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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정상회담 성과와 전망(한·소 새 협력시대:3 끝)

    ◎“동북아평화 정착에 공조” 재확인/“냉전청산에 구체적 행동 긴요” 인식/「우호조약」 추진합의는 북에 큰 충격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20일 제주정상회담에서 한소 우호협력조약 체결을 추진키로 합의한 것은 한소 양국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새로운 화해질서를 태동시킨다는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노태우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방소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함께 서명,발표한 「모스크바선언」이 양국관계 발전방향을 제시한 상징적 문서라면 한소 우호협력조약은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하는 기본조약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련측이 이를 먼저 제의한 배경에는 한소관계의 심화발전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지만 동북아 및 아태지역의 집단안보체제 구상의 실현을 위한 초보적 작업의 하나라는 전략적 목표로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측으로서는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기본조약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가급적 조약의 성격이 「한소우호협력」에 국한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이 문제는 앞으로 있을 한소 외무장관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소 양국간의 관계발전 속도와 관련,기존 우방인 미국과 일본이 예의주시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한소 양국의 우호협력조약체결 추진의 합의는 소련과 군사동맹까지 맺고 있는 북한에 대해 엄청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이며 남북한의 관계 변화,북한의 폐쇄노선 탈피에 대단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제주회담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한소 양국이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결의를 내외에 과시한 것이 큰 성과라고 평가된다. 양국 정상은 동북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새로운 협력과 화해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한반도에서의 냉전종식과 긴장완화가 핵심선결과제라는 공통인식 위에서 구체적인 현안에 관해 의견일치를 보았다. 양국 정상이 사실상 합의한 한반도 긴장완화의 구체적인 「행동」 결의는 ▲남북한 총리회담 등 남북대화의 지속을 위한 협조 ▲북한의 조속한 핵안전협정에의 가입촉구 ▲한국의 유엔가입 지지로 요약된다.현재 북한은 팀스피리트훈련 등의 이유를 들어 남북고위급회담을 중단시키고 있지만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이번에 남북대화의 지속에 협조할 것을 밝히고 나섬으로써 조만간 대화의 테이블에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미 일소 정상회담에서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에 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이 문제에 관한 한 노 대통령과 완전 견해를 같이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사찰과 관련,과거 어느 때보다도 확고한 태도를 표명했기 때문에 앞으로 소련은 북한에 대해 핵연료,핵재처리기술,관련기자재의 제공을 완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소련측은 이 같은 공개적인 대북 압력행사를 가하기 전부터 이미 핵관련 기술진의 철수 등 부분적인 지원중단 조치를 취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북한이 핵안전협정에 가입할 때까지 지원조치의 전면중단을 강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한사코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국만이라도 먼저 가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유엔의 보편성 원칙에 비추어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해 한국의 선유엔가입에 「사실상의 지지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의 단독회담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올 가을 유엔총회에 「한국가입안」이 상정될 경우 찬성할 뿐 아니라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최대한 설득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완곡히 피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회담에 배석한 김종휘 대통령 외교안보보좌관은 유엔문제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내용을 대외에 발표치 않기로 했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한소 양국간의 쌍무적 관계발전에 관해 두 정상은 전적으로 만족을 표시하면서 『양국의 무한한 잠재력을 통합,새로운 협력 모델을 창출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특히 한소 양국의 합영기업건설,대규모 합작프로젝트 추진에 강한 의욕을 표시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 관련,자원공동 개발사업의 하나로 사할린의 천연가스 공동개발을 적극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우리측으로서는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이나 일본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할 복안이지만 한소 협력관계는 이번 제주회담을 계기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양국 경제장관회담에서는 90년대 중반까지 양국간 교역량을 1백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키로 하고 천연가스·유전·동광 3개 분야에서 조속한 시일내에 공동개발을 추진키로 합의,정상간의 합의사항을 구체화했다. 이번 회담과 관련,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내에 서울·평양을 동시방문,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냉전종식에 적극적인 기여를 할 생각이 있음을 밝힌 점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국기자가 「북한방문계획이 있다」고 말한 그의 일본 기자회견 답변을 상기시킨 뒤 서울·평양을 가까운 장래에 동시방문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가까운 시일내에 서울방문이 있을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남북한 동시방문계획을 시인했던 것이다. 이번 제주 한소정상회담은 6월의 미소정상회담,5월의 소중정상회담과 같은 연장선에 놓고 볼 때 한반도의 냉전종식을 앞당기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 같다.
  • 한·소,우호협력조약 체결 추진/사할린 천연가스 공동개발

    ◎양국 정상회담/한국 유엔 단독가입 지지/고르비,“연내 서울방문”/어제 하오 이한 【제주=특별취재반】 한국과 소련은 20일 양국 관계를 더욱 본격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양국 우호협력조약 체결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이날 상·하오 제주신라호텔에서 2시간20여 분에 걸쳐 역사적인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하고 향후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통해 이를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이 회담이 끝난 뒤 밝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관계발전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양국 우호조약을 체결할 것을 제의했으며 노 대통령은 이를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통해 앞으로 협의해나가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아태지역의 협력증진,양국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공동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으며 노 대통령은 특히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바람직하고 북한이 이에 응하지않을 경우 우리가 먼저 가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단독회담에 배석했던 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보좌관은 『소측은 우리의 유엔가입에 대한 명백한 입장표명이 있었으나 양국이 이를 서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러나 소측의 언급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한다』고 말해 소측이 우리의 유엔가입에 적극적 지지의사를 밝혔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전협정을 체결,국제사회의 핵사찰을 받도록 노력해온 소련의 정책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소 양국이 북한의 핵사찰 문제에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경제협력과 관련,소련의 첨단과학기술과 우리의 생산기술을 결합하고 한소 기업의 합작투자를 촉진시키고 동시베리아지역 등의 천연가스·석유·지하자원·삼림개발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데 공동노력하기로 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올해 안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말해 공식방한 의사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하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단독 및 확대회담을 마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함게 즉석 기자간담을 갖는 자리에서 이번 제주회담 성과와 관련,『우리들의 만남은 한반도의 냉전과 대결,그리고 전쟁의 위협을 종식시키고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외적인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남북한을 동시방문할 생각이 있음을 밝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남북한의 통일전망을 묻는 질문에 『민족적 숙원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오고 있다고 본다』고 말하고 『통일을 위해서는 한국국민뿐 아니라 국제공동체,유엔의 지지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는 이날 호텔 현관에서 노 대통령 내외와 작별인사를 한 뒤 제주국제공항에서 간소한 환송행사를 갖고 하오 3시30분쯤 이한했다.
  • 북한개방·핵협정 가입에 상호협력/한·소정상이 합의한내용 청와대발표

    ◎유엔문제 외무회담 통해 구체 협의/소 과학­한국 생산기술 결합도 추진 △노태우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이번 제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에서의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아시아태평양지역의 협력증진,한소 양국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한소 두 나라가 적극적인 공동의 노력을 펴나가기로 했다. 오늘 상오 11시부터 이곳 신라호텔 회담장에서 열린 한소 정상회담은 시종 화기에 넘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으며,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단독회담을 마친 뒤 이번 회담과 한소 양국관계의 급속한 발전에 대해 흡족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는 새로운 화해와 개방의 질서에 따라 한반도에서도 냉전체제의 유산인 대결과 긴장이 해소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한소 양국이 함께 노력할 것에 합의했다. △두분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소련의 국가원수로서,또한 소련의 최고 지도자로서 처음 한국을 방문한 사실 자체가 대결로부터 모든 나라가 화해·협력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는 역사의 큰 흐름에 따라 한반도에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남북한이 공존공영하는 관계를 이루어 이 지역에 평화를 심고자 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소련의 정책을 세계에 명확히 전하는 것이며 제주회담이 앞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장기적이며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두분 대통령은 남북한이 개방과 화해를 바탕으로 교류협력하는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작년 세 차례의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렸음을 상기하면서 남북한간 중단된 남북총리회담을 포함한 대화의 계속과 의미있는 진전,실질적인 관계개선을 위하여 협조하기로 했다. △두분 대통령은 한반도와 한반도 주변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으며 노 대통령은 특히 소련이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협정을 체결하여 국제 핵사찰을 받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해온 데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한이 유엔에 다 함께 가입하는 것이 남북한의 협력과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며 북한이 불응할 경우 대한민국이라도 먼저 유엔에 가입해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을 밝혔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유엔의 본편성 원칙에 비추어 이에 대한 이해를 표명하고 한소 외무장관의 교환방문을 통해 이 문제를 포함한 국제사회 문제를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폐쇄노선을 전환하여 세계의 화해물결에 호응,개방으로 나와 우리와는 물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것이 남북한 관계개선은 물론 북한의 발전을 위해서도 긴요한 일임을 강조했으며,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모든 나라가 그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만 국민들의 사회·정치적인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념의 차이를 떠나 개방 속에 협력하는 관계를 이루어나가는 것이 냉전을 대체하는 새로운 세계질서의 바탕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남북한의 같은 민족이 남북으로 분단되어 겪고 있는 고통을 깊이 이해하며 철의 장막이 붕괴되고 독일의 통일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남북한도 통일을 이루어야 하며 또한 우리 겨레가 자주·민주·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룰 날이 멀지 않아 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해결이 동북아시아와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협력증진을 위한 선결과제라는 것을 강조했으며 두분 대통령은 양국이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조를 해 나가기로 다짐했다. △두분 대통령은 아시아 태평양을 개방·협력·번영의 지대로 바꾸기 위해 의견 교환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그의 일본방문 결과에 관해 설명했으며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이 일소관계뿐만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와 협력증진을 위해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아시아 태평양 및 동북아시아의 프로세스를 실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제반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분 대통령은 한소 양국관계가 모든 분야에서 급속하고 긴밀히 발전하고 있는 것은 양국의 공동번영뿐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과 세계의 새로운 질서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분 대통령은모스크바 선언과 양국간에 체결된 각종 관련협정에 따라 양국관계를 더욱 역동적이고 본격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다짐했고 이런 발전을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한소 우호조약 체결을 제의했으며 노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고 양국 외무장관을 통해 이를 앞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무역·경제협력·과학기술·자원개발·통신·어업·항공·문화와 인적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한소간의 협력을 가속화시키도록 양국 정부가 더욱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두분 대통령은 소련의 첨단과학기술과 한국의 생산기술을 결합하고,한소 기업의 합작투자를 촉진하며 동시베리아지역 등의 천연가스·석유·지하자원·삼림개발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한국기업이 참여하는 문제에 관해 두 나라 정부가 구체적인 노력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으며 특히 한국기업이 제3국의 기업과 함께 사할린 지역의 천연가스 공동개발을 조기에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노 대통령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소련을 자유롭고 번영하는 나라로 이끄는 길일 뿐 아니라 그 성패는 세계의 평화와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국은 소련의 개혁을 지지,성원한다는 뜻을 밝혔으며,작년 12월 소련 방문시 소련 정부와 국민이 베푼 환대와 우의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소련이 어렵고 도움을 필요로 할 때,한국이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해 연대감을 표시하고,경제협력과 다방면의 노력을 통해 이를 지원하고 있는 데 대해 경의를 표했다. △두분 대통령은 한소관계의 발전과 아시아태평양지역협력의 증진을 위해 앞으로 양국 대통령간의 대화와 만남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멀지 않은 장래에 서울을 방문할 뜻을 밝혔다.
  • 제주정상회담의 성과와 과제/특별대담

    ◎한·소 관계,「아·태평화의 축」으로 등장/우호조약 제의는 남북한 대등 외교 신호/대미 전통관계 「제로섬」 안되게 조율해야/6·25,KAL기사건등 과거청산 구체언급 없어 아쉬움 한소 제주정상회담은 한반도를 둘러싼 냉전구조를 화해와 평화의 구도로 변경,동북아질서를 재편하는 시발점을 제시하는 등 성공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와 앞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질서 재정립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정종욱(서울대·국제정치학),김유남 교수(단국대·국제정치학)의 특별대담을 통해 분석해본다. ◇김유남 교수=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소련의 역할 및 위치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상호 보완의 관계뿐만 아니라 외교·안보면에서도 상호 보완을 요구하는 파트너임을 인식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이같은 한소 관계의 바탕 위에서 우리의 전통적인 대미 동반관계가 넌·제로섬(NON·ZERO­SUM)게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맥락에서 볼 때 앞으로 노 대통령과 미국의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아시아·태평양지역 평화정착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아무튼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소 관계가 아태지역 평화와 안전의 핵심으로 부각됨으로써 관계증진 방향에 따라 국제질서의 재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태 재편 불가피 ◇정종욱 교수=이번 제주 한소정상회담은 한소 두 정상이 10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3번째의 대면을 가졌다는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봅니다. 제주회담에서 합의된 상징적 내용은 몰타체제를 제주에서 싹트게 하고 나아가 한반도와 아태지역의 탈냉전·신질서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한소가 적극 노력키로 합의한 사실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의 긴장해소와 평화정착이 아태지역에서 새질서 형성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한소가 계속 공동노력키로 합의한 점을 또한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간에 대단히 많은 교감이 이뤄졌고 구체적 합의내용도 기대보다 많았다는 평가를 할 수 있지만 발표된 구체적 내용을 넘어 이번 제주회담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봅니다. ○중국도 지지 확실 ◇김 교수=이번 회담에서 우리의 유엔가입 문제와 북한의 핵사찰관련 내용을 양정상이 완전한 합의를 본 것 같습니다. 특히 이들 문제와 관련,소련측이 중국과도 사전협의를 거쳤다는 점에서 우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양대 비토세력 모두 우리를 묵시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볼 수 있겠지요. 한소우호협력조약 체결약속 역시 소련과 북한간에 지난 61년 맺어진 소조 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과 연관지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소련측이 한반도내의 2개의 코리아와 대등한 협력 파트너관계를 공식확인했다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우리나라와 소련의 우호협력조약이 성사되면 그것이 바로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구축을 의미한다 하겠습니다. ◇정 교수=김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이번 회담에서 도출해낸 구체적 실질문제에 관한 합의는 크게 4가지로 집약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한국이 금년내에 내게 돼 있는 유엔가입안건에 대해 소련측이 지지를 표시했다는 사실입니다. 소련측에서는 명확한 발표를 안 했지만 「양국 정상이 이 문제를 토의했고 우리측이 만족했다」는 한국측의 발표로 미뤄보아 소련이 우리의 유엔가입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겠다는 확실한 약속을 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또 발표내용에서 고르바초프가 이 문제에 대해 중국과도 협의를 진행해왔다는 것을 밝힘에 따라 중국도 우리의 유엔가입에 대해 소련과 비슷한 입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도 있습니다. 둘째로 우리의 관심의 초점인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일소정상회담에 이어 한소 정상이 다시 이 문제를 거론했다는 사실입니다. 소련은 이 문제에 대해 원칙적인 의미에서 우리와 같은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소련이 북한의 핵개발을 감시하고 나아가 북한이 국제핵안전협정에 의거한 핵사찰을 받도록 압력을 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세 번째로는 한소 관계증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양국이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키로 한 사실입니다. 더욱이 소련측이 먼저 제의,우리가 이를 받아들였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조약이 체결됨으로써 비록 군사적인 의미는 없지만 정치·경제분야 협력이 가속화돼 한소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 이 조약이 체결되면 북한과 소련간에 체결된 상호원조우호협력조약이 성격을 달리하게 되는 상황이 전개되리라 봅니다. 넷째로 사할린 유전개발에 한국이 공동참여하는 방안,시베리아 자원개발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 등 구체적 한소 경제협력방안이 합의된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한소간에 다각적 경제협력이 급진전될 가능성도 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한 내용의 언급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집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일본에서는 일·북한간의 관계개선이 빠를수록 좋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주외교급신장 북한에 탈출구를 주고 남북 관계개선에 자극제가 될 수 있도록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이뤄지길 바라는 소련측의 입장전달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만 이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최근 미국과 북한은 북경에서 15차 접촉을 가진 것으로 미국측에 의해 알려지고 있고 또 소련·미국·일본간에 미·북한 관계개선 등에 대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예상할 때 남북관계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지적되지 않은 점은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올해 안에 한소,한미정상회담을 한차례씩 더 가질 경우 우리의 자주외교능력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한반도 관련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한소 경협과 관련해서는 미국·일본이 동반자로 동참하지 않는다면 기술 및 자금동원 등의 제한 때문에 소련측이 기대하는 수준까지 가능할지 우려됩니다. ○미와도 협의 필요 ◇정 교수=이번 회담에서 논의는 됐으나 합의는 안 된 몇 가지 사실을 구체적으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아태지역 새경제질서 정착문제 등인데 이미 일본에서 고르바초프가 거론한 바 있는 미·소·일본·중국·인도를 포함하는 5개국 협력회의 제의나 동북아 안보정착을 위한 미·소·일 3각협력체제 제안에 대해 미국 등 우방들이 매우 다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쉽게 이 제안들에 동의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두 정상이 아태 새질서 형성에 공동노력키로 했으나 구체적 합의는 없었다는 점이 앞으로의 지역적 협력에 대한 가능성인 동시에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질적인 수확으로 추가하고 싶은 것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간 교역이 빠른 시간내에 급속히 증진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김 교수=과거문제를 씻지 않고 넘어간 데 대해서는 또 다른 측면에서 분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3차례의 마라톤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면서 과거사에 대한 지적이 있을 경우 양국간 관계증진의 엄청난 거보를 딛는 대화가 껄끄러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 회담이 한반도주변 강대국들에 북한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주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제 북한을 구제하고 재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대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신중한 행보 긴요 ◇정 교수=앞으로 빠른 속도로 관계개선이 되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이번 회담에서 과거 청산조치가 취해졌으면 좋겠다고 하는 커다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를테면 6·25전쟁에서 소련의 역할,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소련의 사할린동포 강제이주문제,냉전의 비극적 상징인 KAL기 격추 등에 대해 소련측의 명확한 사과표시가 없었다는 점이 불만스럽습니다. 물론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 KAL기문제가 다뤄지고 소련측이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정상회담이니만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다뤄져야 했다고 봅니다. 적어도 유족대표들에 대해 직접적인 따뜻한 위로가 있었더라면 국민감정이 치유됐을텐데 말입니다. 고르바초프의 국내적 입지가 약화된 상태에서 그를 상대로 한 한소관계개선이나 한반도 및 아태지역 탈냉전체제 구축이 잠정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고르바초프는 한반도문제와 관련해군부로부터 대단한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한소 관계가 상징적 의미에서는 큰 돌파구가 마련됐지만 고르바초프가 제주 도착성명에서 밝힌 것처럼 「한소 관계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거나 노태우 대통령의 표현대로 「한소 관계에 완전한 봄이 왔다」고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른감도 없지 않습니다. 봄이 왔다고 하지만 꽃을 피울 단계가 아직 아니라는 점에서 한소 관계는 낙관만은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소련의 남방외교와 우리의 북방외교의 교차점에서 미국의 시각도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한반도 차원을 뛰어넘는 한소 관계개선은 대단히 신중한 행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 제주회담 어떤 합의 나올까(한·소 새협력시대:2)

    ◎한반도 긴장완화방안 천명할듯/“한국의 유엔가입 불가피” 표명/“핵사찰 수용”… 북에 공동압력/아태협력체제 구상은 거론에 그칠 듯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제주에서 하룻밤을 묵고 20일 상오 노태우 대통령과 여유있는 정상회담을 갖게 되어 한소양국정상회담도 풍성한 결실이 기대되고 있다. 양국 대통령은 당초 계획했던 저녁회담 같이 시간에 쫓기는 회담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동관심사에 관한 심도 있는 의견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은 단독 및 확대회담이 끝나면 언론공동발표 형식으로 회담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언론공동발표에는 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을 열거하기보다는 중요한 내용에 대한 포괄적인 공동인식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이번 제주회담에서 대체로 ▲동북아 및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정세평가와 인식의 교환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문제 ▲한소 양국간의 쌍무관계발전순으로 대화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문제에 관해서는 과거 샌프란시스코회담,모스크바회담 등 두 차례의 한소회담 때보다는 훨씬 깊숙하고 구체적인 방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소련측은 고르비의 제주 1박일정을 우리측과 합의하는 과정에서 『내일(20일) 상오 두 대통령이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충분히 의견을 나누도록 하자』고 제의한 것이 바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정착 문제에 대해서는 언론공동발표에도 포함될 것으로보이지만 아태지역의 화해질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에서의 냉전종식이 핵심과제라는 공동 인식을 재확인할 것 같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한국의 유엔가입,북한의 국제핵사찰,남북대화 문제가 논의될 것이며 두 정상간의 합의 또는 공동인식이 상당수준 도출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엔가입문제와 관련,소련측은 유엔헌장을 준수한다면 보편성의 원칙에 따라 어떤 나라든 가입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북한이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끝내 거부하는 상황에서는 한국의 우선 가입이 불가피함을 간접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소식통은 소련측이 공개적으로 한국의단독유엔가입을 공식지지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정상회담 과정에서 「사실상의 지지」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국 유엔가입 지지입장이 간접화법으로라도 대외에 공표되면 북한의 「단일의석 가입」 주장이 비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는 중국의 대한정책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예를 들어 금년 가을 유엔총회에서 한국의 단독가입안이 상정될 경우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갖고 있는 중국의 입장이 최소한 「기권」으로 표시될 가능성이 있으며 오는 5월 중순의 한중정상회담에서도 이에 대한 「조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북한이 핵안전협정 가입을 통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에 응해야 한다는 기본입장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미 일소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이를 포함시켰기 때문에 이 문제에 관한 한 한·일·소가 공동보조를 취하게 됐고 중국도 내면적으로 이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이 부분에 관한 일소 공동성명과 관련,일본이 「핵사찰」을 일·북한 수교의 전제조건으로 삼는다면 심각한 국면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등 반발을 하고 있지만 이번 한소제주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단한 국제적인 압력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남북대화 등 남북한 관계개선에 대해 노 대통령은 『남북간의 단절과 대결 등 냉전의 유산을 청산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활성화시켜 개방과 교류·협력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설명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한소 쌍무관계에 대해 양국 정상은 급속한 경제협력·인적 교류에 만족을 표시한 후 합작투자·과학기술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시베리아·사할린지역의 자원공동개발 문제도 적극 협의,추진해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같은 의견일치,공동인식을 갖는 사항도 많겠지만 두 정상간의 견해가 상이한 대목도 없지 않을 것 같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일소 정상회담에서 제기한 것처럼 「아시아 태평양 프로세스(일명 동북아·동해(일본해)수역의 안전보장 및 협력지대설치에 관한 회의)라는 아·태집단안보체제 및 경제협력구상을 제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 가을 한국은 APEC(아시아·태평양각료회의) 제3차 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등 아·태지역 협력을 주도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고르비는 그의 「동해구상」을 다시 한 번 털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은 『이 구상이 보다 구체화되고 여건이 조성되면 검토할 것』이라고 현시점에서의 완곡한 거부입장을 밝힐 것 같다. 우리의 「여건미비」입장은 남북한간의 대결상태가 해소되지 않은 데다 한국과 중국,일본과 북한의 관계도 해결되지 않은만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이 밖에 한반도의 비핵지대화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은 있으나 핵보유국인 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간의 핵문제가 논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반도만을 국한해서 거론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우리의 입장을 소련측이 잘 알기 때문에 형식적인 거론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열릴 양국 외무장관회담,경제장관회담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합의 사항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한소경제장관회담에서는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경제협력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 한·소 정상,오늘 역사적 제주회담/북한 핵사찰·유엔가입 중점 논의

    ◎한반도 긴장완화 방안 협의/모두 세차례 회담/양국 쌍무관계 발전도 거론/노대통령 공항 출영,「차중 회담」 가능성 【제주=특별취재반】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의 제주 한소정상회담이 19일 하오 8시경 중문단지 신라호텔에서 개최된다. 현재 일본을 공식방문중인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위해 하오 7시께 전용기 편으로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노 대통령도 이날 하오 전용기 편으로 제주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북한을 통틀어 한반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한소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동북아 및 아시아·태평양지역 정세를 검토한 뒤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평화정착 문제 ▲한소 양국의 쌍무관계 발전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평화정착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사찰 문제·남북한 유엔가입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도착 후 곧바로 단독회담에 이어 확대정상회담·공식환영만찬·2차 단독회담 순으로 이어질 이번 제주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반도에서의 안정과 평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동북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가 보장될 수 없다는 양국간 공동인식을 재확인하고 남북한 문제는 대화와 교류,개방과 협력을 통해 이룩해야 한다는 「모스크바선언」의 원칙에 따라 한소 양국이 긴밀히 협력한다는 입장에 의견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문제와 관련,북한이 국제적인 핵사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원료와 기술지원을 중단한다는 소련의 기본입장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중국 등 관련국과도 협력을 해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국의 유엔가입 문제에 대해 유엔의 보편성 원칙에 따라 남북한이 함께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본인식을 같이하면서도 북한이 끝내 유엔 동시가입을 거부할 경우 한국만의 가입도 불가피하다는 우리측 입장에 대한 지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은 양국 쌍무관계 발전방향과 관련,기존의 경제협력 강화와 함께 시베리아·사할린의 자원 공동개발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자신의 동북아 집단안보구상을 설명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남북한 관계개선·한중 수교 등 주변의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일 상오 1시 출국 노태우 대통령은 19일 하오 제주공항에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을 직접 영접한 뒤 노 대통령 전용 승용차에 탑승,20여 분 동안 회담장인 신라호텔에 도착하기까지 「차내 회담」을 가질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소련측이 오늘 고르바초프 대통령 전용 승용차가 아닌 우리측이 제공하는 승용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알려왔으며 우리측은 이에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 체류시간이 짧은 점을 고려,노 대통령의 공항영접,차내 회담을 타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측이 먼저 노 대통령 전용 승용차 이용가능성을 비춰온만큼 노 대통령의 공항영접은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대신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이한할 때는 호텔에서 전송하게 될 것』이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하오 7시50분쯤 도착,5시간쯤 머물 계획이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한시간은 20일 상오 1시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정치부=이경형 차장·한종태·박정현 기자 △사회부=서동철 기자 △제2사회부=김영주 기자 △사진부=김윤찬·김명환·박영군 기자
  • 소,「KAL기」 공동조사 용의/당 국제부 부부장

    ◎“한국정부와 진상규명 협의 준비”/김영만 모스크바특파원 단독인터뷰 소련은 지난 83년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에 의해 격추된 KAL(대한항공)007기의 진상조사와 사후 처리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와 협의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련의 토의대상에는 양국 정부간의 공동조사도 배제치 않고 있는 것으로 시사되고 있어 주목된다. 소련 공산당의 발레리 무사토프 국제부 제1부부장은 18일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본사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대한항공기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진상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소련과 한국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무사토프 부부장은 객관적인 조사에 양국간의 공동조사까지를 포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직접 이를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양국 정부가 협의해서 결정할 문제이며 두 나라 사이가 정상적인 관계인만큼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침착하게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소련이 양국간 관계 확대개선의 장애물인 대한항공문제에 대해한국정부와 협의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대한항공 격추사건은 지난해 12월 노태우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때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유감을 밝힌 바 있으나 최근 소련정부 기관지인 이즈베스티야가 민간 항공기인 점을 알고도 격추시켰다는 점,소련 해군이 블랙박스와 유체 등을 회수했다고 폭로함에 따라 양국간에 새로운 외교 현안이 되고 있다. 우리 정부측은 최근 소련당국에 대해 이에 대한 자료 및 진상공개 등을 요구했었다. 소련측이 공산당이나 정부의 고위관계를 통해 그 동안 언급을 피해왔던 대한항공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진상해명 및 마무리를 위한 협의용의 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19일의 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KAL기 사건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소련산 등유 4만배럴/호유,오늘 여수항 반입/배럴당 23불에

    호남정유가 소련산 등유를 들여온다. 호남정유가 18일 소련국적 카피탄 그리빈호가 소련의 사할린 나홋카항에서 등유 4만배럴을 싣고 19일 여수항에 도착하게 된다고 밝혔다. 가격은 배럴당 23달러로 현 국제가격보다 5% 정도 싼 것으로 알려졌다.
  • 유엔가입·북의 핵문제가 핵심/한·소 제주정상회담 어떤 얘기 오갈까

    ◎한국 유엔정책에 명시적 지지 요청/한·중­일·북 수교 관련,깊숙한 논의 예상/동북아 정세 검토·경협방안도 모색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오는 19일 제주 한소정상회담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평화체제의 본격적인 태동의 신호가 될 것 같다. 한소 양국 정부는 제주회담과 관련,이미 의제를 합의했고 이들 의제에 일관하게 흐르는 맥락은 바로 동북아 평화체제의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의 샌프란시스코회담,12월의 모스크바회담에 이어 10개월여 만에 3번째 갖는 이번 회담에서는 『동북아 나아가 아태지역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이 핵심과제』라는 공동인식을 재확인하는 바탕 위에서 각 의제들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회담의 의제는 대체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남북대화 등 남북한 관계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 ▲한소 양국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교류·협력 강화 ▲동북아 전반의 안정과 평화,지역정세 검토 및 아태 협력문제 등 5개 의제로 절충되었다고 청와대측은 밝혔다. 이들 의제는 상호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분리시켜 논의하기보다는 동북아 평화정착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1∼2개의 의제를 묶어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한반도 평화와 통일,남북한 관계개선,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문제 등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 차원에서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의제에서 구체적으로 제기될 문제는 첫째 한국의 유엔가입 실현,둘째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을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노 대통령은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한반도에서의 새로운 화해질서를 구축하는 첩경임을 강조하고 북한이 끝내 동시가입을 거부한다면 한국이라도 먼저 가입하는 것이 이러한 목표를 앞당기는 현실적인 방도임을 설득력있게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 동안 한국의 유엔가입에 대해 묵시적 지지를 견지해온 소련이 차제에 명시적 지지를 표함으로써 안보리에 거부권을 갖고 있는 중국도 같은 입장을 취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음을지적할 것 같다. 소련측은 이미 유엔의 보편성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북한이 주장하는 유엔의 「단일의석」 가입은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진전된 입장 천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 촉구 문제에 관해서는 양국 정상의 의견이 거의 일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을 수행하고 있는 이그나텐코 대통령궁대변인,마르티노프 소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 소장 등은 이미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북한에 모든 핵연료와 핵관련 협조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소련은 북한이 지난 85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으면서도 1년6개월 이내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어 있는 핵안전협정 가입을 계속 미뤄오자 지난해 핵폭탄 제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핵 재처리 기술진을 모두 철수시켰고 기타 기자재 지원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소련은 대북 핵안전협정 가입 촉구 입장을 공식화하지 않았는데 이번 제주회담을 계기로 한 번 더 공식표명할 가능성이 크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도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 촉구에 관한 한 이미 소련과 같은 보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사찰 문제와 관련,소련측은 한반도의 비핵지대화 문제를 다시 한 번 꺼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지대화 문제는 소련측이 산발적으로 제안해온 동북아 집단안보체제 문제와 함께 미국 등 다른 나라와도 연관된 문제이고 특히 중국 등 주변국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만이 비핵화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우리의 입장이 감안돼 원칙적인 언급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대화 등과 관련해서는 노 대통령이 그 동안 팀스피리트훈련 등으로 중단된 남북고위급회담의 재개,그리고 남북 관계개선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의 개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이 개방화·민주화할 수 있도록 소련측이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련측은 노 대통령의남북한 관계개선 노력을 평가하고 최선의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최근의 소­북한 관계에 비추어 북한에 대한 설득이나 영향력 행사에는 한계가 있음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소 양국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교류·협력 강화문제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이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하면서 구체적인 문제는 양국 외무장관회담·경제장관회담에서 논의토록 할 것 같다. 동북아 전반의 안정과 평화,아태지역의 협력문제는 최근의 이 지역 정세검토와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구축되고 있는 화해의 새로운 질서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아태지역에도 구축되어야 한다는 공동인식 위에서 일소정상회담의 결과를 논의하고 5월 중순에 있을 소중정상회담과 관련,깊숙하게 의견교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한 긴장완화·냉전종식을 위한 소중의 공동노력 내용,한중 수교,일­북한 국교정상화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도 병행될 것 같다. ◎“소서 추가경협 요청 없었다”/「제주회담」 준비차 귀국 공로명 주소대사/“KAL기 사건해명에 적극적 자세/이번은 실무방문… 별도 공식방문 있을 것” 『이번 한소정상회담은 양국간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의제 등을 정해놓고 대화하기보다는 양국 협력관계 증진방안과 아태지역 평화정착 및 긴장완화 구축문제 등 전반적인 상호 관심사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것입니다』 제주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지난 15일 일시귀국한 공로명 주소 대사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한을 사흘 앞둔 16일 외무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 동안 모스크바에서 소련 외무부측과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협의를 하면서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면서 회담의 의미와 전망 등에 대해 주재국 대사로서 견해 등을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이 제주도로 결정된 데 대해 일부 비판적 시각도 있는데. 『회담장소는 소련측이 먼저 제의해와서 노태우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는 양국 정상이 교환한 메시지에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번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은 공식 국빈방문이 아니고 실무방문(Working Visit)인만큼 언젠가는 공식방문을 하게 될 것이며 소련측도 그렇게 알고 있다』 ­소련측이 한소정상회담 개최사실을 북한에 통보했는지. 『통보는 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보다 앞서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소련은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지 않는 한 대북 핵개발기술 및 원료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마르티노프 소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 소장 등이 도쿄에서 한 발언은 소련의 입장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지난해 12월 모스크바 양국 정상회담에서 논의됐으며 우리의 최대 관심사이기 때문에 외교채널을 통해 수시로 얘기해왔다. 소련측은 그 동안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전조치협정에 가입해야 된다는 기본입장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이번 제주정상회담에서 소련의 대북 핵원료 공급중단 등에 대한 공동선언이 있을 것인지. 『공동선언(코뮈니케)은 없을 것이다. 회담 후 양국 대변인이 회담내용을 설명할 것으로 안다. 핵문제는 초미의 관심사인만큼 이 문제가 정상간 거론될 것이며 진일보된 설명이 있을 것이다』 ­KAL기 사건에 대한 소련측 입장은. 『소련은 기본적으로 KAL기 희생자 유족들의 슬픔을 달래는 데 호의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다. 사할린 추락지점에서 가까운 한 도시에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비 건립운동도 비공식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오는 9월1일 8주기를 맞아 희생자를 기리는 뜻에서 유족들이 추진하고 있는 해상추모제에 대해서도 방문인원 및 방법 등을 통보해 달라고 했으며 우리측은 곧 소측에 알려줄 것이다』 ­소련측에서 추가경협 요청이 있었나. 『없었다. 다만 대소 경협이 빨리 진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소련 경제는 올 여름부터 내년까지가 어려운 고비라고 본다. 여태껏 제도가 나빠 소 경제가 침체됐지만 언젠가는 부흥할 것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위기설이 나돌고 있는데. 『소련 내부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세력도 있지만 막상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대신할 인물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소련은 현재 일종의 혼란스러운 전환과정에 있다. 이 과정에서 보수파와 개혁파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다』 ­주소 대사관과 소련 외무부와 협력은 잘 이뤄지고 있나. 『우리가 면담을 요청하면 소련 외무부 직원들은 곧잘 응해와 접근이 쉬운 편이다』
  • “소련은 이제 밝혀야 한다”/장정행 국제부장(데스크시각)

    1983년 9월. 아직 초가을 이었지만 북방의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던 사할린의 바다는 창자를 끊는 듯한 통곡으로 가득했다. 이달 1일 새벽 KAL007기를 타고 뉴욕을 떠나 서울로 오다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공격으로 수중고혼이 된 승객 2백69명의 유가족들이 사랑하는 부모 아들 딸을 찾아 흔적도 없는 망망대해를 향해 울부짖었다. 세계가 다 함께 분노하고 상상할 수 없는 소련의 만행에 치를 떨었다. 사할린을 마주하고 있는 일본 최북단의 조용한 어항인 와카나이는 희생자들의 유품이라도 확인하려는 유가족들과 사고경위를 밝히려는 각국의 조사단,취재진들로 연일 붐볐다. 미국·일본,그리고 우리나라의 함정과 선박들이 사고해역에 몰려 한달 이상의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바닷가에 떠내려온 사고기의 일부 잔해와 승객들의 유류품 몇 조각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사고경위를 밝힐 수 있는 블랙박스도 발신음까지 포착했으나 끝내 회수하지 못하고 말았다. 소련 영해인 사고지점을 일찌감치 둘러싸고 있던 소련 함정들의 집요한 방해 때문이었다.소련은 무고한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한 유가족들의 뱃길마저도 함정과 전투기로 위협했다. 유엔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이 천인공노할 만행을 규탄하고 나서자 소련은 사고발생 3일 만에 타스통신을 통해 KAL기 격추사실을 시인하고,그러나 이 여객기가 첩보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얼토당토 않은 어거지를 썼다. 9일에는 오가루코프 참모총장 겸 제1국방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수호이 15전투기가 미사일로 KAL기를 격추시켰으며 KAL기가 소련 영공을 침범,첩보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이 때는 이미 출격전투기와 기지와의 교신내용을 분석,소련측이 경고나 강제착륙의 시도없이 격추를 명령했음이 밝혀져 있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는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건 경위는 아무것도 없는 형편이다. 다만 소련의 자유화바람을 타고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가 당시 수색작업에 동원됐던 잠수부,출격전투기의 조종사 등을 광범위하게 취재,최근 10회에 걸쳐 사건의 내막을 보도하여 진상의 일부가 알려졌을 뿐이다. 이 보도에 이어 공개된 사건 직후의 해저상황을 촬영한 몇 장의 사진은 소련이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었다. 그뿐 아니라 지금은 퇴역해 있는 출격전투기의 조종사는 당시 KAL007기가 여객기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상의 명령에 따라 격추시켰다고 증언하고 있다. 수색에 동원됐던 잠수부들은 블랙박스로 보이는 오렌지색 상자도 분명히 인양했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의 한소관계는 83년과는 판이하게 변했다. 88년 올림픽을 계기로 적대관계에서 협조관계로 바뀌었으며 빈번한 교류와 함께 정식으로 국교가 수립되었다. 19일에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샌프란시스코 모스크바에 이어 세번째 한소정상회담을 갖는다. 비록 일본방문 후의 귀국길이고 회담장소가 서울이 아닌 제주도이긴 하지만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한국방문은 세계사에 남을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비단 한소관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소련의 위상도 이제는 더이상 냉전체제의 한쪽 우두머리가 아니라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동참하는 위치로 바뀌었다. 따라서 이제는 KAL사건의 진상을 밝힐 때가 됐으며 또 당연히 밝혀야만 한다. 이 같은 불행한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련은 최소한 현재까지 그들이 알고 있는 사건경위와 왜 격추시켰는지를 밝혀야 할 책임이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도 항공계의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KAL기의 항로이탈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회수한 블랙박스를 공개하여 국제적인 분석을 하도록 해야 한다. 거대한 보잉747점보기를 민간여객기로 알아보지 못했다든가,아무것도 모르는 민간승객 2백69명을 태우고 KAL기가 첩보활동을 했다는 등의 어거지로 사건의 진상을 더 이상 묻어두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이제 막 본격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한국이 KAL기 사건의 피해당사국이기 때문에 앞으로 두 나라 관계의 발전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사건의 진상공개와 함께 그에 합당한 사과가 있어야만 한다. 소련은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면서 45년 동안이나 자신들의 행위가 아니라고 부인해 왔던 1940년의 폴란드군 대량학살 사건을 소련비밀경찰의 소행이라고 인정했고,「프라하의 봄」을 무참히 짓밟았던 68년 8월의 체코 무력침공도 소련정부의 과오였음을 솔직이 시인했었다. 그러나 소련은 KAL기 사건에 대해서만은 최근까지도 계속 「더 이상 아는 것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다. 이달 내한했던 로가초프 외무차관은 사건진상의 공개를 바라는 우리 국민들의 기대에 『냉전시대에 발생했던 불행한 사건이었다』고 대답하며 관련자료가 추가로 입수되면 한국측에 전달하겠다는 식으로 얼버무려 버렸다. 급속한 접근과 빈번한 교류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가 모스크바에 대해 느끼는 인상은 어딘가 음흉하고 어둡다는 쪽이 아직도 강하다. 소련 대통령이 역사적인 방한을 하고 두 나라 정상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잡고 정답게 상호 관심사를 의논하는 마당에,그깟 이미 흘러간 불행한 사건을 더 이상 굳이 들출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소 두 나라가 경제적이나 통일·안보적 필요에 의해 일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하여 참다운 협력관계를 유지하려면 서로간의 신뢰가 회복돼야 하며 이 같은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 KAL사건의 진상공개와 사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2백69명의 원혼과 그 유가족들을 달래고 평화를 사랑하는 자유세계에 소련의 변화를 확신시켜 주는 길이기도 하다.
  • KAL기 희생자/사할린에 추모비/한·소 잠정합의

    한소 양국은 최근 외교경로를 통해 오는 9월1일 KAL기 격추 8주기를 맞아 사할린시에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비를 세우기로 합의했으며 이를 오는 19일 한소 제주정상회담과는 별도로 가질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 공식 발표할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지난 4월초 방한한 로가초프 소외무차관은 유종하 외무차관과 가진 회담에서 오는 9월 KAL기 희생자 유족들이 사할린 해상에서 합동추모제를 갖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추모비를 사할린시에 건립하겠다는 소정부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양국은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 협의를 진행중이며 오는 19일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일·소 새시대」 열 경협에 초점/가이후·고르비 무엇을 논의하나

    ◎시베리아 개발사업등 20여건 입안/「북방4섬」 반환가능성 현재로는 희박 16일로 박두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일본방문은 소련 국가원수로서는 역사상 처음이며 「일소 새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 최대 현안인 북방영토 문제와 경제협력 추진 등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측은 북방영토 반환문제에서 소련측이 대폭 양보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으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소련 국내에서의 정치적 입장,경제혼란 등에 비추어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초점은 경제협력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소 양국간에는 경제협력에 관한 대형 프로젝트구상이 한창이다. 지난 3월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전 민자당 간사장의 소련 방문 때 부상했던 20건의 프로젝트는 그 「집대성」이라고 할 만하다. 소련측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경제 페레스트로이카」를 제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일본으로부터의 자금 및 기술협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상황이다.현재 논의되고 있는 20건의 프로젝트의 내용을 보면 드보리스크 석유화학계획처럼 이미 그 실시를 위해 합작회사가 설립된 것으로부터 순전히 구상단계에 있는 것까지 다양하다. 이들보다 앞서 제4차 극동시베리아 삼림자원개발계획은 일소 사업당사자간에 이미 기본합의에 도달,고르바초프 대통령 방일을 계기로 기본협정에 조인하게 된다. 지난 15년간 양국간 현안이 돼온 사할린 연안 석유·천연가스 개발계획도 최종 결론을 내리기 위한 조정단계에 들어가 있다. 지난 74년 미·일·소 3국 공동으로 사업화 조사를 완료했으면서도 미루어져 왔던 야쿠츠크 천연가스개발계획도 소련측에서 교섭재개를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프로젝트 논의가 무성한 배경에는 일소 정상회담에서 북방영토 문제가 사실상 해결되어 정부자금을 뒷받침으로 한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일소 양국사업관계자들의 강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일소 새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 계획을 전부 실현시키려면 적게어림잡아도 2조엔의 자금이 소요된다. 비록 정부측의 지원이 있더라도 이 같은 막대한 사업비의 확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업으로서는 수익성·안전성의 확보가 선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밖에 노동력·자재보급·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의 정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현재 일본의 기업이 착수하고 있는 주요 대형 프로젝트를 보면 ▲드보리스크석유화학 콤비네이트=미쓰비시(삼릉)상사·미쓰이(삼정)물산에 의한 22억달러 규모,구미 기업과 합병으로 연산 45만t 규모의 폴리프로필렌공장 등을 건설하는 데,94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안에 착공될 예정이다 ▲LAB제조사업=미쓰이물산·동양엔지니어링 등에 의한 4백억엔 규모,레닌그라드 근교 키리시에 연산 5만t 규모의 LAB생산공장 등 건설 ▲브리얀스크 신형상용차 제조설비=마루베니(환홍) 등에 의한 4백억엔 규모,2천8백㏄ 원박스카 제조용 설비도입 ▲덴기스 석유화학사업=역시 마루베니에 의한 70억달러 규모,구미 기업과 합작으로 연산 60만t의 폴리에틸렌공장 등을 건설하는 데 아직은 계획단계이다 ▲사할린 대륙붕 석유·천연가스개발=사할린 석유개발협회·미쓰이물산에 의해 5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으로 현재 기업화 조사가 실시중이다 ▲제4차 시베리아 삼림자원개발=마루베니·스미토모(주우)상사 등이 10억달러 이상을 들이는 데,92년부터 5년 동안 원목 6백40만㎥을 수입하고,그 대신 제재 기계 등을 수출하는 실질 바터방식이다 ▲사할린·보로나이스크의 제지펄프공장신설=미쓰이물산,왕자제지 등이 1천억엔 이상을 투자,연산 25만t의 펄프공장을 건설한다. 소련측에 의해 제안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 일본측에서 검토중이다. 전후 일소의 경제관계는 일본 정부의 대소 정책의 기본인 「정경불가분」 원칙대로 움직여져 왔다. 우선 1956년의 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무역거래가 활발해져 왔으며,70년대의 동서긴장완화를 배경으로 크게 신장했다. 극동시베리아의 공동개발 프로젝트 및 대형플랜트 수출도 73년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당시 총리의 소련방문을 계기로 개시됐다. 그러나 경제관계의 확대에 제동이 걸린 것은 79년말 소련군에의한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부터였다. 동서관계의 냉각화와 더불어,소련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석유위기를 극복했던 일본은 점차 공동개발의 열의도 식어갔다. 80년대를 지속했던 일소 경제관계의 정체는,이 시기에 새롭게 벌인 공동프로젝트가 제2차 펄프재·지프개발 등 불과 2건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잘 상징해주고 있다. 일본의 대소 무역량은 90년도에 수출입합계 전년대비 2.8%가 감소된 59억1천7백만달러였다. 이것은 89년 처음으로 달성했던 60억달러를 크게 밑도는 것이었다. 소련의 외화부족이 심각해지고 일본측에 대한 대금지불의 대폭 연체가 무역침체의 원인이었다. 지난 2월말 현재 15개 대형종합상사에 대한 지불지연 총액은 4억1천6백만달러에 이른다. 메이커 및 중소기업분을 합치면 5억달러 전후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소 연방정부의 예산편성 지연 등 악조건이 겹쳐 상담은 원활히 진척되지 않고 있다. 큰 상사의 모스크바 주재원들은 『이대로 간다면 연간 수출입총액은 90년보다도 20∼30%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90년 현재 일소의 무역량은 일본으로부터의 수출이 25억6천3백만달러,소련으로부터의 수입이 33억5천4백만달러로 수입초과 현상을 보였다. 일본에서의 수출은 일반기계가 26.1%로 가장 많았고,전기기기 18.1%,철강 14.7%,화학품 10.7%,섬유 5.7%,자동차 4.4% 등이 차지했다. 소련으로부터의 수입은 비철금속 29.9%,목재 15.6%,석탄 13.8%,어패류 9.3%,선철 6.2%,석유 4.6% 등이었다. 일본의 무역상사들은 수출입을 조금이라도 더 원활히 하기 위해 거래은행에 대해 소련측의 각 무역상사에 대한 채무를 일시 떠맡아 줄 것 등 협력을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것이 실현되더라도 소련측이 외화부족의 원인이 되고 있는 국내 경제혼란을 수습하지 못하는 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될 수 없다고 업계에서는 말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본의 산업계는 소련 극동지역의 개발사업을 「21세기를 향한 최대의 해외프로젝트라고 주목한다. 이번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이 「세기의 프로젝트」를 착수하게 될 것인가,일본의 업계는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 한국참여 사할린∼원산∼부산 가스관공사/소,북한동참 곧 공식요청

    ◎현대등의 사할린유전 개발 우선 착수/정부관계자 소련정부는 북한에 대해 소련 사할린∼북한 원산∼한국 부산을 잇는 대규모 가스관 건설에 참여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측은 그 동안 모스크바주재 북한무역대표부를 통해서만 가스관건설사업의 협조를 요청해 왔다. 2차 자원조사단을 이끌고 소련을 방문하고 귀국한 동자부 고위당국자는 12일 『자원조사를 위한 소련 방문도중 소련연방정부의 에너지위원회 위원장(부수상급)을 만나 소련 정부가 공식적으로 북한측에 가스관건설 협조요청을 할 계획임을 확인했다』면서 『만일 북한측이 소련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중에 가스관건설공사를 벌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소련의 사할린과 남북한을 잇는 가스관건설사업이 착수된다면 대략 3∼4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올해중에 소련 바이칼호 부근의 치타주 동광산개발 및 하바로프스크주 보르미 미스고에 몰리브덴 등 혼합광산개발,우갈유연탄광산개발 등 3개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이들 사업은 2억∼3억달러 정도의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동자부 관계자는 『이들 3개 광산개발사업은 곧바로 참여할 수 있을 만큼 시추 및 경제성평가가 끝나 생산이 가능한 상태』라면서 『빠른 시일내에 개발에 참여할 민간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유 및 가스전 개발에 있어서는 현재 동원탄좌가 추진중인 사할린 육상유전과 현대 및 팜코사가 추진중인 사할린 대륙붕 석유·가스전 개발이 가장 먼저 착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생산해서 국내로 들여오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원탄좌의 사할린 육상유전개발을 위해 이날 하오 사할린 주정부 대표단이 동자부를 방문,이희일 장관과 구체적인 참여방안을 논의했다.
  • 일군,사할린 한인 집단학살

    ◎4∼5살 어린이 포함 45명/일지 폭로 패전퇴각 당시 소 첩자로 몰아 【도쿄=강수웅 특파원】 2차대전 직후 사할린 각지에서 한인 강제징용자 다수가 일본군과 현지 주민들에 의해 학살된 것으로 밝혀졌다. 후쿠오카(복강)현 다가와 (전천)에 거주하는 르포 라이터 하야시 에이다이(57)씨는 지난해 두 차례 현지방문을 통해 입수한 시체 감정서 등 소련의 재판기록과 유족·목격자 및 일본인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일본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서수사건」과 「상부향사건」의 진상을 6일 아사히(조일)신문에 폭로했다. 그에 의하면 종전 5일 후인 1945년 8월20일 아침부터 22일 사이 사할린의 호르무스크 동쪽 수서(파쟈르스키)에서 일어난 첫번째 사건에서는 일본군인과 현지 청년단원들이 조선인들을 집단습격,노인을 비롯한 어린이와 여자 등 27명을 총과 칼로 무참히 살해했다는 것이다. 하야시씨가 현지의 공산당지구위원회 간부를 통해 얻은 시체 감정서에는 『머리절단과 4∼5세 사내아이 다수가 골절』이라는 표현이 적혀있고 학살사건에 참여한군인과 현지민들은 『조선인들이 소련군의 스파이짓을 했다. 맨정신으로는 안되 술을 마시고 했다. 11살짜리 아이의 등을 세 번 찔러 죽였다. 시체는 현장에 묻었다』고 당시의 끔찍했던 장면을 상세히 술회했다. 상부향(레오니도보)사건은 8월18일 일어났다. 『조선인 중에 소련의 길 안내인이 있다』는 소문으로 19명이 붙들렸다. 유치장 변소 배수구를 통해 달아난 한 사람을 제외하고 나머지 18명은 사살되어 유치장과 함께 그대로 불태워졌다는 것이다.
  • “소,한국유엔가입 지지/로가초프 「KAL기격추 조종사 진술」조사”

    ◎한·소 외무차관회담 유종하 외무부 차관과 로가초프 소련 외무차관은 4일 하오 정부종합청사에서 공식회담을 갖고 KAL기 피격사건을 비롯,한국의 유엔가입,양국 경제협력문제 등을 협의했다. 유 차관은 이 자리에서 KAL기 피격사건에 대한 소련측의 조속한 진상규명을 강력히 촉구하고 최근 KAL기 격추 소 조종사가 일본 TV와의 인터뷰에서 격추과정을 진술한 녹화필름도 참고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로가초프 차관은 이에 대해 『새로운 물증이나 정보를 찾지 못했으나 TV필름을 관계기관에 전달,조사를 재촉하겠다』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권영민 구주국장이 전했다. ◎KAL기 추모제 추진 로가초프 차관은 『오는 9월1일 KAL기 피격 8주기를 맞아 사할린 해상에서 공동추모제를 갖겠다는 유가족의 제의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유 차관은 이날 우리의 유엔 가입 정책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소련측의 이해와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으며 로가초프 차관은 『남북한의 협의를 통한 해결이 바람직하지만 기본적으로 유엔의 보편성 원칙에 따라 자격이 있는 모든 나라가 유엔에 가입돼야 한다』고 말해 우리의 유엔 가입을 사실상 지지했다. ◎고르비 연내 방한 못해 로가초프 차관은 이어 『오는 16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게 되는데 소련 국내사정 등으로 인해 이번에 일본 이외의 다른 나라는 방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로가초프 차관은 이에 앞서 ESCAP총회가 열리고 있는 롯데호텔에서 이상옥 외무장관을 예방,1시간여 동안 개별 면담을 가졌다. 로가초프 차관은 이어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련은 대북한 무기제공을 위한 새로운 협정 등은 체결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최근 소중 외무장관회담에서도 남북한이 대화를 갖고 유엔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 새달 1일 한·소 외무차관회담서/「KAL기」 진상규명 요구

    정부는 지난 83년 대한항공 보잉 747기를 격추시킨 소련공군기 조종사가 최근 일본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KAL기가 민간기임을 알고도 격추시켰다고 밝힘에 따라 격추과정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25일 잔해 및 사체인양 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자료를 전달해 줄 것을 소련정부측에 거듭 촉구하도록 공노명 주소대사에게 지시하는 한편 오는 4월1일 서울에서 열릴 한소 외무차관 회담을 통해 소측이 분명한 입장표명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조종사의 인터뷰 녹화테이프를 확보,본국으로 보내도록 주일대사관에 지시했다. 공대사는 지난 21일 로가초프 소련 외무장관과 만나 KAL기 격추와 관련,새로운 정보와 자료를 입수했는지를 문의했으나 소측은 관련당국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정부의 한 당국자가 이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로가초프차관은 오는 9월1일 KAL기 피격 8주기를 맞아 사할린 해상에서 추모제를 갖게 해달라는 KAL 유족회의 요청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검토하겠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 소,KAL기 고의 격추/조종사 폭로/“민간기인줄 알고 쐈다”

    ◎유해사진등도 공개 【도쿄 연합】 소련은 지난 83년 8월31일 새벽 사할린 상공부근을 비행중이던 대한항공 007편이 민간여객기인데도 불구하고 고의로 격추했음이 틀림없다고 일본 아사히(조일) TV가 당시 소련전투기 조종사의 말을 인용,23일 처음 밝혔다. 이 TV는 이날 하오6시부터 1시간동안 「격추 비행사가 말하는 충격의 새 사실」이라는 특집 프로를 통해 이같이 전하고 KAL007편은 그때 충돌 방지용 점멸 등을 켠채 비행중이었다는 극동 방공군소속 수호이 15전투기 조종사 게나지 니코라에 비치 오시포비치 중령의 증언을 들어 사건발생후 소련군부 책임자가 발표한 내용은 거짓이라고 폭로했다. 현재 소련남부에서 연금생활중인 오시포비치씨는 KAL기의 충돌 방지용 항공 등을 육안으로 확인,민간용 수송기 인줄을 분명히 알았고 자신이 조종한 수호이기에는 본래부터 예광탄이 장비되지 않았으며 그때 쏜 총탄은 장갑탄이었다고 말하면서 KAL기 발견후 13㎞정도 추격하며 지상의 관제본부와 가진 교신내용 등을 상세히 설명,소련의 격추행위가 고의였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아사히 TV는 이어 사고현장 바다밑에서 인양한 한쪽 팔과 어린이용 반바지·코트·1백원짜리 동전·여자용 백·구부러진 나이프 등 유품과 일부시체의 미공개 사진을 최초로 공개했다.
  • 사할린 원유·천연가스 공동개발/현대,소와 협정조인

    【도쿄 연합】 한국 현대그룹은 최근 소련 극동부 광산기업 당국과 사할린 및 야쿠츠크 공화국에 있는 원유와 천연가스,우르가리스카야 탄전 등의 공동개발협정에 조인했다고 교도(공동)통신이 20일 타스통신을 인용,보도했다. 이와관련,소 극동광산자원개발 연구소의 바클린소장은 『합자회사 설립으로 우리들은 첨단 기술에 접촉할 수 있게 됐으며 한국측은 필요한 자금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작년 가을에 소련과 외교관계를 수립한후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날 협정조인으로 한국 최대 재벌 기업에 의한 소련 극동부의 천연자원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고 교도통신은 덧붙였다.
  • KAL기 희생자/해상 추모제 추진/정부,소와 협의

    정부는 오는 9월1일 대한항공 보잉747기 피격 8주기를 맞아 희생자에 대한 사할린 해상추모제 개최문제를 소련 정부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이상옥 외무장관이 8일 밝혔다.
  • 종전·창립 12돌 “겹경사”…/유각종 유개공사장

    ◎“석유사재기 안한 국민에 감사”/정부 비축물량 60일분으로 확대/소 유전개발 민·관 공동참여 계획 유전개발 및 석유비축,국제유가에 대한 조사 분석 기능을 갖춘 국내 유일한 기관인 한국석유개발공사가 2일로 창립 12주년을 맞는다. 걸프전의 와중속에서도 우리가 석유부족을 느끼지 않았던 것은 유개공의 비축원유 때문이었으며 과감히 비축 석유제품을 방출,우리사회에 불어닥친 사재기를 잠재운 곳도 바로 유개공이었다. 어찌보면 걸프전으로 대국민 이미지가 한결 좋아진 상태에서 창립12주년을 맞게된 유각종 유개공사장을 만나 앞으로 유개공의 계획과 향후 유가전망 등을 들어봤다. ­걸프전으로 가장 바빴던 곳중의 하나가 유개공이었던 것 같습니다. 걸프전동안 유개공은 주급안정을 위해 최초로 정부비축 석유제품을 방출하기도 했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걸프전의 과정에서 이미지도 나아가고 국민이 유개공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된것 같습니다. 사재기 현장으로 엄청난 가수요가 발생했을 땐 정말 큰일났다 싶었습니다. 과연정부 비축물량 방출로 사재기를 잠재울 수 있을까,혹시 더 부채질하는 것은 아닐까 온통 걱정투성이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한 결정인듯 싶습니다. 비축석유 방출 3일만에 사재기를 자제해준 국민들에게도 고맙고…. ­걸프전이 끝났습니다. 향후 유가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일본 등 세계 모든 국가들의 유가전망이 거의 비슷합니다. 배럴당 16∼18달러선으로 보고 있어요. 우리 유개공도 특별한 사태변화가 없는한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유가분석을 맡고 있는 조사부의 분석기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 올해부터 전문인력과 시설 등을 대폭 보강할 계획입니다. ­유개공의 주임무중 하나가 해외유전개발 입니다. 현재 참여중인 리비아·인도네시아·이집트 등 9개 국외에 소련의 사할린이나 야쿠츠개발에는 참여할 계획은 없습니까. ▲해외유전개발은 민간 중심으로 한다는게 정부의 기본입장입니다. 하지만 소련의 경우는 비록 적은 지분이더라도 정부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아직 결정은 안됐지만어떤 형태로든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참여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유개공의 계획은. ▲우선 96년까지 원유기지 2개소,제품기지 2개소,LPG기지 1개소 등을 추가건설,현재 40일 물량인 정부비축물을 60일분으로 늘릴 작정입니다. 또 올해중 서해안 1·2광구에 대한 탐사작업과 리비아 해외유전개발을 본격적으로 벌일 계획입니다. 그동안 유개공은 외국회사들이 발견하지 못한 가스를 우리 대륙붕에서 독자적으로 찾아내는 등 많은 일을 해왔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산유국의 꿈」이 이루어질때까지 열심히 뛰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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