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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전자 사장 최종인씨

    두산그룹은 지난 26일 두산전자 구미공장의 2차 페놀유출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 회사 배신한 사장과 안승일 공장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한편 신임 사장에 최종인 두산산업 전무,공장장에 최승철 두산기계 이사를 각각 임명했다.
  • 이 슬프고 아픈 자기소모(사설)

    생때 같은 우리의 젊은이가 또 불행하게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26일 명지대 앞길에서 이 학교 학생 강경대군이 동료학생들과 함께 시위를 하다가 절명한 것이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 봐야 안다고 하지만 시신에 나타난 정황이나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할 때 전투경찰들에게 얻어맞고 죽은 것만은 분명하다. 또 검찰에서도 폭행에 가담한 4명을 구속하고 관련 책임자들을 직위 해제함으로써 과잉진압 탓임을 시인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해서 그 동안 공해산업 문제로 소연하던 시국이 공안정국 회오리 속에 휘말리고 있다. 야권에서는 대통령 사과와 내각 총사퇴를 들고 나오고 있고 대학가 또한 규탄 집회를 가지면서 정권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수습되어 갈 것인지 커다란 사건이 계기하고 있는 시국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가슴에는 암운이 드리운다. 오늘날의 우리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벌이는 화염병·투석 시위와 이에 대응하는 경찰의 최루탄 발사·구타 진압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차갑다. 그 잘잘못을 가리기에앞서 이제는 이같은 불행한 자기소모가 없어질 때도 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 때문이다. 60년대나 70년대와도 다르다. 한번 어느 대학가가 술렁인다 하면 교통부터 마비되기 시작하면서 선의의 시민들이 겪는 불편이나 불이익은 큰 것이다. 젊은이들끼리의 대결임으로 해서 혈기가 폭력을 에스컬레이트시켜 가는 것이 시위 현장의 상호 심리상태이기는 하다. 그러나 경찰은 어디까지나 경찰이어야 한다. 따라서 과잉 진압으로 과격화의 유인을 제공하는 것은 잘못이다. 더구나 그로 인한 인명 희생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잘잘못을 떠나 불행한 사태로 하여 외아들을 잃은 부모와 그 지친들의 아픔과 슬픈 마음은 헤아리고도 남는다. 위안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이같이 슬프고 불행한 일을 당하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은 우리의 젊음과 젊음끼리의 대결이 이 이상 언제까지 더 계속되어야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4·19 의거를 비롯하여 대학생들의 시위가 모든 국민의 공분을 대변해준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오늘날의 대학가 시위는 대체로 작게는 학내문제에서부터 지엽적 시국문제에 이르기까지 용훼하는 것으로 변모되고 있다. 이번 사건도 등록금인상 거부투쟁 등을 벌이다가 구속된 그 학교 총학생회장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벌인 시위가 발단인 것으로 알려진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전투경찰도 학생들과 똑같은 우리의 젊은이들이다. 그러므로 시위를 하던 학생이 어느날 전투경찰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렇게 된 사례가 적지 않다.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그 같은 젊음끼리 끝도 없는 양 대결해 오는 자기소모의 역정이다. 그 시간 그 정열을 학업에 쏟고 그 시간 그 정열을 산업현장에라도 쏟는다면 얼마나 바람직스러운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민족의 적도 이념의 적도 아닌 우리의 젊음끼리 대치한 끝에 벌어진 불행한 사태를 생각할 때 가슴은 더 미어지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물론 응분의 책임도 따라야겠지만 이를 계기로 하여 규탄에 머무르지 않는 시위문화의 새로운 길도 모색되었으면 한다. 그를 위해서는 평화로운 의사표시와 그것을 올바로 수용할 줄 아는 지혜와 용기가 요청되는 것이다.
  • 잠재운 「보수파반동」… 높아진 「고르비위상」/소 공산당중앙위 결산

    ◎“서기장 자퇴” 선수로 재신임 획득/「평가보고」 요구도 측근동원 봉쇄/“당운영방식 여전히 정치국 중심” 확인 25일 끝난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당내 보수파들이 보여준 고르바초프 당 서기장에 대한 「숙청」 기도는 결국 고르바초프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강화시켜준 결과가 됐다. 고르바초프 당 서기장은 서기장직 사의표명,중앙위 반려의 절차를 거치면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앞으로 개혁을 더욱 자신있게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2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르바초프는 두 차례에 걸쳐 강경보수세력으로부터 표대결을 요청받았다. 하나는 개회 직후 열린 의제상정과정에서 보수파는 고르바초프의 지난 2년간에 걸친 「평가보고」를 의제로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하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25일 상오에 선제공격을 편 사임의사 표명이다. 이들 두 사건은 모두 고르바초프가 여전히 공산당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은 물론 공산당내에 그를 대신할 대안이 없음을 확인시키는,말하자면 「공산당=고르바초프」의 등식을 재확인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끝났다. 보수파가 시도한 평가보고의 의제상정제안은 그 속성상 의제로 상정될 경우 퇴임으로까진 이르지 않더라도 정치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안길 수 있는 사안이다. 대체적으로 평가보고는 자아비판의 성격을 띠게 된다.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그것이 비록 부분적이라 하더라도 과오를 인정해야 하는 결과를 낳는다. 과오의 인정은 또다른 시비를 낳게 마련이고 보수파가 주장해온 부분들을 합리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고르바초프측은 압도적으로 보수파의 의제 상정제안을 제외시킴으로써 일찌감치 고르바초프의 승리를 확인시켰다. 의제상정과정에서 나타난 중앙위의 형태는 여전히 당운영방식이 정치국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정치국이 사전에 의제를 국내정세 및 국제정세에 대한 현안논의로 확정지었고 이후 중앙위 일부 세력이 의제에 평가보고를 넣을 것을 요구했지만 전체 중앙위는 정치국 결정 존중의 선례를 지킨 것이다. 서기장 사임의사표명과 반려는 고르비의 계산된 도박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이어 개회연설을 통해 『많은 당원들이 갈피를 못잡고 있으며 많은 당지도자들은 히스테리적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지금의 상황은 레닌이 신경제정책(NEP)를 폈을 때와 비슷하다. 그때 개혁이 실시되지 못한 것이 유감이고 우린 지금 다시 그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이 자리(당 서기장)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누가 하든 대통령과 서기장의 겸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는 토론자로 나선 보수파들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자 25일 상오 정회에 들어가기 직전 사임의사를 표명,중앙위원들의 의사를 물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 결과 4백명에 가까운 전체위원 중 단지 13명의 위원만이 사임문제를 다룰 것에 찬성하는 압도적인 재신임을 획득한 것이다. 오전회의가 끝난 뒤 회의 결과를 발표한 자소호프 당서기는 『근본의제는 국가의 위기탈출방안과 당의 역할에 관한 것이었으며 9개 공화국리더들과 체결한 성명이 회의참가자들에게 큰 파문을 일으켰다』고 말해 성명을 둘러싼 보수파들의 공세가 치열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극히 비판적인 토론이 시작되었으며 현실위기에 대한 책임이 고르비에 있다는 토론이 많았으나 극단적인 주장들은 소수였다고 공식적으로 고르비 사임에 대한 문제가 이미 종결되었음을 밝혔다. 뒤이어 국영 TV가 인터뷰한 의원들은 『대회에서 날카로운 비판이 잇따르자 고르비는 정회 직전 사임의사를 발표했다』고 전하고 『그러나 고르비에게 있어서는 사임이 더 유익할지 모르지만 당으로서는 비극적인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다룰 것인가 하는 논의에서 13명이 찬성,14명이 기권하고 나머지는 다룰 필요조차 없다는 반대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보수파들은 특히 9개 공화국 지도자들과 체결한 공동성명이 원칙없는 지나친 절충의 결과라고 지적하면서 사임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유즈대회와 레닌그라드에서 있었던 골수 막스 레닌주의자들의 궐기대회,여러 지방 공산당위원회에서 있었던 고르비 사임요구 등을 고려한다면 중앙위의 진행은 오히려 뜻밖일 정도였다. 그러나 소유즈 등 사임을 요구했던 그룹이 주로 하위 노멘클라투라(공산당내 특권계층)에서 일어났던 점이 특이했다. 즉 최상위 노멘클라투라로 구성된 중앙위원회는 이들과는 생각이 달랐고 그래서 예상보다 훨씬 큰 일방적인 고르바초프의 승리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분석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지난 24일 9개 공화국과의 공동성명을 통해 개혁 및 민족주의세력과의 공존의 길을 열었다. 이를 실천하는데 가장 큰 변수로 여겨졌던 당내 보수파의 반동을 이번 중앙위를 통해 잠재움으로써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정치적 입지를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당내 보수파의 반발이라는 중대한 고비를 무난히 넘겼지만 소련의 장래는 여전히 불안하다.
  • 외언내언

    고르바초프는 정말 무사한 것인가. 저러다가 소련이라는 나라 자체가 거덜나고 마는 것은 아닌가. 소련의 되어가는 모양만 보고 있으면 그런 걱정이 앞선다. 한마디로 「아슬아슬」하고 「위태위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25일의 소련 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의 고르바초프 당 서기장직 사임소동도 그런 느낌을 갖게 하는 고르바초프의 줄타기 곡예정치였다. ◆급진개혁파로부터는 개혁을 제대로 않는다는 압력이고 보수파는 개혁이 지나치고 성과가 없다는 비판이다. 양쪽을 오가는 줄타기식 중도노선의 고르바초프가 질서를 강조하며 보수로 기울자 독재가 부활한다는 개혁파의 아우성이었고 옐친과 타협하자 보수파가 들고 일어나 그의 서기장직 사임을 외쳤다. 화가 난 것인지 고도의 정치술수인지 고르바초프가 서기장직 사표를 던지는 선수를 치자 보수파는 오히려 그를 말리느라 부산을 떠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결국 고르바초프는 건재하다는 이야기다. 오늘의 소련 상황에서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의문을 갖게 된다. 개혁파나 보수파나 아직은 고르바초프를 위협할 만한 적이 못 된다는 데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개혁파는 서방언론에 보도되는 것만큼 지지 기반이 강하지도 못하고 분열되어 있다. 보수파는 고르바초프에 의해 시작되어버린 이 엄청난 사태를 수습할 자신이 없다. 고르바초프 없는 혼란이 시작되면 동구 공산당을 보다 더 심하고 비참한 곤욕을 치를지 모른다는 불안도 있다. ◆개혁파나 보수파 모두 싫거나 좋거나 지금은 고르바초프가 필요한 것이다. 정치술의 천재라는 고르바초프는 이것을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이제이 아닌 이파제파의 곡예정치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페레스트로이카는 소련을 근본부터 뒤흔들어놓았다. 실패로 끝난다면 국민에게 무어라고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이것은 내 인생에서도 한차례뿐인 마지막 페레스트로이카다』라고 답했다. 배수의 진을 쳤다는 결의인 것이다. 그의 곡예정치가 언제까지 효험이 있을지. 그는 성공할 것인지. 한 세기를 마감하는 이 역사적인 크렘린 정치극의 결말이 정말 궁금해진다.
  • 봉명그룹,“성대서 손떼겠다”/이동녕회장,공식발표… 이사 셋 사표

    봉명그룹이 성균관대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학교법인 성균관대학 이사장인 이동녕 봉명그룹 명예회장은 26일 상오 서울 성북동 엔지니어클럽에서 법인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밝히고 『나를 포함,법인이사로 학교운영에 참여해온 두 아들(승무·세무)과 함께 이사직을 사퇴하기로 하고 사표를 제출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이에 따라 법인이사회는 빠른 시일안에 이사회를 다시 열어 사표수리 및 반려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종림 재단사무국장(53)은 『이사회에서는 이들의 사퇴를 만류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하고 『학교의 사활이 걸려 있는만큼 앞으로 열릴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보다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법인이사 15명 가운데 14명(3명은 위임)이 참석했으며 이 회장 등 3명은 사표를 내고 회의장을 먼저 떠났다. 이 이사장은 이날 사퇴서에서 『성균관대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헌신적인 투자요청을 수용하지 못하는 무능의 아픔을 자책하면서 스스로 학교법인의 운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히고 『앞으로 가장 합리적인 방법과 합법적 절차에 따라 학교법인을 인수인계하는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 무리한 투자 요구에 회의/인신공격등 불신의 골 깊어 결심”/이 회장 1문1답 지난 79년 삼성그룹으로부터 성균관대의 운영권을 넘겨받아 12년 동안 학교를 경영해온 봉명그룹 이동녕 명예회장은 26일 법인이사회에서 두 아들과 함께 사표를 제출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들과 만나 일문일답식으로 사퇴의 심경을 밝혔다. ­언제 사퇴를 결정했는가. ▲지난 88년 1천억원 이상의 재원확충을 요구하는 대대적인 학내사태가 있었으며 엄청난 유언비어와 인신공격,회사운영 방해 등이 있었다. 육영은 영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신념으로 하는 것인데 당시 많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공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어려움을 함께 겪고 있는 여러 사학경영자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인내하며 참아왔다. 재원조달이라는 근원적 방법에 앞서 서로 격려하지 않고 타도와 투쟁의 대상으로 일삼아 학교를 「해방구」로 착각하는 일부교수와 학생들의행동에 심한 갈등을 느꼈다. 투자요청을 받아들인다 해도 불신과 투쟁이 잠식될 아무런 희망을 발견할 수 없어 이같이 결심했다. ­재정지원을 둘러싸고 학생들과 잦은 마찰을 빚어 왔는데 지금까지 학교에 투자한 금액은 얼마나 되는가. ▲79년 1월부터 올 2월까지 법인에 출연한 금액은 모두 1백34억원이다. 이를 건축공사단가로 산정하면 3백55억원이 된다. ­그 동안 학교를 운영해오면서 특히 어려웠던 점은. ▲엄청난 재정요구에 대해 이를 분담할 방도가 없었다. 더욱이 보직교수 및 학생간부가 바뀔 때마다 각각 다른 요구사항과 다른 명목의 재산출연을 요구해와 수용하기 힘들었다. 이와 함께 재단인사에 대한 인신공격은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개인재산을 출연하고 인신공격까지 당한다면 누구인들 육영에의 의지를 계속 지닐 수 있겠는가. ­다음 이사회의 구성절차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학교의 건학이념을 유지발전시킬 수 있고 학교의 중장기발전계획에 소요될 재정적인 부담능력이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신망받는 인사에게 법인이사회의 권한을 넘기고 싶은 게 지금의 솔직한 심정이다. 또한 이것이 공인으로서 이사회의 마지막 책무라고 생각한다. 이사회에서도 노력하겠지만 학교당국이나 교수·학생들도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정부당국에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학경영자들이 모두 극심한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학경영자가 함께 짐을 져야 무리가 없을 것이다. 사립학교 경영자들이 당하는 시대적 아픔에 대해 가슴아프게 생각한다. ­사퇴의사를 공식선언한 지금의 심정은 어떤가. ▲학교발전을 위해 스스로 물러난만큼 오히려 담담하다. 진실로 학교발전을 기원한다.
  • 전기료인상 보류의 뒷얘기/손발 안맞는 정책결정… 정부신뢰 “흠집”

    ◎“「공공요금 상반기 불인상」 또 어기나” 이의/다음주 국무회의 때 수정여부 관심 모아 ○…25일 국무회의가 전기요금 인상안을 보류시킨 것은 하나의 사건이다. 국무회의는 그 전단계인 차관회의에서 통과된 안건을 처리하는 통과절차중의 하나다. 전기요금 인상안도 차관회의는 물론이거니와 물가안정위원회(9개 부처장관과 각계 대표로 구성)를 거쳐 통과사인을 받은 것. 특히 차관회의 안건은 이미 각부장관에까지 사전 보고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차관회의에서 통과된 것이 국무회의에서 보류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며 전기요금 인상안이 국무회의에서 보류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통과절차서 이견 노출 「국무회의에서의 보류」가 잘 됐다 못됐다 하는 차원을 떠나 이같이 중요한 사항이 마지막 단계에서 엄청난 이견을 노출토록 한 것 자체는 정부의 신뢰도나 정책결정 과정에 큰 틈새가 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전기요금이 당초안 그대로 통과 되든지 아니면 수정통과 되든지 간에 「보류」의 전례가 주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같다. ○…「동자부가 상정한 원안대로 통과되느냐」 아니면 「반대의사를 표시한 일부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수렴,조정하느냐」 인데 현재로선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묘한 처지가 돼 버렸다. 만일 조정을 할 경우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던 인상안을 제출한 것 아니냐』는 비난의 우려가 높고,조정을 하지 않고 원안대로 통과시킬 경우엔 반대한 국무위원들의 입장이 너무 난처한 지경에 빠지게 되기 때문. 동자부측은 『관계부처간의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반대한 국무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밝혀 조정없이 원안대로 통과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국무위원들도 납득하지 못한 인상안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전기요금 조정안이 상정되자 곧바로 김동영 정무제1장관이 『상반기중엔 공공요금을 일체 올리지 않겠다고 정부가 누차 공언해 왔는데 이를 또 다시 어길 경우 정부 신뢰성에 문제가 생긴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김 장관은 이어 『여름철 전기부족 현상은 부유층들이 에어컨 등을 무절제하게 가동,유발된 것인데 서민층에 그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극구 반대의사를 표시. 김 장관에 뒤이어 최병렬 노동부 장관도 김 장관 비슷한 취지의 의사표시를 했으며,이어령 문화부 장관은 『전국 각 도서관 및 문화·교육시설이 냉방시설의 가동으로 인한 여름철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운영상 애로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름철 전기요금 인상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이에 가세했다. ○기획원은 인상안 동조 장관의 외유로 대신 참석한 박용도 상공부 차관도 『산업용은 제외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이의를 제기. 이에 대해 최각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전기요금 전체를 조정하는 것이 아니고 여름철 수급안정을 위한 구조조정이었기 때문에 물가책임부서이지만 받아들였다』고 전제,『요금을 일부 조정해도 상품제조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미미하며 업무용과 산업용 요금은 6∼8월중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최 부총리가 비교적 동자부 입장을 옹호하는 편에 서서 의견을 개진하자 이희일 장관 대신 참석한 강현욱 동자부 차관은 『이번 전기요금인상은 올 여름 전기사정이 긴박해서 취한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도매물가에는 0.061%,소비자물가에는 지표상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주무부서인 이희일 동자부 장관은 참석하지 않고 대신 강 차관이 참석했는데 이 장관은 상오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에서 고려대 경영대 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교우회 주최로 열린 조찬세미나에 연사로 초청돼 여기에 참석하느라 불참했다는 것. ○…전기요금 인상안 보류결정에 따라 전력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전력은 몹시 당황해 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들은 『이번 요금인상 작업 때문에 한달 동안 밤을 새웠다』면서 『요금인상으로 여름철 전력수요를 38만9천kw정도 줄이지 못하면 올 여름철 전력수급 상황은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 특히 국무회의를 통과,6월1일부터 요금이 인상될 것으로 보고 각 가정 및 산업체·빌딩에 보낼 「전기요금조견표」 「전기요금규정」 「안내서」「통지서」 등 3∼4대 트럭분의 20여 가지 서류인쇄를 모두 마쳐 원안대로 통과되지 못하고 백지화 또는 조정될 경우 이를 모두 휴지로 버려야 될 처지다.
  • 「두산」이 갚게 해야 한다/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페놀의 망령이 나라 안을 분탕질치고 다닌다. 무신경의 틈사귀를 뚫고 새어나와 독사의 혀끝같은 독기로 낙동강을 타고 흘러 언저리 사람들을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다. 한 번만으로도 모자란지 재조업한지 몇 날도 못가서 또다시 기어나와 같은 물줄기를 타고 독 품은 파충류처럼 달려갔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가까스로 악몽에서 수습되려고 노력하던 낙동강 언저리 사람들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안쓰럽고 가슴아프다. 외눈 하나 깜박이는 듯한 소홀함에도 순식간에 1천만명쯤의 선량한 사람들을 공황에 몰아넣는 이 위험하고 사악한 물질을 「두산」은 무엇 때문에 끼고 사는가. 꼭 돈벌이만을 위해서 그처럼 혼이 나고도 그걸 끼고 돌다가 마침내 그룹 총수가 자기 조상이 창업한 회사에서 손을 들고 마는 신세가 되게 했는가. 그렇다면 차라리 이 몸서리나는 독물을 영영 고체로 동결시켜 나라 먼 곳으로 내동댕이쳐버릴 일이 아니겠는가…. 생각이 이쯤에 이르면 요괴처럼 킬킬거리며 비아냥거리는 「페놀망령」의 소리가 들린다. 『내가 없으면 누가 아쉬운데…?』 요괴임이 분명하지만 더불어 살아야 하는 요괴가 있다. 페놀도 그런 것이다. 이로운 기능만 살려쓰고 요괴 노릇은 못하게 몇 겹이라도 싸 바르고,24시간 감시하여 밖으로 빠져나가 사람에게 해꼬지하는 독물이 되지 않게 해야 하는데 그것 못했던 것이다. 좁은 땅에 사람은 밀집되어 가만히만 있어도 공해물질이 탄생될 판인 터에 살면서 변변한 자원도 없는 우리나라는 국토의 전지역이 공장화해야 먹고 살 형편에 놓여 있다. 따라서 모든 기업이 현실적이거나 잠재적으로 공해업체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어느 기업의 갈라진 벽 틈을 뚫고 어떤 공해의 요괴가 빠져나와 우리를 향해 공포의 살을 쏘아올 것인지 알 수 없다. 페놀은 우리에게 그걸 경고하는 척후병처럼 찾아왔다. 공해요괴를 어설프고 엉성한 우리에 가둬놓은 채 별 감시도 하지 않고 생산력만 독촉하는 기업이 거의 다이다시피한 세월을 우리는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 그렇게는 안 되게 되었다. 「페놀」의 분탕질이 그걸 적나라하게 증명했다. 몇 겹 옹벽을 쳐서라도실오라기 만큼도 새나오지 못하게 해야만 기업이 살아남는다. 기업의 그런 기능을 나라가 감사하지 못하면 정권도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그와 함께 이런 일도 생각해보아야 하게 되었다. 공해에 대한 지난날의 무신경이 우리 체질에 심어놓은 「패닉증후군」이 있으며 이 증후군은 분명히 치유되어야 할 증세라는 사실이다. 분노의 외침만 증폭시킨 결과 속죄양만을 제단에 올리고 사육제살인놀이의 뒤끝 같은 결과를 부를 수 있는 이런 증후는 경계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정작 진상은 가려지고 앞의 경험이 다음을 위한 교훈으로 공헌하는 기능을 잃기 때문이다. 페놀범 「두산」의 경우에도 그 증후군은 나타났다. 인민재판성 성토에 공황이 먼저 휩쓸어 사려있는 결과를 추출하는 데 방해가 되게 했다. 「벌」이 「죄」와 합당하지 못하면 원한을 축적시킨다. 오래 묵은 공해피해의 한을 지닌 대중을 자극하여 복수심에 불타게 하고 그 한풀이에만 취하게 하는 이런 대응도 극복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페놀요괴를 풀어놓아우리 사회를 갈기갈기 상처나게 한 「두산」에게 살기등등한 「효수의 밧줄」을 들이대는 사람도 많았다. 그만한 분노를 지나치다고 할 수도 없다. 그렇기는 하지만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생각해보면 이런 측면도 있다. 첫번 실수로 그룹 전체가 얼이 쑥 빠진 상태였을 수도 있다. 야단을 심하게 맞은 아이들이 헛손질·헛발질을 하여 또다른 일을 저지르듯이 두 번째 저지른 일일 수도 있다. 그래서 능력있고 성숙한 사람은 위기가 닥쳐올 때 화불단행함을 생각한다. 두 번째 유출 때 어쨌든 재빨리 신고부터 하고 조치를 하려고 애쓴 흔적이 정상을 짐작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우리 언론인 구우들이 「왕초」라는 별명을 붙여 드렸던 고 장기영 선생을 나는 개인적으로 많이 존경한다. 그 분이 자신의 회사에서 실수로 회사에 손해를 입힌 부하사원에게 하던 말을 기억한다. 책임을 느끼고 사표를 내러 간 부하사원에게 『…일을 저질러서 회사에 손해를 입혔으면 열심히 일해서 그걸 벌충해주는 것이 갚는 길이지 당신이 나가버리면 나는 어디서 그 손해를 메웁니까. …그 손해 메울 때까지 나갈 수 없어요…』 하고 말했었다. 「두산」을 없애는 일은 그들로 하여금 우리의 정신적이고 물질적인 상처를 보상하게 하는 일을 잃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페놀에 의한 물리적 피해에도 분노를 느끼지만 더욱 속상하고 아린 것은 이 땅에서 유일한 「백년기업」이 이렇게 우리를 실망시켰다는 정신적 피해 때문이기도 하다. 독과점 품목으로만 재미를 챙겨온 기업이라고 폄하는 소리도 높지만 정치적 특혜 속에 급성장한 졸부의 혐의를 지닌 대기업에게 전열을 내주고 소리없이 탄탄하게 살아남은 그 생존관리능력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경쟁업체의 최소한의 시장점유율만은 잠식하지 않는 것을 기업윤리로 삼았다는 금도도 인정하고 싶었다. 최근에 「민물고기 할아버지」인 원로 생물학자 한 분을 만나 뵌 일이 있다. 그 분 말씀으로는 『두렵고 걱정이 돼서 그렇겠지만 온통 난리만 칠 일이 아니지…. 노력하면 얼마든지 되살릴 수 있어요. 우리 환경이 손쓸 수 없을 만큼 악화된 건 아니어요…. 우리가 조옴 현명한 국민인가…. 소동은 그만 멈추고 세워놓은 대로 착실히 노력해가면 돼…』 두 번째 다가온 사고의 파랑 앞에 망연자실했다는 기업의 총수가 물러가고 전문경영인에게 회사운영을 내맡긴 「두산」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노생물학자의 희망적인 현답대로 정신차리고 일어나 지은 과오를 책임지고 바로잡으라고 이르고 싶다. 그렇게 하여 공해차단에서도 모범적인 명예로운 재생을 회복하는 일이 유일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견디느라고 너무 애써준 낙동강 언저리의 사람들과 정신적 피해로 열병을 앓은 온국민에게 사죄하는 길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 신진수의원 당직 사퇴

    민자당은 16일 자신이 운영하는 학교의 교직원봉급명세서를 허위작성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신진수 제4정책조정실장의 당직사표서를 수리하고 후임에 신오철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법관 3백30명 재임명/1명 탈락·12명은 사표수리

    ◎46명 승진·전보 인사 대법원은 16일 대법관회의를 열고 오는 20일로 10년 임기가 끝나는 법관 3백31명에 대한 재임명 여부를 심사,고등법원장 5명,지방법원장 15명,고법부장판사 63명,지법부장판사 1백78명,고법판사 71명 등 3백30명을 재임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심사에서는 대구고법 배 모 판사가 재임명에서 제외됐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서울 민사지법 박용상 부장판사를 부산고법 부장판사로,서울고법 김영묵 판사를 대전지법 부장판사로 승진발령하는 등 법관 46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인사를 오는 21일자로 단행했다.
  • 「한」 많은 한중,흑자시대 눈앞에/정상화 궤도 진입의 현장

    ◎“하루 1억 적자 벗자” 노사단결/올 매출액 1조3백80억 예상/인건비등 대폭 절감… 5백70억 흑자 기대 경남 창원에 자리잡은 한국중공업(한중)의 웅대한 공장단지에 들어서다 보면 정문에 「1991년 흑자 원년,2000년대 최고 한중」이라는 대형 아치가 먼저 눈에 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많은 정상화,이번 만은 풀어보자」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만년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써온 데 비하면 일단 한중이 정상화의 문턱에 들어선 것을 직감하게 된다. ○소 2백70두 잡아 선물 지난 2월 한중에서는 설날을 앞두고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안천학 사장의 특별지시로 총 6억원을 들여 소(육우) 2백70마리를 잡고 청주(큰병) 1만2천6백병을 사들인 것이다. 쇠고기는 8근씩 예쁜 포장지에 싸져 6천3백 꾸러미로 만들어졌다. 청주는 2병씩 묶어 역시 같은 숫자로 포장됐다. 이들 선물은 설날 전날 귀향버스를 타는 한중 6천3백여 근로자 전원의 손에 들려졌다. 근로자들의 입이 딱 벌어진 것은 물론이다. 더욱 놀란 것은 한중 근로자의 가족들이었다. 귀한 설빔선물을 받은 고향의 노부모들은 『좋은 직장이니 파업할 생각말고 열심히 일하라』는 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말에는 전혀 다른 일로 한중 전체가 깜짝 놀랐다. 연말 기분에 들뜬 근로자 8명이 토요일 잔업 근무 중 화투놀이를 하다가 적발돼 모두 퇴사조치를 당했다. 또 근로자 15명이 일요 특근 중 술을 마신 사실이 알려져 3명이 사표를 내고 나머지는 1주일∼3개월의 출근정지 조치를 당했다. 휴일근무는 평일보다 2.5배나 더 특근수당을 받는데도 근무 중 도박이나 음주행위는 있을 수 없는 해사행위라는 안 사장의 엄명으로 초강경 인사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작업복차림 현장점검 이 두가지 상반된 일은 「하루에 1억원씩 까먹는 회사」 「놀고 먹는 회사」의 오명을 뒤집어 썼던 한중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정상화 궤도에 들어섰는지를 잘 말해주는 단면인 셈이다. 지난 62년 발족된 한중(당시는 현대양행)은 발전설비제작을 비롯해 제철·제강·화공설비·항만하역설비 등 각종 산업설비를 제작하는 종합기계공장으로 문자 그대로「공장을 만드는 공장」. 한중의 경영정상화는 「성적표」로 잘 나타난다. 지난 89년 3백40억원이나 됐던 적자가 지난해 22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5백70억원의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안 사장은 『올해 매출목표가 지난해의 6천1백억원에서 껑충 뛴 1조3백80억원으로 매출액 1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면서 『매출액 대비 인건비는 89년 20%에서 지난해는 15%,판매관리비는 89년 6%대에서 지난해는 5%대로 각각 떨어졌다』고 호전된 경영상태를 설명했다. 한중이 이처럼 소생하게 된 것은 「한맺힌」 정상화를 이뤄보자는 노사의 피땀어린 각오,그리고 이 각오의 바탕을 마련한 안 사장의 「괴짜」 같은 독특하고 현장관리 위주인 경영에서 비롯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권위주의적이고 중공업을 몰랐던 전임 사장들과는 달리 쌍용중공업 사장을 역임,산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안 사장은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2월 부임 후 줄곧 작업복 차림으로 공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근로자들과 애환을 같이 했다. 아울러 부임 직후 경영진 개편에 착수,33명의 임원 가운데 14명을 퇴직시키는 「혁명」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이들로부터 온갖 투서와 모함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간부들 6시30분 출근 안 사장이 이처럼 과감한 메스를 댈 수 있었던데 따른 일화가 있다. 사장 임명 직후 청와대로 불려올라간 자리에서 당시 조순 부총리와 한승수 상공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노태우 대통령에게 발전설비의 한중 일원화조치와 경영의 외부간섭배제,그리고 내부 인사에서의 전권행사 등 3개항을 문서로 요구,확약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만큼 배짱좋게 최고통치자의 신임을 얻어내 사장의 권한을 과감하게 행사했다는 얘기다. 이봉서 상공부 장관은 최근 업무보고를 위해 상공부를 방문한 안 사장에게 한중을 흑자경영으로 올려놓은 데 대해 『여러 장관들의 목을 구했다』고 치하겠다. 만일 안 사장 부임 후에도 적자경영이 계속됐을 경우 과거 한중의 민영화 논의와 관련,공기업유지를 주장했던 경제장관들은 인책됐어야 마땅하다는 설명이다(이 장관은 동자부 장관시절 한중의 민영화방침에 반대했었다). 그러나 한중의 앞날이 마냥 분혼빛인 것만은 아니다. 발전설비의 한중 일원화조치에 따른 민간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또 안 사장 취임 당시 6천7백50명의 인원이 인력절감 방침으로 6천3백명선으로 줄었으나 극심한 인사정체에 따른 불만이 식지 않고 있다. 오는 5월 시작되는 노사간의 단체협약도 변수다. 차경준 한중 노조위원장은 『안 사장의 몸으로 뛰는 경영방식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너무 의욕에 찬 나머지 과욕을 부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중의 과장급 이상 간부들은 요즘도 매일 상오 6시30분까지 출군,구내 식당에서 식사한 뒤 일을 시작하도록 돼 있다. 안 사장의 「극성」에 가까운 경영방침의 일환이다. 「안천학 한중」이 완전히 재기할 것인지는 올 연말의 경영성적표에서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
  • 국회건설·상공위원장/김용채·박종태씨 내정

    박준규 국회의장은 15일 뇌물외유사건과 수서사건으로 각각 구속된 이재근 국회상공위원장(신민)과 오용운 건설위원장(민자)의 사표를 수리했다. 후임 상공·건설위원장은 현재 공석중인 운영위원장과 함께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될 예정이다. 운영·건설위원장에는 김종호 민자당 총무와 김용채 의원(민자)이,신민당 몫인 상공위원장에는 박종태 의원이 내정됐다.
  • 인천지검장 사표

    인천지검 강원일 검사장이 15일 일신상의 이유로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강 검사장은 이날 발표된 검사장급 인사에서 대검 형사부장으로 내정된 데 불만을 품고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 김동철 부산고검장/후진 위해 사표제출

    김동철 부산고검장(고시 13회)이 후진들을 위해 용퇴하기로 결심,13일 사표를 냈다. 김 고검장은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사장급 이상의 검찰 수뇌부에 대한 인사가 빠르면 15일쯤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 봉명그룹,“성대서 손떼겠다”/이승무 부회장

    ◎“재단퇴진” 요구에 전격 발표/“도덕실추… 더 투자할 수 없다” 성균관대 재단인 봉명그룹(명예회장 이동녕)은 12일 앞으로 성대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이승무 봉명그룹 부회장(성대재단 상무이사)은 이날 하오 4시쯤 교내 금잔디광장에서 열린 총학생회 주최 「학원자주완전승리를 위한 제2차 학생총회」에서 『도덕이 땅에 떨어진 마당에 더 이상 학교에 투자를 할 수 없다』며 『2주 안으로 재단이사회를 열어 재단이 퇴진할 것을 결정해 이사전원의 사표를 재단 이사장에게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학생들로부터 변호인 입회 아래 3백억원을 순수투자한다는 내용의 공증각서를 작성할 것과 총학생회측의 재단비리에 대한 감사를 수용할 것 등을 요구받고 논쟁을 벌이다 갑자기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이 부회장은 학생들이 재단퇴진 발언에 대한 각서를 요구하자 총학생회 간부와 함께 대학본부로 가 『앞으로 성균관대 재단운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다.
  • 인구 유동성 증가… 52만명 오차/90년 인구통계 편차의 특징

    ◎추계인구,센서스보다 1.2% 적어/「자계식 조사법」 채택… 비거주자 산입 가능성 인정/시승격·예산증액 겨냥,의도적 부풀리기 경향도 인구·주택 총조사란 일정시점에서의 인구를 비롯 가구·주택의 규모 등에 관한 변동추이와 경제·사회적인 특성을 밝혀내는 센서스로 지난 25년 처음으로 실시된 이후 이번이 14번째이다. 이번 총조사에서 잠정집계된 총인구와 각종 경제 및 사회지표를 만드는 데 이용되는 추계인구 사이엔 52만2천명에 이르는 1.2%의 오차가 생겼다. 또 각 시·도에서 해마다 연말에 주민등록표를 기준으로 조사하는 상주인구와도 적지 않은 차이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인구조사에 왜 오차가 발생하는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고 다른 한편에서는 일부 시·군·구에서 시 승격이나 예산을 많이 배정받기 위해 인구를 실제보다 부풀려 조작했지 않으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먼저 센서스인구와 추계인구에 오차가 생기는 이유는 총조사 과정에서 적지 않은 누락이 발생하고 중복조사가 되기 때문이다. 85년 이후 5년 만에 실시된 이번 센서스는지난해 11월1일부터 10일간에 걸쳐 10만명의 조사요원을 통해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조사요원을 임시로 채용,호별방문이나 면담을 통해 실제상주인구를 조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번 센서스에서 나타난 오차의 특성은 지난 85년의 경우 추계인구가 센서스인구보다 오히려 49만명이 많은 데 반해 이번에는 추계인구가 센서스인구보다 52만2천명이 적게 잡혔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85년엔 전국적인 의료보험제도 등이 실시되기 전이어서 응답자들이 적당하게 응답하거나 조사표에 써넣어 누락이 많이 생겼었으나 이번 센서스 때는 행정적인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가족원을 빠짐없이 챙겨 누락이 적어진 때문으로 통계청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다 시골에서 살고 있는 노부모가 자녀들 집에 다니러 온 경우 양쪽 조사에 잡히는 등 비거주인구가 실제거주지와 다른 곳에서 중복 체크됐을 가능성이 있고 서비스업 종사자나 해외유학생 증가 등 인구의 이동이 많아진 상태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된 자계식 조사방법에 따라 전반적으로 중복조사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통계청측의 설명이다. 추계인구란 이 같은 누락 및 중복계산을 배제하기 위해 총조사가 끝난 후 전국적으로 추출된 3만2천5백지역의 표본지역을 대상으로 전문조사요원이 직접 조사를 실시,확인된 누락 또는 중복의 정도를 감안하여 총조사인구를 조정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총조사를 하므로 정확할 것처럼 보이는 센서스인구가 실제로 적지 않은 누락 또는 중복계산이 되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추계인구 사이엔 1% 안팎의 오차가 발생하는 것이 상례이다. 미국의 경우 흑인거주지역에선 5%까지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며 중국에선 1억명 정도의 오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센서스에 의한 총조사인구보다는 추계인구가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센서스인구는 이 같은 이유로 실제인구와는 적지 않은 차이가 발생하게 마련이지만 조사원들이 조사한 결과를 컴퓨터에 입력하기 때문에 집계과정에서 원천적으로 조작될 가능성은 있을 수 없다. 다만 시·군·구에서 행정적인 목적을 위해 조사하는 상주인구의 경우는 시 승격을 겨냥하거나 예산 등을 많이 받기 위해 극히 일부 지역에서 부풀렸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통계청 관계자들도 시인하고 있다. 설령 그러한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학군배정이나 농지·임야 등 각종 부동산거래에 따른 불이익을 막기 위해 실제 살고 있지 않으면서도 주민등록상 등재된 인구가 적지 않아 실제 인구보다 많게 마련이다. 이처럼 행정목적에 의한 상주인구조사는 정확한 통계조사기법을 사용하지 않은데다 부정확하기 때문에 통계법상 발표할 수 없게 돼 있다. 이와는 별도로 선거가 실시될 때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내무부의 협조를 얻어 주민등록표상에 등재된 인구를 기준으로 선거인수를 확정하는데 이는 단순히 주민등록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인구와는 상당한 차이가 나게 된다.
  • 「법관 재임명」 기준·탈락폭에 초점

    ◎대상자 3백43명… 전체반사의 30%/사전 「용퇴」 유도… 어제까지 12명 사표/김 대법원장,“도덕성에 주안점” 누차 강조 오는 20일자로 단행될 법관 재임명의 심사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재임명의 대상자는 1천여 명의 판사 가운데 임용된 지 10년이 되는 중진판사 3백42명에 이른다. 법관 재임명이란 법관의 신분을 헌법이 보장하는 대신 임기 10년을 지낸 뒤 재임 기간 동안의 업무수행능력·자질 등을 심사해 연임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재임명을 받지 못할 경우 법복을 벗어야 하기 때문에 각급 법원의 법원장급 부장판사급 법관들은 물론 거의 모든 법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재임명을 앞두고 9일 현재 정창환 부산지법 부장판사,강병호 광주지법 해남지원장,황대연 수원지법 부장판사,신영길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조열내 서울고법 부안사,정남희 서울고법 판사,박종욱 대구지법 부장판사,이영오 성남지원 부장판사,김선봉 수원지법 부장판사,김동호 부산고법 판사,이창학 서울형사지법 판사,유제필 서울북부지원 판사 등 12명이 일신상의 이유나 인사불만,가정형편 등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고 이에 따른 후임 인사 등을 놓고 법조계가 술렁이고 있다. 재임명의 기준에 대해 김덕주 대법원장은 지난해 12월 취임시 『법관 재임명 심사 때는 자질과 업무수행능력,법관으로서의 자세 등을 종합판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면서 『특히 법관의 자세라 할 수 있는 도덕성과 윤리문제를 재임명의 주안점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고법원장 5명과 지법원장 15명 등 법원장급 20명,고법 부장판사 63명,지법 부장판사 69명 등을 포함한 3백43명이 낸 연임 희망원은 이런 기준에서 점검하게 된다. 건국 이래 4차례 실시된 법관 재임명에서 탈락자수는 지난 58년 18명,61년 52명,73년 56명,81년 37명 등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재임명은 정권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헌법 개정과 함께 법관임명권이 대법원장에서 대통령으로 옮겨졌다가 다시 환원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10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타의에 의한 것이었다. 이번 재임명은 지난 81년 4월21일에 있은뒤 10년 만에 정권 계속기간 동안에 있는 것이어서 재임명의 한 선례가 된다는 의의와 함께 본래의 의미에 맞는 재임명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이다. 김 대법원장이 『법관 개개인에 대한 도덕·윤리성은 법관 재임명 심사 때 뿐만 아니라 임기 6년의 재임기간 내내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재임명의 의미는 이미 밝혀진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재임명 과정에서 탈락했거나,이에 앞서 사표가 수리된 법관 모두가 재임명 기준에 결격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지난 2월1일자로 단행된 중진법관 64명에 대한 인사에 앞서 원로법관들이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내주며 「용퇴」한 것에서 보듯 적체된 법관인사를 위해 법복을 벗는 이도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편에서 볼 때 이번 재임명은 지난해 물의를 빚었던 「법관의 폭력배 술자리 합석파문」에 뒤어어 법원의 자정작용이 있을 것으로 보여 「용퇴」와 「재임명」 사이에 논란의 여지도 없지 않다. 지난 2월의 인사 뒤 있었던 잡음도 이 같은 법관 자질론에 입각한 재임명을 염두에 두고 용퇴를 종용했다는 추측이 나돌았었다. 즉 재임명으로 불명예스런 탈락보다는 스스로 알아서 물러나는 쪽을 택하라는 무언의 압력이 결격사유자에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 재임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질론이 앞서고 있는 임명권자의 재임명 의지에 인사적체 해소란 측면의 의미가 포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부장판사 5명 사표 수리/대법원/법관 재임용 관련

    대법원은 8일 정창환 부산지법 부장판사·강병호 광주지법 해남지원장·황대연 수원지법 부장판사·신영길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조열래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5명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들의 사표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법 관재 임용심사를 앞두고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또 법 관재임용과는 관계없이 김동호 부산고법 판사와 김선봉 수원지법 부장판사·유제필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 등 3명의 사표도 수리했다.
  • 사제윤리는 유물일 수 없다/장석영 사회부장(데스크시각)

    『지금 우리의 교권은 땅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교권이 무너지면 교육이 무너지고,교육이 무너지면 국가의 존립이 위태롭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권을 확립하고 존중하는 일은 비단 교육계만의 일이 아니고 국가 전체의 일인 것입니다』 ○교권 없이는 교육 없다 최근 일부 대학에서 학생이 교수를 폭행하고 갖은 폭언과 위협으로 교수에게 사표를 쓰게 하는가 하면 총장의 얼굴사진을 학교건물 계단에 붙이고 「총장얼굴 밟기운동」을 벌이는 등 차마 입에 담기조차 싫은 일들이 잇따라 발생하자 이를 힐책하는 독자들의 전화가 데스크로 빗발치고 있다. 『사제간의 윤리가 붕괴되는 오늘의 현상을 제발 언론에서 막아주셔야겠습니다. 도덕과 양심의 마지막 보루인 대학사회에서 더 이상 이같은 비윤리적이고 반지성적인 행위가 일어나서는 안 되겠기에 눈물로 호소합니다』 자신도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형이라고 밝힌 이 독자는 사건의 발단이나 경위가 어찌되었든간에 학생이 교수를 폭행하고 총장과 교수의 권위를 모독한 일을 보고는 충격과 함께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새 우리나라의 교수는 자신이 가르치는 대학 캠퍼스에서 자기학교 학생에게 얻어 맞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학생들은 어제도 오늘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갖가지 일방적인 요구를 수없이 해대면서 이를 폭력과 강압으로 실현시키려고 합니다. 이제 더 이상 이같은 작태는 방치할 수가 없습니다. 더욱이 스승과 제자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관계마저 짓밟는다면 우리 교수들이 앞장서서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어제 기자가 만난 한 교수는 자조와 개탄으로 일관하다가 『어떤 경우라도 스승의 권위는 교수 스스로가 지켜나가야 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렇다. 스승의 권위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대학생들에 의한 교수폭행·사표강요와 같은 행위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절대 안 되는 일」인 것이다. 옛말에 「군사부일체」라고도 했고 「스승의 그림자는 석자 물러나서 밟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도 있다. 이 말을 파기되어야 할 구시대의 유물로 단정한다면 이는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시대와 사회가 달라짐에 따라 달라져야 할 것도 있지만 시대와 사회의 변천과 관련없이 영원히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할 것 또한 있다는 것을 학생들은 명심해야 한다. ○납치·감금·폭행 예사로 교권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기 시작한 것은 이른바 민주화의 거센 바람이 불면서부터였다. 대학 자체가 일부이긴 하지만 도덕성을 잃으면서 교권은 더욱 심하게 흔들린 것이 사실이다. 지난 88년 11월 대전 목원대에선 학생들이 학내문제로 이 대학 학장대리와 학생처장을 도서관으로 납치,감금하고는 삭발한 뒤 풀어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었다. 90년 2월 전주대학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민주총장 선출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신임 총장의 멱살을 잡고 흔든 일도 있었다. 건국대에선 농과대학장이 학생들의 총장실 점거농성을 만류하지 못한 것을 비관해 자살까지 했었다. 그리고는 이번에 또 그와 같은 반지성적 행위가 재현된 것이다. 어찌 대학인 스스로 지성인이라고 자부하면서 그와 같은 비윤리적 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할 수 있단 말인가.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공동체여야 할 대학에서 어떻게 그러한 일이 한 번도 아니고 한 곳에서도 아니고 여러 번 여러 곳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었을까. 과연 전통적 사제논리는 이제 정녕 고전이 되어버린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기자는 일련의 사건 가운데 부산대의 「총장사진 밟기운동」에 대한 대학생들의 사과문을 읽고 우리 대학사회의 위기가 목 전에 와 있음을 더욱 깊게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사과문에서 학생들은 『저희들은 학교를 너무나 사랑합니다』라고 전제한 뒤 『이번 사태는 학교당국·교수·학생 3자간의 오해와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며 기성관제언론이 총장 사진만을 크게 보도해 학생들을 패륜아로 몰아간 것은 학생회를 와해하고자 하는 현 정권의 의도에 부합되고 있다』고 강변했다. 학생들은 뉘우치기는커녕 항변을 위한 항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옛 성현의 말에 수악지심은 의지단이라고 했다. 잘못했을 때는 부끄러워하고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의의 핵심인 것이다.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핵가족시대에 자라났기 때문에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고 책임과 절제를 모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눈치작전 속에 대학생이 된 그들이어서 의심도 많을 법하다. 그러나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다 해도 비민주적이고 비윤리적인 수단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도덕교육에 힘모을 때 그들이 그렇게 되기에는 주지주의에 빠진 현대의 교육방식에도 큰 책임이 있다. 지식만 강조하는 교육. 일찍이 송대의 석학 사마광이 지적했듯이 경사는 만나기 쉬워도 인사는 만나기가 어렵다. 교과서로 지식만 가르쳤지 학생들에게 인격적 감화를 주는 도덕교육은 도외시해오지 않았던가. 이제 한 달여 뒤면 「스승의 날」이다. 그날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 자조와 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사제간의 윤리재건을 위해 우리모두 뜻과 힘을 모아야겠다.
  • 방송위원회 위원장/고병익씨 선출

    방송위원회는 8일 제54차 정기회의를 열고 새 위원장에 전 서울대 총장 고병익씨(67)를 선출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달 5일 사표를 제출한 전임 강원룡 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93년 12월까지 재임하게 된다.
  • 중간보스 연합체제 활성화 전망/「월계수회 파문」 뒤의 민정계 진로

    ◎중진에 대한 청와대 설득력 한층 강화된 셈/계파내 대권주자들의 입지 넓어질 가능성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이 월계수회와의 결별을 선언한 이후 민자당내 최대 계보인 민정계의 향후 진로에 정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측 인사들은 노태우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를 맞아 민정계뿐 아니라 민자당 전체를 직할관리,권력의 누수를 막는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따라 현재의 당직자뿐 아니라 이종찬·이춘구·이한동 의원 등 중진들과의 직·간접 접촉을 더욱 강화,이들이 자신의 후반기 통치구도에 적극 협력토록 유도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까지는 박 체육청소년부 장관이 주관한 월계수회의 세력이 너무 팽창,민정계 중진뿐 아니라 당직자들까지 비주류처럼 되어버린 상황이 조성됨으로써 민정계 내부에서 불만이 많았던 것이 사실 이었다. 하지만 박 장관이 자신의 세력기반이라 여겨졌던 월계수회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민정계 중진들과 박 장관 사이에 어느 정도 세력균형이 이뤄졌다는 관측이 가능하며 노 대통령의 민정계 중진들에 대한 설득력이 보다 강화되었다는 분석이다. 노 대통령이 민정계에 대한 통제력을 확실히 한다면 차기 대권후보를 「점지」할 수 있는 영향력도 증대될 것이며 김영삼 대표를 비롯,차기를 노리는 인사들에 대해 강력한 제어력을 가질 수 있으리란 것이 청와대 측근들의 기대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차기 대권 후보를 지명할 것인지 아니면 경선에 맡길 것인지에 대한 입장표명을 다시 유보함으로써 민정계의 향후 행보에 대해 명확한 진로표시를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민정계 중진들은 상당기간 관망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일관되게 자유경선을 주장해온 이종찬 의원과 청와대측의 의견조정 과정이 있어야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후보결정 과정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의중과 관계없이 박 장관이 월계수회에서 손을 뗀 것은 민주계에서 김 대표의 대권후보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는 동시에 민정계내 대권 주자들에게도 입지강화의 기회를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 장관의 「독주」에 외형적으로는 제동이 걸림으로써 박태준 최고의원 김윤환 총장 등의 위상이 제고 되었으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민정계내 대권주자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다른 중진 의원들 특히 이종찬 의원 등도 민정계 내에서 자신들의 세를 넓힐 수 있는 여지를 부여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사실 이제까지 민정계 초선 의원들은 박 장관이 공천권 등에서 절대적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의식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자의든 타의든 월계수회 주변에서 맴돌았던 인사가 상당수였다. 이들 민정계 인사가 박 장관이 명백히 퇴조의 기미를 보인다면 상당히 혼란스러워 할 가능성이 있고 이러한 「공백」을 민정계 다른 중진 혹은 민주계가 메워나가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박 장관의 월계수회 고문직을 떠났다해서 그를 따르던 세력이 일시에 무너진다고 속단키는 어렵다. 3당합당 이후 박 장관이 민정계내 실세로서 부각될 수 있었던 것은 월계수회의 관리자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주요 이유는 공천권을 포함한 인사나 자금동원 등에 있어서 다른 어떤 중진보다 영향력을행사해왔기 때문이다. 설사 박 장관이 월계수회를 명목상으로 떠났다 해도 당정 요직인사에 대한 입김이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다면 계속 실세로서의 위치를 고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 관점에서 앞으로 노 대통령의 인사가 정국운영 스타일이 주목되고 있으나 이전처럼 박 장관에게 「힘」을 몰아주지는 않으리란 것이 일반적 예상이다. 노 대통령이 박 장관을 월계수회 고문직에서 사퇴시키면서 표출한 또다른 의지는 14대 총선 이전에는 민주계가 김 대표의 대권후보 옹립을 위한 조기전당대회 소집을 요구하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민정계에 대해서도 대권도전 의사표명을 허용치 않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정계 중진들은 민주계만 조용히 있는다면 노 대통령의 신호없이 자신들이 먼저 나서지는 않을 뜻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박 장관의 거취표명에도 불구,광역의회선거가 끝난 뒤 민주계 일부에서 김 대표의 대권후보 및 당정 장악 움직임이 본격화된다면 민정계로서는 자구책을 강구치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민정계 중진들의 시각이다. 월계수회의 위상정립도 민정계 세력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장은 노 대통령이 월계수회를 공조직에 흡수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춘구 의원 등은 월계수회가 정치색만 띠지 않는다면 친목단체로서 당 조직과 자연스레 융화되리란 제안을 하고 있다. 방법론의 차이는 있지만 김 총장 및 이 의원의 언급처럼 된다면 박 장관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나 박 장관 측근들은 박 장관의 고문직 사퇴는 외형일 뿐이며 14대 총선을 전후,다시 박 장관의 조직으로 재가동될 것이란 반론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당분간 회장 등을 임명치 않고 사태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중립적 입장을 취해 아직 예단키는 어려운 상황이다. 박 장관의 월계수회 결별은 민정계내 중간보스 연합체제를 활성화 시키리란 분석도 있다. 민정계의 박 최고위원·김 총장 등은 노 대통령이 국정최고책임자이며 계파를 초월한 총재인 점을 감안,민정계 스스로가 결속을 다져 나가는 체제를 합당초부터 구상해 왔으며 그 방안이 노 대통령의 대리인으로서 박 최고위원을 정점으로 한 중진의원들의 지역별이나 친숙도에 따른 민정계 의원 분할관리 체제이다. 대통령제 하에서는 이같은 소계보 연합체제가 구축되기 힘든 점도 있으나 민정계 중진들이 「실질적인」 힘을 갖게될 경우 이같은 소계보 체제가 의외로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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