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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써도 분진으로 뒤덮인 얼굴... 현대차 측 “기존 제품 다시 지급”

    마스크 써도 분진으로 뒤덮인 얼굴... 현대차 측 “기존 제품 다시 지급”

    현대자동차 전북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품질이 좋지 않은 마스크를 제공해 노동자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공장 측이 “(노동자들이 원하는) 기존 제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란의 마스크를 쓰고 일한 뒤 얼굴이 분진으로 검게 뒤덮인 노동자의 사진이 공개된 이후 사측이 내놓은 입장이다. 13일 현대차 전주공장 관계자는 “사진에 나온 방진 마스크도 KSC 1등급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면서도 “지난 10일부터는 요구에 따라 노동자들에게 기존에 지급하던 3M 방진 마스크를 다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제기된 마스크와 새로 지급한 마스크의 가격은 비슷한 수준”이라며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할 마스크를 회사가 제공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마스크 품질 문제를 제기한 노동자들은 공장 측의 이번 입장을 인정하면서도 수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전했다. 김광수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그동안 사측에서는 마스크 수급의 어려움을 이유로 교체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최근 기존 마스크를 다시 지급했다”며 “수량이 넉넉하지 않아 노동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김 사무장은 또한 “이전에 회사에서 3M 마스크 수급이 어렵다고 해서 노동자들이 온라인 판매처 홈페이지 주소도 보내줬는데 그동안 아무런 응답이 없다가 이제야 교체에 나섰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측의 부실 마스크 제공과 비정규직 차별 등을 규탄하는 집회를 이날 오후 2시 40분부터 공장 앞에서 열기로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진 ‘노조 활동 방해’ 시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종식’을 선언하고 삼성전자 노사가 단체교섭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사측의 노조활동 방해행위를 비판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은 9일 성명을 내고 “노조와 상생하겠다던 공표는 어디 가고 공수표만 남아 있느냐”며 사측을 비판했다. 노조 측은 단체교섭 노력 8개월차에도 노조 간부들의 노조 유니폼 착용에 대해 인사팀에서 업무방해 행위로 징계할 수 있다고 하고 경영진이 노조 사무실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 설치 등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소속 류하경 변호사는 “복장 자체가 업무 수행에 중요한 사업은 `리본 등을 근무시간 중 착용하려면 사용자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업은 노조활동의 일환으로 허용돼 투쟁조끼의 원천 금지는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삼성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와 협약을 맺은 7개 관계사에 속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범위 확대 필요성도 제기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무노조 경영 종식 선언에도..삼성 노사관계 ‘파열음’ 지속

    무노조 경영 종식 선언에도..삼성 노사관계 ‘파열음’ 지속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종식’ 선언에도 삼성 계열사의 노사관계에 파열음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삼성전자가 단체협약을 위한 첫 교섭에 돌입하면서 삼성의 노사관계 변화에 대한 기대가 지펴지는 와중에 일부 계열사에서는 경영진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가 현재진행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9일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은 “노조와 상생하겠다던 공표는 어디 가고 공수표만 남아 있느냐”며 사측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노조 측은 지난 3월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사측에 요구한 것을 시작으로 단체교섭 노력이 8개월차에 이르렀지만 지난달 말부터 노조 간부들이 노조 유니폼을 착용하자 인사팀에서 업무방해 행위로 징계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경영진이 노조 사무실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 등의 설치를 막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노조는 이날 오전 삼성화재 직원 215명이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된 연장근로수당, 통상임금 일부를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지난 6월 회사 측의 임금 체불과 관련해 서울고용노동지청에 진정을 넣었으나 고용노동부의 늦장 조치가 회사와 노조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류하경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호텔, 백화점 등 복장 자체가 업무수행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 사업은 근무복 이외의 명찰, 리본 등을 근무시간 중에 착용하는 것은 사용자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업은 정당한 노조활동의 일환으로 허용될 수 있어 투쟁조끼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삼성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와 협약을 맺은 7개 관계사가 아니라 위원회의 감시가 작동하지 않는 만큼 관계사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이나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모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부에서 요구된 것인 만큼 이 부회장이 재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으면 둘 다 실행 동력이 떨어질 거란 우려가 크다”며 “이 부회장이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실천 의지를 다시 강조하고 각 계열사가 비가역적이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내놔야 진정성에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국지엠, 노조 파업에 2100억 투자계획 보류… ‘철수설’ 재부상

    한국지엠, 노조 파업에 2100억 투자계획 보류… ‘철수설’ 재부상

    한국지엠이 노조의 부분파업 결정에 결국 2100억원대 규모의 부평공장 투자 계획을 전격 보류하기로 했다. 사측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악화일로를 걷게 될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됐던 부평 공장 투자와 관련한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지엠은 지난달 22일 19차 임단협 교섭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에 약 2150억원(1억 9000만달러)을 투자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시 사측은 정확한 투입 시점이나 구체적인 모델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신차 생산을 위한 신규 투자 의지는 강하게 내비쳤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이틀간 부분 파업을 진행했고, 지난 5일에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이달 6·9·10일 등 3일간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잔업과 특근 거부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사측은 최근 노조의 잔업·특근 거부와 부분파업으로 7000대 이상의 생산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번 추가 쟁의 행위 결정에 따른 누적 생산 손실은 1만 2000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미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등으로 6만대 이상의 생산 손실을 입어 심각한 현금 유동성 위기를 한 차례 겪었고, 유동성을 확보해 회사 운영과 투자를 지속해 나가기 위한 강력한 비용절감 조치를 취한 바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노조의 잇따른 쟁의로 회사의 유동성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월 12만 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원 이상) 지급과 부평2공장의 신차 생산 물량 배정 계획 등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지난달 29일 21차 단체 교섭에서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는 전제 아래 조합원 1인당 성과금 등으로 총 7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최종 제시했다.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에 대해서는 이미 배정된 차량의 생산 일정을 연장하는데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지엠 노사가 ‘강대강’ 대치 상황으로 치닫자 한국지엠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노조는 10일 오후 다시 쟁의대책위를 열고 후속 투쟁 지침을 정할 계획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51년 ‘무노조 경영’ 사슬 끊는다… 삼성전자 노사 첫 단체교섭 시작

    51년 ‘무노조 경영’ 사슬 끊는다… 삼성전자 노사 첫 단체교섭 시작

    삼성전자가 ‘무노조 경영’의 사슬을 끊기 위한 의미 있는 첫발을 뗐다. 삼성전자 노사는 3일 테이블에 마주 앉아 단체협약을 위한 첫 교섭에 돌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대국민사과를 통해 공식화한 ‘무노조 경영 폐기’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겠단 의지를 보인 것이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교섭단과 사측의 상견례 겸 1차 단체협약 교섭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관에서 열렸다. 테이블에 나온 공동교섭단은 4개 노조의 연합체다. 한국노총 산하에 있으며 노조원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 4노조에서 7명, 상급 단체가 없는 삼성전자 1~3노조에서 각 한 명씩 총 10명이 공동교섭단으로 참여했다. 과반 조합원을 둔 노조가 없을 때는 복수 노조가 연합체를 구성해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 노조 측에서는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이 교섭단장을 맡았고, 사측에서는 나기홍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부사장)이 참석했다. 향후 실무 교섭은 최완우 삼성전자 DS(반도체사업)부문 인사기획그룹장(전무)이 맡게 된다. 테이블에 마주 앉은 양측은 ‘무노조경영 폐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나 부사장은 “삼성의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는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상생과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초일류 100년 기업의 첫걸음은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조활동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오늘 상견례가 바로 그 역사적인 현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1시간가량 진행된 교섭을 통해 기본 합의서에 서명했다. 향후 월 4회 교섭에 나서고 단체협약에 참여하는 기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또한 임시 노조 사무실도 제공하기로 했다. 노조는 단체교섭안을 이번 주 내 경영진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만약 경영진과 근로자 사이의 약속인 단체협약이 실제로 체결된다면 이는 삼성전자 51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개별 노조들이 회사와 교섭에 나선 적은 있지만 이것이 단체협약으로까지 이어진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볼일 보는 시간도 잰다…中 기업 ‘화장실 타이머’ 설치 논란

    볼일 보는 시간도 잰다…中 기업 ‘화장실 타이머’ 설치 논란

    직장인에게 화장실에 가는 시간은 몇 분이라도 혼자만의 공간에서 쉴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한 기업은 사내 직원용 화장실의 칸마다 타이머를 설치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가면 작동을 시작해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를 밖이나 관리자 앱으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지만 회사의 이런 대책에 직원들은 물론 네티즌들마저 비난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고 홍콩의 빈과일보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기업은 틱톡의 라이벌로 유명한 콰이쇼우(快手)로, 베이징 본사 건물에 있는 직원용 화장실마다 디지털 타이머를 설치해놨다는 것이다.이는 화장실에서 사원들이 시간을 필요 이상으로 허비하는 사례를 막아 생산성과 이익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이지만, 해당 기업의 직원들은 물론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의 사용자들은 사측의 대책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물론 그중에는 사측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극히 일부 있었지만, 비난이 거세지자 며칠 만에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하고 나섰다. 거기에는 화장실 타이머는 직원들의 화장실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서도 심각한 화장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조치라고 쓰였다. 해당 기업 측은 해당 건물에는 화장실 수가 인원 대비 크게 부족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화장실을 설치하는 것은 건축 문제상 불가능해 한정된 화장실 수로 직원들이 얼마나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관찰하기 우해 카운터 기능이 있는 타이머를 설치해 각 칸을 사용한 인원수와 시간을 확인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비난이 줄어들지 않자 기업 측은 결국 직원들에게 필요한 수의 휴대용 변기를 설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장실 사용 시간은 장에 만성질환이 있거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경우에도 길어질 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직원 화장실의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기업은 콰이쇼우만이 아니라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상하이에 있는 한 기업 역시 직원 화장실의 사용 시간을 하루 10분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직원들이 화장실에서 소비하는 시간을 감시하고 있는 회사도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는 중국만의 문제도 아닌 모양이다. 지난해 영국의 한 스타트업 기업은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앉는 데 불편하도록 설계한 화장실을 선보였다가 맹비난을 받은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영화 속 90년대 여성노동자, 지금 현실과 다르지 않아”

    “영화 속 90년대 여성노동자, 지금 현실과 다르지 않아”

    “제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주인공 이자영(고아성)의 모델이라고요? 잘 모르겠던데요.” 개봉 12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킨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이종필 감독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임종린(36)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을 모델로 삼아 주인공 이자영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 지회장은 웃음을 터뜨리며 손사래를 쳤다.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 지회장은 “‘평범한 사람들이 회사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구나’ 했다”며 “주인공은 굉장히 거창한 일을 해내는데 ‘아이고, 난 저렇지 않은데…’ 소리가 절로 나왔다”고 말했다. 연출가의 생각은 달랐다. 영화 속 이자영과 임 지회장 모두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저 정해진 룰대로 성실하게 일하다가 회사의 불합리한 관행을 겪고 잘못을 고치는 데 몰두한다. 영화 안에서 1990년대를 사는 말단 고졸 사원 이자영은 회사의 폐수 무단 방류의 범인을 찾는다. 영화 밖 임 지회장은 파리바게뜨 협력업체에 입사해 가맹점에서 빵을 만들던 중 임금 꺾기(출퇴근 시간을 조작해 연장근로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는 편법 행위)로 상담을 받다가 스스로 불법 파견을 고발하고 2017년 노동조합을 만들게 된다. 임 지회장은 어쩌다 내부 고발자가 된 당시를 회상했다. “회사와 싸우겠다는 큰 결단을 하고 시작한 게 아니다 보니 걱정이 많았어요. 본사 직원들이 목에 거는 파란색 사원증 목줄만 보면 빵을 못 만들 정도로 손이 떨리더군요.” 긴 싸움 끝에 결국 자회사 직고용이 결정됐을 때는 “영화 속 해피엔딩인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때부터 사측과의 지난한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임 지회장은 “어렵게 합의문을 만들면 그 합의문을 현실화하기 위해 다시 싸워야 한다는 걸 몰랐다”면서 “그나마 지금은 잘못을 지적하고 항의할 수 있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영화와 현실은 30년의 시간 차가 있다. 그러나 여성 노동자의 현실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임 지회장은 “관리자는 임신한 여성 제빵기사에게 법적으로 단축근무를 할 권리나 절차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단축근무를 하지 못하는 등 손해를 보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전했다. 젊은 여성 노조 지회장으로 주목받는 그는 “남성 조합원도 많고 제가 여성 조합원만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연임한 그는 “노조가 자리를 잡으려면 10년이 걸린다던데, 남은 임기 동안 영화처럼 연장 수당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웃었다. 영화처럼 노동자들에게 행복한 결말은 올까. 임 지회장은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하루하루 싸운다. 자신과 동료들을 위해.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MBN 초유의 ‘블랙아웃’ 결국 소송 가나 “법적대응 방안 마련”

    MBN 초유의 ‘블랙아웃’ 결국 소송 가나 “법적대응 방안 마련”

    “방송 중단 피해 고려해 법적 대응 등종합적인 방안 마련하겠다”MBN은 방송통신위원회가 6개월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데 대해 법적 대응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MBN은 이날 방통위 결정이 알려진 이후 입장문을 내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방송으로 거듭나겠다”고 사죄의 뜻을 표했다. 아울러 “방송이 중단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방송 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고려해 법적 대응 등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회사는 방통위 결정대로 6개월 영업정지가 실행된다면 하루 평균 900만 가구의 시청권이 제한되고 프로그램 제작에 종사하는 3200여명이 고용 불안을 겪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900여명의 MBN 주주가 피해를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MBN 측은 장승준 MBN 사장이 전날 경영에서 물러나고 대국민 사과를 한 사실과 함께 “건강한 경영 환경을 만들기 위해 회계시스템을 개선하고 독립적인 감사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경영 투명성 확보 장치를 강화했다”며 그동안 행해 온 내부적 개선 노력을 설명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N 지부는 방통위의 처분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노조는 이날 방통위 결정이 알려진 직후 성명을 내고 “사측이 저지른 불법을 엄중하게 처벌하되, MBN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수많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고려한 현실적인 결정으로 이해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그러면서도 “6개월 영업정지가 시행된다면 그 자체도 방송사로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며 “다음 달부터는 정기 재승인 절차도 시작된다. 이 또한 순조롭게 넘어가기 어려운 과정이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처분을 MBN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행정처분으로 인한 피해가 얼마가 발생하든 이는 전적으로 경영진의 책임”이라며 “행정소송을 통해 처분을 미루고 수위를 낮추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소송이 끝나면 피해를 감수하는 것은 미래세대의 직원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MBN을 정상화하기 위한 비상대책기구 마련을 촉구하며 “내부에 있던 제왕적 권력을 제한하고 더 투명하고 공정한 언론사로 거듭나는 것만이 MBN의 살길”이라고 덧붙였다. MBN은 승인 취소는 면했지만, 유예기간(6개월)이 지나면 6개월간 업무를 전면 중단해야 해 존폐를 논해야 할 정도로 큰 손실이 예상된다. 회사는 징계 기간 ‘컬러바’만 송출해야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나의 위험한 아내’ 같은 드라마와 ‘로또싱어’ 등 예능은 물론 뉴스 등 모든 프로그램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MBN은 9년 전 보도전문채널에서 종편으로 전환 출범하면서 은행에서 600억원을 직원과 계열사 명의를 빌려 대출받아 종편 최소 자본금 요건인 3000억원을 채웠다가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무리한 종편 전환을 위해 불법으로 충당한 수백억 원의 자본금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벌금에, 영업정지로 인한 손실까지 더하면 징계 후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MBN이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처럼 가처분 등 소송전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현대중공업 노사 외출·조퇴 놓고 갈등

    현대중공업 노사 외출·조퇴 놓고 갈등

    현대중공업 노사가 외출·조퇴 제도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그동안 일부 남용됐던 외출·조퇴 관행을 바로 잡겠다는 입장이지만, 노동조합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후퇴시키고 있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30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다음 달 1일부터 새로운 ‘개인용무신청제도’를 시행한다. 기존 최소 4시간 단위로 사용하던 연월차를 최소 2시간 단위로 바꾼 ‘반반차’를 도입한 것이 핵심이다. 사측은 그동안 연월차가 남아 있어도 직원 조퇴를 승인하던 것을 사실상 연월차를 모두 소진한 이후에 직원들이 조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바꿨다. 직원들이 연월차를 쪼개서 쓸 수 있도록 최소 단위도 2시간으로 변경했다. 직원 외출은 연월차 잔량이 있어도 허가하지만, 월 2회를 초과해 사용하면 부서장 승인을 받도록 했다. 사측은 일부 직원들이 상습적으로 외출·조퇴를 남용하는 것을 개선하고자 이러한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날 사내 소식지를 통해 지난해 현황 조사 결과, 조퇴를 매월 1회 이상, 외출을 매월 3회 이상 사용한 직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에는 병원에 간다며 6개월간 매일 2시간씩 외출했던 직원의 실제 진료기록이 단 3회밖에 없어 중징계한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회사가 일부 사례를 들어 전체 노동자 근로 조건을 후퇴시키고 있다며 새로운 개인용무신청 제도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는 사측이 임금 절감 등을 위해 사실상 연월차를 모두 소진시키려는 방법으로 외출·조퇴 제도를 바꿨다고 본다. 노조 측은 “사측이 협의도 없이 제도 시행을 알렸다”며 “회사가 철회하지 않으면 취업규칙을 일방적으로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바꾼 것(불이익변경)으로 보고 고용노동부에 진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 회사 법인분할 과정에서 불거진 마찰로 2019년 임금협상을 지금까지 마무리 짓지 못하는 등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다음 달 3일 2020년 단체교섭 상견례가 열리지만, 이번 외출·조퇴 제도 변경 갈등 등 크고 작은 마찰이 지속해 곧바로 성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한국GM 노조 부분파업 결의

    한국GM 노조가 부분 파업을 결의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29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30일과 다음달 2일 각각 4시간씩 파업한다. 또 다음 쟁위대책위가 열릴 때까지 잔업과 특근 중단도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GM노조가 파업하는 것은 1년여 만이다. 한국GM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등을 거쳐 파업 등 합법적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안을 내놓아 내부 격론을 거쳐 부분 파업을 하기로 했다. 회사의 입장 변화 등을 보면서 향후 투쟁 수위를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이날 21차 단체 교섭에서 매년 이뤄진 임금협상을 2년 주기로 하는 것을 전제로 조합원 1인당 성과급 등으로 총 7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최종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월 12만 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원 이상) 지급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인천 부평2공장에 신차 생산 물량 배정 계획 등의 제시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미 배정된 차량의 생산 일정만 일부 연장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여기는 중국] 스스로 뺨 때리며 정신교육…직원에 가혹행위 강요한 회사 (영상)

    [여기는 중국] 스스로 뺨 때리며 정신교육…직원에 가혹행위 강요한 회사 (영상)

    직원들을 한 공간에 모아두고 자신의 뺨을 때리도록 강요한 중국의 한 업체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현지 언론이 입수해 공개한 영상에서는 수백 명으로 추정되는 직원들이 강당에 모여 바닥에 무릎을 꿇은 뒤 회사의 슬로건을 외치며 자신의 뺨을 내리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성별과 관계없이 한 줄로 앉아 스스로 뺨과 몸을 치는 직원들의 앞에는 또 다른 직원들이 앉아 마치 격려하는 듯한 모습으로 이들을 응원한다. 조사에 따르면 해당 영상 속 직원들은 광둥성 둥관시의 한 가구업체 소속이며, 회사 측은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이 같은 교육 시간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일부 직원은 상의까지 벗어 던졌고, 또 다른 직원은 고함을 지르고 자신의 몸을 내리치며 회사 업무에 더욱 충성하고 맡은 임무를 성실하게 해내겠다는 ‘격한 다짐’을 내보였다. 문제의 영상이 공개되자 비난이 쏟아졌고, 업체 측은 직원들에게 자해와도 같은 교육을 강요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업체 측 대변인은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한 행동일 뿐”이라면서 “영상 속 직원들의 모습은 평범한 교육과정일 뿐이었는데, 누군가에 의해 악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국 현지에서 회사가 직원들에게 가혹행위를 강요한 사례가 이번은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사측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추측이 지배적이다.중국 고용계약법에 따르면 고용주는 근로자에게 굴욕을 주거나 체벌을 가할 수 없고, 근로자에게 피해가 생길 경우 보상할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많은 중국 기업들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직원들을 기어 다니게 하거나, 강한 정신력을 키워야 한다는 이유로 벌레를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2018년에는 한 미용실 대표는 직원들의 업무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뺨을 100회 내리치고 10㎞ 달리기를 강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불과 한 달 전에는 한 업체 직원이 할당 목표를 채우지 못한 뒤 벨트로 스스로를 내리친 뒤 소변을 마시고 곤충을 먹는 등 가혹행위를 당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중 일부 영상은 자사를 홍보하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논란이 일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쿠팡 숨진 노동자 하루 최대 11.5시간 격무

    쿠팡 숨진 노동자 하루 최대 11.5시간 격무

    지난 12일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물류작업을 하던 20대 노동자 장덕준씨가 사망 전 강도 높은 업무를 했다는 자료가 나왔다. 장씨의 유가족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종합감사 현장을 찾아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고인의 근무 시간표를 공개했다. 최근 3개월 장씨의 근무시간을 보면, 입사 후 16개월간 근로일에 적게는 하루 9.5시간에서 많게는 11.5시간 근무해 왔다. 특히 지난 8월과 9월에는 7일 연속 근무했다. 유가족은 ‘(장씨가) 무리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좌측 무릎 바깥쪽 통증으로 1주일 동안 치료했다’는 내용의 한의원 진료 소견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면담 자리에서 장씨의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쿠팡 물류담당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엄성환 전무는 장씨의 사인이 과로사라는 지적에 “근로복지공단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장씨의 업무가 과중됐음을 보여 주고자 쿠팡 입사 전후 장씨가 입었던 옷의 사이즈를 제시하기도 했다. 입사 당시 86㎝였던 고인의 바지 허리 사이즈는 사망 직전에 80㎝로 줄었고, 몸무게는 약 15㎏이 빠졌다. 강 의원은 “대기업들이 산재 사실을 숨기고 사고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면서 산재보험료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며 대책 수립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국감에서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을 가로막는 ‘전속성’ 기준을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장관은 민주당 임종성 의원의 질의에 “전속성을 폐지하는 게 방향은 맞지만 이 경우 산재보험 적용과 징수, 보험 관리체계 등에 큰 변화가 필요해 고민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전속성이란 한 사업주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정도를 뜻한다. 현행법상 특고의 산재보험에는 전속성 기준이 적용돼 다수 업체에 노무를 제공할 경우 산재보험 가입이 어렵다. 임 의원은 배달라이더 등 플랫폼 종사자의 상황도 비슷하다며 “플랫폼 배달원은 배달대행 연합체를 만들어 전속성을 그 연합체에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대통령 직속 사회적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문성현 위원장은 국감에서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달리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과거) 워낙 우리나라 임금이 낮았기 때문에 업종별, 지역별 (차등 적용) 얘기를 못했지만, 최저임금이 안정화되면 산별 임금의 연장선에서 (차등 적용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1000원 벌어 30만원 배상” 압박에 극단 선택한 택배노동자

    “1000원 벌어 30만원 배상” 압박에 극단 선택한 택배노동자

    ‘현실에 화가 나고 자책하며 알 수 없는 화로 쌓여 있었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택배 노동자 A(50)씨가 사망 나흘 전 지인들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이다. A씨는 배송 업무 중 분실이나 파손이 발생하면 자신이 배상금을 부담하느라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000원 벌고 분실이나 파손이 발생하면 30만원을 배상하는 시스템’이라며 ‘6시에 일어나 밤 7∼9시까지 배달을 하는 상황에서 미래는 보이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택배 노동자들은 업무 중 택배 분실이나 파손이 있으면 배상해야 한다. 이에 대해 택배사는 귀책을 따져 배상 정도를 정하는 규정에 따르고 있다는 입장이다. A씨 역시 분실물 처리 문제로 지점 관리자와 지속적인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택배노동조합 김인봉 사무처장은 24일 “(분실품 배상 관련) 규정이 있지만 사측은 어떻게든 택배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고 한다”며 “분실·파손이 있으면 100% 택배 노동자가 배상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주장했다. A씨는 또 ‘무리해서 화물차를 사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저리로 받은 대출이 대환대출로 바뀌면서 원금과 이자를 내게 됐고, 하나는 다른 비싼 이자의 대출로 메꿨다’며 ‘생각도 안 한 지출로 (돈이) 모자란 상황이 됐다’고도 썼다. 지난 20일 A씨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가주동 로젠택배 강서지점 하치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이날 오전 2시 30분쯤 동료에게 자필로 작성한 3장짜리 유서를 핸드폰 메신저로 보냈다. 경찰은 A씨가 남긴 유서의 사실관계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관계자의 불법 행위 유무 등도 수사하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70시간 ‘살인적인 격무’… 그는 끝내 퇴근하지 못했다

    70시간 ‘살인적인 격무’… 그는 끝내 퇴근하지 못했다

    과로에 시달리던 또 한 명의 택배 노동자가 지난 21일 눈을 감았다. 올 들어 13번째, 이번 달에만 4번째다. CJ대한통운 물류센터와 허브·서브터미널을 오가는 간선차량을 운전하던 노동자 A(39)씨는 숨지기 전 8일 동안 제대로 퇴근하지 못하고 하루 평균 21시간을 일터에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 50분쯤 CJ대한통운 경기 곤지암허브터미널 주차장 간이휴게실에서 쉬던 중 쓰러졌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1시간 뒤인 21일 오전 1시쯤 숨을 거뒀다. 대책위와 유가족에 따르면 A씨는 사망 직전까지 충분히 쉬지 못하고 살인적인 노동을 견뎌야 했다. 지난 12일 오후 4시에 출근한 A씨는 70시간 뒤인 15일 오후 2시에야 퇴근했다. 불과 2시간 후 다시 출근해 45시간 뒤인 17일 오후 1시에 집에 돌아갔다. A씨는 일요일인 18일 오후 2시에 출근해 22시간 일한 다음 19일 정오에 퇴근했다. 집에서 고작 5시간을 쉰 A씨는 같은 날 오후 5시 다시 터미널에 나왔고 숨지기 직전까지 31시간째 퇴근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대책위는 “고인은 주로 야간에 근무하며 배차명령이 떨어지면 쉬다가도 바로 출근해 운행해야 했다”면서 “물량 증가로 평소보다 근무시간이 50% 늘었다”고 밝혔다. 고인이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았지만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고된 노동이라는 게 대책위의 주장이다. 숨진 A씨는 산업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CJ파주허브터미널과 곤지암허브터미널에서 대형 트럭으로 택배 물품을 운반했지만 협력업체와 개별 위·수탁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간 고인의 하루 평균 운행 시간은 4시간 정도로, 연속 근무를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고인은 평소 심장 비대증으로 치료를 받아 상대적으로 운행시간이 적은 근거리 노선에 배정됐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에서 숨진 일용직 노동자 장덕준(27)씨는 숨지기 전 3개월 동안 무리한 야간근무를 계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날 대책위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를 방문해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앞서 쿠팡은 “고인은 지난 3개월 동안 평균 근무시간이 주 44시간이었고 분류 작업과 상관없는 비닐과 박스 등을 공급하는 지원 업무를 맡았다”며 과로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책위는 “지난 7월 이후 근무일지에 따르면 고인은 주 5~6일 야간근무를 했다”면서 “이를 주간근무로 환산하면 주 60시간 이상 근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고인이 근무하던 7층 작업장은 업무 강도가 높아 전임자들이 6개월을 버티지 못했고, 휴일도 불규칙했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의 고시에 따르면 야간근무는 주간근무의 30%를 더해 업무시간을 계산한다. 교대근무나 불규칙한 휴일 등은 업무와 질병의 연관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장씨의 아버지는 “아들은 집품(피커)과 입고부터 출고까지 지원하는 고된 업무를 맡아 하루에 5만보를 걸었다”면서 “2년 후 무기계약직 전환에 희망을 걸었지만 결국 남은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떠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또 사망…사측 “인력 투입해 근무 단축”(종합)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또 사망…사측 “인력 투입해 근무 단축”(종합)

    코로나19 이후 업무량이 급증한 택배업계 종사자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가운데 또 다른 CJ대한통운 관련 택배 노동자가 근무 중 휴게실에서 쓰러져 숨졌다. 지금까지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 노동자가 13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6명이 사망한 CJ대한통운은 인력을 투입해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20시간 일하고 퇴근한 뒤 5시간 만에 또 출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CJ대한통운 운송노동자 A씨가 20일 밤 11시 50분쯤 경기도 곤지암허브터미널에서 배차를 마치고 주차장 간이휴게실에서 쉬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21일 오전 1시쯤 사망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CJ파주허브터미널과 곤지암허브터미널에서 대형 트럭으로 택배 물품을 운반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대책위와 유가족에 따르면 A씨는 사망 직전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 일요일이었던 18일 오후 2시쯤 출근해 다음날인 19일 정오까지 근무한 뒤 퇴근했고, 5시간 만인 19일 오후 5시에 다시 출근해 근무하다가 20일 밤에 쓰러졌다. 근무 중 휴식시간이 있었을지라도 출퇴근 시간만 따져 보면, 출근 후 20시간 동안 업무에 나섰고 퇴근 5시간 만에 다시 출근해 31시간 동안 근무하다가 쓰러진 것이다.대책위는 “고인은 주로 야간에 근무하면서 제대로 된 휴식 없이 며칠 동안 시간에 쫓기듯 업무를 해왔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택배 물량의 급격한 증가로 평소보다 50% 이상 근무시간이 늘어났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어 “고인이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일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고된 노동을 해왔던 것이 이번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봐야 한다”며 과로사를 주장했다. 대책위는 “고인은 CJ대한통운 택배만 운송하는 등 ‘전속성’이 매우 강함에도 불구하고 개별 위·수탁 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란 이유로 산재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측은 “협력업체 측에 확인한 결과 간선차 협력업체가 계약한 임시용차 차주의 기사로 파악된다”면서 회사 측과 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 신분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A씨의 사망으로 올해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택배 노동자도 13명으로 늘었다. 이 중 택배 분류작업과 배달 업무를 하는 택배기사가 9명이며 물류센터 분류 노동자는 3명, 운송 노동자는 1명이다. 이들 중 CJ대한통운 노동자가 6명이다. 이달 20일엔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택배기사가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 “4천명 단계적 투입해 근무시간 단축” CJ대한통운은 잇따른 노동자 사망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이은 택배기사 사망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CJ대한통운 경영진 모두가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 방지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택배 현장에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해 택배기사들의 작업 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또 올해 말까지 전체 집배점을 대상으로 택배기사 산재보험 가입 여부를 조사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택배기사가 산재보험에 가입하도록 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내일은 돌아가겠지… 그렇게 35년, ‘복직 희망’ 올해가 마지막입니다

    내일은 돌아가겠지… 그렇게 35년, ‘복직 희망’ 올해가 마지막입니다

    정년 앞두고 암 투병 중에도 복직 투쟁 옛 동지 文대통령에 “정부도 책임“ 편지“내일이면 복직되겠지…. 하다 보니 어느덧 35년이 흘렀습니다.”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 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세월을 담담히 회상했다. 1981년 용접공이었던 그는 동료가 일터에서 다치고 죽는 일에 분노해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여전히 차가운 거리 위에 있다. 올해 정년을 앞둔 김 지도위원은 유방암과 싸우며 지난 6월 마지막 복직 투쟁을 시작했다. 김 지도위원은 18살 때부터 한복 가게, 옷 공장, 우유 배달, 가방 공장, 버스 안내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가 쓴 글을 모은 책 ‘소금꽃나무’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근속연수가 조금씩 늘어나게 된 건 그 회사가 좋다거나 마음이 편해서가 아니라 어딜 가더라도 다 마찬가지라는 체념 때문이었다.…무슨 희망이 있었을까. 미싱사가 되는 희망, 일류 라벨달이가 되는 희망. 그렇게 한 칸씩 당겨서 조장이 되는 희망.” 월급을 많이 준다기에 시작한 용접일은 또 다른 지옥이었다. 전선 피복이 벗겨지면 새로 바꿔야 하는데 그대로 둬서 감전사로 동료가 죽었다. 김 지도위원은 “사고가 나도 산재로 인정되거나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남편 시신을 회사 앞에 두고 울던 아내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충처리위원회에 말하고, 관리자도 찾아갔지만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죽는 사람만 억울한 걸 바로잡아야겠다고 노조에 들어갔는데 사측 입장에 동조하는 어용이었다”고 말했다. 1986년 노조 대의원이 된 그는 생활관과 도시락 등 복지 문제, 산재환자 불이익 처우가 심각하다며 노조 집행부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부산 경찰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고 또 해고됐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는 2009년과 지난달 25일 두 차례 한진중공업에 복직을 권고했지만 사측은 거부하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회사는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에서 복직을 반대한다고 하지만, 산업은행에서 받은 공문에는 ‘노사관계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적혀 있다”며 사측을 비판했다. 김 지도위원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 다리에서 ‘옛 동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었다. 그는 “정부는 개별 기업의 문제여서 복직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고 하지만 한진중공업은 이제 국책은행이 관리하고 있으니 정부도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지도위원은 오는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선다. 이병모 한진중공업 사장도 증인 자격으로 한자리에 나온다. 김 지도위원은 “복직에 대한 희망과 소원을 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020년이 지나기 전, 해고노동자 김진숙은 조선소로 돌아갈 수 있을까.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코로나19 정부지원제도 온-오프 안내시스템’ 등 2건 적극행정 선정

    고용노동부는 2020년 하반기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코로나19 피해 국민을 위한 정부지원제도 온-오프 안내 시스템 구축’ 등 2건이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코로나19 위기로 일자리와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국민과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현장의 노력이 적극행정 사례로 평가됐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코로나19 피해 국민과 기업을 위한 정부지원제도(146개)가 각각 기관·부서별로 산재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을 고려해 부산시·부산지방중기청과 공동으로 종합안내 ‘앱’(부산일포유)을 개발했다. 복잡한 정부의 다양한 지원제도를 앱을 통해 안내함으로써 활용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올해 4월부터는 공인노무사 9명으로 ‘피해기업 방문컨설팅단’을 구성해 제조업, 관광·마이스(MICE) 업종 등을 대상으로 지원 및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246개 기업에 대해 방문컨설팅을 실시했고 84개 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이뤄졌다. 창원지청의 적극적인 행정지도도 주목을 받았다. 관할 지역내 A사가 경영악화로 폐업을 통보하자 노조는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면서 대립하면서 근로자 72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됐다. 창원지청은 사측에 폐업 통보를 철회하는 대신 고용유지지원금 활용을 제안했다. 노조에는 한국노총과 협력해 사업장 가동중단에 따른 구조조정 위기 극복에 동참을 유도했다. 노사는 6개월간 필수인원을 제외한 근로자의 유급휴직과 고용유지지원제도 활용 등 고용안정 보장에 합의해 일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중요해졌다”며 “일자리와 생계,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과 기업을 위해 적극행정 노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김진숙이 ‘옛 동지’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합니까”

    김진숙이 ‘옛 동지’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합니까”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자신의 복직을 촉구하는 글을 썼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 용접사인 그는 노동운동을 하다 1986년 해고돼 한진중공업으로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20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 다리에서 ‘원로선언 추진모임’이 진행한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 복직촉구 ’ 기자회견에서 이 편지를 읽었다. 이날 함세웅 신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시민사회 인사 172명이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했다. 1981년 당시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김 지도위원은 “산재 환자의 불이익 처우 문제, 생활관 및 도시락 개선 방안, 조합의 공개운영 방안 등이 심각하다”며 노동조합 집행부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2009년 민주화보상위원회가 사측에 복직을 권고했지만, 복직을 하지 못한채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다. 김씨는 “86년 최루탄이 소낙비처럼 퍼붓던 거리 때도 우린 함께 있었고, 91년 박창수 (한진중공업 노조) 위원장의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라는 투쟁의 대오에도 우린 함께였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자리에도 같이 있었다”면서 “어디서부터 갈라져 서로 다른 자리에 서게 된 걸까. 한 사람은 열사라는 낯선 이름을 묘비에 새긴 채 무덤 속에, 한 사람은 35년을 해고 노동자로, 또 한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극과 극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지도위원은 여전히 열악한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지적했다. 그는 “노동 없이 민주주의는 없다는 데 노동자들은 죽어서야 존재가 드러난다”면서 “최대한 어릴 때 죽어야, 최대한 처참하게 죽어야, 최대한 많이 죽어야 뉴스가 되고 뉴스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누군가 또 죽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면, 가장 많은 피를 뿌린 건 노동자들”이라며 “그 나무의 열매는 누가 따먹고, 그 나무의 그늘에선 누가 쉬고 있는 걸까”라고 물었다. 이어 김 지도위원은 “그저께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저의 복직을 응원하겠다고 오셨다. 우린 언제나 약자가 약자를 응원하고, 슬픔이 슬픔을 위로해야 하는 걸까”라며 “항소이유서와 최후진술서, 추모사를 쓰며 세월이 다 갔습니다. 그 옛날 저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말씀하셨던 문재인 대통령님,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합니까. 옛 동지가 간절하게 묻습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김진숙 지도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 전한 글 전문 우린 어디서부터 갈라진 걸까요. 86년 최루탄이 소낙비처럼 퍼붓던 거리 때도 우린 함께 있었고, 91년 박창수 위원장의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라는 투쟁의 대오에도 우린 함께였고,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자리에도 같이 있었던 우린, 어디서부터 갈라져 서로 다른 자리에 서게 된 걸까요. 한 사람은 열사라는 낯선 이름을 묘비에 새긴 채 무덤 속에, 또 한 사람은 35년을 해고노동자로, 또 한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극과 극의 이름으로 불리게 된 건, 운명이었을까요. 세월이었을까요. 배수진조차 없었던 노동의 자리, 기름기 하나 없는 몸뚱아리가 최후의 보루였던 김주익의 17주기가 며칠 전 지났습니다. 노동없이 민주주의는 없다는데 죽어서야 존재가 드러나는 노동자들. 최대한 어릴 때 죽어야, 최대한 처참하게 죽어야, 최대한 많이 죽어야 뉴스가 되고 뉴스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누군가 또 죽습니다. 실습생이라는 노동자의 이름조차 지니지 못한 아이들이 죽고, 하루 스무 시간의 노동 끝에 ‘나 너무 힘들어요’라는 카톡을 유언으로 남긴 택배 노동자가 죽고, 코로나 이후 2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이 죽고, 대우버스 노동자가 짤리고, 아시아나 케이오, 현중하청 노동자들이 짤리고, 짤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수년째 거리에 있습니다. 연애편지 한 통 써보지 못하고 저의 20대는 갔고, 대공분실에서, 경찰서 강력계에서, 감옥의 징벌방에서, 짓이겨진 몸뚱아리를 붙잡고 울어줄 사람 하나 없는 청춘이 가고, 항소이유서와 최후진술서, 어제 저녁을 같이 먹었던 사람의 추모사를 쓰며 세월이 다 갔습니다.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면, 가장 많은 피를 뿌린 건 노동자들인데, 그 나무의 열매는 누가 따먹고, 그 나무의 그늘에선 누가 쉬고 있는 걸까요. 그저께는 세월호 유족들이 저의 복직을 응원하겠다고 오셨습니다. 우린 언제까지 약자가 약자를 응원하고, 슬픔이 슬픔을 위로해야 합니까. 그 옛날, 저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말씀하셨던 문재인 대통령님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합니다. 옛 동지가 간절하게 묻습니다. 2020. 10. 20.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 올해 9명 쓰러졌는데… 택배사 “대리점 소관” 정부 “내년에 대책”

    올해 9명 쓰러졌는데… 택배사 “대리점 소관” 정부 “내년에 대책”

    노사, 분류 놓고 공짜 노동 vs 기사 할 일산재 적용도 “입직 신고 안 해” “가입 꺼려”노동부 “안전 점검”… TF는 “실태조사”“정부, 적정 물량 가이드라인 등 조정해야”“형은 늘 바빴어요. 아침에 전화하면 ‘분류하고 있다’고 했고, 오후에는 ‘배송 중이다’고 했고, 저녁이면 ‘아직 집에도 못 갔다. 나중에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19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인이 된 택배기사 김모(36)씨의 동생은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올 들어 과로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9번째 택배기사다. 노동자들이 연달아 스러지고 있지만 뾰족한 재발 방지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과 택배회사의 입장차가 상당한 것이 원인이다. 노동계는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를 통해 시급하게 대책을 내야 하는데 실태조사부터 하겠다며 늑장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지난달 말 추석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폭증할 것을 우려해 분류작업에 지원인력을 주지 않으면 파업을 벌이겠다고 선포했지만 정부 중재로 사측이 하루 평균 1만여명의 분류 지원인력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파업을 철회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숨진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 고 김원종(48)씨가 일하던 대리점에는 분류 지원인력이 오지 않았다. 물량이 급증했거나 자동 분류기가 없는 지역에 우선적으로 지원 인력이 배치됐기 때문이다. 택배 상자를 배달 지역별로 구분해 차량에 싣는 분류작업은 택배 노동자 과로사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택배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3시간가량 일하면서 분류에만 6~7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노조는 분류 작업이 무임금 노동이라고 주장한다. 택배기사의 수입이 배송 한 건당 수수료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반면 택배회사들은 서브터미널이나 대리점에 배송된 이후 분류 작업은 택배기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달 택배종사자 보호조치 권고사항을 발표하고 택배 차량과 배송 및 분류 인력을 충원할 것을 사측에 권고했다. 기사들의 업무경감을 위해 택배물량과 배송구역을 조정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하지만 노조는 배송 구역을 쪼개자는 정부안에 난색을 표했다. 아파트, 다세대주택 등 지역별 특징이나 배송량에 따라 업무 강도와 수입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괄 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택배사들도 “기사와 직접 계약을 맺은 대리점만 업무량 조정을 할 수 있다”며 선을 긋는다. 택배 노동자들의 저조한 산업재해보험 가입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측은 “택배 기사들이 산재 인정이 어렵다는 등 이유로 가입을 꺼린다”고 보지만, 노조는 사측이 산재보험 가입의 전제조건인 입직 신고 자체를 안 하는 것이 문제라고 반박한다. 정부는 산재보험 적용을 제외하는 사유를 축소해 택배기사들의 보험 가입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잇단 택배 노동자 사망에 고용노동부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택배 노동자 안전보건조치 긴급 점검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필수노동자 범정부 태스크포스(TF)’는 오는 12월까지 택배 노동자 실태조사를 거친 후 내년 2월에야 과로방지 대책을 낸다는 계획이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하루빨리 정부가 적정 배송 물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인력을 충원해 노동강도를 조정해야 한다”면서 “노사정이 참여하는 구속력 있는 이행 점검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우리 형이 지병이라뇨… 숨진 택배노동자 동생은 웁니다

    우리 형이 지병이라뇨… 숨진 택배노동자 동생은 웁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최근 자택에서 숨진 택배노동자 김모씨의 죽음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안이한 대처를 비판했다. 사진은 김씨의 동생이 ‘김씨가 평소 지병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회사 측의 주장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눈물을 닦는 모습.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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