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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의 일곱 후궁 모신 ‘칠궁’ 랜선 관람

    조선의 일곱 후궁 모신 ‘칠궁’ 랜선 관람

    경복궁 북서쪽 청와대 옆에 자리한 칠궁(七宮)은 조선의 왕을 낳았지만 왕비가 되지 못한 일곱 후궁의 신주를 모신 사당이다. 2018년 6월 이전에는 청와대 특별관람객만 들어갈 수 있었으나 시범 개방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안내해설사를 동반한 시간제 제한 관람으로 바뀌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는 코로나19로 중단된 칠궁 답사 프로그램인 ‘표석을 따라 듣는 칠궁이야기’를 온라인 교육 영상으로 제작해 9일부터 공개한다.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가 출연해 칠궁과 관련한 역사와 인물 이야기를 들려준다. 칠궁은 영조가 어머니 숙빈 최씨를 기리기 위해 1725년 지은 ‘숙빈묘’에서 시작됐다. 1753년 육상궁으로 격을 높였다. 고종 19년(1882) 화재로 불타 이듬해 중건했는데 이후 영조 후궁이자 추존왕 진종을 낳은 정빈 이씨(연호궁), 추존왕 원종 생모 인빈 김씨(저경궁), 경종 생모 희빈 장씨(대빈궁), 사도세자 생모 영빈 이씨(선희궁), 순조 생모 수빈 박씨(경우궁), 영친왕 생모 순헌귀비 엄씨(덕안궁) 등 흩어진 후궁들의 사당을 모아 칠궁이 됐다. 동영상은 문화재청(www.cha.go.kr), 궁능유적본부(royal.cha.go.kr), 경복궁관리소(royalpalace.go.kr) 홈페이지와 각 기관 소셜미디어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인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급 전보 △비서실장 남철기△과학기술안전기반팀장 강호원△디지털콘텐츠과장 이주식△생명기초조정과장 조현숙△기초연구진흥과장 김보열△융합기술과장 이주원△지역과학기술진흥과장 홍순정 ■문화재청 ◇3급 승진 △문화재보존국 유형문화재과장 박희웅△문화재활용국 활용정책과장 김종승 ◇4급 승진 △문화재보존국 유형문화재과 문영철△문화재활용국 문화유산교육팀 김용구△코로나19미래대응반 박정섭△문화재정책국 안전기준과 이명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승진 △책임행정원 김미경△선임사무원 박일란△전문사무원 김란미△전문사무원 연정화△전문사무원 이남순△전문사무원 이대한△전문사무원 이승진 ◇보직 △해운·물류연구본부장 연구위원 김태일 ■고려대 △대학원혁신본부장 정재원 ■국민대 △경영대학원장 조윤호 ■서울여대 △대학원장 겸 교육대학원장 겸 휴먼서비스대학원장 겸 특수치료전문대학원장 승현우(정보보호학과 교수)△자연과학대학장 겸 자연과학연구소장 겸 연구실안전관리센터장 노동윤(화학전공 교수)△미래산업융합대학장 겸 미래산업융합연구소장 박남춘(산업디자인학과 교수)△교양대학장 겸 교양교육부장 겸 교직지원센터장 겸 인터넷윤리센터장 이병걸(정보보호학과 교수)△바롬인성교육부장 배선영(화학전공 교수)△아동연구원장 조은진(아동학과 교수)△인권센터장 송미경(교육심리학과 교수)△교육혁신단장 겸 교수·학습센터장 겸 이러닝·MOOC센터장 이재성(국어국문학과 교수)△도서관장 한승희(문헌정보학과 교수)△독어독문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독어독문학과장 신현숙(독어독문학과 교수)△사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사학과장 양희영(사학과 교수)△기독교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기독교학과장 겸 휴먼서비스대학원 기독교학과장 김유기(기독교학과 교수)△경제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경제학과장 문외솔(경제학과 교수)△식품응용시스템학부장 이경은(식품영양학전공 교수)△경영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경영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국제개발협력학과장 김정진(경영학과 교수)△패션산업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의류학과장 권하진(패션산업학과 교수)△데이터사이언스학과장 김명주(정보보호학과 교수)△현대미술전공주임 겸 일반대학원 조형학과장 겸 도시환경예술디자인전공주임 이영화(현대미술전공 교수)△국제학전공주임 최균호(독어독문학과 교수)△글로벌문화산업·MICE전공주임 이영주(영어영문학과 교수)△교무처 학사지원팀장 이종일△기획처 대외협력팀장 박현선△교육혁신단 교수·학습센터 팀장 겸 SI교육센터 팀장 겸 공학교육혁신센터 팀장 겸 소프트웨어 교육혁신센터 팀장 이지연△교양대학 교학팀장 겸 교직지원센터 팀장 김지훈△교양대학 교학팀 실장 신희분 ■이화여대 △물리학과장 김정리△대학원포스트휴먼융합인문학협동과정 주임교수 신상규△통역번역대학원통역번역학과장 허지운△사회복지대학원부원장 정익중△대학원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장 박상수△대학원트랜스포메이션디자인협동과정 주임교수 이혜선△생화학교실주임교수 안정혁△이화리더십개발원장 이명선△보구녀관장 김영주△시뮬레이션 기반 융복합 콘텐츠 연구센터소장 김영준△염증-암 미세환경 연구센터소장 이지희△이화정치연구소장 최은봉△이화백신효능연구센터소장 김경효△글로벌 AI 신약개발 연구센터소장 최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보직 발령 △사업조정본부 생명기초사업센터장 홍미영△평가분석본부 제도혁신센터장 최대승△재정투자분석본부 예비타당성조사3센터장 안상진△경영기획본부 시설운영실장 김기락△혁신전략연구소 혁신네트워크실장 이동욱
  • 방송통신위 상임위원에 김현·김효재

    방송통신위 상임위원에 김현·김효재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에 김현(왼쪽·55)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효재(오른쪽·68) 전 한나라당 의원을 각각 임명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몫 김현, 통합당 몫 김효재 상임위원의 추천안을 처리한 데 따른 것이다. 김현 상임위원은 한양대 사학과 출신으로 민주당 소속으로 19대 국회의원, 당 대변인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냈다. 김효재 상임위원은 고려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조선일보 기자로 활동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18대 의원을,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24일부터 시작되는 이들의 임기는 3년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금요칼럼] 유교와 돈/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유교와 돈/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돈을 밝히면 주위의 평이 부정적으로 흐른다. 너무 밝히면 ‘돈밖에 모르는 놈’이라며 대놓고 욕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밝히는 행위는 당연한데도 우리의 평가는 인색하다. “돈이면 다 돼”라는 관용어가 횡행하면서도, 돈과 거리를 두는 삶을 높게 평가하는 역설적인 한국 사회다. 이런 정서가 뿌리 깊은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유교의 유산이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한다. 이(利)를 밝힌다며 양혜왕(梁惠王)을 꾸짖은 맹자를 어려서부터 줄줄 왼 유학자들이 500년간 한반도를 독점적으로 지배한 역사적 경험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무본억말(務本抑末)이라 하여 상업을 말단에 두고 되도록 억제하려는 국가 경영에 익숙한 역사적 유산도 꼬리가 무척 길다. 완물상지(玩物喪志)라 하여 기묘한 물건을 무조건 멀리하라는 교육에 흠뻑 젖은 가치관도 여운이 짙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용재총화’의 격언은 조선시대 교육의 핵심을 잘 보여 준다. 돈을 먼저 말하지 않는 정서는 지금도 강고하다. 나는 강연이나 원고 등을 의뢰하는 전화를 종종 받는다. 그런데 의뢰인과 나는 통화를 마치도록 보수를 입에 담지 않는다. 의뢰인 입장은 이렇다. 강연을 부탁하면서 돈 얘기를 꺼내면 혹시라도 내가 자기를 돈을 너무 밝히는 사람으로 오해할까 봐 조심한다. 의뢰를 받는 내 상황은 이렇다. 얼마를 줄 것인지 대뜸 물어보면 의뢰인이 나를 ‘교수라는 놈이 돈을 되게 밝힌다’며 속으로 욕할까 봐 아예 말하지 않는다. 이런 현실을 미국인 동료에게 말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그로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기현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정교육에서도 돈 얘기를 금기시하는 편이다. 돈 문제로 부모가 다투면 자식은 본능적으로 그걸 알아채고 조심한다. 철이 조금 들면 자기도 부모의 걱정에 동참한다. 그러면 거의 열이면 열 모든 부모의 반응은 이렇다. “넌 쓸데없이 돈 걱정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엄마 아빠가 무슨 짓을 해서라도 네 학비는 책임질 테니까. 빨리 네 방 가서 공부해.” 이렇게 아이를 돌려세우고는 부부끼리 또 목소리를 낮춰 소곤소곤 다툰다. 대학생이 되면 대개 집을 떠나 방을 구해 독립하려 한다. 그런데 독립하겠다고 선언하고는 ‘독립하게 돈을 달라’며 부모에게 손을 내민다. 전혀 부끄러움도 없이. 그러면 부모는 능력이 되는 한 선뜻 돈을 내준다. 아무 조건도 없이. 역사적으로 볼 때 개인이나 국가의 독립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은 군사력이 아니다. 정치ㆍ외교력도 아니다. 경제적 자립 여부다. 부모의 돈으로 방을 얻어 나갔다면, 진정한 독립이 아니라 부모라는 제국에 긴박된 식민지(colony)일 뿐이다. 자신이 식민지 상태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독립한 것으로 착각하는 대학생이 많은 현실 또한 돈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부동산 문제로 여당의 지지도가 크게 떨어졌다. 특단의 조치로 고위 공직자에게 1주택 소유를 강요한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그 취지를 모르지는 않지만, 21세기 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에는 맞지 않는다. 맹자나 용재총화 수준의 흘러간 노래일 뿐이다. 윤리와 돈을 대척점으로 보는 유교적 가치관의 판박이이기 때문이다. 법치가 아니라 인치에 치중한 유교적 규범의 복사판이기 때문이다. 다주택 소유가 정말 나쁘다면, 누구도 소유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할 일이지, 왜 고위 공직자에게만 강요할까? 합법적으로 취득한 주택을 속히 처분하라고 강제할 명분은 솔선수범이다. 이 또한 교화를 진리로 맹신한 유교의 유산이다. 인류 역사상 윗사람의 솔선수범으로 사회 전체가 실제로 교화된 사례는 하나도 없다. 불법으로 돈 번 것을 법으로 처절하게 응징해야지, 적법하게 번 돈을 부도덕으로 매도하면 안 된다. 윤리와 돈은 무관하다.
  • 계명대 교수 저서 9종, ‘2020 세종도서’에 선정

    계명대 교수 저서 9종, ‘2020 세종도서’에 선정

    계명대 교수 저서 9종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0 세종도서’에 선정됐다. 순수과학분야에 김인선 생명과학전공 교수의 저서‘내가 만난 여성 과학자들’, 예술분야에 김남희 전 미술대학 강사의 ‘옛 그림에 기대다’, 역사 지리관광 분야에 홍석준 경영대학 특임교수의 ‘흥하는 도시 망하는 도시’ 등 3종이다. 학술부문에는 순수과학분야에 김인선 생명과학전공 교수가 교양부문에 이어 ‘미래를 여는 21세기 생물자원’이 선정되며 저서 2권이 세종도서에 선정됐다. 기술과학분야에 김승원 공중보건학전공 교수의 ‘반도체 산업의 유해인자’, 사회과학분야에 도상호 회계학전공 교수와 김혜진 세무학전공 교수 공동저서인 ‘예술로 풀어낸 회계마음으로 이해하기’, 역사/지리/관광분야에 강판권 사학과 교수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서원생태문화기행’, 철학분야에 이유택 타블라라사 칼리지 교수의 ‘행복의 철학’, 사회과학분야에 이종원 타블라라사 칼리지 교수의 ‘희생양과 호모 사케르’ 등 6종이 선정됐다. 김인선 교수의 ‘내가 만난 여성 과학자들’은 헝가리 여성 화학자인 저자 막달레나 허기타이가 약 15년 동안 4개 대륙 18개국의 유명한 여성 과학자들 100여 명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직접 만나서 들은 세계적인 여성 과학자들의 생생하고 특별한 도전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김남희 교수의 ‘옛 그림에 기대다’는 저자가 살면서 인연이 된 일상사를 옛 그림에 기대어 숙고한 결과물들을 체계적으로 갈무리했다. 우리 옛 그림을 중심으로 하되 한국화(1장)와 중국화(2장), 서양화(‘팁’) 등이 저자의 일상사와 어우러져 그림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홍석준 교수의 ‘흥하는 도시 망하는 도시’는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경제적 관점에서 세계 도시들의 흥망성회를 살펴보고 있다. 도시는 정치, 문화예술 등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으나 경제적 측면에 비교적 객관적인 지표가 있어 좀 더 정확하게 도시의 흥망성쇠를 볼 수 있다며, 도시의 흥망성쇠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들의 이야기이고, 도시들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인선 교수의 ‘미래를 여는 21세기 생물자원’은 생물자원의 실질적인 활용과 응용, 잠재적 가치 및 중요성, 그에 대한 인식전환의 필요성에 초점을 두어 먼저 전체 내용을 동물, 식물, 곤충, 미생물자원 등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김승원 교수의 ‘반도체 산업의 유해인자’는 책은 반도체 분야에서 10년 이상 연구와 조사에 참여해 온 국내 산업위생 전문가들의 반도체 공부 모임에서 시작되어, 이를 발전시켜 반도체 산업 노동자, 경영자, 관리자, 그리고 연구자와 학생이 두루 참고할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드는 데 의견을 모아 함께 집필한 책이다. 도상호, 김혜진 교수의 ‘예술로 풀어낸 회계마음으로 이해하기’는 회계는 어렵다는 인식을 탈피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회계를 쉽고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문화예술 작품을 활용하여 잘 설명하고 있다. 미술과 음악, 문학뿐만 아니라 영화 등의 대중예술까지 포함하여 생활 속에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문화예술 작품을 회계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강판권 교수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서원생태문화기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서원 9곳, 즉 도동서원, 소수서원, 도산서원, 병산서원, 옥산서원, 남계서원, 돈암서원, 무성서원, 필암서원 등을 자연생태와 인문생태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이유택 교수의 ‘행복의 철학’은 서양 고대부터 중세를 거쳐 근대 및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의 행복에 대한 생각을 잘 정리하고 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스토아학파(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 보에티우스, 홉스, 파스칼, 스피노자, 흄, 칸트, 밀, 마르크스, 니체, 카뮈까지 총 18명의 인물을 다루고 있다. 이종원 교수의 ‘희생양과 호모 사케르’는 인류 역사와 문화에 깊이 내재되어 반복해서 재생산되고 있는 희생야 메커니즘을 역사적으로 개괄하여 살펴보면서 희생양들을 공동체에서 배제시켜 ‘벌거벗은 자’로 만드는 폭력의 문제점을 기독교 윤리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2020 세종도서에 선정된 도서는 종당 800만원 이내의 도서를 구입해 공공도서관 2700여 곳에 보급될 예정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46개월 옥살이 흑인 여성 하원의원 도전 “피고인도 변호인도 다 해봤지”

    46개월 옥살이 흑인 여성 하원의원 도전 “피고인도 변호인도 다 해봤지”

    3년 10개월이나 옥살이를 한 미국의 흑인 여성이 테네시주 최초의 흑인 여성 하원의원을 꿈꾸고 있다. 국선 변호인으로 활약했던 키다 헤인스(42)가 주인공이다. 물론 본인은 저지르지도 않은 범행으로 억울하게 수형 생활을 했다고 주장한다. 국내에서도 지난 4월 총선에 살인 등 전과자 다수가 출마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지만 그들과는 격이 달라 보인다. 17년 동안 하원의원으로 활약한 민주당 현역인 짐 쿠퍼 등과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오는 6일 예비 선거에는 공화당 후보가 없기 때문에 그녀가 승리하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의원 배지를 가슴에 달게 된다. 헤인스는 ABC 뉴스에 “난 수많은 이들이 갖지 못한 독특한 시선을 갖고 있다. 난 피고인이기도 했고, 변호인도 해봤다. 마약과의 전쟁이 흑인과 유색 인종, 저소득층을 어떻게 힘들게 만들었는지 똑똑히 봐왔다”고 주장했다. 그녀가 당선되면 테네시주에서 선거로 뽑힌 민주당 출신 첫 흑인 여성이 등원하는 새 역사를 쓴다. 이 주에서는 지금까지 두 하원의원이 배출됐는데 남성들이었다. 그나마 20년도 훨씬 전에 선출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헤인스의 공약은 역시 형사 관련 사법개혁, 흑인목숨도소중해 운동의 확산, 염가 주택 공급, 최저임금 상향, 학자금 대출 빚 해소 등이다. 그녀는 “스펙트럼의 모든 측면을 아울러 흑인들 목숨이 소중하게 다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일일이 다시 그려내고 있다”고 말했다. 프랭클린에서 다섯 자녀의 둘째로 태어나 나중에 주도 내슈빌로 옮겨왔다. 테네시 주립대에서 형사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뒤 법률 보조원으로 일해달라는 제안을 뿌리치고 연방 교도소를 주제로 논문을 썼다. 열아홉 살에 처음 만나 몇년 동안 사귄 남성이 부탁하면 휴대폰 가게에 가 물건들을 찾아주곤 했다. 알고 보니 마리화나였다. 해서 처음에는 최소 7년형을 선고 받았지만 3년 10개월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2006년 석방됐는데 그녀는 계속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한 것이 먹혔기 때문이다. 그 뒤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고, 국선 변호인으로 6년 이상 활약했다. 마침 미국 전역에서 흑인 여성의 입후보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룻거스 대학 부설 미국 여성과 정치학 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주 의원으로 봉직하는 여성들도 크게 늘었다. 지난 2년 동안 주 의원들 가운데 흑인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4년 이후 가장 높았다. 어린 흑인 소녀들도 자신을 좇아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할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헤인스는 “감옥에 다녀온 일이 내가 하고 싶다고 말한 일을 못하게 만들지 못한다. 할 수 없다거나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영면한 시민권 운동가 존 루이스 목사가 정의와 평등을 위해 싸운 “우상의 면모”를 지녔다며 그가 생전에 이룬 업적들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 폭력에 직면해서조차 그는 훨씬 더 크고, 해방을 위해 싸울 일들을 믿고 있었다. 난 개인적으로 이런 일을 해내겠다고 그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계명대 교수 저서 3종,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계명대 교수 저서 3종,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계명대 교수의 저서 3종이 ‘2020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됐다.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계명대 교수들의 저서는 인문학분야에 정문영 영문학전공 교수가 줄리 샌더스 교수의 저서를 번역한 ‘각색과 전유(동인)’, 사회과학분야에 최종렬 사회학과 교수의 저서 ‘공연의 사회학: 한국사회는 어떻게 자아성찰을 하는가(오월의 봄)’, 한국학분야에 이윤갑 사학과 교수의 저서 ‘한국 근대 지역사회 변동과 민족운동: 경상도 성주의 근대전환기 100년사(지식산업사)’ 등 3종이다. 정문영 교수가 충북대 박희본 교수와 공동 번역한 줄리 샌더스 교수의 저서 ‘각색과 전유’는 원작 저자와 상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 책은 신생 학문인 각색학을 다루고 있다. 각색과 전유의 다양한 정의와 실천, 각색 충동 이면의 문화적·미학적 정치성, 각색의 글로벌 차원과 지역적 차원,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제작되어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리고 현대 문학, 연극, 텔레비전, 영화가 다른 예술작품을 각색, 개정, 재해석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최종렬 교수의 저서 ‘공연의 사회학: 한국사회는 어떻게 자아성찰을 하는� ?�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문화구조를 파헤치고 있다. 한국사회가 집합의례를 통해 수행한 민주주의, 성장주의, 민족주의, 젠더주의 등 네 가지 자아성찰을 다루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던 2016년 촛불시위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이명박 정부의 한미 쇠고기 협정에서 촉발된 2008년 촛불집회를 통해 한국의 성장주의 담론을, 이자스민이 한국 시민사회에 편입되는 과정을 통해 한국의 혈족적 민족주의를, 나꼼수의 ‘비키니 사건’을 통해 한국의 젠더주의를 분석하고 있다. 이 네 가지 자아성찰을 통해 한국사회의 현재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윤갑 교수의 ‘한국 근대 사회 변동과 민족운동: 경상도 성주의 근대전환기 100년사’는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에 민족운동, 4.19혁명까지 지난 100년간 경북 성주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사회변동과 민족운동 등 근현대사를 다각도로 조명한 책이다. 제1부에서는 1862년 성주에서 일어난 농민항쟁에서 시작해 1894년의 동학농민전쟁에 이르기까지 반봉건투쟁이 반봉건 반침략의 민족운동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제2부에서는 한말 국채보상운동?대한협회 지회 개설?성명학교 설립 등 국권회복운동의 발전과 나아가 이를 계승한 일제강점기 유림단 독립청원운동과 3?1운동, 부르주아 민족운동과 신간회 지회설립운동 등을 연구하여 민족운동의 발전과정을 해명하였다. 제3부는 해방공간의 자주국가 건설운동과 보도연맹조직, 한국전쟁기의 좌우 대립과 민간인 희생 및 사회변동, 전후 분단고착화 과정과 1960년 4월 혁명기의 피학살자유족회 활동 등을 연구하여 해방 후 정치지형의 변화를 밝히고, 민족운동의 새로운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금요칼럼] 아파트 광풍과 가녀린 촛불/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아파트 광풍과 가녀린 촛불/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촛불이 수없이 뭉쳐 촛불혁명을 이뤘다. 3년 전 일이다.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런데 혁명을 너무 오래 한다. 초기에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였어야 그나마 효과를 좀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우리 사회의 보수성이 워낙 강고하니까 말이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혁명은커녕 개혁도 물 건너가기 십상이다. 오히려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어 역효과도 만만치 않다. ‘촛불정부’의 지난 3년을 돌이키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입에 올리는 주제는 뭘까? 현시점에서 말이다. 뭐니 뭐니 해도 집값, 더 정확히는 아파트값이다. 직장인의 점심 자리나 지인들 모임에서 대화를 주도하는 화제는 단연 집값 폭등이다. 몹시 중요한 검찰개혁 주제를 밀어낼 정도로 강력하다. 지난 3년간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은 거의 40% 폭등했다. 집값 상승 추세가 세계적 현상이라 할지라도 우리나라의 광풍은 매우 특이하다. 거대도시 전체가 이렇게 폭등한 사례는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니 장삼이사가 집값 얘기를 입에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집이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그저 ‘아파트’를 무슨 주문처럼 왼다. 다들 도박장에 들어선 심리에 휩싸인 채 말이다. 정부에서 집값 잡겠다고 칼을 빼든 지 오래건만 이제 사람들은 그런 칼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 너무나도 무딘 칼이라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칼을 볼 때마다 맥이 빠지고 분노한다. 집 없는 서민은 그 칼을 보며 정부에 등을 돌린다. 배신감을 느껴서다. 강남에 아파트 한 채 가진 사람도 분노한다. 갑자기 세금이 올랐기 때문이다. 집이 많은 투기꾼은 비웃는다. 빠져나갈 구멍이 여전히 숭숭 뚫렸기 때문이다. 건설·주택업자 재벌은 쾌재를 부른다. 땅 짚고 헤엄치며 떼돈 버는 일이 마냥 기쁘기 때문이다. 어떤 대상과 제대로 전쟁을 하려면 적의 심장부를 강타해야 할 텐데, ‘촛불정부’는 여전히 변죽만 울린다. 당정 고위직에게 집을 속히 처분하라며 압박하는 것도 그런 예다. 지난 3년 사이에 투기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해 큰 차익을 누리는 자라면 고위 공직자로서 마땅히 질타의 대상이 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살던 집인데 지금 가격이 폭등했으니 처분하라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다. 집을 소유한 게 죄도 아닐뿐더러 지금 빨리 팔아 차익을 현금화하라는 얘기와도 상통하기 때문이다. 토지공개념이니 주택공공재니 공염불만 욀 일이 아니다. 단호하게 정면 돌파해야 한다. 그게 전쟁에서 이기는 상식이요, 본질이다. 국가 공공재인 주택 소유에 대해 국가가 강력히 개입해 제한해야 한다. 우선 1가구 3주택 이상 소유를 금지한다. 세 채 이상 보유했다면 순수 거주지일 수 없다. 투기의 결과다. 이미 세 채 이상 보유자라면 5년의 말미를 주되 처분하지 못하면 애초 매입가로 국가에서 몰수한다. 투표권이 없는 미성년자는 어떤 경우에도 부동산 소유를 금한다. 미성년자가 공공재를 소유할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법인의 재산세는 개인 소유 재산세의 30%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특혜도 당장 철폐한다. 최근 물의를 일으킨 일부 연예인의 ‘유령’ 법인이 현재 이 땅에 어디 한두 개뿐이겠는가? 또한 아파트 분양원가를 당장 공개하고 분양가상한제도 즉시 시행한다. ‘토건족’을 잡는 첫걸음이다. 장기적으로는 전세대출금제도를 서서히 폐지한다. 전세 대출은 일부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더 비싼 전셋집에 살도록 유도하고 그 때문에 ‘갭 투기꾼’에게 멍석을 깔아 주는 양면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만 제대로 해도 광풍은 사라진다. 이런 본질을 전혀 건드리지 않는다면 과연 ‘촛불정부’일까? 요즘 촛불이 꺼질 듯 말 듯 너무 가녀리게 흔들리는 모습은 차마 못 보겠다.
  • 노르만에 정복된 영국인들은 염소 대신 돼지고기의 포로가 됐다

    노르만에 정복된 영국인들은 염소 대신 돼지고기의 포로가 됐다

    많은 사람이 역사학자나 고고학자라고 하면 페도라를 눌러쓰고 낡은 크로스백을 멘 채 유물을 찾아 헤매는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린다. 19~20세기 초 활약했던 고고학자들은 인디아나 존스처럼 먼지를 뒤집어쓰고 유물을 찾아 자신의 나라로 가져가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현장 작업자 같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21세기에 활동하는 역사학자와 고고학자들은 인공위성, 인공지능(AI), DNA 분석 같은 첨단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과학자에 더 가깝다. 발굴된 유물의 DNA를 분석해 혈연과 민족 간 연관 관계는 물론 집단이나 문화의 이동 경로를 정확히 밝혀내는가 하면 인공위성이나 항공기에 탑재된 레이저 관측장비로 땅속에 묻혀 있는 고대도시를 찾아내기도 한다. 로봇으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대의 무덤이나 건물, 수중 난파선을 탐사한다. 또 수백만건의 고문서를 빅데이터로 바꾼 뒤 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과거의 모습을 사진처럼 그대로 복원해 내기도 한다. 이렇듯 첨단 과학기술은 고고학자, 역사학자의 상상력의 빈자리를 메워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과거를 보여 준다. 영국 셰필드대 고고학과, 카디프대 역사·고고학·종교학부, 브리스틀대 인류학·고고학과, 화학과,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에를랑겐뉘른베르크대 화학·약학과, 미국 스포캔원주민 보존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영국사에서 가장 큰 전환점으로 꼽히는 1066년 노르만 정복 이후 일반인들의 생활사 변화를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8일 밝혔다. 지금까지 노르만 정복 이후에 대한 정보는 주로 귀족계급 같은 지배층에 관한 것이었고 실제 피지배민들의 일상생활이 어떻게 변화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6일자에 실렸다.1066년 노르만 정복은 노르망디 공작 윌리엄(정복왕)이 영국 왕위 계승권을 주장하며 프랑스 기사들을 이끌고 영국을 침공해 노르만 왕조를 연 사건으로 영국사에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옥스퍼드성 일대에서 발굴된 10~13세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36명의 유골과 60여 마리의 동물 뼈에 대한 ‘안정 동위원소 분석’을 실시했다. 사람이나 동물은 평소 소비하는 음식에 대한 정보가 뼛속에 남게 되는데 이를 특정 동위원소로 분석해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를 파악하는 기술이 안정 동위원소 분석법이다. 연구팀은 당시에 사용됐던 것으로 보이는 각종 그릇의 파편에 남은 유기 잔여물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노르만 침공 이후 영국에는 표준화된 농법이 보급되고 염소고기나 우유 대신 돼지고기와 닭고기로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하게 됐으며 가축을 키울 때도 이전처럼 야채나 곡물이 아닌 음식물 찌꺼기를 줘 키우는 등 농업구조와 식생활에 큰 변화가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영국 요크대 역사학과 연구팀은 헨리 2세의 명령을 받은 기사들에 의해 캔터베리 성당에서 살해당한 성 토머스 베켓(1118~1170)의 제단을 컴퓨터 영상합성기술(CGI)로 재현해 내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같은 복원 결과는 177년 전통의 영국 고고학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영국 고고학협회지’ 7일자에 실렸다.캔터베리 트리니티 예배당 내에 있던 베켓의 제단은 헨리 8세가 영국 국교회를 선포하고 가톨릭교회들의 재산을 회수했던 1538년 일부 조각만 남기고 완전히 파괴됐다. 파괴 이전을 그린 그림이 없어 지금까지 학계와 가톨릭교회 측에서 여러 차례 복원을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이에 연구팀은 13세기 중후반에 만들어진 웨스트민스터 성당에 있는 참회왕 에드워드 제단과 엘리 성당의 성 에텔드레다 제단을 바탕으로 여러 문헌자료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성당 내 제단의 특징에 대한 빅데이터를 AI 알고리즘으로 처리해 복원했다. 벤 저비스 카디프대 교수는 “컴퓨터 알고리즘, AI, 동위원소나 DNA 분석 등 첨단 과학기술은 과거 특정 지역의 전염병이 어떤 경로로 확산됐는지, 경제적 환경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등 역사적 사실들을 마치 사진이나 신문을 읽듯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허가 없이 아무 배나 ‘無法 바다’… 어민들 “北中 누가와도 몰라”

    허가 없이 아무 배나 ‘無法 바다’… 어민들 “北中 누가와도 몰라”

    “바다에 나가면 죄다 레저보트여유. 해무가 자주 끼는 요즘에는 코밑까지 다가오는 것도 몰라 깜짝깜짝 놀래유.”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 어촌계장 박기복(70)씨는 2일 “레저보트가 고장이 잦아 표류하고 어선과도 자주 충돌하는데 아무런 통제를 안 한다”면서 “보트도 위치발신장치를 달도록 해 어선처럼 누구 것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게 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는 “이런 허술한 상황에서 북한 애들이 보트를 타고 무더기로 밀고 들어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우려했다. 밀입국 중국인한테 해상 경계가 3차례나 뚫린 태안 앞바다는 수많은 어선, 해삼 등을 훔치는 절도단 보트, 낚시와 물의 향연을 즐기는 레저보트와 카누 등이 마구 뒤엉켜 있다.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피서객과 낚시꾼도 들끓어 바다와 해안은 배와 인파로 넘친다. 남북 관계 경색으로 군함과 경비정까지 늘어 서해안 전역에 긴장감까지 감돌지만 밀입국 차단 실패로 안보 해이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선박 식별 시스템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레저보트 등 식별불가 선박 뒤섞여 혼잡 박씨는 속사포로 불만을 쏟아냈다. “대충 면허 따고 1500만원만 주면 보트를 사유. 이걸로 몇 명이 밤낮을 안 가리고 몰아대며 낚시하고, 어민들이 피땀 흘려 만든 해삼·전복·바지락 양식장도 마구 돌아다니쥬. 그런데도 단속하지 않아유.” 박씨는 “이러다 보트와 부딪치면 해경이 (덩치가 커 가해자이기 십상인) 어선만 잡는다”면서 “레저보트가 점점 늘어 큰일”이라고 했다. 이어 “밀입국 사건과 남북 갈등이 심해선지 군함도 자주 보인다”며 “그래도 밀입국 때처럼 또 뚫릴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 23일 두 번째 밀입국 보트를 발견해 신고한 태안군 소원면 의항2리 어촌계장 이충경(49)씨는 “주말이면 마을 앞바다에 레저보트가 수두룩하다. 동호회들도 1인용 카누를 차량에 싣고 우르르 몰려온다”면서 “안개가 끼면 보통 위험한 게 아닌데도 출항신고 절차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피서철인 요즘 주말에는 외지인이 1500명이나 몰려온다. 얼마 전보다 4~5배 늘었다”며 “주민들이 애써 키우는 해삼, 전복 붙은 돌을 마구 뒤집어 싸우기도 한다”고 했다. 태안에 등록된 레저보트만 493척, 전국적으로는 3만척에 이른다. 문희경 태안군 주무관은 “주로 수도권 보트족이지만 전북, 강원도에서도 온다”고 전했다. 서울 2316척, 경기 5093척이다. 문 주무관은 “등록 대상이 아닌(엔진을 달지 않은) 카누는 몇 척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밀입국 보트도 수산물 도둑 살피다 발견 밤이 오면 유튜버들이 들이닥친다. 바닷가나 얕은 물에서 조개 등을 잡는 ‘해루질’을 찍으려고 20~30명씩 떼로 온다. 이씨는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바닷가를 헤집어 놓는다”며 “5년 전부터 이런 일이 일상이 되다 보니 밤에 사람이 몰려다녀도 의심을 안 한다”고 했다. 그는 “6월부터는 바닷물이 맑아지는 ‘청물’ 때여서 도둑도 날뛰는데 요즘은 해삼이 주요 타깃”이라고 말했다. 밀입국 보트도 수산물 도둑이 있는지 살피다가 발견했다고 이씨는 말했다. 그는 “마을 앞바다 해삼 양식장을 망원경으로 보다가 해안 쪽으로 돌리니 외진 자갈밭에 보트 한 척이 있더라. 수상해서 다가갔더니 보트에 있는 물품이 다 한자로 쓰여 있었다. 어민은 잘 안 갖고 다니는 우비도 있고. 기름통이 지난 번 이웃이 발견한 밀입국 보트에 있던 것과 똑같더라”고 회고했다. 이씨는 곧바로 군부대에 신고했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 4월 20일에도 중국인 5명이 밀입국하고 버린 1.5t급 고무보트가 발견됐다. 밀입국자들은 태안이 중국 산둥(山東)성에서 가장 가깝고 이 가운데 의항리는 해경 파출소가 없어 타깃으로 삼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3년 전쯤 파출소가 철수하면서 북쪽으로 학암포파출소가 8㎞쯤, 남쪽으로 모항파출소가 10㎞ 떨어져 있어 해변의 경계가 좀 허술하다”고 했다. 해경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으로 해경이 해체돼 조직과 인력을 축소하면서 파출소를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오래전에 주민 편의 등을 이유로 해변 철조망까지 철거돼 육지 침투가 훨씬 더 쉬워졌다. ●서해, 섬 많아 레이더 피하기 쉬워 산둥성 웨이하이(威海)에서 태안까지 바닷길로 360㎞가 넘는다. 이번 밀입국 보트는 시속 30노트(55㎞) 정도로 7시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14~17시간이 걸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트로 왔다”는 이들의 진술로 미뤄 엔진과열 등을 우려해 20노트(37㎞)로 몰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4~7시간이 더 걸렸다. 서해안 지역 사단 작전보좌관을 지낸 이득운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동해와 달리 서해는 섬이 많다. 레이더를 피하려고 섬 옆에 은폐하면서 천천히 왔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거꾸로 대한민국 최대 규모 8조원대 사기범 조희팔이 중국으로 밀항한 곳도 태안이다. 조희팔은 2008년 남면 마검포항에서 어선을 타고 영해 12해리(22㎞)를 넘어 공해상까지 간 뒤 중국 배로 갈아타고 도주했다. 당시 태안해경 서장은 직위 해제됐다. 서해안은 2000년대 전까지 간첩 침투 사건이 적잖았다. 1980년 9월 태안 천수만에서 간첩선이 적발돼 간첩 8명이 자폭하고 1명이 생포됐다. 1995년에는 남파간첩 2명이 권총과 독총으로 무장하고 충남 부여에서 군경과 교전을 벌이다 1명이 사살되고 김동식이 생포됐다. 교전 중 경찰 2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들은 반잠수정으로 서해 공해를 거쳐 제주 성산포로 침투한 뒤 부여에서 접선하다 발각됐다. 이 교수는 “1990년대까지 간첩 침투가 많았는데 2000년대 들어 개방화와 제3국을 통한 위장취업 등 다른 수법이 많아 뜸해졌다”면서 “과거 간첩 사건을 보면 당일침투는 소형 보트로 북방한계선(NLL)을 바로 넘어 서해안 일대로 잠입했고 당일 이상은 모선으로 공해까지 갔다가 보트로 바꿔 타고 침투했다. 정보활동과 요인암살이 주요 목적이었다”고 했다. 태안 해상은 해경 경비정과 해군 함정, 해안은 육군이 초소 등을 설치해 감시 중이다.●“밀입국 사건은 군경의 안보 해이 보여 준 것” 최근 태안 밀입국 중국인은 모두 양파밭 등 취업이 목적으로 대공 용의점은 없다고 분석된 가운데 지역 32사단장, 세종경찰청장, 세종시장 등은 지난달 12일 세종시청에서 통합방위협의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남침투 시 국가 중요시설이 있는 세종과 대전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태안에서 100㎞ 남짓한 이곳은 정부세종청사 등이 있고 삼군본부도 가깝다. 이 교수는 “이번 밀입국 사건은 변명의 여지 없이 군경의 안보 해이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서해안을 통한 무장간첩 침투가 아주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만큼 야간에 운행하는 소형 보트나 미승인 선박은 무조건 추적 검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4월 20일(5명), 5월 23일(8명), 6월 4일(5명) 발견된 밀입국 보트를 타고 온 중국인 18명 중 4명은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 특히 5월 23일 보트에는 총책이 탔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해경 관계자는 “총책을 잡으면 다른 밀입국자들의 행방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총책 검거에 모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학살된 민간인 유해 발굴은 땅속에 묻힌 진실 꺼내는 것”

    “학살된 민간인 유해 발굴은 땅속에 묻힌 진실 꺼내는 것”

    현대전에서는 전투요원뿐 아니라 민간인들도 대거 희생되곤 한다. 모든 자원이 투입되는 총력전의 특성상 민간인들 역시 준전시요원으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념까지 끼어들면 상대편은 ‘인간’이 아닌 박멸해야 할 ‘악마’로 전락한다. 한국전쟁 당시 전국에서 수많은 민간인 학살사건이 벌어진 이유다. 박선주(73)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는 2005년 출범한 1기 진실화해위원회 유해발굴단장을 맡아 거창양민 학살사건, 보도연맹 학살사건 등 전쟁 당시 벌어진 민간인 학살사건 현장들을 두 발로 직접 다니며 희생자들의 유해를 수습했다. 위원회가 공식적으로 활동을 종료한 2010년 이후에도 재능기부나 지방자치단체 의뢰로 10여 차례 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여전히 규명되지 않은 민간인 학살사건이 더 많다. 박 교수는 “1기 진실화해위 당시 전국 유족들로부터 민간인 학살 신고를 받아 30개 정도의 집단 희생지를 추렸다. 그러나 위원회 활동 기간 동안 발굴 조사를 진행한 지역은 11개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위원회가 종료된 2010년 시민단체들이 모여 공동조사단을 만들고, 8차례에 걸쳐 자체적으로 유해 발굴이 진행됐다. 이후 충남 홍성, 아산 등 일부 기초단체들도 유해 발굴에 동참했다. 지난해에는 광역단체로는 처음으로 충북도가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박 교수는 “아산 설화산 인근에서는 208명분의 유해가 쏟아졌고, 이 중 58명 정도는 12살 미만의 아이들, 나머지의 80% 이상도 부녀자들이었다”면서 “1·4 후퇴 때 부역혐의자 가족들에게 ‘도민증을 준다’며 산으로 불러 처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달 국회가 ‘제2기 진실화해법’을 통과시키면서 아직 규명되지 않은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한 중앙정부 조사가 10년 만에 재개된다. 박 교수는 “2기 진실화해위가 출범하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유해 발굴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이후 대전 산내 곤룡골 지역에 국립 위령 시설로 조성될 ‘진실과 화해의 숲’에 유해들이 안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민간인 학살사건의 규명을 위한 유해 발굴에 대해 “땅속에 묻혀 있던 진실을 지상으로 끄집어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유해 발굴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구천을 떠돈 희생자들의 한을 풀어 주고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해 산 자나 죽은 자나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 3대 관장, 정진영 전 안동대 교수 취임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 3대 관장, 정진영 전 안동대 교수 취임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제3대 관장에 정진영(65·사진) 전 안동대 교수가 취임했다. 정 신임 관장은 안동 출신으로 영남대에서 문학박사를 취득했으며 안동대 사학과 교수, 인문대 학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정 관장의 임기는 2022년 6월까지 3년간이다. 정 신임 관장은 “경북도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성지로서 그 위상을 거양하고 선열들의 희생정신과 애국정신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선양사업을 추진하고 미발굴·미포상 독립운동가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은 2017년 6월 개관됐다. 도 단위로는 국내 유일한 경북도 독립운동기념관은 기존 안동 독립운동기념관을 2014년 1월 확대 승격해 건립됐으며, 주요 시설로는 ▲전시관(독립관, 의열관) ▲연수원 ▲강당 ▲체험지구(신흥무관학교 체험장) 등이 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현재 잣대로 심판받는 위인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현재 잣대로 심판받는 위인들

    노예제도 상징적 인물들에 대한 비판 ‘美 건국 아버지’ 워싱턴 동상 훼손 번져 유럽서도 처칠·드골 동상 공격 잇따라 “과거 반성” “역사 왜곡” 팽팽히 맞서 신대륙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에 이어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까지….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파장이 서구 제국주의 시대 인물들에 대한 힐난으로 이어지며 과거사 논란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시위가 촉발된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제국주의 역사에 대한 반성 차원에서 관련 상징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과 과거 인물을 현재의 잣대로 판단하는 게 정당한 것이냐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상징하는 인물들이 수난을 당했던 미국에서는 이제 나라를 세운 위인들까지 재평가 대상이 되고 있다. 시카고 언론들은 시카고 남부에 위치한 공원 워싱턴파크에 있는 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동상이 낙서로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상에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와 ‘아메리카’를 합성한 ‘갓 블레스 아메리카’(God Bless Amerikkka), ‘노예 소유주’ 등의 낙서가 스프레이로 쓰여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소행임을 짐작하게 했다. CBS는 앞서 시카고 그랜트 공원 내 콜럼버스 동상도 낙서로 훼손되는 등 역사 속 위인들의 상징물이 잇달아 수난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립선언문을 쓴 토머스 제퍼슨과 워싱턴의 동상 등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표적이 되자 학계 등에서는 우려가 나왔다. 시카고주립대 흑인역사학과 라이오넬 킴블 교수는 “역사를 파괴하기보다는 워싱턴의 생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토론하는 것이 더 낫다”면서 “과거의 상징을 모두 파괴한다면 우리가 누구인지 이해할 수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역사 저술가이자 저명한 우파 언론인인 인드로 몬타넬리의 동상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로마제국사’ 등 명저로 유명한 몬타넬리는 1936년 파시스트 정권이 일으킨 에티오피아 2차 침공 때 현지의 12세 여자아이를 매수해 결혼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그는 생전 인터뷰와 글에서 이 같은 행동이 당시 현지의 문화이자 관행이었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몬타넬리에 대한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함께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주말 사이 밀라노의 몬타넬리 동상이 붉은 페인트 범벅이 되고 ‘인종주의자’라는 낙서로 도배되는 ‘반달리즘’(문화유산 파괴행위)이 일어났다. 여기에 철거 주장까지 나오자 주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까지 나서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몬타넬리를 둘러싼 논란을 인정한다면서도 “우리는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며 오점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삶은 여러 복잡한 맥락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동상을 철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럽의 대표적인 우파 정치인들도 시위대의 표적이 되고 있다. 영국에서 윈스턴 처칠 전 총리 동상이 낙서로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프랑스에서는 올해 타계 50주년을 맞은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흉상이 잇따라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프랑스 북부 소도시 오몽의 샤를 드골 광장에 있는 드골 흉상이 15일 주황색 페인트로 뒤덮였고, 흉상 거치대 뒤에는 ‘흑인 노예제 찬성자’라는 단어가 쓰여 있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면서도 “역사에서 어떤 흔적이나 이름도 지우지 않겠다”며 동상 철거와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금요칼럼] 역사 왜곡, 처벌 대상인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역사 왜곡, 처벌 대상인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21대 국회가 개원했다. 흔히 ‘진보’로 불리는 범여권이 180석 이상 차지한 사상 초유의 국회다. 개헌을 빼고는 거의 다 할 수 있는 입법 권력을 더불어민주당이 확실히 장악했다. 선거로 나타난 민심의 결과이므로, 명분만 확실하다면 어떤 법이라도 제정하거나 개정할 수 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한 ‘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이 이번에 통과되면 좋은 출발이 될 것이다. 그런데 ‘역사왜곡금지법’이나 그와 비슷한 법안 발의도 적지 않아 역사학도로서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 초 5·18의 진상을 왜곡하는 행위를 처벌하자는 법안으로 국회가 잠시 시끄러웠다. 이제 새 국회를 맞아 제정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5·18왜곡처벌법’이 바로 그 법안이다. 그런데 최근 같은 당의 한 초선 의원이 ‘역사왜곡금지법’을 들고 나와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비슷한 법안을 병합해 처리하면서 시간만 지체할 뿐 아니라 그 여파로 ‘5·18왜곡처벌법’마저 제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당의 중진들이 난색을 표했다. 그런데 그 논리가 너무 전략적인 것뿐이라 적이 실망했다. 역사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서 역사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라도 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별 처벌 법안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지만 역사 문제는 처벌법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역사란 무엇인지, 역사의 왜곡이란 또 무엇인지 명확하게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어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해석과 이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할 수밖에 없다. 전혀 다른 해석일지라도 평화롭게 병립하는 학설이 역사학 분야에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혹자는 해석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행위만 처벌하는 것이니 문제가 안 된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그 역사적 사실도 결국은 역사가의 주관이 작용한 해석의 일부일 뿐이다. 역사 자료를 검토하고 취사선택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사가도 철저히 객관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주관이 전혀 없다면 그것은 죽은 자이지 산 사람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 인간은 주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5·18왜곡처벌법’은 역사라는 단어를 뺌으로써 이런 문제를 비켜 가려는 의도가 분명하게 읽힌다. 그렇지만 5·18 자체가 역사이므로, 큰 차이는 없다. 헌법에 명시된 3·1운동이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의를 폄하하고 조롱하는 이가 일부 있지만 우리는 그들을 법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특별법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 의도가 악의적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역사 해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것이 민주사회의 더 큰 덕목임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음 개헌 때 5·18도 헌법에 들어갈 수 있겠지만 그럴지라도 그 왜곡 행위가 처벌의 대상이 아니기는 마찬가지다. 역사의 해석은 그야말로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고조선을 세계적 제국으로 신봉하는 유사역사학 관련자들을 일일이 처벌할 필요가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홀로코스트부정금지법’처럼 우리도 역사 부정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꽤 높다. 하지만 유럽 여러 나라가 제정한 유사한 법들은 국가권력에 의한 양민 학살이라는 점보다 한 종족이 다른 종족을 집단 학살한 제노사이드에 대한 경종이라는 공통점이 훨씬 더 크다. 역사 해석 차원이 아니라 인간 자체에 대한 최소의 보호막을 국가가 사후에나마 제공한 셈이다. 이런 점에서 동질성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민주화운동에 한 획을 그은 5·18의 성격과 의의는 꽤 다르다. 심지어 프랑스가 2011년 제정한 ‘아르메니아인학살부정처벌법’ 등 일부 법률은 반인류·반인격적 제노사이드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역사 해석을 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하책 중의 하책이다. 차라리 고의성이 짙은 악의의 가짜뉴스로 처벌하는 법안이 더 유용하지 않을까.
  • ‘삼성의 입’ 이인용, 준법위 전격 사임…배경에 쏠린 눈

    ‘삼성의 입’ 이인용, 준법위 전격 사임…배경에 쏠린 눈

    ‘삼성의 입’인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서 사임했다. 삼성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인 준법위에서 유일한 사측 내부 위원으로 선임돼 활동한지 4개월 만에 위원회에서 전격 물러나면서 배경과 후임 위원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5일 준법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전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린 준법위 제6차 정기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위원들에게 사퇴 의사를 전했다. 준법위는 “최근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회사와 사회 각계와 소통을 확대하면서 이 위원이 삼성의 대외협력(CR) 담당으로 회사와 위원회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임했다”며 “조만간 사장급으로 후임 내부 위원이 선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이 사장은 정부 각 부처나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등 대외 행사가 많아지면서 바쁜 행보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경제 살리기가 화두가 되면서 대외협력 업무 담당인 이 사장이 참석해야 할 외부 행사가 많아졌다”며 “또 준법위의 권고에 따라 시민단체와의 소통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행사 참석도 다 이 사장이 직접 해야 하는 것이라 사실상 시간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준법위가 지난 3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7개 계열사에 경영권 승계 문제, 노동·노조 문제, 시민단체와의 소통 문제 등 삼성의 과거 준법 위반 행적들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안을 만들라고 권고를 낸 데 대해 이 사장이 부담과 한계를 느껴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 입장에서는 민감하고 불편한 문제 제기인 만큼 유일한 삼성 내부 위원으로 이 사장이 목소리를 내면서 외부 위원들과 마찰이 있었다는 관측이다. MBC 앵커 출신인 이 사장은 지난 2005년 6월 삼성전자 홍보팀장(전무)으로 옮긴 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을 맡는 등 줄곧 ‘삼성의 대변인’ 역할을 해 왔다. 이재용 부회장과는 서울대 동양사학과 선후배 사이로 이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임 사측 위원은 삼성 측 추천을 받아 김지형 준법위 위원장이 선임할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대담·호쾌한 병풍화 속 단원의 참모습

    대담·호쾌한 병풍화 속 단원의 참모습

    단원 김홍도/장진성 지음/사회평론아카데미/484쪽/3만 5000원 훈장님한테 혼나고 눈물을 훔치는 아이와 이를 바라보는 아이들을 그린 서당, 상대방과 힘을 겨루는 씨름꾼과 엿장수 등이 어우러진 씨름판, 뜨거운 쇠를 두드리는 사람들을 묘사한 대장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단원 김홍도의 ‘단원풍속화첩’ 속 풍경들이다. 그래서 김홍도에게 가장 한국적인 풍속화를 그린 조선시대 화가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장진성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신간 ‘단원 김홍도’에서 단원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풍속화가 아닌 병풍화를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작품이 신선 10명과 시동들의 행렬을 그린 1776년작 ‘군선도’다. 궁정 화실인 도화서의 화원이었던 단원은 같은 해에 그린 ‘규장각도’에서 극사실주의가 돋보이는 정묘한 화풍을 보였다. 그러나 개인의 주문을 받아 그린 군선도에서는 이와 달리 대담하고 호쾌한 화풍을 자랑한다. 신선하고 웅건한 필법에 역동적인 화면 구성, 연극의 한 장면처럼 다양한 인물을 배치한 화면구성이 돋보인다. 그가 남긴 다른 병풍화 ‘행려풍속도’, ‘서원아집도’, ‘해산도병’, ‘삼공불환도’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저자는 그가 겸재 정선을 능가한 조선 최고의 화가였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일본·중국의 유명 화가들의 그림과 비교한 뒤 단원이 18세기 동아시아에서 제일가는 화가였다고 결론짓는다. 저자는 단원의 삶을 단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사료를 토대로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무관의 자제이지만 10대 후반 도화서 화원이 되고, 조선 최고의 화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그의 천재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정조의 전폭적인 후원이 있었다. ‘단원’이라는 호를 쓰게 된 이야기도 사료를 통해 ‘경기도 안산의 지역과 관련이 있다’는 속설을 반박한다. 병풍화, 풍속화뿐 아니라 산수화, 도교·불교 관련 그림인 도석화, 화조화, 인물화 등 모든 장르에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한 단원의 그림과 저자의 술술 읽히는 해설을 읽다 보면 단원의 참모습도 알 수 있을 법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숨쉴 수 없는 불평등… 1% 향한 분노가 ‘명품거리 약탈’ 불렀다

    숨쉴 수 없는 불평등… 1% 향한 분노가 ‘명품거리 약탈’ 불렀다

    흑인 거주지서 결집했던 60년 전과 달라 뉴욕 소호·LA 베벌리힐스 등서 약탈 자행 저임금 흑인, 코로나에 경제 타격 가장 커 도심 불평등 확대·인종갈등 맞물린 시위 필라델피아 한국 교민 상점 50여곳 피해뉴욕 소호,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 시카고 미시간애비뉴, 애틀랜타 벅헤드, 필라델피아 센터시티.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추모 시위가 열리는 한켠에서 약탈이 자행된 고급 상점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규모 인종차별 시위가 일어날 때마다 왜 약탈자들은 활개를 칠까. 미 언론들은 그 이면에 ‘불평등의 확대’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팽창하는 도심 불평등은 인종과 뗄 수 없는 또 다른 분노의 원천인 새로운 형태의 불안한 시류와 연결돼 있다”며 “시위대가 1960년대 흑인 거주지에서 목소리를 높였다면 (이제는) 그들을 배제하고 투자를 쏟아부은 도시에서 외친다”고 보도했다.시애틀에서는 고급 백화점인 노드스트롬이,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애플스토어, 샌타모니카 해변의 캠핑용품 전문점인 REI 등이 중점적으로 약탈을 당했다. 토머스 수그루 뉴욕대 역사학과 교수는 1964년 필라델피아에서 인종차별 시위가 일어났을 때는 흑인 거주지였던 컬럼비아애비뉴 외 노스브로드스트리트가 중심이었지만 이번에는 고급 상점 밀집지역인 리튼하우스 스퀘어 인근의 체스트넛·월넛스트리트가 중심이었다고 설명했다. LA도 1965년 흑인들이 모여 살던 남쪽 와츠 지역에서 시위가 일어났지만, 이번에는 구찌, 프라다 등 명품점이 몰려 있는 로데오드라이브로 시위 장소가 바뀌었다. 실제 약탈을 당한 고급 상점 밀집지역에는 인종차별 근절 구호와 함께 자본주의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베벌리힐스 유명상점 창문은 ‘망할 자본주의’(F**k Capitalism), ‘부자를 없애라’(Eat the Rich) 등 섬뜩한 표현들로 뒤덮였다. 워싱턴DC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시위 중심지가 부유한 이들이 주로 찾는 장소가 된 것이 시위대의 의도적 행보라고 봤다. 경제학자 데이비드 아우터는 “도시에는 부유한 사람들의 편리함을 위해 저임금 근로자들이 있다”며 “이들은 올봄 도시의 불평등을 부각시킨 (코로나19의) 공중 보건·경제 위기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흑인에 대한 경찰의 잔혹한 폭력뿐 아니라 2011년 발생했던 반월가 시위의 ‘1%를 향한 99%의 분노’가 반영돼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약탈을 막을 공권력이 무기력하다는 점이다. 이날까지 필라델피아 외곽에서 한국 교민들이 운영하는 미용용품 상점, 약국 등 50개 안팎의 점포가 시위대의 약탈 공격을 받았고, 300만~400만 달러 상당의 물품을 도난당했다. 아예 길가에 트럭을 세우고 박스째 훔쳐간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77년 만에 뉴욕시마저 야간통금령을 내리는 역대급 조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상황은 진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디애틀랜틱은 “약탈로 좌절감을 해소하는 경우도 있고 극좌파의 소행이거나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충돌에 따른 행위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경찰의 무조건적 강경 대응은 시위의 폭력성을 키울 수 있으니 시위대와 약탈자를 구분해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부천시박물관 초대관장에 최윤희 전 학예팀장

    부천시박물관 초대관장에 최윤희 전 학예팀장

    경기 부천시에서 설립하고 부천문화원이 위·수탁 운영 중인 부천시박물관 초대관장에 최윤희 전 학예팀장이 임명됐다. 최윤희 신임 관장은 2001년 숙명여자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과 박사과정(근현대사 전공)을 수료했다. 숙명여대박물관과 정영양자수박물관, 숙명문화원 학예연구원을 거쳐 2007~18년 국립조세박물관과 안양문화원 학예연구사, 하남역사박물관 학예조사팀장과 학예실장 등 탄탄한 실무경력을 쌓아왔다. 2019년부터 부천시박물관의 부천펄벅기념관과 부천옹기박물관, 부천향토역사관 학예사 겸 팀장을 맡아 왔다. 2004년 여성생활사 종합박물관인 숙명여대박물관의 신축 이전과 동아시아 최초 자수 전문박물관인 정영양자수박물관 개관을 겸한 그랜드오픈, 2004년 세계박물관대회(ICOM KOREA) 부대행사를 진행했다. 2008년과 2012년 국립조세박물관의 시설 전면개편 등 다양한 국립·공립·대학·사립박물관의 굵직한 경력을 겸비한 최 관장은 오는 9월 부천시립박물관의 통합 이전 개관을 앞둔 시기에 적임자라는 평이다. 하지만 박물관의 일부 직원들은 시박물관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더불어 관장 선출 과정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부천시와 부천문화원은 관장 선출 과정은 어느 때보다 공정했으며 선출 과정에 외부 개입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또 부천시박물관 대다수의 직원들은 관장채용 비리에 맞서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며 초대관장의 취임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부천시립박물관 측은 “신임 관장의 자질 논란에 대해서는 취임 후 달라지는 부천시박물관 모습을 통해 충분히 검증될 것”이라며, “오랜 박물관의 실무경력과 노련함으로 무리 없이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최윤희 부천시박물관장은 “오는 9월 부천시의 문화 랜드 마크가 될 부천시립박물관이 통합 이전할 예정”이라며, “우선 시립박물관 개관을 성공작으로 마칠 때까지 전 직원과 합심해 총력을 다 할 것이며, 앞으로 부천시립박물관, 부천활박물관, 부천펄벅기념관을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역사를 친근하고 소중한 의미로 전달하는 선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5월 28일 부천시립박물관 일부 직원 4명은 초대 전문 관장 임용에 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5월 29일 부천시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신임 문화원장이 관련 업체들에 편의를 봐줬다며 부정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문과는 상반되게 오히려 대다수의 직원은 2019년 1월부터 그들이 자행하고 있는 ▲내부 편 가르기 ▲공익제보를 표방한 근거 없는 비방 ▲허위날조가 난무한 보도자료 배포(2월20일자 익명 제보) ▲수탁기관 및 일부 직원을 겨냥한 특정 감사(5월18~29일) 요구 등으로 원활한 업무수행의 차질 및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시립박물관은 지난주 감사를 받았으며 결과는 한두달 후에 나올 예정이다. 현재 시립박물관은 총 23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박물관 측은 직원 중 15명은 신임관장에 대해 지지입장, 4명은 반대, 3명은 중립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개인의 이성이 어떻게 국가를 바꾸는가(김용운 지음, 맥스미디어 펴냄) 서구 사회에서는 일찍이 자리잡았음에도 한국에서는 입지가 좁았던 ‘이성’에 대한 사유를 담았다. 저자는 한국사에서 되풀이된 정치·외교적 위기의 원인을 우리 민족의 원형에 대한 성찰과 이성적 사유 부족에 있다고 분석하면서, 이성 교육이 철학, 과학, 수학, 예술 등의 분야에서 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380쪽. 2만원.과학이라는 발명(데이비드 우튼 지음, 정태훈 옮김, 김영사 펴냄) 과학혁명의 실존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저작. 영국 요크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근대 과학이 튀코 브라헤가 신성을 관찰했던 1572년과 뉴턴이 ‘광학’을 출간한 1704년 사이 발명됐다면서 콜럼버스, 코페르니쿠스 같은 주요 인물들의 활약, 사실·증거·자연법칙·실험 등 오늘날 애용되는 과학 용어들의 정립을 살핀다. 1016쪽. 4만 3000원.성스러운 한 끼(박경은 지음, 서해문집 펴냄) 종교와 음식에 관한 39편의 이야기를 모은 교양서. 땅속의 벌레를 죽일지 모른다는 이유로 감자나 양파 같은 뿌리채소를 먹지 않는 자이나교도, 맥도날드 피시버거의 출발이 된 가톨릭의 전통 등 경향신문에서 오랫동안 문화기자를 했던 저자가 수년간 직접 취재하고 맛본 이야기를 썼다. 308쪽. 1만 6000원.냉전의 지구사(오데 아르네 베스타 지음, 옥창준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냉전’은 어떻게 전 지구적 현상이 됐을까. 미국, 소련은 유럽사의 확장판이 아니라 각각 자유와 정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담보한 ‘제국’이며, 냉전은 제국주의가 이들 제국 간 경쟁으로 바뀌는 시대의 변화라는 논지를 편다. 이들과 제3세계의 서로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냉전을 전 지구적으로 확산시켰다. 814쪽. 3만 9500원.귤의 맛(조남주 지음, 문학동네 펴냄) 밀리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 작가의 청소년 소설. 중학교 영화 동아리에서 만난 네 명의 단짝 소녀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기까지 성장담이다. 어린 소녀들은 집단 따돌림, 아픈 동생, 가족 간 갈등과 경제난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아파하며 서로를 보듬는다. 208쪽. 1만 1500원.소방관의 선택(사브리나 코언해턴 지음, 김희정 옮김, 북하우스 펴냄) 생사의 순간,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법은 무엇일까. 현직 소방관이자 심리학자인 저자가 20년의 현장 경험과 10년간의 심리학 연구 성과를 책에 담았다. 그는 우리가 중요 결정을 내릴 때 분석적이기보다는 직관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하며 이에 맞는 훈련법과 현장 매뉴얼, 사후 평가 방법을 소개한다. 396쪽. 1만 6500원.
  • 영진전문대, 공군부사관학군단 후보생 선발에 역대 최고 응시율

    영진전문대, 공군부사관학군단 후보생 선발에 역대 최고 응시율

    전국 유일 공군 부사관학군단(RNTC)을 운영 중인 영진전문대의 학군단 후보생 모집에 창단 이래 최고의 응시율을 기록했다. 공군교육사령부 주관, 영진전문대학교에서 지난 16일 실시한 공군부사관학군단 후보생 6기 선발 시험에는 40명 정원에 114명이 지원, 2.8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매년 90명대 수준의 지원율을 크게 상회한 역대 최고 응시율을 보였고, 특히 2015년 부사관학군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지원자가 110여 명대를 돌파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제6기 후보생 최종 합격은 오는 7월 10일에 발표할 예정이며, 합격자는 올 2학기부터 학기 중 군사학과 항공정비학 등의 전공과목을 수강한다. 또한 일선 정비 부대에서 실무경험 등을 쌓아 최고의 항공정비 전문가로 성장하게 되며 이를 통해 항공산업기사 자격증도 취득한다. 이번 6기 후보생은 학령인구의 저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 일정이 장기화하면서 모집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공군과 대학이 상호 긴밀한 협조를 통해 우수 자원을 선발할 수 있게 됐다. 올해로 창설 5주년을 맞는 이 대학교 공군 부사관학군단(RNTC)은 공군 출신 학군단장(군무원 4급)과 훈육관이 보임돼 명실 공히 공군 부사관학군단으로서 재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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