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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이 ‘여우사냥’에 나서는 진짜 이유는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이 ‘여우사냥’에 나서는 진짜 이유는

      지난 17일 오전 1시10분쯤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 두유를 대량 밀수하면서 7억 위안(약 1186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후 해외로 도주해 18년 동안 도피생활을 해온 황하이융(黃海勇)이 초췌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는 1996~1998년 몰래 밀반입한 두유 10만 7000t을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상하이, 광둥(廣東)성 선전(深?)에서 팔아 막대한 규모의 이익을 챙기고서도 탈세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황하이융이 1998년 미국으로 몰래 도망친 사실을 파악한 중국 공안 당국은 2001년 그에 대한 적색수배령을 내리도록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요청했다. 2008년 페루에서 인터폴에 붙잡힌 황하이융은 중국으로 끌려가면 사형 선고를 받을뿐 아니라 고문을 당한다며 송환을 거부해달라고 페루 당국에 호소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황하이융의 신병을 인도받기 위해 페루 당국과 장장 8년여에 걸친 끈질긴 협상 끝에 마침내 강제 압송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해외로 도피한 부패 관료와 기업인들을 붙잡아 강제로 압송하는 프로젝트인 ‘여우사냥’(獵狐行動)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올 상반기(1~6월)에만 세계 40여개국에서 해외 도피사범 381명을 압송하고 부패 관련 자금 12억 4000만 위안(약 2100억 원)을 회수했다고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5일 정례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세계 71개국에 50여개 실무팀을 파견해 1657명의 부패 관료와 기업인을 압송하고 62억 9000만 위안을 회수했다고 공안부가 설명했다. 멍칭펑(孟慶豊) 공안부 부부장은 “해외도피 사범은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부패를 심화시키는 중대사범인 만큼 검거율을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외로 도피한 중국 부패 관료와 경제사범은 2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공안부는 지난해 4월 인민일보, 중국중앙방송(CCTV) 등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적으로 지명 수배한 100명의 이름과 사진, 전 직책, 도피 국가 등 상세한 프로필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양슈주(楊秀珠) 저장(浙江)성 건설청 부청장, 후위싱(胡玉興)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시 주택제도개혁판공실 주임, 류창밍(劉昌明) 건설은행 광둥성 광저우(廣州) 분행장, 쉬충룽(徐聰榮)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 공안국장, 왕옌웨이(王雁威) 광저우시 화두(花都)구 정협주석 등 고위 관료 및 기업인들이 포함돼 있다. 그렇지만 중국 당국이 ‘진짜 사냥하려고 하는 여우’는 링완청(令完成·56)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링지화 (令計劃·59)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의 동생이다. 링지화 전 부장은 지난 4일 뇌물 수수와 국가 기밀 불법 취득,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후 전 주석의 비서실장 격인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낸 그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무기징역),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무기징역),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병사)와 함께 시진핑(習近平) 주석에 반대하는 정변을 모의한 ‘신4인방’으로 거론돼 왔다. 지린(吉林)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링완청은 신화통신 판공청 부주임, 신화사 산하 중국광고연합총공사 총경리(사장) 등을 거쳐 ‘후진타오 시대’가 본격 열린 2003년 화싱(華星)자동차 회장을 맡는 등 승승장구했다. 특히 링지화가 당중앙판공청 주임으로 재임하던 당시 빼낸 2700여건의 비밀자료가 담긴 파일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파일 중에는 중국 공산당을 뒤흔드는 가밀 정보가 들어 있다. 링지화가 기율 위반 혐의로 낙마한 이듬해인 2015년 미국으로 몸을 숨긴 그는 미국에서 링지화의 비밀 임무를 주로 해왔던 만큼 중국 정부의 은밀한 대외활동과 공산당 간부의 비리 정보를 가장 많이 아는 인물로 알려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링완청이 이런 정보를 이미 미국 측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미 보수 매체 워싱턴 프리비컨도 “링완청이 미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에 핵무기 가동·통제 시스템과 관련한 정보 등 국가 핵심 정보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기밀 정보가 노출되기라도 한다면 중국과 시진핑 주석으로선 예측불허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터키, 비상사태 선포 뒤 사형제 부활 등 위한 개헌띄우기

     쿠데타 시도 진압 뒤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집권 공고화작업을 벌이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정부가 헌법 개정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쿠데타 배후 척결을 위해 유명 언론인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사형제 부활 가능성도 열어뒀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주요 정당이 새 헌법 작업에 돌입할 준비가 됐다”며 개헌 계획을 발표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이을드름 총리는 이날 오전 에르도안 대통령이 케말 클르치다롤루 공화인민당(CHP) 대표, 데블렛 바흐첼리 민족주의행동당(MHP) 대표 등 야당 대표와 만나 개헌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을드름 총리는 어떤 방향으로 헌법을 고쳐 나갈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창당한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지난해 총선에서 압승한 뒤 현재의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에 더 많은 권한을 주는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개헌을 서둘러 왔다.  개헌문제와 별도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형제 부활도 거론했다. 그는 독일 공영 ARD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사형제가 재도입되기를 바란다”며 “정부로서는 국민이 말하는 것을 들어야 하며 관심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터키는 2004년 사형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을 한 바 있다. 사형제 부활을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 CHP가 쿠데타 반대 시위에 합류하고 대표가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나는 등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절호의 기회다. 다만 유럽연합(EU)은 터키가 사형제를 부활할 경우 터키의 EU가입은 물건너갈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한 상황이다.  터키는 또 쿠데타 배후세력에 대한 척결작업도 이어갔다. 휴리예트와 예니사파크 등 터키 유력 언론에서 활동한 여성 언론인 나즐리 을르작을 포함한 유명 언론인 42명에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영장이 발부된 언론인 중 10여명은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은 언론활동이 아닌 ‘범죄행위’로 심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터키 당국은 전했다.  한편 이을드름 총리는 보스포루스 해협에 놓인 보스포루스 대교의 이름을 ‘7·15순교자들의 다리’로 개명한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팀 케인, 흑인 표심엔 毒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백인 남성층으로 지지세를 넓히기 위해 팀 케인 버지니아주 연방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지만, 그 때문에 흑인 표를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케인이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시장 재임 시절 흑인에게 차별적으로 적용된 범죄 근절 정책을 지지, 시행했다는 이유에서다. 백인 노동계층 출신인 케인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저학력 백인 남성의 표를 끌어올 수 있는 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발표된 퓨리서치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51%의 지지를 얻어 42%의 트럼프를 앞섰지만,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사이에서 클린턴의 지지율은 36%로 트럼프에 비해 21% 포인트 낮게 집계됐다. 케인은 1998년부터 3년간 리치먼드 시장을 맡았을 당시 ‘프로젝트 익사일’이라는 범죄 근절 정책을 추진해 흑인 단체의 비난을 받았다. 케인이 시장에 당선되기 1년 전에 리치먼드에서 실시된 이 정책은 불법 총기 소지를 주(州)가 아닌 연방 범죄로 간주해 검사가 최소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케인은 이 정책으로 살인과 강도 범죄 비율이 현저히 줄었다고 선전했지만, 흑인 단체는 이 정책이 흑인 청년에게만 집중적으로 시행돼 흑인 수감률이 급증하고 흑인 가정이 붕괴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DC의 인권변호사 니콜 리는 “당국이 부유한 백인 청년은 눈감아 주고 도심에 사는 가난한 흑인 청년만 집중적으로 잡아들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형제에 반대해 왔던 케인은 버지니아 주지사로 있을 때 흑인 범죄자들을 사형시켜 논란이 된 바 있다. 클린턴은 앞서 강경한 범죄 근절 정책을 지지했다가 최근 “(흑인) 대량 수감의 시대를 끝내겠다”며 입장을 뒤집은 바 있다. ‘법정 최소 형량에 반대하는 가족 모임’의 케빈 링 부대표는 “케인은 흑인에게 차별적인 범죄 근절 정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어떻게 변했는지 흑인 유권자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소크라테스와 국법

    필멸의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하지만 늘 더 오래 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죽느냐가 그 사람의 삶의 가치를 좌우한다. 플라톤(BC 427~347)의 대화편 ‘크리톤’에 나오는 이야기다. 소크라테스(BC 470~399)도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신을 믿지 않고 청년들을 타락시킨다는 죄목으로 기소돼 시민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시민들을 지혜로운 삶으로 이끌기 위해 분투하던 그에게 얼토당토않은 죄목이었지만 시민들의 심판 결과는 어긋났다. 소크라테스의 친구와 제자들은 독약을 마시고 죽어야 될 소크라테스의 운명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들은 부당한 재판 결과에 따라 소크라테스를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소크라테스가 사형 집행을 기다리며 투옥돼 있는 동안 죽마고우 크리톤은 감옥에 면회를 가서 간수에게 뇌물을 써서 그를 탈옥시키겠다고 말한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가 이대로 죽는다면 아직 장성하지 않은 자식들을 배신하는 무책임한 행위이고, 친구들에게도 해악이니 탈옥 계획을 세우자고 채근했다. 특히 소크라테스가 불합리한 일로 죽게 된다면 세상 사람들에게 친구들이 비겁하게 처신한 탓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불의한 행위에 의해 탈이 나고 정의로운 행위에 의해 덕을 보는 혼이 망가졌다면 우리의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의문하며, 중요한 것은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잘 사는 것은 아름답고 올바르게 사는 것이라고 갈파한다. 소크라테스는 대중에게 자신이 해를 입었다고 해서 그 앙갚음으로 해코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며, 탈옥 행위는 국법과 국가 공동체를 파괴하는 불의한 짓이라고 규정한다. 특히 자신은 낳아 주고 교육받고 살 수 있게 해 준 국법과 조국에 앙갚음할 권리가 없다고 말한다.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불경한 짓이라며, 조국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훨씬 더 불경한 짓이라네.” 소크라테스는 탈옥은 국법을 준수하기로 합의해 놓고 이를 어기고 도주하려는 기도이므로 이는 불공정한 기만행위라고 규정한다. 결국 크리톤은 소크라테스를 설득하지 못했고, 얼마 후 소크라테스는 독약을 기꺼이 마시고 죽었다. 그는 국법의 판결에 불복하고 더 오래 사는 길을 택할 수 있었지만, 국법에 따른 죽음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것이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선동과 괴담에 휘둘려 국법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들이 서슴없이 빚어지는 요즘 세태에 깊이 생각해 볼 대목이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터키 대통령 20일 ‘중대 발표’ 예고… 개헌하나

    대대적인 쿠데타 세력 숙청에 나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중대 발표’를 예고했다.  터키 최대도시인 이스탄불에 머무르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지지 군중 앞에서 “정부가 중요한 준비를 하고 있고 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인 예니사팍 신문이 보도했다. 에르도안은 “국가안전보장회의 후 각료회의를 열어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대 발표가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중대발표는 에르도안이 쿠데타 진압 후 전국적으로 정부지지 시위를 독려하는 가운데 발표하는 내용인 만큼 쿠데타 후속조처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쿠데타 배후로 규정하고, 가담세력에 대한 응징과 군·사법부 개편 등 후속조치를 제시할 전망이다. 이밖에 쿠데타 후 대중적인 화두가 된 사형제를 비롯해, 이미 추진방침을 밝힌 대통령중심제 등을 담은 개헌 계획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더 나아가 쿠데타 진압으로 결집한 이슬람주의 지지세력을 활용, 이슬람주의 개헌에 나설지 모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터키는 인구의 95%가 이슬람 교도지만 세속주의 헌법에 기초한 국가다. 이밖에 야당이 개헌의 걸림돌이 된다면 지지세력이 집결한 이때 조기총선을 치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터키 전문가 소네르 차압타이 선임연구원은 18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치솟는 지지율이 내년 선거까지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없고, 이슬람혁명이 권력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면서 “에르도안이 종교세력을 부추겨 나라를 장악하고 스스로 ‘이슬람 지도자’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터키 쿠데타 연루자 7500명 체포 “숙청리스트 쿠데타 전에 작성됐다”

    터키 쿠데타 연루자 7500명 체포 “숙청리스트 쿠데타 전에 작성됐다”

    EU 집행위원 “신속 체포 의심” “사형제 부활 땐 EU 가입 못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최측근이 17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에 연루된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 CNN튀르크가 이날 보도했다. 쿠데타가 6시간 만에 실패로 돌아간 직후 터키 당국이 쿠데타에 연루된 군인과 법조인 등 약 7500명에 대한 전광석화 같은 ‘숙청’에 들어가자 숙청 리스트가 쿠데타 이전에 작성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요하네스 한 집행위원은 18일 “터키의 쿠데타 세력이 모이기도 전에 터키 정부가 이미 체포 대상 리스트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례없이 신속한 체포 작전에 의구심을 표했다. CNN튀르크는 터키 정부가 쿠데타 연루 혐의로 체포한 고위급 장교 중에 에르도안의 군사 수석보좌관인 알리 야즈츠 대령이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야즈츠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었던 최측근 보좌관”이라며 “그가 쿠데타에 관여했다는 것은 쿠데타 세력이 정부 안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음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체포 광풍에 대해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대표는 조찬회동을 갖고 “터키 정부는 기본권과 법치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적인 제도와 법치의 최고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모게리니 대표는 쿠데타 진압을 계기로 거론되는 사형제 부활 움직임에 대해 “사형제를 재도입한 국가는 EU에 가입할 수 없다”며 쐐기를 박았다. 이에 앞서 에르도안은 “모든 국가기관에서 확산되고 있는 바이러스 박멸을 계속하겠다”며 쿠데타 세력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다. 로이터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에르도안이 쿠데타 발발 초기에 전용기를 타고 이스탄불로 향할 당시 쿠데타 세력의 전투기 두 대가 전용기에 따라붙었지만 왜 전용기를 쏘지 않았는지는 미스터리라고 보도했다. 또한 쿠데타 세력의 특공대가 에르도안이 휴가차 머물던 호텔을 급습했으나 불과 몇 분 전 에르도안은 자리를 떠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같은 날 보도했다. 한편 미군 핵무기가 배치된 터키 인지를리크 공군기지가 한때 쿠데타 세력의 수중에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 보도했다. 터키 정부가 미군의 주둔을 허용한 인지를리크 공군기지에는 미군의 B61 핵폭탄 50발이 21개의 지하창고에 나뉘어 비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수갑차고 옷 벗겨진 채…쿠데타 실패한 터키 군인들

    수갑차고 옷 벗겨진 채…쿠데타 실패한 터키 군인들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터키 군부의 쿠데타가 6시간 만에 막을 내린 가운데 이에 동참한 군인들의 현재 모습이 공개됐다. 최근 트위터 등 SNS 계정에는 쿠데타에 가담했다 체포된 터키 군인들의 모습이 속속 사진으로 게재되고 있다. 이중 가장 충격적인 사진은 동남부 시르낙주의 체육관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진 군인들의 모습이다. 쿠데타에 가담했다 체포된 이 군인들은 모두 수갑을 차고 있으며 군복이 반쯤 벗겨진 채 모두 바닥에 누워있다. 사진 상에 담긴 혹독한 모습이 현재 쿠데타 세력의 참담한 상황을 고스란히 말해 줄 정도.     외신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를 빠르게 진압해 군인 3000여명을 포함 판·검사 2745명을 체포했다. 향후 관심은 이들 쿠데타 세력에 대한 처벌 수위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세력들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공언한 데 이어 총리 역시 사형제 부활까지 거론하며 '피의 숙청'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에 당초 군부의 쿠데타를 반대했던 국제사회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터키의 모든 당사자가 법치에 따라 행동하고 추가 폭력이나 불안정을 야기할 어떤 행동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터키 내 모든 당사자가 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숙청이 정적들을 침묵시키는 백지수표로 활용되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터키 관영 아나돌루아잔시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쿠데타의 주모자로 알려진 전직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 육군 2군 사령관 아뎀 후두티 장군, 3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장군 등을 모두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쿠데타 세력이 한때 봉쇄했던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다리의 통행이 재개됐으며 아타튀르크 공항도 정상운영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터키 군부 ‘6시간 천하’] 군인·판검사 등 6000명 체포…‘피의 보복’ 시작됐다

    군사 쿠데타를 진압한 터키 정부가 6000명에 가까운 쿠데타 가담·동조세력을 체포하는 등 대대적인 ‘피의 보복’이 시작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두 팔을 걷고 나서고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는 폐지된 사형제 부활을 공개 거론했기 때문이다. 영국 BBC, 미국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베키르 보즈다그 법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이번 쿠데타는 “터키 민주주의에 검은 얼룩을 남겼다”며 전·현직 장성 40명과 대령 29명 등 쿠데타에 가담한 군인 283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킨 외즈튀르크 전 공군 사령관과 아뎀 후두티 육군 2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3군 사령관 등 쿠데타 주모자들도 포함됐다. 또 알파르슬란 알탄 헌법재판관을 체포했으며 쿠데타 세력에 동조한 혐의로 판검사 2745명도 체포했다고 말했다. 이날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조직 내 바이러스(쿠데타 가담· 동조세력)를 깡그리 박멸하겠다”고 경고했다. 권력기반 강화를 위해 정적의 싹을 도려내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이번 군사 쿠데타는 15일 밤 10시쯤 군부가 이스탄불의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보스포루스 해협 대교를 장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처음 알려졌다. 쿠데타 당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6시간 뒤인 16일 새벽 4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쿠데타 시도를 “실패한 쿠데타”로 규정하며 국가 전복 세력을 완전히 진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쿠데타 관련자들은) 반역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을드름 총리도 “헌법재판소와 정당들이 사형제 부활이 합리적인지를 놓고 논의를 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터키에서 금지된 사형제 부활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번 쿠데타로 군인 104명을 비롯해 경찰과 민간인 161명 등 모두 265명이 숨지고 1440여명이 부상했다. 쿠데타 진압 후속 작업에 나선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추방해 터키로 넘길 것을 미국에 공식 요구했다. 터키 당국은 이와 함께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가자 이웃 그리스로 도망가 망명 신청을 한 군인 8명에 대해서도 그리스에 송환을 요구했다. ‘민주주의에 따라 선출된 지도자를 지지한다’며 에르도안을 지지한 국제사회는 쿠데타 세력에 대한 ‘피의 보복’ 가능성을 우려하며 터키에 법치에 따른 대처를 요청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터키의 모든 당사자가 법치에 따라 행동을 하고 추가 폭력이나 불안정을 야기할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터키 내 모든 당사자는 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도 성명에서 “군부 쿠데타로 발생한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고 민주주의를 유지할 것”을 터키 정부에 주문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터키 군부 쿠데타 세력 2800여명 체포···국제 사회, ‘피의 숙청’ 우려

    터키 군부 쿠데타 세력 2800여명 체포···국제 사회, ‘피의 숙청’ 우려

    터키 정부가 군부의 쿠데타를 빠르게 진압하며 2800명에 가까운 쿠데타 세력을 체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세력들을 향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사형제’ 부활까지 거론돼 쿠데타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예상된다. 이에 국제 사회는 쿠데타를 규탄하면서도 쿠데타 후폭풍으로 또 다른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정권은 전날 밤 발생한 ‘6시간 쿠데타’에 참여한 군인 등 쿠데타 세력 2839명을 체포했다. 여기에는 쿠데타의 주모자로 알려진 전직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와 육군 2군 사령관 아뎀 후두티 장군, 제3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장군 등도 포함됐다. 터키 당국은 또 알파르슬란 알탄 헌법재판관도 붙잡았으며, 쿠데타 시도와 관련해 터키 전역의 판사 약 2745명을 해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에게 총부리를 겨눈 쿠데타 세력을 엄히 다스리겠다고 밝힌 만큼 판사의 해임을 넘어서는 ‘숙청 피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쿠데타 발생 당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새벽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연설을 통해 “(쿠데타 관련자들은) 반역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의 배후로 한때 자신의 동지였다가 지금은 정적이 된 종교운동가 페툴라 귤렌(미국 망명 중)의 신병을 넘겨줄 것을 미국에 요청한 상태다. 귤렌은 “민주주의는 군사행동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자신이 쿠데타 배후라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터키 당국은 또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가자 이웃 그리스로 도망가 망명 신청을 한 군인 8명에 대해서도 그리스에 송환을 요구했다. 쿠데타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에 돌입한 터키 정부를 향해 국제 사회는 혹시 모를 유혈사태를 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터키의 모든 당사자가 법치에 따라 행동을 하고 추가 폭력이나 불안정을 야기할 어떤 행동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터키 내 모든 당사자가 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역시 성명을 내고 터키에 군부 쿠데타로 발생한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고 민주주의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호주 에이즈 사망자 ‘제로’…“에이즈 무서워하던 시대 끝나”

    호주 에이즈 사망자 ‘제로’…“에이즈 무서워하던 시대 끝나”

     30년전 20대 초반의 나이에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에 감염된 호주인 로이드 그로스는 당시 수명이 3년 정도 남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현재 51살로 건강하게 살고 있는 그로스는 “당시 에이즈 병동은 죽어가는 사람들로 가득 찼으며 환자들에게 식사를 전달하는 사람들은 긴 빗자루대로 음식을 병실로 밀어 넣었다. 끔찍한 시기였다”라고 호주 ABC 방송에 말했다.  그로스는 이제는 ‘사형선고’를 받은 게 자신이 아니라 에이즈라는 생각을 한다.  호주의 주요 과학자들과 에이즈관련 단체들이 해마다 에이즈 진단을 받는 사람이 매우 적다며 에이즈가 치명적이던 시대가 끝났음을 선언했다고 ABC 방송이 11일 보도했다.  호주의 에이즈 연구단체 과학자들과 호주에이즈단체총연합(AFAO)은 에이즈 사망자 수가 정점기인 1990년대 초반에는 연간 약 1000명이었지만 이제는 사망자가 없다며 에이즈가 더는 공중보건의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시드니에 있는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 커비연구소의 HIV 역학·예방 프로그램 책임자인 앤드루 그룰리치 교수는 “우리는 에이즈를 모니터조차 하지 않고 있고 많은 이들에게 이는 그냥 일시적인 것이 됐다”라고 방송에 말했다.  그룰리치 교수는 또 에이즈와의 싸움이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에이즈에 걸리는 게 기적인 것처럼 돼 버렸다고 덧붙였다.  멜버른대학 피터 도허티 연구소의 샤론 르윈 교수는 1990년대 중반 개발된 항레트로바이러스제가 완전히 상황을 바꿔놓은 게임체인저가 됐다고 설명했다.  항레트로바이러스제가 에이즈바이러스(HIV)가 에이즈로 진전되는 것을 막아 HIV에 감염된 사람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살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HIV 감염이 이전에는 사형선고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만성적이며 관리 가능한 질병으로 극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르윈 교수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에이즈의 종식이 곧 에이즈 바이러스의 종식은 아니라며 아직도 에이즈 전염을 막지 못하고 있는 국가들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만 매년 18만명이 에이즈에 걸리고 120만명이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신구 김영애,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부부 호흡 “천군만마 얻은 느낌”

    신구 김영애,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부부 호흡 “천군만마 얻은 느낌”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자랑하는 신구와 김영애가 KBS2 새 주말연속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 제작 팬 엔터테인먼트)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힘을 합친다. 드라마의 제작사인 팬 엔터테인먼트는 앞서 이동건-조윤희, 차인표-라미란의 출연 소식을 전한 데 이어 7일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남녀 맏어른이자 ‘이동진’(이동건)의 부모님인 ‘이만술-최곡지’ 부부로 신구 씨와 김영애 씨가 캐스팅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근 막을 내린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로 깊고 묵직한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선보인 신구는 월계수 양복점을 운영하는 이만술 역으로 출연한다. 극중 이만술은 맞춤 양복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과 애정으로 똘똘 뭉친 인물. 신구만의 인간미 넘치는 평소 성품이 진하게 투영된 캐릭터로, 투철한 장인 정신은 물론 따뜻하고 자애로우며 넉넉한 인품까지 겸비해 동네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로 존경받는다. 월화 안방극장을 평정한 ‘닥터스’의 ‘손녀바보’ 할머니와 영화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의 피도 눈물도 없는 재벌가 사모님으로 다시 한 번 ‘천의얼굴’을 과시한 김영애는 월계수 양복점의 안주인 최곡지 역을 맡는다. 고운 외모에 야무진 손끝을 자랑하는 살림꾼이지만, 한 번 미운 털이 박히면 여간해선 눈길 한 번 안 줄 만큼 깐깐하고 꼬장꼬장한 성격이다. 자신을 언제나 “곡지 씨!”라고 부르며 여왕처럼 모시는 남편에게 애교와 어리광을 부리는 ‘천생 여자’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신구 선생님과 김영애 선생님의 합류로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힘이 난다”며 이들의 출연을 진심으로 환영했다. ‘백년의 유산’ ‘전설의 마녀’ 등으로 필력을 인정받은 구현숙 작가와 ‘어셈블리’의 황인혁 PD가 의기투합하며 ‘해를 품은 달’ ‘킬미 힐미’ ‘결혼계약’ ‘닥터스’ 등 수많은 히트작들을 선보인 ‘엔터 명가’ 팬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는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맞춤양복점 월계수 양복점을 배경으로 사연 많은 네 남자의 눈물과 우정, 성공 그리고 사랑을 그린다. ‘아이가 다섯’ 후속으로 방송된다. 사진=팬 엔터테인먼트, 스타빌리지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예전엔 몸에 철갑을 두른 고슴도치… 지금은 힘 쫙 뺀 낙지처럼 시를 쓴다”

    “예전엔 몸에 철갑을 두른 고슴도치… 지금은 힘 쫙 뺀 낙지처럼 시를 쓴다”

    ‘그녀의 정과 념은 모두 시/문학을 단단히 비끌어매는 일에 온전히 바쳐져 있다. 그녀는 정말이지 만신인지도 모르겠다.’(이현승 시인) ●‘만신’으로 불리는 베테랑 편집자 물고 빨며 책을 만드는 베테랑 편집자(출판사 난다 대표)로 문인들에게 ‘만신’이나 다름없는 김민정(40) 시인이 시의 자리로 돌아왔다. 7년 만에 낸 시집 ‘아름답고 쓸모없기를’(문학동네)을 통해서다. 시인은 “점쟁이에게 ‘문운이 다했다’는 사형선고를 받고 자궁을 들어내는 심정으로 쓴 시집”이라 했다. 하지만 깊이를 더하고 품을 늘린 33편의 시들은 시인의 성장을 증거한다. “김정환 시인이 그러셨어요. ‘남의 것만 골 빠지게 책 만들어 주고 니 시 안 쓰면 그건 니가 아냐.’ 시를 안 써서 내가 없으면 주변 사람들도 없는 거잖아요. 그간 다른 문인들 책 내느라 내 걸 욕심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나를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내가 뭐라고 할지 들어봐야겠다 싶었어요.” 그의 첫 번째 시집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2005), 두 번째 시집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2009)를 읽어온 독자라면 확연한 시의 변화를 감지할 듯하다. 세계와 드잡이할 듯 거칠 것 없이 지르고 찔러대던 말투는 잦아들었다. 상대의 눈을 오래 들여다보고 말을 고르며 대화를 이어가는 화자가 새 시에 들어앉았다. 아름답고 쓸모없는 것마저 사랑으로 품어 안는 시선은 그렇게 자리했다. ‘물은 죽은 사람이 하고 있는 얼굴을 몰라서/해도 해도 영 개운해질 수가 없는 게 세수라며/돌 위에 세숫비누를 올려둔 건 너였다/김을 담은 플라스틱 밀폐용기 뚜껑 위에/김이 나갈까 돌을 얹어둔 건 나였다/돌의 쓰임을 두고 머리를 맞대던 순간이/그러고 보면 사랑이었다’(아름답고 쓸모없기를) 시인은 스스로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20대 땐 떼를 썼고 30대 땐 옹알이와 걸음마를 했다면 이젠 인간과 인간 사이, 어른과 어른 사이의 대화를 하게 됐어요. 예전엔 고슴도치처럼 몸에 철갑을 둘렀다면 몸에 힘을 쫙 뺀 낙지처럼 됐달까. 그렇게 힘을 빼고 나를 돌아봤더니 시가 대화가 되더라고요.” 아버지와의 메일, 동료 편집자와의 채팅, 슈퍼 아저씨가 냉이를 팔며 건넨 말, 김춘수 시인의 댁을 찾았던 기억 등 생활을 시로 옮기면서 공감의 반경은 더 넓어졌다. “‘이게 시가 아니면 뭐 어때?’라고 말하듯이 쓰인 시가 ‘그런데 이게 인생이 아니면 뭐냐!’하고 말하듯 삶의 깊은 데를 툭툭 건드린다”(신형철 평론가)는 평이 나온 이유다. ●“시를 재미있어서 봤으면 좋겠다” 하지만 특유의 발랄함과 발칙함, 재기는 빼놓지 않는다. 우리 시에서 보기 드문 그의 유머 코드는 은근해지면서 더 강해진 인상이다. 유사음을 활용한 언어 유희가 도드라지는 그의 시편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쿡, 하고 웃음이 비어져 나온다. ‘몹시 문란하지 않으면/가족은 탄생할 수 없다/창문 저 밖/남의 가정은 다 안락해 보이고/창문 저 안/나의 가정은 다 안락사로 보이듯/그 순간 미처 걷지 못한/불쌍한 빨래들이/백기처럼/펄럭펄럭/손을 흔든다’(밤에 뜨는 여인들) “우리 시단에는 웃기는 시를 쓰는 사람이 없었어요. 웃기면 가벼워지니 가벼워지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었던 거죠. 두 번째 시집부터 ‘에라, 모르겠다’ 몸의 비계를 털고 났더니 편하더라고요. 시를 재미있어서 봤으면 좋겠고 그게 내 역할인 것 같아요. 가발을 쓴 사람이 있으면 그 가발을 뚜껑 열듯 들어 보이고 싶은 사람, 그게 나니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후임병 폭행, 최전방이라고 무조건 가중처벌 안 돼”

    후임병을 폭행한 곳이 최전방 소초(GP)라고 해도 그 이유만으로 가중처벌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윤준)는 예비역 병장 김모(23)씨에 대해 당초 기소된 적전초병특수폭행 대신 초병특수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3월부터 4월까지 강원 양구군에 있는 한 육군부대 GP에서 경계근무를 서는 중 방탄조끼를 입고 있는 후임병 A씨의 배를 대검으로 찌른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A씨 등 후임병들에게 실탄을 장전한 소총을 들이대며 ‘죽여 버린다’고 협박하거나 주먹으로 때린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적과 직접 대치해 경계하는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적전초병특수폭행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GP는 비무장지대(DMZ) 최전방에 투입돼 경계작전을 하는 초소다. 초병특수폭행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되는 반면 적전초병특수폭행은 사형이나 무기징역,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된다. 재판부는 GP 경계근무만으로 적전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최첨단 전투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해 종전과 달리 적과 대치하는 거리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며 “구체적인 적의 습격을 전제로 하는 상황으로 적전을 한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총기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어 엄정히 처벌해야 한다”면서도 적전 상황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최전방 비무장지대의 GP에 열영상 폐쇄회로(CC)TV를 대거 설치하면서 군의 경계감시 활동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판결로 풀이된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음란포털 ‘소라넷’ 회원

    ‘그것이 알고싶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음란포털 ‘소라넷’ 회원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뤄진 연쇄살인범 유영철(46)이 국내 최대 음란 포털 사이트 ‘소라넷’의 회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누리꾼들의 공분을 또 한 차례 사고 있다. 지난 2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2004년 서울 종로구 원남동 5층 건물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최모씨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는 이 사건의 용의자로 유영철을 주목했다. 그러자 인터넷에서 유영철이 과거 ‘소라넷’ 회원이었다는 사실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유영철의 2004년 7월 검거 당시 상황을 전한 과거 레이디경향 기사에는 유영철이 사용하던 컴퓨터 프로그램에 “‘리니지2’와 ‘프리스톤테일’ 등 게임을 즐긴 흔적이 남아 있었다”면서 “즐겨찾기에는 ‘www.soXX.net’ 등 수십개의 음란 사이트가 등록돼 눈길을 끌었다”는 내용이 실렸다.국내 최대 음란 포털사이트 소라넷은 1999년 처음으로 사이트가 열린지 17년째인 올 6월 6일 공식적으로 폐쇄를 선언했다. 유영철은 13년 전인 2003년 9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단독주택에서 당시 숙명여대 명예교수인 이모(73)씨와 부인 이모(68)씨를 망치로 살해한 일을 시작으로 2004년 7월까지 20여명을 살해해 암매장한 연쇄살인범이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피해자만 20명이고, 유영철이 살해했다고 주장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 숫자는 5명이다. 유영철은 2005년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아직까지 형이 집행되지 않은 채 수감돼 있다. 지난해 12월 교도관의 도움을 받아 성인 화보와 소설 등 음란물을 반입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 그는 누구인가

    ‘그것이 알고싶다’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 그는 누구인가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12년 전 발생한 장기 미제 살인사건을 재조명하는 과정에서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을 다뤘다. 유영철(46)은 13년 전인 2003년 9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단독주택에서 당시 숙명여대 명예교수인 이모(73)씨와 부인 이모(68)씨를 망치로 살해한 일을 시작으로 2004년 7월까지 20여명을 살해해 암매장한 연쇄살인범이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피해자만 20명이고, 유영철이 살해했다고 주장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 숫자는 5명이다. 그의 주된 범행 대상은 부유층과 여성이었다. 유영철은 2004년 7월에만 자택에 출장 마사지 여성 4명을 불러 둔기로 살해하는 잔인함을 보였다. 그는 2004년 3월부터 7월까지 모두 11명의 부녀자를 살해했다. 대부분의 강력사건 범인들처럼 유영철도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절도 혐의로 소년원에 수감된 일이 있다. 이후로 유영철은 연쇄살인범으로 검거되기 전까지 14차례의 특수절도와 성폭력, 사기 혐의 등으로 형사 입건되는 등 인생의 3분의1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그는 연쇄살인 과정에서 범행 계획을 치밀하게 세웠다. 증거 인멸을 위해 지문을 남기지 않았고, 체모, 정액 등 유전자(DNA) 감식이 될 만한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연쇄살인을 저지르고도 잡히지 않았던 유영철은 2004년 7월 15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당시 유영철은 경찰을 사칭해 보도방 여성을 상대로 돈을 갈취하거나 피해 여성을 감금한 혐의로 붙잡혔다. 그런데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유영철 스스로 연쇄살인 사건의 장본이라고 자백하면서 미궁 속에 빠질 뻔했던 일련의 살인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졌다. 이날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2004년 서울 종로구 원남동 5층 건물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최모씨의 살인사건을 파헤쳤다. 이 사건은 현재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아 ‘콜드 케이스’(장기 미제 사건)로 남아있다. 제작진은 이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유영철을 주목했다. 유영철은 처음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원남동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진술했지만, 나중에 진술을 번복해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한편 유영철은 사형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것이 알고 싶다’ 살인범 유영철, 12년 전 사건 거짓 진술···“사형 미뤄야죠”

    ‘그것이 알고 싶다’ 살인범 유영철, 12년 전 사건 거짓 진술···“사형 미뤄야죠”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이 얽힌 장기 미제 살인 사건을 다뤘다. 이 사건은 12년째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2004년 서울 종로구 원남동 5층 건물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최모씨의 살인사건을 파헤쳤다. 이 사건은 현재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아 ‘장기 미제 사건’(콜드 케이스)으로 남아있다. 제작진은 이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유영철을 주목했다. 유영철은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여성 등 20여명을 살해해 암매장한 ‘희대의 살인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피해자는 20명이고, 유영철이 살해했다고 주장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는 5명이다. 2004월 7월 경찰에 붙잡힌 유영철은 원남동 살인사건이 본인의 소행이라고 자백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장 출신 강대원씨는 “(검거 당시) 유영철은 전과 14범이었다. 출소한 지 1년 밖에 안 됐다”먼서 “유영철이 종이 위에 본인이 저지른 살인사건에 대해 한참 써내려 가며 ‘내가 밝히면 여기 있는 전체 직원들 다 특진한다’고 큰소리치더라”고 유영철의 자백 상황을 전했다. 그는 유영철이 범행 기간에 사람을 죽인 장소를 적은 메모에 원남동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영철은 그 사건은 본인이 저지른 게 아니라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이 “범행 현장의 건물 구조는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유영철은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유영철은 “제가 검찰에 가서 여죄를 한 두 개씩 더 불어야 검찰들도 공과를 올리고 수사 때문에 사형이 미뤄질 것 아닙니까. 바로 죽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앞서 유영철은 2004년 2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살인사건도 본인의 소행이라고 자백했지만 이후 진범이 다른 사람으로 밝혀졌다. 유영철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거짓 자백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제작진 측에선 당시 경찰이 유영철의 자백에 너무 의지해 다른 용의자에 대한 수사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유영철은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유영철의 진실게임···풀리지 않은 12년 전 살인사건

    ‘그것이 알고싶다’ 유영철의 진실게임···풀리지 않은 12년 전 살인사건

    전날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12년 전인 2004년 서울 종로구 원남동에서 벌어진 60대 여성 살인사건을 다뤘다. 방송은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이 스스로 이 사건의 범인이 본인이라고 자백했다가 진술을 번복해 ‘미궁’에 빠진 과정을 다뤘다. 지난 2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2004년 서울 종로구 원남동 5층 건물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최모씨의 살인사건을 파헤쳤다. 이 사건은 현재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아 ‘장기 미제 사건’(콜드 케이스)으로 남아있다. 당시 동네에서 부자로 유명했던 최씨는 남편과 사별한 후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공간에 머물고 있었다. 피해자의 현관문에는 잠금 장치만 여러 개 설치돼 있었다. 문 역시 일반적인 것들과 달리 굉장히 단단했다. 하지만 2004년 5월 어느 토요일 아침 가스검침원이 최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최씨는 숨진 채로 발견됐다. 가스검침원은 현관문 부근에 쓰러진 최씨를 발견한 인물이다. 최씨의 목, 어깨, 가슴, 배 등에는 20여군데의 흉기로 찔린 상처가 발견됐다. 현장에는 지문 하나 남지 않았다. 범인은 최씨의 휴대전화와 손가방을 가져 갔고, 그의 몸에 섬유 유연제를 뿌리고 떠나 범행에 지식이 있고 최씨가 스스로 문을 열어준 사람들이 용의자로 떠올랐다. 그런데 2004월 7월 검거된 유영철은 원남동 살인사건이 본인의 소행이라고 자백했다. 유영철은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여성 등 20여명을 살해해 암매장한 ‘희대의 살인마’다. 실제로 한 경찰 관계자는 유영철이 범행 기간에 사람을 죽인 장소를 적은 메모에 원남동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사라진 최씨의 핸드폰 마지막 발신지가 마포구 공덕동이었던 점(유영철의 주거지), 족적이 일치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또한 최씨가 살던 집의 구조를 자세히 알고 있었던 점과 당시 유영철이 부유층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등을 미루어 그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유영철은 갑작스레 자신의 진술을 완강하게 뒤집었고, 사건은 다시 미궁에 빠졌다. 당시 유영철은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 수사관에게 “제가 검찰에 가서 여죄를 한 두 개씩 더 불어야 검찰들도 공과를 올리고 수사 때문에 사형이 미뤄질 것 아닙니까. 바로 죽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즉 유영철은 사형을 미뤄 2~3년은 더 살고자 했던 것이다. 이에 수사관이 “사건 현장은 어떻게 자세히 알았냐”고 묻자 유영철은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한편 최씨의 유족들은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누드로 화끈하게 ‘인종차별 반대’를 외치는 페미니스트

    [포토] 누드로 화끈하게 ‘인종차별 반대’를 외치는 페미니스트

    2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한 페미니스트가 벌거벗은 몸에 “페미니스트는 인종차별과 사형제도에 반대한다” 쓴채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테르테 공포’… 마약상 60명 사살

    필리핀의 마약상들이 벌벌 떨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와 함께 “마약상을 죽여도 좋다”며 경찰의 강력한 단속을 주문한 이후 한 달 보름여 만에 60명 가까운 마약 매매 용의자가 사살됐다. 하루 최소 1명의 마약상이 사살된 것이다. 26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은 5월 9일 대선 이후 지금까지 마약 용의자 59명을 사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부터 대선일까지 약 5개월간 마약 용의자 39명이 사살된 것과 비교하면 경찰이 얼마나 공격적인 단속을 벌였는지 보여준다. 두테르테 당선인이 마약 용의자를 살아있든 죽었든 잡기만 하면 최고 500만 페소(약 1억 2000만원)의 포상금을 주겠다며 대대적인 단속과 적극적인 총기 사용을 촉구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 내정자는 한 교도소에 수감된 거물 마약상들이 두테르테 당선인을 암살하기 위해 5000만 페소(약 12억 500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지난 24일 남부 다바오시 경찰서에서 마약상들이 자신과 정부 관료들의 목에 1억 페소(약 25억원)를 걸면 그들을 해치우는 데 1억 5000만 페소(약 37억원)을 주겠다며 경찰에 포상금과 함께 승진도 약속했다. 그가 오는 30일 대통령에 취임하면 ‘범죄와의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경찰의 총기남용과 범죄 용의자 즉결처형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레예스 ‘사형제반대연합’ 전 대표는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범죄자를 죽이는 것은 보복과 분노, 증오, 죽음의 문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안양 20대 동거녀 살해 암매장한 30대에 사형 구형

    경기 안양의 한 오피스텔에서 지난 2월 20대 동거녀를 말다툼 끝에 목 졸라 살해한 뒤 암매장한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24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제1형사부(부장 박성인)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동거녀 A(21)씨를 살해한 이(36)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씨가 범행 후 사체를 야산에 암매장한 뒤 서울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A씨의 언니와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내 범행을 은폐하려 하는 등 계획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이씨는 우발적 범행이라 주장하지만 동거녀를 살해한 것은 평소 이씨의 폭력적 성향을 드러낸 것”이며 “살해된 동거녀도 평소 지인들에게 ‘지옥 같다’는 문자를 보낸 점” 등을 계획적인 범행의 근거로 들었다. 변호인은 “이씨가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동거하면서 생활비는 물론 피해자의 휴대전화 요금까지 부담하는 등 내연녀 살해를 계획할 이유가 없다”며 “사건 당일 동거녀와 다투면서 심한 욕설에 모욕감을 느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고공판은 다음 달 15일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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