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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텍사스, 참사 겪고도 총기 규제 완화…기마경찰은 흑인 용의자 ‘밧줄 연행’

    텍사스, 참사 겪고도 총기 규제 완화…기마경찰은 흑인 용의자 ‘밧줄 연행’

    새달 교회 등 공공장소 총기 소지 허용 연행 사진엔 “노예 연상” 비난 빗발쳐유엔, 대량살상범 처형법 추진에 반발지난 3일 46명의 사상자를 낸 총격 사건의 상흔이 아물지 않은 미국 텍사스주에 다음달부터 공공장소 내 총기 소지를 완화하는 법률이 발효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6월 주 의회에서 통과된 총기 소지법에 따라 9월부터 텍사스주에서는 교회, 이슬람 사원(모스크), 유대교 회당(시너고그), 아파트단지, 아동 위탁시설, 공립학교 부지 등 공공장소에서 총기 소지가 허용된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텍사스주 주의회에서 해당 법안의 통과를 위해 전미총기협회(NRA)가 로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NRA는 지난 주말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연달아 일어난 총기 난사로 여론이 들끓자 “이런 비극을 정치화하는 데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소셜미디어에는 지난 3일 텍사스주 갤버스턴에서 건물 무단침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흑인 용의자가 말에 올라 탄 두 명의 경찰관에게 밧줄로 묶여 끌려가는 사진이 올라와 최근 총격 사고의 배경이 된 인종 갈등에 기름을 끼얹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6일 보도했다. 이들의 모습을 목격한 한 행인이 찍어 올린 사진으로 1800년대 미 남부에서 도망치다 붙잡힌 흑인 노예의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비난이 빗발치자 경찰은 황급히 사과했다. 미 의회에서는 총기 소지를 제한하기 위한 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총격 사고가 난 오하이오주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와 데이턴이 지역구인 공화당 마이클 터너 하원의원 등은 신원 조회를 통해 정신질환이나 중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이 총기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붉은 깃발’(레드 플래그)법 통과를 촉구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대국민 성명에서 입안을 촉구한 법안으로, 뉴욕타임스는 “(공화당이 장악한) 미 상원에서 유일하게 통과될 가능성이 있는 총기 관련 규제”라고 평가했다. 한편 대량 살상 가해자를 신속히 처형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지시하겠단 미 정부 입장에 대해 유엔 인권사무소는 “사형은 잔인하고 돌이킬 수 없는 처벌로 21세기에는 설 자리가 없다”며 반기를 들었다. 우루과이와 베네수엘라 등 국가들은 미국 내 잇단 총격 범죄에 자국민을 대상으로 미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中 “한국, 우리 문 앞에 美미사일 배치하면 좌시 안해” 위협

    中 “한국, 우리 문 앞에 美미사일 배치하면 좌시 안해” 위협

    “중국 문앞에서 소란 피우면 용납 안 해”中관영, 한·일 콕 집어 “美 총알받이 되지 마”“사드사태보다 더 심각한 영향 있을 것”중국이 한국과 일본 등 이웃 나라들에게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며 위협하고 나섰다. AFP와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푸총 중국 외교부 군축사 사장(국장급)은 6일 미국의 미사일 배치 계획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신중하게 숙고해 영토에 미국의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푸 사장은 “미국이 중국의 문간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중국은 대응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일본과 한국, 호주를 특별히 거명하면서 미국의 미사일 배치에 협조하는 것은 이들 나라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다. 그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사일을 받아들일 경우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오를 것”이라면서 “중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주말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아시아 순방 중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재래식 중거리 미사일을 몇 달 안에 배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푸 사장은 또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와 함께 3자 군축 협정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중국의 미사일은 대부분 미국 중심부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그는 “중국의 핵무기는 미국, 러시아와 격차가 크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군축 협상에 중국이 참여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외교부 웹사이트에서 “미국이 자신의 고집대로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한다면, 국제와 지역 안보 정세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의 이익이 침해받는 것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어떤 국가가 중국의 문 앞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것은 더욱이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해친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서도 “완전히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전날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미국의 총알받이가 되지 말라”면서 “사드 사태보다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한편 미국은 지난주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했다. 1987년 옛 소련과 맺은 이 조약은 사거리가 500∼5500㎞인 지상 발사형 탄도·순항미사일을 금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의 조약 탈퇴를 비난하면서 군비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조속히 협상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INF의 금지 대상에 해당하는 미사일을 생산하면 러시아도 비슷한 미사일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명동성당 앞에서 비수로 거사… 공범 묻자 “2000만 동포가 도왔다”

    명동성당 앞에서 비수로 거사… 공범 묻자 “2000만 동포가 도왔다”

    한자까지 똑같은 동명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알아도 이재명 의사(李在明 義士)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완용을 처단하려다가 실패한 독립운동가 정도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이 지사는 우연히도 의사의 의거일이 자신의 생일과 같은 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매국노를 죽이려다 스물셋 꽃다운 나이에 교수형을 당한 의사에 대한 인식과 대접이 이렇다. 의사에게는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지만, 직계 후손이 없어 훈장을 국가보훈처가 보관하고 있었다. 고향도 평북 선천이라 생가나 일가붙이를 찾을 수도 없다. 형이 집행된 후 시신도 수습되지 않아 유골의 행방도 묘연하니 묘소도 있을 리 없다.잊혀진 의사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것은 종친회였다. 이 의사의 본관은 진안인데 진안 이씨는 전북 진안을 비롯해 의사의 고향인 평북 등지에 집성촌이 있다. 또한, 진안 마이산은 1907년 이석용이 조직한 호남 의병 창의동맹단의 집결지였다. 진안에는 1925년 유림들이 일제에 항거해 순국한 의사와 열사 등 79위를 배향한 사당인 이산묘(耳山廟)도 있다. 말의 귀를 닮은 마이산 두 봉우리의 서쪽이다. 이산묘 영광사(永光祠)에는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의사 등과 더불어 이 의사도 모셔져 있다.그런 인연으로 의사의 동상과 기념관이 고향에서 천 리 길이 넘는 먼 곳 진안에 자리잡게 되었다. 진안군청에서 마이산도립공원으로 들어가다 보면 도로 오른쪽에 이재명 의사 기념관이 있다. 2001년 종친회와 정치인들이 이재명 의사 추모사업회를 결성해 진안읍 군하리 6500여㎡ 부지에 조성한 시설이다. 그러나 금요일에 찾아간 기념관과 사업회의 문은 자물쇠가 굳게 채워져 관람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홍살문은 나무가 삭아 홍살이 떨어져 뒹굴고 있고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이러니 방문객은 있을 리도 없고 간혹 지나가다 들러도 관람을 할 수 없다. 몇 해 전 수리를 요청하는 민원이 제기됐지만, 군청에서는 토지보상금 사용 승인이 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뜻을 모아 거액을 들여 지은 기념관이 보상금 갈등과 무관심, 예산 부족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기념관 옆 타향 땅에 세워진 의사의 동상은 더 쓸쓸해 보였다. 이 의사는 1887년 10월 16일 선천에서 태어나 8살 때 평양으로 이사 가서 그곳에서 성장했다. 의사는 평양 일신학교를 졸업하고 1904년 미국 노동 이민회사의 모집에 응해 미국 하와이로 갔다. 1906년 3월에는 공부를 더 할 목적으로 미국 본토로 옮겨가 안창호가 중심이 돼 창립한 공립협회에 가입했다. 이듬해 일제는 고종을 강제 퇴위시키고 ‘정미7조약’을 체결하는 한편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시켰다. 이에 공립협회는 매국노 처단을 결의하고 실행자를 선발했는데 거기에 지원한 사람이 바로 이 의사다.●이토 암살 실행 무산되자 이완용 죽이기로 의사는 그해 10월 9일 일본을 거쳐 고국으로 돌아왔다. 때를 엿보던 의사는 1909년 1월 평안도 순시를 떠난 한국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려고 평양역에서 기다렸다. 그러나 거사를 실행하지 못했다. 안창호가 이토와 함께 다니던 순종 황제의 안전을 위해 만류했기 때문이었다. 이토는 10월 26일 안중근 의사에게 하얼빈역에서 사살됐다. 의사는 원래 목표대로 을사 5적을 비롯한 매국노들을 처단할 계획을 세웠다. 여러 동지와 야학당에 모여 이완용은 이 의사와 김병록· 이동수가, 이용구는 김정익이 죽이기로 했다. 그러던 중 이완용이 12월 22일 종현 천주교당(명동성당)에서 벨기에 황제 레오폴드 2세의 추도식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당시 양심여학교 학생이던 아내 오인성씨와 마지막 작별의 밤을 지냈다. 오씨는 울지 않았고 남편의 거사를 만류하지 않았다고 한다. 날이 새자 김병록, 이동수와 함께 의사는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그날 오전 11시 30분쯤 의사는 성당 밖에서 군밤장수로 변장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이완용이 인력거를 타고 앞으로 지나갔다. 의사는 비수를 들고 달려들었다. 인력거꾼 박원문이 제지하려 하자 그를 찔러 숨지게 하고 이어 이완용의 허리 쪽을 공격했다. 혼비백산한 이완용이 달아나려 하자 다시 3곳을 더 찔렀다. 거사 직후 의사는 현장에서 일경에게 체포됐다. “오늘 우리의 공적(公敵)을 죽였으니 정말 기쁘고 통쾌하다”고 외치며 만세를 불렀다. 그러나 이완용은 치명상을 입지는 않고 목숨을 건졌다. 이완용은 자신의 집으로 가서 의사를 불러 응급 치료를 받았다. 일본 경찰은 이 의사를 이완용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곳에 와 있던 농상공부대신 조중응이 “네가 흉행(兇行)을 한 자냐”고 물었다. 이에 의사는 눈을 치켜 뜨며 “너 조중응은 귀중한 인사를 이 모양으로 하대하느냐”며 오히려 추상과 같이 꾸짖었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일경에게 “더러운 냄새가 코를 찌르니 권연초 한 개를 가져오라”고 하여 유유히 피웠다.●“내 목숨 빼앗을 수 있으나 충혼은 못 빼앗아” 경시청에서 조사를 받은 의사는 일경이 “공범이 있느냐?”고 묻자 “이러한 큰 일을 하는데 무슨 공범이 필요하냐. 공범이 있다면 2000만 우리 동포가 모두 나의 공범이다”고 말했다. 이듬해 4월 열린 재판에서도 “도와준 자를 말하라”는 일본인 재판장 스가하라에게 “이완용을 죽이는 것을 찬성한 자는 우리 2000만 동포 모두며 방조자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엄숙한 목소리로 역적 이완용의 8개 죄목을 거론하며 통렬하게 비판했다. “공평치 못한 법률로 내 목숨을 빼앗을 수는 있으나 나의 충혼, 의혼(義魂)은 절대 빼앗지 못할 것이다. 한번 죽음은 슬프지 않다. 생전에 이루지 못한 일이 한심스러울 뿐이다. 내 결코 죽어서 그 원한을 갚을 것이다.” 의사는 1910년 5월 18일 경성지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 의사는 사형 선고를 받고 꼿꼿한 자세로 재판장을 꾸짖으며 이렇게 최후 진술을 했다. 부인 오씨는 ‘국적 이완용이 아직 죽지 않고 살았는데 우리 가부(家夫)는 왜 사형에 처하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의사는 총독부 체제 발족 바로 전날인 1910년 9월 30일 순국했다. 의사는 의거를 공모한 사람들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보호하면서 끝까지 단독 범행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김병록 등 동지 10여명도 최고 징역 15년형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 의사는 부인 오씨를 성모여학교 교사인 함마리아의 소개로 만나 1907년 겨울 부부의 연을 맺었다. 오씨도 경찰에 끌려가 혹독한 심문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남편 뒷바라지에 열성을 다했다. 남편이 죽은 뒤 오씨도 독립운동에 뛰어들어 중국 길림성과 상해 등지로 돌아다니며 독립운동을 도왔다. 1919년 3·1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오씨는 귀국했다가 일경에 체포됐다. 증거와 단서가 없어 석방되었지만, 미행과 감시를 받았다. 오씨는 다시 망명을 도모하다 병을 얻어 29세에 요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인 외과 의사의 집도로 수술을 받은 이완용은 53일 동안 입원했다. 순종과 고종은 이완용이 퇴원하는 날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종을 보내 안부를 묻고 거액의 위로금을 보냈다. 전국의 관찰사와 군수들로부터도 위로금이 답지했다고 한다. 퇴원 후 충남 온양에서 휴양을 한 이완용은 총리직으로 복귀해 데라우치 통감과 한일합방조약에 서명했다. 그 4일 후 순종 황제로부터 대한제국 최고훈장인 금척대수훈장을 받았다. 이완용은 일제의 보호 속에 백작 작위를 받고 호의호식하면서 부귀영화를 누리다 1926년 68세로 사망했다. 사인은 의사의 칼을 맞아 폐를 다친 후유증이었다고 한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자국민 6명 잃은 멕시코 “법적 조치”… 트럼프 “신속 사형법 추진”

    자국민 6명 잃은 멕시코 “법적 조치”… 트럼프 “신속 사형법 추진”

    외신 “反이민 발언 쏟아낸 트럼프 영향” 민주, 총기 규제법 관련 상원 소집 요구 트럼프 대국민 성명서 “惡의 공격” 규정 강력 신원조회 법안 초당적 협력 촉구도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히스패닉계를 겨냥한 총격으로 자국민 6명을 잃은 멕시코 정부가 법적 조치를 시사하며 미 남부 국경수비에 제동이 걸렸다. 반(反)이민자 발언을 쏟아내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도 급부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4일(현지시간) 멕시코 정부가 전날 엘패소 월마트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자국민 6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자 이를 ‘미국 내 멕시코인에 대한 테러’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멕시코계 미국인 커뮤니티와 미국 내 멕시코인에 대한 테러로 본다”면서 “관련자들에 대한 테러 혐의 고발 등 법적인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용의자뿐 아니라 총기 판매와 관련이 있는 이들에게도 책임을 물을 의향이 있다면서 “필요하면 범죄인 인도를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인종주의에 따른 증오범죄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용의자인 패트릭 크루시어스(21)는 온라인상에서 이번 총격을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엘패소에서 차로 10시간이 걸리는 올패트리켄 출신인 크루시어스가 이곳을 범행 장소로 택한 것도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멕시코계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을 비롯한 정치권은 이번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인종 차별 발언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총격범이 이민자의 유입을 ‘침공’이라고 표현한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이민자 행렬을 미국에 대한 ‘침략’이라고 강조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WP는 지난 5월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비치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장벽 없이) 어떻게 이들(이민자)을 막겠는가. 막을 수 없다”고 말하자 관중석에서 “그들을 쏴버려라”는 말이 터져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농담으로 치부하며 넘긴 바 있다. 엘패소 사건이 발생한 지 13시간 만에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범인 포함 10명이 사망하자 민주당은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2월 하원에서 통과된 모든 총기 거래·양도 과정에서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처리하자며 공화당에 상원 소집을 요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없이 공화당이 총기 규제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총기 규제 반대에 앞장서는 미국총기협회(NRA)로부터 막대한 후원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은 58명의 목숨을 앗아간 네바다주 총격 사건 때도 총기 자체보다는 대량 살상을 가능케 하는 일부 부품 등의 판매만을 금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백악관에서 발표한 대국민 성명을 통해 “모든 미국인은 인종주의와 편견,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해야 한다”며 “미국에서 증오가 발붙일 곳은 없다. 증오는 정신을 비뚤어지게 하고 마음을 황폐화하고 영혼을 집어삼킨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총격 사건을 ‘야만적 공격이자 모든 인류에 대한 범죄’, ‘악의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총기규제 강화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으며, 총기 구매자에 대한 더욱 강력한 신원조회 법안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량 살상 가해자들에 대한 신속한 사형 집행을 위한 새로운 법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워싱턴 소재 비영리단체 ‘총격 아카이브’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4명 이상이 한꺼번에 총에 맞는 총기 난사 사건은 모두 251건으로 하루 평균 1건 이상이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美 중거리미사일 韓 배치 땐 제2 사드 우려

    美 중거리미사일 韓 배치 땐 제2 사드 우려

    북미 협상 등 고려 가능성은 높지 않아 국방부 “논의한 적도 검토한 적도 없다”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밝히면서,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만일 중거리미사일이 한국에 배치된다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같은 큰 파장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호주와 ‘외교·국방 2+2’ 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협의하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중거리미사일 배치는) 유럽이 됐든 아시아·태평양 지역 또는 다른 지역이 됐든 우리가 충돌을 멈출 수 있는 억지 태세를 갖추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우리 우방 및 동맹국들과 세계 전역에 걸쳐 이런 시스템(중거리미사일 배치)을 사용할 때, 우리는 그들의 동의를 얻고, 그들의 자주권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아시아에 지상 발사형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중국을 겨냥한 적대적 조치라는 인식이 있다’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미국과 회의 후 “우리에게 (중거리미사일 배치) 요청이 없었고 고려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만일 중거리미사일이 한국에 배치된다면 2017년 사드 사태와 마찬가지로 한중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중국은 당시 ‘한한령’(한류 금지령), 한국 여행 금지 등 대규모의 대한국 보복 조치를 했다. 중국은 이미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환구시보는 5일 한국과 일본을 향해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의 집중 목표가 되지 않도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바란다”며 “살기등등한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의 총알받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보도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한국 배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북한 역시 중거리미사일의 한국 배치에 대해 민감하다는 점에서 미국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섣불리 한국 배치를 거론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중국의 반발도 사드 때보다 더 거셀 가능성이 있다. 사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가 목적이지만 중거리미사일은 사거리 1000㎞ 이상으로 명확히 중국을 겨냥하기 때문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과 중거리미사일 도입을 공식 논의하거나 자체적으로 검토 및 계획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에스퍼 “지상 발사 중거리 미사일 亞 배치 희망”

    에스퍼 “지상 발사 중거리 미사일 亞 배치 희망”

    로이터 “괌 배치 가능성”… 한국도 후보지 中 “美 INF 탈퇴 중국 핑계 수용 못 해”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다음날인 3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에 배치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중거리 미사일 전력 견제에 본격 나서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한 것으로, 한국이 배치 지역으로 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사일이 한국에 배치되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같은 중국의 보복도 우려된다. 호주를 방문한 에스퍼 장관은 이날 취재진이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미 국방부가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그렇지만 분명히 하겠다. 재래식 무기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배치 시점에 대해서는 “몇 달 내를 선호한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치 예상 지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동맹과의 논의 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는 또 중국의 반발에 대해서는 “중국 보유고의 80% 이상이 INF 사거리 시스템이고, 우리(미국)가 가벼운 능력을 갖추고 싶어한다는 것이 그들(중국)을 놀라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에스퍼 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오는 9일 정경두 국방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은 감추기 쉽고 이동식인 재래식 미사일을 괌 같은 지역에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일본이나 한국에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대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TV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군비 경쟁에서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미국의 INF 조약 탈퇴에 유감을 표명하며 중국을 탈퇴 명분으로 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호텔 델루나’ 이지은, 박유나 보고 사색 “악연 되풀이 될 것”

    ‘호텔 델루나’ 이지은, 박유나 보고 사색 “악연 되풀이 될 것”

    tvN ‘호텔 델루나’ 이지은이 박유나의 얼굴을 알아봤다. 소용돌이치는 감정 속 과거에 그녀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궁금증이 폭발하는 엔딩이었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 7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8.1%, 최고 9.6%로 지상파 포함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에서는 평균 6.6%, 최고 7.3%를 기록하며 4주 연속 지상파 포함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서 델루나를 탈출했던 13호실 귀신은 결국 신의 뜻에 따라 소멸됐다. 불법으로 촬영된 영상 유출 피해자였던 그녀는 아직도 몰카를 즐기고 있던 가해자들에게 귀신 동영상을 보내 해를 입히고 있었다. 억울한 사연이 있었지만, 결국 신으로부터 “너는 인간을 해한 악귀다. 이대로 소멸하거라”라는 차가운 사형선고를 받았다. 가해자였던 남자는 끝까지 “그 여자들 중에 누군진 정말 모르겠단 말이야”라며 자신 때문에 죽은 피해자를 기억조차 하지 못했기에 신이 더욱 원망스러운 순간이었다. 하지만 자비로운 것도, 냉혹한 것도 모두 신의 모습, 어쩔 수 없었다. 언제나 진심으로 귀신 손님들을 대했던 찬성은 13호실 손님이 소멸되는 것을 보며 그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이 사건으로 인해 그 역시 델루나에 있는 모든 이들이 언제든 신의 뜻에 따라 소멸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됐다. 그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이승에 남은 이들의 더 깊은 사정은 무엇일까. 결국 가해자 역시 신의 뜻대로 열차 사고로 사망하며 사건은 마무리 됐고, 만월(이지은 분)과 찬성은 평소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신경 쓰며 일상을 보냈다. 갖고 싶어 하던 요트를 사지 못하게 해 심술난 만월(이지은)을 달래기 위해 산체스(조현철)의 요트를 빌린 찬성. 산체스는 “데이트”라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만 모르는 첫 데이트인 셈이었다. 그러나 꿈 이야기가 나오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당신이랑 결혼한 남자는 신분이 높아보였는데”라며 붉은 혼례복을 입고 있던 만월을 봤다고 이야기 한 찬성. 만월 역시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남의 혼례복 훔쳐 입은 거야”라고. 꿈속에서 그녀의 손에 흐르던 피를 떠올린 찬성은 말이 없었다. “나는 나쁜 사람이었어. 지금도 나쁘지만 원래 훨씬 더 나빴어. 너는 나를 들여다보니까 내가 얼마나 나빴는지 점점 알게 될 거야”라는 만월. 그때 미라(박유나)가 찾아왔다.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미라와 아무렇지 않게 그녀를 맞이한 찬성. 미라의 얼굴을 확인한 만월만 차갑게 굳어버렸다. 미라가 오래 전 영주성 공주 송화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 혼란 속에서 단편처럼 스쳐지나가는 만월의 과거는 충격적이었다. 붉은 혼례복의 주인은 송화였으며 그 곁에 같은 혼례복을 입고 만월에게 그랬던 것처럼 송화를 보며 미소 짓는 청명(이도현)이 있었다. 송화는 군사들에게 포위된 만월 앞에 무서운 얼굴을 하고 나타났고, 연우(이태선)는 상처투성이었다. 그리고 만월은 독기로 가득 찬 눈으로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만월, 그리고 청명, 연우, 송화의 과거사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된 가운데, 그렇다면 “생의 악연이 되풀이 될 거거든”이라던 마고신(서이숙)은 만월과 미라를 가리킨 것일까. 미라를 마주한 만월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美 텍사스 월마트서 총기참사 20명 사망…증오범죄 가능성

    美 텍사스 월마트서 총기참사 20명 사망…증오범죄 가능성

    美 텍사스 엘 패소 월마트서…20명 숨지고 26명 다쳐경찰, 21세 남성 용의자 체포…백인 우월주의 증오범죄트럼프 “끔찍한 총격” 트윗…최근 총기난사 잦아져 우려 미국 텍사스 주의 국경도시 엘 패소의 대형 쇼핑몰에서 주말인 3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20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주일 전 뉴욕 인근 행사장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로 1명이 숨지고, 다음날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마늘 축제에서도 총격으로 4명이 숨진 데 이어 또 대량 총기 살상이 벌어진 것이다. 부상자 가운데 생명이 위독한 사람들도 있어 사망자 숫자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미 확인된 사망자 숫자만으로도 이번 사건은 미국 내 역대 총격 사건 중 10대 사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총격은 이날 오전 10시쯤 엘 패소 동부의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발생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엘 패소는 멕시코와 접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경도시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엘패소의 무고한 시민 20명이 목숨을 잃고 그밖에 20명 이상이 다쳤다”면서 “우리는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을 도와 하나로 단결하며, 우리가 그들을 돕기 위한 모든 일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패트릭 크루시어스’라는 남성 용의자 1명을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그는 텍사스 주 댈러스 출신으로 21세 백인 남성인 것으로 전해졌다.사건 초기 추가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체포되지 않은 추가 용의자는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인터넷에 돌고 있는 총격 현장 동영상에 따르면 백인 남성 용의자는 소총으로 무장한 채 총격 소음을 방지하기 위한 귀마개를 하고 범행에 나섰다. 용의자는 경찰이 출동하자 별다른 저항 없이 스스로 무장해제한 뒤 체포됐다. 엘 패소 경찰서장 그레그 앨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크루시어스가 온라인상에 올린 인종 차별주의적 내용의 성명서와 관련해 이번 총격 사건이 ‘증오 범죄’와 연관돼 있는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크루시어스가 썼다고 보도된 성명서에는 이번 공격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성명서는 또 유럽인들의 후손이 다른 인종에 압도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백인 우월주의 음모론인 ‘대전환’(The Great Replacement)도 언급했다. 이 성명서에는 “미국은 내부에서부터 부패하고 있다. 이를 멈추기 위한 평화로운 수단이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듯하다. 불편한 진실은, 우리 지도자들, 민주당원과 공화당원 모두가 수십년간 우리를 실망시켰다는 것”이라고 적혀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크루시어스는 텍사스 앨런 출신으로, 범죄 현장인 앨페소에서 차로 10시간(약 1000㎞) 떨어진 곳이다. 앨런 경찰서장은 크루시어스에 대해 사형에 처할 수 있는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텍사스 주가 중심이 돼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피해자들은 인근 병원들로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총격 피해자는 4개월 된 아기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에 걸쳐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및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도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엘 패소에서 끔찍한 총격이 있었다. 많은 이들이 죽었다는 보도가 있는데 매우 안됐다”라고 밝혔다. 월마트는 성명을 통해 “비극적인 사건으로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희생자와 지역사회 등을 위해 기도하면서 경찰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기 난사로 인한 대량 살상은 미국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지만, 최근 들어서 그 빈도가 부쩍 잦아진 양상이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지난달 27일 뉴욕 브루클린 동쪽 브라운스빌에서 개최된 대규모 연례행사 ‘올드 타이머스 데이’에서는 총격범 2명이 행사가 끝날 때쯤 총기 난사를 벌여 1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다음날인 28일에는 캘리포니아 주 북부에서 해마다 열리는 음식 축제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용의자를 포함해 최소 4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같은 날 중부 위스콘신 주에서도 주택 2곳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5명이 숨졌다. 지난달 30일에는 미시시피주 사우스헤이븐에 있는 월마트에서도 전직 직원으로 알려진 총격범이 총탄 10여발을 쏴 동료 월마트 직원 2명이 사망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 오늘 INF 탈퇴 강행 전망…러, 핵미사일 이동 배치 맞불

    미국이 냉전 시절 군비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러시아(소련)와 체결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를 2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도 미국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맞불’을 놓은 상태라 핵 군비 경쟁을 수반하는 신냉전 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美, 유럽에 러 겨냥 핵 미사일 배치 시사 31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국방부 칼러 글리슨 대변인은 “러시아는 의무사항의 검증 가능한 준수로 되돌아가려는 어떤 의미 있는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조약이 오는 2일 종료되면 미국은 더이상 INF상 금지 조항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INF조약 탈퇴를 기정사실화했다. 유럽 지역에 러시아를 겨냥한 중·단거리 핵 미사일 배치에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INF는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12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해 이듬해 6월 발효된 핵 군축 조약으로 미소 군비 경쟁을 종식하는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국은 조약 발효 후 3년 내 사정거리 500~5500㎞ 중·단거리 핵 미사일을 폐기하기로 하고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미사일 2692기를 없앴다. ●나토, 러시아에 “협정 준수” 촉구 그러나 미 정부는 올 초 러시아가 지상 발사형 순항 미사일인 9M729(사거리 2000~5000㎞)를 개발·배치함으로써 INF 조약을 위반했다며 러시아의 조약 미준수를 이유로 2일 조약을 탈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이 INF 조약을 탈퇴하면 러시아도 탈퇴하겠다고 맞서왔다. 이와 관련 오는 5일 러시아 측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가운데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미국이 유럽에 있는 지상 발사 (핵) 미사일을 이동시킨다면 그러한 상응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우리는 INF 조약이 폐기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우리는 이 조약을 살리도록 러시아가 이를 준수할 것을 여전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재규 사진 다시 걸린 軍,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김재규 사진 다시 걸린 軍,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사진이 약 40년 만에 그가 몸담았던 부대에 걸린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육군은 이날 “김 전 부장의 사진이 지난 5월 말부터 육군 3군단과 6사단 등 군부대 역사관 및 군 인트라넷 등에 게시됐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은 육군에 몸담으면서 18대 3군단장과 15대 6사단장 등을 지냈다. 1980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혐의로 내란죄가 확정돼 사형된 뒤 그의 사진과 이름이 역사에서 사라졌다가 약 40년 만에 지휘관으로 복권된 것이다. 지난 4월 국방부는 역대 지휘관 사진 게시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국방장관 및 장성급 지휘관 사진 게시 규정 등 부대관리훈령’을 개정했다. 개정안에는 내란·외환·반란·이적의 죄 등으로 형이 확정된 경우 및 금품 및 향응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으로 징계 해임되는 경우에는 홍보와 예우 목적으로 지휘관 사진을 게시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다만 홍보가 아닌 ‘역사적 기록 보존’의 목적일 경우에는 게시할 수 있도록 했는데, 내란죄가 확정된 김 전 부장이 이 예외 조항에 적용된 것이다. 하지만 김 전 부장의 ‘복권’(復權)은 덩달아 다른 범죄 사실이 있는 지휘관들에게도 ‘면죄부’로 작용한다는 점이 딜레마다. 국방부는 역대 국방부 장관 중 12·12 군사반란과 5·18 당시 반란·내란으로 형을 선고받은 22대 주영복, 25대 정호용, 29대 최세창 전 장관의 사진을 국방부 장관실과 인터넷 홈페이지 ‘역대장관’란에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12·12 군사반란의 주역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 과거 군 지휘관을 지냈던 대통령들의 사진도 이들이 근무했던 사단 군 내부 홈페이지와 지휘관실, 역사관 등에 고스란히 남게 될 전망이다. 그 밖에 금품수수 등의 범죄를 저지른 지휘관들의 사진도 역사 보존이란 차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육군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10·26 주역’ 김재규 사진, 출신부대에 다시 걸렸다

    ‘10·26 주역’ 김재규 사진, 출신부대에 다시 걸렸다

    국방부 “역사 있는 그대로” 훈령 개정 따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된 10·26 사태 이후 군에서 금기시됐던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사진이 근 40년 만에 일선 부대에 다시 등장했다. 1일 육군 등에 따르면 김재규 전 중정부장의 사진은 지난 5월말부터 그가 지휘관을 지냈던 군부대 역사관 등에 전시되고 있다. 김재규 전 중정부장은 육군 18대 3군단장과 15대 6사단장 등을 지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뒤 1980년 내란죄가 확정돼 사형된 이후 그의 사진과 이름이 전 부대에서 사라졌다. ‘12·12 군사반란’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김재규의 존재 자체를 금기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를 통해 ‘군이 정권을 창출했다’는 자부심과 명분을 무너뜨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의 사진이 일선 부대에서 근 40년 만에 부활하게 된 것은 국방부가 지난 4월 역대 지휘관 사진물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국방장관 및 장성급 지휘관 사진 게시 규정 등 부대관리훈령’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새 훈령은 역사적 사실 보존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모든 역대 지휘관 및 부서장 사진을 부대 역사관이나 회의실, 내부 홈페이지 등에 게시할 수 있도록 했다. 그의 사진과 약력은 육군 3군단 및 6사단 홈페이지에도 소개됐다. 그러나 예우·홍보를 목적으로 한 사진 게시의 경우에는 형법·군형법 등으로 형이 확정된 지휘관과 부서장은 제외된다. 국방부 측은 ‘군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취지에서 훈령 개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종로·서대문구 기숙사형 청년주택 입주민 238명 모집

    국토교통부는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종로구와 서대문구에 들어서는 기숙사형 청년주택에 입주할 청년 238명을 모집한다고 31일 밝혔다.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공공주택사업자가 기존 주택을 매입해 생활편의시설 등을 설치한 뒤 기숙사와 유사하게 운영하는 주거시설이다. 운영과 관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맡는다. 지난 3월 서울 구로구와 성동구에서 1·2호 기숙사형 청년주택이 문을 열었고 이번에 입주 신청을 받는 3~5호는 종로구 연지동과 서대문구 대현동에 있다. 입주 대상은 본인과 부모의 월평균 소득을 합쳐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3인 기준 540만 1814원)을 넘지 않는 서울·경기 소재 대학의 대학생·대학원생과 만 19~39세 청년이 해당된다. 입주 신청자의 소득수준 등을 고려해 입주 우선권이 부여된다. 기숙사비는 1인실 기준 보증금 60만원, 관리비 포함 월 임대료 30만원대로 시세의 50% 이하이며, 신청 자격을 유지하면 최대 6년까지 거주 가능하다.입주를 희망하는 청년은 LH 온라인 청약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입주자격 심사 등을 거쳐 오는 23일 선발 결과가 발표되고 이달 말부터 입주가 예정돼 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여기는 중국] 누명으로 ‘오심 사형’ 당한 청년 원혼 달랠까?…진범 사형

    집행 십 수년만에 ‘오심 사형’으로 결론나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악의 연쇄살인범에 대한 ‘진짜 사형’이 집행됐다. 일명 ‘후거지러투’(呼格吉勒圖)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1996년 당시 18세였던 청년 후거지러투가 자신이 일하던 공장 인근에서 여성의 시신을 발견하고 신고했지만, 성폭행 살인범으로 몰려 불과 60여 일 만에 총살형을 당했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한 지 9년 후인 2005년, 해당 지역에서 체포된 연쇄살인범인 자오즈홍이 후거지러투가 살해한 것으로 결론지어졌던 피해자를 죽인 진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온 중국이 들끓기 시작했다. 진범이었던 자오즈홍은 2015년 살인과 강도, 성폭행 등 총 17건의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6명을 살해하고 10명의 여성과 아이를 성폭행했으며, 성폭행 피해자 가운데 12살 아이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공분을 샀다. 검거 당시 자오즈홍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자백했지만, 최고인민법원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해당 사건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10년이 흐른 후에야 혐의가 인정돼 사형선고를 받았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 지 14년이 흐른 지난 30일, 후허하호터(呼和浩特)시 중급인민법원은 자오즈홍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그는 사형 집행 전, 가족들과의 면회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폭행 살인범으로 몰려 총살형 당한 후거지러투의 억울한 누명은 2014년, 무려 18년 만에야 벗겨졌다. 재심이 이뤄지기 전까지 후거지러투의 가족들은 고통의 나날을 보냈고, 국가로부터 손해배상금 약 200만 위안(약 3억 6000만원)을 받았지만, 꿈 많은 18세 소년의 죽음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2016년에는 당시 사건에 관련된 정부 관리들이 20년 만에 처벌받았다. 중국 사법당국은 사건 관련차 27명을 문책했고, 추가조사 후 기소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문학과지성사 새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 출간

    문학과지성사 새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 출간

    문학과지성사의 새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가 출간됐다. 첫 출간분은 고 김현(1942~1990) 문학평론가의 ‘사라짐, 맺힘’, 김혜순(65) 시인의 ‘여자짐승아시아하기’, 김소연(52) 시인의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이광호(56) 문학평론가의 ‘너는 우연한 고양이’ 네 권이다. ‘에크리’란 프랑스어로 ‘씌어진 것’ 혹은 ‘쓰다’라는 뜻이다. 작가 한 명 한 명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최대한 자유로운 방식으로 구현한다는 취지다. 문학과지성사의 창립자이기도 한 고 김현 평론가는 문학 비평을 넘어 일상의 언어로 영화·음악·여행 등을 기술했다. 아시아 여성 최초로 캐나다의 그리핀 시 문학상을 수상한 김혜순 시인은 ‘페미니즘이 시와 만났을 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김소연 시인은 사랑을 명사가 아닌 동사형으로 이해하며 사랑의 유동성과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시도를 이어 가며,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이광호 평론가는 고양이의 매혹적인 세계를 펼쳐 보인다. ‘문지 에크리’는 이제니·나희덕·진은영·이장욱 시인과 소설가 정영문·한유주·정지돈 등의 산문집으로 이어진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국가 폭력에 의한 ‘간첩죄’… 58년 만에 무죄 판결 “기쁘지만 억울”

    국가 폭력에 의한 ‘간첩죄’… 58년 만에 무죄 판결 “기쁘지만 억울”

    1961년 5·16 군사정변 직후 아버지는 간첩 누명을 쓰고 사형 위기에까지 몰렸다가 2년간 옥살이 끝에 풀려났다. 아버지가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국민학교 1학년 막내딸의 꿈은 이때부터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 드리는 것’이 됐다. 오랜 세월이 걸렸다. 군사정권이 물러나도 ‘빨갱이’의 굴레는 무거웠다. 여전히 국가를 믿을 수 없었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버지가 한을 품고 세상을 뜬 지 30년이 넘어서야 재심을 청구할 수 있었고 지난 5월 16일, 58년 만에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그렇게 막내딸의 힘으로 명예를 되찾은 아버지는 해방 후 서울대 법대 학장을 지내고 한글로 된 최초의 민법학서를 남긴 진승록 교수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만난 막내딸 진미경(64)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인터뷰 2시간 내내 눈물을 흘렸다. 재심 준비 과정이나 앞으로의 계획은 힘주어 말했지만, 과거를 돌이킬 때마다 눈물을 쏟았다. 그는 “재심에서 무죄를 받고 나니 아버지의 인생이 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뒤늦게 재심을 청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버지가 국민학교 1학년 어느 날 새벽에 끌려가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나요. 3학년이 돼서야 집으로 돌아오셨죠. 중학교 1학년 때였는데 아버지가 잠들지 못한 채 홀로 탄식하는 걸 우연히 들었어요. ‘억울하다. 원통하다’ 그러시더라고요. 그 말씀을 들으면서 ‘내가 아버지 한을 풀어 드려야겠다’고 거듭 다짐했지요.” “어느 날 신문을 보는데 간첩 누명을 썼던 죽산 조봉암 선생님이 무죄 판결(2011년)을 받아서 따님이 인터뷰한 기사가 나오더라고요. 그때 따님 나이가 여든이 넘었어요. ‘저렇게 연세가 많은 분도 하는데 나는 이게 뭔가´라는 자책감이 들었죠. 2014년 서울대 법대에서 6·25전쟁 관련 세미나를 열었는데, 아버지 이야기를 해 달라는 요청이 왔어요. 거기서 아버지의 서울대 법대 제자들을 만났는데, 그분들이 ‘서울대 법대 학장이 빨갱이라는 게 말이 되냐. 재심을 청구하라´고 적극 권유했어요. 그분들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게 됐어요.” 진승록 교수는 6·25전쟁 당시 서울대 법대 학장으로 교정을 지키다 납북됐고, 넉 달 만에 탈출해 고시위원장 등을 지냈지만 1961년 5·16 직후 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듬해 항소심에서 간첩방조죄만 인정돼 징역 10년으로 감형, 1963년 가석방됐지만 1985년 80세로 작고할 때까지 누명을 벗지 못했다. 진미경 교수는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국가를 믿지 않았다.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만들어졌을 때도 그런 이유로 아버지 사건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가 국가 폭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당했는데 국가가 다시 심사해서 밝혀 준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국가가 진실을 밝혀 줄 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재심 과정에서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판결문 이외에는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았어요.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일했던 김윤경 조사팀장이 자료를 찾는 방법을 알려줘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판결문 외에 재소자 인명부를 챙겼죠. 수사기록을 국가정보원이나 군에 요청했는데 처음에는 수사한 적 없다고 답하더라고요. 아는 국회의원을 통해 정보공개를 요청했더니 그제서야 수사는 했지만 기록이 없다고 말을 바꿨어요. 증언해 줄 사람을 찾기 위해 강원 원주, 전남 순천, 부산 등 안 가 본 곳이 없어요. 너무 오래전 일이라 대부분 돌아가셨거나 살아 있어도 증언을 거부했어요.” 서울고법 형사2부의 재심 판결문에는 “이 사건에 대해 육군고등검찰부, 국가정보원, 국가기록원 등에 기록 송부와 보존 여부 확인을 요청한 결과 그 어디에도 수사기록이나 재판기록이 보존돼 있지 않았다”고 명시돼 있다. 진 교수는 아버지에게 사형을 구형한 군검사를 어렵게 만났지만, 아버지를 모른다고 부인했다. 그는 나중에야 ‘진 학장의 딸이 나를 찾아올 줄 몰랐다. 상부의 지시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재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법구금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음을 인정할 수 있고, 수사 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볼 개연성이 있다”며 “불법구금과 가혹행위 등으로 임의성 없는 진술을 한 후 임의성 없는 심리 상태가 법정에서도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재심 준비 5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기분은 어땠나요. “선고 전부터 법정에 앉아서 남편이랑 계속 울었어요. ‘간첩´이란 말이 얼마나 무서운지 요즘 사람들은 모를 거예요. 정말 가슴이 터질 것 같더라고요.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가 ‘너무 늦게 무죄를 드려서 미안하다. 지금이라도 무죄를 받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어요. 처음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드디어 아버지 한을 풀어드렸구나. 아버지의 법대 제자들이 축하연도 열어 주셨어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더 슬프고 억울한 느낌이 들어요. ‘돌아가신 아버지가 살아서 무죄 판결을 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살아 돌아오시지도 못하고, 아버지의 억울한 삶은 되돌릴 수가 없구나´ 이런 생각만 커지네요.” 진승록 교수는 1905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보성전문학교(고려대) 교수와 서울대 법대 학장 등을 지냈다. 1947년 ‘민법총칙’을 시작으로 민법총론, 물권법, 담보물권, 채권총론, 채권각론 등 6권의 저서를 남겼다. 1952~1955년 지낸 고시위원장은 당시 정부 서열 4위로, 진 교수는 기술고시를 도입했다. -간첩죄에 휘말린 뒤 아버지는 어떻게 지냈나요. “엄마가 먼저 집에 왔는데, 또렷이 기억나요. 언니와 함께 학교 앞에서 떡볶이를 사 먹고 있었는데 입주 도우미 언니가 달려와서 ‘엄마가 오셨다´고 말했어요. 많이 남은 떡볶이를 그냥 내려놓고 놀라서 뛰어갔어요. 이듬해 여름에 아버지가 오셨어요. 풍채 좋던 아버지가 굉장히 수척해지셨어요. 고문 때문에 수저도 들어 올리지 못하셨어요. 벽에 금을 단계별로 그어 놓고 조금씩 올리면서 나름의 재활운동을 하셨지요.” “학자로서 활동은 전혀 못하셨어요. 한동안은 몸이 안 좋아서 그랬고, 박정희 사후 전두환 군부가 이어지니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죠. 형사들이 툭하면 찾아왔어요. 잡혀갈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늘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아요. 글조차 쓰지 못하셨죠. 유머가 많은 분이셨는데 성격도 변했고요. 1978년에 사면을 받고 변호사 등록을 하려고 했는데 법무부가 안 내줬어요. 변호사 등록 업무가 대한변호사협회로 이관된 1983년에야 변호사 재등록이 됐어요. 제대로 활동도 못하고 2년 후 돌아가셨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아버지 제자들은 저보고 효녀라고 하지만, 스스로 자랑스럽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아버지 간첩 누명 때문에 1980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려는데 외무부에서 여권을 안 내줬어요. 아버지 제자들이 신원보증을 서서 어렵사리 유학을 떠났죠. 저도 그런 일을 겪으면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 비슷한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죄송하죠. 아버지가 사면받고 변호사 등록하려고 백방으로 알아보셨을 때도 도와드리지 못했어요.” “아버지의 업적을 재평가하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학술 세미나도 하고요. 아버지 고향인 강릉 옥계면의 이름을 따서 기념사업을 계획 중이에요. 아버지의 민법이론과 고시위원장 당시 하신 일을 재조명할 거예요. 저는 아버지 때문에 정치학 교수가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국가란, 정치란, 이데올로기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다시는 이념 갈등으로 인해, 국가폭력으로 인해 희생되는 사람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여기는 중국] 여대생 성추행 뒤 살해·유기한 20대 남성, 사형 선고

    중국에서 여대생을 살해하고 그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뒤 유기한 남성에 대해 사형이 선고됐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 중급 인민법원은 지난해 11월 실종된 여대생 탄모양의 실종 사건과 관련, 최근 공안에 붙잡힌 웅즈청(25·무직)씨에 대해 고의 살인죄 혐의를 인정해 최고 형량인 ‘사형’을 선고했다고 이같이 밝혔다. 공개재판 형식으로 진행된 재판에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피고인 웅씨는 ‘사형’을 판결받은 것 이외에도, 불법도박 혐의를 인정받아 ‘정치 참여 권리 종신 박탈’과 강제추행죄 혐의로 징역 5년 등이 추가로 확정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번 사형 판결에 대해 피해자 탄양이 “살려 달라”는 등 애원하는 중에도 불구하고 해당 피해 여성을 강제로 추행한 뒤, 시신 구석구석을 잔인하게 훼손한 것에 대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설명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광시성 출신의 무직자 웅씨는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온라인 도박 사이트 등을 통해 수억 원 대의 빚을 지고 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서 금전적인 어려움에 부닥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도박 빚에 쫓기던 웅씨는 자살을 결심,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여행지를 찾아가 자살에 적합한 지역을 물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저장성 소재 시후(西湖) 풍경구에서 사건 당일 피해 여성 탄양을 발견, 해당 여성을 살해한 뒤 웅씨 자신도 따라 죽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 탄양은 영국 소재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홀로 여행을 떠나 왔던 중이었다. 저장성 출신의 탄양은 대학 졸업 이후 줄곧 해외 유학 생활을 하던 중 최근 학위 과정 졸업을 앞두고 귀국해, 국내 여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이었던 지난해 11월 13일, 탄양은 시후 풍경구의 등산을 하던 중 그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하며 접근한 피고인 웅씨의 유인으로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이런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속 인적이 드문 장소에 도착한 웅씨는 곧장 준비했던 칼로 탄양을 위협, 강제 추행한 뒤 피해 여성의 흉부를 수십 차례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더욱이 탄양이 사망한 이후 피고인 웅씨는 그녀의 목과 팔 등 신체의 상당 부분을 칼로 심각하게 훼손한 뒤 산 비탈길로 사체를 떠밀어 유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적이 드문 산비탈에 사체가 유기된 탓에 유가족들은 탄 양의 실종 신고를 마친 이후, 15일 저녁에서야 탄양의 사체를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날 재판장에는 유가족들이 참석, 피고인 웅씨에게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유가족들은 웅씨에게 사형이 선고되자 울음을 참지 못하면서도 “사회 정의가 실현된 것”이라는 짧은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사형 선고를 받은 웅씨는 재판장 내에서 선고가 확정되는 순간에도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한편 재판부 관계자는 “웅씨가 이미 사형이 선고될 것을 예측한 것처럼 보였다”면서도 “정의가 실현됐다는 방청석의 의견이 다수였지만, 이미 피해자 탄양이 사망해 돌아오지 못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다시는 이런 강력 범죄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美연방 16년만에 사형 재개…‘아동·노인’ 살해한 5명 면면은

    美연방 16년만에 사형 재개…‘아동·노인’ 살해한 5명 면면은

    미국 법무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범죄자들에 대한 연방 정부의 사형 집행을 16년 만에 재개하기로 함에 따라 2020년 미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로 나선 주자들이 앞다퉈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이날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연방 정부가 사형 집행을 재개하기고 결정했으며, 오는 12월부터 2달에 걸쳐 사형이 선고된 5명의 살인범에 대해 형 집행일을 확정할 것을 법무부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바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의회는 양원 모두에서 국민의 대표가 채택하고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을 통해 사형을 명시적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는 법에 의한 지배를 옹호하며 희생자들과 유족에게 우리의 사법 체계에 의해 부과된 형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바 장관은 법무부 산하 교정국이 사형을 집행하는 데 1개의 독극물(펜토바르비탈)만 사용하는 방안을 도입하도록 했다. 과거 티오펜탈을 이용해 3개 약제 혼합물을 투여했지만 적정 용량을 지키지 않으면 사망 직전에 극심한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서다. ●사형 집행 지지해 온 트럼프 대통령 미국에서는 14개 주에서 사형을 집행하고 있지만 연방 정부 차원의 사형집행은 지난 2003년 이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 형사법 체계상 연방대법원은 사형제도가 합헌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방 법무부의 교정국 산하 교도소에 62명의 사형수가 수용돼 있으며, 각 주에도 사형수가 존재한다. 1988년 미 연방 사형제도가 부활한 이후 15년간 연방 정부 차원에서 사형이 이뤄진 사례는 3건에 불과하다. 2001년 오클라호마시티 정부 청사 앞에서 폭탄을 실은 트럭으로 테러를 주도한 티모시 맥베이에 사형을 집행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2003년 19살의 젊은 여성 군인을 납치해 강간, 살인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걸프전 참전군 루이스 존스 주니어(53)를 사형했다. 2014년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이 법무부에 사형과 독극물 주사제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검토를 지시하면서 사실상 사형 집행을 동결하는 결과를 낳았다. 당시 오클라호마주에서 독극물을 주사해 사형을 집행하던 중 사형수가 발작을 일으켜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사형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지시한 것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범죄자에 대한 사형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2017년 10월 뉴욕에서 트럭으로 보행자를 들이받아 8명을 숨지게 한 용의자에 대해서는 트위터에 “뉴욕 테러리스트를 관타나모 수용소로 보내고 싶지만 그 절차는 통계적으로 연방 시스템을 거치는 것보다 훨씬 더 걸린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 사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11명을 사망케 한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시너고그) 총격 참사 때도 사형제에 대한 지지 의견을 밝혔다. 아직 두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은 진행중이다.●“사형 집행 재개는 역사의 반대편에 서는 것” 연방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대선 주자로 나선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국가의 사형 집행은 부도덕이자 깊은 흠결”이라고 규정했으며,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사형에 대해 반대하는 자신의 뜻을 다시금 환기했다. 유력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서 1973년 이후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 중 160명이 추후에 무죄가 입증됐다”며 사형 집행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사형제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입장도 변화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996년 당시 사형제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 응답자는 80%에 육박했지만, 지난해에는 54%로 22년 사이 26%포인트 감소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의 카산드라 스텁스는 이번 연방정부의 사형제 집행 재개 결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스텁스는 “연방 정부의 사형제도는 인종에 대한 편견과 지리적 불균형, 검사의 위법행위, 말도 안 되는 과학 등으로 규정된다”면서 “이는 전국적으로 사형제에 대한 지지율을 떨어뜨린 원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법무부는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사형 집행 대상자들 면면은 한편 연방정부가 사형 집행 일시를 지정하라고 요청한 5명의 사형수는 모두 아동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살인죄를 저질렀으며 인디애나주 테러호트에 있는 연방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 이 가운데 37살 레즈몬드 미첼은 자신의 친구와 함께 2003년 애리조나주에서 할머니와 9살 난 손녀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히치하이킹을 하던 미첼과 그의 친구는 자신들을 태워준 피해자 앨리스 슬림(63)과 함께 있던 손녀 티파니 리를 살해하고 차량을 절도했다. 미첼의 사형집행일은 오는 12월 11일로 예정됐다. 16살 소녀를 납치해 강간하고 토막 살해한 웨슬리 퍼키(67)의 사형 집행일은 같은 달 13일로 정해졌다. 그는 소아마비에 걸린 80세 노인을 망치로 살해하기도 했다. 퍼키의 변호사는 그가 “끔찍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인만의 국가를 건설하고자 한 백인 우월주의자 대니얼 루이스 리(46)의 사형집행일은 12월 9일로 계획됐다. 리는 1996년 공범인 체비 케호와 아칸소주 틸리에서 총기상 윌리엄 뮬러를 비롯해 그의 아내 낸시 뮬러, 두 사람의 8살 난 의붓딸 사라 파웰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리의 변호사 모리스 문은 이날 “아이의 죽음은 케호의 책임”이라면서 “리에 대한 사형집행은 ‘정의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살 난 자신의 딸을 고문하고 살해해 2004년 사형을 선고받은 알프레드 부르주아(55)의 사형 집행 예정일은 2020년 1월 13일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에 집행이 예정된 사형수 가운데 부르주아가 유일한 흑인이라고 설명했다. 마약상이던 더스틴 혼켄(51)은 1993년 여자친구의 도움을 받아 5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동료 마약상인 테리 드제우스와 그레고리 니콜슨 두 명을 비롯해 니콜슨의 여자친구와 6살, 10살이던 두 딸의 목숨을 빼앗았다. 혼켄의 사형집행 예정일은 2020년 1월 15일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영웅’이 돌아오자, 눈물·박수가 터졌다

    ‘영웅’이 돌아오자, 눈물·박수가 터졌다

    평일 밤 공연에도 4층 객석까지 빼곡 “우리가 잊지말아야 할 안중근과 역사” 아이와 함께 역사교육 관람 가족 많아 “10년 앙코르 공연서 기립박수 놀라워”공연 1부 중반부터 객석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1부 막이 내리고 극장 조명이 켜지자 눈시울을 닦는 여성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2부 공연은 더욱 뜨겁게 몰아쳤다. 극에 몰입한 관객들은 더욱 숨을 죽여 집중했고, 무대의 배우들은 2000여 관객들을 1909년 10월 만주 하얼빈역으로 소환했다. 1부에서 흐느끼던 소리는 더욱 커졌고, 공연 초반 졸음을 이기지 못해 의자 등받이에 머리를 받던 남성도, 앞자리에 앉은 노신사도 말없이 안경을 벗어 눈물을 훔쳤다. 커튼콜이 모두 끝나고 무대에 다시 막이 내려도 기립 박수를 보내던 관객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도마 안중근의 독립운동을 그린 뮤지컬 ‘영웅’의 서울 앙코르 개막 공연 현장은 여느 때보다 뜨거웠다. 지난 23일 밤 8시. 2300석 규모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평일 밤 공연임에도 1층부터 4층 객석까지 ‘안중근과 역사’를 맞이하러 온 관객들로 빼곡했다. 20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00주기를 기념해 개막한 뮤지컬 ‘영웅’의 열기는 초연 10년이 지나도 여전했다.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촉발한 한일 경제 갈등 이후 한국 사회 전반에 퍼진 반일운동 기류 속에 이 ‘10년 묵은 공연’은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였다.지난 10년간 “볼 사람은 다 봤다”지만 여름방학을 맞아 문화생활을 통한 역사교육의 장으로 극장을 찾은 가족단위 관객들도 많았다. 공연 관계자는 “평일 밤 개막 공연, 초연도 아닌 앙코르 공연 게다가 소위 티켓 파워가 큰 아이돌 배우 없는 공연으로 예술의전당 4층 객석까지 가득 채우는 건 이례적인 현상”이라면서 “스토리가 검증된 ‘영웅’의 기본적인 인기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서울 앙코르 개막공연 분위기는 다소 놀랍다”고 업계 반응을 전했다. 초등생 딸·아들 둘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40대 부부는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 ‘영웅’을 이미 봤는데, 아이들에게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역사를 알려주고,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왔다”며 “사소하겠지만 이렇게라도 우리 역사를 기억하고 많이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흔 살이 넘었다는 백발의 남성은 “공연을 보는 내내 지금 한일 관계가 떠올라 더 화가 나기도 했고, 더 슬프기도 했다”고 관람 평을 남겼다. 관객의 이런 반응은 공연 중 박수 소리에서도 감지됐다. 통상 뮤지컬에서는 하나의 이야기와 넘버(노래)가 끝나는 대목에서 박수로 답례하는 게 ‘관객 에티켓’이다. 이토 히로부미(정의욱 분)를 중심으로 한 일본군 배역의 스토리가 끝나는 부분에서는 ‘예의’ 수준의 박수가 나왔다. 반면 안중근(정성화 분)을 중심으로 한 독립군의 군무와 합창에서는 노래가 끝나기가 무섭게 참았던 박수를 터뜨렸다. 이날 공연의 절정은 단연 2부 마지막 넘버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부분이었다. 이토를 암살한 죄로 중국 뤼순 형무소에서 사형 집행을 앞둔 안중근에게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직접 뜬 의수와 함께 보낸 편지를 낭독하는 대목이다. 2019년 7월을 살아가고 있는 관객들도 그 순간만은 모두 나라 잃은 국민의 심정으로 돌아갔다. 공연은 밤 11시가 가까운 늦은 시간 끝났지만, 많은 관객들은 로비에 마련된 뤼순 형무소 세트 앞에 길게 줄지어 늘어서 이날의 감동과 여운을 사진으로 담아갔다. 뮤지컬 ‘영웅’은 8월 21일 공연을 끝으로 8개월 전국투어 막을 내린다. 예술의전당은 8월 20일 공연 실황을 서울 성북 아리랑시네센터, 인천 중구문화회관, 대구 대덕문화전당, 강원 화천문화예술회관 등 전국 6개 지역 극장 등에서 무료로 생중계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법정서 고유정 측 “범행하려 졸피뎀, 뼈 무게 검색한 것 아냐”

    법정서 고유정 측 “범행하려 졸피뎀, 뼈 무게 검색한 것 아냐”

    “수박 썰다 前남편 성폭행 시도에 우발적 살해” 되풀이“억울한 마음과 범행을 부끄러워 하는 마음 혼재” 강조前남편 살해 후 혈흔 청소, 두 차례 시신 훼손은 인정재판부 “범행 전 인터넷 검색 행위 등 설명해야”다음달 12일 첫 정식재판…사상 첫 방청권 선착순 배부지난 5월 제주도에 아들을 보러 온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여러 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이 법정에서 남편을 살해할 목적으로 졸피뎀 처방 내역이나 뼈 무게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한 게 아니라며 사전 계획된 범행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고유정은 변호인을 통해 심리적으로 불안해 범행 과정 대부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정의 변호인은 23일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은 수박을 써는 과정에서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는 달리 “(고유정이) 전 남편을 증오의 대상으로 여겨 살해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아니며, 범행을 사전에 준비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졸피뎀 처방 내역과 뼈의 무게와 강도 등을 검색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전 남편을 살해한 뒤 혈흔을 청소하고, 두 차례에 걸쳐 시신을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에는 범행 전 살인을 준비하는 듯한 단어를 검색하는 등 피고인의 우발적 범행 주장과 배치된 행위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변호인에게 요구했다. 재판이 끝난 뒤 고유정 측 변호인은 “그동안 접견을 하며 많은 대화를 했지만, 현재 다른 사건(의붓아들 의문사) 조사를 받는 상황이어서 심적으로 불안한 상태라 범행 과정 등에 대해 대부분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고씨가) 억울한 마음과 자신의 범행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혼재돼 있다”면서 “재판부의 요구에 대해 입장을 정리해 다음 재판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의무는 없다. 고유정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는 이날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과 쟁점에 대한 정리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12일 첫 정식 재판을 열기로 했다. 공판준비기일이 아닌 정식 공판인 만큼 피의자인 고유정은 법정에 직접 출석해야 한다. 이 재판에서는 고유정의 계획적 범행 여부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고유정에 대한 사형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민적 법 감정이나 국민 정서에 부합한 형벌이 내려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날 재판은 제주지법 사상 처음으로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법원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재판인 만큼 법정 질서 유지를 위해 앞으로 진행될 고유정의 재판에 대해 방청권 소지자만 방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3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해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달 1일 20일간 이어진 수사를 마무리하고 고유정을 재판에 넘겼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길섶에서] “아니오, 오늘이오!”/이지운 논설위원

    “부유한 죄수가 석방되면 으레 쌀 몇 말을 남겼고, 그날은 잔칫날이 된다. 죄수들이 밥을 짓고는 고사를 지내는데, 밥술을 떠서 형 집행실 너머로 뿌리면서 기도를 바친다.” 1878년 서울서 감옥살이를 했던 프랑스 선교사 펠릭스 클레르 리델의 묘사는 생생하다. “죄수 모두가 내일 아침이면 나가게 해 주십시오” 외치면, 죄수들은 “아니오! 오늘 저녁에 다 나가게 해 주시어 한 사람도 남지 않게 해 주십시오” 다시 고축했다 한다. 그들의 ‘오늘’은 얼마나 간절했을까. 해가 지면, 점호가 이뤄지고 밖에서 굵은 빗장을 가로질러 걸어 놓은 뒤 쇠사슬로 얽어매어 잠근다. 옥졸은 마을로 자러 가면서 죄수들에게 “자지 말고 불조심하라”고 당부한다. 불이 나도 밖에서 문을 열어 줄 이는 없다. “죄수들이 하루 중 가장 슬픈 때가 문이 닫히는 순간이라고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신부는 회고했다. 다음 장면은 더 애절하다. “저녁을 먹는 때였는데, 옥졸이 어느 죄수에게 ‘나와! 목매러 가자’고 하니, 굶주림으로 애타게 기다렸던 밥인데도 모두 밥알 한 알도 삼키지 못하고 밥사발을 내려놓았다. 교수형은 소리 없이 집행된다. 사형수의 비명도 탄식도 들리지 않는다.” 참으로, ‘내일’은 조심스레 꺼내 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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