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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총장에 듣는다]대전대 신극범 총장

    대전대 신극범(愼克範·71) 총장은 스스로 ‘영업부장’이라고 부른다.신입생 모집뿐만 아니라 예비 졸업생들의 취업을 위해 고교로,기업체로 영업사원처럼 뛰고 있다는 뜻이다. 우수한 신입생을 뽑고 졸업생에게 좋은 직장을 찾아주는 것은 신 총장의 최대 현안이기도 하다.충남·대전 지역 대학들은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60% 정도 선발하는 데 그쳤다.이달 중순부터 다시 추가모집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신입생 모집을 위해 고교를 찾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학교를 알리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학교를 자랑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어렵지만 기업체의 지인들을 찾아 학생들을 추천하는 일도 보람입니다.” 신 총장은 대학의 선택을 결혼에 비유했다.“대전대를 최고의 대학이라고 내세우지는 않습니다.하지만 선택만 하면 최고의 행복과 만족,최선의 성장을 책임지는 곳이라는 보장을 하겠습니다.자긍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사회에서 떳떳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원대와 광주대의 총장을 지낸 경륜이 그의 최대 자산이다.학생 한명 한명마다 책임감을 가지고 인재를 만드는 데 힘쓰는 것이 신 총장의 교육 철학이다. 대전대의 슬로건은 ‘오고 싶은 대학,듣고 싶은 강의,만나고 싶은 친구’다.종합캠퍼스 마스터플랜에 따라 올해 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기숙사를 완공,신입생부터 받는다.또 둔산지구 7500평 부지에 특수대학원과 평생학습에 비중을 둔 제2캠퍼스도 설립,운영에 들어간다.“지난해가 마스터플랜에 따른 학생들의 학습 및 교수의 연구여건 확충 등 외형에 치중한 해였다면 올해는 내실을 다지는 해로 만들 방침입니다.” 무엇보다 학생 위주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공부하는 풍토를 조성하겠다는 생각이다.학생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인성을 닦는 ‘인간품’,외국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세계품’,정보화시대에 맞춘 ‘IT품’ 등 3품제를 마련해놓고 있다.3품제는 강제성은 없다.자발적으로 하도록 유도한다.능력이 뛰어난 학생에게는 해외 연수 등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그는 “1등만을 만드는 교육을 완전히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이기심을 최소화하는 것도 교육의 중요한 역할입니다.남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기와의 경쟁이 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남을 제치고 나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교육을 통해 가르쳐야 합니다.” 신 총장은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 문제가 되는 것도 학벌의 수혜자들이 공익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을 챙기는 이기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학의 역할에 대해서는 진리탐구와 함께 진로에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는 ‘대학론’을 폈다.진리탐구를 기본으로 지도력을 배우고 닦아 시대의 변화를 헤쳐 나가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학은 발명가를 양성하는 곳이 아닙니다.100점인 학생을 200점으로,200점인 학생을 300점으로 키우는 곳입니다.” 신 총장은 대전대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로 한의학과를 꼽았다.지난 81년 첫 인가를 받은 이후 대전,대전둔산,천안,청주 등 4개의 한방병원을 갖춘 명실상부한 중부권 한방의료의 요람으로 자리잡고 있다.2004학년도에는 군의 요충지라는 지역 여건을 감안,국내에서 처음으로 군사학과를 개설했다.현대 사회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한 리더십 카운슬링센터는 교육부의 특성화사업으로 선정됐다. 박홍기기자˝
  • ‘중국의 역사 왜곡과 대응방안’ 포럼

    권정달(權正達·사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27일 오전 7시30분 서울 중구 장충동 자유센터에서 최광식(崔光植)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를 초청,‘중국의 역사 왜곡과 그 대응방안’을 주제로 제18회 자유포럼을 갖는다.
  • 책/우리에게 다가온 조선족은 누구인가

    임계순 지음 현암사 펴냄 조선족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우리는 어떻게 조선족을 기억하고 있는가.1982년 중국이 조선족의 고국 방문을 허용하고,1992년 한중수교로 한국이 조선족에 취업문호를 개방한 이래 조선족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존재가 됐다.그러나 급격한 교류는 적잖은 후유증을 남겼다.조선족자치주에서는 ‘코리안 드림’으로,한국에서는 ‘불법체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가깝지만 먼’ 사이가 되고 만 것이다. 국내 최고의 중국통으로 꼽히는 한양대 사학과 임계순(사진·59) 교수가 쓴 ‘우리에게 다가온 조선족은 누구인가’(현암사 펴냄)는 그런 안타까운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처방전의 성격을 지닌다.저자는 조선족 150년의 역사를 훑으며 조선족과 한국 사회가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생긴 반목을 해소하고 상생의 길을 열어갈 것을 제안한다. 조선족은 현재 200여만 명으로 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 97% 이상이 모여 산다.중국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열 세번째로 인구가 많은 ‘유력 민족’이다.중국 동북지역은 한반도에 인접해 있어 고대부터 우리와는 밀접한 역사적 관계를 맺어 왔다.고구려와 발해가 중국 동북지역과 한반도 일대에 걸쳐 있었던 만큼 10세기 초까지 중국 동북지역의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동부는 우리 선조들의 활동무대였다.중국 학자들은 물론 이 지역을 중국 북방 소수민족이 활동한 공간으로 본다.조선족은 1945년 일본의 항복 이후 공산당과 국민당이 서로 차지하려 다퉜던 동북지역에서 공산당을 지지하고 해방전쟁을 도와 중화인민공화국 건설에 기여하면서 중국의 공민이 됐다.문화대혁명과 개혁개방이라는 격동기를 거치며 조선족은 자치주 나름의 정체성을 가꿔왔다. 책은 조선족의 역사를 ‘조선족’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1952년부터가 아니라 한족(韓族)인 ‘조선인’이 중국 동북지역에 살기 시작한 19세기 중반부터 다룬다.1712년 청과 조선 사이에 국경이 정해졌지만 중국 조선족 선조들은 19세기 중반 이후부터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중국 동북지역으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청 조정의 봉금정책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고 조선인의 황무지 개간은 묵인됐다.저자는 조선인의 동북지역 이주를 국경선을 넘어 잠입한 시기(1860∼1904),자유이민 시기(1905∼1930),강제집단이민 시기(1931∼1945)등 3단계로 나눠 살핀다. 저자는 조선족의 삶과 사고방식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한중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조선족 중에는 ‘이민의식과 정착의식’‘손님의식과 주인의식’이라는 이중적인 의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1950년대 일부 조선족들은 ‘조선은 민족의 조국이고,중국은 인민의 조국’이라는 ‘두 개의 조국론’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조선족 2·3세,즉 40대 이하의 사람들은 어엿한 중국의 공민으로서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조국관을 보인다.여기서 저자는 “조선족에게 한국은 어디까지나 ‘고국’일 뿐,그들이 진정 생명을 바쳐 지키고자 하는 ‘조국’은 중국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조선족 문제를 보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옌볜 조선족자치주를 포함한 중국 동북지역은 한국과 중국,일본이 접촉하는 완충지대다.중국은 동북지역에서의 소수민족 분쟁을 우려해 옌볜 자치주 일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귀속시키기 위한 ‘동북공정’프로젝트까지 추진하는 등 외교·역사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그런 점에서 중국 동북지역 개척의 주인공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설립의 공신인 조선족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륙의 모랫바람에 묻힌 한민족의 흔적을 하나하나 들춰내는 저자의 작업은 21세기 동북아 시대를 이끌어가야 할 우리로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다.조선족의 삶과 사고방식,고난의 역사를 꼼꼼히 살핀 이 책은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인이나 국가정책 입안자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도 관심을 갖고 읽을 만하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오체불만족’ 최민씨 장애인 당의장 도전

    열린우리당 의장 경선 출마자 가운데 이색적인 후보는 최민(45·서울·중앙위원)씨다.최씨는 생후 10개월만에 소아마비로 두 다리와 왼팔을 못 쓰게 된 1급 지체장애인으로,휠체어에 의지해 움직이는 한국판 ‘오체불만족(五體不滿足)’이다.중증장애인이 유력정당의 대표 경선에 나서기는 처음이어서 출마 자체가 화제다. 최씨는 1978년 서울대 국사학과에 입학해 운동권 핵심으로 활동했으며,민청학련 상임위원이던 86년에는 제헌의회 사건으로 투옥돼 3년가량 감옥살이를 했다.91년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의 배후로 찍혀 쫓겨 다니면서 장애인들의 도움을 받은 것을 계기로 장애인운동에 뛰어들었다.2년전 장애인운동을 하는 사회복지사 김정애(30)씨와 결혼해 쌍둥이 남매를 포함,1남2녀를 두고 있다. 최씨는 28일 출마선언 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물론 현 정권의 김진표 경제부총리도 성장위주 정책에 매달리고 있다는 점에서는 박정희식 개발독재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상연기자
  • 인생행로 바꾼 2인의 성공스토리

    올해 국내경기는 바닥을 모를 만큼 침체일로를 치달았다.56세까지 근무하면 도둑이라는 ‘오륙도’와 45세가 정년이라는 ‘사오정’은 이미 옛날 얘기로 치부됐다.직장인이 38세면 명퇴 대상이라는 ‘삼팔선’이 신조어로 떠올랐고,이십대의 태반이 실직자라는 ‘이태백’도 나왔다.그러나 역경을 도전의 계기로 삼아 새로운 성취를 이룬 사람들도 많았다.연말을 맞아 1997년 외환위기 때 직장을 그만 두고 난 다음,험난한 사회 적응기를 거쳤던 30·40대 이웃 2명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본다. ■제과점 운영 김유중씨 김유중(42)씨는 새벽 5시에 하루를 시작한다.벌써 5년째다.겨울 새벽 바람을 가르는 그의 얼굴에는 어느새 미소가 번진다.김씨가 도착한 곳은 서울 도봉구 창동의 제과점 ‘브레드 이쉬(Bread Yysh)’.언제 봐도 든든한 이름이다.네가족 이름의 영문 앞글자만을 따서 지은 간판을 보면 피로도 잊고 흐뭇해진다.제과점을 오픈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지난해 9월에는 상계역 앞에 2호점까지 냈다.직원만 8명,신선한 빵으로 인근에서는 이미 소문이자자하다. 그는 원래 빵과는 인연이 없었다.1988년 LG반도체에 입사,생산기술팀장을 맡을 때까지만 해도 안정된 직장이었다.그러나 97년말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생활은 꼬이기 시작했다.당시 현대반도체와 합병이 이뤄지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졌고,김씨는 한 가족처럼 지내온 자신의 팀원을 내보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그는 가슴앓이를 하다 결국 사표를 냈다.부인은 충격으로 앓아누웠지만 그의 결심을 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막상 할 일이 없었다.전문성을 살릴 만한 재취업의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이런 그에게 둘째 형이 ‘힘들지만 해볼만한 일’이라며 제빵업을 권했다.팔순 노모는 학원비에 보태라며 쌈짓돈을 모은 100만원을 쥐어줬다.3개월 만에 제빵기술자격증을 땄지만 경험 부족으로 개업은 무리였다.그는 제과점을 전전하며 허드렛일을 하는 직원으로 경험을 쌓아나갔다.월급 60만원에 매일 아침 5시에 출근해 밤 8∼9시까지 일해야 하는 열악한 여건이었지만 빨리 배워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청소에서 설거지,빵판 닦기,재료 나르기 등닥치는 대로 배웠다. 그러나 60만원으로는 생활이 너무 어려웠다.연봉 4000만원 이상 받았던 생활에 비하면 입에 풀칠조차 하기 어려웠다.새벽마다 신문 배달을 위해 몰래 집을 나서는 아내의 뒷모습에 울음을 삼켰다.그 때마다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2년 후 그는 개업을 결심했다.그러나 유명 브랜드 체인점을 열기에는 자본금이 턱없이 모자랐다.그는 대신 발로 뛰었다.사람이 많이 모이는 ‘목 좋은’ 곳을 찾아 여름 뙤약볕 아래 3개월을 헤맸다.결국 권리금도 없고 전세금도 비교적 싼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지난 2001년 7월 창동에 1호점을 연 뒤 최근에는 2호점까지 냈지만 그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그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직접 땀흘려가며 배우면 못할 것이 없다.”면서 “내가 만든 빵만 고집하는 마니아들이 있는 빵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라며 포부를 다졌다. ■공인회계사 한신석씨 한신석(37)씨는 요즘 새로운 계획에 한껏 부풀어 있다.조만간 동료 회계사들과 함께 회계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그가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딴 것은 지난 7월.‘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했지만 결국 이뤄내고야 말았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평범한 회사원이었다.대학을 졸업하고 1994년 삼성그룹에 입사,신라호텔에서 직원 교육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많았다.불만이 쌓이다보니 업무에도 충실하기 어려웠다. 그는 결국 지난 97년 MBA유학을 결심하고 회사를 떠났다.하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았다. 곧바로 불어닥친 외환위기에 유학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는 건강이 좋지 않아 세번째 유산을 했다. 당장 먹고 살 길을 찾아야 했던 그는 선배를 통해 보습학원 강사 일을 시작했다.힘든 생활이었지만 재기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99년 9월 태어난 첫 아이를 볼 때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각오를 다졌다. 지난 2000년 초 그는 공인회계사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유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길이었다. 그러나 직장생활로 책과 멀어진그에게 시험 준비는 만만찮았다.국사학과라는 대학 전공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동네 도서관과 독서실을 전전했지만 늦깎이 수험생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다.학교를 가고,도서관을 가도 항상 외톨이였다.스터디 모임에 끼고 싶었지만 사전 지식이 부족해 같이 하자는 말도 꺼내지 못했다.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그에게 큰 힘이 되어 준 것은 가족이었다.아내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해보자.경제적인 문제로 포기한다면 나중에 후회가 될 것”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2001년 첫 시험에 낙방한 뒤 2002년 1차에 합격한 데 이어 올해 7월 2차시험까지 통과했다.3년 만에 일군 성과였다. 그는 “미래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앉아서 생각만 하지 말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용기가 중요하다.”면서 “쉽게 회사를 그만두거나 불만을 털어놓기보다는 여유를 갖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靑 “여택수 너마저…”불법자금 수수의혹에 곤혹

    청와대는 17일 여택수(사진) 제1부속실 행정관(3급)도 지난해 썬앤문측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윤태영 대변인은 이날 “검찰이 밝힐 때까지 청와대는 확인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하지만 다른 386 비서진은 “죽겠네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여 행정관의 돈 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도덕성을 가장 큰 무기로 삼아온 청와대내 386 참모진이 체감하는 정도는 이처럼 거의 ‘충격’에 가까운 것 같다. 노 대통령의 ‘좌우 날개’였던 안희정씨와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이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은 데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의혹이 불거진 탓이다. 여 행정관은 3급이지만,노무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혔다.이 때문에 실질적인 영향력은 웬만한 비서관급 이상으로 통했다고 한다.그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노 후보의 ‘수행팀장’을 맡았으며,대통령 취임 후에도 같은 역할을 맡아 왔다.지난 8월 양길승 제1부속실장이 ‘몰카’파문으로 중도하차한 이후 그 역할을 대행해 왔다.부속실장 대행을 하면서부터는 노 대통령을 수행하지는 않았다. 한 386측근은 “지난해 12월6일 부산 구덕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시지부 후원회 행사에서 받은 후원금을 서울로 들고 와 사단이 난 것”이라며 “그 후원금을 민주당 당직자에게 전달했지만,당시 중앙당 후원금의 한도가 다 찬 상태여서 영수증 처리를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여 행정관은 고려대 사학과 85학번으로 88년 고려대 총학생회 부회장을 지냈다.같은 대학 선배인 안씨의 소개로 지난 97년 당시 국민회의 부총재였던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그는 이날 오후 5시쯤 퇴근했으며,주변 직원들에게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휴대전화도 받지 않아 연락이 안되는 상태다. 곽태헌기자 tiger@
  • “고구려史 연구 대수술” 한목소리

    ‘고구려사 연구 이대로 좋은가.’ 최근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시도가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학계가 고구려사 연구 풍토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고대사학회를 비롯한 17개 한국사 관련 학회로 구성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공동대책위원회’는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시도를 저지하는 첨병 역할을 자임,다양한 고구려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내 여론 조성과 남북공조에도 적극 나설 것을 천명했다.대책위는 특히 내년 6월 쑤저우(蘇州)에서 열릴 유네스코 문화유산위원회에서 북한의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고구려사 연구성과와 방향을 점검하는 크고 작은 학술세미나가 줄을 잇고 있다.정신문화연구원은 고대사 연구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동북고대사연구소’를 설립하기에 앞서 15일 ‘고대사 관련 심포지엄’을 열어 고구려사 연구의 방향을 점검한다.‘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공동대책위원회’도 내년3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의 고대사 학자들을 초청해 ‘고구려 고분과 벽화의 세계’를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열 채비를 하고 있다.한국미술사학회와 한국고대사학회도 각각 ‘고구려의 민속문화’‘고구려 역사’를 주제로 세미나를 올해 안에 열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대응논리를 세워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학계의 고구려사 연구풍토에 대한 반성을 담고 있다.고구려사 연구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연구인력 부족과 연구영역의 편중성.백제·신라사에 비해 연구인력이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에서 연구영역도 당연히 편향적이라는 게 공통된 견해다.또한 중국과 북한 지역에 자료가 집중돼 현장 접근이 수월치 않은 탓도 있지만 문헌사학과 고고학이 원활한 공조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학자들은 따라서 무엇보다 국내 학자들의 협력과 남북공조,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연구지원 및 자료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일본의 경우 중국의 고구려 유적 발굴보고서를 해체해 재구성하는 수준에 와 있지만 우리는 고구려 유적 성격 등에 관한 해석에서 거의 중국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최광식 고려대 교수는 “중국의 경우 현재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수백명의 연구자가 참여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고구려 관련 박사학위 소지자 12명을 포함,전체 연구자가 3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고구려와 발해 고조선사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철 강남대 교수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역사전쟁으로 규정한채 단기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고대문화의 전체적인 역사와 흐름에서 국가와 민족을 재조명할 수 있는 포괄적인 기초를 다진다는 각오와 자세가 더 중요하다.”며 “모든 학자들이 공유할 수 있는 자료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삼국 풍만 고려 우아 조선 요염/그림으로 본 시대별 한국 미인

    한국의 고전적인 미인상이 삼국시대 ‘풍만형’에서 고려시대에는 ‘우아형’,조선시대에는 ‘요염형’으로 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미의 기준은 남성의 욕구에 따라 형성되고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억압을 받기도 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홍선표 교수는 3일 이화여대 한국문화연구원이 ‘한국인의 신체관’을 주제로 연 학술대회에서 ‘한국 미인화의 신체 이미지’라는 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홍 교수는 “고구려 고분벽화와 고려 불화,조선의 풍속화 등을 검토해보면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고대에는 훤하고 퉁퉁한 여성에서 고려 때는 아담하고 품위있어 보이는 여성으로 옮겨갔다.”고 밝혔다.또 “조선시대부터는 정감적이고 염요한 아름다움을 가진 여성이 미인으로 여겨졌는데 조선 후기 유흥과 향락의 주체가 사대부에서 중인으로 넘어오면서 이런 경향이 더욱 노골화되었다.”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특히 “고전적 미인상은 16∼18세 나이의 성적 생식능력이 생기기 시작하는 ‘소녀’를 ‘진미인(眞美人)’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미모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보는 쪽의 감성적 느낌을 중심으로 자연의 주술력이나 신체미에 비유해 형용했던 것 같다고 홍 교수는 설명했다.그는 “맑고 선선하면서 가늘고 긴 눈과 붉고 작은 입술,흰 피부,좁은 어깨,가늘고 유연한 허리 등이 미인의 조건이었다.”고 덧붙였다. 구혜영기자 koohy@
  • 대입특집 / 대전대학교

    정시 ‘나’군에서만 42개 모집단위에서 모두 1639명을 선발한다.지난 2002·2003학년도에 잇따라 교육인적자원부가 선정하는 지방대 육성 재정지원대학 및 특성화 우수대학 지원사업대학으로 선정될 정도로 교육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신설되는 군사학과는 여학생 10명을 포함해 총 60명을 모집한다.군사학과는 우수 장교를 양성하고 군사학의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 육군과 협력 체제를 구축해 개설된 ‘민간 사관학교’다.재학 4년 동안 전원 장학금을 지급하며,졸업과 동시에 장교 임관이 보장된다.남학생은 임관 후 7년 동안 군 복무를 해야 한다.사회체육학과와 스포츠경호비서학과,무용학과는 수능 시험의 응시여부와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그러나 검정고시 출신자는 제외된다. 교차지원도 가능하지만 군사학과와 한의과대,예체능 계열 응시자에게는 허용하지 않는다.수능 성적은 영역별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문과대,법경대는 언어·사탐,외국어 영역을,이과대,공과대는 수리·과탐·외국어 영역을 반영한다.군사학과와 한의과대지원자의 경우,5개 전 영역이 모두 적용된다. 단 자연계열 응시자가 이과·공과대(생활과학부 제외)에 지원하면 전형 총점의 1%에 해당하는 10점을,한의과대를 지원할 경우에는 0.5%인 5점을 가산점으로 부여한다.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은 서예학과,군사학과,체육학부,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를 제외한 전 모집단위에서 71명을 뽑는다.실업계고교 출신자 특별전형은 수능 응시 여부에 상관없이 71명을 모집한다.원서접수는 우편,인터넷,방문접수를 병행한다.우편접수 기간은 12월 10∼15일,인터넷접수는 12월 10∼15일까지,방문접수는 12월 11∼15일이다.
  • 대입특집 / 숭실대학교

    숭실대는 올해의 경우 그동안 학과군과 학부로 모집했던 모집단위를 세분화,학과와 최소한의 부 단위로 신입생을 뽑는다. 한국·동양어문학과군은 국어국문학과와 중어중문학과로,유럽어문학군은 독어독문학과와 불어불문학과로 세분화됐다.역사·철학과군도 사학과 철학과로 나누었다.언론홍보·평생교육학과군도 언론홍보학과와 평생교육학과로 분리했다.사회사업학과,정보사회학과 등 8개 학과도 학과군에서 학과로 변경해 신입생을 모집한다. 숭실대는 정시 ‘다’군에서 1999명을 선발하며,정원외로는 올해 신설된 실업계고 전형을 통해 80명을 선발하는 것을 비롯해 농어촌전형 80명,특수교육자 전형 19명 등 총 179명을 모집한다. 전형 방법은 지난해처럼 일반전형에서 수능(65%)과 학생부(30%),비교과(5%) 성적을 일괄합산한다.수능 성적은 3개 영역을 반영한다.인문대·사회대·법대는 언어와 외국어,사회탐구(사탐) 영역을,경상대는 사탐과 외국어,수리 영역을 반영한다.자연대와 공대·정보과학대는 수리와 외국어,과학탐구 등 3개 영역을 반영한다.수능성적은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학년별 학생부 반영비율은 1학년 20%,2학년 30%,3학년 50%다.학생부 요소별로는 교과성적 86%,출결상황·봉사활동 7%씩을 반영한다. 실업고교 출신 전형에서는 수능은 65%,학생부의 교과와 비교과는 각각 30%와 5%를 적용한다. 영역별 가중치는 두지 않는다.그러나 수능 제2외국어전형인 불문과와 독문과의 경우 제2외국어 영역 원점수에 5%의 가산점을 준다.원칙적으로 계열별 교차지원을 할 수 없지만 문화체육학부의 생활체육 전공에 한해 교차지원을 허용한다.동점자가 있으면 모집인원을 조정하는 모집인원 유동제를 적용한다.
  • 예산처 인기 ‘짱’/행시 1,2등 여성수습사무관 “일은 많지만 보람있어 선택”

    여성 수습사무관 두 명이 기획예산처에 배치됐다.행정고시 시험성적 1,2위를 기록한 ‘인재’들이다.제46회 행정고시 수습사무관 11명 중 재경직 남성 9명과 함께 일반직 1위 김정애(사진 위·26)씨,2위 박정민(25)씨 등 2명의 여성 사무관이 예산처 배치를 희망했다. 여성 수습사무관이 예산처에서 근무를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 사무관은 건대부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박 사무관은 명덕외고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각각 졸업했다. 김 사무관은 “일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국정 전반을 폭넓게 보는 시야를 키울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고 말했다.박 사무관도 “원래는 산업자원부를 원했는데 마음을 바꿨다.”면서 “기금쪽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두 여성 사무관의 합류로 예산처에는 다른 부처에서 일하다 옮겨온 장문선(31·행시39회),오은실(29·행시41회),장윤정(29·행시43회) 사무관 등 3명을 포함해 여성 사무관이 모두 5명으로 늘었다.여성 사무관들은 그동안 행정자치부와 중앙인사위원회,국무조정실을 선호부처로 꼽았다.예산처는야근이 많고 업무가 힘든 것으로 알려져 ‘기피부서’에 속했다.그러나 최근들어 예산처는 재정경제부나 산업자원부에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현직 장·차관 중 상당수가 예산처의 모태인 옛 경제기획원 출신일 정도로 예산처 출신들이 능력을 인정받는 것과도 무관치 않은 현상으로 풀이된다. 김성수기자
  • 책 / 한국의 봉수

    조병로·김주홍 지음 눈빛 펴냄 봉수(烽燧)란 불빛과 연기를 이용해 변경의 군사정보를 중앙과 지방의 진보(鎭堡)에 알려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도록 한 군사통신 네트워크를 말한다.봉화(烽火) 또는 낭연(狼煙)이라고도 한다.이같은 봉수는 우역(郵驛)과 함께 교통통신 시스템의 양대 축으로서의 구실을 다했다. 경기대 사학과 조병로 교수와 한국토지공사 토지박물관 김주홍 학예연구사가 함께 쓴 ‘한국의 봉수’(사진 최진연,눈빛 펴냄)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봉수의 발달사와 특징,현황 등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봉수제를 실시한 기록은 고려 중기 때부터 보인다.그러나 산 꼭대기에서 서로 바라보며 신호로써 의사를 소통하는 지혜는 일찍부터 발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봉수에 관한 이야기는 가락국 수로왕 전설에도 나온다.봉수의 신호체계는 낮에는 연기,밤에는 횃불로 전달하는 것이 기본이다.그러나 안개나 구름이 끼거나 바람이 불 때는 나팔이나 천아성(天鵝聲,사변이 났을 때 군사를 모으기 위해 길게 부는나팔소리) 등의 각성(角聲)과 화포 등을 이용한 신포(信砲)로 전달했다.파발제가 시행된 후에는 파발을 이용하기도 했다.이러한 봉수의 신호체계를 거화법(擧火法)이라 한다. 봉수유적은 우리 민족의 유구한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해 급속하게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봉수터는 현재 남한지역에만 400여 곳이 남아 있다.2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무능한 공교육 학생들의 ‘질타’

    “학교 공부만로도 내신은 충분히 올릴 수 있다.그렇지만 심층면접은 학원에 다니는 애들과는 비교가 안된다.학원에 다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서울고 2년 임대운) “학벌 중심의 사회구조가 존재하는 한 아무리 좋은 학교에 가더라도 더 좋은 학교에 가려고 하기 때문에 사교육은 없어지지 않는다.”(고려대 사학과 2년 문민기) 1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6층 교육인적자원부 소회의실에서 교육부 이수일 학교정책실장은 중·고교생·대학생 등 17명과 함께 사교육비 경감에 대한 열띤 토론을 가졌다.교육부는 제대로 풀리지 않는 사교육에 대한 실태와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중학교 4명,고교생 11명,대학생 2명 등 17명을 일선 교육청과 대학측의 추천을 받아 자리를 같이했다.학생들은 서슴지 않고 교육정책에 대해 질책과 함께 불만을 쏟아내는가 하면 개선안까지 제기했다.이 때문에 이 실장은 가끔 당황한 듯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경복고 1년 김홍성군은 “학교 선생님이 학원 강사에 비해 실력이 뒤진다고 전혀생각하지 않는다.단지 학원에 가는 이유는 학생 개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있어 학교가 학원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과외도 마찬가지다.학교는 제한적으로 학생들에게 관심을 둘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서울고 임대운군은 “학교에서는 내신에 초점을 맞춘 암기 위주의 교육이 이뤄지는 데 반해 대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수능시험은 높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수두룩하다.”면서 “이러니 어찌 학원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각종 경시대회 입상은 곧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데 큰 영향을 주는데 경시대회에 나가려면 100% 학원 등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학여고 2학년 오은진양은 “심하게 말하면 사교육비 문제를 바로잡으려면 수능을 없애든지 자격고사화해야 한다.”면서 “학교 생활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수행평가나 자율적 학업능력만을 대입의 평가 자료로 활용하면 사교육비는 줄어든다.”며 조리있게 설명했다.또 다른 학생은 수능시험을 교과서에서 출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했다. 숙명여고 1년 이진아양은 “현행 제7차교육과정은 개인간 특성화되고 차별화된 수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과 같은 시설과 교사인원,재정상황에서 가능하겠느냐.”고 따졌다.또 이양은 교육재정의 확충,공교육을 강화하는 것만이 사교육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고려대 문민기군은 “학벌구조를 깨는 근본적인 대책이 대학의 평준화이므로 대학의 평준화 쪽으로 한발짝이라도 나아가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는 다음달 말 발표될 사교육비 경감 종합대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박홍기기자 hkpark@
  • 칭기즈칸 통해 읽는 몽골제국 흥망성쇠

    ‘몽골제국이 남긴 최초의 세계사’ 운운하는 상찬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칭기즈칸기’(라시드 앗 딘 지음,김호동 역주,사계절 펴냄)는 서가의 가운뎃자리를 차지하기에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다. 저자는 몽골제국의 구성국가들 가운데 13∼14세기 지금의 이란 일대를 지배한 일 칸 왕국의 재상.칸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은 만큼 몽골제국의 역사 전반은 물론이고 중국·인도·아랍·투르크·유럽·유대 등 동시대 주변 민족들의 역사까지 두루 집대성할 수 있었다.사가들이 그의 집사(集史)를 ‘최초의 세계사’라 추켜세우는 건 그래서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김호동 교수가 번역한 책은,몽골제국사를 칭기즈 칸이란 인물을 중심으로 입체적으로 훑는다.칭기즈 칸의 일대기는 물론이고 그의 조상들의 사적,그의 어록이나 유·무형의 유산에 이르기까지 요모조모 규모있게 서술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제국의 초석을 다진 칭기즈 칸의 일대기.그의 일생을 6개 시기로 나눠 그때그때 주변정황이 어떠했는지를 해설한다.중국,중앙아시아,서아시아,이집트에 이르기까지 당시 주변국 왕조의 통치방식이나 주요 사건들을 병렬서술하는 방식이다. 몽골제국 건설과정에 참여한 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 지난해 출간된 ‘부족지’(部族志)가 ‘집사’의 1부라면,이번 책은 그 후속편에 해당한다.앗 딘이 당시 왕실의 비기(秘記)로 알려진 ‘금책’(金冊)이란 문건을 저술에 활용했다는 사실 또한 역사서를 한결 풍성하게 만든다. 후속권인 ‘칭기즈 칸의 후계자들’은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3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
  • 책꽂이

    ●세계의 언론학 교육(원우현·유일상 지음,삼영서관 펴냄) 미국을 비롯, 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프랑스·독일·일본·중국 등의 언론학 교육 실태를 분석.국내에는 현재 약 100여개 4년제 대학에 신문방송학과 또는 그 유사학과가 개설돼 있다.신문방송학은 양적 팽창을 거듭해 ‘공룡학문’이 되고 있다.유학을 꿈꾸는 이들 또한 많다.학부 및 대학원의 저널리즘 교육 과정과 대학별 평가 순위 등을 실어 유학준비생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도록 했다.1만 8000원. ●행복의 발견(히로 사치야 지음,이미령 옮김,대숲바람 펴냄) 300자도 채 되지 않는 ‘반야심경’은 한국 불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경전이다.절에서는 예불 때마다 독송되고 수행의 하나로 이뤄지는 사경도 ‘반야심경’을 가장 많이 한다.이 책은 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반야심경’을 88가지 주제로 나눠 에세이식으로 풀어쓴 것.‘반야심경’의 핵심사상인 ‘공(空)’의 철학은 선입관을 갖고 세상을 고정화된 시각으로 보지 않고 집착하기 말자는 것이다.9500원. ●빠빠라기(투이아비 지음,유혜자 옮김,동서고금 펴냄) 남태평양 사모아 제도의 작은 섬에 사는 투이아비 추장이 유럽을 방문한 뒤 자기가 목격한 문명세계를 비판한 연설문 형식의 글.한 예로 추장은 빠빠라기들이 ‘육신은 죄악’이라고 말하면서 온갖 도롱이들을 두르고 다닌다고 전한다.문명의 폐해를 원주민들에게 경고하기 위한 이 글은 독일인 선교사 에리히 쇼이어만이 1920년 문명 세계의 언어로 번역한 것.‘빠빠라기’는 사모아 제도의 원주민들이 백인들을 부르는 말이다.7500원. ●기이한 직업들(낸시 리카 쉬프 지음,김정미 옮김,문학세계사 펴냄) 미국 신시내티의 50년된 힐탑 실험실에선 겨드랑이,숨결,발,기저귀 악취 등을 감식하는 일이 매일 진행된다.방취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악취를 맡아 1부터 10까지 단위를 매기는 것이다.이 직업의 이름은 ‘악취감식가(odor judge)’.또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엔 ‘공룡 뼈 먼지청소부(dinosaur duster)’가 있다.부드러운 깃털로 공룡 뼈를 절대 건드리지 않으며 먼지를 털어내야 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다.이 책에는이처럼 별난 직업들이 망라돼 있다.7200원. ●가둘 수 없는 영혼(팔덴 갸초 지음,정희재 옮김,꿈꾸는 돌 펴냄)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한 후 티베트 사람들의 3분의 1이 죽었고,6000여개의 사원이 파괴당했다.15만명 이상의 승려들이 강제로 환속당하거나 감옥이나 노동수용소로 끌려갔다.한 때 숨어있는 이상향이라 불리던 티베트는 그렇게 파괴됐다.이 책은 중국치하의 티베트 참상을 30여년간 정치범으로 감옥에 갇혀 지낸 한 라마승의 입을 통해 낱낱이 고발한다.저자는 티베트 최장기수이자 고통받고 있는 티베트의 현실을 유엔에서 증언한 최초의 티베트인이다.9900원.
  • 문화재 보존 관심 큰 학자 여성 첫 국립민속박물관장/김홍남 이화여대 교수

    김홍남(金紅男)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다음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립민속박물관장에 취임한다.그는 문화재 분야에서 남녀를 통틀어 이미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김 교수가 민속박물관장을 선뜻 맡을 것인지는 그동안 관련 분야의 커다란 관심사였다. 지난 3월 차관급을 격상된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이건무 현 관장과 막판까지 경합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2급인 민속박물관장은 정부 서열상 중앙박물관장 보다 두 단계나 낮다. 김 교수가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자 민속학계의 강력한 반발도 있었다고 한다.‘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얘기도 들린다.민속학 분야에서는 정부의 최고위직인 민속박물관장 자리를 미술사학자가 맡는데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민속학계를 다독이는 것은 그가 취임한 뒤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김 교수를 기용한다는 문화관광부의 방침은 일찌감치 결정됐다고 한다.외부 인사를 민속박물관장에 임명하여 공무원 출신 일색인 중앙박물관의 관료화를 견제하겠다는 뜻이 없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김 교수는 중앙박물관장 선임 초반 경쟁했던 유홍준 명지대 교수와 서울대 미학과 동기로 미국 예일대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이화여대 박물관장을 6년 동안 역임하면서 박물관학을 정규 과목으로 개설하는 등 박물관 분야의 발전에 힘을 쏟았다. 내셔널트러스트운동 문화유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헐릴 위기에 있던 혜곡 최순우 선생의 성북동 한옥을 모금운동을 통하여 매입, 기념관으로 탈바꿈시켰고,석굴암 역사유물전시관 건립 계획을 무산시키는 데도 한 몫을 했다. 최근에는 반구대 암각화 공원 개발사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에도 참여하는 등 문화재 보존활동에는 빠진 적이 없다. 북촌문화포럼 대표로 경복궁에서 창덕궁에 이르는 ‘양반동네’를 전통과 현대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렇듯 김 교수의 왕성한 활동력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민속박물관장 취임 이후 경복궁복원계획에 따른 박물관의 용산 이전과 연구 및 전문인력 확충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정치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있는 반면,분위기를 바꾼다며 자칫 이벤트성 행사에만 치중할 경우 발전을 오히려 더디게 할 수도 있다는 충고도 없지 않다. 서동철기자 dcsuh@
  • 민속박물관장 김홍남 교수

    문화관광부는 2일 공석 중인 국립민속박물관장에 김홍남(金紅男·사진·55)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를 내정했다. ▶관련기사 23면
  • 책꽂이

    ●고대 세계의 70가지 미스터리(브라이언 M 페이건 엮음,남경태 옮김,오늘의책 펴냄) 에덴동산은 실제로 있었을까.테세우스와 미노타우로스의 전설은 사실에 입각한 것일까.이스라엘의 사라진 10지파는 어떻게 됐을까.아틀란티스는 사실인가 허구인가.로마의 사라진 군단들은 어떻게 됐을까.이집트인은 아프리카 흑인이었을까.28명의 각 분야 전문가가 이러한 의문들에 답한다.3만원.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진중권 지음,아트북스 펴냄) 벤야민·하이데거·아도르노·데리다·푸코·들뢰즈·리오타르·보드리야르 등 8명의 미학이론을 풀이.‘미학전도사’인 저자는 대상과 언어가 일치했던 ‘아담 언어’의 타락이 역사와 개념을 촉발시켰다는 벤야민의 해석에서 출발,보드리야르의 역사의 종언으로 끝을 맺는다.저자는 숭고의 미학을 시뮬라크르(원본과의 일치가 중요하지 않은 복제)미학과 함께 현대미학의 핵심적인 개념으로 꼽는다.1만 2000원. ●우리 역사문화의 갈래를 찾아서-안동문화권(국민대 국사학과 엮음,역사공간 펴냄) 안동을 중심으로 보현산과 팔공산,퇴계학의 거점인 영덕 인량리,상주 우산리,군위 부계리 등을 하나의 문화권으로 묶어 다룬 역사문화 답사서.‘안동문화권’이라 명명된 이 지역은 조선시대 안동도호부 관할 지역으로 근검절약을 강조하는 생활규범과 대의를 중시하는 유교적 정서 등 나름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형성해 온 곳이다.1만5000원. ●신현준의 WORLD MUSIC(신현준 지음,웅진닷컴 펴냄) 레게에서 아프로비트까지 ‘월드 뮤직’의 지형도를 보여준다.애수 짙은 아일랜드의 켈틱음악을 다루며,서아프리카 연안의 제도 카부베르데의 블루스를 포르투갈의 식민통치의 맥락에서 설명한다.‘집시 오케스트라’와 트란실바니아에 뿌리를 둔 농민음악인 ‘탄카즈’로 유명한 헝가리 음악,아말리아 로드리게스로 대표되는 ‘파두’의 포르투갈 음악,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쿠바음악 등도 소개된다.1만 5000원. ●일본 근대독자의 성립(마에다 아이 지음,유은경·이원희 옮김,이룸 펴냄) 일본 근대문학 공간에서의 독자의 탄생과 출판 변천의 정경을 보여주는 책.일본 근대화를 알린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인의 독서생활은 대변혁을 맞았다.릿쿄대 교수를 지낸 저자는 변혁의 내용을 ‘획일적인 독서에서 다원적인 독서’‘공동체적인 독서에서 개인적인 독서’‘음독에서 묵독’ 등으로 요약한다.1만 5000원. ●이중섭,편지와 그림들(이중섭 지음,박재삼 옮김,다빈치 펴냄) “지금까지 나는 온갖 고생을 해왔소.우동과 간장으로 하루에 한끼 먹는 날과 요행 두끼 먹는 날도 있는,그런 생활이었소.지난 겨울에는 하루도 옷을 벗고 잘 수가 없었고 최상복 형이 갖다 준 개털 외투를 입은 채 매일 밤 새우잠이었소.” 화가 이중섭이 아내 이남덕(마사코)에게 절절한 그리움과 애절한 사랑을 담아보낸 편지들을 모았다.편지 왕래는 1952년 이중섭의 아내가 지독한 가난을 견디지 못해 두 아들과 일본의 친정으로 떠나게 되면서부터 시작됐다.1만 2000원. ●담배를 피우게 하라(프레스플랜 편집부 지음,한종수 엮음,다나기획 펴냄) 지난 96년 국민건강증진법 시행 이후 금연돌풍이 부는 현실을 개탄하며 흡연자유권,흡연환경권,애연가의 행복추구권 등 ‘흡연3권’을 주창.담배 소비자의 기본권 선언과 예절바른 담배문화의 정착을 통해 애연가 스스로 자구방안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8800원.
  • [나의 건강보감]지은희 장관의 放下次序

    암울했던 80년대.당시 대학 운동권과 교수,재야 인사를 중심으로 ‘또 다른 운동’이 조용히 전파되고 있었다.밤낮을 수사기관의 추적과 감시에 쫓기며 암약해야 했던 이들에게 건강을 돌보는 운동은 사치거나 방종이었다.당시 분위기가 그랬다.이런 그들에게 전해진 이 운동은 숨구멍이 확 트이는 구원이었다.딱히 누구의 지도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장소나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았다.표나게 몸을 움직일 일도 없고,그렇다고 복식이나 규칙이 정해진 것도 아닌 이 운동을 그들은 ‘마음 공부’라고 했다.바로 차서(次序) 수련을 일컫는 말이다. ●정신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공부 오랫동안 재야 여성운동가로 일하다 참여정부 들어 입각한 지은희(57) 여성부 장관도 그 즈음 차서수련을 구원으로 여기고 수용한 사람이다.그는 이 운동을 방하차서(放下次序)라고 부른다.곁가지 차서수련법과 구별하는 방법이다.“건강법이면서 사회 변혁운동이기도 한데,간단하게 말하면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도모하는 수련법이지요.방하차서도 ‘마음과 정신을 순서에 따라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는다.’는 뜻이잖아요?” 지 장관이 방하차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 90년.스트레스가 지나쳐 예부터 ‘며느리병’으로 불리는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왔다.부쩍부쩍 살이 빠지고 흠칫 놀라기 일쑤였다.“양의(洋醫)의 한계를 느꼈어요.대학병원엘 가도 대증처방 밖에 다른 치료법이 없는 거에요.원인도 찾지 못했구요.그때 같이 여성운동하는 친구한테서 권유를 받고 시작하게 됐어요.” “‘나’는 몸과 마음의 결합체이자 또다른 ‘나’와의 소통체인데,안팎의 모든 관계에서 이 소통이 막히면 균형이 깨지면서 병도 생기고,불화도 빚어져요.그런 점에서 ‘스스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나아가 세계와의 관계를 바로 세운다.’는 이 마음 공부가 지금 생각해도 나를 이렇게 바꿔놓으리라곤 생각 못했지요.물론 신병도 씻은 듯 나았구요.” 시종 낮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논리의 틀은 정연했다.한창 사회운동에 열정을 쏟을 때 그는 대개의 투사들이 그랬듯 열혈했고,또 원래 성격도 급한 편이었다.“사회적 한계 상황에서운동을 하다보면 마음이 격해지고 자주 흥분해 간을 해친 사람이 많아요.나도 그랬어요.사고는 경직되고 포용력은 줄고… 이걸 바로잡지 않으면 지고지선한 운동은 커녕 되레 안좋은 결과를 부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는 작정하고 마음 공부에 몰두했다.‘어떻든 운동의 목표에 빨리 도달해야 한다.’는 조급증도 버렸다.“운동의 지향점은 바른 것이지만 방법으로 취하는 행위패턴이 편벽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 오더라구요.” 지금도 매일 20∼30분씩 마음 공부로 마음을 정리하는가 하면 한달에 한번씩은 사당동의 ‘공부하는 곳’을 찾아 예닐곱시간씩 심안으로 마음 속 세상을 들여다 보는 삼매경에 빠지곤 한다.시작땐 혼자였지만 지금은 남편과 딸도 나서 앉은 자리에서 24시간을 채우는 일도 거뜬하다.보통은 ‘3시간 공부,10분 몸풀기’를 반복한다.“이 공부는 철저하게 혼자 하는 거에요.처음에 스승이 딱 한가지를 도와줘요.‘격론(格論)’이라고 하는데,편벽되고 경직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무작정 수련을 하기 어려워 본래의 마음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잡아주는 거에요.그후로는 누구도 지도해 주거나 이끌지 않아요.그래서 처음 시작할 땐 어려워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단 공부의 ‘경이’를 체험하면 그땐 안하기가 어렵죠.” ●한달에 한번 6~7시간씩 삼매경에 “14년쯤 수련해 이제야 겨우 내 마음 다스릴 정도”라며 자신을 낮췄지만 그의 몰입이 놀라웠고 경지는 더욱 높아보였다.마음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된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쳤지만 어거지로 방하차서의 실체를 이해할 수 있는 그의 체험세계를 엿보기로 했다.“한창 수련의 묘미에 빠져 있을 때 얘기에요.마음공부로 24시간을 꼬박 채우고 난 뒤였는데,팔뚝의 피부가 말갛게 변해 있는 거에요.그러면서 피부 밑 지방층이 녹은 것처럼 결지어 움직이더라구요.남편도 같이 있었는데,무척 놀랐어요.” 겸양에도 불구하고 그의 내공이 수준급임은 어렵잖게 알 수 있었다.“가부좌 자세로 앉아 몸의 특정 부위에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것을 단원(丹元)이라고 하는데,문제가 있는 곳에서는 격한 통증이 느껴지곤 해요.그렇게 문제가 있는 곳을 찾아내 다스리면서 약을 모르고 살게 됐는데,문제는 일상 생활 속에서 평정을 잃지 않는 거죠.지금도 격분하거나 하면 공부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아요.”의아했지만,그는 자신의 몸에서 생성된 에너지가 온 몸 곳곳에 미치도록 강제할 수 있으며,취약한 경락에 에너지를 집중시켜 병을 다스릴 수도 있다고 했다. ●취약한 경락 찾아 병 다스리기도 그러면서 그는 방하차서의 또다른 장점으로 ‘개인’을 넘어선 ‘공리성(公利性)’을 들었다. “지금도 이 공부에 몰두하는 많은 사람들이 바로 된 ‘세상만들기’에 나서고 있거니와 그들더러 자신을 넘어 집단과 사회의 건강까지 생각하게 하는 운동이라는 점이 좋아요.모두가 마음 공부로 얻은 에너지를 세상을 위해 쏟아부어야 한다는 자각과 고민을 갖고 있는 거죠.” “사회를 변혁시키고자 하는 운동이 드러나는 운동이라면,마음공부는 그 운동의 토대를 이루는 드러나지 않는 힘”이라는 그는 누구든 마음만 잡을 수 있으면 따로 건강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다.“책에 나오는 말이 아니라 제 체험의 결과입니다.” 신념이 사람을 강인하게 하고,도전이 사람을 키운 탓일까.150㎝의 키에 몸무게라야 고작 48∼49㎏의 작은 체격이지만 그가 결코 약하거나 작아보이지 않았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지은희 장관의 '방하차서' 수련법 지은희 장관이 여성운동에 투신해 얻은 별명은 ‘끝없는 낙관주의자’.그의 본디 모습이라기 보다 매사를 낙관적,긍정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담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나 그런 낙관적 태도가 항상 보여지는 모습은 아니다.사회와 여성운동의 현실 때문에 마음이 격해지거나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고,그런 심상을 다스려야 한다며 시작한 건강법이 차서수련이다. 차서수련은 따로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않아도 가능한 수련법이다.언제든 마음이 평정을 잃거나 몸에 이상이 있다고 여겨지면 기꺼이 노력을 보탠다. 그곳이 집이든,집무실이든 편하게 가부좌하고 앉거나 그도 마땅치 않으면 선 자리에서도 20분 정도면 간단한 동작 몇가지는 해낼 수 있다. 편한 자세에서 명상하듯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해 들어가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전혀 번거로움을 느끼지 못한다. 이 수련으로 갑상선 기능항진증에서 벗어났다는 지 장관은 “수련을 통해 무척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한달에 한번씩 마음공부를 하고 나면 들뜬 목소리가 가라앉고,평소같으면 틀림없이 화를 낼 일도 웃음으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가슴이 트이는 게 매력”이라고 했다. 술,담배와는 담을 쌓았고,기호식품도 하루에 커피 두세잔이 고작인 검박한 습성에 “나이 들면서는 식성도 채식이 좋더라.”는 그는 “종교나 취향을 넘어서 많은 사람들이 차서수련으로 심신의 건강을 지켜간다면 우리 사회의 표정이 달라질 것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계명대 사학과 이윤갑 교수는 “건강한 개인이 모여 건강한 사회를 이루고 이런 토대가 결국은 사회의 변혁을 이끄는 추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방하차서는 매우 유용한 수련법”이라며 “개인의 삶도 살펴보면 사회와 연결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개인과 집단,사회의 건강을 함께 도모하자는,이를테면 개인과 사회의 병리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자 건강법”이라고 설명했다. 심재억 기자
  • 유학생이 421㎞ 사막마라톤 개최 준비/튀니지대 박사과정 김병국씨

    아프리카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이 사막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북아프리카 튀니지대학 사회과학 역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병국(사진·36)씨는 2004년 1월 12∼24일까지 니제르공화국의 아가데즈 사막 421㎞를 주파하는 ‘아가데즈 421K 사막 마라톤대회’를 직접 개최할 예정이다. 93년부터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정치학 학사·석사를 마친 김씨가 아프리카에 건너가면서 마라톤대회를 준비하게 된 것은 한국인이 개최하는 사막 마라톤대회를 처음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씨가 대회를 개최할 곳은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모래 언덕이 펼쳐져 있는 테네레 사막 인근의 아가데즈 일대로 연중 섭씨 30도가 넘는 지역이다.코스는 일반 마라톤(42.195㎞)의 10배나 된다. 한국인 등 각국의 마라톤 마니아 200여명으로 첫 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며,현재 국내에 들어와 대회 참가자를 모집하고 스폰서를 찾아나서는 등 분주한 활동을 하고 있다.이번 사막 마라톤대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홈페이지(www.agadez421.com)나 이메일(ibnkim@yahoo.com)로 연락하면 된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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