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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임 20개월만의 외유 나선 멕시코 대통령… 소탈한 행보인가 정치적 모험인가

    취임 20개월만의 외유 나선 멕시코 대통령… 소탈한 행보인가 정치적 모험인가

    멕시코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후 20개월만의 첫 해외 나들이가 소박해 눈길을 끈다. 안드레스 마뉴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일반 여객기인 델타항공의 이코노미석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반 승객과 나란히 앉아 미국 수도 워싱턴 DC로 날아갔다.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담을 갖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018년 12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해외 방문에 나섰다. 그는 출국 전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받았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진단서를 가지고 가겠다면서 “그곳(미국)에서 보건 규정에 따라 다시 검사를 받으라고 하면 그렇게 하겠다. 그 나라의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임자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이 샀던 전용기 보잉 787-8 드림라이너는 개도국 대통령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사치스럽다며 팔려고 내놓았다. 그는 ‘예산 깎기 최고사령관(CCCC)’이라며 저예산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다. 7년 된 세단형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 신용카드마저 소지하지 않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정치적 모험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것은 미국 캐나다와 함께 새로운 무역협정(USMCA) 시작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번 회의에 불참을 선언했다. 미국 대선이 4개월가량 남은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서 라이벌이자 민주당의 사실상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소외시킨 것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미국 정치의 한복판에 뛰어든 것이라고 WSJ이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멕시코에 있는 아메리칸 소사이어티 회장 래리 루빈은 CNN에 “멕시코 수출의 85%가 미국으로 간다”며 “멕시코에 투자하는 것이 보호받는다는 명확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멕시코에 더 큰 이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제한 등의 문제에서 지나치게 과시하고, 국경 장벽 설치에 멕시코의 협조를 감사할 경우 오히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2016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인기가 곤두발질쳐 재선에 실패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집 없으니 아이는 포기… 나를 위해 ‘플렉스’

    집 없으니 아이는 포기… 나를 위해 ‘플렉스’

    ‘이전 세대보다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낭비적이다.’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1981~1996년 출생)를 바라보는 세상의 통념이다.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 온갖 지원을 받고도 명품백, 고급 디저트 등에 탐닉하며 집 한 채 마련할 의지는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절실함’이 부족한 세대라는 지적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플렉스’(Flex·사치성 소비를 과시하는 문화)하는 이유는 정말 ‘정신머리가 글러 먹었기 때문’일까.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꺼리는 이유가 과연 ‘이전 세대보다 이기적이기 때문’일까. 가장 스마트하면서도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역사상 첫 세대. 그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결혼 2년차 회사원 김모(32·여)씨는 내년 출산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그는 “30대 직장인이 서울에 집을 사려면 43년 걸린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내가 부모에게 받은 만큼 내 아이에게 해 줄 수가 없으니 진지하게 딩크(Double Income No Kids·자녀를 두지 않은 맞벌이 부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결혼 3년차 회사원 서모(35)씨도 같은 생각이다. “딩크로 살아야 할지, 이왕 결혼했으니 아이를 낳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이달 초 첫아이를 출산한 회사원 박모(32)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결혼할 때 부모님이 보태준 돈을 갚겠다 했던 말은 공수표가 될 듯하다”면서 “부모 세대는 단칸방에서 어렵게 살림을 시작했다고들 혀를 차시는데, 우리 세대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부모 세대처럼 해피엔드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부모 도움으로 집을 장만한 자신은 행운아라고 했다. 비혼인 회사원 이모(34)씨는 만 34세 미혼 회사원이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소외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신혼부부 대출, 청년 대출, 임대주택 등 지원책이 많지만 만 34세 이후 미혼 회사원에 대한 정책은 거의 전무하다”면서 “나라를 위해 결혼하고 애도 낳고 세금도 더 내야 하는데 미적거리고 있으니 널 도와줄 정책 따윈 없다는 말을 정부가 은연중에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라는 공부도 열심히 했고, 열심히 일도 하는데 앞이 잘 안 보인다. 도대체 뭘 더 열심히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결혼과 출산을 의무로 보는 사회적 관점에서 자신들이 ‘철없는 애들’ 취급을 받는다는 얘기도 나왔다. 비혼인 회사원 송모(33·여)씨는 “어렸을 땐 뭐든 할 수 있다고 배웠는데 나를 포기하면서 결혼과 출산을 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결혼 말고 동거 정도 하면 어떨까 진지하게 고민한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원하는 이상치가 어느 세대보다 높다. 부모 세대의 전폭적인 지원에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배우고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부딪힌 현실은 다르다. 소셜미디어가 활발한 환경에서 시시각각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것도 ‘밀레니얼 좌절’의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경민 마인드루트리더십랩 대표는 “경제성장기의 부모 세대에게서 받았던 생활수준을 밀레니얼 세대는 자식들에게 제공하기 어려워진 게 현실이다. 개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니 불행을 느낄 요인이 더 많아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과시적 소비에 몰입하는 배경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차곡차곡 돈을 모아 집을 사는 게 불가능해진 현실이다 보니 당장 손에 잡히는 것,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지갑을 연다”면서 “불확실한 시대를 견디는 나 자신에게 이 정도도 못 해 주나 하는 보상 심리도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서구 밀레니얼 세대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기지론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늘었다는 조사도 이어진다. 이런 세태를 배경 삼아 고개 드는 것이 이른바 ‘밀레니얼 사회주의’다. 스타벅스, 아마존 등 대기업의 상품을 거부하면서 부의 공정한 ‘재분배’를 요구하는 신개념 문화 운동이다. 이 교수는 “기성세대의 문화에 반기를 든 밀레니얼 세대의 좌절이 투영됐다는 점에서 플렉스 문화와 궤를 같이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집 없이 빚만 물려줄까 봐…아이는 안 낳겠습니다” [아무이슈]

    “집 없이 빚만 물려줄까 봐…아이는 안 낳겠습니다” [아무이슈]

    ‘이전 세대보다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낭비적이다’. 밀레니얼(millennials·1981~1996년 출생) 세대를 바라보는 일부 부모 세대의 비판이다.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 온갖 지원을 받고도 ‘명품백’, ‘고급 디저트’ 등에 사치하며 집 한 채 마련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절심함’이 부족한 세대라는 지적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플렉스’(Flex·사치성 소비를 과시하는 문화)하는 이유는 정말 ‘정신머리가 글러 먹었기’ 때문일까. 결혼을 미루면서 아이 낳기를 꺼리는 이유는 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이기적’이기 때문일까. 2020년 평균 연령 만 29세에 이르며 어느덧 사회와 조직의 허리를 담당하게 된 이들. 가장 스마트하면서도 역사상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첫 번째 세대라는 이들에게 속마음을 물어봤다.아이? 내가 받은 만큼 다 해줄 수 있을까 결혼 2년차 회사원 김모(32·여)씨는 7일 내년으로 예상했던 출산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고 했다. 김씨는 “30대 직장인이 서울에 집을 사려면 43년이 걸린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애 키우기가 어려워서 출산을 미루는 것보다 내가 부모에게 받은 만큼 나는 아이에게 해줄 수가 없을 것 같아 남편과 진지하게 딩크(Double Income No Kids·자녀를 두지 않은 맞벌이 부부)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혼 3년차 회사원 서모(35)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녀 출산 계획에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돈”이라면서 “내 삶을 유지하면서 좋아하는 삶을 살다가 딩크로 삶을 마무리할 건지, 이왕 결혼했으니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했다. 이번 달 초 첫 아이를 출산한 회사원 박모(32)씨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건 매우 기쁘고 좋지만 돈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면서 “결혼할 때 부모님이 보태준 돈을 항상 갚는다고 이야기했었는데 한동안 공수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말을 하면 옛날엔 다 단칸방에서 어렵게 시작했다고들 혀를 차시는데 금리가 높고 경제 성장이 한창이었을 때나 이야기지 열심히 살아도 우리는 부모세대처럼 해피엔드로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자신이 아주 운이 좋다고 덧붙였다. 철 없다고?… 비혼·딩크가 죄는 아니잖아 결혼이나 출산을 ‘의무’로 보다 보니 밀레니얼 세대가 ‘철없는 애들’ 취급을 받는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씨는 “아이를 낳든지 해외여행을 가든지 이건 선택의 문제인데 왜 후자를 택하면 무책임하고 그러다 후회할 거란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결혼과 출산도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행복인데 안 하면 할 도리를 안 하는 사람처럼 몰고 가는 경향이 아직도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비혼인 회사원 송모(33·여)씨는 “어렸을 땐 뭐든 할 수 있다고 배웠는데 과거 부모 세대가 일을 포기하거나 했던 것처럼 나를 일부 포기하면서 결혼이나 출산을 하고 싶지 않다”면서 “요즘 연애를 하면서 동거 정도 하면 어떨까 진지하게 고민한다”고 말했다. 비혼인 회사원 이모(34)씨는 만 34살 미혼 회사원이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소외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신혼부부 대출이나 청년 대출, 임대주택 등 여러 가지 지원책이 있지만 만 34살 이후 미혼 회사원에 대한 정책은 거의 전무”하다면서 “나라를 위해 결혼하고 애도 낳고 세금도 더 내야 하는데 미적거리고 있으니 널 도와줄 정책 따윈 없다는 말을 (정부가) 은연중에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라는 공부도 열심히 했고, 열심히 일도 하면서 주식 펀드, 부동산 소액 투자도 하는데 돈은 안 모인다”면서 “도대체 뭘 더 열심히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었는데…현실은? 이씨는 “중소기업은 일손이 부족하고, 지방에는 싼 집도 많다며 우리 세대가 유난히 욕심이 많고, 분수도 모른다는 식으로 취급당하기도 하는데 사실 우리는 부모 세대 기준과 다른 기준을 가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원하는 이상치가 어느 세대보다 높다. 부모 세대의 전폭적인 지원에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배우고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부딪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마음에 큰 ‘좌절’을 안고 살아가는 세대라고 설명한다. 소셜미디어(SNS)가 발달 돼 있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요소도 커졌다. 이경민 마인드루트리더십랩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성장기를 지나 경제침체기를 살아가면서 부모가 자신과 또래였던 시절에 자녀인 내게 줬던 만큼의 생활수준을 스스로 힘으로 달성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원하는 이상치는 이미 높은데, 개인의 노력과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보니 불행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차곡차곡 모으면 된다?…집 못 살 바엔 ‘소확행’ 밀레니얼 세대가 과시적 소비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배경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 교수는 “과거에는 적금을 들고 돈을 모아 집을 사고 넓혀나가는 등 소비에 우선순위가 있었다”면서 “문제는 차곡차곡 돈을 모아서 서울지역에 집을 사는 게 거의 불가능해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밀레니얼 세대는 불가능해 보이는 주택 마련 보다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손에 잡히는 것,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한치 앞으로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에 열심히 사는 나에게 이 정도도 못해주나 하는 보상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선 부의 재분배 원하는 ‘사회주의’ 유행 서구 밀레니얼 세대도 팍팍하긴 매한가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기지론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 족이 늘었다는 조사도 있다. 집 장만에 어려운 요인은 임금 상승률이 도저히 따라잡지 못하는 집값 상승률이다.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가운데 미국 등 일부 서구권에서는 ‘밀레니얼 사회주의’가 인기를 끌고있다. 스타벅스나 아마존 등 대기업의 물건을 사용하지 않고 부의 공정한 ‘재분배’를 요구한다. 플렉스 문화와는 언뜻 방향이 달라보이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밀레니얼 세대가 가진 좌절과 특성이 똑같이 드러난다.이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결이 다르지만 결국 기존의 주류 문화, 기성 문화에 반기를 드는 밀레니얼 세대의 자기표현·개성의 욕구라는 측면에서 궤를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공정’과 ‘정직’을 외치는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력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 달라는 요구다. 김씨는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만 봐도 현금 쥔 기득권만 이득을 보는 구조 같아 답답하다”면서 “노력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욕망을 악으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정하고 정직한 룰 속에서 그저 열심히 겨룰 수 있게만 해달라”고 말했다.■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日, 코로나 사태 편승한 ‘자숙경찰’ 활개… 되살아난 국가주의

    日, 코로나 사태 편승한 ‘자숙경찰’ 활개… 되살아난 국가주의

    지난 4월 코로나19 긴급사태 발령 이후 일본에서는 ‘자숙경찰’이라는 이름의 민간 자경단이 정부·자치단체의 방역수칙에 따르지 않는 사람과 업소들을 찾아다니며 경고와 위협 등 사적 통제를 가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법적 근거에 따라 경찰 등 공권력이 외출과 이동의 통제에 나섰던 미국, 유럽 등과 달리 아무런 권한도 갖지 않은 사람들이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남에게 강요하며 곳곳에서 살풍경을 연출해 냈다.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이후 뚜렷해진 보수우경화 흐름과 맞물려 과거 국가주의를 연상시키는 자숙경찰의 횡포는 가뜩이나 가라앉은 일본 사회를 더욱 무겁게 짓눌렀다. 전쟁을 겪었던 세대 가운데 일부는 어릴 적 ‘국민정신총동원’과 ‘국민의용대’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지금 일본에는 초유의 바이러스 위기에 편승해 등장한 과거의 망령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사람이 늘어 가고 있다. #1. ‘빨리 가게 문 닫고 긴급사태 종료 때까지 집에서 얌전히 잠이나 주무세요. 다음에 또 (영업하고 있는 것이) 발견되면 경찰에 신고합니다.’ 지난 5월 13일 저녁 일본 오사카시 주오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고이즈미 유히(34)는 이런 종이가 가게 입구 유리문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기겁을 했다. 고이즈미는 아베 총리가 4월 7일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언했을 때에는 바로 휴업에 들어갔지만, 한 푼이라도 더 벌어 보려고 월말에 영업을 재개했다. 그랬더니 자숙경찰의 협박장이 날아온 것이다. 고이즈미는 “미용실은 당국이 지정한 휴업 대상 업종이 아닌데도 이런 일을 당했다”며 “자기만의 도덕률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2. 기후현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사서 자기 차에 싣고 가다가 봉변을 당했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낯선 남자가 다가와 창문을 두드렸다. 창을 열자 그는 “아이치현에서 온 차량이네. 이렇게 (우리 지역으로) 놀러 오면 안 돼”라고 윽박질렀다. 자숙경찰이었다. A씨는 그에게 “아이치현에 살다가 2년 전 기후현으로 이사하면서 차 번호판을 바꾸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남자는 “그럼 번호판을 빨리 바꿔라.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고 했다. A씨는 “그날 집으로 가면서 창문에 돌이라도 날아오는 건 아닐까 싶어 벌벌 떨면서 운전했다”고 말했다. #3. 일본에서 가장 큰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차이나타운의 여러 음식점에 지난 3월 중국인을 비방하는 우편물이 일제히 발송됐다. 발신자가 없는 봉투에는 빨간 글씨로 ‘중국인은 쓰레기다! 세균이다! 악마다! 빨리 일본을 떠나라!’라고 적힌 A4 용지가 들어 있었다. 당시 이곳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안 나온 상태였다. 상점가 관계자는 “생명의 위협에 대한 공포가 일부 일본인들의 밑바탕에 있는 차별적 감정을 끌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사태 발령이 이어지는 동안 자숙경찰들이 곳곳에서 행사한 ‘거짓 공권력’과 ‘거짓 정의’,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는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공권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수십만, 수백만명의 코로나19 대량 감염을 막을 수 있었다며 ‘일본식 모델’을 자화자찬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나오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강제’가 아닌 ‘자제’, ‘명령’이 아닌 ‘요청’, ‘지시’가 아닌 ‘부탁’에 의한 것이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차이나타운 중국인 비방 우편물 발송도 다노 다이스케 고난대 교수(역사사회학)는 “권위에 대한 복종과 이단에 대한 배척을 통해 형성되는 공동체 구조야말로 파시즘의 특징이라는 점에서 자숙경찰의 행동은 파시즘과 근본적으로 맥이 닿아 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고자이 도요코 불교대 교수(의학사)는 “정치가와 언론이 코로나19 감염방지 대책을 ‘바이러스와의 싸움’ 등 전쟁에 빗대면서 싸워야 할 상대도 싸울 방법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들의 적개심을 높였고, 이것이 지나친 상호 감시의 상황을 만들어 냈다”고 진단했다.전체를 따라야 한다는 강박증이 커지면서 정부 방침을 지상명령으로 받아들이는 사례도 나타났다. 지난 5월 사이타마현 후카야시의 시립중학교는 정부가 가구당 2장씩 배포한 이른바 ‘아베노마스크’의 착용을 학생들에게 사실상 강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학교 측은 등교 준비물 알림장에서 ‘아베노마스크 착용 확인’, ‘아베노마스크를 잊은 학생은 별도의 교실에 남는다’고 통보했다. 국가 정책인 만큼 좋든 싫든 무조건 따르라는 의미였다. 아베노마스크를 다른 곳에 기부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설치됐던 수집함이 ‘당초 마스크 배포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곳곳에서 철거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피해는 경제적 약자와 사회적 마이너리티에 집중됐다. 도쿄의 최대 환락가 중 한 곳인 신주쿠 가부키초는 코로나19 확산 취약 지역으로 지목돼 집중적인 감시 대상이 됐지만, 고급 음식점들은 영업을 해도 멀쩡했고 규모가 작은 음식점, 주점들이 자숙경찰의 타깃이 됐다. ●“정치가와 언론이 사람들 적개심 높여” 재일 한국인 등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두드러졌다. 사이타마현에 있는 조선초중급학교·유치부에는 지난 3월 이후 한동안 “여기가 싫으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앞으로 가만두지 않겠다” 등 협박성 전화와 이메일이 빗발쳤다. 사이타마시가 관내 유치원과 보육원 등 어린이 관련 시설에 비축해 두었던 마스크를 나눠 주면서 조선학교는 제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조선학교 측이 “마스크 지급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조선인에 대한 차별 행위”라며 항의하자 일부 일본인들이 헤이트 스피치로 반격했다. 당시 사이타마시의 한 공무원은 “조선인에게 마스크를 주면 다른 곳에 팔아먹을지도 모른다”는 모욕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는 당국의 대응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오사카부 등 일부 자치단체들이 휴업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파친코점들의 명단을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곳이니 사적인 제재를 당해도 싸다”고 당국이 공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TV프로그램에 나온 유명인사들은 거친 언사로 파친코점들을 비난하며 ‘공공의 적’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겼다. 저널리스트 야스다 고이치는 “자숙경찰이라는 현상이 이번에 비로소 처음 나타난 게 아니라 일본 사회에 잠재해 있던 소수자 차별 등 추악한 부분이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마이니치신문에 말했다.●日사회 잠재해 있던 소수자 차별 수면 위로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온 논픽션 작가 가토 나오키는 “국가적 위기가 닥쳤을 때 국민들이 어떤 대상을 찍어서 쉽게 공격할 수 있는 상태로 변하는 것은 일본 역사에서 자주 나타난 현상이었다”며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이와테현 이시노마키시에서 “중국인들이 강도짓을 한다” 등 유언비어가 돌자 실제 도쿄에서 현지로 무기를 들고 달려간 우익단체의 사례를 들었다. 자숙경찰이 만들어 낸 현상이 과거 전시 체제의 ‘국민정신총동원’ 시절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정신총동원은 1937년 중일전쟁을 시작한 일본 정부가 국민들에게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국민정신’을 요구하며 시작한 국가주의 캠페인이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사치는 적이다’, ‘석유 한 방울은 피 한 방울’ 등 구호를 내걸고 국민들에게 ‘멸사봉공’을 강요했다. 저명한 원로목사 다이라 오사무는 “전체와 다른 행동을 하지 않도록 엄하게 다그치는 현재의 분위기에서 국민정신총동원의 기치 아래 영혼의 자유 없이 무조건 국가에 따를 것만을 강요받았던 전쟁 때 기억이 떠오른다”며 “가치관이나 입장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불황 때 잘 팔린다던 립스틱… 코로나 침체기엔?

    불황 때 잘 팔린다던 립스틱… 코로나 침체기엔?

    ‘립스틱과 작별의 키스를’(Kissing lipstick goodbye) 지난 2일(현지시간) USA투데이가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사실상 필수가 되면서 립스틱 판매가 급락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에 붙인 제목이다. 물론 립스틱이 사라질 확률은 아직은 매우 적다. 그럼에도 시장조사업체 클라인은 립스틱을 올해 뷰티업계에서 가장 실적이 나쁜 부문 중 하나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소매 매출 규모가 11%나 줄어든 31억 달러(약 3조 7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배우 조앤 콜린스는 “립스틱은 현존하는 화장품 중 최고”라고 했지만 마스크의 등장으로 립스틱이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현지에서는 립스틱 매출의 하락 대신 대담한 색깔의 네일케어제품,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등이 대체재 역할을 하며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아마존의 지난 1분기 품목별 매출 분석에 따르면 얼굴·입술 메이크업 제품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18% 감소한 반면 네일케어 제품은 218%, 모발염색 제품은 172% 급증했다. 그럼에도 화장품 업계는 립스틱의 종말보다는 귀환을 기대하고 있다. 외출 때는 삼가게 되곤 하지만 화상 데이트·회의 등 온라인 만남에서 여전히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끈적이지 않는 매트타입의 립스틱이 다양해지고 있으며, 투명한 마스크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투명 마스크의 경우 청각장애인의 소통을 돕거나 의료종사자끼리 의사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도록 개발된 측면도 크지만 패션 아이템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립스틱이 역사·심리·사회적으로 갖고 있는 의미도 립스틱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기원전 3500년경 바빌론의 도시 우르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립스틱은 무려 5520년간 우리 곁을 지켰다. 매춘부들만 사용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20세기에 들어 여배우들의 영향으로 보편화됐고 현재는 가장 저렴한 화장품 중 하나로 ‘작은 사치’를 가능케 하는 대표주자다. 립스틱이 불황에 불티나게 팔린다는 속설이 있는 것도 저렴한 소비로 화려한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심리적으로 입술은 눈 다음으로 사람의 감정표현을 나타내는 신체기관이다. 노래를 부르고, 미소를 짓고, 입을 오므리며 음식을 먹을 때 입술은 타인의 눈길을 끈다. CNN에 따르면 빨간 립스틱은 1912년 여성 참정권을 주장하던 여성 시위대에게 반란과 해방의 상징이었고, 1941년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하던 여군들의 필수품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도 1만여명의 칠레 여성들은 붉은 옷을 입고 빨간 립스틱을 입술에 바르고 거리에 나와 성폭력을 규탄했다. 립스틱을 이용한 ‘작은얼굴로화장하기챌린지’(#tinyfacemakeupchallenge)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더욱 인기를 모았다. 입을 마스크나 스카프로 가린 채 코를 축소하고 인중 부분에 입술을 그려 넣은 뒤 찍은 셀피를 SNS에 게시하는 식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금요칼럼] 휘항을 아시나요/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휘항을 아시나요/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연전에 본 영화 ‘사도’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비운의 사도세자를 아버지 영조가 불렀다. 세자는 부왕의 질책이 두려워, 그때가 한여름이었건마는 세손(정조)의 휘항(揮項)을 찾아서 머리에 얹었다. 사랑하는 세손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부왕이 차마 심한 꾸지람은 하지 않으리란 바람이었다. 하지만 세자의 소망은 수포로 돌아가고, 그는 결국 뒤주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휘항은 머리에 쓰는 방한 용구이다. 겉은 비단으로 화려하게 꾸미고 안에는 털가죽을 붙였다. 18세기의 문인 성대중이 쓴 ‘청성잡기’(제3권)에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고려 때부터 한겨울에는 남녀가 모두 이엄(耳掩ㆍ귀마개)을 썼는데, 나중에는 휘항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휘항은 17세기 후반 출현했다. 처음에는 서울의 부유한 역관 두어 명이 착용했다. 장안의 갑부요 장희빈의 당숙인 장현도 그중 하나였다. 문신 유척기에 따르면 그 시절에는 족제비 털가죽으로 휘항을 만들었다. 워낙 귀중품이라 권문세가의 자제와 장수들의 사위나 소유할 수 있었다. 그다음 세기가 되면 지방관도 휘항을 애용했다. 숙종 32년(1706)경 전라도 임피 현령 이만직이 멋들어진 휘항을 쓰고 서울로 돌아오자 사람들이 부러워했단다. 영조 때가 되면 훨씬 더 사치스러운 휘항이 등장했다. 담비 가죽으로 만든 거였는데 최상품은 가격이 100냥을 넘었다. 그 돈이면 논 2000평을 살 수 있었다. 또 휘항을 개량한 만선이란 모자도 등장했다. 가장자리에 초피를 두른 것이 그것인데, 투구 속에 쓰기가 좋았다. 애초에는 대궐을 지키는 군인이 주로 착용했다. 뒤에는 민간에도 널리 퍼져 18세기 말이 되면 신분이 낮은 종들도 가질 만큼 일상적인 상품이 됐다. 담비와 족제비 털가죽의 수요가 폭발하자 상인들은 중국에서 대량으로 밀수입했다. 국부 유출을 우려한 정조는 수입금지령을 내렸다. 왕은 휘항의 크기도 줄여서 지출을 줄이려 했다. 또 담비 꼬리는 아예 사용을 못 하게 했다. 대신 사용하는 족제비 털가죽도 국내산으로 한정했다. 그때 북부 지방에서는 다수의 족제비가 포획됐다. 쉽게 말해 정조는 고가의 수입품 털가죽을 국내산으로 대체하고, 백방으로 사치 풍조를 억압한 셈이었다. 성대중과 같은 지식인들은 정조의 무역 규제를 환영하며 “국가와 백성을 위해 무척 다행스럽다”고 호평했다. 세계 역사를 보면 17~18세기는 ‘모피의 시대’였다. 기후변화로 겨울철 수은주가 떨어진 탓도 있었겠으나 무역과 상공업으로 성장한 신흥부자들의 과시 욕구도 한몫했다. 담비와 비버 털가죽으로 만든 최상품 모자가 유럽 중산층의 인기를 끌었다. 검은 여우 모피로 만든 외투와 목도리는 상류층 여성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모피 열풍으로 북미대륙의 개발이 촉진돼 상업 도시 뉴욕이 부상했다. 그때 러시아는 시베리아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모피를 좇다 보니 그들은 알래스카까지 차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그때 조선에도 휘항과 만선이라는 신상품이 나타나 시장경제의 발달을 자극했다. 수요가 폭발하자 담비와 족제비 털가죽이 외국에서 밀수입되는 등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이에 깜짝 놀란 정조가 수입 중단을 엄명했으나 과연 왕의 뜻대로 됐을지는 의문이다. 안타까운 노릇이지만 명군 정조나 일급지식인 성대중도 경제활동의 역동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무역거래를 막고 사치풍조를 뿌리뽑고자 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들의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사치품에 대한 수요는 끊임없이 늘어났다. 소수 특권층과 부자들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소비 규모가 팽창했다. 정녕 이 나라가 잘되려면 역사의 대세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 [포토] ‘성인돌’ 걸크러쉬, 전원 비키니 몸매 대결

    [포토] ‘성인돌’ 걸크러쉬, 전원 비키니 몸매 대결

    소풍가는 날이었다. 모두 들뜨고 신기해했다. 스튜디오와 무대만이 전부였던 걸그룹 걸크러쉬에게 이른 여름날의 영흥도행은 큰 기쁨이었다. 저마다 다양한 색상의 비키니와 모노키니를 여행백에 담았고, 하이힐은 물론 모래속에 쏙쏙 빠지는 느낌이 최고인 투명 샌들도 꾸역꾸역 담았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유명한 걸크러쉬가 지난 15일 경기도 옹진군에 위치한 영흥도에서 물놀이 겸 남성잡지 크레이지 자이언트의 7월호 커버 촬영을 진행했다. 보미, 요나, 지아, 태리 등 4명의 멤버는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을 뽐내기 위해 각기 다른 의상과 소품을 준비했다. 틈틈이 매니저의 눈길을 피해 바다 속에 뛰어들고 해변의 카페에서 시원한 청량음료를 들이키며 피서를 즐기기도 했다. 매력만점의 걸그룹 걸크러쉬는 지난해 결성됐다. 퍼포먼스 위주의 댄스팀으로 유명세를 타다 걸그룹으로 정식 승격되며 춤은 물론 뛰어난 가창력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 싱글 앨범 ‘Memories (메모리즈)’를 발표한 후 2집을 준비 중이다. 영흥도는 서울에서 1시간 30분 남짓한 거리. 2001년 영흥대교가 완성되며 수도권에서 가장 인기 높은 유원지로 떠올랐다. 걷기 좋은 찰진 모래사장이 1km 가량 뻗어있고, 백사장 양옆으로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4명의 멤버는 화려한 경관을 배경으로 자신들의 매력을 뽐냈다. 십리포 해수욕장에서 멤버들은 앞태! 옆태! 뒤태! 등 소리를 지르며 다양한 표정과 포징을 지어보였다. 백사장의 끝에서 끝을 오가며 카메라를 향해 수천가지의 표정을 지었다. 하오에 시작한 촬영은 시간가는 줄 몰랐다. 길고 화려한 일몰이 해수욕장을 덮었을 때야 촬영을 멈췄다. ◇ 보미 팀를 결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보미는 “야외 촬영은 오랜만이라 너무 즐거웠다. 힐링 그 자체였다. 코로나19로 활동이 뜸했는데 멤버들이 하나가 된 기분이었다. 최고의 날이었다”며 즐거워했다. 이어 “걸크러쉬의 장점이 ‘섹시함’이다. 4명 모두 섹시하다. 하지만 섹시함이 다 다르다”며 팀의 매력을 전했다. ◇ 요나 금발로 이국적인 매력을 뽐낸 요나는 마릴린 먼로를 능가하는 백치미가 매력이었다. 뭐든 한 발자국 늦었지만 순수한 영혼이었다. 항상 고민한 후 대답하는 모습은 천진스럽기까지 했다. 요나는 “바람 때문에 눈을 뜨기가 어려웠지만 너무 재미있는 날이었다. 비키니로 나의 가느다란 목 라인과 호리병 몸매를 자랑할 수 있어 기뻤다”며 환하게 웃었다. SNS에 재미있는 영상을 올리다 보미의 레이다(?)에 걸려 팀에 합류하게 된 요나는 “미래의 꿈은 귀농해서 농사짓는 것이다. 빚 없이 사치하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이다”라고 순박한 대답을 건넸다. ◇ 지아 뛰어난 볼륨감을 자랑한 지아는 “서울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는 줄 몰랐다. 촬영장소가 굉장히 좋아 결과물도 역대급이다. 코로나19로 많은 행사가 취소돼 멤버들이 기가 죽어있었는데, 영흥도가 기를 살려줬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평소 춤에 관심이 많았던 지아는 걸크러쉬를 지켜보면서 기회를 엿봤다. 한 멤버가 탈퇴하자 곧바로 오디션에 지원했다. 무대 위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끼를 발휘하지만 무대 밖에서는 비글미가 넘치는 반전매력의 소유자다. 지아는 “멤버들 모두가 최고를 지향한다. 걸크러쉬가 유명해져서 길거리에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가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 태리 태리는 슈퍼모델이었다. 172cm의 큰 키, D컵의 볼륨감과 어우러진 다채로운 표정은 압권이었다. 긴 기럭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력은 슈퍼모델을 능가했다. 특히 페르시아 고양을 연상시키는 깊고 빛나는 눈길은 태리 만의 매력이었다. 태리는 “비키니 촬영은 처음이라 작정하고 왔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갈 줄 몰랐다. 또 기회가 오면 더욱 화끈하게 촬영하고 싶다”며 지칠 줄 모르는 의욕을 불태웠다. 연극영화과 출신답게 태리의 모토는 셰익스피어의 ‘인생은 연극’이다. 태리는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가치관, 성향, 성격, 배경과 욕구 등 모든 것을 존중한다. 정서를 교류하기도 짧은 인생인데, 존중하는 것이 편하다”며 시원하게 대답했다. 스포츠서울
  • 홍의락 전 의원 대구경제부시장 수락

    홍의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구시로부터 제의받은 경제부시장직을 수락했다. 홍 전 의원은 26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구가 처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개인 미래를 셈하는 여유는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수락의사를 밝혔다. 또 “지금은 새로운 접근, 담대한 도전의 시간이다.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이런 기회와 한달여 이상을 참고 기다려 준 권 시장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대구시 정기 인사가 오는 7월 1일 자로 예정돼 홍 전 의원은 다음 달 취임에 이어 본격적인 정무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20일로 예정된 대구시와 민주당 간 예산정책 협의회에도 민주당이 아닌 대구시 대표로 나서게 된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곰팡내 나는 방 한 칸에 네 식구가… 9.5평에 갇힌 슬픈 아이들

    곰팡내 나는 방 한 칸에 네 식구가… 9.5평에 갇힌 슬픈 아이들

    #1. 지난 12일 오전 10시 경기도 A빌라 반지하 전셋집. 보증금 2500만원인 21평짜리 빌라엔 최소 2500만개의 곰팡이가 사는 듯하다. 어딜 봐도 곰팡이가 없는 곳이 없다. 2개밖에 없는 방에선 총 여섯 식구가 먹고 잔다. 큰방은 김명순(64·가명) 할머니와 초등학교 6학년과 3학년 손자, 이렇게 총 세 명이 함께 쓴다. 작은방에선 21세 대학생 손녀가, 작은방 입구와 부엌 사이 좁은 틈에는 장애를 가진 23세 큰손자가 잔다. 가족에게 최저주거기준은 사치다. 기준대로라면 방 4개가 필요하지만, 언감생심이다. 공간만 부족한 게 아니다. 곰팡이 탓에 초3 손자 박길준(9·가명)군은 천식과 비염을 달고 산다. 지난달엔 도통 기침이 멈추지 않아 응급실에 실려갔지만, 코로나19 감염 증세로 오해받기도 했다. 할머니 김씨는 “이곳에 산 지 10년이 넘었지만 손자들 학교와 큰손자 복지시설과의 거리 문제 때문에 예산 내에서 이사할 만한 집이 없다는 게 문제”라면서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때도 애들 세 명이 큰방에서 듣다 보니 제대로 수업 듣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 “큰손자가 폭력성 지적장애 3급이에요. 올해 중학교에 올라갔는데, 얼마 전엔 동생이랑 싸우다가 식칼까지 들었어요. 거실에서 할아버지와 손자 둘이 함께 먹고 자니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죠.” 같은 날 오후 2시 경기권의 한 아파트형 영구임대주택.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관리비 포함) 30만원짜리 9.5평(31.5㎡) 집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3학년 손자 둘이 함께 산다. 아파트형 영구임대주택에 산 지 만 25년. 처음 이 집으로 이사 왔을 때만 해도 집이 좁은 줄도 몰랐다. 이곳에 사는 동안 세 자녀가 자라 부모 곁을 떠나갔지만, 할머니 이경자(64·가명)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이사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엔 손자들을 보면서 방 한 칸이 절실하다. 큰손자가 지적장애 증세를 보이면서 조만간 사고를 칠까 조마조마하다. 실제 며칠 전 할아버지에게 심하게 대들어 간신히 집 밖으로 데리고 나와 기분을 풀어 줬다. 이씨는 “큰손자 키가 163㎝까지 자라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는 막내딸까지 집에 오면 집이 꽉 찬다”며 “할아버지와 마찰이 빚어지는 걸 막기 위해 큰손자는 일주일에 삼일을 친한 이웃집에서 잔다. 그걸 볼 때마다 마음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국가가 정한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주거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가 가난하다는 게 이유다. 심지어 정부 지원을 받아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아이들도 ‘최소한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은 다르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늘어나면서 ‘집이 싫은 아이들’은 빈곤으로 인한 의도치 않은 학대를 받고 있었다. 정부는 지난해 ‘아동 주거권 보장’을 위해 맞춤형 공공임대주택과 금융지원 등 주거지원 종합대책 마련에 발걸음을 뗐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한다.22일 서울시와 한국도시연구소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서울시 아동 주거빈곤 가구 주거실태조사 연구’를 보면 아동이 겪는 주거빈곤의 열악한 현실이 드러나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25일부터 7월 17일까지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미만 아동이 있는 245개 주거취약가구를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중 55.5%(136가구)가 최저주거기준 미달이었는데 면적 미달이 45.7%로 가장 높았고 시설 또는 방 수 미달이 36.7%, 부엌·화장실·목욕실 등 시설 미달이 10.6%였다. 특히 월세에 사는 이들이 73.1%(179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평균 34㎡(10.3평) 면적의 집에서 살았다. 주거는 열악했지만,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은 길었다. 평일 기준 13시간 25분이나 집에 머물렀고 주말·휴일(방학 평일)에는 19시간 12분간 집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은 더 길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아동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습기·곰팡이와 비좁음이 가장 많이 꼽혔다. 습기·곰팡이가 71.0%로 가장 높았고 비좁음 64.5%, 쥐·해충 63.3%, 채광·환기 60.8%, 추위·더위가 47.3%였다. 조사가구의 75.5%가 주거환경으로 인해 아동에게 질병이 생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알레르기·비염이 64.9%로 가장 많았고 감기·천식 57.8%, 아토피·피부질환 45.4% 순이었다. 아이들이 집에 대해 갖는 가장 큰 불만은 비좁아서 개인 공간이 없다(72.7%)는 것이었다. 이어 바퀴벌레 등 해충이나 불결한 위생상태가 48.8%였고 추위나 더위로 인한 불편이 24.4%였다. 양천 주거복지센터 관계자는 “다 커도 남녀 구분 없이 한방에 사는 게 가장 큰 불만이었다. 중학생이 되면서 이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여기서 오는 불안과 정서장애로 가정의 해체까지 우려됐다”며 “다른 애들이 자기 집을 알까 봐 빙 돌아서 집에 가는 아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환경은 아이들의 성장과 정서에 악영향을 주고 있었다. 주거환경이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한 가구의 비율은 78.0%였다. 이들은 특히 정신적 건강(57.6%)에 가장 부정적이라 답했고 신체적 건강(53.4%), 사회성 저하(22.0%), 학업 성취도 저하(20.9%), 안전사고 위험(14.7%) 순으로 꼽았다. 인천 서구에 있는 방 3개짜리 집에서 여섯 아동과 함께 거주하는 이정희(가명·모)씨는 “큰애가 맏딸이어서 (다른 아동을 돌보게 돼) 많이 힘들어한다”며 “주말인데도 못 쉰다는 하소연을 많이 하는 것을 볼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도 지난해 10월 아동주거권 보장을 위한 주거지원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된 최초의 아동주거복지 정책이었다. 주거빈곤에 놓인 1만 1000여 다자녀가구에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지원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비좁은 공공임대주택에서 탈피해 2자녀 이상 가구에 방 두 개 이상의 46~85㎡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이주 및 정착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현 지원책은 다자녀가구를 우선 지원하는 형식에 국한돼 있는데, 주거빈곤의 아동들은 조부모와 친척 등 다양한 보호자와 생활하는 경우도 많고 가정 밖 아동도 있어 사각지대가 많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아동옹호센터 김승현 소장은 “지원 대상을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가구’에서 ‘아동과 함께 거주하는 가구’로 정책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정부가 매입임대주택을 제공할 때에도 사회·경제적 인프라가 빈약한 지역의 집을 제공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지원을 받아 공공임대주택에 살면서도 10가구 중 6가구는 최저주거기준 미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도 꼭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지어 놓은 아파트형 공공임대주택을 다시 지을 수는 없는 만큼, 정부가 특정 주택을 매입해 제공하는 매입임대가 좋은 대안일 수 있다고 제언한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지난해 아동 주거권을 보장하겠다고 한 정부의 약속은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아동과 주거급여를 받는 아동의 주거권 보장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정부 지원을 받는 아동의 주거권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면 정부의 약속은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MLB 선수 노조, “60경기 받고 10경기 더”

    MLB 선수 노조, “60경기 받고 10경기 더”

    MLB 사무국 60경기 제안에 70경기 역제안선수들 수입 3326억원 늘어나는 경기 규모사무국은 일단 난색··구단 수익 보전안 고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020시즌 개막을 둘러싼 MLB 사무국과 선수 노조의 샅바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AP통신은 19일(한국시간) “선수 노조가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제안한 60경기 일정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고 이보다 10경기 많은 일정을 역제안했다”고 보도했다. 10경기는 선수들이 2억 7500만달러(3326억원)의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규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MLB 개막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사무국은 시즌이 개막해도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예년처럼 연봉을 정상 지급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선수 노조에 통보했고, 이후 양측은 경기 수와 연동된 연봉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어왔다. 이러한 가운데 사무국이 18일 선수 노조에 팀당 정규시즌 60경기와 경기수에 비례한 연봉 100% 지급안을 제안하자 선수 노조가 70경기안으로 다시 받아친 것이다. 이와 관련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70경기 일정을 치르는 건 현재 일정과 방역 상황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다고 노조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60경기를 치르면 선수들은 총 14억 80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지만 70경기를 소화하면 총임금이 17억 3000만 달러로 늘어난다. 사무국과 선수 노조는 포스트시즌 보너스에 관해서도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무국은 2500만 달러(기존 임금의 37% 수준), 선수노조는 5000만 달러(43%)를 제안한 상황이다. 줄어든 구단 수입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MLB 사상 처음으로 유니폼에 광고 패치를 붙이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부유세(사치세) 부과도 일시 중단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재고만 4조원어치 쌓여 있다…다이아몬드 값 10년 만에 최저

    재고만 4조원어치 쌓여 있다…다이아몬드 값 10년 만에 최저

    밀레니얼세대의 무관심으로 하락하던 다이아몬드 가격이 코로나19로 재고까지 급증하면서 1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메이저 공급업체들이 물량을 조절하며 가격 하락을 저지하고 있지만 과잉 공급과 수요 감소의 이중고를 넘어서기는 힘들 거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2011년 최고점 대비 34% 하락 7일(현지시간) 폴리시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다이아몬드 가격지수는 113을 기록했다. 금융위기였던 2009년 6월 말(115) 이후 약 10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최고점이었던 2011년 7월 말(172)과 비교하면 34.3%나 하락했다. 그간 밀레니얼세대의 결혼 감소, 중국 수요 하락, 자연산의 반값인 랩다이아몬드(실험실 제작품)의 판매 증가 등으로 가격이 하락한 데다 코로나19로 수요까지 줄면서 타격이 더욱 커졌다. ●메이저 업체들 공급 줄여 가격 방어 나서 드비어스, 알로사 등 메이저업체들은 원석 재고를 쌓아두는 방식으로 공급을 줄여 가격 하락을 막고 있다. 이들이 연마업자에게 원석을 공급하고, 연마업자가 가공한 원석을 무역상들에게 파는 구조여서 이들의 가격통제력은 막강하다. 하지만 이미 재고는 위험수위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전문자문업체 젬닥스를 인용해 이미 35억 달러(약 4조 2000억원)어치의 다이아몬드 재고가 쌓였고, 연말까지 45억 달러(약 5조 4000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연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3분의1이다. ●코로나로 상점 문닫고 사치품 구매 ‘뚝’ 판매량도 저조하다. 드비어스는 코로나19로 멈췄던 거래를 5월에 재개했다. 예년처럼 판매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수익이 약 3500만 달러로 지난해(4억 1600만 달러)의 8.4%였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사치품 구매가 특히 크게 줄었다. 게다가 다이아몬드 집산지인 벨기에 앤트워프 등에서 소규모 업체들이 25% 할인한 가격으로 유통에 나서는 등 경쟁 심화로 과잉 공급 상태가 지속 중이다. 브루스 클레버 드비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올해 마케팅 예산으로 10년 만에 최대 규모인 1억 8000만 달러(약 2168억원)를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다이아몬드 가격의 하락세는 지속될 거라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평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요즘 누가”… 도도한 다이아몬드,창고에 쌓인다

    “요즘 누가”… 도도한 다이아몬드,창고에 쌓인다

    다이아 가격지수 10년여만 최저치최고점 11년 7월보다 30%이상↓결혼줄고, 中수요하락, 실험실제품↑코로나19 사치품 구매 급감도 겹쳐메이저 원석 물량 조정해 가격 지지재고 많고 수요회복 더뎌 쉽지 않아밀레니얼 세대의 무관심으로 서서히 떨어지던 다이아몬드 가격이 코로나19로 재고까지 급증하면서 1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메이저공급업체들이 공급물량을 조절하며 가격하락을 막으려 노력 중이지만 과잉공급과 수요감소의 이중고를 넘어서기는 힘들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폴리쉬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다이아몬드 가격지수는 113까지 하락하면서 금융위기였던 2009년 6월 말(115) 이후 약 10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고점이었던 2011년 7월 말(172)과 비교하면 34.3%나 하락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결혼 감소와 중국의 수요 감소, 자연산 가격의 반값인 랩다이아몬드(실험실에서 고온·고압으로 만드는 제품)의 출현 등으로 그간 다이아몬드 가격은 꾸준히 하락해왔고, 이번에 코로나19로 상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타격이 더욱 커진 셈이다. 드비어스, 알로사 등 메이저공급업체들은 원석 재고를 쌓아두는 방식으로 공급을 줄이면서 가격 하락을 막고 있다. 이들이 연마업자에게 원석을 공급하고, 연마업자는 이 원석을 가공해 무역상들에게 파는 구조다. 메이저업체의 가격통제력이 그만큼 막강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재고가 위험수위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전문자문업체 젬닥스를 인용해 이미 35억 달러(약 4조 2000억원) 어치의 다이아몬드 재고가 쌓였고, 연말까지 재고가 45억 달러(약 5조 4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연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3분의 1이다. 판매량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드비어스는 코로나19로 3월에 거래를 멈췄다가 5월에 재개했다. 예년처럼 판매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판매 수익은 약 3500만 달러로 지난해(4억 1600만 달러)의 8.4%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사치품 구매가 특히 크게 준 탓이다. 여기에 다이아몬드의 대규모 집산지인 벨기에 앤트워프 등에서 소규모 업체들이 25% 할인한 가격으로 유통에 나서는 등 경쟁심화로 과잉공급 상태가 지속 중이다. 드비어스의 최고경영자 브루스 클레버는 지난주 “올해 마케팅에만 10년 만에 최대인 1억 8000만 달러(약 2168억원)를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다이아몬드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죽어 가는 지구 살려야 한다/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죽어 가는 지구 살려야 한다/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지난겨울은 따뜻했고, 올봄은 추웠다. 올여름엔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된다. 폭염, 폭설, 가뭄, 홍수, 사이클론, 산불 등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이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다. 이런 현상이 국지적으로 일어나다 보니 우리는 운이 없는 나라에서 발생하는 뉴스 속 사건·사고 정도로 여긴다. 냉난방기를 조금 강하게 돌려 전기세를 더 부담하는 선에서 이상 기후를 체감할 뿐이다. 현대 인류는 과학과 공학 발전에 힘입은 자본주의적 성장으로 번영을 누리고 있다. 비료와 농약, 농기계로 이뤄진 산업농업으로 식량을 대량생산·가공·저장하고 전 세계로 운반한다. 석유 합성물질로 만든 플라스틱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고, 도시의 밤은 화려한 조명이 수놓는다. 이 모든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뿜어낸다. 온실가스의 85%는 석탄과 석유, 가스를 사용하면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에게 사치스런 삶을 선물한 과학과 공학이 지구를 서서히 뜨겁게 만들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오래전부터 쏟아져 나왔다. 기후 변화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한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14년 내놓은 5차 보고서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온난화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세기 말인 2100년에 지구 평균 기온이 최대 4.8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구 평균 기온은 조금만 올라도 인류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 평균 기온이 3도 오른 스페인 남부 지역은 사하라사막처럼 변했다. 식량을 생산할 수 없는 불모의 땅이 돼 버린 것이다. IPCC는 평균 온도가 4도 상승하면 전 세계 식량 안보에 막대한 타격을 준다고 경고했다. 해수면도 상승해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씀씀이를 늘려 온 우리의 소비가 이미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양을 훨씬 뛰어넘은 탓에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는 높아만 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봉쇄 조치를 내리고, 공장이 멈춰도 그랬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4월 측정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전 세계 평균은 416.21※이었다. 1958년 미국 하와이에서 측정한 이후 최고치다. 8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가장 높은 수치다. 뒤늦게 전 세계가 위기에 빠진 지구 구하기에 나섰다. 온난화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가 선진국 간, 선진국·개도국 간 심한 대립 끝에 2005년 발효됐다. 강제성을 지닌 첫 국제 합의였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8%를 차지하는 미국은 자국의 산업 보호를 위해 이미 2001년 탈퇴한 상태였다. 2015년엔 교토의정서보다 더 강화된 파리협정이 나왔다. 미국은 또 빠진다고 했다. IPCC는 2018년에 5차 보고서대로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까지 제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줄이기로 했다. 지난 1월 전 세계 정·재계 주요 인사가 한자리에 모인 다보스포럼에서 최우선 어젠다는 온난화였다. 하지만 각국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진전은 더디기만 하다. 온실가스 배출 감소는 다이어트처럼 고통이 뒤따른다. 현재의 자원재취·대량생산·폐기로 이어지는 선형경제를 자원절약·재사용·재활용의 순환경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기존 산업을 규제해야 해 기득권 등이 반발한다. 우리는 그동안 누렸던 편안한 삶의 방식을 버려야 한다. 고통을 겪더라도 자신들의 미래를 뺏지 말라는 그레타 툰베리 등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프랑스 속담대로 ‘내 죽은 뒤 세상이야 망하든 말든 알 게 뭐야’라며 자멸의 길로 들어서지 말고 미래세대와 함께 갈 길을 찾아야 한다. jeunesse@seoul.co.kr
  • 온난화로 죽어가는 지구…세기 말에는 전 세계 식량 위기

    온난화로 죽어가는 지구…세기 말에는 전 세계 식량 위기

    지난겨울은 따뜻했고, 올봄은 추웠다. 올여름엔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된다. 폭염, 폭설, 가뭄, 홍수, 사이클론, 산불 등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이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다. 이런 현상이 국지적으로 일어나다 보니 우리는 운이 없는 나라에서 발생한 뉴스 속 사건·사고 정도로 여긴다. 냉난방기를 조금 강하게 돌려 전기세를 더 부담하는 선에서 이상 기후를 체감할 뿐이다. 현대 인류는 과학과 공학 발전에 힘입은 자본주의적 성장으로 번영을 누리고 있다. 비료와 농약, 농기계로 이뤄진 산업농업으로 식량을 대량생산·가공·저장하고 전 세계로 운반한다. 석유 합성물질로 만든 플라스틱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고, 도시의 밤은 화려한 조명이 수놓는다. 이 모든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뿜어낸다. 온실가스의 85%는 석탄과 석유, 가스를 사용하면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에게 사치스런 삶을 선물한 과학과 공학이 지구를 서서히 뜨겁게 만들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오래전부터 쏟아져 나왔다. 기후 변화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한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내놓은 5차 보고서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온난화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세기 말인 2100년에 지구 평균 기온이 최대 4.8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구 평균 기온은 조금만 올라도 인류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 평균 기온이 3도 오른 스페인 남부 지역은 사하라 사막처럼 변했다. 식량을 생산할 수는 없는 불모의 땅이 됐다. IPCC는 평균 온도가 4도 상승하면 전 세계 식량 안보에 막대한 타격을 준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씀씀이를 늘려온 우리의 소비가 이미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양을 훨씬 뛰어넘은 탓에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는 높아만 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봉쇄 조치를 내리고, 공장이 멈춰도 그랬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4월 측정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전 세계 평균은 416.21이었다. 1958년 미국 하와이에서 측정한 이후 최고치다. 8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가장 높은 수치이다. 뒤늦게 전 세계가 위기에 빠진 지구 구하기에 나섰다. 온난화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가 선진국 간, 선진국·개도국 간 심한 대립 끝에 2005년 발효됐다. 강제성을 지닌 첫 국제 합의였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8%를 차지하는 미국은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이미 2001년 탈퇴한 상태였다. 2015년엔 교토의정서보다 더 강화된 파리협정이 나왔다. 미국은 또 빠진다고 했다. IPCC는 2018년에 5차 보고서대로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까지 제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줄이기로 했다. 지난 1월 전 세계 정·재계 주요 인사가 한자리에 모인 다보스포럼에서 최우선 어젠다는 온난화였다. 각국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진전은 더디기만 하다. 온실가스 배출 감소는 다이어트처럼 고통이 뒤따른다. 현재의 자원재취·대량생산·폐기로 이어지는 선형경제를 자원절약·재사용·재활용의 순환경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기존 산업을 규제해야 해 기득권이 반발한다. 인류는 그동안 누렸던 편안한 삶의 방식을 버려야 한다. 고통을 겪더라도 자신들의 미래를 뺏지 말라는 그레타 튠베리 등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프랑스 속담대로 ‘내 죽은 뒤 세상이야 망하든 말든 알 게 뭐야’라며 자멸의 길로 들어서지 말고 미래세대와 함께 갈 길을 찾아야 한다. 김영중 선임기자 jeunesse@seoul.co.kr
  • [법서라] 바짝 벼린 검찰의 창과 이재용의 비브라늄 방패

    [법서라] 바짝 벼린 검찰의 창과 이재용의 비브라늄 방패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 이야기를 풀어 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할 수만 있다면 서초동 쇠톱으로 인사 발령장을 5등분 해 파쇄하고 싶습니다.” 서초동 예술의전당을 출입처 삼아 오가면서도 이웃한 검찰청·법원 쪽은 쳐다도 보지 않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슬픈 예감은 수학 공식처럼 틀리는 법이 없었고, 불의(?)의 인사는 공연을 담당하던 문화부 기자를 다시 잿빛 가득한 검찰청 기자실로 소환했습니다. 약 5년 만에 돌아온 이 ‘개미지옥’ 같은 출입처는 역시 현안을 찬찬히 뜯어볼 사치는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흔히 ‘삼바 사건’으로 부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이야기입니다. ●검찰, 4일 오전 이재용 부회장 영장 청구 사회부 법조팀으로 인사발령 이틀째인 지난 4일 오전 11시 50분. 점심 자리로 향하던 길에 한 통의 문자 메시지 알림이 울렸습니다. 삼바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핵심 임원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전날 언론이 “이 부회장 측이 검찰의 수사 타당성을 민간 법률전문가들의 판단을 받고 싶다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낸 직후 나온 소식이라 곧 ‘삼성과 검찰의 심리전’, ‘삼성의 승부수에 검찰의 결정구’ 등의 구도로 묘사되기 시작했습니다. 분식회계와 시세조정, 콜옵션 등의 복잡한 개념이 얽힌 범죄 혐의 설명에 앞서 이번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우선 이 부회장이 검찰에 신청한 ‘수사심의위원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필요성 및 결과의 적법성 등을 검찰이 아닌 민간 법률전문가들이 심의하는 제도로, 문무일 검찰총장 때인 2018년 검찰개혁의 한 방안으로 도입됐습니다. 수사와 기소의 독점적 권한을 가진 검찰이 아닌 민간의 시각을 반영해 주요 사건을 더욱 투명하게 처리하고 검찰을 향한 국민 신뢰를 높인다는 게 이 제도의 도입 취지입니다.애초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은 완강히 부인하며 ‘적법한 범위 내의 경영적 판단’을 주장해온 이 부회장으로서는 검찰의 기소 기류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제도인 셈입니다. 자신과 삼성 측의 경영적 판단을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기소로 기울고 있는 검찰의 시각에서 벗어나 250명의 민간 위원 중 무작위로 뽑히는 15명의 심의위원에게 이번 수사와 기소 등의 적법성 판단을 받겠다는 게 이 부회장 측의 요구입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검찰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고, 이런 사실은 하루가 지난 3일 검찰 출입 기자들과 삼성 그룹사 출입 기자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또 하루가 지난 4일 검찰은 법원에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합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변경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최 전 부회장, 김 전 사장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검찰은 세 사람에게 자본시장법 위반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고, 김 전 사장에게는 위증 혐의도 추가했습니다. 앞서 김 전 사장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제일모직의 제안으로 추진됐고, 이 부회장의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이재용 측 “수사심의위 무력화” 반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당장 입장문을 내고 반발했습니다. “수사가 사실상 종결된 시점에서 이 부회장 등은 검찰이 구성하고 있는 범죄 혐의를 도저히 수긍할 수 없었다. 수사심의위 절차를 통해 사건 관계인의 억울한 이야기를 한번 들어주고, 위원들의 충분한 검토와 그 결정에 따라 사건을 처분했다면 국민들도 검찰의 결정을 더 신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삼성 측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검찰이 스스로 개혁을 위해 도입한 수사심의위 제도를 구속영장 청구를 통해 져버렸다는 비난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지적을 ‘억측’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검찰 측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팀은 지난달 29일까지 두 차례의 이 부회장 소환조사에서 주요 내부 진술과 물증에도 이 부회장이 혐의를 부인하자 이후 회유 등을 통한 진술 오염(번복)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을 통한 신병확보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역시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에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 재가가 났고, 수사팀은 3일 오전 대검 반부패부를 통해 정식 통보를 받고 법원에 청구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즉 수사심의위 소집 무산을 위한 ‘반격’이 아니라 수사팀의 호흡에 따른 영장청구라는 것입니다.결국 이 부회장과 삼성의 운명은 다시 법정으로 넘어갔습니다. 사건 기소에 앞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이 부회장의 ‘방패’도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이 부회장의 ‘비브라늄 방패’ 이 부회장의 호화 변호인단 중에서도 특히 김기동(사법연수원 21기)·이동열(22기)·최윤수(22기) 세 변호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세 사람 모두 정계와 재계 수사에 특화된 검찰 특수부 조직을 이끌었던 ‘특수통’ 검사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김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1·3부장과 원전비리 수사단장,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장,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등을 거쳤습니다. 이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 첨단범죄수사과장과 중앙지검 특수1부장, 중앙지검 특수부 등을 총괄하는 3차장을 지냈습니다. 최 변호사 역시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과 중앙지검 3차장, 국가정보원 2차장 등을 역임했습니다.여기에 대검 중수부장 출신 최재경(17기) 변호사도 지난 4월 삼성전자 법률 고문으로 합류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조직에서도 굵직한 사건만 전담해온 ‘수사의 달인’들이 이제는 현직 정예 수사팀에 맞서 의뢰인을 보호하는 상황입니다. 변호인들의 화려한 경력 덕분에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을 두고 ‘비브라늄 방패’라는 비유까지 나옵니다. 비브라늄은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 나오는 가상의 물질로 외부 충격을 흡수하면서 더욱 강해지는 물질을 의미합니다. 재계 서열 1위 삼성의 이 부회장답게 최강의 변호인단을 꾸렸고, 검찰 역시 변호인단의 방어 논리를 깨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입니다. 그럼에도 검찰의 기세는 흔들림이 없어 보입니다. 1년 7개월가량 이재용과 삼성이라는 거물을 상대로 수사하면서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와 진술을 탄탄히 쌓았고, 기소를 두고도 수사팀은 물론 최상층부인 윤 검찰총장까지 반대의견 없이 똘똘 뭉쳐 있기 때문입니다. 현직 최고 수사력을 자랑하는 검사들이 대거 투입된 점 역시 자신감의 원천입니다. 2006년 대검 중수부 현대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을 수사했던 이복현(32기) 부장검사가 수사팀을 이끌고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서 삼성 합병 관련 의혹을 팠던 김영철(33기) 부장검사가 수사팀에 합류했습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 초기부터 수사를 맡아온 최재훈(35기) 부부장 검사도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수사팀과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1차전을 벌입니다.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수사팀은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 수사 필요성과 함께 그간 수집한 증거 일부를 공개하게 됩니다. 변호인단 역시 풍부한 기업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검찰 측의 공격과 이를 무력화할 법적 논리를 하나하나 직조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과 삼성 측의 운명을 가를 법원 판단은 이르면 이날 밤늦게 나올 예정입니다. 구속과 기각 중 어떤 결정이 나오든 검찰과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중 한쪽이 입을 후폭풍은 클 전망입니다. 마치 마블 영화 속에서 토르의 망치로 캡틴 로저스의 방패를 때렸을 때처럼 말입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여기는 중국] 아내 살해 후 냉동보관 男, 사형장 이슬로 사라져

    [여기는 중국] 아내 살해 후 냉동보관 男, 사형장 이슬로 사라져

    살해한 아내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했던 남편에 대해 공개 사형이 집행됐다. 중국 상하이시 고등인민법원은 지난 2016년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자수한 피의자 주샤오둥에 대한 사형을 공개적으로 집행했다고 4일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중국 당국에 의해 사형된 주 씨의 범죄는 지난 2016년 10월 경 그의 아내 양리핑(사망 당시 29세) 씨를 고의 살해한 혐의다. 사망 당시 아내 양 씨는 상하이 시에 소재한 초등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9세에 불과했다. 주 씨에 대한 사형 집행은 현지 다수의 유력언론을 통해 이날 속보로 보도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날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주 씨는 지난 2015년 결혼한 아내 양 씨와 말다툼 끝에 지난 2016년 10월 아내를 살해한 혐의다. 당시 주 씨는 아내 양 씨의 시신을 상하이 훙커우에 소재한 아파트 베란다의 대형 냉동고에 약 3개월 동안 방치했다. 아내 시신을 냉동고에 방치한 기간 동안 주 씨는 아내 명의로 예치돼 있던 현금 4만 5000위안(약 770만 원)을 인출, 한국 등 다수 국가를 여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주 씨는 아내 양 씨의 휴대폰을 통해 가족들에게 안부 문자를 전송하는 등 양 씨를 가장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이 기간 주 씨는 양 씨의 신용카드로 총 10만 위안(약 1720만 원) 상당의 고가의 사치품을 구매하는 등 과감한 행각을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 씨는 살해된 양 씨 신용카드를 도용, 유흥업소 등에서 만난 이성과 숙박업소 투숙에 사용한 전력도 확인됐다. 그의 행각은 지난 2017년 2월 경 양 씨의 실종을 의심한 가족들에 의해 외부로 드러났다. 당시 약 3개월 간 자취를 감춘 아내 양 씨를 찾던 가족들이 주 씨 명의의 아파트 냉동고에서 방치된 시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발견된 양 씨 시신은 평소 그녀가 덮었던 침실의 이불과 검정 테이프 등으로 감겨진 채 대형 냉동고에 방치돼 있었다. 이를 확인한 가족들은 곧장 주 씨에게 자수를 권유, 2017년 2월 1일 그가 인근 관할 파출소를 찾아 아내 살해 혐의를 고백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다만, 현지 법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18년 8월 23일 상하이 중등법원에서 남편 주 씨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면서 한 동안 논란이 계속됐다. 스스로 사건 혐의를 자백한 주 씨와 그의 가족들이 사형 판결에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시 주 씨의 사건은 현지 언론을 통해 ‘냉동고에 보관된 아내 시신’이라는 사건 명칭으로 대대적으로 보도, 공개 재판으로 진행된 바 있다. 실제로 주 씨와 그의 가족들은 사형 판결에 불복하고 약 2년 동안 항소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상하이 고등인민법원이 원심 판결과 동일하게 주 씨에게 사형을 판결, 이어 중국 최고인민법원 역시 주 씨에게 사형을 판결하면서 이날 주 씨는 공개적으로 사형 집행을 받았다. 이번 사건을 최종으로 판결한 최고인민법원 측은 주 씨의 행각에 대해 “그의 행동이 인간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인성을 크게 넘어섰을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라면서 “그는 비록 사건 후 자수를 했지만 계획적인 살인과 이후 그의 행동을 미루어 가볍게 처벌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에게 이번 사건 판결을 통해 경각심을 주고 법의 준엄함을 보여주기 위해 원심 판결을 유지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반려견 목줄’ 소동의 흑인 남성 “백인 여성 해고했어야 했나”

    ‘반려견 목줄’ 소동의 흑인 남성 “백인 여성 해고했어야 했나”

    공원 보호구역에서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라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의 충고에 기분 나빠 언쟁을 벌이고 휴대전화로 촬영한다고 경찰에 신고까지 한 행위는 분명 잘못된 것이었다. 너무 흥분해 반려견 안전 따위는 아랑곳 않는 모습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직장에서 해고까지 당해야 했을까?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의 가시덤불 지대를 거닐던 탐조(探鳥) 애호가 크리스천 쿠퍼는 공교롭게도 성(姓)만 같은 백인 여성 에이미 쿠퍼가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지 않은 것을 보고 타일렀다. 그녀의 반려견이 덤불을 마구잡이로 헤집으면 새들의 휴식을 방해할 수 있어 크리스천은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에이미는 말을 듣지 않았다. 해서 휴대전화로 그녀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에이미는 더욱 흥분했다. 당장 촬영을 그만 두라고 손가락질을 하며 다가왔다. 크리스천은 가까이 오지 말라고 애원했다. 그러자 에이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자신을 위협한다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압박했다. 크리스천은 겁이 났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이 공원에서 백인 여성을 공격하려 한다고 신고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충분히 상상되기 때문이었다. 해서 제발 경찰 신고만은 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끝내 에이미는 경찰에 신고했다. 다행히 언쟁은 끝났고 누구도 체포되지 않고 일단락된 것 같았다. 크리스천은 여동생 멜로디에게 이 일을 얘기해줬다. 멜로디는 잔뜩 흥분해 오빠가 촬영한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27일 아침까지 3900만명이 볼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낳았다. 에이미는 반려견을 동물구조센터에 빼앗겼고, 직장인 글로벌 투자회사 프랭클린 템플턴으로부터 해고됐다. 크리스천은 28일 일간 뉴욕 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이 젊은 여성의 삶이 완전히 찢겨져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또 에이미가 또다른 혐오에 희생되는 것 같다며 그녀는 단지 과도하게 흥분했을 뿐 인종차별적인 의도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오히려 감쌌다. 그는 앞서 NBC 뉴욕과의 인터뷰를 통해선 최근 조깅 중 강도 용의자로 몰려 부자에게 총격 살해된 아머드 아버리 사건을 떠올렸다. “우리는 사람들이 흑인 남성, 흑인에 대해 갖는 생각 때문에 총을 겨누는 아머드 아버리 시대에 살고 있다. 난 그런 것에 일부가 되고 싶지 않다.” 당연히 에이미는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겁먹어 자신이 과잉반응을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NYT의 발언 요청은 거절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사건 당일 NBC 뉴욕에 “동영상을 본 모든 이에게 겸허히 전적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경찰에 의해 다르게 취급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내가 경찰에 대해 생각할 때면 난 은혜를 받은 사람이다. 난 경찰을 일종의 보호 대리인으로 생각했는데 불행하게도 이 나라의 많은 이들은 그런 사치를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제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에이미는 CNN 방송에는 “난 인종주의자가 아니며 어떤 식으로든 그 남자를 해칠 의도는 없었다. 모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마카오 도박황제 유산 8조원… 아내 4명·자녀 17명 ‘쩐의 전쟁’

    마카오 도박황제 유산 8조원… 아내 4명·자녀 17명 ‘쩐의 전쟁’

    11년 전부터 재산분배 놓고 법정 다툼마카오를 세계 최대 도박산업 중심지로 키운 ‘카지노 황제’ 스탠리 호 SJM홀딩스 명예회장이 26일 별세했다. 98세.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마카오 언론을 인용해 “마카오를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넘어서는 카지노 도시로 일궈낸 호 명예회장이 홍콩의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1921년 네덜란드 출신 유대계 아버지와 중국 본토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홍콩에서 자란 그는 홍콩대에서 공부한 뒤 중일전쟁을 피해 마카오로 피신했다. 이때부터 마카오와 중국을 오가며 사치품을 밀수해 부를 축적했다. 1961년 마카오에서 카지노 면허권을 따내 40년간 현지 도박 시장을 독점했다. 중국에서 개혁개방이 본격화되면서 본토의 고위층도 마카오 카지노에 발을 들이자 공산당과도 인맥을 형성했다. 중화권 범죄 조직 삼합회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카지노시장 개방 전까지 마카오 전체 세금의 절반 이상을 그의 회사가 냈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마카오의 낮은 포르투갈이, 밤은 스탠리 호가 지배한다”, “마카오에서 쓰는 돈의 절반은 스탠리 호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말이 나올 만큼 마카오 카지노산업을 지배했다. 지금도 SJM홀딩스는 마카오에서 20곳의 카지노를 운영하는 현지 최대 도박 업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18년 기준 그의 재산이 500억 홍콩달러(약 8조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검은돈’이 오가는 도박산업의 특성상 그의 재산 대부분은 차명으로 보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 명예회장은 4명의 아내를 뒀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자녀만 17명에 달한다. SCMP는 “세계 최대의 도박 중심지를 세운 사람이지만 말년에는 자녀들의 재산 싸움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2009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로 재산 분배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월에도 딸 팬시 호(58) 탁홀딩스 회장이 SJM의 경영권을 노리고 이복형제들과 힘을 규합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마카오 ‘카지노 황제’스탠리 호 별세...98세

    마카오 ‘카지노 황제’스탠리 호 별세...98세

    마카오를 세계 최대 도박산업 중심지로 키운 ‘카지노 황제’ 스탠리 호(사진) SJM홀딩스 명예회장이 26일 별세했다. 98세.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마카오 언론을 인용해 “마카오를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넘어서는 카지노 도시로 일궈낸 호 명예회장이 홍콩의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1921년 네덜란드 출신 유대계 아버지와 중국 본토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홍콩에서 자란 그는 홍콩대에서 공부한 뒤 중일전쟁을 피해 마카오로 피신했다. 이때부터 마카오와 중국을 오가며 사치품을 밀수해 부를 축적했다. 1961년 마카오에서 카지노 면허권을 따내 40년간 현지 도박 시장을 독점했다. 중국에서 개혁개방이 본격화되면서 본토의 고위층도 마카오 카지노에 발을 들이자 공산당과도 인맥을 형성했다. 중화권 범죄 조직 삼합회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카지노시장 개방 전까지 마카오 전체 세금의 절반 이상을 그의 회사가 냈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마카오의 낮은 포르투갈이, 밤은 스탠리 호가 지배한다”, “마카오에서 쓰는 돈의 절반은 스탠리 호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말이 나올 만큼 마카오 카지노산업을 지배했다. 지금도 SJM홀딩스는 마카오에서 20곳의 카지노를 운영하는 현지 최대 도박 업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18년 기준 그의 재산이 500억 홍콩달러(약 8조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검은돈’이 오가는 도박산업의 특성상 그의 재산 대부분은 차명으로 보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 명예회장은 4명의 아내를 뒀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자녀만 17명에 달한다. 2018년 6월 둘째 부인의 딸인 데이지 호(55)에게 SJM홀딩스 회장직을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SCMP는 “세계 최대의 도박 중심지를 세운 사람이지만 말년에는 자녀들의 재산 싸움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2009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로 재산 분배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월에도 딸 팬시 호(58) ?탁홀딩스 회장이 SJM의 경영권을 노리고 이복형제들과 힘을 규합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마카오 돈은 다 그의 주머니로” 스탠리 호, 98세로 사망

    “마카오 돈은 다 그의 주머니로” 스탠리 호, 98세로 사망

    마카오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 98세로 사망부인 4명에 자녀 17명…가족들 법정 다툼 마카오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 SJM홀딩스 전 회장이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26일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중화권 대표 부호인 호 전 회장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과 마카오 간 사치품 교역으로 큰돈을 벌었다. “마카오에서 쓰는 돈은 다 그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생전 마카오 카지노 산업을 지배한 인물이었다. 그는 1962년 마카오에서 유일하게 카지노 사업권을 따내면서 카지노 산업에 진출했다. 이 사업권으로 그는 2002년 마카오 카지노업이 개방될 때까지 독점적으로 사업을 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호 전 회장의 재산은 31억달러(약 3조8200억원)로 홍콩·마카오의 13번째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부인 4명에 17명의 자녀를 둔 그는 2009년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재산 분배를 둘러싸고 가족들이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호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6월 둘째 부인 루시나 램의 딸인 데이지 호에게 SJM홀딩스 회장직을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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