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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유의 거부권 카드에 이건호 백기투항… 경영공백 불가피

    초유의 거부권 카드에 이건호 백기투항… 경영공백 불가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4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중징계’ 발표 직후 이 행장이 자진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지난 5월 20일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금감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한 지 100여일 만이다. KB 내분의 또 다른 주체인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경영 안정 도모를 위해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두 수장이 사퇴할 경우 후임 인선을 서두른다 하더라도 상당 기간 경영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의 중징계 결정으로 금융 당국과 KB금융 수뇌부 간 악연도 11년째 계속됐다. 이 행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며 “행동에 대한 판단은 감독 당국에서 적절하게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입장을 밝혔다. 물러나기는 하지만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문제 제기가 정당했다는 기존 주장과 연장선상에 있는 발언이다. 당초 이 행장은 지난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에 재신임을 물으며 배수진을 쳤다. 이 행장 측에선 “이사회에 제대로 반격을 날린 셈”이라고 자평했다.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지난달 21일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 결정(경징계)만 놓고 보면 이사회에서 이 행장을 해임할 근거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여기에 사이가 벌어질 대로 벌어진 사외이사들과 향후 주전산기 교체 문제를 원활히 마무리하기 위해선 재신임을 받아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만큼 거취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던 이 행장이지만, 최 원장이 초유의 거부권 카드를 꺼내 들자 곧바로 백기 투항했다. 지난 석 달간 KB 사태로 국민은행 내부 여론도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다. 이 행장이 지난달 제재심의위에서 ‘경징계’로 양형이 감형된 이후에도 되레 내부 통합 대신 갈등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는 시각이 대세를 이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이 행장에게 우호적이었던 임원이나 직원들조차도 지난달 템플 스테이(사찰 체험) ‘잠자리 다툼’과 주전산기 관련자 3명 검찰 고발 등을 지켜보며 이 행장의 리더로서의 자질에 의구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임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KB금융지주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선은 KB금융이 많이 어렵기 때문에 임직원 및 이사회와 함께 경영정상화와 조직안정화에 힘쓰겠다”며 “동시에 구제신청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진실이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의 최종 징계 수위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금융위에서도 ‘중징계’ 확정 시 구제신청을 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 원장의 이날 중징계 결정과 관련, 금융위와도 사전 의견 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 임 회장의 자진 사퇴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 역시 내분의 당사자인 만큼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선 이번 KB 사태로 KB금융의 브랜드 가치가 1조원 이상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에서 당초 추산했던 KB금융의 브랜드 가치는 5조원이 넘는다. KB금융 수뇌부의 중징계 전통이 이어지는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2004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을 시작으로 황영기 전 회장, 강정원 전 행장에 이어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중징계를 받았다. 어윤대 전 회장만 경징계다. 임 회장 역시 동반 사퇴하게 되면 KB금융은 상당 기간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 후임 선임 과정에 최소 두 달 가까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당장 LIG손해보험 인수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KB금융이 금융 당국의 ‘괘씸죄’에 걸려 LIG손보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KB금융은 LIG손보 자회사 편입을 위한 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한 상태이며 승인 여부는 다음달 말 결론 난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조희연 “일반고 한 곳당 운영비 2배 늘려 1억 지원”

    조희연 “일반고 한 곳당 운영비 2배 늘려 1억 지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대표 공약인 ‘일반고 전성시대’의 구체안을 3일 내놨다. 일반고에 학교운영비를 2배로 지원하고, 학생 성적에 따른 고교배정제를 2016학년도부터 도입한다. 또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지정 취소 대상 학교를 당초 계획대로 4일 발표한다. 하지만 조 교육감의 이 같은 ‘마이웨이식’ 정책 추진이 꼬인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 교육감은 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반고의 모든 학생을 아우르는 계획”이라며 일반고 전성시대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학교당 연평균 5000만원인 일반고 학교운영비를 1억원으로 확대한다. 서울시내 일반고는 184개교로, 92억원의 예산이 내년부터 필요하다. 단계별로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고 분반 수업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수업당 학생수도 줄여 나간다. 환경이 열악한 일반고에는 30~40대 교사, 학교 경영 역량이 뛰어난 교장을 우선 배치하기로 했다. 또 자사고와 특목고 운영 전반에 대한 주기적인 감사를 통해 일반고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특히 일반고 배정 방법을 개선한 고교균형배정제를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6학년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각 학교에 골고루 배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 교육감의 이 같은 밀어붙이기 정책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올해 교육환경개선예산 부족분이 300억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일반고 운영비를 늘리면 다른 예산의 삭감이 불가피하다. 학생이 선택하는 지금의 고교배치 제도를 성적에 따라 균등하게 배치하는 방안은 고교에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가 자사고 유지를 강하게 주장하는 상황에서 자사고와 특목고에 대한 감사 강화 실효성 문제도 제기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도한 감사 등으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시교육청이 발표할 자사고 평가와 관련, 자사고 학부모와 교장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사고 학부모 1000여명은 이날 오전 시교육청 정문에서 집회를 갖고 “자사고 탄압을 중지하라”며 조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해임할 수도… 그렇다고 재신임할 수도… KB국민銀 이사회 ‘이건호 딜레마’

    해임할 수도… 그렇다고 재신임할 수도… KB국민銀 이사회 ‘이건호 딜레마’

    KB국민은행 이사회가 딜레마에 빠졌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자신의 거취를 이사회에 맡기겠다고 공언하면서 ‘KB사태’의 공은 이사회로 넘어왔다. 하지만 이 행장을 해임할 수도, 그렇다고 재신임할 수도 없는 게 이사회의 처지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이 행장의 전날 기자회견에 따른 대응책 논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언론 접촉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다.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난 한 사외이사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무슨 말을 하면 (본의와 관계없이)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커 어떤 얘기도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아직은 입을 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소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KB 제재수위를 최종 확정한 이후에나 이사회가 입장 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은행 이사진은 이 행장을 포함해 총 10명이다. 사외이사 6명과 지주 몫의 사내이사인 윤웅원 KB지주 부사장은 이번 전산 교체 갈등 과정에서 이 행장과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다. 이사회 멤버 가운데 ‘확실한’ 이 행장 편은 전산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해 온 정병기 상임감사뿐이다. 은행 소속인 박지우 수석부행장을 빼더라도 여전히 7대3이다. 이사회가 마음만 먹으면 행장 해임안을 주주총회에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KB 전산 관련자 3명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전산 교체 결정 과정에 부당한 압력과 조작이 개입됐다는 이 행장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다른 비리나 IBM과의 유착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이 행장을 해임하게 되면 ‘죄목’은 경영 안정에 심각한 저해를 야기해 최고경영자 직분을 더 수행하기 어렵다는 정도가 된다. 이렇게 되면 임영록 KB지주 회장은 물론 사외이사들도 같은 죄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동반 퇴진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이사회가 선뜻 해임안을 꺼내들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재신임하기도 어렵다. 이 행장이 이사회의 전산 교체 결정을 번복하자 사외이사들은 “주식회사의 근간을 흔들었다”며 격앙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IBM을 직접 제소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실력과 자존심이 세다. 그런 사외이사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이 행장에게 면죄부를 주기는 쉽지 않다. 한 사외이사는 “금감원의 징계가 나온 만큼 (사외이사들도) 자숙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이 행장이 도대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되레 분란을 키우고 있다는 불만의 표출이다. KB 사정에 밝은 한 금융권 인사는 “이사회가 마음 같아서는 이 행장을 당장에 자르고 싶겠지만 그러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누구보다 이를 잘 아는 이 행장이 사태 해결의 열쇠를 이사회에 넘김으로써 자진 사퇴 압력에서도 벗어나고 (템플스테이 잠자리 불복 사건으로) 싸늘하게 돌아선 여론도 반전시킬 수 있는 묘책을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이 행장의 계산과 달리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는 평도 나온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제는 두 사람이 다 물러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악의 경우 이 행장이 노린 게 이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정기국회 개회] 임명·체포 동의용 ‘면피성 본회의’… 여전히 꽉 막힌 국회

    [정기국회 개회] 임명·체포 동의용 ‘면피성 본회의’… 여전히 꽉 막힌 국회

    1일 정기국회가 개막했지만, 여야는 의사일정 합의 조율조차 하지 못한 채 국회 정상화에 실패했다. 세월호특별법,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 범죄수익은닉처벌법(유병언 방지법), 예결산 심의 등이 공전할 전망이다. 6월 24일 국회 상임위원장 선임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열린 지 70일 만인 이날 여야 합의로 본회의가 개최됐고, 3일에도 본회의가 열리기는 한다. 그러나 임명, 체포 등 미룰 수 없는 사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일 뿐이다.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이 내정 두 달 만에 임명 승인을 얻었고,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 체포동의안과 권순일 대법관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보고됐을 뿐이다. 동의안 2건은 3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오전까지만 해도 새정치민주연합이 본회의 개최에 동의할지 고민하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 대혁신 법안, 민생 법안이 산적해 있다. 밤잠 자지 않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정의화 국회의장이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만나 체포동의안 처리 등의 시급함을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체포동의안 보고를 위한 본회의를 야당이 거부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본회의 직전 열린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도 세월호특별법과 연계, 이날 본회의를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하루 걸러 이틀간 열리는 본회의를 ‘세월호법 우선 처리 기조’를 유지하되 방탄국회를 피하기 위한 ‘예외적 본회의’로 인식한 셈이다. 정 의장은 개회사에서 ‘국회 정상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하나의 사안이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그것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면서 “여야가 더 양보하고, 유족들도 100% 만족을 줄 수 없는 정치의 한계를 조금만 더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준다면 진통이 충분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또 “추석 연휴 시작 전인 5일까지 세월호특별법이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7·30 재·보궐선거 당선 의원 15명도 선서 뒤 가진 신상발언에서 “정치 복원”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김한길·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 역시 모처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법 정국과 관련, 안 전 공동대표는 “제가 대표로 있을 때 세월호 문제를 마무리 짓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 한 달 동안의 행보에 대해서는 “정치 입문 후 지난 2년 동안 앞만 보고 뛰어왔던 것 같다”면서 “제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앞으로 현장의 많은 분들을 만나고 이제 듣고 배우겠다”고 말했다.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 패배 뒤 칩거했던 서청원 최고위원도 이날 본회의에 나왔다. 서 최고위원은 “성대결절 수술을 받아 말을 못하는데, 어떻게 나왔겠느냐”고 해명한 뒤 당무 복귀를 선언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전남 진도에 머물다 139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그동안 기르던 수염을 깎고 본회의에 참석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건호 행장 “거취 문제 이사회에 일임”

    이건호 행장 “거취 문제 이사회에 일임”

    KB금융 내분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이 행장은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거취와 관련해서는 모든 것을 이사회 결정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 5월부터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내분이 불거지면서 안팎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 오던 터였다. 이 행장은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의결된다면 이사회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면서 “반대로 재신임 결정이 나면 주전산기 교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행장이 이사회와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일단 ‘배수진’을 친 것으로 볼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는 여론을 의식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결단을 내린 셈이다. 하지만 이사회가 말처럼 쉽게 자신을 물러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엇갈린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행장은 거취를 밝히게 된 배경과 관련,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김재열 KB금융 최고정보책임자(CIO) 겸 전무와 문윤호 KB금융 정보기술(IT) 기획부장, 조근철 국민은행 IT본부장 등 3명을 업무방해죄로 검찰에 고발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주전산기와 관련한 책임자 문책이 일단락됐다는 의미다. 지난달 21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징계 결정을 받은 관련자 중 일부만 검찰 고발 대상에 오른 것과 관련해 이 행장은 “28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하루 거래 건수가 1억건에 이르는 국민은행 주전산기에 문제가 생기면 이는 은행의 존망과 존립에 위태로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주전산기 교체를 위한 성능검사 보고서 조작에 관여한 사람들을 고발 대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집안 싸움’을 내부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금융 당국이나 검찰 등 외부로 끌어간다는 지적에 대해 이 행장은 “의도적인 왜곡·조작이 있었고 그게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해 그 부분은 규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세월호가 출항하기 전에 배가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출항을 막았다면 이것이 잘못된 행동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2일 임원 40여명이 참석한 템플스테이(사찰 체험)에서 벌어진 ‘잠자리 다툼’에 대해서는 “행사 취지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행사가 진행된 부분은 분명히 있었고 그래서 문제제기를 한 것은 맞다”면서 “(다만) 먼저 귀가한 것은 그것과 별개로 개인적인 사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은행은 이런 내분을 겪으며 올해 상반기 실적이 ‘리딩뱅크’에서 ‘꼴찌’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상반기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5462억원에 불과해 우리은행(5267억원)과 더불어 순익이 가장 적었다. 신한은행의 순이익(8421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총자산 규모가 국민은행보다 훨씬 작은 기업은행(5778억원)보다도 이익 규모가 적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분 사태로 은행의 대외 이미지가 추락하고 직원들 사기가 떨어지면서 영업력 손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뉴스 플러스] 시국미사 박창신 신부 1일 소환

    경찰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박창신(72) 전주교구 원로신부를 소환 조사한다. 전북지방경찰청 보안과는 보수단체 등이 제기한 8건의 고발·진정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박 신부에게 1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보냈다고 31일 밝혔다. 박 신부는 지난해 11월 22일 군산 수송동 성당에서 열린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 미사’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정당화하고 천안함 폭침을 부정했다”며 박 신부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잇따라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천주교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은 이에 대해 “종교탄압”이며 소환 당일인 1일 오전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 김종준 하나은행장 10월쯤 물러난다

    김종준 하나은행장 10월쯤 물러난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난다. 시점은 하나·외환은행 이사회가 열린 뒤인 10월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 행장은 29일 “두 은행의 통합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백의종군하겠다”며 자진 사퇴할 뜻을 밝혔다. 하나·외환은행은 당초 조기 통합을 결의하는 이사회를 전날 열려 했으나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 등을 의식해 연기한 상태다. 하나금융그룹은 어떻게든 노조를 설득해 올해 안에 조기 통합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그러자면 10월쯤엔 이사회를 열어 조기 통합을 결의한 뒤 금융 당국에 합병 승인을 요청해야 한다. 따라서 김 행장은 이때쯤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절차가 지연되면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 하나금융은 조기 통합에 따른 외환은행 임직원의 불안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대 통합은행장을 ‘외환 몫’으로 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행장이 자진 사퇴를 결심한 데는 이런 기류도 작용했다.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조직의 부담을 덜어 주려는 행보다. 이르면 다음달 나올 예정인 금융감독원의 KT ENS 사기 대출 관련 제재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日금융청, 국민銀 도쿄·오사카 지점 ‘4개월 영업정지’

    日금융청, 국민銀 도쿄·오사카 지점 ‘4개월 영업정지’

    일본 내 국민은행 도쿄·오사카 지점 2곳의 신규 영업이 다음달 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4개월간 중지된다. 도쿄지점 부당대출 사건에 대한 일본금융청의 제재 결과다. 금융감독원은 28일 도쿄지점 부당 대출과 국민주택채권 횡령과 관련해 국민은행에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직원 6명을 면직통보하는 등 전·현직 임직원 68명에게는 제재를 통보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지난 21일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라간 안건 3개 중 2개는 이날 제재 공시까지 했지만, KB금융 수뇌부가 경징계로 감경된 주전산기 교체에 대해서는 “검토할 내용이 많아 계속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수현 금감원장의 불편한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다. 박세춘 부원장보는 “(거부권 행사 등)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4월 하나금융 수뇌부 중징계와 최근 KB금융 수뇌부 경징계에 대한 최 원장의 행보가 확연히 달라 ‘고무줄 잣대’ 논란도 제기된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중징계 결정에 대해서는 ‘조기 공시’를 주문했던 것과 달리 KB금융 수뇌부의 경징계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법률 검토’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장의 권한 행위로 볼 수 있지만 제재심의 결정을 입맛대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행장의 사퇴 압박 수단으로 조기 공시를 이용했다는 의혹과 KB금융 수뇌부의 경우 중징계를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어서다. 이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최 원장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마저 제기되자 금감원이 이날 제재 안건 3개 중 2개만 서둘러 발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금감원의 국민은행 본점 부문감사 결과 브리핑은 예정에 없던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21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제재심의 안건 중 주전산기 교체(경징계)에 대해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이번 주 제재 공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주일 만에 의외의 카드를 내민 것이다. 최 원장은 “법률 검토 착수는 실무진에서 통상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된 제재심의 결정안이 현행 감독 기준과 양형 기준에 어긋난 점이 없는지 법률전문가를 통해 꼼꼼히 따져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게감이 달라 보인다. 검토 결과에 따라 거부권 행사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부원장보는 “구체적인 보고를 받고 (원장께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고와 관련, 2010년 3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본점 주택기금부와 영업점의 차장급 직원 2명이 공모해 111억 86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지점의 부당대출 규모는 5300억원대로 조사됐다. 박 부원장보는 “제재심의위원들은 도쿄지점 부당대출 사건에 대한 책임이 이 행장보다 글로벌사업팀에 더 있다고 보고 이 행장을 경징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시론] 예술공론장과 큐레이터정신/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시론] 예술공론장과 큐레이터정신/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민주와 인권의 도시 광주가 표현의 자유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광주정신이라는 고유명사를 내걸 정도로 광주는 한국현대사를 견인한 위대한 정신적 자산을 가진 도시다. 서울정신이나 부산정신에 비해 광주정신은 선명하게 도시 정체성을 대변한다. 하지만 광주정신이라는 굴레가 오히려 광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인구 100만명이 넘는 거대 도시 광주의 정체성을 단일한 그 무엇으로 설명하는 것은 일견 자긍심이나 선명성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은 그 명성에 걸맞은 역동적인 사유와 실천의 두께를 더하기보다는 빛바랜 훈장처럼 퇴행적인 진영 논리를 반복 재생산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작가 스스로 전시 철회를 선언함으로써 일단 봉합 수순에 접어든 홍성담 걸개그림 ‘세월오월’ 사건은 광주의 속살을 들춰냈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못하는 도시 광주에서 광주정신이라는 것은 확정 불가능한 허상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만약 광주정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역사가 부여한 안정적인 기표가 아니라 역사의 유훈을 호명해 현재의 시대정신으로 재생산하는 역동성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광주는 역동은커녕 역사적 유산마저도 퇴행시키고 있다. ‘세월오월’과 함께 유폐된 것은 비단 표현의 자유만이 아니다. 그것은 광주정신의 실종과 함께 예술적 공론장의 파국을 불러왔다. 예술적 소통이 매개하는 공공영역, 즉 예술공론장은 개념이자 제도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표현의 자유다. 언론이나 시민사회의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예술에서 표현의 자유는 그 자체로 예술의 전제이자 존재 이유다. 근대적 개념의 예술은 종교와 권력의 요청에 부응해 주문생산을 하던 화공과 석공, 도공들이 스스로 작품 생산의 주인임을 선언하면서 예술의 자율성을 확립한 데서 출발했다. 따라서 예술의 자율성에 근거한 표현의 자유 없이 예술은 존재할 수 없다. 광주비엔날레가 홍성담 걸개그림을 전시하지 않은 것은 그 장을 온전한 예술공론장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데 제한을 두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광주에 비할 바 아니지만, 필자가 일하고 있는 미술관에서도 표현의 자유 문제로 소동이 벌어진 적이 있다. 해당 작품은 지난 대선 운동 기간에 특정 후보 이미지를 담은 포스터를 부산의 거리에 부착해 선거법 위반으로 법정계류 상태였다. 작가는 민감한 부분에 ‘사정상 이미지를 보여 줄 수 없다’고 쓴 A4 용지를 부착했는데, 이에 대해 시민과 언론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작가가 직접 손글씨를 써 붙인 것이어서 논란이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실감했다.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 프로젝트의 윤범모 책임큐레이터는 광주정신을 성찰하는 기획전 ‘달콤한 이슬 1980 그후’의 파행을 맞아 개막행사 이틀 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우여곡절 끝에 복귀했다. 그가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표현의 자유를 지키지 못한 큐레이터의 자괴감 때문이었다. 그가 지키고자 했던 것은 직위가 아니라 정신이자 명예였다. 출품작에 관한 비평적 논의나 대책 없이 행정관료의 잣대에 먼저 노출된 소통 경로와 책임큐레이터에게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N분의1로 출품 여부를 결정하는 의사결정 구조는 큐레이터 정신을 병들게 했다.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느냐 제한하느냐 하는 해묵은 논쟁은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더욱이 진영 논리에 빠져드는 정치적 의제와 표현의 자유 문제는 생산적인 논쟁을 기대하기 어렵다. 필자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큐레이터 정신이다. 첨예한 논점으로 사회를 일갈하는 예술가와 다양한 관점이 공존하는 대중 사이에 선 큐레이터의 판단력은 예술공론장을 지탱하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한다. 큐레이터는 예술의 개념과 제도를 지탱하는 매개자이자 생산자이며, 한 시대의 정신문화를 갈무리하는 지식인이자 실천가다. 파국 이후의 지혜가 필요한 이 시점에 큐레이터 정신을 다시 생각한다.
  • 분열의 개신교계, 통합 급물살 타나

    분열의 개신교계, 통합 급물살 타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홍재철 대표회장의 전격 사퇴 선언으로 다음달 2일 보궐선거를 앞둔 가운데 한기총에서 갈라져 나간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영훈 대표회장이 이르면 11월 말 사퇴를 선언해 주목된다. 개신교계 분열·분란의 당사자들이 모두 물러날 전망인 만큼 개신교계 통합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대표회장은 지난 25일 한교연 회원들에게 서신을 발송, “9월 말로 예정된 임시총회를 통해 대의원들의 뜻을 묻고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9월 임시총회에서 정관을 개정, 경과조치를 통해 제3기(현 대표회장 임기) 기간을 11월 말까지로 앞당기고 제4기를 출범시키는 안을 다룰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차기 총회 날짜인 내년 1월 29일까지 대표회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르면 11월 대표회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선언이다. 한 대표회장은 한영신학대 운영비를 재단의 소송비용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받아 사퇴 압력을 받아 왔다. 이에 앞서 한기총 홍 대표회장은 지난 12일 전격 퇴진을 선언하고 차기 대표회장 선거 일정을 발표했다. 홍 대표회장은 “과거 교황이 방한했을 때와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셨을 때 기독교인이 각각 50만명씩 줄어들었다는 말이 있다”면서 “이번 교황 방한을 앞두고도 한국 교회가 교권, 기득권, 불법, 부정 등 문제투성이인 모습을 보고 나 한 사람만이라도 결단해 변화될 수 있기를 바라며 결심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회장의 임기 만료 시점은 원래 2016년 1월로 돼 있다. 홍 대표회장은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교연과의 통합이 성사되면 대표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연내 통합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올해 말까지만 임기를 수행한 뒤 사퇴하겠다고도 했다. 따라서 홍 대표회장의 전격 사퇴로 개신교 연합단체의 재통합에 관심이 쏠리는 추세다. 한교연은 한기총에서 분리해 독립하면서 홍 대표회장의 취임을 강하게 반대했다. 홍 대표회장은 한교연 측에 통합을 여러 차례 권유했고 원로 목사들을 통해서도 통합을 추진했지만 한교연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대표회장의 사퇴로 한교연 측이 통합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기총은 홍 대표회장 사퇴로 다음달 2일 보궐선거를 치른다고 발표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단독 후보 등록을 했으며 경선 구도는 없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이 목사가 총회장으로 있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 총회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탈퇴 절차를 밟았던 것으로 알려져 한기총으로 편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등록을 하면서 “분열로 상처받은 한국 교회가 사랑과 화해를 통해 하나가 돼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분열된 개신교계의 통합을 우선 염두에 둔 발언으로 여겨진다. 특히 “한기총을 떠났던 모든 교단이 돌아와 한국 교회가 위상을 회복하고 절망에 차 있는 우리나라가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나라로 탈바꿈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해 한기총·한교연 통합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꽉 막힌 세월호정국] 국조특위, 청문회도 못 열고 ‘빈손’

    30일이 활동 시한인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청문회조차 열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다. 출범 초기부터 기관 보고 일정·대상,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둘러싼 갈등으로 시간을 허비하다 막바지에는 세월호특별법 재합의안 처리에 발목이 잡힌 탓이다. 세월호 국조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대로는 보고서도 못 만들고 끝날 판”이라며 “진상 규명에 조금이라도 다가가려 했지만 정치 공세로 기대만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증인 채택, 자료 요구 등의 과정에서 국정조사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특위 활동이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요구하는 배경이 됐다”고 평가했다. 새누리당은 29일 단독으로 토론회를 열어 특위 성과를 정리한다. 심 위원장은 특위가 파행된 8월 한 달간의 활동비 600만원을 경기 안산 단원고에 장학금으로 전달키로 했다. 지난 6월 2일 구성된 특위는 기관 보고 대상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실명을 넣느냐 마느냐를 두고 갈등하다 6월 30일에야 첫 보고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참사 당일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세월호 대책을 논의조차 하지 않은 사실 등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의 실언·막말을 두고 사퇴 공방을 반복했고 증인 채택을 둔 줄다리기로 시간을 보냈다. 여야 원내대표가 세월호특별법을 처리하고 차후에라도 특위 활동 연장을 합의하면 극적으로 특위 활동이 재개될 가능성이 없진 않다. 하지만 진상조사위 활동이 곧이어 시작되는 데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이견이 커 활동이 제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길영 KBS 이사장 사퇴

    이길영(73) KBS이사회 이사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27일 방송통신위원회와 KBS노조 등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최근 방통위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이사장이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갑자기 사표를 낸 정확한 배경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건강상,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나며 KBS 사장 교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 ‘KB사태’ 임영록·이건호 파워게임 새 국면

    가까스로 봉합돼 가는 듯하던 KB 사태가 은행의 검찰 고발 조치로 다시 악화되는 조짐이다. 이런 와중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KB는 끝나지 않은 사안”이라며 미묘한 발언을 해 온갖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날 김재열 KB금융지주 최고정보책임자(CIO), 문윤호 KB금융지주 IT기획부장, 조근철 국민은행 IT본부장 등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이 전산 교체 결정 과정에서 새 시스템(유닉스)의 잠재적인 위험을 알고도 이사회에 고의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해외출장을 떠나기에 앞서 이건호 행장은 언론에 “세 사람 모두 금융 당국의 중징계를 받았지만 전산이 마비되면 국가경제가 엄청난 혼란에 빠지는 만큼 3개월 감봉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검찰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 행장은 자신이 인사권을 갖고 있는 조 본부장에 대해서는 전날 해임 조치를 내렸다. 이를 두고 임영록 KB지주 회장과 이 행장의 파워게임이 다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반 회생’(경징계)으로 임 회장에게 일격을 당한 이 행장이 반격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행장 측은 “금융 당국의 중징계가 나왔으니 사법 절차를 밟는 것은 당연한 순서”라며 이런 해석에 펄쩍 뛴다. 하지만 이 행장은 지주 임직원을 두 명이나 고발하면서 지주 쪽에 사전에 전혀 알리지 않았다. KB지주는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손을 맞잡은 사진을 공개하며 화합을 다졌다고 홍보했던 지난 주말 ‘템플스테이’도 파행으로 얼룩졌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원래 1박2일 일정이었지만 이 행장이 “임 회장에게만 독방을 준 것은 화합 취지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면서 분위기가 싸늘해졌고 결국 이 행장은 한밤중에 혼자서 급거 귀경했다. 행사를 주관한 지주 측은 “다른 참석자들의 불편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설득했지만 이 행장을 붙잡는 데는 실패했다. 임 회장은 뒤늦게 독방을 취소하고 30여명의 경영진과 함께 한방에서 잤다. 전산 교체와 연결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이 행장은 현재 쓰고 있는 시스템(IBM)까지 포함해 새 전산 후보군을 정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행장과 대립해 온 사외이사들이 IBM을 불공정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여서 전산 교체가 재추진되더라도 IBM은 후보군에 끼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검찰 고발’로 맞불을 놓음으로써 유닉스의 잠재적 위험을 부각시켜 결국 원점 재검토를 노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총리도 뒷말을 증폭시키고 있다. KB 사태를 야기한 관치금융 철폐 등을 내세우며 총파업을 결의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전날 최 부총리가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KB는 끝나지 않은 사안이니 지켜봐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제재심의위원회의 KB 제재 결과에 대해 지금껏 서명을 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장은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 최 부총리의 묘한 발언과 최 원장의 버티기가 맞물리면서 최 원장이 거부권을 행사한 뒤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억측이 돌고 있다. 경징계로 임 회장과 이 행장의 체면을 살려 준 뒤 자진 사퇴를 유도할 것이라는 정반대 해석도 나온다. 한 국민은행 영업점 직원은 “겨우 한 고비 넘기는가 했더니 도로 살얼음판”이라며 “고객들 볼 낯도, 심기일전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탄식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세월호정국 극한대결] 박영선 석달 만에 강경노선으로 U턴 “강경파에 밀린 오락가락 행보” 비판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투쟁 정당 탈피’를 당 혁신안으로 내세웠던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세월호 정국 타개를 명분으로 강경노선을 밀어붙이고 있다.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 제안 등이 새누리당으로부터 거부당하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시각도 있지만 결국에는 내부 강경파에 떠밀려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원래 강경론자였다. 지난해 말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던 박 원내대표가 여야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을 막판까지 극력 반대하면서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기도 했다. 그러던 그는 지난 5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부드러운 직선’을 표방하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강성 이미지에서 벗어나 타협과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포부였다. 지난 5일 비대위원장으로서 당 혁신 과제를 맡게 되면서는 ‘낡은 과거와의 결별’, ‘생활정치로의 전환’을 내세웠다. 그후 그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타결 지으면서 타협론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세월호법 합의안이 유가족과 당내 강경파의 반발에 부닥치면서 곤경에 처하자 박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갑자기 대여 전면전을 선포했다. 20여일 만에 강경론자로 복귀한 셈이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와 어렵게 나선 재협상에서 8·19 합의를 이끌어낸 이후 “재재협상은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추인을 받지 못하자 3자 협의체를 다시 제안하며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가 당 내부의 사퇴 요구를 무마하기 위해 강경노선으로 선회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박 원내대표가 온건론이든 강경론이든 직을 걸고 끝까지 밀어붙였다면 최소한 소신 있는 정치인이라는 소리는 들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오락가락하는 정치인이 돼 버렸다”고 씁쓸해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긴축發 정국 혼란… 올랑드의 승부수

    긴축재정 문제를 두고 내각이 분열상을 보이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내각 개편을 지시했다. 주권과 재정정책을 분리해둔 유럽연합(EU)의 태생적 문제점이 또 한번 불거졌다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갈등의 핵심에는 긴축재정 문제가 있다. EU는 각국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지 말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4.3%를 기록한 프랑스는 기준을 맞추라는 압력을 받았다. 독일에 기준을 조정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이 때문에 지난 3월말 들어선 마뉘엘 발스 총리 내각은 정부 지출 210억 유로(약 28조 1985억원)를 줄이겠다는 안을 내놨다. 발스 총리는 ‘프랑스의 토니 블레어’라는, 약간 조롱 섞인 별명을 가지고 있는 좌파 내의 우파 성향 인물이다. 곧 사회당 내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특히 당내 좌파를 상징하는 아르노 몽트부르 경제장관은 지난 주말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사람들이 프랑스 좌파에 투표했는데, 왜 독일 우파의 정책에 따라야 하느냐”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프랑스 좌파에 투표했을 때는 당연히 재정확대정책을 기대한 것인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주도하는 EU의 재정긴축에 매여 있다는 얘기다. 이에 발스 총리는 즉각 사임 카드를 던졌고, 올랑드 대통령은 총리를 재신임하면서 경제장관 등의 경질을 지시했다. 몽트부르 장관은 물러나면서도 “내핍적 세금인상안은 구매력을 줄여서 경기후퇴와 디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이며, 더 궁극적으로는 극우 정당의 득세를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동조 사퇴한 오렐리 필리페티 문화장관 역시 “긴축재정은 결국 정치에 대한 환멸을 불러오고 유권자들을 국민전선 같은 극우 정당으로 보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내각 개편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진짜 불은 이제부터라는 진단이다. 올해 성장률이 0%로 예상되면서 집권당 인기는 최저 수준이다. 올해 초 지방선거에선 참패했고, 하반기 상원 선거도 패배가 예상된다. 17% 지지율에 불과한 올랑드 대통령은 스스로도 “나는 5공화국 최약체 대통령”이라고 자조할 정도다. 그럼에도 지금 정권이 유지되는 것은 사회당의 정치적 판단 때문이다. 가디언은 “집권 사회당 내부에는 이데올로기적으로 몽트부르 장관의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이 많으나, 정치적으로는 그럴 경우 정권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말 잘 듣는 인물들로 다음 내각이 구성되겠지만 관건은 올랑드 대통령이 과감한 경제성장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전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잘나가던 서울 SH공사 사장 ‘돌연 사퇴’ 배경 있나

    이종수 서울시 SH공사 사장이 임기를 8개월 남기고 돌연 사퇴했다. 시 직원이나 산하기관장의 문책인사가 없었던 데 비춰 아주 이례적이다. 이 사장은 25일 정상적으로 출근해 간부회의를 한 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임직원들과 오찬 뒤 2년여 몸담은 공사를 떠났다. 시 관계자는 “이 사장이 건강을 이유로 지난 21일 제2부시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의 주요 공약인 부채 감축과 임대주택 8만 가구 건설 1등 공신으로 불리는 데다 최근까지 공사현장을 돌며 직원들을 격려했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다른 시 관계자는 “분명히 압박을 받고 물러나는 것”이라면서 “누군가를 영입하기 위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공사 직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가장 모범적으로 조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수장을 왜 서울시 산하기관 중 처음으로 중간에 그만두게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토사구팽’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건설에서 벗어나 도심재생으로 공사의 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3월 박 시장의 무리한 부채 감축 계획에 반발해 사퇴서를 냈지만 반려됐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3자 협의체에 일단 묻힌 ‘박영선 사퇴론’

    3자 협의체에 일단 묻힌 ‘박영선 사퇴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 구성 카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사퇴론 진화에 나섰다. 파국의 화살을 외부(여당)로 돌려 당 대 당 대치 구도를 심화함으로써 당내 불만을 피하는 고전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세월호특별법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자신이 제안한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 구성에 대해 “오늘까지가 시한”이라고 못 박은 뒤 새누리당의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끝내 거부할 경우 “강도 높은 대여투쟁으로 전환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의총에서는 두 차례의 협상안 ‘불발’에 대한 당 안팎의 반발을 감안한 듯 “제가 모자란 탓이다. 걱정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3자 협의체라는 ‘재재협상 카드’와 사과를 병행하며 ‘사퇴론’을 불식시키고 ‘협상 동력’ 확보에 다시 한번 나선 셈이다. 일부 의원이 박 원내대표를 비판하면서 의총 분위기가 험악해졌으나 지도부를 흔들어선 안 된다는 주장이 좀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에서 신기남 의원은 “현시점에서 지도부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원 의원도 “당 소속 130명의 의원이 사퇴를 각오하며 박 원내대표에게 협상의 권한을 준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지도부를 공격하는 에너지를 정부·여당에 돌려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현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에게 “원내대표-국민공감혁신위원장직 분리와 같은 문제로 당내 분란을 초래해서는 안 되고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고 검토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반면 은수미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한 게 뭐 있느냐”며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학영 의원도 “선수가 두 번 다 KO 당했으면 국민과 함께 바깥에 나가서 싸워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박 원내대표의 전략 부재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청래 의원도 의총장을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나는 (박 원내대표가) 잘 이해가 안 된다”며 “3자 협의체 구성안은 새누리당이 이미 거부했다고 봐야 한다”고 일갈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박 원내대표 사퇴론 확산이 저지됐지만 논쟁을 잠시 뒤로 미룬 것일 뿐 언젠가 다시 폭발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당 관계자는 “상당수 의원이 지금은 당내 분란으로 비쳐질까 일단 목소리를 자제하는 것일 뿐 언제든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세월호 가족이 사흘째 청와대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노숙하는데 대통령은 청와대 회의에서 세월호의 ‘세’자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참으로 비정하고 냉정한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7일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문재인 의원은 전날 법원의 세모그룹 부채 탕감에 자신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을 서울남부지검에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가을, 미술 품으로

    가을, 미술 품으로

    추석 명절을 앞둔 가을 화단에 풍성한 미술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1만점 가까운 작품을 쏟아내며 서울과 부산, 광주, 창원 등지에서 미술 관람객의 발길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제10회 광주비엔날레는 다음달 4일 막을 올려 11월 9일까지 광주비엔날레전시관과 광주시립미술관, 중외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세계 3대 비엔날레 진입을 노리는 행사는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 큐레이터인 제시카 모건이 총감독을 맡았다. ‘터전을 불태우라’(Burning Down the House)는 주제 아래 87억원의 예산을 투입, 2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매체의 다양성에 신경 썼다”는 모건 총감독의 말처럼 참여 작가들은 건축가, 영화감독, 무용가, 패션 디자이너, 공연 예술가 등으로 구성됐다. 39개국 106개팀(115명)의 작가들 중 90%는 이번에 처음으로 광주비엔날레를 찾는다. 2013 베니스비엔날레 영국관 대표작가인 제러미 델러(영국), 현대 미술계의 센세이션이라 불리는 얼스 피셔(스위스), 설치미술가인 코닐리아 파커(영국), 불평등과 규범을 다양한 매체로 탐구해 온 로만 온다크(슬로바키아) 등이 눈에 띈다. 또 누보 레알리즘의 선두주자였던 이브 클라인(프랑스), 미니멀리즘의 대표작가인 댄 플래빈(미국) 등 현대미술의 대가들도 작품을 통해 관객과 조우한다. 아시아 작가들 가운데는 류사오둥(중국), 테쓰야 이시다(일본), 로델 타파야(필리핀) 등 아시아 역사와 변화상을 반영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제8회 부산비엔날레도 추석 연휴 직후인 다음달 20일 개막해 11월 22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과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이어진다. 후발주자로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부산비엔날레는 올해 창설 13주년을 맞아 30개국 160명의 작가가 작품 380여점을 전시한다. 주제는 ‘세상 속에 거주하기’(Inhabiting the world). 프랑스의 독립큐레이터인 올리비에 케플렝 전시감독이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 그냥 살아갈 것인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의지를 갖고 살아갈 것이냐는 비엔날레의 주제를 ‘추상·운동, 우주, 건축적 공간, 정체성, 동물성, 역사·사회, 자연·경관’ 등 7개 섹션으로 풀어낸다. 총예산은 42억원. 두 비엔날레는 미술 전시 외에 학술행사, 국제교류행사, 시민참여 행사 등의 부대 행사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양대 비엔날레는 올해 개막까지 큰 내홍을 겪었다. 작품 전시 여부와 전시 감독 선정 등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아 운영상의 폐쇄성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이 과정에서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와 오광수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사퇴 의사를 표명하거나 물러났다. 양대 비엔날레 외에 중소 규모의 비엔날레들도 관객을 찾아온다. ‘달그림자’가 주제인 제2회 창원조각비엔날레는 다음달 25일부터 11월 9일까지 경남 창원시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마산합포구 돝섬에 국한됐던 1회 때와 달리 전시 장소를 돝섬과 마산항 중앙부두, 창원시립문신미술관 등으로 확대했고, 11개국 42개팀이 참여한다. 대구에서도 다음달 12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사진의 기억’을 주제로 사진비엔날레가 열린다. 스페인 출신 알레한드로 카스테요테가 감독이 기획한 전시에는 페루와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18개국 30여명의 작가가 명함을 내민다. 제8회 미디어시티서울도 다음달 1일 개막해 11월 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펼쳐진다. 미디어 아트의 최신 경향을 보여주는 전시는 영화감독 박찬욱의 동생인 미디어아티스트 박찬경이 총감독을 맡았다. 최원준과 양혜규, 민정기, 배영환, 다무라 유이치로(일본), 딘큐레(베트남), 오티 위다사리(인도네시아) 등 10여개국 3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올해 주제는 ‘귀신·간첩·할머니’. 다음달 25일부터 5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국내 최대 그림장터인 제13회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도 관심을 모은다. 미국, 일본 등 16개국, 186개 화랑이 참여해 국내외 작가 1500여명의 작품 4500여점을 전시·판매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비리재단 복귀 부추기는 사학분쟁조정위

    사학 비리로 상지대학교를 떠났던 김문기 전 이사장이 21년 만에 총장으로 복귀하면서 김 총장의 복귀 근거를 마련해 준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축출됐던 비리 재단 및 인사들이 사분위의 사학 정상화 조치로 속속 복귀하면서 대학마다 큰 내홍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분위가 오히려 분쟁 조정이 아닌 분쟁 조장의 일등공신이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사분위는 25일 102차 회의를 열어 경기대 임시이사의 정이사 체제 전환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는 2004년 교수 채용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받고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던 손종국 전 총장이 학교 정상화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경기대 이사회는 옛 재단 추천 정이사 3명과 학교구성원 추천 정이사 2명, 교육부 추천 정이사 1명, 교육부 임시이사 1명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시이사를 정이사로 전환하면 옛 재단 측 인사가 4명으로 과반을 넘기면서 옛 재단이 결정권을 갖게 된다. 경기대 내부에서는 옛 재단 측 인사의 복귀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한 교수는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구조조정과 개혁을 하고 발전기금을 유치했는데, 비리 재단이 복귀할 경우 원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사분위가 옛 재단 측 인사들의 학교 복귀를 막을 의지가 없다는 점이다. 앞서 사분위는 상지대 임시이사 체제를 정이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옛 재단 측에 교육부 몫의 이사 자리를 넘겼고, 이는 김문기 체제 회귀로 이어졌다. 김 총장이 부임하자 교육부는 뒤늦게 이사 취임 승인 신청을 거부하고 총장직 사퇴를 권고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도 사학에 대한 직접적인 인사조치 등은 불가능하다. 김 총장 역시 물러날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대학노동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임시이사 파견 대학의 정이사 선임권을 쥐고 있는 사분위가 대학 정상화라는 명목으로 옛 재단의 기득권을 인정하면서 사학들이 또다시 비리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0년 이후 사분위에 의해 옛 재단이 복귀한 대학은 세종대, 대구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광운대, 조선대, 서일대 등 10여곳에 이른다. 상당수가 총장 선임과 대학 운영을 놓고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교육부와 사분위는 사립대학 재단의 권한을 존중하는 대법원 판례 등의 문제로 개입에 한계가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사분위 관계자는 “현행 사립학교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관계자는 5년만 지나면 복귀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3자협의체도 여야 평행선 세월호법 해법 ‘핑퐁 게임’

    3자협의체도 여야 평행선 세월호법 해법 ‘핑퐁 게임’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4일 세월호특별법 해법을 마련하자며 새누리당에 여야와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하면서 여권의 대응 여하에 따라 세월호 정국 향배가 갈리는 기로에 서게 됐다. 새누리당은 공개적으로는 박 원내대표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당내에서는 “세월호 유가족을 배려해야 한다”며 ‘특별법 양보론’이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3자협의체 제안이 꽉 막힌 정국의 돌파구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소속 시·도지사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해 세월호 유가족 측이 지난달 10일 3자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새누리당에 이같이 제안하고 참여를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 가장 큰 민생은 세월호특별법”이라면서 “그동안 여야 협상을 통해 진상조사위 구성 방식에 진전이 있었고 특검 추천권도 유가족 뜻을 반영할 길을 열었지만 유가족이 아직 부족하다고 하시니 끝까지 더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교착 정국의 책임 소재를 정부 여당 쪽으로 돌린 박 원내대표는 “이젠 유족 대표와 여야 대표가 마주 앉는 3자 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여당이 이러한 3자협의체 구성 방안을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이날 “여야와 유가족이 3자협의체를 통해 입법을 하자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와 의회민주제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여야 간의 논의 구도를 전혀 다른 새로운 구도로 변질시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거부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지난 23일 끝난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이 유족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어 세월호 표류 정국에서 여권이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리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법 문제를 언급할지 주목된다. 박 원내대표가 3자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은 사실상 재재협상을 위한 수순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동안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안이 유가족의 사후 거부로 번번이 무산되자 아예 협상 단계부터 유가족의 뜻을 반영하기 위한 제안으로도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25일 의원총회를 열어 세월호특별법 대응 방향 및 박 원내대표의 국민공감혁신위원장직 사퇴 문제 등을 논의하게 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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