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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범죄 선정 보도 지양하고 사형제 등 이슈 선도 역할을”

    “성범죄 선정 보도 지양하고 사형제 등 이슈 선도 역할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이문형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센터소장)는 26일 제54차 회의를 열어 ‘성범죄 및 사형제 존폐 문제’에 대한 보도 내용을 살펴보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성범죄 사건에 대한 자극적 보도를 지양해 줄 것과 사형제 폐지 등 여러 이슈에 대해 서울신문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광태(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은 “‘아동 성범죄 무방비 시대’ 시리즈나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기획도 시의적절하고 매우 좋다.”면서도 “성범죄 보도 시 상처 입은 가족을 다시 찾아가 부관참시(剖棺斬屍)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종섭(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은 “올해 들어 성범죄가 갑자기 증가한 것인지 언론이 집중적으로 보도한 건지 근본적 의문이 있다.” 면서 “선정적인 부분을 집중 보도할 것이 아니라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성자(책만들며크는학교 대표) 위원은 성범죄 무방비 시대 시리즈 마지막회를 다룬 9월 6일자 ‘성폭력당한 사람 피해자냐 생존자냐’ 기사를 예로 들며 “그동안 가해자 중심의 기사만 보다가 소외된 피해자의 호칭 부분을 다뤄줘서 크게 도움이 됐다.”면서 “좀 더 지면 할애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사형제 논쟁이 있었는데 어느 시점에서든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면서 “리더십을 앞세워 이슈를 발굴하고 선점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사형 집행이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없었는데 전 국민적으로 공감대를 이룬 흉악 범죄자는 처단해야 한다.”면서 “서울신문이 이런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명해 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사형제 폐지에 대해 인권유린과 강력범죄 예방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면서 “활발한 논의의 장을 열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어느 한 곳에서 보도하면 너도나도 보도하는 ‘보도 포퓰리즘’을 경계하며 균형감을 지니는 게 필요하다.”면서 “언론이 성범죄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인권, 더 나아가 권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열린세상] 사형제도, 무엇인가 할 때/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사형제도, 무엇인가 할 때/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사형은 잔인하고 이상한 형벌이라는 폐지론자들의 주장은 확실히 타당한 점이 있다. 형벌의 주된 목적을 범죄자의 교정으로 보든, 잠재적 범죄자에게 경고해 범죄를 억제하는 것으로 보든, 사형제도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명 박탈은 교화와 양립할 수 없고 범죄억지력은 결코 증명될 수 없는 가설인 것이다.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추상적인 선언도 사람이 사람을 심판할 수 없다는 거룩한 명제를 쉽게 압도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사형제도의 정당성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굶주린 짐승이 인간의 영역에 뛰어 들어와 사람들을 해치고 다녀 주로 아이들과 부녀자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치자. 두려움에 떠는 시민들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짐승도 먹고살아야 하는 자연의 질서가 있으니 순응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해답은 단 한 가지이다. 제거하는 것이다. 사회의 평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경찰활동일 뿐이다. 물론 생명을 파괴하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 어쩌면 사람들을 해치지 않도록 영구히 가두어 놓는 것도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사회적으로 결정된 바라면 세금으로 사료, 감독자의 인건비 등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사실 소수의 맹수가 동물원에 수용되는 정도의 부담을 사회가 감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짐승이 우리 안에서 사회적 자원을 소모한다면 문제가 다르다. 또 사람을 해친 것을 이유로 곤궁한 야생에서의 괴로운 생활을 끝내고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문명인들의 부양을 받는 것은 사람들이 납득하기 힘든 불균형이다. 사람이라면 적어도 쾌락을 위하여 사람을 죽일 수 없다. 이런 인륜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른 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 세상을 공유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행동으로 실행한 자이다. 그런 이들에게까지 다른 사람들이 이 세상을 공유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어쩌면 이들은 사람이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하여 다른 종의 생물을 해쳐야 하는 맹수나 마찬가지다. 이런 맥락에서 사형은 형벌이라기보다는 문명국가가 그 영역 내에 수용할 수 없는 다른 종을 제거하는 자기방어수단이고, 일종의 경찰활동이 법치의 외형을 쓴 것이라고 하겠다. 짐승이 사람을 해쳤다고 그 짐승을 미워하고 처벌할 수도 없는 것이다. 다만 제거하여야 할 대상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미워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절대악이 사람을 가축처럼 도살하였을 때, 단순히 감금하는 것으로 충분하겠는가. 문명국가의 역사를 봐도, 우리의 경험을 봐도 과거 사형이 남용된 측면이 있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정신적 상처로 남아 있는 것도 불편한 진실이다. 소매치기범도, 마약거래범도 교수대로 갔다. 또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또 조작된 증거에 의한 오판의 사례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지금의 우리나라 법원은 그런 남용을 걱정할 정도로 사형을 함부로 선고하지 않는다. 대법원에 최종 결정을 맡긴 뜻은 피고인이 과연 제거되어야 할 절대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대법관들로 하여금 신중하게 심사하라는 것이리라. 대부분의 살인 사건은 유기징역형으로 끝나고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가석방되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대인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동기로 또는 오로지 단순한 쾌락을 위하여 약한 자를 연쇄적으로 도살하는 그러한 절대악, 인간의 형상을 한 짐승들에게 시행되는 한도 내에서 사형제도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닐까. 1997년 이후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을 폐지한 것이다. 피해자 측의 복수와 죄인의 인권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인기 잃은 지도자가 국면 전환을 위하여 전략적으로 이용하면 모를까, 여론의 부담 때문에 힘들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법 집행의 공백상태와 절대악을 부양하는 재정부담을 후세로 계속 이연하는 것이다. 집행이든 감형이든, 전면적 폐지이든 제한적 유지이든 무엇인가 정치적으로 결정할 때이다.
  • 與 “반인륜적 범죄자 사형집행 고려해야” 野 “사형논의·불심검문 부활은 시대역행”

    與 “반인륜적 범죄자 사형집행 고려해야” 野 “사형논의·불심검문 부활은 시대역행”

    여야는 6일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사형제도 존폐와 공천헌금을 둘러싼 검찰 수사에 대해 뜨거운 설전을 이어갔다. 늘어나는 아동 성폭력에 대해서는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김황식 총리와 설훈 민주통합당 의원의 ‘유신 악연’도 관심을 모았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잇따르는 사형제도 존폐 논란과 관련, “반인륜적 패륜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집행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솜방망이 처벌도 원인이 아니냐.”고 묻자, 권 장관은 “행위에 따르는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사형 집행 재개에 대한 섣부른 검토와 불심검문 부활은 시대에 역행하는 방침”이라면서 “유신 시절 인혁당의 법정 살인에서 보듯 사형제는 억울한 죽음을 낳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이 본인을 비롯한 법사위원들의 출입국 기록을 조회했다.”며 불법 사찰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권 장관은 “출입국 기록을 볼 수 있는 기관들은 여러 군데가 있다.”며 “심지어 은행연합회 같은 데도 볼 수가 있는데, 아마 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한 조회의 주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대통령 사저 부지매입 의혹 특검법과 관련 “법률이 정부에 이송되면 통상 절차에 따라 법제처가 관계 부처의 의견을 듣고 국무회의에서 논의해야 하므로 현재 정부의 입장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이명박 정부의 장관 정책보좌관들이 ‘묵우회’라는 비밀 조직을 운영했으며, 2010년 6·2 지방선거를 통제하려 했다는 정치공작 의혹과 함께 3개의 녹음 파일을 폭로했다. 최 의원은 “10개 행정부처 정책보좌관들의 비밀조직인 묵우회는 매주 수요일 청와대 연풍관 2층 회의실에 모여 대통령의 정무적 관심사를 논의했다.”면서 “당시 청와대 정모 비서관이 총책임자, 선임행정관 김모씨가 실무 책임자였다.”고 말했다. 이날 대정부 질문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설훈 의원과 김 총리의 악연도 관심을 끌었다. 설 의원은 1977년 5월 유신헌법 철폐 시위로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2년 6개월을 복역했다. 김 총리는 당시 배석 판사였다. 이들은 35년 만에 공개 석상에서 재회한 것이다. 설 의원은 “법치주의를 무너뜨린 유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라고 묻었고, 김 총리는 “유신 헌법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설 의원은 “유신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법적인 책임을 그냥 두더라도 사회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리는 “유신 체제하에서 고통받은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설 의원은 또 유신 시절에 ‘퍼스트 레이디’ 대행을 했던 박근혜 후보를 겨냥해 “유신을 적극 옹호한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며 김 총리의 동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김 총리는 “박 후보는 당시 육영수 여사가 작고하신 상태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따님으로서 역할을 한 것이지 직접 정치에 관여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설 의원은 “(박 후보가 사과하는 것이) 상식이 아니겠나, (김 총리는) 말귀를 못 알아듣느냐.”며 수차례 몰아세웠다. 김경두·황비웅기자 golders@seoul.co.kr
  • 얼마나 사무쳤으면…

    최근 잇단 흉악범죄로 국내에서 사형제 집행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서 22년 전 9살 여자 아이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범인 도널드 묄러(60)의 사형 집행이 확정됐다고 5일(현지시간)뉴욕데일리뉴스가 보도했다. 묄러는 1992년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선고가 뒤집히는 우여곡절 끝에 1997년에 사형이 확정됐다. 사우스다코타 법원은 오는 10월 28일에서 11월 3일 사이에 사형을 집행할 예정이다. 베키의 부모는 딸을 죽인 범인의 최후를 보고 싶었지만 월수입의 전부인 장애인 보조금 720달러(약 82만원)만으로는 사우스다코타주로 갈 형편이 못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전역에서 성금을 보냈고 지난달까지 4000달러가 모였다. 처형 장면을 굳이 봐야 하느냐는 주변의 우려에 대해 이들은 “부모 입장이 되기 전에는 그 심정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딸을 잃은 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한국 1949~97년 920명 사형 집행

    한국 1949~97년 920명 사형 집행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사형제 집행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은 1949년 7월 14일 정부수립 이후 살인범에 대한 첫 사형 집행을 시작한 이래 1997년 12월 30일까지 모두 920명의 목숨을 법의 이름으로 박탈했다. 사형에 처해진 사람들은 살인, 강도살인, 존속살해 등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경우가 562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정치·사상범도 254명에 달했다. 박정희 정권(1963~1979년) 때가 41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승만 정권(1948~1960년) 335명, 전두환 정권(1980~1988년) 76명, 노태우 정권(1988~1993년) 60명, 윤보선 정권(1960~1962년) 14명, 김영삼 정권(1993~1998년) 때 12명 순이었다. 1986년 전두환 정권 때 국가보안법 위반자에 대한 사형 집행 이후 사상·정치범에 대한 사형은 없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을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형법 제41조에 사형제도가 형의 종류 중 하나로 명시돼 있지만 1997년 이후 15년째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의 사형 선고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현재 58명(군인 사형수 2명 제외)의 사형수가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가장 오래전에 사형이 확정된 사람은 1992년 아내가 특정종교에 심취한 데 불만을 품고 교회 건물에 불을 질러 15명을 숨지게 한 원언식이다. 그는 1993년 사형 확정 이후 19년째 수감 중이다. 1994년 친부모를 살해한 박한상, 다른 조직원을 병원에서 살해한 후 출동한 경찰관 2명까지 살해한 조직폭력배 강영성 등이 1990년대에 사형 선고를 받았다. 최근에는 부녀자 등 20명을 살해한 희대의 사이코패스 유영철, 1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강호순, 여행 온 청년 4명을 배 위에서 살해한 ‘보성 어부’ 오종근 등이 있다. 이들에 대한 사형집행은 절차상 법무부 장관의 승인 이후 이뤄진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동안 사형제 폐지 여론 등을 고려해 실제 집행에 신중을 기했다.”면서 “현재까지 남아 있는 사형수 58명에 대한 집행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핫 이슈] 잇단 흉악범죄에 집행론 다시 고개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 느닷없이 사형제 논란이 일고 있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과 ‘묻지마 범죄’ 등 잇따른 흉악범죄가 도화선이 됐다. 반(反)인륜적 범죄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의 법 감정을 의식한 듯 이미 유명무실해진 사형 집행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의도발(發)로 나오면서다. 엄격한 법의 잣대로 따져야 할 양형 기준이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에 휩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야는 5일 사형제도 존폐와 집행을 둘러싼 논쟁을 이틀째 이어 갔다. 전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흉악한 일을 저지른 사람도 죽을 수 있다는 경고 차원에서 사형제가 있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민주통합당은 공식으로 반론을 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인혁당 사건’을 기억하지 않느냐. (재심에서) 무죄가 났지만 무고하게 죽었다.”면서 “법원 판결이 잘못돼 억울하게 사형당한 사람도 있다.”며 박 후보의 주장을 공박했다. 인혁당 사건의 피의자 8명은 1975년 4월 대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다음 날 형 집행으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31년이 흐른 2006년 12월 이뤄진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인혁당 사건에 연루된 같은 당 유인태 의원을 거명, “유 의원도 (사형이) 집행됐으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사형수가 회개하도록 교육하면서 필요한 경비를 국가가 부담하면 된다. 한 마리 양을 보호하는 게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4명도 모두 사형제 폐지에 찬성한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사형제도 자체는 유지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집행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박 후보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야의 아동·여성 대상 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신의진, 민주통합당 김상희 의원도 각각 “사형에 준하는 형벌이 가해져야 하지만, (사견을 전제로) 사형 자체는 반대한다.”, “한두 사람 사형시킨다고 성폭력이 줄어들지 않는다.”라고 라디오 방송에서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잔혹한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과 분노가 증폭되고 있는 현실은 인정하지만, 사형제도가 흉악범죄 예방이나 감소에 효과가 없다는 점은 통계나 연구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포퓰리즘적인 사형제 논의보다는 현행 관련 법규를 엄격하게 집행하는 것이 흉악범죄 예방에 훨씬 효율적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신 의원도 “성범죄자 형량의 법적 상한은 무기징역이지만, 실제 양형은 굉장히 약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중(DJ) 정부 이후 한 차례도 집행된 적이 없는 사형제도를,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새삼 거론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국제앰네스티가 규정한 ‘실질적인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된 현실에서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며, 국제적인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린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131개국 ‘사형 폐지’…국제적 추세

    131개국 ‘사형 폐지’…국제적 추세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의문은 잔인한 처벌이 범죄율을 실제로 낮추느냐 하는 점이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난해 11월 유엔 회의에서 이란 사법부 산하 인권고등위원회의 무함마드 자바드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사형 집행의 효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란은 지난해 사형집행 건수가 공식발표된 것만 360건에 이르는 세계 2위의 사형 국가다. 그런 이란에서조차 사형의 범죄예방 효과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형을 없애는 게 국제적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폐지론자들은 말한다. 국제앰네스티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일 기준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 폐지국은 96개국이고 한국을 비롯한 35개국은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의 3분의2 이상이 사형을 형벌로 집행하고 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유엔 회원국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전체 193개국의 91%인 175개국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의 3개국에서만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제 폐지의 흐름은 유럽에서 두드러진다. 옛 소련을 포함한 유럽 전체에서 지난해 사형을 집행한 나라는 벨라루스가 유일했다. 유럽연합(EU)은 사형제 폐지를 회원국 가입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사형 제도가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미미하고 세계적으로 인권 우선의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로 가는 것이 오히려 강력범죄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범죄예방 효과 없다” vs “잠재적 범죄 예방 효과”

    “범죄예방 효과 없다” vs “잠재적 범죄 예방 효과”

    2008년 12월 경기 군포시의 인적 드문 버스정류장에서 여대생이 납치된 뒤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듬해 1월 인근 마을 주민 강호순을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했다. 조사 결과 강호순은 장모와 아내를 포함해 9명의 부녀자를 살해한 엽기적인 사이코패스로 드러났다. 그해 8월 사형이 확정됐으나 아직 집행은 되지 않고 있다. ●“범죄 억제력 크지 않아” 사형제 존폐 논란의 핵심은 과연 사형제도에 범죄예방 효과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박사는 사형제도가 갖는 범죄 억제력 효과는 크지 않다면서 대안 있는 폐지를 주장했다. 승 박사는 사형제 존속의 가장 큰 이유는 재범의 방지, 즉 ‘위하(威?·위협과 비슷한 뜻) 효과’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범죄 억제력이 나타나려면 그것이 학습되고 인지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995년 19명, 1997명 2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지만 1996년 인구 10만명당 살인율은 전년보다 6% 늘었고 1998년에도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승 박사는 사형제 폐지 대안으로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과 ‘보호감호’ 등을 꼽으며 “범죄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대안을 마련한다면 사형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해 기본권을 박탈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박진옥 국제앰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 한국지부 사무국장도 “유엔에서 사형의 범죄 억제력을 조사, 연구했는데 연관성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 가족의 한을 풀어주는 응보적 차원에서라도 사형 집행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있지만 실제로 피해자 가족을 만나 보면 모두가 그것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피해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리는 것만이 정의가 아니라 피해자 또는 그 가족이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극소수 범죄인에게만 실시해야” 사형제 유지를 주장하는 쪽은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천정환 동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형제는 잠재적 범죄인이나 수형자에게는 일반 예방 효과가 있다.”면서 “사형제를 유지하되 집행에서는 정치범이나 증거의 증명력에 다툼이 있는 범죄인을 제외한 극소수의 범죄인에게만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싱가포르는 마약범에 대해 사형제가 실시되면서 마약청정국이 됐다.”면서 “단순히 유럽 국가 등과 비교해 사형제 폐지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 비해 범죄율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해 우리의 형사법제시스템에 맞게 제도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형제 유지를 주장하는 천 교수도 정치권 등 일각의 사형 집행 부활 목소리에 대해 “최근 강력범죄에 분노하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포퓰리즘적인 접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형제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리기는 했지만 일부 폐지 의견도 있어 여러 각도에서 보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나 여론, 형사정책적인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헌법재판소는 2010년 2월 사형제에 대해 “제한적인 경우에만 부과되는 사형은 범죄에 대한 응보형으로 고안된 필요악으로, 제 기능을 한다.”고 결정했다. 이는 1996년에 이은 두 번째 합헌 결정이다. 박성국·최지숙·홍인기기자 psk@seoul.co.kr
  • [나주성폭행 이후] 박근혜 “경고 차원 사형제 유지해야” 박지원 “사형 논의는 좀 더 신중해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4일 사형제 존폐 논란에 대해 “인간이기를 포기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흉악한 일이 벌어졌을 때 그 일을 저지른 사람도 ‘죽을 수 있다’는 경고 차원에서도 (사형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아동 성폭행범 사형 집행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사형제 폐지 움직임이 있었을 때도 저는 사형제 폐지는 신중하게 고려할 일이지 폐지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는 “사형제 자체가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끔찍한 일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너도 죽을 수가 있다’는 것은 꼭 있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형 집행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사형제는 거의 없어진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사형제 존속을) 주장한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에서 성폭력 등 강력 범죄에 대해 사형 집행 재개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이건 너무 성급한 만큼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거의 15년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았고 국제앰네스티로부터 사형 폐지 국가로 지정받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이날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을 갖고 ‘아동·여성 대상 성폭력 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정부 부처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아동·여성 성폭력 관련 업무를 일원화해 국회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노르웨이 테러범 최장 21년형 선고

    지난해 7월 노르웨이에서 77명을 살해한 희대의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3)가 24일(현지시간) 최장 2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BBC 등 외신은 오슬로 지방법원이 이날 선고공판에서 브레이비크에게 최단 10년에서 최장 21년의 ‘예방적 구금’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사형제와 무기징역을 폐지한 노르웨이에서는 범인이 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판사가 형기를 연장할 수 있어 브레이비크의 복역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판사 5명은 만장일치로 범행 당시 브레이비크의 정신 상태가 정상이었다고 판결했다. 정신 이상으로 판정될 경우 브레이비크는 교도소 수감 대신 의료시설에서 정신치료를 받도록 돼 있었다. 정신 이상자로 판정되는 것을 거부해 온 브레이비크는 판결이 나오자 미소를 지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브레이비크는 지난해 7월 22일 오슬로 정부청사에 폭발물을 터뜨려 8명을 숨지게 하고, 인근 우토야 섬에서 열린 노동당의 청소년 캠프에서 총기를 난사해 69명을 숨지게 했다. 그는 심리에서 “다문화 사회로의 진행과 이슬람의 공습을 막기 위한 정당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해 왔다. 스베인 홀덴 검사는 “정상적인 사람을 정신병원에 보내는 것보다 정신병자를 감옥에 보내는 것이 더 나쁘다.”며 판결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3살 손녀 성폭행한 45세 할아버지 긴급 체포

    손녀를 성폭행한 40대 할아버지가 구속됐다. 파렴치한 할아버지는 현직 사법경찰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은 베네수엘라의 대표적 관광도시 메리다에서 최근 발생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21살 어린 엄마가 3살 된 딸의 행동에 이상한 점을 느끼면서 할아버지의 짐승같은 짓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엄마가 이유를 묻자 딸은 할아버지와 신체적 접촉이 있었다고 했다. 충격을 받은 젊은 엄마는 곧바로 딸을 데리고 병원응급실로 달려갔다. 병원에선 아이가 성폭행을 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엄마의 신고를 받은 경찰 아동-청소년사건팀은 사법경찰로 재임 중인 45세 할아버지는 긴급 체포됐다. 한편 9일(현지시각) 사건이 보도되자 인터넷에선 사형제 도입에 대한 논란이 달아오고 있다. 분노한 누리꾼들은 “사형제도가 있어야 한다.” “단순한 사형으론 안 된다. 화형제가 있어야 한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150년 전인 1863년 사형제를 폐지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대법원, 성비 균형 갖춰야” 女후보 배제 ‘일침’

    “대법원, 성비 균형 갖춰야” 女후보 배제 ‘일침’

    전수안 대법관은 10일 퇴임식에서 여성 후보를 배제한 양승태 대법원장의 최근 신임 대법관 임명 제청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사형제 반대가 다수 의견 되길” 전 대법관은 “전체 법관의 비율과 상관없이 양성 평등하게 성비의 균형을 갖춰야 하는 이유는 대법원이 대한민국 사법부의 상징이자 심장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양승태 대법원장의 표정은 김능환 대법관의 헌재 비판에 이어 또다시 굳어졌다. 임기 중 진보적인 소수 의견을 자주 내놓았던 전 대법관은 마지막 날에도 ‘소수의견’을 거르지 않았다. 그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흉악범도 국가가 직접 살인형을 집행할 명분은 없다는 판단, 종교적 신념 때문에 징역 1년 6개월의 형을 사는 사회여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다수 의견이 되는 대법원을 보게 되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믿으며 떠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인 안대희 대법관은 “법관은 한없이 낮은 자세를 유지해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고 한없이 높은 도덕성을 유지해야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낮은 자세 유지해야 올바른 판단” 중수부장 시절 대선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국민검사’라는 칭호를 받았던 안 대법관은 “법원과 검찰, 국민으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일환 대법관은 “포부를 묻는 제자들의 질문에 공자는 ‘선배에게 편안함을 주고 동료에게 믿음을 주고 후배에게 본보기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며 법관으로서 올바른 처신을 강조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세계를 여행하러 간 청년 세상을 배우게 된 만남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뒷골목에서 만난 매춘부와 그녀의 방에서 성산업에 대해 토론하고, 악명 높은 파나마 감옥에서 13명을 살해한 무기수를 만나 그를 위로했다면. 또는 요르단 아카바에서 피리 파는 소년에게 비즈니스 전략 강의를 들었다면…. 이런 말을 늘어놓으면 ‘대단한 허풍선이’라는 비웃음을 살지도 모른다. 하지만 달랑 24만원을 들고 영국 런던으로 떠난 스물네 살 청년은 실제로 이 모든 일을 겪었다. ‘클럽 죽돌이’였던 청년(1985년생)은 복학 전 ‘미친 듯이 고생해 보자.’는 결심에 통장에 있는 돈으로 비행기 티켓을 사고, 남은 돈을 환전해 런던으로 갔다. 그곳에서 세계여행 자금을 벌고, 유럽과 미국, 중남미, 중동 등을 돌았다. ‘어쩌면 가능한 만남들’(홍선기 지음, 웅진리빙하우스 펴냄)은 그 경험담과 사람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은 책이다. 런던에서 가진 첫 일자리는 민박집이었다. 또래 한국인 여행객의 콘돔 심부름을 하고, 막힌 변기를 맨손으로 뚫는가 하면 이유 없이 미움을 받아 37일 만에 ‘잘렸다’. 첫 경험은 고통스러웠으나 매 순간 큰 배움과 의미 있는 만남으로 극복해 갔다. 영국에서 유일하게 펍(영국식 술집)을 운영하는 김진욱씨에게서 책임감을 배웠고, 두 살 어린 영국인의 청소부 일을 돕다가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느끼는 등 소소하지만 값진 가치를 깨달았다. 악명 높은 파나마 감옥에서 만난 무기수 가르시아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다. 미국 인기 TV 시리즈의 배경이 된 곳을 구경 삼아 갔다가 무기수와 면담까지 하게 됐다. 이곳에서 한 인간의 잔혹한 처지와 참회를 접하면서 저자는 대입 논술시험에서 ‘사형제도’에 대해 쓴 답안지를 떠올리고, 다시 질문을 던진다. “살인자에게는 당연히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지금 그 문제를 다시 접하면 어떤 답을 쓸 수 있을까.” 아카바에서 만난 열 살 소년 알아사드의 ‘명강의’도 재미있다. 1달러짜리 피리를 팔아 볼 요량으로 소년에게 피리 몇 개를 받았는데 하도 안 팔려서 떨이를 시도했다가 따끔하게 혼났다. 자신이 직접 만든 피리의 값어치를 떨어뜨렸고, 판매 대상을 잘못 잡았기 때문에 판매가 안 됐다는, 야무진 충고를 듣고 사업 수완을 배웠다. 그의 여행은 2009년 초에 끝났으니, 책은 3년 만에 나온 셈이다. 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다녔는데,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고 했다. 저자는 “유명인도 아닌 데다 재미가 없었나 보다.”고 분석했는데, 생각보다 글솜씨가 좋다. 이야기 자체가 워낙 독특한 데다 표현력도 좋아 가끔 단편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쏟아지는 여행서 중 하나로 치부하기에는 청년의 고군분투가 눈물겹고, 한 청년의 성장기로 보기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만한 정보가 많다. 1만 45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2개 조직 테러 준비” 노르웨이 테러범 증언

    지난해 노르웨이에서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피고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3)가 법정에서 “2개의 다른 조직이 노르웨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증언한 것으로 AFP가 18일 보도했다. 브레이비크는 재판 3일째인 이날 “노르웨이 국민들이 두 조직의 공격을 정말 두려워해야 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테러를 준비하는 조직에 대해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브레이비크는 “2002년 5월 영국 런던에서 현지 민족주의자 4명과 여러 차례 만났다.”며 “그들 가운데 리처드라는 이름의 영국인이 나의 멘토”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람은 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정치·군사전술가”라고 말했다. 유럽의 무장 민족주의자들이 알카에다로부터 테러 방법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브레이비크는 무죄나 사형선고를 원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 사건은 무죄이거나 사형이지만 둘 다 현실적이지 않다.”며 “사형을 바라지는 않지만 (사형) 선고를 존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르웨이는 사형제들 두고 있지 않다. 브레이비크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없으면 법정 최고형인 실형 21년이 선고될 수 있다. 이후에도 사회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간주되면 형기는 연장될 수 있다. 브레이비크는 “21년형은 형편없는 처벌”이라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韓 사형집행 15년째 중단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최소한 676명이 사형을 당해 2010년의 527명보다 149명이 늘어났다고 27일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그러나 매년 수천명이 사형을 당하는 중국이 통계에서 빠져 실제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5년 연속 사형제 폐지국 지위를 유지했다. 사형집행이 가장 많았던 나라는 이란으로, 지난해 최소 360명이 사형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82명), 이라크(68명), 미국(43명), 예멘(41명) 등이 뒤를 이었다. 북한은 최소 30명이 사형을 당해 6번째로 사형집행이 많은 나라에 올랐다. 미국은 G8 회원국 중 유일하게 사형 집행을 이어갔다. ●北, 작년 최소 30명 집행 지난해 전 세계 사형 건수가 2010년에 비해 늘어난 것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 3국에서 사형 집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사형자 수가 각각 108명, 55명이 증가했다. 특히 이란은 최소 3명 이상의 미성년자를 사형시켰다고 국제앰네스티는 지적했다. ●美, G8중 유일하게 시행 국제앰네스티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중국의 사형실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중국이 지난해 13개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사형을 폐지했지만 아직 탈세와 약물 등 비폭력 55개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제를 적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제대로 현황이 파악되지 않아 수천 건의 사형이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사 대상 198개국 중 법률적으로 사형제를 폐지하거나, 사실상 사형제를 폐지한 나라는 141개국이었다. 57개국이 여전히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가는 최근 10년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국가로, 우리나라도 여기에 해당된다. 지난해 1건의 사형 판결이 있었지만 1997년 이후 15년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재 국내에는 60명의 사형수가 수감 중이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표준어 복원처럼 문학도 다양성 인정해야

    표준어 복원처럼 문학도 다양성 인정해야

    지난해 8월 31일은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돼 그가 사퇴한 날이다. 이후 안철수 서울대 교수,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이사장 등이 시장 후보로 등장하는 등 정국이 시끄러워졌다. 그러나 사실 이날은 국가 언어정책상 아주 특별한 날이기도 했다. ‘짜장면’을 비롯해 ‘개발새발’ ‘맨날’ ‘복숭아뼈’ 등 국민이 일상적으로 쓰던 39개의 단어가 ‘표준어’로 인정된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짜장면을 자장면이라고 발음하며 검은색 짜장이 희멀건 자장이 되는 것 같이 어감이 이상하다고 입맛을 짭짭 다실 일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8월 31일 이전까지 일상 단어를 오랫동안 ‘비표준어’로 묶어두고 국민들의 언어생활을 억압해 왔다고 보면 되겠다. 평론가 겸 시인인 방민호(47)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는 역사적으로 뜻깊은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짜장면이 맞다’라는 단편소설을 써 문학계간지 ‘문학의 오늘’에 발표했다. 그는 소설 안에서 8월 31일 표준어로 인정된 단어를 모두 굵은 명조체로 표현하며 사랑스럽게 쓰다듬어 주고 있다. 이전부터 표준어로 군림하던 어색한 단어는 굵은 고딕체로 명기해 사람들이 그 언어에 대해 느끼는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잘 표현해줬다. 방 교수는 3월부터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에 단편소설 연재도 한다. 시인에서 소설가로 전업하는 것일까? ‘문학의 오늘’ 봄호가 인쇄돼 나온 지난 2월 29일, 4년에 한번만 돌아오는 독특한 날에 홍익대 앞에서 만나 까칠하고 따뜻하게 우리 시대 문학의 모습에 대해 수다를 늘어놓았다. →이 시대의 문학이 무엇인가. -나를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근거다. 교수는 경계 지워진 세상에서 사는데, 그 세상에서 사는 나는 본모습이 아니다. 그 경계 밖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삶, 부분 안에 놓여있지 않고 부분과 부분을 이어주고 좀 더 본질적인 것을 찾아나가는 것이 문학이다. 정치, 도덕 등은 인간을 재는 척도인데 이런 척도들이 인간을 다 말해줄 수 없다. 문학만이 우리 사회를, 인간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유일무이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문학이 ‘사적(私的)인 문학’으로 환원되지 않았나. -지난 15년 동안 문학이 공공적, 사회적 영역을 버리고 사적인 영역을 타고 들어간 것처럼 보였지만 그마저도 달성하지 못했다. 가장 사적인 인간은 자기 자아가 풍부한 인간인데 자아의 모습을 풍부하고 깊게 그려준 작품이 없고 표층적으로만 다뤘다. 공공성을 회복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개인의 풍부한 자아가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지는 다양한 층위의 문학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소설 ‘도가니’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에는 어떤 평가를 내리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문학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 사형제도가 폐지돼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문학이 반응한 것이다. 정치적 과제, 도덕적 요구에 부응했다. 사회가 변화하길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각광받을 수 있었다. 다만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 사악한 노파를 죽인 뒤 풍부한 자책과 정신적 고뇌를 보여주는데 (그런 면에서 ‘도가니’ 등은) 좀 약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지영씨 좋아한다. 우리 사회에 최근 10여년 동안 그런 말을 하는 작가가 없었다. 시인으로는 최영미 선배가 있다. →시인인데 왜 소설을 썼나. -평론으로 데뷔했는데 시를 쓰니까 너는 왜 평론가가 시를 쓰느냐고 했다. 이번에 소설을 쓰니까 왜 시인이 소설을 쓰느냐고 한다. 시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쭉 써 왔다. 1990~93년에 시, 소설 등 습작을 많이 했다. 대학교 때 학생운동 쪼금 했고 사회운동 하려다가 방황을 거쳐 대학원에 들어와 논리를 공부해서 평론으로 먼저 등단했다. 꼭 소설을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 꼭 쓰고 싶은 주제가 있어서 소설을 쓴다. 광릉에 세조가 묻혀있는데 조카인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올랐는데 얼마나 재위했는지 아느냐. 겨우 13년을 했다. 그거 하려고 온갖 짓을 다 한 것이다. 자기가 좋은 일을 해야 하는데 내게는 문학이 소중하다.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들은 누구인가? -박형서의 상상력, 김혜란의 세상에 보내는 따뜻한 시선, 김사과의 자아의 문제에 몰두하는 모습 등에 주목하고 있다. 문학하는 사람들이 잘나가는 출판사나 비평가에게 줄 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학은 자신과 싸우는 것이고 권력은 덧없다. 아무리 작은 사람도 권력이 있고 아무리 큰 권력도 덧없는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책꽂이]

    ●진실을 말하는 광대(베페 그릴로 지음, 임지영 옮김, 호미하우스 펴냄) 이탈리아 코미디언이자 사회운동가 베페 그릴로의 에세이 한국어판. 1987년 현직 총리를 조롱했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퇴출당한 뒤 거리 공연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면서 정치 참여, 언론 개혁, 노동·환경운동 등 다양한 분야의 메시지를 전한다. 권력자의 비리, 시대착오적 삽질, 민영화의 허와 실, 국회 청소, 국영방송의 침묵 등은 우리 현실과 닮은 듯해 씁쓸하면서도 각성을 유도한다. 1만 5000원. ●논다는 것(이명석 글·그림, 너머학교 펴냄) 스펙이 강조되다 보니 노는 것에 대한 가치가 너무 평가절하됐다. 해서 논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지 강조한다. 고대에서 시작된 반대말 놀이, 따져 묻기 놀이 등에서 오늘날 다양한 사회제도가 유래했음을 보여주면서 말 그대로 논다는 것의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1만 1000원. ●스토리텔링 하노이(김남일 외 지음, 아시아 펴냄) 베트남에 대한 깊은 이해를 시도하는 김남일, 방현석 등 일군의 작가들이 베트남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 인물들에 대해 쉬운 필체로 풀어놔 입문서로 적당하다. 1만 3000원. ●인권이란 무엇인가(박경서 지음, 미래지식 펴냄) 유엔 인권대사를 역임한 저자가 대학 1학년생의 눈높이에 맞춰 인권의 개념을 풀어냈다. 세계 각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가 곳곳에 배어있어 잔잔하게 읽힌다. 동성애, 국가보안법, 사형제 폐지론 등 우리 사회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견을 밝혀뒀다. 1만 4000원. ●고독의 권유(장석주 지음, 다산책방 펴냄) 시인이자 출판사 경영인이었던 저자는 2000년 경기 안성의 한 시골마을로 이사 갔다. 각박하고 메마른 현대사회에서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느림을 즐기고 사는 것이, 고독을 느끼며 사는 것이 행복이란 점을 일러준다. 1만 3000원.
  • 정권 따라 ‘흔들’… “약자 대변 독립기구 거듭나야”

    정권 따라 ‘흔들’… “약자 대변 독립기구 거듭나야”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를 겨냥한 쓴소리가 적지 않다. 25일 출범 10주년을 맞은 인권위의 평가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탓이다.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변하는 인권이라는 가치를 수호해야 할 인권위가 정권의 변화에 따라 흔들린 까닭에서다. 인권위가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시기엔 입을 닫았다. 이날 인권위 설립 1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식이 열린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는 인권 시민단체들이 “인권위 10년 말아먹은 현병철 위원장 사퇴하라.”라는 구호를 외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 단체는 “현 정부 들어 인권위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외면하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목소리만 내고 있다.”고 인권위를 비난했다. 전문가들도 “인권위가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회 약자들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독립성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10년 동안 굵직굵직한 인권 관련 화두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정치·사회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이에 따른 갈등도 적지 않았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체로 진보진영의 입맛에 맞췄다. 이라크 파병에 반대했을 때에는 보수진영으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2005년 사형제 폐지 권고의 경우 사법부와 마찰을 빚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선 ‘우향우’했다는 지적이 적잖다. 노무현 정부 때와 성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현병철 위원장이 취임하며 최고 의결기구인 전원위원회가 정부와 여당이 추천한 보수 인사로 채워졌다. 2009년 ‘용산참사’ 때는 입을 닫았다. 지난해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과 관련한 진정은 기각됐다. 올해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인권보호와 관련한 의견 표명을 부결하기도 했다. 진보 시민단체들은 발끈하며 인권위를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게다가 내부 문제도 잇따라 불거졌다. 조직 운영에선 민주적 절차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엔 인권위에 파견된 경찰관이 경찰 비위와 관련된 내부 문건을 경찰에 빼돌린 사건도 터졌다. 성과도 많다. 특히 폐쇄적인 군이나 경찰을 대상으로 한 직권조사로 음지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의 실상을 파헤쳐 조직의 투명성을 제고시켰다.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벌어진 ‘날개 꺾기’ 등 가혹행위 파문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 10년 동안 인권위가 접수한 진정은 모두 37만 8372건, 기관에 개선을 권고한 진정건 진정 가운데 86.4%를 대상 기관이 수용 혹은 일부 수용했다. 보통 정책 권고에서 수용률이 70%가 넘으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것이 인권위의 권위를 재는 잣대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22개 의학전문대학원 8일부터 심층면접… 대비 이렇게 하세요

    22개 의학전문대학원 8일부터 심층면접… 대비 이렇게 하세요

    의학전문대학원 정시모집 심층면접이 8일~다음 달 10일 학교별로 실시된다. 주요 대학의 면접 일정은 고려대 8일, 가톨릭대·한양대 12일, 서울대 19일, 건국대 다음 달 3일 등이다. 수험 전문가들은 “면접시험 전까지 남은 기간 최근 이슈와 연관된 의학 상식·지식을 정리해 놓고, 자신이 지원한 대학의 기출문제를 꼼꼼하게 점검해 미리 대답을 정리해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얼마 전 고려대 의대생들이 동기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의대생의 경쟁 위주 입시 때문에 정작 중요한 인성교육은 부족하다.’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지원자들의 인성 평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된다고 지적된다.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준비만큼이나 인성 평가를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2일 서울신문이 웅진패스원과 함께 대학별로 최대 50%까지 반영되는 심층면접의 대비법을 알아봤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인성면접 자기소개서 바탕으로 질문 의학 전문대학원 심층면접은 인성면접과 지성면접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인성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한 문제들이 주어진다. ▲지원 동기 ▲학습 계획 ▲가정환경 ▲학부 생활 등 지원자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묻는다. 지성면접은 수학 능력과 지적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면접이다. 생물학 및 의학지식·상식 및 노벨의학상 등 최근 이슈 사항에 대한 질문이 예상된다. 이때 각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학별 면접 예시문항, 모범답안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 의사가 되려고 하는가.’ ‘왜 우리 학교를 선택하여 지원했는가.’ ‘안락사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하시오.’ ‘사형제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무엇인가.’ 등은 인성면접의 단골 질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라와 있는 면접 후기와 각종 예상 질문들도 살펴 출제 범위와 유형을 정확히 파악해둬야 한다. 또 각종 예상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은 물론 상반되는 다른 의견도 정리해둬야 한다. 박창주 웅진패스원 본부장은 “인성면접 질문은 각 대학의 기출문제를 살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성면접에서는 MEET를 준비하며 습득한 생물학적 지식에 대한 질문뿐만 아니라 최근 사회 이슈와 관련된 심화 내용이 출제될 수 있다. 올해에는 ▲후쿠시마 원자로 폭발 ▲일본 대지진 발생 ▲태국의 홍수 등을 소재로 활용해 질병 발생 여부에 대해 물을 확률이 높다. 지난해 기출문제를 보면, 고려대 면접에서는 ‘한 여성이 살을 빼려고 3일간 단식하고 있다. 혈당을 중심으로 한 체내의 변화를 면접관과 토의하시오.’ ‘근육에서 포도당을 이끌어 내는 기작에 대해 설명하시오.’ 등의 질문이, 이화여대에서는 ‘골다공증의 위험요인에 대해 설명하시오.’, 한양대에서는 하품이 발생하는 과정에 대한 자율신경계의 반응에 관한 지문을 제시하며 ‘헤모글로빈의 산소포화도 곡선을 보고 하품이 발생한 이후 곡선의 이동 방향에 대해 예측해 보시오.’ 등의 질문이 출제됐다. ●총 6024명 지원… 평균 경쟁률 7.3대1 한편, 지난달 13일까지 진행된 22개 대학 정시모집의 원서 접수 결과, 모두 6024명이 지원해 7.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제주대학이 22대1로 가장 높았다. 주요 대학의 경쟁률은 서울대 4.79대1, 가톨릭대 2.14대1, 고려대 10.5대1, 한양대 3.35대1로 나타났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한양대 25일, 가톨릭대 12월 1일, 서울대·고려대 12월 9일, 건국대 12월 12일 등이다. 대부분 의 대학에서 MEET 성적과 학부 평점평균, 공인영어성적(TOEIC, TEPS, TOEFL), 서류 평가 등으로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한 후 1단계 점수와 심층면접 점수의 합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도움말 웅진패스원
  • 구청장님의 남다른 ‘영화사랑’

    구청장님의 남다른 ‘영화사랑’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유년 때 영화에 미쳐 살았다.”고 말한다. 사형제도에 저항하는 ‘암흑가의 두사람’을 보고 프랑스 누아르에 빠졌다. 장 가뱅(1904~1976)과 알랭 들롱(76) 주연이었다. ‘태양은 가득히’, ‘사형대의 멜로디’ ‘네멋대로 해라’ 등을 보기 위해 동네 동시영화관과 재개봉관을 순례했다고 문 구청장은 덧붙였다. ●“여성영화제도 함께 열 계획” 문 구청장은 “어린 시절 엄앵란이란 배우를 너무 좋아해 나중에 커서 결혼하게 해달라고 기도까지 했다.”며 “그땐 왜 그렇게 영화에 빠져 살았는지 믿기지 않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초등학교 때 유일한 낙인 영화 때문에 1년 늦게 졸업했을 정도다.”라고 고백했다. 그런 그가 구청장이 되고서도 ‘영화사랑’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어린 시절의 향수 탓인지,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미련 탓인지 애착을 드러내고 있다. 오는 4~5일 서대문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개막되는 독립민주영화제도 그가 기획한 것이다. 문 구청장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이혜경 집행위원장과 얘기를 하다가 독립민주페스티벌에 즈음해 독립민주영화제를 열어보는 게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며 “앞으로 독립민주영화제와 더불어 여성영화제도 함께 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독립영화제는 주민과 함께 일상의 아름다운 변화를 만들어가자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시대상을 반영한 화제작과 다양한 게스트가 관객을 찾아간다. 4일 문 구청장은 이혜경 위원장과 함께 독립·민주지사를 기리는 주먹밥 함께 나누기 행사를 벌인다. 이어 광주의 5월을 담아낸 영화 ‘오월愛(애)’를 상영한 뒤 광주 시민활동가 윤청자씨와 관객이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한국사회 가족의 굴레를 신랄하게 다룬 ‘쇼킹 패밀리’의 경순 감독도 초대돼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새로운 가족형태의 가능성도 점쳐본다. 5일 오후 2시에는 스위스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속옷가게를 열려는 할머니들과 보수적인 마을남자의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가는 스위스 영화 ‘할머니와 란제리’, 오후 5시에는 교육부터 직장생활,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시대상을 담은 임순례 감독의 ‘날아라 펭귄’이 관객을 만난다. ●“영화는 사회문제 가장 쉽게 이해하는 길” 문 구청장은 “최근 장애인인권을 다뤄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도가니’를 봤다. 영화만큼 사회문제를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매체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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