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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萬華鏡’] 산으로 간 경찰

    “아버님 제가 이세상에서 바라는 것은 한낱 풀잎의 이슬처럼 아침에 맺혔다가 사라지는 허망한 권력이나 부귀영화가 아닙니다.이제 거짓된 나를 버리고 진실한 나를 찾아,번뇌가 없는 진리의 세계에서 모든 중생들을 구하여 열반에 들게 할 것입니다.” 결혼해 아들까지 둔 인도의 왕자 고타마 싯다르타가 궁전을 떠나면서 남긴 출가기이다.아들이 출가할 것을 염려해 궁정에 가두다시피 한 부왕에게 마지막 말을 이렇게 남긴 싯다르타는 마부만을 데리고 한밤중에 궁전을 떠났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마저 뒤로한 채 속세를 떠난 싯다르타의 그때 나이는 29세였다.싯다르타의 어린 시절을 전하는 설화는 거의 없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공통적으로 왕실 유원지로 놀러나간 싯다르타가 유원지 길목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생로병사를 느껴 출가할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한다. 이런 극적인 출가기는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게 전해지지만 와세다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일제하 우리나라 최초의 판사를 지내다 출가한 효봉 스님 이찬형(1888∼1966)의경우는 대표적인 예로 남아 있다.‘엿장수 중’‘판사중’‘절구통 수좌’로 불리는 효봉스님은 후에 총무원장을 거쳐 통합종단초대 종정에 오른 인물이다.평양복심법원(지금의 고등법원)에 재직,법조인으로서 앞길이 훤히 트였던 그는 판사생활 10년만에 처음으로 사형선고를 내린 날 밤 ‘인간이 인간을 죽일 수 있느냐.’는 회의를 안고 전국 방랑의 길에 나섰다고 한다. 지난 99년 한 중견법관이 퇴직할 때,15년간 판사로 재직하면서 소송관계인들에게 혹 끼쳤을지도 모를 자신의 잘못을 속죄하는 유언장을 공개한 일화는 효봉 스님의 예와 맞물려 회자됐다. 명예퇴직서를 제출한 뒤 홀연히 출가,입산한 김기영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의 이야기가 화제다.다음 정기인사에서 지방경찰청장 물망에도 올랐다는 뒷이야기까지 얹혀 잔잔한 감동을 더한다.김 차장은 “그간 승려의 길을 못가고 세속에서 많은 분들로부터 분에 넘친 사랑을 받으며 열심히 살아온 만큼,이제는 본래 갈 길을 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고 한다. 부친이 승려이고,불교에 귀의하겠다는 생각을 주변에 전하는 등 평소 불교에 관심이 많았다고는 하지만 어쩐지 요즘 세태에 맞서 무언의 회향의식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김성호기자kimus@
  • 의문사委가 밝힌 인혁당 재건위 사건 조작 전모/ 유신 ‘공작살인’ 국가서 첫 인정

    의문사규명위원회의 인혁당 재건위 사건 발표 내용을 수사부터 재판까지 부문별로 간추린다. ◆조직결성의 증거 유·무-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1차 인혁당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조직결성과 관련한 증거가 없다.트랜지스터 라디오,공식 출판 서적,학생들 선언문,민주수호국민협의회 관련 자료 등이 있을 뿐 강령,규약,조직문서,감청 기록 등 지하당 결성과 관련된 물증이 없다.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이 가한 고문의 실상- 중정 수사관들과 중정에 파견된 경북도경 등의 경찰관들은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구타,몽둥이(야전침대봉 등)찜질,통닭구이고문,물고문,전기고문 등의 고문을 자행했다고 당시 서울구치소 교도관들은 증언했다. 서울시경 소속 경찰 전○○는 국방색의 야전용 전화기로 피의자를 전기고문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경북도경 경찰 이○○은 물고문하는 것을 보았다고 하며 지하 보일러실은 고문을 하는 장소라고 진술했다. ◆각본에 의한 수사-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중정에서 갑작스럽게 조사했다.당시에 중정간부가 1차 인혁당 관련 기록을 보고 있었으며 중정에서 짜놓은 각본에 맞춰 조사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수사팀장인 윤○○이 수사관들에게 “물건(조직사건)을 만들라.”고 지시한 일도 있다고 진술했다. ◆고문을 통한 피의자 자백 강요- 수사관 이○○,신○○는 중정의 지시가 사실관계 및 상식과 어긋나는 것이 많이 있었지만 윤○○이 지시하면 무조건 조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피의자들이 처음에는 혐의사실을 부인하더라도 중정 수사팀이 고문을 한차례 하면 그 다음에는 별다른 저항 없이 시인조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검찰관 조사 때 중정 수사관이 참여- 피의자들을 고문 당시 수사관들,검찰서기,피의자들은 검찰관 조사 과정에 중정의 수사관들이 수시로 입회하였으며 “혐의를 부인하면 6국 지하보일러실로 끌려나가 고문을 당하였고 검사가 물으면 예라고 답할 것을 강요당했다.”고 진술하고 있다.서울시경 소속 경찰 나○○은 “대구팀이 중정에서 검찰관과 같이 조사를 한 것은 중정에 있었던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고,그 목적은 혐의사실을부인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공판조서 허위 작성- 재판을 지켜본 변호사들 교도관들,피고인의 가족들은 공판기록에 나타난 허위기재 사실은 크게 두 가지라고 입을 모은다.첫째는 부인한 혐의 사실을 정반대로 기록하는 것이고 둘째는 불법적인 고문 수사에 항의하는 발언을 기록에서 누락시키는 것이다. ◆위법한 재판과정- 변호인들이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결정적인 증언을 해줄 증언자를 재판부에 신청을 해도 재판부에서 받아준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더구나 피고인들이 고문당한 사실을 증언하면 재판부에서 막는 경우도 있었다.임구호 피고인의 경우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난 뒤 법정 밖으로 끌려나가 검찰관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하기까지 했다.피고인 가족도 방청이 한 피고당 1인으로 제한됐으며 기자들도 방청이 제한되어 보도하지 못했다. ◆전격적인 사형집행- 인혁당 재건위 사건 사형수들의 형 집행은 1975년 4월8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다음 날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의해서 새벽에 전격적으로 집행됐다.일반적으로 사형수들은 최소한 몇개월,길면 2∼3년 지난뒤 집행된다. ◆유언의 허위작성- 사형수들은 사형장에서 최후진술을 할 수 있고 사형집행명령부 비고란에 기록된다.그런데 사형집행명령부에는 도예종이 “조국이 하루 속히 적화통일 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고 기록돼 있고 8명의 비고란 가장 아래에는 모두 종교의식을 거부한다고 기록돼 있다.그러나 당시에 사형 장면을 목격했던 교도관 김○○은 도예종이 “통일을 못 보고 죽는 것이 억울하다.”는 단 한마디만 했다고 진술했다. ■조사과정 이모저모/ 18개월간 400명 진술받아 조작 관여자 “시키는 대로” 의문사진상규명위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지난 75년 옥중에서 병을 얻어 사망한 장석구씨 사건을 직권 조사하기로 지난해 3월 결정한 뒤 1년6개월에 걸쳐 수사와 재판에 관여했던 400여명의 진술을 들었다.이 가운데 120여명은 정식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규명위 관계자는 “대부분이 현직에서 퇴직한 상태였으며 치매로 조사가 어려운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참고인들은 고문과 사건 조작에 관여한 사실을 강력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규명위측이 유족과 관련자의 진술을 토대로 추궁을 하자 조금씩 사실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규명위 조사관들은 당시 중앙정보부에 파견돼 수사에 나섰던 경북도경 소속 경찰관들은 대체로 고문과 강압수사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중정 직원과 간부들은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거나 “중정은 경찰 수사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수사과정에서 파견 경찰관과 중정 직원간의 갈등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규명위 관계자는 “경찰관 중에는 ‘공은 중정이 가로채고 나중에 문제될 일은 경찰에 떠밀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한 사람도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심지어 중정 간부들이 헌병을 동원해 반발하는 경찰관을 감금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구속하겠다.”고 협박한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검찰 관계자들도 책임을 부인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규명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검찰 수사관들이 ‘우리는 군인이었기 때문에 상부의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며 발뺌했다.”고 전했다. 일부는 “빨리 사건을 끝내주는 것이 피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사형 당할 수 있는 중대한 혐의사실도 너무 쉽게 시인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당시 재판부 판사들은 현재 해외에 체류중이거나 소재 파악이 안 돼 규명위로서도 접촉이 쉽지 않았다. 규명위 관계자는 “어렵사리 연락이 닿아 진술을 요청해도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거나 ‘협조는 하겠으나 조서에는 남기지 말아달라.’며 답변을 회피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 ■재심 어떻게 - 최초 판결 법원 다시 재판 시작 재심은 법원에서 이미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에서 사실 오인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피고인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이다.원심의 판결을 뒤집을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거나 새로운 사유가 생겼을 때 구제받는 비상절차로 현행 형사소송법은 사법 판단의 안정을 위해 그 요건을 엄격히 한정하고 있다. 재심청구 신청서가 제출되면 재심 사유가 있는 심급의 법원이 심리에 착수,사건 관련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을 검토하게 된다. 1974년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가 전복을 기도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가 이듬해 4월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다음날 곧바로 사형이 집행된 제2차 인민혁명당 사건 관련자 8명의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최초 판결을 내린 법원에서부터 다시 재판을 진행해야 하다. 당시 관련자들이 1심인 보통군사법원을 거쳐 2심인 고등군사법원과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통해 형이 집행된 만큼 재심 판단은 군사법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인혁당 조종받는 민청학련 정부전복기도””/사형선고 20시간만에 핵심8명 전격 형집행 유신시절인 1974년 정부가 발표한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은 제2차 인혁당사건으로도 불린다. 도예종씨 등 23명이 인혁당 재건위를 결성한 뒤 북한의 지령을 받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을 배후 조종,정부 전복을 기도했다는 것이 정부의 발표 내용이었다.당시 구속기소된 23명 가운데 75년 4월 대법원에서 8명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20시간 만에 가족들도 모르게 형이 집행됐다.나머지 15명도 무기징역에서 징역 15년까지 중형을 선고받았다.일부는 수사 도중 구속정지 등으로 풀려났으며,구속기소된 인사 가운데 현재 9명이 생존해 있다. 민청학련 사건은 73년 8월 김대중(金大中) 납치사건을 계기로 반유신 체제운동이 가속화되자 박정희(朴正熙) 정권이 민주인사와 학생들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됐다.당시 박 대통령은 “반체제운동을 조사한 결과,민청학련이라는 불법단체가 불순세력의 조종을 받고 있었다는 확증을 포착했다.”고 발표하면서 긴급조치 제4호를 발동,학생들의 수업거부와 집단행동을 일체 금지시켰고,위반자를 잡아들였다. 앞서 64년 8월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북한이 사주한 대규모 지하조직에 의해 국가 전복기도가 있었다.”고 발표한 사건이 제1차 인혁당 사건이다.그러나 인권단체에 의해 고문사실이 알려지고 담당 검사들이 사퇴하는 등 홍역을 치르면서 13명이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세영기자
  • 책꽂이 / 이봉창 평전 등

    ◆ 이봉창 평전(홍인근 지음,나남출판 펴냄) = 1932년 일본 도쿄 경시청 현관앞에서 일왕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스스로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은 이봉창 의사의 업적을 조명.이 의사의 의거는 중국 언론에 크게 보도돼 이른바 ‘1·8상해사변’의 빌미를 제공했으며,한인애국단 제2호 의거인 윤봉길 의사의 거사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1만 5000원. ◆ 유인원,사이보그,그리고 여자(다나 해러웨이 지음,민경숙 옮김,동문선 펴냄) = 자연과 살아 있는 유기체,사이보그 유기체(유기적ㆍ기술적 구성요소를 모두 수용하는 체계) 등의 창조에 대한 설명,서사,설화 등을 분석.주제는 ‘생물학을 통한 세상 읽기’.1920년대 영장류학부터 20세기 후반 면역학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이 세상의 요구에 맞춰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를 보여준다.2만 5000원. ◆ 이슬람문명(정수일 지음,창작과비평사 펴냄) = 1400여년간 이어온 이슬람교는 여러 편견 탓에 ‘폭력과 타락의 종교’로 폄하돼 왔고,중세를 풍미한 이슬람 문명의 역사적 공헌은 외면당하기 일쑤였다.저자는 이슬람문명은 이슬람교를 바탕으로 한 복합문명체란 관점에 선다.토막상식이 아니라 문명으로서의 이슬람을 총체적으로 알려주는 입문서.1만 8000원. ◆ 업그레이드 사회 못되는 70가지 이유(김기덕 지음,서해문집 펴냄) = 악화가양화를 구축하는 ‘그레샴의 법칙’은 우리 삶의 현장에서도 통용된다.부끄러움을 부끄러움으로 알지 못하는 이기적 심성의 인간들이 오히려 성공의 사다리를 오르는 경우가 많다.언론인 출신인 저자는 우리 사회를 ‘제멋대로가는 사회’로 규정,그 일그러진 모습과 함께 대안을 제시한다.9500원. ◆ 조선 최강상인(이용선 지음,동서문화사 펴냄) = 상도를 지키며 지조있는 상인의 길을 걸어온 최봉준·이용익·임상옥 등 3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다큐멘터리소설.전3권.각권 1만2000원. ◆ 혈액형을 알면 아이의 재능 100% 살린다(노미 도시타카 지음,김상현 등 옮김,동서고금 펴냄) = 혈액형에 따른 아이들의 성향과 행동특성을 분석.인간발달 과정으로 볼 때 인성의 80%가 형성되는 유아기에 초점을 맞췄다.8500원. ◆ 신학-정치론(베네딕트 데스피노자 지음,김호경 옮김,책세상 펴냄) = ‘마지막 중세인이자 최초의 근대인’으로 불리는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의 종교론.스피노자는 신은 자연의 모든 것을 창조한 초월적인 존재가아니라 자연 속에 실존하는 존재로 본다.또 철학을 신학에 종속시킨 중세적흐름과 신학을 철학에 종속시키는 계몽주의적 입장에 모두 반대,철학과 신학이 각각 독립된 영역을 갖고 있음을 강조한다.4900원. ◆ 서양철학의 파노라마1·2(앤소니 고틀립 지음,이정우 옮김,산해 펴냄) =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르네상스에 이르는 서양철학의 역사를 쉽게 풀어쓴 교양서.‘이코노미스트’지 편집장인 저자는 저널리스트다운 핵심을 찌르는 서술로 서양철학사에 대한 ‘파노라마적’ 전망을 제시했다.일반 철학사에서 소홀히 취급한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을 비중있게 다뤘고,자연과학과의 연관성을 중시했으며,소피스트들의 긍정적인 측면을 지적한 점 등이 이채롭다.각권 1만 5000원.
  • [오늘의 눈] 정말 기업하기 힘든 나라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한국처럼 기업하기 힘든 나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일관성없는 정책과 지나친 규제를 그 이유로 꼽고있다. 자동차 연료용 첨가제인 ‘세녹스'의 가짜 휘발유 논쟁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정부 부처의 일관성없는 정책이 때로는 기업의 사활을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세녹스는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자동차 연료용 첨가제로는 드물게 전체 연료의 40%까지 첨가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는 수십억원을 들여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지난 6월부터 전국 11개 주유소를 시작으로 판매망을 확대했다. 그러나 세녹스를 판매한 주유소들은 이달초 산업자원부의 가짜 휘발유 판정에 따라 영업정지 등 고강도의 행정처벌을 받았다.제조업체로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더욱이 산자부는 탈세를 목적으로 가짜 휘발유를 제조,판매하고 있다고 몰아 세웠다. 문제가 불거지자 환경부는 부랴부랴 첨가제의 함유량을 2%이하로 낮춰 허가해 주라는 내용의 지침을내리는 등 뒷북을 쳤다. 국세청은 제조업체가 마치 탈세범이라도 되는 양 세금추징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제조업체가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제품을 만들었다가 석유사업법에 의해 불법으로 규정돼 도산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법률을 꿰뚫고 있어야만 합법적인 사업이 가능하다는 얘기인가.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면 허가 당시 관계부처의 보다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했다. 이같은 모습은 비단 세녹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준농림지에 집을 지을수 있다고 해서 땅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본 건설업체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벤처육성 정책으로 검증도 안된 엉터리 벤처기업에 자금 지원을 했다가 떼인 돈이 한두 푼이 아니다. 정부의 일관성없는 정책 집행이 계속되는 한 한국은 영원히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책담당자들은 뼈저리게 느껴야 할것이다. 언제까지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가 부진하다는 불평만 늘어 놓을 것인가. 전광삼 산업팀 기자 hisam@
  • “사업통해 독립…신기루 좇았다”, 홍걸씨 2차공판 심경 진술

    “나는 대통령 아들로서 행복하지 않았다.”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로비 및 관급공사 청탁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통령의 3남 김홍걸(金弘傑·39) 피고인은 19일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金庸憲)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대통령의 아들,정치인의 동생이 아니라 내 힘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평범한 가장으로 살고 싶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피고인은 변호인 신문을 통해 “80년 신군부 집권 후 군홧발로 무장한 군인들에게 끌려가는 아버지의 모습과 가택연금,사형선고를 지켜보면서 옳은 일을 하는 아버지가 왜 고통을 겪는지 의문이 들었다.”면서 “당시 집안에 닥친 경제적 궁핍과 아버지를 버리고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대인 경계심이 더욱 커졌다.”고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털어놓았다. 김 피고인은 “사람들이 ‘대통령 아들 아니냐.’고 물을 때마다 ‘잘못 보았다.’고 대답하며 자신의 신분을 숨겨왔다.”면서 “최규선씨의 사업수완을 통해 날개를 달아 부상하고 싶었지만 그건 손에 넣을 수 없는 신기루에 불과했다.”며 반성했다.김 피고인은 “부모님에 대한 비난보다는 모든 책임을 내게 물어달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일요영화/어글리 우먼 등

    ◆어글리 우먼(SBS 오후 11시40분) 외모의 아름다움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묻는 스페인 영화로 2000년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대상을 차지했다.2010년을 하루 앞둔날,파티를 즐기던 82세의 노파가 수녀복을 입은 괴한에게 살해된다.연이어 많은 여인들이 참혹하게 살해된다.경찰관 아리바는 롤라라는 여자를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추적한다.롤라는 기형적인 얼굴을 타고났지만 불법 유전자 조작 시술을 통해 미인이 됐는데…. ◆유턴(MBC 밤 12시25분) 한적한 사막지방을 지나던 청년이 온통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가득한 마을을 지나는 이야기.올리버 스톤 감독의 1999년 작품이다.독특한 카메라 앵글이나 속도감 있는 교차편집 등 독특한 기교가 돋보인다.빚을 갚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가던 바비는 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낯선마을에 들어서게 된다.그 때 아름다운 여인 그레이스가 나타나 바비를 유혹한다.뒤따라 그레이스의 남편 제이크가 들이닥친다. ◆숀 코너리의 함정(OCN 오후 10시) 폴 암스트롱은 사형제도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하버드 법대 교수.어느날 명문대학 출신의 젊은 흑인 사형수 바비로부터 무죄 탄원을 받고 재심을 청구하는 소송대리인을 맡는다.바비는 10살백인 소녀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는데, 고문을 당하여 허위자백을 하였다는 것. 암스트롱의 노력으로 바비는 석방되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남는다. 이송하기자 songha@
  • 청춘의 사신/서경식/창작과 비평사/ 세상에 맞서 싸운 20세기 화가들

    세계대전,대량학살로 상징되는 20세기에 맞서 온몸으로 사투를 벌인 화가에 대한 미술 에세이집 ‘청춘의 사신(死神)’(서경식 지음·김석희 옮김,창작과비평사 펴냄)이 나왔다.최근 봇물을 이루는 ‘알기 쉬운’류의 미술관련책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하지만 저자가 지난 1992년 ‘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펴낸 ‘그’란 점을 알면 책을 앞으로 바짝 당길 것이다. 저자는 1971년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사건’에 연류된 서승·서준식 형제의 동생.형들이 20여년간 조국의 감옥에서 옥살이를 하는 동안 속절없이 서른을 넘긴 채 통곡의 세월을 산 재일동포 지식인이다.고문과 사형선고,단식투쟁 속에서 고통받는 형들을 지켜보며 ‘지하실에 처넣어진 듯한’막막하고 답답한 심정으로 13년의 세월을 보낸 그에게 예술은 꽉막힌 지하실에 뚫린 작은 창문 같은 것이었다.도망가지는 못해도 작은 창문 덕에 살아있을 수있었다.1983년부터의 서양 미술관 순례길이었다. 그런 절박함 속에서 그는 콜비츠,코린트,놀테,실레 등 놀라운 통찰로 판에 박힌 상식을 돌파하려고쉬지 않고 저항하는 화가를 만났다.그는 그들이 남긴 작품을 통해 ‘푸르른 삶과 시커먼 죽음에 대한 동경’이 다 타버리지 않았음을 상기했고,우리에게 상기시키고 있다.미술 작품에 대한 해설뿐 아니라,인간으로서의 예술가의 삶에 비중을 둔 글이 감칠맛이 난다. ‘모욕 당하는 그리스도’를 그린 루오는 “내가 한 일은 하찮다.그것은 밤의 절규,낙오자의 오열,목멘 웃음이다.세상에서는 날마다 나보다 가치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일 때문에 수없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저자는 세기가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는 20세기의 악몽과 위협에 대해 미술이란‘창’을 통해 우리를 새삼 환기시키고 있다.1만원. 문소영기자 symun@
  • [이경형 칼럼]‘철판 깐 것 같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두 아들 구속 기소와 관련해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대통령은 “월드컵 응원을 갔을 때 손을 흔들면서도 얼굴에는 철판을 깐 것 같았다.”고 털어 놓았고,아들 비리에 대해선 “사전 정보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기 7개월을 남겨놓고 회한에 찬 대통령의 술회는 팔순을 앞둔 한 아버지의 인간적인 고뇌를 엿보게 한다.그러면서도 청와대가 왕조시대의 구중궁궐도 아닌데 바깥에서 떠돌던 아들들 얘기를 정말 몰랐을까 하는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직보체제는 항상 가동된다.국가 안위에 관한 사항이 아니더라도 주요 정보는 수시간내,늦어도 익일 아침에는 보고 된다.대통령의 가족,친인척 관련 사항도 소관부서인 민정수석비서관이나,아니면 국가정보원,그것도 아니면 시차는 있더라도 대통령의 비공식 여론수렴 채널을 통해 보고되기 마련이다. 한나라당에선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이나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진술을 보면 대통령이 아들문제를 보고받은 정황이충분한데도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그러나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간담 내용의 전후 맥락에 비추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대통령은 김은성씨 등이 말한 ‘홍걸씨와 최규선 관계’에 관한 것이 아니라,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을 받고,수십억원의 돈거래를 하는 등 아들들에 대한 총체적인 비리에 관한 사전 정보 취득을 묻는 말에 답변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그러나 문제는 대통령이 아들들 문제를 왜 까맣게 모르고 있었는가에 대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 자신에게 돌아간다는 데 있다. 대통령 아들 비리가 터져나올 때부터 여권이나 검찰 주변에선 ‘DJ의 아들들에 대한 마음의 빚’이 사건 해결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소리가 많았다.결국 법대로 처리되긴 했지만,김 대통령이 자식들에게 가졌던 연민의 정은 남달랐던 것은 사실이다.1980년대 내란음모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중에 썼던 ‘옥중서신’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이런 대통령의 심중을 모를 리 없는 참모들이 아들들에 대한 비리 보고를제대로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설사 한두번 했다 치더라도 대통령의 짜증 섞인 얼굴을 보는 순간 다시는 입에 올리지 않을 것이다.김 대통령은 정권 중반까지만 해도 재야시절부터 신뢰를 주고 받는 교계 인사들을 내밀하게 만나 직언을 많이 들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점차 뜸해졌다고 한다. 지금 정치권에선 대통령의 자녀나 친인척들의 관리 문제가 다시 부패 척결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친인척 관리문제는 이제 더이상 김 대통령 문제가 아니라 차기 대통령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그런 의미에서 대통령 후보들의 주변 관리를 보는 국민의 시선은 대단히 냉혹하다. 차기 대통령이 국가가 부여한 권력을 가족 등 주변 인물이 사물화(私物化)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그 대통령의 의지와 실천에 달렸다.검찰 국정원 등 사정기관과 친인척 관련 소관부서인 민정수석실간의 정보 공유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한편으로 정보수집기관간의 담합으로 정보가 왜곡되거나 청와대비서실이 정보의 직보체제를 차단하도록 해서도 안되며,정보채널간의 수시교차 점검도 필요할 것이다. 이런 것들은 대통령의 용인술에 의해 좌우되지만 역시 제도적인 차단 장치도 필요할 것이다.여기에 따른 입법은 적어도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는 오는 12월 대통령선거 이전에 마련돼야 한다.그래야만 엄격한 친인척 관리 장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이미 부패방지위에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감찰할 독립기구를 두겠다고 공언했고,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부패청산을 위한 특별입법을 연내에 국회에서 통과시키자고 했다.그렇다면 지금부터 각 정당이 입법시안을 내놓고 의견을 좁혀 나가야 한다. 붉은악마의 응원 함성에 ‘얼굴에 철판 깐 것’같은 심정으로 손을 흔드는 우울한 대통령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하자.그러려면 늦어도 오는 정기국회 중에 관련 입법을 매듭지어야 한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khlee@
  • 8·8 재보선 최대 격전지 3곳/ 서울 종로·서울 영등포을·경기 광명

    ■서울 종로-‘정치 1번지' 자존심 싸움 서울 종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공천자의 면면으로 보면 ‘정치1번지’답게 ‘리틀 대선’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한나라당 박진(朴振) 공천자는 이회창(李會昌) 대선후보를 연상시킨다.경기고·서울법대 출신에 영국 뉴캐슬대 정치학교수,대통령 공보·정무기획 비서관 등 화려한 경력의 엘리트이다. 민주당 유인태(柳寅泰) 공천자는 민주화운동 출신이다.3선개헌 반대 학생운동,민청학련,광주민주화운동 등을 주도,투옥 후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투사’였다.과거 이곳에 출마했던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이미지가 상당부분 겹친다. 박진 공천자는 정치신인임을 강조하며 ‘참신성’으로 승부를 낼 생각이다.유인태 공천자가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구 정치인’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모두 경기고·서울대 출신으로 ‘동문 대결’이 이뤄지게 됐다. 두 사람은 공천 후유증도 해결해야 한다.한나라당에서는 막판 탈락한 박계동(朴啓東) 전 의원이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중앙당사 농성을 준비중이다.민주당은정흥진(鄭興鎭) 전 종로구청장의 반발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지운기자 jj@ ■서울 영등포을-소장변호사·마지막 在野 격돌 서울 영등포을에서 한나라당은 소장파 변호사인 권영세(權寧世)씨를 내세웠고 민주당은 최근 입당한 장기표(張琪杓)씨를 공천했다.대학 선·후배(서울대 법대) 사이이긴 하지만 그간 걸어온 길은 무척이나 대조적이다. 권 변호사는 검사시절 대검찰청 검찰연구관과 서울지검 부부장 검사를 지낸 대표적인 기획통인 반면 장 후보는 ‘마지막 재야’로 불릴 만큼 오랜 기간 민주화운동에 몸담아온 우리 사회 대표적인 재야 인사이다. 정치권 입문이나 공천 과정도 다소 대조적이다.공천 과정에서 ‘DJ 저격수’로 불리는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을 물리칠 만큼 뚝심을 과시한 권씨는 평소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로부터 젊고 유능한 법조인이란 평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중학 2년 선배이기도 한 장씨는 입당 이전부터 노 후보에 대해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한사람’이라는 입장을 보이는 바람에 입당 및 공천 과정에서 심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하지만 공천 이후엔 상호 지지의사를 밝히는 등 화해분위기로 돌아섰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경기 광명-‘남녀 간판스타' 불꽃 접전 8·8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한나라당의 전재희(全在姬·전국구)의원과 민주당의 남궁진(南宮鎭)전 문화부장관이 불꽃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의원은 전국 유일의 민선 여성시장 출신.행정고시 여성 첫 합격자로 노동부 국장에서 관선·민선 광명시장을 거치면서 능력을 인정받은 ‘여걸’이다. 이에 맞서는 남궁 전 문화부장관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비서 출신의 정통 ‘DJ맨’이다.15대때 경기 광명갑에서 당선된 뒤 99년 옷로비 사건으로 여권이 흔들리자 의원직을 버리고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양쪽 모두 필승을 자신하고 있지만 부담도 적지 않다.전 의원은 전국구 의원직을 버리고 다시 출마한 것은 국민을 무시한 발상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남궁 전 문화부장관도 동교동 ‘가신’으로 DJ의핵심 측근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최근 일고 있는 정치개혁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에 직면하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홍걸씨 출두/ DJ 4父子 ‘악몽의 5월’

    김대중 대통령 4부자(父子)는 유난히 5월과 악연이 깊다. 지난 80년 5월 군사정권의 공작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김 대통령은 천신만고 끝에 정권교체의 숙원을 이룬 지 4년이 지난 올 5월 아들의 검찰 소환으로 다시 위기에 몰렸다. 김 대통령은 특히 친인척의 비리 혐의를 둘러싼 여론의악화로 지난 6일 민주당을 탈당,오랜 당인(黨人) 생활에마침표를 찍어야 했다. 이달 들어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대통령 아들과 친인척의비리 의혹을 개탄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하루 수십건씩 쏟아지고 있다.일부 네티즌은 “대통령이 힘을 내길 바란다.”고 위로하지만,대다수 네티즌은 “대통령이 아들들의 비리를 몰랐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난하고 있다. 3남 홍걸씨는 16일 ‘최규선 게이트’ 연루로 검찰에 소환돼 구속될 위기에 놓였고,둘째아들 홍업씨도 다음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장남인 홍일씨는 동생들의 비리 연루와 관련,일부 소장파 의원들로부터 의원직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5월의 악연은 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80년 5월17일 신군부는 비상계엄 10호를 발표하고 김 대통령과 장남 홍일씨를 내란 음모와 부정축재 혐의로 체포했다. 김 대통령은 사형선고를 받아 죽음의 고비를 맞았고,홍일씨는 당시 고문의 후유증으로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다. 홍걸씨는 미국에 유학 중이던 2000년 5월 로스앤젤레스팔로스버디스에 방 5개,욕실 3개가 딸린 대지 600평짜리이층집을 구입해 구설수에 올랐다.당시 홍걸씨는 97만 5000달러를 주고 집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조현석기자 hyun68@
  • 생애 가장 긴 하루, 청와대 표정

    김대중(金大中·77)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李姬鎬·80) 여사는 16일 생애 가장 긴 하루를 보냈다.애지중지하던 막내아들 홍걸(弘傑·39)씨가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뒤 영어(囹圄)의 몸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홍걸씨는 이 여사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어서이 여사의 충격이 특히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 여사는 홍걸씨를 만 41살에 낳았다.김 대통령도 장남 김홍일(金弘一)의원과 차남 홍업(弘業)씨보다 막내인 홍걸씨에 대해미안한 감정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전언이다.홍걸씨는 김 대통령이 80년대 초 내란음모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청주교도소에 수감 중일 때 고등학교에 다녔다.홍걸씨는 82년 고려대에 입학,옥중(獄中)의 김 대통령을 기쁘게 했었다. 김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10시 홍걸씨가 검찰에 출두할때 관저의 다른 방에 각각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두 내외는 텔레비전을 시청했을 것으로 보인다.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과 박선숙(朴仙淑) 대변인도 “(TV를 보았는지)어떻게 여쭤 보겠느냐.”면서 “상상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과 이 여사를 지근 거리에서 보좌하는 제1·2부속실 직원들은 말을 잊은 채 두 분의 심기를 살폈다.다른 비서실 직원들 역시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한 관계자는 “(검찰수사의)끝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두 아들의 문제가 조속히 매듭지어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김 대통령은 며칠 동안 불면(不眠)의 밤을 보낸 때문인지 아랫입술이 약간 부르튼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오전 열린 중소기업특위의 업무보고에도 예정시간보다 3∼5분 정도 늦게도착했다.김 대통령은 평소 “안녕하세요.반갑습니다.”라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데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말없이 악수만 나눴다고 한다.이 여사는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면서 고통을 참고 있다는 귀띔이다.이 여사는 전날 홍걸씨의 전화를 받고 한 잠도 못잤다는 것이다.이 여사는 1분도 채 안되는전화통화에서 홍걸씨가 “죄송하다.아버지 어머니를 뵐 면목이 없다.”고 흐느끼자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의연하게 행동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월드스타 그들이 온다] 나이지리아 누앙쿼 카누

    첫 월드컵 본선 무대인 94년 미국대회에서 단숨에 16강에 올라 ‘슈퍼 이글스’란 별명을 얻은 나이지라아에는 누앙쿼 카누가 있다. 카누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월드스타로 발돋움했다.브라질과의 준결승에서 그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됐다.나이지리아는 후반 36분까지 1-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그러나 후반 36분 빅토르 익페바가 한골을 만회한 뒤 종료직전 카누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전으로몰고갔다. 연장전에 카누는 굶주린 흑표범처럼 그라운드를 누볐다.3분이 막 지났을 때 카누의 발을 떠난 볼이 브라질의 골네트를 갈랐다.카누의 골든골로 세계 최강 브라질을 무너뜨리고 사상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의 이변을 연출했다.카누는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도 팀 공격을 주도하며 3-2 승리를 엮어내 조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올림픽 우승의 공로로 카누는 그해 올해의 아프리카 선수로 선정됐다.불과 20세의 나이였다. 76년 나이지리아 오웨리에서 태어나 16세때 자국 1부리그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93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일본)에서 5골을 뽑아내며 팀에 우승을 안겼다.그 해 네덜란드 아약스에 입단,팀의 3연패를 일궈냈다.96년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으로 이적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호사다마란 말처럼 큰 시련을 겪기도 했다. 심장판막에 이상이 생겨 축구선수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더 이상 축구를 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은 것.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미국으로 건너가 4차례의 수술을 받은 끝에 마침내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고통을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 퇴원 후 심장재단을 설립,30여명의 심장수술 비용을 지원했다. 97년 그라운드로 복귀한 그는 98프랑스월드컵에서 조국을 16강으로 끌어 올리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그러나 소속팀 인터밀란은 그를 벤치에 앉혀두는 일이 많았다.결국 99년 이적료 720만달러에 잉글랜드 아스날로 옮겼다.여기서 그는 ‘제2의 전성기’를 맞는다. 그 해 11월 맞수 첼시와의 혈전에서 종료 15분을 남겨놓고 세골을 몰아넣으며 3-2의 역전승을 이끌어낸 것.이 덕분에 99아프리카올해의 선수로 뽑혔다.2000년 3월에는 아스날과 주당 4만달러라는 초특급 수준으로 재계약한다. 197㎝의 큰 키에도 유연성이 뛰어나고,문전에서의 제공권 장악능력이 세계 정상급이라는 평을 받는다.여기에 스피드까지 갖춰 최전방 공격수로서는 나무랄데가 없다. 박준석기자 pjs@
  • [씨줄날줄] 대통령의 父情

    “고통스럽고 쓸쓸한 날들이 이어졌다.아들이 원망스럽다가는 아버지로서의 자책이 몰려오는 순간들이 반복되었다.집무를 하면서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온갖 번민과 회한으로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당시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은 아들 현철씨의 구속을 앞둔심경을 ‘회고록’에 이렇게 표현했다. 보태고 빼고 할 것도 없이 지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심경이 이와 똑 같을 것이다.김 대통령은 지난 1980년 내란음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청주교도소에 수감 중일 때부인과 세 아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옥중서신’으로 펴냈다.깜깜하고 희망이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한장짜리 엽서에깨알같이 적어보낸 사연에는 아내에 대한 고마움, 자식들에대한 연민과 사랑이 구구절절 담겨 있다.아버지의 망명, 납치,수감,연금기간 동안 성장한 둘째 홍업과 막내 홍걸씨 생각에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아버지 때문에 감옥생활을 하고 후유증에 시달리는 큰아들 홍일씨에 대한 죄책감은 오죽했을까.겪어보지 않은 사람조차도 눈시울을 젖게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 재임 중 아들 현철씨 구속을 앞두고 당시 야당 총재였던 김대중 대통령은 “아버지의 책임”이라고 말한 바 있다.5년 뒤 김영삼 전 대통령도 같은 말을 했다.두 전·현 대통령이 지적했듯 이 모두가 틀림없이 아버지의 책임이다.자식이 아버지의 권세를 이용했든,주변에서이를 부추기고 이용했든 간에 어쨌든 아버지로 인해 비롯된일인 것이다. 자식 사랑에는 눈이 멀다지 않는가.김 대통령이 자식들이연루된 비리사건에 대해 침묵하는 것도,최근 건강이 좋지않은 것도 부정(父情)과 번민 때문일 것이다.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제 그 아버지는 애틋한 부정에 눈을 감을 수밖에 없게 됐다.권력을 세습하던 왕조시대가 아닌 바에야가족의 일과 국가의 일은 분명히 구별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에게 각종 비리에 연루된 자식들을 구속하라 마라는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닐 것이다.이치에 닿는 대로 내버려둘 뿐인 것이 현실이다.분명한 것은 과거에도 그랬듯 대통령은 한 국가를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새겨야 할 것이다.작금의 사태는 국가라든가,그 국가를 지탱하는 법과 제도는한 가족사를 훨씬 뛰어넘는 차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삼성화재 ‘판매왕’ 정점희씨

    “3만원짜리 보험계약들이 모여 50억 8800만원의 매출을 이루어냈습니다.” 지난 25일 삼성화재의 2001년 ‘판매왕’에 뽑힌 서울 중구 무교동 정희대리점 대표 정점희(丁点喜·50)씨.지난 98년‘여성암’ 진단을 받고도 99년,2000년에 이어 3년 연속 판매왕에 오르는 ‘인간승리’를 보여줘 주위를 더욱 감동시키고 있다. 그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암 진단을 받았지만 보험일을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큰 선물까지 받고 보니 너무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83년부터 보험 일을 시작했다.계약 건은 3만원짜리가 대부분이다.첫해는 너무 힘이 들었다고 한다.“명함 500장을 찍어 여기저기 뿌리고 다녔어요.처음 보는 고객들에게 무시당하면 설움이 복받쳐 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죠.” 입문 3년만인 86년 처음으로 매출 1억원을 넘어섰을 때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단다.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면서89년엔 10억원대,95년엔 20억원대,99년에는 36억원대로 매출이 껑충껑충 뛰었다.매출이 큰 폭으로 늘 때마다 힘도 들었지만 보람도 그에 못지않게 컸다.일이 잘 안풀릴 때는 ‘탈무드’를 읽는단다.힘과 용기,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보다 늦게 보험영업에 뛰어든 후배들에겐 늘 이렇게 조언한단다.“보험영업은 어렵습니다.그러나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도전하십시오.기회는 여러분의 것이니까요.”문소영기자 symun@
  • 대법원, 강도살인 현역장교 사형선고 파기

    강도살인,특수강도강간 등 12가지 중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1·2심에서 사형 판결을 받은 현역 장교에 대해 대법원이 “교화 여지가 있는 만큼 사형은 과중하다.”고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 3부(주심 邊在承 대법관)는 23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손모(26) 중위에 대한 상고심에서 사형을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형이 갖는 형벌로서의 특수성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은 과중하다고 판단된다.”면서 “피고인의 나이,성장 과정,가정 환경,경력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은 아직 교화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손씨는 99년말부터 18개월 동안 9명의 부녀자를 연쇄적으로 강간,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중 탈옥한 뒤 도피과정에서 박모(18)양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았다. 장택동기자 taecks@
  • 中, 한국인 마약범에 또 사형선고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당국이 한국인 마약사범에게또 다시 사형을 선고했다고 중국 법원 관계자들이 15일 밝혔다. 중국 헤이룽장성(黑龍江省) 치타이허(七臺河)시 중급 인민법원은 마약을 제조한 이모씨(55)에게 사형을 선고하고제조에 참여한 김모씨(46)에게 징역 10년형을 각각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치타이허시에서 마약 8.27㎏과 반제품 704.6㎏ 제조를 주도했으며,김씨는 제조에 참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은 5일 치타이허시에서 열렸으며 이어 판결이 내려졌다고 법원 관계자들은 밝혔다. khkim@
  • [오늘의 눈] 무색해진 외교부 징계의지

    “외교관으로서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감봉 등의 조치는 개인적인 비위사건을 제외하곤 지난 20년간 외교부에서 전례가 없었던 중징계다.” 외교부가 28일 중국인 마약사범 사형파문과 관련,징계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놓은 해명들이다.징계 수위와폭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자기식구 감싸안기의 전형’ 등의 비판 여론이 비등한 데 대한 대응논리다. 외교관 개인의 ‘공직생명’을 앞세운 외교부의 논리를한수 접고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이번 징계조치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구석이 너무 많다.외교부가 진심으로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지,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시정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피를 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식의 무조건적인 중징계가 능사라는 말이 아니다. 신모씨 처형사건은 올해 우리 외교 실책의 대표적인 사건이다.외교부는 97년 9월 마약사범 신씨가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된 뒤 언론에 의해 문제가 제기되자 중국측으로부터재판 등의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중국측을 비판하다 뒤늦게 중국 당국이 보낸 팩스를 찾았다고 실토하는 등 국제적망신을 샀다.대통령이 나서 ‘유감’을 표명,외교무대에서 우리의 국가적 신뢰를 한꺼번에 추락시킨 사건이다. 한승수(韓昇洙)외교장관은 지난달말 사과문을 발표,“책임을 통감하며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그러나 징계조치를 발표하면서 “분위기에 휩싸여 중징계를 하지는 않았다.정치적 분위기에 휩쓸려 징계하기보다는 객관적·실체적 진실규명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이로 인해 한 달여 전 장관이 약속한 ‘징계’ 의지는 무색해졌다. 특히 사건발생 이후 거쳐간 주중대사는 4명이나 되지만이번 징계에서는 아무도 언급되지 않았다.실무자들에 대한징계만 있었다.외교부 내부에서조차 “애꿎은 실무자들만당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사건이 터진 뒤 ‘선양사무소의 열악한 상황이 빚어낸 결과’라고 강변해 놓고,결국 환경의 희생자들인 실무자들에게만 방망이가 내려졌다는 말이다. 공직자의 생명은 ‘명예’라고 한다.이는 공복(公僕)으로서 이름을 드높이는 동시에지휘·책임을 지는 자리라는뜻이다.스스로 책임을 지고,진정한 ‘읍참마속’(泣斬馬謖)을 단행하는 용기가 절실하다.뼈저린 반성만이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고 공직자의 ‘명예’를 되찾는 길이다. 김 수 정 국제팀 기자 crystal@
  • 사형판결 美흑인언론인 20여년만에 재심 결정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사형제도 폐지와 인종차별적 재판에 대한 논란을 일으켜 온 흑인 언론인에 대한 사형선고가 근 20년만에 뒤집혔다. 16일 미 필라델피아 연방지법의 윌리엄 욘 판사는 1982년 경찰살해 혐의로 무미아 아부 자말에 내려진 사형판결을파기했다.당시 배심원들이 감형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않았다는 이유에서다.검찰이 180일 이내에 선고에 관한 재심을 하지 않으면 종신형으로 감형할 것을 결정했다.그러나 살인혐의는 인정했으며 새로운 재판을 요구한 변호인들의 청원도 기각했다.검찰은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아부 자말은 1981년 12월 9일 필라델피아 경찰 머린 폴크너를 총기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러나 아부 자말은 동생에게 달려가던 중 경찰로부터 가슴에 총격을 받았을 뿐,총을 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사형선고를 받은 뒤 항소했으나 주 대법원에서 사형이확정됐으며 잇따른 청원도 계속 기각됐다.그러던 중 1995년 옥중서적 ‘사형수의 삶’이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이후 인종차별 및 사형제도 반대주의자들이 그의편이 돼 새로운 재판을 열 것을 요구하며 연방법원에 청원을제기했다. mip@
  • 중국내 한국인 수감자 104명

    중국에서 범죄 혐의로 수감중인 한국인은 모두 10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이중 2명은 사형선고를 받고 상소중이며 4명은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조만간 무기형으로 감형될 것으로알려졌다.외교부는 2일 중국내 한국인 수감자는 마약 및 밀입국 관련사범 각각 28명,살인·강도·강간·절도 15명,밀수 15명,기타 18명 등 모두 104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이문열씨 책 반환운동’ 화덕헌씨

    “색깔공세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이문열씨의 기만적인글쓰기에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인터넷을 매개로 한 ‘작은 실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 시대 제일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꼽히는 작가 이문열씨가 아주 ‘곤란한 지경’을 앞두고 있다.그가 몇몇 신문에쓴 글을 비판해온 일부 시민들이 그의 집앞에서 작가의 분신인 책(작품집) 반환행사를 가지기로 한 것.이는 국내 문학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로 작가의 높은 성가를 반영하고 있지만 상식적 차원에서 이씨에겐 불명예스런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신도시사진관’을 경영하고 있는 화덕헌(化德獻·37)씨 등은 내달 3일 오후 2시 이문열씨가 살고있는 경기도 이천 부악문원에서 ‘이문열 문학의 죽음’을 상징하는 퍼포먼스와 함께 책 반환식을 가질 예정이다. 주최측은 정식으로 집회신고도 냈으며,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4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화덕헌씨의 이 운동은 지난 여름 언론사 세무조사를 지지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이씨가 신문칼럼에서 ‘홍위병’으로 빗대 쓰면서 생겨난 여파의 하나.당시 한 독자가 이씨의 홈페이지에 ‘당신 책을 반환하고 싶다’고 쓰자 이씨가 ‘그러면 책을 보내라,이자까지 쳐 주겠다’고 응수하고나섰다.작가 이씨는 몇몇 독자들이 반환한 책을 ‘수취거절’로 되돌려 보냈는데 이에 화씨는 자신이 모아서 보내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이후 화씨는 자신의 개입을 역설적인 표현으로 ‘이문열 돕기운동’이라고 명명했다. 화씨에게 이씨의 ‘반환용 책’을 보내온 사람들은 고교교사,현역 장교(대대장),헌책방 주인,경기도 남양주 거주목축업자 등 전국 각지의 100여 명으로,현재 500여권 정도가 모였다.화씨는 이 책들을 10권씩 흰 상자에 나눠 담은후 해 참가자들과 트럭으로 싣고가서 이씨 마을에 도착해마을을 한 바퀴 돌 작정이다. 한편 화씨 등의 책반환 행사와 관련,30일 이문열씨는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전제하고는 “지난 7월부터 이 운동이 시작됐으나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공영방송(MBC)과 친여지(한겨레)가 부추긴 결과”라며 일부 언론에 화살을돌렸다.이씨는 또 화씨 일행의 ‘이문열 문학장례식’에 대해 “그들이 무슨 근거와 자격으로 내 문학에 사형선고를 내리는지 모르겠다”며 ‘×같은 수작’ 이라는 극언도 서슴치 않았다. 당일 지방에 선약이 있어 집을 비우는 이씨는 이번 행사가 “조선일보 편을 든 것 때문인 것 같다”며 “당일 행사를 지켜본 후 법적 대응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운동을 시작한 후 화씨는 전화테러와 함께 혹시 ‘전라도’ 출신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이문열씨도 지난 16일 강연회 참석차 부산에 왔다가 화씨를 만난 자리에서 “전라도 사람이 아니냐”며 강한 의구심을 내비쳤다가화씨가 대구 출신임을 알고 당황해 했다고 한다. 정운현기자 jwh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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