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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盧대통령 시정연설 / 토지공개념 거론되는 방안들

    대통령이 언급한 ‘토지 공개념’은 당장 도입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끝내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 그 같은 ‘초강력 처방’까지도 서슴지 않겠다는 일종의 경고사격이다.토지처럼 집을 사고 팔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하는 ‘주택 거래 허가제’와 2주택 이상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을 90∼100%로 대폭 올리는 방법까지 거론되고 있다.그러나 위헌 시비 및 조세 저항 등을 들어 실제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토지 공개념’ 왜 나왔나 지난 10일 재경부·건교부 등 관계부처와 서울시·경기도 관계자까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마라톤 대책회의가 진원지다.장관들의 일괄 사표가 반려된 직후라 회의 분위기는 사뭇 비장했다.이 자리에서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부동산 투기를 조기에 제압하지 못한 데는 정부가 카드(투기대책)를 찔끔찔끔 내보인 탓도 있다.”면서 “이달 말에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할 때는 당장 쓸 카드 뿐 아니라 앞으로 단계적으로 쓸 카드도 모두 보여주자.”고 제안했다.이렇게 해서 최후의 정책카드로 ‘토지 공개념’이 거론됐으며 대통령의 공식언급으로 이어졌다.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일부에서 토지 공개념을 당장 도입하는 것처럼 오해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토지 공개념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즉,토지 공개념을 반드시 도입하겠다기보다는 ‘심지어 이런 카드도 각오하고 있다.’는 정부 의지를 강력히 천명함으로써 투기세력의 ‘기(氣)’를 꺾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2주택 양도세 대폭 인상? 토지 공개념의 구체적인 방법론으로는 우선 주택거래 허가제가 거론된다.아파트 등 집을 사고 팔 때 일일이 정부 허락을 받는 방안이다.정부는 실수요 여부를 가려내 가수요에 대해서는 주택 매매를 제한함으로써 투기를 차단하게 된다.토지에 대해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하지만 엄청난 행정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세금의 대폭 인상이다.재경부 관계자는 “실수요인 1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비과세하되,2주택부터는 취득세 등 실비용을 제외한 양도차익을 세금으로 전액 환수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하다.”면서 “주택거래 허가제보다 훨씬 단순하고 간편하다.”고 말했다.사실상 집을 이용한 재테크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얘기다.실제 영국에서는 한때 양도세를 98%까지 매긴 적이 있다. 올해 말로 시효가 끝나는 ‘개발 부담금제’의 연장 가능성도 있다.주택을 몇 채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주택 소유 상한제’는 이와 유사한 ‘택지 소유 상한제’가 이미 위헌 판결을 받아 채택 가능성이 낮다.‘토지 초과 이득세’도 마찬가지다. 한편 정부에 맞서 ‘부동산 투기’를 야기하는 특정세력,즉 전문 조직이 있다는 얘기는 소문으로 무성했지만 실제 정부에 꼬리가 잡힌 것은 처음이다.정부가 조만간 이 투기조직의 실체를 공개하면 투기바람이 상당부분 꺾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
  • 金부총리 “바람 셀수록 흔들리면 안돼”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3일 직원들에게 ‘질풍경초론’을 설파해 눈길을 끌었다. 질풍경초(疾風勁草)란 바람이 세면 풀의 단단함을 알 수 있다는 뜻.후한서(後漢書)의 왕패열전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한나라가 싸움에 져 모두가 도망갔으나 왕패만이 끝까지 남아 버티자 뒷날 후한의 광무제가 된 유수가 왕패를 일컬어 한 말에서 유래됐다.즉 고난과 시련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김 부총리는 이 날 직원조회에서 ‘질풍경초’를 인용한 뒤 “안팎으로 어렵지만 이런 때일수록 엘리트조직답게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 재경부의 진면목을 보여주자.”고 주문했다. 이 말에 앞서 김 부총리는 부동산대책,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청년실업,2차 추가경정예산 연내 집행,태풍 피해 복구 등 주요 현안을 일일이 짚어나가며 차질없는 진행을 당부했다.또 “대통령이 재신임 결단을 하게 되기까지 국무위원들도 책임을 통감해 사표를 제출했으나 내각이 중심을 잡고 국정을 잘 챙겨달라며 대통령께서 반려했다.”고 그간의 과정도 설명했다. ‘질풍경초’답지 못한 일부 부처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김 부총리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법안 114건 가운데 필수 민생법안이 28건인데 이 중 21건이 제출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재경부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민생개혁법안이 잘 처리되도록 국회와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이어 “캐시 카우(높은 현금수익 보장) 사업을 둘러싸고 일부 부처간에 싸움이 있는데 이도 잘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미현기자 hyun@
  • 盧 재신임 정국/‘국정행보’ 주목받는 高총리

    고건 국무총리가 ‘재신임 정국’에서 이틀새 세 차례의 회의를 주재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 총리는 지난 11일과 12일 오전 국무위원 간담회를 연달아 소집한데 이어 점심도 거른 채 낮 12시부터 곧바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며 국정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재신임 사태로 인한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 총리의 긴급 대응으로 볼 수 있지만,책임총리제의 현실화와 연관짓는 해석이 적지 않다.이는 곧 총리의 역할 강화와 총리를 중심으로 한 국정운영 시스템의 변화를 내포한다. ●6대분야 당면과제 논의 국무위원 간담회는 11일 국무위원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한 데 이어 열린 두번째 간담회.고 총리와 김진표 경제부총리를 비롯,각 부처 장관 등 모두 26명이 참석했다.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한 뒤에 열린 간담회여서인지 분위기는 여느 회의 때보다 무거웠지만,개혁·민생법안 처리와 한반도 안보문제,표류하는 국책사업 등 6대 분야의 당면과제를 폭넓게 논의했다.특히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 터널 구간 건설의 연내 착공과대화를 통한 부안 원전수거물 처리시설 추진 등 대형 국책사업과 함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문제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특히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한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에 대해서도 토론이 이어졌다. ●실질적 권한 크게 강화될듯 대통령이 스스로의 재신임 발언을 번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총리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이에 따라 고 총리가 매주 두차례 주재하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는 그 역할과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사실상 정부내 최종 정책결정기구란 얘기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재신임에 대한 국민투표 등이 끝날 때까지 총리가 내각을 이끌며 각종 현안에 대해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면서 “재신임 투표가 끝난 뒤에도 책임총리로서 국무위원 임명제청권 행사와 국무회의 주재 등 실질적인 권한이 강화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조현석기자 hyun68@
  • 盧 재신임 정국/해외언론 반응

    |도쿄 황성기특파원·김균미기자|미국과 일본 등 주요 외신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선언과 국민투표 수용,내각 일괄사표 제출과 반려 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한국상황을 한국의 정세분석과 함께 긴급 뉴스로 내보냈다. 요미우리신문은 12일 “노무현 정권은 발족 8개월도 안돼 정권말기 상태”라며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것인지,도중하차할 것인지를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전례없는 길에 들어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다.신문은 “노대통령이 재신임이라고 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배경에는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비타협적인 정치 스타일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노대통령은 ‘정계의 한 마리 늑대’로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보스정치,지역대립,금권정치의 타파를 지향해왔다.”며 “진보세력을 모아 보수층과 격돌하고 ‘국론분열’을 초래해 혼란이 심각해져도 보수층과 타협하는 방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신문은 “문제는 북핵,경제부진 등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재신임으로 국정을 공전시키는 것이 대통령으로서용납될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산케이신문은 11일 “자신 상실로 보여지는 노대통령의 돌연한 (재신임)발표는 충격을 주고 있어 정국불안은 피할 수 없다.”며 “북핵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미묘한 시기인 만큼 한국 정권의 동요는 ‘한·미·일 3국 협조체제’ 등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보도했다.아사히신문은 “국민투표로 불신임될 경우 진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대통령으로서는 ‘위험한 도박’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최고조에 달한 정부의 혼란은 노 대통령의 격식 파괴와 주요 정책에 대한 일관성 부재에 대한 수개월간의 비판과 이로 인한 지지도 급락에 뒤이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통신은 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으로 야기된 ‘혼란’이 북핵 등 국제적 현안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당장은 알 수 없다고 전했다.이어 노 대통령이 내각의 일괄사표를 반려함으로써 당장의 혼란은 막았지만 앞길이 순탄치는 않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노 대통령이 신임투표 실패시 사임할 수 있음을 시사했으며,발언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재신임 쪽이 약간 우세하게 나타났다는 내용을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1일자 도쿄발 기사에서 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과 내각 일괄사표와 반려 사실을 지지율 급락과 SK비자금 수사,분당,보수언론과의 갈등 등 배경과 함께 전했다.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노 대통령의 재신임 결정은 매우 위험하지만 재임 1년도 안돼 정권의 붕괴를 막고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1일 익명을 요구한 한국의 전문가 말을 인용,“노 대통령은 스스로 미국 캘리포니아식 소환투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지금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고 일종의 가부키극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marry01@
  • 재신임투표 정치개혁과 연계 1월말 실시 검토

    한나라·민주 “먼저 측근비리 규명” 강력 반발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를 이르면 내년 1월 말에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관련기사 3·4·5·6면 노 대통령은 전날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보좌관이 낸 일괄사표를 즉각 반려했다. 청와대는 국민투표법을 일부 손질하거나 특별법을 만들어 재신임 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일각에서는 순수 재신임투표가 위헌 논란이 있는 점을 감안,중·대선거구제 등 정치개혁과 연계된 정책 국민투표 실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야당은 재신임 투표와 정책의 연계에 반대하고 있다.특히 투표에 앞서 노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 실시를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국민투표 실시 자체가 불투명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1월 말 국민투표를 해 불신임을 받으면,4월 총선 전에 새 대통령선거를 치르면 된다는 것이다. 유 수석은 “대통령 재신임투표를 총선때 같이 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으며 이때 불신임을 받으면 6월에 대통령선거를 실시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유 수석은 이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중·대선거구제,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을 전제로 해 책임총리제 실시를 약속하는 방안을 내걸어 국민투표에 부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야당측이 받아들이겠느냐.”고 말해 정책투표 추진의 어려움을 밝혔다. 윤태영 대변인도 “정치개혁 방안을 재신임 문제와 연계시키는 방안을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재신임 방식과 관련,“국민투표에 의한 방법이 가장 분명할 것”이라며 “논의 여하에 따라서는 국민투표법을 손질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연내 국민투표 실시’를 당론으로 채택,구체적인 추진 방안과 시기를 노 대통령이 제시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이에 앞서 최도술씨 등 주변인사의 비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최병렬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 대통령이 최 전 비서관 비리의혹을 사전에 보고받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재신임 추진의사를 밝힌 것이라면 이는 탄핵감으로,노 대통령은 국민투표에 앞서 측근 비리의혹에 대해 낱낱이 진상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도 회견을 갖고 “노 대통령이 (측근비리에 대한) 검찰수사 이전에 재신임 발언을 함으로써 검찰이 위축돼 이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즉각적인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4당 대표회담을 갖자고 제의했다.당초 국민투표에 반대했던 통합신당측은 일단 노 대통령의 의지를 존중키로 하는 한편 재신임 절차가 정치개혁의 전기가 돼야 한다며 SK비자금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곽태헌 진경호기자 tiger@
  • 盧 재신임 정국/내각·靑참모 일괄사표 즉각 반려

    고건 총리와 국무위원 및 청와대 수석·보좌관 전원이 지난 11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제안과 관련해 일괄사표를 제출했으나 1시간 만에 반려됐다. 고 총리와 국무위원들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긴급간담회를 시작할 때만 해도 총사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그러나 지은희 여성부 장관이 “이 상황에 이르게 된 90%가 우리 책임”이라며 “내각이 총사퇴하자.”고 제안했다.이에 고 총리는 “각계 원로가 ‘대통령 발언으로 혼란에 빠졌는데 총리까지 물러나면 국민만 어려워진다.’고 반대했다.”고 소개했다. 김진표 재경·이창동 문화·강금실 법무·허성관 행자부 장관도 일괄사퇴에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반면 박봉흠 예산처 장관은 “정책부문은 내각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고,권기홍 노동·허상만 농림·한명숙 환경부 장관도 비슷한 뜻을 밝혔다.일괄사퇴로 분위기가 기운 것은 오전 8시30분쯤 청와대 보좌진 사의표명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청와대는 오전 7시부터 문희상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보좌관 13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갖고,일괄사의를 표명하기로 의견을 정리했다.유인태 정무수석을 비롯한 일부 참모는 “잘못하면 무책임하게 보여 혼란을 부추길 수가 있다.”고 반대의견을 피력했지만,일괄사퇴로 돌아섰다. 한편 국방부에도 한때 비상이 걸렸다.내각의 사표는 모두 반려됐지만,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전 부대에 군사 대비태세와 경계태세를 강화하라고 전문으로 지시했다.장성들에게는 골프금지령이 내려졌다. 곽태헌 조현석기자 tiger@
  • 盧대통령 ‘재신임’ 선언 / 최도술혐의 ‘+α’ 있나

    ‘10억원+원자탄급 α(?)’‘최도술 사건’이 뭐길래 노무현 대통령은 ‘재신임’ 발표까지 하게 됐을까. 그가 단지 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언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번 ‘극약처방’은 최 전 비서관의 혐의가 개인비리를 넘어 노 대통령 자신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검찰이 최씨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지난 달 2일.강금실 법무장관은 그 직후 청와대에 최 전 비서관의 수사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변호사 시절 사무장을 거쳐 20여년 동안 ‘금고지기’ 역할을 해온 최 전 비서관의 혐의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는 노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혐의는 대선 직후 SK가 새 정부와 연결 고리를 만들기 위해 손길승 회장과 잘 아는 부산의 은행 간부 출신 이모씨를 통해 최 전 비서관에게 돈을 건넸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 전 비서관이 사표를 낸 것은 지난 8월의 일로 SK수사와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최 전 비서관이 비리 관련으로사표를 냈다면 다른 무엇이 있다는 소문이 검찰 주변에 떠돌았다. 한가지는 최씨가 청와대 재직 당시 지방 중견기업 등 2개사로부터 거마비 등 명목으로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첩보다. 이보다 훨씬 폭발력이 큰 것은 최 전 비서관이 은행 간부 출신 이씨와 부산 지역에서 SK 등으로부터 대선 후원금을 비공식적으로 모금하지 않았는가 하는 부분이다. 만약에 최 전 비서관이 후원금을 모금해 노 대통령이 알았든 알지 못했든 선거운동 조직이나 다른 측근에게 흘러간 사실이 드러난다면 노 대통령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검찰은 SK가 최 전 비서관 개인을 ‘겨냥해’ 10억원을 주었다는 개인비리로 보고 있지만 ‘대가성 청탁’과 관련한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 경우 노 대통령 또는 다른 측근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크다. 노 대통령이 느낀 또하나의 부담은 비리에 연루된 주변 인물이 벌써 다섯번째라는 사실이다. 측근인 안희정·염동연씨는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기소됐고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몰래카메라 파문’으로 물러났으며 이광재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도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어 청와대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다.’고 할 만하다. 조태성기자 cho1904@
  • 다나카 새달 日총선 ‘출사표’/ 自民탈당 무소속 나올듯

    |도쿄 황성기특파원| 다나카 마키코(사진·59) 전 일본 외상이 11월 중의원 선거에 출마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지난 5일에는 지역구인 니가타현 나가오카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의사를 사실상 표명했다. 비서관 월급을 착복한 의혹으로 지난 해 의원직을 사퇴했던 다나카 전 외상은 총선이 명예회복에 절호의 기회이다.도쿄지검이 지난 달 30일 불기소 처분을 내려 일단 ‘면죄부’를 받은 다나카 전 외상은 의원 배지를 되찾아 정계에 복귀하겠다는 의욕에 불타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과연 어느 당 소속으로 출마하는지이다.그녀는 현재 자민당원이다.그러나 그녀가 자민당에서 출마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의 ‘생모(生母)’로 자처했던 다나카 전 외상은 외상 경질,의원직 사퇴 과정에서 고이즈미 총리,자민당과는 원수가 된 상태이다.제1야당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남편인 다나카 나오키 의원이 내년 여름으로 예정된 참의원 자민당 후보로 내정돼 있어서이다.‘남편의얼굴’을 감안한다면 자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다나카 전 외상의 출마로 곤혹스러운 것은 자민당이다.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외동딸로 지역구는 물론 여성 유권자에게 인기가 높은 그녀가 반(反)고이즈미,반 자민당 돌풍을 일으키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 marry01@
  • NGO / 시민단체 “개혁과제 입법” 전방위 압박

    ‘알맹이 없는 국회,총선용 국회를 경계한다.’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비롯한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이 올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할 입법 및 정책과제를 조목조목 제시하는 등 ‘국회 압박’에 들어갔다.특히 경실련은 55개 단체로 구성된 공명선거실천시민협의회(공선협) 참가단체와 공동으로 ‘반부패정치개혁국민행동’을 결성,기업 및 정치권을 상대로 한 국민참여행동 프로그램을 실행키로 했다. 이번 정기국회가 16대 회기중 개혁과제의 입법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이며,국회의원 개개인의 지난 4년간 의정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잣대라는 게 시민사회단체의 시각이다.무엇보다 총선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이번 국회가 전반적으로 부실하게 진행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여론에 민감한 개혁법안의 처리를 미루고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입법활동이 성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무성한 실정이다. ●감시활동에 초점 맞춘 참여연대 참여연대는 정치개혁,반부패,사회인권,경제개혁,민생,평화군축 등 6개 분야에 걸친 19개 입법과제와 15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입법과제 관철을 위한 공익로비 및 밀착모니터를 진행,‘국민이 참여하는 국회’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정치개혁분야에서는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개정,공직선거 및 선거부정에 관한 법률 개정,정당법 개정,국회법 개정 등 4대 입법과제를 제시했다. 정치자금법의 경우 정치자금의 수입 및 지출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모금을 양성화·현실화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또 정치자금 수수시 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토록 추진한다.선거관리위원회의 정치자금 실사권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공직선거 및 선거부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1인2표 방식의 정당명부제 도입을 통해 사표(死票)를 방지하고 비례대표의 비율과 의원 정수의 합리적인 조정 등을 핵심사안으로 추진한다. 정당법 개정안은 당내 민주적 후보선출 방안을 명문화하고 현행 ‘제왕적 지구당위원장제’를 폐지하고 관리형 위원장제를 도입토록 추진된다.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시 여성후보 30% 의무공천제 도입도 권고할 방침이다.국회법 개정안에는 현재 가장 부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정책보좌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입법지원처를 신설하는 등 정책기능 강화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반부패분야에서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특히 공직자의 소유재산과 직무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해충돌을 규제하기 위해 재산의 매각,직위의 사퇴,백지위임신탁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힘을 모을 방침이다.납세자에게 위법적 예산에 대한 환수와 공무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납세자소송법의 제정도 추진키로 했다. 경제개혁분야에서는 주식시장에 만연해 있는 주가조작,분식회계,허위공시 등 불법행위로 인한 소액다수 투자자들의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하는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의 제정에 주력키로 했다.이 법은 16대 이전,16대 개원 초기부터 입법이 시도됐고 논의됐지만 결국 불발에 그쳤다. ●정치관계법에 주력하는 경실련 경실련은 국회에 정치관계법 개정에 관한 의견청원안을 제출했다.또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할 정치개혁 3대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청원내용은 선거구제도 및 선거운동관련 개정방향(선거법),정당조직 개혁 및 민주성 강화(정당법),정치자금 투명성 강화 및 국고보조금제도 개선(정치자금법) 등 정치개혁의 방향을 제시하는 16대 방향과 60개 세부과제로 구성돼 있다. 정치개혁 3대 핵심과제는 첫째 정치자금의 투명성 강화를 통해 불법정치자금의 수요와 공급을 차단하는 데 맞춰져 있다.연간 100만원 이상의 당비나 후원회비 기부자의 금액과 명단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토록 했다.두번째는 정당민주화를 위한 정당시스템 개혁이다.마지막으로 선거일로부터 120일 전부터 선거운동이 가능하도록 해 정치신인들의 정치진출 장벽을 제거하는 등 선거제도를 개혁하자는 것이다. 경실련 고계현 실장은 “정치개혁안이 향후 입법에 반드시,온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 산하에 비정치 민간인사들이 과반수 이상 참여하는 범국민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조속한 설치를 촉구할 계획”이라면서 “정치개혁은 정치인에게 맡겨서는 성공할수 없으며 당리당략이나 기득권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이에 따라 정치권을 감시하고 압박할 수 있도록 공선협 참가단체를 비롯,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학계를 대거 참여시킨 범국민적 정치개혁운동연대기구인 ‘반부패정치개혁시민행동’의 활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이달 중순까지는 기업 및 경제단체에 불법정치자금 수수관행 근절에 동참할 것과 대국민 선언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오는 29일에는 전경련회관 앞에서 집회를 갖는다. 특히 국정감사가 끝나고 정개특위가 가동되면 ‘정치권 행동 프로그램’을 가동,국회 앞에서 집회를 갖고 정개특위 및 교섭단체 대표를 방문키로 했다.국회 입법논의 모니터링 및 국회 압박활동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다.입법 막바지에 접어들면 ‘범국민정치개혁 행동주간’을 선포하고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정치개혁촉구 시한부 농성에 들어간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노주석기자 joo@
  • 부산터미널 전무 돌연 사표/安 부산시장 수뢰 혐의 받아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이 버스터미널 이전과 관련,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터미널 업체 임원이 돌연 사표를 냈다.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은 업무총괄 전무 조모(53)씨가 지난 달 30일자로 회사에 사표를 제출해 1일 사표가 수리됐다고 밝혔다. 조 전무는 안시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검찰에 첩보가 접수된 건설업체 J사가 고속버스터미널을 인수하기 전부터 고속버스터미널㈜에 근무해온 직원으로 2001년 9월 고속버스터미널이 부산 금정구 노포동으로 옮긴 이후 전무로 재직해왔다. 조씨는 “터미널 이전을 추진할 당시 부산시가 회사에 협조를 구할 입장이어서 회사측에서 돈을 줄 이유가 없었다.”면서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 전무직 사퇴의사를 밝혀 9월까지만 일하기로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내 자식 잃었지만…/초등생이 던진 돌에 아들 잃고 “상처없게 키워라” 보상금 거절

    지난달 29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이곳에서는 1주일전 아파트 10층에서 떨어진 돌에 머리를 맞아 숨진 서울 충암초등학교 강재권(31) 교사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강 교사는 지난달 22일 대학동창 서모씨가 살고 있는 마포구 성산동의 한 아파트에 들른 뒤 서씨와 함께 나오다 강모(9)군이 장난삼아 던진 돌에 머리를 맞았다. 강군은 친구 4명과 아파트 계단에 놓여있던 벽돌과 돌멩이로 ‘위험한 장난’을 하고 있었다.길을 가던 강 교사는 아이들이 떨어뜨린 벽돌조각을 주워 치우려고 걸음을 멈췄다가 변을 당했다.그냥 지나쳤다면 돌에 맞지 않았을 것이다. 장례식장에 강군의 어머니 박모씨가 찾아왔다.박씨는 “모든 것이 내가 자식을 잘못 키운 탓”이라며 울면서 용서를 구했다. “어린 강군이 상처받지 않도록 다독여주세요.하늘에 있는 재권이도 강군이 잘 자라기를 누구보다 바랄 것입니다.” 강 교사의 아버지는 오히려 강군의 장래를 걱정하며 박씨를 위로했다.박씨가 피해보상금으로 내놓겠다고 한 아파트 보증금 4000만원도 거절했다. 형편이 어려운 박씨의 사정을 외면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9년간 홀로 강군을 키워온 박씨는 5년 전부터 앓아온 뇌종양에 최근 자궁암까지 겹쳐 오는 11월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강 교사는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2년간 외국계 IT회사를 다니다 지난해 9월 ‘아이들 곁으로 가겠다.’며 사표를 던졌다.강 교사의 아버지도 30년 넘게 평교사로 교단을 지켜온 교육자였다. 충암초등학교 정인수 교감은 “강 교사의 강직함이 아버지를 빼닮았다.”면서 “교육계를 위해 큰 일을 할 젊은이가 변을 당해 슬프다.”고 말했다.강 교사는 7개월간 정들었던 충암초교 교정을 마지막으로 둘러본 뒤 지난 29일 저녁 충북 음성의 선산에 묻혔다. 이세영기자 sylee@
  • 신안 섬 교사들 애환 르포/떠나는 ‘섬마을 선생님’

    농어촌 교육여건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오는 12월 임용시험부터 사직한 뒤 2년이 지나야 시험을 치르도록 한 제한이 사라져 도서벽지 교사들의 탈출러시가 가시화될 전망이다.정부가 농어촌 교육여건의 개선을 위해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중이지만 현실화되려면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하루이틀새 이뤄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섬지역의 초등학교를 찾아 농어촌 초등교사의 심경과 실태를 알아본다. 전남 목포에서 여객선을 타고 1시간30분,섬에 내려 다시 택시로 20분 정도 달리면 신안군 자은도에 하나밖에 없는 자은초등학교가 들어온다.이 섬은 행정기관의 근무지 분류로 ‘다’급인 도서벽지다. 인근의 4개 초등학교를 합친 탓에 7개 학급 121명의 그다지 작지 않은 규모다.교원은 김문술(58) 교장을 포함,모두 11명이다. 요즘 이곳은 지역종합예술제를 준비하느라 교사도 학생도 여념이 없다.학교 담장을 따라 늘어선 코스모스는 학생들의 피리 소리에 맞춰 춤추듯 가을 바람에 흔들렸다. 학생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낸다는 생각에 한껏 부풀어 있다.강당을 청소하는 학생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그러나 학생들의 상기된 얼굴과는 달리 교사들의 표정은 무겁기만 했다.김 교장은 “그렇지 않아도 도서 벽지에 있는 학교는 교육환경이 열악한데 이제 학생들에 이어 선생님들도 농어촌 학교를 외면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최근 대법원 판결에 따라 현직교사들도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지난 2000년 교감 시절을 떠올렸다.그해 10월 젊은 교사 한 명이 광주에서 교직 생활을 하겠다며 사표를 냈다.광역시로 근무지를 바꾸려면 임용시험에 앞서 사직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그의 손을 뿌리쳤다.김 교장은 “당시 학교 평가를 앞두고 있어 한창 바쁠 때였지만 도시로 가겠다는 뜻을 꺾을 수 없었다.”면서 “이제 농어촌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을 시키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열악한 근무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농어촌 교육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신안군의 경우 관내 초·중·고 43곳가운데 2곳을 제외한 41개교가 섬 학교로 교통이나 관사 등 근무여건이 열악하다.더욱이 신안을 비롯한 전남 섬지역 학교에는 지원자가 없어,승진 가산점을 받기 위해 지원한 중년 이상의 교사들이 대부분이다.지역별로 다르지만 도서벽지에 5∼15년 근무하면 가산점을 최대 6점을 얻을 수 있다.이 정도 가산점이면 교감 교장 승진 때 매우 유리하다. 교사들은 “승진 가산점 때문에 젊은 교사들도 더러 근무지로 선택하곤 했지만 앞으로 이런 일은 거의 없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근무 여건은 심각했다.가장 불편한 것은 교통편이었다.전원이 주말 부부인 교사들은 주말마다 전쟁을 치른다.일요일 섬에 들어오려면 오후 3시에는 배를 타야 한다.이 배가 마지막 배다.병설 유치원 교사인 김선혜(37·여)씨는 “주말마다 남편이 있는 광주에 갔다 아이 셋을 데리고 다시 오려면 배편을 걱정하느라 잠을 설친다.”고 말했다.김용화(48) 교무부장은 “주말 애경사 참석은 아예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도서벽지 수당 등 혜택이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3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학교안에 마련된 8개동의 관사 사정은 아주 나빴다.지네가 방 안까지 들어오는 것은 일상사다.최근에는 쥐와 뱀까지 ‘불청객’에 합류했다.서재숙(41·여) 교사는 “‘지네 노이로제’에 걸렸다.”고 말했다.밤에 야행성인 지네를 쫓기 위해 불을 켜놓고 잔다.1학년 담임인 정애영(44·여) 교사는 최근 방 안까지 들어온 뱀을 잡느라 한바탕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2학년 담임인 한상석(54) 교사의 방은 벽 한 면이 곰팡이로 가득 차 있었다.임시방편으로 비닐을 덮어뒀지만 비가 조금씩 새면서 생기는 곰팡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학교 교육기자재가 고장이라도 나면 비상이 걸린다.뭍에 수리를 부탁해도 한두 달 걸리는 것은 기본이다.이 날도 프린터가 고장났지만 고칠 수 있는 사람들이 없어 한동안 프린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근무여건도 안 좋은 데다 도시로 나갈 기회를 열어주면 누가 남아 있겠습니까.이러다가 농어촌 교육은 다 망합니다.” 교육 현실을 한탄하는 김 교장의 얼굴은 어두웠다. 신안 김재천기자 patrick@
  • 감시 프로그램 설치… 쉬는시간 채팅 교사등 징계/교단 ‘빅브라더’ 논란

    근무 시간 중 인터넷 쇼핑몰 방문이나 채팅 등 컴퓨터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직원을 처벌할 수 있을까.또 회사에서 감시프로그램을 깔아 컴퓨터 작업을 일일이 감시해도 되는 걸까.최근 일선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인터넷을 사적(私的)으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해당 교사를 징계처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감시SW 삭제 교원은 파면 당해 민주노총 최세진 정보통신부장은 25일 “경기도 김포 통진중·고에서 컴퓨터 감시프로그램을 이용해 쉬는 시간에 개인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한 교사를 징계처분했다.”며 학교법인 김포대학 전모 이사장과 통진중 탄모전 교장 등 5명에 대해 통신비밀보호법 등 위반 혐의로 부천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민주노총과 전교조에 따르면 김포대학은 지난 5월 쉬는 시간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어버이날 속옷 선물을 고른 통진고 한모(여)씨에 대해 “교사의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며 3개월 감봉조치했다.지난 6월 초순에도 역시 쉬는 시간에 남편과 메신저로 채팅을 했다는 이유로 같은 학교 오모(여) 교사에게 견책조치했다.감시 프로그램을 지운 통진중 국어교사 최모씨는 파면했다.학교측이 감시프로그램을 설치한 것은 지난 5월.원격강의 소프트웨어로 교사가 학생들의 화면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발됐다.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e메일과 메신저 내용 등도 감시가 가능하다. 민주노총과 전교조는 “학생 지도를 위해 만들어진 교육용 프로그램을 교사 감시용으로 사용한 것은 불법 감청에 해당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재단측은 이에 대해 “당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학교 탄 교장의 사표를 수리하고,고교 오모 교감을 직위해제했다.”면서 “감시프로그램도 모두 지웠다.”고 밝혔다. ●구성원 동의 여부가 관건 법조계에서는 사생활 침해와는 별도로 미리 구성원에게 감시 여부를 알렸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보안 등의 이유로 감청을 하더라도 이를 미리 알리지 않으면 불법이라는 판단이다.일반 기업체에서도 보안을 위해 e메일 감청 등 개인사생활을 침해하고 있지만 이를 미리 알려 구성원의 동의를 얻은 경우 합법으로 보고 있다.때문에 구성원에게 감청에 대해 동의를 구한 뒤 회사 사규를 어긴 구성원을 징계했다면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통신비밀보호법 2조에도 감청에 대해 “전기통신에 대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전자장치·기계장치 등을 사용하여 통신의 음향·문자·부호·영상 등을 청취하여 그 내용을 채록하는 것 등”으로 규정하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전교조는 이와 관련,“재단과 학교측이 사전에 감청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상수 변호사는 “교사들에 대한 사전고지나 동의과정 없이 감청이 이뤄졌다면 재단과 학교측은 당연히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성남지방법원 설민수 판사는 미국 기업의 50%가 e메일 등의 감시체제를 갖추고 있는 점을 예로 들어 “미국연방법에는 오히려 근로자가 직장 내 사물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지만 이것 역시 사전공지와 구성원들의 동의여부를 전제로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성원의 동의 없이 감청한정보를 이용해 징계를 내렸다면 징계 자체는 무효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징계 사유가 단지 그 이유만이 아니라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번 고발은 인터넷이 일상화된 요즘 회사 컴퓨터 활용과 감시프로그램 운용에 대해 중요한 잣대를 제시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재천 조태성기자 patrick@
  • 농어촌 교단이 흔들린다

    “사표를 내고 다시 임용시험을 치렀다가 떨어지는 상황이 겁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하지만 현직에서도 임용시험을 볼 수 있다니 올해 서울에 도전해볼 생각이다.”(충남 C초등 서모교사) “사표를 내고 임용시험을 다시 보려는 교사는 그래도 양심적이다.요즘 서너명만 모이면 임용시험 준비 얘기를 나눈다.”(강원 J초등 김모교사).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이 오는 11월23일 실시할 초등교원 임용시험에서 현직 교사의 응시제한을 폐지할 방침인 가운데 농어촌 초등학교의 교사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읍·면·군 단위 뿐만 아니라 시 지역의 교사들도 마찬가지다.주로 교직 경력이 5년 미만인 20·30대의 젊은 교사들이 동요하고 있다.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40대의 교사들도 적지 않다. 이같은 현상은 교사들이 다른 시·도로 가기 위해 임용시험을 치르려면 사직한 뒤 2년이 지나야 응시할 수 있도록 한 시·도 교육청의 임용시험 공고에 대해 대법원이 부당하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결과이다. 아울러 교원의 지방직화에 대비,미리 재정형편이 좋은 서울·수도권·광역시 등 대도시로 근무지를 옮기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이에 따라 도서 및 산간 벽지가 많은 전남·전북·충남·경북·강원 등 시·도지역에서는 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젊은 교사들,전출희망 많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3월1일 기준으로 전국 16개 시·도 초등교원을 대상으로 다른 시·도의 전출희망을 조사한 결과,3858명으로 집계됐다.원하는 곳은 서울 927명,경기 658명,광주 502명,대전 321명,부산 112명 등 대도시가 전체의 91.4%를 차지했다. 특히 가족과 떨어져 있는 ‘별거 교원’ 1725명(전체의 40.8%) 가운데 5년 미만의 젊은 교원은 67.8%인 1170명이다.별거교원에게는 응시자격 제한 폐지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교육청별 전출희망 교원의 경우,78.8% 이상이 농어촌 학교인 전남이 80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광주 희망이 56.8%인 456명이다. 경북은 741명,충남은 399명,충북은 252명,강원은 174명이다.일선 교육청들은 “해마다 전출희망 교사 중 시·도간의 교류로 혜택을 받는 교사는 9∼10%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농어촌 교사들의 상당수는 잠재적으로 임용고시 응시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남교육청의 관계자는 “최근 사표를 낸 젊은 초등교사는 15명 정도”라면서 “이들보다 현직에 있으면서 시험을 준비하는 즉,마음이 떠난 교사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경북교육청측은 “떠나겠다는 교원을 말릴 수는 없다.대부분 20·30대의 젊은 교원들이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씁쓸해 했다. ●농어촌 지원자 적다 전국 시·도 교육청은 올해 초등교원 임용시험을 다음달 23일 공고한 뒤 11월23일 치를 계획이다.올해는 순수 증원될 초등교원 2240명,정년퇴직에 의한 자연감소 1450명,기간제교사를 대체할 정규교원 3881명 등 모두 8300여명을 충원해야 한다.예비교원 자원은 교대 졸업생 5800명,교대 특별편입생 2499명,복직 교사 1000여명으로 수치상으로는 오히려 충원 계획을 넘어선다.하지만 교대 졸업자들의 10∼20%만 농어촌 지역을 응시하는 현실이 문제이다.응시 나이를 40세 이상까지 높게 잡았어도 지난해 경기는 1715명·충남은 1289명,경남은 715명,전남은 275명을 뽑지 못했다. 경북 교육청측은 “대구교대의 졸업생 중에서 70%는 대구로,10%는 서울로,나머지 20%만 경북에 남는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7월25일 초등교원 임용시험의 응시자격 제한과 관련,“퇴직후 일정기간이 경과해야 한다는 지침은 법적 근거가 없어 법률로써만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게 한 헌법의 법률유보의 원칙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대한포럼] 개혁신당 맞습니까

    배반의 계절이라고 한다.때 아닌 계절타령은 통합신당의 출범으로 정국이 4당체제로 재편되면서 여당이었던 민주당 의원들의 잔류와 탈당을 겨냥한 말이다.어제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 당선에 온 정성을 쏟았던 사람이 오늘은 비판에 앞장서고 있는 여당의원들의 난마처럼 얽힌 복잡한 셈법이 배반으로 비치게 만드는 것이다. 배반의 지형은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섭섭함도 엉켜있어 복잡다기하다.노무현 후보 경선캠프 옛 동지들끼리 ‘개혁거부 세력의 얼굴마담’ 운운할 지경이니,갈수록 갈등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정치인은 변신에 능해야 한다고 하나,이쯤 되면 동지라는 말이 무색하다.헌정사상 초유의 여권 분열은 생각보다 훨씬 힘든 정치적 형극의 길일 것이다. 신당이 9개월 가까이 지나오면서 끊어질 듯 다시 이어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지적처럼 ‘형극의 길’을 자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김근태·정동영 의원 등 차기 지도자들의 정치비전이 다 달라 속내를 확인할 길은 없으나,외견상으론 실리보다 명분이다.압축하면 3김정치와 결별을 선언하는 출사표(出師表)인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작심이라도 한 듯 신당 지원발언에 나선 것도 명분에 힘을 보태기 위한 ‘창당과정’으로 읽혀진다.어제도 노 대통령은 ‘왜곡된 정치구조를 새로운 구조로 바꾸기 위해 일부 질서가 해체되고 있는 것’이라며 우호적인 생각을 거침없이 털어놓았다.정치적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원발언을 멈추지 않는 것을 보면 신당을 정치개혁의 승부처로 삼겠다는 간단치 않은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런다고 한국정치 30년 지배논리였던 3김정치를 극복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이제 겨우 승부를 걸었을 뿐이다.3김정치의 본질은 실리의 정치다.정치상황에 맞게 직선제와 같은 명분을 내걸었으나 바탕은 실리추구다.보스가 정치자금을 만들어 나눠줄 수 있었고,영수회담과 같은 정치적 담판을 통해 집권층의 법망으로부터 계보를 굳건히 지켜냈다.무엇보다 ‘말뚝만 꽂아도 당선이 보장되는’ 텃밭에 대한 확실한 공천권을 쥐고 있었다.이 3가지의 실리는 3김을 ‘창당(創黨) 제조기’로 부를 수 있게 만든 원천이자,자산이었던 것이다. 지난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이기택 대표가 이끌던 민주당을 탈당,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때의 일화다.김상현 의원은 도움을 요청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국민회의에 참여는 하겠으나,이제 대통령의 꿈은 접어야 한다.”며 울먹인 적이 있었다고 한다.그러나 ‘DJP 연합’이라는 3김정치의 위력은 대통령의 꿈을 실현시켰다.가공할 만한 정치적 파괴력이 아닐 수 없다. 신당은 바로 이러한 3김정치의 유산과 싸우겠다는 명분의 깃발을 높이 든 것이다.추석민심을 보면 현재로는 절반의 성공도 어렵다.현 여론조사 결과도 대부분 민주당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고,앞선다 하더라도 소수점 이하의 근소한 차이다.그렇다고 자금이 넉넉한 것도 아니고,참여정부와 코드가 맞다고 해서 법망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텃밭이 있어 여유로운 선거를 치를 형편도 못된다.지금대로 간다면 곳곳에서 ‘사상자’가 속출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차피 주사위는 던져졌다.아무 자산이 없는 신당은 보다 깨끗하고 개혁적인 바람으로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도대체 바람이 불지않은 이유는 뭘까.명분과 정체성이 아직 전파되지 못한 탓일까.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깃발과 달리 신당 속에 여전히 숨어있는 구태 탓이다.신당은 한다면서 당적은 아직도 민주당인 7명의 전국구의원들의 거취도 그 중 하나다.겉만 신당이고,구호만 정치개혁이지 국민에게 비치는 행동은 ‘감탄(甘呑)’에 지나지 않는다.낡은 이익을 버리지 않으면 신당은 희망의 정치가 될 수 없다. 양승현 논설위원 yangbak@
  • 국감초점 / 문광위

    국회 문광위의 국정홍보처 국감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국에 대한 국제언론인협회(IPI)의 ‘언론자유탄압 감시대상국’ 지정과 국정홍보처의 ‘인터넷 국정브리핑’ 운영 등을 집중 성토했다.민주당과 자민련도 여기에 합세,통합신당만이 이에 버겁게 맞섰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홍보처는 9월1일 인터넷 국정브리핑을 창간할 때 독자를 끌기 위해 2280만원을 들여 홈시어터,디지털카메라 등 경품 이벤트를 했다.”면서 “이는 그간 정부가 비판해온 ‘자전거 신문’,‘비데 일보’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따졌다.민주당 정범구 의원은 “언론이 심각한 오보를 만든다고 하는데,오보가 나오는 것은 정부에 대한 언론의 적대감 때문이 아니라,정부가 폐쇄적이고 비밀적이며 부정확한 정보를 흘린 탓”이라며 “가령 인터넷 국정브리핑 편집위원들은 자신들의 신상을 공개치 않고 뒤에 숨어 비겁하게 운영하는데,사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같은 당 이협 의원도 “새 정부는 온통 홍보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 것 같아 혼란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통합신당 의원들은 IPI 결의문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김성호 의원은“IPI는 유신정권 당시 우리 언론상황을 터무니없이 최상의 언론 자유국가로 분류했으며,군사정권 때는 ‘해직언론 300명이 부패했기 때문’이라는 군사정권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등 신뢰성이 떨어진다.”면서 IPI의 ‘전력’을 거론했다. 이지운기자 jj@
  • 어머니가 밝히는 안정환의 출생비밀/QUEEN 10월호

    종합여성지 Queen 10월호가 발행됐다. 한국화장품 칼리 리얼 립스틱을 전 독자 선물로,‘하루 한끼 배불리 먹고도 성공률 95.4%인 꿈의 다이어트’를 별책부록으로 내놓아 어느 달보다 푸짐한 선물과 함께 절찬리에 판매중이다. 베일에 싸였던 아들의 출생 비밀을 밝힌 축구스타 안정환 어머니 안금향 씨,이혼결심 굳힌 최진실 심경과 입장, 멕시코에서 자결한 농민운동가 이경해씨 맏딸의 통곡 인터뷰, 우울증 극복하고 3년 만에 강단에 선 마광수 교수 단독 인터뷰 등이 이 달의 주요 기사. 최원석 회장 전 부인 배인순씨의 가슴 아팠던 인생 역정 고백,해임결의 파동 후 사표 낸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부부 심경 인터뷰도 장안의 화제이다. 이밖에 아나운서 황현정씨와 ‘통일 아줌마’ 임수경씨의 만남,태풍 ‘매미’로 희생된 사람들과 남은 자들의 고통 이야기,퀸 기자들이 추천한 ‘정말 맛있는 맛집’,과학영재고 합격생들의 공부 노하우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읽을거리다.6800원.
  • [사설] 판사 꾸지람 들은 교장 선생님들

    교장 선생님들이 법정에서 판사에게 호된 꾸지람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근무 시간에 학교를 비우고 수뢰 혐의로 구속된 충남도 교육감의 재판에 ‘응원 방청’을 갔던 게 문제였다.공판을 심리하던 부장 판사가 방청석을 향해 “업무 시간인데도 많은 학교장들과 교육청 간부들이 이 자리에 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공교육이 이래서야 되겠느냐.”고 질타했다는 것이다.학교를 지켜야 할 교장 선생님들이 얼마나 법정으로 몰렸기에 재판장이 ‘스승’을 훈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말인가. 세상의 사표라는 교장 선생님들이 근무 시간에 교장실을 떠나 법정으로 향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진다.선생님으로서 양심은 고사하고 최소한 직업 윤리마저 내팽개쳤다는 비판에 무어라고 항변할 수 있단 말인가.문제의 재판은 보통 재판이 아니다.깨끗해야 할 교육 현장에서 뇌물이 오간 혐의를 심판하는 법정이다.교장 선생님들은 교육감 선거에서 인사권을 흥정한 각서 파문은 그렇다 치더라도 문제가 된 비리 정도는 개의치 않을 만큼 의식적 공범이 되었단 말인가. 공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일반 사회는 물론 학생도 학교를 믿으려 들지 않는다.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 현장에서 반교육적 행태들이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교육부는 즉각 이번 응원 방청의 진상을 조사해 자초지종을 밝혀야 한다.교사적 양심을 추스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행여 교육의 이름 아래 개인의 입신을 도모하는 ‘정치 교장’이 있다면 교단에서 추방해야 한다.혼탁한 윗물을 놔두고 교육 현장을 맑게 할 수는 없다.교육계 일부의 도덕 상실은 서둘러 치유되어야 한다.
  • [사설] 3일도 못 넘긴 ‘동거 장관’ 실험

    물러날 장관과 새로 집무하게 될 장관이 같은 국무위원으로 나란히 국정에 참여하고,같은 부의 장·차관으로 함께 집무하는 ‘희한한 동거’가 사흘만에 끝날 모양이다.동거는 노무현 대통령이 태풍 피해복구를 이유로 새 장관을 내정하면서 전임 장관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지 않은 탓이다. 당일 오후 퇴임식을 갖고 그 다음날 오전 취임식을 갖던 역대 정권의 장관임명 관행에 비춰볼 때 새 실험임에 틀림없다.여러모로 생소해 공직사회의 불편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청와대 인사보좌관이 “향후 조각 수준의 개각을 할 때는 한달 전에 내정자를 미리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번 시도가 일과성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읽혀진다.제도화의 첫 시도라는 취지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에는 먼저 고려해야 할 우선순위가 있게 마련이다.피해 복구작업만 해도 그러하다.업무의 연속성보다 행정 지휘체계를 정비해 피해액 산정 및 지원에 대한 지방자치단체간 이해관계를 효율적으로 조정·분배하는 일이 급했다.그러려면 영이 서고,기강이 유지되어야 하는데,그걸 감안했는지 의문이다.또 야당의 해임안 강행처리 이후 노 대통령이 ‘국정감사 이후 교체 검토’라고 언급해 한달이상 현 동거체재가 지속될 것으로 내비쳤으나 3일도 못넘기고 교체해 혼란스러웠던 측면도 없지 않았다.더구나 행자부장관 인수인계로 해양부가 후유증에 시달렸으니,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 아니고 무엇인가. 물론 신임과 전임장관이 겨우 점심이나 한번 하는 식의 인수인계는 안 된다.외국의 경우처럼 직원들의 신상을 깨알처럼 적은 기록장까지 인수인계한다는 것은 당장 기대하긴 어렵겠으나,내규나 규정에 따른 제도화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정부 개혁 차원에서 추진되었으면 한다.그런 점에서 행자부장관 동거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본다.다만 평상시에 차분히 이뤄졌으면 좋았을 성싶다.즉흥적이고,단선적인 시도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 행자부 “두장관 모시기 바쁘다 바빠”

    행정자치부에는 장관이 둘? 행자부가 두 명의 장관을 ‘모시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물론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은 사흘 동안이다.김두관 장관이 지난 17일 사표를 제출했지만 수리가 되지 않아 허성관 장관 내정자와 함께 이·취임식을 갖는 19일 오후까지 사실상 장관이 둘이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18일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 8시30분에 출근했다.간부회의를 주재한 것은 물론 오전에 열렸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과 소방안전봉사상 시상식에 참석했다.오후에는 대구로 내려가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은 달성공단과 침수현장을 방문했다.김 장관은 이날 밤 대구에서 보낸 뒤 19일 경북 영천으로 이동해 저수지 붕괴와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고 오후에 상경할 예정이다. 행자부 직원들은 김 장관은 물론 허 내정자에게도 부처 현안에 대한 보고를 하느라 허둥댔다.내정자가 발표된 17일 최양식 기획관리실장과 김병길 총무과장이 해양수산부 장관실을 찾아가 부처 현안을 보고했다.18일에도 행자부의 국정감사 대책과 태풍 ‘매미’ 피해 복구상황을 보고받은 데 이어 최기문 경찰청장 등 산하 기관장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두 장관의 ‘어정쩡한 동거’에 대해 행자부 직원들은 혼란스러워하는 눈치다.특히 국장급 이상 간부들은 “허 내정자가 취임하자마자 인사를 단행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인사태풍까지 걱정하는 모습이다.그러나 18일 오후들어 “장관에 취임한 뒤에도 연말까지는 현재의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허 내정자의 뜻이 알려지면서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오는 22일의 행자부 국정감사를 허 내정자에 대한 사실상의 ‘인사청문회’로 삼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허 내정자의 개인 신상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돼 예상 답변서조차 만들 수 없는 탓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태풍 ‘매미’와 국정감사로 며칠째 야근을 하고 있는데 두 장관의 동거까지 겹쳐 그야말로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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