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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초유의 ‘총무원장 탄핵 사태’

    조계종 초유의 ‘총무원장 탄핵 사태’

    설정 “종헌·종법 위반 안했다”입장 고수 “퇴진 반대”“즉각 퇴진” 혼란 확산될 듯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오늘 대책 논의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16일 중앙종회의 불신임안 가결로 조계종 최초의 ‘탄핵 총무원장’이란 불명예를 안고 퇴진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10월 총무원장에 당선된 지 10개월 만의 일이다. 총무원장 불신임안은 오는 22일 개최 예정인 원로회의의 인준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조계종 안팎에서 사퇴 압박이 거센 데다 종정 진제 스님이 교시를 내려 사퇴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종헌·종법 절차에 따른 차기 총무원장 선출까지 지시한 만큼 원로회의의 입장은 정리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설정 스님은 일단 원로회의의 불신임 인준 여부를 지켜본 뒤 입장을 최종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계종은 설정 스님의 퇴진에 따른 총무원장 선거 체제로 전환할 태세다. 원로회의에서 불신임안이 확정되면 총무부장이 총무원장직 대행을 하며 60일 이내에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 조계종단이 차기 총무원장 선출을 위해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설정 스님의 거취를 둘러싼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설정 스님 퇴진을 반대하는 스님·신도들이 집회를 이어 가며 설정 스님의 입장을 두둔하고 있다. 설정 스님 자신도 종단쇄신의 기초를 세운 뒤 12월 31일 명예롭게 퇴진하겠다는 입장을 완전히 접지 않은 때문이다. 설정 스님은 사유재산 은닉과 은처자 의혹 등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기득권 세력에 의해 은밀하고도 조직적으로 견제되고 조정되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사퇴만이 종단을 위한 길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설정 스님은 이날 종회 개회 인사말을 통해 “(나는) 종헌·종법을 위반한 사실이 전혀 없는 만큼 종회에서 불신임안을 다룰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17일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다. 불교개혁행동도 설정 스님 즉각 퇴진과 중앙종회 해산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 모임과 전국선원수좌회는 오는 23일 서울 조계사에서 종단 개혁을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설정 조계종 총무원장 불신임안 가결

    설정 조계종 총무원장 불신임안 가결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불신임을 받았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16일 오전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임시회를 열고 총무원장 설정 스님 불신임 결의안을 가결했다.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이 중앙종회에 상정돼 가결되기는 조계종단 사상 처음이다. 설정 스님은 지난해 10월 총무원장 후보 시절부터 학력 위조와 사유재산 축적, 은처자 문제로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재가불자 시민단체와 원로, 교구본사주지, 중앙종회의 압박이 계속되면서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시일 내에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해 사실상 사퇴 선언을 한 것으로 관측됐다. 설정 스님은 이후 지난 1일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를 통해 중앙종회 임시회의가 열리는 16일 이전 사퇴할 뜻을 밝혔다가 지난 13일에는 종단을 쇄신한 뒤 오는 12월 31일 명예 퇴진하겠다고 선언해 입장을 번복했다. 여기에 숨겨진 딸이 있다는 의혹과 관련, 친자 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까지 받았다. 설정 총무원장은 오는 22일 예정된 조계종 최고 의결기구 원로회의에서 불신임안이 인준되면 바로 해임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안경환 아들, ‘성폭력 허위 주장’ 자유한국당 의원 10명에 승소… “3500만원 배상”

    안경환 아들, ‘성폭력 허위 주장’ 자유한국당 의원 10명에 승소… “3500만원 배상”

    지난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올랐던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의 아들이 고교 재학 시절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단독 송인우 부장판사는 13일 안 교수의 아들 안모씨가 한국당 주광덕 의원 등 10명의 의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주광덕 의원이 3500만원을 배상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이 중 3000만원을 공동하여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안씨가 소송을 낸 의원들은 주광덕·곽상도·김석기·김진태·여상규·윤상직·이은재·이종배·전희경·정갑윤 의원이다. 안씨에 대한 성폭력 관련 의혹은 안 교수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과정에서 불거진 사안으로, 주 의원은 지난해 6월 23일 국회 정론관(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증 과정에서 새로운 범죄사실 의혹이 발생했다”면서 안씨가 서울의 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4년 성폭행 의혹으로 퇴학 처분을 받았고 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10명 의원들의 이름이 담겼고, 당시 기자회견장에는 곽상도·윤상직·이종배·전희경 의원도 직접 참석했다. 주 의원은 성명서를 자신의 블로그에도 게시했다. 안 교수는 그에 앞선 6월 16일 ‘몰래 혼인신고’ 등의 논란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그러나 의원들이 주장한 성폭력 의혹은 안씨와 관련된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는 2014년 10월 교제를 하고 있던 같은 학교 여학생과 기숙사에 함께 있던 것이 문제가 돼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전학 권고 후 퇴학’이 의결됐다가 재심을 거쳐 2주 특별교육(1주 자숙기간 권고)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안 교수도 학교에 두 차례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주 의원 등이 발표한 성명서에는 안씨와는 무관한 해당 학교에서 일어난 별도의 성폭력 관련 사건에 대한 교사의 증언이 그대로 인용됐고, 마치 안씨가 성폭력 가해자인 것 같은 내용이 적시됐다. 의원들은 재판에서 “안씨에 대해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을 뿐 안씨가 성폭력의 범행을 저지른 것처럼 단정하지 않았다”면서 “해당 학교에서 여학생에 대한 성폭력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교사의 증언을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고 안씨가 성폭력 의혹만으로 징계처분을 받았다고 하지 않고 ‘성폭력 의혹 등으로’ 징계를 받았다고 했기 때문에 허위사실을 적시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안씨 측은 “원고가 성폭력을 했고 해당 고교의 교사가 안씨가 성폭행을 했다고 증언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그로 인해 명예가 실추돼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 7월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의원들이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게 맞다면서 특히 의원들 사이 공동 불법행위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송 부장판사는 “허위사실이 기재된 성명서를 발표한 행위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이고, 이로 인해 원고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의 객관적인 평가가 저하될 수 있음은 경험칙상 분명하다”면서 “의원들의 성명서 발표 행위 및 성명서를 개인 블로그에 게시한 행위는 허위사실 적시로 인해 명예를 훼손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특히 “의원들의 명의로 허위사실이 기재된 성명서는 공동의 인식 하에 발표된 것이어서 공동 불법행위자라 할 수 있다”면서 “주 의원이 성명서를 작성했고 의원들 중 5명은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주 의원을 제외한 의원들이 공동불법행위자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성명서의 발표와 블로그 게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의원들이 그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위법성이 없었다”고도 주장했지만 송 부장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명서를 발표하기 위해 참고자료들에 대해 허위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충분한 조사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국회 정론관에서 인사청문 검증을 준비하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 및 국정감시의무에 따라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어서 면책특권이 주어진다는 의원들의 주장 역시 해당 내용이 면책특권이 보장되는 ‘국회의 직무수행에 필수적인 국회의원의 국회 내에서의 직무상 발언과 표결’로 볼 수 없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불가능합니다.”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의견을 풀어냈다.→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 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도 3년 중에 1년은 전쟁을 하고 나머지 2년은 전쟁과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그러나 둘 다 판이 깨지는 걸 원치 않으니 결국 긴장 완화로 향할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최종적으로는 주둔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일 것이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중간자로서 우리의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부시가)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 일본 민주당 정권은 단명했다. 미국 외교 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긍정적으로 본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폭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 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청와대의 협치내각 구상은 어떻게 보나.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나.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거나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인터뷰가 끝난 직후 이 의원이 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 지칭한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인구 대비 적정 국회의원 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지만,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 숫자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지금의 구도는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더 받으면 권력의 전부를 갖는 거다.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빈부 격차 심화가 사회 정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 격차가 심화한다면 당연히 정부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만 종부세 인상 등은 ‘오리털 뽑듯이’ 올려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렸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남재희는 누구 언론인 출신 4선 국회의원·장관… 운동권 딸들로 인해 우여곡절도 193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그는 1952년 서울대 의예과에 수석으로 입학해 2년 수료 후 1954년 같은 대학 법학과에 재입학했다. 1958년 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민국일보를 거쳐 조선일보 정치부장·논설위원을 지낸 뒤 서울신문에서 편집국장과 주필 등을 역임했다. 이후 1979년 서울 강서구에서 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3대까지 내리 4선을 지냈다. 보수당 의원 시절 운동권 딸들 덕분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1981년 당시 서울대 국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장녀 남화숙(현 미 워싱턴대 교수)씨가 시위 도중 연행되자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사퇴서를 썼지만,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반려했다. 차녀인 남영숙 주노르웨이 대사도 시위 전력으로 옥고를 치렀다. 1986년 하나회 멤버 중심의 군 고위 장성과 현직 국회의원들의 취중 난투극으로 알려진 ‘국방위 회식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정계 은퇴 뒤에는 집필과 강연 등을 이어 오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남재희가 만난 통 큰 사람들’, ‘진보열전’ 등이 있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조계종 “설정스님, 16일 전 용퇴”

    조계종 “설정스님, 16일 전 용퇴”

    조계종 안팎에서 은처자와 학력 위조 문제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오는 16일 이전 용퇴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설정 스님은 지난달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종단 구성원들의 뜻을 받아들여 조속한 시일 내에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성우 스님은 1일 “총무원장 스님이 16일 개최하는 임시중앙종회 이전에 용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셨다”고 밝혔다. 성우 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임시회의에 참석한 뒤 총무원에서 설정 스님을 만나 이 같은 입장을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전·현직 회장단은 지난달 30일 설정 스님에게 용퇴를 촉구하는 입장을 전달했었다. 설정 스님은 지난해 10월 임기 4년의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에 당선돼 11월 취임했다. 설정 스님은 취임 무렵부터 학력 위조 의혹, 수덕사 한국고건축박물관 등 부동산 보유 의혹, 은처자 의혹 등이 제기됐었다. 이 가운데 서울대 학력 위조 의혹은 인정했지만 은처자 관련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알쏭달쏭한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거취표명

    알쏭달쏭한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거취표명

    “종헌종법 질서는 반드시 존종되어야 합니다.” “종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조계종 총무원장 집무실 앞 로비. 느닷없이 날아든 기자회견 고지에 모여든 기자들의 긴장감은 이내 궁금증으로 바뀌었다. 이날 오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총무원장을 예방해 종단 사태 수습과 관련한 간곡한 입장을 전달하고 전국선원수좌회 소속 스님들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종단 문제 해결을 위한 참회의 108배를 올렸던 터라 설정 스님의 표현은 더욱 혼란스러웠다. 퇴진이란 말씀인가, 종헌종법을 수호해 현 상황을 고수하겠다는 발언인가. 질의응답 없이 입장문만 읽어 낸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표현대로라면 일단 거취 표현을 하긴 한 셈이다. 설조 스님이 조계사 일주문 옆에서 조계종 적폐청산과 은처자 의혹 등과 관련한 총무원장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한 지 38일 만의 첫 입장표현이다. 설정 스님의 입장문을 보자면 최근 종단 사태에 대한 사과와 종단 구성원 뜻 수용의 의지가 묻어난다. 특히 “조속한 시일 내에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한 길을 진중히 모색하여 진퇴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어떤 식으로든 조만간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듣기엔 따라선 사퇴 쪽에 무게를 둘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속 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간단치 않은 것 같다. “종단 주요 구성원 분들께서 현재의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한 뜻을 모아주신다면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설정 스님이 회견에서 밝힌대로 종단 구성원의 의견 수렴이 조계종 안팎에서 분출하는 요구를 얼마만큼 수용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실제로 종단 안에선 설정 스님의 퇴진을 만류하거나 반대하는 스님들이 적지않다. 여기에 설정 스님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오래전 일로 종단이 이렇게까지 혼란을 겪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특히 사태 해결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설정 스님이 강조한대로 종헌종법에 따른 종도들의 위견 수렴과 퇴진 후 총무원장 선거와 새 집행부 구성의 과정이 험로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단 설정 스님이 밝힌대로 “종단 구성원 뜻의 수렴” 과정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총무원장의 회견이 끝난 뒤 중앙종회 종책모임 간담회가 열려 어느 정도 의견들을 수렴한 것으로 보인다. 30일에는 교구본사주지협의회에서 전·현직 회장단·임원진 모임이 열려 모아진 뜻을 설정 총무원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여기에 원로회의 스님들과 비구니 스님들과의 만남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을 보면 종정 진제 스님이 밝힌 대로 8월말까지는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도 같다. 종단 차원에서 마련중인 종단 개혁과 혁신을 위한 개선안도 폭발적인 수준의 조치를 담을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역시 문제 해결은 종단내 구성원, 특히 복잡하게 얽혀있는 파벌·세력간 이해 절충과 타협이 관건일 것 같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선원수좌회와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등에서 예고한 승려대회 개최 등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설정 스님의 입장문 말미는 이렇게 장식돼있다. “붓다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우리 모두는 새로운 희망의 길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든든한 도반으로 함께 할 수 있길 간절히 기원 드립니다.” 김성호 기자 kimus@seoul.co.kr
  • 이재명 “‘조폭몰이’ 허구 밝혀달라”…검찰수사 요구

    이재명 “‘조폭몰이’ 허구 밝혀달라”…검찰수사 요구

    이재명 경기지사는 25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조폭 유착 의혹’ 보도와 관련한 검찰수사를 요구했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선거부터 최근까지 저를 향한 음해성 ‘조폭몰이’가 쏟아지고 있지만, 결코 조폭과 결탁한 사실이 없으므로 터무니없는 악성 음해에 대한 대응을 최대한 자제해왔다”며 “그러나 실체 없는 ‘허깨비’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마침내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진실을 감추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더는 무시할 수만은 없게 됐다. 명명백백히 그 실체를 밝혀야 할 때”라며 “조폭과 각종 권력 사이의 유착관계를 밝히기 위해 정식으로 검찰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에 성실하게 응할 것이며 조폭 사이에 유착이나 이권개입이 있었다면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것이다. 철저한 수사로 음해성 ‘조폭몰이’의 허구를 밝혀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문을 대독한 김남준 언론비서관은 음해성 조폭몰이에 대한 검찰수사를 정식 요구한 것과 관련, “(이재명 지사가 조폭연루설 보도내용과 관련해 ) 전혀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음해성 조폭몰이가 되는 것을 억울해 한다. (그 부분에서) 뜻뜻하기 때문에 수사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비서관은 방송보도에 대한 허위사실 고소 여부에 대해 “추가적인 대응방안이 결정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이 지사의 김부선 스캔들에 이어 조폭연루설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21일 이 지사가 2007년 인권변호사 시절 성남의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61명이 검거된 사건에서 2명의 피고인에 대한 변론을 맡아 2차례 법정에도 출석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사가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의 변호인이었다는 사실은 처음 알려졌다. 또 성남시장 시절 같은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이모씨가 자격 미달이었지만 성남시로부터 우수중소기업인으로 선정됐고 또 다른 조직원이 소속된 단체는 성남시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았다고 ‘그것이 알고 싶다’는 전했다. 이 지사는 ‘그것이 알고 싶다’ 본방송 전 페이스북에 장문의 반박문을 올렸지만, 보도 후폭풍이 이어지며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이 지사와 조폭 간 유착 의혹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이 지사를 파면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국민청원이 400건을 넘었다. 특히 ‘불법폭력조직 코마트레이드와 연루된 성남시장 은수미와 경기도지사 이재명 즉각 사퇴하라’는 청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10만 7000여명의 청원 인원이 몰렸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요트 타면서도 정치할 수 있다더니…伊의원 결석률 96% ‘뭇매’

    요트 타면서도 정치할 수 있다더니…伊의원 결석률 96% ‘뭇매’

    이탈리아의 유명 요트선수 출신 하원의원이 결석률이 96%에 달할 정도로 의정활동을 등한시한 채 본업인 요트에 몰두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일 메사제로’ 등에 따르면 현지 온라인 의정활동 감시 사이트는 유명 요트 선수 출신인 안드레아 무라(53) 의원이 지난 3월 하원에 입성한 이래 총 220차례의 표결 가운데 고작 8번만 출석, 96%의 결석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무라 의원은 지난 3월 총선에서 집권 ‘극우·포퓰리즘’ 연정의 한 축을 이루는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 소속으로 사르데냐 섬 칼리아리에서 출사표를 내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의 중진인 우고 카펠라치 전 사르데냐 주지사를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무라의 불성실한 의정 활동이 드러나자 야당과 유권자 단체에서는 그를 ‘결석 대장’으로 부르며 조롱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무라 의원은 사르데냐 지역 일간 ‘라 누오바 사르데냐’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활동은 의회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배에서도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오는 11월 열리는 요트 대회 ‘럼 루트’ 참가를 위해 고향인 사르데냐에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프랑스에서 카리브해까지 요트 실력을 겨룬다. 2010년 ‘올해의 이탈리아 요트 선수’로 선정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선수이자 환경보호 활동가이기도 한 그는 “내 역할은 의정활동을 하기 보다는 플라스틱으로부터 바다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당에 항상 이야기해 왔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대회에 나가 250만명의 관중과 9000만대의 카메라 앞에서 ‘플라스틱으로부터 바다를 보호하자’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하원에서 오성운동과 오성운동의 연정 파트너인 극우정당 ‘동맹’이 압도적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표결 참석 여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무라 의원은 의정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세비만 받아 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수로 요트에 전념한다면 의원 월급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면서 자신의 행보가 국위 선양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인터뷰 직후 기성 정당과 차별화되는 정직과 헌신을 강조해온 오성운동에 역풍이 불 조짐이 나타나자 오성운동 지도부는 즉각 단호한 입장을 천명했다. 오성운동 대표이자 노동산업부 장관 겸 부총리인 루이지 디 마이오(31)는 “무라 의원이 시민들에게 부여받은 임무를 계속 등한시 할 경우 그에게 남은 길은 사퇴 뿐”이라고 못 박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경찰 행세하며 시민폭행…권력에 취한 마크롱 수행비서

    경찰 행세하며 시민폭행…권력에 취한 마크롱 수행비서

    노동절 집회 진압작전 참여 파문 확산 경호실·경찰 업무 막강 권한 행사한 듯 솜방망이 처벌 등 마크롱 정치적 위기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현직 보좌관(수행비서)이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관 행세를 하며 시위 중이던 시민들을 폭행한 것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 20일 마크롱 대통령의 보좌관 알렉상드르 베날라(26)의 노동절 집회 시민 폭행 및 경찰관 사칭 의혹에 대해 국정 조사에 착수했고,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을 23일 국회 청문회에 소환하는 한편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BBC, 워싱턴포스트 등은 22일 하원이 청문회에서 대통령 보좌관이 왜 경찰 헬멧을 쓰고 경찰관들과 함께 진압작전에 참여했고, 시위대를 과잉진압하고 폭행했는지 등에 대해 추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엘리제 궁(대통령 궁)과 대통령의 측근인 콜롱 장관이 이를 알고도 경징계로 무마하려 했는지 여부도 규명하기로 했다. 베날라는 노동절 직후 내부적으로 문제가 불거지자 정직 15일의 가벼운 처분만 받은 뒤 업무에 복귀했었다. 이 때문에 엘리제 궁과 내무부가 대통령의 측근에게 ‘솜방망이’ 처벌만 하고 사건을 은폐했다는 비난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사건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자 베날라를 구금했고, 엘리제 궁도 그를 파면했다. 야당들은 경찰을 관리·감독하는 콜롱 내무장관이 대통령 측근의 권한 남용을 알고도 묵인했다면서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앞서 19일 일간 르몽드가 지난 5월 1일 노동절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을 베날라가 경찰 행세를 하며 폭행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사복 차림에 경찰 시위진압용 헬멧을 쓴 베날라는 경찰관들과 함께 집회 현장을 돌아다니다가 젊은 남성의 목을 잡고 주먹과 발로 때리고, 다른 한 여성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 베날라는 마크롱의 대선 후보 시절 사설 경호원 출신으로 집권 뒤 엘리제 궁에 보좌관으로 입성했다. 권력에 취한 젊은 보좌관이 법을 무시하고 직권을 남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마크롱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마크롱은 의회와 시민사회를 무시하고 국가권력을 대통령에게로 지나치게 집중시킨다는 비판 속에 지지율이 30% 후반대로 떨어진 상태다. 마크롱을 그림자처럼 수행해 왔던 베날라는 자신이 대통령의 측근임을 내세워 경호실과 경찰 등의 업무에 깊숙이 개입하며 막강한 권한을 휘둘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르피가로는 “사람을 잘못 고른 마크롱이 수세에 몰렸다.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北, 개방 없는 개혁 닻 올려… 관리되는 시장으로 급성장”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北, 개방 없는 개혁 닻 올려… 관리되는 시장으로 급성장”

    “북한은 이미 확고하게 개혁·개방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 ‘관리되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춘복(42) 중국 난카이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이 국가전략 차원에서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있으며 이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하얼빈에서 태어나 연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작년 11월을 비롯해 여러 차례 평양을 방문하는 등 남북을 모두 이해하는 한·중, 북·중 관계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북한 변화상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정은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큰 그림을 그릴 줄 안다. 성과관리를 강화하고 제도화한 게 가장 눈에 띈다. 김정일 때까진 현지지도가 현장 방문해 좋은 말 하고 가면 끝이었다. 김정은은 현지지도에서 지시한 사항을 점검하러 다시 온다. 노동당을 중심으로 하되 당과 내각, 군 사이에 분업이 이뤄지도록 국가운영 시스템을 회복한 것도 특징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세대교체가 많이 된 것 같다. -교체 폭이 엄청나다. 특히 김정일 사망 당시 100명이 넘던 군부 장성급들을 대부분 사퇴시키고 당·내각 중심으로 경제관리를 일원화시켰다. 한국에선 이들이 모두 ‘숙청’된 걸로 오해하지만 실제 그런 사례는 기득권을 지키려 저항하던 군의 리영호와 당 행정부장 장성택뿐이다. 김정은을 보좌하는 핵심 엘리트들은 매우 유능하고 실용적이다. 이들은 자기들 약점을 솔직하게 말한다. 이들 사이에서 김정은 지지기반이 갈수록 단단해지는 걸 평양 방문할 때마다 느낀다. →북한에서 경제정책이 차지하는 위상은. -‘선군’에서 ‘선경’으로 이동했다. 상당한 혁신이 이뤄졌다. ‘개방 없는 개혁’은 이미 시작됐다. 가령 농업에선 사실상 가족농을 인정하는 포전담당제로 바꿨고 그 이후 식량 생산량도 늘고 배급 상황도 좋아졌다. 기업에도 사회주의 생산책임제라는 이름으로 자체적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율권을 줬다. 공장장이 생산실적을 높이기 위해 다른 기업 노동자를 스카우트하기도 한다. 국영기업 간 경쟁시스템이다. 기업에서 생산한 물품 20%는 반드시 다른 지역에서 팔도록 한 것도 기업끼리 경쟁을 촉진하는 동시에 균형발전과 전국 유통망 발전을 촉진한다. →시장화는 김정일 당시부터 있던 것 아니었나. -김정일은 시장을 이용하다가 힘이 커진다 싶으면 억누르길 되풀이했다. 김정일이 2009년 화폐개혁을 시도했다 실패했다. 그게 김정은에겐 엄청난 반면교사가 됐다. 김정은은 시장을 억눌러서 국가 권력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 자율권을 주면서 시장을 이용해서 국가 능력을 키우려 한다. 국가가 관리하는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 수입대체산업도 육성한다. 대북제재 속에서도 신발과 의류 등 경공업은 상당부분 자체 생산이 가능해졌다. 북에서 만든 빵을 먹어봤는데 품질도 괜찮았다. 식당도 많이 늘었다. 경제부처 등 각 기관, 심지어 외무성에서도 식당을 열어서 서로 경쟁할 정도다. →김정은의 역할모델은 덩샤오핑이라고 보나. -2016년 7차 노동당대회에서 김정은은 “사회주의 위업을 완수하자”고 했다. ‘강성국가’에서 ‘강’(强)은 해결했지만 ‘성’(盛)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중국에서 마오쩌둥은 건국과 강국(强國), 덩샤오핑은 부국이다. 북한에선 김일성은 건국, 김정일은 강국과 위국(衛國)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나라를 지켜내고 핵개발을 시작했다. 김정은은 강국과 부국이다. 강국의 토대 위에 경제를 발전시켜 진정한 강성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북한이 생각하는 경제입국은. -아직 안 나왔다. 북에서도 계속 고민 중이라고 본다.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 ‘돌을 더듬으면서 강을 건넌다’는 말을 했다. 북한도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노동당이 중심을 잡으면서 ‘관리되는 시장’을 발전시키려 할 것이다. 옌지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Bye Bye 트럼프” …줄 잇는 ‘백악관 엑소더스’ 왜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Bye Bye 트럼프” …줄 잇는 ‘백악관 엑소더스’ 왜

    “그만둘 거야.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존 켈리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은 몇 달째 사무실을 나서면서 주변에 이렇게 말하곤 했다고 한다. 1년 전 국토안보부장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만 해도 해병대 4성 장군답게 애국심에 불타 “최후의 순간까지 남아 있겠다.”라던 결기는 오간 데 없다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한다. 수개월 전부터 나돌던 켈리 비서실장의 사임설이 최근 들어 구체화했다. 부임 1년째가 되는 7월 28일을 전후해 그만둘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켈리가 아무리 부인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험담하고 다닌 게 트럼프 귀에 들어가 불화의 골이 깊어졌다는 얘기가 워싱턴 정가에서는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후임으로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 스티븐 므느슨 미 재무장관이 미 언론에 오르내리며 후임 발표만 남았다는 게 정설이다. 켈리 비서실장이 그만두면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트럼프의 독주를 견제하면서 워싱턴 주류의 의견을 반영하던 ‘어른 3명’ 가운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만 남게 된다. 외교·안보정책을 놓고 이견을 표출했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월 일찌감치 물러났다. 하지만, 매티스 국방장관도 얼마 전부터 ‘패싱’ 얘기가 나오면서 얼마나 더 장관 자리에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의 안보 현안이 수두룩한 한국으로서는 트럼프 행정부 내 역학관계 변화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백악관 최고위 참모 이직률 61% 역대 최고” 켈리 비서실장의 사임이 임박한 가운데 세금을 자기 돈처럼 펑펑 쓰고 부정청탁 논란에 휩싸였던 스콧 프루잇 미 환경보호청장이 결국 5일(현지시간) 사임했다. 프루잇의 사임으로 그렇지 않아도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은 트럼프 백악관과 행정부의 최고위급 참모들 이직률이 더 높아지게 됐다. 마사 조인트 쿠마르 미 토슨 대학 석좌교수가 이끄는 백악관 연구팀 조사결과에 따르면 취임 후 17개월 동안 ‘트럼프 백악관’의 최고위급 참모 이직률이 최근 40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보좌관·부 보좌관 이상 31명 중 19명인 61%가 백악관을 떠났다. 오바마 백악관(14%) 때보다 거의 4.5배나 높다. 그동안 최고위급 참모 이직률이 42%로 가장 높았던 빌 클린턴 행정부 때와 비교해도 19%포인트나 높다. 백악관을 떠난 사람 중에는 물의를 빚어 ‘잘린’ 경우도 있고, 자진 사퇴한 경우도 있다. 행정부의 다른 자리로 승진한 경우도 있고, 민간기업으로 옮긴 경우도 있다. 백악관 직원들의 이직률은 대체로 집권 2년차에 접어들고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 변수들을 아무리 고려한다 해도 일반 직원 이직률 37%를 훨씬 웃도는 최고위급 참모들의 높은 이직은 분명히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힘들어서” “상한가 칠 때 옮기자” 이직 이유 제각각 정치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성격과 리더십 스타일, 그리고 참모들의 짧은 정치·행정 경험 등에서 이유를 찾는다. 워싱턴의 리버럴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캐슬린 던 텐파스 연구원은 분석 보고서에서 능력보다는 충성심을 중시하는 트럼프의 스타일이 ‘백악관 엑소더스’를 가져온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쌓은 좁은 인맥에만 의존하고, 대선 과정에서 자신을 비판했던 사람들은 철저히 배제하면서 행정과 정치, 의회활동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로 백악관이 채워졌다. 취임 초부터 쏟아진 굵직한 사건들에 치이면서 참모들의 능력이 한계를 드러냈지만, 남을 못 믿는 트럼프의 성격 탓에 충원할 수 있는 인력풀도 제한적이었다. 참모들의 보고나 제안보다 자신의 직관과 딸·사위 등 가족을 더 믿고 무엇이든 직접 결정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길 좋아하는 트럼프 때문에 참모들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어떻게든 1년만 잘 버텨 백악관 경력을 내세워 연봉 많이 주는 민간 기업으로 옮기려는 이들이 적지 않은 이유란다.트럼프, 휴대폰 비서실장에 넘기고 트위터 정치 끝낼까 후임 백악관 비서실장이 누가 되든 트럼프 백악관에 ‘왕 비서실장’이 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 그보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래리 쿠드로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폭스뉴스 공동사장 출신 신임 공보국장 빌 샤인과 문고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리고 이런 최고위급 참모들 간의 충성 경쟁을 트럼프 대통령은 은근히 즐기지 않을까 싶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지시를 잘 따르는 참모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낫다.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해야 직성이 풀리는 예측불허의 트럼프 대통령을 어지간한 능력과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면 통제는커녕 견제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레인스 프리버스 초대 비서실장도, 4성 장군 출신의 켈리 실장도 실패한, 트럼프 면전에서 그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할 수 있는 비서실장이 과연 앞으로도 있을지 미 언론들은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변화가 있을지 여부는 새 비서실장에게 휴대전화를 맡기는지, 아니면 그대로 갖고 있는지 보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존 포데스타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인데 공감이 간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트위터 정치’를 끝내고 기존의 시스템 정치로 돌아갈지 주목된다. 미 정치시스템의 정상화 여부가 한·미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 홍준표 전 지사 살던 경남지사 관사에 입주 예정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 홍준표 전 지사 살던 경남지사 관사에 입주 예정

    김경수(51) 경남지사 당선자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남지사로 재직할 때 살았던 경남도지사 관사에 입주하기로 했다. 김 당선자측은 29일 “관사는 재난재해 발생 시 컨트롤타워 기능과 역할을 해야 하는 관점에서 (입주 여부를) 고민하고 주변 의견을 구한 결과 기존에 마련돼 있는 (창원시) 용호동 관사에 입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김 당선자측은 “관사가 오랫동안 비어 있던 터라 점검과 간단한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점검이 끝나는 대로 입주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김 당선자는 6·13 지방선거가 끝난 뒤 “관사는 재난과 재해가 발생했을 때 컨트롤타워 기능을 할 수 있는 거주여건을 갖췄는지를 판단해 사용할지를 결정하겠다”면서 관사 입주 여부를 고민해왔다. 이에 따라 경남지사 관사는 지난해 4월 홍 전 지사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고 지사직을 사퇴하면서 비어 있다 1년 2개월여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경남지사 관사는 2016년 8월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5199.7㎡ 부지에 지상 2층, 건축면적 203.93㎡ 규모로 건립됐다. 옛 경남경찰청장 관사가 있던 자리다. 1층에는 손님이 이용하는 게스트룸과 주방 등이 있고, 2층에는 지사 집무실과 거실, 침실 등이 마련돼 있다. 경남도지사 관사에서 경남도청까지는 차로 5분쯤 걸린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최임위 노동자위원 전원 불참…법정 기한일에도 심의 불발

    다음주 회의 복귀 예상 한국노총 “1만원 달성 위해 향후 협상 최선”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법정 심의 기한인 28일에도 노동자위원 전원이 불참해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최임위는 이날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공익위원 9명과 사용자위원 8명 등 17명이 참석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2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최임위 복귀를 결정하고 복귀 시기를 조율했지만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추천한 노동자위원 9명은 이날 오전 간담회를 열고 최임위 참여 여부와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노총은 다음주 최임위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민주노총은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류장수 위원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노동계가 빠졌지만 예정됐던 일정은 모두 소화했다”며 “우려가 제기되는 졸속 심의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노총이 복귀를 결정한 만큼 다음주 회의에는 반드시 참석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8월 5일 최저임금 심의 사항이 공포되는 것을 반드시 지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용자위원인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법정 심의 기한 마지막 날인데도 제대로 논의를 시작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지난달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한국노총 추천위원 5명이 사퇴서를 제출했고 민주노총 추천위원 4명도 불참 입장을 밝혔다. 노동자위원들은 지난 19일 이후 세 차례 열린 회의에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노총이 지난 27일 복귀 결정을 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노동계 없이 결정되는 초유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하지만 법정 심의 기한까지 단 한 차례의 논의도 진행하지 못하면서 시간에 쫓겨 졸속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최종 확정고시일(8월 5일) 20일 이전인 다음달 16일까지 마무리돼야 한다. 다음 회의는 다음달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인사철 되면 관사 앞에 줄 서… 측근들 충성파티도 열어”

    [단독] “인사철 되면 관사 앞에 줄 서… 측근들 충성파티도 열어”

    오랜 세월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시민들과 언론 등의 거센 비난에도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관사를 유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늘 화두로 떠오르는 것도 관사 문제다. 일제강점기 이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던 관치 시대에 임명 또는 파견직 공무원을 위해 제공하던 관사가 민선 시대를 한창 관통하는 시점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와 문제점, 그리고 단체장의 속내를 두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단체장 관사 문제로 난처한 곳은 광주광역시나 충남도뿐만이 아니다. 경북도 역시 관사를 결정하기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오는 7월 1일 취임하는 민선 7기 이철우 도지사 당선자가 도청에서 승용차로 30여분이나 걸리고 너무 큰 규모라는 이유로 관사 이전을 원해서다. 현 김관용 도지사의 관사는 152㎡(46평형) 아파트로 안동시 태화동에 있다. 도는 26일 도청사 인근 대외통상교류관 게스트하우스를 도지사 관사로 결정했다. 새 관사는 대구에 얹혀 살던 도청을 안동으로 옮기면서 귀빈 접견 및 회의, 소규모 행사 개최와 함께 공관으로 쓰려고 지은 대외통상교류관의 한 공간이었다. 건립 초기에 도지사 관사 겸용 논란이 일자 태화동 아파트를 빌려 관사로 사용했다. 이처럼 단체장의 관사에 대한 집착은 질긴 게 사실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남지사로 일할 때인 2016년 8월 창원시 용호동에 새 관사를 짓고 이듬해 4월 사퇴할 때까지 거주했다. 홍 전 지사는 2012년 12월 보궐선거로 도지사에 취임한 뒤 전임 김두관 지사가 거주한 창원시 사림동 관사에서 살았지만 낡고 생활에 불편하다는 이유로 2014년 12억여원을 들여 재건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호화 관사’ 비난이 쏟아졌다. 그래서 홍 전 지사는 재건축을 중단했지만 끝내 용호동에 4억 2700만원짜리 관사를 신축하는 집념(?)을 보였다. 홍 전 지사가 8개월쯤 살았던 이 관사는 현재 비어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는 “관사는 재난과 재해 발생 시 컨트롤타워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한 거주 여건을 갖췄는지를 판단해 사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부산시장 관사는 제5공화국 군사정권 시절인 1984년 ‘지방 청와대’로 건립됐다. 부지 면적이 1만 8015㎡(5450평)나 된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부산을 찾으면 이곳에서 묵었고, 일행이 지나가면 길목 빌딩 등에는 밖을 못 보도록 단속했다. 관사는 문민정부 때인 1993년 10월 폐지된 후 ‘부산민속관’으로 활용되다가 1997~2004년에는 고 안상영 시장의 관사로, 2004년에는 허남식 전 시장이 ‘열린 행사장’으로 전환 개방하는 등 용도 변경을 거쳤다. 2008년 2월부터 열린 행사장과 더불어 ‘시장 관사’로 재사용되는 등 새로운 주인을 만날 때마다 우여곡절을 겪었다. 전북지사 관사는 민선 초기 유종근 전 지사가 전주시 호반촌 관사로 옮기려다 역시 ‘호화 관사’ 비난에 밀려 현재 위치를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시장 관사는 혜화동 공관을 한양도성 정비로 시민에게 돌려준 뒤 은평뉴타운과 가회동 주택을 빌려 전전하고 있다. 전남지사·충남지사 관사는 도청이 무안과 홍성으로 이전하면서 각각 2006년과 2012년 신축됐다. 초기에 시민단체 등에서 거세게 반발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경기도의 경우 남경필 지사가 2016년 4월 관사를 관광숙박 시설로 리모델링해 일반에 개방했으나 도청이 옮겨갈 수원 광교신도시에 관사 터를 잡았다. 현 관사 터가 죽은 자의 자리인 음택(陰宅)이어서 역대 도지사들의 기(氣)를 죽인다는 말을 듣는 터에 새 관사 터가 앞으로 도지사들에게 기를 불어넣을지는 알 수 없지만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게 분명하다. 자치단체들은 각종 비상 재난과 재해에 대한 신속한 대처, 전문가 회의 등 ‘가족’ 같은 실질적 교류와 협력을 꾀할 공간이라는 등 순기능을 내세우며 관사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이원종 전 충북지사를 가까이 보좌했던 도청의 한 사무관은 “지금은 아파트를 도지사 관사로 쓰지만 문화동 옛 관사는 단독주택이어서 주민들 눈치를 안 보고 간부 공무원들이 아무 때나 찾아가 보고를 하는 제2의 집무실 역할을 했다. 빼어난 조경 덕분에 주민이 많이 찾아오며 사랑방 구실도 곁들였다”며 “외국 손님을 모셔 식사도 대접했는데, 집으로 초청하면 가장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해서인지 무척 고마워했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인사철에 공무원이 관사 앞에 줄을 선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한 제주도 퇴직 공무원은 “예전에 도지사 측근들이 밤에 관사에 모여 주요 공공사업을 결정한다는 소문도 파다했다”면서 “선거 공신과 측근 공무원들이 정기적으로 관사에 모여 충성을 다짐하는 가든파티도 자주 열었던 것으로 안다”고 돌아봤다. 이 때문에 민선 이후로 단체장 소신이든, 여론에 밀려서든, 보여 주기에 그친 ‘쇼’든, 단체장 관사는 꾸준히 줄었다. 부산처럼 1984년 지어져 ‘지방 청와대’로 불린 제주도지사 관사의 경우 원희룡 지사가 지난해 33년 만에 도민에 개방했다. 부지 1만 525㎡(3184평)에 건물 3개동을 거느린 관사를 ‘제주 꿈바당 어린이도서관’으로 만들었다. 하루 수백명이 찾는다. 원 지사는 자비로 단독주택을 구입해 지낸다. 울산시는 1996년부터 남구 신정동 시장 관사를 어린이집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전시도 2003년 시장 관사를 없애 시립 어린이집으로 바꿨다. 서구 갈마동 부지 3902㎡에 건평 674㎡인 어린이집에는 현재 취약계층 자녀 등 90명이 다닌다. 아름다운 정원 등을 갖춰 고급스러운 풍모를 자랑하는 보금자리로 변신한 것이다. 서윤정(48) 대전시립어린이집 원장은 “넓은 부지에 멋진 조경으로 무장해 자연을 접하기 힘든 도시 어린이의 정서에 아주 좋다. 들어오고 싶어 하는 대기자로 붐빈다”면서 “어린이집을 새로 짓지 않아 예산을 따로 들이지 않아도 되니 관사를 활용하는 게 여러모로 괜찮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여야, 이번 주부터 원 구성 협상…의장·상임위 배분 수싸움 돌입

    여야가 지난달 30일부터 한 달 가까이 휴업 중인 국회 상황을 정리하고 다음달부터 20대 국회 후반기를 시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르면 27일부터 여야 원내교섭 단체가 모여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 문제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6·13 지방선거 참패 후 당내 혼란 수습에 주력했던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이번 주부터 원 구성 협상에 나설 뜻을 25일 밝혔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주를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과의 하반기 원 구성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이날 6·25전쟁 제68주년 행사장에서 만나 원 구성 협상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원내대표인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소한 27일부터는 원 구성 협상을 시작해 늦어도 7월 초에는 원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모두 원 구성 협상의 시급성에는 공감한다.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30일 종료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연장 여부, 권성동 한국당 의원 체포동의안 등 처리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또 다음달 17일 제70주년 제헌절 경축식을 국회의장 공석 상태로 치르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다만 여야가 협상에 나서도 한국당 내분, 국회의장단 선출, 상임위 배분 등 3대 과제로 언제든지 판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당 내부에서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물어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어 거취 문제가 남아 있다. 홍 원내대표는 “다른 당에서 한국당을 빼고 협상하자고 재촉해 오히려 내가 난감할 정도”라면서 “그래도 제1야당을 빼고 협상할 수 없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 배분은 교섭단체 수가 늘어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민주당이 원내 1당의 지위로 문희상 의원을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일찌감치 내세운 상태다. 부의장 두 자리는 원내 2당과 3당이 차지하게 된다. 한국당(114석)이 한 자리를 가지게 되지만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바른미래당(30석)과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20석)의 민주평화당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평화당은 호남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두 곳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원한다. 그러나 상임위원장 배분은 의석수에 따라 민주당 8개, 한국당 7개, 바른미래당 2개, 평화와 정의 모임 1개로 정리된다. 민주당이 원내 과반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캐스팅보트를 자처하는 평화당의 요구를 아예 무시하기도 어렵다. 또 민주당은 상임위 중의 상임위로 전반기 한국당이 차지했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가져오겠다는 생각이라 한국당과 부딪칠 가능성도 크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아르헨티나 축구팀 갈등 폭발…“선수들 삼파올리 감독 경질 요구”

    아르헨티나 축구팀 갈등 폭발…“선수들 삼파올리 감독 경질 요구”

    크로아티아에 완패한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내부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의 경질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삼파올리 감독이 아이슬란드전에 이어 크로아티아전에서도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 데다 나머지 선수들이 리오넬 메시의 능력을 뒷받침해주지 못해서 졌다는 망언까지 하면서 세르히오 아구에로 등의 선수들이 직접적인 불만을 터뜨리는 등 아르헨티나의 팀워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아르헨티나 방송 ‘토도 노티시아스’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들이 삼파올리 감독의 사퇴를 촉구했다고 22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월드컵 예선 탈락 위기에 놓인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오는 27일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삼파올리의 지휘를 받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아르헨티나 매체인 TyC스포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전에는 세바스티안 벡사세세(Beccacece) 대표팀 코치가 임시로 감독 자리에 앉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TyC는 삼파올리 감독과 아르헨티나 대표팀 관계자들이 크로아티아전 이후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이 자리에서 삼파올리 감독은 사퇴를 요구받았다고 보도했다. 차기 감독으로는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 호르헤 부루차가가 거론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축구협회는 감독 교체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삼파올리 감독과 선수들 사이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아이슬란드를 상대로 1골을 뽑아내 이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선수로는 유일한 득점을 기록한 세르히오 아구에로는 이날 크로아티아전 이후 기자 인터뷰에서 삼파올리 감독이 “선수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계획은 실패했다”고 말했다는 것을 전해듣고는 “(삼파올리 감독이) 원하는 대로 얘기하게 내버려둬라”며 화난 채 인터뷰 장소를 떠났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계파갈등·‘김성태 사퇴’ 격론… 5시간 싸우다 끝난 한국당 의총

    계파갈등·‘김성태 사퇴’ 격론… 5시간 싸우다 끝난 한국당 의총

    김진태 “상대편 쳐낼 속내 드러나” 성일종 “김무성 의원도 탈당해야” 강석호 등 복당파는 김성태 두둔 金대행, 또 의총 열어 논의 고수 “당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 보일 것”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21일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한 두 번째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아무런 결론도 도출하지 못했다. 5시간 넘게 진행된 의원총회는 계파 갈등 논란과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의 사퇴 요구 등을 놓고 설전만 벌이다 끝났다. 의원총회는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 사이의 신경전을 촉발시킨 박성중 의원의 휴대전화 메모에 대한 공방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했다. 이 메모는 박 의원이 지난 18일 스마트폰에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 ‘적으로 본다’고 적은 것이 사진에 찍혀 공개된 것으로, 계파 간 갈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표현들로 논란이 됐다. 이에 박 의원은 당일 열린 바른정당 복당파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한 것일 뿐이라며 사과했다. 그러나 메모에 친박 의원으로 이름이 적힌 김진태 의원 등은 의원총회에서 “계파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장우 의원은 “있지도 않은 사실로 당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대한 윤리위원회 조사와 징계를 요구한 의원도 있었다. 한 의원은 의원총회 중간에 나서면서 “사실 여부를 떠나 감정적인 골이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친박·비박 메모’의 불똥은 김 권한대행에 대한 사퇴 요구로 튀었다. 특히 친박 의원들을 중심으로 6~7명이 앞장서 사퇴를 언급했다. 김진태 의원은 의총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박 의원의 휴대전화 메모로 당권을 잡아 상대편을 쳐낼 생각만 하는 속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그 모임에 김 권한대행도 참석했으니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메모가 작성된 바른정당 복당파 모임에 김 권한대행이 잠시 참석했는데도 메모에 적힌 내용과 같은 발언들을 제재하지 못하고 방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김 권한대행이 당내 논의를 거치지 않고 쇄신안을 발표해 분란만 일으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부 초·재선 의원은 쇄신안을 발표한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한 재선 의원은 의원총회를 마치고 “당 대표 체제의 독선과 독주가 (선거) 패배의 중요한 원인으로 보이는데 어떤 논의 과정 없이 당의 중요한 진로, 노선과 관련한 것을 혼자 하는 게 적절한 것인가, 또 다른 독선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했다.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표결에 부치자는 의견까지 제시됐다. 특히 성일종 의원은 친박계 좌장 서청원 의원이 전날 탈당한 것을 거론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도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복당파들은 김 권한대행을 두둔하고 나섰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의총만 열면 대표 나가라고 한다. 말이 되는 이야기냐”며 “선거에서 졌다고 누가 누구를 나가라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강석호 의원은 “지방선거 책임질 건 홍준표 전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했는데 또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나가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하반기 원구성도 해야 하니 대책을 수립해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결국 친박·비박 메모를 둘러싼 논쟁으로 당초 목적이었던 쇄신안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제대로 된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김 권한대행은 또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논의해 보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시된 의견과 내용을 중심으로 당이 혁신하고 변화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당 대표 권한대행 사퇴 요구에 대해선 “그런 목소리도 있었지만 앞으로 당이 혼란, 혼돈에 빠지지 않고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비대위 구성 윤곽에 대해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를 통해 진행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전체 112명 의원 가운데 90여명이 참석한 의원총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쯤까지 점심식사를 김밥과 빵으로 때워 가며 진행됐다. 약 40명의 의원이 자유 발언에 참가했다. 하지만 의총 중간에 빠져나간 의원도 적지 않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수사지휘권에 종결권까지 넘겨주지만… 차분한 검찰

    수사지휘권에 종결권까지 넘겨주지만… 차분한 검찰

    과거 사례 비해 반발 수위 낮아 檢개혁 여론에 文 지지율 고공 국회 로비 방침… 쉽진 않을 듯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수사종결권을 경찰에 부여하는 등 검찰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수사권 조정안이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지만, 검찰의 반응이 과거와 달리 차분하다. 검찰은 정부안 논의 과정에서 배제된 만큼 국회로 넘어가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 개혁을 바라는 여론이 워낙 강하고 대통령의 지지율도 고공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데다 범여권이 국회 과반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검찰의 ‘국회 로비’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문무일 검찰총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왜 국민이 똑같은 내용으로 검찰과 경찰에서 두 번 조사받아야 하느냐”면서 “경찰에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지난 18일 출근길에서 “수사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수사의 적법성이 아주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대통령의 논리를 반박했다. 문 총장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기는 하나 과거 검찰총장들이 사표를 던지면서까지 저항하던 것에 비하면 수위가 낮다. 노무현 정부가 2004년 대검 중앙수사부를 폐지하려 하자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은 “차라리 내 목을 쳐라”라며 반발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1년에는 수사지휘권 관련 합의안이 검찰 뜻에 반해 수정되자 김준규 총장이 사퇴했다. 총장의 사퇴는 일선 검사들의 단체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 전직 검사는 “지금 검사들은 과거와 달리 월급쟁이가 돼 이런 문제에 나설 용기가 없다”며 “예전에는 기수별로 일시에 사표를 내고 나가서 기수명을 딴 로펌을 만들자는 각오로 저항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은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수사종결권까지 경찰로 넘겨야 할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률가가 아닌 경찰이 수사 종결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수사종결권을 경찰이 갖는 것은 사실상 기소권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심 수사지휘권 박탈 수준에서 봉합될 것이라고 믿었던 검찰에겐 큰 충격이다. 이에 문 총장은 검찰과 경찰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차분히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불리한 여론전을 벌이는 것보다 법 개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을 각개격파하는 게 낫다고 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법무부나 청와대에 검찰 논리를 설명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지난달 말에 청와대에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수렴해 제출한 것이 전부”라면서 “국회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어느 때보다 커 검찰의 입지는 크게 줄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워낙 높고 지방선거에서도 여당이 압승한 것은 물론 야당도 적폐 수사를 해 온 검찰에 호의적이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검사는 “검찰이 조직적으로 나서도 흐름을 되돌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검의 핵심 간부는 “정부안이 국민이 바라는 내용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홍준표, 정치 관두고 변호사업?…서울지방변호사회에 재개업 신청

    홍준표, 정치 관두고 변호사업?…서울지방변호사회에 재개업 신청

    6·13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변호사 재개업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중앙일보가 19일 보도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당선된 뒤 변호사 휴업신고를 냈던 홍 전 대표가 이날 재개업 신고서를 냈다. 홍 전 대표는 당장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진 않고 서울 송파구 자택 주소로 재개업 신고서를 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재개업 신고는 대부분 받아들여지지만 휴업 기간 형사소추에 대한 위법사실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홍 전 대표는 업무상 횡령 혐의, 명예훼손 및 모욕죄 등으로 여러 건 고소·고발당한 상태다. 서울변회는 이에 대해 홍 전 대표의 소명을 들어본 뒤 재개업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종 결정권은 대한변호사협회에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상품권깡·정치인 불법 후원… 경찰, 황창규 KT 회장 영장

    상품권깡·정치인 불법 후원… 경찰, 황창규 KT 회장 영장

    황창규 KT 회장이 국회의원 불법 후원 혐의로 구속 위기에 처했다. 황 회장이 구속되면 KT의 최고경영자가 2002년 민영화 이후 재임 중 철창 신세를 지는 첫 사례가 된다. KT는 2008년 남중수 전 사장(현 회장급)이 구속된 바 있으나 검찰 소환 직후 사퇴해 현직은 아니었다. 검찰 소환 직전 사퇴한 이석채 전 회장은 2014년 영장이 기각되며 불구속 기소됐다.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 회장 등 KT 전·현직 임원 7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입건하고, 이중 황 회장과 구모(54) 사장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황 회장 등은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일정 수수료(3.5~4%)를 떼고 현금화하는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 11억 5000여만원을 조성해 불법 정치자금 후원 등에 쓴 혐의를 받는다. KT는 19대 의원 46명, 20대 의원 66명 등 99명(중복 의원 제외)의 후원금 계좌에 총 4억 4190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후원 금액은 의원 1명당 수백만원 선이지만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간사 등은 최대 1000만원대 후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2014년과 2015년, 2017년에는 대관부서인 CR부문 임직원 명의로 후원했지만, 20대 총선이 있었던 2016년에는 사장 포함 고위 임원 등 27명도 대거 동원했다.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 중 일부는 KT 측에 “고맙다”, “알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의원은 후원금 대신 지역구 시설, 단체 등에 기부·협찬을 요구하거나 보좌진과 지인의 취업을 청탁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은 관련 의원들의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 제3자 뇌물 혐의 등도 수사할 예정이다. 황 회장 측은 경찰 조사에서 “국회 후원은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면서 “그러한 내용을 보고받은 사실이나 기억도 없다”고 범행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입건된 임직원들이 ‘불법 정치자금 후원의 계획부터 실행까지 모두 회장에게 보고해 이뤄졌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면서 “실제 황 회장에게 보고된 문서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영장 신청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황 회장은 이날 별다른 대외 일정을 잡지 않고,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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