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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세계의 언론학 교육(원우현·유일상 지음,삼영서관 펴냄) 미국을 비롯, 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프랑스·독일·일본·중국 등의 언론학 교육 실태를 분석.국내에는 현재 약 100여개 4년제 대학에 신문방송학과 또는 그 유사학과가 개설돼 있다.신문방송학은 양적 팽창을 거듭해 ‘공룡학문’이 되고 있다.유학을 꿈꾸는 이들 또한 많다.학부 및 대학원의 저널리즘 교육 과정과 대학별 평가 순위 등을 실어 유학준비생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도록 했다.1만 8000원. ●행복의 발견(히로 사치야 지음,이미령 옮김,대숲바람 펴냄) 300자도 채 되지 않는 ‘반야심경’은 한국 불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경전이다.절에서는 예불 때마다 독송되고 수행의 하나로 이뤄지는 사경도 ‘반야심경’을 가장 많이 한다.이 책은 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반야심경’을 88가지 주제로 나눠 에세이식으로 풀어쓴 것.‘반야심경’의 핵심사상인 ‘공(空)’의 철학은 선입관을 갖고 세상을 고정화된 시각으로 보지 않고 집착하기 말자는 것이다.9500원. ●빠빠라기(투이아비 지음,유혜자 옮김,동서고금 펴냄) 남태평양 사모아 제도의 작은 섬에 사는 투이아비 추장이 유럽을 방문한 뒤 자기가 목격한 문명세계를 비판한 연설문 형식의 글.한 예로 추장은 빠빠라기들이 ‘육신은 죄악’이라고 말하면서 온갖 도롱이들을 두르고 다닌다고 전한다.문명의 폐해를 원주민들에게 경고하기 위한 이 글은 독일인 선교사 에리히 쇼이어만이 1920년 문명 세계의 언어로 번역한 것.‘빠빠라기’는 사모아 제도의 원주민들이 백인들을 부르는 말이다.7500원. ●기이한 직업들(낸시 리카 쉬프 지음,김정미 옮김,문학세계사 펴냄) 미국 신시내티의 50년된 힐탑 실험실에선 겨드랑이,숨결,발,기저귀 악취 등을 감식하는 일이 매일 진행된다.방취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악취를 맡아 1부터 10까지 단위를 매기는 것이다.이 직업의 이름은 ‘악취감식가(odor judge)’.또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엔 ‘공룡 뼈 먼지청소부(dinosaur duster)’가 있다.부드러운 깃털로 공룡 뼈를 절대 건드리지 않으며 먼지를 털어내야 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다.이 책에는이처럼 별난 직업들이 망라돼 있다.7200원. ●가둘 수 없는 영혼(팔덴 갸초 지음,정희재 옮김,꿈꾸는 돌 펴냄)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한 후 티베트 사람들의 3분의 1이 죽었고,6000여개의 사원이 파괴당했다.15만명 이상의 승려들이 강제로 환속당하거나 감옥이나 노동수용소로 끌려갔다.한 때 숨어있는 이상향이라 불리던 티베트는 그렇게 파괴됐다.이 책은 중국치하의 티베트 참상을 30여년간 정치범으로 감옥에 갇혀 지낸 한 라마승의 입을 통해 낱낱이 고발한다.저자는 티베트 최장기수이자 고통받고 있는 티베트의 현실을 유엔에서 증언한 최초의 티베트인이다.9900원.
  • 386세대 형제의 ‘이중적 삶’ 시대정신과 잃어버린 자아 들춰/ 박수영 두번째 장편 ‘도취’

    생맥주를 마시는 게 왠지 미안하고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게 정신적 사치 같던 시절이 있었다.80년 전후 대학을 다녔으면 한번쯤 겪었을 이 눌림은 ‘민중 해방’을 지향한 시대정신에서 비롯됐다.그 시대정신의 직간접적 세례자 중에 ‘386세대’가 존재한다.그들의 학생운동 투신 이유에 대해서는 순수한 영혼으로 시대적 사명에 따랐다는 따뜻한 시선이 많지만 잠재된 권력욕을 대의명분으로 치장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작가 박수영(사진·40)이 두번째 장편 ‘도취’(이룸 펴냄)에서 시도하는 ‘80년대 독법’은 독특하다.시대정신에 도취된 형과 당대의 논리에 눌려 ‘고유의 자아’를 잃고 산 동생의 삶을 통해 80년대를 그린다. 24일 만난 그는 “자기 삶을 고유한 의지와 무관하게 타인이나 다른 거창한 시대정신에 의해 선택했기에 본래의 존재성을 상실한 이들의 얘기를 쓰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소설은 세 사람의 현재와 과거사를 넘나들며 나아간다.주인공 시훈은 시대정신에 도취된 인물.자신을 단련하면서 젊음을 바친 80년대를 자신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웠다고 생각하는 순수한 영혼을 지녔다.중간에 운동권을 이탈했다는 자책감에 부인 신혜와의 부부관계는 ‘심장소리’가 없는 정신적 사랑에 머문다.아내를 침대에서 방치했다는 미안함에 한차례의 외도를 제안하고 신혜는 우연히 만난 남자와의 사랑에서 육체에 눈을 뜬다.시훈 곁에 또 다른 인물 동생 여훈이 있다.우상인 형의 선택이었기에 운동권 논리를 좋아했지만 미국 이민 뒤 출세지향적인 외과의사로서 다른 길을 걷는다. “시훈은 ‘시대정신을 진정 사랑했는가?’라고 자문하면서 운동에 휩쓸리기 이전의 고유한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는 인물입니다.반면 여훈은 ‘새 자아’를 찾아 자본주의 논리에 충실해보지만 그 역시 고유한 모습인가 회의하는 유형이죠.” 작가는 이런 인물의 형상화를 통해 80년대의 열정 이면에 ‘생각이 다른 타자에 대한 애정의 부족’을 들춰낸다.작가는 “이들의 방황을 통해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갈구를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82년 이화여대 경영학과에 입학했으나 딱딱한 공부에 적응하지 못해84년 서울대 철학과에 재입학했다.졸업후 읽던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의 캐릭터에의 ‘황홀한 도취’로 ‘덜컥’ 작가로 나섰다.97년 실천문학 겨울호에 ‘바람의 예감’으로 등단한 뒤 2001년 장편 ‘매혹’을 냈다. 글 이종수기자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전동휠체어는 사치 아닌 필수품”/서울~부산 휠체어 종단 나선 정성진씨 일행

    “구걸하는 것이 아닙니다.그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할 뿐입니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 근처 주택보증빌딩 앞에 오색 풍선을 매단 휠체어 부대가 나타났다.이날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국토종단에 나서는 정성진(43)씨 일행. 지체1급 장애인인 정씨는 “중증장애인은 꼭 전동 휠체어를 타야 하는데 정부가 보조를 해주지 않아 그 현실을 알리기 위해 이렇게 나섰다.”고 말했다. 정씨는 “중증장애인에게는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전동 휠체어가 필수품”이라면서 “그러나 정부는 이를 사치품으로 규정,제대로 보조해 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전동 휠체어 한대 가격이 300만원을 훌쩍 넘지만 휠체어 한대당 건강보험의 보조금액은 5년에 24만원에 그치고 있다. 정씨와 함께 국토종단에 오른 김동수(36)·한석준(22)씨도 모두 지체1급 장애인으로 장애인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이들은 “힘든 여정이 되겠지만 장애인도 기구만 제대로 갖추면 국토를 맘껏 누빌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의사당 앞을 출발,수원과 대전을 거쳐 다음달 10일 부산시청 앞에 도착할 예정이다.이들은 하루에 50∼70㎞를 움직이는 고된 일정이지만,굳은 의지로 이겨내겠다고 강조했다.이들의 종단길에는 10년째 자원봉사를 하는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직원 박승룡(38)씨 등 3명이 동참한다. 박지연기자 anne02@
  • 인간의 육신에 새겨진 현대인의 숨겨진 욕망/오늘부터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英현대미술전

    영국은 현대미술 강국이다.이른바 YBA(Young British Artists)라 불리는 영국 청년작가들의 활동은 지난 10여년간 영국은 물론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끌어 왔다.그 중심에는 단연 대미언 허스트(38)가 자리잡고 있다.1988년 대미언 허스트가 골드스미스 칼리지의 동료학생들과 함께 런던 선창가 창고에서 연 ‘프리즈(Freeze)’전은 영국 현대미술의 세대교체를 이루는 기폭제가 됐다.이 ‘프리즈 세대’의 젊은 영국 미술가들이 추구해온 작품세계는 국제무대에서 지금도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영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해온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는 기획전이 마련돼 관심을 모은다.28일부터 내년 1월31일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열리는 ‘영국의 현대미술-새로운 예술사’전에는 대미언 허스트를 비롯해 샘 테일러-우드,마크 퀸,개빈 터크,게리 흄,길버트 앤 조지,존 아이작스,트레이시 에민,앤서니 곰리 등 10명의 작품 30여점이 선보인다.모두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들이다. 대미언 허스트는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절단된 동물의 신체를 넣는 등 도발적인 작품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작가다. 이번에 국내에 소개되는 ‘Jesus’는 플라스틱으로 인체의 뼈대를 만들고 전구와 전기장치들을 이용해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작품이다.신성모독의 기미까지 풍기는 이 작품은 바니타스(Vani tas)라는 전통적인 주제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다.바니타스는 ‘공허함’ 혹은 ‘무상함’을 뜻하는 라틴어.죽은 자의 두개골이나 모래시계,켜져 있는 촛불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바니타스의 상징이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여성작가 샘 테일러-우드(36)는 비디오와 포토 파노라마 작업을 벌인다.‘혼잣말 Ⅷ’은 눈을 가린 남성의 이미지 아래 나체의 군상이 밀폐된 공간 속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눈을 가린 것은 무의식의 세계와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의미한다.‘브론토사우루스(Brontosaurus)’는 나체의 남자가 음악에 맞춰 느릿느릿 춤을 추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 작품.작가는 때로 자신의 나체 자화상까지 작품도입부에 등장시켜 현대인의 감춰진 내면,그 은근한 욕망의 응달을 보여준다. 마크 퀸(39)은 자신의 피를 직접 뽑아 작품을 만드는 엽기적인 성향의 작가다.이번에 나오는 ‘Self’ 또한 자신의 피를 직접 뽑아 모은 것을 굳혀 인간의 머리 형상으로 만든 작품이다.인간의 몸 안에 들어 있는 피의 양과 거의 같은 4ℓ 분량의 피를 재료로 삼았다.이것이 무엇을 위한 예술인가,아니 이것도 예술인가.작가는 “나의 작품은 육체와 영혼의 문제,육신에 새겨진 자아존재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Self’는 원래 1991년에 처음 만들어졌다.이번은 세번째 작품.냉동장비에 의해서만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 극도로 민감하다.지난 96년 제작된 두번째 ‘Self’는 영국의 거물 컬렉터 사치가 관리를 잘못해 녹아버리기도 했다.이같은 작품의 취약성은 인간의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과 신체의 변덕스러움을 암시한다.이번 작품은 실리콘을 씌워 냉동장치가 꺼지더라도 어느 정도 보존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 현대미술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는 지난 98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영국현대미술전이 열린 이래 처음이다.영국 젊은 미술가들의 이번 작품은 앞으로 현대미술이 더욱 실험적이고 격정적인 오브제와 비디오 중심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고하는 하나의 징표로 보인다.(041)551-5100. 김종면기자 jmkim@
  • 기고/ 장수(長壽)가 즐겁지 않은 시대

    타고난 목숨의 연한이 수명일진대 과연 그 연한이 얼마여야 천수(天壽)를 누린다고 할 수 있을까?인간의 수명 한계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수명이 자꾸 늘어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진시황(秦始皇)이 그처럼 갈망했던 불로초(不老草)도 현대 의학이 언젠가는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인다.더구나 베일에 싸여 있었던 인간유전자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신(神)의 영역에 대한 과학의 도전이 도대체 어디까지 계속될지 자못 궁금하다. 최근 통계청의 생명표 자료에 따르면 2001년 한국 여자의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남자의 경우도 10년 만에 5세가량 수명이 늘어난 72.8세를 기록,당(唐)나라의 시성(詩聖) 두보(杜甫)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희망한 70세는 이미 수명 목표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보편화된 지 오래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보건의료 수준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인류와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 같다.곧 십장생(十長生)의 반열에 당당히 사람이 포함될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우린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준비 없는 장수(長壽)가 가져올지도 모르는 고통과 재앙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서구의 부유한 국가와는 달리 사회복지 서비스가 미약한 우리 현실에서 노후를 나라에만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자식에게 노구(老軀)를 의지했던 우리 부모세대처럼 그런 방식이 변함 없이 통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국민연금의 재정 고갈 위기가 거론되고 있고 그나마 연금보험료는 더 높이고 연금액수는 자꾸 줄이려 하고 있어 이 역시 전적으로 믿을 대상은 아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사회에 광풍처럼 불어 닥친 조기퇴직 바람은 소위 ‘사오정’(45세 조기 정년퇴직)이니 ‘오륙도’(56세 정년을 기대하는 것은 도둑 심보)니 하는 속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심각한 현상으로 자리잡았다.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한데 해가 일찍 저무는 꼴이다. 세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흐른다.‘오는 세월 막대로 막고 가시로 막으려 해도 백발이 용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던 옛시조 구절처럼 노후는 먼 훗날의 일이 아닌 당장의 현실이 된 지 오래다.문제는 그럼에도 그 심각성이나 중요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앞날이 불투명하기도 하거니와 먹고 살기에 바쁜 작금의 상황에서 일부 사람들에게는 노후 문제가 ‘한가한 사치’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미래에 대한 준비 소홀은 ‘인생에 대한 직무유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지금 사정이 어려우면 노후는 더 어려울 수도 있기에 오히려 더 준비를 해야 하는 논리가 성립되기도 한다.사실 노후 대책은 부자들의 문제가 아닌 일반 서민들의 문제인 것이다. 2001년 생명표에 따르면 인생의 반환점은 남자의 경우 37세,여자는 40세였다.평균수명이 늘어나면 이 반환점도 높아지겠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이 살아온 기간보다 짧아질수록 노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릴 적 읽었던 옛날 이야기가 생각난다.산 속 깊은 곳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 두 젊은이….하지만 그들은 이미 수백 살이나 먹은 신선(神仙)이었다.이제 그 옛날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바로 미래 우리 인류의 모습으로 언젠가는 등장할 것 같다. 먼 미래 신선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초라하고 초췌하며 구차한 노후를 살 것인지 아름답고 풍요로우며 ‘젊은이’ 같은 황혼을 보낼 것인지는 어떤 선택과 준비를 하느냐 하는 당장의 문제가 아닐까?내일을 위한 투자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박병욱 금호생명 사장
  • 교육복지 투자우선지역 초등교 현장/ 뮤지컬·컴퓨터… 방과후 더 많이 배워요

    지난 15일 오후 3시 서울 A초등학교.수업은 끝난 지 한참이 지났지만 학교 곳곳에서는 학생들의 재잘거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운동장에서는 20여명의 학생들이 축구경기에 한창이었다.2층 다목적관에서는 4∼5학년 9명이 두 조로 나눠 배드민턴을 즐겼다.방과후 교정은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으로 정규 수업시간 때보다 훨씬 활기차 보였다.교육인적자원부 지정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 대상학교인 이 곳에서는 교육복지의 ‘획기적인’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선생님.이렇게 하면 되요?” “선생님.잘 안돼요.” 15일 오후 A초등학교 2층 과학실.1∼3학년 학생 15명이 옹기종기 앉아 종이접기에 열중하고 있었다.이날 주제는 나팔꽃 접기.아이들은 강사의 손동작을 따라하느라 이마에 땀이 맺히는 것조차 몰랐다.스스로 만든 나팔꽃이 제 모습을 찾아가자 아이들의 입에서는 절로 탄성이 터져나왔다.한 아이는 자신의 작품이 못마땅한지 입을 삐죽 내밀고 선생님에게 ‘SOS’를 요청했다. 4층에서는 영어 수업으로 떠들썩했다.사물의 위치를 영어로 설명하는 수업이다.4층 반대쪽 교실에서는 글쓰기 수업이 진행됐다.사물의 입장에서 글을 써보는 이날 수업에 학생은 모두 4명.글을 쓰고 토론하는 모습이 사설 학원 못지 않다.같은 시간 학교에서 50여m 떨어진 D복지관에서는 초등학생 20여명이 학교 숙제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이른바 별초록교실.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자격증을 갖춘 교사는 아이들의 각기 다른 숙제를 일일이 지도했다. ●학교·지자체·지역사회가 하나로 이 프로그램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올 초 시작한 교육복지 투자우선지역 지원사업으로 지난 7월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다.학교는 기존의 특기적성교육을 확대·지원하고,지역자치단체와 지역사회는 방과후 활동과 야간보호(night care)를 담당해 학교와 지역이 연계, 학생들의 교육과 복지·문화생활을 돕는 것이 특징이다.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별,정도에 따라 무료 또는 싼 값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점심과 저녁식사까지 무료 지원한다. 현재 이 학교 학생 720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가정형편에 따라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이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 곳에 배치된 지역사회교육전문가 나미영(29)씨는 “학교와 지역을 총괄해 학생들에게 교육기회는 물론 복지와 문화적인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지역사회교육전문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해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살피고 학부모에게 전화·방문 상담을 한다. 특기적성 수업강사는 모두 21명.모두 인근 민간기관의 전문 강사들이다.모든 과목은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해 구성된다.현재 영어와 논술·레고·바둑·종이접기·축구·뮤지컬·스포츠댄스 등 16개 과목,35개 반에서 매주 두 차례 1∼2시간씩 수업이 이뤄진다.연간 2억 6000여만원에 이르는 비용은 교육부가 부담하고 있다. 인근 D복지관에서는 5시 이후에도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밤 9시까지 돌본다.현재 25명의 학생들이 복지관을 이용하고 있다.서울시로부터 3000만원을 지원받는다.박상신 관장은 “이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전에는 한때 예산 부족으로 야간보호 프로그램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지만 이제는 걱정을 한결 덜게 됐다.”며 반겼다. ●아이들이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학생들의 생활이다.학생들은 방과후 밤 늦은 시간까지 혼자 집을 지키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동네를 돌아다녀야 했던 것이 불과 6개월 전이었다.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 모두 일을 나가야 하는 탓이다.사설 학원은 사치였다. 그러나 지금은 방과후 친구들과 학교와 복지관을 오가며 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성격도 밝아지고 적극적으로 변했다.축구강사 김용진(36)씨는 “평소 내성적이고 말도 없던 3학년 학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활발해지고 어떤 일이든지 앞장서려고 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복지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회복지사 이은영(25)씨는 “항상 거짓말만 하고 말대꾸하면서 마음을 열지 않던 6학년 여학생이 요즘에는 자주 찾아와 고민도 얘기하고 학교생활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을 보면서 이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5학년 김모(12)군은 “엄마가 학원비 때문에 끊으라고 해서 그만뒀던 바둑을 다시 배우게 된 것이 가장 즐겁다.”고했다.2학년 이철수(9·가명)군의 어머니 박모(45)씨는 학교와 복지관이 고맙기만 하다.매일 밤 9시까지 철수를 책임지고 돌봐주기 때문이다.8년 전 남편과 헤어진 뒤 철수와 고교생인 딸을 키우고 있지만 항상 나이 어린 철수가 마음에 걸린 터였다.박씨는 “밤에 아이를 집에 혼자 둘 수 없어 일하는 음식점에 와서 기다리게 하거나 저녁을 혼자 챙겨먹지 못해 엄마를 기다리다 지쳐 잠든 아이를 볼 때는 가슴이 미어졌다.”면서 “복지관과 학교가 없었더라면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2학년 최인성(9·가명)군의 하루는 집-학교-복지관-학교-복지관-집으로 이어진다.학교 수업이 끝나면 특기적성과목 수업을 받을 때까지 복지관에서 숙제를 한다.다시 학교에 와 특기적성 수업을 들은 뒤에는 복지관에서 밤 9시까지 컴퓨터도 배우고 책도 읽는다. 학교와 복지관에서 하루 종일 지내는 셈이다.학교와 복지관 양쪽의 보호를 받으면서 최군의 성격도 밝아졌다.어머니 김모(44)씨는 “요즘에는 성격이 적극적인 것을 넘어 너무 까부는 것이 탈”이라며 흐뭇해했다. 김재천 기자 patrick@ ■어떤 프로그램인가 방과후 학생들을 학교와 지자체·지역사회가 연계해 함께 돌볼 수 있는 것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제도적인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이다.학교와 지역이 함께 학생들의 교육과 보육·문화활동을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결책을 찾는 제도는 처음이다. 교육복지 투자우선지역 지원사업으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교육부가 지난 3월부터 풍요한 도심 속에서 소외된 저소득층 밀집지역의 학생들에게 교육·문화의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했다.사회계층간 불균형의 결과로 일부 학생들이 출발부터 교육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프로젝트 조정자(PC·Project Coordinator)와 지역사회교육전문가다.PC는 각 지역 교육청별로 배치돼 관내 학교와 지역사회의 특성에 따라 학교와 지자체,민간지역사회와 연계시키는 실무 운영을 맡는다.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각 학교마다 1명씩 배치돼 학생 개개인의 생활을 파악하며,이를 토대로 상담·문화활동·부적응학생 예방활동 등을 하면서 지역 특성을 살려 현장 운영을 돕는다.구체적인 논의는 학교·교육청별로 학교-지자체-지역사회를 연결시키는 사업운영위원회에서 이뤄진다. 현재 프로그램은 서울과 부산 지역의 초등학교 40개교와 중학교 17개교 등 모두 57곳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김주미(31) PC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학교와 지역간에 의사소통체계를 갖추고 학생 문제를 복지 차원에서 함께 논의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 D복지관 박상신(61) 관장은 “복지는 자선이나 소비가 아니라 생산”이라면서 “늦게나마 도입된 체계적인 교육복지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하도록 더 많은 투자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 책 / 소금

    마크 쿨란스키 지음 이창식 옮김 / 세종서적 펴냄 ‘성인병의 주범’이란 오명 아래 식탁 위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소금.그 소금에도 영광의 날들이 있었다.세종서적에서 펴낸 ‘소금’(마크 쿨란스키 지음,이창식 옮김)은 인류문명과 세계사에 소금이 미친 영향을 흥미롭게 정리한 ‘소금의 역사서’다. 책은 얼핏 보기에,최근 출판계에 유행하는 미시사학적 문화서 범주에 들어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보잘 것 없는 ‘식용(食用)돌’이 세계사의 곳곳에 남긴 자취를 더듬는 과정에서 세계를 두루 훑은 저자의 지적 욕망과 그 결과가 놀랍도록 화려하게 펼쳐진다. 설탕이 그러했듯 소금도 오랫동안 인간에게 권력과 부(富)의 상징이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그것은 프랑스 귀족들의 식탁을 치장하는 사치의 상징물이었다.소금세입에 관한 과도한 욕심에 급기야 프랑스 왕실이 파탄에 빠지기도 했다. 거슬러 올라간 고대에도 소금은 특별대우를 받았다.이집트인들은 미라를 만들고 식량을 보존하는 데 소금을 널리 이용했다.일찍부터 소금무역에 뛰어들었고,덕분에 중근동 지역이 무역벨트로까지 자리잡았다.소금의 경제적 가치에 눈을 뜬 건 고대 로마쪽이 훨씬 빠르고 체계적이었다.지은이는 고대 로마를 아예 ‘소금에 절여진 문명’이라고 표현한다.‘Salary’(봉급) ‘Soldier’(병사) ‘Salad’(샐러드) 등의 단어가 모두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Sal’에서 나왔을 정도다.로마를 패망으로 내몬 사치문화에 소금이 일조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책은 소금의 영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찬찬히 지면에 투영시켰다.염장식품의 짠맛이 약해지면서 그 수요와 가치가 급격히 떨어졌음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지은이의 ‘음식인류학적’ 식견이 유감없이 드러나기도 한다.1만 7000원. 황수정기자 sjh@
  • [길섶에서] 검소함

    법정 스님은 그의 책 ‘오두막 편지’에서 검소함을 예찬하고 있다.그는 옛글에 이런 말이 있다며 사치와 검소를 비교하고 있다.‘사치한 자는 3년 동안 쓸 것을 1년에 다 써버리고,검소한 자는 1년 동안 쓸 것을 3년을 두고 쓴다.사치한 자는 부유해도 만족을 모르고,검소한 자는 가난해도 여유가 있다.사치한 자는 그 마음이 옹색하고,검소한 자는 그 마음이 넉넉하다.사치한 자는 근심 걱정이 많고,검소한 자는 복이 많다.’그는 사치는 악덕이고 검소는 미덕이라고 말했다. 법정 스님의 말은 맞다.그러나 지나친 검소함은 미덕이 아닐 수도 있다.일본의 경우 지나친 검소함이 경제난의 주요 원인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일본의 많은 노인들은 얼마남지 않은 여생에도 불구하고 이자도 없는 은행 저축에 집착하고 있다.그들의 개인적 미래를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검소함은 미덕이다.그러나 일본이라는 국가 차원에서는 미덕이 아니다.일본은 지금 소비를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검소함이 무분별한 허영적 낭비보다 훨씬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이창순 논설위원
  • “친환경 농업이 우리농촌 살길”/해충 천적 생산 ‘세실’ 이원규사장

    부자이든 가난하든 누구나 농약을 치지 않은 안전한 먹거리를 원한다.만약 가격이 일반 농산물과 비슷하다면 너나 할 것 없이 무농약 농산물을 먹을 것이다.전국민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이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미쳐(?) 날뛰는 사람이 있다. ●안전한 농산물 섭취는 모든이의 권리 ㈜세실의 이원규(李元圭·49) 사장이다.그는 친환경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마다 “안전한 식품은 부자만의 사치품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권리다.”고 외친 자크디우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한다.세실은 천적 곤충을 생산하는 생물학적 방제 전문기업.펄프 무역업을 하던 이씨가 지난 2001년 설립했다. “해외 출장 때마다 네덜란드,벨기에 등 외국의 친환경 농업이 관심을 끌더라고요.농산물 개방과 맛물려 우리 농업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는 데 반해 이 나라들은 친환경 농법으로 세계 농업시장을 주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땅덩어리가 작은 우리 농촌의 살 길도 친환경 농업에 있다는 결론을 얻었고,여기에 꼭 필요한생물학적 방제를 새 사업의 테마로 정했다. 그러나 사업은 준비조차 쉽지 않았다.천적 개발이나 번식 등에 대해 제대로 된 책 한 권 없었고,물어 볼 만한 전문가도 마땅치 않았다.그는 네덜란드,벨기에,캐나다 등의 관련 업체를 찾아다니며 기술을 눈동냥,귀동냥하고,기술 제휴도 따냈다. “‘기본도 안돼 있으면서 어떻게 이같은 첨단 사업을 하려고 하느냐?’는 비아냥도 받았어요.친환경 농업이 척박한 우리 현실을 절감했지요”. 하지만 4년여에 걸친 준비 끝에 2000년 9월 사업에 본격 착수했고,회사 이름도 펄프 무역업을 하던 ㈜키아니코리아에서 ㈜세실로 바꿨다.그리고 마침내 올 6월부터 토종 및 외래 천적곤충 14종을 생산하고 있다.천적곤충 종수는 생물학적 방제 기술력의 척도로,세실의 14종은 네덜란드 코퍼트사(30종),벨기에의 바이오베스트사(25종)에 이어 세계 3위다. 생산품 가운데 무당벌레·진디혹파리는 진딧물의 천적이고 꼬마무당벌레·칠레이리응애는 응애를 잡아 먹는다.또 알벌과 곤충병원성 선충은 나방류,작은뿌리파리,버섯파리류의천적이다. 천적을 이용한 방제가 언뜻 보기엔 고비용인 듯 보이지만 농약 살포 횟수와 엄청난 인건비 등을 따져볼 때 화학적 방제 비용의 50%에도 못미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천적 방제는 벌레·알 한번에 죽게 해 “우리 농민들은 화학적 방제에 길들여져 있습니다.병충해 기미가 보이면 몇 번이고 농약을 뿌려댑니다.그 자리에서 바로 벌레가 죽어 사라지는 걸 원하지요.그러나 방제는 장기적,근본적으로 해야 합니다.농약은 벌레만 죽일 뿐 알엔 영향을 못미칩니다.알이 부화하면 다시 농약을 쳐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또 농약을 오래 치다 보면 알게 모르게 신체가 농약에 중독이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그러나 천적은 그런 부작용없이 벌레와 알 모두를 먹어치우거나 죽게 하지요.” 곤충 키우는 데 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냐는 물음에 이 사장은 “화학적 농법이 나오기 전엔 그렇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첨단사업.”이라고 말한다. 농약 등장 후 곤충 간의 먹이사슬이 깨지면서 먹이가 부족해진 일반 곤충이 대거 해충으로 바뀌었고,이같은 새로운 해충을 먹이로 하는 천적 생산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게 됐다는 것이다.실제 70여명의 종업원 중 상당수가 생물학이나 농학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연구원이다.이 사장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친환경 농업에 대한 인식부족이다.먼저 농민들이 아직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제대로 깨닫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 과거엔 농산물에 대한 소비패턴이 가격과 맛,영양가,안전성 순으로 나타났으나,현재는 안전성,영양가,맛,가격 순으로 바뀐 점을 농민들이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농업은 사양산업이 아닌 성장산업” 그는 전국을 누비며 농민들에게 친환경 농법의 중요성을 교육한다.마을회관,체육관,비닐하우스 등 부르는 곳은 어디든지 마다하지 않는다.친환경 농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그가 생산한 천적도 팔릴 수 있기 때문.새 사업에 총 65억원 정도를 쏟아부었지만 지금도 버는 것 보다는 투자·운영비가 더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느긋하다.천적을 ‘자원’으로 보아야지 ‘돈’으로 인식하면 절대 이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장기적으로 친환경 농업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 우리 농업이 발전하면 돈은 저절로 벌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의 친환경 농업에 대한 인식도 변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실질적 대책과 지원 없이 말로만 친환경 농업을 강조합니다.농산물 개방에 대비한 자생력 확보만 내세울 뿐 구체적인 처방도 없고요.” 이 사장은 농업은 절대 사양산업이 아니라 성장산업이며,그 복판에 친환경 농업이 있다고 강조한다. “네덜란드는 땅덩어리와 인구 규모가 우리의 절반에도 못미치나 한 해 농업 수출액은 277억8000만달러로 우리의 30여배에 달하고 있습니다.한 해 250억달러어치의 농산물을 수입하는 일본 시장만 공략해도 우리 농업은 살 수 있습니다.일본 못지않게 커가는 중국 시장도 타깃으로 삼아야겠지요.관건은 친환경 농업의 활성화입니다.네덜란드나 벨기에 등 농업 선진국들은 해충방제에 90% 이상 천적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제를 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논산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 [사설] 또다시 불어닥친 감원 태풍

    또다시 감원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이번에는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감원 대상 연령이 40,50대는 말할 것도 없고 30대까지 내려갔다.업종과 기업 규모에도 구분이 없다.일본 대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장인 소니사가 최근 30세 이상을 대상으로 명예신청을 받기도 했다는 외신 보도가 우리에게도 현실이 된 것이다.게다가 80%의 기업이 신규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가운데 ‘뽑지는 않고 자르기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지난해부터 직장인들에게 유행어가 된 ‘사오정(45세 정년)’과 ‘오륙도(56세까지 직장을 다니면 도둑)’라는 말이 오히려 사치스럽다고 할 정도다. 군살빼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기업의 절박한 심정은 중소제조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최근의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39%는 현재와 같은 경제 상황이 지속된다면 버틸 수 있는 생존 연한이 2년이라고 답했으며,64%는 3년을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CEO들의 심리는 최악의 단계인 ‘허탈 상태’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이들이 지적한 것처럼 참여정부 출범 이후 성장과 분배 사이에서 오락가락한 경제정책,노동계의 내몫 챙기기,경직된 노동시장,대기업 임금 인상분의 납품단가 전가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결과다. 더구나 중소제조업체의 절반 이상이 개성공단이나 중국 등으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국내 최고 은행인 국민은행마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객상담을 전담하는 콜센터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그럼에도 일부 대기업 노조들은 ‘정년 때까지 고용 보장’과 ‘분배’에만 집착해 고용시장 경직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자리는 근로자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그 핵심은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다.정부도 기업에 대해 가슴을 활짝 열어야 한다.정부의 1차적인 책무는 기업의 투자 마인드를 부추겨 일자리를 보다 많이 창출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고시생도 “로또 열풍”

    서울 신림동 고시촌도 로또복권열풍의 예외가 아니다.수험생들이 로또 판매점에 줄을 짓는 현상이 빚어지면서 로또 판매점도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신림 9동의 한 로또복권 판매점 업주는 “추첨이 임박한 토요일 오후가 되면 복권을 구입하려는 수험생들로 장사진을 이룬다.”면서 “토요일엔 하루종일 로또복권 때문에 다른 물건은 팔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수험생 김모(31)씨는 “금전적인 부담이 없는 수준에서 종종 로또복권을 구입한다.”면서 “공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복권 구입을 통해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고시촌이 위치한 서울 관악구 신림 2·9동 등에는 모두 9곳의 로또복권 판매점이 들어서 있다. 서울지역 25개 자치구와 522개 행정동에 모두 1298곳의 로또복권 판매점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서울지역 동 평균 수(2.48곳)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경기 동두천시(3곳)·과천시(4곳)·안성시(5곳)·오산시(6곳)·광주시(7곳)·김포시(7곳)·의왕시(7곳)·이천시(7곳) 등 다른 시·군 지역보다 로또판매점이 밀집해 있는 편이다. 인구를 기준으로 한 로또복권 판매점 수는 고시촌이 5500여명당 1곳으로 8000여명당 1곳인 서울 평균치와 9300명당 1곳인 전국 평균치보다 많다. 고시촌의 로또 열풍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주민 정모(26·여)씨는 “일정한 수입이 없는 수험생들이 복권을 구입하는 데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특히 각종 시험준비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현상은 일종의 사치”라고 지적했다.
  • 불황 속 해외골프 7만명 웃돌아/밖으로 돈 펑펑

    회사원 장모(42)씨는 올봄에 친구들과 중국에 골프여행을 다녀온 데 이어 최근에는 회사 동료들과 태국에 3박4일간 골프 여행을 갔다 왔다. 장씨는 25일 “월요일 새벽에 중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가 있기 때문에 주말과 일요일에 중국에서 골프를 치고 월요일에 도착해 출근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골프장은 골프비가 싼 데다 예약(부킹) 걱정을 할 필요도 없어 하루 36홀을 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작년동기대비 23%증가 경기침체 장기화로 중산·서민층들의 지갑 사정이 말이 아닌데도 해외로 골프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고,1만달러 이상을 갖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다.국내 골프장 숫자가 적어 골프비가 비싸고 부킹하기가 힘든 점 등 구조적인 문제를 먼저 고쳐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그러나 부유층들이 외화낭비를 줄이는 등 경기회복을 위해 절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관세청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호화 해외여행객 및 사치성 소비재 수입현황)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골프채를 갖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7만 248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 3806명보다 23.2%(1만 3671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0년과 2001년 연간 해외 골프여행객에 비해 각각 3만 1542명,1만 7785명이 많은 수치다. 골프여행 국가별로는 태국이 26.9%로 가장 많았다.그 다음으로는 중국(15.8%),일본(15.3%),미국(8.3%),필리핀(7.6%),인도네시아(2.9%),말레이시아(2.6%) 등이 뒤를 이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국내 골프장 사용료가 비싸고 부킹도 어렵기 때문에 해외 골프여행객이 크게 늘고 있는 것 같다.”면서 “8월까지의 증가 추세로 미루어 보면 올해 연간 해외골프 여행객은 사상 처음으로 1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만弗지출도 3천명 육박 미화 1만달러 이상을 갖고 해외여행을 간 사람들도 올 들어 8월까지 2991명으로,2001년 연간 수치 2237명을 이미 넘어섰다. 이들이 세관에 반출신고한 금액은 총 6300만달러로 집계됐다.1인당 평균 2만 1063달러를 갖고 해외여행을 갔다는 얘기다.외국환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여행자가 1만달러 이상을 갖고 출국할 때에는 세관에 신고하게 돼 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대리석 수입액은 5313만 4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늘었다.골프채도 32% 증가한 8560만 4000달러어치를 수입했다. 또 주류 18%,금 15%,냉장고 21%,승용차 38%,세탁기 52%,컬러TV 37%,손목시계 23% 등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오승호기자 osh@
  • 이런 책 어때요 / 안경의 문화사

    리처드 코손 지음 / 김하정 옮김 에디터 펴냄 로마의 시인 세네카는 수구의(水球儀)를 통해 문자를 확대시켜 책을 읽었다고 한다.로마황제 네로는 에메랄드를 렌즈처럼 사용,경기장에서 검투사의 격투기를 관람했다.16세기가 되자 안경은 동전에 새겨질 정도로 귀중품이 됐으며 생산조합도 생겨났다.17세기의 산물로는 ‘퍼스펙티브 글래스’가 신사들의 애장품이 됐고,테는 바다거북이나 자라껍질로 만드는 등 사치의 극치를 이뤘다.18세기엔 ‘질투안경’이라는 오페라 글래스가 유행했다.저자는 미국 브로드웨이의 무대화장 컨설턴트.700여년에 이르는 안경의 역사를 시대별로 꼼꼼히 살폈다.1만2000원.
  • 1m에 1만弗 ‘대박 레이스’/오늘 모스크바 육상 男 100m상금 100만弗 ‘총알 사나이’들 격돌

    100만달러의 상금이 걸린 ‘100m 대박 레이스’가 펼쳐진다.러시아육상연맹은 20일 열리는 모스크바챌린지대회(총상금 240만달러) 남자 100m에 100만달러를 상금으로 걸었다.1m당 1만달러가 걸린 셈이다.세계기록보유자(9초78) 팀 몽고메리(사진 왼쪽·28·미국)를 비롯해 지난달 파리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킴 콜린스(사진 오른쪽·27·세인츠 키츠 네비스),그리고 9초87의 개인최고기록을 갖고 있는 드웨인 챔버스(25·영국) 등 ‘총알 탄 사나이’들이 총 출동해 부와 명예를 걸고 한판승부를 겨룬다. 물론 남자 100m 외에도 남자 800·1500m,여자 100·800m 등 모두 8개 세부종목이 열린다.그러나 상금액이 말해주듯 모든 관심은 남자 100m에 쏠려 있다.우승자에겐 50만달러가 주어진다.여기에 견주면 다른 종목은 들러리나 마찬가지다.종목 우승자에겐 고작 7만 5000달러가 주어질 뿐이다. 전문가들은 몽고메리 또는 콜린스가 ‘대박’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몽고메리는 파리세계선수권 5위(10초11)의 부진을 씻고 ‘1인자’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에 넘쳐 있다.내심 또 한번의 세계기록 경신도 노린다.모리스 그린(29·미국)의 종전세계기록(9초79)을 갈아치운 것도 지난해 9월이었다.때문에 몽고메리에게 9월은 ‘행운의 달’이다. 그러나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깜짝우승’을 거머쥐면서 단숨에 슈퍼스타로 떠오른 콜린스의 수성 의지도 탄탄하기만 하다.개인 최고기록은 9초98로 세계기록과는 큰 차이가 난다.그러나 몽고메리와의 맞대결 승리에서 얻은 자신감을 살린다면 세계기록 경신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게 콜린스의 생각이다. 한편 엄청난 상금으로 대회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데 견줘 러시아 내에선 ‘너무 사치스럽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만만찮다.상금 외에도 운영비로 160만달러를 추가 지출할 예정이어서 대회 경비는 모두 4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여겨진다.그러나 모스크바시는 이같은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는다.오는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준비중인 모스크바시는 내년 대회엔 마돈나,마이클 잭슨 등 세계적인 팝가수들까지 동원한 대규모 이벤트를 벌일 계획이다. 박준석기자 pjs@
  • 美고위층의 한반도시각/“용산기지 이전 反美감정 해소 도움”

    |워싱턴 박정경특파원|미 행정부 고위인사들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의 연쇄 회동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비교적 소상히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한·미 핵심현안과 관련,최 대표에게 밝힌 이들의 견해를 정리한다. ●이라크 전투병 파견 파병에 따른 정치경제적 효과를 강조함으로써 한국의 협력에 대한 자신들의 기대를 강력히 내비쳤다.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16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과 파월 국무장관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는 다국적군을 구성하는 내용으로,따라서 (이라크 파병군은) 유엔군이라기보다 다국적군이 될 것이며 부시 대통령이 직접 유엔 총회 및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앞서 15일 “한국이 (이라크)민주주의 건설 노력에 동참할 경우 장기적으로 한국이 중동지역에서 국력을 신장하고 경제협력에 동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한미군 재배치 북핵문제가 해결된 뒤 주한미군 2단계 재배치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최 대표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스티브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주한미군 재배치는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에 하등의 영향이나 차질을 주는 것이 아니며,21세기 새로운 위협에 더욱 효과적으로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한 해답”이라고 말했다. 해들리 부보좌관은 “북핵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와 통상전력(재래식 무기)의 문제가 남는 만큼 이는 오랫동안 북한과 협상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최 대표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재배치가 미군의 전쟁수행능력이나 억지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며,특히 용산기지 이전은 반미감정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종전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북핵과 북·미 관계정상화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궁극적인 북핵문제 해결과제로 네가지를 꼽았다.▲80년대말 생산한 플루토늄 ▲폐연료봉 처리 ▲농축우라늄 생산 ▲원자로 가동을 통한 플루토늄 생산 등이다.켈리 차관보는 “북한이 지금 절실히 원하는 것은 돈인데,이것은 무기개발이나 지도층의 사치생활에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외화를 벌 수 있는 원천이 상당히 축소된 상황에서 북한은 어떤 형태로든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시간은 북한편에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북·미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아미티지 부장관은 “핵 문제가 우선 처리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지만,그 외에 전진배치된 북한의 통상병력 문제,미사일 개발 문제,북한 주민 인권 문제 등 여러가지가 아직 남아 있고 이를 해결해야만 북·미간 관계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olive@
  • 영국서 건너온 ‘도발적 상상’/화가 허스트·휴스展 30일까지 설치작품·움직이는 그림 돋보여

    데이미언 허스트(38),그리고 패트릭 휴스(64).두 영국 화가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기발한 상상의 도발적인 작가라는 것이다.허스트는 포름알데히드액에 박제시킨 상어와 소,새끼양 등 현란한 색채와 자극적인 주제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지난 10년간 세계 예술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인물.또 휴스는 역(逆)원근법을 이용한 ‘움직이는 그림’으로 잘 알려져 있다.이들의 작품이 각각 국내 화랑에 전시돼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 마련된 ‘크로매틱 센세이션(Chromatic Sensation,색채감각) by HERA’전과 청담동 박여숙화랑의 ‘패트릭 휴스-움직이는 그림’전이 그것.두 전시는 30일까지 계속된다. 화가이자 조각가인 허스트는 영국 미술의 세대교체를 이끈 아이돌 스타다.세계적인 미술품 수집가이자 젊은 작가 발굴에 탁월한 감각을 지닌 영국의 사치 경과 만나면서 작가로서 급성장했다.허스트의 작품 소재는 종종 약국으로부터 나온다.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작업실을 주제로 한 ‘약사로서의 자화상을 묵상함’을 비롯해대형 컬러 패널 작품,약국의 이미지를 이용한 설치 작품 등 대표작들이 고루 나와 있다.올해 사치 갤러리의 재개관 기념 첫 전시에 초대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허스트의 작품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이 전시는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헤라HERA’가 주최하고 갤러리현대가 협찬해 이뤄진 것으로 기업과 화랑이 함께 하는 새로운 차원의 예술 마케팅 무대란 점에서 주목된다. 패트릭 휴스의 한국 전시는 2001년에 이어 두번째다.휴스의 작품들은 역원근법에 따라 먼 곳에 위치한 배경의 풍경이 돌출돼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관람객들은 그림 앞에서 위치를 이동함에 따라 그림도 천천히 움직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그래서 ‘움직이는 그림’이다.이번 전시에는 나무 보드 조형물 위에 유채로 그린 원화 18점과 석판화 6점이 걸렸다.휴스는 발랄한 상상력으로 우리를 일상의 삭막함에서 구해준다.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푸른 하늘아래 아름다운 호수가 펼쳐지는가 하면,문 뒤로 만리장성의 모습이 다가오고,지중해식 건물 기둥 사이에는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푸른 바다가 위용을 드러낸다.휴스의 작품은 이처럼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르네 마그리트나 파울 클레,조르조 데 키리코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초현실주의자들의 우울함과는 거리가 멀다.휴스의 상상은 퍽이나 유쾌하다. 김종면기자 jmkim@
  • 市 “기준치 넘으면 폐쇄”/노원소각장 다이옥신 재측정

    최근 다이옥신 검출농도를 엉터리로 발표해 지역주민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고 있는 노원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로)에 대해 서울시가 농도를 재측정할 방침이다.서울시는 재측정에서 주민들과 협약한 수치를 넘는 다이옥신이 검출되면 이 시설을 폐쇄할 계획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이 시설은 H사가 위탁운영 중이다. 시는 지난 5월말 환경관리공단에 검사를 의뢰,노원자원회수시설 2호기의 굴뚝 배기가스 다이옥신 농도를 지난 3일 발표했다.하지만 실제 검사치보다 농도가 낮게 조작·발표된 사실이 지난 8일 환경부 조사로 드러나면서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시는 자원회수시설 위탁·운영업체가 수치를 조작·보고했기 때문에 발표 수치가 왜곡됐다고 해명하고 있다.위탁업체인 H사가 2호기의 다이옥신 농도치 검사 결과를 측정치인 0.445ng(나노그램)/㎥가 아닌 0.094ng/㎥로 조작해 보고했다는 것이다. 측정치가 법적 허용기준인 0.5ng/㎥보다는 낮았지만 주민과의 협약기준치인 0.1ng/㎥보다 많았기 때문에 위탁업체측이 주민 반발을 우려,임의로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시는 추정하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
  • [나의 건강보감]지은희 장관의 放下次序

    암울했던 80년대.당시 대학 운동권과 교수,재야 인사를 중심으로 ‘또 다른 운동’이 조용히 전파되고 있었다.밤낮을 수사기관의 추적과 감시에 쫓기며 암약해야 했던 이들에게 건강을 돌보는 운동은 사치거나 방종이었다.당시 분위기가 그랬다.이런 그들에게 전해진 이 운동은 숨구멍이 확 트이는 구원이었다.딱히 누구의 지도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장소나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았다.표나게 몸을 움직일 일도 없고,그렇다고 복식이나 규칙이 정해진 것도 아닌 이 운동을 그들은 ‘마음 공부’라고 했다.바로 차서(次序) 수련을 일컫는 말이다. ●정신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공부 오랫동안 재야 여성운동가로 일하다 참여정부 들어 입각한 지은희(57) 여성부 장관도 그 즈음 차서수련을 구원으로 여기고 수용한 사람이다.그는 이 운동을 방하차서(放下次序)라고 부른다.곁가지 차서수련법과 구별하는 방법이다.“건강법이면서 사회 변혁운동이기도 한데,간단하게 말하면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도모하는 수련법이지요.방하차서도 ‘마음과 정신을 순서에 따라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는다.’는 뜻이잖아요?” 지 장관이 방하차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 90년.스트레스가 지나쳐 예부터 ‘며느리병’으로 불리는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왔다.부쩍부쩍 살이 빠지고 흠칫 놀라기 일쑤였다.“양의(洋醫)의 한계를 느꼈어요.대학병원엘 가도 대증처방 밖에 다른 치료법이 없는 거에요.원인도 찾지 못했구요.그때 같이 여성운동하는 친구한테서 권유를 받고 시작하게 됐어요.” “‘나’는 몸과 마음의 결합체이자 또다른 ‘나’와의 소통체인데,안팎의 모든 관계에서 이 소통이 막히면 균형이 깨지면서 병도 생기고,불화도 빚어져요.그런 점에서 ‘스스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나아가 세계와의 관계를 바로 세운다.’는 이 마음 공부가 지금 생각해도 나를 이렇게 바꿔놓으리라곤 생각 못했지요.물론 신병도 씻은 듯 나았구요.” 시종 낮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논리의 틀은 정연했다.한창 사회운동에 열정을 쏟을 때 그는 대개의 투사들이 그랬듯 열혈했고,또 원래 성격도 급한 편이었다.“사회적 한계 상황에서운동을 하다보면 마음이 격해지고 자주 흥분해 간을 해친 사람이 많아요.나도 그랬어요.사고는 경직되고 포용력은 줄고… 이걸 바로잡지 않으면 지고지선한 운동은 커녕 되레 안좋은 결과를 부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는 작정하고 마음 공부에 몰두했다.‘어떻든 운동의 목표에 빨리 도달해야 한다.’는 조급증도 버렸다.“운동의 지향점은 바른 것이지만 방법으로 취하는 행위패턴이 편벽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 오더라구요.” 지금도 매일 20∼30분씩 마음 공부로 마음을 정리하는가 하면 한달에 한번씩은 사당동의 ‘공부하는 곳’을 찾아 예닐곱시간씩 심안으로 마음 속 세상을 들여다 보는 삼매경에 빠지곤 한다.시작땐 혼자였지만 지금은 남편과 딸도 나서 앉은 자리에서 24시간을 채우는 일도 거뜬하다.보통은 ‘3시간 공부,10분 몸풀기’를 반복한다.“이 공부는 철저하게 혼자 하는 거에요.처음에 스승이 딱 한가지를 도와줘요.‘격론(格論)’이라고 하는데,편벽되고 경직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무작정 수련을 하기 어려워 본래의 마음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잡아주는 거에요.그후로는 누구도 지도해 주거나 이끌지 않아요.그래서 처음 시작할 땐 어려워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단 공부의 ‘경이’를 체험하면 그땐 안하기가 어렵죠.” ●한달에 한번 6~7시간씩 삼매경에 “14년쯤 수련해 이제야 겨우 내 마음 다스릴 정도”라며 자신을 낮췄지만 그의 몰입이 놀라웠고 경지는 더욱 높아보였다.마음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된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쳤지만 어거지로 방하차서의 실체를 이해할 수 있는 그의 체험세계를 엿보기로 했다.“한창 수련의 묘미에 빠져 있을 때 얘기에요.마음공부로 24시간을 꼬박 채우고 난 뒤였는데,팔뚝의 피부가 말갛게 변해 있는 거에요.그러면서 피부 밑 지방층이 녹은 것처럼 결지어 움직이더라구요.남편도 같이 있었는데,무척 놀랐어요.” 겸양에도 불구하고 그의 내공이 수준급임은 어렵잖게 알 수 있었다.“가부좌 자세로 앉아 몸의 특정 부위에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것을 단원(丹元)이라고 하는데,문제가 있는 곳에서는 격한 통증이 느껴지곤 해요.그렇게 문제가 있는 곳을 찾아내 다스리면서 약을 모르고 살게 됐는데,문제는 일상 생활 속에서 평정을 잃지 않는 거죠.지금도 격분하거나 하면 공부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아요.”의아했지만,그는 자신의 몸에서 생성된 에너지가 온 몸 곳곳에 미치도록 강제할 수 있으며,취약한 경락에 에너지를 집중시켜 병을 다스릴 수도 있다고 했다. ●취약한 경락 찾아 병 다스리기도 그러면서 그는 방하차서의 또다른 장점으로 ‘개인’을 넘어선 ‘공리성(公利性)’을 들었다. “지금도 이 공부에 몰두하는 많은 사람들이 바로 된 ‘세상만들기’에 나서고 있거니와 그들더러 자신을 넘어 집단과 사회의 건강까지 생각하게 하는 운동이라는 점이 좋아요.모두가 마음 공부로 얻은 에너지를 세상을 위해 쏟아부어야 한다는 자각과 고민을 갖고 있는 거죠.” “사회를 변혁시키고자 하는 운동이 드러나는 운동이라면,마음공부는 그 운동의 토대를 이루는 드러나지 않는 힘”이라는 그는 누구든 마음만 잡을 수 있으면 따로 건강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다.“책에 나오는 말이 아니라 제 체험의 결과입니다.” 신념이 사람을 강인하게 하고,도전이 사람을 키운 탓일까.150㎝의 키에 몸무게라야 고작 48∼49㎏의 작은 체격이지만 그가 결코 약하거나 작아보이지 않았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지은희 장관의 '방하차서' 수련법 지은희 장관이 여성운동에 투신해 얻은 별명은 ‘끝없는 낙관주의자’.그의 본디 모습이라기 보다 매사를 낙관적,긍정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담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나 그런 낙관적 태도가 항상 보여지는 모습은 아니다.사회와 여성운동의 현실 때문에 마음이 격해지거나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고,그런 심상을 다스려야 한다며 시작한 건강법이 차서수련이다. 차서수련은 따로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않아도 가능한 수련법이다.언제든 마음이 평정을 잃거나 몸에 이상이 있다고 여겨지면 기꺼이 노력을 보탠다. 그곳이 집이든,집무실이든 편하게 가부좌하고 앉거나 그도 마땅치 않으면 선 자리에서도 20분 정도면 간단한 동작 몇가지는 해낼 수 있다. 편한 자세에서 명상하듯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해 들어가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전혀 번거로움을 느끼지 못한다. 이 수련으로 갑상선 기능항진증에서 벗어났다는 지 장관은 “수련을 통해 무척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한달에 한번씩 마음공부를 하고 나면 들뜬 목소리가 가라앉고,평소같으면 틀림없이 화를 낼 일도 웃음으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가슴이 트이는 게 매력”이라고 했다. 술,담배와는 담을 쌓았고,기호식품도 하루에 커피 두세잔이 고작인 검박한 습성에 “나이 들면서는 식성도 채식이 좋더라.”는 그는 “종교나 취향을 넘어서 많은 사람들이 차서수련으로 심신의 건강을 지켜간다면 우리 사회의 표정이 달라질 것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계명대 사학과 이윤갑 교수는 “건강한 개인이 모여 건강한 사회를 이루고 이런 토대가 결국은 사회의 변혁을 이끄는 추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방하차서는 매우 유용한 수련법”이라며 “개인의 삶도 살펴보면 사회와 연결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개인과 집단,사회의 건강을 함께 도모하자는,이를테면 개인과 사회의 병리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자 건강법”이라고 설명했다. 심재억 기자
  • 책 / 동물원의 탄생

    니겔 로스펠스 지음 /이한중 옮김 지호 펴냄 오늘날 동물원이 동물이 아닌 사람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동물원이 곧 제국의 힘을 의미했던 19세기와는 다르고 철조망도 사라졌지만,인간은 여전히 해자를 통해 분리된 거리만큼이나 ‘과학적 동물’인 자신과 유희의 대상인 동물과의 거리 두기에 즐거움을 느낀다.동물들의 생활이 원래의 서식지가 아니라 박물관이나 동물원 같은 인간의 환경에서 이뤄진다는 사실,동물들의 그 ‘비자연적인 역사’는 동물들의 자연사만큼이나 중요시돼야 한다.‘동물원의 탄생’(니겔 로스펠스 지음.이한중 옮김,지호 펴냄)은 오락과 교육,나아가 멸종동물의 보호 등을 명분으로 정당성의 지평을 확보해온 동물원의 기원과 변천,그리고 이데올로기적인 함의를 문화인류학의 관점에서 살핀다. ●태평양군도의 원주민까지 붙잡아 전시 동물원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현대 동물원의 아버지’로 불리는 독일인 칼 하겐베크(1844∼1913)이다.그는 희귀 이국동물을 포획하는 데 남다른 실력을 발휘하면서 유명해졌고,나중에는 독일학계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그린란드와 태평양군도의 원주민들까지 붙잡아 전시했다.미국에서 하겐베크­월리스 서커스단으로 명성을 쌓은 그가 함부르크 근처의 슈텔링겐에 동물원을 열었는데,이것이 바로 기존 동물원 개념을 바꿔놓은 하겐베크 동물원이다.이 동물원은 철책 우리 대신 해자를 둬 육식·초식동물이 공존하는 파노라마 형태의 야외동물원의 모델이 됐다.그러나 하겐베크 이전에도 알렉산더 대왕과 트라야누스,네로황제,인도 무굴제국의 아크바르 황제 등 고대국가의 전제군주들은 이국동물을 모아 자신의 미내저리(menagerie,동물원)를 만들었다.그런가하면 정복왕 윌리엄 1세의 아들인 헨리 1세는 우드스톡에 동물원을 세워 이국동물을 키우는 영국 왕실의 전통을 창시했다.이 동물들은 훗날 헨리3세에 의해 런던탑으로 옮겨졌고,19세기 중반 리전트 공원의 ‘런던동물원’으로 옮겨질 때까지 해체되지 않았다.이 때의 동물전시는 일종의 권력과 부의 과시에 가까웠다.희귀 동물을 잡아온다는 것 자체가 먼 이국땅을 정복할 수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노르웨이 오슬로대학의 박노자 교수는 “동물원은 봉건시대 군주와 귀족들의 과시적인 사치의 전통을 이어받은 제국주의적 ‘과학성’의 상징”이라고 말한다. ●‘인간만을 위한' 동물원의 아이러니 군주시대의 미내저리와 오늘날의 공공동물원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현대의 동물원이 교육과 위락,보호의 명분을 존재 근거로 삼는다는 점이다.그러나 외관상 평화로운 ‘노아의 방주’일 뿐,오늘날 동물원은 많은 것을 감추고 있다.새끼 코끼리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무리를 몰살하는 수치스러운 인간의 역사를 아는 관람객이 얼마나 될까.아기코끼리 점보는 아픈 과정을 거쳐 아이들의 영웅이 된 것이다.그래서 ‘슬픈 동물원’이다.교육의 장이되 거기에는 서구중심의 부르주아적 세계관이 깔려있으며,각종 동물공연에는 제국주의와 식민지착취의 역사가 서려 있다. 미국의 역사학자로 야생동물 보호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빨간 피터의 고백’(원제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에나오는 유인원 빨간 피터가 철창 안에서 출구를 찾는 이미지를 거듭 보여준다.동물사냥꾼에게 잡혀 문명으로 편입된 피터의 고백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위계적인 관계를 풍자한 카프카의 의도를 고스란히 되살려 낸다.이제 동물원들은 너나없이 세련된 생태학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동물친화적인’ 사고다.이것이 바로 ‘인간만의 동물원’을 비판하는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1만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플라스틱 트리 / 두 남자와 한 여자 진짜 사랑은 누구

    ‘진실보다 더 진실 같은 허구’ 29일 개봉하는 영화 ‘플라스틱 트리’(제작 알지 프린스 필름)는 제목만으로 반쯤은 영화 분위기를 알려준다. 진짜보다 더 푸른,그 인공의 푸름으로 생명력을 보여주면서,자칫 진짜라고 믿기 쉽게 만드는….그것은 세상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가 있음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해적’‘증발’ 등에서 조감독으로 탄탄한 경험을 쌓은 뒤 이 영화로 데뷔하는 어일선 감독은 ‘플라스틱 트리’가 상징하는 영역을 사람관계,혹은 사랑의 의미로 더 넓혀 나간다. 인적이 드문 한적한 바닷가 이발관에서 동거하는 두 사람이 있다.이발사 (김인권)와 퀵서비스업체 배달원 원영(조은숙).수는 어릴적 여장 남자로 성장을 강요당한 상처로 인해 성불구자가 된 인물.원영과의 성관계도 비정상적이지만,원영은 그것을 사랑으로 믿고 또 영원히 지속될 줄 알고 있다.마치 플라스틱 나무처럼. 겉으로 보기에 평온했던 둘의 일상에 불청객이 끼어들면서 영화는 서로 방향이 어긋나는 욕망의 삼각 구도를 그린다. 새로운 꼭지점을 찍는 주인공은 수의 어릴적 친구 병호(김정현). 원영은 아직도 여성성이 강한 수와 대척점에 있는 병호의 다른 성적 매력에 눈을 뜬다.그가 수와의 사랑에 심어둔 ‘플라스틱 나무’라는 환상에 조금씩 금이 가면서 갈등에 시달린다. 한편 진지한 사랑은 사치라고 생각하는 병호는 원영의 화살표가 부담스럽지만 차츰 그 진지함에 흔들린다. 변해가는 원영의 모습에서 둘의 사이를 알게된 수는 강한 질투심에 사로잡히고 역으로 원영에게 더욱 매달린다.하지만 병호라는 다른 ‘플라스틱 나무’를 심게 된 원영은 새로운 여성성에 눈을 뜨고 수를 멀리 한다. 이제 수의 사랑방식은 집착일 뿐 사랑이 아니다.엽기적인 결론이 이 틈새를 메운다.감독은 누구의 사랑이 진짜인지 판단을 유보한다. 영화는 올해 프랑스 도빌아시아영화제와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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