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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표 없이 토론으로… 검찰총장 후보 선출 방식 도마에

    투표 없이 토론으로… 검찰총장 후보 선출 방식 도마에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가 24일 총장 후보 4명을 토론을 통해 뽑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후보 선출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2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열렸는데 당시에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무기명 투표로 득표수 상위 3명을 선출해 법무부 장관에 추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투표를 생략한 채 무순위로 4명을 추천하면서 사실상 법무부 장관에 전권을 위임한 셈이다. 검찰청법에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후보자를 제청하는 경우에는 추천위의 내용을 존중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법무부 장관은 아무런 제약 없이 4명 중 1명을 후보로 추천할 수 있게 됐다. 추천위에 참가한 한 위원은 “위원장이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뽑자고 했는데, 사실상 특정 위원들 위주로 의견이 개진됐다”면서 “본인 뜻과 다르지만 분위기상 수긍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다른 위원은 “지난 2월에는 투표를 했는데 ‘청와대에서 원하는 사람을 찍으라는 암시가 있었다’는 등의 뒷말이 나왔다”면서 “이런 부작용을 없애고 만장일치로 하기 위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수경 새사회 연대 대표는 “총장 후보 선출 절차가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고, 절차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불투명하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박주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토론은 본인들의 입장이 드러나고 교정을 거쳐 합의에 이르는 방식인데 주도적인 분위기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토론을 하다 보면 중심이 되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들이 좀 더 자신의 생각을 많이 피력하며 결론을 주도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토론이 더 민주적이고 발전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투표를 할 경우 위원들이 사인을 주고받으며 특정인을 기명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추천된 후보들은 ‘조직 안정과 화합’에 무게를 둔 인물들이라는 평이다. 추천위는 김진태(61·14기) 전 대검찰청 차장, 길태기(55·15기) 대검 차장, 소병철(55·15기) 법무연수원장, 한명관(54·15기) 전 대검 형사부장 등 4명을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총장 후보로 추천했다. 당초 전통 공안통이 차기 총장으로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공안통은 한 명도 추천받지 못했고 기획통과 특수통의 격돌 구도가 됐다. 지역별로는 ‘서울-경남-전남’ 3파전 양상이고, 대학별로는 서울대와 고려대 대결 구도다. 김 전 대검 차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수사한 ‘특수통’이다. 지난해 말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로 한상대 전 총장이 중도 퇴진한 이후 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길 대검 차장은 지난달 ‘혼외아들 의혹’으로 채 전 총장이 사퇴한 이후 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정책 판단 및 기획 능력이 뛰어나 ‘기획통’으로 분류된다. 소 법무연수원장은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 국가안전기획부에 파견돼 북풍 사건을 합동 수사하는 등 특수·공안 이미지도 있지만 법무부 검찰1과장·정책기획단장 등을 거치며 기획통 이미지가 강하게 굳어졌다. 한 전 대검 형사부장은 기획통으로 지난해 ‘성추문 검사’ 사건으로 석동현 검사장이 사퇴한 뒤 서울동부지검장 직무대리를 맡았으며, 한광옥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의 사촌 동생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신임 복지부장관 후보 문형표는 누구?…‘국내 최고 연금전문가’(2보)

    신임 복지부장관 후보 문형표는 누구?…‘국내 최고 연금전문가’(2보)

    청와대는 25일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에 문형표 KDI선임연구위원을 지명했다. 문형표 내정자는 현재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연금 전문가’다. 최근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안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기초연금 공약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재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을 맡아 국민연금 장기 재정 추계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 방향을 지휘해 온 만큼 진영 전 복지부 장관 사퇴이후 파동을 겪은 기초연금 입법화를 마무리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KDI 관계자는 “연금 분야에 몰두한 분으로, 조용한 성격이지만 고령화 관련 종합연구 등 대형 프로젝트를 무난히 이끄는 등 추진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문형표 내정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9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연구위원·선임연구위원·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등을 거치면서 공공경제학과 사회보험 등의 분야에서 연구에 매진해왔다. 구체적으로는 공적연금의 재정적 고찰 및 개선과제, 복지지출 수준의 평가와 전망, 공무원연금제도의 개선방안 등을 주제로 깊이있는 연구 결과를 다수 발표했다. 더구나 연금·복지 전문 학자로서만 머물지 않고, 본인의 연구와 지식을 실제 사회·제도에 접목하기 위한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문형표 내정자는 지난 1998년에는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사회복지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올해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민간위원,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돼 활동하는 등 행정 경험도 많다. 취미로 탁구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57세) ▲ 서울고 ▲ 연세대 경제학과 ▲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박사 ▲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재정ㆍ복지정책연구부장 ▲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민간위원(현) ▲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 “의원직 사퇴” “국감 보이콧” 강경기류

    국가정보원과 군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민주당 강경파들의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의원직을 사퇴하고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핵심 의원은 24일 “의원들 사이에서 연일 강경 발언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의원직을 사퇴하고 전면 장외투쟁에 나서고 국감도 거부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직 사퇴는 국정원의 대선 댓글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뒤에도 나왔지만, “분위기가 훨씬 험악해진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는 아직 이 같은 분위기에 동조하지는 않고 있다. “국조를 통해 가라앉았던 국정원 댓글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이번 국감에서도 군의 대선 개입 의혹을 밝히지 않았느냐며 남은 국감 등 상황 관리를 잘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당의 한 인사는 전했다. 이와 관련, 지도부는 문재인 의원이 전면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문 의원은 전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건 이후 처음으로 국정원 댓글 등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나섰다. 하지만 지도부는 문 의원이 전면에 나설 때 ‘이해관계’에 따른 싸움으로 성격이 규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 대 과거 대선 후보’라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전선이 크게 축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지도부는 새누리당의 ‘대선 불복 프레임’에 반격하고 나섰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10·30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일용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가진 ‘고위정책회의’에서 “국가기관의 불법적 대선 개입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을 대선 불복이라고 얘기하는 사람과 정당은 국가기관의 정치 관여를 금지한 헌법을 무시하는 헌법 불복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부정선거를 부정선거라 말하지 말라는 것은 긴급조치를 비판하면 무조건 감옥에 처넣은 유신시대 논리”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및 검찰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의지 천명 ▲검찰수사 외압과 관련해 국정원장, 법무장관, 서울중앙지검장 문책 인사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을 특임검사로 임명해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한 전권 부여 ▲대선 개입 국가기관들에 대한 제도개혁 등을 거듭 촉구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정권교체 때마다 멍드는 KT

    정권교체 때마다 멍드는 KT

    지난 22일 검찰이 이석채 KT 회장 자택과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자 업계에서는 배경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청와대발 ‘퇴진 압박설’이 돌던 가운데 수사가 본격화되자 KT 내부에서는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다. 퇴진 압박→수사→퇴진 수순을 밟은 전임 남중수 사장과 마찬가지로 이른바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정부 지분이 ‘0%’인 순수 민간기업이지만 정권 교체 때마다 CEO가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 대표를 맡은 1대 이용경 사장은 2005년 연임에 도전했다가 공모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중도 하차했다.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려 한다”는 대승적인 이유라고 공식적으로는 정리됐지만 그때도 업계에서는 외압설이 제기됐다. 2~3대를 연임한 남중수 사장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장의 중도 하차로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 남 사장은 10여명의 후보들을 누르고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07년 말 다음 해 2월로 예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을 의식해 주주총회까지 앞당겨 열어 연임에 성공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남 사장은 외압설이 돌던 가운데 정권 교체 9개월째인 2008년 11월 검찰 수사 개시 20여일 만에 물러났다. 4~5대인 이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KTF를 합병하며 회장이 됐고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지만 정권 교체 이후 꾸준히 사퇴설에 시달렸다. 지난 6월 말 박근혜 대통령 방중 때는 국빈 만찬에서 제외돼 사퇴설에 힘이 실렸고, 8월 29일에는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사퇴를 종용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계속되는 사퇴설에도 이 회장은 비상경영을 선포하는 등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지만 이번 검찰 수사로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전임 김 사장과 마찬가지로 사퇴설이 계속된 가운데 시작된 검찰 수사라 업계에서는 이번이 ‘마지막 경고’라고 보는 해석도 있다. KT 내부에서는 때마다 반복되는 CEO 리스크에 난감해하고 있다. KT는 NTT도코모(5.46%) 등 외국 자본이 43.9%에 달하며 국민연금 8.65%, 자사주 6.6%, 미래에셋자산운용 4.99%, 우리사주 1.1% 등으로 분산돼 있어 사실상 지배주주가 없다. 이를 근거로 KT는 스스로를 ‘재벌기업’이 아닌 ‘국민의 기업’이라고 홍보했지만, 아이러니하게 그 이유 때문에 정치권의 외압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KT에서는 이럴 거면 애초에 민영화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KT 관계자는 “압수수색 직후 내부에서도 ‘올 게 왔다’는 반응이 나왔는데, 이건 결국 정권 교체에 따른 CEO 리스크를 정례 행사로 받아들인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푸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대선 댓글 의혹] 與 “불복은 盧정부 특채인사와 연관 의혹”

    새누리당은 22일 민주당이 ‘대선 패배 한풀이’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고장난 시계는 여전히 작년 대선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면서 “정치권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무책임한 정쟁을 만들고 국론을 분열시킨다면 국민이 더 이상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및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툭하면 장관 사퇴, 대통령 사과 요구 등 대선 패배 한풀이의 못된 습관을 보이는 데 대해 국민은 식상해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못된 습관과 대선 패배 망령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상임고문, 설훈 의원이 지난 대선을 ‘부정 선거’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대놓고 대선 불복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특히 설 의원은 2002년 16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최규선씨로부터 20만 달러를 받았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유죄를 선고받은 대선 공작 범죄 전력자로, 얼마나 후안무치한가”라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대선 불복 움직임 과정을 보면 공교롭게도 노무현 정부 당시 특채된 인사들과 연관성이 있어 배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댓글수사팀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광주지검 검사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2003년 경찰 간부로, 통합진보당 경선 대리투표에 대해 무죄 판결을 한 송경근 판사는 2004년 대전고법 판사로 특채된 인물이라는 주장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성 글로 지목된 5만 5689건에 대한 자체 분석을 시작해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윤석열 사태’ 파문 확산] ‘공안 vs 특수’ 뿌리깊은 갈등서 비롯

    지난해 말 검란(檢亂)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내부 갈등이 검찰을 사상 최악의 위기로 내몰았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 사퇴, 채동욱 전 총장의 사퇴에 이어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수사 배제 및 항명 파문까지 최근 검찰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검찰 내 ‘특수통-공안통’의 뿌리 깊은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분석된다. 국가보안법 위반, 선거사범 등 각종 공안 범죄 분야에 능통한 공안통 검사들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부터 검찰총장을 주로 배출해 왔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한때 공안통으로 이름을 날리다 검찰총장을 역임했다. 반면 김대중 정부 이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특수통 검사들은 주로 재벌 수사 등 특수수사 분야에서 활약한 검사들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힘을 쓰지 못하던 공안통 검사들은 이명박 정부 이후 주류 세력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당시 한상대 전 총장은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한다’는 이유로 일부 특수통 검사들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았다. 이에 한 전 총장이 최재경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특수부 검사들이 집단 반발했다. 특수부발 검란으로 한 전 총장은 사퇴했고 지난 4월 특수통인 채동욱 당시 서울고검장이 후임 총장이 됐다. 이후 채 전 총장은 국가정보원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윤 지청장을 임명해 수사를 진행해 왔고, 지난 6월 원세훈 전 원장 등에게 공직선거법을 적용할 것인지를 두고 또다시 갈등설이 터졌다. 당시 윤 지청장 등 수사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공안통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은 선거법 위반 적용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원 전 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9월 채 전 총장이 혼외 아들 의혹으로 총장직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도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이 채 전 총장을 사찰했다는 의혹 등 갈등설이 흘러나왔다. 국정원 수사로 눈엣가시였던 채 전 총장의 옷을 벗기는 데 공안통들이 일조했다는 것이다. 이후 지난 21일 윤 지청장의 항명 파문으로 곪아터진 내부 갈등은 당분간 봉합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후보 매수 혐의’ 가평군수 구속기소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 정순신)는 22일 경쟁 후보에게 대가를 약속하고 선거에 출마하지 않도록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김성기 경기 가평군수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군수는 지난 4·24 보궐선거에 출마해 예비후보로 등록한 A(75)씨를 찾아가 현금 5000만원과 시설공단 이사장직을 약속하며 후보를 사퇴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 군수는 후보 사퇴를 대가로 실제 돈을 전달하지는 않았으며 A씨는 지난 8월 지병으로 숨졌다. 검찰은 “실제 돈을 전달하지 않았지만 후보를 매수하기 위해 대가만 제시해도 죄가 된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민주 ‘수사 외압’ 총공세… 대선 불복 조짐

    ‘윤석열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국군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경찰 등 국가기관의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3국1경’에 의한 총체적 부정”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일부 민주당 인사들은 22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선 승복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현 정권의 정통성 공세로 번질 조짐마저 엿보인다. 김한길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법무장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 14일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정상화되는 듯했던 정국이 다시 급속히 얼어붙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대선 불복’ 태도로 비쳐질까 조심해 온 민주당 내부 기류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게 심상치 않다. 실제 이날 긴급 의총에서 박지원·설훈 의원 등 중진들이 “선거 결과에 승복할 수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정세균 전 대표는 트위터 글을 통해 “국가기관이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이것이 부정선거가 아니면 무엇이 부정선거란 말이냐”고 가세했다. ‘대선 불복’ 논란이 확산되자 정호준 원내대변인이 즉각 “민주당은 헌정 사상 초유의 국가기관 대선 개입과 국정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댓글 수사에 대한 외압 사건을 대선 결과와 연관지을 생각이 전혀 없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지만 당 내부의 기류는 상당히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강력 반박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그동안 대선 불복에 대해서 치고 빠지기를 하더니 이제 대놓고 대선 불복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대선 패배의 망령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대선 승복 문제가 ‘블랙홀’처럼 다른 모든 쟁점들을 빨아들이면서 정치권은 대충돌 직전처럼 아슬아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론 동향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이효정 대전문진원장 연임에 시끌

    탤런트 이효정 대전문화산업진흥원장을 놓고 임기 내내 빚은 논란이 연임 결정으로 또다시 재연하고 있다. 21일 대전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교수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이 원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에 성명을 내고 “언론과 시민단체가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했는데도 이 원장의 연임을 결정한 것은 문제 개선 및 해결 의지가 없고, 대전시민을 기만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첨단기술과 연계된 진흥원 본래의 업무와 어울리지 않는 연기자 출신이 공모절차 없이 선임돼 업무차질과 내부 불만 등 여러 문제가 있었으나 책임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연임 결정 철회와 이 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 원장은 2011년 대전시 출연기관인 진흥원 원장으로 선임된 뒤 전임보다 40%쯤 인상된 1억 2000만원의 연봉이 논란이 돼 9600만원으로 깎였다. 또 2년간 원장으로 있으면서 여러 드라마에 출연해 업무 소홀 논란을 빚었다. 지난 4월에는 ‘장옥정, 사랑에 살다’와 ‘출생의 비밀’에 겹치기 출연했다. 이 원장은 당시 “주말에 몰아서 촬영해 업무에 지장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다른 출연자들과 제작진이 이 원장 스케줄에 모두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구심을 낳았다. 게다가 지난해 모 종편에서 방영한 드라마 ‘불후의 명작’이 종영된 뒤 사전제작비로 1억 5000만원을 소급 지원해 거센 논란을 일으켰다. 이 드라마에는 염홍철 대전시장이 카메오로 출연한 데다 이 제작업체가 나중에 ‘장옥정’을 만들면서 이 원장을 출연시켜 대가성 의혹을 불러오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연봉은 이 원장이 드라마 촬영 등을 위해 근무시간이 주 5일에서 4일로 줄면서 깎인 것이고, 드라마가 끝난 뒤 지급한 사전제작비는 내부 규정에 어긋나지 않은 집행이었다”고 해명했다.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은 “진흥원이 지난해 드라마페스티벌을 열면서 경험이 없는 신생 업체에 행사를 맡긴 것과, 1억 5000만원의 사전제작비도 정밀하게 따지면 규정을 위반한 것인 만큼 진정서를 내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시론] 한·일 정상회담이 필요한 이유/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시론] 한·일 정상회담이 필요한 이유/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 문제로 갈등하다가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이웃이었다. 현재의 한·일 관계 악화도 시간이 지나면 서로의 필요에 의해 다시 관계를 회복할 것이다. 그래서 한국 국민은 이번 기회에 아베식의 역사퇴행적인 사고와 행동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한국 정부가 확실히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아베 신조 수상이 과거사를 직시하지 않는 한 한·일 정상회담을 할 수 없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도 이러한 국민 정서를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가지고 일본을 설득하는 자세와 용기가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한·일 관계는 항상 갈등과 협력의 사이클이 반복되어 왔기 때문에 국익을 고려한 전략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대체로 한·일 관계가 경색된 시기에 원칙을 고수한 대일 강경 일변도 정책은 일본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에 별로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 예로 김영삼 대통령은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하였고, 노무현 대통령은 “‘외교전쟁’까지 불사하겠다”며 대일 강경정책을 고수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오히려 한·일 관계가 우호적인 시기에 한국의 설득과 요구를 통해 일본 정부를 움직일 수 있었다.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이명박 대통령 시절 일본은 ’칸 담화‘를 발표하고, 한국에 문화재를 반환했던 것이다. 대일 강경 일변도 정책보다는 대일 소통과 설득이 효과적이었다는 것을 역사가 알려주고 있다. 한국이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우선 정부 간 대화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한·일 관계의 경색이 지속되는 이유 중에는 한·일 양국 정부 간 신뢰 부재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일 양국이 대립되더라도 외교 당국 간은 서로 긴밀한 소통을 하였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외교 당국자들은 한·일 관계가 더 이상 악화하지 않도록 서로 지혜를 짜내는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한·일 양국은 상대방에 대한 상호 오해와 불신으로 인해 외교 당국이 만나기를 꺼리고 공식적인 회의 이외에는 서로 소통하는 기회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그로 인해 상대방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오해하는 상황마저 나타나 불신은 더욱더 쌓이고 있다. 이를 두고 한·일 전문가들은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까지 가보면 상대방과 타협할 것이라는 체념마저 존재한다. 한·일 양국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한·일 정상이 만나 갈등의 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일 정상이 만나 하루아침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은 아니다. 한·일 정상 간 만남이 이루어질 때 한·일 외교 당국도 좀 더 진지하게 한·일 쟁점을 풀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것이고, 그 결과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한·일 정상이 해야 할 일이다. 지금의 한·일 관계는 새로운 질서 변동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부상에 따라 일본은 미국의 안보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군사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 현재 일본이 시도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의 해석 변경은 미국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하지만, 그 속내는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미국으로서도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통하여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인 부담을 줄이면서 재균형(리밸런스) 정책을 할 수 있는 기회로 본 것이다. 이 점에서 한국이 과거사 문제로 일본의 군사적인 역할에 반대만 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이제 역사 문제 외에 안보 문제에 대해 한·일 정상이 전략적인 대화를 시작할 때이다.
  • ‘원세훈 직접 지시’ 여부가 충돌 단초

    검찰이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수사로 사분오열됐다. 현직 부장검사가 검사장과 정면충돌하며 ‘맞짱’을 뜨고 국정원 사건 수사팀 내에서도 특수통과 공안통 일부 검사들이 상충하는 등 검찰 존립 근간인 검사동일체 의식마저 흔들리고 있다. 내홍의 중심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자리 잡고 있다. 원 전 원장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인터넷 게시판이나 트위터에 정치 댓글·게시글을 게재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가 검찰 조직을 진흙탕 싸움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상대 전 검찰총장 퇴진의 계기가 됐던 검란(檢)보다 더 심한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의 항명 사태는 원 전 원장의 대선·정치 개입 직접 지시 여부를 둘러싼 수사팀과 수뇌부의 갈등에서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간부는 21일 “법무부나 검찰 수뇌부는 원 전 원장의 직접 지시 부분은 밝혀진 게 없고 구체적인 증거도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을 수사선상에 오른 국정원 직원들과 공범으로 볼 물증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수사팀 내 일부 공안 검사들도 인식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뇌부는 윤 지청장이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한 ‘트위터 게시글’도 원 전 원장까지 연결할 수 있느냐에 회의적이라고 한다. 다른 간부는 “수뇌부는 트위터 게시글도 인터넷 게시글과 마찬가지로 원 전 원장 처벌을 위한 것인 만큼 원 전 원장 지시에 의해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게 밝혀져야 하는데 이게 명확하지 않고 심리전단 개인 차원의 행위일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윤 지청장을 비롯한 수사팀 내 특수통과 일부 공안검사들은 원 전 원장의 지시에 의한 국정원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정원 심리전단 산하에 포털사이트, 블로그, SNS 등 모두 4개의 팀이 있고 자동 프로그램을 통해 글을 게재한 점과 원장님 지시 말씀 자료 등을 봤을 때 원 전 원장이 지시를 하고 보고도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말단 직원들이 개인 차원에서 댓글을 달고 게시글을 올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현 수뇌부에서 정권의 눈치를 봐 초점을 흐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정권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면서 “트위터에 5만 5689건의 정치 댓글과 게시글을 올린 것은 원 전 원장을 정점으로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증거”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年예산 3조짜리’ 한국연구재단 출범 4년간 이사장만 3명 교체

    국가 연구개발(R&D) 지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잦은 이사장 교체로 연구재단 운영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20일 “연구재단 출범 4년 4개월 동안 세 명의 이사장 중 임기를 모두 채운 이가 한 명도 없었고, 직무대행 체제만 6개월 이상이었다”며 “이런 상태로는 재단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9월 12일 돌연 사임한 이승종 전 이사장에 대해 “정권교체에 따른 물갈이였는지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기 3년의 연구재단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최 의원은 이 전 이사장과 관련, “최문기 미래부 장관이 취임 전부터 정부 출연연구기관장들의 임기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지만 이 전 이사장 사퇴에 어떤 식으로 관여했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문 연구 분야 기초·원천연구를 종합 지원하는 기초연구지원 전문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은 2009년 6월 한국과학재단,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이 통합돼 설립된 기관으로 올해 예산이 3조 1642억원에 이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끊임없는 갈등’ 흔들리는 검찰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이어지면서 검찰이 흔들리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국정원 수사로 조직이 무너져버렸다”는 자조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2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은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 검찰-법무부-청와대로 이어지는 공안통 보고라인에 대한 불신과 사건 처리에 소극적인 수뇌부와의 갈등으로 인해 독단적인 영장 집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기소 당시 불거졌던 특수-공안라인, 수사팀-수뇌부 간의 갈등이 다시 표출된 것이다. 실제로 윤 지청장은 지난 17일 영장 집행에 앞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을 찾아가 수사기밀 유출을 이유로 상부보고 없이 중앙지검장 결재로만 영장을 집행할 것을 건의했다. 그러나 조 지검장은 조금만 기다려 보라며 사실상 이를 거부했고, 윤 지청장은 지휘부에 보고 없이 영장을 집행한 뒤 경질됐다. 검찰의 국정원 사건 수사는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릴 만큼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존립기반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데다 국가 최고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연루돼 있어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지난 4월 30여명의 검사·수사관으로 구성된 ‘매머드급’ 특별수사팀을 꾸린 뒤 국정원을 압수수색하고, 원세훈 전 원장 등을 소환 조사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6월 원 전 원장 등에게 공직선거법을 적용할 것인지를 두고 내부 갈등설이 불거졌다. 청와대가 황교안 법무장관을 통해 부당한 수사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결국 원 전 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수사팀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아들 의혹으로 사퇴했다. 당시 청와대 배후설이 제기되면서 채 전 총장이 국정원 수사에서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는 ‘괘씸죄’가 작용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촉발된 특수-공안 라인 등 내부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돈 줘도 밀려”… 홧김에 자해·폭행까지

    지난 7월 경북 청송군 기능직 공무원 이모(46)씨는 흉기로 자신의 왼쪽 새끼손가락을 잘랐다. 이씨는 이날 인사부서를 찾아가 “동기들은 모두 승진했고 후배들도 많이 승진했는데 왜 나만 빠졌느냐”고 한 시간쯤 항의한 뒤 별 진전이 없자 홧김에 이 같은 일을 벌였다. 인사가 끝나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좌천되거나 승진에서 누락된 공무원과 가족들의 불평·불만이 봇물을 이룬다. 이씨처럼 일부는 억울함에 분을 삭이지 못해 자해와 폭력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 같은 현상은 자치단체에 만연한 인사비리와 무관치 않다는 게 직원들의 얘기다. 지난 7월 충북 증평군 군수실에서 한 공무원 부인이 소동을 벌였다. 남편이 사무관 승진에서 탈락한 게 원인이었다. 그는 “내 남편이 무슨 이유로 탈락했느냐”고 따지며 군수 면담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군수 명패를 집어던지고 여직원들과 몸싸움까지 했다. 부인은 경찰에 입건됐다. 2011년 9월 당시 서중현 대구 서구청장이 돌연 사퇴를 발표했다. 검찰 내사 때문이란 설이 파다했다. 구청장에게 돈을 건넸는데도 승진 인사에서 떨어진 한 직원이 술자리에서 불만을 터뜨린 게 검찰에 흘러들어 갔다는 것이었다. 서 구청장은 부인했지만 의구심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부단체장을 폭행한 사건도 있다. 명목상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경북 영양군청 A(56) 과장은 읍내 한 술집에서 B부군수와 말다툼하다 맥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다. B부군수는 10㎝ 이상 찢어져 28바늘을 꿰매는 봉합수술을 받았다. A과장은 5급 승진 뒤 장기간 승진하지 못해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지역 공무원들은 “인사비리가 관행화돼 승진하려면 줄 대기나 금품 제공밖에 없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은 승진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고 억울함을 하소연해도 소용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돌직구’ 윤석열 지청장은 누구…검찰 내 대표 ‘특수통’

    ‘돌직구’ 윤석열 지청장은 누구…검찰 내 대표 ‘특수통’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거침없는 돌직구를 쏟아낸 윤석열(53·사법연수원 23기) 여주지청장은 검찰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꼽힌다. 윤 지청장은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가 2002년 잠시 공직을 떠나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듬해 다시 검찰로 복귀해 대검 검찰연구관과 대구지검 특수부장, 대검 중수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거치며 특별수사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2007년 대검 연구관 시절,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 수사에 참여했고 중수부 시절에는 현대자동차 비자금 의혹 사건과 C&그룹 수사를 맡기도 했다. 특별수사의 대표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재직 시에는 LIG 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 사건을 수사해 구자원 회장 등 3부자를 모두 법정에 세웠다. 지난해 한상대 전 검찰총장 퇴진을 불러온 ‘검란(檢亂)’ 사태 때는 한 전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강경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윤 지청장은 특수1부장을 맡고 있다 지난 4월 18일 여주지청장으로 발령이 났지만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위해 TF가 꾸려지면서 팀장을 맡아 수사를 이끌어 왔다. 지난 6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재판에 넘기는 과정에서 구속영장 청구 및 선거법 위반 적용을 두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공안통 검사들과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휘라인의 정식 결재를 받지 않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 등을 감행한 사안과 관련해 지난 17일 수사팀에서 전격 배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당 치졸… NLL발언 공개 안해 수상” “문재인 후보 대북관, 종북넘어 간첩수준”

    민주당 등 야권은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직원들의 트위터 글이 이미 확인된 인터넷 댓글보다 훨씬 노골적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부터 대선 직전까지 발생한 이슈에 맞춰 공격 대상과 내용도 시시각각 바뀌었다는 것. 20일 공개된 검찰의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8일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이후 국정원 직원들은 트위터에 NLL 관련 의혹을 직접 쓰거나 리트위트했다. “민주당은 치졸함과 비열함의 끝을 보이며 국민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 합의하여 공개하라. 공개하지 않으니 더욱 수상하다”(2012년 10월 18일), “NLL 발언은 대선을 떠나서 국가의 안위가 달린 중대 사안이다”(2012년 10월 21일) 등의 글을 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종북몰이’가 집중됐다. “문재인 대북관은 종북을 넘어서 간첩 수준이다”(2012년 11월 23일) “문재인의 막가파식 금강산 관광 재개 발언을 보면 문재인의 주군은 노무현이 아니라 김정일이란 생각이 들더군요”(2012년 11월 2일) 등을 전파했다. 문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의 야권 단일화 추진 과정에서는 이를 비판, 음해하는 글이 집중적으로 작성됐다. 안 후보에 대해서는 “목동 황태자 안철수의 여자 관계 의혹, BW(전환사채), 포스코 사외이사 등 더 이상 도망갈 데가 없자 자폭하는 꼴이 됐다”(2012년 9월 8일) 등의 글을 올렸다. 문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된 후에는 “문재인 후보는 사퇴해야 합니다. 도둑놈이 도둑질을 하고 뻔뻔하게 대통령 후보가 되어 대한민국 국치입니다”(2012년 11월 24일) 등의 글을 리트위트했다. 대선을 코앞에 둔 12월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글이 집중됐다. “확실하게 준비된 대한민국 1등 대통령 박근혜 후보”(2012년 12월 1일) “대선 끝났네…박근혜 대통령이 확실히 대한민국 대표네”(2012년 12월 4일) 등이 대표적이다. 또 “박근혜, 고령자 임플란트, 암 등 4대 질환은 무료로 치료하게 한다! 수원 유세서 밝혀, 현재 암치료비는 환자 부담이 10%다 나머지는 건강보험에서 부담하고 있다”(2012년 12월 3일) 등의 공약 내용을 대신 홍보했다. 3000원씩 자동 송금되는 박 후보 후원 ARS 번호도 여러 차례 리트위트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작성한 트위터 글 가운데는 “여적죄는 형량이 사형 하나밖에 없다. 노무현이 적장 김정일에게 우리나라 영토의 일부를 포기하겠다는 구두 약속을 했다”(2012년 10월 19일)는 내용도 있다. 법사위 소속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건을 거론한 뒤 “여적죄 개념은 국정원만이 알 수 있는 것”이라면서 “지난 대선 때의 ‘비상계획’이 지금도 실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나 뽑지 마세요” 현직시장 기막힌 선거운동 사연

    “나 뽑지 마세요” 현직시장 기막힌 선거운동 사연

    누구나 당선되려고 출마하는 것이 선거다. 하지만 현직 시장이 재선에 나섰으나 자신을 뽑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에 있는 작은 마을인 포트 마틸다시의 밥 와이즈(70) 시장은 11월 5일 열릴 시장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무난히 재선이 가능한 상태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투표하지 말고 다른 유능한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하소연하고 나섰다. 와이즈 시장은 올봄 시장 후보 등록을 마치고 재선에 나서기로 했으나, 최근 마음을 바꿔 자신이 고령인데다 보다 개인적인 삶을 살기 위해 재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문제는 이번 선거와 관련해 후보 사퇴를 하려면 8월 말 전에 해야 한다는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야 알게 된 것. 따라서 그는 어쩔 수 없이 그의 이름이 인쇄된 투표용지에 주민들이 기표를 하여 시장에 재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을 뽑지 말라고 하소연하는 기막힌 선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것. 시 선거관리위원회는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그가 당선되어 사퇴하면 다시 남은 임기의 시장을 뽑는 선거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 우체국장 출신인 와이즈 시장은 재임 시 주거 환경 개선 등 많은 공로를 세워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나 그는 결국 재선을 원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윤석열發 檢亂… 수사팀 검사들도 항명 동참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수사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온 윤석열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의 항명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검찰 중간 간부가 수뇌부의 지시를 거역하며 소신껏 독자 행동을 한 것도 전례가 드물지만 특별수사팀 다른 검사들도 윤 지청장의 항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 이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국정원 직원들의 조직적인 대선 개입을 본격 규명하는 와중에 팀장이 수사팀에서 배제돼 수사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야권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이은 ‘제2의 찍어내기’라고 비판했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윤 지청장은 전날 트위터에 정치 댓글을 수만건 올린 국정원 직원들에 대해 체포·자택 압수수색 영장 청구에 앞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보고하지 않고 중앙지검장 결재로만 영장을 청구할 것을 건의했다. 보안유지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조 지검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지청장은 조 지검장, 수사 총괄·지휘자인 이진한 2차장검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국정원 직원 3명에 대한 체포영장과 주거지 등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전날 집행했다. 이 차장검사와 조 지검장은 전날 오전 7시 압수수색이 진행된 뒤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조 지검장은 같은 날 오후 6시 10분 지시 불이행, 보고절차 누락 등 중대한 법령 위반과 검찰 내부 기강을 문란케 한 책임을 물어 윤 지청장에게 수사에 관여하지 말라고 구두와 서면으로 지시했다. 조 지검장은 대검찰청에도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윤 지청장은 이날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윤 지청장이 검찰청법과 검찰 보고사무규칙 등에 따른 내부 및 상부 보고 절차도 무시했고 2차장검사, 중앙지검장 등을 포함한 결재 절차를 의도적으로 누락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윤 지청장은 국정원 직원들의 압수수색 영장과 체포영장을 전결로 처리했다”면서 “상부에서 상당히 불쾌해했고, 국정원이 대검과 중앙지검을 통해 거세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특별수사팀은 또한 이날 오전 8시 50분쯤 보고 및 결재 절차를 무시한 채 국정원 직원 3명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이종명 전 3차장, 민병주 전 심리정보국장 등에 대한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 차장검사는 “길태기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정확한 진상을 파악해 보고하도록 특별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선 원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밀어붙인 채 전 총장 사퇴 이후 윤 지청장도 수사팀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윤 지청장은 수사 당시 채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주장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윤 지청장이 보고 없이 압수수색 등을 강행했는지 사실관계를 더 살펴봐야겠지만 5개월 넘게 수사팀을 이끌어 온 팀장을 하루아침에 배제하는 것은 지나친 문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헌법재판소 국정감사를 진행하던 야당 의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상 유례가 없는 작태이며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파문을 두려워하는 현 정권의 노골적인 수사 및 공판 개입”이라고 규탄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국정감사, 대선 연장전으로 흘러선 안 된다

    어제까지 나흘째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를 지켜보노라면 대체 국감의 취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다시 하게 된다. 헌법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정부의 국정 전반을 대상으로 하도록 돼 있다. 정부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 새해 예산은 어떤 방향으로 짜야 하는지, 부처별 정책 입안과 집행에 있어서 잘못은 없었는지, 그리고 그 대안은 무엇인지 등 국정 전반을 두루 살펴 행정부가 제 방향으로 굴러가도록 견인하는 헌법적 장치가 국감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 국감은 이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우려했던 대로 정파의 이해를 앞세운 공방과 함량 미달의 문답으로 점철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딱한 것은 국정감사가 대선 연장전처럼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 사례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논란이다. 이미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까지 벌였고,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까지 진행되고 있으나 여야는 원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재탕 삼탕의 논란만 이어가고 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 역시 검찰 수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제 유리한 주장만 펴 대고 있다. 감사원 4대강 감사에 대해서도 서툴고 거친 감사원 사무총장의 답변을 제 논에 물대기 식으로 끌어다 대 소모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고,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퇴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파문 등에 대해서도 실체 없는 제 주장만 펴고 있다. 의원들의 질의가 주요 쟁점에 집중되다 보니, 이와 관련 없는 증인과 참고인들은 몇 시간 동안 국감장을 지키다 입 한 번 떼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유례없이 많은 기업인들을 부른 탓에 1분 안팎의 주마간산식 문답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고, 심지어 참고인을 잘못 불러 낭패를 본 사례도 있다. 일례로 임준성 한성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사흘 전 국회 정무위 국감에 불려 나와 ‘한성자동차와 같은 회사냐’는 질문에 아니라는 답변만 하곤 세 시간을 더 앉아 있어야 했다고 한다. 과거에 비해 국회의원의 호통이 줄어드는 등 일부 나아진 대목도 물론 없지 않다. 정쟁에 파묻혀 빛을 보지 못했지만 발로 뛴 의원들의 심도 있는 정책 질의가 간간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국감 초반 성적표는 예상대로 낙제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진영 논리를 앞세워 모든 현안을 정쟁화하는 구태를 벗지 못하는 한 올해 국감도 어김없이 무용론의 화살을 비켜가지 못할 듯싶다.
  • 여야 의원들 ‘정책감사’ 딜레마

    “정책감사? 하면 재미없고 안 하면 욕만 먹고….” 국정감사를 하고 있는 의원들의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정책감사’를 하겠다는 다짐을 지키기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17일 “정책감사라는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부처가 추진하는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쪽으로 준비를 했는데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도 의원들 사이에서는 “정책감사는 재미없다”는 말이 적잖이 오르내렸다. ‘착한 국감’이라는 언급도 나왔다. “증인에게 정책 관련 질의를 하면 고작 ‘잘하겠습니다’ ‘확인하겠습니다’ 정도의 답변을 듣는 데 그친다”는 이유를 들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언론과 국민들이 의원들의 자극적이고 센 발언에 높은 관심을 갖기 때문에 정치적 공세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세운다는 말에 온갖 이목이 집중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막상 존재감을 내보이겠다며 정치적 발언을 꺼내기도 쉽지 않다. 정치 공세를 폈다간 구태 국감이라는 비판이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재선 의원은 “국감이 정치 공세로 얼룩졌다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피감 기관을 제대로 파헤쳐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국감을 경찰이나 검찰의 압수수색처럼 뒤져 가며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책감사 딜레마’에 빠졌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까닭에 의원들은 정치 공세를 정책감사로 포장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지난 14일 보건복지위 국감에서 민주당은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의 사퇴 배경을 밝히고 기초연금 공약이 후퇴한 것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화법으로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국가 중대사인 기초연금과 관련됐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정책감사가 어디 있느냐”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명백한 정치 공세”라고 맞받았다. 여권의 한 3선 의원은 “따져 보면 정책감사와 정치 공세를 구분 짓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의원들이 언론에 자신의 이름 한 줄 내 보겠다며 경쟁적으로 보도자료를 내는 관행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정책감사가 제대로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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