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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형제 첫 그린재킷 주인공?

    4월 첫째 주. 올해도 어김없이 ‘마스터스의 주말’이 시작된다. 미국 조지아주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7435야드)은 해가 바뀔 때부터 이미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명인’ 96명의 열전, 골퍼라면 누구나 갈망하는 ‘꿈의 무대’. “출전 그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말은 특정 선수의 말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73번째 대회는 9일 밤(한국시간) 개막된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태극형제’들의 출사표도 어느 때보다 각별하다. ●우즈, “네 번째를 노린다.” 지난해 6월 US오픈이 끝난 뒤 무릎 수술을 받은 우즈는 지난달 30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 내며 실전 감각을 완전히 회복했다. 우즈는 세 차례나 그린재킷을 입었지만 마지막은 2005년이었다. 마스터스에선 이미 가장 오랫동안 정상에서 멀어져 있었던 셈. 더욱이 자신의 경력 가운데 유일하게 이룩하지 못한 ‘그랜드슬램’을 위한 첫 관문인 만큼 부담도 크다. 우즈는 2000년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을 차례로 제패한 뒤 이듬해에야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걸치며 ‘그랜드슬램’ 대신 ‘타이거 슬램’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다 ●앤서니 김, “우승하러 왔다.” ‘호랑이 잡는 사자’를 자처하는 앤서니 김(24)에게 이번 대회는 특별하다. 이번이 첫 출전인 그는 7일 “우승을 생각하며 여기에 왔다.“고 일성을 터뜨렸다. 마스터스를 위해 한 달 전 오거스타로 연습경기를 하러 왔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그냥 돌아갔던 일화까지 밝힌 그는 “오늘 부모님과 함께 클럽 문을 들어설 때 내게는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다.”며 첫 대회 출전에 대한 소감을 털어 놨다. 앤서니와 동행한 아버지 성중씨는 “앤서니가 그동안 부상 후유증으로 고생을 했지만 대신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했다.”면서 “특히 동양 얼굴을 가진 미국인으로 살면서 그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며 그의 각오를 전했다. ●‘탱크의 7번째 도전은?’ 최경주(39·나이키골프)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섯 차례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2004년 단독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 하지만 그 외에는 ‘톱10’ 안에 든 적이 없다. 하지만 늘 “메이저대회가 내 꿈이고 마스터스는 그 첫 번째가 될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그러나 사실 최경주는 올 시즌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8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은 딱 한 차례. 컷오프도 두 차례나 당했다. 2년 만에 오거스타골프장을 밟은 양용은(37)도 깜짝 성적을 다짐하고 있다. ●‘대니 리, 10대의 힘’ 이번 대회 출전 선수 가운데 10대는 모두 3명이다. 로리 매킬로이(19·북아일랜드)와 이시카와 료(18·일본),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이진명) 가 그들. 그러나 역시 초점은 유일한 아마추어인 대니 리에 맞춰져 있다. 대니 리는 올시즌 조니워커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10대 열풍을 주도했다. 지난해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 공동 20위, 뉴질랜드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7위에 오르며 프로 무대를 준비해 온 그는 이번 마스터스를 마치는 대로 프로 전향을 선언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6시 내고향(KBS1 오후 6시) 한국 야구의 역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김봉연 선수.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 핸드볼, 축구, 육상, 야구 등 온갖 운동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김 선수가 본격적으로 야구에 인생을 걸기로 다짐을 한 시점은 군산상고 시절이다. 오늘의 김봉연 선수를 있게 해준 그의 고향 군산으로 떠나 본다. ●1 대 100(KBS2 오후 8시55분) 비호감 연예인에서 잘나가는 영어강사로, 또 영어학습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종횡무진 활약 중인 개그맨 김영철이 ‘1 대 100’에 1인으로 나섰다. 열정과 노력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개그맨 김영철, 그의 퀴즈 실력은? 또다른 1인으로는 ‘슈퍼주니어 강인의 소개팅녀’로 유명한 엄친딸 서울대생 이시원씨가 도전한다. ●사랑해, 울지마(MBC 오후 8시15분) 현우는 미수가 전화를 주겠다고만 하고, 정작 연락하지 않자 자신을 피하는 건 아닌지 묻는다. 현우는 약속이 있으니 내일 연락 주겠다고 하는 미수의 말에 마음이 놓인다. 한편 파블로는 소개팅을 주선해 주겠다는 조리장에게 여자친구가 있다고 당당하게 밝히고, 조리장은 미선에게 사실이냐고 묻는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25분) 모든 의사표현을 욕과 폭력으로 대신하는 36개월 민재원. 밥 먹을 때도, 씻을 때도, 심지어 잘놀 때도 24시간 욕을 달고 사는 꼬마 욕쟁이. 상황 따라 기분 따라 사용하는 욕은 시작에 불과하다. 집안을 평정한 4살짜리 막장 행동에 부모는 속수무책이다. 품행제로 재원이에게도 변화가 올까? ●공부의 달인(EBS 오후 10시40분) 중학교 최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던 경빈양. 중학교 3학년 시절 사춘기가 찾아온다. 공부가 갑갑하게만 느껴졌던 경빈양은 시험공부도 하지 않고 기말고사를 치른다. 하지만 고교에 진학한 경빈양은 공부를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아내 슬럼프를 이겨낸 덕문여고 이경빈양을 만나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아르헨티나의 아름다운 안데스 산맥에 새로 지어진 건물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와인창고, 또는 와이너리의 의미를 갖고 있는 ‘보데가’이다. 몇몇 와인 양조업자들이 와인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냈고, 정교하고 멋진 보데가를 지어 자신들의 와인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 임원·실장 등 간부 23명 사표

    강원랜드는 전무이사, 6개 본부장, 최고재무책임자(CFO), 스포츠단장, 도박중독예방센터장 등 임원은 물론 13개 실장급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사표를 제출한 임원과 실장 등 간부는 모두 23명이며 이들 가운데 6명은 지난해 11월 새로 선임된 임원이다. 1998년 설립된 강원랜드는 그동안 간부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한 것은 제2대 사장 취임 직후인 1999년 8월 부장급과 지난해 9월 임원 9명 등 모두 2차례였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번 일괄사표는 회사 분위기를 새롭게 정립하는 데 힘을 주자는 전무이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일괄사표를 회사 설립 이후 사실상 처음 정권이 바뀐 상황에서 그동안 곪았던 내부 문제를 수술하기 위한 대폭 물갈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LG전자, 소기업용 네트워크 저장장치 시장 출사표

    LG전자, 소기업용 네트워크 저장장치 시장 출사표

    LG전자가 건축, 법률, 교육, 의료회사 등 소규모 기업을 겨냥한 네트워크 저장장치(NAS·Network Attached Storage) 시장에 진출한다.  LG전자는 1일 고가의 서버나 시스템 관리자 없이도 다수의 사용자가 인터넷으로 데이터 저장, 공유,수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저장장치 제품(모델명 NS1)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진료기록, 소송자료, 도면 등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예산과 인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많아 100만원대의 비용으로도 전문적인 데이터 관리와 손실, 외부유출 방지가 가능한 네트워크 저장장치 시장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늘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  LG전자는 외산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네트워크 저장장치 시장에서 올해 30% 점유율을 올려 선두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가 이날 선보인 신제품은 1 ~ 4테라바이트(TB)의 대규모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  1테라바이트는 1기가바이트(GB)의 약 1000배 용량으로, MP3 음악 파일 25만개, HD급 고화질 영화 125편을 저장할 수 있다.제품에 내장된 4개의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분산 기록해 하드디스크의 물리적 손상으로부터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세계 최초로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버를 장착해 데이터를 디스크 안에 원스톱으로 백업할 수 있다.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제품 특징을 고려해 저전력(44W/월 이하), 저소음(30dB 이하) 기술도 적용했다.PC 소비전력(120W/월)의 3 분의 1, 조용한 방의 소음(30dB) 수준이다.  맥(Mac), 윈도, 리눅스 등 운영체제 종류에 관계 없이 데이터를 공유, 관리할 수 있는 폭넓은 호환성도 눈에 띈다. LG전자 DS사업부장 이동근 상무는 “세계 1위인 광디스크 드라이브(ODD) 기술을 바탕으로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네트워크 저장장치 분야를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인스탯에 따르면 세계 네트워크 저장장치 시장 규모는 올해 220만대에서 2011년 470만대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한광옥 ‘경선 복병’

    4·29 전주 완산갑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당내 경선’이라는 변수에 맞닥뜨렸다.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29일 한 전 대표를 포함해 전주 완산갑 출마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하고 최종 후보 확정을 위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30일 현재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한 전 대표가 이광철 전 의원과 소수점 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혼합한 경선 방법이 막바지 관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선거인단에 당원 10%를 포함시키도록 한 경선 규정이 상대적으로 정치 일선에서 오래 물러나 있던 한 전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가 시작된 뒤에는 이른바 ‘이인제법’에 따라 민주당 공천을 포기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된다는 점도 한 전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프로야구] ‘3강5중’ 올 시즌 춘추전국 시대?

    “SK, 롯데, 두산 정도만 확실하다. 나머지 팀들은 4강에 오를 수도, 꼴찌가 될 수도 있는 재미있는 시즌이다.”(박노준 SBS 해설위원) ,“8개팀 모두 전력이 고루 보강됐다. SK 롯데 두산의 전력이 좀 낫고 나머지 팀은 대혼전을 펼칠 것이다.”(이용철 KBS 해설위원) 출범 28년째를 맞은 프로야구가 역대 최다인 550만 관중 돌파를 노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이란 질 좋은 불쏘시개가 이른 봄부터 팬들의 가슴에 불을 후끈 지폈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4일)을 닷새 남긴 30일 8개 구단 감독들은 ‘미디어데이’가 열린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 모였다. 김성근 SK 감독은 “역시 목표는 우승이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1승, 1승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하위팀인 조범현(KIA), 김시진(히어로즈), 김재박(LG) 감독은 4강을 마지노선으로 잡았다. 판세에 대해 김재박 감독과 김인식 감독이 “SK, 두산, 롯데, 삼성이 강하고 KIA, LG, 히어로즈가 추격하는 양상”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과 김경문 감독, 선동열 감독은 “다 1위를 할 수도, 8위를 할 수도 있다. SK 독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범현 감독은 “SK만 빼놓고 다 해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3강’ SK 롯데 두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3연패에 도전하는 SK.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의 토털베이스볼은 ‘집권’ 3년차를 맞아 원숙기에 이르렀다. 주전들이 대거 WBC 대표팀에 차출된 가운데 연습경기에서 일본 프로팀에도 밀리지 않았다. 그만큼 주전과 후보의 실력차가 없다. 혹독하기로 소문난 김 감독의 훈련에 억지로 따르는 게 아니라 선수들의 몸에 밴 단계가 됐다. 이진영의 공백이 아쉽지만 ‘돌아온 4번타자’ 이호준이 든든하다. 박노준, 이용철 위원은 “딱히 약점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SK의 대항마는 롯데. 두 시즌째를 맞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시행착오가 눈에 띄게 줄 전망. 클러치 본능이 꿈틀대는 홍성흔의 가세로 득점력이 좋아졌다. 이대호-가르시아-홍성흔이 버틴 클린업트리오는 8개 구단 최강. 손민한과 이대호, 강민호, 박기혁이 빠진 시범경기에서 11승1패를 거뒀다. 새 마무리투수 애킨스가 변수다. 박노준 위원은 “한국시리즈까지 노릴 만한 전력”이라고 평가했다. 두산은 이혜천(야쿠르트)과 홍성흔이 떠나 전력누수가 심하다. 맷 랜들도 허리부상으로 퇴출됐다. 하지만 여전히 ‘3강’으로 꼽힌다. 김경문 감독 취임 이후 딱히 전력보강이 없었지만 끊임없이 무명선수들을 발굴해 상위권을 유지한 전력이 있기 때문. 또 지난해 세계청소년선수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신인투수 성영훈 등 젊은 피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이 위원은 “항상 어려운 가운데 무에서 유를 창조해 온 팀, 전력누수가 생기면 누군가 나타나는 팀”이라고 설명했다. ●‘5중’ LG KIA 히어로즈 삼성 한화 LG는 전력을 크게 보강했다. 자유계약선수(FA) 정성훈, 이진영의 영입으로 물 타선에 무게가 실렸다. 봉중근과 옥스프링이 버틴 선발진에 5월 초 에이스 박명환이 복귀한다. 문제는 마무리. 우규민과 이동현의 ‘더블스토퍼’가 얼마나 뒷문을 틀어 막느냐에 따라 성적표가 달라질 전망이다. KIA의 운명은 빅리그를 경험한 서재응과 최희섭이 투타에서 중심 역할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물론 시행착오를 겪었던 조범현 감독이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달라질 것을 전제로 한 얘기다. 두 조건만 맞아떨어진다면 4강도 노릴 전력이다. 히어로즈는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다. 마운드의 안정감은 어느 팀에 뒤지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 둘 모두 타자로 뽑은 데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 다만 마무리 황두성의 기복이 불안요인이다. 세대교체가 진행형인 삼성은 걱정이 많다. 외국인 선수를 모두 투수로 뽑았다. 하지만 에르난데스와 크루세타 모두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물론 지난 시즌에 보았듯이 쉽게 무너질 팀은 아니다. WBC에서 성가를 끌어 올린 한화도 고민이 많다. 더딘 세대교체 탓에 확실한 선발은 류현진뿐. 송진우와 구대성, 문동환 등 ‘고령자’들이 넘쳐난다. 김 감독의 용병술과 다이너마이트 타선에 기댈 도리밖에 없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화폭 가득 에너지가 넘친다

    화폭 가득 에너지가 넘친다

    서양화가 한오(52)가 1993년 이후 16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당시 개인전이 처음이었던 만큼 이번 서울 청담동 박영덕 화랑에서 여는 개인전은 두번째가 되겠다. 이처럼 이력으로만 보면 늦깎이라고 해도 좋을 그이지만 ‘1995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선거에 나와서 ‘30대 기수론’을 주장했던 그 작가’라고 한다면 미술계 안팎에서는 더듬더듬 기억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서열이 뚜렷한 홍익대 서양화과 출신인 한오는 당시 이사장에 입후보한 대선배 이두식 홍익대 교수에게 출사표를 던져 화제가 됐다. 한오는 “당시 나에게는 젊은 화가·평론가를 중심으로 출마를 부추긴 약 300표가 있었지만 선거날에 대부분 사라졌던 아픈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개인전 도록에서 ‘젊은 날, 나는 결코 장인이 되지 않을 것이고, 유명한 인간문화재도 되지 않고, 실력을 갖추되 권력은 탐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중략) 남의 부탁이나 받고 아첨하기 위해 재주를 팔지는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술회했는데 16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충분해 보인다. 젊은 화가의 결기와 기개를 펴기에는 1990년대 미술계가 너무 좁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미술계를 떠났지만 화가의 꿈마저 지운 것은 아니었다. 궁핍한 생활을 타개하기 위해 건설시행, 인테리어, 인터넷 상거래에서 후결제 시스템 공급 등 사업가로 나서서 일했다. 현재도 그는 사업가이자 미술가다. 그림을 대하는 그의 자세는 경건한데, 문인화를 그리던 선비의 자세로 임하고자 했다. 가난했던 초등학교 시절 밍크코트를 입은 짝꿍 덕분에 느낀 열패감을 그림을 그리면서 치유해 왔듯이 관객들도 자신의 그림을 보면서 육신과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길 바란다고 했다. 자신의 에너지가 쏟아져 화폭으로 들어간 만큼 그 화폭을 통해 다시 에너지가 발산되길 기대한다고. 삶과 그림에 대한 열정이 캔버스에 녹아 있는데 붓질로 감당하기에는 에너지가 쏟아지는 속도가 너무 빠른 탓인지 나이프로 칠하고 긁어내고 했다. 4월4일까지. (02)544-8481.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광재 구속·박진 소환 통보

    이광재 구속·박진 소환 통보

    민주당 이광재(44·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의원이 박연차(64·구속)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과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6일 밤 전격 구속됐다. 이 사건으로 현역 의원이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김도형 영장전담 판사는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 의원에 대한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 의원은 2006월 8월 베트남 태광비나에 있는 박 회장의 사무실에서 5만 달러를, 2004년 5월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음식점에서 주인 곽모(60) 사장으로부터 2만달러를 받는 등 지금까지 네차례에 걸쳐 박 회장에게서 불법정치자금 12만달러(약 1억 6000만원)와 현금 2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대근(65·구속) 전 농협중앙회장에게서 2004년부터 2년간 3차례에 걸쳐 3만달러(약 4000만원)를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밤 서울구치소로 이송되면서 “긴 터널 속으로 들어가는데 재판 과정에서 밝혀질 것으로 알고 있다. 제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고 터널의 끝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의원직 사퇴 및 정계 은퇴에 대해서는 “청와대를 그만둘 때 사표 수리가 안 됐지만 돌아가지 않아 결국 사표가 수리됐다.”면서 “10월 보궐선거가 가능하도록 늦지 않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의원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이른 시일 안에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불구속 수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 검사장)는 박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중진인 박진(53·서울 종로) 의원에 대해 소환을 통보하고, 소환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이 의원과 마찬가지로 곽 사장에게서 박 회장이 전해준 수만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3선의 박 의원은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을 맡으면서 홍콩과 베트남 등 해외에 현지법인을 갖고 있는 박 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전혀 근거가 없는 오보이며 터무니 없는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 의원 등과 같은 혐의로 이날 검찰에 출두하기로 했던 민주당 서갑원(47·전남 순천) 의원이 소환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당초 이날 오후 1시쯤 출석하겠다고 검찰에 연락했다가 갑자기 연기 사유서를 제출했다. 오이석 장형우기자 hot@seoul.co.kr
  • [박연차회장 로비리스트 수사] 종착지는 봉하마을?

    “수사가 어디로, 어떻게 갈지 모른다. 섣불리 예단하지 말아 달라.” 정치권에 태풍을 몰고 온 박연차(64·구속) 태광실업 회장 로비 수사 제 1라운드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최근 한 말이다. 그는 또 26일 “지금까지 검찰 수사를 봐서 알겠지만 우리는 리스트와 상관 없이 박 회장의 진술과 각종 물증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간다.”고 밝혔다. 검찰의 칼날이 전 정권과 현 정권, 여와 야를 구분하지 않고 있음을 강조한 말이다. 검찰이 이날 한나라당 3선 중진인 박진(53·서울 종로) 의원에 출석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의 이 같은 의지는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전·현정권 모두 수사의지 검찰은 2004년 6월 지방자치단체 보궐선거와 2005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던 정치인들을 차례차례 구속했다. 검찰이 5년 전의 선거를 둘러싼 의혹을 먼저 수사하는 것은 공소시효가 5년인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율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대선자금 수사 가능성 일단 급한 불을 끈 검찰의 수사는 2006년 지자체 선거, 2007년 대통령 선거, 2008년 총선 쪽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그래서 검찰과 정치권 주변에서 이번 수사가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04년과 2005년 선거는 재·보선이었기 때문에 연루된 인사들이 많지 않고, 그나마 경남지역에 한정됐다. 하지만 2006년 지방선거는 전국적으로 치러졌고, 이미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 회장이 당시 여권에 불법 정치자금을 뿌렸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보험의식’이 투철한 박 회장이 당시 여권 인사들에게만 정치자금을 줬을리 만무하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현재의 여권 인사들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이번 수사의 절정은 2007년 대선. 치열한 각축장에서 거물급 정치인들 가운데 박 회장의 돈을 직·간접적으로 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 박 회장이 추부길(구속)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에게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할 때 현정권의 막후 실력자 C씨를 통한 것으로 드러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박 회장이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당내경선 과정에서부터 각 후보자의 캠프에 불법정치자금을 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단서이기 때문이다. ●2라운드 거물급 수사 예고 홍 기획관은 “다음 주 초에는 공식적인 브리핑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 구속된 인사들에 대한 기소를 준비하는 한편, 박 회장 로비 수사 2라운드를 앞두고 수사의 계획과 의지를 가다듬고, 수사 전략의 칼날을 벼리겠다는 것이다. 4월 검찰의 행보가 관심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애견계의 피카소?”…그림 그리는 개 화제

    하얀 캔버스 위에 추상화를 그리는 ‘화가 개’가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영국 대중지 텔레그래프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애견 지기(3)가 남다른 예술적 감각(?)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바이올리니스트인 엘리자베스 모나셀리가 키우고 있는 페키니즈 가 처음 예술(?)에 소질을 보인 것은 생후 1살 때부터였다. 지기는 3년 전부터 주인의 붓에 유난히 애착을 쏟으며 물고 다녔다. 이 모습을 본 모나셀리가 장난삼아 붓에 물감을 묻혀 그림을 그려보게 했고 지기는 기다렸다는 듯 놀라운 재능을 선보였다. 모나셀리는 “지기는 3년 동안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 재밌는 놀이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 붓을 물고와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사표현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완성된 추상화만 수십점. 한 작품 당 많게는 30만원에 팔릴 정도로 지기는 아마추어 ‘동물 화가’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인은 개가 편안하게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얇은 붓에 두꺼운 도화지 원통을 덧대줬다. 지기가 한 작품을 완성시키는데는 적어도 1주일이 걸린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하루 2분을 넘지 않기 때문. 주인은 “지기는 변덕이 심하기 때문에 하루 2분 넘게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면서 “무리 하지 않기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전혀 없다.”며 동물 학대가 아니냐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드래곤, 日 윈즈 앨범작업 참여

    지드래곤, 日 윈즈 앨범작업 참여

    빅뱅 멤버 지드래곤(G-dragon)이 일본그룹 윈즈(w-inds.) 새 싱글앨범 ‘Rain Is Fallin’의 작업에 참여한다. 지드래곤과 일본그룹 윈즈와 콜라보레이션으로 화제가 될 윈즈의 새 싱글은 오는 5월 13일 발매된다. 지드래곤은 윈즈의 곡 ‘Rain Is Fallin’에 랩 피처링을 맡았으며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에서 진행된 뮤직비디오 촬영에도 카메오로 출연한다. 지드래곤과 윈즈의 이번 만남은 평소 빅뱅에 관심을 보여왔던 윈즈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윈즈의 보컬 케이타는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빅뱅을 소개하고 지난해 열린 빅뱅의 첫 일본 투어 ‘2008 Stand Up’를 관람해 화제가 됐었다. 윈즈의 새 싱글 ‘Rain Is Faliin’은 NTV ‘에가와×호리오의 SUPER 우루구스’ 테마송으로 사용될 예정으로, 일본 메이저 음악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빅뱅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드래곤은 “실력과 인기를 인정받은 윈즈로부터 피처링 요청을 받아 기뻤다.”며 “지난번 다이시 댄스와 작업만큼 이번 작업도 국경을 넘어선 즐겁고 의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윈즈는 치바료헤이 타치바나케이타 오가타류이치로 이뤄진 3인조 댄스그룹으로 지난해에 열린 제5회 아시아송페스티벌에서 아시아 최고가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사진제공 = YG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광우병 보도’ PD수첩 제작진 1명 전격 체포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전현준)는 25일 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의 이춘근 PD를 체포했다. 나머지 제작진에 대해서도 체포 등 강제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PD수첩 제작진은 이미 지난해 세 차례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으며 직접 조사의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말했다.검찰은 이날 출석을 통보했지만 나오지 않은 조능희 전 PD수첩 CP(책임PD)와 김보슬 PD 등 PD 3명과 지난 24일 소환에 불응한 작가 2명에 대해서도 조만간 신병 확보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농림수산식품부의 수사 의뢰로 시작된 PD수첩 수사는 사건을 맡았던 형사2부의 부장검사가 검찰 수뇌부와의 이견 끝에 사표를 제출해 중단됐다가 지난달에 형사6부로 재배당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한편 지난 3일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은 PD수첩 제작진 6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이다. 정 전 장관과 민 전 정책관은 지난해 6월 “PD수첩 제작진이 영어 원문을 의도적으로 오역해 국가혼란을 가져왔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박연차회장 로비 스캔들] “불똥 어디로”… 여의도 초긴장

    ‘박연차 리스트’가 현실화하면서 여의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체포되고,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흉흉한 괴담이 퍼지고 있다. “부산에 (검찰의) 계좌추적팀이 16명 내려가 있다.”는 소식과 함께 여야를 통틀어 현역 의원 70명이 연루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여야 모두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면서도 불똥이 어디로 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안경률 사무총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여든 야든 잘못한 대로 조사받아야 한다.”면서도 “(리스트에 한나라당 의원이 있다는) 그런 얘기가 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신경이 더 곤두서 있다. 옛 여권인 ‘친 노무현 진영’을 표적으로 한 수사라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부산·경남 스캔들’로 비화할지도 우려하고 있다. 한 친노(親) 인사는 이날 “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먼지떨이식 수사”라면서 “4·29 재·보선을 겨냥한 국면전환용 표적수사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인사는 “검찰이 구 여권 인사들을 샅샅이 뒤지면서 ‘다음은 누구 누구 차례’라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고 전했다. “작심하고 뒤지는 데 힘없는 야당이 당해낼 재간이 있느냐.”는 탄식도 나온다. 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박 회장이 영남을 활동 근거지로 했고, 옛 신한국당에서 활동했던 점 등에 미뤄 현 여권 인사들에게 자금이 더 많이 제공됐을 것”이라면서 “검찰은 야당에 대한 탄압 수사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야당은 추 전 비서관이 1차 사법처리 대상이 된 점도 불길하게 여기고 있다. 여당 인사는 형식적으로 끼워넣고 본격적으로 야당을 두드리려는 것 아니냐는 예상에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여권 일부를 쳐낸 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칼 끝을 겨누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추 전 비서관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대운하추진본부 부본부장을 지냈다. 대통령직 인수위 정책기획팀장을 거쳐 청와대 초대 홍보기획비서관에 임명됐다. 대선 시절부터 이 대통령의 핵심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의 정책홍보를 주도하면서 ‘대운하 전도사’로 불렸다. 지난해 6월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 촛불집회 일부 참가자를 겨냥해 ‘사탄의 무리’라고 비난하는 등 배후세력설을 주장, 파문이 일자 사표를 냈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열린세상] 종교계 큰어른들의 청빈/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종교계 큰어른들의 청빈/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김수환 추기경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명동 한복판에 운집한 수십만명의 추모 행렬이, 일생을 참된 목자로 산 그의 선종을 애도하던 광경이 우리 기억에 생생하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격동의 한국 현대사에서 그가 가르치고 실천한 사랑과 나눔의 큰 뜻은 종교와 이념을 불문하고 모든 이에게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성직자 김수환의 진면목은 청빈한 삶에서 두드러진다. 얼마 되지 않는 사재를 털어 줄곧 불우계층을 도왔던 그는 정작 식구들에게는 물질적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해했다고 한다. 대주교이자 추기경의 반열에 오른 그가 남기고 간 것은 낡은 의복과 안경 그리고 푼돈이 들어 있는 통장이 전부였다. 그는 권력에서도 청빈했다. 엄격한 위계가 규범화한 사제 조직의 수장이자 수백만 가톨릭 신자의 영적 지도자이지만 그는 권위를 내세우며 민중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을 ‘바보’로 지칭하고 모든 것을 ‘내 탓이오(Mea Culpa).’라고 고백하면서 소외되고 버림받은 자들에게 다가간 소탈한 이웃집 할아버지였다. 노사연의 ‘만남’을 즐겨 부르곤 했고, 몸소 철거민의 발을 씻어 주었으며, 명절 때는 성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를 위해 혼자 나가 식사를 했다고 한다. 이처럼 권위주의에 대해 자성의 칼날을 세웠기에 서슬 퍼런 군부독재의 그릇된 권력을 그는 주저 없이 질타할 수 있었다. 청빈이 도리어 베푸는 삶으로 승화할 수 있고 권위에 대한 초연함이 진정한 권위로 귀결된다는 메시지를 남긴 셈이다. ‘가야산 호랑이’ 성철 큰스님도 청빈의 전범이었다. 조계종 종정인 그는 누더기가 될 때까지 승복을 손수 기워 입었고, 이쑤시개를 한 번 쓰고 버리지 않았으며, 화장지도 몇 조각으로 나누어 사용하곤 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자 박정희 대통령이 해인사를 찾았을 때 그는 백련암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5공화국 시절에도 종교인과 정치인은 가는 길이 다르다며 청와대 방문 요청을 번번이 거절했다. 물질과 권력을 초개와 같이 여기며 구도자로서 외길을 걸은 그는 정녕 성직자의 사표였다. 개신교에는 한경직 목사가 있다. 한평생 봉사와 헌신에 매진한 그는 이산의 고통과 가난에 시달리는 월남민의 친구였고 고아와 병자와 장애인들의 아버지였다. 별다른 재산이 없었던 그는 1992년에 받은 템플턴상의 상금 100만달러를 북한 선교에 쾌척했다. 한국 개신교의 상징인 영락교회를 이끈 기라성 같은 목사였건만 그는 은퇴 후 남한산성에 마련된 조그만 외딴집에서 기거하다 여생을 마쳤다. 많은 것을 주고 갔다. 불교와 기독교는 모두 청빈을 본연의 정신으로 삼는다. 한낱 찰나에 불과한 이승의 부질없는 욕심을 버리라는 것이 부처의 가르침이다. 현세의 부귀영달은 그저 덧없다는 것이 기독교 신학의 요체다. 요컨대 극락정토와 천상낙원은 철저한 자기부정과 무소유를 통해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땅의 종교계는 과연 청빈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가. 웅장한 사찰과 화려한 교회를 무조건 탓할 수만은 없지만, 빈곤에 허덕이는 중생과 피조물들을 보면 왠지 심사가 뒤틀린다. 사판승 요직을 둘러싼 스님들의 난투극에 당황했던 우리는 최근 한 개신교 교단에서 감독회장 직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공방에 또다시 좌절한다. 사찰을 개인의 생활방편으로 악용하는 승려와 교회의 공금을 횡령하고서도 한없이 당당한 목사 앞에서 무소유의 정신을 본받기가 만만치 않다. 성직자와 종교단체가 권력과 물질에 미련을 두는 것은 명백한 자기모순이다. 또 거듭되는 자기모순은 준엄한 응징을 초래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청빈을 온몸으로 실천한 종교계 큰어른들이 새삼 그립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美진출 다니엘 헤니, 박준형 ‘드래곤볼’ 관람

    美진출 다니엘 헤니, 박준형 ‘드래곤볼’ 관람

    영화 ‘엑스맨 탄생: 울버린’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다니엘 헤니(사진 왼쪽)가 할리우드에 안착한 박준형을 응원하기 위해 ‘드래곤볼 에볼루션’을 관람했다. 다니엘 헤니는 20일 오후 5시 ‘드래곤볼 에볼루션’이 상영되고 있는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를 찾아 관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다니엘 헤니는 다음달 29일 개봉하는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서 울버린과 대적하는 세력의 일원인 ‘에이전트 제로’ 역을 맡아 할리우드에 출사표를 던졌다. 다니엘 헤니에 앞서 박준형은 전지현, 이병헌, 장동건 등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여러 한국배우들 가운데 ‘드래곤볼 에볼루션’으로 가장 먼저 첫 테이프를 끊었다. 다니엘 헤니는 85분의 러닝타임이 끝난 뒤 “역시 기대했던 만큼 재미있었다. 액션 굿! 스토리 굿!”이라며 감상평을 전했다.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친박 정수성 사무소 개소… 박근혜 불참

    친박 정수성 사무소 개소… 박근혜 불참

    4·29 경주 재선거의 막이 올랐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박 정수성 예비후보가 20일 현지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출사표를 던졌다. 관심을 모았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개소식에 불참했다. 이날 박씨 문중의 최대 행사인 ‘신라시조대왕 춘분대제’도 예정돼 있어 경주 방문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박 전 대표는 경주에 가지 않았다. 경주행 자체가 무소속 정 후보에 대한 지원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의 개소식에는 한나라당 소속 친박 의원들도 일절 참석하지 않았다. 자칫 해당행위로 비춰질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겠다는 뜻이다. 친박 쪽의 한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 조용히 있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친박이 정 후보를 지원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원유세도 지도부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친박 진영의 거리두기와 무관하게 경주 재선거는 친이·친박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정 후보 쪽 관계자는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면서 “박 전 대표가 경주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지역에서는 정 후보가 친박 후보라는 것을 다 안다.”고 말했다. 정 후보 쪽은 지난해 12월 출판기념회에 박 전 대표가 참석한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반응이다. 정 후보도 “선거에 승리해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을 증명해 보이겠다.”며 이 지역의 친박 정서에 호소하고 있다. 반면 권토중래를 노리는, 친이 쪽 정종복 전 의원은 지난달 21일 선거사무실을 연 뒤 일찌감치 재선거 승리를 위해 움직여 왔다. 친이 쪽도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인 정 전 의원의 승리를 위해 당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안경률 사무총장도 “무소속 정 후보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입당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엄포를 놓았다. 다만 이 의원은 공천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경주 방문을 자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에 개입한다는 인상을 피하고, 친이·친박 구도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애교 떠는 똘이, 얼굴 못보는 자식보다 낫지”

    “애교 떠는 똘이, 얼굴 못보는 자식보다 낫지”

    우울증을 앓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우울증은 고독감과도 연결된다.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은 외로움에 빠지고 우울증을 앓게 된다. 급기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노인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자살하는 노인 대부분은 독거노인이다. 독거노인 수는 현재 100만명을 넘보는 수준이다.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문제에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 또한 노인들도 스스로 고독에서 벗어나려는 나름의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집에 돌아오면 반겨주는 건 강아지뿐” 김정진(59)씨는 26년간의 직업군인 생활을 청산하고 얼마 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다. 해병대 출신인 그는 제대를 했지만 ‘영원한 군인’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집안을 호령하던 김씨였지만 나이가 들고 은퇴하자 분위기가 예전 같지가 않았다. 상명하복에 익숙하고 집에서도 군대식으로 행동해서 다정다감한 남편이나 아버지를 원하는 부인이나 자식들과의 사이가 원활하지 못하다. 그는 “아내가 계절마다 친구들과 꽃구경을 다니는데 함께 다니자고 말하기는 부끄러웠다.”면서 “자식들도 일 바쁘다는 핑계로 바깥으로 돌아 얼굴 한 번 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어쩌다 가족들 모두 집에 있는 날에도 혼자 거실에서 우두커니 텔레비전을 보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그는 외톨이 아닌 외톨이가 됐다. 이런 김씨에게 가장 소중한 건 강아지 ‘똘이’다. 2년 전에 아들이 키워보겠다고 데려온 ‘테리어’와 ‘몰티즈’ 잡종이다. 그러나 아들이 잘 돌보지 않으면서 애물단지가 된 똘이가 자신의 신세처럼 느껴져 애처로웠다. 한두 번 밥을 챙겨주자 김씨를 따르는 강아지에게 정이 붙었다. 집에 오면 그를 반겨주는 건 똘이뿐이다. 요즘 김씨는 직장만 빼고 어딜 가든 똘이와 함께다. 잘 때도 침대에서 같이 자고, 영양식을 매일 사다 나른다. 쥐포를 좋아하는 똘이를 위해 가락시장까지 가서 고급 쥐포를 사오기도 했다. 김씨는 “똘이는 내 친구이자 자식과 같다.”며 “군말 한마디 없이 애교 떨어주는 똘이가 없으면 정말 우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배배 잉꼬부부, 손자 키우는 것 같죠” 경기도 부천에 사는 이혜숙(64·여)씨는 혼자 꽃집을 운영하며 두 남매를 키웠다. 남편은 20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재혼할 기회도 몇 번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딸은 이씨를 이해했지만 아들이 끝까지 반대했기 때문이다. 반대하던 아들도 제 갈 길 찾아 결혼하고 나니 남과 다름 없었다. 이씨는 “가끔 아들이 원망스러웠지만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요즘 이씨의 유일한 즐거움은 ‘잉꼬’ 한 쌍을 키우는 것이다. 시집간 딸이 엄마가 외로울 것이라며 새해 선물로 가져왔다. 처음엔 “냄새나게 뭐하러 키우느냐.”며 다시 가져가라고 말했지만 혼자 적적한 집에서 새소리를 듣는 게 나쁠 것 없다고 이내 마음을 고쳐 먹었다. 잉꼬 두 마리가 지지배배 거리는 모양을 보면 남편 생각도 나지만 손자를 키우는 것처럼 애착이 간다. 그는 “얼굴도 못 보는 자식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조리사 자격증 땄더니 남편이 달라졌어요” 경남 창원에 사는 최정자(55·여)씨는 평생 자식들만 바라보고 살았다. 바깥 일이라고는 모르고 음식, 청소, 빨래 등 살림만 한 주부다. 다정하던 두 아들, 무뚝뚝한 공무원이었던 남편까지 넘치는 것은 아니어도 부족한 것 모르고 살았다. 그러나 행복했던 최씨의 삶은 두 아들이 서울로 대학을 가면서부터 바뀌었다. 딸만큼 살갑게 굴던 아들의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최씨는 “당시 폐경기까지 겹쳐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다.”면서 “그때는 너무 외로워서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흐르곤 했다.”고 말했다. 매일 집에만 있던 최씨는 이웃의 권유로 동네 아줌마들과 뭔가를 배워보기로 결심했다. 요리에 자신이 있던 최씨는 처음에는 양식조리사자격증에 도전했다. ‘자격증 따는 게 그리 쉬운 줄 아느냐.’고 핀잔주던 남편이 얄미워 이를 악물고 공부해서 따냈다. 수지침을 배워서는 집안에서 ‘의사’ 노릇을 했다. 그러자 최씨를 은근히 무시하던 남편의 태도도 조금씩 변했다. 재봉틀 일을 배워 옷도 만들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살림왕’ 최씨에게는 쉽기만 했다. 최근에는 컴퓨터 사용법을 배워서 ‘인터넷 고스톱 게임’도 한다. 그는 “바쁘게 사니까 외로움이란 말을 잊었다.”면서 “자신을 위해 배우고,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 이렇게 뿌듯한 줄 몰랐다.”고 말했다. ●“온가족 힘모아 식당 운영… 대화도 술술~”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사는 김수정(56·여)씨는 보험설계사로 평생을 살았다. 뛰어나게 영업을 잘한 것은 아니어도 애들 학원비를 내거나 반찬값 정도는 벌었다. 동네에서 조그마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남편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 1년 전 남편 학원이 문을 닫자 김씨는 졸지에 ‘가장’이 됐다. 보험설계사로 버는 돈으로는 턱도 없었다. 대학생인 막내는 휴학을 해야 했다. 주말에 예식장 식당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나가는 등 동분서주했다. 일이 없는 남편과 학교를 못 간 딸은 집에서 겉돌았다. 그는 “낭떠러지로 내몰린 기분이었다. 외로워서 많이 울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외로움을 이겨냈다. 가족들이 합심해서 해물요리 식당을 차린 것. 이대로 있을 순 없다는 생각에 적금을 깨고 대출을 받았다. 쀼루퉁하던 딸도 함께 가게를 보러 다니는 등 열심히 도왔다. 남편은 계산대를 맡았다. 일은 고되도 가족들 사이에 대화가 늘어났다. 김씨는 “바쁘게 살다 보니 고독감도 저절로 사라졌다.”면서 “고독감을 해소하는 방법을 멀리서 찾지 말고 우리 주변에서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현용 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 고독한 노인 줄이는 방법은 전문가들은 현대 사회의 노인 고독이 가부장적인 가족관계의 붕괴와 노인의 사회적 지위 하락에 따라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풀이한다.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한형수 교수는 “가부장제가 우세했던 농경사회에서는 노인을 어른으로 모시는 전통이 있어서 별로 외롭지 않았다.”면서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혈족간 유대관계가 약해지고 노인들의 사회적 지위가 하락해 고독감을 느끼는 노인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노인 고독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활 속의 ‘노인 커뮤니티’를 제안했다. 그는 “지금은 경로당에서도 목소리 큰 노인만 발언 주도권을 갖는 등 커뮤니티라고 볼 수 없을 만큼 단순한 만남에 그치고 있다.”면서 “개인의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도와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인의 성 문제를 사회적인 통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노인들끼리 숨어서 만나는 이른바 ‘노인콜라텍’ 같은 음지를 양지로 전환해 노인간 교류도 긍정적 사회현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애완동물의 긍정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교수는 “애완동물도 노인 고독 치료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대화’를 할 수 없어 다소 한계가 있다.”면서 “반드시 최종적인 부분은 사람이 담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최성재 교수는 단순히 ‘물리적인 고독’, 즉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생기는 고독감의 문제보다 개인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심리적인 고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물리적인 고독은 주변에 사람만 많아지면 금방 해결되지만 인생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거나 사회·경제적인 조건이 뒤떨어져 마음속에서 저절로 우러나는 고독은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소득층 독거노인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고독에 빠져 있는 노인들의 실태부터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면서 “노인끼리 ‘상부상조’ 정신으로 다가가 친구가 돼 주는 방법으로 이들의 고독감을 해소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인 스스로 의식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고 최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따지고 보면 내일 죽을 것도 아니고 앞으로 10~20년은 더 살 수 있는데도 70세만 넘으면 인생을 포기하는 노인들이 많다.”면서 “운명론적인 생애 의식을 버리고 남들과 어울리며 여생을 보람있게 보내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삼성 “이번엔 꺾는다”

    [여자프로농구] 삼성 “이번엔 꺾는다”

    ‘무적’신한의 통합우승 3연패냐, ‘농구명가’ 삼성의 재건이냐. 여자프로농구가 대망의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만을 남겨뒀다.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은 세 번 연속 챔프전에서 만나 얄궂게도 세 번 모두 신한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이번에도 신한의 우세가 점쳐진다. 신한은 정규리그 19연승에 플레이오프(PO)에서도 신세계를 3연승으로 꺾고 22연승, 일찌감치 챔프전에 올랐다. 올 시즌 단 3번밖에 패하지 않은 선수들의 자신감과 물오른 기량에서는 약점을 찾기 힘들다. 하은주(26·202cm)가 버티는 골밑과 전주원(37)·최윤아(24)의 ‘명품가드’ 콤비, 아직도 건재한 정선민(35)의 득점포는 상대를 주눅들게 한다. 올시즌 삼성과 8번 만나 7승 1패로 우위. 하지만 삼성의 근성 또한 만만찮다. 더이상 ‘준우승 전문팀’에 머물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미선(30)·박정은(32)·이종애(34)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삼총사가 건재하다. 신한은행의 임달식 감독은 “PO 끝나고 이틀 푹 쉬면서 훈련을 차분히 해왔다.”며 “컨디션이 좋은 만큼 1차전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이호근 감독은 “하은주를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인데, 노련한 선수들이 있으니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가짜 미네르바 K는 대북사업가 권씨의 작품?

    월간 신동아를 통해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 행세를 해온 K씨가 가짜 행세를 계속한 데에는 대북사업가로 알려진 권모 씨의 강한 압박이 작용했던 것으로 동아일보사의 자체 진상 조사 결과 드러났다. 권씨가 어떤 이유로 이런 역할을 했는지 검찰이 규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사는 18일 1면에 ‘거듭 사과드립니다’란 제목으로 사과문을 싣고 지난 2월17일 첫 번째 사과문에서 독자들에게 약속했던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요약해 1개 면에 실었다.진상조사위는 송문홍 신동아 편집장 등을 비롯한 신동아 기자들로부터 K씨가 진짜 미네르바라고 믿었던 경위를 여러 차례에 걸쳐 장시간 조사한 것은 물론,대북사업가로 K씨의 기고문과 인터뷰 게재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권씨와 K씨,누리꾼 3명 등을 심층적이고 다면적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편집장은 물론,기자들 실명까지 공개해 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려 한 점이 돋보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신동아 취재진이 K씨의 신원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간과했다고 시인했다. 진상조사위의 활동 기간에 출판편집인이 회사를 떠났고 출판국장과 신동아 편집장에게 오보 사태의 책임을 물어 정직하는 등 엄중 문책을 단행했다고도 밝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권씨가 K씨에게 신체적 위해를 가했다는 점.18일자 동아일보 29면 한 면에 게재된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신동아팀이 지난 2월12일 심야와 13일 새벽에 걸쳐 서울의 한 호텔 객실에서 K씨에게 가짜가 아니냐고 계속 추궁하자 K씨는 “기고문을 보낸 것도, 인터뷰를 한 것도 내 의지가 아니었다. 하도 심하게 압박이 들어와 거절하지 못하고 그렇게 됐다. 박대성이 구속됐을 때는 죽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는 것. 13일 새벽 3시쯤 권씨가 “K씨랑 좀 더 이야기해 보겠다.”고 제안했고 K씨도 “담담당당(권씨의 다음 아고라 필명) 선생이랑 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해 두 사람만 남겨놓고 신동아팀은 객실에서 나왔는데 이 과정에서 권씨가 K씨의 신체에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했다는 진술을 양 측으로부터 확인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신동아팀은 이날 오후 충정로 사옥 인근 카페에서 K씨를 다시 만나 왜 미네르바를 사칭했느냐고 재확인하자 K씨는 “독서클럽 멤버 중에 50대 K 씨가 있다. 그가 진짜 미네르바다. 이름은 모르지만 50대 K 씨를 찾을 수 있다. 만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K씨는 신동아팀의 거듭된 추궁에 “포털사이트 다음이 아닌 네이버에서 ‘미네르바’란 필명으로 활동한 적 있었다.미네르바가 유명해진 이후 사람들이 나를 자꾸 미네르바라고 단정했다.내가 아니라고 하는데도 믿어주지 않아 그냥 미네르바 행세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조사결과 신동아측이 K씨에게 건낸 원고료는 K씨에게 건재지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이 부분은 권씨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신동아로부터 원고료를 받아 K씨에게 전달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 것이다.신동아는 K씨의 원고료 88만원은 그와 같은 인터넷 독서클럽 멤버의 은행 계좌로 송금했고,K씨는 진상조사 과정에서 “돈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독서클럽 멤버 역시 K씨가 돈을 받으려 하지 않아 자신이 사용했다고 말했다고 신동아는 전했다. 동아일보사의 진상 조사는 이 대목에서 멈춰 있다.왜 권씨가 K씨에게 위해를 가할 정도로 가짜 미네르바 행세에 강한 집착을 보였는지,K씨는 (’이날 처음 만난) 권씨로부터 어떤 약점을 잡혔길래 이런 수모를 감수하고 있었는지 등은 앞으로 규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동아일보사의 진상조사로는 더 이상 진전되기 어려운 대목일 수도 있다.기왕 검찰은 진짜 미네르바 박대성(31)씨를 구속해 현재 공판이 진행 중이다.권씨가 K씨로 하여금 완력을 행사한 경위가 명확히 규명되어야만 여전히 진짜 미네르바는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일부 누리꾼의 주장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다음은 동아일보가 18일자 29면에 게재한 동아일보사 진상조사단의 진상조사 보고서 요약본이다.신동아 3월호에 전문이 실렸다. 1.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및 활동 동아일보사는 2009년 2월 16일 자매지인 ‘신동아’에 기고문(2008년 12월호)을 싣고 인터뷰(2009년 2월호)를 한 K 씨가 미네르바를 사칭했다는 출판국의 보고를 받고, 당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조사위는 신동아의 편집장과 기자들에게 각자 K 씨 보도 관련 경위서를 제출받았으며 조사위원들이 이를 토대로 1명씩 면담을 실시했고 필요 시 추가 면담했다. 송문홍 편집장과 K 씨 보도에 관여한 기자들의 동의하에 당사자들의 e메일 내용도 확인했다. 면담 및 조사 활동과는 별개로 진상조사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했다.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과 이민웅 한양대 언론정보대 명예교수를 외부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3차례에 걸쳐 조사위 활동 전 과정과 조사 내용 및 결과를 설명하고 보고서에 대해 자문 및 검증을 받았다. 최용원 출판편집인은 사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났다. 황의봉 출판국장은 2차례 6시간 40분 동안, 송문홍 편집장은 4차례 22시간 반 동안 면담 조사했다. 신동아팀 윤영호 편집위원, 조성식, 정현상 기자는 1차례씩 각각 1시간 반, 1시간 반, 1시간 45분 동안 면담했다. 허만섭 기자는 2차례 5시간 반 동안, 송홍근 기자는 3차례에 걸쳐 13시간 40분 동안 면담했다. 황일도 기자는 1차례 3시간 동안 면담했으며, 한상진 기자는 2차례 3시간 45분 동안 면담했다. 면담 외에도 필요할 때마다 전화와 e메일 등을 통해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작업을 했다. K 씨는 2차례 만나 7시간 40분 동안 조사했다. K 씨는 이후 잠적해 추가 조사를 할 수 없었다. 대북사업가로 알려진 권모 씨에 대해서는 3차례 만나 19시간 10분 동안 조사를 실시했다. 누리꾼 M은 1차례 만나 2시간 10분가량, 누리꾼 I는 1차례 2시간 반가량 면담 조사에 응했다. 누리꾼 S는 면담 조사를 거부한 대신 1시간 반가량 1차례 조사위원과 e메일 및 인터넷 채팅을 통해 질문에 답했다. S는 이후 조사위에 e메일을 보내 자신의 입장을 추가로 밝혔다. Ⅱ. 2008년 12월호 K 씨 기고문 게재 경위 송문홍 편집장은 2008년 11월 8일경 권 씨로부터 “미네르바 기사를 만들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전화로 받았다. 송 편집장은 11월 10일 다시 권 씨의 전화를 받고 신동아 12월호에 K 씨와의 인터뷰를 추진하려 했다. 권 씨가 송 편집장에게 보낸 인터넷 채팅록을 분석한 결과, 권 씨는 11월 11일 한 인터넷의 ‘경제독서모임’에서 활동하는 누리꾼 ‘M’의 주선으로 K 씨와 처음으로 인터넷 채팅을 했다. K 씨는 채팅 기록에서 권 씨에게 자신을 계속 ‘늙은이’라고 표현하며 “늙은이가 경고한 대로 문제(가) 터지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저번에 외신에 대한민국 외환위기설 기사제보 외국계 지인에게 늙은이가 터뜨렸습니다.”“심적 고통이 몸까지 상하게 합디다. 그래서 절필을 선언했습니다.” 등을 언급했다. 권 씨는 K 씨에게 신동아와의 인터뷰를 여러 차례 권했다. 송 편집장은 11월 12일 권 씨와의 통화에서 “미네르바가 인터뷰를 꺼린다.”는 말을 듣고 13일 K 씨의 기고문을 싣기로 결정했다. K 씨는 11월 13일 밤부터 11월 14일 새벽까지 기고문을 작성했으며 다음 아고라에 올라 있는 미네르바 박대성 씨의 글과 자신의 이전 글을 섞어 기고문을 작성해 M을 통해 신동아팀에 전했다고 조사위에 밝혔다. 누리꾼 M은 K 씨 기고문을 11월 14일 오전 송 편집장의 e메일로 발송했다. 송 편집장은 신동아팀 황일도 기자에게 e메일로 받은 기고문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황 기자는 기고문을 읽어본 뒤 “최소한 필자의 신원을 밝혀야 한다.”고 건의했으며, 송 편집장은 기고자의 신원 자체를 밝히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해 몇 가지 질문을 11월 14일 오후 e메일로 M에게 전달했다. ‘노란 토끼’란 무엇인지, ‘미네르바는 50대 초반, 증권사 근무와 해외체류 경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보도가 맞는지 등이었다. M은 같은 날 오후 송 편집장에게 e메일로 답장을 보내 “(원고가) 중구난방이니 일관성 유지 측면에서 손을 좀 봐 달라. 영감님이 담담당당(권 씨의 아고라 필명) 선생님께서 보시고 오케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신다.”고 밝혔다. M은 답장 e메일에서 “노란 토끼는 환투기세력을 언급한 것이고, 증권사 근무 경력이 있고 해외 체류경험이 있다. 나이는 노코멘트” 등이라고 답변했다. 황 기자는 원고를 정리한 뒤 송 편집장에게 “앞뒤 문체가 확연히 다르고, 내용상 중복되는 대목이 몇 군데 눈에 띈다. 원고를 정리한 사람이 여러 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M은 11월 15일 오후 송 편집장에게 e메일을 보내 “영감님께서 ‘꼭 미네르바라고 (기고문에 적시)해야 하느냐, 사이버경제논객 장사꾼 정도로 하면 안 되겠느냐’고 여쭤봤다. 지금도 글을 안 싣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Ⅲ. 2009년 2월호 K 씨 인터뷰 게재 경위 권 씨는 신동아 12월호가 발매된 날인 11월 18일 K 씨와 다시 인터넷 채팅을 하면서 “조선하고도 연락하는 중입니다. 그쪽이 쉽게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송편(송 편집장)이 이미 데스크 한 자리를 가지고 이번 방향으로 갔기 때문에 동아의 방향이 가장 극악한데… 그걸 이제는 못하는 겁니다. 한 번 정하면 부인 못하는 곳, 그래서 조선을 일단 눌러두고 동아부터 때린 겁니다. (중략) 그리고 이진법 내에도 혼란은 생깁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2009년 1월 8일 박대성 씨가 미네르바라며 박 씨를 구속했다. 1월 12일 오전 본사 임원들과 일부 실·국장들이 참석하는 월요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신동아 미네르바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정밀한 확인 취재를 최용원 출판편집인에게 주문했다. 송 편집장은 월요 간담회에서 제기된 문제점 등을 13일 권 씨에게 e메일로 보냈다. 송 편집장은 1월 14일 다시 M에게 e메일을 보내 K 씨 인터뷰를 요청해 이날 20:00경 지하철 아현역에서 K 씨를 만나 인근 카페에서 1시간 반 정도 대화를 나눴다. 송 편집장은 22:00경 K 씨에게 “차라리 우리 회사로 가자.”고 설득해 그를 출판국 회의실로 데리고 갔다. 인터뷰는 1월 15일 03:30경까지 진행됐다. 실명을 밝히라는 요구에 K 씨는 망설이다 자신의 이름은 ○○○이며, 한 외국 언론사의 정부 부처 출입기자를 안다고도 말했다. 허만섭 기자는 1월 15일 K 씨의 발언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언론사에 근무하는 지인을 통해 정부 부처 출입기자인 Y 씨가 K 씨를 아는지 문의했다. 허 기자는 다음 날인 1월 16일 그 지인으로부터 ‘Y 씨가 △△은행에 다니는 ○○○(K씨 실명)을 안다고 하더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조사 과정에서 말했다. 신동아 기자 대부분은 당시 K 씨를 미네르바라고 생각했다고 조사 과정에서 진술했다. 황의봉 출판국장은 1월 15일 오후 발행인에게 K 씨와의 인터뷰 사실을 처음으로 보고했다. 이에 따라 15일, 16일 주요 간부회의가 잇따라 열렸다. 대부분 회의 참석자들은 K 씨가 미네르바인지 진위를 가릴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므로 IP, ID 문제 등에 대한 의혹을 명쾌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Ⅳ. K 씨 자백 경위 1월 28일경 허만섭 기자는 외국 언론사 Y 씨를 직접 만나 신동아 2월호 인터뷰 과정에서 촬영한 K 씨 사진을 보여주며 아는 사람인지 다시 확인을 시도했다. 이에 Y 씨는 “나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송 편집장은 2월 6일 M에게 e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걸어 K 씨와의 만남을 주선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K 씨가 M을 통해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자, 송 편집장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면 1월 14일 인터뷰 당시 찍은 K 씨의 사진과 녹취한 음성 파일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M에게 말했다. K 씨는 2월 12일 오후 “오늘 저녁에 만나겠다. 담담당당님(권 씨)을 인터뷰 장소로 데리고 오라.”고 제안했다. 일부 기자는 “신동아의 취재 공간에 제3자인 권 씨를 데리고 가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2월 12일 20:00경 송 편집장, 권 씨, K 씨, M 등 4명이 지하철 당산역 인근에서 만났다. 22:00경 송 편집장, 송홍근 기자, 한상진 기자와 권 씨, K 씨 등 모두 5명은 S 호텔 객실로 자리를 옮겼다. 신동아팀은 가장 먼저 K 씨에게 주민등록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해 K 씨의 성명과 주소, 생년월일 등을 확인했다. 이어 K 씨에게 “미네르바가 맞다면 그동안 글을 올린 ID와 패스워드를 밝히라.”고 요구했고, K 씨는 “사실 글은 내가 직접 올리지 않아서 ID와 패스워드는 모른다.”고 말했다. 2월 13일 01:00경 ID 문제 등을 계속 질문하던 한상진 기자가 K 씨에게 “당신 미네르바 아니지?”라고 물었고 K 씨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네”라고 답했다. K 씨는 또 “기고문을 보낸 것도, 인터뷰를 한 것도 내 의지가 아니었다. 하도 심하게 압박이 들어와 거절하지 못하고 그렇게 됐다. 박대성이 구속됐을 때는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03:00경 신동아팀은 K 씨에게 “그만 가라.”고 했으나 K 씨는 가지 않았다. 이에 권 씨가 “내가 K 씨랑 좀 더 이야기해 보겠다.”고 제안했고 K 씨도 “담담당당 선생이랑 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해 두 사람만 남겨놓고 신동아팀은 객실에서 나왔다. 신동아팀은 호텔 1층 로비에서 30여 분간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기자 등이 “객실에 권 씨와 K 씨 둘만 남겨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03:30분경 신동아팀은 호텔을 나왔고 권 씨와 K 씨는 객실에 함께 있다가 07:00경 귀가했다고 조사위에 밝혔다. 조사위는 이 과정에서 권 씨가 객실에서 K 씨의 신체에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했다는 진술을 양 측으로부터 확인했다. 황의봉 출판국장은 이날 11:00경 출근한 송 편집장으로부터 K 씨의 자백 사실을 처음으로 보고받았다. 신동아팀은 진위를 재확인하기 위해 이날 오후 충정로 사옥 인근 카페에서 K 씨를 만났다. K 씨는 왜 미네르바를 사칭했느냐는 질문에 “독서클럽 멤버 중에 50대 K 씨가 있다. 그가 진짜 미네르바다. 이름은 모르지만 50대 K 씨를 찾을 수 있다. 만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신동아팀은 통상의 원고 마감일을 하루 앞둔 2월 14일 오후 출판국에서 전체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신동아 기자들은 K 씨가 가짜 미네르바라고 최종 결론 냈다. 황 국장은 회의를 마친 뒤 전화로 최용원 출판편집인에게 K 씨 자백 상황을 처음으로 보고했다. Ⅴ. K 씨와 권 씨 K 씨는 1976년생으로 출생지는 ○○이며 지방 도시의 S고를 졸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K 씨는 지방의 모 대학을 졸업했다고 말했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K 씨는 자신이 2000년 H 창투를 시작으로, C 투자증권의 한 지점에서 영업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가 H 창투를 다녔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K 씨가 C 투자증권에 다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권 씨의 진술에 따르면 권 씨는 1963년생으로 출생지는 ○○이다. 조사 과정에서 대학을 중간에 그만두었다고 했으나 확인 결과 1982년 지방의 K대에 입학해 1989년 졸업했으며, 1989∼1995년 KOTRA 특수사업과에서 근무했다. 송문홍 편집장은 1997년 미국 연수 후 권 씨를 처음 만나 10여년간 만남을 지속하며 외교안보 분야의 정보를 제공받아 왔다고 조사에서 밝혔다. 권 씨는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담담당당’이란 필명으로 글을 게재하고 있다. Ⅵ. 문제점 ① 검증의 부재 신동아는 2008년 12월호 K 씨의 기고문을 게재하는 과정에서 필자에 대한 신원과 경력을 확인하지 않았다. 송 편집장은 K 씨를 소개한 권 씨의 얘기만을 믿고 K 씨를 미네르바라고 속단했다. 기고도 K 씨에게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 누리꾼 M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받았다. 신동아가 2009년 2월호 K 씨와의 인터뷰를 기사화할 때도 신원 검증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인터뷰 게재 당시 신동아가 알고 있는 것은 K 씨의 성명뿐이었다. 검찰이 박대성 씨를 미네르바로 특정한 가장 중요한 근거였던 IP와 ID 문제에 대해서도 신동아팀은 엄밀하게 검증하지 못한 채 기사를 게재했다. ② 게이트키핑 시스템 미작동 K 씨와 관련한 일련의 보도를 제작 책임자인 송 편집장이 주도하면서 사실상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신동아팀 기자들은 기고문의 게재 경위나 인터뷰 성사 과정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송 편집장의 판단과 결정에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③ 윤리적 문제 송 편집장은 M으로부터 K 씨의 기고문을 받은 뒤 글의 내용에 관한 몇 가지 추가 질문을 M에게 전달했다. 신동아 2008년 12월호의 <편집자주>는 M과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을 토대로 작성했다. 그럼에도 ‘K 씨를 여러 차례 접촉했다’는 모호한 표현을 씀으로써 K 씨를 직접 만났거나 그와 전화 인터뷰를 한 듯한 인상을 줘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보도했다. 신동아팀은 2월 13일 03:00경 권 씨와 K 씨만을 호텔방에 남겨두고 현장을 떠났으나 두 사람은 이날 처음 만난 데다 K 씨에게 신동아 기고를 수차례 요구한 사람이 권 씨였던 만큼 K 씨가 집에 돌아갈 때까지 신동아팀 관계자가 현장을 지켰어야 한다는 것이 조사위의 판단이다. 송 편집장은 사내 정보를 제3자인 권 씨에게 지속적으로 유출했다. Ⅶ. 개선 대책 동아일보사는 이번 신동아의 미네르바 오보를 계기로 유사사건의 재발을 막고, 독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해 시행할 방침이다. ① 취재 및 보도 원칙 재정립과 교육 강화 사실의 검증, 익명 취재원 처리, 인용, 정정, 반론, 표절금지, 사진 및 영상물의 사용 등에 관한 기준을 재정립한다. 이 같은 원칙과 기준을 데스크와 기자들에게 교육을 통해 실천토록 한다. ② 인터넷 정보 활용 원칙 마련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정보에 대한 사실 확인, 내용 검증, 인용 기준, 정정보도 등에 관한 원칙을 마련해 시행한다. ③ 게이트키핑(단계별 기사 검증) 강화 기사 관련 정보의 정확성과 기사 가치 판단에 대한 보도·논평·편집 간부들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고 단계별로 충실한 게이트키핑이 이뤄질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 취재 내용에 관해 기자들과 데스크 간의 의견 교환을 활성화한다. ④ ‘스탠더드 에디터’ 제도 도입 스탠더드 에디터는 보도 준칙의 실행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보도와 취재 윤리를 실천하기 위한 관련 교육을 담당한다. ⑤ 내부 심의 강화 신문 기사 위주로 이뤄졌던 회사 차원의 내부 심의 기능을 잡지, 인터넷 기사까지 확대한다. ⑥ 독자위원회(가칭) 설립 동아일보사는 사회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한 독자인권위원회를 2001년부터 운영해 왔다. 이를 ‘독자위원회’로 확대 개편한다. 독자위원회는 독자의 인권보호는 물론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정확히 준수했는지 심의한다. 독자위원회의 심의 대상에는 신문뿐 아니라 잡지, 온라인 기사까지 포함한다. 동아일보 진상조사위원회 [다른기사 보러가기] ”신인 여배우 12명 돌아가며 만나는 재벌” 연 8만명 중동여행…여행사들 생계수단 체육활동중 부상자도… 도넘은 유공자 남발 결국 법정 가는 고교등급제 의혹 ’녹색기획관’은 자리 늘리기? 의사·경찰·‘나이트 삐끼’까지 “코끼리 주사 한 방만…” 애원
  • [2030]사내 루머에 대처하는 2030의 자세

    [2030]사내 루머에 대처하는 2030의 자세

    연예계는 눈만 뜨면 새로운 소문이 쏟아지는 동네다. 따끈따끈한 열애설부터 누구나 거치는 성형설, 알면서도 쉬쉬하는 스폰서설 등 종류도 제각각이다. 연예인들은 나름의 노하우로 소문에 대처한다. 소문에 시달리는 건 연예인뿐만 아니다. 하루종일 일하는 사무실, 그 좁은 공간에서도 소문은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동료들 입을 옮겨다니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소문은 직장인들의 두통거리다. 시기와 오해가 빚어낸 루머에 대처하는 20&30의 자세를 들여다봤다. ● 맞불작전 공기업에 다니는 7년차 직장인 이모(30·여)씨는 회사 안에 퍼지는 온갖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공기업의 특성상 각 지사마다 10년 넘도록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 왕언니격 여직원들이 있었다. 이들은 후배 여직원들과 ‘이너서클’을 조직해 좋지 않은 소문을 만들어냈다. 입사 후 3개월쯤 됐을 때 이씨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점심식사 뒤 화장실에서 나오려는 찰나, 밖에서 자신을 욕하는 여선배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이씨는 변기 위에 주저앉고 말았다. 선배들은 “○○씨가 그렇게 건방지다며?”, “최고참 여선배한테도 안하무인이래요.”라며 수군거렸다. 토론하기 좋아하는 성격에 똑 부러지는 말씨가 꼬투리를 잡혔던 것이다. 이씨는 한동안 일에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로 당하고만 있기엔 너무 억울했다. 이씨는 반전을 준비했다. 10년차 선배와 직접 맞서는 건 역부족이라 게릴라전을 선택했다. 사교성 좋은 이씨는 선배, 동기들과 부지런히 맥주 모임을 가지면서 ‘반 이너서클’을 규합했다. 이너서클이 만든 소문의 피해자들이 많아 사람을 끌어모으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6개월쯤 지나자 멤버가 20명 가까이 불어났다. 어느 순간 이너서클 멤버들도 이씨가 만든 모임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씨는 “통쾌하기도 했지만 한편 씁쓸했어요. 회사 분위기가 하찮은 모임 하나에 좌지우지되다니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유명 금융회사에 다니는 박모(27·여)씨는 입사 초 근거 없는 악성 루머에 시달렸다. 박씨는 손꼽히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었다. 학점도 3점대 초반에 700점대의 토익점수가 전부였다. 박씨의 ‘초라한 스펙’은 얄궂은 소문의 근원지가 됐다. 동료직원 몇 명이 “박씨가 임원의 딸이 아닌 이상 어떻게 입사했겠냐.”며 쑥덕이기 시작했다. 소문은 삽시간에 사내 곳곳으로 퍼졌다. 회사 선배들은 “아버지는 잘 지내시냐.”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빈정거렸고, 친하게 지내던 동기들마저 “소문이 사실이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 박씨는 헛소문을 퍼뜨리는 동료들에게 대거리라도 하고 싶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말싸움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신 업무 성과로 실력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밥 먹듯이 야근을 하며 업무에 매달린 박씨는 입사 첫 해, 같은 기수 사원들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낙하산 루머’가 자취를 감춘 건 당연한 일이었다. 박씨를 비아냥대던 선배들도 입을 다물었다. 박씨는 “한마디, 한마디에 항변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실력으로 보여주니 꼼짝 못하더군요.”라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35)씨는 지난해 12월 어이없는 루머에 휩싸였다. 직속 상사가 자신을 ‘배신자’라고 부르고 동료들마저 자신에게 등을 돌렸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정씨의 아내 이모(32)씨가 딸을 낳고 출산휴가를 받아 집에서 쉬고 있었다. 정씨도 5일간 휴가를 내고 아내와 아이 옆에 있었다. 3일째 되던 날 밤, 상사인 윤모(42)과장이 갑자기 전화를 해 왔다. “긴히 접대할 거래처가 있는데, 나와서 술을 좀 마셔줘야겠다.”는 것이었다. 정씨는 “아이가 밤에 보채는 경우가 많아 아내 곁에 있어줘야 한다.”며 거절했다. 휴가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해 보니 정씨는 ‘상사의 명령에 불응한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찍혀 있었다. 화가 난 정씨는 상사에게 직접 따지고 싶었지만 더 큰 분란이 일어날까 봐 일단 참았다. 대신 ‘맞불작전’에 돌입했다. 메신저로 사건 전말을 동료들에게 알렸던 것.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동료들도 진상을 알게 되자 “윤 과장,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며칠 지나지 않아 윤 과장을 제외한 거의 모든 동료들이 정씨의 편을 들게 됐다. 정씨는 “화가 난다고 정면으로 부딪쳐 일을 크게 만드는 것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나의 입장을 밝히는 게 사회생활에 훨씬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일보후퇴 영업사원 임모(31)씨는 하루하루가 고역이다. 술 때문이다. 임씨는 삼수 후 대학에 입학하고 1년간 백수생활을 한 뒤, 서른이라는 늦은 나이에 신입사원이 됐다. 군 장교 출신의 아버지 밑에서 장남으로 자란 덕분에 ‘남성다움’과 ‘어른다움’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말을 들으며 가정교육을 받았다. 입사 동기들 중에서 항상 맏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이런 생각은 술 자리라고 예외가 없었다. 임씨는 동기는 물론 선배, 상사들 앞에서 술 취한 모습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늘 끝까지 살아남아 술자리를 지켰다. 덕분에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 술고래가 됐다. 상사들은 회식자리에 그를 빼놓지 않고 부르고, 쉼 없이 술잔을 건넸다. 하지만 그는 원래 술을 좋아하지도, 잘 마시지도 못한다. 오로지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뿐이다. 즐겁지도 않은 술자리에서 생글거리고 나면, 다음날은 어김없이 변기통을 붙잡고 있어야 한다. 늦잠 자다가 겨우 시간 맞춰 출근해 자리에 앉아 있으면, 선배들이 다가와 “어제 새벽 2시까지 달렸다면서 이렇게 멀쩡해? 타고난 영업사원이네.”라며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간다. 임씨는 쓰린 속을 몰라주는 그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임씨는 “제가 파놓은 무덤이니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 살다간 제 명에 못 죽을 것 같아요.”라며 울상을 지었다. 지난해 말 입사에 성공한 새내기 은행원 김모(28)씨는 직장을 얻은 뒤 지인들로부터 “성격이 변했다.”는 소리를 곧잘 듣는다. 살갑기로 유명한 김씨가 입사 뒤 무뚝뚝해졌다는 것. 김씨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입사 뒤 김씨가 처음 맡은 업무는 창구에서 고객들을 응대하는 일이었다. 김씨는 특유의 넉살과 입담으로 여성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입금하러 왔던 중년 여성들이 20대 총각의 언변에 반해 펀드 등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김씨는 은행 여직원들의 여심도 사로잡았다. 공연기획사에 다니는 친형으로부터 얻은 티켓을 건네며 “함께 공연 보러가자.”는 김씨의 달콤한 제안에 여직원들은 흔쾌히 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씨 귀에 이상한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여성고객과 동료 여직원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었다. 물론 루머였다. 김씨는 억울한 마음에 평소 친하게 지내던 남자 동료를 붙잡고 하소연했지만 돌아온 것은 위로가 아닌 “행실 똑바로 하라.”는 따끔한 일침이었다. 이후 김씨는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일절 삼가고 있다. 친하게 지내던 여성 동료들과는 멀어졌지만 떠돌던 루머는 가라앉힐 수 있었다. 김씨는 “제가 경솔했죠. 루머를 겪고 나니 사람을 대할 땐 두 번 더 생각하게 되더군요.”라고 말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 백기투항 직장인 이모(28·여)씨는 첫 직장에서 시달렸던 ‘나쁜 소문’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솟구친다. 이씨는 2006년 6월 한 중소기업 홍보팀에 취직했다. 대학 졸업 뒤 2년간 백수로 지내다 힘겹게 입사했다. 그런 만큼 고마운 마음으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입사 한 달째부터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같은 팀의 한 남자 선배와 열애설이 불거진 것. 상냥한 성격과 어딜 가도 빠지지 않는 미모를 지닌 이씨는 남성동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소문은 이상하게 변질됐다. ‘나이트클럽에서 꼬리쳤다더라.’, ‘술에 취한 척해서 남자 선배를 유혹했다더라.’등 온갖 ‘카더라’ 통신이 떠돌았다. 회사 사람들은 이씨를 차갑게 바라봤다. 소문의 당사자인 선배도 곤혹스러워하며 이씨를 멀리했다. 이씨는 이를 악물고 참으려 했지만 더는 버틸 수 없었다. 입사 4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말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이씨는 “몇 명이 작당하면 사람 하나 생매장시키는 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새로 옮긴 직장에서는 무덤덤하게 지내요. 더는 소문에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라며 고개를 숙였다. 직장인 최모(35)씨는 이직한다는 사내 루머에 휘말려 실제로 퇴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제약회사의 잘나가는 영업사원이었다. 개인병원을 부지런히 뚫고 다닌 덕에 그의 영업실적은 분기마다 동기 직원들을 압도했다. 회사도 그를 남달리 보고 때마다 보너스를 두둑히 얹어주곤 했다. 어느 날 최씨는 평소 거래하던 병원장에게 날벼락 같은 질문을 받았다. “P사로 옮긴다면서요? 잘나가더니 경쟁사에서 스카우트해가나 보네? 병원마다 얘기가 벌써 파다해요.” 이직률이 높은 제약회사 영업직이지만 근거없는 소문이었다. 최씨는 같은 약을 파는 동기가 경쟁에서 자꾸 뒤처지자 여기저기 말을 지어내고 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가 직접 최씨를 불러 “자네 P사로 간다면서 왜 아직 사표도 안 내고 있나?”라고 물었다. 일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그는 펄쩍 뛰며 해명했다. 그러나 회사는 이미 그의 퇴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람들은 “최씨가 조용히 이직을 준비하다 막판에 일이 틀어져 주저앉았다.”며 수군댔다. 최씨는 결국 6개월도 안 돼 사표를 냈다. 그는 “다행히 제3의 회사로 옮길 수 있었어요.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져요. 지금 회사에선 행여 실적 때문에 적을 만들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오달란 박성국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그래픽 김선영 기자 ksy@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대법관, 헌재소장에 위헌심판 조속 처리 부탁 겁 많은 박희태 대표님 [WBC] 멕시코전 완승 이끈 삼위일체 한전 손쉬운 적자 해소 방법 국회의장 모욕하는 의원님 저택 호화로움 재산순 아니더라 여자운전자 황당 사고 모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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