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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법 ‘보수파 상징’ 떠나… 대선정국 출렁

    美대법 ‘보수파 상징’ 떠나… 대선정국 출렁

    보수·진보 5대4 → 4대4로… 대법관 이념 지형 변화 예고 민주 “즉각 인선” 공화 “대선 후”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장기 대법관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미 대선 정국이 출렁이고 있다. 보수파 대법관의 상징으로 꼽히는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13일(현지시간)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후임이 대법원의 ‘이념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하자 백악관과 공화당, 민주당이 치열한 기싸움을 시작했다. 미 언론은 대법원 스캘리아 대법관이 텍사스의 한 리조트를 방문, 잠자리에 들었다가 이날 오전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는 전날 밤 친구에게 몸이 좋지 않다고 밝혀, 자연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직접 애도 성명을 발표, “그는 대법원에서 가장 중요한 대법관이자 사상가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그는 우리 민주주의 초석인 법치주의를 위해 인생을 바쳤다. 우리는 국가를 위한 그의 탁월한 봉사를 존경하며, 우리 시대 가장 뛰어난 법조계 상징인 그를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등 공공건물의 조기 게양을 선포했으며, 공화당 대선 후보들은 이날 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TV토론에서 그를 기리며 묵념을 하는 등 정치권은 일제히 그의 사망을 애도했다. 그러나 그의 후임 임명 문제를 둘러싸고는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현재 그의 사망으로 대법관 이념 지형이 보수와 진보가 4대4로 균형이 맞춰졌다.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기간에 대법관으로 임명된 스캘리아 대법관은 첫 이탈리아계 대법관으로 약 30년간 재직했다. 헌법 ‘원본주의’를 표방했으며 줄곧 보수적 목소리를 내 왔다. 낙태와 동성애 문제에 강하게 반대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도 위헌 쪽에 표를 던졌다. 또 총기 소지, 사형제도 존치, 기업의 정치자금 상한 제한 철폐를 옹호했다. 지난해 대학 소수인종 우대 정책 위헌 여부를 심의하면서 흑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대법관 임명을 공화당은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했다. 테드 크루즈, 마코 루비오 등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이날 TV토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아니라, 차기 대통령과 국민이 대법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루즈는 “지난 80년간 대선이 치러지는 해에는 대법관에 대한 (상원) 인준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대법관 공석은 다음 대통령이 나올 때까지 채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대법원에 중요한 안건들이 많이 걸려 있다”며 후임 대법관 임명을 촉구한 뒤 “상원은 책임감을 가지고 최대한 빨리 공석을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도 “오바마 대통령이 후임 인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소니아 소토마이요와 엘레나 케이건을 대법관을 임명했다. 정치권의 논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머지않아 후임자를 지명하는 헌법상 주어진 내 책임을 완수할 계획”이라며 임기 내 후임 지명을 못박은 뒤 “내가 그렇게 할 시간이 충분히 있으며,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도 지명자에게 공정한 청문회와 시기적절한 표결을 할 책임을 이행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개성공단 기업 손실 보전해야” 정치권 한목소리

    여야 지도부는 12일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들과 연쇄 간담회를 갖고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여야 모두 입주기업들의 손실을 우려하며 정부가 충분한 피해보전 대책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 집무실에서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비롯한 입주기업 대표단과 면담을 하며 피해 상황과 정부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공단 가동 중단 대책과 관련, “무엇보다 대책 마련 과정에서 입주기업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면서 “기본 법령과 제도로 한계가 있을 경우엔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공단의 우리 측 인력을 강제로 추방하고 자산을 동결한 것에 대해서도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막무가내로 우리 국민을 추방하고 자산 동결 조치를 한 것은 매우 부당하다. 북한 당국을 규탄한다”며 동결 해제를 촉구했다. 야당 역시 앞서 열린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 입주기업들의 경제적 손실 보전 방안을 정부에 촉구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기업의) 경제적 손실을 보전해 주도록 정부에 촉구를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도 서울 마포 국민의당 당사에서 대표단을 만나 “입주기업까지 포함한 범정부대책기구 설치를 제안한다”며 종합 대책의 필요성에 대해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도 ‘대북투자피해기업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국회 결의안 발의, 입주업체 피해 실태조사 등을 약속했다. 유창근 협회 부회장은 야당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124개 입주기업과 연계해 5000여개 기업의 생명줄이 여기 걸려 있는데 그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건 사형선고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계약 물품이라도 납품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더민주가 단독 소집했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는 무산됐다. 회의 무산과 관련, 외통위 여당 간사인 심윤조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은 정부와 여당이 북풍을 총선에 이용하려 한다는 터무니없는 정치 공세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통위 양당 간사는 이날 접촉을 갖고 15일 전체회의를 열어 홍용표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따른 긴급 현안보고를 받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입주기업들의 피해 보상과 정부 대책을 추궁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와 새누리당은 다음 주초 협의회를 열어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따라 철수한 입주기업들의 피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北 개성공단 폐쇄, 기업 피해 최소화해야

    북측이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에 맞서 초강경 맞불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북측은 어제 개성공단의 우리 측 자산을 전면 동결하고, 우리 측 인원을 전원 추방했다. 아울러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한편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해 버렸다. 남북 간 강대강 대결 국면에서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과 근로자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 철수를 준비하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듯 빈손으로 쫓겨났으니 걱정이 이만저만 크지 않을 것이다. 물건 및 설비를 반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은 북측의 ‘몽니’에 울분을 삭이기가 쉽지 않다. 입주 기업들이 입게 될 피해와 관련, 정부는 ‘개성공단 기업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입주 기업들을 지원하고, 11개 부처 차관급 인사들로 합동대책반을 꾸려 구체적인 피해보상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는 남북협력기금 대출원리금 상환 유예 및 특별대출, 경협보험금 지급, 운전자금 지원, 신용보증기금 특례보증 등 2013년 4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 당시의 지원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제발 입주 기업인과 근로자들의 입장에서 지원책을 세워달라는 것이다. 입주 기업 대부분은 해외나 국내에 대체공장 없이 개성에만 공장을 둔 영세업체들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공장 가동 중단과 폐쇄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납기를 못 맞춰 거래처는 모두 끊기고 말 것이다. 당장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될 테고, 도산 기업이 속출할 수도 있다. 수천명의 근로자와 그 가족들이 엄동설한에 거리로 나앉을 판이다. 북측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전제로 우리 측이 취한 조치인 만큼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고, 실제 북측이 폐쇄를 선포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013년 가동 중단 사태와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번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를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행해진 행정적 행위”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판단’ ‘행정적 행위’라는 대목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그에 따라 침해된 기업 활동과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적으로 보전해 주는 게 맞는 것이다. 입주를 독려할 때와는 달리 피해 보전은 생색만 낸다면 이후 누가 정부 시책에 호응하겠는가. 물건이나 설비, 자산 등 계량할 수 있는 손실 외에 거래처 단절 등 앞으로 발생할 예상 손실 등도 충실하게 반영해야 할 것이다. 입주기업들이 등을 돌린다면 대북 제재 효과 또한 반감될 수밖에 없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는 사실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 올인하는 북측을 제재할 수 있는 우리 측 ‘카드’가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일견 예상됐던 조치이기도 하다. 북측이 폐쇄 조치로 맞대응함에 따라 이젠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됐다. 우리 내부의 단합된 의지를 보여줘 이번 조치의 효과를 극대화해야만 한다.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남남갈등 양상으로 치달아선 북측만 웃음 짓게 할 뿐이다. 정부·여당은 더 설득하고, 야권은 자제하며, 국민은 인내함으로써 혼연일체가 돼 북측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때이다.
  • 23년 만의 귀향, 살인 누명 벗은 中사형수의 설날

    23년 만의 귀향, 살인 누명 벗은 中사형수의 설날

    "엄마, 저 돌아왔어요." 꼬박 감옥에서 지낸 23년 동안 20대 청년은 50대의 중씰한 중년이 되었고, 하염없이 그 세월을 기다려온 노부모는 생의 불꽃이 까무룩해가는 80대 노인이 되었다. 중국 최대의 명절 춘지에(春節)에 집에 돌아온, 늙어버린 아들은 문을 열자마자 더 늙어버린 부모를 껴안은 채 하염없이 흐느꼈고, 노부모는 북받치는 감격 속에서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살인죄'라는 무시무시한 죄명을 받고 23년 동안 복역하다 누명을 벗고 드디어 돌아온 아들이었다. 고의살인죄와 방화죄로 사형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던 천만(52)씨는 지난 1일 저장성 고등법원에서 원심을 취소하고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1992년 중국 공안의 무리한 강압수사에 의해 지인을 살해한 혐의로 23년 동안 복역한 천씨는 뒤늦게나마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다. 1992년 12월 25일 당시, 하이난성(海南省) 하이커우시(海口市)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제와 함께 집 안에서는 시신이 한 구 발견됐다. 공안은 시체의 검시 결과, 자상에 의한 사망 후 불에 태워졌다고 밝히며 평소 피해자의 지인이었던 천 씨를 피의자로 지목했다. 이어 1994년 하이난성중급법원은 천씨에 대해 고의살인죄 및 방화죄로 ‘사행집행유예2년’을 선고했다. 사형집행유예2년은 사형을 앞두고 약 2년간 집행을 유예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의자 천 씨에 대한 사형을 주장하며 항소했으나, 1999년 하이난성고급법원은 검찰의 항소를 기각, 원심 확정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천씨는 이에 불복해 제소한 뒤, 약 15년이 흐른 2016년 2월 1일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게 된 것이다. 아들의 무죄를 확신하며 탄원활동과 구명활동을 펴온 부모는 매달 한 통 이상씩 편지를 써서 아들에게 믿음을 심어줬다. 무려 300통에 이르렀다. 그는 감옥에서 출소한 직후 현재 기분이 어떠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어머니, 제가 돌아왔어요(妈,我回来了)”라면서 23년 동안 자식의 무죄를 확신하며 탄원활동을 해온 노부모에 대한 소박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중국 현지언론들은 천씨의 무죄판결 및 사연을 상세히 소개하는 한편, 2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 맞을 천씨의 춘지에(春節)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시신 없는 육절기 살인’ 무기징역

    인체 해부 검색 등 간접증거 인정…법원 “피해자에 대한 존중 없어” 60대 집주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화성 ‘육절기 살인사건’의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 양철한)는 4일 살인 및 사체 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59)씨에게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추정되는 시간에 피고인은 (피해자가 거주하는 본채 옆) 별채에 있었고 다음날 여러 개의 상자를 싣고 외출했다. 그 트럭에서는 피해자의 혈흔이 발견됐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이 분리해 두 곳에 나눠 버린 육절기에서도 피해자의 혈흔과 지방 등 90여점의 신체조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 감식 수시간 전 불이 난 별채에서는 피해자의 혈흔에 대한 양성반응이 나왔고 별채와 연결된 하수도에서도 피해자 것인지는 불분명한 혈흔과 피해자와 같은 형의 DNA가 발견됐다”며 피해자가 별채 또는 본채에서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밖에 피고인이 피해자 실종 전 인터넷으로 골절기, 인체 해부도 등을 검색하고 자료를 보관한 점, 실제로 중고 육절기를 구입한 점 등 여러 간접 증거를 종합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자신의 책임을 경감시키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을 뿐 반성의 기색이 전혀 없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2월 4일에서 다음날 오전 9시 사이에 자신이 세 들어 사는 경기 화성시 정남면 A(67)씨 소유 별채 가건물에서 A씨를 살해한 뒤 육절기를 이용해 시신을 훼손, 인근 개울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23년 살인 누명 벗은 中사형수의 설날 ”엄마, 저 왔어요”

    23년 살인 누명 벗은 中사형수의 설날 ”엄마, 저 왔어요”

    지난 1일 중국 저장성 고등법원은 고의살인죄와 방화죄로 사형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던 천만(陈满·52)씨에게 원심을 취소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1992년 중국 공안의 무리한 강압수사에 의해 지인을 살해한 혐의로 23년 동안 복역한 천씨는 뒤늦게나마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다. 1992년 12월 25일 당시, 하이난성(海南省) 하이커우시(海口市)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제와 함께 집 안에서는 시신이 한 구 발견됐다. 공안은 시체의 검시 결과, 자상에 의한 사망 후 불에 태워졌다고 밝히며 평소 피해자의 지인이었던 천 씨를 피의자로 지목했다. 이어 1994년 하이난성중급법원은 천씨에 대해 고의살인죄 및 방화죄로 ‘사행집행유예2년’을 선고했다. 사형집행유예2년은 사형을 앞두고 약 2년간 집행을 유예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의자 천 씨에 대한 사형을 주장하며 항소했으나, 1999년 하이난성고급법원은 검찰의 항소를 기각, 원심 확정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천씨는 이에 불복해 제소한 뒤, 약 15년이 흐른 2016년 2월 1일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게 된 것이다. 그는 감옥에서 출소한 직후 현재 기분이 어떠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어머니, 제가 돌아왔어요(妈,我回来了)”라면서 23년 동안 자식의 무죄를 확신하며 탄원활동을 해온 노부모에 대한 소박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중국 현지언론들은 천씨의 무죄판결 및 사연을 상세히 소개하는 한편, 2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 맞을 천씨의 춘지에(春節)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목숨 내놓고 사랑하는 사우디 젊은이들

    목숨 내놓고 사랑하는 사우디 젊은이들

    성소수자, 이른바 LGBT(레즈비언과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는 세계 곳곳에서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감내하며 지내고 있다. 이들에게 최악의 나라는 아마도 사우디아라비아일 것이다. 말 그대로 ‘목숨 걸고’ 사랑해야 하니까 말이다.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에서는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에 따라 살인, 성폭행, 배교, 마약 매매 등 중범죄에 사형을 선고하고 있다. 사우디는 여전히 태형은 물론 투석형, 참수형, 십자가형 등의 봉건적 형벌을 집행하는데 LGBT도 그 대상이 된다. 다시 말해 동성끼리 결혼하면 사형이다. 독일의 소설가 토마스 만이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했다. 이곳 사우디에서도 죽음을 무릅쓰고 동성혼을 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 사우디 보안당국은 최근 수도 리야드의 한 아파트를 급습해 결혼식을 치르고 함께 살고 있는 네 명의 남성 커플들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뉴스 사이트 사브크(Sabq)에 따르면 한 커플은 불과 이틀 전에, 또 다른 커플은 일 주일 전에 결혼식을 치른 신혼 커플이었는데 이들 중 3명은 미혼, 1명은 유부남이었다. 또한 이들이 신혼집으로 쓰려던 아파트에서는 여러 벌의 여성 옷과 가방, 신발, 가발 그리고 모형 가슴이 발견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우디인은 이들 게이 남성들이 사형될 것이라고 했다. 사형이 가혹하다고 보지 않냐는 질문에는 “알라의 뜻이라면”이라고 답했다. 사우디는 쿠란(이슬람교 성전)에 따라 동성에게 성욕을 품는 것을 죄라고 여겨 매년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사형을 집행해오고 있다. 이렇듯 사우디는 성(性)에 보수적일 뿐 아니라 엄격하게 다룬다. 권리 박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목숨 박탈로 엄단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곳으로 일하러 오는 한국의 청년들이 한 번 쯤 ‘(동성의) 성추행을 조심하라’는 말을 듣는다는 건 흥미로운 사실이다. 여자들에게 추파를 던졌다간 끌려가서 매를 맞는 이 나라에선 곱상한 남자가 성범죄에 있어 오히려 위험하다는 것이다. 사우디 여성들이 아바야(검은 가운)로 전신을, 니깝이나 히잡과 같은 베일로 얼굴까지 가리고 다니기 때문에 사우디에 게이들이 많이 생겨난다는 주장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자유연애마저 금기사항.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사우디인은 “쇼핑몰 같은 곳에서 여성의 전화번호를 따내어 몰래 만나기도 한다”며 “한번은 무타와(종교경찰)에게 걸렸는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고서 풀려났다”고 했다. 어렵사리 연애를 이어간다 해도 결혼은 부모가 정해준 상대와 한다. 대가족을 이루는 사우디는 여성들이 결혼 전 다른 집안의 남성들과 만나지 못하게 하는데 집안의 여성들을 보호하고 집안의 명예 또한 지켜야 한다는 전통 때문이다. 이성과의 만남에 제약이 많다보니 여성들도 마찬가지로 동성과 더 가까이 하기도 한다. 남자같이 행동하고 동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여성을 아랍어로 보야(복수형 보야트)라고 부르는데 이들에 대한 사회의 이해도는 매우 낮다. 사우디 저널리스트인 유세프 알-까파리는 “가족의 관심과 진정한 사랑이 부족해서 여성들이 남성처럼 행동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현상을 저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교육”이라고 라디오에서 말한 바 있다. 자유기고가인 란다 알셰이크는 자신의 칼럼에서 “이 문제를 하루 빨리 다루어서 여성들이 좋은 가정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성적소수자를 포용하지 않고 있는 건 비단 이슬람 문화권 만의 얘기는 아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지난달 동성애 합법화를 반대할 계획을 밝히며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소수의 인권 보호라는 이유로 다수의 인권을 짓밟고 전통적 가치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비록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자들에게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교황청은 프랑스가 내정한 바티칸 주재 대사를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거부하기도 했다. 성과 관련해 진보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는 미국도 50개주 전역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한 게 불과 반 년 전일이다. 사우디도 분명 변하고 있는 중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성적소수자들을 범법자 취급하지 않기는 어려워 보인다. 글·사진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아랍 S다이어리] 목숨 걸고 사랑하는 중동의 性소수자들

    [아랍 S다이어리] 목숨 걸고 사랑하는 중동의 性소수자들

    성적소수자, 이른바 LGBT(레즈비언과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는 세계 곳곳에서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감내하며 지내고 있다. 이들에게 최악의 나라는 아마도 사우디아라비아일 것이다. 말 그대로 ‘목숨 걸고’ 사랑해야 하니까 말이다.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에서는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에 따라 살인, 성폭행, 배교, 마약 매매 등 중범죄에 사형을 선고하고 있다. 사우디는 여전히 태형은 물론 투석형, 참수형, 십자가형 등의 봉건적 형벌을 집행하는데 LGBT도 그 대상이 된다. 다시 말해 동성끼리 결혼하면 사형이다. 독일의 소설가 토마스 만이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했다. 이곳 사우디에서도 죽음을 무릅쓰고 동성혼을 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 사우디 보안당국은 최근 수도 리야드의 한 아파트를 급습해 결혼식을 치르고 함께 살고 있는 네 명의 남성 커플들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뉴스 사이트 사브크(Sabq)에 따르면 한 커플은 불과 이틀 전에, 또 다른 커플은 일 주일 전에 결혼식을 치른 신혼 커플이었는데 이들 중 3명은 미혼, 1명은 유부남이었다. 또한 이들이 신혼집으로 쓰려던 아파트에서는 여러 벌의 여성 옷과 가방, 신발, 가발 그리고 모형 가슴이 발견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우디인은 이들 게이 남성들이 사형될 것이라고 했다. 사형이 가혹하다고 보지 않냐는 질문에는 “알라의 뜻이라면”이라고 답했다. 사우디는 쿠란(이슬람교 성전)에 따라 동성에게 성욕을 품는 것을 죄라고 여겨 매년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사형을 집행해오고 있다. 이렇듯 사우디는 성(性)에 보수적일 뿐 아니라 엄격하게 다룬다. 권리 박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목숨 박탈로 엄단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곳으로 일하러 오는 한국의 청년들이 한 번 쯤 ‘(동성의) 성추행을 조심하라’는 말을 듣는다는 건 흥미로운 사실이다. 여자들에게 추파를 던졌다간 끌려가서 매를 맞는 이 나라에선 곱상한 남자가 성범죄에 있어 오히려 위험하다는 것이다. 사우디 여성들이 아바야(검은 가운)로 전신을, 니깝이나 히잡과 같은 베일로 얼굴까지 가리고 다니기 때문에 사우디에 게이들이 많이 생겨난다는 주장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자유연애마저 금기사항.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사우디인은 “쇼핑몰 같은 곳에서 여성의 전화번호를 따내어 몰래 만나기도 한다”며 “한번은 무타와(종교경찰)에게 걸렸는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고서 풀려났다”고 했다. 어렵사리 연애를 이어간다 해도 결혼은 부모가 정해준 상대와 한다. 대가족을 이루는 사우디는 여성들이 결혼 전 다른 집안의 남성들과 만나지 못하게 하는데 집안의 여성들을 보호하고 집안의 명예 또한 지켜야 한다는 전통 때문이다. 이성과의 만남에 제약이 많다보니 여성들도 마찬가지로 동성과 더 가까이 하기도 한다. 남자같이 행동하고 동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여성을 아랍어로 보야(복수형 보야트)라고 부르는데 이들에 대한 사회의 이해도는 매우 낮다. 사우디 저널리스트인 유세프 알-까파리는 “가족의 관심과 진정한 사랑이 부족해서 여성들이 남성처럼 행동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현상을 저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교육”이라고 라디오에서 말한 바 있다. 자유기고가인 란다 알셰이크는 자신의 칼럼에서 “이 문제를 하루 빨리 다루어서 여성들이 좋은 가정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성적소수자를 포용하지 않고 있는 건 비단 이슬람 문화권 만의 얘기는 아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지난달 동성애 합법화를 반대할 계획을 밝히며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소수의 인권 보호라는 이유로 다수의 인권을 짓밟고 전통적 가치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비록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자들에게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교황청은 프랑스가 내정한 바티칸 주재 대사를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거부하기도 했다. 성과 관련해 진보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는 미국도 50개주 전역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한 게 불과 반 년 전일이다. 사우디도 분명 변하고 있는 중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성적소수자들을 범법자 취급하지 않기는 어려워 보인다. 글·사진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아랍 S다이어리] 달콤한 금기…사우디의 동성애

    [아랍 S다이어리] 달콤한 금기…사우디의 동성애

    성적소수자, 이른바 LGBT(레즈비언과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는 세계 곳곳에서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감내하며 지내고 있다. 이들에게 최악의 나라는 아마도 사우디아라비아일 것이다. 말 그대로 ‘목숨 걸고’ 사랑해야 하니까 말이다.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에서는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에 따라 살인, 성폭행, 배교, 마약 매매 등 중범죄에 사형을 선고하고 있다. 사우디는 여전히 태형은 물론 투석형, 참수형, 십자가형 등의 봉건적 형벌을 집행하는데 LGBT도 그 대상이 된다. 다시 말해 동성끼리 결혼하면 사형이다. 독일의 소설가 토마스 만이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했다. 이곳 사우디에서도 죽음을 무릅쓰고 동성혼을 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 사우디 보안당국은 최근 수도 리야드의 한 아파트를 급습해 결혼식을 치르고 함께 살고 있는 네 명의 남성 커플들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뉴스 사이트 사브크(Sabq)에 따르면 한 커플은 불과 이틀 전에, 또 다른 커플은 일 주일 전에 결혼식을 치른 신혼 커플이었는데 이들 중 3명은 미혼, 1명은 유부남이었다. 또한 이들이 신혼집으로 쓰려던 아파트에서는 여러 벌의 여성 옷과 가방, 신발, 가발 그리고 모형 가슴이 발견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우디인은 이들 게이 남성들이 사형될 것이라고 했다. 사형이 가혹하다고 보지 않냐는 질문에는 “알라의 뜻이라면”이라고 답했다. 사우디는 쿠란(이슬람교 성전)에 따라 동성에게 성욕을 품는 것을 죄라고 여겨 매년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사형을 집행해오고 있다. 이렇듯 사우디는 성(性)에 보수적일 뿐 아니라 엄격하게 다룬다. 권리 박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목숨 박탈로 엄단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곳으로 일하러 오는 한국의 청년들이 한 번 쯤 ‘(동성의) 성추행을 조심하라’는 말을 듣는다는 건 흥미로운 사실이다. 여자들에게 추파를 던졌다간 끌려가서 매를 맞는 이 나라에선 곱상한 남자가 성범죄에 있어 오히려 위험하다는 것이다. 사우디 여성들이 아바야(검은 가운)로 전신을, 니깝이나 히잡과 같은 베일로 얼굴까지 가리고 다니기 때문에 사우디에 게이들이 많이 생겨난다는 주장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자유연애마저 금기사항.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사우디인은 “쇼핑몰 같은 곳에서 여성의 전화번호를 따내어 몰래 만나기도 한다”며 “한번은 무타와(종교경찰)에게 걸렸는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고서 풀려났다”고 했다. 어렵사리 연애를 이어간다 해도 결혼은 부모가 정해준 상대와 한다. 대가족을 이루는 사우디는 여성들이 결혼 전 다른 집안의 남성들과 만나지 못하게 하는데 집안의 여성들을 보호하고 집안의 명예 또한 지켜야 한다는 전통 때문이다. 이성과의 만남에 제약이 많다보니 여성들도 마찬가지로 동성과 더 가까이 하기도 한다. 남자같이 행동하고 동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여성을 아랍어로 보야(복수형 보야트)라고 부르는데 이들에 대한 사회의 이해도는 매우 낮다. 사우디 저널리스트인 유세프 알-까파리는 “가족의 관심과 진정한 사랑이 부족해서 여성들이 남성처럼 행동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현상을 저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교육”이라고 라디오에서 말한 바 있다. 자유기고가인 란다 알셰이크는 자신의 칼럼에서 “이 문제를 하루 빨리 다루어서 여성들이 좋은 가정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성적소수자를 포용하지 않고 있는 건 비단 이슬람 문화권 만의 얘기는 아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지난달 동성애 합법화를 반대할 계획을 밝히며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소수의 인권 보호라는 이유로 다수의 인권을 짓밟고 전통적 가치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비록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자들에게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교황청은 프랑스가 내정한 바티칸 주재 대사를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거부하기도 했다. 성과 관련해 진보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는 미국도 50개주 전역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한 게 불과 반 년 전일이다. 사우디도 분명 변하고 있는 중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성적소수자들을 범법자 취급하지 않기는 어려워 보인다. 글·사진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23년 살인 누명 벗은 中사형수의 설날 ”엄마, 저 왔어요”

    23년 살인 누명 벗은 中사형수의 설날 ”엄마, 저 왔어요”

    지난 1일 중국 저장성 고등법원은 고의살인죄와 방화죄로 사형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던 천만(陈满·52)씨에게 원심을 취소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1992년 중국 공안의 무리한 강압수사에 의해 지인을 살해한 혐의로 23년 동안 복역한 천씨는 뒤늦게나마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다. 1992년 12월 25일 당시, 하이난성(海南省) 하이커우시(海口市)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제와 함께 집 안에서는 시신이 한 구 발견됐다. 공안은 시체의 검시 결과, 자상에 의한 사망 후 불에 태워졌다고 밝히며 평소 피해자의 지인이었던 천 씨를 피의자로 지목했다. 이어 1994년 하이난성중급법원은 천씨에 대해 고의살인죄 및 방화죄로 ‘사행집행유예2년’을 선고했다. 사형집행유예2년은 사형을 앞두고 약 2년간 집행을 유예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의자 천 씨에 대한 사형을 주장하며 항소했으나, 1999년 하이난성고급법원은 검찰의 항소를 기각, 원심 확정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천씨는 이에 불복해 제소한 뒤, 약 15년이 흐른 2016년 2월 1일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게 된 것이다. 그는 감옥에서 출소한 직후 현재 기분이 어떠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어머니, 제가 돌아왔어요(妈,我回来了)”라면서 23년 동안 자식의 무죄를 확신하며 탄원활동을 해온 노부모에 대한 소박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중국 현지언론들은 천씨의 무죄판결 및 사연을 상세히 소개하는 한편, 2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 맞을 천씨의 춘지에(春節)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현장 블로그] 자녀가 부모 살해 땐 존속 살해, 부모가 자녀 살해 땐 일반 살인?

    부모가 자녀를 학대하거나 살해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 부천에서 한 아버지가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까지 훼손해 일부를 3년 넘게 냉동 보관한 사건은 세상을 경악하게 했습니다. 놀라움이 가시기도 전에 한 40대 가장이 아내와 자녀들을 살해하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7개월 아기를 바닥에 집어던지고 폭행해 두개골 골절을 일으킨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힌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부모의 자녀 살해 범죄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처벌 수위에 대한 논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는 ‘비속(卑屬) 살해’ 사건에 대해 살인죄가 적용되는 경우가 드물 뿐 아니라 살인죄가 적용된다 하더라도 별도의 가중처벌 조항이 없다는 것입니다. 먼저 자녀가 부모를 살해하는 ‘존속 살해’ 범죄에 대해서는 가중 처벌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형법 제250조 제1항은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2항에서는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한다’고 따로 조항이 마련돼 있습니다. ‘직계존속’(直系尊屬)은 부모나 친·외가 조부모 등을 일컫습니다. 친부모나 양가 할아버지·할머니를 살해하는 살인 행위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을 살해한 일반 살인죄보다 무거운 벌을 주겠다는 것이지요. 때문에 최근에는 비속 살해에 대해서도 존속 살해처럼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같은 가족을 살해했는데 부모냐 자식이냐에 따라서 형량 적용이 다르다는 것은 법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존속에 비해 비속 살해에 대한 처벌이 관대한 것은 아직도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전근대적 발상이 남아 있는 탓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변호사는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건에 대해 여전히 ‘자녀 살해 뒤 자살’이 아닌 ‘동반자살’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내 자식 내 맘대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형벌의 수위만 높이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서울 지역의 한 판사는 “자녀 살해 범죄는 중형에 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사회적 논란이 되는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가중처벌하자’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근본적인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초등생 아들 시신 훼손 父에게 ‘살인죄’ 적용

    7살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비정한 아버지에게 폭행치사가 아닌 살인죄가 적용됐다. 따라서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는 피의자와 검찰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유기 사건’을 수사한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22일 학대 피해자 최모(2012년 사망 당시 7세)군의 아버지(34)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최씨는 살인 혐의 이외에 사체 손괴·유기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최씨에게 살인죄의 근거로 폭행의 강도·지속성·횟수,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체 특징 등을 들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최씨는 아들이 5살로 어린이집에 다닐 당시인 2010년부터 손찌검을 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2012년부터는 폭행 강도가 더 세졌다. 결정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그해 11월 7일 2시간에 걸친 폭행은 몸무게 16㎏의 7세 어린이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경찰은 판단했다. 최군은 지속적인 학대로 사망 당시 2살 아래 여동생(2012년 당시 18㎏)보다 몸무게가 덜 나가는 등 발육 상태도 정상이 아니었다. 이런 7살 아들을 90㎏의 건장한 체구의 아버지가 마구 때린 것이다. 따라서 경찰은 당시 최씨가 아들이 사망할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도 있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최씨도 경찰에서 “권투 하듯이 세게 때렸는데 ‘이렇게 때리다가는 (아들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경찰의 판단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진술을 했다. 그러나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며 살인 혐의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형법상 살인죄로 기소돼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폭행치사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따라서 법조계에서는 최씨가 최종적으로 검찰 수사 후 살인죄로 기소되면 법원에서 충분히 혐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의견과 사망 전 폭행이 죽음에 이르게 한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아 살인죄 인정이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검찰은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유기사건’에 검사 5명을 투입해 보강 수사를 벌이고, 앞으로는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검사가 직접 현장에 나가 검시하기로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시신 훼손 부천 초등생 아버지 ´살인´ 혐의 적용

     초등학생 아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아버지를 경찰이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경찰은 숨진 A군(2012년 사망 당시 7세)의 아버지 B(34)씨를 살인, 사체손괴·유기, 아동보호법 위반 혐의로 22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A군 어머니 C(34)씨의 진술을 통해 A군이 사망하기 전날인 2012년 11월 7일 저녁 집에서 아버지 B씨로부터 2시간여에 걸쳐 치명적인 폭행을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아버지 B씨도 아들을 폭행했으며 이튿날 아들이 숨졌다고 인정한 상태다.  경찰은 B씨의 아들에 대한 폭행이 이전부터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뤄졌고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진 점에 주목했다.  A군이 숨지기 전날 당한 폭행의 경우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엎드리게 한 상태에서 발로 차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게 하는 등 상식적으로 7세 아동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정도의 치명적인 구타였다는 판단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남성이 여성의 복부를 발로 세게 차 숨지게 한 사건에서 비록 남성이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한 경우에도 살인죄가 인정되는 판례를 들어 B씨를 살인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머리, 가슴, 복부 등 강한 외부 충격을 받으면 사망할 수 있는 급소를 힘차게 가격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사망을 예상할 수 있는 만큼 살인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A군도 숨지기 전날 폭행에서 머리와 복부 등을 주먹과 발로 심하게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경찰에 통보한 부검 결과에서 “A군의 머리와 얼굴 등의 손상 흔적은 인위적·반복적 외력에 의한 손상 가능성이 있으며 (발견되지 않은 부분인) 흉·복부 장기 및 피부 조직에 손상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혀 A군이 급소를 심한 폭력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B씨는 경찰에 ‘상대방을 때릴 때 숨지게 할 고의가 없는’ 폭행치사죄로 구속된 상태다.  형법은 살인죄는 사형·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고 폭행치사죄는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해 두 죄명의 처벌 수위에는 큰 차이가 난다.  경찰은 남편과 함께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 유기하는데 적극적으로 가담한 A군의 어머니 C씨는 사체 손괴·유기,아동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34살 동갑 부부, 아들 시신 훼손·유기 담담하게 재연

    34살 동갑 부부, 아들 시신 훼손·유기 담담하게 재연

    7살 난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해 버린 최모(34)씨 부부가 21일 열린 현장검증에서 고개를 떨어뜨린 채 비교적 담담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첫 현장검증은 어머니 한모(34)씨가 훼손한 아들의 시신 일부를 유기한 경기 부천시민운동장 여자 공중화장실에서 진행됐다. 범행이 처음 발생했던 부천 원미구의 한 어린이집 옆 빌라에서 이어진 현장검증에서는 수많은 이웃 주민들이 골목길과 인근 공터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특히 구경을 나온 주민 중에는 한씨와 비슷한 또래 가정주부가 10여명 눈에 띄었다. 잠옷에 두꺼운 모자 달린 점퍼를 입은 주부들은 “우리 아이와 어린이집에 같이 다녔었다. 평소 최군이 사소한 일에 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아버지한테 자신도 모르게 배운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주부는 “최군은 유난히 마른 체형이었다. 이제 보니 잘 못 먹어서 그런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다. 2살 어린 딸은 그렇게 예뻐했는데 왜 아들만 미워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빌라에서는 아버지 최씨의 재연 시간이 많았다. 현장검증 및 재연은 1시간 20여 분간 계속됐지만 이웃들은 칼바람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끝까지 부부의 얼굴을 보려고 잠시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한 50대 후반 주민(여)은 “최씨가 이사를 나간 뒤 이사 온 사람은 범행 소식이 알려지자 곧바로 짐을 싸 이사를 나갔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사형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오늘 최씨를 폭행치사 및 시신 손괴·유기 등 살인 혐의로, 한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영상) ‘나만의 슬픔’ 김돈규가 돌연 활동 중단한 이유

    (영상) ‘나만의 슬픔’ 김돈규가 돌연 활동 중단한 이유

    90년대 발라드 가수 김돈규가 가수 활동을 돌연 중단한 이유를 밝혔다. 19일 밤 방송된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이하 슈가맨)’에서는 김돈규와 모세가 슈가맨으로 출연했다. 이날 유희열 팀의 슈가맨으로 등장한 김돈규는 약 20년 만에 ‘나만의 슬픔’을 이전보다 더 거칠어진 목소리로 열창했다. ‘나만의 슬픔’은 그룹 015B에서 객원 보컬로 활동한 김돈규가 2006년 솔로로 낸 1집 세파레이션(Separation)에 수록된 곡으로, 어느 사형수의 편지가 노래의 모티프가 됐다. 김돈규는 무대를 마치고 내려와 “원래 늘 노래를 부를 때 술 먹고 밤에 불렀었다. 맨정신에 부르는 것도 20년 만이다”라며 “성대 결절은 2번 정도 걸렸었고, 지금 목젖이 없는 상태다”라고 털어놔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성대 결절에 걸린 이유에 대해 “3집 ‘단’으로 활동할 때 앵무새를 어깨 위에 올리고 노래하던 얀의 프로듀싱을 맡았다. 높은 음역대를 자랑하는 가수 얀의 곡에 코러스를 넣고 가이드를 부르다 보니 목에 무리가 많이 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6 나만의 슬픔’은 오케스트라 편곡의 웅장한 록발라드로 재해석돼 옴므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만나 청중단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애절한 무대로 꾸며졌다. ‘슈가맨’은 대한민국 가요계에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 일명 ‘슈가맨’을 찾아 나서는 프로그램. 매주 화요일 오후 JTBC에서 방송한다. 사진·영상=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김돈규_나만의 슬픔)/네이버tv캐스트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국내 첫 빈야드형 롯데콘서트홀, 명품 음향에 역점”

    “국내 첫 빈야드형 롯데콘서트홀, 명품 음향에 역점”

    무대를 둘러싸고 방사형으로 퍼진 포도밭 같은 객석, 4958개의 파이프로 진용을 짠 파이프오르간의 위용, 순풍을 탄 배인 듯 곡선으로 유려하게 흐르는 내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8~10층에 자리한 롯데콘서트홀(2036석)이 19일 베일을 벗었다. 서울에 대규모 클래식 콘서트홀이 들어서는 건 1988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개관 이후 28년 만이다. 오는 8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극장을 공개한 김의준 롯데콘서트홀 대표는 “소리는 국내 극장 가운데 가장 엑설런트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가 자신한 대로 극장이 가장 역점을 둔 건 소리다. 2억여원을 들여 공연장 10분의1 크기의 모형을 만들어 음향을 따져볼 만큼 소리를 까다롭게 세공했다. 음향 자문을 맡은 일본 나가타 음향의 야수히사 도요타가 목표한 잔향(음원이 진동을 그친 뒤에도 음이 계속 들리는 현상) 시간은 2.4~2.5초다. 롯데콘서트홀은 국내 처음으로 빈야드(vineyard·포도밭) 형태를 도입했다. 일본 산토리홀, 미국 월트디즈니콘서트홀, 프랑스 필하모니드파리 등이 갖춘 구조다. 극장 설계를 맡은 DMP건축사무소 박세환 상무는 “빈야드 형태의 장점은 객석과 무대의 거리를 최소화해 연주자와 관객이 숨소리까지 교류하며 공연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무대 높이도 보통 공연장은 80~90㎝ 정도이나 60㎝로 낮춰 관객과의 거리를 좁혔다”고 설명했다.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한 것은 세종문화회관 이후 국내 공연장 가운데 두 번째다. 오는 8월 18~19일 개관 공연은 진은숙 작곡가의 세계 초연곡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로 야심차게 출발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소년합창단 60명, 성인합창단 60명, 파이프오르간이 어우러진 대규모 교향곡으로 롯데콘서트홀과 필하모니아오케스트라,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공동 위촉했다. 같은 달 25일에는 임헌정 예술감독이 이끄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구스타프 말러의 ‘천인 교향곡’을 연주한다. 1910년 말러의 독일 뮌헨 초연을 재현해 1029명의 연주자와 합창단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 29, 31일에는 라스칼라필하모닉오케스트라·합창단의 내한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 공연과 개관 공연은 모두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휘를 맡기로 했던 것으로, 극장 측은 “현재 대체 지휘자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극장은 장기적으로 낮시간 음악 공연 문화을 퍼뜨려 클래식 관객 발굴에 힘쓸 계획이다. 내년에는 연간 60회의 오후 2시 애프터눈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롯데월드몰을 찾는 고객이 하루 15만~20만명에 이르는 만큼 쇼핑과 공연이 서로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아들 시신 훼손父 “나는 사형받아도 충분…어쩔 수 없다”

    아들 시신 훼손父 “나는 사형받아도 충분…어쩔 수 없다”

    아들을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해 냉동보관해 온 아버지가 변호인에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군(2012년 당시 7세)의 아버지 B(34)씨는 지난 17일 폭행치사, 사체 손괴·유괴 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변호인을 면담하고 뉘우치는 의미가 담긴 말들을 했다. B씨의 국선변호인에 따르면 그는 면담 과정에서 “나는 사형을 받더라도 충분하다.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B씨가 수사과정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하는데 면담할 때 언행에는 뉘우치는 뉘앙스가 있었다”고 전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변호인에게도 아들을 죽이지는 않았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변호인은 “B씨가 아들이 숨진 것에 대해 ‘당시 넘어져서 뇌진탕을 입었다’고 얘기했다”면서 “현재까지 B씨에게 적용된 폭행치사나 사체 훼손 등 주요 범죄사실은 (아내와 공동으로 저지른 것이 아닌) B씨 단독 범행으로 돼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앞서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아내에 대해 선처를 요청하기도 했다. B씨는 지난 2012년 10월 씻기 싫어하는 아들을 욕실로 끌어당기다가 아들이 넘어져 다쳤다고 주장해 왔다. 다친 상태로 방치한 아들이 한 달 뒤 숨지자 부엌에 있던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집 냉동실에 보관했다. A군의 어머니 C(34)씨는 “남편이 아들을 지속적으로 체벌했고 당시 직장에서 남편의 연락을 받고 집에 가보니 아들이 이미 숨져 있었다”면서 “남편의 권유로 친정에 간 사이 남편이 아들의 시신을 훼손, 냉동실에 보관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범죄심리분석 등 면담 조사를 벌인 결과 A군의 부모는 낮은 죄책감 등 공감능력이 결여돼 있으며, 교활함과 범죄행위에 대한 합리화 등 반사회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WP와 NYT의 디지털 전쟁/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WP와 NYT의 디지털 전쟁/임창용 논설위원

    ‘진화하지 않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얼마 전 새 건물로 둥지를 옮긴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회의실에 가면 이 문구가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고 한다. 문구의 주인공은 제프 베저스. 온라인 유통업계의 글로벌 공룡 아마존의 창업자다. 그는 2013년 유력 신문인 워싱턴포스트를 사들였고, 쇠락하는 종이신문에 ‘디지털 DNA’를 주입하는 데 전력을 다해 왔다. 신문시장의 침체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온라인 유통업계의 황제’ 베저스의 워싱턴포스트 인수는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는 과연 성공하고 있을까. 최근 미국의 미디어 전문매체인 ‘디지데이’의 분석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디지데이는 뉴욕타임스(NYT)와 몇 가지 분야를 비교해 워싱턴포스트를 해부했다. 뉴욕타임스도 지난해 5월 ‘혁신보고서’에서 디지털 중심의 진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우선 뉴스 트래픽에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워싱턴포스트가 뉴욕타임스를 압도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사이트 방문자에서 워싱턴포스트는 7600만, 뉴욕타임스는 7020만을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기록의 출판’이라는 뉴욕타임스의 위상을 끌어내리려고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 최근 보도에 따르면 베저스는 2주에 한 번 영상 경영회의를 열고, 1년에 두 번은 시애틀 아마존 본사로 워싱턴포스트 중역들을 불러 회의를 주재한다. 지면에는 일절 관여치 않지만, 디지털 기술 부문은 꼼꼼하게 체크해 지시를 내린다. 뉴욕타임스도 위기를 느꼈는지 지난해 편집국에 ‘익스프레스팀’을 만들었다. 뉴스 사각 시간대를 보완하기 위한 속보 뉴스 시스템을 갖춘 셈이다. 두 신문은 페이스북 팬을 늘리는 데도 꽤 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말 뉴욕타임스가 1030만명으로, 370만명인 워싱턴포스트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률 측면에선 워싱턴포스트(23%)가 뉴욕타임스(16%)보다 훨씬 높다. 워싱턴포스트는 뉴스 트래픽을 크게 늘리면서도 질 높은 주 독자층(25~34세의 6만 달러 이상 소득자)을 유지하고 있다. 브랜드에 기반을 둔 기사형 광고, 즉 네이티브 광고 분야에선 두 신문 모두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 준다. 2년 전 시작한 이후 현재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다. 베저스의 ‘디지털 드라이브’는 세계 최고 신문을 자부해 온 뉴욕타임스를 긴장시키고 있는 것 같다. 앞서 소개한 익스프레스팀 신설도 그렇고, 지난해 8월 아마존을 ‘잔인한 일터’로 비판한 기사에서도 그런 냄새가 난다. 두 신문은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여기엔 독창적인 DNA가 작용해 왔다. 그러나 인터넷 혁명과 모바일 기술 발달, 소셜미디어 확산 등 미디어 환경의 급변은 또 다른 진화를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진화에 한 발짝 앞서가는 듯한 워싱턴포스트가 과연 뉴욕타임스를 넘어설 수 있을까.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하늘로 사색 떠난 시대의 지성인…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별세

    하늘로 사색 떠난 시대의 지성인…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별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유명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15일 오후 10시 10분쯤 별세했다. 75세.  고인은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끝내 숨졌다. 1968년 7월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1988년 8월 15일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한 고인은 20년간 수감생활을 하며 느낀 한과 고뇌를 230여장의 편지와 글로 풀어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출간해 큰 주목을 받았다. 소주 ‘처음처럼’의 글씨체로도 유명하다.  1941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마친 뒤 육군 중위로 임관해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던 중 1968년 당시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통혁당 사건에 연루돼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1970년 5월 사형수에서 무기수가 됐다.  교도소는 문필가 신영복을 성장시킨 또 다른 학교였다. 고인은 20년 수형 생활을 ‘나의 대학 시절’이라 부르며, 옥(獄)은 “사회학 교실이자 역사학 교실이었고, 최종적으로 인간학 교실”이라고 말했다. 출소 후 칩거 7년 만에 내놓은 ‘나무야 나무야’(1996), 1997년 세계 22개국을 여행하며 펴낸 ‘더불어 숲’(1998)을 비롯해 성공회대 재직 중 고전강독 강의를 책으로 묶어낸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2004)은 오랜 감옥 체험과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담으며 시대의 고전이 됐다. 고인은 2006년 정년 퇴임한 이후에도 석좌교수로 강의를 계속했으나 2014년 암 진단을 받으면서 겨울학기를 끝으로 강단에서 내려왔다. 강의 녹취록을 재구성해 ‘담론(談論)-신영복의 마지막 강의’(2015)를 발간했다.  고인의 장례는 성공회대 학교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16일 오후 2시 이 학교 대학성당에 차려져 매일 오후 10시까지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영결식은 18일 오전 11시 엄수된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영순(68)씨와 아들 지용(26)씨가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서울광장] 상도 2016/강동형 논설위원

    [서울광장] 상도 2016/강동형 논설위원

    상도(商道). 고인이 된 최인호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으로 고통받던 시절 200년 전 실존했던 의주 상인 임상옥의 일대기를 그렸다. 2005년에는 TV 드라마로 제작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인공 임상옥은 재상평여수(財上平如水) 인중직사형(人中直似衡)이라는 유언을 남겼다.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 같다는 뜻이다. 물과 같은 재물을 움켜쥐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고, 기업인은 저울과 같이 반듯해야 한다는 유훈이다. 그는 죽기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그가 평생 마음속에 간직한 것은 계영배(戒盈盃)의 교훈이다. 가득 채우면 텅 비어 버리고 7할만 채우면 온전한 ‘계영배’를 곁에 두고 상업지도(商業之道)를 구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전하고 싶은 주제를 ‘경제의 새로운 철학’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오늘을 사는 기업인들이 임상옥을 사표로 삼아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기를 소망했다. 최근 한 모임에서 “경제 주체 가운데 기업만 보이고 가계와 정부는 보이지 않는다”는 푸념 아닌 푸념을 들었다. 이 말을 듣고 생각난 게 상도와 계영배였고, 이 땅에 ‘기업가 정신’은 살아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기업가 정신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겠지만 ‘기업이 이(利)를 추구하면서 의(義)를 함께 구하는 것’이 전통적 의미의 기업가 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슘페터는 기업가 정신을 혁신과 창조적 파괴에 있다고 봤다. 이러한 기업가 정신이 잘 살아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이 등장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기업가 정신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의 기업가 정신’을 ‘생산성 최적화와 적정 이윤’에서 찾고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이 ‘이윤 극대화’가 아닌 상생의 원리가 작동하는 ‘적정 이윤’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도’와 ‘계영배’가 갖는 기업가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그 기업은 더욱 빛이 난다. 얼마 전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이 직원들에게 자신의 주식을 나눠 준 것은 기업가 정신의 발로라 할 수 있다. 새해 벽두부터 좋지 않은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중국의 불안정한 금융시장,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금수저, 흙수저 이야기로 시작되는 양극화 문제와 청년 실업 문제는 연초부터 화두가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에서 일자리의 중요성을 얘기하며 “성장률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용률”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업의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한국은행과 한국노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민총소득(GNI) 중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몫은 1990년 70.1%에서 2014년 61.9%로 약 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기업소득은 17%에서 25.1%로 8%포인트 증가했다. 정부(국가)소득은 13%에서 13.1%로 제자리걸음이다. 이는 GNI 가운데 가계소득이 줄어든 만큼 기업소득이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 2000년 기준으로 2014년까지 누적 경제성장률은 73.8%인데 제조업 평균 누적 실질임금상승률은 52.7%, 이를 전 산업으로 확대한 누적 실질임금성장률은 35.8%에 그쳤다. 이 역시 경제성장의 과실 가운데 근로자의 몫이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기업에는 천문학적인 사내유보금이 쌓였고, 사회는 양극화와 청년 실업 문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제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 기업은 정부와 가계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혁신적이며 창의적인 과감한 투자로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적정한 이윤을 남기고 직원들의 임금과 주주 배당을 늘려야 한다. 대기업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대기업이 중견기업에,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에 적정한 용역비나 납품 값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기업과 하청업체, 재하청업체 근로자의 임금이 각각 상위 기업의 60% 수준이라는 것은 상생 경영이 아니다. 기업이 못 하면 정부가 나서서 경제의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야 한다. 헌법 119조 2항은 ‘적정한 소득분배, 경제주체 간 조화를 위해 정부의 조정 역할’을 명시하고 있다. 2016년! 기업이 ‘상도’를 회복, 실천하는 원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yunb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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