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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확장세 32개월째 지속/2분기 GDP 9.6% 성장 의미

    ◎중화학 고성장­경공업 둔화 “양극화”/사치성소비재 수입 증가세 다소 줄어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2·4분기 국내 총생산(GDP)내용을 보면 우리 경제는 지극히 견실한 방향으로 순항하고 있다. 1·4분기와 마찬가지로 투자와 수출이라는 대내외 쌍두마차가 고도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운수장비 투자가 1.4%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19%에 이르고 상품수출도 25.3%나 늘었다. 또 당초 우려와는 달리 지난 해부터 GDP 성장세를 앞지르던 민간소비 증가세도 한풀 꺾였다.과열의 초기 징후로 일컬어지는 건설투자도 전분기보다 증가세가 다소 확대됐으나 투기적인 요인보다는 지난 해 3월2일 예년보다 앞당겨 시행된 표준건축비 인상에 따른 것이다. GDP 성장률은 전분기보다 0.3%포인트 떨어지긴 했으나 현대자동차의 노사분규 등 우발적인 요인을 제외하면 전분기와 비슷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따라서 한은은 지난 93년1월부터 지난 8월까지 32개월째 경기확장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농림어업도 보리·배추·마늘·양파 등 주작물의 작황호조로 9.4%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확장세 지속이라는 큰 흐름 가운데서도 앞으로의 경기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미세한 움직임과 문제점들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설비투자와 수출 증가세가 전분기보다 하향 추세에 있는 등 경기확장기 후반의 징후가 뚜렷하다.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대부분 마무리돼 설비투자 증가세는 갈수록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또 엔고 퇴조로 수출 역시 전처럼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우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수출 주도에서 내수 중심으로 성장패턴이 바뀌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경기활황세에 편승,지난 해부터 오름세를 탔던 경공업은 음료품과 의복의 생산증가율 둔화 및 신발·섬유·피혁제품의 수출부진으로 0.9% 성장하는 데 그쳤다.반면 중화학공업은 노사분규와 설비보수 등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14.8%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했다.경기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셈이다. 소비부문에서도 증가세는 둔화됐다고 하나,유흥오락성 서비스와 사치성소비재 수입의 증가세는 여전히 우려할 수준이다.2·4분기의 경마장 매출액은 6천1백76억9천5백만원으로 전년보다 22%,복권판매액은 8백92억9천4백만원으로 7.9%,골프장 출입인원은 2백13만명으로 13.7%,노래방수는 2만1천5백85개로 12.5%나 늘었다.사치성 소비재의 경우 가구는 5천4백70만달러로 46.6%,승용차는 6천2백만달러로 1백39·4%,화장품은 6천3백70만달러로 87.4%,의류는 1억8천9백10만달러로 60.9%,음료주류는 3천8백90만달러로 89.8%나 수입이 늘었다.
  • 김영삼 정부 30개월/김 대통령 어록

    ◎“개혁중단 주장은 손으로 강물 막으려는 것”­93년 4월 15일/“세계화는 구각 탈피,새로 태어나려는 결단”­95년 1월 26일/깨끗한 부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자랑이 될것­93년 8월 12일/국제사회엔 적도 친구도 없고 경쟁자만 있다­94년 11월 10일 문민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개혁과 변화」에 대한 대통령의 열의가 높았다.그래서인지 시선을 끈 대통령의 「말」도 유달리 많았다.김영삼 대통령의 「말」을 살피면 문민정부의 통치이념과 철학을 엿볼 수 있으며 국정의 전반적인 기류도 읽을 수 있다.집권 전반기 김대통령의 어록을 간추려본다. ▷93년◁ ▲『부정부패의 척결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다.단호하게 끊을 것은 끊고 도려낼 것은 도려내야 한다.신한국 창조에는 눈물과 땀이 필요하고 고통이 따른다』­2월25일 대통령 취임사. ▲『부처간 이기주의나 책임을 방기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2월27일 첫 국무회의. ▲『추석 때 떡값은 물론 찻값도 받지 않겠다』『정치자금을 포함해 어떠한 이유로도 돈을 한푼도 받지 않겠다』­3월5일 기자간담회. ▲『혁명은 누구를 제척하거나 떼어낼 수 있지만 개혁은 모든 것을 끌어안아야 한다』­4월1일 동아일보 회견. ▲『공직사회에서 돈많은 사람이 부끄러운 시대가 오고 있다』­4월13일 재외공관장을 위한 연설회. ▲『「개혁을 중단해야 한다」,「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이는 「손으로 강물을 막으려는 것」과 마찬가지다』­4월15일 대전의 주요인사 접견. ▲『토지·건물 등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이 고통이 되도록 하겠다』­4월16일 신경제계획민간위원 조찬. ▲『5·18광주 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은 훗날 역사에 맡기는 것이 도리라고 믿는다』­5월13일 5·18관련 담화문. ▲『우리사회의 부정부패는 뿌리가 깊어 단시일안에 치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따라서 개혁은 결코 일과성,또는 한시적인 것일 수가 없다』『5·18 문제는 「잊지는 말되 용서하자」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7월16일 전남일보 회견. ▲『금융실명제 없이는 정치와 경제의 검은 유착이 단절될 수 없으며 활력이 넘치는 자본주의도 꽃피울 수 없다.이제 깨끗한 부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자랑이 될 것이다』­8월12일 금융실명제 실시 담화문. ▲『정당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자생력을 가져야 한다.정치개혁을 위해 정치자금은 투명해야 하고 정치지도자들도 자기희생이 필요하다』­9월21일 정기국회 연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갖가지 배타적인 집단 이기주의가 분출하고 있다.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집단행동은 한국병 중의 한국병이다』­10월5일 신경제추진회의. ▷94년◁ ▲『개가 짖는다고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공허한 논쟁에 매달릴게 아니라 실질적인 일에서 옳은 것을 구해야 한다』­1월1일 신년 하례서. ▲『세계화와 국제경쟁은 이제 더 이상 사치스런 말이 아니라 우리 앞에 다가온 현실이다』­1월6일 연두기자회견문. ▲『정치권이 거듭나지 않고는 진정한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더 이상 허송세월할 여유가 없다』­2월15일 민자당 창당 기념연설. ▲『가야할 길은 멀고 달라져야 할 것은 너무도 많은데 지난 날의 체질과 관행이 우리의 발목을잡고 있다』­2월25일 취임1주년 기자회견문. ▲『야망을 가진 사람에게 무한경쟁은 절호의 기회다.그러나 야망은 잠자지 않고 있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꿈이다』­2월26일 서울대졸업식 치사.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는 집단에게는 멸망의 길밖에 없다』­4월17일 신한국인과의 오찬. ▲『나는 필사즉생,필생즉사의 각오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4월28일 현충사 다례행제. ▲『교육개혁은 국민학교 교실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5월2일 전국교육장 연수. ▲『경제외적인 이유로 기업이 고통받는 일은 없을 것이며 정치적 배려로 특혜를 받는 예는 더욱 없을 것이다.그러나 국가와 국민에 누를 끼치는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6월22일 건설진흥촉진대회. ▲『정부는 기본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8월9일 신경제 추진회의. ▲『세무조사에 성역이 있어서는 안되며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사람은 누구나 엄정한 조사를 받아야 한다』­8월17일 국세행정 실무자 오찬. ▲『모든 것이 다 깨끗하게되기는 참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이 나라의 부정부패는 너무도 뿌리가 깊게 박혔다.로마제국이 망한 것은 외침이 아니라 내부의 부정부패 때문이었다』­9월17일 세계한인 상공인 접견. ▲『비용이 많이 드는 정치는 필연적으로 부정부패를 수반할 수 밖에 없다』­10월14일 전국여성대회 치사. ▲『성수대교 붕괴사고는 「일어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라는 관점에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이제 「빨리빨리」와 「적당히 그냥」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10월24일 특별담화문. ▲『오늘의 국제사회에서는 적도 없고 친구도 없으며 오직 경쟁자만이 있다』­11월10일 APEC정상회담 출국인사. ▲『모든 나라들이 오늘을 살아남기 위해,또 차세대의 번영을 위해 뛰고 있다.이 대열에서 한발짝이라도 뒤지면 우리는 후손들에 의해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다』­11월19일 APEC정상회담 귀국인사. ▲『위대한 국민일수록 역사를 창조하고 불행한 국민은 역사에 끌려다닌다』­12월24일 청와대 국무회의. ▷95년◁ ▲『내가 야당을 하던 시절에는민주주의가 없고 언론의 자유도 없었다.지금은 언론의 자유가 너무 많고 아무거나 쓴다』­1월6일 연두기자회견. ▲『세계화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옛 껍질을 깨고 새로 태어나고자」하는 결단이며 차세대를 위한 개혁이다』­1월26일 세계화구상 관련 연설.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은 후회하는 사람이다.나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지난 2년동안 혼신의 힘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2월25일 취임2주년 기자간담회. ▲『지방선거는 정치인이 아니라 살림꾼을 뽑는 것이다.지방자치제가 결코 정치투쟁의 무대가 돼서는 안된다』­4월17일 서울시순방. ▲『가장 개혁이 안된 곳이 정치와 언론이다.언론은 오보하고도 사과하지 않는다』­4월25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오찬. ▲『임기동안 헌법을 개정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4월26일 기자간담회. ▲『신문사들은 20∼50%를 무가지로 찍어 전부 쓰레기로 버리고 있다.신문사가 쓰레기를 줄이자고 한 말은 거짓이다』­6월9일 확대경제장관회의. ▲『차기 대통령은 세대교체된 새인물 중에 나올 것이 확실시된다.또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는 강력한 대통령제가 적절하다』­6월19일 미국 타임지 인터뷰. ▲『지방선거의 결과는 내 부덕의 소치다.변화와 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국민과 함께 하겠다』­7월5일 민자당 의원과의 청와대 조찬. ▲『국민의 대다수가 정치지도층의 세대교체를 갈망하고 있다.국민적 열망에 비춰 이를 실현하는 것이 나의 책무다』­7월21일 미국 비즈니스위크 인터뷰. ▲『개혁으로 소수 불이익을 받는 사람이 이의를 제기한다면 싸워서 이겨야 한다』­7월27일 워싱턴주재 한국특파원과의 간담회. ▲『두려움없이 변화와 개혁을 통해 대도와 정도를 걸어가겠다는 생각에 변함없다』­8월1일 민자당 상근당직자 및 당무위원 초청 조찬회.
  • 엔저,적극 대응방안 세워야(사설)

    일본 엔화가치의 하락에 따른 우리 수출산업의 경쟁력 약화등 갖가지 마이너스 영향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국제외환시장에서 지난 4월 달러당 70엔대로 강세이던 엔화의 값어치는 최근 99엔 안팎으로 급락,엔고시대를 마감하고 「달러 고·엔 저」의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환율구조 반전의 주된 이유는 미국에 대한 일본의 무역 흑자가 크게 줄어들고 일본경제가 침체현상을 보임에 따라 그동안 강도 높게 지속돼온 미측의 엔고압력이 완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엔화의 약세는 일본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짐을 의미하므로 우리 산업의 경우 그들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조선·자동차·전자등 중화학공업 분야의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것이다.물론 엔화뿐 아니라 우리의 원화도 달러에 약세이기 때문에 일본과의 경쟁에선 불리하더라도 달러화로 우리 제품을 살수 있는 구매력이 늘어나는 상쇄효과가 없지는 않다.그렇지만 중화학부문은 수출비중이 전체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수출주도업종이어서잃는 것이 더 많은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국내 업계가 환율변동의 충격을 자체적으로 흡수해서 수출전략에 차질이 없게끔 기술혁신에 주력,부가가치가 높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내는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이른바 비가격경쟁력을 높이도록 당부한다. 각종 부품·기계류의 국산화 전략은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일본제품의 가격인하로 대일수입이 급증,무역역조는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될 것이다.국산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대한 금융·세제상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특히 금리 안정으로 업계의 금융비용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 우리는 또 원화가치의 절하에 의한 수입제품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으므로 고가사치성 수입을 줄이는 등 과소비 억제책을 씀으로써 경제의 안정기조를 유지하는 데 힘쓰도록 당국에 촉구한다.
  • 유고 3민족/미 평화안 긍정 반응/미특사 3국연쇄접촉 설득 주효

    【자그레브·사라예보 로이터 연합】 크로아티아군이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와 일전을 벌이기 위해 국경지역에 병력을 집결시키는 가운데 16일 미국은 유고내전 당사자에게 새 평화안을 제시하고 본격적 설득작업을 벌여 이들에게서 호의적 반응을 얻어냈다. 마테 그라니치 크로아티아 외무장관은 이날 미특사인 리처드 홀부르크 국무차관보와 프란요 투즈만 대통령간의 회담 직전 크로아티아는 미국의 새 평화노력에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하비에르 솔라나 스페인외무장관과도 만난 그라니치 장관은 『우리는 새 평화노력에 충분히 협조할 의사를 갖고 있으며 이 지역의 항구적 평화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홀부르크 차관보는 이날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정부의 외무장관과 각각 회담한데 이어 17일 베오그라드에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세르비아 공화국 대통령과 회담했다. 또 보스니아 회교정부와 보스니아 세르비아계도 새로운 영토분할안과 보스니아정부에 대한 안전보장을 내용으로 하는 미국 평화안에 관심을 표명했다. 홀부르크차관보와 무하메드 사치르베이 보스니아 외무장관은 미국의 새 평화안이 동부지역의 안전지대 3곳을 포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이보다 앞서 새 평화안은 고라주데와 사라예보 주변의 세르비아계 영토를 교환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라도반 카라지치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 지도자도 평화안 타결에 낙관론을 피력한 뒤 현재의 강경자세를 누그러뜨릴 의사가 있다고 시사했다.
  • 일본에선…/한국의 무역적자(한국속의 일본,일본속의 한국:15)

    ◎수교후 대일적자 총 1천억불 육박/기계 등 자본재 수입이 90%이상 차지/최근 중화학분야 수출 신장… 개선 조짐/경쟁력이 관건… 기술개발에 과감한 투자 시급 지난해 주일대사관 국정감사장.국회의원들이 나날이 늘어가는 대일무역적자 문제에 대한 대사관 차원의 대책을 물었다. 대사관측은 우선 김영삼정부가 대일무역적자를 경제논리로 풀어 나가기로 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대일적자는 한국의 산업구조상 불가피한 면이 있으며 당분간 개선은 힘들 것이라는 내용의 경제논리에 따른 설명을 덧붙였다. ○흑자기록 「전무」 즉각 의원들의 호통이 잇달았다.「엄청난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포기했다는 말인가」라는 질타에 대사관측은 그런 뜻이 아니라고 극구 해명했다.하지만 감사장을 나서는 의원이나 대사관 직원이나 모두 대일무역적자가 쉽게 줄어들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은 누구나 수긍하고 있었다. 대일무역적자.우리 경제를 오랫동안 짓눌러 온 문제다.한·일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한 65년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2억8천8백만달러 적자.이가운데 대일무역적자는 1억2천2백만달러로 전체의 42.4%를 차지했다. 이 때부터 우리나라는 단 한번도 대일무역흑자를 거두지 못했다.지난해 적자는 1백19억달러.전체 무역적자의 1백89%나 된다. 6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일누적적자는 9백44억7천9백만달러.우리나라 외채는 지난해 말 5백68억달러.대일무역적자는 우리 경제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인 것이다.올해 대일적자는 1백5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왜 우리는 일본에 대해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해야만 하는가. ○일본시장 폐쇄적 우선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을 품목별로 보자.지난해 총수입액 2백53억9천만달러 가운데 기계류 및 운반기계가 91억5천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자본재·원자재·부품 등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을 육성하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일본으로부터 설비재 등을 수입했다는 이야기다.좋게 보면 사치품·소비재가 적은 만큼 수입구조가 매우 건전한 것이고 뒤집어보면 우리 산업구조가 일본에 매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투자의 위험이 높고 자본회수가 오래 걸리는 자본재산업 등은 일본에 의존하면서 산업개발에 나섰다.그 뒤에도 이런 손쉬운 성장전략이 지속됐다.성장하면 할수록,수출이 늘어나면 늘수록 대일무역적자는 커져갔다. 주일대사관의 신동오상무관은 『왜 일본탓은 안하느냐라는 분위기가 있지만 경제관점에서만 보면 일본을 탓할 것은 거의 없다』라고 말한다. 문제는 수입액만큼 수출 할 수 있는 우리의 대일본 수출 경쟁력이다. ○적자 요인들 여전 폐쇄적인 일본시장과 복잡한 일본의 유통구조도 수출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특히 김 등을 비롯한 농수산물의 경우 수입쿼터제라든가 행정규제로 수출이 막혀있는 품목들이 꽤 있다.하지만 대일무역적자를 말할 때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제조업 상품의 경쟁력이다.농수산물의 수입제한조치를 통상외교를 통해 풀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대치는 불과 수억달러에 불과하다. 일본시장의 유통구조가 복잡하다고 하지만 우리와 비슷한 입장의 중국은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복잡한 유통구조를 극복한 섬유류의 수출에 힘입어 지난해 89억달러,올해 5월까지 55억달러의 대일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 경제로서 돌파구는 역시 고부가가치 제조업 상품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자본재 부품산업 육성을 통해 수입의존도를 줄이고 고도기술산업 분야의 일본투자를 유치할 것 등을 목표로 설정했다.이와관련,아시아경제연구소의 미즈노 준코(수야순자)연구원은 『기계설계능력이 떨어지면 산업전체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면서 『한국은 독자적인 기계설계능력을 갖추기 위해 적극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일부 희망적인 조짐도 있다. 대일본수출을 보면 주요 품목이 점차 전자·전기와 철강 등 중화학분야로 옮아가고 있다.특히 올해들어 5월까지 반도체 등 전자·전기분야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3%,철강은 53.1%의 대일수출신장세를 보이고 있다.엔고 현상에 힘입은 바 크다.때문에 엔고의 메리트가 가시면 또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기도 하다. 여하튼 통상산업부 등 정부는 최근 추세가 이어지면 대일무역적자가 장기적으로 양국 산업의 수평분업화,무역의 확대균형화를 이루면서 개선돼 나갈 것으로 희망반 분석반의 전망을 하고 있다. ○산업구조 일 의존 일본 아세아대학의 노조에 신이치(야부신일)교수도 『반도체 등의 수출증가가 대일적자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적자 가중요인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환경산업분야도 곧 유망산업으로 등장할 전망이지만 한일간 기술격차가 현격한 실정이다.또 97년 건설시장을 상호개방할 경우 성수대교 추락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낸 한국 건설업체의 일본진출보다는 일본 업체의 한국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이와함께 자동차 시장이 개방돼 나가면 한국차의 일본진출보다 일본차의 한국진출이 더 활발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유력하다. 대일 무역적자를 해소해 나가는 열쇠는 기계 등 자본재의 경쟁력에 있다.이들 분야가 수입대체 나아가 수출유망품목으로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한일국교정상화 30년.엄청난 누적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대일본 교역을 바람직한 상태로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제2 중흥의 각오로 기술개발에 나서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 세계 “미 평화안 지지”/보스니아 분할내용

    ◎유고 세 민족 인종청소 종료 임박 【모스크바·사라예보 로이터 AP 연합】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는 15일 옛유고슬라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 개최라는 미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평화안의 핵심내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새로운 노력을 환영하면서도 미국의 평화안에는 러시아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 군사적 요소가 포함돼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국무부의 로버트 홀브루크 차관보를 단장으로한 미대표단은 이날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를 방문,보스니아 및 크로아티아지도자들과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기상관계로 사라예보방문을 연기하고 그 대신 크로아티아에서 무하마드 사치르비 보스이낭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홀브루크차관보는 보스니아를 2개 지역으로 분할해 한개 지역을 크로아티아와,다른 한개지역을 세르비아와 연맹토록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평화안을 휴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관리들은 대표단이 언제 사라예보로 떠날 것인지에 관해 밝히지 않았다. 미국의 평화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보스니아를 분할해 회교도들이 사라예보 주위의 넓은 땅을 차지하고 그 대신 유엔 안전지대인 고라주데를 포기토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며 이같은 미국의 제안에 대해 유럽동맹국들은 이를 지지하고 있다. 【스렘스카라차·다보르 AP 로이터 연합】 세르비아계와 크로아티아계,회교계 난민들이 구유고지역에서 각각의 영토로 탈출하는 행렬이 14일 최고절정을 이룸으로써 지난 4년간 유고내전의 가증스러운 목표였던 민족청소가 사실상 완성됐다. 특히 이번달 크로아티아군의 갑작스런 크라이나 점령,보스니아 세르비아계의크로아티아인에 대한 보복추방,이에 앞선 세르비아계의 유엔안전지대 스레브니차,제파 점령으로 난민들의 탈출은 더욱 가속화됐다. 세르비아당국은 크로아티아군의 크라이나 점령후 14일까지 15만에 달하는 세르비아계난민이 세르비아에 도착했다고 밝혔고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 거점인 반자루카에서는 크로아티아에서 탈출후 세르비아로 향하는 난민들을 일시 수용하기 위해 14일역내 크로아티아계 주민 6백여명을 집에서 추방,인근 크로아티아로 내몰았다. 한편 보스니아 회교계 주민 약 3만여명은 크로아티아 중부 보이니치마을에서 발이 묶여 길가·숲속 등에서 3일째 노숙하고 있다.
  • 중기대출 부동산담보 제한 폐지/21일부터

    ◎콘도 등 11개 업종 신금대출 허용 오는 21일부터 제1·2금융권의 중소기업에 대한 부동산의 담보취득 제한이 폐지된다.호텔이나 여관업 등 11개 특정 업종에 대한 상호신용금고의 여신금지제도도 없어진다. 재정경제원은 15일 이같은 내용의 「중소사업자에 대한 금융지원 세부대책」을 마련,관련규정을 고쳐 2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대책은 중소기업의 담보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 등 제1·2금융권의 중소기업에 대한 부동산 담보취득 제한을 없앴다.이제까지 ▲95년 5월 15일 이후에 취득한 부동산 ▲절반 이상이 여신금지 업종에 제공된 부동산(제3자 명의 부동산 포함)은 은행의 담보대상에서 제외됐다.그러나 대기업에 대한 부동산의 담보취득 제한규정은 계속 유지토록 했다. 또 영세 중소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호신용금고의 여신관련 규제도 완화,11개의 특정업종에 대한 여신금지 제도를 없앴다.대상업종은 ▲불건전 오락기구 제조업 ▲호텔업과 여관업,콘도미니엄(관광호텔 제외) ▲건평 33평 또는 대지 1백평을 초과하는 식당업 ▲주점업(유흥·극장식 등) ▲댄스홀,댄스교습소 ▲전자오락실 ▲헬스클럽 ▲골프장 ▲도박장 ▲사치성 이발소,미장원 ▲욕탕업(대중탕 제외)등이다. 그러나 이들 업종에 대한 상호신용금고의 여신편중을 막기 위해 여신총액은 금고 자기자본의 1백% 이내로 제한했다.2백36개 상호신용금고의 자기자본이 1조8천억원으로 이 중 8천억원이 여신이 허용되는 7개 업종에 지원돼 11개 특정업종의 경우 최대 1조원 가량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 외국인 특별 장학생/송상옥 소설가(굄돌)

    알리스테어 쿠크는 영국 태생의 노언론인이며 저술가로 잘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케임브리지 대학을 나와 예일 하버드를 거쳐 영국의 BBC방송,타임스(런던),맨체스터 가디언지 등의 특파원으로 장장 60여년간 미국을 보고 겪었다. 아흔을 바라보며 최근까지도 BBC와 관계를 맺고 저술활동을 해온 그는 미국에 귀화했을만큼 미국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단순한 애정을 넘어 흠뻑 빠졌다 할 정도로 미국을,미국의 역사와 넓은 땅덩이를,변화무쌍한 자연을,여전히 풍부한 자원과 세계 곳곳에 뿌리를 둔 온갖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좋아한다. 그는 수십차례에 걸친 미 전국 답사를 통해 발로 밟고 눈으로 보고 온몸으로 체험하며 그러한 미국을 알게 되었다.그가 미국이란 나라에 끌리게 된 계기가 흥미롭다. 그는 대공황 때인 1932년 예일대 대학원 장학생으로 연극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나라 전체가 허덕거리고 거지와 실업자들이 거리에 넘치는 판에,여름방학동안 미국 각 주를 될수록 많이 돌아봐야 한다는 장학생 의무규정에 따라,그는 자동차까지 제공받고 턱없는 사치라고 생각하면서도 전국을 두루 돌아다니는 사이 미국에 매료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의 경우 장학금을 준 측의 목적은 훌륭히,아니 「초과달성」된 셈이다.그 비슷한 혜택을 받고 미국 곳곳을 돌아본 국내 인사도 적지 않으리라 여긴다. 서울대는 올 2학기부터 「외국인 특별 장학생 제도」를 운영하리라 한다.『한국에 대해 잘 알고 우호적인 외국인을 많이 배출,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 취지라니 오히려 늦은 느낌이다. 미국의 예를 들먹일 것도 없이,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서 하는 일,좋은 제도로 정착되었으면 한다.
  • 가두리 양식장은 “기름반 물반”/남해 오염… 방제선 동승기

    ◎쪽빛 사라진 바다엔 흡작포만 “둥둥”/섬주민 총동원… 「삶의 터」 청소 안간힘 28일 상오 10시 여천군 돌산읍 금성리 앞바다에서 6t어선 「자갈밭」호를 타고 사고해역으로 향했다.출발지점은 씨프린스호가 좌초한 곳에서 25㎞ 가량 떨어진 곳이었다.쪽빛의 물결이 거품을 일으키며 선미를 뒤따랐다. 30분쯤 지났을까. 비릿한 바닷 냄새에 섞여 흑갈색의 기름덩이가 나타났다.검은 돌덩이같은 물체가 어지럽게 흔들렸다.기름을 먹고 흉물스럽게 변한 양식어장의 스티로폴 부표였다.5백개는 족히 되어보였다. 끝간데 없는 검은 바다였다. 남면 안도 해안은 자갈에 검은 기름이 5m까지 스며들어 땅속은 온통 석탄더미처럼 까맣게 변해 있었다.마을 앞 2백m 해상의 가두리 양식장은 「기름반 바닷물반」으로 변해있었다. 배가 돌산읍 남면 서고지 마을에 이르자 마을회관앞에 모인 1백50여 주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군에서 지원해준다는 기름흡착포를 기다리는 주민들이었다.노인과 부녀자 50여명도 포함돼 있었다.한 노인은 『3백여 주민들이 가두리양식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는데 이번 사고로 광어,우럭,방어,도미등을 모두 잃었다』고 한숨을 쉬었다.그나마 살아있는 물고기들도 떠다니는 기름덩이를 먹고 모두 폐사하고 있다고 다른 주민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어민들은 사고직후부터 정신을 추스리고 복구에 나서고 있었다.넋을 놓고 바다만 원망스럽게 쳐다볼 수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마을주민들은 소형어선 40척을 타고 27일에 이어 이날도 방제작업에 나섰다.가까이는 양식장 근처에서 멀리는 20㎞ 떨어진 씨 프린스호가 침몰해 있는 소리도 앞 바다까지 나갔다.한여름 뙤약볕아래서 어민들은 기름으로 범벅이 된 고무장갑을 끼고 바다에 기름흡착포를 던졌다.길다란 막대기로 기름덩어리를 걷어냈다.「통통배」로 불리는 소형선박에서는 나이든 아낙네들의 모습도 보였다.삶의 터전을 뿌리째 뽑히게 될 위험에 남녀를 가린다는게 사치스럽게 느껴졌다. 목에 두른 수건으로 연신 구슬땀을 닦으며 어민들은 도무지 끝이 없어 보이는 작업을 묵묵히 계속하고 있었다. 서고지마을에서 25년째 산다는강춘지씨(48·여)는 『바다가 우리 삶의 터전인데 기름덩이를 빨리 걷어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가두리양식업피해는 이미 봤지만 흡착포만 끊이지 않고 지원해준다면 하루 24시간이라도 작업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일손을 쉬지 않았다. 서고지에서 배로 10분거리인 남고지마을.해안 1㎞ 흰색 자갈밭은 기름으로 덮여 누렇게 변한채 흡착포 3백여장이 드문 드문 깔려 있었다.한 걸음씩 내디딜때마다 휘청거릴정도로 미끄러웠다.지난해에는 해안에 텐트를 칠 곳이 없을 정도로 피서객들이 몰렸지만 올해는 완전히 발길이 끊겼다. 1백m 앞 전복·해삼양식장은 이미 기름투성이로 변했다.자갈밭더미를 헤치며 기름을 흡착포로 씻어내던 한홍례씨(50·여)는 『양식업이야 다 망쳐버렸지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곳인데 훗날을 위해서 바다를 더 이상 더럽혀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노인,아이 모두 나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낮 12시30분 사고해안인 전남 여천군 소리도 앞바다.먹물을 뿌려놓은 듯 시커먼 기름덩이가 끊어질듯 계속 이어져 있었다. 씨 프린스호가 선미부분을 반쯤 드러낸 채 흉칙한 몰골을 드러냈다.옆에는 일본 셀비지사소속 안전진단선 「고요마루」호와 호유해운사의 원유이적용선박 「호남다이아몬드」호가 보였다. 사고해역 주위에서는 8척의 소형어선들이 기름을 걷어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기름냄새가 코를 찌를듯했고 시커멓게 번진 기름띠가 확연하게 눈에 들어왔다. 어선에서 흡착포를 던지고 걷어내는 작업을 벌이던 구두연씨(58)는 『사고난 날부터 계속 작업을 했지만 기름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섬 주민들 모두 피해자지만 너나 할것 없이 바다에 나와 기름제거작업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 토머스 프리드먼 미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해외논단)

    ◎대중국 강·온정책 병행하라/봉쇄정책·「APEC에 끌어들이기」 함께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들은 중국과의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정책과 은밀한 봉쇄정책을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미국의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가 최근 헤럴드 트리뷴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주장했다.그의 칼럼을 요약한다. 미국의 외교정책은 지금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확대를 둘러싼 어리석은 논쟁에 휩싸여 있다.미국은 그러나 나토 확대문제 보다 더 긴급하게 생각해야할 일이 있다.그것은 중국과 공산주의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SEATO(동남아시아 조약기구)의 부활문제이다. SEATO는 지난 1954년 필리핀,태국,파키스탄,호주,뉴질랜드,영국,프랑스,미국등에 의해 만들어진 국제기구이다.공산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그 기구는 베트남전쟁후 1977년 해체되어 지금은 자취도 남아있지 않다. 옛날의 SEATO가 물론 조만간 다시 부활될 것 같지는 않다.그러나 나토확대 논쟁의 동인인 러시아의 현재 상황을 생각해 보자.러시아 군대가 동유럽을 침공할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사실상 없다.체첸사태를 미루어 볼때 현재의 러시아는 동유럽을 위협할 의지도,그러할 능력도 없다.그런데 서방국가들은 왜 사치스러운 나토 확대 논쟁을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는가.나토확대문제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러나 아시아의 상황은 다르다.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은 그 능력과 잠재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일부 정치평론가들은 중국의 공격적인 남지나해로의 진출,석유가 매장돼 있는 남사군도에 대한 집착,주변국가들에 대한 전반적인 위협등에 우려를 나타낸다. 나토와 같은 안보동맹체가 있는 유럽과는 달리 아시아에는 공식적인 전략적 안보기구가 없다.미국,일본,한국,러시아등의 임시적 균형유지 협정도 임시방편적인 불안정한 상태다. 그러한 구조가 얼마나 오랫동안 12억의 중국과 전략적 균형을 유지할수 있을 것인가.중국은 지금 매년 10%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으며 거대한 군사력은 점진적으로 현대화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중국의 군사력이 개선되고 있고 3백20만명의 군대는 이웃 국가들에게 위협이 아닐수 없지만 중국군대는 아직 자신의 국경을 넘어 활동할 능력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중국은 아직 항공모함과 공중급유 능력이 없고 소수의 오래된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비관론자들은 그러나 중국은 계속적으로 국방예산과 전략적 사고에 대해 진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주변국가들을 긴장시킬 뿐만아니라 미국과 일본이 국방지출을 억제하는 것과는 달리 중국은 군사력의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중국은 더욱이 5개 국가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사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뻔뻔스럽게 고집하고 핵실험도 강행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행동과 관련,일부 주변국가들은 앞으로 10년간 최선의 중국정책은 국제무대에서 중국과 협력적인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것인가 아니면 공식적으로 중국을 봉쇄하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계속 미국측에 던지고 있다고 미국관리들은 말한다.그러나 나토 확대에 대한 강박관념적인 집착은 중국문제를 둘러싼 이러한 무대뒤의 논의를 흐리게 하고 있다. 현단계에서는 어떤 형태의 공식적인 중국봉쇄도 시기상조다.SEATO의 부활도 기다릴수 있다.지금 중국을 적으로 선언하는 일은 스스로의 예언이 될 것이다.그러나 우호적인 중국을 만들 가능성이 있는한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게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국과 그 아시아 동맹국들은 중국을 국제무대에 참여시켜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정책과 은밀한 봉쇄정책을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미국은 이를 위해 아시아주둔 미군 감축을 중단하고 중국과 역사적으로 적대관계에 있는 베트남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한다.미국의 그러한 중국전략은 만약 일본이 미국과 불공정무역을 계속하면 워싱턴과 도쿄의 전략적 동맹축이 무너질 것임을 일본에게 이해시키는 역할도 할수 있을 것이다.미국은 또 중국지도자들과의 고위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북경의 지역패권적인 본능을 상호의존을 통해 완화시킨다는 희망을 갖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등과 같은 국제기구에 중국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계속해야한다. 지금 중국을 공식적으로 봉쇄하려는 정책은 잘못일 것이다.그러나 미국은 군사·경제·외교적으로 계속 압력을 가하는 모습을 보여줄수 있다.미국은 또 필요하면 중국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전략을 펼수 있다.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가능하면 중국과 국제사회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할수도 있다.
  • 문화중심지 서점/김종수 도서출판 한울대표(굄돌)

    독일의 본에 가게되면 부비어 서점을 꼭 들러본다.무슨 책을 사야하기 때문만은 아니다.시내 중심가의 대학교 옆에 자리잡은 이 서점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진열된 책들에 이끌려 돌아보고 각종 도서목록과 홍보 잡지 등을 얻고 사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어느 듯 다리가 뻐근해 진다.잠시 쉬려는 사람을 위해서 2층에 작은 커피숍이 있다.예술서적 코너 옆에 마련된 이곳에서는 커피나 와인을 마시면서 피로를 풀면서 담소하거나 책을 살펴볼 수가 있다.어떤 사람들은 한 잔씩 들고 소파에 앉아 진지하게 책 내용을 검토한다. 매장에는 엄선된 CD음반과 비디오 테이프,포스터 등도 갖춰져 있다.매장 한 가운데 기둥을 이브 클라인의 코발트 블루색깔과 장식으로 단장한 것에서 이 서점의 예술감각을 읽을 수 있다.단지 책을 팔겠다는 의지보다는 문화의 흥취를 한껏 펼쳐보이는 듯 하다. 베를린의 제국의사당을 천으로 둘러싸 독일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던 설치미술가 크리스토의 책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잘 진열되어 있고 서점 입구의 진열장에는 천에 포장된 제국의사당의 모형이 눈길을 끈다.또 그 옆에는 비슷한 방식으로 책들을 천에 싸서 줄로 묶어놓은 전시물도 있다.이쯤 되면 서점은 첨단문화의 작은 메카라 불릴 만하다.서점이 문화의 중심임을 누가 강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고 이곳으로 발길이 이끌리게 된다. 책을 읽자로 노골적인 독서운동을 해야 독서문화가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 책을 둘러싼 제반 환경에 문화의식이 깃들여 질 때 독서운동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의 현실에는 너무 사치스런 이야기일까?
  • 휴식의 생산성(외언내언)

    지난 89년 북경의 「6·4 천안문 사태」를 취재한 한국특파원들은 『취재기간만큼의 유급·위로휴가를 갖게 된다』는 선진 외국특파원들의 말에 한동안 입이 벌어졌었다.강도 높은 업무를 완수하고 인간다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들이 너무 부러웠다. 당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천안문 현장에서 자칫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다닌 데 대해 그들은 보다 진한 직업적 자긍심을 느끼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재충전을 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지난날의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쉴 틈을 내지 못했다.빠른 속도의 경제성장으로 절대빈곤을 추방하고 잘 사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선 휴식은 차라리 사치였다. 공사장 곳곳에는 「공기 단축」「철야근무」등의 표어가 붙어 있었고 공무원을 비롯한 화이트칼라계층도 휴일이나 휴가를 제대로 제것으로 하기 힘들었다.그렇지만 모든 일엔 한계가 있다는 평범한 진리대로 사람도 계속해서 일만하면 오히려 능률이 떨어지고 사고도 많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이런 관점에서 총무처가 앞으로장기근속공무원에게 15∼20일의 특별휴가를 주고 대형프로젝트등을 우수하게 처리할 경우 공로휴가를 받도록 하는등 공무원휴가를 크게 늘리기로 한 것은 매우 바람직스럽다.또 공무원뿐 아니라 모든 국민은 보다 나은 결과를 위해 쉬는 시간을 갖고 지나쳐버린 잘못도 고쳐가며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준인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맞고 있다.더욱이 실적만을 위한 졸속공사가 붕괴참사의 한 요인임을 현실로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양보다 질을 위한 여유는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다. 다만 경계 할 일은 놀고 먹는데 치우쳐 휴식의 의미를 말살시키는 분위기의 확산이다.어디까지나 업무로 누적된 피로를 풀고 창의성이 가득찬 근로의 생산성을 높이는 휴식이 돼야 한다.
  • 구청장등에 거액제공 확인/삼풍수사

    ◎이 회장 비자금 22억 조성 돈세탁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검·경합동수사본부는 7일 삼풍백화점 이준 회장(73·구속)이 회사로부터 가수금 형식으로 22억6천여원을 빌려간 사실을 확인,이회장을 상대로 이 자금을 갚았는지와 사용처에 대해 집중추궁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또 이회장이 이 자금 가운데 일부를 당시 서초구청장을 포함,서울시 고위공무원들에게 뇌물로 제공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본부는 전날 압수한 삼풍건설산업의 91년도 「재무구조 개선방안」내용중 「불량채권정리」목록에 「회장님 임시 대여금」 22억6천8백여원과 미회수금으로 「회장님 이자」 2억2천9백만원이 기재된 사실을 중시,이 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회장이 일시대여금을 설계변경승인 등과 관련,사례비나 로비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일은행 창신동지점 등 33개 은행지점 44계좌를 통해 돈세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회장은 또 『설계변경 시기에 맞춰 구청장들에게 정기적으로 2백만원씩 뇌물을 주었다』는 회사관계자들의 진술에 대해 『설계변경승인 등을 구청으로부터 받으면서 구청장등에게 인사치레로 수십만원을 주었다』고 혐의사실 일부만 시인했다. 수사본부는 이에 따라 로비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한 삼풍백화점 이광만 전무와 김하응 경리이사·이격 전무 등을 소환,뇌물제공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본부는 그러나 94년 8월 백화점 증축허가를 내준 서초구청 심수섭 도시정비국장이 수뢰사실을 완강히 부인해 일단 귀가 조치했다.
  • 실업률 1.9%(외언내언)

    우리나라 실업률이 사상 최저다.지난 5월중 실업률이 1.9%로 정부가 실업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62년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보도됐다. 통계학적 개념으로는 이른바 완전고용의 수준에 이른 것이다.만 15세이상의 남녀로서 재화와 용역의 생산을 위해 노동제공의 의사가 있는 「경제활동인구」가운데 일부 질병을 앓거나 취직을 위해서 대기중인 자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취업상태에 있다는 얘기다.6·25동란으로 전국이 폐허가 된 지난 50년대와 60년대 초기의 너무나 가난했던 시절,대학졸업장이 고등룸펜자격증 정도로 치부되던 그때와 비교하면 말 그대로 상전벽해의 상황이다. 현금으로 보수를 받는 것은 고사하고 밥먹여 주며 잠재워 주는 것만도 감지덕지해서 궂은일 마다않고 뼈빠지게 닥치는 대로 일하던 그 시절 근로여건에 비하면 요즘의 3D업종 구인난이나 외국근로자 채용은 꿈속에서나 들을수 있는 얘기고 사치스런 한담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1.9%의 실업률은 세계적으로도 최저수준에 속한다.대만 홍콩등 일부지역만 우리보다낮을뿐 일본 3% 미국 6.2% 프랑스 12%이다. 물론 통계숫자와 피부로 느끼는 실업률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다.국제노동기구(ILO)방식에 의한 실업률조사는 일주일에 한시간이상만 일하고 급료를 받으면 취업자에 포함되고 가사노동의 경우엔 급료를 안받더라도 일주일에 18시간이상 일하면 실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일부 유럽국가에선 한푼이라도 실업보험을 타는 사람은 실업자로 간주하므로 ILO방식을 채택하는 대부분의 나라들보다 실업률이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들을 감안하더라도 우리의 실업률은 매우 낮고 국내경기는 활황국면의 정점을 향하고 있다.좋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과소비억제등 총수요관리를 통한 성장의 내실화가 절실한 시기임을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 서예가 여초 김응현(이세기의 인물탐구:77)

    ◎비학과 첩학을 접목한 온자한 서풍/우리 전통서예 존중,「옛것」 부활 노력/동방연서회 설립… 후학 7천명 양성/보통학교때 붓글씨 시작… 단 1점의 타작도 안써 「고졸하나 우둔하지 않고 활달하나 법도가 있고 염미하나 속되지 않고 웅혼하나 패도하지 않아 강과 유가 서로 돕고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룬다」,즉 『글자마다 생동미 넘치는 운필은 자연스러운 리듬과 균형미에 따라 「중화의 기」가 흐른다』는 뜻이다.이는 여초 김응현 서법에 대한 종명선 교수(서안교대)의 평이다.종교수는 현재 중국서협 학술위원이며 평론가,중국서법대가의 한 사람이다.지난 92년 한·중건교기념 김응현서법전에 붙여진 이 찬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북경사범대 교수이며 당대 명서법가로 명성을 떨치는 계공은 여초의 서법을 전대의 대가인 추사와 비유하는데 아무 주저함이 없다.우선 두 사람이 모두 「금석고고학에 대한 조예가 깊고 비학과 첩학의 접목을 중시하여 자재로운 천취를 얻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단지 추사의 글씨가 「바람을 끼고 비를 몰고오듯 유유자적하게 걸어나오는 데 비해 여초의 서법은 유고유아한 특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70년대 북경서 초대전 널리 알려지다시피 여초는 우리 서예계에서 옛것을 존중하여 전통을 부활시키며 이를 연구하여 마침내 새로운 것을 이뤄내는 데 전생애적 노력을 기울여온 원로다. 그는 일찍이 국제무대로 눈을 돌려 70년대 중반에 대북과 도쿄에서 각각 초대전을 가졌고 80년대말에는 본격적으로 중국본토에 진출하여 북경의 계공,상해의 사치유·왕북악등과 교분을 트면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북경 천안문광장 혁명기념관에서 개인전을 개최,연변·장춘·심양등을 순회하여 그곳 서예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중국여행중 발표한 「당대의 해서가 동국에 미친 영향」 「안진경이 한·일서법에 끼친 영향」제하의 논문은 「중원시대의 문자와 단군시대의 문자,중원서법과 고구려의 인연관계」를 정밀하게 파헤쳤고 「동방의 금석은 자발적으로 진전됐으며 서체 또한 중국 영향권에만 있어왔다는 통념은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여 한·중 학자간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그러나 「심도 있는 견해와 견실한 입론,광활한 사로로 펼쳐진 그의 문장은 추호의 빈틈 없는 치학태도」로 평가되어 오히려 중국 서법가들의 공감과 호감을 산 바 있다. 여초의 초기의 서법은 주로 진의 왕희지,당의 구양순,원의 조맹부에 영향을 받아 「새벽바람 속의 잔월(효풍잔월) 같은 청려,대해파도 같은 웅호,뜬구름 스치듯한 표일,고하고 졸하며 기하고 위한 여러 글씨체를 지나」비학을 통한 광개토왕비체와 훈민정음체를 탐구하면서 「화려와 아첨(유미)을 몰아낸 강건한 주경을 성취」한 것으로 대찬되고 있다. 그는 18대째 서울에서 살고 있는 사대부명가의 후손이다.그의 증조부는 구한말 종일품벼슬을 지내다 경술국치때 순국한 김석진 학자이며 조부는 비서원승직을 지낸 동강 김영한,창문여고 설립자인 김윤동씨의 5남3녀중 3남으로 태어나 숭인보통학교에 다니면서 그는 벌써 붓글씨를 쓰기 시작했고 휘문중시절 동몽선습과 명심보감,율곡의 격몽요결 등 옛명현의 시문에 접근해 있었다.그러다가 1944년 아무 연고없이 일경에 연행됐다가 풀려나온 데 대한 후유증으로 도봉동 초가에 묻혀 그때부터 법첩으로 독학한 것이 친형인 김충현·창현 등과 함께 서예의 길을 걷게 된 동기다. ○불의에 타협않는 성품 성품이 꼿꼿하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그는 50년대 중반 「평론 없는 분야는 독립된 분야로 성립될 수 없다」는 자각에서 60년대초까지 스스로 필봉을 휘둘러 「붓에 먹을 찍어서 종이에 긋기만 하면 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문의 뜻도 모른 채 쓰거나 글씨를 그림그리듯 하거나 남의 글씨를 임서하거나 손끝의 재주로 숙달된 필체」가 아닌,「오랜 서법에 의해 연마되고 탁마된 고매한 인격에서 우러나온 작품」을 주장해왔고 국전 서예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선현의 가언경구나 명문장을 선택하여 민족의 나갈 바를 열어주는 진취성 있고 주체적인 내용」,그리고 「아무리 원로라도 공부하지 않는 원로」는 심사위원으로 추대할 수 없으며 「추호의 사정이 깃들이지 않은 엄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심사원 선출」을 역설하여 서예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서예계의 난맥상을 쇄신한다는 차원에서 56년 체계적인 서예연구와 보급을 위해 지금의 동방연서회를 창립,전예해행초 오체의 철저한 연구와 훈련끝에 그동안 배출한 서예인만도 7천여명,서예전문지 「서통」을 지난 30년간 개인의 힘으로 꾸준히 발간해오고 있다. 그가 평생을 두고 신조로 삼는 것은 노자의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라는 글귀다.「스스로의 만족됨을 알게 된다면 부끄러움이 있지 아니하고 그칠 바를 알아서 위태롭지 아니하여 오랠 수 있다」는 경구다. 그런 그에게 사욕이란 있을 수 없다.더구나 지난 91년 봄 손위 형인 창현씨가 「대화도중 갑자기 쓰러져 타계」하는 것을 보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인생」에 무상을 절감한 나머지 그해 여름 자신의 사재 18억원을 출연,「사람은 사라져도 세상에 무엇인가 의미있는 것」을 남긴다는 취지와 함께 동방연서회를 재단법인으로 재출범시켰다. 그는 지금도 새벽이면 도봉동에 있는 그의 집을 나와 아침 8시 서실이 있는 동방연서회에 도착,종로구 경운동에 위치한 서실은 글씨를 쓰는 책상외에 방안 가득히 서법에 관한 서적이 산적해 있고 행길가인데도 난향과 수석과 녹차향 때문일까,온자한 서풍이 감도는 속에서 그는 「오늘은 심선이 그려질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엄숙히 자문해본다.낙관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라도 그는 한점의 타작도 용납치 않으려는 주의다.그래서 한평생 붓을 잡으면서도 지금까지 아무 때나 기분내키는대로 가볍게 붓을 잡은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한다.심기가 평화롭고 사방이 청결하고 날씨가 화창하면 그날은 왠지 일점일획에도 오차가 없는 「정수」가 탄생될 것을 기대해 볼 뿐이다. ○세속적 취향과는 멀어 전보다 많이 옳은 말을 줄이고 일체의 세속적 취향에 타협하지 않는다.예를 들어 골프를 하고 싶어도 「자연을 훼손하는 일에 일조」하는 것같아 철저히 외면한다.물론 서예와 관련된 모든 잡사에도 끼어들지 않는다.하오에는 문중 사람을 더러 만나지만 특별히 친분 있는 사람도,그렇다고 서로 소원할 필요도 없이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시기다.다만 그의 개인전을 집중적으로 주선해온 동방화랑의 서정철사장과는 30여년간 난향 같은 청교를 나눈다.가족은 부인 강영순 여사와 5남매,서예를 잇는 자녀는 없다.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안되는 것이 글씨다.서법은 쓰는 사람의 내면의 성숙과 외율의 조화이기 때문에 천질만으로도 부족하고 노력만으로도 미치지 못한다.따라서 서예는 미숙만이 있을 뿐 영원한 프로는 있을 수 없다」.이는 여초의 변이다. 그러나 그 서체가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어 「천외천,예술외 예술」로 찬사되고 있는 시점에 서 있다.명지대 진태하 교수의 평처럼 「고희를 내년으로 앞둔 여초의 세계는 문자향과 서권기가 넘치는 가운데 원숙과 창로의 경지에 들어 혼연천성하고 묘합자연하여 자신만의 서법언어를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이제 그로서는 「예술이상과 예술도에 이른 자신의 지음을 눈부신 지면에 향기로 뿌리는 일만이 남았다. □연보 ▲1927년 서울 출생 ▲46년 휘문중 졸업 ▲51년 고려대 졸업 ▲50∼61년 국회보 주간,국회도서관 창설참여 ▲56년 동방연서회 창립멤버 ▲60년 국전 추천작가 ▲69년동방연서회 이사장 ▲70년 숙대·홍대·성균관대 강사 ▲71년 동방연서회 회장 ▲74년 방화전(중국국립 고궁박물원) ▲75년 국전 초대작가,한중 서법학대회 대회장 ▲76년 현대화랑초청 개인전 ▲78년 동방화랑초청 개인전 ▲79년 국제서도연맹초청 개인전(도쿄),중국국립 역사박물관 초청 개인전(대북) ▲80∼현재 한국전각학회 회장 ▲82년 동방화랑초청 개인전 ▲83년 신가파 중화서화협회고문 ▲84년 이마미술관 초청 개인전 ▲86년 중앙일보사 초청 개인전 ▲89∼현재 사단법인 국제서법예술연합 한국본부 이사장,동방연서회 서법교류 방중단단장 ▲90년 김응현서법전(중국북경 천안문광장 혁명기념관),신가파 제1회 국제서법교류대전 ▲91년 염황예술관이사회 명예이사,절강성박물관·서호서원 명예원장,서안 중국서법예술박물관·종남인사 예술고문,서안서학원 특격원위 ▲92년 김응현·김종길시화전,죽산 조봉암 선생 추모의전(추모의전),김응현서법전(서안 중국서법예술박물관 및 상해) ▲93년 산동대학 동방서화연구원 고문겸 교수,김응현서법전(정주 하남성서화원),하남성서화원 고문 ▲94년 김응현·계공서법전(북경 영보재) 김응현서법전(서울 동방화랑) ▲95년 7월3일부터 8월7일까지 한·중·일 산경 서법전(한국 김응현·중국 계공·일본 임금동 일본 동경 선샤인문화회관)예정
  • 불·독·일인 알뜰구매 철저/40개국 소비자 형태를 보면

    ◎인도·사우디인 화려한 사치품 선호 상품 구입시 인도인은 브랜드를 가장 선호하고,프랑스인은 가격에 민감하다.사우디 아라비아인은 아랍상인의 후예답게 흥정을 통해 물건 사기를 좋아한다. 1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컨설팅사인 미국의 로퍼 스타치사가 세계조사협회(IRA)와 공동으로 세계 40개국 4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비자 행태분석」에서 이같이 밝혀졌다.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은 곳은 인도(34.6%),영국(28.7%),중국(27.9%),스페인(27%) 순으로 나타났다. 가격을 최우선 조건으로 삼는 곳은 프랑스(45.5%)와 독일(43.7%),일본(41%) 순으로 선진국 소비자들이 화려함보다 현실적인 구매성향을 보였다. 화려한 사치품을 좋아하는 국가로 인도(35.8%)와 사우디아라비아(34.4%) 등 빈부격차가 큰 나라로 부유층들이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미국은 16·6%만이 사치품 선호자로 조사돼,이 시장의 공략을 위해선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제품이 유리하다. 흥정을 통한 거래가 많은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40.3%)와 멕시코(35%)였다.우크라이나 등 구소련 지역은 광고에 무감각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제품광고를 통해 유익한 제품정보를 얻는다.
  • 주방용품 특소세 폐지를(중기인 발언대)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크리스탈 유리제품에 특별소비세를 물리는 것은 시대 착오적인 발상이다. 지난 1982년 1인당 국민소득 1천8백달러 시대에는 중산층 이상이 주로 소비했기 때문에 사치성 물품으로 분류할 수 있었지만 1만달러의 소득시대엔 필수적인 가정용품이 됐다. 크리스탈 제품은 수작업에 의한 다품종 소량으로 생산된다.중소기업에 적합한 고부가가치 상품이다.수출 전략산업으로 그동안 수출증대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지난 81년 특별소비세(10%)가 부과되자 낮은 수익성 등으로 10여개 업체 가운데 현재 3개만이 명맥을 유지하는 실정이다. 그 결과 유럽 등에서 수입품이 매년 증가,91년 1천8백만달러에서 94년 3천7백만달러로 3년새 두배 이상 늘었다. 외국에서도 크리스탈 제품에 특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없고 자국의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높은 관세를 매기는 등 육성책을 펴고 있다. 이 제품이 고가의 사치품이 아닌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그런데도 주방용품 가운데 유일하게 특별소비세를 물리고 있다.소비억제 효과는 물론세수증대에도 별 도움이 안된다.더욱이 올 초에는 특별소비세를 10%에서 15%로 올리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가 진심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할 의지가 있다면 특별소비세를 폐지하고 수출 증대 및 수출시장의 확대를 위해 크리스탈 유리제품 생산업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 「주정꾼 설교」에 돌 던질 사람은(박갑천 칼럼)

    붐비는 시간이 아닌 지하철에서의 일이다.특정종교의 교리를 들먹이는 한 30대.조금 취해있는 듯했다.젊은 여성 앞에 서더니 열심히 「포교」를 시작한다.근들근들.『…자기자신을 항상 반성해야 합니다.내가 얼마나 남을 위하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듣기 싫었던지 그 여성은 자리를 옮겨앉는다.그런데 그 앞으로까지 쫓아가서 「설교」를 계속한다.『…이 사회의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서로 존경해야 하며…』 경범죄 같은 것에 걸릴법한 개다리질이건만 말리는 사람이 없다(이글을 쓰는 사람까지도).자기가 말하고 있는 잘못을 자기가 지금 저지르고 있다.그러면서도 자기는 예외인듯이 가즈러운 사살을 늘어놓는다.남을 생각하는 것같지도,자신을 반성하는 것같지도 않은 한자리 「주정꾼설교」.듣지 않을수 없는 사람들의 불쾌지수만을 마냥 높인다. 그렇긴 하지만 이 주정꾼에게 돌을 던질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 것인지.갖은 고담준론 뇌까려대는 행태가 사실은 이 주정꾼의 추태와 별로 다를 것 없는 경우도 적지않은 것 아니던가.제입으로 게정거린 일을 제가 저지르는 사회.사치를 몰아내자고 외치는 사람의 팔뚝시계가 몇백만원짜리 외제일수 있는 그런 자가당착의 모순속에 사는 지도층하며 지식인이 좀많은 세상인가. 공자가 가장 미워했던 축이 향원이다.「논어」의 양화편에서 「덕의도둑」(덕지적야)이라고 표현했던 사람을 이른다.그에 대한 해석은 구구하지만 명성 얻는데에만 급급한 사이비가 곧 향원이다.겉으로는 인자 인척 눈비음하고 있으면서도 실행은 따르지 못하며 무엇보다도 스스로 의심(성찰)할줄 모른다.공자가 노나라 대사구로 있으면서 당대의 실력자 소정묘를 단죄한 까닭도 거기 있었다. 적극적으로 악에 가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몰리에르의 타르튀프와 다르다고 할수 있다.그러나 위선이라는 점에서는 공통된다.입으로는 선과 도덕과 준법을 외치는 가운데 남을 타박하면서도 스스로는 그를 좇지 않는다는 데서 그렇다.그래서 그들은 언젠가는 오르공의 후처 에르미르를 꼬드기려면서 하는 타르튀프의 다음 대사와같이 검은 정체를 드러내고야 만다.『아,제아무리 믿음(신심)이 깊다해도 나 역시 하나의 남성입니다』 선거의 계절로 들어선다.숱한 「애국자」들의 「주정꾼설교」와 같은 앞짧은 소리는 이제 제발 듣지않게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 수출·설비투자가 경기확장 주도/1분기 9.9% 성장에 담긴뜻

    ◎“견실성장 유지”/소비·건설 성장률 밑돌아/경기양극화 현상은 심화 올 1·4분기 GDP 내용을 보면 우리경제는 전체적으로 지표상 견실한 성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시장개방 시대를 맞아 산업구조 조정을 위한 높은 설비투자 증가세(25.2%)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호황을 누리며 성장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경기확장 국면에서 최대의 복병으로 꼽히는 민간소비와 건설업의 성장률도 각각 8.7%와 7.8%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전체 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 89∼91년 과소비가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됐을 당시는 소비증가율이 GDP 성장률을 훨씬 웃돌고 서비스 부문의 증가세가 소비증가세를 주도했었다.또 주식과 부동산 투기에 의한 불로소득이 과소비를 자극했다.반면 이번에는 내구재가 소비증가를 주도하는 양상이고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장기침체로 불로소득이 눈에 띄지 않는다.이를테면 지금의 민간소비는 자기가 벌어들인 돈으로 필요한 물품을 사는 형태로 증가되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소비내용이 대단히 건전한 셈이다. 건설업 역시 공공기관의 예산집행이 증가세를 주도하고 인력난을 부추기는 주택부문은 오히려 0.7%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경기상황에 따라 통제가 가능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그러나 잠재성장률을 웃돌며 29개월째 지속되는 지금의 확장국면은 균형감각을 상실한 측면이 있다.국제수지와 물가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또 중공업과 경공업,수출산업과 내수산업,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소비내용면서도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문제점이 더러 있다.올 1·4분기의 경마장 매출액이 4천4백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8%,골프장 입장인원은 1백13만8천명으로 10·9%나 늘어났다.먹고 노는 문화가 확산추세다.또 가구의 수입은 55·5%,승용차는 2백98.6%,모피의류는 1백37.5%,음료주류는 73%,화장품은 46.9%가 늘어나는 등 사치성 소비재도 물밀듯이 몰려들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의 이한구 소장은 『중소기업의 어려움과 선거를 앞둔 상황 등을 감안하면 금융긴축을 통한 총수요관리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정보화·자동화 등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되 상대적으로 자금여유가 있는 대기업이 자기자금 투자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1분기 GDP 9.9% 성장/수출·설비투자 호조…91년 이후 최고

    ◎소비 증가세 지속… 경기과열 우려/한국은행 발표 한국은행은 23일 올 1·4분기의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이 9.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이는 지난 91년 2·4분기의 10.6% 이후 4년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신장세를 지속한 가운데 민간소비와 건설투자의 증가세가 확대되며 성장을 주도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수출 및 설비투자의 높은 증가세에 힘입어 88년 3·4분기 이후 가장 높은 12.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설비부족으로 철강·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에서 공급애로를 겪는 중화학공업은 7년만에 가장 높은 16.4%의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경공업은 2.8%의 증가에 그쳤다. 중화학공업과 경공업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경기의 후행성 지표인 민간소비의 경우 91년 4·4분기 이후 가장 높은 8.7%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지속했다. 한은의 김영대 이사는 『작년 4·4분기부터 GDP 성장률이 잠재성장 추세선을 앞지르기 시작했고 소비와 건설 등 경기과열을 부추기는 부문들이경기를 주도하고 있어 세심한 정책대응이 요구 된다』며 『외화대출의 자기부담 비율 상향조정,호화사치품에 대한 세정 강화 등 최근의 정책은 경기과열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조치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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