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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6일 단식 ‘유민아빠’ 김영오씨 3일차 단식 김성태에 공개편지

    46일 단식 ‘유민아빠’ 김영오씨 3일차 단식 김성태에 공개편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46일 동안 단식 농성을 했던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5일 ‘드루킹 사건’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나흘째 단식 투쟁 중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공개편지를 보냈다.김영오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저는 단식을 시작하고 하루에 5000~1만 개의 악플에 시달렸다. 자식을 잃은 아빠를 비난하고 조롱하며 죽은 아이들을 오뎅이라 부르고 한 달에 3만 원 국궁은 200만 원의 사치 스포츠가 되어 온갖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면서 “정치인이라는 분이 고작 ‘천개’의 욕 문자 밖에 못 받으셨느냐. 저보다 존재감이 없으시다. 악플보다 무플이 무섭다는 말 못 들어보셨나? 저는 악플에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이 가장 힘드냐’는 말에 ‘공개 된 장소의 단식투쟁이 실내에서 하는 것보다 5배가 힘들다’고 하셨느냐”면서 “국회 앞마당이 어떻게 공개된 장소인가. 저는 서울 시내 광화문 한복판에서 음식물을 먹거나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 사이에서 단식 했다. 저는 폭식 투쟁하는 일베들이 편히 먹을 수 있게 배려하여 자리도 깔아줬다. 누군가 봉지만 들고 지나가도 달려가 그 봉지에 먹을 게 있나 뜯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공개된 장소의 단식이 힘드신가. 국회라는 비공개적인 공간에서 고작 3일 단식하셨다. 그 정도도 각오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서 단식을 하겠다고 시작하셨느냐”면서 “절박한 상황에서 조롱당하는 일이 힘들다고 하셨나. 사람이 느끼는 감정 중에 억울한 것만큼 참기 힘든 일이 없다고 한다. 저를 비롯하여 우리 유가족들은 자식을 잃은 비통함과 억울함 가운데 온갖 모욕과 비난 죽은 아이들을 조롱하는 바로 김성태 의원님과 그 지지하는 세력들을 4년간 참아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드루킹보다 세월호가 먼저 아니냐. 아직 미수습자가 5명이나 있다. 진상규명도 하지 못하고 4년이 흘렀다”면서 “무엇이 두려워 세월호 진상 규명은 하나하나 방해를 하시면서 드루킹은 이렇게 단식까지 하시면서 절박함을 얘기하시냐. 생명이 먼저 아니냐. 제가 단식할 때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것 같던 김성태 의원님 자식을 잃은 부모와 정치인 어느 쪽의 심정이 더 절박할 것 같느냐”고 되물었다.끝으로 “지금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다면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 아니냐. 46일 단식을 한 사람으로서 인간적으로 단식하는 사람을 조롱하고 싶지 않지만 세월호를 방해한 당신과 자유한국당은 비난하고 조롱하고 싶다”면서 “46일 단식을 마치고 병원에 갔더니 10일을 전후로 단식한 사람들의 데이터는 있어도 46일 단식한 사람의 데이터가 없어 회복하는데 의사들조차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는 저로 인해 하나의 데이터가 생겼으니 걱정 마시고 단식으로 인한 몸의 변화, 단식 후 회복까지 제가 카운셀러가 되어드리겠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단식 투쟁 3일차인 5일 “수원 청명고 학생 2명이 국회 노숙 단식 현장에 찾아 왔다. 만남은 힘들고 지치고 어려운 시간임에도 큰 힘이 솟게 하는 거 같다. 국회 운영을 정말 잘해야 하겠다는 자성의 계기도 되었다”면서 “이 참에 한 말씀만 첨언드리면 피자, 치킨 감사드리지만 그만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농성에 대해 논평을 내고 “여야 협상도 채 끝나지 않았는데 자리를 박차고 나가 노숙단식농성을 하는 것은 볼썽사나운 일”이라며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갑질, 기업 쇠락의 지름길/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갑질, 기업 쇠락의 지름길/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기업이 추락하는 길은 세 가지다. 크든 작든 수익을 내지 못하면 기업은 쓰러진다.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거나 변화하는 기술을 선도하지 못하는 기업은 경쟁에서 밀려 스르르 무너지게 마련이다. 한때 세계 시장을 점령했던 일본의 도시바나 후지필름 등이 쇠퇴의 길을 걸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과식하면 배탈 나듯 기업이 과욕을 부려도 오래가지 못한다. 문어발식 사세 확장으로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앉거나, 과잉설비투자도 기업을 기울게 한다. 어려움을 겪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과잉투자로 말미암은 기업의 몰락은 경영자만의 잘못은 아니다. 일시적 자금 경색이나, 갑작스런 국제 환경 변화 때문에 위기에 몰린 것은 기업만의 책임이 아니다. 그래서 국가가 자구책을 마련하기까지 시간적 여유를 주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동정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오너(소유 경영자)의 잘못으로 기업이 흔들리는 때도 있다. ‘갑질’로 대표하는 잘못된 문화 역시 기업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인적 리스크다. 2~3세 경영자가 늘고 있다.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2~3세 경영자는 도련님, 공주님으로 자랐다. 늘 최고였고, 안하무인이었다. 끼리끼리 인맥을 형성하고, 혼맥으로 그들만의 성을 쌓았다. 사원들은 20년 이상 고생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이긴 소수만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 비해 이들은 입사부터 간부로 들어가 몇 년 안에 임원으로 오르고 회사 대표가 됐다. 그러니 2~3세 오너들이 제대로 된 경영 수업을 받았을 리 만무하다. 땀 흘리고 먼지 마시는 현장 근로자들의 고생을 이해하기보다는 기업을 확장하거나 오너 지분을 확대하는 변칙을 먼저 배웠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사치품으로 생각하고, 오너 일가의 재산을 불리는 재테크 수업에 열중했다. 협력업체와의 상생보다는 중소기업이 피땀 흘려 일궈 낸 기술과 판로를 가로채는 기법을 익혔을 것이다. 세계적인 항공사 대한항공의 날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긴급 회항해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온전히 오너 경영인들이 갑질을 저지르다가 만들어 낸 인위적인 리스크다. 그런데도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받는 기업 위기관리 능력은 엉망이다. ‘물벼락 갑질’이나 ‘땅콩 회항’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위기관리에서 ‘3T’가 빠졌다는 것이다. 바로 사과해야 하는데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타이밍(Timing)을 놓쳤다. 용서는 타이밍과 함께 진실(Truth)을 담아야 하는데, 진실까지 빠져 매를 벌었고 국민의 분노를 키웠다. 경영 퇴진과 같은 근본적 사과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는 듯한 전술(Tactics)도 국민을 화나게 했다. 2~3세가 소유와 경영을 물려받은 기업은 대부분 국가와 국민이 키운 기업이다. 대한항공만 해도 그렇다. 그들이 쥔 경영권은 갑질을 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기업을 영속적으로 흑자 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주주들이 맡긴 힘이다. 갑질이야말로 기업의 최대 리스크를 불러온다. 갑질이 기업을 쇠락으로 떨어뜨리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오너들이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chani@seoul.co.kr
  • ‘위대한 유혹자’ 우도환, 조이 결별 통보에 처절 오열 “왜 나였니?”

    ‘위대한 유혹자’ 우도환, 조이 결별 통보에 처절 오열 “왜 나였니?”

    ‘위대한 유혹자’에서 우도환-문가영-김민재가 벌인 ‘유혹 게임’이 오픈 되며, 우도환이 처절하게 무너져 내렸다. 이에 모든 것을 잃고 추락하는 우도환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터트렸다.지난 30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극본 김보연/연출 강인 이동현/제작 본팩토리) 29-30회에서 우도환은 박수영(조이)의 차가운 결별 선언에 김민재-문가영과도 친구의 연을 끊어버리고, 이재균과 격투를 하는 등 사랑을 잃은 슬픔과 자신에 대한 회한과 분노, 체념을 절절히 보여줬다. 지난 ‘위대한 유혹자’ 29-30회 방송은 권시현(우도환 분)이 “난 이제 널 알았던 적 없는 사람이야”라고 배신감에 분노하는 은태희(박수영 분) 앞에서 눈물의 사죄를 하는 그려졌다. 태희는 이세주(김민재 분)에게서 시현이 태희에게 접근했던 것이 최수지(문가영 분)를 달래주기 위한 ‘유혹 게임’이었을 뿐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니들은 하나같이,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쓰레기일 뿐이야”라고 분노한다. 시현은 태희가 아지트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달려가고, 태희에게서 “대체 왜 나였니?”라며 눈물 섞인 원망을 듣는다. 그 동안 시현이 태희에게 보여준 우연들이 계산된 것이었고, 했던 말들이 도망갈 구석을 만든 것이라는 태희의 말에 시현은 어쩔 줄 몰라 했다. 태희는 “널 믿었다는 하나가, 이렇게 큰 벌을 받게 될 일이었니?”라고 힘겹게 이야기했다. 시현은 “미안해 내가 어떤 말을 해도 용서가 안 되는 거 아는데 나도 진심이었어”라며 “내가 널 너무 좋아하게 됐어. 그만둬야 하는 거 아는데 어느 순간 죄책감도 잊어버릴 만큼 널 좋아하게 됐어. 그렇게 시간이 가는 게 무서우면서도 하루만 더, 하루만 더 널 좋아하는 나로 있고 싶었어”라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미 신뢰가 깨져버린 태희는 시현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시현은 세상이 무너진 듯 슬픔을 느낀다. 세주를 찾아가 주먹다짐을 하지만 그런 분노조차도 사치인 듯 체념하고, 세주-수지와 함께 찍었던 사진이 담겨있는 액자만 주먹으로 내려치며 자학할 뿐이었다. 시현은 아지트에서 폭풍 같은 눈물을 흘리며 목숨 바쳐 사랑한 연인과의 결별을 가슴 아파했다.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시현은 명정 병원 명미리 원장(김서형 분)에 대한 분노도 잠시 접어 두었다. 명 원장은 태희를 차로 치고 도망을 갔는데도, 시현의 어머니에게 뺑소니 혐의를 뒤집어 씌웠었다. 그러나 시현은 아버지 권석우(신성우 분)의 뇌 수술을 앞두고 명 원장이 자신이 한 죄에 대해 오래 빌어야 하지만 일단 석우만 생각하게 해 달라는 구차한 부탁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아버지를 잘 부탁한다고 말할 뿐이었다. 수지는 세주와 시현의 우정이 깨질 것을 걱정한 나머지 자신이 세주에게 부탁했다고 시현에게 거짓말을 하지만 시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현은 “수지야. 그 동안 우리가 했던 일들을 생각해보면 진짜 괴물들이야. 그치?”라며 “내가 미안했어. 근데 우리 다신 만나지 말자. 우연히 마주쳐도 그냥 모른 척 지나가자”라고 결별을 선언한다. 시현은 태희를 짝사랑했던 이기영(이재균 분)에게까지 ‘유혹 게임’을 들키며 자포자기가 된다. 아지트에 숨어있던 박혜정(오하늬 분)을 찾아온 기영과 세주의 형에게 위협을 당하며, 기영이 자신이 맞았던 것을 갚아주겠다고 하자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기영과 세주의 형에게 두들겨 맞는다. 그렇지만 기영이 태희의 전화가 온 것을 보며 태희의 이름을 입에 올리자 시현은 결국 폭발해 기영에게 주먹을 날리며 분노했다. 우도환은 시현의 복합적인 감정을 실감나게 연기하며 슈퍼 루키의 이름값을 재확인시켰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잘못을 저질러 이별하며 미안함과 슬픔과 후회가 뒤섞인 눈물과 애절함은 실제로 가슴 아픈 이별을 겪어본 청춘이라면 누구나 공감을 할 만한 것이었다. 또 사랑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은 회한과 체념, 그리고 폭발적인 분노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감정을 탁월하게 연기하며 우도환이 아닌 시현은 상상할 수 조차 없게 했다. 한편 청춘남녀가 인생의 전부를 바치는 줄 모르고 뛰어든 위험한 사랑게임과 이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위태롭고 아름다운 스무 살 유혹 로맨스 MBC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는 오늘(1일) 밤 10시에 최종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제주의 미래, 땅 파는 ‘졸부투자’ 벗어나 ‘가치투자’에 중점”

    “제주의 미래, 땅 파는 ‘졸부투자’ 벗어나 ‘가치투자’에 중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사업 트랙을 변경했다. 외국자본 유치,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에 집중했던 경영 목표를 바꿔 제주도의 가치를 높이는 사업에 치중하기로 했다. 수익성 대신 공익성을 앞세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환경,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6대 신규 사업을 내걸었다. 제주를 국제도시로 발전시켰던 경험을 전국 지방공기업과 지자체에 전파하는 역할도 자처했다. 1일 이광희(63) 이사장을 만나 JDC의 새로운 경영 방침을 들어봤다.→더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이지 않는 것인가요. -그동안 추진했던 개발사업이 잘못됐다는 게 아닙니다. JDC 설립 이후 관광·교육·의료·첨단산업단지조성 사업에 3조 5189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이 중 2조 2600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단기간에 제주도의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개발사업과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개발사업을 제외한 부동산 개발 위주의 사업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인프라 확충, 외국자본 유치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개발사업 확대를 중단한 배경은. -대규모 개발이 제주 경제지표의 양적·질적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이바지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찮습니다.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에 따른 피로 누적, 부정적 이미지도 커졌습니다. 교통 체증과 쓰레기 증가, 일부 난개발에 따른 환경훼손 등의 비난도 따랐습니다. 이제 JDC가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다시 그려야 할 때라고 판단했습니다. 제주도를 ‘세계적인 보물섬’으로 가꾸기 위한 성숙한 개발이 필요한 때입니다. →성숙한 개발, 쉬운 말이지만 실천은 어렵지 않나요. -제주도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입니다. 지켜야 할 자원이 많은 도시라는 얘기입니다. 동시에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려면 각종 규제를 풀고, 자유로운 경제활동도 보장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쪽으로 치우치면 갈등과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죠. 제주 고유의 청정환경과 전통문화 등을 지키면서 개발과 보전, 투자유치기업과 토착기업, 지역사회가 공존하는 개발을 추구하자는 것이 성숙한 개발입니다. →성숙한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웠나요. -6대 신(新)사업 추진 목표를 세웠습니다.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을 앞세우기로 했습니다. 경영 패러다임을 부동산 개발보다 가치창출에 두기로 하고 6개 신사업을 확정했습니다. 폐기물 재활용단지, 스마트시티 실증단지, 전기차 시범단지 등과 같은 사업입니다. 그런데 공익성을 앞세우다 보면 수익성은 떨어질 것입니다. 올해는 JDC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적자 운영 예산을 짰습니다. 제주의 미래가치를 올리는 사업이라서 당장 돈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게 공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새 사업 추진에 따른 적자 예산편성을 승인했습니다. →그렇다면 개발사업을 위한 자본 투자유치를 중단한다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그동안 투자 유치는 부동산 개발에 치중한 투자였다면, 이제는 성숙한 개발에 걸맞은 사업·투자유치에 힘을 쏟겠다는 겁니다. ‘졸부’ 투자유치 대신 ‘가치’ 투자유치를 확대한다는 거지요. 이미 투자를 유치해 벌이는 사업은 차질 없이 완성하고, 앞으로는 제주도의 가치 있는 사업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겁니다. →6대 신사업 중 눈에 띄는 사업이 있는데요. 폐기물재활용사업단지는 어떤 내용인가요. -제주도는 문화유산이 많은 데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징 때문에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아요. 단순 재활용(리사이클링)사업이 아닙니다. 폐기물 ‘업사이클링’(Up-Cycling) 클러스터를 10만㎡ 규모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폐기물을 이용한 새로운 기술개발과 사업화 모델을 만드는 데 투자하는 사업입니다. 올해 폐유리 업사이클링 공장·체험관·연구센터를 지을 겁니다. 내년에는 폐기름, 폐비닐, 폐철 관련 사업으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이런 게 제주도를 위한 가치 있는 사업 아니겠어요. →첨단농식품단지 조성사업도 특이한데, 어떤 그림인가요. -제주도의 자연 특성을 살린 소득증대사업이라고 보면 됩니다. 스마트 팜 단지를 조성해 지역 주민의 소득을 올리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 전파하는 사업입니다. 일차적으로 제주만의 자랑인 청정 1차 자원을 기반으로 농식품 관련 종합 인프라를 구축할 겁니다. 제주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JDC가 개발한 관광단지에 제값을 받고 납품하는 동시에 부가가치를 올리는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주력할 겁니다. 그간 민간 기업이 스마트 팜 단지 조성에 투자할 수는 있었지만, 기술이나 노하우를 확산시키는 데는 한계가 따랐습니다. 공기업이니까 가능한 사업입니다. →국제화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도 세웠는데.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키우는 데 JDC가 엄청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단순 도시개발 노하우는 다른 국가 공기업이나 지방 공기업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수한 상황에서 국제도시를 개발한 경험을 가진 공기업은 JDC가 유일합니다. 예를 들어 대규모 투자유치, 지자체와의 협력 관계, 기업과 자본의 성공적인 배분 등은 JDC의 자랑입니다. 몇몇 지방 공기업과 앞으로 설립될 새만금개발공사 등이 JDC의 경험을 얻고 싶어 찾아오곤 합니다. 그래서 국제인재개발원을 세워 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도시 개발 방향을 컨설팅해 주고, 지역 특성에 맞는 모델을 제시해 주려고 합니다. 동시에 국제기구·단체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6대 신사업에는 4차 산업 육성도 포함됐는데, 기존 개발사업과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데요. -스마트 시티, 전기차 시범단지, 드론 사업은 다른 지역에서도 추진하는 사업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의 스마트 시티나 전기차 확대 보급은 시범사업으로 끝날 게 아니라 제주 전역으로 확대가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화석연료 기반의 시설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에너지절약, 자율차 운행 등의 스마트 시티는 제주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입니다. 많은 자본과 지원이 따라야 하는데 공기업인 JDC가 이를 일정 부분 책임지고 이끌어 갈 것입니다. →이런 사업을 펼치려면 사업 단지를 추가로 조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현재 1단계 첨단산업단지에는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기술)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남은 땅을 활용하고, 새로운 사업 추진 속도를 봐 가며 추가 단지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아마 새로 개발하는 단지는 ‘E 밸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E 밸리라면 환경 산업단지라는 얘기인가요. -업사이클링 사업을 비롯한 친환경(environment) 사업, 전기(electric)차 단지, 에너지(energy) 절감 기업을 유치하는 3E 산업단지입니다. 기존 첨단산단과 연계해 발전시키면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라고 봅니다. 앞으로는 자본 유치도 단순 부동산 개발 자금보다는 첨단 3E기술과 자본을 가진 기업을 유치하는 데 치중하겠다는 것이지요. 이게 청정 제주에 걸맞은 산업유치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육성하는 길입니다.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기존 역점 사업들은 추진 동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지. -개발사업 가운데 신화역사공원과 영어교육도시 사업이 양대 축입니다. 신화역사공원은 1단계 인프라 조성사업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신화역사공원에 아직 신화와 역사가 없습니다. 명실상부한 신화역사공원이 되게끔 2단계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영어마을 조성사업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고품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도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무리 없이 진행될 겁니다. →본래 취지와 무관한 면세점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오해에서 나온 얘기입니다. JDC가 추진하는 제주도 관광 인프라 구축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정부가 별도로 지원하지 않는 대신 JDC에 면세점 운영 사업권을 부여한 겁니다. 10년 가까이 면세점을 운영해 4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 이익으로 연간 1000억원, 모두 1조원가량을 관광 인프라 구축에 투자했습니다. 민간 면세점 사업과 선의의 가격 경쟁을 불러오는 효과도 있고, 내국인도 이용하는 면세점이라는 점에서 고급 사치품은 취급하지도 않습니다. →도민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는데. -JDC의 고유 업무는 아니지만, 제주도민이 꼭 필요한 사업은 지원하고 있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제주 4·3사건’ 문화사업, 복지나눔 사업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늘리는 사업도 펼치고 있는데요. 일자리 위원회를 확대 운영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제주도민을 위한 공익서비스 일자리를 더욱 늘려 갈 것입니다. 글 사진 제주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이광희 이사장은 대학에서 도시계획, 관광학을 전공하고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문화관광연구원 연구실장, 경기도 관광진흥본부장을 지냈다. 관광지 개발·관광 인프라 구축 전문가로 초대 JDC 부이사장을 지냈다. 이후 경기문화재단 사무처장을 역임하고 2016년 11월 JDC 이사장으로 돌아왔다.
  • 2000년 진돗개·풍산개, 2007년 병풍·송이버섯

    2000년 진돗개·풍산개, 2007년 병풍·송이버섯

    文, 평화·통일 의미 선물 예상 술·화장품·귀금속 제외될 듯 정상 간 회담에서 빠지지 않는 의식 중 하나가 선물 교환이다. 선물 속에는 만남의 의미와 목적, 남다른 친밀감이나 드러나지 않았던 서운함 등을 담는다. 앞서 두 차례의 남북 정상 간에도 선물이 오고 갔다.2000년 첫 번째 회담 때는 김대중 대통령이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선물했다. 또 국내방송이 수신되는 60인치 TV 1대, 영상녹화재생기(VTR) 3세트, 전자오르간 등을 선물했다. 진돗개 두 마리는 평화 통일을 바란다는 뜻에서 각각 ‘평화’와 ‘통일’로 이름을 지었다. 김 대통령이 북한에서 받은 선물은 방북 둘째 날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했을 때 주준호 어린이가 쓴 붓글씨 ‘조국통일’이었다. 진돗개의 답례로는 북한의 명견 풍산개를 받았는데 이름이 ‘단결’과 ‘자주’였다. 이후 남으로 와 풍산개 이름은 ‘우리’와 ‘두리’로 바뀌었다. 2007년 두 번째 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은 경남 통영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 무궁화 문양의 다기와 접시를 포함해 전남 보성 녹차 등 8도 지역의 명품 차(茶),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 DVD 등을 선물했다. DVD 목록에는 배우 이영애씨의 팬으로 알려진 김정일 위원장을 위해 이씨가 사인한 ‘대장금’도 포함했다. 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통 큰’ 선물을 했다. 함경북도 칠보산의 자연산 송이 500상자로, 무게는 4t에 가격이 8억원 규모였다. 이 북한산 송이는 이후 남측 사회지도층과 소외계층 3800여명에게 1㎏씩 전달되었는데, 김 위원장은 “민족의 향기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기호를 고려한 선물이나 평화, 통일 등 특별한 의미를 담은 선물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에 따라 사치품의 대북 거래가 금지됨에 따라 주류, 화장품, 귀금속, 전자기기 등은 선물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산(産) 산삼, 청색 돌냄비 등을 선물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정상회담서 교환할 선물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정상회담서 교환할 선물은

    정상 간 회담에서 빠지지 않는 의식 중 하나가 선물 교환이다. 선물 속에는 만남의 의미와 목적, 남다른 친밀감이나 드러나지 않았던 서운함 등을 담는다. 앞서 2차례의 남북 정상 간에도 회담 때마다 선물이 오고 갔다. 2000년 첫 번째 회담 때는 김대중 대통령이 진돗개 2마리와 국내방송이 수신되는 60인치 TV 1대, 영상녹화재생기(VTR) 3세트, 전자오르간 등을 선물했다. 진돗개 2마리는 평화통일을 바란다는 뜻에서 각각 ‘평화’와 ‘통일’로 이름을 지었다. 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풍산개 2마리, 자연산 송이로 화답했다.2007년 두 번째 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은 경남 통영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과 무궁화 문양의 다기와 접시를 포함해 전남 보성 녹차 등 지역별 명품 차(茶),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 DVD 등을 선물했다. DVD 목록에는 배우 이영애씨의 팬으로 알려진 김정일 위원장을 위해 이씨가 사인한 ‘대장금’도 포함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기호를 고려한 선물이나 평화, 통일 등 특별한 의미를 담은 선물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 등의 후속 조치에 따라 사치품의 대북거래가 금지된다. 이에 따라 주류, 화장품, 귀금속, 전자기기 등은 선물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북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산(産) 산삼, 청색 돌냄비 등을 선물했다. 이번에 양 정상은 별도 만찬을 갖는 만큼 만찬을 전후해 선물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강태안의 미식여행] 소박한 미식가들의 소금 이야기

    [강태안의 미식여행] 소박한 미식가들의 소금 이야기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미식행위’와 일반 생활 속에서도 미식을 추구하는 ‘작은 사치’(small luxury)가 유행이다.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북도 서울에 진출해 서울의 미식을 세계와 견주며 평가하고 있고 먹고 마시고 요리하고 얘기하는 다양한 음식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방송을 보다 보면 유명 요리사의 과장된 소금 뿌리기 행위를 따라 하는 모습을 자주 접한다. 너무 과장되니 다소 우습지만 그만큼 요리할 때 소금을 넣는다는 의미는 크다.그렇다. 소금이야말로 맛의 근원이며 음식 재료만큼 중요한 음식의 알파며 오메가다. ‘소금간을 한다’는 의미는 요리사에게도, 먹는 사람들에게도 더 깊고 다양한 맛을 위한 가장 중요한 ‘미식행위’일 것이다. 5년 전 세계적인 미식 도시 포틀랜드를 방문했었다. 포틀랜드는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던 젊은 요리사들이 몰려와 자신의 첫 번째 레스토랑을 여는 도시이며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 ‘킨포크’ 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유명 식재료 마트마다 다양한 소금들이 구비돼 있는 ‘소금별도 코너’가 흥미로웠다. 특히 히말라야 암염(분홍색)이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었고 두껍고 큰 판 형태의 암염 그대로 판매되고 있었다. 또한 아이스크림, 초콜릿 전문 매장에서는 유명 소금을 넣은 제품들이 인기였다. 소금 전문서적, 전 세계의 유명 소금을 전시, 판매하는 곳도 인상적이었다. 이곳에 한국의 ‘죽염’이 진열돼 있었지만 사람 눈높이 2배 이상 높은 곳에 있어 다른 국가들의 소금들이 사람 눈높이 근처 적당하게 진열된 것에 비해 안타까운 대조를 보였던 기억이 있다. 소금은 이렇듯 대중에게 미식의 근원으로 인식되고 있어 한가지 소금의 원천 그 자체로 다른 천연 식재료를 첨가하고 혼합해 아주 다양한 소금을 일상생활에서 즐기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내 외국인 친구들은 한국에 오며 내게 소금을 선물한 적이 많았다. 소금 내용물이 보이는 작은 병 혹은 투명 봉투 등으로 포장돼 예쁘고 작고 고급스럽고 휴대하기 간편했다.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소금을 가지고 다니며 음식을 즐길 때마다 나의 맛을 추구하는 부러운 미식문화를 갖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소금의 질 좋기로 유명한데 광물에서 음식으로 신분 상승한 지 얼마 안 됐다. 지금 4월 말이니 이제 송홧가루를 날리며 1년 중 가장 좋은 천일염 수확 시기가 다가온다. 그곳에는 한국의 전통 소금 ‘자염’도 있다. 사라져 가는 세계 음식문화 유산이자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도 이름을 올린 귀한 갯벌 소금이다. 나의 지인 중 한 명은 두유를 데워 자염을 살짝 뿌려 마신다. 비리지 않고 맛이 화사해진다고 좋단다. 또 다른 이는 튀김을 자신이 주문해 먹는 토판 염에 찍어 먹고, 또 어떤 이는 점심시간 국물 음식 즐길 때 식당 소금 대신 자신의 소금을 넣어 즐기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지 자신의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일상생활 속에서 미식을 실천한다. 이들 대부분은 200g 혹은 500g짜리 원천 포장 그대로 들고 다닌다. 프리미엄 소금의 다양한 개별 포장 디자인이 아쉽다. 더 좋은 재료를 찾아 잘 익혀 어떤 소금과 즐기느냐가 생활 속의 미식이 될 것이다. 원재료 맛과 소금 맛의 조화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의 여느 미식의 도시처럼 나만의 소금, 나만의 소스 등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좋은 식재료를 찾아 미식여행을 떠나 보자. 나만의 소금을 가지고.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완벽한 입시제도라는 환상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완벽한 입시제도라는 환상

    둘째 아이가 2002년생으로 고등학교 1학년이다. 그렇다, 작금의 입시제도 혼란의 한복판에 서 있다. 작년 봄만 해도 나름 낙관적이었다. 그해 출생자가 50만명 이내로 고 3보다 14만명이나 적고 3~12월생까지만 한 학년이니 수가 더 적어 산술적으로 경쟁 압력이 줄어들 것이 분명했다. 거기다 교과과정 변경으로 재수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할 만하다 보았다. 웬걸, 작년 8월 수학능력시험 개편을 1년 유예한다는 폭탄이 떨어졌다. 지난주에는 교육부총리가 수많은 가능성만 열어 둔 채 국가교육회의에서 결정하라며 무책임하게 공을 넘졌다. 4개월 남짓한 사이에 모두를 만족시킬 개편안이 나올 수 있을까. 정시를 확대하라고 압박을 넣는 것, 수능 절대평가에 대한 반발, 학종은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난과 정시 확대가 도리어 사교육에 유리하다는 반론까지 왁자지껄할 뿐 그 누구도 당사자인 아이들이 안심하고 공부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모든 사람이 교육 전문가인 대한민국에서 각자의 입장에서 보는 5000만개의 완벽한 입시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대학에 들어갈 필요가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그보다 각자 내면의 욕망과 솔직하게 직면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가 세칭 SKY나 의대에 들어갔으면 하는 소망은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과 유사하다. 인간이기에 희소성 있는 일종의 사치재(?)를 갖고 싶은 욕망은 본능의 영역이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부분에만 집착해 공정성의 잣대를 들이대면 나머지 부분이 모두 뒤틀려 버린다는 사실이다. 상위 5%의 공정성에 집착하면 나머지 95%는 자연히 뒤로 밀려 버린다. 부모는 자기 아이가 95%에 속해 있는데도 욕망 때문에 5%의 가능성을 좇아 시야가 갇혀 버린다. 오직 문제만 보일 뿐이다. 하지만 현행 입시제도가 문제만 있는 것일까. 자기 실력보다 좋은 것을 얻은 사람은 말을 아낀다는 심리를 생각해 볼 타이밍이다. 현행 제도에서 이득을 본 사람도 꽤 있다. 만일 실력도 없는데 오직 운으로만 성공했다면 몇 년 후 학부 적응의 문제점이 드러났을 텐데 그런 증거는 없다. 아주 작은 실력 차이만 있었을 뿐이라는 반증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임기 안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정치인과 관료들의 욕심이다. 겉으로는 비판하는 대중들의 뜻을 잘 따라 개혁을 한 것 같지만, 대부분 그게 그것이고 혼란만 일으킬 뿐이다. 세 번째는 오직 노력과 성실성을 공정하게 평가해야만 인정할 수 있다는 환상이다. 만일 참여자가 모두 비슷한 노력을 해서 적은 차이만 있다면 ‘운’(運)이라는 요소가 큰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행운의 영역조차 실력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욕망이 있는 한 어떤 척박한 환경에도 적응해 내는 존재라는 것을 잊고 있다. 아무리 제도를 개선해도 그 안의 작은 기울기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소수는 곧 나타날 수밖에 없다. 패배론적 관점이 아니라 현실을 잘 이해하기 위해 인간 심리의 본질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제안을 해 보고 싶다. 먼저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싶다는 선의의 욕망을 인정하자. 그리고 큰 제도의 틀을 한 번 짜면 최소 10년 동안은 바꾸지 않을 것을 법으로 명시한다. 스트레스는 예측 가능할 때 줄어든다. 단점이 없는 제도는 없다. 다만 그 안에서 가능한 한 적응을 해 보려 노력하는 것이다. 최소한 첫 아이 때의 경험치가 둘째 아이 입시에도 적용 가능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권마다 제도가 바뀌면 웃음 짓는 곳은 사교육 업체들뿐이다. 시행중 발생할 허점은 보완하며 큰 틀은 유지한다. 또한 운의 영역이 존재함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행운을 감사하며 타인과 연대와 공감을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노력으로 얻은 것이라면 타인의 아픔 따위는 공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어른을 우리는 바라지 않는다. 세상은 최악을 피한 차선책들 안에서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세상의 불완전함과 욕망의 존재를 인정할 때 교육제도는 안정화의 길로 갈 것이라 믿는다. 관료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 자신 없으면 일단 바꾸고 보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 ‘현대판 노예’... 외신에 비친 해외 파견 북한 근로자들

    ‘현대판 노예’... 외신에 비친 해외 파견 북한 근로자들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들이 달러벌이를 위해 사실상 ‘현대판 노예’처럼 일한다는 생활상이 영국 BBC방송의 탐사보도를 통해 16일(현지 시각) 공개됐다.BBC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파노라마’는 이날 러시아, 폴란드 등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실상을 보도했다. BBC는 30분짜리 이 다큐멘터리에 ‘북한의 숨겨진 노예단’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취재팀은 지난 2년간 북한 노동자들이 많이 근무하는 러시아, 폴란드, 중국을 찾아 그들의 실상을 취재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의 북한 노동자는 “네가 사람이라고 생각해? 넌 개다. 이 쓰레기나 처먹어” 같은 말을 듣는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버는 돈은 대부분 넘겨줘야 한다. 어떤 사람은 ‘당 자금’, 어떤 사람은 ‘혁명 자금’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를 못 내면 이곳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노동자는 “지금은 (임금을) 전부 캡틴이 가져간다”고 했다. ‘캡틴’은 현장의 근로자들을 감시·감독하는 북한 관리자 역할을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폴란드 조선소에도 800명 정도의 북한 노동자가 용접공이나 막노동꾼으로 일하고 있다. 조선소가 있는 슈체친 지역의 한 업체 근로 감독관은 “공사 마감 때가 되면 북한 노동자들은 휴식 없이 일한다”고 했다. 또 다른 업체 관리자는 “노동자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필요 없게 공사 현장 바로 옆에 숙소를 따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이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돈이 평화적인 곳에 쓰였다면 북한은 지금보다 엄청난 산업 근대화가 이뤄졌을 것”이라며 “이 숱한 돈이 김씨 일가 개인의 사치와 핵·미사일 개발에 쓰였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지상의 방 한 칸’이 사치인 청춘들/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상의 방 한 칸’이 사치인 청춘들/이순녀 논설위원

    “…초라한 몸 가릴 방 한 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본다/밖에는 바람 소리 사정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잠이 오지 않는다.” 시인 김사인이 1987년에 발표한 시 ‘지상의 방 한 칸’이다. 이사 갈 걱정에 불면의 밤을 지새우는 가난한 가장의 깊은 고뇌가 서늘하게 다가온다. 같은 해 먼저 나온 소설가 박영한의 동명 단편도 부동산 투기의 미친 바람이 전국을 휩쓸던 그 시절 방 한 칸을 찾아 떠도는 고단한 여정을 담고 있다.그로부터 30년, 세상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최근 개봉한 영화 ‘소공녀’를 보면서 착잡하고 암울했다. 집 얻기의 무거운 짐이 40~50대 가장에서 20~30대 청년들에게로 대물림된 서글픈 현실과 직면했기 때문이다. 일당 4만 5000원의 가사도우미가 직업인 미소는 월세 30만원짜리 방에서 산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인생이지만 담배와 위스키, 남자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하지만 월세 5만원 인상이 그의 삶에 균열을 일으킨다. 빚 안 지는 게 인생 목표이고, 취향이자 기호품인 담배와 위스키를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그는 집을 포기하기로 한다. 제 몸보다 큰 배낭을 짊어지고, 하룻밤 잠자리를 찾아 지인 집을 순례하던 그가 마지막에 정착한 곳은 고층 빌딩이 바라다보이는 한강 둔치의 작은 텐트다. 영화의 영어 제목 ‘마이크로해비탯’(microhabitat)은 미생물이나 곤충 같은 미소(微小)생물의 서식지를 뜻한다. 주인공 미소가 ‘지상의 방 한 칸’을 얻지 못하고 내몰린 최후의 서식지가 텐트라는 사실이 가슴 시리다. 안다. 이건 픽션에 불과하다는 걸. 현실에선 담배와 위스키를 줄이거나 빚을 내서라도 오른 월세를 감당할 것이다. 텐트가 임시 거처는 될 수 있을지언정 집이 될 순 없다. 그리고 사람은 집 없이 살 수 없다. 결혼도, 출산도 집이 없으면 어렵다. 공장에 다니며 웹툰 작가를 꿈꾸던 남자친구는 돈 벌어서 전셋집 구하면 그때 결혼하자며 사우디아라비아 근무를 자원해 떠난다. 1970년대 ‘내 집 장만’을 목표로 중동으로 향했던 부모 세대를 연상케 하는 청춘의 열악한 현실이 마치 지독한 풍자극 같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20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 1인 가구는 187만 가구(전체 가구의 11.3%)다. 이 가운데 63%가 월세살이다. 평균적으로 매달 30만~40만원의 월세를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서울·수도권과 부산에 거주하는 1인 주거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월세가 8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평균 보증금은 2066만원, 월 임대료는 35만원, 총생활비는 90만원이었다. 이들은 주거비의 70% 정도를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부모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면 영화 속 미소와 같은 막다른 처지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일은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가뜩이나 취업대란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그들인데 삶의 터전마저 불안정한 상태로 방치한다는 건 너무나 가혹한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각박하다. 도심 역세권에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가 싼 민간 임대주택을 지어 19~39세의 사회 초년생, 대학생, 신혼부부 등에게 공급하는 청년임대주택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곳곳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집값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5평짜리 빈민 아파트”라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래도 청년임대주택을 혐오시설로 보는 시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원룸 임대료 비싸게 받으려고 기숙사 신축을 막는 대학 인근 주민들의 이기주의도 안타깝다. 집값이든, 임대료든 재산권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할 바 아니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주거 환경은 생존이 걸린 일이다. ‘지상의 방 한 칸’을 사치로 여기는 청춘들이 많은 사회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 없다. 그들의 고통을 외면해선 안 되는 이유다. coral@seoul.co.kr
  • [길섶에서] 뒷모습/이순녀 논설위원

    가족이나 지인은 뒷모습만으로도 나를 알아보지만 정작 나는 내 뒷모습이 어떤지 잘 모른다. 어쩌다 거울에 비친 뒷모습을 볼 때면 타인처럼 어색하다. 사진에 찍힌 뒷모습이 낯설어 한참 들여다본 적도 있다. 얼굴에만 표정이 있는 게 아니다.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다. 씩씩한 걸음걸이는 자신감을, 축 처진 어깨는 어딘가 모를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얼굴 표정처럼 쉽게 감출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사람들은 대체로 헤어질 때 뒷모습을 보여 주기 싫어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름답지는 않더라도 초라한 뒷모습은 아니길 바라는 마음 또한 누구나 똑같으리라. ‘뒷모습 증후군’이란 신조어를 최근 알게 됐다. 과도한 교육열 때문에 자녀와 부모가 함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아이의 얼굴보다는 뒷모습이 더 익숙해진 현상을 가리킨다고 한다. 학교 공부가 끝나면 학원을 순례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책상 앞에 앉아야 하는 아이들. 공부에 방해가 될까 봐 자녀의 뒤통수만을 바라봐야 하는 부모. 눈을 마주 보고 대화하는 사소한 일상마저 사치가 된 현실이 안타깝고 서글프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수입 오픈카 쌩쌩~ 엔진 꺼진 국산차

    수입 오픈카 쌩쌩~ 엔진 꺼진 국산차

    컨버터블(일명 오픈카)의 계절이 돌아왔다. 미세먼지로 지붕 열기를 머뭇거리게 만드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국내 판매량은 꾸준히 느는 추세다. 고급 차의 수요도, 틈새시장도 증가한다는 방증이다. 아직은 수입차 브랜드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시장이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도 꾸준히 진입을 타진 중인 컨버터블의 세계를 들여다봤다.●기술력 없인 만들 수 없는 차 “(컨버터블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내부적으로 고민 중입니다. 아직 방침이 서 있지는 않지만, 미래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올 초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에서 기자들을 만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말에는 컨버터블에 대한 고민이 녹아 있다. 잡고 싶은 틈새시장이지만 한편으론 막대한 개발비를 투자해 수익성을 챙길 수 있는지 의문인 것이 현실이다.컨버터블 시장은 생각보다 진입 장벽이 높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로 만드는 회사들도 실수요도 대부분 선진국에 몰려 있다. 사치재로 여겨져 경기 변동에 민감한데 그만큼 업체 입장에선 재고 부담도 크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시각도 걸림돌이다. 고객의 입장에선 높은 차량 가격과 함께 일반 차량의 2배에 달하는 보험료 역시 부담일 수밖에 없다.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높은 벽은 기술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컨버터블을 일반 차량에서 지붕만 잘라낸 차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실제 일반 차량에서 지붕을 제거하고 A필러(앞 유리창과 앞문 사이의 비스듬한 기둥)만 남기는 식으로 오픈카를 만들면 고속 주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앞 유리에 가해지는 강한 바람의 압력을 창틀이 버텨내지 못해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일반 차는 A필러와 지붕이 함께 앞 유리를 지지하며 앞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한 구조”라면서 “만약 단순히 지붕을 잘라내는 식으로 불법 개조하면 불과 시속 120㎞ 정도만 넘어도 창문과 기둥이 심하게 뒤틀리거나 요동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차체의 강성을 보강하는 등 구조 및 설계를 모두 새롭게 해야 하고, 차 안에 뚜껑이 접혀 들어갈 별도의 공간도 확보해야 한다.전복 등 최악의 상황에서도 탑승자가 짓눌려 ‘2차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안전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컨버터블 좌석 뒤쪽에는 U자를 뒤집어 놓은 듯한 형태의 머리 보호대가 설치돼 있다. 별것 아닌 듯해도 버튼 하나로 10~20초 안에 지붕을 열고 접는 ‘루프 모듈’ 기술은 첨단 기술이다. 세계적으로도 로열티를 보유한 회사는 독일의 베바스토, 발메 등 일부 전문 부품업체뿐이다. 독일 프리미엄차 브랜드들도 대부분 해당 회사에서 루프 모듈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지붕과 본체의 이음매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기본적인 방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지붕을 열어 바람이 심해도 음악은 즐길 수 있도록 오디오 세팅도 바뀌야 한다. 무엇보다 만드는 것과 팔리는 것은 또 별개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EOS)과 푸조(207CC)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컨버터블을 들여왔지만 판매 부진을 이유로 현재는 접었다”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선호가 유독 강한 한국 시장에서 오픈카는 한층 더 콧대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국산 콘셉트카만… 시장 수입차가 독식 사실 한국에서 만든 컨버터블이 없었던 건 아니다. 1990년대에는 쌍용차가 ‘칼리스타’를, 기아차가 ‘엘란’을 내놨다. 2007년엔 GM대우가 ‘G2X’를 선보였다. 다만 당시 차들은 해외 업체의 기술 이전을 받아 국내에서 단순히 조립됐거나 아예 수입된 차였다. 동급 차량에 비해 2배가 넘는 가격과 시대를 너무 앞선 탓에 판매는 저조했다. 이후 현대차는 1995년 아반떼를 기반으로 한 컨버터블 개발을 추진했지만 생산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어 200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2012년 미국 LA 국제오토쇼에 맞춰 각각 컨버터블 ‘투스카니 CCS’와 ‘벨로스터 C3’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지만 역시 콘셉트카에 그쳤다. 기아차 역시 2007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4인승 3도어 컨버터블 콘셉트카 ‘익씨드’(ex_cee’d)를 공개했지만 이후 컨버터블 개발은 감감무소식이다. 이런 가운데 봄을 맞아 수입차 브랜드들은 저마다 신형 컨버터블을 앞세워 판매에 시동을 걸고 있다. BMW는 BMW ‘뉴 4시리즈 컨버터블’(7730만원)과 ‘뉴 미니 쿠퍼 컨버터블’(4330만원)을 출시했다. 첫 부분변경 모델인 BMW 뉴 4시리즈는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하드톱(철제 지붕)과 단단한 디자인과 주행성능(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5.7㎏·m)으로, 미니는 소형 프리미엄 차종에서는 유일한 컨버터블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해 서울 모터쇼에서 선보인 ‘뉴 E-클래스 카브리올레 2종’(E220 d, E 400 4MATIC)을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이탈리아 차를 대표하며 인기몰이 중인 마세라티는 지난 2월 ‘그란카브리오’를, 미국 차의 대명사인 포드도 부분변경한 머스탱 컨버터블을 이달부터 본격 판매한다. 어느덧 강남 쏘나타로 자리잡은 영국차 레인지로버는 이보크 ‘컨버터블 TD4 SE’(8460만원)와 ‘TD4 HSE’(9480만원)를, 재규어는 고성능 스포츠카 F-타입 컨버터블(9640만~2억 2460만원)을 내놓으며 봄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나를 노리는 ‘침묵의 살인자’ 라돈...저감 방법은?

    나를 노리는 ‘침묵의 살인자’ 라돈...저감 방법은?

    국내 전체 폐암 사망자 12.6%의 발병 원인이 실내 라돈(Radon)으로 밝혀지면서 자연방사성 물질인 라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9일 시사저널에 따르면 강철구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의 라돈 실태조사 자료 등을 토대로 낸 보고서에서 “주택 실내 라돈 농도 조사치와 연도별 폐암 사망률을 연관 분석해도 라돈 농도가 높은 곳이 폐암 사망률이 높다”며 이같이 전했다. 라돈은 암석·토양·건축자재 등에 존재하는 우라늄이 붕괴를 거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무색·무취·무미의 기체로 어디에나 존재하는 자연방사능 물질이며 특히 주택가에서 많이 발생한다. 라돈은 주로 건물 바닥이나 갈라진 틈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며 땅에 인접한 단독 주택에서 라돈 검출율이 높은 반면,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밀폐된 공간에서 고농도 라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폐암 등에 걸릴 수 있으며 수년 동안 노출되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20배에서 100배까지 증가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센터(IARC)는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흡연에 이은 2대 폐암발병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라돈은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일으키는 주원인이지만 무색·무취해 어디에 존재하는지 알 수 없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기 쉽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라돈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또 아이들이 일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도 많이 발생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라돈 수치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기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난방 등의 이유로 환기를 자주 시키지 못할 경우 라돈 수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하지만 봄철에 접어들었음에도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 영향 등으로 환기를 시키지 못해 줄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라돈 수치를 줄이는 공기 청정 식물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라돈을 줄이는 식물로는 공기 청정 기능을 갖춘 율마, 고무나무, 산세베리아, 관음죽, 아레카 야자, 행운목, 마지나타, 벤자민 등이 꼽히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중 정상회담에 등장한 마오타이주, 시진핑 때문에 멸종될 뻔한 사연

    북중 정상회담에 등장한 마오타이주, 시진핑 때문에 멸종될 뻔한 사연

    중국의 국보급 술인 마오타이주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 만찬에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오타이주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브랜드로 한 병에 2억원이 넘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처음으로 중국을 찾은 김 위원장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마오타이주는 수수(고량)를 원료로 하는 중국 구이저우성의 특산 증류주다. 향이 강한 독주로 마오쩌둥이 사랑한 술로 유명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시 주석은 최고급 술인 마오타이주와 전쟁을 벌였던 장본인이다. 부패와 사치의 상징으로 낙인찍힌 마오타이주는 술값이 반토막으로 떨어지고 매출이 급감하는 등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시 주석은 최고 권력을 손에 넣자마자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였던 2012년 12월 허례허식과 사치풍조를 없애는 ‘8대 업무관행’을 발표했다. 고급술을 마시고 행사장을 성대하게 꾸미는 호화 연회가 금지됐다.군부와 각 지방정부는 군인과 공무원에 사실상 금주령을 내렸다. 상납과 뇌물용으로 쓰이던 마오타이주는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마오타이주 업체의 연 매출의 절반은 정부나 정부를 상대하는 기업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반부패 정책으로 마오타이 회사 주가가 폭락해 시가총액 2조원이 한방에 날아가기도 했다. 2012년 초만해도 한 병에 38만원선에 거래되던 ‘페이톈 마오타이’의 가격은 2014년 29만원으로 떨어지더니 2015년에는 14만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 대접한 마오타이주는 아이쭈이 장핑 브랜드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중문판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몰에서 540㎖ 한병에 128만 위안(약 2억 1715만원)에 거래되는 술이다.장핑 마오타이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생산됐던 희귀주로 황갈색의 독특한 병 디자인으로 같은 기간에 만들어진 다른 마오타이주보다 훨씬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피로 짜낸 술’이라며 지나친 사치라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후난성의 변호사 천이쉬안는 북중 정상 간의 만찬에서 사용된 비용과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는 신청을 국무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넷에 김정은 접대에 사용한 술의 시세가 128만 위안에 이른다는 말이 나온다. 정부가 만찬 비용과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랑·일탈·욕망의 파노라마… 佛오페라 ‘마농’ 29년 만에 무대로

    사랑·일탈·욕망의 파노라마… 佛오페라 ‘마농’ 29년 만에 무대로

    아름답지만 가진 것 없던 평민 소녀 마농의 짧고 강렬한 삶을 그린 프랑스 오페라 ‘마농’이 29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18세기 프랑스 상류 사회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사랑과 일탈, 욕망이 버무려진 이야기인 만큼 화려한 의상과 관능적 음악이 돋보이는 작품이다.●마스네 관능적 선율… 현대적 인물로 재해석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첫 작품으로 다음달 5~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프랑스 대표 작곡가 쥘 마스네의 ‘마농’을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오페라코미크(프랑스의 희극적 오페라) 장르인 ‘마농’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오페라이지만, 전체 5막으로 규모가 방대하고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 뉘앙스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 그간 만나기 어려웠다. 국내에서 전막이 오르는 것은 1989년 김자경오페라단 공연 이후 처음이다. 프랑스 소설가 아베 프레보의 ‘기사 데그리외와 마농 레스코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오페라는 귀족 청년 데그리외와 마농의 우연한 만남과 격정적인 사랑, 그리고 욕망으로 인한 비극적 결말을 담고 있다. 또한 마스네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관능적인 선율이 사치와 향락, 화려한 삶을 동경하면서도 동시에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는 마농의 심리적 갈등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평을 받는다. 지휘를 맡은 미국 샌안토니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인 세바스티안 랑 레싱은 “때로는 겉으로 하는 말과 그 속에 내포된 의미가 다를 수가 있는데 마스네의 음악은 그런 감정들을 잘 표현해낸다”고 설명했다. 한국 공연에선 마농이라는 여성을 피해자로 묘사하지 않고, 자신의 매력을 스스로 알고 이를 이용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 적극적이고 강인한 인물로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마농 역에는 루마니아 출신의 신예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우리나라 소프라노 손지혜가 공동 캐스팅됐다. 데그리외 역은 스페인 출신의 테너 이즈마엘 요르디와 유럽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테너 국윤종이 맡는다. 연출을 맡은 뱅상 부사르는 “마농과 데그리외 두 사람이 구세대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을 가진 인물들인 것처럼 오페라 역시 박물관에 전시된 것이 아니라 오늘날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서 “판에 박힌 연기가 아니라 지금 술집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젊은이들처럼 자연스럽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윤호근 신임단장 “한국 오페라 개발에도 중점” 한편 지난달 국립오페라단의 새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윤호근 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관객들이 좋아할 수 있는 대중성 있는 작품들과 초연작들을 균형감 있게 선보이며 대중들과 소통하고 국내 음악가, 민간 오페라단과도 교류를 넓히겠다”면서 “특히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한국 오페라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중도 사퇴한 김학민 단장의 후임으로 온 윤 단장은 동양인 최초로 베를린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 부지휘자를 거쳤다. 1만~15만원. 1588-2514.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패럴림픽 응원 갔다가 위로받고 왔다”

    “패럴림픽 응원 갔다가 위로받고 왔다”

    “일반 경기와 다른 전율 느껴…러 월드컵도 국민응원단 갈 것”“선수들 응원을 갔다 오히려 위로받고 힐링이 됐다.” 얼굴에 태극 분장을 하고 전 세계 축구경기장을 누비며 ‘대~한민국’를 외치는 박용식(55)씨는 지난 18일 끝난 패럴림픽을 ‘감동의 현장’으로 표현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레드엔젤 응원단 총단장으로 참여했다. 박 단장은 22일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한·일전 응원을 소개할 때는 목이 메어 울컥하기도 했다. 박 단장은 “넘어지면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선수들 투혼을 보며 눈물이 났다”면서 “수많은 축구경기와 올림픽 응원을 했지만 이 같은 전율과 감동을 느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체가 정상인) 우리가 실망하고 좌절하는 것은 사치”라며 “삶이 힘들고 고달프다고 느낄 때 장애우들의 치열한 훈련 및 경기 모습을 찾아보라”고 권했다. 박 단장은 국가대표 응원단장으로 통한다. 대전에서 식당을 하면서 축구 국가대표를 응원하는 아리랑응원단 응원단장과 독도살리기국민운동 홍보단장, 레드엔젤 응원단 총단장을 맡고 있다.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응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계 종목 불모지에 인기 종목도 없다 보니 관심이 낮았다. 레드엔젤은 2016년부터 평창동계올림픽 붐 조성에 동참했다. 매월 13일을 ‘레드엔젤 데이’로 정해 서울 명동에서 평창을 알리는 퍼포먼스와 공연을 했다. 그 공로로 박 단장은 성화 봉송에 참여했다.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혼성 계주에 출전했던 서보라미 선수는 레드엔젤에 감사의 영상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박 단장은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에서도 300명 규모의 국민 응원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4년 후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패럴림픽에도 응원을 가겠다는 각오다. 박 단장은 “시간과 노력, 비용을 각자 부담하기에 권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국민으로서 (응원에) 한 번은 참여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아련한 추억처럼…곰삭은 풍경이 흐르다

    아련한 추억처럼…곰삭은 풍경이 흐르다

    “군산이 소고기 한 근이면 갱개이(강경)는 참새고기 한 점이지요.” 충남 논산 강경역사문화연구원의 김무길 연구부장이 평가한 근대 문화 유적지 강경의 가치입니다. 겨울철 참새고기 한 점은 소고기 한 근과도 안 바꿀 만큼 맛있다는 옛말을 차용한 표현입니다. 어디 김 부장뿐이겠습니까. 강경 사람 대부분이 그리 자평하겠지요. 알려졌듯 전북 군산은 근대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반면 강경은 명성에서 군산에 다소 뒤지는 게 사실입니다. 한데 강경 사람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이는 명성의 차이일 뿐, 담긴 풍경들은 결코 얕거나 작지 않다는 거지요. 근대 문화유산을 돌아보기 위해 강경을 찾았습니다. 현지인의 자랑처럼 곰삭은 풍경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하지만 참새고기 같은 맛을 유지하려면 강경 안팎의 많은 관심도 필요해 보였습니다. 세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건물은 허물어져 가고 있었고, 불필요하게 변형되는 조짐도 엿보였습니다.강경 읍내 외곽. 주택가 이면도로 한 켠에 허물어진 문 두 개가 서 있다. 오래전 미곡창고로 쓰였던 건물의 흔적이다. 창고 터의 직선길이는 눈대중으로도 100m는 족히 넘어 보인다. 허물어진 문 위로 옛 건물을 그려 넣어 본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창고 건물이 옛 터 위에 얹혀진다. 번성했던 강경의 옛 모습을, 날로 쇠락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이보다 명확하게 웅변하는 잔해는 없지 싶다. 강경은 논산시에 딸린 소읍이다. 하지만 두 도시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강경이 잘나갈 때는 “은진(논산)은 갱개이 덕에 먹고 산다”고 했다. 지금이야 옛날에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쇠락했지만, 당대의 영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은 여전히 도처에 널렸다.●하루 100여척 고깃배 드나들던 황산나루의 추억 옥녀봉부터 찾아간다. 금강변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이다. 부여와 경계를 이룬 곳으로 강경의 전체적인 윤곽을 개략적이나마 그려 볼 수 있다. 옥녀봉은 높이가 약 44m에 불과해 봉우리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게다가 정상 바로 아래까지 차로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꼭대기의 늙은 나무 옆에 서서 굽어보는 풍경만큼은 넓고 시원하다. 옥녀봉 아래는 황산나루다. 금강 하류의 강경은 예부터 포구와 시장이 발달했다. 바다와 내륙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강경포는 북한 원산항과 함께 2대 포구로 꼽혔다. 강경장은 평양장, 대구장과 함께 전국 3대 시장으로 불릴 만큼 번성했다. 황산나루엔 하루 100여척의 고깃배와 상선이 줄을 섰고, 전국에서 몰려든 장사치들로 들끓었다. 지금은 금강 하굿둑 탓에 뱃길이 끊겼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저 물길 위로 강경과 군산을 잇는 정기 운항선이 오갔다. 옥녀봉에 올라 금강을 굽어보면 그 기억이 새삼 되살아난다. 옥녀봉은 저물녘 풍경이 빼어나다. 붉은 해가 황산나루 너머 부여의 들녘으로 잠길 때면 하늘도, 땅도, 강물도 죄다 붉게 물든다. 우리나라 침례교회의 발상지인 기억자 교회, 한옥 형태로 지어 희소가치가 높은 옛 강경성결교회예배당(등록문화재 42호) 등도 이 봉우리에 기대어 있다.●빨간 벽돌 건물·빛바랜 나무 빛깔에 간직한 역사 강경의 등록문화재는 대부분 읍내 중심부에서 반경 1㎞ 이내에 몰려 있다. 자박자박 걸어도 반나절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건물은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등록문화재 324호)이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이다. 일제강점기인 1905년 한호농공은행 강경지점으로 설립된 이후 조선식산은행 강경지점 등으로 쓰였다. 지금은 강경역사관으로 사용 중이다. 옛 금고 등 강경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구 연수당 건재 약방(등록문화재 10호)에선 근대 한옥의 건축 양식을 살필 수 있다. 1920년대 촬영된 강경 사진 속에 등장할 만큼 오래된 건축물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갑문인 강경갑문(등록문화재 601호), 아치 형태의 천장이 인상적인 강경성당(등록문화재 650호), 화교학교 교사와 사택(등록문화재 337호), 현재 강경역사문화안내소로 사용되고 있는 구 강경노동조합(등록문화재 323호), 충남 최초의 수도시설이었던 강경정수장, 불 꺼진 황산포구의 옛 등대 등도 잊지 말고 돌아봐야 한다. 읍내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나가면 강경중앙초등학교 강당(등록문화재 60호)이 나온다. 강경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 건물이다. 1937년 건축됐다. 외벽의 빨간 벽돌엔 여러 발의 총탄 자국이 선연하다. 한국전쟁 당시 기관총에 맞은 흔적이다. 강경고등학교는 스승의 날 발원지다. 교정에 이를 기념하는 탑이 세워져 있다. 이웃한 구 강경공립상업학교 관사(등록문화재 322호)는 1931년 건축됐다. 일본 목조 형식의 집을 벽돌조로 바꾼 것이다. 여러 이음으로 이어진 지붕 형태와 석재로 마감한 외벽이 매우 인상적이다. 비교적 원형도 잘 보존돼 일부러 찾을 만하다. ●300년 전 돌로 만든 ‘번영의 상징’ 미내다리 이제 미내다리를 찾을 차례다. 긴 장대석을 쌓아 올려 사발처럼 넉넉하게 원을 이룬 정교하고 튼튼한 다리이다. 다리의 역사는 300년을 넘어선다. 일대의 재력가들이 돈을 추렴해 세웠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나무가 아닌 돌다리를 놓는 일은 탄탄한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었다. 강경장이 아우른 사람들의 경제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름에서 보듯 미내다리는 미내천 위에 세워졌다. 하지만 다리 아래로 물이 흐르지는 않는다. 일제강점기에 물길을 바꿨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미내다리는 삼남 일대에서 손에 꼽을 만큼 큰 다리였다고 한다. 미내다리를 건너지 않고는 한양에 갈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유명했다. 그에 관한 이야기 한 자락. 사람이 죽어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이 묻는단다. “강경 미내다리를 보고 왔느냐”고. 뭐, 그 정도로 유명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겠다. 글 사진 논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 수첩(지역번호 041) →맛집: 봄철 금강 일대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웅어다. 현지에서는 ‘우여’라 불린다. 웅어는 길이 30㎝ 안팎의 은빛 물고기다. 작은 갈치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웅어는 보통 3월 말부터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온다. 금강 하구의 갈대숲이 최고의 산란지 노릇을 한다. 미식가들은 이 무렵 잡히는 웅어를 최고로 친다.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과 고소한 뒷맛이 일품이다. 백제 의자왕이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고 조선 말기에는 ‘위어소’(葦漁所)를 둬 왕실에 진상했다고 한다. 위(葦)는 갈대를 뜻하는 한자다. 웅어는 보통 향긋한 미나리에 오이, 당근, 양파 등 각종 채소를 넣고 새콤달콤하게 무쳐 먹는다. 반면 식도락가들은 뼈째 송송 썰어 초장에 찍어 먹기를 즐긴다. 보통 3월 말이면 웅어를 내는 가게마다 ‘올해 잡힌’ 웅어를 판다는 현수막을 내건다. 웅어가 소상하기 이전엔 냉동 저장해 둔 것을 요리해 먹는다. 금강변에 ‘우여’를 내는 집들이 많다. 황산옥(745-4836)이 널리 알려졌다. 봄철 황복탕으로 이름을 얻은 집이다. 강경은 젓갈로만 200여년 곰삭은 ‘젓갈의 도시’다. 읍내에만 젓갈가게가 100여개에 이른다. 한데 젓갈 백반을 파는 집은 손가락 두 개 꼽고 나면 끝이다. 달봉가든(745-5565)이 알려졌다. 1인분은 팔지 않는다.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출발할 경우 미내다리를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논산천안고속도로 연무강경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이어 미내다리 인근의 강경공립상업학교 관사 등을 둘러본 뒤 등록문화재들이 즐비한 강경 읍내로 들어서는 게 무난한 동선이다. 강경역사관(745-3444)은 월요일 휴관이다. 관람료는 없다.
  • “다이어트콜라, 많이 마시면 살 잘 찌고 당뇨 위험 커진다” (연구)

    “다이어트콜라, 많이 마시면 살 잘 찌고 당뇨 위험 커진다” (연구)

    다이어트 콜라 등에 설탕 대신 쓰는 인공감미료가 오히려 지방 축적을 촉진하고 당뇨병마저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회의(ENDO 2018)에서 발표됐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연구진은 저열량 감미료를 섭취하면 대사증후군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특히 비만인들이 당뇨병 전증과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는 점을 줄기세포와 지방세포를 이용한 연구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다이어트 콜라나 아침식사용 시리얼, 또는 껌 등 식품에 흔히 쓰이는 인공감미료를 과다 섭취하면 신체가 당분에 반응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런 감미료를 가장 많이 섭취할 가능성이 큰 비만인들이 특히 그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연구진은 생각한다. 연구진은 시중에서 흔히 쓰이는 저열량 감미료 수크랄로스의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줄기세포 실험을 진행했다. 줄기세포는 사람의 지방과 근육, 연골, 또는 뼈의 세포로 변할 수 있다. 이들은 12일간 페트리 접시에 줄기세포를 배양하며 매일 수크랄로스 0.2mM(밀리몰)을 첨가했다. 이는 다이어트 콜라 음료를 매일 4캔 마시는 사람의 혈중에서 볼 수 있는 농도다. 그 결과, 줄기세포에서는 지방 축적을 촉진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평소 설탕 대신 주로 수크랄로스와 약간의 아스파탐, 그리고 아세설팜칼륨이 들어간 저열량 감미료를 섭취한다고 답한 참가자 18명에게서 채취한 복부 지방 생검 표본으로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정상 체중인 4명에게서 얻은 지방 표본에서는 지방 축적을 촉진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비만 체중인 14명에게서 얻은 지방 표본에서는 그 유전자 발현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사바아사치 센 박사는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우리 연구는 저칼로리 감미료에 노출된 세포가 일반 세포보다 더 많은 지방 축적을 촉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당수송체’로 불리는 유전자 발현이 증가해 세포로 유입되는 포도당을 늘려 발생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즉 비만인들은 인공감미료를 섭취하더라도 당분을 세포 속으로 훨씬 더 빨리 운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열량이 적은 감미료라고 하더라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신체 기능에 이상이 생겨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사진=dolgachov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신문과 함께 하는 ICRC 사진전 ‘TORN APART’ 개최

    서울신문과 함께 하는 ICRC 사진전 ‘TORN APART’ 개최

    서울신문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이하 ICRC)가 공동 주최하는 ICRC 온·오프라인 사진전이 19일부터 열린다. 최전선에서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는 기구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무력분쟁의 파급력과 피해자들의 고난을 널리 알리고자 직원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며 찍은 사진들로 전시회를 마련했다. 이번 사진전의 주제는 ‘TORN APART’(산산조각난 세상)로 오는 19일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에서 만날 수 있다. ‘TORN APART’는 인트로를 비롯 전쟁의 발발, 사라진 도시, 영구적 상흔, 가족과의 이별, 실종자, 니아닌의 이야기, 다시 일어서기로 구성돼 있다. 제1막 ‘전쟁의 발발’에서는 국제법에 의해 전쟁 중 민간인과 민간시설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함에도 법이 지켜지지 않아 민간인이 희생자의 90%에 달하고 있는 무력 분쟁지역의 현실을 다뤘다. 제2막 ‘사라진 도시’는 폭격으로 인해 집이 허물어져 바깥으로 내몰린 가족들, 식수·식량·전기와 같은 생존의 필수품 조차 사치가 된 궁핍한 생활, 차가운 시멘트 바닥을 병원 침대 삼아 지내는 도시의 참상을 소개한다. 특히 폭격으로 잿더미가 된 이라크 ‘라마디’의 모습을 드론으로 항공 촬영한 영상이 인상적이다. 제3막 ‘영구적 상흔’에서는 무력 분쟁에 따른 평생의 상흔에 대해 말한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육체적인 상처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상처도 함께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모습에 마음 한켠이 무거워진다. 하지만 이들을 진짜 힘들게 하는 건 ‘이별’이다. 제4막 ‘가족과의 이별’에서는 분쟁의 혼란이나 국가의 분단, 혹은 분쟁 중 구금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지는 이별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한다.제5막 ‘실종자’. 어떠한 고통보다도 가족의 행방을 알 수 없을 때의 고통은 배가 된다. 그리고 그 고통은 악몽처럼 일상이 된다. 가족의 유품만 돌아오거나 심지어 유골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엔 오히려 나은 편이다. 아직도 많은 이들은 가족의 생사도 듣지 못한 채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간다. 제6막 ‘니아닌의 이야기’에서는 남수단 마이웃의 5개월 된 아기 ‘니아닌’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해 다뤘다. 폐렴으로 병원에 실려온 니아닌. 갓 태어난 신생아라고 해도 믿을 만큼 왜소한 몸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니아닌이 산소마스크에 의존해 숨을 쉬고 있었지만 갑작스런 정전으로 산소마스크 기계가 꺼졌다. 전기가 나간 9분 동안, 의료진들은 공기백으로 비상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니아닌은 태어난 지 5개월 만에 이 힘겨운 세상을 그렇게 떠난 것이다. 마지막 제7막 ‘다시 일어서기’에서는 우리와는 같은 시간 속,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힘찬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분쟁의 폭력과 파멸 속에서 모든 걸 순식간에 잃고 가족과 헤어져 삶이 산산조각 난 이들의 삶에도 희망의 나비가 날아오른다.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그 곳이 나의 세상이라면?”. 바쁜 일상 속 잠시나마 분쟁 피해자들의 세상으로 들어가 이들의 고통과 다시 평범한 삶을 되찾아가는 힘겨운 발걸음에 관심과 공감을 가져보는 건 어떤가요? 한편 국제적십자위원회의 오프라인 사진전 ‘TORN APART’(산산조각난 세상)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한국프레스센터 로비에서도 함께 진행된다.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세계 1위 부자’ 알고보니 푸틴 대통령?…최대 212조

    ‘세계 1위 부자’ 알고보니 푸틴 대통령?…최대 212조

    “세계 최고의 부자가 누구냐”고 물으면 “아마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54)다”고 답할 것이다. 포브스 세계 부호 순위에서는 그가 현재(14일 기준) 순자산 1315억 달러(약 140조 2800억 원)로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많은 사람이 ‘실질적’인 세계 최고 부자로 블라디미르 푸틴(65) 러시아 대통령을 꼽을지도 모르겠다. 미국 경제전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최근 ‘뉴스위크’와 ‘디 애틀랜틱’ 등을 인용해 왜 푸틴 대통령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인지를 소개했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푸틴 대통령의 6년간(2011~2016) 수입은 약 3850만 루블(약 7억1800만 원). 가장 최근인 2016년에만 885만8432루블(약 1억6574만 원)을 벌어들였다. 여기에는 급여와 군인보조금, 은행예금 등이 포함됐다. 예금은 총 13개의 계좌에 약 1380만4389루블(약 2억5700만 원)이 예치돼 있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은행에는 주식 230주도 있다. 부동산은 본인 명의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면적 77㎡(23평)짜리 아파트와 18㎡(5평)의 주차장, 그리고 교외에 1500㎡(453평)짜리 토지를 갖고 있다. 푸틴은 주로 크렘린궁에서 지내지만 모스크바 시내에 153.7㎡(46평)짜리 임대 아파트도 빌려쓰고 있다. 이밖에도 그는 빈티지 자동차 2대, 오프로더 1대, 차량용 트레일러 1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 드러난 푸틴의 호화로운 일상과 전혀 맞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푸틴의 실제 자산을 러시아 정치분석가 스타니슬라프 벨코프스키는 700억 달러(약 74조4900억 원), 러시아 금융인 출신 빌 브라우더는 2000억 달러(약 212조 8400억 원)가 넘는다고 주장한다. 이는 제프 베조스마저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그럼 왜 푸틴의 정확한 순자산을 밝혀낼 수 없는 것일까? 2015년 공개된 ‘파나마 문서’는 푸틴이 대리인을 통해 자산을 숨기거나 늘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비즈니스인사이더가 푸틴이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임을 보여주는 단서를 목록으로 정리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공식 거주지는 모스크바 크렘린궁이지만, 그는 대부분 시간을 노보오가리오보 시 외곽에 있는 관저에서 보낸다. 그가 사용할 수 있는 궁전과 별장의 수는 20채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그에게 다른 재산이 있다는 주장이 거론됐다. 그중 가장 큰 논란은 ‘비밀 궁전’으로, 정부의 불법 자금으로 지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웅장한 저택을 짓는 데 10억 달러가 들었다. 여기에는 개인 극장을 비롯해 헬리콥터 3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착륙장도 있다. 침실은 호화스럽고 벽 장식도 화려하다. 이 저택의 존재는 2011년 당시 공사 중에 찍은 사진이 유출되면서 밝혀졌다. 이듬해인 2012년 야당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는 푸틴 대통령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담은 32쪽짜리 보고서 ‘갤리선 노예의 삶’을 공개했다. 그는 “푸틴이 여러 대의 전용기와 헬리콥터, 요트를 소유하고 있다”면서 “푸틴의 주거지 20곳 중 9곳이 그의 재임 중에 지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푸틴은 19명까지 탑승하는 다쏘사의 팰컨 전용기 등 58종의 항공기를 갖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보석업체를 통해 1100만 달러짜리 객실 인테리어를 갖춘 비행기도 있는데 화장실 변기만 1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최대 186명이 탈 수 있는 이 비행기를 5대나 소유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또 보고서는 푸틴이 요트 4척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 몇천 달러의 유지비가 든다고 주장한다. 이중 ‘로시야’(Rossiya)호(號)는 2005년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12억 달러가 들었다. 사진 속 ‘그레이스풀’(Graceful)호는 14인승으로 침실 6개를 갖추고 있다. 푸틴에게는 ‘올림피아’(Olympia)라는 요트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3500만 달러짜리로, 길이 57m짜리 초호화 요트를 프리미어 리그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51)에게 선물 받았다. 러시아 국영 선박회사의 한 전직 대표에 따르면, 푸틴은 이 요트에 정부 자금을 사용해 타고 있다. 푸틴은 패션에도 신경을 쓰는 듯싶다. ‘갤리선 노예의 삶’에 따르면, 그는 시계 11개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 가치는 68만 7000달러로 추정된다. 러시아 국영신문 ‘러시아 비욘드 더 헤드라인’도 푸틴이 소유한 아 랑에 운트 죄네(A. Lange & Söhne) 시계는 가격이 50만 달러라고 보도한 바 있다. 2017년 7월 경매에 나왔던 100만 달러짜리 파텍필립 시계도 푸틴이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제공된 문서가 푸틴이 소유자였음을 보여줬지만, 크렘린은 이를 부인했다. 과거 푸틴은 본인 시계를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한 적도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은 한때 블랑팡 시계 5개를 갖고 있었지만, 휴가 중에 시베리아 소년에게 1개, 그리고 기념품을 달라고 말한 공장 노동자에게 1개를 줬다. 이들 시계는 각각 1만 500달러의 가치가 있다. 푸틴의 의복 역시 예사로운 것이 아니다. 뉴스위크의 벤 유다는 3년간 푸틴을 취재해 낸 책에서 푸틴은 맞춤 양복만 입고 넥타이는 무엇보다 발렌티노 넥타이를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비욘드 더 헤드라인도 푸틴은 몸에 꼭 맞는 맞춤 양복을 선택하는 취향을 지녔다고 밝혔다. 2015년에는 그가 선호하는 양복 브랜드로는 ‘키톤’과 ‘브리오니’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거기에는 “이런 정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1명의 재단사가 제작부터 완성까지 오랜 시간 공을 들이며 가격은 5500달러가 넘는다”고 쓰였다. 이 신문에 따르면 푸틴에게는 담당 경력만 10년이 넘는 스타일리스트가 있다. 스타일리스트가 옷의 라벨을 모두 제거해 어떤 브랜드를 입고 있는지 드러난 적이 없다고 한다. 2015년에는 디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함께 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쿼츠에 따르면, 푸틴이 입었던 ‘로로피아나’의 실크 캐시미어 혼방 운동복 바지는 1425달러. 함께 입고 있던 상의까지 더하면 3200달러다. 2007년 러시아 전 고위 공무원 스타니슬라프 벨코프스키는 푸틴이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에 총액 400억 달러의 자산을 은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말이 사실이면 당시 세계 부호 순위 목록에서 푸틴이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과 이케아의 창업자 고 잉그바르 캄프라드 사이에 들어 4위를 차지하던 것이다. 당시 벨코프스키는 푸틴이 러시아 양대 석유회사인 수르구트네프테가스에서 37%, 가스프롬에서 4.5%의 지분을 비밀리에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벨코프스키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푸틴이 스위스 석유회사 ‘군보르’의 “최소 75%”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내가 모르는 사업 분야가 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보르 측은 “푸틴 대통령에게 군보르의 소유권이나 어떤 혜택도 있지 않다”면서 “그는 군보르와 그 활동의 수혜자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순자산 추정치는 시간이 흐르면서 높아질 뿐이다. 허미티지 자산운용 CEO였던 빌 브라우더는 푸틴의 숨겨진 재산이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우더는 1990년대 러시아에 투자했었지만, 궁극적으로 푸틴과 마찰을 빚었다. 자신의 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가 러시아 관리들의 부패를 폭로한 뒤 오히려 탈세 방조 죄목으로 체포돼 감옥에서 옥사한 뒤 브라우더는 2012년 ‘마그니츠키법’의 통과를 주장하며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에 대한 제재를 이끌었다. 푸틴 추종자들의 존재야말로 그 정확한 자산을 알아낼 수 없는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2010년 “미국의 외교 문서는 푸틴이 대리인을 통해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푸틴의 대리인으로는 친구이자 첼로 연주자인 세르게이 롤두긴과 방크로시야 최대주주 유리 코발추크도 포함돼 있다. 이런 인간 관계의 일부도 2015년 파나마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유출된 방대한 데이터 중에는 푸틴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것은 없었지만, “푸틴의 친구들이 푸틴의 도움 없이 안전하게 할 수 없는 거래로 몇백만 달러를 버는 것은 분명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의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안드레이 솔다토프와 이리나 보로간은 파나마 문서의 내용은 결국 “푸틴이 개인적으로 친한 친구들에 대한 공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틴과 크렘린은 그가 자신과 그 친구들을 위해 지위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모스크바 지국장을 지낸 스티븐 리 마이어스는 저서 ‘뉴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 평전’에서 푸틴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난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 난 감정을 수집한다. 난 러시아 사람들이 러시아와 같은 위대한 국가의 지도력을 내게 두 번이나 맡겼다는 점에서 부유하다. 난 이것이 내게 가장 큰 부라고 믿는다” 반복되는 반박은 푸틴의 재산에 대한 감시를 멈추게 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푸틴을 강하게 비판한 러시아 정치인으로 2015년 암살된 보리스 넴초프는 2012년 보고서에서 “2000만명의 국민이 하루하루 간신히 먹고사는 나라의 대통령이 이토록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것은 뻔뻔함을 넘어선 나쁜 짓”이라고 기록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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