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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들의 진단(금융 빅뱅시대:5·끝)

    ◎규제철폐 급선무… 인위적 합병 안돼/은행·증권 등 동일계열간 합병 바람직/재벌 은행소유 허용땐 사금고화 우려/“경쟁력이 중요… 대형화 무조건 좋은건 아니다” 금융개혁위원회의 설치를 계기로 금융기관의 합병과 영역철폐 등 금융계의 대폭적인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전문가들은 금융개혁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인위적인 합병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기관의 겸업업무가 확대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기업 인수 및 합병(M&A)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인 장치를 보완하는 등으로 금융업에 진출하거나 빠져나가는 진입과 퇴출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총재는 『보호와 규제는 시장원리의 원활한 작동에 걸림돌이며 기업의 혁신에 대한 유인도 막는다』며 『경쟁을 막는 규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이필상 고려대교수도 『금융개혁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관치금융에서 탈피하고 규제를 없애야 한다』며 『이러한 전제조건 없이는 진정한 금융개혁은 될 수없다』고 지적했다. 이촉엽 은행감독원 감독기획국장은 『경제개발 과정에서 은행산업은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 은행산업으로 존재하지 못했다』며 『금융자율화와 환경변화에 따라 은행도 산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금융의 개방화 시대에는 국내 금융기관들도 생존을 위해 경쟁력을 키워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공공성 이외에 기업성이 부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대주 전국경제인연합회전무와 강석훈 대우경제연구소 금융팀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의무대출비율을 없애는 것을 비롯해 정책금융도 없애고 재정부문에서 떠 않는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규제완화가 금융개혁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강팀장은 『현재 금융기관마다 하는 일이 같아 특색이 없다』며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같은 은행이라 하더라도 취급하는 업무를 다르게 할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성부 조흥은행상무는 『은행들도 외형경쟁과 단기업적에 치중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비전을 갖고 질경영으로 바꾸는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금융권의 고비용·저효율구조를 저비용·고효율구조를 바꾸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외국금융기관과 경쟁하려면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지만 인위적인 합병은 바람직하지 않고,대형화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전대주 전무는 『외국의 금융기관과 경쟁하려면 대형화가 필요하다』며 『통폐합에 따라 불필요한 인원을 정리하는 등으로 비용을 줄여 외국의 금융기관과 경쟁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나응찬 신한은행장은 『스위스의 은행들은 규모는 작지만 알찬 경영으로 일류은행이 된 경우가 많다』며 『반드시 초대형화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라행장은 『초대형은행은 1∼2개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병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도 나왔다.이촉엽 국장은 『일본의 다이이치은행과 니혼강교은행이 지난 71년 합병됐지만 20년간 별도의 인사부를 뒀고 사쿠라은행에도 인사담당 임원이 2명』이라며 『두 조직을 융화시키기 위한 측면에서 볼때 우리나라의 은행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필상 교수는 『대형화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대형화가 필요하다면 동질성이 없는 금융기관끼리 합병하는 것보다는 같은 계열인 은행·증권·종금 등이 합병하는게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 』이라고 지적했다. 재계에서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 주인을 찾아주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학계에서는 산업의 금융지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금융개혁은 은행의 주인 찾기가 우선돼야 한다.현재와 소유는 민영인데 관치로 이뤄지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경련 전대주전무의 얘기다.강석훈 금융팀장도 『은행 뿐 아니라 대형 투신사의 주인도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필상교수는 『은행에 주인을 찾아주면 금융산업은 산업자본의 지배에 들어간다』며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면 은행은 재벌의 사금고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이교수는 『재정경제원이 이해당사자여서 이번 금융개혁의 위원에서 제외키로 한 것처럼 기업도 금융개혁의 이해당사자이므로 금개위의 위원이 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지적했다.금개위의 위원들은 기업인보다는 중립적인 금융전문가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음악 통해 스트레스 치료 하세요

    ◎「뮤직닥터」음반 12가지 처방전 제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아….좌절과 절망의 늪은 내 곁에 도사리고 있고 분노가 가슴에서 사라지질 않는다.우울증,불면증 이 모든 질병과 함께,너무 괴로워…』 지나간 96년 한해를 이렇게 보냈다면 활기찬 신년을 스트레스 종합처방 음반으로 시작해보자. EMI가 기획으로 내놓은 「뮤직닥터」시리즈.음악을 통해 현대인의 스트레스 등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음악치료요법이 부쩍 관심을 끄는 가운데 나온 음반이다.일본의 음악치료 권위자인 다나카 타몽과 사쿠라바야시 히토시가 펴낸 책을 근거로 편집했다. 이 음반은 재킷과 설명서도 인상적이다.한 제약회사의 상징인 어린이 간호사 모습을 실었고 곡목해설을 「효능」「처방전」식으로 묘사했다. 심신이 피곤할땐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으로 마사지를 하라고 권한다.아름다운 자연과 즐겁고 생기넘치는 사람들을 묘사한 이 경쾌한 곡이 피로회복의 최상의 약이라는 것. 슬픔을 달래주는 누군가의 손길을 대신하는 곡으로 모차르트의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을 소개하는 등 모두 12가지 처방전을 제시했다. 뛰어난 선곡,재치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이 음반은 곡해설을 읽고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약효과가 있어 보인다.
  • 국내 은행의 규모(금융 빅뱅시대:2)

    ◎평균자산 일의 8%… “구멍가게 수준”/25개 일반은행 합쳐야 세계9위 규모/98년 금융개방땐 “다윗과 골리앗 싸움” 일본·미국 등 선진국 은행의 규모가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이라면 국내은행은 구멍가게다.선진국 은행이 대학생이라면 국내은행은 초등학생 수준이다.규모면에서 우선 그렇다. 95년 현재 국내 15개 시중은행과 10개 지방은행 등 25개 일반은행의 총자산은 3천9백억달러다.25개은행을 합해야 세계 순위에서 겨우 한 자리수(9위)에 들 정도다. 주택은행·장기신용은행 등 총자산이 많은 일부 특수은행까지 포함해도 상위 25개 은행의 총자산은 4천6백52억달러다.세계 6위인 일본 사쿠라은행의 4천7백80억달러를 밑돈다. 국내은행중 자산기준으로 세계 100위내에 드는 은행은 하나도 없다.외환은행의 총자산이 4백62억달러로 국내은행중에는 가장 많지만 145위 수준이다.합병에 따라 총자산 세계 1위가 된 도쿄­미쓰비시은행(7천1백27억달러)의 6% 수준이다. 자산기준 상위 5대은행 평균에서도 격차는 여전하다.95년의 국내 5대은행(외환·서울·국민·한일·조흥은행) 평균 총자산은 4백9억달러로 일본 5대은행 평균인 4천9백30억달러의 12분의 1,미국 5대은행 평균인 2천89억달러의 5분의 1이다.독일과 영국의 5대은행 평균은 각각 3천3백13억달러와 2천5백27억달러다. 10대은행으로 넓혀보더라도 큰 차이는 없다.국내 10대은행 평균 자산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10개국중 은행 평균 자산규모가 가장 적은 캐나다의 절반이다. 5대은행의 평균 자기자본도 선진국 은행에 비해 크게 뒤쳐지기는 마찬가지다.국내 5대은행 평균은 22억달러로 일본의 1백74억달러,미국의 1백32억달러를 훨씬 밑돈다. 절대적인 규모에서만 선진국은행에 뒤지는게 아니다.국민총생산(GNP)을 고려할 때에도 마찬가지다.95년 우리나라의 1인당 GNP는 1만76달러여서 일본(4만1천220달러),미국(2만7천516달러),영국(1만9천128달러)의 절반∼4분의 1수준이다.1인당 GNP의 격차보다 5대은행의 격차는 더 심한 셈이다. 세금내기전의 순이익도 적어 수익성도 좋지않은 편이다.국내 5대은행 평균은 1억달러로 미국의 36억달러,영국의 32억달러,독일의 13억달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국내은행의 1인당 업무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천2백만원과 1천2백만원으로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1억3천8백만원과 7천8백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규모의 차이는 투자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미국 씨티은행은 한해에 전산투자에만 10억달러를 쏟아붓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하지만 국내 선발은행은 5백억∼6백억수준,후발 시중은행은 1백억∼3백억원 수준이다. 오는 98년 말부터 외국은행들이 합작형태로 진출할 수 있게 된데다 국제화추세에 맞춰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러한 면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은행의 규모와 경쟁력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나 규모는 국내시장을 지키고 국제금융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다. 이수휴 은행감독원장은 『국내은행은 외국은행에 비해 규모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조흥경제연구소의 강댁호 책임연구원도 『경제규모를 고려하면 국내은행의 규모가 선진국 은행에 비해 형편없는수준은 아니지만 외국은행과 경쟁하려면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일 자민당 거침없는 「극우 드라이브」 배경

    ◎총선승리 고무 “입지회복” 안간힘/과거 양보한 정책 “되돌려놓기” 속셈/견제세력 몰락·보수정당 침묵 동조 일본 자민당이 지난 10월 총선승리후 최근들어 강력하게 극우화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자민당은 지난 28일 외교관계합동부회를 열고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 요인들에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도록 만들자」고 의견을 모으는가 하면 독도를 자국 영토로 회복하는데 전력을 다한다는 외교지침 「일본의 아시아 태평양 전략」을 내세웠다.이 지침은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 설정시 독도가 한국수역에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시켰다. 회의에 참석한 외무성 관계자가 『야스쿠니참배에는 중국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하자 외무성이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배려한다고 윽박지르기까지 했다. 이에 앞서 27일 열린 국방관계합동부회에서는 방위청을 국방성으로 승격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자민당이 한국 중국 등 주변국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 극우적주장을 거침없이 내놓는 것은 지난 총선에서 거둔 「작은 승리」로 단독정권이 가능하게 된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93년 7월 총선에서 패배한 뒤 자민당은 목소리를 낮출 수 밖에 없었다.요즘 자민당은 지난 3년동안 어쩔 수 없이 양보해야 했던 그 모든 것을 「원상회복」시키려는 듯 극우 강변을 토해내고 있다.자민당에서는 하시모토 총리가 마닐라에서 강택민 중국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지난해 종전 50주년을 맞아 발표된 8·15 총리담화를 인정한다고 말하자 이를 왜 인정하느냐고 투덜댔다.오쿠노 세이스케 의원 등은 최근들어 「종군위안부는 상행위였다」면서 교과서에서 이 항목을 삭제해야 한다는 망언을 계속하고 있다.그 뿐만아니라 『식민지시대 좋은 일도 했다』(와타나베 미치오 전 외상·에토 다카미 총무청장관)는 식민지시혜론,『한·일 합방조약은 합법적으로 체결됐다』(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는 한·일 합방합법론,『침략전쟁을 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사쿠라이 신 운수상)는 침략전쟁부인론 등의 망언이 끊이질 않고 계속돼 오고 있다. 이들을 제어할 일본내 세력도 미약하다.사민당 신당사키가케는 몰락했고 민주당은 아직 힘이 충분하지 못하다.신진당은 바탕이 보수인데다가 총선패배,당내분열,부패사건 등으로 자민당의 독무대를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민당의 최근 언동을 보면 역시 자민당이라는 정당의 총체적 의사는 극우를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주변국들로서는 일본이 걸어가는 길에 대해 늘 주의깊게 지켜보지 않으면 안된다는 지적들이 많다.
  • 어느 야당의원의 당론거부(사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비준안에 대한 표결에서 국민회의의 김원길 의원이 소속당의 반대당론과는 달리 기권표를 던졌다.통과에 결정적이었던 것도 아니고 찬성의사를 정면으로 표시한 것도 아니지만 당론의 굴레에서 벗어나 독립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소신을 실천한 것은 용기 있는 행동으로 평가할 만하다.이 조그마한 변화가 민주당이 비준안을 정쟁대상에서 풀어 찬성으로 당론을 바꾼 것과 함께 국론결집의 구심체로서 국회의 위상을 바로세우는 새 흐름으로 발전되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으로서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여야 하고 표결에 관해 국회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도록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그러나 현실은 국가이익이나 국민의 이익보다는 당리나 계파이익에 봉사하는 정당파견원이나 계보원으로 전락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보스의 명령이 곧 당론인 사당적 구조에서 정쟁위주의 대결이 아닌 정책중심의 정치를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따라서 정당보스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국익과 국민을위한 국회로 환골탈태하는 의정선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도 선진외국처럼 당론의 강제와 추종이 아닌 국회의원의 소신에 입각한 투표를 보장하는 크로스보팅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민주시대와 더불어 사쿠라 시비의 소지가 해소된 토대위에 정치신인이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15대국회는 새로운 의정의 실천무대가 될 수 있다.15대의원의 56%가 당론과 다르게 투표할 용의가 있고 초선의원은 65% 이른다는 한 조사결과는 자유투표제로의 변화요구를 말해준다. 이제 우리 정당도 자유투표제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여가야 한다.당론위배를 해당행위로 처벌하는 관행도 바뀌어야 하며 보스의 지시가 당론이 되는 결정과정도 민주화되어야 한다.무엇보다 국회의 정당예속화를 깨는 국회의원의 주체적인 실천노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 고금리 해소 방안·OECD가입 공방·금융실명제 보완(정가 초점)

    ◎고금리 해소 방안/“특주금융 도입­중앙은 독립성” 추궁 29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도입 3년을 맞는 금융실명제의 부작용과 이에따른 보완책이 논의의 핵심 가운데 하나로 거론됐다.의원들은 「경제정의 실현」을 후퇴시키는 차명계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따른 대체입법의 제정을 촉구했다.실명제에 따른 중소기업의 자금난의 해소와 가계의 저축의욕 감퇴,음성자금의 산업자금화 방안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국민회의 김원길 의원은 『실명제는 예금자의 비밀을 과도하게 보호,수십조원에 달하는 음성자금이 대부분 차명형태로 숨어있다』며 『음성자금의 산업자본화와 조세의 형평성구현,정경유착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김홍신 의원(민주당)은 『금융실명제를 확고히 정착하기 위해선 대체입법 제정이 필수적이다』라며 『특히 실명제의 가장 큰 허점으로 지적되는 차명거래의 처벌규정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지대섭·이원범(자민련) 의원은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금융실명제를 보완·수정할 의향은 없는가』라고 묻고『사채시장에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풀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한승수 부총리겸 재경원장관은 『금융실명제는 도입초기 어려움도 컸지만 깨끗한 사회건설에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며 『그러나 성장잠재력을 키우고 일부 계층의 저축의욕 감퇴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오일만 기자〉 ◎OECD가입 공방/“선진금융 계기­국제수지 악화” 이견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신한국당 의원들은 이를 적극 환영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시하는데 주력한 반면 야당의원들은 시기상조라며 가입연기를 촉구했다. 국민회의 장재식,자민련 지대섭 의원은 『고비용·저효율구조에 대한 대책은 외면한 채 국민에게 장미빛 환상만 심어주고 있다』『국제 핫머니 유입에 따른 국제수지 악화로 결국 멕시코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신한국당 의원들은 『새로운 경제사 창조의 시발점』(서정화 의원),『축하받아야 할 경사』(강현욱 의원)라고 OECD가입을 환영하면서 가입의 충격을 줄이는 방안을 중점 제시했다. 서의원은 『우리나라 7개 시중은행의 자본금을 합쳐야 일본의 사쿠라은행 하나와 비슷하다』고 국내 금융산업의 취약성을 지적한 뒤 정부주도로 은행의 통폐합과 총량제한규제 철폐,부실 자회사 정리등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강의원도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며 ▲통화·금리·환율의 통합관리와 ▲단기금융시장·채권시장의 활성화 ▲공개시장 조작기능 제고등의 방안을 제시 했다.김재천 의원은 『남북한 교역이 민족내부자거래로 공인받도록 OECD회원국들에 강력히 주장,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진경호 기자〉 ◎금융실명제 보완/차명계좌·중기 자금난 해소책 촉구 29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도입 3년을 맞는 금융실명제의 부작용과 이에따른 보완책이 논의의 핵심 가운데 하나로 거론됐다.의원들은 「경제정의 실현」을 후퇴시키는 차명계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따른 대체입법의 제정을 촉구했다.실명제에 따른 중소기업의 자금난의 해소와 가계의 저축의욕 감퇴,음성자금의 산업자금화 방안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국민회의 김원길 의원은 『실명제는 예금자의 비밀을 과도하게 보호,수십조원에 달하는 음성자금이 대부분 차명형태로 숨어있다』며 『음성자금의 산업자본화와 조세의 형평성구현,정경유착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김홍신 의원(민주당)은 『금융실명제를 확고히 정착하기 위해선 대체입법 제정이 필수적이다』라며 『특히 실명제의 가장 큰 허점으로 지적되는 차명거래의 처벌규정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지대섭·이원범(자민련) 의원은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금융실명제를 보완·수정할 의향은 없는가』라고 묻고 『사채시장에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풀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한승수 부총리겸 재경원장관은 『금융실명제는 도입초기 어려움도 컸지만 깨끗한 사회건설에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며 『그러나 성장잠재력을 키우고 일부 계층의 저축의욕 감퇴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오일만 기자〉
  • 곡마단(외언내언)

    동네 빈터나 시골 장터에 곡마단이 나타나면 온통 축제분위기에 들뜨던 시절이 있었다.요즘 신세대에겐 곡마단이란 단어 자체도 낯설지만 40대 중반 이후 세대는 그 시절을 아련한 향수로 기억한다. 어느 날 갑자기 세워진 커다란 천막,그 주변에 휘날리는 만국기,트럼펫을 앞세운 선전대의 거리돌기,천막안에서 펼쳐지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묘기와 마술….그것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구름처럼 모여들었다.너나 할 것 없이 가난했던 그 시절 곡마단은 민중의 사랑을 한몸에 모은 대중예술이었다. 한번 보고도 또 보고싶어 자기집 쌀뒤주를 축내다가 부모님께 『다리 몽둥이』가 부러지도록 얻어 맞는 아이들도 있었고 천막 자락을 슬그머니 들추고 몰래 들어가 공짜구경을 하려다가 곡마단 사람에게 엉덩이를 걷어채는 경우도 있었다.그 곡마단이 떠난후엔 곡예사가 되겠다고 곡마단을 따라 나선 바람난 처녀·총각들의 이야기가 후렴(후렴)처럼 남기도 했다. 그러나 곡마단의 전성기는 60년대 들어 끝난다.대중적인 전통예술이었던 남사당놀이와 판소리를 밀어냈던 곡마단이 새로운 대중예술인 영화와 TV에 밀려난 것이다.한때 몇백개에 이르렀던 곡마단은 이제 다섯손가락에도 다 꼽을 수 없을 만큼 줄어들어 겨우 명맥을 잇고 있는 형편이다. 서울시가 최근 사양전통문화 지원육성사업의 하나로 곡마단의 원조인 동춘곡예단에 4천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동춘곡예단은 1910년대 초 부산에서 공연을 가진 일본 고사쿠라곡예단을 따라갔던 한 청년(박동춘)에 의해 1923년 설립된 한국의 첫 곡마단.지금은 고인이된 허장강 이봉조 서영춘씨 등 많은 연예인을 배출해 내기도 했다. 서울시의 곡마단 지원계획은 아름다운 향수를 되살려 주는 것이다.그러나 향수는 기억속에서만 생명력을 지니는 것.그 한계를 동춘곡예단이 어떻게 극복해 낼지 궁금하다.〈임영숙 논설위원〉
  • 막내린 나진­선봉 투자설명회

    ◎일 전문가/“사회간접자본 준비 안됐다”/“리스크 크다” 일 경제계도 신중 일변도/북선 “2억7천만불 계약 큰 성과” 자평 북한의 나진·선봉지구에서 열린 투자설명회가 15일 막을 내렸다. 설명회에는 일본쪽에서 2백70명 안팎의 인원이 신사쿠라호로 방문해 가장 커다란 규모의 방문단을 기록했다. 북한측은 설명회 기간동안 2억7천만달러 규모의 각종 계약이 이뤄졌다고 성과를 내세우고 있으나 일본언론에 나타난 일본 경제계등의 반응은 여전히 『글쎄…』라는 신중 일변도이다. 김정우 북한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예상됐던 것보다 3배의 계약이 체결됐다』면서 포럼은 대성공이었다고 주장했다. 나진시내 극장풍의 3층 문화회관에서 열린 이번 설명회 기간동안 북한당국은 25명의 영어·일본어 통역을 평양으로부터 파견하는가 하면 식량부족에도 불구하고 파티를 열기도 했다.홍콩자본이 들어간 나진호텔은 1주일전에 문을 열었다.객실에 단수가 있었으며 전기인입구가 하나뿐이어서 TV를 켜면 스탠드는 사용할 수가 없었다.호텔로비 옆에는 커피숍이나 바가 없었다.한 참석자는 『북한이 시장경제에로 머리가 돌아가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측은 한국 기업인들이 참가하지 않은데 대해 『한국당국이 악의를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러나 설명회장 주위에는 한국의 불참가를 아쉬워하는 소리가 각국 참가자들로부터 들렸다. 한 재미 한국인 실업가는 『한국자본없는 이 지역의 개발은 생각할 수 없다.남북한 모두 이상한 자존심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미쓰비시·마루베니·스미토모 상사,니쇼이와이등 대기업을 포함한 40명의 기업관계자가 참석했으나 상황을 지켜보자는 자세가 거의 전부였다.한 관계자는 『국교가 없어 리스크가 너무 많다.일본기업의 진출은 적어도 남북관계가 진전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반도 경제전문가 고마키 데루오 아시아경제연구소 연구주간은 『사회간접자본의 준비가 잘 돼 있지 않다.나진항에 하역된 컨테이너를 40㎞ 떨어진 중국 훈춘까지 나르는데 2시간반이나 걸렸다』라고 지적했다.북한이 의욕은 보이고 있지만 현실과의 격차를 메우기가 꽤 어려울 것이라는 일반적인 지적들과 궤를 같이한다.
  • 나진·선봉포럼 참가/일 참관단 향북

    【도쿄=강석진 특파원】 북한 나진·선봉지구에서 열리는 투자설명회에 참가하는 일본쪽 참관단이 11일 일본교통공사(JTB)의 신사쿠라호편으로 니가타항을 출발했다.
  • 나진­선봉포럼 불참 검토/정부/북서 53명중 20명만 초청따라

    북한이 오는 13일부터 나진·선봉지역에서 열기로 한 투자포럼 참가신청자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일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우리쪽의 참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김석우 통일원차관은 7일 『북한은 우리쪽에서 나진·선봉 투자포럼에 참관을 신청한 53명 가운데 기업인 18명,경제단체장 1명,공사관계자 1명 등 20명에게만 유엔개발계획(UNDP)을 통해 초청장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김차관은 『북한이 우리 정부 관계자와 언론인을 제외시킨 것은 모든 국가,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한 참가자격을 준다고 한 당초 약정서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정부는 나진·선봉 투자포럼 전면 거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통일원은 이날 상오 권오기 통일부총리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먼저 정부 관계자와 취재기자를 배제한 북한측의 진의를 국제기구를 통해 파악키로 하고 다음주 초 투자포럼 참가문제에 대한 정부의 최종입장을 발표키로 했다. 한편 북한측은 우리 정부가 기업인 참가자의 수를 24명으로 제한하고 대기업 대신에 중견기업을 파견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고 통일원의 한 당국자가 전했다. 북한과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는 지난 3월28일 UNIDO회원국 모두에게 국적·국가·지위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나진·선봉 투자포럼에 평등하게 참여할 것을 보장하는 내용의 약정서를 체결했다. 정부는 지난달 나진·선봉 투자포럼에 기업인 24명,전경련 중소기업협동조합 등 경제단체 4명,대한무역진흥공사 한국개발원 관계자 등 5명,통일원 재경원 등 정부 관계자 9명,취재기자 11명 등 모두 53명의 참가를 신청했었다. ◎나진·선봉 참가제한/수용능력 한계 때문 북한이 나진·선봉국제투자포럼의 남한측 참가자를 53명에서 20명으로 축소하는 등 각국별 참가자 수를 축소조정한 것은 나진·선봉지대의 수용능력이 주요인이라고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이 7일 전했다. 이 소식통은 나진·선봉국제투자포럼 최대 수용능력은 일본의 신사쿠라마루호 3백명을 포함,모두 5백50명이라고 밝히고 『이번 투자포럼에 모두 8백49명이 참가를 신청,북한으로서는 참가자 조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김상현씨의 부산 발언(사설)

    야당의 양김시대 청산은 우리의 정치선진화를 위한 숙제다.최근의 국회개원파동에서 보듯이 그들의 행태는 새로운 세기의 정치에 걸림돌이 되고있다.대권에 집착,사당을 만들어 지역분할을 고착화하고 국민은 안중에없이 국회를 볼모로 잡는 악습이 불신과 혐오의 폭발점에 이르러도 내부에서는 대안부재론과 권위주의에 밀려 비판의 성역이 되어왔다.그런 점에서 최근 한국정치학회 세미나에서 야당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국민회의 김상현 지도위의장의 발언은 양김지배의 빙벽을 깨는 뜻있는 노력으로 평가된다. 그의 발언은 표현이 완곡하고 조심스러워 대권주자로서의 용기에 의구심을 자아내게하지만 당내언론의 제약을 짐작케하기도한다.그러나 대통령후보의 선출을 위한 대의원수의 확대와 전국적인 경선대회를 제의하면서 당의 체질개선과 비민주적인 정당을 공당화하기위한 개혁,인물과 지지기반의 한계를 탈피해 전국적 국민정당화하는 작업의 불가피성을 주장한 것은 일반 상식과 일치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은퇴선언번복 후 민주당을 깨고 국민회의를 만든 김대중 총재에 대한 비판과 도전이 용납되지 않았던데에 비추어 당내의 권위주의체질과 풍토를 깨는 바람직한 시도로 받아들여진다.그동안 야당의 민주화를 촉구해온 우리는 국민회의와 김의원이 민주적 체질개선에 노력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다음 행동을 주시하고자한다. 김 총재 지지세력들은 김의원이 국회정상화를 위한 야당지도자들의 결단을 촉구한 대목이 해당 행위라며 도전에 대한 불쾌감을 보이고있다는 보도다.사실이라면 비민주적 사당임을 인정하는 증거다. 온국민이 바라는 국회개원을 주장한 것이 용납될 수 없는 죄악이라면 국민회의가 잘못된 것이다.민주시대인 지금 아직도 과거 권위주의시대때의 사쿠라망령에 사로잡혀 당내논의를 봉쇄한다면 여당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 4반세기전 40대 기수의 하나였던 김총재가 70대인 지금도 후보도전을 억압한다면 자가당착이 된다.국민회의는 상식부터 회복하는 것이 급한 것같다.
  • 종신 고용제 탈피 안간힘/일 기업 다양한 고용제도 모색

    ◎간사이전력­50살 넘은 사원대상 선택정년제 도입/자동업차업계­연봉제 확대/사쿠라은­종합적 호봉급 폐지 오랜 기간동안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기업들이 다양한 고용형태를 모색하고있다. 일본의 고용제도는 종신고용제와 연공서열제로 이름이 높다. 이들 고용제도는 사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북돋우는데 크게 기여했다. 회사에 평생을 바친다는 생각은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됐고 기업들은 사원들을 매우 아끼는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그러나 거품경제 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은 서서히 고용제도에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간사이전력은 오는4월부터 50세이상의 사원을 대상으로 선택정년제를 도입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하는「뉴라이프 서포트 시스템」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에게는 전직을 준비하기 위한 1년이내의 유급휴가도 부여하며 퇴직금은60세 정년퇴직에 준해서 지급한다. 유급휴가중에는 급여의 70%를 지급한다. 40세이상 사원에게는 앞으로의 인생설계를 위해 15일 동안의 연속휴가를 부여하는 한편 60세이상의 정년퇴직 사원은 1년단위의 계약직으로 재채용할 수 있도록 하되 5년으로 제한토록 했다. 간사이전력이 정년을 유동화하려는 것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전력업계에서 경영 효율화,인건비 절약이 긴요해지고 있기 때문. 다른 전력업체들에도 선택정년제도가 확산될 전망이다. 또「세컨드 커리어 프로그램」,「전진원조제도등의 이름으로 비슷한 제도가 일부 기업에서 도입되어 시행중이다. 지난해 일본 노동행정연구소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기퇴직 우대제도를도입하고있는 회사가60%로 80년의 20%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제로 사원들을 해고시키기 보다는 희망자를 모아서 리스트럭처링하려는 일본기업 문화에 적합하기때문인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부실금융문제가 일본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상위그룹에 속하는 사쿠라은해은 오는 7월부터 종합직에 대해서는 연령급(호봉급)을 폐지하기로 해따. 종합직은 근무지와 직종에 제한이 없고 회사간부로진급하는 직렬로 전체 2만명중 1만4천명. 급여면에서 능력주의를 철저히 하고 인건비를 절약하며 종업원의 처우를 다양화한다는 것이다. 고용 유동화의 첨병은 연봉제. 지난해 말 일본 노동성이 처음 연봉 제도입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4년 말 현재 일본 전체로는 4.3%, 종업원 1천명 이상의 대기업은 7.9%가 도입한것으로 나타났다. 연봉제는 특히엔고현상으로 인해 국제경쟁력이 치열해진 자동차업계의 도입이 두드러진다. 미쓰비시 자동차공업은 지난해 디자인, 정보시스템분야를 중심으로 연봉제계약사원을 채용하기 시작했고 도요타자동차도 이미 94년부터 연봉제를 도입, 고용형태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프로야구계에서 적용되던 연봉제가 일반기업등에 도입되면서 바야흐로 중년 샐러리맨들이 수난시대를 맞고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장기적 애사심, 기술개발보다는 단기적 이익확보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일본임금연구센터의 구스다 다카시대표간사는 연봉제, 실적제등데 대해 『객관적 평가기준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목전의 이익에 급급하게 되는 문제가있다』면서도 『기업들은 불화에 처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임금압박을덜려는 기업들의 도입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 강택민 주석과 즉석 「산책회담」 김 대통령/오사카 회담 이모저모

    ◎고어 미 부통령과 대북문제 등 논의 제3차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가 열린 19일 김영삼 대통령은 상오 기조연설,하오 자유토론에 이어 고어 미국 부통령과 회담을 갖는 등 바쁜 하루을 보내고 오사카에서의 공식일정을 모두 마쳤다. ○…APEC 정상회의 회의장인 오사카 성 영빈관에는 상오 9시10분부터 18개 회원국 정상 및 대표들이 지난 1,2차 회의 때처럼 「자유로운 토론」의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관례를 따라 넥타이를 매지 않은 간편복 차림으로 수행원 5명씩만 데리고 속속 도착.7번 째로 도착한 김대통령은 감색 상의에 푸른색 셔츠를 받쳐 입은 차림으로 현관에 마중나온 무라야마 일본총리와 반갑게 악수. 영빈관 뜰로 옮긴 정상들은 맑은 날씨를 화제로 담소를 나누면서 기념촬영을 했으며 김대통령은 왼쪽에서 7번째,창 홍콩재무장관과 고어 미국 부통령 사이에 서서 촬영. ○…회의장에 입장한 각 나라 대표들은 이번 회의의 의장인 무라야마총리를 중심으로 원탁에 정해진 자리에 앉았으며 김대통령은 무라야마총리의 왼쪽 8번째인 홍콩과말레이시아 좌석 사이에 착석. 무라야마총리의 첫 발언으로 시작된 상오 회의는 각 나라 대표들이 돌아가며 5분여 씩 기조발언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김대통령은 무라야마총리,지난 해 의장이었던 수하르토대통령의 다음으로 연설. ○…18개국 정상은 영빈관 중앙홀에서 양식의 오찬을 마치고 하오 1시40분쯤 무라야마총리의 안내로 영빈관 앞 뜰로 나가 늦가을 단풍과 국화를 감상하며 산책.이어 둥그런 형태로 배치된 9개의 2인용 목재 다도탁자에 차례로 자리를 잡고 20분남짓 일본차를 마시며 환담. 김대통령은 회의장으로 가기 앞서 입구에서 마주친 강주석에게 『잠시 정원으로 나가 산책이나 하자』고 제의했고 강주석은 이를 흔쾌히 수락. 두 정상은 정원을 거닐면서 지난주 강주석 방한 등을 화제로 대화를 나눴으며 대화도중 간간이 파안대소를 하거나 박수로 화답하는 등 무척 친숙한 모습. ○…김대통령 하오에 열린 각국 정상들과의 토론에서 『올해 한일간 무역량이 4백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백40억달러의 적자가 전망된다』면서 『따라서 무역자유화 못지않게 무역균형이 중요하며 흑자국이 기술과 경제협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본다』고 역설. ○…이어 뒤 영빈관내 정상 대기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김대통령을 비롯한 18개국 정상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 위해 무라야마총리 안내로 회의장옆 정원으로 나와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손을 흔드는 것으로 회의결과에 만족을 표시. 김대통령은 정상대기실로 돌아와 각국 정상과 악수하며 작별인사를 나누고 영빈관 현관에서 무라야마총리의 전송을 받으며 승용차편으로 오사카성을 출발. ○…숙소인 로열호텔로 돌아온 김대통령은 하오 5시부터 호텔 2층 사쿠라룸에서 앨 고어 미국부통령을 접견하고 한미관계와 대북 문제 등 양국관심사에 관해 협의. 김대통령은 『지난 7월 워싱턴에서 6·25참전기념비 제막식 이후 4개월만에 만나 반갑다』고 인사했고 고어부통령은 『이번에 클린턴대통령이 꼭 참석해 각하와 여러가지 문제를 얘기하고 싶어했는데 국내사정으로 오지 못해 몹시 안타까워 하더라』고 클린턴대통령의 안부를 전달. ◎김영삼 대통령 APEC 정상회의 기조연설문 요지 세계는 지금 자유와 경쟁과 협력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국경을 뛰어넘는 새로운 경제질서를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나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APEC이 자유화와 경제협력을 보다 실천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한 몇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이제 본격적인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를 실천해 나아감에 있어서 균형발전을 통한 공동번영이라는 APEC의 이상과 가치를 다시한번 강조하고자 한다.아태지역은 경제발전 수준과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다양하다.APEC은 앞으로 자유화의 실천과정에 있어 회원국간의 다양성을 포용하면서 공동번영을 모색할 때 APEC의 결속이 강화되고 자유화 또는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둘째,회원국간 경제협력을 활성화하는데 더욱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그것은 APEC 국가의 다양성을 최대한 살려 나가면서 자유화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단기적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따라서 회원국가간에 물적 인적자원과정보 및 기술의 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한 노력을 구체화해야 한다.한국도 정보통신산업 장관회의를 지난 5월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앞으로도 APEC에서 추진하는 경제협력과제의 실천을 위해 모든 노력과 기여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셋째,APEC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는 모든 나라가 스스로 약속한 것을 자발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데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이런 점에서 나는 이번에 각국이 자율적으로 제출한 초기가시화 조치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한국정부는 초기가시화 조치로서 투자개방,관세인하,규제완화 등을 가속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예를 들어 한국은 2000년까지 200여개 업종에 대한 투자를 신규로 개방하고,각종 경쟁제한적인 법령을 정비하고 수출입의 통관절차를 획기적으로 간소화할 것이다.우리는 이미 정부조달 시장을 개방토록 법을 개정했으며,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법 개정도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금년내에 이뤄질 것이다. 나는 작년 「보고르 회의」 직후에 한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응분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계화정책」을 선언한 바 있다.우리가 지향하는 세계화는 개방과 개혁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의식과 관행과 제도를 합리화하고 국제화,한국의 발전은 물론 세계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한국은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에 선도적 역할은 물론 이 지역의 복지증진과 균형발전을 위해 APEC내에서 적극적 역할을 다할 것이다. APEC은 클린턴 대통령의 주도하에 시작된 「시애틀회의」에서 초석이 놓여졌고 지난 해 「보고르회의」에서 기둥이 세워졌다면 이번 「오사카회의」에서는 지붕을 마련함으로써 이제 지역협력기구로서의 기본적인 골격을 갖추었다고 본다.우리 모두 아태지역의 공동번영을 위한 「공동의 집」을 완성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 김 대통령·무라야마 총리 대화록

    ◎김 대통령 “일 돈만으론 세계의 존경 못받는다”/김 대통령 “일의 쌀지원 북 전술에 말려든것”/무라야마 “올바른 역사인식 갖게 계속 지도” 김영삼 대통령과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일본총리는 18일 상오 오사카시장공관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과거사문제등 상호관심사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이날 상오 11시15분부터 12시5분까지 50여분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두 정상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일본측의 과거사발언과 무역역조해소방안등에 대해 집중논의했다.다음은 회담에 배석한 유종하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전한 대화요지다. ▷과거사문제◁ ▲김대통령=취임후 한·미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건설적인 한·일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외교의 중요한 두 축으로 삼아왔습니다.그래서 일본총리와 만날 때마다 수차례 얘기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큰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일본이 과거의 침략과 식민통치에 대한 인식을 바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일본의 한국에 대한 과거경력이 가슴의 언저리에 남아 있는데 이에 대한 인식이 불분명한상황에서 어떻게 발전적 관계개선을 이뤄나갈 수 있겠습니까.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일간의 사이가 나쁘면 서로에게 불행한 일이며 세계가 과거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나쁘다고 할 것이므로 일본으로서도 불행한 일일 것입니다.일본은 돈만으로는 세계의 존경을 받을 수 없으며 도덕적으로 우위에 서야만 합니다.일본이 도덕적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역사인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무라야마총리=올해가 종전 50년이자 한·일수교 30년으로 일본은 과거를 직시하고 반성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한·일간에 중요한 기초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그런데 지난번 우려할 만한 사태가 발생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한·일우호협력증진을 기해야 한다는 희망에서 직접 친서를 쓴 것입니다.과거역사를 직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사죄할 것은 사죄한다는 게 일본정부의 입장입니다.일부 인사가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데,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이들에 대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도록 계속 지도함으로써 한·일관계증진에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의 대북관계 개선문제◁ ▲김대통령=지난번 대북쌀지원때 북한은 한·일 양국을 서로 경쟁시켰으며 일본은 이에 말려들었습니다.당시 본인은 문민정부인 만큼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국민을 설득할 수도 있었으나 문제는 북한의 전략에 일본이 말려듦으로써 결과적으로 남북통일을 방해하는 인상을 준 데 있었습니다. ▲무라야먀총리=전후 50년이 됐는데도 일본이 북한과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북한과의 관계정상화도 필요하다고 봅니다.한반도는 궁극적으로 통일될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그러나 북한과의 정상화에는 원칙이 있습니다.우선 북한과의 관계를 추진함에 있어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며 일·북관계 정상화가 한·일관계의 기본을 손상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또 대북수교 교섭은 남북관계진전과 조화해 추진할 것이고 북한과의 수교교섭도 남북관계개선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습니다.아울러 일·북수교 이전에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일본의 일관된 방침입니다. ▷무역역조 시정문제◁ ▲김대통령=양국간 무역역조가 너무 커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일본의 기술지원도 인색합니다.새로운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무라야마총리=무역역조가 우려할 만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좋은 경향이 있습니다.일본이 과거 수출하던 주요공산품이 한국으로부터 일본으로 역수출되는 예가 늘고 있습니다.반도체가 좋은 예입니다.일본의 내수시장확대를 계기로 한국이 대일수출을 늘려나갈 수 있는 여지가 많을 것입니다. ◎오사카 회담 이모저모/정상회담때 무라야마 어색한 표정/일 환대 극진… 경색된 관계수습 노력 제3차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가 열리는 오사카를 방문중인 김영삼대통령은 18일 상·하오에 걸쳐 한·일 및 한·태 정상회의를 잇달아 갖는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김대통령은 특히 이날 상오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인식문제로 미묘해진 양국관계 정상화방안을 비롯,무역역조문제와 북·일수교 움직임등 양국현안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18일 상오11시15분 오사카시장공관에서 열린 김대통령과 무라야마 일본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은 최근 일본측의 과거사망언 때문에 팽팽한 긴장감속에 50분간 진행. 시장공관 현관에서 김대통령을 영접한 무라야마총리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 김대통령 일행을 접견실로 안내.김대통령과 무라야마총리는 접견실 입구에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악수하는 포즈를 취했으며 김대통령은 『오사카 날씨가 근래 드물게 좋은 것같다』고 일단 부드러운 화제를 거론. 무라야마 총리는 『오사카방문이 몇번째냐』고 물었고 김대통령은 『두번째』라고 답변.양국 정상은 이어 배석자들과 함께 착석했으며 무라야마총리는 그때까지도 서먹서먹한 표정을 풀지 못해 자신의 과거사망언을 의식하는 듯한 분위기. 무라야마총리는 『지난 3월 코펜하겐의 사회개발정상회의에서 만난 뒤 오늘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김대통령은 『벌써 열달이 됐다』고 답변.이어 무라야마총리는 『오늘은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다』고 말해 과거사망언파문에 대한확실한 입장을 밝힐 것을 시사했고 김대통령도 『좋다』고 화답. 이날 회담에 배석한 유종하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은 『한·일 양국정상이 과거사문제,북·일 관계정상화 문제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회담결과가 전반적으로 잘됐다』고 평가. 일본측은 회담이 열린 오사카시장공관 출입에 있어 검색을 철저히 하는 등 보안에 신경을 썼으나 김대통령일행에게는 극진한 환대를 아끼지 않아 경색된 한·일관계를 수습하려 노력하는 인상. ○…김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에 이어 이날 하오 숙소인 로열호텔에서 반한 태국총리와 한·태정상회담을 갖는 등 연쇄 개별정상외교를 본격가동. 김대통령은 회담장인 숙소 로열호텔의 사쿠라실에서 반한총리와 활짝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교환. 반한총리로부터 암누아이부총리와 카셈외무장관·츄십상무장관 등 태국측 배석자들을 소개받은 김대통령은 공노명 외무장관과 박재윤 통산장관·한이헌 경제수석·유종하 외교안보수석·윤여전 공보수석 등 우리측 배석자들을 반한총리에게 소개. ○…김대통령은 이날저녁 로열호텔에서 무라야마 일본총리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각국 정상 및 지도자들과 우의와 친분을 교환.김대통령은 호텔 3층에 마련된 만찬장 입구에 도착해 무라야마총리와 활짝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사진기자들에게 잠시 포즈를 취한 뒤 옆방으로 옮겨 간단한 음료를 들며 각국 정상들과 환담. 김대통령은 양 옆에 앉은 마하티르 말레이시아총리 및 짱 홍콩재무장관과 잠시 귀엣말을 나누기도. 김대통령은 만찬이 끝난 뒤 호텔 2층 카츠라홀에서 열린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해 19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들과 의견을 교환.
  • 한­호 정상회담/APEC 오사카 회담 이모저모

    ◎「농산물개방」 타결로 시종 “화기”/김 대통령 “동포들이 국가위상 드높여”/“국내 정경유착 단절”에 교민들 박수 【오사카=이목희 특파원】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에 참석중인 김영삼 대통령은 17일 하오 숙소인 로열호텔에서 호주의 폴 키팅총리와 개별정상회담을 갖는 것으로 나흘간의 오사카 방문일정을 시작. ○…회담장인 로열호텔 사쿠라실에 미리 나와 있던 김대통령은 키팅총리가 회담장에 들어서자 반갑게 인사를 교환.키팅총리로부터 호주측 배석자를 소개받은 김대통령은 공노명 외무장관과 한이헌 경제수석 등 우리측 배석자들을 키팅 총리에게 소개. 이어 30분에 걸친 정상회담에 들어간 김대통령과 키팅총리는 APEC에서의 협력방안과 양국간 경제협력 증진방안 등 공동 관심사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양국은 그동안 농산물 수입개방의 예외를 인정하는 문제를 놓고 농산물 수입국과 수출국으로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으나 APEC 각료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원만한 타협을 본 후여서 두 정상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양국간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집중 협의. 두 정상은 APEC 창설을 주도했던 양국이 이번 정상회의 성공을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키팅총리는 특히 이번 회의에서 아태지역 기업인 교류촉진을 위해 사증대신 APEC 기업인 여행카드(APEC Business Travel Card)도입을 제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하며 김대통령의 협조를 구하기도.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오사카 시내 미야코호텔에서 일본에 살고있는 교민 1천2백여명을 초청해 리셉션을 베풀고 최근의 국내사태와 한·일 관계등에 대해 설명한뒤 이들을 격려.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6시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리셉션장에 들어서서 박수를 치며 환영하는 교민들과 악수를 나눈뒤 연단에 올라가 노태우씨 부정축재사건등 최근의 국내사태와 한·일관계,조국의 발전상및 유엔방문 소감,남북관계 재외동포정책 등에 대해 소상하게 소신을 피력. 김대통령은 특히 노씨 사건과 관련,정경유착근절과 정치자금수수 단절약속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톤을 높였고 연설도중 교민들은 10여차례 박수로 답례.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법앞에 만인이 평등하고 성역이 있을수 없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면서 『나는 오직 역사와 대화할 뿐이며 내 스스로 고독한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며 결연한 의지를 거듭 피력. 김대통령은 또 『깨끗한 정치,돈 안쓰는 선거를 실현하기 위해 선거법을 비롯한 관련법률을 개정하고 34년만에 전면적인 지방자치제를 실시했다』고 소개하고 『바로 이런 개혁의 결과로 한국사회는 자신의 병을 스스로 발견하고 고칠 수 있을 만큼 튼튼해졌다』고 역설. 김대통령은 『세계가 문민정부의 도덕성과 경제발전을 높이 평가하고 조국이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뀐 것은 국민과 해외동포들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하고 『긍지를 갖고 살아갈 것』을 당부. 이에 앞서 신용상 민단중앙단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 재일교포들은 일본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살아온 보람을 오늘 김대통령과 자리를 함께 하면서 느끼게 됐다』며 감격어린 목소리로 김대통령의 오사카 방문을환영. 이날 리셉션에는 공식수행원과 김태지주일대사,김세택오사카총영사를 비롯한 오사카·고베·나고야공관 직원,신중앙단장과 민단 지방본부 간부,그리고 일본 전역에서 온 교민들이 참석. ○…이에앞서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11시40분쯤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김태지주일대사와 스즈키 일본의전대사 등의 기상영접을 받은뒤 환한 표정으로 트랩을 내려와 일본 오하타 통산성정무차관 등 50여명의 환영인사와 악수를 나눈뒤 곧바로 숙소인 로열호텔로 출발.
  • 정치권 원색비난 “위험수위”/비자금 공방속 상대편 무차별 공격

    ◎왕사쿠라·시정잡배… 저질언어 난무 정치권이 이성을 잃고 있다.비자금 공방이 가열되면서 원색적인 인신공격과 저질스러운 욕설이 끊이지 않는다.정연한 논리에 근거한 비판은 없고 오로지 상대방 흠집내기를 위한 비난과 말장난이 있을 뿐이다.특히 야당의 성명전은 「원초적 신경」을 자극하는데만 초점을 둬 우리 정치권이 5류임을 자처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를 겨냥,『인간의 양심을 가졌다면 낯을 들고 길거리를 다닐 수 없을 것이다』고 직격탄을 던졌다.이어 『낮에는 야당,밤에는 여당하는 「박쥐패밀리」』,『행동하는 양심과 흑심』이라고 몰아붙였다. 국민회의는 이에 발끈,『민주당은 민자당의 나팔수이자 2중대』라면서 『민자당의 전문하청업자로 전락한 것을 한심하게 생각한다』고 되받아쳤다.또 민자당과 현정권을 겨냥,『군사독재정권의 적자』라면서 『김윤환 대표와 김영구 정무장관,손학규 대변인은 말바꾸기쟁이』라고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민주당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민주당이 「하수인」이면 국민회의는 노태우씨의 「보디가드」이자 「직할중대」다.광주학살의 원흉으로부터 검은 돈을 받은 「주제」에 참회와 반성은 커녕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가』 민자당도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김대중 총재가 노씨의 돈을 받은 것은 독립운동한다면서 일본헌병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과 다름없다』 『굳이 따진다면 김총재도 피의자이고 피의자가 조사운운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말의 행진은 국회에서도 계속됐다.민주당의 이규택 대변인은 지난 7일 국회본회의 발언에서 『김총재는 망월동묘역에 석고대죄하라』고 압박을 가했으며 강수림 의원은 김총재를 『왕사쿠라』라고 비난했다.『또 까마귀알을 먹고 발뺌하다가 백로알만 먹었다고 한다』고 김총재를 비꼬았다. 국민회의는 『김대중죽이기를 위한 청부업자』 『인륜도 모르는 파렴치한 사람들』이라고 욕설을 퍼부었으며 『민자당이 나팔을 불면 피리불고 박수치는 「꼬마민자당」』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급기야 국민회의 한화갑 의원은 『김구 선생도 친일파 돈을 받았다』고 김총재를 위한 억지춘향식변호까지 해 파문을 일으켰다.이에 민주당은 『김대중살리기를 위해 김구죽이기를 하고 있다』면서 국민회의를 『어미를 죽이고 살아가는 살모당』 『정치발전에 도움이 안되는 「공해정당」』 5·18원흉으로 돈받은 「꼬마 노태우당」』등으로 몰아붙였다. 11일에도 박지원 대변인은 민자당 강삼재 총장을 「시정잡배」「모리배」등에 빗대며 『완전히 이성을 잃고 정신병원에 갈 정도로 헛소문 제조총장이다』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갈수록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정치판이 볼썽사납다.
  • 국민회의·민주 “진흙탕 싸움” 재연/휴전합의 이틀만에 또 비난전

    ◎“민주당은 김대중 죽이기 청부받았다”­국민회의/“우리가 2중대면 돈먹은 당은 직할대”­민주당 국민회의와 민주당과의 「휴전합의」는 역시 제스처에 불과했다.지난 6일 상호비난을 자제하자는 양측간 합의는 이틀도 안돼 깨지고 두당간의 신경전은 볼썽 사나운 「진흙탕 싸움」으로 재연됐다. 국민회의는 8일 지도위원회에서 민주당을 「민자당의 2중대」,「민자당의 청부업자」라고 몰아붙이며 『더이상 야당이 아니다』고 단정했다.민주당이 7일 국회에서 김대중 총재를 비난한데 대한 노골적이고 즉각적인 반발이었다. 이날 지도위는 한마디로 민주당 성토대회였다.김상현 지도의장이 『민주당이 과연 야당이냐』고 긴급의제로 상정하자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했다』(신기하 총무),『인륜도 모르는 사람들이다』(신낙균 부총재),『민주당의 2중대 노릇에 정면대응하자』(박상규 부총재)는 등 강경발언이 잇따랐다. 이종찬 부총재는 『민주당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야당과의 약속을 깬 것은 민자당과 내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몰아붙였고 김영배 부총재는 『민주당이 김대중 죽이기를 위해 민자당으로부터 청부를 받았다』고 거들었다.안동선 의원은 『민자당 김덕용 의원과 민주당 이규택 의원이 모호텔에서 만나는 것을 목격했다』며 두 당간 제휴설을 그럴싸하게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우리가 2중대라면 검은 돈을 챙긴 정당은 직할대』라고 되받아친 뒤 김대중총재를 겨냥 『까마귀 알을 먹고도 안먹었다고 잡아떼다가 백로알만 먹었다고 하는 정치인』이라고 국민회의에 맹공을 퍼부었다. 이규택 대변인은 이날 『저쪽(국민회의)이 공격해 오면 우리의 대응강도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면서 『국민회의는 우리당을 더이상 음해하지 말라』고 맞대응했다.한번 잡은 정국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생각은 7일 의원총회와 국회 본회의에서 이미 나타났다.강수림의원은 의총에서 『밤에는 민자당과 결탁해 돈을 받고 낮에는 야당행세하는 왕사쿠라』라고 주장했고 이대변인은 본회의 발언에서 『광주학살의 원흉으로부터 돈을 받은 김총재는 광주 망월동묘역에서 석고대죄하라』고 비난했었다.
  • 27일 상위(국감중계)

    ◎교육·의료 등 복지분야 예산 증액 촉구­재경위/무기성능 싸고 전문용어 써가며 설전­국방위/미국내 판금농약 10종 수입중단 요구­농림수산위/콜레라 등 확산 막게 남북 보건교류 용의 있나­보건복지위 ▷행정위◁ ○…정무1 장관실과 국민고충처리 위원회에 대한 감사에서 당정협조체제와 여야 영수회담 추진 여부,고충처리제도 개선방안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김영구 정무1장관은 여야 영수회담을 정례화할 용의가 없느냐는 문희상의원(국민회의)의 질문에 대해 『여야 영수가 직접 만나 국가 현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 성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김장관은 현경자 의원(자민련)의 내각제 개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볼 문제』라고 답변했다. ▷재정경제위◁ ○…재정경제원에 대한 사흘째 감사에서 의원들은 전날 확정된 새해 예산안의 규모를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일반회계 및 재정투융자특별회계를 포함한 전체 예산증가율이 전년 대비 14.9%로 올해(15.1%)보다 낮지만 일반회계만을 놓고 보면 전년 대비 16% 증가한 데 초점이 맞춰졌고 특히 야당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의식한 「선심예산」이라고 정부측을 몰아붙였다. 장재식 의원(민주)은 『내년도 실질경제 성장률이 7.5∼8%수준으로 전망되고 물가상승률도 5%정도로 예상되는 만큼 예산증가율은 13%수준이면 적당할 것으로 보는데 증가율을 14.9%로 한 것은 과도한 팽창예산』이라고 지적. 서청원 의원(민자)은 『내년 재정운영의 주안점이 경제안정보다는 성장잠재력 배양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냐』면서 『교육·의료등 복지분야에 대한 지출을 늘려 재정팽창부문을 흡수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 이에 대해 홍재형 경제부총리는 『내년 예산의 일반회계가 수치상으로는 16% 증가했지만 실적전망치 대비로는 11.8%로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정부 재정규모도 올해는 15.1%였지만 내년에는 14.9%로 줄였다』고 밝혔다.홍부총리는 또 추경예산안중 재해대책비가 충청권에 집중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다』고 말했다. ▷국방위◁ ○…무기 성능을 둘러싼 의원들과 국방부 관계자들과의 논쟁이 계속됐다. 의원들은 북한의 수도권 포공격에 대한 방어대책을 놓고 질문을 던졌으나 현역장성들인 국방부 당국자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대응논리를 펼쳤다. 강창성 의원(민주)은 최근 도입을 확정한 대포병 탐지레이더 ANTPQ­37의 성능과 관련,『당초 군의 요구성능(ROC)에 훨씬 못미치는 레이더를 미국으로부터 비싼 가격에 도입키로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조영길 합참 전력기획차장(육군소장)은 상세한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강의원 지적은 옛날 자료를 토대로 한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해 20여분 간 설전이 빚어졌다. 강의원은 조소장이 질문에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 논리를 전개하자 『우리 국방부가 미국 국방부냐,왜 미국편을 드느냐』면서 『사쿠라가 무엇인지 아느냐』는 등 원색적 용어를 동원해 힐난했다.조소장은 그러나 『사쿠라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응수했으며 강의원이발언말미에 『미안하다』고 사과함으로써 논쟁이 일단락됐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야당의원들이 5·18 당시 연대장으로 진압작전을 펼친 김동진 합참의장의 자진퇴진을 촉구하면서 김의장의 신상발언을 공개적으로 듣자고 요구하는 바람에 정회. ▷건설교통위◁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상호보완기능을 가진 서울시와 경기도의 협조체제구축문제가 폭넓게 제기. 이상재 의원(민자)은 『경기도는 그동안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장기적 청사진을 세울 수 없는 상태에서 산발적으로 개발이 이루어져 도시의 하부구조가 지극히 부실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서울시와 경기도의 유기적인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서울권」이라는 개념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 답변에 나선 이인제 경기도지사는 『최근 건설교통부의 「수도권신도시계획」은 기존도시를 자족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 잘못 알려진 것』이라면서 『경기도는 현재 허허벌판에 세우는 신도시 건설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사는 이어 『분당 일산 등 5개 신도시는 내가 생각해도 잘못 계획된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들 신도시가 가능한 한 자족기능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변. ▷농림수산위◁ ○…농촌진흥청에 대한 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고독성 농약의 과다사용과 농민들의 농부증 확산문제등을 거론하며 대책마련을 요구. 민태구 의원(민자)은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오는 97년부터 농촌지도공무원이 지방직으로 바뀌게 되면 사기저하와 이직으로 농업지도에 차질이 예상된다』면서 대책마련을 촉구. 이규택 의원(민주)은 『미국에서 사용 금지되거나 미등록된 10종의 농약성분이 무분별하게 수입·사용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국민건강과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이같은 농약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 ▷보건복지위◁ ○…국립보건원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콜레라 발생시 보건당국의 역할과 기능이 미진했던 점을 집중 추궁했다. 김상현(국민회의)송두호(민자)강수림(민주)의원등은 『북한에 콜레라 환자가 크게 번져 사망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 지난 8월에 전해졌는 데도 주의보를 늦게 발령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김의원은 『앞으로 남북공동 방역체제의 구축을 위해 국립보건원이 책임있는 보건당국으로서 남북간 교류에 주도적 역할을 할 용의가 없느냐』라고 물었다. ▷문화체육공보위◁ ○…예술의 전당·문예진흥원·공연윤리위원회·영화진흥공사등 문화체육부 산하단체 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누수와 지반침수등 예술의전당 하자와 최근 간부 구속사태로 이어진 공윤심의에 대해 집중 질의. 채영석 의원(국민회의)은 『95년도 예술의전당에서 발생한 건축물하자 1백57건 가운데 건축 결함이 1백38건에 달하는 등 끊임 없는 부실공사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에 대한 원인처방이 무엇인가』라고 묻고 『금년말로 하자보증기간이 끝나면 내년부터 하자보수를 예술의전당이 자체예산으로 시행해야하는 데 그럴 경우 심각한 경영적자가 우려되지 않느냐』며 대책을 촉구.박계동·배기선 의원(민주당)도 『부실시공한(주)한양에 당당하게 보수를 요구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질책. 공연윤리위원회 심의문제와 관련,박종웅 의원(민자당)은 『최근 발생한 공윤 간부 3명의 수뢰사건은 사회윤리의 파수꾼이 돼야할 공윤이 본연의 임무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개탄을 금치못할 일』 이라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장기적인 재정확보와 ▲명확한 심의기준마련 ▲심의위원의 선정범위확대등을 주문.정상용 의원(국민회의)은 『현행 공윤심의에는 군사정권에 의한 문화 사상 검열정책에서 출발해 정권안보등 이유로 창작물을 검열해오던 독재시대의 관습이 아직도 남아있고 이번 수뢰사건도 억압된 창작·심의구조의 필연적 결과』라면서 심의의 민간자율화와 완전 등급제실시를 촉구.
  • 단기 우대금리 인하/일 시은,사상처음 2%이하로

    【도쿄 AFP 연합】 일본의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주 일본은행이 재할인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단기 프라임 레이트(우대금리)를 사상 처음 2% 이하로 인하할 방침이라고 11일 발표했다. 다이이치 간교(제일권업)은행과 후지(부토)은행,미쓰비시(삼릉)은행,사쿠라은행,스미토모(주우)은행 등은 이날 단기 프라임금리를 오는 14일을 기해 1.625%로 0.37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산와(삼화)은행이 13일부터 우량고객들에게 1년이하 여신에 대한 은행수수료율을 다른 은행과 같은 수준으로 내릴 것이라고 밝히는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같은 선례를 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시중은행들의 단기금리 인하 움직임은 일본은행이 재할인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함으로써 야기된 단기시장금리의 하락세를 반영한 것이다. 반면 일본흥업은행은 이날 장기 프라임금리를 13일부터 현행 2.70%에서 3%로 상향조정한다고 발표,지난해 9월 이후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1년 혹은 1년 이상인 장기프라임 여신금리를 인상했다.
  • 한국에선… 일 유학생(한국속의 일본/일본속의 한국:18)

    ◎“한글 배우자” 일 학생 「서울 연수」 급증/올 연대 어학당 3백여명 몰려/석·박사 전공자도 2백80여명/“반일감정 예상보다 심하다” 고충 토로 일본인 오가타 카오루(32)씨는 지난 6월로 우리나라에 온지 만 4년을 넘겼다.91년 6월 자비로 우리나라로 유학길에 나서 1년 6개월동안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어학연수를 받은 뒤 연세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 3학기까지 마쳤다.그는 도쿄에 있는 동양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여행사에 취직,4년동안 평범한 샐러리맨 생활을 하다 유학에 나섰다.그가 늦깎이 유학을 결심한 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그는 중학교 때부터 한국인 친구들과 해외단파방송등을 통해 들여다본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그대로 묻혀둘 수가 없었다.걸프전이후 경제계의 거품이 걷히면서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진 일본 국내의 사정도 그의 「탈출」을 부채질했다. ○유학생수 두번째 대학 때부터 전공인 법학보다 국제관계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오가타씨는 일본을 비롯해 동북아시아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의 통합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그는 내년 이맘 때까지 석사학위를 딴뒤 고국에 돌아가 교편을 잡겠다는 계획이다.방학 때도 가족이 있는 도쿄에 가지않고 하숙집과 학교도서관을 오가며 논문준비에 여념이 없다.오가타씨처럼 국내 각 대학에 유학중인 일본인 학생은 어림잡아 2백80여명에 이른다.(94교육통계연보) 외국인 유학생으로는 5백여명의 대만유학생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이 가운데 10여명은 우리 정부가 국비로 초청한 유학생이며 나머지는 교환학생이거나 자비 유학생이다. ○매우 우호적인 편 그러나 방학을 이용해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단기유학생들은 이보다 훨씬 많다.연세대 어학당에만도 이번 여름학기를 수강하고 있는 일본인 학생은 전체 외국인의 절반을 넘는 3백여명에 이른다.해마다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수치다. 일본인 유학생에게는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평균적인 일본인에 비해 한국에 매우 우호적이라는 것이다.상당수의 일본 젊은이들은 과거의 한·일역사에 대해 거의 백지상태이고 관심도 없다.하지만 이들은 비교적 역사를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두드러진다.중·고교 때부터 교과서밖의 역사에 나타난 한·일관계에 관심을 갖고 한국어를 배우거나 한국을 직접 방문해본 경험이 있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갈등 의외로 많아 지난 2월말 교환학생으로 이화여대에 유학온 사토 사쿠라(22·요코하마 페리스칼리지 국제문화학과 한국문화전공 3년)양도 마찬가지다.그녀는 고교 때 역사시간에 일제하의 한·일관계를 확인한뒤 큰 충격을 받았다.결국 한국문화를 전공으로 선택했으며 유학오기전 방학을 이용,2번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사토양은 『일본에 있을 때 같은 학과에 다니는 90명 가운데 한국문화를 전공하는 학생은 3명밖에 없을 정도로 대부분의 일본 대학생은 한국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소개했다.그녀는 『심한 경우 한국에 유학오는 학생들을 「한국병에 걸렸다」고까지 빈정대기도 한다』고 전했다. 오가타씨도 『일본 젊은이들 가운데 한국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이는 과거 한·일역사나 한국문화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라기 보다는 관광하기좋다거나 물건값이 싸다는 정도의 관심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한국에서의 유학생활은 그렇게 쉽지가 않다.언어와 생활습관의 차이는 유학생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고충으로 치부한다 하더라도 일본인이기 때문에 부딪히는 한국인과의 갈등이 의외로 크다고 그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오가와 레이코(22·도쿄 쥬다쥬쿠대 국제관계학3년)양은 『이화여대앞에서 친구들과 일본말로 얘기를 하고 있는데 7살정도 되는 남자아이가 「일본인은 나쁜 사람」이라고 말해 너무 놀란 적이 있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특히 이들은 평소에는 친절하게 대해주던 주위 친구들마저 일본 정치인이 망언을 했을 때에는 자신들을 어색하게 대하는 것같아 무척 섭섭했다고 지적했다. 오가타씨는 이런 점에서 『과거 역사에 대해 일본은 「의식 부족」상태인 반면 한국은 「의식 과잉」상태인 것같다』고 평가했다.와타나베 요시(28·연세대 신방과 대학원)양도 『한국인의 반일감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와보니 생각보다 더 뿌리깊은 것같다』고 놀라워했다. ○“새관계 정립” 주문 이들은 한국인의 반일감정이 일본 정부가 전후 50년이 지나도록 과거 잘못에 대해 충분히 사죄하고 보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현실을 나름대로 인정하고 있다.하지만 세대가 바뀐만큼 새로운 한·일관계가 정립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그러기 위해서 한·일 대학생의 학문교류가 지금보다 훨씬 더 활발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1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곧 도쿄로 돌아갈 예정인 후지모리 도모코(25·여·게이오대학 법학과 박사과정)씨는 『일본에서는 드문 하숙생활을 하면서 한국인의 독특한 정서를 많이 이해하게 됐다』며 『너무 정이들어 다시 오고 싶다』는 말로 짧은 유학생활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광복 50년과 한·일국교정상화 3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가깝지만 먼 나라」로 남아있는 한·일 두나라.그러나 한국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한·일관계의 희망을 읽어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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