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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중동 G2’ 사우디·이란, 2차 석유전쟁 부르는 패권다툼

    [글로벌 인사이트] ‘중동 G2’ 사우디·이란, 2차 석유전쟁 부르는 패권다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첨예한 갈등과 관련해 아랍연맹(AL)은 10일(현지시간) 이란이 사우디를 자극하고 있다는 규탄 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는 AL 22개국 가운데 레바논을 제외한 21개국이 참여했다. 사우디가 이들 국가에 반(反)이란 전선에 동참하라며 줄을 세운 것이다. 이들에게 이란은 아랍족이 아니라 페르시아족이 세운 이방인의 나라일 따름이었다. 갈등 배경에는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 헤즈볼라-예멘 후티 반군으로 이어진 ‘시아파 벨트’에 대한 경각심이 깔려 있었다. 사우디의 시아파 종교 지도자 처형과 이란의 사우디대사관 방화, 단교와 예맨 주재 이란대사관 공습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는 ‘돈’과 ‘패권’ 때문이라고 영국 BBC는 규정했다. 인구 7800만명의 이란은 인구 3100만명의 사우디와 국방력 등에서 비슷한 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핵 협상 타결로 향후 경제제재 등 족쇄가 풀리고, 서방의 친이란 행보까지 더해진다면 중동의 1강(强)으로 떠오르는 건 시간문제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은 “두 나라는 현재 ‘설전’(舌戰) 상태”라고 분석했다. 양국은 직접적 군사 충돌은 공멸이라는 인식이 강해 더이상의 확전은 없을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이번 사태는 사우디가 마련한 시나리오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내우외환에서 탈출하기 위한 사우디의 카드에 중동 전체가 격랑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국제사회와 이란의 수차례 경고에도 지난 2일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등 시아파 인사 4명 등 47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이에 반발한 이란 시위대는 테헤란과 마슈하드의 사우디 외교공관을 공격해 불을 질렀다. 사우디는 기다렸다는 듯이 1979년 이란 혁명 직후 미국대사관 습격을 거론하며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사우디는 현재 10개월째에 접어든 예멘 군사개입과 국제유가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의 핵 협상 타결도 사우디의 입지를 좁혔다. 가장 큰 위기는 시험대에 오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리더십이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살만 국왕을 둘러싸고 건강 이상설과 쿠데타설이 끊이지 않는다.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부왕세제 겸 국방장관은 재정 개혁과 전쟁으로 돌파구를 마련했으나 국민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의 재정 적자 규모는 5000억 리얄(약 157조원)로 알려졌다. 국내총생산(GDP)의 20%에 이른다. 올해에도 정부 지출이 20%가량 감소하면서 복지 혜택이 줄고, 연료보조금 삭감과 부가세 도입이 시행될 예정이다. 위기 타개를 위한 승부수는 이란과의 갈등 조장이었다. 서방 세계에 군사적 충돌에 버금가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면서 내·외부의 단결을 꾀했다. 손해 볼 것 없는 ‘꽃놀이패’인 셈이다. 이슬람국가(IS) 소탕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사우디는 애초부터 수니파 반군에 뿌리를 둔 IS 퇴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란 정부는 “사우디는 전략적 실수와 섣부른 접근으로 중동을 위협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으나 강경파들이 주도권을 쥐고 시아파 내부의 결속을 다지면서 이란 역시 손해 볼 게 없었다. 미국은 이번 사태의 한 축이다. 표면적으론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양국을 설득하는 등 갈등 해소에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하지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이라크의 IS 격퇴전에 깊숙이 끌어들이면서 수니파를 자극하는 등 갈등을 부추겨 왔다. ‘9·11 테러’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이 무슬림 간 반목의 확대를 통해 ‘이이제이’(以夷制夷)의 효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이는 1932년 사우디 건국 이후 80년 넘게 이어 온 미국·사우디의 동맹에 균열을 가져왔으나 1979년 이란 왕정 전복 이후 긴장을 늦추지 않은 미국·이란 관계에는 해빙 무드를 불러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미국과 사우디가 특정 사안을 두고 자주 충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흔들린 것은 2013년 7월 이집트의 군부 쿠데타 직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원조 중단 결정에 맞서 사우디는 형제국인 이집트에 50억 달러(약 6조원)의 지원금을 퍼부었다. 같은 해 8월 시아파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수니파 반군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하면서 사우디의 미국에 대한 배신감은 커졌다. 사우디는 즉각적인 군사개입을 요구했으나 미국은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했다. 지난해 7월 타결된 이란 핵 협상은 사우디와 미국이 서로 고개를 돌리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 사우디는 미국 등 서방국에 “‘뱀의 머리’(이란)를 믿어선 안 된다”며 협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와 이란이 석유를 무기화할 국면이 무르익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의 한 요인인 저유가에 따른 경제 악화의 장본인은 다름 아닌 사우디였다. 2014년 11월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미국 석유업계를 겨냥해 감산을 거부했다. 당시 번창하던 미국 셰일가스·원유업체를 고사시키기 위해서였다. 배럴당 80달러이던 국제유가는 최근 20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 종교·민족적 감정까지 더해진 2차 석유전쟁은 이란의 증산과 사우디의 ‘맞불’로 요약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원유시장은 하루 150만 배럴 정도 초과 공급 상태이지만, 이란은 하루 생산량을 200만 배럴가량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 미국은 최근 40년 만에 원유 수출을 재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사우디가 하루 1025만 배럴인 공급량을 향후 1200만 배럴까지 늘릴 수 있다”면서 앞으로 이란과 사우디의 석유전쟁은 자기 파괴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란 갈등 주도’ 사촌에 밀린 사우디 왕세자

    대외적으로 서구와 가깝고 종파 갈등에서 비교적 온건하다고 알려진 무함마드 빈 나예프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최근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왕실 내 권력투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일 사우디가 반정부 시아파 지도자 님르 바크르 알님르를 사형한 뒤 알님르의 고향인 알아와미야에서는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무함마드 빈 나예프가 제1부총리와 내무장관을 겸임하면서 반정부 세력 탄압 등 국내 치안 정책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동 전문가들은 매사 신중한 무함마드 빈 나예프가 국내외 반발을 불러올 것이 뻔한 알님르의 사형 결정을 지지했을 리 없다고 입을 모은다. FT에 따르면 그는 사우디 당국이 소수 시아파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몇 안 되는 왕족이다. 또한 지난해 1월 살만 빈 압둘아지즈가 국왕으로 즉위한 뒤 예멘 내전에 개입하고 보수적 성직자를 주요 관직에 임명하는 등 강경 보수 성향을 보이자 미국 등 서방 세계는 비교적 ‘친서방적’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에게 주목하고 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과 손잡고 사우디 내 알카에다 세력을 성공적으로 분쇄한 그는 외교가에서 ‘대화가 가능한 사우디 왕족’으로 통한다. 지난해 4월 살만 국왕이 당시 왕세자였던 무르킨 빈 압둘아지즈를 폐위하고 부왕세자였던 조카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왕세자로 올렸을 때 미국은 내심 기뻐했다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브루스 리델은 전했다. 왕위 계승 순위 1위이자 서구의 선호를 받는 무함마드 빈 나예프가 최근 이란과의 갈등 국면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함마드 빈 나예프가 지지하지 않은 알님르의 전격적인 사형 집행은 최근 사우디 왕실에서 실세로 떠오른 무함마드 빈 살만 부왕세자의 작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살만 국왕의 아들로 제2부총리와 국방장관을 겸임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은 부왕의 체력이 악화되면서 국정을 장악하고 있다. 왕위 서열 2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이 국왕과 내각을 틀어쥔 채 왕위 계승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고자 종파 갈등 유발 등 강경한 대외정책을 추진하며 영웅적 면모를 과시해 대중적 인기를 얻으려 한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해외여행 | 라싸, 돌아서면 그리운

    해외여행 | 라싸, 돌아서면 그리운

    숨이 막혔다. 비행기는 아직 티베트 고원 위를 선회하고 있는데, 들이마시는 숨이 평소의 절반 수준이었다. 고산증 예방을 위해 하늘이 취하는 조치가 아닐까 싶었다. 하늘에서 느꼈던 호흡 곤란은 망상이 아니었다. 말과 행동이 자연스럽게 느려지고 머리가 띵하게 저려 온다. 세계의 지붕, 티베트 고원에 들어왔다는 증거다.포탈라궁에서 만난 기도하는 티베트 할머니. 이 모습이야말로 티베트의 마음을 설명하는 완벽한 장면이었다고원지대에 위치한 라싸는 처음 찾아가는 여행객에게 가파른 호흡과 작열하는 태양을 선물한다 티베트는 중국어로 시짱西藏이라 불린다. 지리적으로는 중국의 서남부로 분류되며 티베트족이라 불리는 장족의 지역이다. 과거 투르판 혹은 토번吐蕃이라 불리던 민족이 바로 티베트족이다. 일설에 의하면 서구지역에 티베트가 알려지는 과정에서 영국인들이 투르판을 티베트라 표기했고, 그 후 이 명칭이 공식화됐다고 한다. 티베트 고원지대는 중국 당국의 소수민족 정책에 의해 자치구로 분류된다. 그래서 티베트 지역을 티베트자치구, 시짱자치구라고 부른다.가파른 호흡, 작열하는 태양 잘 알려져 있는 대로, 티베트로 들어가는 길은 엄격하다. 이것은 티베트와 중국 사이의 관계에서 기인한다. 티베트는 달라이 라마가 정치 수반의 역할을 하는 제정일치 사회였지만 1950년 중국에 의해 병합됐다. 이후 티베트 지도부는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했고, 지금까지도 중국 당국과 미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독립과 자치 보장, 두 해법을 둘러싸고 아직도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이유로 중국 땅을 밟기 위한 비자를 받고도 외국인 여행객에게는 별도의 허가증이 필요하다. 도장 세 개가 깊이 새겨진 허가증은 쓰촨성 청두에서 비로소 손에 들어왔다. 청두는 티베트로 향하는 길목이다. 외국인이 티베트자치구에 오르기 위해서는 일단 이곳을 거쳐야 한다.라싸는 해발 3,670m의 고지대다. 최고 높이가 8,000m가 넘는다는 히말라야 고원에 비하면 별것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만한 고도는 아니다. 고도가 높아서 깨닫게 되는 것은 또 있다.땅이 높다는 것은 하늘과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더없이 아름답다. 그 하늘빛을 가르고 강렬한 태양이 쏟아진다. 검게 탄 얼굴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멀리서 순례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대부분 선글라스와 천으로 얼굴을 몽땅 가렸다. 그들이 손에 들고 뱅뱅 돌리는 최고르(다라니 경전을 통에 넣고 추를 매달아 돌리는 성물. ‘마니차’라고도 부른다. 기도를 통해 손에 잡히지 않는 깨달음의 세계로 더 빨리 다가가기 위한 티베트인들의 물건이다)를 보니 다시 한 번 온몸으로 느껴진다, 이곳이 라싸라는 사실을.포탈라궁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한 왕궁이다라싸에서는 마니차를 돌리며 기도하는 티베트인들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포탈라는 왕궁이지만, 티베트인들의 신앙심을 엿볼 수 있는 순례지이기도 하다강렬한 태양만큼이나 화려한 티베트의 색이 있는 곳이 포탈라궁이다티베트인들은 조캉과 함께 포탈라궁을 순례하기 위해 라싸로 향한다. 그들의 미소는 더없이 순수했다붉은 산 ‘포탈라’라싸의 태양은 게으르다. 일출이 늦다. 8시쯤이나 돼야 푸르스름하게 동이 튼다. 일몰 시간도 늦다. 저녁 8시 반에서 9시쯤 빠르게 저문다. 아마도 이것은 광활한 중국대륙의 동서를 표준시로 묶어둔 탓이리라. 몸으로 체감컨대, 라싸는 중국의 표준시에서 두 시간쯤 늦춰야 비로소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얼추 맞아진다.라싸를 대표하는 명소는 역시 포탈라궁이다. 달라이 라마의 겨울궁전이자 과거 티베트의 정치 중심지이기도 했던 곳이다. 포탈라궁은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도 훨씬 웅장하다. 궁성, 궁전, 뒷산의 조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남북의 길이가 200m, 동서 길이가 320m에 달한다. 가이드로 나선 티베트인 링첸 왕부에 따르면 ‘포탈라’라는 이름은 본디 산의 이름이다. ‘포탈’은 ‘붉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라’는 산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본래 투르판 왕국의 전설적인 왕, 송첸캄포가 처음 사원으로 건립했다. 1645년 5대 달라이 라마 때 본격적으로 증축되어 종교·정치의 중심지가 됐다. 포탈라궁의 가운데 붉은색 건물 홍궁이 바로 그때 지어진 부분이다. 이후 수세기에 걸쳐 증축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1994년에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이른 아침부터 쏟아지는 태양을 뚫고 포탈라 궁전 곁의 광장으로 향했다. 이미 수많은 티베트인들이 모여 있고, 음악에 맞춰 전통 춤을 춘다.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가 즐기기 위한 춤이다. 티베트족, 그들은 본디 이처럼 화사한 민족이었으리라. 강렬한 태양 아래 어울렁더울렁 어울리며 술과 음악과 춤을 사랑하던 민족이었음을, 그들의 아침이 충분히 보여 주고 있었다. 광장을 넘어 포탈라궁 쪽으로 다가가면, 성스러운 느낌이 물씬 배어난다. 곳곳에서 입으로 관세음보살의 진언인 “옴 마니 파드메 훔”을 외며 최고르를 돌리는 순례자들을 만날 수 있다.포탈라궁의 규모는 상당하다. 궁 안에만 1,000여 개의 방들이 있다. 그 방들은 법당, 침궁, 영탑전, 독경실, 요사채 등의 기능을 한다. 한정된 건축공간이 수많은 작은 공간으로 분화했다는 것은 ‘복잡하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내부는 미로와도 같다. 이 많은 공간들 중 관람객이나 순례객에게 허락된 공간은 20여 개소에 불과하다. 어쩌면 이처럼 폐쇄적인 관람정책이 ‘포탈라궁의 지하에는 샹그리라로 이어지는 비밀통로가 있다더라’ 같은 말을 생기게 했는지도 모른다.관람이 허용되는 공간들은 주로 역대 달라이 라마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들이다. 포탈라궁의 가장 큰 특징이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왕궁’이라는 공간은 왕위와 함께 후대의 왕들에게 물려 내려간다. 왕마다 별도의 왕궁을 마련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포탈라궁에는 역대 달라이 라마의 공간들이 모두 별도로 마련돼 있다. 5대 달라이 라마가 생활하고 기도하던 공간 그 너머에는 7대 달라이 라마의 공간이 존재한다. 그 다음은 8대 달라이 라마의 공간이다. 수많은 왕궁들이 포탈라궁 내부에 존재한다.아무리 웅장한 건축물이어도, 그 속에 역대 왕들의 왕궁이 각각 존재하려면 공간의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역대 달라이 라마가 생활하던 공간들은 그리 넓지 않다. 도리어 다른 나라의 왕궁들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일 정도로 작고 좁다. 그러나 비록 공간은 작더라도 내부에서 느껴지는 장엄한 기운은 그 어느 나라의 왕궁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포탈라궁의 또 다른 특징은 건축물 내부에 스투파를 지어 놓았다는 점이다. 스투파는 부처님이나 고승들의 사리를 모셔 놓은 사리탑으로 보통 사리탑은 건축물 외부의 특정 공간에 세운다. 그러나 포탈라궁은 궁전 내부에 스투파를 지어 놓았다. 그 양식은 인도나 스리랑카, 동남아권과 다를 바 없지만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징이다. 내부에는 역대 달라이 라마의 스투파가 여럿 있지만, 규모 면에서나 화려함에서나 5대 달라이 라마의 것이 가장 눈길을 끈다. 5대 달라이 라마의 스투파는 높이만 12m에 너비가 7.65m에 달한다. 황금 3,721kg과 보석 1만여 개로 외부를 치장했으며, 희귀 보석 명주가 이 스투파를 치장하는 데 사용됐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 준다. 5대 달라이 라마를 향한 티베트인들의 존경심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기도 하다.조캉에 들어서는 초입부터 순례자들을 만날 수 있다사원 입구에 매달린 타르초가 인상적이다오체투지 순례자들의 성지 외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명소가 포탈라궁이라면 티베트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은 조캉이다. 이곳은 티베트 불교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성지가 된다. 무슬림들이 메카를 향해 가듯, 수많은 티베트인들이 수천 킬로미터의 길을 따라 오체투지를 하며 라싸로 향하는 이유도 바로 조캉 때문이다.우리는 흔히 동남아로 전해진 남방 불교, 중국으로 전해진 대승 불교라고 배워 왔지만, 실제로는 또 하나의 흐름이 있었다. 바로 파드마삼바바가 히말라야 고원을 넘어가며 전한 밀교다. 8세기경, 당시 투르판 왕국의 33대 왕이었던 송첸캄포는 불교를 받아들여 통일왕국을 굳건히 다진다. 그는 군소 유목민들을 투르판이라는 왕국으로 통일한 최초의 군주였으며 히말라야 지역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왕권을 구축한 왕이었다.송첸캄포는 통일왕국의 위업을 달성한 후 당 태종의 조카인 문성공주를 후궁으로 받아들인다. 송첸캄포가 투르판 왕국을 세우고 수도를 라싸로 옮긴 후, 온갖 재앙이 끊이지 않았는데 주역과 천문에 밝았던 문성공주는 이것이 라싸의 지형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라싸의 지형이 나찰녀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송첸캄포는 문성공주의 조언에 따라 만다라의 형상에 맞춰 방사형으로 사찰들을 건립한다. 특히 나찰녀의 심장에 해당하는 연못을 메우고 그 자리에 사원을 세웠는데, 이 사원이 바로 조캉이다.조캉이 중요한 이유는 이곳에 문성공주가 당나라에서부터 모셔 온 석가모니 불상이 봉안돼 있기 때문이다. 이 불상을 티베트인들은 조오jowo라고 불렀다. 조오를 모신 사원캉, khang이기에 이곳을 일컬어 ‘조캉’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또한 이곳에는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쫑카파의 상이 모셔져 있기도 하다. 쫑카파는 14세기에 존재했던, 당대 최고의 지성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타락해 가던 티베트 불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티베트 불교의 밀교 수행 체계와 핵심을 알기 쉽게 정리해 대중에게 뿌리내리도록 했던 장본인이다. 여기에 송첸캄포 왕까지, 조캉에는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들이 모두 모여 있다.조캉에서는 눈돌리는 모든 것에 티베트인들의 신앙이 깃들어 있다조캉의 이미지는 황금색이다. 그 찬란한 색감에는 여타의 국가에서 볼 수 있는 황금색과는 다른 깊이가 있다벽 속에 숨겨져 있던 ‘조오’조캉은 라싸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인 바코르 마켓 뒤편에 위치해 있다. 조캉 정문에는 수많은 순례자들이 모인다고 했지만, 그날따라 순례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다만 소문처럼 티베트인들은 사원 앞에 온몸을 던져 오체투지를 올리고 있었다. 남녀노소, 너와 나의 구별이 없었다. 티베트인이라면, 응당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합장한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가 이내 두 팔과 이마, 다리를 땅 위에 길게 눕혔다. 이 모습은 종교를 불문하고 종교인이 몸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예경이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많지만 순례자들이 읊조리는 “옴 마니 파드메 훔” 구절 외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성스러움은 모두의 입에서 쓸데없는 말을 지웠다.사원 입구에 들어서서 짧은 회랑을 가로지르면 또 다른 문이 자리한다. 그 뒤로 돌아나가야 비로소 조캉의 진면목을 마주하게 된다. 황금빛 지붕이 찬란한 사원의 모습. 회랑의 벽은 온통 벽화로 치장되어 있고, 야크버터가 황홀하게 타오른다. 사원 내부는 티베트 사원 특유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어둑한 실내를 밝히는 촛불과 비릿한 야크버터 냄새, 그리고 매캐한 향냄새가 정신을 아득하게 만든다. 어두운 사원의 내부로 발길을 옮기며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한다. 조캉이 티베트 불교 최고의 성지인 만큼 법당에는 라마 승려들이 가득 앉아 경을 읽고 있으리라. 낮고 느린 오묘한 소리가 끊이지 않으리라. 그러나 기대는 적잖게 무너져 내렸다. 승려들이 앉아 있어야 하는 자리에는 진보라빛 가사 무더기만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조캉의 내부를 돌다 보면 가이드가 하얀 벽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지금의 조캉 사원은 그 벽이 있었기에 최고의 성지가 될 수 있었다. 1960년대 문화대혁명 당시, 중국은 우상숭배를 금지하며 전국의 사원과 불상들을 파괴했다. 당시 조캉의 고승 중 한 명이 문성공주의 석가모니 불상을 지키기 위해 사원의 어딘가에 숨겨 놓고 그 위치를 단 한 명의 승려에게만 전해 주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불상의 위치를 알고 있던 그 승려는 결국 불상을 다시 꺼내지 못하고 입적해 버린다. 수많은 사람들이 불상을 찾았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한 승려의 꿈에 벽 안에 숨겨진 불상이 등장한다. 그 다음날 사원 관계자들은 그 꿈대로 벽 뒤에서 꽤 오랫동안 숨겨져 있었던 불상을 발견하게 됐다. 티베트 불교의 신비로움을 더하는 이야기다.사원의 3층은 라싸 최고의 전망대다. 동서남북으로 뻗은 라싸의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에 보이는 포탈라궁의 위용도 함께 볼 수 있다. 눈에 들어오는 조캉의 모습은 어디를 둘러봐도 황금빛이다. 가히 티베트 최고의 성지다운 화려함이다. 조캉의 테라스에서 보이는 건물들은 지붕마다 타르초(경전이 쓰여진 오색 깃발)가 휘날리고 있다. 가만히 그 깃발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푸드득’거리는 소리가 난다. 바람에 깃발이 흔들리는 소리다. 티베트인들은 이를 두고 “바람이 경전을 읽고 갔다”고 말했다. 빛바랜 타르초 뒤로 어느덧 해그림자가 길어진 것이 보였다. 이렇게 라싸의 하루도 저물어가고 있었다.라싸 곳곳에서 순례자들을 만나게 된다. 마치 도시 전체가 순례지인 듯하다라싸의 하늘은 더없이 푸르다. 그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보는 사람의 마음도 파랗게 순수로 돌아갈 것만 같다10년의 기다림, 이틀간의 짧은 꿈 티베트를 알게 된 것은 10년 전의 일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땅을 밟고 돌아와 그네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텔레비전과 인쇄매체에서는 수시로 달라이 라마가 등장했으며, 서구에서는 ‘신비한 땅, 티베트’의 이미지를 끝없이 쏟아냈다. 한 번은 그 땅을 밟고 서서 그네들의 이야기를 톺아 보고 싶었지만, 두 발로 그 땅을 디디기까지 정확히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나마도 그 땅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이틀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긴 기다림, 짧은 꿈’이라는 문구가 실감날 수밖에 없었다.기다림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에는 괴로움도 함께 찾아왔다. 호흡의 어려움과 편두통이라는 고산증세다. 아침이면 간밤의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고산증이 심한 사람들은 산소통의 힘을 빌어야 했다. 그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진정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순박한 티베트인들의 미소에는 누구든 감탄이 터졌고, 그래서 견딜 만했다.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 낯선 이를 경계하지 않으며, 민족의 아픔에 대해서도 오래 전 수많은 피를 불렀던 폭력의 업보라고 받아들인다는 그들. 빠르고 치열한 경쟁의 세상에 익숙한 도시인에게는 경외심마저 들게 하는 곳이 라싸였다.라싸 공항을 다시 찾았을 때는 숨쉬기 편한 곳으로 돌아간다는 안도감이 찾아왔다. 마치 다시는 그 땅을 찾지 않을 것만 같았지만, 그 생각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비행기에 오르자 이내 다시 그 땅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순박한 그 미소 때문일까. 아니면 강렬하게 찔러 오던 태양 때문일까. 딱 부러지는 이유는 찾기 어렵다. 그러나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꼭 다시 그 땅을 찾겠다는 마음을 다지게 되는 묘한 땅. 그래,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히말라야의 바람소리를 그리워하나 보다. 라싸는 그런 땅이었다. 돌아서면 그리워지는.포탈라궁▶travel infoAIRLINE인천에서 쓰촨성 청두까지 2시간, 그리고 다시 라싸까지 3시간 반이 걸린다. 쓰촨성 청두까지는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국제항공, 사천항공, 동방항공 등의 중국 민항기들이 있다. 청두에서 외국인 출입 허가증을 받은 후 다시 국내선을 이용해 라싸로 들어갈 수 있다.TRANSPORTATION오프로드를 즐겨라 티베트 자치구로 향하는 여러 방법 중 험준한 비포장길을 따라 자동차로 이동하는 오프로드 여행이 인기다. 이동하는 구간의 자연경관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다고 현지인들은 말한다. 주로 베이징, 칭하이성, 쓰촨성, 윈난성 등에서 출발하며, 라싸까지 들어가는데에 짧으면 3일, 길게는 5일에서 일주일 정도 걸린다. 크게 세 가지 루트 중 쓰촨성에서 넘어가는 구간이 가장 위험하지만 가장 아름답다. 외국인들은 이동 시 진행 방향이나 동선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관계로, 운전기사를 별도로 고용하는 것을 권장한다.FOOD당신의 입맛을 저격하다 티베트 음식은 대체로 한국인들에게 아주 잘 맞는다. 그만큼 한국 음식과 간도 비슷하고 맛도 익숙하다. 대표적인 음식은 뚝바, 텐뚝이다. 뚝바는 티베트식 칼국수, 텐뚝은 티베트식 수제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외에도 초우민, 탈라 누들 같은 음식들도 권할 만하다. 다만 야크 특유의 냄새를 싫어한다면, 사전에 쇠고기나 양고기로 바꿔 달라고 주문할 것. 물론, 고기를 아예 빼고 조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라싸에서 꼭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또 있다. 티베트의 술 ‘창chang’이다. 곡주로, 그 맛은 마치 예전 우리가 집집마다 담가 먹었던 가양주와 닮아 있다.INFORMATION티베트의 깃발타르초는 불교경전을 새긴 오색 기도깃발들을 만국기처럼 줄에 매달아 놓은 것이다. 룽다는 하나씩 세워 다는 큰 깃발로 ‘바람의 말’이라고도 불린다. 타르초는 빨강, 파랑, 노랑, 초록, 하양으로 구성되는데, 각각 불, 우주, 땅, 공기, 물을 상징한다. 티베트인들은 타르초를 바람이 잘 부는 곳에 설치한다. 타르초가 바람에 휘날리는 만큼 그들의 불심도 멀리 퍼져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집의 옥상이나 마당에서도 타르초와 룽다를 쉽게 볼 수 있으며, 티베트의 설날인 매년 1월3일 새 타르초와 룽다로 바꿔단다고 한다.마니차PRAYER WHEEL티베트인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기도물품이다. 티베트인들은 ‘최고르’라고 부르는데 국내에서는 마니차라고 알려져 있다.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부터 높이만 수십 미터에 달하는 것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주로 원통에 추가 달려 있어 뱅뱅 돌리면서 들고 다니거나, 벽에 설치된 것을 돌리면서 지나간다. 내부에는 ‘다라니’라 불리는 경전이 들어 있다.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공부와 수행을 해야 하는데, 일반인들은 그 과정을 따라가기 어렵다. 그래서 일반인들도 쉽게 수행의 공덕을 쌓고자 만들어진 도구다. 마니차를 한 번 돌리면 다라니를 3,000번 읽은 공덕이 쌓인다고 알려져 있다. 불교의 종파 중 하나인 밀교 문화권에서 주로 볼 수 있다.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정태겸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 남조선해방전략당 사건 유족에 70억 배상 판결

    박정희 정부 시절 간첩 조작 사건인 ‘남조선해방전략당’ 사건 피해자 유족에게 국가가 70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0부(부장 이은희)는 4일 남조선해방전략당 사건에 연루된 경제학자 권재혁, 노동운동가 이일재씨 등의 유족 2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권씨 유족에게 35억원을 지급하는 등 모두 7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기관이 공권력을 이용해 무고한 시민의 생명과 자유를 박탈한 인권침해 사건”이라면서 “피고인들과 가족들이 평생 간첩과 그 가족이라는 오명 속에 살아온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보부는 1968년 권씨 등 13명을 연행해 조사한 뒤 이들이 남조선해방전략당이라는 반국가단체를 조직했다고 발표했다. 대법원은 이듬해 9월 국가보안법 위반,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권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형은 두 달 만에 집행됐다. 나머지 12명도 징역 7년∼무기징역을 각각 선고받았다.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중정이 권씨 등을 53일간 불법 구금하고 고문 등으로 허위 자백을 받아내 범죄 사실을 조작했다며 진실 규명 결정을 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5월 무죄 판결을 확정하면서 이들은 45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열린세상] 욕설과 상식/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욕설과 상식/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인생을 살면서 ‘상식’과 거리가 먼 행위를 꼽으라면 아마도 욕설이 상위 순번을 다툴 것이다. 육두문자나 일반적인 욕을 입에 올리는 사람과는 솔직히 상식적인 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요즘 청소년 욕설의 심각한 실태를 전하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지만, 실은 한국 사회 어른들의 욕설문화도 만만치 않다. 한국말은 욕이 참 발달한 언어로, 일반인이 쉽게 접하는 욕의 종류가 다른 언어에 비해 꽤 많으며, 욕의 내용도 심한 편이다. 또한 그런 욕이 극소수 특정 그룹에서만 쓰이는 게 아니라 거의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한 점도 두드러진다.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 지인들도 한국어에 정말 욕이 많다며 이구동성으로 끄덕인다. 미국 영어에도 욕은 많지만, 가짓수가 상대적으로 적을뿐더러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 비율도 낮다. 일본어는 욕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아 욕의 가짓수도 적을 뿐 아니라 욕의 내용도 대체로 평범하고 단순하다.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 중 누군가가 칼이나 총을 차고 있을지도 모르니 일단 겉으로는 조심성과 친절함이 몸에 밴 사람들이다. 한국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욕의 사용에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부모님 두 분 다 평안북도에서 월남하셨는데, 남쪽에 와 보니 특정 신체 부위를 찢어 죽이겠다는 식의 직접적인 위협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을 빗댄 섬뜩한 저주의 욕들도 많았단다. 그런 욕을 길거리에서 듣고 처음 얼마간은 무서워하셨단다. 그런데 그런 욕이 다 ‘뻥’임을 알고는 남쪽 사람들이 좀 우습게 보이더라고 회고하시던 게 기억난다. 평안도에서는 욕이 다양하지도 않았고, 욕을 하더라도 대개 혼자 조용히 내뱉는 경우가 많았다. 만약 갑이 을에게 “눈알을 뽑아 버리겠다”고 했다면 그것은 정말로 그렇게 하겠다는 심각한 위협으로 상호간에 통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말로 실천할 의지가 없이는 욕을 함부로 내뱉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한국은 늦어도 조선시대부터는 실제 힘(실력)으로 승부를 겨룬 사회가 아니었다. 입으로 싸우는 문화를 가꿨지, 아무리 남을 모욕하더라도 결투 신청을 받는 게 흔치 않은 사회였다. 극한의 언사로 인해 사형을 당하더라도 왕의 최종 재가를 받아 사약을 먹고 죽는 나라였다. 이런 문화가 선진 시스템을 일찍 구축한 발전적 결과일 수도 있지만, 욕이 난무하는 사회로 진화하는 데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을 것 같다. 진검승부의 사회에서는 모두 말을 조심한다. 승부는 입이 아니라 칼이 분명하게 보여 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진검승부가 없는 사회에서 승리하려면 입이 걸수록 유리하다. 어차피 상대방도 칼이 아니라 욕으로 대응해 올 것이므로 아무리 심한 욕을 해도 목숨이 위태롭지는 않다. 그래서인가. 결투를 할 때 가장 약한 급소는 턱과 배인데, 적지 않은 한국인은 싸울 때 상대방에게 턱과 배를 무방비로 내밀며 “때려 봐”를 크게 외친다. 이건 솔직히 자살행위와 다름없는데도 오히려 그런 ‘뻥’치는 행동이 ‘깡’으로 통하는 아주 희한한 사회다. 이런 걸 문화 콘텐츠로 잘 개발한다면 관광 상품으로 성공할지도 모르겠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문화 현상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이런 문화유산은 지금도 강하게 작동한다. 주먹이 법보다 가깝다는 말이 한때 회자된 적이 있지만, 역시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말이 생명력도 더 질기고 사용 폭도 더 넓다. 실제로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모습을 여전히 종종 본다. 민주시민사회를 받치는 법과 상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인왕산 자락부터 여의도를 휘돌아 서초동에 이르기까지 목소리 크고 ‘뻥’이 센 자들이 대체로 득세한다. 차라리 중세로 돌아가 개인적인 결투라도 하고 싶은 억울한 장삼이사는 점점 늘어 가건만, 법과 상식은 여전히 멀리 출타 중이다. 이제 막 떠나보낸 을미년을 돌아보니 역시 법과 상식에 따른 일 처리보다는 마이크를 잡은 사람의 의중과 목소리에 따라 처리된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청소년들이 욕을 입에 달고 산다고 탓하기 전에 그들이 그런 욕을 누구에게 배웠는지부터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올 병신년은 어른들이 생각을 모아 법과 상식을 다시 세우는 해가 되길 바란다.
  • 지붕에서 15세 소년 떨어뜨린 IS...“동성애자 용서 못해”

    지붕에서 15세 소년 떨어뜨린 IS...“동성애자 용서 못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이하 IS)가 동성과 성적 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지붕에서 밀어 떨어뜨리는 처형을 내렸다. 시리아 독립언론 ARA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IS는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 주에서 15세의 소년을 공개처형했다. 이 소년은 아부 자비드라는 이름의 IS의 고위 남성 관계자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아 열린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IS는 이 소년을 지붕 위에서 밀어 떨어뜨려 사망케 했으며, 당시 공개처형 장소에는 시리아 데이르에조르 지역 주민들 상당수가 나와 이를 직접 목격했다. 아부 자이드가 지붕에 오르는 순간부터 추락하는 순간까지, 현장에 있던 많은 시리아 시민들이 이를 카메라에 담았으며 해당 장면은 ARA뉴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에 의해 공개됐다. ARA뉴스에 따르면 이 소년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IS 고위 관계자인 아부 자비드의 집에서 체포가 됐으며, 집에서는 아부 자비드와 처형된 15세 소년이 성관계를 맺은 흔적이 발견됐다. IS는 이슬람율법에 따라 해당 소년에게 처형을 명한 반면, 고위 관계자인 아부 자비드는 계급을 강등하고 이라크 전선으로 강제 발령을 내렸다. ARA뉴스는 “아부 자비드에게 시리아를 떠나 이라크 북서부 전선에 투입하도록 명한 것은 IS 지도부의 결정이었다”면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동성애자들에 대한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IS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뜻에 따른다는 명목으로 동성애자를 건물에서 떨어뜨리거나 돌팔매질하는 방식으로 처형을 이어왔다. IS는 온라인 영문 선전 매체 다비크를 통해 “(동성애자에 대한) 우리의 처벌 방식은 서방에서 흘러들어온 타락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무슬림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우디, 시아파 지도자 처형… 성난 이란 시위대 대사관 방화

    사우디, 시아파 지도자 처형… 성난 이란 시위대 대사관 방화

    이슬람 종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반정부 시아파 지도자 등에 대해 테러 혐의로 처형을 강행하자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의 시위대가 수도 테헤란 주재 사우디대사관에 불을 지르는 등 사우디와 이란 간 종파 갈등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이 두 나라는 예멘·시리아 내전, 이란 핵 협상 등 역내 주요 이슈를 둘러싸고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운 앙숙 관계다. 이번 충돌은 2일(현지시간) 사우디 정부가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등 시아파 지도자 4명과 알카에다 조직원 등 47명을 테러 혐의로 집단 처형하면서 촉발됐다고 AP·AFP 등이 보도했다. 이란이 사우디 전체 인구의 15% 정도인 시아파 권익을 옹호하는 활동을 해 오다 체포된 알님르의 사면을 수차례 요구했던 만큼 그의 처형은 위태위태했던 수니파와 시아파 간 분쟁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사우디는 앞서 테러 방지 명분으로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 등 반정부 행위를 하는 자를 테러범으로 처형할 수 있는 법을 제정했다. 사우디가 알님르의 처형을 감행한 것은 사우디를 둘러싼 ‘위기론’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사우디 알사우드 왕가는 국제유가 급락과 예멘 내전의 장기화로 왕가의 권위가 도전받는 상황이다.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 진영에 미치는 정치·외교적 파장보다 정권에 도전하는 세력을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필립 루터 국제사면위원회(AI)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사우디 정부는 반테러리즘의 탈을 쓰고 반대자를 억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우디가 알님르의 처형 사실을 밝히자마자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 시아파 진영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란 정부가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를 불러 알님르의 처형에 강력히 항의한 데 이어, 이란 시위대는 테헤란 사우디대사관과 제2도시 마슈하드의 사우디 총영사관에 불을 지르고 사우디 국기를 찢으면서 격렬하게 항의하다 4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3일 “사우디 정치인들은 신의 복수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라크 의회의 시아파 정파인 다와당의 칼라프 압델사마드 대표도 “바그다드 주재 사우디대사관을 즉시 폐쇄하고 대사를 추방하라”며 “이라크 감옥에 있는 사우디 테러리스트도 모두 처형해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알님르의 사형 집행이 ‘암살’이라면서 “사우디가 알님르를 죽인 것은 그가 압제받는 사람들(시아파)의 권리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시아파 국민이 과반인 바레인에서도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경찰이 최루탄으로 진압했다. 인도, 파키스탄 등 다른 이슬람 국가들의 시아파 지도자들도 사우디를 비난하는 성명을 냈으며, 카슈미르 등 일부 도시에선 시아파 무슬림의 항의 시위가 잇따랐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우려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일 성명을 통해 사우디의 집단 처형에 유감을 표하고 이란 시위대에 자제를 촉구했다.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사우디 정부는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해 달라. (이번 처형이) 종파적 긴장을 악화시키는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뉴스 플러스] ‘토막살인’ 박춘풍 2심도 무기징역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김상준)가 29일 ‘팔달산 토막 살인’ 용의자 박춘풍(56)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1심과 달리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박씨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다”라며 1심과 다르게 판단했지만 살인의 고의는 그대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잔혹성, 엽기성과 무기징역의 형이 갖는 의미에 비추면 1심 형이 무겁지 않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1, 2심 모두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박씨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과 교화의 가능성 등을 종합하면 사형을 선고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1월 경기 수원시에서 동거녀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5군데에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박씨는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에 상당 부분 충족되는 특성을 보이고 살인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 ‘유럽 간첩단 사건’ 사형집행 43년만에 무죄 확정

    ‘유럽 간첩단 사건’ 사형집행 43년만에 무죄 확정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사법살인 사건 중 하나인 ‘유럽 간첩단 사건’ 희생자들의 무죄가 사형집행 43년만에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유럽 간첩단 사건으로 사형당한 고(故) 박노수 교수와 고(故) 김규남 의원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당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김판수(73)씨도 무죄가 확정됐다. 유럽 간첩단 사건은 1960년대 ‘동백림(동베를린) 사건’ 이후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대표적 공안조작 사건이다. 당시 박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 재직 중이었고 김 의원은 박 교수의 일본 도쿄대 동창으로 민주공화당 의원이었다. 1969년 중앙정보부는 박 교수가 북한 공작원에게 지령과 공작금을 받은 뒤 북한 노동당에 입당, 독일 등지에서 간첩활동을 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또 김 의원에게는 영국에서 박 교수와 함께 이적활동을 벌인 혐의 적용했다. 대법원은 1970년 두 사람에 대한 사형을 확정했고 결국 1972년 7월 사형 집행으로 억울하게 숨을 거뒀다.  서울고법은 2013년 10월 유족의 청구로 시작된 재심에서 “수사기관에 영장 없이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강압적인 수사에 의해 진술을 한 것이기 때문에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과거 권위주의 시절 법원의 형식적인 법 적용으로 피고인과 유족에게 크나큰 고통과 슬픔을 드렸다”며 “사과와 위로의 말씀과 함께 이미 고인이 된 피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과거 사법부의 잘못까지 반성했다. 대법원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큰 이슈 없이 자성·개혁 ‘몸짓’… 갈등 속 남북교류 ‘물꼬’ 성과로

    큰 이슈 없이 자성·개혁 ‘몸짓’… 갈등 속 남북교류 ‘물꼬’ 성과로

    종교계는 이렇다 할 이슈 없이 자성과 개혁에 힘을 쏟은 한 해였다. 종단·교단별로 분규와 갈등이 이어진 가운데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튼 게 성과로 여겨진다. 크고 작은 기념행사가 줄을 이었고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둘러싼 논란과 실천들도 적지 않았다. ●다시 물꼬 튼 남북 교류 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원 200명이 금강산에서 진행한 ‘민족의 화해와 단결,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모임’이 큰 성과로 꼽힌다. 7대 종단이 2011년 이후 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해 “잦은 교류를 통해 자주적인 통일운동을 추동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남북 종교인들이 국제사회와 연대해 지속적으로 일본에 항의할 것을 다짐해 눈길을 끌었다. 조계종과 천태종은 각각 금강산 신계사와 개성 영통사에서 대규모 법회를 열었고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평양에서 열린 ‘평화통일 기원 미사’에 참석했다. 천주교주교회의는 북한에서 조선가톨릭교협회 관계자와 만나 이르면 내년 봄 부활절에 평양 장충성당에 대한 사제 파견을 추진하는 등 북측과 매년 정기적으로 미사 봉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종교의 사회적 역할 관심 고조 경찰 수배를 피해 조계사로 피신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를 놓고 종교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정치권과 경찰, 노동계의 대화에 나서 주목받았다. 화쟁위를 중심으로 한 종교계의 노력으로 제2차 민중대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됐고 자승 총무원장의 중재로 한 위원장이 자진 출두했다. 천주교와 개신교계의 사형제 폐지와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도드라졌다. 천주교주교회의는 국회의원들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사형제 폐지를 위한 특별법 공동 발의에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현직 주교 26명 전원과 수도자·평신도 등 8만 5000여명이 참여한 서명도 국회에 전달됐다. 이 노력으로 7대 종단 대표들이 사형제 폐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 해 내내 분규와 갈등 조계종립대학인 동국대의 이사장과 총장 선출을 둘러싼 내홍이 뜨거웠다. 교수회와 학생회 등이 50일 단식농성을 이어 간 끝에 이사회 참석 임원 전원 사퇴로 일단락됐지만 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서의현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사면복권 논란도 뜨거웠다. 호계원이 승적 박탈된 서 전 총무원장에 대한 재심을 열어 ‘공권 정지 3년’으로 징계를 경감하자 불교계가 반발했고 복권 절차는 보류됐다. 총무원장 인선을 놓고 벌인 태고종 내분도 부끄러운 사건이다. 총무원과 비대위가 일으킨 폭력 공방 끝에 총무원장 도산 스님이 구속됐고 불교종단협의회는 태고종의 회원 자격을 정지했다. 개신교에서는 교회, 목회자 세습을 둘러싼 마찰과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자성과 개혁의 몸짓들 조계종은 처음으로 출가자와 재가자가 모여 종단 현안을 진단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놨다. 총무원장을 비롯한 종무기관장, 교구본사 주지, 중진 스님,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9차례 토론을 벌여 사찰 50여곳의 재정을 일반 신도에게 공개하고, 예산 지출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각 사찰에 전달했다. 개신교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교단 감독회장 선거 파행 역사를 총정리한 백서를 펴내 눈길을 끌었다. 미래목회포럼은 한국 교회에서 제기되는 현안에 대한 모니터링과 연구를 통해 건강한 방향성을 제시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도 ‘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를 출범, ‘목회자 윤리선언문’을 발표했다. ●종단·교단별 기념행사 봇물 개신교계와 성공회는 각각 선교 130주년과 125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미국 장로회 선교사 언더우드와 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는 한 배를 타고 조선에 들어온 뒤 이해와 협력을 통해 개신교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 인물이다. 두 사람이 서울 정동에 나란히 세운 대한예수교장로회 새문안교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정동제일교회는 선교 130주년을 맞아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성공회는 영국의 존 코프 신부가 한국 초대 주교로 성품돼 선교를 시작한 지 125주년을 맞아 한인 최초의 성공회 사제인 고 김희준 신부의 흉상 제막과 감사성찬례를 열었다. 원불교도 창교 100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벌이면서 성업 100년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클린턴은 X됐다” 트럼프가 X될라

    미국 대선 공화당 지지율 선두인 도널드 트럼프의 막말이 또다시 도를 넘고 있다. 민주당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성적 비속어까지 동원해 공격하면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는 2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서남부 그랜드래피즈에서 유세하는 과정에서 클린턴이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한 사실을 거론하며 “클린턴이 이길 판이었는데 오바마에 의해 ‘X됐다’(got schlonged). 클린턴은 졌다”고 말했다. 여기서 ‘슐롱’(schlong)은 이디시어(중앙·동유럽권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남성 생식기를 뜻하는 저속한 표현으로, 트럼프는 클린턴이 경선에서 패한 것을 비꼬기 위해 동사형으로 바꾼 것이다. 트럼프는 이어 “클린턴은 오바마에게도 졌다. 어떻게 이보다 더 나쁜 결과가 있을 수 있겠느냐”며 “나는 대통령으로서의 클린턴을 생각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턴은 다음날인 22일 아이오와주 카오타 유세에서 “우리가 불량배들에게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군가 대통령직을 향해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가도록 놔둬서도 안 된다. 그건 미국인으로서 우리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트럼프의 노골적 막말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온라인 매체 싱크프로그레스는 논평을 내고 “명백한 성차별적 발언”이라며 “슐롱이라는 말은 남성 성기를 상징하는 말로 이를 대체하는 다른 정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UPI통신은 “트럼프가 클린턴의 벨트 아래를 쳤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는 그동안 여성 비하 발언을 계속해 비판을 받아 왔다”며 폭스뉴스 여성 앵커 메긴 켈리 등에 대한 과거 공격 사례를 거론했다. 트럼프는 또 유세에서 지난 19일 민주당 대선 후보 3차 TV토론 도중 클린턴이 잠시 화장실 이용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실을 거론하며 “도대체 클린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 토론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사라졌다”고 비아냥거린 뒤 “나는 어디에 갔는지 안다. 너무 역겹다. 나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클린턴 때리기’는 클린턴이 TV토론에서 트럼프를 “IS의 최고 용병 모집자”라고 비난한 것에 대한 분풀이로 보인다. 트럼프는 공식 사과를 요구했으나, 클린턴은 “사실이니 죽어도 안 한다”고 거부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막말 공격과 관련, 클린턴 측 제니퍼 팔미에리 대변인은 22일 트위터에 “우리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응하지 않겠지만 이 같은 모멸적 언사가 전체 여성에게 주는 모욕감을 아는 모든 이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도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슐롱은 저속하지 않다. 내가 힐러리가 그렇게 됐다고 말한 것은 선거에서 크게 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잘못 해석한 주류 언론은 정직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팔달산 사건’ 박춘풍 사이코패스 아니다

    ‘팔달산 사건’ 박춘풍 사이코패스 아니다

    “(박씨는) 사이코패스나 반사회성 인격 장애로는 진단되지 않는다.”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 사건’의 범인 박춘풍(56)씨의 뇌 감정 결과에 대해 김지은 이화여대 뇌인지 과학연구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법정 한쪽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는 ‘구조적 자기공명영상’(sMRI) 기법으로 촬영한 박씨 뇌의 3차원(3D) 영상이 비쳤다. 살인범 재판에서 처벌 형량의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뇌 영상 감정을 시도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김상준)가 22일 진행한 공판에서 김 교수는 “박씨는 충동성, 죄책감 결여, 우울성 등의 증상은 있다”며 “그러나 사이코패스의 기준치를 넘지 못했고,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는 능력은 정상이었을 것”이라고 소견을 밝혔다. 사이코패스는 공감 능력과 죄책감이 결여돼 극단적인 자기 중심성을 표출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사이코패스의 뇌는 사회적 행동과 도덕성에 관여하는 전두엽이 일반인에 비해 덜 활성화돼 있다는 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다. 살인 등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 교수는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의 전전두엽에 손상이 있다”며 “피고인 박춘풍의 뇌 손상이 인지 행동과 정신 장애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25~50% 정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공판에서는 조은경 한림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박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PCL-R) 검사 결과 고위험 사이코패스 기준보다는 낮은 점수가 나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씨는 지난해 11월 경기 수원시에서 동거녀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박씨 측이 판결에 불복, 항소하면서 그가 사이코패스인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씨 측 국선변호인은 “박씨가 PCL-R 기준치를 넘어서지 않았는데도 사이코패스로 판정받아 1심에서 사회적으로 영구 격리되는 처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어렸을 때 사고로 넘어지면서 오른쪽 눈을 다친 상태다. 박씨 측은 ‘의안’을 오랫동안 사용해 뇌를 다쳐 분노 제어 능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씨가 사이코패스가 아니라고 판정받으면 항소심 선고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 사이코패스로 판정되면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돼 무거운 양형기준을 적용받지만, 일시적인 분노 장애 상태였음이 인정되면 폭행치사 적용까지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살인죄의 형량은 ‘징역 5년~사형’이지만 폭행치사죄는 ‘3년 이상 유기징역’이다. 박씨 측 변호인은 “박씨를 사이코패스로 몰아간 1심과는 다르게 판결할 사정이 생긴 만큼 향후 선고는 박씨에게 유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검사에서 주목받았던 기능적 자기공명뇌영상법(fMRI)은 박씨에게 시행되지 않았다. fMRI는 뇌가 활동할 때 혈류 안의 산소 소모량 차이를 측정해 사람의 의식과 감정 변화에 따른 두뇌 반응을 검사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사이코패스 진단의 보조 자료로 활용하려 했지만 박씨가 연습 과정에서 익숙하지 못해 시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씨의 2심 선고 공판은 오는 29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게임+콘텐츠 융합, 고퀄리티 융복합콘텐츠 화제

    게임+콘텐츠 융합, 고퀄리티 융복합콘텐츠 화제

    국내 게임 산업이 한국 콘텐츠 산업의 수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다. 지난 15일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년 콘텐츠산업분야 정책성과’ 자료에 의하면 2015년 말 기준 콘텐츠 산업 수출액이 57억 달러로 집계되었다. 그 중 게임산업의 수출액은 지난 2014년 대비 6.9% 증가한 31억 8천만 달러로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게임 시장이 국내 콘텐츠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국가적으로도 게임 크리에이터와 엔지니어를 위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는 상황. 이와 관련해 최근 문화창조융합센터의 지원 속에서 진행된 ‘2015 융복합 콘텐츠 공모전’ 본선 무대에서 새로운 융복합 게임 콘텐츠를 선보인 두 창작 팀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시네마 게임 플랫폼을 준비한 쇼베 크리에이티브와 시네게임툰의 필리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쇼베 크리에이티브는 게임과 영화의 만남이라는 아이디어로 750억 달러 규모의 세계 게임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시네마 게임’은 이용자가 영화 주인공처럼 게임을 이끌어 가는 새로운 게임 장르로서 캐릭터와 장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게임 내용들을 영화처럼 모두 실사화면으로 구현해 사실감과 몰입도를 높였다는 특징이 있다. 쇼베 크리에이티브의 첫 프로젝트인 ‘도시를 품다’는 누적 다운로드 100만, 게임 인기 무료 1위(구글 play 스토어 기준)를 달성하며 이미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쇼베 크리에이티브는 이번 공모전에서 가상의 인생을 살면서 다양한 이성을 만나는 실사형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썸플 (some application)”을 선보였다. 영상의 스토리텔링과 게임의 양방향성을 결합해 일상이 아닌 내가 살고싶은 인생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을 통해 ‘시네마 게임’ 의 저변을 확대할 계획을 밝다. 또 공모전 이후에는 유명 아이돌 연예인들을 실제 게임 속 주인공으로 섭외 하고, 연출 역시 정윤철 감독(영화 말아톤)과 김성호 감독(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게 맡겨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의 유저를 사로잡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쇼베 크리에이티브의 정민채 대표는 “시네마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 개발에 풍부한 노하우를 더해 다양한 영상 장르와의 융복합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며 “문화창조융합센터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기대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보겠다” 고 밝혔다, 크리에이터 10여 명이 모인 프로젝트 그룹 필리아는 영화와 게임, 웹툰을 하나로 결합한 시네게임툰을 선보였다. 필리아의 시네게임툰은 영화와 게임, 만화의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진행되는 스토리형 콘텐츠이다. 단순히 움직이는 웹툰 혹은 인터랙티브 게임이 아니라 적절한 순간에 만화에서 영상으로, 또 영상에서 AR/VR 등으로 변하며 스토리가 진행될 수록 사용자의 몰입감과 현실감을 높이는데 주력한 프로젝트다. 센터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필리아와 만난 블루홀 이상균 게임 디렉터는 “국내에서 아직 시도하지 않은 제작 방식이 매우 흥미로워 보이며, 성공 할 경우 혁신적인 비용 및 제작 기간 단축이 기대된다”고 평했다. 시네게임툰의 융복합콘텐츠로서의 가치에 대해 필리아의 권세안 대표는 “디지털스토리, VR, AR, 만화, 영상까지 최근 가장 트랜디한 이슈를 모두 녹인 융복합 콘텐츠가 바로 시네게임툰”이라며 “현재 스토리까지 개발 완료된 상황이며, 에피소드 3화와 예고편 제작 완료를 앞두고 있다. 이것을 기반으로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해 이러한 형태의 콘텐츠 제작 및 플랫폼을 완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공모전 본선 진출에 앞서 이 두 팀은 12월 4일 융복합콘텐츠공모전과 관련해 문화창조융합센터의 지원 하에 피칭 데이에 참가해 시장성을 평가 받았다. 센트럴 투자 파트너스의 민욱조 상무는 “쇼베의 경우에는 기본적인 기술에 앞서 스토리텔링이 훌륭한 만큼 확장성이 크며, 필리아는 장르의 융합을 가장 잘 풀어낸 프로젝트”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융복합 콘텐츠를 통해 국내 게임 시장의 저평을 넓힌 쇼베 크리에이티브와 필리아의 융복합 콘텐츠 공모전 본선 진출 무대는 12월 28일 저녁 11시 O tvN에서 방송 ‘O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정부 시위…한국은 소요죄, 사우디는 참수형

    반정부 시위…한국은 소요죄, 사우디는 참수형

    사우디아라비아의 청년이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는 죄로 참수형에 처해질 위기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가디언지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지난 2012년 3월, 겨우 15살의 나이에 정부 반대 시위행렬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압둘라 알자헤르가 곧 참수형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압둘라는 시위참가에 더불어 방화, 선동행위 은폐 등 다양한 죄목으로 체포됐으며, 2014년에 참수형을 선고받은 이래 최근까지 형 집행이 유예된 상태였다. 그러나 2주 전 사우디 언론은 압둘라를 포함한 사형수 52명에 대한 처형이 조만간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압둘라는 현재 독방에 수감된 채 형 집행만을 기다리고 있다. 압둘라의 아버지 하산 알자헤르는 아들의 구제를 위해 가디언 등 유력 외신들에 호소 중이다. 그는 “죽음의 위기에 닥친 우리 아들을 부디 도와주길 바란다. 시위 행렬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사형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한다. 그는 압둘라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온화한 아이라며 당시 시위의 목적조차 모른 채 행렬에 참여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산은 “압둘라는 정부에 반대하거나 정부에 맞서 싸우려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시위에 참여한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해당 시위는 다른 평범한 시위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압둘라를 위해 나선 인권단체 리프리브(Reprieve)는 “압둘라 알자헤르는 고문을 당해 죄를 자백했고 이제는 독방에 갇혀 가족들도 만나지 못한 채 사형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사우디 정부의 옳지 못한 결정을 되돌리기 위해 동맹국인 영국과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에도 압둘라와 같은 처지에 놓인 또 다른 청년 알리 무함마드 알니므르의 어머니 누스라 알아흐메드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아들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던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압달라 알무알리미 유엔 주재 사우디 대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는 사우디의 사법체계를 존중해 사우디의 내부적 문제에 개입하지 말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유엔인권위원회 이사국임에도 태형이나 참수형, 십자가형 등 잔인한 처형법이 잔재해 인권단체와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고 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시위에 참가한 죄, 참수형…국제사회 구명운동

    시위에 참가한 죄, 참수형…국제사회 구명운동

    사우디아라비아의 청년이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는 죄로 참수형에 처해질 위기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가디언지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지난 2012년 3월, 겨우 15살의 나이에 정부 반대 시위행렬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압둘라 알자헤르가 곧 참수형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압둘라는 시위참가에 더불어 방화, 선동행위 은폐 등 다양한 죄목으로 체포됐으며, 2014년에 참수형을 선고받은 이래 최근까지 형 집행이 유예된 상태였다. 그러나 2주 전 사우디 언론은 압둘라를 포함한 사형수 52명에 대한 처형이 조만간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압둘라는 현재 독방에 수감된 채 형 집행만을 기다리고 있다. 압둘라의 아버지 하산 알자헤르는 아들의 구제를 위해 가디언 등 유력 외신들에 호소 중이다. 그는 “죽음의 위기에 닥친 우리 아들을 부디 도와주길 바란다. 시위 행렬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사형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한다. 그는 압둘라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온화한 아이라며 당시 시위의 목적조차 모른 채 행렬에 참여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산은 “압둘라는 정부에 반대하거나 정부에 맞서 싸우려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시위에 참여한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해당 시위는 다른 평범한 시위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압둘라를 위해 나선 인권단체 리프리브(Reprieve)는 “압둘라 알자헤르는 고문을 당해 죄를 자백했고 이제는 독방에 갇혀 가족들도 만나지 못한 채 사형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사우디 정부의 옳지 못한 결정을 되돌리기 위해 동맹국인 영국과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에도 압둘라와 같은 처지에 놓인 또 다른 청년 알리 무함마드 알니므르의 어머니 누스라 알아흐메드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아들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던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압달라 알무알리미 유엔 주재 사우디 대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는 사우디의 사법체계를 존중해 사우디의 내부적 문제에 개입하지 말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유엔인권위원회 이사국임에도 태형이나 참수형, 십자가형 등 잔인한 처형법이 잔재해 인권단체와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고 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시위 참여…한국은 소요죄, 사우디는 참수형

    시위 참여…한국은 소요죄, 사우디는 참수형

    사우디아라비아의 청년이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는 죄로 참수형에 처해질 위기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가디언지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지난 2012년 3월, 겨우 15살의 나이에 정부 반대 시위행렬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압둘라 알자헤르가 곧 참수형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압둘라는 시위참가에 더불어 방화, 선동행위 은폐 등 다양한 죄목으로 체포됐으며, 2014년에 참수형을 선고받은 이래 최근까지 형 집행이 유예된 상태였다. 그러나 2주 전 사우디 언론은 압둘라를 포함한 사형수 52명에 대한 처형이 조만간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압둘라는 현재 독방에 수감된 채 형 집행만을 기다리고 있다. 압둘라의 아버지 하산 알자헤르는 아들의 구제를 위해 가디언 등 유력 외신들에 호소 중이다. 그는 “죽음의 위기에 닥친 우리 아들을 부디 도와주길 바란다. 시위 행렬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사형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한다. 그는 압둘라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온화한 아이라며 당시 시위의 목적조차 모른 채 행렬에 참여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산은 “압둘라는 정부에 반대하거나 정부에 맞서 싸우려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시위에 참여한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해당 시위는 다른 평범한 시위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압둘라를 위해 나선 인권단체 리프리브(Reprieve)는 “압둘라 알자헤르는 고문을 당해 죄를 자백했고 이제는 독방에 갇혀 가족들도 만나지 못한 채 사형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사우디 정부의 옳지 못한 결정을 되돌리기 위해 동맹국인 영국과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에도 압둘라와 같은 처지에 놓인 또 다른 청년 알리 무함마드 알니므르의 어머니 누스라 알아흐메드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아들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던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압달라 알무알리미 유엔 주재 사우디 대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는 사우디의 사법체계를 존중해 사우디의 내부적 문제에 개입하지 말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유엔인권위원회 이사국임에도 태형이나 참수형, 십자가형 등 잔인한 처형법이 잔재해 인권단체와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고 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신생아작명 및 개명, 천기작명원으로 눈길 ‘성민경 이름박사’

    신생아작명 및 개명, 천기작명원으로 눈길 ‘성민경 이름박사’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은 엄마 아빠에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무한한 감동을 준다. 그 순간 부모는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고 온전히 아이의 희망찬 미래만을 기원하게 된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부모들이 다음으로 하는 일은 바로 아이의 미래를 위해 공들여 ‘이름 짓기’에 돌입하는 것. 과거에는 신생아가 태어나면 집안의 큰 어른이나 부모가 이름을 지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자신을 대표하는 이름의 중요성이 커지자 작명소를 찾는 부모들이 대폭 늘었다. 아이가 성장하며 겪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좋지 않은 이름 때문이라 여겨 개명을 원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최근 작명소가 성행하는 또다른 이유다. ‘파동성명학 1인자’로 아이 이름을 고민하는 신생아 부모들 사이에서 유명한 성민경 이름박사는 “좋은 이름은 부르면 부를수록 좋은 기운을 발산시켜 기쁨, 건강, 성공을 유도하며, 나쁜 이름은 부르면 부를수록 불행을 유도하게 된다”며 “좋은 이름이란 수리, 삼원오행, 음양 조화가 잘 어우러져 작명된 이름을 뜻한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아기 이름을 지을 때 글자의 획수, 발음, 사주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성민경 이름박사는 30년이 넘는 작명 연구를 통해 ‘천기작명’이라는 독창적 작명법을 완성하고 이를 특허청에 등록(제 41-0140483호) 했다. 성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시계의 시, 분, 초침이 하루 2번 반드시 만나듯 사람의 운명지수도 천/지/인이 3합(合) 되는 시간이 있는데, 이러한 우주의 기운을 최상으로 조화시키는 것이 바로 천기작명법이다. 특히 천기작명법은 수백년간 이름에 대한 통계학적 실증을 바탕으로 한 작명법으로, 후천적 운세에 높은 적중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천기작명법을 통해 개명을 한 뒤 사업번창, 대업성취, 만사형통을 이룬 고객들의 사례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에 큰 시험을 앞둔 자녀의 부모나 정치인, 기업가, 연예인들이 천기작명법 개명 문의가 줄을 잇는다고 한다. 성민경 이름박사는 이미 TV, 언론매체 등에 널리 소개될 정도로 성명학 업계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인물이다. 그는 ‘왜 이름을 함부로 짓는가’, ‘파동성명학’의 지적재산권 대법원 판결에서 승소하는 등 파동성명학 분야의 국내 1인자로 알려져 있다. 성 박사는 현재 서울강남작명소와 대구작명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서울강남작명소는 성 박사의 장남 성정홍 수석연구원이 대표로 운영 중이며, 대구작명소는 성민경 이름박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특히 ‘유명한 작명소’, ‘예쁜이름 잘짓는곳’, ’작명개명 소문난곳’, ’작명소 유명한곳’, ‘작명개명 유명한곳’, ‘유명한작명소 추천’, ‘개명 잘하는곳’, ‘아기이름 짓기’ 등의 키워드로 유명한 두 작명소는 서울, 부산, 인천, 일산, 고양, 분당, 김포, 군포, 안양, 수원, 광주, 전주, 순천, 대전, 천안, 울산, 공주, 포항, 경주, 구미, 김해, 거제, 아산, 진해, 춘천, 강릉, 원주, 김천, 김해, 진주, 제주 등 전국에서 방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성민경 박사는 그러나 신생아 작명, 개명 열풍이 불며 검증되지 않은 작명소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면서 작명소를 선택할 때 주의를 기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성 박사는 “작명가의 90% 정도는 책에 나오는 작명공식을 달달 외워서 컴퓨터 프로그램 돌리듯 이름을 짓는다”며 “한 번에 5개 이상의 이름을 작명해 주거나 이상한 수상 경력을 내세우는 작명가에게는 이름을 맡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한편, 성민경 이름박사는 국내 최대 육아잡지인 ㈜베베21, 앙팡, 베스트 베이비 등에 소개되며 신생아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이후 TV, 인터넷 신문 등 각종 언론매체에 이름을 알렸다. 또한 대통령 당선 자문역 등을 맡으며 정치권에서도 유명인사로 통한다. 지난 2013년에는 ‘왜 이름을 함부로 짓는가? 파동성명학’의 특허 분쟁에서 성민경 이름박사가 1, 2, 3심 모두 승소하며 업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민경 이름박사로부터 개명 및 작명을 직접 상담 받고 싶은 사람들은 홈페이지(www.name114.com)와 전화(080-253-3333), 카카오톡을 통해 문의할 수 있다. 또한 서울강남작명소와 대구작명소에서 방문 상담 받는 것도 가능하다. 성민경 박사의 홈페이지에서는 이밖에도 이름감정, 한자획수와 운명, 개명 절차 등 이름에 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절 고통 석회화건염, 체외충격파로 치료해 보니

    관절 고통 석회화건염, 체외충격파로 치료해 보니

    오십견 다음으로 가장 많은 발생 빈도를 보이는 어깨 관절 질환이 바로 석회화건염이라는 증상이다. 몸속을 배회하던 칼슘 물질이 어깨 부위의 힘줄에 누적되면서 석회가 발생하게 되고, 해당 석회를 이물질로 인식하여 녹이는 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통증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석회화건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석회화건염의 원인으로는 노화로 인한 어깨 힘줄의 퇴행성 변화, 어깨의 과도한 사용, 혈액순환 저하, 운동부족 등이 꼽힌다. 따라서 주로 관절이 노화되고 운동할 시간이 극히 부족한 중, 장년층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석회화건염으로 나타나는 급성 통증의 경우 1~2주 정도의 통증으로 끝나지만 만성의 경우, 해당 부위의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하여 고통을 가중한다. 특별한 외상이 없음에도 어느 순간부터 어깨가 빠질 것 같으면서 바늘로 콕콕 쑤시는 느낌이 계속된다면 석회화건염이 발생한 것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석회화건염의 통증은 어깨 부위에 발생한 석회가 주 원인이므로 그 치료의 성패는 통증의 원인이 되는 석회의 제거에 달려있다. 그러나 자주 쓰이는 어깨 관절이라는 특성상 외과수술을 감행할 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가져올 수 있어 환자의 부담이 크다는 난점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이러한 난점을 극복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비수술치료로 체외충격파 치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석회화건염 비수술치료 중 가장 대중적이며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진 체외충격파 치료는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완화되지 않는 증상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치료로 꼽히고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먼저 x-ray 검사를 통해 석회의 위치와 크기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통증이 느껴지는 해당 부위에 강한 충격파 에너지를 전달하여 석회를 분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1,000~1,500회의 충격파를 발생시켜 혈관 및 주변 조직을 자극하고 활성화시켜 통증은 감소시키고 조직의 기능은 개선하게 된다. 직접 치료를 경험한 환자들이 말하는 체외충격파 치료의 장점은 10~15분 정도의 짧은 시술시간에 있다. 치료를 마친 뒤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으며 흉터나 감염에 대한 우려 없이 다양한 부위에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또한 통증의 원인이 되는 석회를 직접 분쇄하여 일시적인 통증 완화가 아닌 근본적인 통증의 원인을 개선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서울생생정형외과는 단일 종류의 기기로 시술을 진행하는 기존 치료법과 차별되는 동시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시술은 집중형 치료기 중 가장 치료 효과가 뛰어난 독일 wolf사의 piezo wave2와 방사형 중 미국 유일의 FDA 승인을 받은 스위스 EMS사의 Dolodrclast를 통해 시행되며 기존의 단일 충격파 치료방법에 비해 탁월한 치료율을 나타낸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생생정형외과 원호현 원장은 “한창 사회활동을 하는 중,장년층 직장인의 경우 석회화건염 발생 위험군에 들어간다”며 “직장 생활에 이상이 있을 것을 염려하여 어깨의 통증을 그냥 무시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증상을 방치할 경우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원호현 원장은 “어깨 관절은 일상생활에 필수인 관절이므로 이상 통증은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와의 상의를 통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박문각 종로고시학원과 함께하는 실전강좌] 영어

    [박문각 종로고시학원과 함께하는 실전강좌] 영어

    서울신문은 많은 수험생이 응시하는 7·9급 공무원 시험에 대비해 국어·한국사·영어 등 필수과목에 대한 실전강좌를 마련했다. 박문각 종로고시학원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과목별 주요 문제와 해설을 싣는다. (문제)어법상 옳지 않은 것은. The cartoon character SpongeBob SquarePants is ①in a hot water from a study ②suggesting that watching just nine minutes ③of that program can cause short-term attention and learning problems ④in 4-year-olds. (해석)만화 캐릭터 SpongeBob SquarePants는 그 프로그램을 단지 9분 동안 시청하는 것으로도 4살 아이들에게 단기 집중과 학습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로 곤경에 처해 있다. (해설)①water는 불가산 명사이므로 a, an을 사용할 수 없다. ④전치사 in 다음에 나온 4-year-old에서 명사가 없는 것으로 보아 그 자체가 ‘4살 아이’라는 하나의 가산명사로 쓰였다. 따라서 4-year-olds는 ‘4살 아이들’ 이라는 뜻으로 봐야 한다. (정답)① (문제)어법상 옳은 것은. ①While worked at a hospital, she saw her first air show. ②However weary you may be, you must do the project. ③One of the exciting games I saw were the World Cup final in 2010. ④It was the main entrance for that she was looking. (해석)①병원에서 일하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첫 번째 에어쇼를 보았다. ②네가 아무리 피곤하다 하더라도, 그 프로젝트는 끝내야 한다. ③내가 본 흥미로운 경기 중에 하나는, 2010년 월드컵 결승전이다. ④그녀가 찾고 있던 것이 바로 그 정문이다. (해설)①접속사+분사 구문. 의미상의 주어인 주절의 she가 분사구문에서 work와 능동의 관계. worked를 working으로 바꿔야 한다. ③마침표는 하나인데 그 속에 문장이 2개다. 잘못된 표현이다. ④It is~that 강조구문. the main entrance를 강조한 형태이며 전치사 for는 처음부터 숙어였던 looking 뒤로 보내 looking for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정답)② (문제)다음 글에서 옳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 ①By outsourcing teaching positions to professional actors, Providence High School revitalized ②its drama program, and officials say it ③could become a model for other ④financial strapped schools. (해석)가르치는 일을 외부 전문 배우들에게 위탁함으로써 Providence 고등학교는 학교의 드라마 프로그램에 새로운 활력을 주었다. 그리고 관계자들은 그것이 재정적으로 빈곤한 다른 학교들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해설)①by 뒤에는 동명사 형태의 목적어인 outsourcing이 맞다. ②수일치 문제다. 문맥상 지칭하는 대상이 Providence High School이기 때문에 단수다. ④분사형태로 된 strapped는 형용사 역할을 한다. 따라서 부사 financially로 고쳐야 한다. (정답)④ 이클락 박문각 종로고시학원 강사
  • 역대 영부인들 스타일·근황

    역대 영부인들 스타일·근황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입관식에서 말없이 남편을 떠나보낸 손명순(87) 여사는 이화여대 3학년 때인 1951년 결혼, 65년을 한결같이 헌신한 전형적인 ‘내조형’이다. 민주화 투쟁을 비롯한 YS의 한평생 정치 역정은 손 여사 없이 불가능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1988년 13대 총선 때 전국에서 지원유세 요청이 쇄도하는 바람에 정작 YS의 부산 지역구는 손 여사가 발로 뛰었다. 당시 명절 때면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거제도 멸치를 나눠 줬다. 온갖 인사들이 “나도 상도동계”라며 멸치를 받아갔는데 “나는 손명순계”라고 재치 있게 말하는 이는 멸치를 더 타갔다. 2011년 결혼 60주년 회혼식에서 YS는 “그동안 참으로 고마웠소. 맹순이(명순이)가 예쁘고 좋아서 60년을 살았지”라며 볼에 입맞춤을 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93) 여사는 적극적인 ‘동지형’이다.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까지 다녀와 당시로는 드물게 신여성이었던 그는 남편의 굴곡진 정치인생에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지였다. DJ 납치사건 및 사형선고, 6년에 걸친 옥바라지, 망명생활 등 정치적 혹한기를 함께 견뎠다. DJ는 생전 이 여사를 일컬어 “영원한 동반자이자 동지”라며 애틋함을 표시했다. 2009년 DJ 서거 당시 입관식 때 넣은 메모에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라고 이 여사는 적었다. 고령이지만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지난 8월 방북하는 등 DJ 유훈인 남북평화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68) 여사는 ‘쓴소리형’이다. 현안에 대해 노 전 대통령에게 솔직하게 쓴소리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이 바로 권 여사였다고 한다. 반지를 팔아 노 전 대통령의 고시공부를 뒷바라지할 만큼 열혈적인 면모도 있었다. 현재는 노 전 대통령 유지를 기리고 묘역을 관리하기 위한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 이사장으로 봉하마을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68) 여사는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가장 활발하게 펼친 ‘활동가’형이다. 이 전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09년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회장을 맡았고, ‘밥퍼’ 나눔 운동을 비롯한 각종 대외행보를 활발하게 펼쳤다. 퇴임 후엔 문화계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마당발 내조’로 회자됐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76) 여사는 불법 비자금 조성 추징 등으로 최근에는 심리적으로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달 대구공고 총동문회에 커플 모자를 쓰고 참석하고, 지난 3월 한정식집에서 단둘이 생일파티를 하는 등 여전한 금실을 과시하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80) 여사는 유일하게 어록이 없는 영부인으로 기억될 만큼 ‘그림자 내조’를 내세우며 고전적인 현모양처 스타일을 고집했다. 현재는 와병 중인 노 전 대통령을 간호하며 은둔 생활 중이다. 2013년 6월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벌과금 미납 착수에 나서자 김 여사가 직접 대검찰청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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