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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니언 중계석/ 盧정부의 개혁과 사회통합

    고려대 김호진 교수는 30일 민족통합개혁연대 주관으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대토론회에서 ‘노무현 정부의 개혁과 사회통합’이란 주제의 논문을 발표했다.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개혁의 성공 조건 개혁에는 언제나 비판과 저항이 따른다.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화를 두려워하고,특히 잃을 것이 많은 기득권층은 개혁을 자기들의 신분과 지위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는가. 첫째,개혁정책의 패러다임과 브랜드를 선명하게 부각시켜야 한다.노무현 정부는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비전과 추진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개혁담론을 논리정연하게 다듬어 내야 한다.물론 시대변화와 역사성을 반영하는 것이어야 한다. 둘째,개혁의 무게중심을 가치창조에 두어야 한다.김영삼 정부가 개혁에 실패하고 경제 환란을 초래한 것은 파괴적인 과거청산에 너무 치중했기 때문이다.노무현 정부는 창조지향적인 개혁에 역점을 둬야 한다.과거를 부수는 게 개혁이 아니라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 개혁인 것이다.셋째,실사구시의 관점에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정부가 개혁목표로 내세운 평화와 번영은 너무 멀리 느껴지고 동북아경제중심론은 구체성이 없다.또 국가개조론은 너무 담대하고 자칫하면 제2건국처럼 정치쟁점으로 비화될 우려가 있다.이런 점에서 개혁은 실현 가능성을 전제로 해야 하며 누구나 수긍하는 시대적 과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넷째,개혁적 리더십과 통합적 리더십을 병행해야 한다.개혁 마인드가 강한 인사를 기용한다거나 각 부처에 업무혁신팀을 만드는 것이 개혁적 리더십이라면,지역과 이념,성과 연령을 초월하여 필요한 인재를 기용하는 것은 통합적 리더십이다. 다섯째,시행착오를 극소화시켜야 한다.국가경영의 암적 요소는 낭비다.시행착오에 수반되는 국정에너지의 낭비는 더 큰 문제다.노무현 정부의 임기가 5년이라지만 시스템 안정과 정책구상을 위한 준비기간 1년과 임기 마지막 1년을 빼면 일할 수 있는 기간은 3년밖에 되지 않는다. 여섯째,선택과 집중이다.일에 과욕을 부려 너무 많이 벌이면 아무 일도 못 한다.꼭 해야 할 몇 가지만 선택해서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교육정책을 예로 든다면 NEIS갈등 해결과 공동체 복원,공교육 살리기와 사교육비 줄이기,대입제도의 선진화와 대학의 경쟁력강화만 제대로 해도 성공적이다. 일곱째,갈등조정과 사회통합이 성공의 디딤돌이다.노사갈등 해소와 협력이 중요한 과제이다.만약 이에 실패한다면 개혁도 경제도,삶의 질도 수포가 된다.2002년도 우리나라 노사관계 경쟁력이 조사 대상국 49개 국가 중에서 47위를 기록하고 있다.분규로 인한 근로손실 일수는 조사대상국 30개 중에서 30위로 최하위를 보이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가능성과 한계 노무현 대통령 리더십의 장점으로는 절차적 정당성이 강하다는 점과 탈권위주의,승부사형,지지세력의 강한 연대성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정서적 정당성이 취약하다는 점은 약점이다.아직도 일부 수구세력과 영남정서는 노 대통령을 ‘절반의 대통령’이라고 부른다.또 일부 언론과의 관계가 비우호적인 점과 여소야대 구조 등도 한계로 꼽힌다. 이럴 때는 비판과 저항이 심한 분열성 정책보다는 많은 사람이 기대하는 통합성 정책을 선택해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노 대통령이 임기중에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연다면 역사에 남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이게 경제 환란을 겪은 국민들이 한강의 기적을 다시 연출하고 싶어하면서 갖고 있는 일종의 보상심리다.노 대통령은 이 점을 감안해 경제 리더십에 승부를 거는 CEO로 변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정시스템의 효율적 가동은 필수적이다.이것을 뒷받침하는 게 책임경영체제이다.부서장에게 자율을 주되 국정성과를 내지 못하면 철저히 책임을 묻는 게 곧 책임경영체계다. 또 언론과의 대외적 긴장보다는 시스템을 역동적으로 작동시키는 대내적 긴장이 더 시급한 문제다.이것이 전제돼야 개혁과 동북아중심구상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정리 조승진기자 redtrain@
  • 국제 플러스 / 美·EU 테러범 인도협정 체결전망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범죄자인도협정 및 사법협력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테러와의 전쟁중 안보를 강화하려는 목적의 이들 협정은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전쟁 기간에 손상된 미국·EU 관계 개선의 시작을 의미한다.그러나 EU 회원국들은 자국민을 사형에 처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전제로 범죄자인도협정에 동의했다.
  • 日‘회사형 인간’ 다시 증가 / 신입사원 78% “데이트보다 일”

    |도쿄 황성기특파원|“데이트보다는 일이 우선.” 일본의 젊은 회사원 10명 중 8명의 대답이다.1960∼70년대 고도성장기를 살았던 아버지 세대의 일벌레 근성,의식이 최근 신입사원들 사이에서 되살아 나고 있다. 일본 사회생산성본부와 일본 경제청년협의회가 2003년도에 입사한 전국의 고졸 이상 신입사원 3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13일 발표)는 거품경제 붕괴와 10여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장기불황이 젊은 세대의 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데이트 약속이 있는 날 잔업을 하라는 명령을 들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신입사원의 78.5%는 “회사일을 하겠다.”고 응답했다.이같은 ‘일 중시파’는 맹렬사원을 자부했던 선배들의 고도성장기(1972년 69%)에 비해 상당히 많아졌다.또한 남자(75%)보다는 여자(85%) 쪽이 일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았다. 신입사원의 40%는 구조조정으로 회사에서 쫓겨나는데 대해 불안해 하고 있으며,회사의 도산을 걱정하는 비율도 27%나 됐다. “일과 생활,어느 쪽이 중심”이냐는 질문에서도 1991년에는 일 5%,생활 23%로 생활 중시파가 많았던 반면,이번 조사에서는 80%가 “둘다 중심”이라고 대답한데 이어 일과 생활이 각각 10%로 차이가 없어졌다. marry01@
  • [길섶에서] 배신의 계절

    기독교 역사에서 영원히 씻지 못할 오명을 남긴 두 사람이 있다.한 사람은 예수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본디오 빌라도다.로마에서 파견한 이스라엘 총독이던 그의 이름은 전세계 기독교도들이 암송하는 사도신경에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라고 적시돼 있다.또 한 사람은 예수의 제자 가롯 유다이다.3년동안 예수를 따라 다니며 가르침을 받았던 그는 은 삼십냥에 스승을 본디오 빌라도에게 팔아 넘긴 배은망덕의 대명사로 기억되고 있다. 장미가 한창 붉은 색을 뽐내며 오가는 이들을 유혹한다.장미가 아름답기에 꺾어 보았더니 가시만 있고,우정이 좋다기에 해보니 배반만이 있다고 하던가.이른바 ‘배반의 장미’론이다. 너 나 없이 이익은 영원하고 쪽팔림은 순간이라며 달면 삼키고,쓰면 뱉는 세상이다.유다의 교훈은 나 몰라라 한다.오히려 예수의 제자도 배반하는데 나쯤이야 하는 배짱이 기승을 부린다.대통령마저 배신 당하면 어쩌나 걱정한다고 토로한다.바야흐로 배신의 계절 성공한 기회주의자보다 역사 앞에 당당한 ‘바보’가 보고 싶다. 김인철 논설위원
  • 癌 알면 알수록 커지는 희망 조기발견땐 87.8% 완치

    ‘암(癌)중모색’은 희망이다.무서운 암이지만 아는 만큼 이긴다. 해마다 암으로 진단받는 환자는 약 10만 여명.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대부분 암 진단을 받으면 이를 ‘사형 선고’로 여긴다.암은 무섭지만 현대의학도 가만 있지는 않고 있다.조기에 발견하면 87.8%가 5년 이상 생존,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다.심지어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폐암도 초기에 치료받으면 63%가 완치된다. 대한암학회가 암 극복의 희망을 찾기 위해 올해부터 춘계학술대회 기간인 6월 둘째주를 암주간으로 정하고,대국민 홍보활동에 나선다.그와 함께 암의 진단과 치료,예방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일반인들의 암 극복을 도울 계획이다. ●최근 10년새 사망률 1.5배 늘어 국내에서 4명 중 1명의 환자가 사망하는 암은 최근 10년간 1.5배나 사망률이 증가했다.암으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손실액도 19조원으로 GDP의 3.6%나 된다. 지난 2001년 1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진단된 악성종양 9만 1944건중 남자가 56.3%로 여자 43.7%보다 10.0%포인트 높았다.높은 흡연율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작업장 유해환경,불규칙한 식생활과 잘못된 음주문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나이별 암 발생률은 60∼64세 15%,65∼69세 13.8%,55∼59세 12.4%,70∼74세 10.3% 순이다.55세 이후 급속하게 암 발생률이 높아져 이때부터 암 정기검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발생 부위별로는 위 20.3%,기관지·폐 11.9%,간·담관 11.8%,대장 10.5%,유방 7.1%,자궁경부 4.4% 순이다.여전히 위암 발생률이 높다.맵고 짠 음식,불에 태운 생선과 고기가 주 요인이며,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은 것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대장암의 증가도 주목된다.서구식 식생활 유입과 고령인구의 증가가 원인이다. 성별로는 남자의 경우 위암(24%),폐암(16%),간암(16%),대장암(10.5%),방광암(3.4%),전립선암(2.8%),식도암(2.7%) 순이었는데 이중 대장·전립선암을 제외한 다른 암의 공통적인 발병 원인으로 흡연과 음주가 꼽힌다.여자는 유방암(16.1%),위암(15.3%),대장암(10.5%),자궁경부암(10.1%),갑상선암(8.3%),폐암(6.6%),간암(6.5%) 순이었다.이중 유방암의 뚜렷한 증가는 독신,모유수유 기피,비만과 운동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폐암의 경우 7대 도시 60∼64세 환자가 18.3%로 가장 많은 데 비해 기타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은 65∼69세가 가장 많았다.공해,작업장 유해환경,스트레스,비만,운동부족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의 사망률 1위,폐암 폐암의 경우 발생률은 2위지만,사망률은 1위였다.완치가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서다.조직학적 분류로는 편평세포암이 전체 폐암의 33.1%,선암이 26.5%로 전체 폐암의 증가와 함께 선암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서구적 발생 패턴을 보였다.선암은 흡연이 중요한 발암 인자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전체 환자중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경우는 47.2%에 불과했으며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아예 암 발병 사실을 모른 경우도 40.9%나 됐다. 대한암학회 박찬일(서울대 의대 교수) 이사장은 “한국인의 암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 ‘암은 곧 죽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나 최근 선진 외국에서는 ‘암은 더불어 살 수 있는 병’이라는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런 인식 전환과 함께 암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홍보는 물론 조기검진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
  • “공초 자유정신 내 문학과 상통”/ 대한매일 제정 제11회 공초문학상 수상 김지하 시인

    공초문학상 수상작 ‘절,그 언저리’가 표제시로 수록된 수묵시화집은 시인으로 되돌아온 김지하(62)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작품이다. 지난해 시인이 사상의 숲에 젖어있다가 8년 만에 시집 ‘화개’를 들고 나오자 문단은 대산·만해문학상 등으로 반겼다.홀로 복잡한 사유의 강을 훌쩍 건너가 ‘시인’으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세인의 우려를 말끔히 가시게 했다.‘공초 문학상’에는 그에게 시인으로서 세상을 위해 더 노래해 달라는 당부의 뜻이 담겼다. “공초 선생은 세속에 얽매이지 않고 훨훨 날아다니며 정신의 자유를 추구한 비범한 분이었습니다.그의 시는 허무에서 역설적인 힘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노래한 것이어서 제 생각이랑 맥이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김 시인은 고교시절 고궁에서 열렸던 어느 백일장에 참가했다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하신 빡빡머리의 공초 선생을 본 기억담을 전해주며 “평생 자기를 바치듯 살다 간 공초의 삶은 제가 최근 소망하는 ‘모시는 태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그런 분의 시정신을 기리는 상을 받게 됐으니 고맙고 좀더 ‘모심’의 마음으로 시를 쓰라는 격려의 뜻으로 알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수묵시화집 ‘절,그 언저리’는 2001년부터 2년동안 절을 순례하면서 쓴 34편의 시에 수묵화를 덧붙인 것.개인적으로도 사상의 무게에 눌렸던 그에게 다시 ‘시의 소리’를 냈다는 확신을 준 작품집이다. “‘중심의 괴로움’이후 8년 동안 시를 못 쓰다 지난해 ‘화개’로 입을 열었지요.사실은 그동안 시를 안 쓴 게 아니라 매일 썼습니다.그런데 매일 2∼3줄만 쓰면 여백이 허옇게 텅 비었습니다.그렇게 빛만 남아서는 시가 안 됩니다.어두움도 있어야 합니다.그래서 절을 다니며 순간순간의 느낌을 휙휙 갈긴 것이 이번에 낸 ‘절,그 언저리’입니다.마음에 차지 않는 작품도 있지만 ‘삶의 소리’가 돌아와 개인적으로 무척 기쁜 시집입니다.” 수식어를 붙이는 게 번잡할 정도로 김지하 시인은 늘 세상의 중심에 있었다.70년 ‘사상계’에 시 ‘오적’을 발표하여 반독재 투쟁의 선봉이 된 뒤 민청학련을 배후조종한 혐의로 사형을 언도받았다.유신시대를 “죽음”이라 노래하고(시 ‘1974년 1월’),“타는 목마름으로/민주주의여 만세”를 외치면서(‘타는 목마름으로’) 70년대와 80년대를 투쟁과 감옥생활로 보냈다.세계 각국 지성인들의 구명운동으로 출옥한 뒤에는 사상가로서 개벽·동학·율려·생명운동 등을 천착하고 유불선의 통합을 모색하는 시기를 거쳐,민족주의와 세계 보편적 사상의 통합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박수를 받건,손가락질을 받건,늘 ‘중심’에 있었다. 늘 앞서간 길이어서 평탄하지 않았다.남보다 세상을 먼저 보고 맞이하려 했기에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그 모습은 길고 긴 겨울을 참은 뒤 막바지 추위가 절정에 이르는 2월에 첫 꽃을 피우며 봄을 알리는 ‘꽃의 예언자’ 매화를 닮았다.정서적으로 친화력을 느껴서인지는 몰라도 그는 최근 매화를 배우는 데 푹 빠져있다.(인터뷰를 한 18일 아침에도 매화 그림이 잘 되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수상작 ‘절,그 언저리’에는 시인의 사상 탐험이 고스란히 들어있다.“절,/그 언저리 무언가/내 삶이/있다”고 운을 뗀 시인은 자신의 삶을 “쓸쓸한 익살/달마 안에”(불교)서 찾거나,“외로운 예언을 하는 한매(寒梅)”나 “서너 촉 풍란(風蘭)”(유교)에서 그리기도 한다.이윽고 시인은 “세 거룩한 빛과 일곱별”과 “살풋 숨어있는 풍류”(선도)를 발견한다.그러나 그의 자화상은 ‘절 언저리’에 있다.창대한 숲을 떠올리는 사유의 체계를 산책했지만 늘 그의 마음은 세상을 걱정하고 있기에 절 속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는지 모른다. “절에 가면 내가 숨쉬고 살 곳이 있습니다.그곳엔 불교(대웅전)라는 세계적 종교가 가진 보편성과 환인신화(환웅전·칠성각)라는 민족적 요소가 습합되어 있습니다.이 기가 막힌 결합에서 ‘뭔가’가 나오지요.” 그는 기독교·유교·주역의 숲을 보여준 뒤 들뢰즈와 가타리 등 현대 철학자의 이론으로 돌아오는 등 동서고금의 사상을 비교 분석하면서 불교와 선도의 통합에 대해 역설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빽빽한 숲을 연상케 하는 복잡한 사유체계를 듣다가,동서고금의 철학 미학 종교 문학을 아우르려는 그 창대한 숲을 가로지르는 공통의 정신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마디로 ‘모심’(侍)이라고 할 수 있어요.사람과 사람,사람과 뭇 생명,사람과 자기 안에 있는 신령한 마음,심지어 컴퓨터 같은 기계와 인간의 관계도 모시는 태도가 있어야 합니다.한때 합리적 사유 이른바 운동권의 논리를 중요시한 적이 있는데 이는 세상에 좋은 영향만이 아니라 나쁜 흔적도 남겼지요.윤리적 태도의 모자람이나 폭력성 같은 것인데 그동안 싸우느라 잊었던 내면적인 평화,모심을 회복해야 합니다.” ‘모심’의 사상을 강조하면서 마지막 꿈도 그것을 주제로 한 시적인 산문 ‘모심’(그가 미리 정해놓은 제목)을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얌전하고 알기 쉬운 글로만 채운 뒤 마지막 가는 길에 세상에 드리고 싶다.”며 “그 뒤 시골로 훌훌 내려가겠다”고 말했다.누가 뭐래도 문사철에 능한 전통적 의미의 ‘시인’일 수밖에 없는 그는 세상에 대해 갈수록 자신을 낮추고 있다.‘절,그 언저리’에서. 이종수 기자 vielee@ ■심사평 ‘황톳길’(1969)로 등단한 이후 김지하의 시력(詩歷) 34년은그 어느 영혼의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고 사상사의 나침반에 시혼을 내맡긴 채 표류하는 미학적 항해사였다. 출항 때의 저 뜨거운 열정과 불굴의 투지로 다져진 저항시들이 받았던 지지와 갈채와 성원은 세계문학사상 희귀한 혁명시의 성공사례였다.그는 언어의 마술사로 군부독재에 단독자로 맞서,민주주의를 타는 목마름으로 견인해냈다.유신통치가 끝나는 지점에서 김지하 시인은 ‘저항시인’에서 ‘사상시인’으로의 변신을 시도했으며,이후 오늘까지도 그의 지적 편력의 허기증은 지속되고 있다.그는 변혁의 사상사적 원동력을 토착적인 민중신앙에서 탐구하면서 밥,생명사상,율려(律呂)사상 등등을 창출,전개해 왔다.그는 저항시를 뒤로 자리바꿈시키고도 끊임없이 변혁(개벽)에의 이상을 포기하지 않고 세계사와 민족사를 응시하면서 간헐적인 발언으로 사회적인 관심을 유도해 냈다.그의 행동과 작품은 당대의 민중이 원하든 않든 상관없이 어떤 식으로든 파장을 일으키게 되어있다.설사 반역사적인 발언일지라도 그에 대한 비판 여론이 야기되어 역사적인 진보에 도움을 주는 역기능까지 가진 이 미묘한 시인의 역할은 다른 누구로도 대신할 수 없는 바로 김지하 시인의 몫이다. ‘절,그 언저리’는 시인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슬픔의 정치학”인 ‘화개’에 이은 “새로운 문화정치학의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인 방향전환의 시도이다.절에 가서도 절의 모습을 못 찾는 이 시인의 처절한 궁극적인 시대정신의 갈구 자세가 바로 이 시집을 이루고 있다.어쩌면 김지하의 긴 항해 앞에 곧 새 미학적 항구가 보일 듯한 예감이 든다.아마 그것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평범한 ‘시경(詩經)’의 세계로의 귀환일지 모른다. ●심사위원 임헌영(문학평론가) ‘절,그 언저리’ 절, 그 언저리 무언가 내 삶이 있다 쓸쓸한 익살 달마(達摩) 안에 한매(寒梅)의 외로운 예언 앞에 바람의 항구 서너 촉 풍란(風蘭) 곁에도 있다 맨끝엔 반드시 세 거룩한 빛과 일곱별 풍류가 살풋 숨어 있다 깊숙이 빛 우러러 절하며. ■김지하(본명 金英一)연보 ▲41년 전남 목포 출생 ▲59년 서울대 미학과 입학 ▲63년 필명 지하(芝河)로 시 ‘저녁이야기’ 발표 ▲64년 대일굴욕외교 반대투쟁으로 4개월간 투옥 ▲69년 ‘시인’지에 ‘황톳길’‘녹두꽃’등으로 등단 ▲70년 ‘사상계’에 담시 ‘오적’ 발표,첫 시집 ‘황토’ 간행 ▲73년 소설가 박경리의 외동딸 김영주와 결혼 ▲74년 ‘민청학련사건’ 배후조종 혐의로 사형선고 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 ▲75년 3월 출옥 한달뒤 재구속,옥중에서 ‘로터스 특별상’수상 ▲80년 12월 석방 ▲시선집 ‘타는 목마름으로’(82년),이야기모음집 ‘밥’(84년),‘남녘땅 뱃노래’(85년),시집 ‘애린’(86년),‘검은 산 하얀 방’(86년),‘화개’(2002년) ‘김지하전집’(2002년)‘김지하의 화두’(2002년) 수묵시화집 ‘절,그 언저리’(2003년) 등 출간
  • 기고 / ‘겸손’이 사라진 시대

    유학에서 돌아와 내가 받은 가장 큰 충격 중의 하나는 과거 주위에 흔하던 ‘겸손’이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TV에 나오는 연예인을 위시한 각종 사람들이 어색해 하지도 않으면서 한결같이 자기자랑에 익숙해 있는 것은 꽤나 놀랄 일이었다. “이렇게 유명해지니 나로서는 불편한 점도 많습니다.”“나도 알려진 공인이지만 사생활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좀 알아주었으면 해요.”“뭐니뭐니해도 (나처럼)얼굴이 좀 반반해야 대접을 받는 것 아닙니까?” 이제는 그들의 막무가내 자화자찬에 어지간히 익숙해져 그러려니 한다. 과거에는 대(大)법관이라고 하지 않고 대법원 판사라고 했다.언제부턴가 언론에서는 대(大)기자가 생겼다.또 요사이는 대(大)PD도 있다.공정한 판결로써 소임을 다하는 것이고,정론직필이면 그만일 것 같고,그리고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으로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으니 딱하다.미구에 대학에 대(大)교수가 탄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다들 허상과 미망 위에 군림하려는 기고만장함밖으로는 보이지 않는다.정말 왜들 이러는가. 최근에는 한 철학자가 대통령을 면담하고 나서 어느 신문에 대통령을 극찬하는 장광설을 늘어놓아 화제가 되었다.신문지상의 인터뷰기사 치고는 개인의 감정표현이 너무 절제되지 못했다는 점 외에도,그의 판단이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지상절대명제인 것처럼 늘어놓아 독선으로 비친다. “노대통령이 첫 인터뷰 대상으로 나와 같은 부담스러운 상대를 선택하다니”“나의 세대의 엘리트임을 자처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무현 인식론이 본질적으로 축적된 시대적 편견에 사로잡힌 결과라는”“시정잡배들의 쇄설에 괘념치 마시고 대상을 집하는 성군이 되시옵소서.”따위는 지나치다. 국가가 숭배하는 종교를 거부하는 불경을 저지르고 젊은이들을 정신적으로 타락시키는 일을 일삼는다는 부당한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2300년 전 그리스의 소크라테스는 가능한 망명길을 굳이 거부하였다.그를 키워준 아테네와 그 법의 절차에 최후까지 순명하고자 하였던 것이다.비장한 인간적 금욕이자 겸손이다. 2세기의 단정한 스토아 철학자 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는 친절하고 겸손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 세상에 왔고 그래서 친절하고 겸손하게 행위함으로써 그 의무를 다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그런데 그는 다름아닌 무소불위의 대로마제국 황제였다.1921년 북경대학에 머무른 영국의 러셀은 서양사회가 잃어버린 겸손(understatement)이라는 소중한 덕목을 동양사회는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데 큰 감명을 받았다. 세기의 사상가가 부러워 격찬한 그 겸손을 정작 우리가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다.세대에 걸쳐서 이 땅에 오래 살아온 언더우드 집안의 한 후손이,물질적으로는 지금 많이 풍요해졌으나 그에 반해 과거 소박하고 친절하던,그래서 좋았던,한국인정은 날로 사나워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술회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많은 외국관광객들이 한국인은 불친절하다고 한다.외국노동자들은 우리의 눈빛이 무섭다고도 한다.그래도 우리 선배들은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는 자연의 질서를 본받아 자칫 자만과 방종에 빠지기 쉬운 인간본성을 부단히 질책하고 경계하지 않았던가. 희랍의 성인 소크라테스도,로마의 현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우리시대의 큰 스승인 러셀도 자기겸손을 지키려고 애썼다.그리고 반도를 살다간 우리 선인들도 겸손지덕을 배우려 쉼없이 노력하였다.이제 우리는 언행에 있어서 아무쪼록 삼가고 성찰하고 절제하여야 할 것이다.잃어버린 겸손을 회복하자. 황필홍 단국대교수 명예논설위원
  • 국제 플러스 / 中“사스 고의전파땐 사형”

    |베이징 외신|중국 정부는 15일 고의로 사스를 퍼뜨리는 자에 대한 형사처벌 방침을 발표하며 최악의 경우 사형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국 고등법원에 따르면 당국의 격리수용 조치를 어길 경우 최고 7년형의 징역을,고의로 사스를 옮긴 사실이 확인되면 10년 이상의 징역에서 사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하지만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불필요하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이날 하루 중국에서는 전국적으로 52명의 사스환자가 추가로 발생,지난달 20일 이후 가장 낮은 감염률을 나타냈다.
  • 제21회 교정대상 수상자

    본상 ■면려상 / 노병원 서울구치소 교위 지난 72년 교도관 임용 후 30여년 동안 수용자 고충처리와 무상치료 주선 등을 해주면서 수용자 교정에 헌신해왔다.90년 수용사동에 근무하면서 매일 5명 이상의 수용자와 면담해 100명이 넘는 수용자의 고충을 신속히 처리했다.95년 위급한 상황에 처한 골수섬유화종 환자 등 215명을 응급조치 후 외부 전문병원으로 후송,환자관리에 최선을 다했고 시력장애와 치아질환 등을 앓고 있는 수용자 648명에게 무상치료를 주선했다. ■박애상 / 차혜옥 마산교도소 종교위원 22년 동안 불우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했다.지난 80년부터 13년간 마산교도소의 결핵환자들을 위해 180여차례 종교교회를 열었고 중증환자 20여명과 자매결연을 맺어 영치금품 등을 지원,갱생의욕을 높였다.지난 85년부터는 마산 산호공원에 선교교회를 열고 무의탁 출소자와 노숙자들을 데려와 보살펴 주었다.95년부터 무연고 출소자 105명을 집으로 데려와 경제적 능력이 있을 때까지 보호하고 60여명의 출소자들에게 직장을 알선해 주었다. ■성실상 / 지석환 공주교도소 교위 29년 동안 교도관으로 일하면서 취업알선과 영치금을 지원,수용자 교화에 기여해왔다.불우시설 방문 봉사와 소년소녀가장돕기 등 사회봉사활동에도 힘쓰고 있다.지난 80년부터 3년간 무기수 등 장기수용자에게 생일잔치를 열어주고,출소 후 갈 곳이 없는 무의탁 수용자 20명에게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가족을 찾아주는 등 사회복귀 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97년부터는 직원 30여명과 함께 봉사모임 ‘한울회’를 조직, 양로원등을 방문하고 있다. ■자비상 / 김인숙 영등포구치소 종교위원 지난 80년 인천 소년교도소 선도법회를 시작으로 23년 동안 수용자를 위한 법회를 열고 불우 수용자 영치금 지원,수용자 가족 돕기 등 수용자를 위한 교정·교화에 헌신해왔다.87년 수용자 김모씨의 7살짜리 딸을 자신의 사찰에 데려와 양육했고 2000년 수용자 이모씨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한편,고령 수용자들을 위해 경로행사를 마련하는데 앞장섰다.2002년 월드컵 경기 당시 영등포구치소 여자 수용실에 텔레비전 25대와도서 900여권을 기증했다. ■창의상 / 박상재 안양교도소 교위 26년 동안 상담을 통한 교정사고 방지와 수용자 권익보호,사회복귀능력 향상에 힘썼고 시설환경 개선과 직원교육용 교재 발간 등으로 교정행정 발전에 기여했다.지난 93년 수용자들이 취업한 외부 기업의 부도로 200여명의 통근 작업이 취소될 위기에 놓이자 인근지역 100여개 사업체를 방문,새 일자리를 확보했다.통근 수용자들에게는 출소후 정식직원으로 근무하도록 신원보증을 서주기도 했다.2001년 ‘교정관련 판례집’과 ‘사례별 교정실무’ 600부를 발간했다. ■자애상 / 한영순 인천구치소 종교위원 지난 89년부터 14년 동안 수용자 신앙지도와 불우 수용자 자매결연,사형수 및 무기수 서신상담을 주선했다.89년부터 26차례에 걸쳐 수용자 1040명에게 생일교회를 마련하고 생활이 어려운 무의탁자 김모씨 등 520명에게 자매결연을 맺어주었다.90년부터 매월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사형수 3명과 무기수 15명에게 서신교환을 통해 상담을 실시했고 2001년에는 불우 수용자 40명에게 영치금을 지원했다.지난해에는 교화방송 개통 때 1000만원어치의 장비를 지원했다. ■교화상 / 정석준 경주교도소 교회사 34년 동안 수용자 정신교육과 무의탁수용자 자매결연 주선,수용자 가족 찾아주기 등 교정교화에 헌신해왔다.지난 82년 교도관 모임인 ‘등불회’를 창립,무의탁 수용자 32명과 불우 수용자 가족 18명에게 266만원을 지원했다.지난 90년에는 수용자 김모씨에게 사비를 들여 학습지도를 해 검정고시 수석합격의 영광을 안겼다.수용자에게 서예지도도 해 미술전에서 입상시키기도 했다.96년에는 교정 독후감 모음집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여’를 발간했다. ■공로상 / 조익하 청송제1감호소 교화위원 20년 동안 수용자들의 학과교육을 지원해 사회복귀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했다.93년부터 무의탁자 13명과 자매결연을 맺어 격려했고 94년부터 불우 수용자 가족돕기 운동을 벌여 생활필수품을 지원했다.같은 해 출소자 15명의 취업을 알선했다.96년부터 무의탁 수용자에게 230여만원을 지원하는 한편 회갑을 맞은 노인 수용자 70여명에게 회갑연을 베풀어주었다.99년부터 3년 동안 교정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사회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별상 ■면려상 / 강복임 성동구치소 교위 지난 72년 교도관 임용 후 여성 수용자의 복지 향상을 위해 헌신해 왔다.90년부터 여성 수용자를 상담해오면서 임신한 소녀 입소자 4명을 구청 사회복지과와 협조,미혼모 위탁시설에 들어갈 수 있도록 주선했다.수용자가 낳은 유아들에게 이유식과 유아복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96년에는 벌금미납으로 출소하지 못한 무연고 수용자 3명의 벌금을 대납했다. ■박애상 / 김정래 목포교도소 정교위원 24년 동안 불우 수용자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기독교 교리를 지도하는 등 수용자들의 심성순화에 앞장서 ‘신앙의 어머니’로 불렸다.교회 전도사로 일하면서 지난 87년부터 불우 수용자 20여명에게 신앙상담을 실시하고 93년 이후 찬송가 연주기와 성가곡집 등을 지원,94년부터 매년 성경퀴즈대회를 여는 등 신앙심 고취를 통한 수용자 교화에 힘써 왔다. ■성실상 / 임희빈 영등포교도소 교위 지난 75년 교도관에 임용된 뒤 자매결연과 생활지원 등을 통해 불우수용자 교정교화에 앞장섰다.보안업무를 비롯한 교정행정 업무에도 정통할 뿐 아니라 소년소녀가장 돕기 등 봉사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불우수용자 15명에게 영치금을 지원하고 자살을 기도한 수용자의 노모에게 쌀과 생활비를 전달했다. ■자비상 / 이천희 수원구치소 종교위원 96년 수원구치소 개소 당시 종교위원으로 위촉된 뒤 수용자 정신교육을 실시하고 취업을 알선,6명의 출소자의 사회복귀를 지원했다.97년에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벌금을 미납해 노역장에 유치된 4명의 벌금을 대납해 주었다.수용자 정서함양을 위해 교양도서 3800권과 독서용 책상 27개를 기증하했다. ■창의상 / 이홍남 춘천교도소 교위 26년 동안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예산을 절감하는 데 기여했다.지난 87년 흉기로 악용돼 온 식수용 금속주전자를 PVC물통으로 교체,예산절감과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했다.물품 구매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비로 프로그램을 구입,활용했다.매년 무연고 수용자 묘지 46기를 벌초하고 있다. ■자애상 / 이연종 천안소년교도소 교화위원 지난 88년부터 교도소를 찾아 수용자에게 무료 치과진료를 하고 있다.99년 수용자 정모씨의 턱관절 교정수술을 해주는 등 불우한 수용자 3명에게 치아교정을 해주었다.96년부터 1년 동안 러시아 체르노빌 방사능 유출사고 지역의 피해소년 210명의 치과진료를 도맡았고 98년부터 3년 동안 중국 길림성 조선족을 대상으로 무료 치과진료 활동을 펼쳤다. ■교화상 / 우태규 대구구치소 교위 지난 77년 교도관으로 임명된 후 26년 동안 수용자의 자기계발을 도와 사회적응 능력을 높이는데 앞장섰다.97년 취사장에서 근무할 때 요리학원 강사를 초빙해 수용자들이 요리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도움을 주었다.2001년부터 불심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수용자와 경비교도의 합동법회를 주관하고 지역사회 무의탁 노인과 결식아동을 지원했다. ■공로상 / 장정익군산교도소 교화위원 현재 군산교도소 교정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수용자 정보화교육 지원과 출소자 취업알선에 힘쓰고 있다.지난 95년 가석방으로 출소한 무의탁자윤모씨를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취업시켰다.98년부터 불우 수용자의 학자금 지원운동을 주도,20명을 선정해 1000여만원을 지원했다.2000년에는 수용자 정보화교육에 필요한 교재 110여권을 기증했다.
  • 알카에다 소행 연쇄 테러 / 사우디이어 예멘·알제리서도 잇따라 발생

    |사나(예멘)·알제 AFP 연합|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예멘·알제리 등 북부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알카에다 또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잇따라 발생,긴장이 고조되고 있다.예멘의 한 법정에서 14일 현지인에 의한 폭탄테러가 발생,판사 1명을 포함해 상당수가 다쳤다고 현지 보안소식통들이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소식통들은 이날 오후 2시50분(한국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남쪽으로 200㎞ 떨어진 지블라지역의 법정에서 폭탄이 폭발했다고 전했다.폭탄테러가 일어난 법원은 지난해 발생한 미국인 선교사 피살사건과 관련해 알카에다 요원 1명에 대해 사형선고가 내려졌던 곳이다. 경찰은 법원 마당에서 권총을 갖고 있던 범인을 체포,법정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미국인 선교사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알카에다 요원 아베드 압둘 라자크 카멜(30)은 지난 10일 이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사형을 선고한 판사는 히잠이 아니었다. 한편 알제리군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납치돼 2개월여간 인질로 잡혀 있다가 풀려난 17명의 유럽 관광객 납치사건이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제리 이슬람 과격단체의 소행이라고 15일 밝혔다. 알제리군은 외국인 관광객 납치사건이 ‘포교와 전투를 위한 살라피스트 그룹(SGCC)’의 소행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제리 관영 APS통신이 보도했다.
  • 사스, 中 행정개혁 촉진제 되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태풍이 중국의 관료사회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무책임과 ‘만만디’의 대명사였던 중국의 관료들이 사스 파문을 계기로 대대적인 처벌을 받으면서 인민에 군림하지 않는 ‘선진 행정’으로 변모될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한달 사이에 사스 재해로 처벌을 받은 관료들은 24개 성·시에서 120여명에 달했다.중국 언론들은 “돌발한 하나의 재해사건 때문에 관원들이 대규모로 처벌받은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라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허베이(河北)성 줘저우(琢州)시위원회 부서기 왕톈친(王天琴)의 경우 4월 초에 발생한 사스 환자를 방치한 책임을 지웠다.후난(湖南)성 창더(常德)시 부비서장 펑멍슝(彭孟雄)은 5시간 동안 사적 업무로 자리를 비우고 음주를 했다는 이유로 직무정지를 당했다. 일련의 상황 전개는 사스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각급 간부들은 인민의 건강과 생명 안전을 첫자리에 놓아야 한다.”는 엄중한 지시 때문이다. 중국 관측통들은 “4세대 지도자 반열에 오른 후 주석이 사스를 계기로 중국 관료들의 무책임과 부정부패에 대해 대대적 메스를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사스 와중에 윈난(雲南)성 전(前) 성장인 리자팅(李嘉廷) 등 3명의 고위관리에게 뇌물 수수죄를 적용,사형·무기징역 등의 중형을 선고한 것도 이런 시각과 무관치 않다.베이징에서는 사스 파문이 가라 앉으면 일종의 세대교체를 겸해 구 관료들에 대해 일대 숙청 바람이 불 것이란 소문도 나돈다. oilman@
  • “배우는 물… 그릇엔 신경 안써요”/ 16일 개봉 와일드카드 고참형사役 정 진 영

    좋은 배우는 ‘물’이어야 하는지 모른다.마음 먹은 대로 모양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연한 속성.그런 배우에겐 담길 그릇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괘념할 일이 못 된다.16일 개봉하는 ‘와일드 카드’(제작 씨앤필름·유진E&C)에서 직업의식 투철하고 동료애 넘치는 형사로 나오는 정진영(39)에게도 그 이치는 들어맞는다. ●감독과 2년전 술자리서 출연 약속 “김 감독,제가 밥먹게 해준 사람이에요.물론 술도 먹게 해줬고(웃음).” ‘달마야 놀자’ 이후 1년만의 선택이 왜 ‘와일드 카드’였냐는 물음에 대답이 싱겁다.그런데 사실이다.‘약속’으로 배우대접을 받게 해준 김유진 감독이 2년전 술자리에서 “형사 이야긴데 같이 찍자.”고 한마디 건넸고,그냥 받아들였다.덮어놓고 감독을 신뢰해서였다.또 한가지.어디에든 담길 수 있는 스스로의 근성을 믿지 못했다면 불가능한 계약이기도 했다.“영화에 대한 사전정보가 뭐 필요합니까.어차피 연기는 책(시나리오)을 받는 순간부터 (배우가) 만들어가는 건데.” 양동근과 투톱으로 끌어가는 형사이야기에서 그는허구한 날 잠복근무를 하는 강력반 고참형사 오영달 역이다.다혈질의 후배형사를 다독이는 품새에선 진짜 맏형같은 여유가 엿보인다.“영화는 속임수”라는 그의 말대로라면 그는 거짓말꾼이다.이력을 따져보면 더 분명해진다.무슨 역할이었건 그 바닥에서 족히 10년은 굴러먹었을 법한 노련한 캐릭터를 맡아왔다.보스에게 충성을 바치는 의리파 깡패(‘약속’),오합지졸의 죄수세계에 질서를 만드는 사형수 ‘빵장’(‘교도소 월드컵’),절을 지키려 조폭단에 맞서는 겁없는 스님(‘달마야 놀자’)이 그랬다. 정박자 연기의 이미지를 확 뒤집는 파격을 시도해본 적은 없냐고 물었다.“선택의 여지가 그리 많은 배우는 못 됩니다,제가.이번 영화가 흥행한다고 해도 저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는 일은 없을 거예요.그건 한석규나 송강호,설경구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죠.” 겸사가 많다.인터뷰가 아주 더디게 가열되는 건 이런 신중 일변도의 답변 방식 때문이다. ●서울대 졸업… 조감독에서 배우로 서울대 국문학과(그는 이 간판을 끔찍이도 부담스러워 한다.)를 졸업하고 연극무대를 거쳐 발을 들인 영화판.97년 ‘초록물고기’의 조감독이었다가 촬영현장에서 배우로 데뷔했다.“한석규의 극중 형으로 연기 한번 해보라.”고 등떼민 건 이창동 감독이었다. 느린 호흡의 일이라면 뭐든 자신있다.“워낙 순발력이 떨어져 TV드라마는 맞지 않다.”고 스스로를 평가한다.방송물로는 SBS 시사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만 진행하는 것도 그래서다.영화는 호흡이 길어서 편안하다.하나뿐인 딸아이의 자는 얼굴만 들여다볼 정도로 격무에 시달리는 ‘현장’의 거친 형사를 연기하면서도 특별히 사전공부는 하지 않았다.자기확신 때문이었다.“시나리오를 열심히 읽다보면 감독의 의도를 꿰뚫어볼 수 있고 그 의도를 따라가다 보면 인물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조만간 ‘황산벌' 김유신 장군으로 주인공을 맡았다고 해서 흥행부담 같은 건 없다.시위를 떠난 화살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딴 생각할 겨를도 없다.조만간 시대코믹극 ‘황산벌’(감독 이준익)에서 신라의 김유신 장군으로 지방을 누벼야 한다.사투리 때문에 백제와 전투를 벌이는 설정이라,경상도 사투리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해야 하는 웃기는 장군이다. “인생의 목표를 정한다는 건 부질없는 짓”이라고 그는 말한다.배우가 된 것도 생의 한 과정이지 목표는 아니었다.다만 꿈은 있다.이번엔 정색을 한다.“꿈은 누구나 꿔도 되는 것 아닌가?” 그의 먼 꿈은 감독이다.“그렇지만 이룰 수 있다고는 안 본다.” 정색한 얼굴에서 순식간에 긴장을 걷고 느물느물 웃는다.어느 쪽이 진짜인지 모를,배우의 얼굴이다. 황수정기자 sjh@ ■‘와일드 카드' 어떤 영화 ‘와일드 카드’는 적어도 두번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영화다.‘아직도 형사를 소재로 할 이야기가 남았나?’ 이건 부정적인 편견이다.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재료(형사물)만으로 걱정할 일이 아니었네.’ 닳고 닳은 소재로 신통하게 완성도를 높여가는 영화에서 중견감독의 범상찮은 관록이 느껴진다.김유진(54) 감독은 전작 ‘약속’에서 호흡을 맞춘 이만희(50) 작가에게 다시 시나리오를 맡겼다. 격무에 시달리면서 위험에 노출된 형사세계를 축으로 한 영화는,‘한물 간’ 조폭이야기도 양념으로 섞었다.베테랑 형사인 오영달(정진영)과 행동이 앞서 늘 위태로운 신참형사 방제수(양동근)가 주인공.퍽치기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두 형사가 의기투합하는 이야기다. 전체 분위기는 이렇다할 특색이 없다.‘투캅스’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요령껏 섞은,적당히 익숙한 맛의 칵테일이라고 할까.영화의 묘미는,주인공은 물론이고 주변인물 각각의 이야기들이 다양하고 생생하게 살아 씨줄날줄을 엮는다는 것.인정많은 김 반장,무조건 몸싸움을 피하는 소극적인 장 형사,골칫덩어리 전과범이지만 사건해결에 도움을 주는 안마시술소 사장 도상춘 등이 저마다의 에피소드를 펼치되 어느 한 지점에서 절묘하게 고리를 건다. 카메라가 앵글을 맞춘 건 형사들의 애환이다.범인에게 총을 쏴 과잉수사 혐의로 감찰반의 추궁을 받는 오영달,젊은 시절 국경일에만 집에 들어가 ‘국경일’이라 불리는 김 반장 등을 통해 그려지는 형사에는 사람냄새가 진하게 풍긴다.과장된 액션이나 대사없이 진지한 것도,한국형 형사액션의 편견을 뛰어넘는다.컴퓨터그래픽도 일절 쓰지 않았다. 실제 형사들을 모델로 시나리오가 쓰여진 덕분에 생생한 현장의 용어들이 많다.그 예 하나,퍽치기와 아리랑치기의 차이.술취한 사람의 주머니를 터는 좀도둑이 아리랑치기라면,퍽치기는 살인도 서슴지 않는 강도다. 황수정기자
  • “기다리는 마음으로 서양인에 佛心 전파”/해외포교 20년 현 웅스님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신 자체보다는,석가모니가 모든 사람과 사물에 진리가 있음을 깨닫고 보여준 날이라는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석가탄신일을 이틀 앞둔 6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법련사에서 만난 현웅(玄雄·57)스님은 석가탄신일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미국 버클리 선원 육조사에서 포교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책 ‘묻지 않는 질문’ 출간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한국의 선(禪)불교는 인간을 새롭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서양인들이 한국불교에 빠져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 불교는 티베트와 일본 불교에 비해 덜 알려져있지만 티베트 불교는 신앙적인 측면,일본 불교는 문화를 강조해 깨달음의 정법을 권하는 한국 선불교에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다는 설명이다.“물질 문명에 빠져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 서양인들이 그 돌파구로 불교를 찾고 있습니다.문화적인 벽이 문제였는데,그들의 문화와 심성을 아는 데만 10년 넘게 걸렸습니다.기다리고 기다려주는 마음이 그들의 마음을 열었지요.” 현웅 스님은 20세에 전남 순천 송광사로 출가해 전 방장 구산(九山·1909∼1983)스님을 은사로 사미·구족계를 받은 선사.상좌 35명 가운데 5번째로 구산스님으로부터 ‘무(無)’자 화두를 받아 37년간 참구 중이다.구산스님이 입적한 다음해인 1984년 스위스 제네바의 송광사 분원인 불승사로 옮겨 포교를 시작해 86년 시애틀에 돈오선원,버클리에 육조사를 세워 포교활동을 펴왔다.돈오선원에서 60명,육조사에서 100여명의 제자를 배출했다.미국 전역의 후원자만도 3만여명이다. “흔히 한국불교를 놓고 ‘기복불교’라고 하지만 기복이야말로 불교의 초석입니다.고통받는 생명체를 풀어준다는 방생만 하더라도 믿음의 공덕을 키우는 의식으로만 여긴다면 그 자체가 귀한 것입니다.” 불교의 한가지 한가지가 모두 귀한 법이지만 그 법을 바로 이끌 수 있는 스승(스님)의 역할이 중대한 만큼 한국불교가 제대로 되기 위해선 스님들이 깊이 자성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이번 초파일에 멸빈자(승적박탈자)를 포함한 징계자에 대한 대사면을 단행하려다 중앙종회의 반대로 무산된것을 놓고는 “멸빈자도 불제자인데 누가 누구를 멸빈시킬 수 있느냐.”며 “사형이나 다름없는 멸빈은 불가에 있을 수 없는 정치싸움”이라고 비판했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인생의 목표에 대한 회의가 들어 방황하다가 ‘깨달음이 곧 부처’라는 문구에 마음이 열려 송광사로 출가한 뒤 ‘진리는 하나’라는 생각으로 후회없는 구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종교를 시궁창에서 피는 연꽃에 비유합니다.현실 속에서 피어나는 진리라는 뜻이지요.불교야말로 생활 속에서 익혀야 하는데 우리 불교는 세상을 버려야 하는 것으로 인식합니다.출가승들이 처음부터 현실에서 공부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출가후 처음 낸 책 ‘묻지 않는 질문’은 우리 불교의 왜곡상과 올바른 접근법,그리고 개선방향을 체험으로 엮어낸 소산.오는 10월 ‘소를 타고 소를 찾네’(Riding the ox, searching the ox)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도 출판한다. 글 김성호기자 kimus@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
  • [길섶에서] 용 서

    세상사 용서만큼 어려운 일은 없으리라.미움으로 용서하지 못하는 경쟁자를 둔 한 상인에게 천사가 나타나 소원을 물었다. 그의 경쟁자는 자신이 이루는 소원의 두배를 얻게 된다는 조건에서였다.상인은 곰곰 생각하다 “내 한쪽 눈을 멀게 해 주십시오.”라고 했단다. 영국의 유명한 웰링턴 장군에겐 탈영을 밥먹듯 하던 부하가 있었다. 아무리 버릇을 고쳐주려 해도 안 되자 사형선고를 내리는데,보좌관이 나선다.“장군님이 시도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용서하는 일입니다.” 탈영병은 장군의 무조건적 용서 덕분에 용맹스러운 병사로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한 부락에서는 세계 유일의 ‘용서 의식’이 전해져 오고 있다고 한다.날씨 좋은 날을 택해 실시되는 이 행사는 어떤 잘못이라도 용서해주고 용서 받는다는 것이다.용서의 아름다운 결과를 알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용서를 하면 행복해진다고 했다. 남을 용서하는 것은 남을 경영하는 것이다.사랑하듯 용서하자. 이건영 논설위원
  • 말말말˙˙˙

    민주당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사형이 집행됐다. -민주당 임종석 의원,25일 민주당 ‘열린개혁 포럼’에서 개혁세력의 총결집을 통한 신당 창당이 시급하다며.
  • 유엔제재 따른 이라크 실태/ 식량난 극심… 어린이 30% 영양실조

    이라크는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10년 이상 유엔의 군사 및 경제제재를 받아 왔다.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유엔 안보리는 90년 8월 이라크 제재조치에 대한 첫 결의안을 통과시킨 이후 7차례에 걸쳐 결의안을 채택,제재조치의 강도를 높여 나갔다. ▲식품·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상품 및 물자의 금수조치 ▲이라크 해상과 항공 봉쇄 ▲해외에 있는 모든 이라크 자산 동결 ▲쿠르드 반군 거점인 이라크 북부지역과 시아파 이슬람반군 근거지인 남부지역에 이라크 ‘비행금지구역’ 선포 등이 걸프전 이후 지금까지 시행된 이라크 제재의 주요 내용이다. 특히 전면적인 교역 금지는 식량의 75%를 수입에 의존했던 이라크에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조치였다.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 어린이의 25% 정도가 저체중아로 태어나고 5세 미만 어린이의 약 30%가 영양실조에 시달릴 만큼 식량난이 심각하다.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영양실조,탈수,곱사 등의 질병으로 사망하는 어린이도 매달 수천명에 이른다.또한 콜레라와 소아마비가 만연하고 있다.이라크는 지난 2000년 경제제재로 인한 사망자가 129만 5000여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52만명이 5살 이하의 어린이라고 밝힌 바 있다.유니세프도 이라크의 유아사망률이 10년 전에 비해 2배로 증가했다며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면 10년 동안 최소 50만명의 어린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모든 경제활동을 제한한 조치로 이라크는 20년이라는 시간을 잃게 됐다.이라크 주요 도시의 사회기반시설들은 70∼80년대 그대로다.고속도로 등 대규모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관리부실로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식수와 전력공급 상황도 열악한 형편이다.또 이라크로의 직항로가 폐쇄돼 인접국 요르단 암만에서 바그다드를 가는 데도 10시간 이상이 걸린다. 결국 유엔제재로 죄없는 이라크 국민들만 후세인 정권의 폭정과 경제고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그동안 국제인권단체 등은 비인도적 조치라며 제재 완화 혹은 폐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이같은 비난으로 유엔은 지난 96년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의약품 구입을 위한 석유수출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석유식량계획’을 도입하기도 했다.하지만 미국이 이라크 무장해제를 명목으로 강경입장을 고수,제재조치 완화를 위한 논의는 번번히 무산됐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사설] 北, 유엔 인권 권고 이행해야

    북한 인권침해 문제가 북의 유엔 가입 후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공식·정례적인 의제로 떠 올랐다.유엔인권위원회가 16일 채택한 북한 인권상황을 규탄하는 결의안은 북한 당국에 인권문제 개선을 위한 가시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비록 유엔인권위의 결의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와 같이 구속력은 없지만 53개 위원국 가운데 28개국의 찬성을 얻어 내린 결론이어서 가볍게 볼 일만은 아니다.이는 내년 제60차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이 얼마나 결의안을 이행했는지를 보고하도록 한 점이나 앞으로 정례적인 의제로 다뤄지도록 한 점 등에서 보여주듯이 유엔의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기 때문이다.북한 당국은 이같은 압력에 굴복해서라기보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인권문제에 관한 유엔의 권고를 이행해야 할 것이다. 유엔은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정치범 고문과 사형 등 비인간적 대우,강제수용과 노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 점은 다른 보고서와 비슷하다.그러나 탈북자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인도적인 처리를 촉구한 점과 납치자와 억류자의 인권에 대해서도 비인간적인 처벌을 하지 못하도록 한 점은 진일보한 것이다.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식량 등 국제원조의 분배 투명성을 강도 높게 제기한 점이다.이에 대해서도 북한은 유엔 전문기구와 국제 단체 대표들이 분배를 감독할 수 있게 자유로운 접근권을 보장해야 마땅하다. 북핵 문제 해결의 절박성을 감안하더라도,정부가 이번 유엔인권위의 표결에 불참한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북한의 핵이나 인권상황은 모두 우리와 직결되는 문제다.핵문제 때문에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북한 동포들의 인권문제를 북한 당국에 제기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인권은 전술·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 무너진 후세인 /권좌 빼앗긴 후세인 생애/ 첨단무기에 붕괴된 ‘철권24년’

    미·영 연합군이 10일(이하 한국시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를 완전 점령함에 따라 1979년 이라크 대통령에 오른 사담 후세인의 24년 철권통치도 막을 내리게 됐다. 역사에 길이 남을 ‘범아랍권 지도자’를 꿈꾸며 많은 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대량 살상은 물론 각종 극단적인 조치들을 서슴지 않았던 그는 결국 ‘인류의 적’으로 지목돼 처참한 말로를 맞았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명성과 권력에 대한 끈질긴 갈망을 버리지 않았던 후세인의 삶은 한마디로 도발과 극단의 연속이었다. ●쿠데타 집권… 한때 진보정책 추진 1937년 4월28일 바그다드 북쪽 중앙 이라크의 시골마을인 티크리트에서 태어난 후세인은 10대 때 바그다드로 옮겨가 아랍바트사회당에 가입하면서 이라크 정치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라크 총리의 암살을 시도,이집트로 도피하는 등 시련의 시기를 거쳐 63년 2월 이라크로 돌아왔지만 64년 다시 투옥됐다.옥중에서 바트당 부총재로 선출된 그는 67년 탈옥,이듬해 쿠데타를 일으켜 같은 바트당원이자 그의 사촌인 아흐메드 하산 알-바크르가 이라크의 새 지도자로 등극하게 됐다. 혁명지휘위원회(RCC)부의장을 맡은 사담은 사실상 권력의 2인자였으며,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 많은 진보적인 정책들을 진행했다. 이라크 내 석유회사들의 국유화작업을 진행했던 그는 병원시설을 개선시키고,여성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허용했으며,국가적인 문맹퇴치 프로그램을 추진했다.또 이라크 사회간접시설 확충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외딴 지역에 전기와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고 도로를 개설하는 등 개혁적인 정책을 통해 민심 획득에 성공했다. ●대통령 취임뒤 정적 처형 오랜 시간에 걸쳐 권력을 다진 후세인은 1979년 대통령으로 취임했다.알 바크르는 질병을 이유로 하야한다고 발표됐다. 후세인은 취임행사가 녹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위급 인사들이 가득한 회의실에서 현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적발했다고 말하고 가담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66명이 잡혀갔고 22명은 즉시 처형됐다. 그는 이어 400명의 바트당원을 처형하고 당을 재정비했다.본인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고,정적들의 힘을 약화시키며,자신에게 반대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화학무기등 사용 대량살상 자신의 체제에 반대하는 시아파를 지원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1980년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이라크와 이란 국경 부근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소한 충돌에서 비롯된 전쟁은 8년간 계속됐으며 이라크인 50만명과 이란인 1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뒤 끝났다. 유엔 발표에 따르면 사담 후세인은 1986년 이라크 군대에게 이페릿 같은 독가스와 신경가스를 이란병사들에게 살포하라고 명령했다. 이어 1988년에는 이라크 북부에서 반항하던 쿠르드족 거주지역에 군사공격을 감행했다. 미 국무부는 화학무기 살포,대규모 사형집행 등을 통해 5만∼10만명이 희생됐다고 발표했다. ●비밀경찰 동원 언론·국민 통제 80년대 이란과의 전쟁에서 후퇴하고 1991년 걸프전에서는 미군 주도의 다국적군에게 패한 뒤 사담을 암살하려는 시도가 빈번히 일어났고,이라크는 오랫동안 유엔의 경제제재조치를 받아왔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사담 후세인은 여전히 이라크에서 강력한 권력을 유지했다.비밀경찰이 국민들을 감시했으며 후세인에 반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경우 가차없는 처벌을 가했다. 이라크 국민들은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표현하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후세인은 자신의 이미지를 잘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이미지 관리와 선전을 이용했다.그는 대중들 앞에서 절대 노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노안으로 돋보기 없이는 글을 읽을 수 없어도 그는 대중 앞에서 안경 쓴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TV카메라도 허리디스크 이상으로 절뚝거리는 그의 걷는 모습을 절대 방영하지 못했다. ●비리폭로땐 가족까지 총살 항상 암살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그는 일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그는 밤에 비밀 장소에서 4∼5시간만 자고 모든 음식은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 준비되고 검사를 거치도록 했다. 많은 적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족들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사담의 사위 중 2명은 95년 이라크를떠나 이라크 정부가 화학무기,생물학무기,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증거를 숨기고 있다고 서방 국가에 말했다. 이런 행동을 너그러이 용서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다시 이라크로 돌아왔던 그들은 결국 총살 당했다. 함혜리기자 lotus@ ■후세인 이라크 통치 일지 ▲1979년 △7월16일=사담 후세인 이라크 혁명지휘위원회(RCC) 부의장 이라크대통령 취임,집권 바트당서기장 겸 혁명지휘위원회 의장취임 ▲1980년 △3월18일=4년간의 위임통치를 위한 헌법승인 △9월22일=이란·이라크전 발발 ▲1981년 △6월7일=이스라엘 공군 오시라크 핵원자로 공격(바빌론작전) ▲1988년 △3월17∼18일=이란을 지지하는 쿠르드족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5000여명 사망△8월20일=이란·이라크전쟁 종료 ▲1990년 △8월2일=이라크군 쿠웨이트 침공 ▲1991년 △1월17일=미국주도 이라크 공격(사막의 폭풍작전)△2월28일=이라크전 종료 ▲1995년 △10월15일=79년 취임이후 첫 국민투표서 99.96% 지지 획득 ▲1998년 △12월16∼19일=미국 이라크에 500여발의 미사일 공격 ▲2002년 △10월15일=7년 임기 대통령에 100%투표와 100%지지로 당선 ▲2003년 △3월20일=미·영연합군 공격시작 △4월9일=미군,바그다드 함락
  • ‘인혁당 사건’ 영화 만든다/ ‘JSA’ 박찬욱 감독 메가폰

    유신시절인 1974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영화로 재조명된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유명한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박 감독은 ‘인혁당 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사건 관련자의 도움으로 지난해부터 자료조사와 기획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건 당시 고문조작설을 제기,관련자 구명운동을 펴다 군사정권에 의해 강제추방됐던 제임스 시노트(74·한국명 진필세) 신부가 현재 국내에 체류하며 구체적인 상황을 증언하는 등 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한 관계자는 “박 감독이 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데다 오래 전부터 인혁당 사건을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면서 “현재 촬영 중인 ‘OLD BOY’가 마무리되는 대로 실무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74년 정부가 도예종씨 등 23명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민청학련을 배후 조종,정부 전복을 기도했다고 발표한 것.다음해 4월 대법원에서 8명이 사형선고를 받았고,20시간 만에 가족도 모르게 사형이 집행됐다. 지난해 9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유신정권에 의한 사건 조작 가능성을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책꽂이

    ●렘브란트와 혁명(존 몰리뉴 지음,정병선 옮김,책갈피 펴냄) 렘브란트의 반항성과 비판성에 주목한 평전.렘브란트는 초상화·역사화·동판화·누드화·풍경화 등 다방면에서 천재성을 드러낸 부르주아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소외된 사람들을 조명하고 부와 권력을 비판한 반자본주의적 속성도 무시할 수 없다.렘브란트는 빈민 이미지의 작품을 수십 점 제작했을 뿐 아니라 부르주아 화가들이 당연시했던 정물화는 거의 그리지 않았다.1만 3000원. ●마터호른 이야기(비트 트루퍼 지음,이병태 옮김,정상 펴냄) 스위스 알프스의 마터호른(4478m)은 우아하면서도 거친 피라미드 형태의 산이다.가파르고 폭이 좁으면서 빙하지대에 홀로 우뚝 솟아 있어 강렬한 인상을 준다.이 산의 북쪽에 자리잡은 휴양도시 체르마트는 산악인의 메카로 통한다.유럽 알프스를 상징하는 마터호른에 관한 본격 안내서.8000원. ●오페라의 여왕,마리아 칼라스(다비드 르레 지음,박정연 옮김,이마고 펴냄) 벨칸토 오페라의 새로운 장을 연 마리아 칼라스의 전기.무대 밖의 그녀는 수줍음 많고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여자였다.그러나 무대 위의 그녀는 배신한 사랑에 분노하는 여사제(‘노르마’)였으며,수수께끼를 풀지 못하는 남자를 사형에 처하는 잔인한 공주(‘투란도트’)였고,자신을 버린 남편에 대한 앙갚음으로 자식을 죽이는 비정한 어머니(‘메데’)였다.성악가인 동시에 뛰어난 연기자였던 것이다.1만 5000원. ●화학혁명과 폴링(톰 헤이거 지음,고문주 옮김,바다출판사 펴냄) 노벨화학상과 노벨평화상을 받은 미국의 과학자 라이너스 칼 폴링의 이야기.20대에 이미 칼텍의 교수가 된 그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통해 화학결합의 비밀을 밝힌 인물로 ‘화학의 신’‘화학의 마술사’로 불린다.8000원. ●영화로 보는 세상(장재선 지음,책만드는공장 펴냄)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이 프리즘을 통해 무지개 빛깔로 사람의 눈에 비치듯,영화는 삶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내 보인다.문화일보 기자인 저자는 80여편의 영화를 통해 인생의 숙명,그 기쁨과 슬픔을 온전히 보여준다.1만 1000원. ●해인사를 거닐다(전우익 등 지음,옹기장이 펴냄) 해인사가 펴내는 대중 불교잡지 월간 ‘해인’의 칼럼 ‘유마의 방’에 실린 산문 중 24편을 골라 묶었다.9000원. ●나는 과학자의 길을 갈테야(송성수·이은경 글,정문주 그림) 19세기 소피 제르맹에서 오늘날의 제인 구달까지,세계를 주름잡은 여성 과학자 9인의 이야기.초등3년 이상.창작과비평사 7000원. ●미다스 왕과 황금 손길(샤를로트 크래프트 글,키누코 크래프트 그림,문우일 옮김) 손끝 하나로 뭐든 황금으로 만들 수 있는 미다스 왕은 행복할까.물신주의의 삭막함을 경고하는 그림동화.5세 이상.미래M&B 8000원.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마암분교 아이들 시,백창우 곡,굴렁쇠 아이들 노래,김유대 그림) 김용택 시인의 작품에 등장한 섬진강 아이들의 이야기가 노랫말.수수하고 익살스러운 그림에 악보,노래 CD까지.보리 1만8500원.테이프 세트는 1만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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