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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통신]수도관 파손에 주민들 한밤중 대로에서 ‘샤워’

    [중국통신]수도관 파손에 주민들 한밤중 대로에서 ‘샤워’

    파손된 수도관에서 물기둥이 솟자 이틈을 타 샤워를 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밤 10시 경 창사(長沙)시 푸룽(芙蓉)구 한 지역에서 수도관이 파손되면서 4m 높이의 물기둥이 치솟았다. 물기둥은 도로 주변 사방으로 퍼지며 대형 분수같은 장면을 연출했고, 이 틈을 타 주민들은 샴푸 등을 가지고 나와 한 여름 밤의 대로 샤워를 즐겼다. 한 남성은 “지금까지 이렇게 사치스러운 샤워를 한 적은 없는 것 같다”며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전용기 소유 ‘사치왕’ 타이 승려, 결국…

    전용기 소유 ‘사치왕’ 타이 승려, 결국…

    전용 제트기까지 소유해 국제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타이 승려가 각종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속속히 드러나면서 결국 승복을 벗게 됐다. 14일 ‘방콕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이 동북부 시사켓주(州) 불교국이 최근 출장을 빌미로 전용 제트기를 타고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폭로된 주지급 승려의 승적을 박탈하기로 했다. 논란이 된 승려는 현지에서 넨캄 스님으로 알려진 프라 위라폴(34). 이 승려는 해외 명품 선글라스와 최신형 전자기기 등을 지니고 개인 제트기에 탑승한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된 뒤부터 부정축재 등의 혐의를 받아왔다. 만 34세로 알려진 이 승려는 개인의 과거를 알아내는 신통력을 가졌다고 소문이 난 뒤부터 수십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 법무부 산하 특별조사국(DSI) 조사 결과, 그는 지금까지 총 1억 2400만 바트(약 44억 6000만원) 상당의 벤츠 등 고급 외제차 57대를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는 미성년자를 포함해 여러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갖고 2명의 자녀까지 둔 것으로 알려져 당국이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를 두고 조사에 들어갔다. 한편 부정축재 등 각종 비리에 휘말린 해당 승려는 출국한 뒤 아직 귀국하지 않고 있어 당국은 그의 이름으로 개설된 은행 계좌를 동결하고 여권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유튜브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책, 불쏘시개 그리고 스마트폰/황수정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책, 불쏘시개 그리고 스마트폰/황수정 문화부장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문득 오래전 읽었던 책을 뒤적인다. 프랑스어권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벨기에 출신의 여성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희곡 ‘불쏘시개’다. 100쪽도 채 안 되는 짧은 작품이지만 기발한 설정이어서 기억에 생생한 책이다. 바깥세상은 피 튀기는 전쟁터, 금세라도 얼어죽을 만큼 혹독한 날씨.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의 집 서재에 교수와 조교 커플이 숨어 지낸다. 갇힌 그들에게 허락된 것은 거대한 서가의 책들뿐이다. 세 남녀는 어떤 선택을 할까. 생존 앞에서 책은 불쏘시개로 전락한다. 서재의 온도를 1도씩 높이는 가치와 사정없이 저울질당하면서다. 그렇게 점점 비어 가는 서가에 쓸쓸히 공명하는 절규, “문학이 우리 삶에 무엇을 해줄 수 있지요?” (종이)책의 가치를 역설적으로 웅변한 희곡이다. 책갈피의 먼지를 털어내며 속으로 웃어본다. 이 해묵은 책들을 눈 질끈 감고 이젠 그만 내버릴까, 아니면 이삿짐에 욱여넣을까. 작가의 세계에서 책은 생존의 무게와 팽팽히 가치를 겨루건만, 한낱 이삿짐 덩치나 줄여 보겠다는 얄팍함이라니…. 책꽂이에 빼곡한 아동서들을 보면서 다시 생각은 이어진다. 버릴 요량이라도 해볼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건 그래도 흔감한 일이다, 저 어린이책(엄마표 필독서)들이 치워지고 나면 우리 아이들에게는 훗날 취사(取捨)를 고민할 책들이 있기나 할까. 최근 여성가족부는 전국의 초등 4학년, 중 1학년, 고 1학년 학생 163만여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 습관을 전수조사했다. 결과는 새삼 놀라울 것도 없었다. 열에 두 명쯤(24만여명)이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들었다. 스마트폰을 잠시라도 손에서 떼어놓으면 금단현상을 겪는 부류다. 3개 학년의 조사치가 이 정도라면 초·중·고생 전체로 범위를 넓히자면 중독 위험군이 족히 100만명은 된다는 얘기다.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징후는 네 집 내 집 할 것 없다. 컴퓨터 게임을 하든 TV를 보든 이 땅의 아이들은 ‘재미나라 요지경’인 스마트폰을 쉼없이 주무른다. 모처럼 밥상머리에 같이 앉아서도 카톡 대화방을 들락거리느라 안절부절못한다. 가족대화 밥상머리 교육이란 애당초 글러 먹은 상황이다. 이 아이들이 책의 활자를 반길 리 만무한 노릇. 이쯤 되면 21세기 최악의 발명품은 스마트폰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지난해인가. 중학교 교실의 게시판에서 최악의 발명품이 빚어내는 통제불능의 궤적을 확인한 적 있다. 학습 프로그램과는 전혀 상관없는 스마트폰 사용 예절 가이드로 게시판이 꽉 찼다. 언어폭력과 떼카(카톡 왕따)의 괴물을 낳는 스마트폰의 위력에 백기투항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진 교실은 말할 수 없이 초라했다. 어느 통계를 빌리자면 스마트폰을 사용한 이후 사람들의 독서량은 48%나 줄었다. 스마트폰은 힘이 너무 세고, 종이책은 태풍 앞에 비칠댈 여유조차 없는 호롱불이다. 미련한 인류는 스스로 이룩한 진보의 무게에 짓눌려 신음한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성찰과 사유가 전제돼야 함은 만고의 진리다. 사유할 시간을 스마트폰에 모조리 저당잡힌 우리는,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더 노력해야 행복해질까. 코흘리개에게까지 스마트폰을 안겨 주머니를 부풀리는 기업들에 행복저당세를 물리면 좋겠다. ‘부모자식 갈등세’ 내지 ‘스마트 양육세’쯤으로 이름 붙이면 어떨까. 다수의 권리와 이익을 고민한다는 맥락에서 그 또한 경제민주화 아닌가. 황수정 문화부장 sjh@seoul.co.kr
  • [부고] “핵무기는 그만… 전쟁도 이제 그만” 日 평화운동 상징, 피폭자 야마구치

    “노 모어(No more) 나가사키, 노 모어 워(War), 노 모어 피폭자.” 피폭자로는 처음으로 1982년 열린 뉴욕 군축특별총회에서 연단에 올라 짧지만 강렬한 연설로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던 일본 반핵평화운동의 상징 야마구치 센지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피단협) 고문이 지난 6일 일본 나가사키현 운젠시에서 심부전으로 별세했다. 83세. 나가사키현에서 태어난 야마구치 고문은 현립 공업학교 1학년이던 1945년 8월 학도 동원처였던 병기공장에서 일하다 폭심지로부터 1.1㎞ 떨어진 곳에서 피폭당해 빈사 상태의 중상을 입었다. 상반신에 큰 화상을 입었고 평생 동안 이어진 간 기능 장애도 얻었다. 1953년 피폭 후유증 때문에 켈로이드 피부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 모임에 참가하면서 피폭자에 대한 편견과 싸우고 싶다는 뜻을 세웠고, 그때부터 반핵 운동을 시작했다. 1955년 나가사키 원폭청년회를 결성했고 이듬해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협의회로 조직을 확장한 뒤 회장직을 맡았다. 같은 해 8월 피단협 결성에도 참여했으며 1981년부터 2010년까지 29년 동안 대표직을 맡는 등 평생을 국내외 반핵운동에 헌신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야마구치 고문은 2003년 건강상의 이유로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만년까지 반핵평화운동의 기치를 이어갔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접하고서는 “방사능 위험에 대한 인식을 세계에 좀 더 널리 알리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지난달 폐렴 증세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고, 부인 사치코를 남겨두고 유명을 달리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씨줄날줄] 공무원 에티켓/정기홍 논설위원

    지난 2000년대 초쯤의 일이다. 공무원의 불친절 문제가 불거지자, 감사원은 기관 평가에 ‘전화 친절하게 받기’ 항목을 넣어 점수화하기로 했었다. 공무원의 일탈이 부정과 부패로만 인식되던 시기여서 한갓 전화 통화를 갖고서 감사원까지 나설까 하며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공무원의 으스댐이 그지없었던 모양이다. 그런데도 이른바 ‘끗발 있는’ 기관의 전화 친절도는 개선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공복(公僕)으로서 지켜야 할 덕목은 예나 지금이나 엄하고, 그 가짓수도 다양하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는 ‘율기육조’(律己六條)라 하여 벼슬아치가 지니거나 버려야 할 여섯 가지 몸가짐을 제시한다. 다산은 책에서 목민관은 올바른 몸(飭躬·칙궁)과 청렴한 마음(淸心·청심)을 가져야 하고, 집무할 때 사사로운 손님을 가려야 한다(屛客·병객)는 등의 가르침을 적었다. 집무실에 출입하는 이를 잘 선별해야 하고, 밤중에 받은 뇌물은 아침이면 금방 탄로나게 마련이어서 아니함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치스러운 치장은 백성이 싫어하고 귀신도 시기하니, 자신의 복을 터는 격이라고 일렀다. 목민심서 내용과 비슷한 공직윤리 법령은 지금도 적지 않다. 공무원법과 공직자윤리법, 부패방지법 등 어림잡아 몇 가지 된다. 공직자 복무규정과 공직자 10대 준수사항도 넓게 보면 이 범주에 속한다. 그런데도 공무원이 몸가짐을 게을리해 패가망신한 사례는 계속되고 있으니 다산의 가르침이 무색할 지경이다. 근자엔 대통령을 수행했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미국에서의 돌출 언행도 같은 맥락이 아니겠는가. 그는 지금 율기육조의 ‘칙궁 덕목’을 뒤늦게 깨닫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이 모두가 크고 작은 공무원의 복무 지침을 어기고 몸가짐을 잘못한 탓이다. 서울과 세종시 간을 운행하는 공무원 출퇴근버스 안에서의 에티켓을 두고 말이 많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한다든가, 코를 골고 자는 등 예의범절을 벗어난 행위로 옆좌석 동료의 넋두리가 여간 아니란다. 지난해 안전행정부가 발간한 ‘공직자가 꼭 알아야 할 직장예절’이란 책자에는 이런 경우에 지켜야 할 에티켓 사례를 담고 있다. 승강기 안에선 잡담과 악수를 하지 않아야 하고, 여성 혼자 있는 사무실은 출입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한다는 등이다. 세종시 출퇴근 버스 안의 공무원은 피곤해 단잠에 빠졌을 것이고, 전화는 직무상일 가능성도 없지 않은 듯싶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동료의 괴로움이 심하다면 배려를 해야 하지 않을까. 세종청사의 시대, 공무원의 덕목과예절이 새삼 와 닿는 때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열린세상] 로스쿨을 되돌아보며/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로스쿨을 되돌아보며/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로스쿨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지난 몇 년을 회상해 보면 정말 다사다난했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뉴욕에서 연구년을 마치고 돌아온 2007년 여름 로스쿨 도입이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리고 바로 로스쿨 설립 신청이 이어졌다. 우리 집 첫아이가 태어난 것이 2007년 8월이니 그해 여름에서 가을은 안팎으로 전쟁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로부터 6년. 이제 어느 정도 시스템이 안정되어 가고 있지만, 로스쿨에 대한 비판도 사그라지지 않는 것 같다. 안에서는 엄격한 상대평가의 시행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고, 교육의 질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도 여전하다. 바깥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취업시장은 갈수록 좁아지고,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은 불합격자의 누적에 따라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예비시험의 도입까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2007년 여름을 돌이켜보면, 이러한 혼란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로스쿨을 한다는 것만 정하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런 것이 어디 로스쿨 하나뿐이겠는가. 이런 일에 놀란다면 우리나라 국민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리라. 다행히 로스쿨의 문제는 이미 많이 공론화되어 다양한 해법이 모색되고 있다. 그런데 별로 부각되지 못하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로스쿨 도입에 집중한 나머지 법학교육의 범위가 로스쿨로 국한되어 버린 것이다. 말하자면 일정한 법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의 수가 사회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고시라도 준비해 볼까 하면서 법서를 뒤적여 보는 경험을 갖기도 힘들어졌다. 로스쿨을 설치한 대학은 학부의 법학교육이 크게 줄어들어 일반 학부생이 법학을 접할 기회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학부에 법과대학이 있는 대학은 로스쿨의 도입과 연계하여 어떤 교육내용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막막하다. 법학교육의 축소는 단순히 법조의 밥그릇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법치주의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법학적 소양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른 문제는 법조인의 양성에서 학벌이 보다 공고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일부 로스쿨은 정원이 100명을 넘지만 절반 정도의 로스쿨은 정원이 몇십명 수준이다. 그리고 점차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 말은 로스쿨이 학생을 다양화할 사치를 부릴 형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몇십명을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채워야 하는데, 여기서 그 학생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가 부족한 것이 로스쿨의 현실이다. 결국 자연스럽게 학벌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이후 취업을 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학벌이 강화되고 인생에서 역전이 어려워지는 것은 단순히 비싼 등록금이나 또는 입시의 공정성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현재의 구조에서는 오히려 훨씬 해결하기 힘든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렇게 문제가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결책이 마땅한 것도 아니다. 이런 문제들은 로스쿨 도입 당시에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고, 지금도 장학금이나 취업률 등 현안에 가려 별로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 로스쿨의 입학 정원을 자유화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안이지만, 정부에 정원 통제를 내려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더 이상 논의를 하지 말자는 것과 다름없다. 그리고 이러한 증원도 실제로는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 이미 지난 시간을 돌이킬 수도 없고, 이래저래 교육자로서 갑갑한 심정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 조급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 겨우 6년이 지났을 따름이다. 앞으로 올 세대는 현재의 우리보다 훨씬 유능하고 뛰어날 것이고, 그들이 로스쿨과 법조의 주역이 될 이삼십년 후에는 지금의 많은 문제들이 해소되어 있을 것이다. 로스쿨에 관한 논의가 현재의 혼란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조금씩,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 “가맹비 10분의1 수준 중소안경점 연합 만들 것”

    “가맹비 10분의1 수준 중소안경점 연합 만들 것”

    “대기업으로부터 안경점들을 지키기 위한 중소 상인의 연합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원종일(41) 행복나눔안경 대표는 23일 20여명의 중소 안경점주들과 함께 프랜차이즈를 만들기로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원 대표는 “가맹비를 다른 업체의 10분의1 수준으로 낮추고 물품 대금에도 본사의 마진을 남기지 않는 대신 가맹점 1곳당 5~10명의 어려운 이웃에게 안경을 기부하도록 약정했다”고 밝혔다. 또 “가맹점주와 인테리어 업자가 본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해 인테리어 비용에서도 본사가 마진을 남기는 관행을 없애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안경점을 시작할 때 한 소녀 가장이 동생의 안경을 맞추려고 저금통을 뜯어 돈을 가져온 것을 보고 ‘필수품인 안경이 어려운 이웃에겐 사치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지금은 매달 20개씩 안경을 기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 대표는 “정부가 안경 맞춤 비용을 별도로 지원하지 않아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은 안경을 맞추는 비용도 부담스러워한다”면서 “가맹점들도 매출에 따라 안경을 기부하도록 하기 위해 계약 조건에 기부 약정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경 지원이 꼭 필요한 이웃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로부터 대상자 명단을 받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복나눔안경은 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하는 ‘행복나눔N’ 캠페인에 비(非)대기업으로 유일하게 참여해 1년에 2000만~5000만원을 기부할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초등학교 수학여행지가 사이판? 네티즌 갑론을박

    초등학교 수학여행지가 사이판? 네티즌 갑론을박

    ”초등학교 수학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한 사립 초등학교의 수학여행지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네티즌은 18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제정신이 아닌 초등학교’라는 제목으로 수학여행지를 안내하는 가정통신문 사진을 올렸다. 서울 중랑구의 한 사립 초등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에는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며 사진과 글, 말로만 배웠던 다양한 세계 문화를 이해하고, 공동체 의식과 민주시민 의식의 자질 함양을 위해 수학여행을 실시한다”면서 3박 4일 일정의 사이판 여행을 공지했다. 글을 올린 학부모는 “초등학생들 데리고 신혼여행을 가려는 것인지…”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많은 네티즌들이 “초등학교의 수학여행치곤 과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사립 초등학교라면 가능하다”는 의견이 부딪히며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예전엔 제주도로 가는 것도 사치였는데 요즘 학교들은 대박”, “휴양지에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가서 무슨 공부가 될지 궁금하다”, “견문을 넓히고 세계문화를 이해한다는 취지는 좋은데 과연 우리나라 역사는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위화감 느낀다”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일부 또 다른 네티즌들은 “학생과 학부모들 설문조사해서 여행사를 선정하는 것이고 여유가 되는 사립학교 학생들이 해외로 가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가”, “돈 없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가라고 하는 게 아니라 돈 있는 아이들이 가는 것”이라는 등의 발언들도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의견이 분분하다 보니 글이 올라온지 12시간도 안 돼 400여개의 댓글이 달릴 만큼 뜨거운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 학교는 당초 지난 4월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6학년 수학여행지로 중국을 결정한 바 있다. 6학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2.8%의 찬성으로 1순위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교 측 관계자는 “최근 야생진드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중국에서 사이판으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사이판 수학여행의 학생 1인당 경비를 묻자 학교 관계자는 “여행사 입찰 협상이 마무리되는 중이고 곧 공개가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 말 교내 청소년단체의 해외탐방지로 괌이 결정돼 3박 4일 동안 일정이 진행됐고, 2009년부터 매년 일본(도쿄·오사카·나라 등), 홍콩·마카오, 사이판 등으로 해외탐방을 진행한 바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초등학교 수학여행지가 사이판?… “너무 과해” vs “형편되면 가능”

    초등학교 수학여행지가 사이판?… “너무 과해” vs “형편되면 가능”

    ”초등학교 수학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한 사립 초등학교의 수학여행지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네티즌은 18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제정신이 아닌 초등학교’라는 제목으로 수학여행지를 안내하는 가정통신문 사진을 올렸다. 서울 중랑구의 한 사립 초등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에는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며 사진과 글, 말로만 배웠던 다양한 세계 문화를 이해하고, 공동체 의식과 민주시민 의식의 자질 함양을 위해 수학여행을 실시한다”면서 3박 4일 일정의 사이판 여행을 공지했다. 글을 올린 학부모는 “초등학생들 데리고 신혼여행을 가려는 것인지…”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많은 네티즌들이 “초등학교의 수학여행치곤 과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사립 초등학교라면 가능하다”는 의견이 부딪히며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예전엔 제주도로 가는 것도 사치였는데 요즘 학교들은 대박”, “휴양지에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가서 무슨 공부가 될지 궁금하다”, “견문을 넓히고 세계문화를 이해한다는 취지는 좋은데 과연 우리나라 역사는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위화감 느낀다”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일부 또 다른 네티즌들은 “학생과 학부모들 설문조사해서 여행사를 선정하는 것이고 여유가 되는 사립학교 학생들이 해외로 가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가”, “돈 없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가라고 하는 게 아니라 돈 있는 아이들이 가는 것”이라는 등의 발언들도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의견이 분분하다 보니 글이 올라온지 12시간도 안 돼 400여개의 댓글이 달릴 만큼 뜨거운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 학교는 당초 지난 4월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6학년 수학여행지로 중국을 결정한 바 있다. 6학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2.8%의 찬성으로 1순위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교 측 관계자는 “최근 야생진드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중국에서 사이판으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사이판 수학여행의 학생 1인당 경비를 묻자 학교 관계자는 “여행사 입찰 협상이 마무리되는 중이고 곧 공개가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 말 교내 청소년단체의 해외탐방지로 괌이 결정돼 3박 4일 동안 일정이 진행됐고, 2009년부터 매년 일본(도쿄·오사카·나라 등), 홍콩·마카오, 사이판 등으로 해외탐방을 진행한 바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싸이의 한국어, 대통령의 영어/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싸이의 한국어, 대통령의 영어/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얼마 전 저녁 시간에 TV 채널을 이러저리 돌리다 눈이 번쩍 뜨였다. 한글이 등장할 리 없는 미국 채널에 화면 가득 ‘똘끼’라는 글자가 보였기 때문이다. ABC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 ‘스타와 춤을’에 가수 싸이가 출연해 신곡 ‘젠틀맨’을 열창하고 있었다. 카메라는 싸이의 ‘시건방춤’을 따라하는 출연자들의 모습과 무대 한켠 전광판에 나타나는 한글 가사를 번갈아 가며 클로즈업했다. ‘똘끼’와 같은 비속어가 좀 거슬리긴 했지만, 그래도 미국의 대표적 공중파 방송에서 우리말과 글이 주인 노릇 하는 걸 보니 감개가 무량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이후 한글 전파에 가장 공이 큰 인물을 꼽으라면 싸이를 추천하고 싶다. 싸이의 위대함은 한국어에 아무런 관심이 없던 외국인에게까지 한국어를 알렸다는 데 있다. 한창 ‘강남스타일’이 히트할 때 만난 미국인 가운데 상당수는 “캥남(미국인의 ‘강남’ 발음)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을 의례적으로 하곤 했다. 반면 강남스타일이 나오기 전 만난 미국인 중에는 놀랍게도 “한국도 고유의 언어가 있느냐”고 물어 온 경우도 있었다. 지난 4월 2일 미 국무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기 직전 한국 기자들은 질문을 한국어로 할지, 영어로 할지를 놓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미국 사람이 미국말로 하듯 우리도 한국말로 하는 게 대등하다”는 의견과 “미국에서 열린 회담이고 외국 기자가 많은 만큼 영어로 하는 게 의사 전달에 유리하다”는 견해가 갈렸다. 두 주장 모두 일리가 있었기에 어려운 선택이었다. 결국 의견은 전자(前者)로 모아졌고, 케리 장관은 통역을 통해 한국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통역 리시버가 제공되지 않은 외국 기자들은 한국어 질문을 알아듣지 못하고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을 한국어로 할지, 영어로 할지를 놓고도 비슷한 논란이 한국에서 있었다. 지난달 8일 박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입장에서 말한다면, 영어로 한 게 잘했다고 본다. 한국어로 했다면 통역 시차 때문에 박수나 탄성, 웃음 같은 반응들이 즉각적으로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또 미국 의원들의 귀에는 박 대통령의 감정이 실린 육성이 아니라 통역사의 무미건조한 음성이 들려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어 실력이 거의 원어민 수준이다. 미국에 오면 인터뷰도, 연설도 유창한 영어로 한다. “이스라엘을 버리지 말아 달라”는 절절한 호소는 직접 그의 입에서 나온 영어를 통해 고스란히 미국 국민들의 마음에 전달된다. 지정학적으로 아랍 국가에 포위된 이스라엘은 미국 여론을 후원자로 얻는 게 국가의 생존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미 의회 연설을 영어로 할지 이스라엘어로 할지를 고민하는 건 이스라엘엔 사치에 가깝다. 한국어 자랑이나 보급은 외국 의원들을 앉혀 놓고 강제로 한국어를 들려준다고 달성되는 게 아니다.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는 소음이나 다름없다. 아프리카의 어떤 대통령이 우리 국회에 와서 알아듣지 못할 언어로 연설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한국어 전파는 우리가 문화적 매력을 키우면 저절로 따라오게 돼 있다. 싸이가 우리말 노래를 더 많이 히트시켰으면 좋겠다. carlos@seoul.co.kr
  • 남은 음식 먹는 학교 비정규직

    남은 음식 먹는 학교 비정규직

    경기 용인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조리사로 일하는 이모(47·여)씨는 배식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낮 12시 20분쯤 동료 6명과 휴게실로 발걸음을 급히 옮긴다. 배식하다 남은 음식도 함께 가져간다. 7명이 자리를 잡고 앉으니 공간이 가득찬다. 식사에 주어진 시간은 약 10분. 바로 시작되는 저학년(초등 1~2학년) 배식 때문이다. 정규직 교사들이 누리는 점심시간 여유는 이들에게 사치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 교직원과 동등하게 급식지원비를 지급해 달라며 릴레이 단식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는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밤샘 농성과 릴레이 단식을 한다고 밝혔다. 학교비정규직본부 측은 “학교비정규직은 정규 교직원이 받는 월 13만원의 급식지원금을 받지 못하지만 그들과 똑같이 월 6만원의 급식비를 내면서 학교 밥을 먹고 있다”며 현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비정규 노동자들의 이런 처리가 딱했는지 일선 학교에선 급식실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에게는 6만원을 받지 않고 있다”면서 “급식실 노동자들은 아이들과 교직원이 먹고 남은 잔반으로 밥을 먹는 일종의 부엌데기 신세”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당히 급식비를 내면서 밥을 먹고 싶지만 월급이 100만원 수준인데 매월 6만원을 내는 것은 큰 부담”이라면서 “비정규직에게도 정규직과 동일하게 급식지원비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오는 22일까지 이어지는 릴레이 단식에는 비정규직 노동자 6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은 단식 참가자 수만큼 밥그릇으로 탑을 쌓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문화재 낙서에 공항 바닥 ‘배변’까지…中관광객 악명

    최근 중국인 소년이 이집트 문화재에 낙서를 한 사건을 계기로 국제적 파장이 일고있는 가운데 이와 유사한 중국 관광객들의 ‘만행’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NBC 방송은 “중국인 해외 관광객들이 각국에서 문제를 일으켜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최근 몰디브에 입국한 한 중국인 남녀가 신혼여행 할인을 받기위해 위조된 결혼 증명서를 제출했다가 적발돼 망신을 당했다. 또한 한 중국인 엄마는 많은 사람이 오가는 타이완 공항 바닥에서 아이의 배변을 시켜 현지인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같은 보도들이 속속 이어지자 명실상부 ‘빅2’로 성장해 세계적으로 교양있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하는 중국 정부도 난처한 입장이 됐다. 중국 외교부 홍 레이 대변인은 지난주 “최근들어 많은 중국인들이 외국을 여행하고 있다.” 면서 “관광객들은 현지 법률이나 문화를 지키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연구원 리루 시민은 “객관적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문화적 수준이 낮다.” 면서 “아직까지 중국인들에게 해외여행은 사치이며 경험도 적어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오페라 ‘처용’ 26년만의 무대 귀환

    오페라 ‘처용’ 26년만의 무대 귀환

    국립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처용’이 2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1987년 초연에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했다. ‘처용’의 기본 바탕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처용 설화다. 동해 용의 아들 중 하나인 처용이 아내를 범한 역신(疫神)을 노래와 춤으로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인간을 역병에서 구하는 구원자적 면모가 강하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처용의 모습은 고뇌하고 실패하는 인간에 가깝다. 사치와 향락에 빠져 멸망해가는 신라를 구하려 하지만 현실에 부딪히고 좌절한다. 연출가 양정웅은 “황금을 숭배하다 황금의 감옥에 갇힌 신라 사람들의 모습은 배금주의에 빠진 우리의 자화상과 같다”면서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빈곤한 현실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악도 달라졌다. 작곡가 이영조는 “바그너풍의 음악은 초연 때와 비슷하지만 이전보다 현대적 요소를 많이 가미했다”면서 “서양적 요소를 그릇, 한국적 요소를 음식이라 생각하고 창작 오페라의 특성을 살리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처용 역을 맡은 테너 신동원은 “신이지만 인간의 나약함도 가지고 있는 처용의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음 달 8~9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 1만~10만원. (02)586-5284.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학폭에 엄마도 피멍 “옥상 올라가 극단적 생각도”

    학폭에 엄마도 피멍 “옥상 올라가 극단적 생각도”

    “죽어서라도 이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요. 우리 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왜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지금도 제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2011년 지방의 유명한 공립 기숙사 고등학교에 아들을 입학시킨 A(45·여)씨는 입학 후 석달이 지나서야 아이가 학교폭력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동성 간의 성추행은 물론 입에 담기 힘든 ‘갈X’라는 폭언에 아이는 반항조차 못했다. A씨는 학교의 책임 있는 처벌과 가해 학생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학교는 이를 쉬쉬했다. 참다 못한 A씨가 경찰에 가해 학생을 신고하고 교육청 학교폭력담당센터를 찾아가자 그때서야 학교는 부랴부랴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가해·피해 학생의 학급을 분리했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도 A씨는 홀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남들은 다 끝난 일이라며 A씨를 다독인다. 고3 수험생이 된 아들도 조금씩 학교에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지금도 우리 아이와 가해 학생이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만 생각하면 가슴이 턱 막힌다”면서 “학교가 가해 학생을 전학시키도록 3년째 법정 공방을 이어 가고 있다”고 했다. 학교폭력에 멍든 엄마들이 방치되고 있다. 특히 피해 학생의 엄마는 자신이 아이를 잘 양육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왜 하필 우리 아이냐는 원망, 가해 학생에 대한 억하심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간이 흘러도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보듬어 줄 기관이 마땅히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수빈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3일 “아이를 하나만 낳아 키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유착 관계가 강하게 형성돼 있어 (엄마들이) 더 예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죄책감과 분노가 커져 우울감에 빠지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학교나 가해 학생의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데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학교폭력상담센터의 장학사는 “아이는 상처가 커도 의외로 잘 극복해 나가는 반면 부모의 상처는 적절한 조치가 없다 보니 더 오래간다”고 지적했다. B(39·여)씨는 딸이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면서 최근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딸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였다.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더니 목과 손등, 팔 등에 멍과 상처를 입고 돌아왔다. B씨는 가해 학생이 누구냐고 채근했지만 딸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학교 측에 조사를 요구했지만 피해 학생이 말을 하지 않으면 누군가를 특정해 처벌하기 어렵다는 답만 들었다. 결국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는 상황이 됐다. 최근 몇번이나 옥상 난간을 붙잡고 아래를 내려다보던 B씨는 남편의 권유로 최근 자살예방센터를 찾았다. 전문가들은 분노와 죄책감이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아이와 함께 엄마들도 조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지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 교수는 “피해 학생의 엄마는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 치료를 받거나 상담받는 일을 사치라고 생각한다”면서 “1차적으로 엄마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주변에서 인지시켜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은 “피해자 엄마들은 속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다”면서 “집단 상담 등을 통해 마음을 터놓을 수 있게 하고 공감과 지지를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학폭에 엄마도 피멍 “옥상 올라 극단적 생각도”

    학폭에 엄마도 피멍 “옥상 올라 극단적 생각도”

    “죽어서라도 이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요. 우리 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왜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지금도 제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2011년 지방의 유명한 공립 기숙사 고등학교에 아들을 입학시킨 A(45·여)씨는 입학 후 석달이 지나서야 아이가 학교폭력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동성 간의 성추행은 물론 입에 담기 힘든 ‘갈X’라는 폭언에 아이는 반항조차 못했다. A씨는 학교의 책임 있는 처벌과 가해 학생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학교는 이를 쉬쉬했다. 참다 못한 A씨가 경찰에 가해 학생을 신고하고 교육청 학교폭력담당센터를 찾아가자 그때서야 학교는 부랴부랴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가해·피해 학생의 학급을 분리했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도 A씨는 홀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남들은 다 끝난 일이라며 A씨를 다독인다. 고3 수험생이 된 아들도 조금씩 학교에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지금도 우리 아이와 가해 학생이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만 생각하면 가슴이 턱 막힌다”면서 “학교가 가해 학생을 전학시키도록 3년째 법정 공방을 이어 가고 있다”고 했다. 학교폭력에 멍든 엄마들이 방치되고 있다. 특히 피해 학생의 엄마는 자신이 아이를 잘 양육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왜 하필 우리 아이냐는 원망, 가해 학생에 대한 억한 심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간이 흘러도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보듬어 줄 기관이 마땅히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수빈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3일 “아이를 하나만 낳아 키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유착 관계가 강하게 형성돼 있어 (엄마들이) 더 예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죄책감과 분노가 커져 우울감에 빠지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학교나 가해 학생의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데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학교폭력상담센터의 장학사는 “아이는 상처가 커도 의외로 잘 극복해 나가는 반면 부모의 상처는 적절한 조치가 없다 보니 더 오래간다”고 지적했다. B(39·여)씨는 딸이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면서 최근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딸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였다.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더니 목과 손등, 팔 등에 멍과 상처를 입고 돌아왔다. B씨는 가해 학생이 누구냐고 채근했지만 딸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학교 측에 조사를 요구했지만 피해 학생이 말을 하지 않으면 누군가를 특정해 처벌하기 어렵다는 답만 들었다. 결국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는 상황이 됐다. 몇번이나 옥상 난간을 붙잡고 아래를 내려다보던 B씨는 남편의 권유로 최근 자살예방센터를 찾았다. 전문가들은 분노와 죄책감이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아이와 함께 엄마들도 조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지지해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 교수는 “피해 학생의 엄마는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 치료를 받거나 상담받는 일을 사치라고 생각한다”면서 “1차적으로 엄마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주변에서 인지시켜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은 “피해자 엄마들은 속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다”면서 “집단 상담 등을 통해 마음을 터놓을 수 있게 하고 공감과 지지를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마오타이酒 생존전략…서민들아, 날 마셔 다오

    중국 최고급 술의 대명사인 마오타이(茅台)가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구이저우(貴州) 마오타이그룹 위안런궈(袁仁國) 회장은 최근 열린 주총에서 “공무원 접대비 규제로 마오타이를 포함한 전체 백주 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는 만큼 향후 마오타이 판매의 주요 타깃층을 공무원에서 민영 기업가와 일반 대중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고 반관영인 중국신문사가 17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접대비로 소비되던 마오타이 판매액은 그간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다”고 털어놨다. 공직 사회가 마오타이의 주요 소비층이었다는 설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마오타이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시진핑(習近平) 정권 이후 반부패 청렴 운동이 시작되면서 공무원 접대비로 고가 술을 사지 못하도록 하는 기존 규제가 강력하게 시행되는 데다 백주의 주요 소비층인 군에 ‘금주령’까지 내려지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은 만큼 판매처를 다변화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상무부 연구원 소비경제연구부도 보고서를 내고 “시 총서기가 지난해 12월 사치와 낭비 근절을 주문한 당의 ‘8개항 규정’과 ‘금주령’을 내린 뒤 백주 매출이 급감했으며, 정부 소비가 시장 선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민간 백주 시장도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오타이는 시진핑 정권의 반부패 바람은 물론 발암물질인 가소제 함유 등 유해 성분 논란까지 더해져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보편적인 500㎖짜리 페이톈(飛天)마오타이 알코올 함량 53도 제품은 도매가 기준 895위안(약 16만원)으로 지난해 초보다 1000위안 이상 값이 떨어졌다. 구이저우 마오타이의 주가도 곤두박질쳐 지난 9개월간 무려 990억 위안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길섶에서] 부부 강간/박현갑 논설위원

    요즈음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말이 있다.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아내가 무능력한 남편을 퇴출시킨다는 황혼 이혼.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남편 와이셔츠 한 장 다려 주는 것도 버거워하는 맞벌이 주부랑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고민해야 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대체로 사랑하기에 결혼하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를 다짐하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그 뜨거운 열정도 식는다. 소유했다고 여기기 때문일까. 지고지순한 사랑은커녕 차 한 잔의 여유조차 사치스럽게 느껴질 때가 적지 않다. 남편이 아내 의사를 무시한 채 강제로 성관계를 할 경우 강간죄로 형사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르는 등 실질적인 부부 관계로 볼 수 없는 경우에 부부강간죄를 적용한 적은 있었으나, 정상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로서는 이번이 처음이란다. 각방 쓴 지 오래된 부부라면 이번 판결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결혼 생활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닌가. 아내에게 살가운 문자라도 한 통 날려 보자.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中서 잘나가던 BMW·벤츠 ‘울상’

    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이후 BMW, 벤츠 등 최고급 승용차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 주석이 반(反)부패 사정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13일 신경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량 가격이 20만 달러(약 2억2000만원) 이상인 최고급 승용차의 판매 증가율은 8.34%에 그쳤다. 지난해 최고급 승용차 판매 증가율 40%에 비해 증가율이 대폭 떨어진 것이다. 중국에서 최고급 승용차는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을 말한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BMW 조차 1∼4월 판매 증가율이 17.8%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벤츠, BMW, 아우디, 볼보 등 26개 외제차 브랜드의 1분기 완성차 수입 규모는 22만 9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감소했다. 신문은 최고급 승용차 시장의 위축에 대해 “새 정부가 공직사회의 사치 소비 행태에 제동을 걸고 있는데다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최고급 승용차 이용에 대한 비판적인 사회 여론이 대두된 것과 관련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 주석은 집권 직후부터 부패 척결 및 형식주의 타파를 골자로 한 ‘8개항 규정’을 신설했으며, 사정 당국은 공금으로 호화 유흥을 즐기거나 직급 규정을‘ 벗어나 고급 승용차를 이용하는 공직자들을 색출하고 있다. 특권층인 군도 개혁의 예외가 되지 못했다. 인민해방군은 이달 들어 군 번호판을 전면 교체하면서 벤츠, BMW, 벤틀리, 링컨, 재규어, 캐딜락을 비롯한 최고급 승용차와 배기량 3000㏄ 이상인 고급 차량에는 새 번호판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사설] 고령층 일자리 질 높이는 대책 고민할 때

    우리나라 65~69세 노인의 고용률은 4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이는 장수대국 일본(36.1%)보다 높고 OECD 평균(18.5%)보다는 배 이상이다. 노인 고용률이 높은 것은 먹고살기 위해 일터로 나갈 수밖에 없는 노인들이 많아서라고 한다. 더 서글픈 문제는 노인 일자리가 대부분 청소 등 허드렛일뿐이라는 점이다. 그러니 일하는 노인들의 만족도는 낮고 생계비를 버는 것조차 벅찬 게 현실이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이제는 노인 일자리도 양보다는 질을 고려해야 하며, 정책적인 지원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그제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는 노인 일자리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65~74세 취업자 가운데 임금근로자는 61만명이며 이 중 44만명(72%)은 단순노무에 종사한다는 것이다. 청소·환경미화원이 20만 6000명(33%), 경비원·검표원이 14만명(23%)이고 조리보조원(8%)이나 판매원(6%)은 소수에 불과했다. 노인들이 현역시절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거리를 찾는다는 것은 사치에 가깝다. 일터에서 고령층의 경험·기술을 재활용하기보다는 연령으로 재단하는 사회풍토 탓에 인적 낭비가 너무 심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들이 노인들의 경험과 숙련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노동시장의 재진입 장벽부터 낮추고 맞춤형 일자리를 찾도록 구직자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그래야 생산성을 높이고 적정 수준의 임금도 기대할 수 있다. 청년실업이 발등의 불인데 노인취업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다면 국가의 책무를 저버리는 처사다. 지자체들이 공공형 일자리랍시고 해마다 수십억~수백억원씩 예산을 풀어 노인 고용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전시용 정책’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그보다는 육아·간호, 각급 학교 교과 보조, 지자체 행정 보조, 톨게이트 징수원, 관광지 관리 등 노인에게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많이 만드는 게 낫다. 100세 시대가 열렸는데 우리나라 65세 이상 취업 노인 가운데 65% 이상이 생계형이라는 현실은 노인 고용정책의 시급함을 말해준다. 개인의 노후 대비가 미흡하고 국가의 복지 여력이 허약한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품질 좋은 노인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앞장서야 할 일이다. 대책의 수립과 시행은 이를수록 좋다.
  • [CEO칼럼] 가화만사성/박상진 ㈜한양 부회장

    [CEO칼럼] 가화만사성/박상진 ㈜한양 부회장

    얼마 전 우연히 아버지와 어린 자녀들이 함께 전국을 여행하며 서로 알아가는 TV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늘 바쁜 아빠들과 오랜만에 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보여주는 천진난만한 동심의 세계는 보는 이를 흠뻑 빠져들게 할 만했다. 그런데 프로그램 가운데 한 부자가 텐트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빠는 나를 싫어하지?” “아빠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알아? 몰라?” 어린 아들의 당돌한 질문에 아빠는 적잖이 당황했다. 항상 바빴던, 그래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아빠를 보며 아이는 아빠가 자신을 미워해서 집에 자주 없다고 느낀 것이다. 가정을 위해,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아빠들의 고충을 아직 알 리 없는 아이에게 늘 분주하기만 한 부모의 모습은 아쉽게만 보였을 터다. 모든 만물이 소생하여 초록의 화사한 옷을 입고, 보고 있기만 해도 즐거운 ‘계절의 여왕’ 5월. 우리는 이 달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 간에 서로 감사하고 축하해 주는 날들이 모여 있어서 자연스럽게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모든 만물이 새롭게 단장하고 자태를 뽐내는 5월 만큼 우리 삶의 근간이자 기초 단위인 ‘가족’의 의미를 곱씹게 만드는 때도 없지 않나 싶다. 가족이란 말처럼 우리를 힘 나게 하고 위안을 주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개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온전히 설 수 있게 하는 토대가 되는 가족의 위상이 지금처럼 흔들린 적도 없다. 급격한 산업화와 그에 따른 금전만능주의로 가족의 의미는 훼손될 대로 훼손됐다. 최근 들어 발생하는 극악스러운 사건·사고의 배경에는 가족 해체가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족이 붕괴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현대인은 예전보다 더 바빠졌다. TV, 인터넷 등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바쁜 현대인들을 가족과 이웃에게서 더욱 멀어지게 만들었다. 시간 없는 가족 구성원들은 편리한 문명의 이기(利器)들이 초래한 생활 방식의 변화로 점점 더 얼굴을 마주하기 힘들어졌다.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간 온기 어린 진솔한 대화를 할 여유조차 없어졌다. 몸만 한 지붕 아래 있을 뿐 가족들은 유대 없이 뿔뿔이 흩어진 지 오래다. 전통적 의미의 가족이 사라진다는 것은 사회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옛날 필자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는 가정과 직장의 양립 불가는 당연시 됐다. 그 시대 부모들은 먹고 살기 위해 불철주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오로지 일만 했다. 내가 아니면 누가 내 가족을 챙기랴 하는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다른 가족 구성원과 즐거움을 나누는 것은 ‘사치’로 여겨 늘 뒷전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가족의 해체로 피폐해진 개인들은 다시 가족을 통해 위로를 얻으려고 하고 있다. 삶과 일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인들이 늘고 있으며,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경제적인 가치보다는 가정과 직장의 양립에 더 치중하는 추세다.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는 기업의 경영전략에 있어 변화를 이끌어 냈다. 가정이 화목하고 평화로워야 직장의 구성원도 회사 일에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으며, 가족의 마음을 얻는 기업이 유능한 인재들을 회사에 끌어들일 수 있다. 많은 기업이 ‘가족친화경영’ 철학을 앞세우고 가정과 회사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에 옮기고 있는 이유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현실이 각박할수록 가정의 위기가 빈번해진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질서와 체제의 성립은 가족의 안정에서부터 비롯된다. 이는 모든 공동체 생활의 진리이다. 약 2000년 전부터 회자돼 온 한문의 구절인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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