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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임원들 ‘문책성 수시 인사’에 떤다

    기업 임원들 ‘문책성 수시 인사’에 떤다

    “승진은 고사하고 연말에 자리 보전이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대기업 임원들이 떨고 있다. 연말 들어 애플과의 특허 전쟁이나 품질 결함 등 ‘글로벌 이슈’와 실적 부진 등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기업에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은 문책이 아닌 인력 재배치 차원의 ‘수시 인사’라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같은 인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임원들의 소신 경영을 막고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자와 자동차 등 제조업은 물론 건설업체와 유통업에 이르기까지 인사철이 아닌데도 실적이나 돌발사안에 대한 대응 미숙 등을 이유로 회사를 떠나는 임원들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정기인사를 한 달가량 앞두고 홍완훈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을 보직 해임했다. 홍 부사장은 기업 간(B2B) 거래 마케팅 전문가로 그간 애플에 공급하는 반도체 가격과 물량 등을 조절하는 일을 맡아왔다. 따라서 애플의 공급처 다변화 정책에 대한 대응 미숙의 책임을 물은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달에도 모바일 솔루션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모바일솔루션센터(MSC)의 수장을 홍원표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연비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지난달 말부터 전격적인 임원급 인사를 이어오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5박6일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12일 자동차 품질 전문가로 알려진 신명기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부사장)을 현대차 러시아공장 법인장으로 발령하는 등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측근이었던 기옥 금호산업 대표이사의 사표를 수리하며 조직을 재정비했다. 부천 중동 리첸시아 공사대금 관할권을 둘러싼 채권단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문책성을 띠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황의 장기침체에 놓인 대형 건설사 임원은 좌불안석이다. 동부건설의 마케팅 담당 임원도 실적 부진 때문에 얼마 전 옷을 벗었다. 또 많은 해외건설 프로젝트를 따낸 대형 건설사의 해외수주 담당 임원 자리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저가 수주로 인해 발생한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기업이 적지 않아서다. 유통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침체와 대형마트 주말 강제 휴무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영업조직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전국 지역본부를 총괄하는 영업운영부문장 9명 가운데 5명을 교체하고, 지역본부 9개를 8개로 줄이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각종 고장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한국수력원자력도 지난 9월 창사 이래 가장 큰 폭의 인사를 단행했다. 비리와 고리를 끊기 위해 본사 처장급 이상 27개 보직 중 17개 자리(70%) 이상을 바꾸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2001년 한수원이 설립된 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였다. 한준규기자·산업부 종합 hihi@seoul.co.kr
  • 양문석 위원 사퇴·툭하면 개편론… 어수선한 방통위

    양문석 위원 사퇴·툭하면 개편론… 어수선한 방통위

    방송통신위원회가 안팎으로 어수선하다. 이달 들어 신용섭 상임위원이 EBS 사장 공모로 사퇴한 데 이어 양문석 상임위원이 MBC 김재철 사장 해임 결의안 무산과 관련,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파행 운행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청와대가 양 위원의 사표를 수리할 경우 양 위원과 함께 야당 추천 인사인 김충식 부위원장의 잔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 위원 사표처리 두고 봐야” 12일 방통위 관계자는 “김 부위원장이 일단 방통위에 남기로 했지만 MBC 사장 처리건 및 양 위원의 사표 수리 여부에 따라 김 부위원장의 거취도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도 국회 동향이나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양 위원의 사표 처리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통위는 야당 추천 인사가 모두 사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는 없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향후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 전 위원의 후임으로 김대희 전 청와대 방송통신비서관이 내정됐고, 양 위원이 없더라도 과반수의 출석과 찬성으로 정책이 결정돼 괜찮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통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5명의 상임위원이 전원 합의를 원칙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합의체다. 현재로선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양 위원이 빠진 4인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양 위원의 사표가 수리될 경우 민주통합당이 추천하고 국회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후임을 임명해야 하는데 대선을 앞두고 이런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일각선 내부갈등 폭발 분석 일각에서는 현 정부 출범 후 지속돼 온 방통위 내부 갈등이 드디어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MBC 사태 등을 둘러싸고 여야 추천 상임위원 간 찬반이 갈리면서 파열음이 심화돼 왔다. 방통위가 방송통신 시장에서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도 계속돼 왔다. 국감이 끝나자마자 방통위의 경고가 무색하게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과열 경쟁이 재현됐다. 접시안테나 없는 위성방송(DCS) 등도 양측 입장만 확인한 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는 4년 전 옛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일부 기능을 통합해 탄생했다. 방송통신 융합이라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합의체의 한계점을 드러내면서 방통위는 새 정부 출범 후 ‘개편 0순위’ 부처로 거론되고 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기옥 금호산업 총괄사장 사임

    기옥 금호산업 총괄사장 사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기옥(63) 금호산업 총괄사장이 사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기 총괄사장이 지난 9일 경영정상화 차질에 책임을 지겠다며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 이에 따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원일우 금호산업 사장이 단독으로 대표직을 수행하게 된다. 금호산업은 현재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리 하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이다. 건설업계는 기 총괄사장의 사퇴가 경기 부천 중동 리첸시아 공사비 회수와 관련이 깊다고 분석한다. 미분양이 남아 있는 중동 리첸시아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실행한 대주단이 분양대금으로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고 2350억원에 달하는 원금의 전액 회수에 나서면서 문제가 표면화됐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아파트도 기부 ‘아낌없이 주는 노년’

    아파트도 기부 ‘아낌없이 주는 노년’

    20년간 불우 어린이를 돕다가 치매에 걸린 구순(九旬)의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남기고 싶다.”며 8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기부했다. 8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정인숙(54·여)씨는 어린이재단에 전화를 걸어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의 뜻에 따라 서울 서초동 아파트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115㎡(35평)형인 이 아파트는 정씨의 어머니인 양애자(89) 할머니가 훗날 기부할 목적으로 2000년 구입했다.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7억∼8억원 수준이다. 딸이 어머니의 뜻대로 기부하게 된 것은 양 할머니가 2010년 3월 넘어져 고관절 수술을 받은 뒤 병상에 있으면서 치매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씨는 치매로 의사표현조차 어려워진 노모를 보면서 “하나님의 축복 덕에 풍족하게 살았으니 다른 이웃과 나눠야 한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이 아파트는 기부할 것”이라던 어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그대로 실천에 옮긴 것이다. 양 할머니는 20년 전부터 어린이재단의 정기후원자로 매월 20만~30만원씩 아이들을 위해 기부해 왔다. 평소 “불우한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니 애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정씨는 “아버지가 계실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가족은 풍족하게 살아 왔다.”면서 “도움을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내가 물려받은 재산도 나중에는 좋은 일에 쓰고 싶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경기침체·중동전쟁에 울고… 샌디·실업률 하락에 웃고

    경기침체·중동전쟁에 울고… 샌디·실업률 하락에 웃고

    미국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이어 최초의 재선 흑인 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혼혈이라는 열등감을 딛고 전인미답의 새로운 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미 역대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른 힘든 성장 배경을 가졌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시련에 당당히 맞서 이겨냈다. 그의 아버지 버락 후세인 오바마 1세는 케냐 출신의 미 유학생이었고, 어머니 앤 던햄은 미 캔자스주 출신의 백인이었다. 1961년 8월 4일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태어난 오바마는 어릴 때부터 순탄치 못한 생활로 좌절을 겪었다. 2살 때 부모가 이혼한 탓에 하와이에서 외할아버지의 손에 자라기도 했고, 어머니가 인도네시아인과 재혼을 하는 바람에 어머니를 따라 인도네시아에서도 살았다. 혼혈은 성장기의 오바마를 더욱 고단하게 만들었다. 1995년에 쓴 회고록 ‘나의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통해 고교 시절 마리화나와 코카인에 손을 댔다고 고백했고, 청소년 시절 인종 문제로 정체성의 갈등을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바마는 로스앤젤레스의 옥시덴털 칼리지에 입학해 교환학생으로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1985년 시카고에서 도시빈민운동에 뛰어들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났다. 3년간의 빈민운동을 끝낸 그는 1988년 하버드대 로스쿨에 들어갔고, 1990년 법률 학술지 ‘하버드 로 리뷰’ 104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편집장에 올라 ‘담대한 희망’을 가슴에 품었다. 로스쿨을 졸업한 오바마는 시카고로 다시 돌아가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6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0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낙선의 고배를 들었지만, 2004년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면서 정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인상적인 기조연설로 전국구 스타가 된 그는 같은 해 11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무려 7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3년 뒤인 2007년 2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흑인 노예해방 투쟁을 시작한 일리노이주 옛 주청사 앞에서 대권 출사표를 던진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 당시 상원의원을 꺾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그 여세를 몰아 2008년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누르고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됐다. 미국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나라 안팎에서 악재가 겹쳐 ‘가시밭길’을 걸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대해서도 논란이 거듭돼 인기가 급락했다.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정책을 비롯해 동성애자 평등 정책, 부자 증세, 이민정책 개혁 등에 대한 논란으로 이념적 갈등을 부추겼다는 보수진영의 무차별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재선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제지표,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 등 악재가 속출하면서 지지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말 미국 동부지역을 강타한 슈퍼스톰 ‘샌디’ 피해복구 등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7%대로 떨어진 실업률로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 다시 한번 세계 최강 미국호를 이끌게 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미 죽은 사람이 산 사람 이긴 美 황당 선거

    최근 끝난 미국 플로리다주와 앨라배마주에서 실시된 선거에서 이미 사망한 사람들이 각각 당선돼 화제에 올랐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이긴 황당한 선거의 당선자는 올랜도의 세금 징수관으로 출마한 얼 K. 우드와 앨라배마주 비브 카운티 커미셔너에 도전한 찰스 비슬리. 올해 96세의 고령인 민주당원 우드는 당초 출마를 포기할 예정이었으나 그의 오랜 정적이 자리를 노린다는 말을 듣고 출마를 강행했다. 그러나 우드는 지난달 15일 사망했으며 투표 인쇄용지에 그대로 이름이 남아 선거는 진행됐다. 선관위 측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우드가 사망한 관계로 투표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으나 뜻밖에도 사망한 우드는 56%의 지지를 얻어 살아있는 후보자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승리했다. 이같이 황당한 당선은 앨라배마 주에서도 벌어졌다. 비브 카운티 커미셔너직에 출사표를 던진 공화당원 찰스 비슬리도 지난달 12일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비슬리도 우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선거에 나서 52%의 지지율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한편 현지언론에 따르면 사망한 우드의 자리는 민주당원 중의 한명이 승계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슬리의 자리는 공화당원 중 한명을 주지사가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뉴스팀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에필로그 /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에필로그 /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

    ‘잘나가는’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누구라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큰 신문사다. 그러고는 숲에 숨어든다.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이다. 이후 그의 삶은 나무와 동행했다. 바람을 타고 전국의 나무들을 찾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들은 이야기들은 이메일 ‘나무편지’란 이름으로 12년 6개월 동안 사람들에게 배달됐고, 여전히 배달 중이다. 나무 칼럼니스트, 고규홍(52)씨 이야기다. 그가 지난 2010년 서울신문에 인연의 뿌리를 내렸다. 매주 목요일자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를 통해서다. 이후 신문 연재물로는 드물게 100회를 이어오며 나무를 닮은 우직한 글들을 쏟아냈다. 그 긴 시간 동안 그는 수많은 나무들과 독자들을 이어줬다. 그런데도 여전히 부족하단다. 그를 서울 태평로 인근의 음식점에서 만났다. 술잔에 술과 이야기가 함께 담겨 오가는 동안, 못다 한 이야기가 있는지, 전하고 싶은 단상들은 뭔지 들어봤다. →꼬박 100회를 채웠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외국, 특히 미국의 경우 학술적 업적이 된 논문이나 에세이를 보면 신문에 연재된 것들이었다. 한두 번이 아니라 수십, 수백 회가 연재됐다. 미국의 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경우 자신이 쓴 신문 연재물이 진화생물학의 주요 업적이 됐다. 그게 너무 부러웠다. 그쪽과 우리의 언론 풍토는 다르다. 우리는 50회 넘어 가는 기획물을 본 적이 없다. 미디어 학자는 아니지만 신문이 속보 경쟁으로 가는 건 옳지 않다. 학술 등으로 외연을 확장시켜야 한다고 본다. 종이매체의 미래도 거기에 달려 있다. 이데올로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업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건 신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신문이 살아남아야 할 이유와 그 길(방법)을 이번 100회 연재에서 보여줬다고 자부한다. →에피소드가 많겠다. -나무를 찾아 시골을 자주 가는데, 예전에 구수하게 나무 이야기를 들려주던 노인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북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97회)에서는 월로댁 할머니의 부음 이야기가 들어갔고, 경남 합천 화양리 소나무(99회)에서는 다락논을 일구던 배용수 노인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어야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은 가도 나무는 남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고, 나무 곁을 스쳐가는 사람살이의 운명도 새삼 느끼게 되더라. 특히 지난 여름 태풍으로 뿌리째 뽑힌 충북 괴산 삼송리 소나무(56회)는 서울신문에 소개된 게 마지막 송사(頌辭)가 됐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배운 게 있다면. -그저 평범한 농투산이들이기는 하지만, 나무 곁에서 살아가는 노인들의 어눌한 이야기들 속에서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때로는 절집 스님들과 차를 마시며 나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이때 불가의 수행법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다. 강원 정선 정암사 주목(96회)을 찾아가 만난 덕진 스님은 ‘아상소멸행’의 지혜를 가르쳐 줬고, 인천 영종도 용궁사 느티나무(93회)에서는 불가에서 이야기하는 ‘중도’의 지혜를 배웠다. →길에서 만난 인연도 있었나.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나무 곁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경남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79회)를 찾아갔을 때, 지역 시인들의 동인지 출판 기념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때 인사 나눈 시인들과 지금까지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 영종도 용궁사에서는 죽은 나무를 연구하는 사람, 죽은 나무로 조각을 하는 사람, 살아 있는 나무를 찾아다니는 사람 셋을 우연히 만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슴에 오래 남는 건 별다른 이야기 없이 나무 곁에서 뵈었던 시골 노인들이다. 강원 영월 법흥사 밤나무(43회) 앞에서 뇌졸중으로 투병 중인 남편을 이끌고 천천히 절집 구경을 시켜주던 늙은 아내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물리적인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한 회 (원고지)15장으로 완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게 가장 힘들었다. 각 회마다 완벽한 콘셉트와 화두를 끄집어 내 기승전결로 마무리하는 게 어렵더라. 취재 과정에서는 개 때문에 고생한 적이 많다. 사람 없는 시골에서 개가 덤비면 막을 길이 없잖나. 뱀, 벌 등도 무서웠다. →수많은 나무에 대한 취사선택은 어떻게 했나. -전체 리스트를 만들어 보니 350개 정도 되더라. 수종별, 지역별, 주제의 변별성 등에 주안점을 뒀다. 특히 지역 안배가 되도록 완벽하게 리스트를 꾸렸다. 앞으로도 7년은 더 끌고 갈 수 있는 양이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나무를 꼽는다면. -연재 시작할 때 첫 회와 마지막 회에 쓰자고 마음먹었던 나무 두 그루다. 경기 화성 물푸레나무와 경남 의령 백곡리 감나무다.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던 나무를 내가 끄집어 내 천연기념물로 만들었다. →나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감나무는 사람 똥, 개 똥 먹으며 자란다고 한다. 우리와 더불어 자란다는 얘기다. 자연에 일방적으로 베푸는 건 없다. 주고받으며 산다. 100회를 이어오며 나무가 우리에게 산소나 열매를 준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 그보다는 나무에서 받는 위안과 평화의 가치가 더 크지 않겠나. 1000년을 사는 나무 없이 나와 우리 마을이 어떻게 살겠느냐는 말을 취재과정에서 참 많이 들었다. 그게 나무의 의미이지 싶다. →나무와 소통하기 위한 우리의 자세는. -나무 나이 600살이 ‘환갑’이라 치자. 이는 나무의 곁을 스쳐가는 시간의 흐름이 우리보다 열 배 느리다는 뜻이다. 나무와 소통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나무가 가진 시간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는 거다. 10살 먹은 애완견을 두고 ‘환갑’이라 말하는 건 빨리 살아온 개의 시간에 (사람이) 맞춘 거다. 마찬가지로 600살을 환갑이라 말하려면 나무의 시간에 맞춰야 한다. 나무의 아름다움을 천천히 봐야 한다는 얘기다. 순식간에 버스 타고 지나가면서 단풍나무를 아름답다고 얘기하는 건 (단풍나무가 가진 아름다움의) 100분의1도 못 보는 거다. 우리의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걸 느끼고 시간을 10배 늦춰 다가가면 나무는 아주 천천히,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게 될 거다. →새 책 ‘고규홍의 한국의 나무 특강’이 나왔다. -나무이야기의 중간 결산이다. 23개 챕터에 50여 그루 나무가 나온다. 예를 들어 왕이 심은 나무, 마을의 수호목 등 유형을 정하고,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나무들만 뽑아냈다.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는 “서울신문이 내게 준 선물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100회 동안 계속됐던 긴장 상태를 이어가며 글을 쓸 것”이라 했다. 예전엔 출장 가서 나무만 보고 왔던 그였다. 이젠 다르다. 어디를 가서든 반드시 그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단다. 나무와 사람을 따로 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일 터다. 100회 연재됐던 내용은 첨삭 과정을 거친 뒤 조만간 책으로 나온다. 출판사 말로는 ‘굵직한’ 단행본 세 권이 넘을 거란다. 인하대와 한림대 등에서의 강의를 통해 후학들에게 나무 이야기를 전하는 작업도 변함없이 이어갈 계획이다. ‘나무이야기’ 취재 과정에서 만난 박봉남 독립 PD와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방송용 작품이란 귀띔인데,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기대된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정부와 갈등’ 김중겸 한전사장 사의

    ‘정부와 갈등’ 김중겸 한전사장 사의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5일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6일 오전 세계에너지협의회(WEC) 집행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나코로 출장을 떠났다. 지난해 9월 27일 취임해 임기가 아직 2년여 남아 있는 김 사장의 사표 제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5일 김 사장이 지경부에 사표를 제출했고 지금은 행정안전부로 사표가 전달됐다.”면서 “사표가 수리된 것이 아닌 만큼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12일 이후 사표 수리 여부가 결정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경질설이 나돈 뒤여서 이번에는 사의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사표를 제출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기요금을 둘러싼 정부와의 갈등설, 과거 근무 기업에서의 비리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정부 안팎에서 ‘MB(이명박 대통령) 낙하산’이란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놓고 지경부 등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 경질설이 나돌기도 했다. 특히 두 자릿수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을 고수하면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내세운 정부와 잇단 마찰을 빚었고 같은 공기업인 전력거래소를 상대로 4조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압박을 가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이 피로감을 자주 호소했다는 게 한전 안팎의 얘기다. 김 사장은 사표가 수리될 때까지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내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에너지총회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인 정치인도 지방선거 출사표

    한인 정치인도 지방선거 출사표

    오는 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20명 가까운 한국계 후보가 출사표를 내 주목된다. 이들은 연방 및 주 의회 의원, 시장, 시의원 등에 도전한다. 연방 의회(하원)에는 강석희(민주)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시장이 한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강 시장이 당선되면 김창준 전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이후 미국 헌정 사상 두 번째로 연방 의회에 진출하는 한인이 된다. 강 시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현역인 공화당 존 캠벨 의원과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 등 막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 의회에는 2010년 동남부에서 한인으로 처음 주 의원이 된 박병진(공화) 조지아주 하원의원이 유일하게 연임에 도전한다. 주 상원의원 후보는 뉴욕주에서 출마한 김정동(공화) 변호사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주에서는 또 론 김(민주) 전 뉴욕 주지사 퀸즈 지역 담당관이 하원 40지구에 출마했다. 두 후보가 승리한다면 뉴욕주 최초의 한인 선출직 정치인이 나오게 되는 셈이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CBS방송 앵커 출신인 패티 김(민주) 해리스버그 시의원이 하원 103지구에 나섰다. 시장 선거에는 최석호(공화) 어바인 시의원이 강 시장의 뒤를 이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 의원은 2004년 시의회에 입성한 후 4년 전 재선에 성공해 지명도가 높고 인맥이 두터워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시의원으로는 캘리포니아주에서 20대인 피터 김(라팔마)과 마이클 손(부에나파크), 뉴저지주에서 진 배(우드클립 레이크), 이종철(팰리세이즈 파크), 박익성(레오니아), 데니스 심(리지필드) 등이 출마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느긋한 安… ‘후보등록일 이후 단일화’도 염두

    느긋한 安… ‘후보등록일 이후 단일화’도 염두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캠프가 후보등록일(25~26일)이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단일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1일 “민주당이 후보등록일에 단일화를 맞추려 하는데 그렇게 기계적으로 해서 될 일이 아니다.”며 후보등록일 이후 단일화 카드도 꺼냈다. 다른 관계자도 “안 후보가 공식 단일화 협상 시기를 10일 이후로 못 박으면서 이미 민주당의 단일화 스케줄은 헝클어졌다.”며 “서로 양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등록일 이전 단일화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후보등록일 이전 단일화를 해야 하는 이유로 단일화 논의 지연에 따른 시너지 효과 반감과 대규모 사표 발생 가능성을 들고 있지만 안 후보 측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투표용지에 두 후보의 이름이 인쇄된다고 해도 온 국민이 후보단일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투표용지만 보고 두 후보가 각각 출마했다고 오해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민주당 번호인 2번 대신 기호 10번을 배정받았지만 당선되지 않았느냐.”면서 “오히려 후보단일화 이후 안심한 야권성향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안 해 발생하는 사표가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 때는 심상정 당시 진보신당 후보가 하루 전 사퇴해 1·2위 후보의 표 차인 19만표에 육박하는 18만표의 무효표가 발생했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지방선거와 달리 대선에선 모든 국민이 후보 단일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찍을 사람은 반드시 찍는다.”고 자신했다. ‘치킨게임’ 양상으로 단일화 협상이 진행될 경우 안 후보에게 보다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른바 ‘벼랑끝 전술’인 것이다. 안 후보 측 또 다른 관계자는 “10일부터 후보등록일 전까지 국민참여경선을 위한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 등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문 후보 측의 장기가 발휘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유시민 진보정의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김진표 민주당 의원과의 단일화 경쟁에서 단일화 협상을 지연시킨 끝에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인단 투표를 무산시키고 여론조사 방식으로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 관계자는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범야권에서는 후보등록일 이전에 외부 압력에 따른 극적 협상 타결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검·경, ‘주폭’ 前부장판사 봐주기 수사 논란

    경찰이 ‘주폭’ 단속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부장판사 재직 당시 만취해 폭력을 휘두른 변호사가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은 뒤 약식 기소됐다. 경찰과 검찰이 권력 눈치를 보며 봐주기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주지검은 1일 술집에서 옆자리 손님과 말다툼을 하던 과정에서 행패를 부려 불구속 입건된 전직 부장판사 A(47)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A씨는 대전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지난 7월 20일 오후 11시 50분쯤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막걸리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칸막이가 넘어지면서 시비가 붙자 옆자리에 있던 손님을 폭행하고 의자 등 술집 기물을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술집 앞에 주차된 차량 보닛에 올라가 옷을 벗는 등 10여분간 난동을 부리기까지 했다. A씨는 경찰관이 현행범으로 체포한다며 차에 태우려고 하자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욕설도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경찰관의 얼굴을 들이받아 코피까지 나게 했다. 그러나 당시 조사를 맡은 청남경찰서는 A씨에게 재물 손괴, 상해, 폭행, 업무 방해 등 4가지 혐의만 적용해 불구속 입건했다. 택시를 타고 사건 현장을 떠나려는 A씨를 택시에서 끌어내리다 우연히 들이받아 코피를 나게 한 것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사안이 경미한 데다 A씨가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함에 따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해 약식 기소했다는 게 검경의 입장이지만 처벌 수위가 너무 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강태재 대표는 “일반 시민이라면 경찰이 구속까지 했을 것”이라면서 “경찰과 검찰의 이런 행태들이 국민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찰 내부에서도 일반인이었다면 구속되고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정에 세웠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현재의 권력 구조를 감안할 때 검찰과 경찰이 부장판사를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부장판사라 가중처벌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A씨는 술 먹고 저지른 실수 때문에 20년간 몸담았던 판사까지 그만두고 명예퇴직금도 못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음주 난동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사흘 뒤 대법원에 사표를 제출하고 최근 청주에서 변호사 개업을 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朴, 野단일화 깨기·검증 공세… 文·安 ‘투표시간 연장’ 맞불

    朴, 野단일화 깨기·검증 공세… 文·安 ‘투표시간 연장’ 맞불

    18대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29일 여야 후보 측은 이번 대선 승부처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3대 상수’로 야권 단일화와 프레임 대결, 텃밭 쟁투 등을 꼽는다. 여야 후보들의 지지율이 점차 고착화되는 가운데 향후 이들 싸움에서 어떻게 승부가 나느냐에 따라 차기 대권의 주인공이 결정될 전망이다. ■단일화 마지노선 11월 20일… 文 ‘독자완주 필패론’ 安 ‘신당창당론’ 힘겨루기 팽팽 야권 단일화는 대선 구도의 판을 뒤흔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변수다. 당사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도 단일화가 다른 의제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까 우려할 정도다. ‘두 후보의 담판으로 감동 있는 단일화가 성사되면 시너지 효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야권의 생각이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에 ‘독자 완주 시 필패론’을 내세워 압박하고 있고 안 후보는 단일화 프레임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재야 원로와 문화예술계가 지난주 단일화를 촉구하는 등 대외적 압박도 거세다. 민주당은 정치 쇄신을 고리로 다음 주부터 두 후보 측이 테이블에 마주 앉아 논의를 시작하면 3주 뒤인 11월 중순쯤 단일화 논의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상 타결의 마지노선도 11월 20일로 못 박았다. 후보 등록일(25~26일) 이전에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투표용지에 두 후보의 이름이 모두 기재돼 대규모 사표 발생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한길 민주당 최고위원은 “단일화가 성사돼도 박 후보를 이기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정수장학회 논란 이후 바닥을 쳤다가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여전히 단일화 방식과 시기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정당 출신을 중심으로 안철수 캠프 내에서도 단일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론에 방점이 찍혀 있다. 후보 등록 이후 ‘안철수 신당 창당론’도 나오고 있다. 이달 말까지 안 후보의 광역시도별 지역 포럼이 대부분 창립될 예정인 가운데 민주당은 창당을 위한 세 불리기가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안 후보 측 움직임은 다음 달 10일 공약집 발표 이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일화 방안과 시기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보름 만에 타협을 이뤄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프레임 상대를 가둬라! 朴, 최고의 수비는 공격… 文·安 ‘과거사 재점화’ 압박카드 상대 후보를 가둘 ‘프레임 대결’도 세분화되고 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선거 초·중반 대결에서는 박 후보를 ‘과거사’에 가둔 야권 후보들이 선전했다면 2차 대결에서는 박 후보 측의 단일화 깨기, 검증 공세와 이에 맞서 야권의 ‘과거사 재점화’ 공세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문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 시기와 방식을 놓고 밀고 당기는 단일화 프레임 대결도 하이라이트다. 대결 구도도 1차 때와 달리 복잡해진다. 여권 후보 1명에 야권의 유력 후보 2명이 맞붙는 단순 대결에서 상황에 따라 역으로 1대2의 싸움도 전개될 것으로 분석된다. 후보별 프레임 전략을 보면 박 후보 측은 과거사를 털고 야권 후보를 향해 단일화 깨기와 후보 검증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의미다. 박 후보는 지난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33주기 추도식에서 “아버지를 놓아 드렸으면 한다.”며 과거사와의 단절을 시도했다. 박 후보 측은 이를 계기로 과거사에 일절 대응하지 않기로 하고 국민 대통합 행보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단일화는 ‘정치적 야합’이라는 논리를 부각시키고 있으며 문·안 후보의 검증 공세에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박 후보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과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 교수 임용 의혹 등을 확대 재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퇴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박 후보 측의 의도대로 풀릴지는 미지수다. 당장 야권 후보들은 ‘과거사 재점화’와 투표 시간 연장 카드로 맞불을 놓고 있다. 부산고법에서 최근 정수장학회를 놓고 또 강압성 인정 판결이 나오자 또다시 정치 쟁점화에 나섰으며 투표 시간 연장에 대한 박 후보의 의견을 요구하며 압박하고 있다. 야권 단일화의 해법으로 삼을 정치 개혁 주도권 싸움도 치열하다. 문 후보 측은 정치 쇄신안을 발표해 안 후보를 압박하고 있지만 안 후보 측은 시간 벌기에 들어갔다. 시간을 끌수록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텃밭싸움 방심하다 집토끼도 놓칠라! 朴, 부산·경남 文·安 호남 표심 잡기 총력 태세 여야의 ‘고정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경남(PK)과 호남 표심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역대 표심과 달리 지지율의 변화가 크게 나타나 대선 승부처로 꼽히고 있다. 이곳에서의 ‘1표’는 상대 후보의 지지표를 빼앗아 오는 효과가 있어 사실상 ‘2표’나 다름없다. 그래서 ‘안방’ 사수와 이를 위협하는 후보별 행보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PK 지역에서는 부산 출신인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반면 호남에서는 박 후보의 목표치인 지지율 20%를 웃돌아 캠프를 들뜨게 하고 있다. 문·안 후보는 부산 출신인 점을 내세워 PK 지역 유권자와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6월 출마 선언 이후 여덟 번째 PK 지역을 찾았고 안 후보는 지난달 출마 선언 이후 각각 1박 2일 일정으로 두 차례 PK 지역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리서치앤리서치의 지난달 19∼21일과 이달 23∼25일 여론조사 중 PK 지역 양자 대결 결과를 비교해 보면 박 후보는 57.6%에서 49.4%로 밀려 50%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문 후보는 30.6%에서 37.4%로 6.8% 포인트 올랐다. 박·안 후보 양자 대결에서도 박 후보는 54.3%에서 50.1%로 하락했고 안 후보는 36.3%에서 40.2%로 상승했다. 문·안 후보의 지지율이 40% 안팎이어서 2002년 17대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가 얻은 부산 득표율 29%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는 박 후보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지지율 20%대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여전히 야권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이 역대 대선에서 단 한번도 넘지 못했던 두 자릿수 득표율이 무르익고 있다. 이 때문에 문 후보는 “호남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승부수를 던지며 텃밭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28일 광주를 찾아 정당 개혁을 약속하는 등 호남 민심 잡기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서울교육감 후보 공무원 겸직… 선거법 위반?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서울시교육감 재선거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직 교육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후보자들에 대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법적으로 현직 공무원은 후보 등록 이전까지만 사퇴하면 되지만 후보 단일화 추진으로 사실상 선거운동이 시작됐기 때문에 당장 사퇴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보수 진영 교육감 후보 단일화 기구인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시민회의)에 따르면 이준순 서울교총 회장 등 7명과 신분을 밝히지 않은 2명 등 모두 9명이 단일화 추대 과정에 후보로 등록했다. 이를 두고 현직 공립고 교장 신분인 이 회장이 후보 단일화 과정에 나서는 것은 겸직에 있어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한 공무원 복무규정에 어긋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본인의 요청에 따라 신분을 밝히지 않은 후보자 2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대영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 등 현직 교육공무원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앞서 진보 진영 단일화 경선에 참여한 송순재 서울시교육연수원장은 출마 선언 전날인 22일 사표를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현직 교육공무원이 후보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상 즉시 공직을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단일화에 나서는 행위만으로는 공직선거법상 선거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놨지만 공무원은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없도록 규정한 국가공무원법이나 공무원복무규정에 어긋나는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는 “비공개 면접 참여 등 후보 단일화 과정을 사전 선거운동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뉴스 WHO] 서울교육감 재선거 누가 뛰나

    [뉴스 WHO] 서울교육감 재선거 누가 뛰나

    오는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재선거가 대선 못지않은 열기를 띠고 있다. 보수·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여부가 선거전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4일 현재 ▲이인규 아름다운학교운동 상임대표 ▲최명복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규석 전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지원본부장 ▲이부영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등 5명이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밖에도 송순재 전 서울교육연수원장, 이준순 서울교총 회장, 이상면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출마 의사를 밝혀 공식 후보자 등록기간인 다음 달 25~26일 전까지 추가 예비후보 등록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진보진영 새달 4일 단일후보 선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 전 위원장과 송 전 연수원장은 곽노현 전 교육감의 혁신교육을 계승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공교육 활성화와 혁신교육 등을 계승·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송 전 연수원장도 “서울교육의 혁신을 멈출 수 없다.”면서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9일 가장 먼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 상임대표는 “보수와 진보 간 대립을 벗어나 상생의 교육혁신을 추구하겠다.”며 중도 성향을 표방하고 나섰다. 이 전 본부장과 최 교육의원, 이 교수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예비후보들의 면면이 공개되면서 보수·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 후보를 내세워 곽 전 교육감을 당선시킨 진보진영은 지난 15일 100여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2012 민주진보 서울시교육감후보 추대위원회’를 발족했다. 현재까지 이수호 전 위원장과 송순재 전 연수원장, 이부영 전 전교조 위원장, 김윤자 한신대 교수가 추대위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혔다. 추대위는 다음 달 4일 추대위 등록 회원들의 현장투표와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해 단일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보수진영 이대영 권한대행 변수 두 개의 단체로 나뉘어 후보 단일화에 난항을 겪었던 보수진영도 뒤늦게 통합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이돈희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 교육계 원로들로 구성된 ‘교육계원로회’와 50여개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모인 ‘좋은 교육감 추대 시민회의’는 이날 연대를 선언하고 다음 달 2일 단일 후보를 추대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8~10명의 예비후보가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이대영 교육감 권한대행도 보수 측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은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5급 공채 ‘토론면접’도 본다

    5급 행정공무원 2차 공채시험(행정고시)에 합격한 313명은 다음 달 16, 17일 이틀간 경기도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면접시험을 치른다. 최종 선발인원은 259명으로 면접 경쟁률은 1.2대 1이다. 5급 면접에서 7급과 다른 한 가지는 토론면접이 있다는 것이다. 토론면접은 조별로 시험실로 이동하여 토론과제에 대해 약 10분간 검토시간을 준다. 이어서 면접위원의 지시에 따라 조별로 동시에 자율적으로 토론하게 된다. 토론면접은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이루어진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5급 공무원 면접에서도 7급 공무원 면접과 마찬가지로 15분의 개인발표와 25분의 개별면접이 어어진다. 개인발표는 제시된 관련자료와 과제를 분석하여 발표하는 것으로 형식은 7급과 같다. 사전에 개인발표 주제를 주면 발표문을 작성할 수 있는 시간이 30분 주어지며, 발표 뒤에는 면접관이 관련 질문을 하게 된다. 개별면접은 개인발표에 바로 이어서 이루어지며, 면접관에게 제출한 사전조사서와 관련한 내용을 주로 질문받고 답변하게 된다. 하지만 면접관에 따라 사전조사서 내용보다는 공직관 검증에 주로 개별면접 질문을 할애하기도 한다. 면접관은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 ▲전문지식과 그 응용능력 ▲의사표현의 정확성과 논리성 ▲예의·품행 및 성실성 ▲창의력·의지력 및 발전가능성 등 다섯 가지 평정요소에 따라 상, 중, 하로 평가하게 된다. 면접위원의 과반수가 5개 평정요소 가운데 2개 항목 이상을 ‘하’로 평정하거나, 위원의 과반수가 어느 하나의 동일 평정요소에 대해 ‘하’로 점수를 매기면 면접에서 불합격하게 된다. 최종합격자 명단은 인터넷 사이버국가고시센터(www.gosi.go.kr)에 28일 게시하며 원서 접수 시 선택하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도 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다. 5급 공무원으로 최종 선발되면 내년 4~6월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올 12월까지 부처 배치를 받는 민간경력자 5급 공무원과 합동 교육을 받게 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독도 자원 한·일 공유 발언 김태우 통일연구원장 사의

    독도 자원 한·일 공유 발언 김태우 통일연구원장 사의

    독도 주변의 해양·해저 자원을 한·일 양국이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김태우(차관급) 원장이 사표를 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박진근 이사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원장의 ‘독도 발언’ 경위를 묻는 김영주 민주통합당 의원 질의에 “김 원장의 실질적인 사의 표명이 간접적으로 있었다.”고 답변했다. 김 원장은 지난 8월 23일 연구원 홈페이지에 일본의 한국 독도 영유권 인정 및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사죄 등을 전제로 독도 주변 해양과 해저자원을 양국이 공유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해 논란을 일으켰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朴, 4차례 “강압 불인정”… 참모 지적에 정정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1일 정수장학회 설립 과정에 대해 “강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가 이를 번복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인혁당 사건에 대해 “두 개의 판결”이라고 언급했던 것처럼 일부 역사적 사실관계를 잘못 인지한 듯한 모습을 보여 야당의 공세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정수장학회 관련 입장을 밝히면서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수장학회 설립 과정과 운영에 문제점이 없다는 것을 연이어 강조했다. 발표를 마친 박 후보에게 ‘법원에서 강압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박 후보는 “법원에서 강압적으로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해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관된 답변을 내놨다. 법원의 판결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의응답만 네 차례나 오갔다. 박 후보는 또 “법원에서 저보다도 더 많은 자료로 판단하지 않았겠느냐.”면서 “법원에서 판단한 걸 받아들여야지, 제일 많은 조사를 해서 결론을 내렸을 건데”라며 주장을 이어 갔다. 하지만 실제 법원의 판결은 강압으로 재산이 넘어간 사실은 인정했지만 시효가 지나 반환청구는 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은 판결문에서 ‘김지태씨가 국가의 강압에 의해 5·16장학회에 주식을 증여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명시했다. 법원이 강탈을 인정한 대목이다. 재판과정에서는 당시 중앙정보부 부산지부장이 연행된 김씨 회사 직원들에게 권총을 차고 접근해 “군이 목숨 걸고 혁명을 했으니 국민 재산은 우리 것”이라고 겁을 준 점과 수사과장이 김씨 측근에게 “살고 싶으면 재산을 헌납하라.”고 강요한 점 등이 강탈의 근거가 됐다. 다만 재판부는 “당시 김씨가 의사결정의 여지를 완전히 박탈당한 상태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 같은 내용을 염두에 둔 듯 “앞의 말도 있었지만 결국 법원이 최종 판결을 해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고 강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원의 결론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지만 주변의 참모진들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일부 기자들이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하자 한 실무진이 관련 기사를 출력해 왔고 급히 논의에 들어갔다. 곧이어 이학재 비서실장과 이정현 공보단장 등이 박 후보에게 기사를 건네며 “이 부분은 다시 말씀을 하시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 직접 밑줄을 그으며 기사를 읽어 보던 박 후보는 기자회견 단상에 다시 올라 “제가 아까 강압이 아니라고 했습니까. 그건 제가 잘못 말한 것 같고요.”라고 두 차례 발언을 정정했다. 참모들은 “박 후보가 판결문에 있던 ‘의사결정 여지를 박탈당한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에 방점을 두고 착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신념을 지닌 정치인, 책임을 지는 정치인/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신념을 지닌 정치인, 책임을 지는 정치인/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선을 두어 달 남겨 놓고 후보들 간의 각축이 치열하다. 안정 또는 변화를 향한 국민들의 열망은 언제나 그렇듯 교차돼 나타나고, 각 후보에 대한 관심과 비판, 검증의 물결 속에 미디어는 늘 바쁘다. 국민과 언론은 후보들의 신념과 정책을 캐묻고 자신들의 미래를 떠맡길 만한 인물인지 부지런히 가늠한다. 민주주의 경력이 벌써 반세기나 되지만, 예년과 다름없이 이번에도 대통령 후보를 고르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게다가 정권 말기가 되면서 정부와 공무원 사회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나태해지는 모습도 변함없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휴전선을 넘어온 젊은 북한군 병사 한 사람으로 인해 국방 시스템 전체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언젠가는 불거져 나올 수 있는 이슈이기도 했겠지만, 자칫 지나칠 수 있었던 사건 하나가 거대한 정부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임기 말 현상의 대표적인 모습인데, 대선 정국이다 보니 이런 문제가 차기 대통령 후보의 신념과 정책에도 민감하게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 정부의 수장으로서, 국가의 대표자로서 올바른 신념과 책임 있는 정책 마인드를 동시에 가진 후보를 간절하게 요구하는 것이 지금과 같은 시기에 그리 과한 욕심은 아니리라. 한 나라의 지도자가 정부라는 거대한 조직을 관리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번의 ‘노크 귀순’ 사태가 일선 부대 차원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최고 정책결정자들이 과연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을까. 장관들을 채근하고 행정 시스템을 정비하는 일보다 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을 것이다.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라고 해서 딱히 묘안이 있을까마는 적어도 이런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정치인들의 당연지사이리라. 그리고 그에 대한 해답은 상당 부분 정치인들의 신념에 달려 있다. 흔히 정치인은 대의명분이나 철학 등 ‘신념’을 지닌 존재로서 그러한 신념을 많은 국민들이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가가 좋은 지도자의 자격으로 간주된다. 그들은 숭고하고 비장한 가치를 내세우면서 출사표를 던지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기쁘기야 하겠지만, 어마어마한 규모의 국가 시스템이 안고 있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면 밤에 잠이 제대로 올까 싶다. 신념으로 가득 차 도달한 승리의 고지 위에서 그들이 챙겨야 할 일은 너무나 많고 난해하다. 정치인의 신념을 숭고하게 지탱하기에 현실은 한없이 냉혹하기만 하다. 현 정권 초기에 대통령이 대불산업단지의 전봇대 사례를 언급하면서 국가행정 시스템의 문제를 신랄하게 지적한 적이 있었다. 구체적이면서 현장 중심적인 정책 마인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였겠지만, 그 문제야말로 대통령 자신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니었을까. 누구를 탓할 필요 없이 그런 시스템을 고치고 개선하는 일에 지도자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의 노크 귀순 사태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책을 다녀오고 갖가지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실무자의 몫이다. 지도자에게는 ‘만기친람’(萬機親覽)식 관리보다도 왜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지 거시적 차원에서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지도자의 신념이 크게 작용한다. 물론 지도자의 신념이 너무 거창해서 현실과 괴리가 있다면 이 또한 문제일 것이다. “세상이 망하더라도 정의를 실천하리라.”는 흥분에 찬 신념은 오늘날 현실 정치에서 별 설득력이 없다. 국민들은 올바른 신념을 가진 정치인뿐 아니라 정책의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지는 정치인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신념’의 문을 통해 정치인들을 맞이하지만, 그 뒤에는 더 무거운 ‘책임’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 100여 년 전 막스 베버는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설파했다. 신념 윤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감당할 내공이 필요하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 윤리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바람직한 정치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후보들에게 권장한다. 여기저기 악수만 하러 다니지 말고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일독하시라.
  • 안철수 “北 재발방지 확약 후 금강산관광 재개”

    안철수 “北 재발방지 확약 후 금강산관광 재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전날 영서지역에 이어 19일 고성, 강릉 등 영동지역을 찾아 강원도 일정 이틀째를 이어갔다. 안 후보는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찾아 “아무리 좋은 정책과 비전도 평화와 안보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고성 주민들과 간담회에서는 금강산과 평창, 설악산을 잇는 ‘금강산 그랜드 디자인’을 통한 강원권 경제부흥을 제안했다. 안 후보는 “금강산 관광은 우선 북측과 대화부터 시작해 재발방지·사과 문제를 포함해 논의하고 재발방지를 확약받은 뒤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도 동계올림픽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 금강산 그랜드 디자인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편 안 후보의 새로운 과제와 구상을 준비하는 미래기획실을 새로 만들고 이태규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을 선임했다. 이 실장은 2007년 이명박 후보의 대선캠프인 안국포럼의 핵심 전략가로 꼽힌다. MB 정부 출범 뒤 연설기획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갔지만 한 달 만에 박영준 전 차관 등과의 갈등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KT 경제경영연구소 전무로 재직해 정권 낙하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른바 ‘박원순계’도 영입했다. 비서실 부실장을 맡은 정기남 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정책특보는 2007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공보실장을 맡는 등 한때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최측근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 김창호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 회계팀장을 캠프 회계팀장에 임명했다. 이와 함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을 지낸 이상갑 변호사를 민원팀장,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장 출신의 원범연 변호사를 법률팀장으로 임명하고 이원재 정책기획팀장은 정책기획실장으로, 김형민 정책팀장은 기획실장으로, 일정기획을 맡았던 박상혁 변호사는 부대변인으로, 이숙현 부대변인은 비서팀장으로 각각 보직 이동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고성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安, 초미니캠프서 정당급 확대…완주 수순?

    安, 초미니캠프서 정당급 확대…완주 수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출마 선언 한 달을 맞은 18일 안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야권 연대 시나리오가 3가지로 압축되어 가는 분위기다. 안 후보의 독자세력화 뒤 무소속 완주, 안 후보의 창당 후 당 대 당 통합,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 등이다. 이날도 윤여준 민주당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이 “무소속 대통령은 책임 정치를 할 수 없다.”며 안 후보를 압박했지만 단일화 신경전은 주춤해지고 있다. 전날 안 후보가 협력의 정치, 직접민주주의 강화, 특권 내려놓기 등 정치개혁 3대 과제를 제시하고 문 후보 측이 이에 동의하면서 단일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안 후보가 독자세력화를 통해 무소속으로 완주하려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닌가.”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안 후보 캠프는 초미니로 출발, 단시일 내에 정당급으로 확대돼 독자출마 준비설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 안 후보는 전날 강연에선 민주당에서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을 겨냥, “무소속 대통령이 된다고 하면 정치개혁을 위해 입법화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국회에서 나와 함께하는 사람이 생길 것”이라는 논리를 제시했다. 무소속 대통령도 충분히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는 반박이다. 안 후보는 이날 강원 속초에서 페이스북으로 모인 지지자들과의 ‘번개미팅’ 자리에서 “앞으로 두 달 더 기대하셔도 좋다.”며 완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18일은 출마선언을 한 지 30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1년은 된 것 같다.”면서 “불과 30일 전에 혼자서 출마선언을 했는데 한 달 만에 캠프 인력이 200명 가깝게 됐고 그 수만큼 전문가들이 정책을 위해 도와주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저를 도와주러 모일 수 있는지 감격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창당 후 당 대 당 통합론이 힘을 받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통합을 통해 두 후보가 공정한 조건 위에서 단일화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신당 창당을 위해선 최소 3주가 소요된다. 통합 절차를 마치려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통합론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정치공학적 가설정당 비판도 장애물이다. 통합 뒤 후보 단일화를 해도 난관은 많다. 후보 등록 뒤 단일화를 하게 되면 대규모 사표(死票)가 발생할 수 있다. 후보 단일화 논란이 길어지면서 감동은 없고 피로감만 쌓여 이미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벌써부터 단일화를 해도 지지자 가운데 최대 30%가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단일화가 만능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론도 있지만 넘어야 할 벽이 너무 많아 회의론이 우세하다. 특히 민주당이 쇄신 인상을 못 준 채 입당이 이뤄지면 “새 정치를 한다던 안철수가 구정치 세력에 합류했다.”는 비판이 일 수 있다. 안·문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확대될 경우 한 후보의 중도 포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야권 연대 해법은 점점 난해한 고차 방정식이 돼 가고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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