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형집행
    2025-07-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28
  • 美 ‘64년만의 공개사형’ 술렁

    오는 16일 미국 인디애나주 테러호트군의 연방교도소에서있을 오클라호마 정부청사 폭탄 테러범 티머시 맥베이(32)의 공개 사형집행이 미국 사회의 지대한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테러 희생 유가족과 취재진 등 20여명이 맥베이가 독극물주사를 맞고 숨이 끊어지는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지켜보고 나머지 200여명은 오클라호마 시티에 마련된 폐쇄회로TV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볼 예정.공개 사형집행은 1936년 켄터키주 오언즈버러와 1937년 몬타나주 교수형 이후 64년 만이다. 인구 6만명 소도시 테러호트에는 16일 사형 반대론자 5,000여명이 시위를 계획,치안에 비상이 걸렸다.또 ‘희대’의 사형 장면을 보도하기 위한 취재진 1,400여명이 몰려들것으로 예정. 언론사들은 사형장 입장 제한 기자수 10명을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95년 4월19일 일어난 오클라호마시티 연방 정부청사폭탄테러 희생자는 어린이 19명을 포함 모두 168명. 그러나 범인 맥베이는 최근 출판된 자서전 ‘아메리칸 테러리스트’에서 추호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93년 텍사스주 와코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의 무리한 진압으로 희생된 다윗파 신도 72명에 대한 ‘정당한 복수’였다는 것이다. 맥베이의 ‘충격적인’사형 장면이 공개된 뒤 미 사회는사형집행을 둘러싼 논쟁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ABC방송과 워싱턴 포스트는 3일 미국인의 사형제도에 대한 여론조사를 발표하는 등 논쟁의 토대를 조성하고 있다.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63%가 사형 제도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정기자 crystal@
  • 2001 길섶에서/ 매맞는 남편

    악처의 대명사로 알려진 소크라테스의 부인 크산티페는실제 악처가 아니었다는 주장이 있다.평소 생활비 한푼 내놓지 않는 데 화가나 제자들과 함께 있던 남편에게 욕설을하고 물을 퍼부은 것이 악명을 얻는 계기가 됐지만, 진실로 남편을 사랑했다는 것이다.그녀는 사형선고를 받은 남편을 진정으로 위로했고,사형집행땐 누구보다 슬퍼하고 애도했다고 제자들은 전한다.욕설과 물세례를 받은뒤 “천둥·번개가 친뒤 비가 오는 것은 순리”라고 받아 넘긴 소크라테스의 유머속에도 아내에 대한 증오의 흔적은 없다. 몇년전 PC통신에 ‘맞사모’라는 모임이 등장했다.‘매맞고 사는 남편들의 모임’을 줄인 말이다.회원들은 “늘 아내에게 맞을 수 있다는 자세로 가정과 사회의 평화와 행복을 지켜가자”고 강조한다.페이소스가 느껴지지만,살벌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16년 동안 아내로부터 매맞고,정신병원에 강제입원까지 당했던 남편이 이혼소송에서 승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부부관계가 이렇게까지 일그러질 수있을까. 안타깝고 답답하다. 최태환 논설위원
  • 제20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 24일부터 서울갤러리서

    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한국도자기주식회사가 후원한 제20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서 심희정씨(29·서울 중랑구 중화1동 110-83)가 ‘Reconstruction 00-01’이란 작품으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우수상은 작품 ‘물구나무선 주전자’의 성상은씨(26)가 받았으며,김해령(24·‘정상,비정상 그 애매모호함의 틈새’) 김주상(31·‘이중투각문 기 20009’) 김문식(30·‘공존’) 신동원(28·‘일상의 기억’) 김은정씨(25·‘또 다른 잔재’)가 각각 특선을 수상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65명의 작가가 71점의 작품을 출품,이중 대상을 포함한 44점이 입상작으로 뽑혔다.대상에는 500만원,우수상에는 200만원,특선에는 100만원의 상금이 각각 주어진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천복희 서울여대 교수는 “예년에 비해 출품작수는 줄었지만 전체적인 질은 오히려 향상됐다”며 “전반적으로 형태적 조형성에 치우쳐 표면처리를 포함한 작품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심사에는 천복희 서울여대 교수,강석영 이화여대 공예학부 교수,김기천 원광대 공예 디자인 학부교수,유재길 홍익대 예술학과 교수,최봉수 경남대 공예 디자인학부교수 등 5명이 참여했다. 시상식은 10월 24일 오후 5시 서울갤러리에서 입상작 전시(24∼29일) 개막에 맞춰 열린다. ◆다음은 입선자 명단. 강승철 박성백 정현희 이은재 박삼칠 조용구 권재환 김영수 김수일한재면 김재은 윤지용 백재순 한영학 최지민 박수현 장연자 김정선손경자 김병일 박태준 이운경 김종문 이동구 이인 김종윤 배주영 최응한 이현정 권현수 윤주철 백미희 염지윤. *大賞 수상 심희정씨. “건축 공사현장의 구조물을 형상화해 물질문명 아래서의 인간소외문제를 다뤄보고 싶었습니다.공사장의 철판이나 H-빔,시멘트 더미 등은 모두 내 도예작품의 주된 소재지요” 올해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심희정씨는 “예술은 그 자체의 심미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발언이 담길 때 비로소 그 빛을 더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1993년 제13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 처음으로 출품,6전7기 끝에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심씨는 대작을 주로 제작하지만 기술적 완성도면에서 결코 떨어지지않는다. 조합토를 기본으로 산화철과 크롬,백매트유 등을 사용해 날카롭고 직선적인 느낌과 둔중한 질량감을 아울러 전해주는 작품을 만들어낸다.특히 그의 작품에 으레 등장하는 볼트와 너트의 형상은 정교한 장인적 솜씨가 있어야만 가능한 고난도 작업이다. “미국의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전기의자’ 같은 작품은 중앙에 빈 의자가 있고 벽에는 정숙이라는 표지가 있는 황량한 사형집행실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인의 정신적 죽음,나아가 현실과 유리된 방관자의 소외의식을 암시하고 있습니다.워홀을 비롯한 팝 아트 작가들의작품은 언제나 내 조형언어의 스승이죠.그와 같은 구성의 추상적 엄격함과 섬뜩한 이미지를 담은 작품을 계속 만들고 싶어요” 서울산업대 도예학과와 대학원 산업공예학과를 졸업한 심씨는 그동안 10여차례의 작품전을 연 전업작가.“‘돈이 되는’ 생활도자에 간혹 마음이 쏠리기도 하지만 조형성 위주의 순수도예가 주는 매력은늘 그 유혹을 이겨냅니다” 도예작가인 남편(김율식)이 그의 조수이자 예술적 동반자다. 김종면기자 jmkim@
  • 中 전인대 前부위원장 사형집행

    [베이징 AFP 연합] 중국은 14일 건국 이래 사형 판결을 받은 최고위급 인사인 청커제(成克杰.66)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전 부위원장의 사형을 집행했다고 관영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베이징 최고인민법원에 낸 상소가 기각됨에 따라 청에대한 사형이 집행됐다고 전했다.청 부위원장은 92년부터 98년까지 광시장족(廣西壯族) 자치구 주석으로 재직하면서 490만달러의 뇌물을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사형선고를 받았다.
  • [대한시론] 국민의 정부를 바라보는 눈

    국민의 정부가 발족한지 2년반.그래서 지난 1기를 되돌아다 보고 2기를 향해서 마음을 가다듬어 보자는 움직임이 있다. 그러나 눈앞에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그다지 밝은 것이 아니다.의료대란도 그렇고 여야간의 정치적 대립을 보면 국민의 마음은 어둡기만 하다. 어둠이 깊으면 깊을수록 밝음을 위한 일대 결단이 있다면 국민의 얼굴에 희색이 되돌아오는 법이지만 그런 지혜와 용기 있는 전환이 있을 것 같지 않다.그러니까 우울하기만 하다. 이런 때에 잠깐 눈을 돌려 좀더 넓게,좀더 깊이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사실 뒤엉킨 현실도 근본적인 것을 파악하고 거기에서 조망해 볼 때 좀더 분명하게 나타나고 어떤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다. 국민의 정부 2년 반에 그 많은 충돌 속에서도 최루탄을 한발도 쏘지않았다던가,한 사람의 사형집행도 없었다던가 하는 데는 분명히 이정부의 자세가 깃들여 있을 것이다.일상적인 혼란 속에서 우리는 그런 것을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지 못했는지도 모른다.거기에는 국민의 정부의 인권에 대한 의지가 스며들어 있다고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98년 10월에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 정상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 발표됐을 때 우리는 얼마나 충격을 받았던가.한·일 간에 아직 여러 가지 문제가 남아있다고는 하여도국제적으로는 한·일 밀월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했고 그것은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예고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 5월에 나온 일본학의 대가 매리우스 B.잰슨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명예교수의 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방일하여 ‘커다란 변화를 시동시키는 이니셔티브’를 잡고 이것을 오부치 총리가 받아들임으로써 ‘중요한 전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이러한 이니셔티브가 금년 6월에는 대북 관계에 있어서 더욱 크게 시동한 것은 물론이다. 그것은 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지금 그 시동이 더욱더 확대돼 가고 있다.이것이 한반도만이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상황을 바꾸어 가는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라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조차도,더욱이 그것이 일상적인 것,당연한 것처럼 되어버리면 거의 망각하다시피 하고 오늘 눈앞에 전개되고 있는일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게 된다. 그렇지만 적어도 국민의 정부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려고한다면 이 정부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생각해 보는 여유를 가져야하리라고 생각한다.그렇지 않다면 나무는 보아도 숲은 보지 못하는 우(愚)를 범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사실은 국민의 정부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커다란 정치적 실험을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불안해 할 때가 적지 않다.완전한 자유를 허용하면서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는 일이우리나라 정치풍토에서 가능할 것인가.일본이 과거청산에 아직 인색하다고 보이는데 대담하게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해도 되는 것일까. 대북 관계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그오랜 대립과 적의(敵意)의 세월을 넘어서기 위해서 무슨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인가.아무리 호소해도 상대가 합리적인 사고를 주저하고도리어 대립과 긴장이 고조돼 갈 때 우리는 햇빛을 비추려고 한다.그것은긴장을 지탱하는 한쪽 기둥을 빼어냄으로써 긴장 자체를 붕괴시키자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의 역사에서는 남을 배제하고 말살하려고 했다.21세기에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이란 서로 공존하고 상대의 번영이 나의 번영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이룩하려는 데 있다. 여기에 잰슨이 말한 21세기를 향한 ‘높은 차원의 정치지도력’이 요구된다.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둠의 수렁에서 벗어나기어려운 것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지 명 관 한림대학교 교수
  • [네티즌 칼럼] 국가는 사형 할 권리가 없다

    사형은 차별 중에서도 가장 전체주의적인 것이다.사형 집행은 국가의 판결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며 국가는 단지 하나의 범죄에 대한처벌뿐만 아니라 하나의 생명을 완전히 그리고 영원히 파괴할 권력과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선언이다. 이런 가공할 선언을 실천으로 옮겨온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볼 때도 폭력과 공포에 의한 지배를 한 사람들이 열성적으로 사형을 시연해왔다.정치적인 자유가 있는 사회와 사형이 폐지된 사회 간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대목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다른 인간의 폭력을 그저 더 많은 폭력으로 상대하기보다 두려움과 증오,자신의 분노와 편견을 뛰어넘어 문제해결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확실히 가능하다.한 사람,한 사람이 사형폐지운동에 참여하고 있고,세계의 여러 문명권의 나라들이 사형을줄이거나 제한하거나 폐지시키고 있다.다른 모든 폭력과 사회문제들에도 불구하고,이것은 분명히 우리 세계와 인류가 움직이고 있는 방향이다.1976년 이래 매년 평균 2개 국가에서 사형제도가 폐지되었으며 89년 이후 21개 국가에서 사형제도가 사라졌다.현재 세계의 절반이상인 108개 국가가 법적 또는 실제에 있어 사형제도를 폐지하였으며 87개 국가에서 사형이 존치되고 있다.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 가난하거나 정신질환자 또는지진아이거나 소수민족일 경우이고,사형집행을 당한 사람들은 종종위에서 열거한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사람들이다. 예컨대 미국에서 모든 사형의 80%는 흑인들에게 폭력으로 즉결처형하는 오랜 역사적 전통을 자랑하는 텍사스주에서 집행되어 왔다는 사실은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모든이에게 인식의 폭을 제공하고 있다.결국 아직도 사형제도가 남아있는 국가에서는 사형이라는 형벌제도가 매우 불평등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종종 사형제도는 범죄의성격을 배제하고,범죄자의 경제적 지위,피부색,또는 자신들이 죽인사람의 피부색 또는 경제적 지위 때문에 남발되거나 제한되는 등 이미 보편타당한 법제도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정치적 법률이다. 특히 사형은 한국에서 명백히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기 위해 자주사용돼 왔다.1958년의 이른바 ‘진보당 사건’,1967년의 동백림 사건,1974년의 인혁당 사건,1980년의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등 현대사에서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사형집행과 선고가 있었다.이 경우 일방적으로 불합리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사형을 선고받음으로써 사형제도자체의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기도 했다. 사형제도는 극단적으로 가혹하고 비인도적이며 모욕적인 형벌이다. 사형은 명백하게 가혹한 처사일 뿐 아니라 사형을 기다리는 과정 자체도 잔혹한 고통이다.그 과정는 종종 살아 있는 죽음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여러 고문 피해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가장 공포스러운 고문기법은 사형의 위협이라고 한다.종신형은 재심의 가능성이 보장되며 조건이 충족된다면 가석방을 고려하는 나라들도 많다.또한 범죄자의 교화와 갱생은 오랫동안 형사정책의 기본목표인데 다른 형벌과는달리 사형은 갱생의 가능성을 처음부터 배제하는 형벌이다.국가는 죄인을 사형시킬 권리를 결코 가질 수 없다.국가가 법의 이름을 빌려고의적이고도 용의주도하게 한 생명을 박탈하는 사형은 결국 사람들의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줄어들게 만든다.또한 사형은 불공정한 법의 집행을 밝혀낼 수 있는 노력을 막아버리기 때문에,실제로 사형을당한 무고한 사람들의 숫자는 이것보다 훨씬 많다. 현재 한국에서는 60여명이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다.이들의 생명을뺏는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 것이며,역사는 현재 우리가 행하고 있는 보복적 행위를 무엇이라고 하겠는가? 인간의 미개성을 표출하고있는 가장 명백한 증거가 바로 사형이다.국가는 사형을 멈춰야 한다. 오완호 국제사면위 한국지부 사무국장 amnesty@amnesty.or.kr
  • 전통行刑 한눈에 본다

    과거 우리나라에선 죄인들에게 어떤 벌을 주고 옥살이는 어떻게 했을까. 조선시대 행형(行刑)장면을 생생히 보여주는 이색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부터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전통행형 풍속화 특별전’이 그것.내년 8월14일까지 1년동안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조선후기 김윤보·김준근 선생 등 대가들이 남긴 희귀한 행형 풍속화 7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사형집행 모습은 물론,유형(流刑)과 곤장형(棍杖刑) 집행 장면,죄인 체포 및 호송 장면,옥사 면회 장면 등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또 형을 가하는 관원과 죄수의 표정까지 생생히 표현돼 있어 보는 이들의 흥미를 더한다.이와 함께 죄인이 체포돼 형을 집행할 때까지 순서대로 상세한 해설과 함께 작품을 배열,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서대문구(구청장 李政奎)가 조선시대 행형의 역사를살펴보고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이미 전시돼 있던 일제시대 행형제도와 비교함으로써 후손들에게 애국심을 일깨워 주기 위해 기획했다. 전시작품은 형사정책연구원에 근무하는 임재표 사무관(45)이 20여년간 개인적으로 틈틈히 수집한 것들. 임 사무관은 “사진이 없던 시대의 전통 교정 풍속을 사실적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며 “특히 죄인을 불쌍히 여기는 민본주의정신이 깃든 우리 행형제도를 알리고 싶어 소장품을 선뜻 내놓았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민주 全大 개막 이모저모

    [로스앤젤레스 최철호특파원·외신종합] 앨 고어 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에게 9∼14% 포인트 뒤지고 있으나민주당 전당대회 개막을 앞두고 오름세를 타고 있다.NBC방송과 월스트리트 저널,폭스 TV가 1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녹색당의 랠프 네이더 후보,개혁당의 팻 뷰캐넌 후보 등이 참여하는 4파전이 될 경우부시 후보와 고어 후보는 각각 44%대 41%의 지지율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역할 설정을 놓고 고심중인 앨 고어 부통령은13일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주저없이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자문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어 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임기 중 클린턴대통령의 자문을 받을 것이냐는 질문에 “자문을 받는 일이 규칙적으로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왜 배제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공화당 전당대회처럼 민주당대회도 인터넷 매체들의 경쟁 무대가되고 있다.보터닷컴(Voter.com),그래스루츠닷컴(Grassroots.com)등 100여개의 정치관련 웹사이트에서 1,000여명의 기자와 보조요원이온라인 독자들을 위해 뛰고 있다.이들 사이트는 대회기간중 즉석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주요행사를 생중계하며 360도 인터넷비디오 카메라를통해 마치 대회장에서 행사를 지켜보는 것같은 입체영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동물애호가 및 낙태옹호론자 수십명은 12,13일 LA 다운타운에서 집회를 갖고 유전자조작 반대,낙태권인정등을 촉구했다.사회운동 단체들은 14∼17일까지 매일 퍼싱 스퀘어(광장)등지에 모여 사형집행 폐지,세계무역기구(WTO) 및 핵무기 철폐,경찰폭력 중단,노동·이민권익 강화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도 많은 기업들이 기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기부금 액수는 보험·금융서비스그룹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과 계열사가 200만달러로 가장 많고 마이크로 소프트,AT&T,제너럴 모터스 각 100만달러,다임러 크라이슬러 25만달러,보잉,록히드 마틴 각 10만달러 등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장 인근 호텔에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러시아,뉴질랜드,아제르바이잔,마케도니아 등 세계 각국의 의원들과 관리들이투숙하고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14일 저녁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한다.고어 진영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시 공화당 후보측이 제럴드 포드,로널드 레이건 등 전직 대통령에 관한 영상물을 보여주며 단합을 강조한 것과 관련,카터 전 대통령을 공식초청.카터 부부는,퇴임후 국제분쟁 중재자로서 활약한 내용이 담긴 5분짜리 영상물을 관람하고 대의원들을 격려할 예정. ◆민주당 전당대회위원회(DNCC)는 14일 개막식 때 영국의 세계적 우주물리학자 스티브 호킹(57) 박사의 메시지가 담긴 비디오테이프를상영할 계획.호킹 박사는 고어 후보의 해박한 과학지식을 높이 사 그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구국의 뜻 되새기자/ 독립유공 이젠 이념의 굴레 벗어야

    일제하 항일독립운동을 벌인 애국지사 가운데는 명백한 독립운동 공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서훈을 받지못한 경우가 상당수 있다.그 이유는대개 두 가지로 압축된다.첫째,조선공산당 등에 가입해 좌익활동을 했거나또는 해방후 월북한 자 둘째,건국후 간첩죄 등의 죄명으로 실정법상 처벌을받은 자 등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당국의 미포상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우선 독립유공자 포상은 일제하 독립운동 공적에 대한 포상인만큼 해방 이후의 행적을 이유로 포상에서 배제한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것이다.또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인 경우 좌익활동이 독립운동의 방편이었을 경우 이를이념에 구애없이 포괄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최근 남북한 관계개선을 계기로 ‘이념의 굴레’에 묶인 독립유공자에 대해 적극적인 포상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1의거 10년 뒤인 1929년 11월 발생한 ‘광주학생의거’의 주역으로 의거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그로 인해 최종선고에서 징역 4년의 최고형을받은 인물로 장재성(張載性)이란 인물이 있다.4·19후 민주당정부는 그의 독립운동 공적을 높이 평가하여 그에게 건국훈장을 주기로 결정했다.그러나 5·16후인 1962년 3월 1일 당시 독립유공자 공적심사 주무부처였던 내각사무처는 돌연 장씨에 대한 국민장(3등급·현 독립장)서훈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내각사무처는 서훈취소 이유로 신원조회 결과 장씨가 “해방후 조선공산당에 가입,활약하다가 1948년 2월 월북,공산당 대표자회의에 참석했다가 남파된 후 체포돼 7년형을 받고 복역중 6·25 후퇴시 피살된 사실이 밝혀졌다”고 발표했다.동일한 사안에 대해 정권마다 독립유공자 포상에 대한 잣대가달랐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하겠다. 장재성이 반공이데올로기의 희생자라면 죽산 조봉암(曺奉岩)은 정치적 희생자라고 할 수 있다.일제 당시 3·1의거 참가 등으로 3차례에 걸쳐 8년여동안 옥살이를 했고,해방후 초대 농림부장관과 국회 부의장을 지낸 조봉암은 독립유공 공적은 물론 대한민국 정부수립에도 공이 적지않은 인물이다.그러나그에 대한 독립유공 포상은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그는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유공자가 달고 있는 ‘빨갱이’ 꼬리표와는 또 다르다.죽산에게는‘간첩죄’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다.이승만정권 시절 진보당을 창당,급진적 정치노선을 표방했고 대통령선거에 출마해 이승만을 위협하기도 했던 죽산은 ‘국가변란’을 기도한 간첩혐의로 59년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그러나 그가 이승만의 정적으로 몰려 ‘정치재판’에서 억울하게 희생됐다는 사실은 여러가지 정황·증거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한편 죽산 사후 그의 동지 및 유족들은 그의 명예회복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왔으나 아직까지 그에 대한 사면·복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그에 대한독립유공 포상 역시 한 발자국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보훈당국은 ‘국가안전에 관한 죄를 범한 자로서 형을 받은 자는 그 서훈을 취소한다’는상훈법에 의거,그에 대한 포상을 거부하고 있다. 보훈당국으로선 실정법에 의해 사형집행을 받은 자가 사면·복권이 안된 상태에서 포상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그러나 문제는 독립유공자 포상제도가 공적 자체보다는 이념의 굴레와 정치적 잣대에 휘둘려 왔다는 사실이다.현행 독립유공자 포상제도가 적잖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보훈처 관계자들 역시 일부 수긍하고 있다.통일시대를 맞아 독립유공자포상과 관련,일대 정책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하겠다.지난 95년광복 50주년을 맞아 그동안 이데올로기 문제로 포상에서 제외됐던 이동휘(李東輝)선생 등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에 대한 포상이 실시된 것이 그 첫걸음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달 분단후 첫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호전되면서 해방후 월북,북한정권에 참여한 독립운동가 출신 인사들에 대한 포상문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임꺽정’의 저자이자 1927년 결성된 민족 단일조직인 신간회(新幹會) 부회장을 지낸 벽초 홍명희(洪命熹·내각 부수상 역임),국어학자 출신으로 1942년 ‘조선어학회사건’에 연루돼 징역 6년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른 이극로(李克魯·조국전선 의장 역임)선생 등이 대표적 인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한 정치학자는 “통일시대를 앞두고 민족사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독립유공포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남북간 역사적 동질성을 모색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23년 黃鈺사건 주도 金始顯의사. 생전에 무려 일곱 차례에 걸쳐 24년간 감옥살이를 한 초인적인 애국지사가있다.감옥생활 가운데 16년은 일제하에서 였으니 독립유공 공적이 결코 적지 않다.의열단원 출신으로 1923년 소위 ‘황옥(黃鈺)경부사건’의 주모자로체포된 김시현(金始顯)의사가 그 주인공이다. 김 의사는 거듭된 거사-투옥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변절하지 않고 해방을 맞은,몇 안되는 지사형 애국지사다.그러나 김 의사에 대한 독립유공 포상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유족측은 “보훈처가 지나치게 신중을 기한 나머지 서훈이 지연되고 있다”며 보훈당국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김 의사에 대한 포상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김 의사의 공적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해방후 김 의사와 관련된 정치사건의 ‘전과딱지’가 김 의사의 독립유공 포상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김 의사는 1954년 1월 이승만 대통령 암살미수사건에 연루돼 사형선고(나중에 무기로 감형됨)를 받고 복역중 4·19혁명으로 풀려났다.평소 의협심이 강했던 김 의사는 이승만 대통령이 헌정질서를 짓밟고 독재정치를 펴자 동지유시태(柳時泰)와 함께 그를 처단하려다 미수에 그쳤다.이 일로 구속된 김의사는 4·19의거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진 후 석방되었으며,특별사면(1960.6.25)까지 받았다. 김 의사의 아들 김봉년(金峯年·78)씨는 “부친이 당국으로부터 특별사면을받은 만큼 그 사건과 관련해서는 원인무효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 사형찬성론자 부시에 ‘불똥’

    미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조지 W.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사형수’의 밧줄에 발목을 잡힐 처지에 놓였다. 제시 잭슨 목사와 앰네스티 인터네셔널(국제사면위원회)등이 대대적인 구명운동을 펼쳐온 사형수 게리 그레이엄(36)씨가 22일 예정대로 사형이 집행되면서 관할 주지사이자 사형 찬성론자인 부시에게 항의 불똥이 거세게 튀고있기 때문이다. 사형수 그레이엄씨는 텍사스주 사면가석방위원회가 형집행연기 등에 대한탄원을 기각,이날 저녁 8시 49분 독극물 주사로 사형이 집행됐다.텍사스주법에 주지사가 사면가석방위원회 동의없이 형집행을 중지할 권한은 없다. 그러나 82년 사형제도가 부활된 텍사스주에서는 현재까지 221명이 사형에처혀졌는데 이중 부시가 주지사가 된 뒤 사형집행된 사람은 134명에 이른다. 부시 주지자는 그레이엄의 사형 집행이 확정된 후 “모든 사항을 고려한 뒤나온 결정임으로 나는 정의가 행해진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또 사형집행뒤 기자회견을 통해 “희생자와 희생자들의 가족,그리고 그레이엄에게 신의은총을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사형 반대론자들이 힘을 결집한 주 이유는 81년 사형판결이 목격자 한사람의 증언에 근거를 두었다는 점.그레이엄은 이후 19년 수감생활동안 ‘무죄’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사형집행은 계속 연기돼왔다.이번 사형집행으로 사형반대론자들의 화살이 부시 주지사에게 모아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선을 앞둔 부시 진영을 긴장시키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안중근의사 순국 90주기/ ‘만주일일신문’서 본 최후의 날

    최근 안중근 의사의 유해발굴 문제가 다시 거론되면서 안 의사의 ‘최후’에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의사연구가인 최서면(崔書勉) 국제한국연구원장이지난 76년 일본에서 입수,공개한 ‘만주일일신문’(1910.3.27)의 ‘사형집행기’는 간접취재한 것이긴 하나 안 의사 형집행 당일의 기록이 별무한 상황에서 유익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다음은 이 신문의 보도를 통해 안의사 ‘최후의 날’을 재구성한 것이다. 1919년 10월 26일 오전 9시30분 하얼빈역에서 이토를 처단한 안 의사는 체포된 후 여섯 차례의 재판 끝에 이듬해 2월 14일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서사형선고를 받았다.안 의사는 “비굴하게 살아남는 것 보다는 깨끗하게 죽음을 택하겠다”며 항소를 포기했다.형집행은 3월 26일,의거일로부터 152일째되는 날이었다. 이날 아침 뤼순감옥에는 봄비가 내렸다.형 집행시각은 오전 10시,장소는 뤼순감옥내 형장이었다.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안 의사는 고향에서 보내온 옷으로 갈아입고 간수 4명의 호위를 받으며 형장으로 향했다.이날 안 의사의 복장은 조선명주로 만든 흰 웃저고리,검정색 비단바지에 흰 두루마기 차림이었다.흑백으로 대비된 옷차림은 몇 분 후 명(明)에서 암(暗)으로 바뀌는 형인(刑人)을 상징하는듯 해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잠시후 검사,전옥(典獄,교도소장),통역,서기 등이 교수대 전면에 있는 검시실에 도착하자 교수대 옆 준비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안 의사가 끌려나왔다. 교도소장이 “본년 2월 14일 재판언도 확정명령에 의해 사형을 집행한다”고하자 통역이 이를 통역하였고 안 의사는 이에 대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교도소장이 다시 “유언이 있느냐”고 묻자 안 의사는 “유언할 말은 없으나단지 내 거사는 동양평화를 위한 것이므로 내가 죽은 후 한일양국이 일치 단결,동양평화를 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때 간수는 종이 두 장을 접어 안의사의 눈을 가리고 그 위에 다시 흰 베를 둘렀다.안 의사는 수분간 묵도를 올린 후 간수의 부축으로 교수대에 올랐다.곧이어 형이 집행됐고 10시 15분경 안 의사는 완전히 숨이 끊어졌다.형집행에는 불과 11분이 걸렸다. 사형수의 유해는 보통 나무통에 넣는 것이 상례인데 안 의사 용으로 별도의소나무 침관(寢棺)이 제작됐다. 시신을 담은 관 위에 백의(白衣)를 두른 뒤관을 감옥안 교회당으로 옮기고는 안 의사가 최후의 순간까지 가슴에 품고있던 그리스도상을 관 양쪽에 걸어놓았다.교도소측은 우덕순 등 거사 동지 3명에게 마지막 고별기회를 주었는데 이들은 천주교신자가 아니어서 한국식으로 재배하고 모두 흐느꼈다.안 의사의 유해는 이날 오후 빗속에서 감옥내 공동묘지로 옮겨져 매장됐다. 정운현기자 jwh59@. *안중근 의사 연구현황. 국내 학계의 안중근 의사 연구는 아직 불모지 상태라고 할 수 있다.박사학위 논문 한 편이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이 단적인 사례이다.지난 93년 한국 외국어대에서 ‘안중근의 생애와 사상에 관한 일고(一考)-그의 군주관과 동양평화론을 중심으로’라는 석사학위 논문 한 편이 나왔을 뿐이다.지난해 인하대 윤병석 교수가 펴낸 ‘안중근전기전집’이나 출판인 이기웅씨(열화당 사장)의 ‘안중근 전쟁 끝나지 않았다’등은 모두 연구서라기 보다는 자료집성격이 짙다.국제한국연구원의 최서면 원장이 거의 유일하게 수 십년째 안의사 관련 자료수집과 연구를 해오고 있을 뿐이다. 현재 국내 역사학계에서 안 의사를 연구하고 있는 연구자는 약 20여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그러나 이들 가운데 안 의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는 없고 자기 분야 가운데서 안 의사 부분을 다루고 있는 정도다. 반면 해외에서는 연구자는 물론 연구활동도 왕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96년 일본인 학자 20여명이 중심이 돼 ‘안중근연구회’를공식 발족했다.회장인 가노 다쿠미(鹿野琢見)변호사는 안 의사가 뤼순감옥수감시절 간수 헌병을 지낸 지바 도시치(千葉十七)의 후손이다. 중국 조선족동포들의 연구열기도 뜨겁다. 지난 92년 하얼빈시에서는 ‘중국 흑룡강성 안중근연구회’(회장 김성배)가 결성됐다.이 연구회는 조선족 학자·지식인 9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북한의 안 의사에 대한 연구실태는 구체적 내용은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북한당국은 80년대부터 유해발굴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극장가 ‘아카데미賞’ 흥행몰이

    2000년 첫 아카데미상의 열풍이 국내 극장가에도 불어닥치고 있다.올해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른 ‘아메리칸 뷰티’(2월26일 개봉)가 주말관객 6만5,000명을 동원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잇따라 개봉돼 관심을 모은다.우선 주목할 만한 작품은 최우수 작품상 후보작 ‘그린 마일’(감독 프랭크 대러본트)과 남우조연상 등 5개 부문에 오른 ‘리플리’(감독 앤서니 밍겔라).4일 나란히 개봉돼 흥행대결을 벌인다. ‘그린 마일’은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한 감옥영화.‘쇼생크 탈출’로 처음 호흡을 맞춘지 5년만에 감독과 작가가 또 한번손 잡았다. 영화의 무대는 1935년 대공황기,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의 콜드 마운틴 교도소.간수장 폴 에지컴(톰 행크스)은 사형수들을 감독하고 ‘그린 마일’이란 초록색 복도를 거쳐 전기의자가 있는 사형집행장으로 안내하는 것이 임무다.어느날 이곳에 백인 쌍둥이 자매를 살해한 혐의로 거대한 몸집의흑인 사형수 존 커피(마이클 클락 덩컨)가 이송돼 온다.그는 신비한 초능력을 지닌 순진담백한 동화적 캐릭터의 인물이다.암에 걸린 부인의 몸속에서암세포를 빼내 회복시키는가 하면 짓밟혀 죽은 생쥐도 다시 살려내는 염력을발휘한다. 전기의자에 앉아 죽기 직전 그는 타락한 세상과 인간에 대해 일갈한다.“서로 미워하는 사람에 지쳤고,삶에 지쳤다.이 세상은 나쁜 일로 가득차 너무힘겹다” 카메라 앵글은 줄곧 사형수들이 죽어가는 현장을 지키며 고뇌하는감방의 간수들을 따라 잡는다.교도소라는 가장 비인간적인 공간과 인간의 맑고 순수한 영혼을 설득력 있게 대비했다. ‘리플리’는 ‘잉글리시 페이션트’로 유명한 영국 감독 앤서니 밍겔라의작품.40년전 프랑스의 르네 클레망 감독이 만든 알랭 들롱의 출세작 ‘태양은 가득히’를 리메이크한 것이다.초라한 현실이냐,찬란한 거짓이냐.‘리플리’는 서글픈 과거를 창고에 처넣고 자물쇠로 꼭 잠가두고 싶어하는 한 청년의 위험한 욕망을 그렸다. 낮에는 호텔 보이,밤에는 피아노 조율사로 일하는 리플리(맷 데이먼).별 볼일 없는 인생을 꾸려가던 리플리는어느 파티에서 피아니스트 흉내를 내다선박부호의 눈에 띈다.리플리는 그로부터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아들 디키(쥬드 로)를 데려와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리플리는 대학동창임을 가장해 디키에게 접근한다.디키와 그의 연인 마지(기네스 펠트로)와도 가까와진 리플리는 어느새 자신도 상류사회 일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고민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디키의 분방한 삶을 동경하게 된 리플리는 그에 대한 ‘동성애적’ 감정을 털어놓는다.그러나 거절당하고,리플리는 결국 디키를 죽인다.디키의 삶을 흉내내며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리플리.그의 태연자약한모습이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모티브는 재즈음악이다.쳇 베이커.마일스 데이비스,소니 롤린스,존 콜트레인,디지 길레스피,찰리 파커….전설적인 LP재킷들과 함께 쟁쟁한 재즈음악가들의 이름이 다 나온다.특히 리플리가 재즈클럽에서 부르는 쳇 베이커의 ‘마이 퍼니 발렌타인(My Funny Valentine)’은 영화의 주제곡 구실을 한다.화려한 비상을 꿈꾸던 리플리의 비극,그 ‘이카루스의 추락’을 재즈선율에 실어 전해준다.‘리플리’는 미국의 추리 작가 패트리샤하이스미스의 소설 ‘재능있는 리플리씨’가 원작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오늘의 눈] 美 ‘인권 잣대’의 객관성 논란

    인권이란 말은 인간이 가진 고유한 권리라는 원론적인 의미보다는 국가가 그나라 국민들의 권리를 얼마나 인정해주느냐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지적된다. 미 국무부가 정책기초자료로 삼기 위해 세계 194개국 인권을 평가,매년 발표하는 인권보고서의 논점 역시 거기를 향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경우 인권보고서가 발표되면서 특히 미국식 사고방식에서 본각국의 인권평가가 얼마나 객관적인가라는 원초적인 문제의식이 유독 심하게제기되고 있다. 발표 직후 지난 98년 말 취임,사실상 인권보고서 첫작품을 낸 보고서 총책임자인 인권담당 헤럴드 고 차관보(한국명 고홍주)가 프레스 센터에서 가진기자회견에서 유독 이와 관련된 각국 기자들의 항의성 질문에 답변하느나 진땀을 흘린 것도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항의성 질문의 요지는 올해 보고서가 각국의 인권을 지적하면서 전반적인그 나라의 발전 추세나 상황의 변화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개선과정에서돌출된 부정적인 측면,언론에 관심을 탄 환부,강력히 지적된 폐해 등에 대부분의 보고서 내용이 할애됐다는 지적인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다 인권과 관련된 만큼 저마다 역사와 가치관,관습이 다른 상황에서 유독 어느 나라가 살기에 좋다고 말하는 데에는 학문적인 고찰과 객관적 타당성이 매우 필요하다. 그렇다고 인권을 평가하는데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은 아니다. 다만 ‘일부 보도,믿을 만한 소식통’ 등을 인용,일부 부정적인 모습이 전체인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적인 결함까지 드러낸 이번 보고서가 과연이를 보는 해당국가로부터 얼마만큼 수긍을 이끌어낼지는 의문이 든다. 아울러 최근 커다란 논란을 일으킨 중국 탈북자문제가 북한인권에서 빠진이유가 워싱턴 포스트 지적처럼 최근 진전되고 있는 북·미회담을 의식해서였다면,22년의 연륜을 가진 인권보고서의 발간 의미는 이번들어 크게 퇴색했다고 지적하고 싶다. 중국의 경우 미국이 인권보고서를 발표한 다음날 “매년 100만건의 총기사고,인종편견,세계최고의 수감자,청소년에 사형집행 등 문제가 노출된 미국은과연 인권의 천국인가”라며 강력히 항의까지 했다. 여기서 왜 미국의 인권보고서는 없느냐는 지적은 상당히 시사적이다. 최철호 워싱턴 특파원 hay@
  • 부시, 시민들 “냉혹한 주지사”

    예비선거 패배로 곤혹스러운 미 공화당 대선 후보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이번엔 텍사스의 한 사형집행을 막지 않은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83년 보험금을 노려 5번째 남편을 살해한 것을 비롯,그 이전에 4번째 남편도 살해한 혐의로 이날 사형이 집행된 이른바 ‘검은 미망인’ 베티 루 비츠(62)라는 여인의 사형을 연기시키거나 감형시켜주지 않은데 대해 인정없는지도자란 비난이 일고 있다. 부시 후보는 텍사스 주지사로 재심위원회의 건의를 받아 감형하거나 형집행을 연기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에도 이를 거부,인권단체와 가족들의 탄원을저버렸다는 것이다. 그녀는 유엔 인권위원회까지 동원된 탄원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 6시 15분쯤 사형이 집행돼 텍사스 주내에서 남북전쟁이래 형장에서 사라진 두번째 여인이 됐다. 이번 사형논란으로 그동안 텍사스에는 유독 사형집행이 잦아 95년 부시가주지사로 취임한 이래 무려 120명이 사형집행됐으며, 부시 자신은 단 한번도감형이나 사면을 해준적이 없는 냉혹한 주지사였다는 점이 여지없이 부각돼감표요인이 될 공산이 커보인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hay@
  • [다뉴브강 오염실태] 강물따라 피해국 확산

    지난 1월말 루마니아의 금광에서 흘러나온 맹독성 폐수가 길이 2,850㎞의다뉴브강 수계를 타고 흘러가면서 강물을 오염시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일부 국가는 다뉴브강물의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손해배상 청구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EU(유럽연합)등 국제사회도 철저한조사를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시안화물 폐수의 직격탄을 맞은 헝가리 정부는 14일 티샤강과 소메슈강에서의 어로행위와 물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300여t의 폐사한 물고기를 건져내는 등 오염사태와 싸우고 있다.헝가리 정부는 이와 함께 루마니아 정부와 광산회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법적 외교적 조치에 착수했다.팔페포 환경장관은 “티샤강 환경복구에는 최소 10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루마니아에 항의했으며 졸탄 일레스 의회 환경위원회 의장은“이번 오염사태는 1986년 체르노빌 원자로 방사능 누출 이후 최악의 환경재해”라고규정했다. ◆유고 연방도 이번 오염사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뜻을 밝히는 한편다뉴브강물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세르비아 공화국의 브라니슬라프 블라지치 환경장관은 13일 루마니아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관영 탄유그 통신이 보도했다.세르비아농림부는 다뉴브강에서의 어로행위를 전면 금지했으며 베오그라드시는 다뉴브강의 취수장을 폐쇄했다. ◆우크라이나 재해대책부의 비탈리 프라마크는 14일 “25일쯤 오염물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오염 농도는 계속 희석되고 있지만중금속 잔유물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동구권 경제지원을 위해 배정했던 예산을 이번 폐수 제거에 할당할 것이라고 14일 발표하고 다뉴브수계의 시안화물 오염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루마니아는 전문가팀을 인접국에 파견하고 이들의 피해액 산정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오염사태에 따른 생태계 파괴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안톤블라드 환경장관은 “재난이 심각하지만 언론이 보도하는 그정도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오룰 금광의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는 호주의 광산회사인 ‘에스메랄다탐사’측은 “폐수 유출은 시설미비 탓이 아니라 폭우와 폭설 등 유럽의 일기불순으로 생긴 ‘단순’사고에 불과하다고 발뺌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 수자원 연구소의 오염전문가 팀랙 박사는 “시안화물은 즉각적인 독성을 갖고 있지만 다뉴브강의 빠른 물살은 독성을 희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뉴브강이 최악의 피해는 모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희준기자 pnb@. *오염 시름 다뉴브강. 유럽의 젖줄인 다뉴브강은 독일 남부에서 발원,체코·헝가리·유고 등 중부유럽 8개 나라를 거치며 흑해로 흘러드는 볼가강에 이어 유럽에서 두번째로긴 강이다.지류는 300여개이며,길이는 2,850㎞이다.동서 유럽문화의 전파함으로써 물자 교역의 대동맥 역할을 해왔다. 국제적인 하천인 만큼 이름도 다양하다.영어이름인 다뉴브강은 독일에서는 도나우강,체코에서는 두나이강,헝가리에서는 두나강,유고연방·불가리아에서는 두나브강,루마니아에서는 두나레아강으로 각각 불린다.본류는 독일·오스트리아·체코·슬로바키아·헝가리·유고연방·불가리아·루마니아·우크라이나를 거치며,빈·부다페스트·베오그라드 등 각국의 수도가 모두 본류 연안에 위치하고 있다.독일 남부 슈바르츠발츠 삼림지대에서 발원하는 이 강은 오스트리아 빈까지는 산지하천으로 깊은 하곡(河谷)을 이루며 독일 바이에른을 동쪽을 에워싸고 흘러 오스트리아로 들어간다. 빈에서부터 흐름이 완만해지며,체코와 슬로바키아,헝가리 국경에서 남하,헝가리의 평야를 흠뻑 적신다.유고연방 수도 베오그라드에 입성하기전 드라바·티샤·사바강 등의 큰 지류들을 끌어안은 뒤 트랜실바니아 알프스와 발칸산맥을 분단하는 하곡을 지나 교통의 험로인 ‘철문의 협곡’을 이룬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일대 4,300㎢의 대삼각주를 만들어낸 뒤 흑해로 속으로 빠져든다. 김규환기자 khkim@. * 시안화물이란…사형집행때 쓰이는 맹독물질. 휘발성과 독성이 강한 시안화수소라는 화학물질을 염(鹽)형태로 결합시킨것.이를 물에 녹이면 청산이 된다. 1782년 스웨덴 화학자 카를 빌헬름 셀러가 프러시안 블루 색소로부터 추출해냈으며 훈증법,철과 강철의 표면경화,전기도금,광석농축 등 다양한 화학공정에 쓰인다.또한 아크릴 섬유,합성 고무,플라스틱 제조 등의 용매로 탁월한 효력이 입증돼 있다. 세포산화과정을 억제하는 유독물질이므로 사용이 제한되는 것이 보통이다. 소량을 먹었다면 체내에서 황과 결합,쉽게 해독되지만 시안화수소 100㎎,시안화물 300㎎ 정도면 치사량이다.독성 증상이 빠르게 나타나므로 해독제의신속한 투여여부가 해독 작용을 결정한다.이같은 유독성 때문에 사형집행시쓰이기도 한다. 손정숙기자 jssohn@. *우리나라에선 방치된 폐광…강과 땅이 앓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루마니아에서 빚어지고 있는 것처럼 광산에서 나온 독극물에 인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다.광산에서 채광·선광 과정을 거친 광석은 대부분 곧바로 제련소로 보내진다.따라서 광산에서는 루마니아처럼 별다른 화학약품 처리를 하지 않는다.다만아연광산에서는 지금도 구리 등 중금속을 사용하고 있다.또 폐수 속의 중금속은 토양은 물론,그 토양에서 재배된 농작물을 오염시킨다. 산업자원부 자원개발과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광산은 모두 730여개.이가운데 금속광산은 12개이며,나머지는 석탄 등 비금속광산이다.금속광산도 6개만 채굴 중이다.채굴 중인 금속광산 가운데 부유선광(광물의 품위를 높이는 과정) 때 화학물질을 쓰는 곳은 아연을 캐는 금호광산(경북 봉화) 1곳 뿐이다.아연을 부유선광할 때는 석회석 외에 구리·납·망간 등 중금속도 쓴다.장순호 자원개발과장은 “아연광산에서 사용하는 중금속은 소량이기 때문에 루마니아와 같은 사고가 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채굴이 중단된 금속광산들이다.자원연구소 박경호 박사에 따르면 선광장에 오염 방지시설을 하지 않은 채 문을 닫은 광산에서는 독극물이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있다.박 박사는 “얼마 전까지도 금을 조금씩 캤던 금왕광산(충북 음성) 등에서는 인체에 매우 해로운 시안화합물을 썼다”면서 “지난해 폐광들을 답사했을 때 선광장을 방치한 곳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광산 폐수 또는 휴·폐광산 갱(坑)내수에 의한 하천 및 토양 오염은 우리나라도 심각한 수준이다.95년 대구 달성광산 근처 하천은 아연·카드뮴·망간이 음용수 기준을 3∼25배 초과하기도 했다.96년 경기도 광명시 가학광산,화성군 삼보광산 등의 주변 토양도 카드뮴·납 등 중금속에 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98년 광주과학기술원의 조사에 따르면 충남 청양군 구봉광산근처 2㎞ 반경에 속한 10곳의 논에서 수확된 쌀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비소가 검출돼 충격을 준 적도 있었다. 문호영기자 alibaba@. *한양대 토목환경공학과 배우근교수 인터뷰. “환경문제는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언제 일어날 지 모릅니다.이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큰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한양대 토목환경공학과 배우근(裵偶根)교수는 최근 유럽에서 일어난 시안화물 대량유출 사태와 관련,“우리나라에서도 언제 일어날 지 모르는 환경 재해에 대한 대비를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배교수는 “시안화물은 세포의 호흡을 마비시켜 생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물질로 환경정책기본법에 수은 등과 함께 강에서 검출돼서는 안되는 물질로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이어 “만약 물고기가 시안화물을 먹고 죽으면 이고기를 먹은 새 등이 연이어 죽게 돼 일대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위험성을경고했다. 이런 맹독성 물질을 근절시키는 근본 대책은 생산 과정에서 청정기술을 도입,발생 자체를 막는 것이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배교수는 지적했다. 정상적인 폐수처리시설을 통과하면 시안화물을 거의 제거할 수 있지만 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배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정부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일 때 4대강 수질관리소를 폐쇄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던 것은 환경은 문제가 발생할 때까지는 위험성을 실감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보여준 예”라면서 “눈 앞의 일에 급급해예방과 예산지원을 소홀히 하면 안되며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환경 재해를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택동 이랑기자 taecks@.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2000-9595)
  • 터키, 오잘란 사형 유보

    [앙카라 AFP AP 연합] 터키 정부는 12일 반역 등 혐의로 사형이 확정된 쿠르드 반군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에 대한 사형집행을 당분간 유보키로 했다고 뷜렌트 에제비트 총리가 밝혔다. 터키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유럽인권재판소(ECHR)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이에앞서 터키 좌우 연정은 오잘란 사형집행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7시간 동안 회의를 열었다. ECHR은 지난해 11월 말 오잘란이 터키 정부를 제소한 사건에 대한 판결이나오기 전까지 그의 사형집행을 유보해줄 것을 터키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에제비트 총리는 ECHR가 오잘란의 제소에 대한 검토를 마칠 때까지 그의 형집행을 유보하는데 극우정당인 민족주의행동당(MHP)도 동의했다고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MHP는 그동안 오잘란의 사형집행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 국회 이모저모

    정기국회 폐회일을 닷새 남긴 13일 여야 의원들은 산적한 개혁·민생법안을다뤄야 하는 명분과 실리를 챙겨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시정아치 같은 말싸움도 벌어졌다.급기야 본회의에서는 국회의원 자성론이 제기됐다. ■공기업 구조조정의 상징인 한국전력의 분할·민영화를 위한 전력산업구조개편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오전 소관 산업자원위에 상정됐다.그러나 심사는이뤄지지도 못했다.전력산업법개정안,전기사업법개정안,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등 관련 3개 법안이 상정됐으나 본격 심사는 다음 회의로 미뤄진 채 낮 12시쯤 산회됐다. 법안 상정 자체를 반대한 한전 비상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의 시선을 의식한여야의 속내가 그대로 드러났다. 회의장 주변에서는 ‘전력산업 분할·해외매각 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관련 법안 폐기를 주장하며 유인물을 뿌렸다.특히 이날 회의에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 전원이 서명한 전력산업 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 반대 청원도 함께 상정돼 향후 상임위심사과정에서 진통을 예고했다. 관련 법안 상정 직후 국민회의 박광태(朴光泰)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부결되든 가결되든 상정된 뒤 심의를 해야 하는데도 한전 노조원 등이 낙선 운운하며 지역구에 유인물을 뿌리고 데모를 하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윤리특위에서는 지난 10월 언론문건 파동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인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국민회의 장영달(張永達)의원의 징계 요구건과 윤리심사요구건이 각각 상정됐다.지난 6월 옷로비사건과 관련,‘최순영(崔淳永)리스트’를 본회의에서 거론한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의 징계 요구건도 함께 올랐다. 비공개 회의에서 여당은 ‘눈엣가시’인 정 의원 등을 겨냥,“허위사실을유포,개인 명예에 심각한 손상을 준 행위는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한나라당은 “국회 발언을 윤리위에 회부하거나 고소·고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섰다. 3개 안건은 여야 토론 직후 징계소위와 윤리소위에 각각 넘겨졌다.그러나이날 현재 29건의 안건이 소위에 회부만된 채 심사가 지지부진한 점을 감안하면,이번 안건들도 여야간 힘겨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본회의 5분자유발언에서 국민회의 홍문종(洪文鐘)의원은 개혁·민생현안을 외면하는 국회 행태를 자성했다.홍 의원은 “여야간 대화와 대타협으로 새천년을 향한 성숙한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한나라당 박원홍(朴源弘)의원은 사형제도와 관련,“현 정부 들어 사형집행이 없었던 것은경하할 일”이라며 폐지를 주장했다. ■정무위에서는 국민회의 국창근,한나라당 김영선(金映宣)의원이 반부패방지법에 특검제 도입을 포함시키자는 야당 주장을 놓고 낯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국 의원이 “나이도 어린데 아버지뻘 되는 나한테 따질 수 있느냐”고 질책하자 김 의원은 “국회 안에서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며 대들었다. 박찬구 김성수기
  • [義烈 독립투쟁](1-2) 李在明 의사

    안중근(安重根)의사가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한 지 채 두 달이 못돼 국내에서는 한 애국청년이 ‘을사오적’의 하나인 이완용(李完用)을 노상에서 습격,치명상을 입힌 의거가 일어났다. 을사조약 체결로 한국은 일제에게 외교권을 박탈당하였고 한국 땅에는 일제의 통감부가 설치되어 사실상 한국정부를 대신하였다.1907년 ‘헤이그밀사사건’으로 고종황제가 강제 폐위당한 데 이어 한국군의 해산 등 일제의 한국침략은 갈수록 강도를 더해 갔다.이에 전국에서 의병이 궐기해 일제에 대해무력항쟁을 시도했으나 병력과 물자에서 역부족이었다.여기서 돌파구로 모색된 것이 바로 개별단위의 의열투쟁이었다.이는 일제의 침략 주동자와 친일적신들을 처단함으로써 그들의 침략의지를 분쇄시키고 동시에 동포들에게 구국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함이었다.이완용처단의거도 그 연장선상에서 시도된 것이었다. 1909년 12월22일 오전 이완용은 5일 전인 12월17일 사망한 벨기에 황제 레오폴트 2세의 추도식이 열리고 있는 서울종현(鐘峴) 천주교회당(현 명동성당)내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었다.11시 30분경 식이 끝나자 이완용은 저동(苧洞) 자택으로 돌아가기 위해 인력거에 올라 교회 오른쪽 언덕길을 막 오르려던 참이었다.이때 갑자기 한 청년이 인력거 뒤에서 달려오더니 품 속에서 단도(短刀)를 꺼내 순식간에 이완용의 왼쪽 어깨(左肩)를 내리 찔렀다. 졸지에 습격당한 이완용이 인력거 아래로 고꾸라지자 청년은 따라내려가 그를 타고 앉아 이번에는 오른쪽 허리(右便腰部)를 찔렀다.이완용은 이내 의식을 잃고 길바닥에 쓰러졌다.이를 지켜보던 인력거 차부(車夫) 박원문(朴元文)이 달려들어 제지하려 하자 청년은 그의 어깨를 찔러 쓰러뜨리고는(박원문은 왼쪽 폐를 찔린 후 나중에 사망함) 다시 이완용에게 달려들어 오른쪽 신장(腎臟)부분을 난자하였다(이완용의 생질로 그의 비서관을 지낸 김명수(金明秀)가 1927년 간행한 이완용의 전기 ‘일당기사(一堂紀事)’에서 인용).길바닥은 유혈이 낭자하고 순식간에 일대는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판단한 청년은 그때서야 ‘대한독립 만세!’를외쳤다.때마침 인근에서 호위하던 순사들이 달려들어 체포하려 하자 청년은칼을 휘두르며 대항하였다.그러나 중과부적으로 일경의 칼에 하체에 상처를입고 붙잡히고 말았다.이 의거로 결국 이듬해 처형된 청년이 바로 이재명(李在明)의사로 검거 당시 23세였다. 이 의사는 평양 출신으로 13세때 예수교에 입교하였으며 평양 일신(日新)학교를 졸업하였다.1904년 미국 노동이민회사의 이민모집에 응모,하와이에서농부로 일하다가 1906년 3월 재미한인 독립운동단체인 공립협회(共立協會)에 가입,활동하기도 했다.1907년 공립협회에서 매국적(賣國賊) 숙청을 결의하자 자원,그 해 10월 배로 일본을 거쳐 귀국했다.귀국 후 중국과 노령(露領,러시아령) 등 각지를 돌며 동지를 규합하고 일제의 침략 원흉들과 매국노의처단을 결심한 이 의사는 1909년 1월 순종황제의 서도(西道,평안도) 순시때이토(伊藤博文)가 동행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평양역에서 이토를 처단하기 위해 동지 몇 사람과 정거장에서 대기했다.그러나 이토가 자신의 신변의 위협을 우려해 순종황제에게 붙어다니므로 이토를 향해 발포하다가 자칫 순종황제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도산 안창호의 만류로 이 계획은 미수에그치고 말았다.그러나 이토를 처단하기 위해 원산을 거쳐 해삼위(海蔘威,블라디보스토크)로 건너가 기회를 엿보던 중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그를 처단했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하였다. 일제와의 무력항쟁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제 침략괴수보다는 매국노들을 먼저 처단하는 것이 국권수호의 첩경이라고 생각한 이 의사는 이완용 등 을사오적을 처단 대상으로 지목하였다.그들 가운데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은 첫번째 대상인물이었다.거사 1개월 전인 11월 하순경 이 의사는 동지들과 숙의끝에 자신은 이동수(李東秀)·김병록(金丙祿)과 함께 이완용을,김정익(金貞益)·조창호(趙昌鎬)는 일진회 회장 이용구(李容九)를 처단하기로 결의하였다.12월7일 최종모임에서 일행은 역할분담을 확정하였다.거사 결행자 이외에 오복원(吳復元)·박태은(朴泰殷)·이응삼(李應三) 등 3인은 거사자금 조달을,조창호·전태선(全泰善)은 거사에 필요한 권총·단도를 준비하여 서울로운반하는 책임을,그리고 김용문(金龍文)은 먼저 서울로 올라가서 이완용과이용구의 동정을 탐지하기로 했다. 12월12일 상경한 이 의사는 당시 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 기사를 통해이완용이 벨기에 황제 추도식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거사 당일 아침 군밤장수로 변장,성당 정문 앞에서 군밤을 팔며 동태를 살폈다.오전 11시30분경 추도식을 마친 이완용이 인력거에 오르자 이 의사는 그를 응징하고는 현장에서 체포돼 이완용 저택 보호순사실로 끌려갔다. 의거현장에서는 이 의사 이외에 여인 2명도 같이 체포되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은 이 의사의 부인 오인성(吳仁星)여사였다.권총을 휴대한 채 성당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동수와 조창호는 이 의사가 체포된 후 현장에서 도주하였다.이 사건으로 이 의사 등 13명이 이듬해 3월13일 정식 기소되었다. 첫 공판이 열린 5월13일 오전 9시30분경 이 의사 등 일행을 태운 3대의 호송차가 신축한 지방재판소에 도착하였다.중키에 짧게 깎은 머리,흰색 죄수복을 입은 이 의사가 동지 일행과 함께 출정하자 10시5분 개정에 이어 검사의기소장 낭독이 끝나고 재판장의 심문이 시작됐다. 문:공모자는 모두 몇 명이나 되는가?답:한 사람도 없다. 문:찬성자도 없었는가?답:2천만 동포가 모두 찬성자다. 문:거사는 언제부터 준비했나?답:을사조약 체결 후 미국에 있을 때부터 준비했다. 문:왜 이완용을 죽이려고 했나?답:죄목은 8개조(條)다.그 첫번째가 을사조약 체결이다. 거사현장에서 압수된 권총·단도 등 거사용품을 가리키며 재판장이 물었다. 문:행흉(行凶)에 사용된 무기는 이것들인가?답:행흉이라니,나는 행의(行義)를 했다.(‘일당기사’에서 인용) 18일 선고판결에서 이 의사에게는 ‘교(絞)’,즉 교살형이 선고되었고 김정익·김병록은 징역 15년,자금조달책인 이응삼에게는 최저형인 징역 5년이 선고되었다. 6월30일 경성공소원(京城控訴院)에서 열린 2심 공판에서 검사는 “1심판결은 ‘완전무결’한 것”이라며 1심대로 판결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하였다.8월 최종선고에서 사형이 확정되자 이의사는 “너희 법이 불공평하여나의 생명은 빼앗지만 나의 충혼은 빼앗지 못할 것이다.나를 교수형에 처한다만 나는 죽어 수십만 명의 이재명으로 환생해 너희 일본을 망하게 할 것이다”라며 엄숙히 경고하였다. 9월13일 사형집행에 앞서 기독교 신자인 이 의사는 “내가 보던 찬미(讚美,찬송가)책이나 갖다 달라”고 하여 207장 ‘예수가 나를 기다리심’을 1절부터 끝까지 읽고는 조용히 순국하였다. 한편 이 의사의 습격을 받은 후 다량 출혈로 사경을 헤매던 이완용은 일제당국의 각별한 치료 덕분에 이듬해 2월14일 퇴원하였다.그가 입원해 있는 동안 그의 병실이 있던 대한의원(현 서울대병원 구관)에는 통감부 소속 일본인 고관을 비롯해 고종·순종황제가 보낸 칙사,한국정부 고관,심지어 한국거류 일본인들의 병문안 발길이 끊일 날이 없었다. 퇴원 후 내각 총리대신으로 복귀한 이완용은 이 의사 순국 20여일 전인 8월22일 한국통감 데라우치(寺內正毅)와 마침내 ‘한일병합조약’을 체결,강토와 국권을 일제에 내주고 말았다.금산(錦山)군수 홍범식(洪範植)은 이 소식을 듣고 뒷산에 올라가 목을 매 자결하였고 매천 황현(黃玹)은 ‘절명시’를 남기고 음독,순국하였다.1910년대 의열투쟁은 이로써 또하나의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 정운현기자 jwh59@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28.한승헌의 ‘어떤 弔辭’(하)

    200자 원고지 15매 분량의 이 글로 270여일간 갇힌 몸이 되었으니 어림잡아 원고지 1매가 18일간의 징역을 살린 셈이 된다.검찰의 공소장은 이 글을 “북괴 간첩 김규남을 애도함으로써 북괴의 선전활동에 동조하였다”는 것을범죄의 주요 요건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글 어디에도 김규남이란 이름이나 그를 상징할만한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중정 취조 때부터 이 점을 강조하면서한변호사는 ‘어느 사형수’란 ‘당신’은 특정인물이 아닌 상징적 존재라고 밝혔으나 당시의 사법절차가 이를 수용할 분위기는 아니었다.변호인단은 “어느 사형수가 강도살인범인지 간첩범인인지 그밖에 무엇인지 전혀 표시되어 있지 않으며 그저 사형수와 사형제도에 대한 일반론을 전개하였다”고 변론하고 있다. 이 글 마지막 부분에는 “당신은 하나의 구체적 개인이라기 보다 권력과 법의 이름밑에 횡사한 추상적 인간의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란 구절이 있는데,이것은 바로 이 글의 주인공이 특정인이 아닌 문학에서 말하는 전형성을 지닌 인물임을 강력히 입증해 준다. 공소사실의 주축을 이루는 이른바 간첩옹호론의 논리는 너무나 설득력이 없었던지 제1심 판결문에서는 슬그머니 사라진 채 “북괴의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에 동조하였다”는 것으로 둔갑하여 나타났는데 이것은 아예 공소장에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재판 도중 전혀 심문이나 추궁도 없었던 생뚱한 사실을 판결문에다 느닷없이 뒤집어 씌운 격이란 평을 받았다. 법정을 웃음바다로 몰아넣은 또 하나의 코미디는 이 글 맨 끝부분인 “이세상에서 좌절된 당신의 소망이 명부의 하늘 밑에서나마 이루어지기를 빕니다.한을 잠재우고 편히 쉬십시오”란 대목에서였다. 여느 필화와 마찬가지로 복역 중인 간첩,월남 전향자,대공 심리요원,공안 기관원 등이 검찰측 증인으로 나와 막무가내로 피의자를 ‘북괴 동조자’로 몰아가기 십상인데 바로 이 마지막 대목을 일러 가로대,저승에 가서라도 적화통일의 꿈을 이루기 바란다는 뜻으로 증언했겠다.그러자 한 재치있는 변호인이 “저승에도 남북이 분단되어 북쪽에는 공산당이 정권을 잡고있나요?”하고 되받은 것이다. 그 다음 문제된 구절은 “말하기 좋게 ‘조국’을 들먹이지만 바로 그 잘못 태어난 조국 때문에 어처구니 없이 죽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였다.“만일당신이 한국 아닌 다른 나라에 태어났더라면 최소한 오랏줄에 목을 매이는그런 최후는 면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란 대목과 함께 거론된이 구절에 대하여 검찰측은 체제 도전으로 몰아 갔으나 ‘어떤 조사’를 차분히 읽어가노라면 다음과 같은 내용과 만나게 되면서 전혀 다른 의미임을느끼게 된다. “후진국에 태어난 목숨이라고 해서 선진국 사람의 그것보다 가벼운 것도아니고 천한 것도 아닌데 실상은 엄청나게 다른 대접을 받는구나 싶습니다. 이 지구상에는 이미 사형을 폐지한 나라가 40여개국에 이르고 있습니다.아예 법률상으로 폐지한 나라가 있는가 하면,법에는 사형제도가 남아 있어도 사실상 사문화한 나라도 있습니다.혹은 사형을 선고는 하지만 실제로 사형집행을 하지 않는 나라까지 있습니다” 사형폐지론을 주장한 이 글은 그 이유로 가장 먼저 오판을거론하고 있다. “인간은 아무리 높은 지존의 자리에 있다 해도 전능일 수 없다는 것,심판하는 단상의 성직자도 하나의 불완전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그러기에그들의 판단,그들의 권한으로도 뛰어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엄연히 있다는 것”을 적시하며 사형제를 반대했다. 작고한 작가 안수길.유주현,문학평론가 이어령,시인 홍윤숙,수필가 박연구,강원룡목사,이우정 교수 등 당대의 석학들이 이 글의 무죄를 주장했으나 필화사건이 매양 그렇듯이 때가 되면 풀어준다는 법칙에서 이 사건도 예외가아니었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터키, 오잘란에 사형 선고…쿠르드족 항의 시위 예상

    임랄리(터키) AFP 특약 터키 국가보안법원은 29일 쿠르드족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50)에게 반역, 분리주의 선동, 살인 등의 죄를 적용, 사형을 선고했다고 관영 아나톨리아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선고가 내려지자 쿠르드 노동자당(PKK) 당수로 15년간 터키정부와 싸워온 오잘란은“반역죄를 인정할 수 없다. 역사적 실수를 고칠 생각이다”고 말한것으로 전해졌다. 오잘란은 지난 5월말부터 시작된 재판을 통해 쿠르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위해서 터키정부의 협상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으나 터키는 이를 일축해왔다. 이날 선고로 유럽 등지에서 쿠르드족의 항의시위가 우려되고 있다.오잘란의사형선고는 자동적으로 상급심에 항소되며 사형이 확정되더라도 국회와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야 한다.터키는 지난 15년간 사형집행을 실시하지 않았다. 오잘란의 쿠르드 노동자당은 1978년 구성된 뒤 84년부터 남동 지역에서 쿠르드 무장 분리운동을 벌였다.이로 해서 3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