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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北 ‘금수품 커넥션’의혹

    이탈리아에서 북한으로 수출되려던 호화 사치품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앞서 북한제 무기의 이란 수출을 이탈리아 운송업체가 대행을 맡은 것으로 이미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탈리아 기업과 북한 당국 간 일종의 ‘금수품(禁輸品) 커넥션’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11일 이탈리아 주재 외교관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 북한으로 갈 코냑 150병과 위스키 270병 등 고급 양주 420병이 이탈리아 동부 해안도시 안코나 세관당국에 적발돼 압류됐다. 1만 2000유로(약 2150여만원) 어치에 해당한다. 앞서 지난 7월 중순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탈리아 비라에지오 시의 한 조선소에 주문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 1300만유로(234억원) 어치의 호화 요트 2척이 이탈리아 세무경찰과 오스트리아 검찰의 공동 조사 끝에 압수됐다는 이탈리아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양주와 요트는 모두 지난 6월12일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대북 금수품목에 해당한다. 앞서 지난 5월30일 북한 남포항을 출발, 중국 다롄과 상하이 등지를 거쳐 이란으로 수출되던 대형 컨테이너 10개가 아랍에미리트 코르파칸항에서 적발돼 압류됐는데, 북한제 무기를 담은 이 컨테이너의 해상운송을 맡은 것도 이탈리아 업체였다. 이탈리아가 서방 선진국 중에서 가장 먼저 북한과 수교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고, 고급 소비재 생산 및 유통 규모가 크며, 마피아 등 지하경제가 발달했다는 특성 때문에 북한 고위층이 금수품 조달지로 애용한다는 분석이 그럴 듯하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이탈리아 세무경찰과 오스트리아 검찰이 요트 계약자가 오스트리아의 한 기업인에서 중국 회사로 바뀌는 등 수상한 부분을 발견하고 추적한 결과, 실제 고객인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회사를 대리인으로 삼아 요트 구입을 시도한 것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제네바·로마 연합뉴스
  • 日 마르크스 경제학자의 경제윤리

    ‘빈곤’이란 화두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우리나라에서도 현실을 자성해 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가와카미 하지메(1879∼1946년)의 ‘빈곤론’(송태욱 옮김, 꾸리에 펴냄)이 국내에서 번역·출간돼 눈길을 끈다. 가와카미는 근대 일본이 배출한 대표적인 마르크스 경제학자다. 그의 사상을 이해하려면 먼저 파란만장한 인생 이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책 후반부 하야시 나오미치 오사카시립대 명예교수가 쓴 해제가 이를 안내한다. 도쿄제국대학 강사였던 26세의 가와카미는 ‘요미우리 신문’에 ‘사회주의 평론’을 연재해 큰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연재 도중 갑자기 붓을 꺾고는 ‘절대적 타애주의’라는 신조를 실천하고자 한 종교단체에 귀의한다. 그러나 곧 그의 번민과 열정에 못미치는 사람들에게 실망해 두 달 만에 뛰쳐나오고 만다. 이후 유럽 유학을 다녀와 교토제국대학 교수가 된 뒤 36세에 ‘빈곤론’을 쓴다. 열성적인 마르크스 연구자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정부의 압력으로 사직하기도 하고 공산당 입당 뒤엔 4년간 투옥생활도 했다. 출옥 뒤에는 집필에만 몰두했으나 건강이 악화돼 1946년 세상을 뜨고 만다. ‘빈곤론’은 제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던 당시 일본 사회에서 가와카미가 길어올린 학문적 통찰의 결산서다. 가와카미는 빈부격차 시정, 경제조직 개조를 주장하면서 빈곤 타개책으로 부자의 사치근절을 주장한다. 그러나 개개인의 도덕과 윤리 회복으로 사치품 소비를 자제해야 빈민에게 필수품이 배분된다는 논리는 지나치게 도덕주의에 호소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빈곤에 온몸으로 대결하려던 젊은 학자의 정신과 태도는 오늘날에도 귀감이 되고 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추천사에서 “빈곤과 정면으로 맞서려는 치열한 정신이 일거에 이 땅에서 사라져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면서 “언젠가 명성만으로 찾아 읽었던 가와카미의 책이 지나치게 도덕주의가 강하다고 느꼈던 내가 다시 그의 글을 되돌아보게 되는 까닭”이라고 말했다. 1만 5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伊압수 김정일의 요트 2척은

    伊압수 김정일의 요트 2척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문한 호화 요트 2척이 북한에 사치품 수출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조에 의해 이탈리아 경찰에 압수됐다. 김 위원장이 욕심을 낸 요트는 어떤 것일까. 김 위원장이 계약한 호화 요트 2척은 세계적인 호화 요트 제작사인 이탈리아 ‘아지무트’사의 95형과 105형 모델로 알려져 있다. 모델명의 숫자는 해당 요트의 길이(피트)를 뜻한다. 95형 모델(길이 29m)과 105형 모델(길이 32m)은 모두 24인승이다. 아지무트사에서 출고된 요트 중 최상위급 모델이다. 요트 2척의 구입 대금은 1300만유로(약 230억원)에 이른다. 95형 모델은 침실 4개와 거실, 부엌, 화장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웬만한 호텔 스위트룸 수준이다. 최고급 자재만을 사용했다. 주로 유럽산 고급 원목은 물론 고급 직물 및 가죽을 사용했다. 첨단기기 등이 구비돼 있다. 105형 모델도 95형 모델과 흡사하다. 다만 크기가 좀 더 크다. 아지무트사는 24개 종류의 요트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05년부터 아지무트사의 호화 요트를 수입하고 있다. 아지무트사 제품 정식 수입업체인 영인마린 관계자는 20일 “2005년 처음으로 아지무트사 요트 1대를 정식 수입했으나 워낙 고가여서 아직까지 팔리지 않고 있다.”면서 “국내에 수입된 아지무트사 요트는 김 위원장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모델보다는 작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모닝 브리핑] 정부, 포도주 등 사치품 대북반출 엄격 통제

    정부가 10일부터 포도주와 귀금속, 모피류 등 사치품의 대북 반출을 엄격히 통제키로 했다.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를 이행하기 위한 첫 조치다. 통일부는 9일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이행을 위한 1단계 조치로 안보리가 제재 대상으로 설정한 사치품 등을 북으로 반출할 경우 건마다 정부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출·승인 대상 물품 및 승인절차에 관한 고시’와 ‘남북한 왕래자의 휴대금지품 및 처리방법’ 개정안을 10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개성공단 기존합의 고수… 물자 반출입 제한 추진”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5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임금 및 토지임대료 인상을 요구한 것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현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참석, “개성공단과 관련한 기존합의는 지켜져야 한다.”며 “그것이 개성공단이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기반이 된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특히 “북한은 토지문제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미 1600만달러를 토지임대료 명목으로 받았으면서 5억달러를 내라는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근로자 월급을 300달러로 올려달라는 북측 요구에 대해서는 “중국에도 임금수준이 100달러 미만인 곳이 수도 없이 많고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은 40~60달러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1874호 채택과 관련, “결의안에서 제시된 대북 반출·반입 제한 품목(대량살상무기 등 무기류 및 사치품 등)은 관련 고시개정을 통해 반영할 것”이라며 “통일부 고시인 ‘반출·반입 승인대상 물품 및 승인절차에 관한 고시’와 ‘남북 왕래자의 휴대금지품 및 처리방법’ 등의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연루된 북한 기업 등과 거래하는 우리 기업은 없으며 국내에 북한 소유의 계좌나 자산도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안보리 北제재 결의안] 日, 대북수출 전면금지 추진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는 11일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를 위한 결의안이 합의되자 곧바로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추가제재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일본은 북한의 2차 핵실험 직후 독자적인 추가제재 카드를 검토하면서 안보리의 결의를 기다려 왔다. 실질적인 제재의 명분을 갖추기 위해서다. 일본은 결의안에 대해 “강력한 내용이 포함됐다.”며 환영했다. 특히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때 채택한 결의 1718호보다 선박 검사와 금융제재 등의 내용이 적시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일본은 북한의 추가제재를 위해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할 태세다. 일단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된 물자와 사치품 등으로 한정됐던 수출금지 대상을 모든 품목으로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면적인 수출금지다.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수입금지라는 대북 제재가 시행되는 만큼 추가 제재가 확정되면 북한과의 무역은 완전히 중단된다. 다만 북·일의 무역액은 지난해 기준 8억엔(약 100억원) 규모에 불과, 북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 같다. 때문에 상징적 의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또 북한에 들어갈 때 신고해야 하는 엔화(30만엔 이상)의 소지와 관련해 금액을 속이거나 수출입 금지대상의 기술이나 물품을 거래하다 적발된 재일 외국인에 대해서는 재입국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재일 외국인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를 겨냥한 조치다. 북한과 연루된 테러자금의 동결과 자금세탁의 차단 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나아가 결의안에 포함된 공해상의 화물검사를 위해 국내법 정비도 서두를 방침이다.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은 이날 “현행법으로는 화물검사라는 유엔의 요청에 따를 수 없다.”면서 “국회 회기중에 법 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에서 자위대나 해상보안청이 화물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경우는 범죄수사나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변사태’, 무력공격을 받을 때 등으로 제한돼 있다. 북한의 핵실험이 주변사태에 해당하지 않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강력하게 협력을 요청하기로 했다. hkpark@seoul.co.kr
  • 벤츠·피아노 北에 불법수출 日경찰, 재일교포 구속 방침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경찰은 지난 2006년 10월 북한 1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조치로 북한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지정된 외제 승용차와 피아노를 팔아넘긴 중고차 수출업자인 재일교포 정모(50)씨를 외환법 위반 혐의로 구속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9일 보도했다. 대북 수출입 금지품목을 수출해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정씨는 교토에서 중고차를 수출하는 무역회사를 경영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벤츠 승용차와 피아노 30대를 중국에 파는 것처럼 꾸며 중국의 북한 무역회사를 통해 북한에 불법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경찰에서 “북한 측으로부터 주문을 받았다.”고 진술했다.정씨는 지난 8일 미사일 운반 차량으로 전용될 수 있는 탱크로리 2대를 북한에 수출, 외환법 및 관세법 위반으로 기소된 상태다. 일본은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에 따라 보석과 귀금속, 승용차, 악기 등 24개 품목을 ‘사치품’으로 지정해 북한으로의 수출을 금지했다.hkpark@seoul.co.kr
  • [韓·美·中 경제는 지금] 글로벌 불황 타개 ‘수출 드라이브 정책’ 내용은

    [韓·美·中 경제는 지금] 글로벌 불황 타개 ‘수출 드라이브 정책’ 내용은

    정부가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추진한다. 경제위기의 조기 극복은 수출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녹색성장산업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삼아 향후 경기회복 때에 최대 수혜주로 키울 계획이다. 정부는 16일 세계 10대 수출국 도약과 세계시장 점유율 3%대 진입이라는 신(新)무역정책 달성을 위해 금융 지원과 수출시장 개척, 무역 부대비용 절감 등의 다양한 ‘당근책’을 내놓았다. ●수출보험지원 임직원 ‘면책 특권’ 우선 수출을 늘리기 위한 금융 도우미가 뜬다. 이달부터 수출기업의 중소 협력업체가 외상채권을 할인없이 즉시 현금화할 수 있도록 ‘수출납품대금 현금결제보증제’가 실시된다. 기존엔 납품 이후 대기업은 전자어음으로 결제하고, 납품업체는 은행에서 어음을 할인(이자율 6.5%)받아 대금을 회수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수출보험공사의 보증으로 은행이 납품업체의 대금을 100% 현금 지급하게 된다. 정부는 또 3조원을 투입해 조선·자동차·전자 수출기업의 중소납품업체 1만개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중견 또는 대기업이 외상수출채권을 쉽게 현금화할 수 있도록 은행의 대금 미회수 위험을 커버하는 ‘수출채권보험’도 새롭게 도입한다. 수출 중소기업이 조선사 등 대기업에 납품 즉시 대금을 지급하는 ‘수출중소기업 네트워크 대출’과 지방의 수출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수출입은행이 대출 재원의 일부를 저리로 지원하는 ‘무역금융 리파이낸스’도 도입된다. ●미수위험 대비 ‘수출보험’ 신설 수출보험 지원 규모도 130조원에서 170조원으로 늘어난다. 수출 가능성은 높지만 위험 증가로 수출에 어려움이 있는 중남미와 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에 대한 업체별 지원 한도도 두배 확대한다. 이와 함께 수출입 절차 간소화, 수출입 물류 개선, 관세부담 완화 등도 이뤄진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과감한 수출보험 지원을 위해 고의·중과실이 없는 수출보험을 취급한 임직원에 대해서는 올해 면책특권을 줄 것”이라면서 “특히 적극적인 보증·대출을 실시한 직원에겐 포상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전자립화 3년당겨 2012년 매듭 미래 성장을 위해 수출 품목의 전략화도 추진한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와 발광다이오드(LED), 원전 등을 포함한 5대 분야, 9대 품목을 신(新)수출동력으로 선정했다. 연내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요르단, 터키 등을 대상으로 원전 수출 1호를 추진한다. 원전기술 자립화도 3년 정도 앞당겨 2012년까지 마치기로 했다. 또 해외신도시 개발사업을 활성화해 2020년 100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릴 청사진도 내놓았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아파트와 오피스 등 건축 공사와 엔지니어링 등에 진출했다. 신재생에너지와 LED, IT서비스, 의료산업, 농식품 등도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수출성장 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美·中 ‘1분기가 바닥’ 조심스런 낙관 美 FRB “4월이 경기하강 종점” 미국경제 진단이 개인별·기관별로 엇갈리는 가운데 16일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4월 경기동향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는 지난해 9월 경제위기 뒤 최악을 벗어나 경기하강이 종점에 왔는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부정적 지표들도 잇따르고 있어 위기 반등의 확신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려 있다. 분야별로는 금융시장 신용경색 완화, 주식시장 추세적 상승이 경기 호전 신호로 분석됐다. 반면 소비와 생산 부문, 그리고 폭발적 증가세는 주춤하지만 실업문제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FRB는 이날 발표한 경기동향보고서(베이지북)에서 미국 경기하강속도가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미국 전체를 12개 지구로 나누었을 때 반수 이상에서 3월 이후 경제 개선과 안정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업별로 제조업은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약했다. 고급제품이나 사치품 구입을 꺼렸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식품이나 생필품 구입은 개선되고 있다. 서비스 부문은 저조했지만 금융업은 양호해졌다. 개인소비도 전체적으로 부진했지만 몇개 지구에서는 회복조짐을 보였다. 물론 이날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비 0.1% 하락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마감, 디플레 우려를 다시 부각시켰고, 산업생산 지수는 97.4(2002년=100)를 나타내 전월에 비해 1.5% 하락했으며 작년 동월에 비해서는 12.8% 줄었다. 10년 만의 저수준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우려할 수준으로는 보지 않았다. 소비침체의 상징인 자동차도 감산효과로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 3사의 미국내 재고가 73일분으로 20%나 줄며 적정수준에 접근, 경영에 숨통이 트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주택시장에는 긍정적·부정적 지표가 번갈아 나오고 있다. 미 상무부는 3월 주택착공 건수가 전달보다 10.8% 감소해 연율환산으로 51만채에 그쳤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54만채를 밑도는 규모로 지난 50년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신규 실업자 수도 11주 연속으로 6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中 GDP 6.1%↑… 2분기 반등?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의 1·4분기(1~3월) 성장률이 6.1%를 기록했다. 1992년 통계 발표 이래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4·4분기의 6.8%보다도 낮다. 수출도 전년 동기에 비해 19.7% 줄었다. 한국 기업들의 대중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예상과 비슷한 수치인 데다 마지막달인 3월의 각종 지표가 호전되고 있어 ‘바닥’ 논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6일 발표한 1분기 주요 통계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과 수출입 증가율, 물가 및 취업 추이 등은 예상대로 암울했다. GDP 성장률 6.1%는 전문기관 예상치의 최저 수준이다. 수출 부진은 예상했던 대로지만 수입이 30.9%나 줄어든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6%, 생산자물가지수(PPI)는 -4.6%를 기록했다.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 속에 기업이윤도 전년 동기 대비 37.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창출 성적도 연간 목표치의 10%대에 머물렀다. 국가통계국측은 “경기하강 압력이 여전히 크게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내수 등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1분기 산업생산은 5.1% 증가했고 특히 3월 증가율이 1~2월(3.8%)보다 높은 8.3%를 기록했다. 고정자산투자도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했다. 소매 판매도 15% 늘어 ‘가전하향’ ‘자동차하향’ 등 내수부양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통화량도 25.5% 늘어 자금공급도 원활해 보인다. 이에 따라 내수가 살아나면 8%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국가통계국은 물론 많은 전문가들이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가통계국은 “예상보다 좋은 결과”라고 자평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베이징대표처의 양평섭 수석대표도 “성장률이나 수출감소는 예상했던 상황이어서 충격적이지 않다.”며 “발전량 수요 추이 등 여러가지 지수를 보면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한 애널리스트도 “투자 급증이 수출 급감을 상쇄하면서 가장 어려운 고비를 통과했다.”고 진단했다. 급속한 호전을 예상할 수는 없지만 비관적이진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 여부에 대한 종합적인 판가름은 2·4분기 지표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의 견인차였던 수출 부진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도 4조 위안(약 800조원) 경기부양 자금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투입하기로 했다. stinger@seoul.co.kr
  • 안보리 ‘1718호 8항’이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은 지난 2006년 북한 핵실험 직후 채택된 안보리 결의 1718호 8항에 부과된 대북 제재조치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17개 조항으로 이뤄진 안보리 결의 1718호 가운데 8항은 일부 재래식 무기는 물론 핵·미사일 및 기타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는 관련 품목과 물질, 상품, 기술과 함께 사치품에 대해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8항의 d~e 항목은 모든 회원국들이 각국의 법절차에 따라 북한의 핵,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관련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자국내 자금과 기타 금융자산, 경제적 자원들을 결의안 채택일부터 즉각 동결한다는 내용이 요지다. 또한 북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개인이나 단체들도 자국내 자금이나 금융자산, 경제적 자원들을 사용하지 못하게 조치토록 규정해 금융제재를 가하는 한편 관련 인사와 가족들의 여행도 각국이 엄격히 제한토록 규정하고 있다. 안보리는 이에 따라 대북 제재위원회를 통해 제재 관련 품목을 추가하고 제재를 가할 기업이나 개인들을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한·미 “FTA 진전 위해 협력”

    한·미 “FTA 진전 위해 협력”

    │런던 이종락특파원│한국과 미국은 2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유엔 결의안 1718호 위반이라는 점을 규정하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등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적극 모색키로 했다.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런던의 엑셀런던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 대책을 논의한 끝에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6월16일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강경 대응방침을 천명했다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양 정상은 또 북한의 핵보유는 물론 핵확산 등도 수용할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한·미 공조와 6자회담을 통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북핵 폐기’를 추구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을 통해 (북한 미사일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고, 이후 적절한 기회에 6자회담을 열어 대화와 압박을 적절히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결의안 1718호는 “북한의 핵실험이 동북아지역과 국제평화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선박이나 항공기를 이용해 핵 관련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물자의 판매 금지, 핵 관련 기술 등의 북한 이전 금지, 북한의 위폐 제작·돈세탁·마약과 관련된 금융자산의 출입금지, 사치품의 북한 공급·판매·이전 금지 조항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양 정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두 나라에 모두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FTA 진전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FTA를 진전시키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경제적 관점뿐 아니라 동맹관계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6월 정상회담 때 FTA를 본격 논의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은 지구상에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직을 갖고 있는 한 한·미 동맹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방문키로 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1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이 로켓을 발사할 경우 ‘도발 행위(provocative act)’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jrlee@seoul.co.kr
  • 車 최대수혜… GDP 40억弗 상승효과

    車 최대수혜… GDP 40억弗 상승효과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잠정 합의하면서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GDP 16조 309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거대 시장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FTA가 타결되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40억달러 남짓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U의 투자 증대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업종의 수출 증대 효과와 더불어 항공·해운 업계의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다만 국내 양돈·낙농업계와 화장품 업체 등은 타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24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EU FTA 협상이 타결되면 GDP 기준 15조 1600억달러의 거대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한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은 “EU와 FTA를 체결하면 GDP의 경우 35억~40억달러 안팎, 성장률은 1% 안팎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경제 위기에 따라 세계 각국이 표방하고 있는 보호주의 경향에 맞서 무역 자유화의 중요성을 높이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EU측의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도 예상된다. 지난 1월 코트라(KOTRA) 설문조사 결과 EU 바이어의 63%는 한·EU FTA가 타결되면 한국으로부터 수입을 확대하거나 거래선 전환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한·EU FTA 타결의 가장 큰 수혜자는 자동차 업계, 특히 유럽에 연간 30만대 이상을 팔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은 EU로 완성차 및 부품을 수출할 때 10%의 관세를 물고 있다. 반면 수입차 등에 대해서는 8%의 관세를 적용한다. 관세 철폐에 따른 효과는 우리나라가 더 큰 셈이다. 시장 규모도 유리하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EU에 자동차를 수출한 금액은 54억달러인 반면, EU로부터 수입한 금액은 21억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실익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력 수출 품목인 소형차에 대한 관세철폐 유예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것은 다소 불리한 점”이라면서 “갈수록 현대차와 기아차가 유럽 현지생산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도 FTA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 업종도 14%의 관세율이 낮아지게 돼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항공과 해운업체들도 인적·물적 교류 확대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앞서 대한양돈협회 등 축산관련단체들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EU는 공동예산의 절반이 넘는 484억 6200만유로를 공동농업정책에 투자하는 농업 강국”이라면서 “국내 농민과 양돈 농가는 FTA가 체결되면 생존 위기로 내몰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반 화장품은 3년, 기초화장품은 5년 안에 현재 8%의 관세가 없어지면서 국내 화장품 업체 역시 피해를 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와인과 일부 사치품의 수입도 늘 전망이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러시아 문학기행] 크리스마스와 ‘외투’

    [러시아 문학기행] 크리스마스와 ‘외투’

    러시아, 하면 강추위, 러시아의 강추위, 하면 얼굴보다도 큰 털모자가 떠오른다. 러시아 털옷이 유명하고, 또 그곳에 간 관광객들이라면 으레 털모자 하나쯤 사 쓰고 돌아오는 것도 그 까닭일 터인데, 겨울철 러시아인들의 몸과 머리를 감싼 이른바 ‘모피’라는 것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 알려면 실제로 가봐야 한다. 최고급 담비를 위시해 밍크로 통칭되는 해달과 수달, 여우, 토끼, 주머니쥐(오파섬), 양, 곰, 너구리, 멧돼지…, 심지어 다람쥐도 있다. 털외투는 겨울을 나기 위한 필수품인 동시에 부와 권세의 척도, 말하자면 ‘신분의 상징’(status symbol)이기도 하다. 웬만한 러시아인이라면 모두 한 벌쯤 갖고 있을 법한, 그러나 어느 누구의 것도 남과 똑같은 법이 없는 털외투. 러시아 겨울의 비극은 거기서 시작된다. 19세기 작가 고골의 단편 <외투>는 어렵사리 장만하고, 그런데 장만하자마자 곧바로 잃어버리는 외투, 즉 붙잡는가 하더니 놓쳐버리고 마는 일생일대의 꿈에 대한 것이다. 아마도 요즘 이맘때가 아닐까 싶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라는 우스꽝스런 이름의 하급 관리가 새 외투를 마련한다. 너무 낡아 도저히 덧대 입을 수 없는 헌 외투 대신, 저녁까지 굶어가며 연봉의 1/3이 넘는 돈을 일 년 동안 열심히 모은 끝에 새로 맞춘 옷이다. 자기 분수에 맞게 고양이털 깃을 달긴 했으나 “멀리서 보면 담비가죽으로 보일 수 있을 것”같은 그 외투는 생애 최고의 사치품이며, 실은 그 이상의 것이기도 하다. 평소 존재감 없는 그를 무시하고 핍박해온 동료들은 농담 삼아 착복식 파티를 열어준다. 말이 착복식이지 실은 자기들끼리 마시고 놀기 위한 핑계였건만, 기쁨에 들뜬 그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파티장에서 생전 처음 샴페인까지 두 잔 마신다. 밤늦게 귀가하는 길에는, 이 또한 생전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갑자기 여자를 뒤쫓아가기까지 한다. 그런 그가, 바로 그날 밤, 그 소중한 외투를, 인적 없는 광장에서 강탈당하는 것이다. 새 외투를 잃은 것만으로도 혼이 빠진데다가, 다음날 도움을 청하러 간 ‘고위층 인사’로부터 호된 모욕을 당한 그는 완전히 정신을 잃고 심한 고열에 시달리다 죽는다. “깃털 펜 한 다발, 관공서 문서지 한 묶음, 양말 세 켤레, 바지에서 떨어진 단추 두세 개, 그리고 헌 외투”가 유품의 전부이다. 관은, 그의 외투 털이 담비 아닌 고양이의 것이었듯, 비싼 참나무가 아니라 싸구려 소나무로 짜진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를 러시아 겨울 날씨처럼 냉혹하게 해석하자면 다음과 같다. 새 외투로 어깨가 으쓱해진 한 소시민이 모처럼 술에 취해 귀가하다가 강풍으로 외투를 날려 버리고(또는 열이 나 벗어젖히고), 그 바람에 독감에 걸려 죽고 만다. 한번쯤 대취해 본 남성이라면 이 해석에 수긍할 수도 있을 듯싶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야기의 무대인 페테르부르그, 그 황량한 벌판의 겨울 강풍에 외투 깃을 움켜쥐어야만 했던 어느 날 밤, 깨달았었다. 외투 강도는 다름 아닌 페테르부르그의 바람이라고. 그런데 끝은 그게 아니다. 고골은 어쩌면 매우 사실적일 수 있는 하나의 사건에 대단히 환상적인 교훈의 메시지를 덧붙이고 있다. 이야기는 보물 1호를 잃고 만 불쌍한 인물의 죽음에서 멈추지 않고, 한 맺힌 그가 유령이 되어 도시 관리들의 외투를 “관등이고 계급이고 가리지 않고” 마구 빼앗다가, 결국 자신을 모욕했던 ‘고위층 관리’의 외투까지 빼앗은 후에야 자취를 감춘다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가장 힘없던 인간이 가장 위력적인 혼으로 되살아나며, 짓밟히고 빼앗겼던 패배자가 짓밟고 빼앗는 승리자로 일어선다. 애처로운 수난극이 무자비한 복수극으로 반전되는 이 지점에서 이제껏 약한 자를 동정해온 독자라면, 마침내 정의는 이루어졌다며 통쾌한 박수를 터뜨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고골의 ‘정의’가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닐 터이다. 이야기 끝에 등장하는 유령의 복수극은 인간 사회의 실상을 되비쳐주는 거울에 불과하다. 고골의 진정한 교훈은 반복되는 냉엄한 힘의 논리가 아니라, 그 폭력성을 종식시킬 자비의 잠재력에 있다. 춥고 외로운 삶의 겨울에 따뜻한 외투는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그래서 그것은 결코 ‘신분의 상징’ 따위로 전락될 수 없는, 전락되지 말아야 할 삶의 영원한 필수품이라는 것, 그 사실을 이해시키기 위해 고골의 한없이 낮고 미약한 주인공은 희생되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나도 당신들의 형제요”라는 그의 기독교적 호소는 궁극의 메시지로 남겨진다. 위협하고 벌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위로하고 사랑하기 위해 세상에 온 그리스도의 탄신일에 즈음하여 러시아 문학의 고전이 주는 의미는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글 김진영 연세대학교 노문과 교수
  • [책꽂이]

    ●뉴 레프트 리뷰(자크 랑시에르 외 지음, 김정한 외 옮김, 길 펴냄) 영국에서 발간되는 진보적 학술지의 한국어판이 발간됐다. ‘먼슬리 리뷰’(미국),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프랑스)와 더불어 세계 3대 진보저널로 손꼽히는 학술지로, 지금까지 에릭 홉스봄과 장 폴 사르트르, 노엄 촘스키, 슬라보예 지젝 등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영어판은 격월간이지만 한국어판은 단행본 형태로 나왔다. 자크 랑시에르의 ‘미완 혁명과 그 결과’ 등 18편의 논문이 실려 있다. 2만 5000원. ●나는 샌프란시스코로 출근한다(정소연 지음, 에디션더블유 펴냄)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기업에 말단 비서로 취직해 12년 만에 최연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에 오른 한국인 여성의 해외 취업 성공기. 몸으로 부딪쳐 체득한 미국 비즈니스 세계의 속살과 글로벌 고용시장에서 통하는 인재상 등을 소개한다. 1만 3000원. ●오프라 윈프리의 시대(제니스 펙 지음, 박언주·박지우 옮김, 황소자리 펴냄) 미국 토크쇼의 여왕, 대통령을 만들어내는 미디어 권력이 된 오프라 윈프리는 ‘왜 자신의 성공은 운이 아니다.’라고 말할까? 언론학자인 저자는 빈곤, 노숙자, 실업 등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세우는 윈프리에 분개해 미디어 분석으로 오프라 윈프리 쇼가 신자유주의의 전파자였음을 지적했다. 1만 9800원. ●희망의 근거(사티시 쿠마르, 프레디 화이트필드 엮음, 채인택 옮김, 최재천 감수, 메디치 펴냄)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깔리고 있는 요즘 21세기를 준비한 100인의 이야기를 통해 참된 희망을 알려주고자 했다. 생명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생태학, 영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한 지침을 제공한다. 1만 8000원. ●중국을 뒤흔든 아편의 역사(정양원 지음, 공원국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15~20세기까지 중국에 아편이 소개되고 전국민으로 확산되기까지의 과정을 사회문화적으로 접근한 ‘Mr 아편’의 일대기다. 원래 아편은 의약품으로 들어왔으나 어느 날 사치품으로 바뀌었고, 여가선용품으로 확대되는 과정이 나온다. 1만 8000원.
  • 이동걸 금융연구원장 “정부, 연구원을 홍보맨으로 여겨”

    이동걸 금융연구원장 “정부, 연구원을 홍보맨으로 여겨”

    돌연 사의를 표명해 궁금증을 증폭시킨 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장이 29일 ‘사퇴의 변’을 밝혔다. 연구원 홈페이지에 띄운 이임사를 통해서다. 이 원장은 ‘금융연구원을 떠나면서’라는 제목의 이임사에서 “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한갓 쓸데없는 사치품 정도로 생각하는 왜곡된 실용정신, 그러한 거대한 공권력 앞에서 이제는 제가 도움이 되기보다는 짐이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에 연구원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작심한 듯 현 정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 냈다. 그는 “정부가 연구원을 ‘싱크탱크(두뇌집단)’가 아닌 ‘마우스 탱크(Mouth Tank)’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정책 실패의 원인을 오류에서 찾기보다 홍보에서 찾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을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 연구원이나 연구원장은 현 정부의 입장에서는 아마 제거되어야 할 존재인 것 같다.”면서 “(정부가)경제성장률 예측치마저도 정치 변수화했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돌이켜 보면 정부의 정책이 지금처럼 이념화된 적도 흔치 않았다.”며 “재벌에 은행을 주는 법률 개정안(금산분리 완화정책)을 어떻게 ‘경제 살리기 법’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또 “정부의 거듭된 오판과 실정이 위기를 키우고 있다.”면서 “위기상황에 대한 판단마저 정책적으로 왜곡되고 수시로 번복돼 정책대응에 실기하고 서로 상충되는 정책이 남발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정부가 금융위기를 경제위기로 키워”

    “정부가 금융위기를 경제위기로 키워”

    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이 28일 돌연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29일 홈페이지에 ‘이임사를 대신하여’란 글을 올려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전 원장은 “연구원을 정부의 Think Tank(두뇌)가 아니라 Mouth Tank(입) 정도로 생각하는 현 정부에게 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한갓 사치품일 수밖에 없다.”고 질타한 뒤 “정책실패의 원인을 정책의 오류에서 찾기보다는 홍보와 IR에서 찾는 현 정부의 상황 판단과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 사고방식 앞에서 정책에 대한 비판은 정부의 갈 길을 가로막는 걸림돌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정책을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 연구원이나 연구원장은 현 정부의 입장에서는 아마 제거되어야 할 존재인 것 같다.”라며 사의를 표명한 배경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해선 안된다는 ‘금산분리’를 강조해 온 이동걸 전 원장은 “현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금산분리 완화정책을 살펴보면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전세계 선진국에는 유래가 없을 정도로 산업자본의 금융지배가 가장 많이 허용된 나라이자 그 폐해도 가장 많이 경험한 나라”라고 소신을 밝혔다.  또 “저희 연구원으로서는, 그리고 저 개인으로서도 -원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금융학자로서-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정책을 합리화할 수 있는 논거를 도저히 만들 재간이 없다. 정부의 적지 않은 압력과 요청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라며 그동안 국책 연구원장으로서 정부의 압박에 시달려 왔음을 고백했다.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가 대운하 정책이나 금산분리 완화정책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그 혜택이 특정 집단에 집중되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특정집단의 이익이 상식을 압도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밖에 달리 결론지을 수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4대강 정비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삽질을 하다가 나중에 슬쩍 연결하면 대운하가 된다고들 한다. 재벌의 은행소유한도를 4%에서 10%로 올려 일단 발을 들여놓고 나서 나중에 슬쩍 조금만 더 풀어주면 되니까 이것도 닮은꼴”이라고 비꼬았다.  경제 위기에 대해서도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우리의 경제위기로 키우고 있다.”면서 “다양한 의견의 자유로운 표출과 논의를 막고,서로 상충되는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금융원구원에 남은 이들에게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정부의 요구에 맹목적으로 따라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동걸 전 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 보장되어 있으나 “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희생하는 대가로 연구원의 원장직을 더 연명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2008년 ‘불황을 즐긴 아이템’

    경기침체 속 소비자들은 웬만해선 지갑을 열지 않는다.기업의 자금줄도 꽉 막혔다.하지만 ‘무너진 하늘´ 아래서도 ‘솟아날 구멍’을 찾은 기업도 있었다.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근호에서 2008년 불황의 터널 속에서도 ‘행복한 비명’을 질렀던 사업분야 7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립스틱으로 기분전환? 경기가 어려우면 립스틱을 많이 바른다는 ‘립스틱 효과’는 역시 사실이었다.미국의 화장품 회사 에스티 로더는 지난 3·4분기 수익이 전년에 비해 31%나 급증했으며 다른 회사들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경제학자들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분전환을 위해 화장품과 같은 소소한 사치품의 소비를 늘린다고 입을 모은다.지난달 영국의 일간 가디언도 “예산이 쪼들리면 사람들은 대형 사치품을 작은 사치품으로 대체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너도나도 온라인대학으로 경기 침체가 대량 실업사태를 빚으면서 실업자들이 온라인 대학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스트레이어에듀케이션 등 미국의 주요 온라인 대학은 등록자가 크게 늘면서 수입이 13~25% 증가했다.이들의 상당수는 ‘전자분야’에 몸담았던 사람들이다. ●쓰레기 사업 대호황 상품 소비가 줄어들면 당연히 수익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던 쓰레기 처리 회사들이 뜻밖에 ‘대박’을 터뜨렸다.얼라이드웨이스트나 클린하버스 등 미국의 주요 쓰레기 업체들의 수익은 크게 늘었다.경기침체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었다기보다는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쓰레기 업체의 역할이 커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우울한 마음엔 게임이 최고? 젊은 실업자가 급증했기 때문일까.비디오 게임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소매시장 조사기관인 NPD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비디오 게임 판매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18% 늘어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게임은 지난 추수감사절 연휴기간에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 ●역시 ‘저가’는 통한다? 경기불황 덕분에 오히려 매출에 날개가 달렸던 쪽은 저렴한 패스트푸드와 할인매장들.맥도널드의 매출은 지난달 7.7% 늘었고,버거킹 피자헛 등은 올해 매출 증가율을 10%로 잡고 있다.상설 할인매장인 달러트리와 월마트는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각각 6.2%와 3.4%나 됐다.매출이 14%나 뛴 건강식품 쪽도 불황에 더 빛나는 사업아이템으로 꼽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무분별 외화유출 16명 세무조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급감하면서 2000억달러 선을 위협하는 가운데 세무당국이 무분별한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한 세무조사에 나섰다.국세청은 마카오나 라스베이거스 등 해외 카지노를 수시로 드나들며 상습 도박을 벌이거나 회사 신용카드로 보석 같은 사치품을 사는 등 외화를 무분별하게 사용한 중견기업 회장과 병원장 등 16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다고 3일 밝혔다.세무조사 대상은 해외 원정도박 6명,법인 신용카드 유용 5명,환투기 4명,해외부동산 편법 증여 1명 등 16명으로,기업대표 5명과 병원장을 비롯한 의사 4명,개인사업자 3명,변호사·교수·회사원 등이 포함돼 있다.국세청은 이들 외에 외화를 무분별하게 사용한 603명을 관심 대상으로 삼아 소득탈루 여부 등을 추적할 방침이라고 밝혀 세무조사 대상은 늘어날 전망이다.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한성백제 지배층 中청자 애용

    한성백제 지배층 中청자 애용

    한성백제는 고구려나 신라보다 활발하게 중국과 교역했으며,중국에서 수입된 최고의 사치품인 청자가 지배층의 일상 생활에서도 널리 쓰였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풍납토성에서 나왔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최근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의 직사각형 창고 구덩이에서 나온 대형 항아리 안에서 중국제 청자음양각연판문완(靑磁陰陽刻蓮瓣文盌) 한 점이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음양각연판문완이란 연잎 무늬를 돋을새김하거나 오목새김한 그릇을 뜻한다.  두 조각으로 깨진 채 발견된 이 청자는 원형의 4분의3 정도가 복원됐다.지름 10㎝,높이 5.9㎝ 정도로 사발 또는 잔(盞)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 청자는 백색 태토에 투명한 연청색의 유약을 입힌 것으로 표면에 가느다란 금(氷裂·빙열)이 나 있고 전체적으로 양감이 풍부한 모습이다.  문화재연구소는 풍납토성에서 나온 청자와 비슷한 남북조시대의 중국 도자기가 한성백제 중심지역은 물론 당시 지방 수장층의 무덤이 있는 경기 오산 수청동,충남 천안 용원리와 공주 수촌리 등에서 집중적으로 출토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나온 청자는 서울대박물관이 소장한 천안 용원리 고분군의 장방형 석실분 출토 청자와 닮은꼴이다.다만 용원리 것은 전체적으로 연녹색을 띠고 있어 풍납토성의 맑은 청색과 비교된다.  문화재연구소는 풍납토성 청자가 중국 남조의 송(宋) 영초 원년(420년)의 것과 원미 2년(474년) 사이에 중국 절강성 월주요(越州窯)에서 생산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풍납토성의 청자는 지배층이 실생활에서 사용한 그릇으로 보인다.특히 이런 모양의 완은 주로 술이나 차와 같은 음료를 따라 마시는 그릇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대형 항아리에 담겨 있는 내용물도 술 등의 음료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화재연구소 신희권 학예연구관은 “그동안 풍납토성에서 청자가 조각 형태로 나온 사례는 많았지만 만들어진 시기나 장소를 추정할 수 있을 정도로 거의 완벽한 형태로 복원할 수 있도록 출토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고분이 아닌 백제 도성터에서 중국 청자 조각들이 발견되는 것으로 봐서 중국과 활발한 교류가 있었고 지배계층의 외국 문물 선호 취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구 선문대 교수는 “풍납토성에서는 그동안에도 청자조각과 유약을 입힌 3~4세기 그릇 조각이 많이 발견됐고,특히 경당연립터에서는 한변에 70㎝에 이르는 대형 시유도기 조각도 나왔다.”면서 “아무리 교역이 활발했다고 해도 당시 이처럼 큰 그릇을 중국에서 배에 실어오기는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발굴을 계기로 시유도기들의 태토와 유약의 성분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풍납토성 출토 그릇들의 원산지를 규명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명사들의 여름나기]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스트레스만 풀고 오는 ‘버리는’ 휴가보다 다른 삶을 경험하는 ‘얻는’ 휴가를 보내면 좋겠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안경환(60) 위원장은 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촛불집회 때문에 휴가를 포기할까 고민도 했지만 ‘인권위는 시스템으로 잘 운영된다.’는 생각에 과감히 휴가를 다녀왔다고 했다. 경북 봉화군 청량산에서 래프팅을 하다 오른쪽 팔에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상처를 쳐다보는 그에게 “세상사를 모두 잊고 즐겁게 휴가를 보낸 모양””이라고 물었다. 안 위원장은 “아니다.”면서 “역사와 시골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단종릉이 있는 영월, 조선시대 서원이 있는 영주, 안동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든 사람들은 보통 여행을 가면 음주가무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푸는 등 ‘버림’에 주력한다.”면서 “젊은이들은 휴가나 여행을 통해 일상과 다른 삶을 겪어 보며 ‘얻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그는 역사공부만 시키는 딱딱한 휴가를 보내지 않은 듯하다. 안 위원장이 제일 자신있게 하는 요리는 김치볶음밥.“물론 여행 가서도 식사준비와 설거지는 평소처럼 부부가 공평하게 나눠서 해야죠.” 안 위원장은 촛불집회에 인권위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왜 빨리 인권위가 나서지 않냐.’는 국민들과 ‘인권위가 왜 나서냐.’는 국민들이 동시에 존재한다.”면서 “NGO와 달리 인권위는 국가 기구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인권을 ‘일용할 양식’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격동의 시기를 겪으면서 극한적 상황을 전제로 인권을 생각해 왔다.”면서 “하지만 이제 인권은 이데올로기와 좌와 우, 진보와 보수를 넘어선 일상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은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다.”면서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라고 생각해서 국제사면위원회가 이례적으로 특별조사관까지 파견한 것 아니겠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서울신문 독자들이 올여름 휴가 때 꼭 읽어볼 책으로 ‘88만원세대’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추천했다. ‘88만원세대’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상황을 잘 보여 준다는 점에서,‘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우리가 밟고 서 있는 땅의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어딘가로 더위를 피하러 가기 전에 그곳의 역사, 즉 향토사를 먼저 알고 간다면 여행이 한층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 in] ‘브로큰 잉글리쉬’

    [강유정의 영화 in] ‘브로큰 잉글리쉬’

    여자 나이 서른 다섯 즈음, 가장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마지막으로 유부녀가 되었을 때. 게다가 그녀의 남편이 내가 소개해 준 대학 동창일 때, 엄마는 이런 잔소리를 하기 마련이다.“그 녀석을 소개해 주는 게 아니었다. 저렇게 멋진 총각이 또 있을 것 같아? 이제 네가 만날 사람들은 이혼남이거나 문제 있는 유부남이야.”라는 말 말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꼭 지금, 여기 한국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섹시하고, 사치스럽고, 자유로운 그녀들이 사는 뉴욕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영화 ‘브로큰 잉글리쉬’(Broken English·새달 3일 개봉)는 바로 그 사실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섹스 앤드 더 시티’를 보며 뉴욕의 삶이란 저런 것이라고 꿈꾼다. 휴일 오전 친구들과 모여 브런치를 먹고, 지미 추나 마놀로 블라닉처럼, 백만원이 훌쩍 넘는 사치품을 기분 전환용으로 사는 여자들이 살고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뉴욕의 호텔 매니저로 살고 있는 노라의 삶은 좀 다르다. 그녀도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주인공들처럼 날씬하고 매력적이며 안정적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의 삶은 스산하다. 담배와 술에 절어 사는 노라는 ‘캐리’보다는 ‘브리지트 존스’와 닮아 있다. ‘브로큰 잉글리쉬’는 ‘섹스 앤드 더 시티’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같은 삶이 현실이 아니라 허상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그녀, 노라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도 하룻밤 쾌락의 대상으로 자신을 선택한 유명 배우에게 상처받고, 소개팅 자리에서 옛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는 남자 때문에 절망한다. 이런 풍경은 ‘섹스 앤드 더 시티’에는 나오진 않지만 어쩌면 훨씬 더 사실적인 뉴욕일 수도 있다. 누구든 애인 그러니까 원 나이트 스탠드 대상이 아닌 지속적 관계와 친밀감을 나눌 사람을 찾지만 쉽지 않다. 서른 다섯쯤 되는 여자에게 남자들은 하룻밤의 뜨거운 관계를 요구할 뿐이다. 물론 ‘사만다’ 같은 허상 속 여자들은 그것이야말로 여자들의 권력이라고 말하지만, 노라는 그런 날이면 쓸쓸함에 침몰한다. 그러던 노라에게 어설픈 영어를 쓰는 프랑스인이 나타난다. 여러 차례 배신을 당한 노라는 그가 다가오는 것을 거부한다.‘브로큰 잉글리쉬’의 매력이라면, 어설픈 영어로 인해 오히려 진심을 담백하게 말하는 쥴리앙과의 대화다. 그는 유창한 영어를 하지 못하기에 진심만을 담아 전달한다. 프랑스로 함께 떠나자는 말을 확대해 해석하고 겁먹는 것은 노라다. 노라가 그의 말을 직설법이 아닌 은유로 이해했으니 말이다. 프랑스로 간 노라에게 택시기사가 말한다.“파리에서 행복을 찾길 바랍니다.” 노라와 그녀의 친구는 이 말에 겸연쩍어한다. 행복을 찾으라니, 이런 말은 사람들이 구어로 하기엔 너무 낯간지러운 것 아닌가? 그런데 노라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 그곳, 파리에서 결국 사랑을 찾게 된다. 사랑에는 언어가 때론 장벽이 된다. 상대방의 언어를 외국어처럼 이해할 때, 사랑은 완성되기도 한다.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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