이 되었으므로 반대가 심했다. 서호수가 죽고 정조도 승하하자, 김영은 다른 관직으로 좌천되었다가 벼슬에서 쫓겨났다. 1807년과 1811년에 혜성이 나타나자 조정에서 관상감에 명해 혜성의 운행 도수를 계산해 올리라고 했는데, 아무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김영을 다시 불러들였다. 계산이 끝나자 그는 다시 쫓겨났는데, 그의 전기를 쓴 서유본은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면전에 욕하고, 주먹으로 때리기까지 했다.”고 기록했다. 그가 남의 집 어린아이에게 글을 가르치다 굶어 죽자, 관상감 생도가 그의 원고 상자를 훔쳐갔다. 미처 간행되지 못한 몇 권의 책은 다 없어지고,‘국조역상고(國朝曆象考)’나 ‘칠정보법(七政步法)’ 같은 책 끝머리에 그의 이름이 붙어 있을 뿐이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檢 “더 밝힐 진실있다면…”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재심에서 1975년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8명에게 23일 무죄가 선고되면서 검찰이 항소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공판 내내 “처벌보다는 진실규명이 우선”이라고 천명한 검찰은 지난해 12월18일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이례적으로 구형 없는 논고를 했다. 이 때문에 무죄 선고가 나는 즉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안창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선고 직후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에 항소를 할지 포기할지 결정하는 데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진실을 규명할 부분이 더 남아 있다면 상급심에서 다툴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사건과 관련, 유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수백억원대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검찰이 항소를 검토하는 이유중 하나다.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사법살인’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사법부가 과거 잘못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하급심이 아니라 대법원이 판례를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김형태 변호사는 “법원 판례는 1심은 1심대로,2심은 2심대로 의미가 있다. 억울한 사정이 있다면 대법원까지 가겠지만 정상적인 판결에 대해 상급심 판단을 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검찰의 항소 포기를 촉구했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부분 60∼70대의 고령으로 32년간 고통을 받아온 유족들에게 또다시 법정 공방을 펼치게 하는 일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한편 유신정권 당시 만들어져 역사와 함께 묻힌 대통령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성 문제는 뒤늦게 헌법재판소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고(故) 우홍선씨 등 이 사건 피고인 8명의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는 24일 “피고인들에게 적용됐던 긴급조치 제1호와 제4호에 대해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소(訴)를 제기하기 위해 전담팀을 꾸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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