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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경 넘어 떠도는 소녀의 험난한 삶

    국경 넘어 떠도는 소녀의 험난한 삶

    ‘난 이 국경의 동쪽 아래에 있는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어요. 내가 태어난 나라와 같은 말을 쓰지만 때깔이 전혀 다르고 풍요로운 곳이라고 알려진 p국으로 가려고 했죠. 국경을 넘어서 이 나라에 들어왔어요. 처음엔 이 나라의 서쪽으로, 다시 동남쪽으로 그리고 다시 출발한 동북쪽으로 갔어요.’(344쪽) 키가 작고 갸름한 얼굴에, 이마에 노란 여드름이 난 여자애. 탄광지역 노동자인 부모의 큰딸로, 방과 후엔 유소년 직업훈련센터에 나가 밤늦게까지 기계부품을 조립해야 하는 사춘기 소녀. 강영숙의 첫 장편소설 ‘리나’(랜덤하우스코리아)는 열여섯에 국경을 넘어 스물넷이 되도록 이리저리 낯선 나라를 떠돌아야 하는 주인공 리나의 험난한 여정을 담고 있다. 소설은 국경 근처에서 태어나고 자란 리나의 가족을 비롯해 스물두명의 탈출자들이 국경을 넘는 생생한 장면 묘사로 시작된다. 국경을 탈출하는 일은 그들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탈출하다 잡히면 남자아이들은 다른 나라로 팔려가 밤낮없이 일하고, 여자아이들은 여러 나라의 매춘지역을 떠돌아야 한다는 끔찍한 소문도 그들의 발걸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탈출 도중 리나는 괴한들에게 끌려가 성폭행을 당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신매매와 마약, 매춘, 살인 등 잔혹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만난다. 와중에 리나는 벙어리소년 ‘삐’, 봉제공장 언니, 늙은 여가수 할머니와 가족 같은 관계를 맺게 되고, 이들과 함께 가스폭발사고로 폐허가 된 땅에서 살아간다. 소설에서 탈출자의 국적이 어디인지, 또 이상향인 p국은 어느 곳인지 불분명하다. 중국 등 제3국을 경유하는 탈북자들의 모습이 겹쳐지지만 좀더 나은 사회를 향해 끊임없이 유랑하는 현대인의 보편적인 욕구로 해석하는 편이 온당할 듯싶다. 앞으로 닥칠 일들을 모른 채 처음 국경을 넘어 버스를 타고 가면서 리나는 생각한다.“우리가 여기 있는 줄 아무도 모르겠지. 우린 공중에 떠있는 거나 마찬가지야”(24쪽)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물을 수밖에 없는 방황하는 존재”(평론가 소영현)가 바로 리나다. 작가는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소설집 ‘흔들리다’‘날마다 축제’등을 펴냈다.9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주연 이나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주연 이나영

    따박따박 적금을 붓듯 연기를 살찌워가는 배우. 한두 편의 특출난 흥행작을 간판처럼 걸고 다닌 적도 없고, 그래서 한정된 이미지에 갇혀 있을 일도 없었던 스타. 이나영의 작품을 번번이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기다리게 되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 맺힌 데 없이 분방하고(‘외계인’이란 별명은 갈수록 더 잘 어울리는 것같다.) 마냥 연해보이는 이미지가 이번엔 송해성 감독에게 ‘필’을 꽂았다.‘파이란’‘역도산’으로 삶의 거친 주름살을 고집스레 쓸어온 감독이 정확히 그녀의 어떤 매력에 눈독을 들였을까.“착하고 진심이 보이는 배우를 찾았다. 유독 왜 두 사람(이나영, 강동원)의 진심이 보였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기자시사회가 끝나고 송 감독은 무조건 이나영이어야 했던 캐스팅 배경을 그렇게 설명했다. 감독의 아우라와 배우의 질감이 엇박자 조합 같아 외려 기대치를 높이는 영화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제작 프라임엔터테인먼트·14일 개봉)이다. 공지영의 인기 동명소설이 원작인 영화에서 그녀는 내일이 없는 사형수와 인간적으로 깊이 교감해가는 대학강사 역이다.“송 감독의 작품엔 대한민국의 배우라면 누구든 참여해보고 싶을 것”“인간에 대한 깊은 이야기에 솔깃하지 않을 배우는 없을 것”이라는 그녀의 말이 의례적 수사로 들리지 않는다.‘천사몽’‘후아유’‘영어완전정복’‘아는 여자’ 등으로 조심조심 필모그래피를 확장해온 배우에게 이번 영화는 성장판을 열어젖히는 도전무대가 됐다. 세 차례나 자살을 기도한 ‘까칠한’ 부잣집 외동딸에서 사형수와 인간적인 이해를 나누는 성숙한 면모까지 아우르는 캐릭터는 크랭크인 한참 뒤까지도 참 막연했다.“이렇다할 영화적 요소가 없거든요. 감정을 받쳐줄 배경음악도 자제됐고, 치고받고 화끈하게 사랑싸움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카메라 동선이 큰 것도 아니고. 교도소 면회소라는 초라하고 한정된 공간에서 대화 톤, 얼굴 표정만으로 내면 변화를 묘사하는 작업이 솔직히 힘들었어요.” 사춘기 때의 치명적 상처, 이를 외면한 엄마에 대한 분노로 세상을 냉소하며 살아가는 주인공 캐릭터. 그 뾰족함을 살려내려 촬영장에서도 내내 의식적으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냈다. 극중에서 걸치는 옷가지 하나, 자동차 브랜드 하나를 정하는 데도 몇달이 걸렸다. 소품들에 이번만큼 일일이 잔신경을 써본 적도 없었다.“부잣집 반항아 막내딸 역할이지만 관객들의 미움을 사는 인물이어서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라는 욕심에서였다. 당분간은 이보다 더 고민 많은 작품은 하지 않을 것이다. 크랭크업한 지가 언젠데, 도무지 편히 놓여나지를 못하고 있다.“다음 작품은 아직 못 정했어요. 근데 무조건 이번 영화와는 다른 느낌이어야 한다는 거죠.” 성장판을 여는 작업 끝에 달콤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배우에게 흥행욕심이 왜 없을까.“감독님과 제 출연작들의 관객수를 다 합해도 (강동원의)‘늑대의 유혹’ 한편을 못 당해요. 이번엔 흥행하고도 소통하고 싶어요.” 목젖이 다 보이도록 터뜨리는 웃음이 그대로 CF로 퍼옮겨도 좋을 만큼 시원하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남편 맘잡으려 데려온 딸의 순결(純潔)까지…

    남편 맘잡으려 데려온 딸의 순결(純潔)까지…

    남편의 바람기를 막으려던 40대의 여심(女心)이 끝내는 17세 난 자기 딸의 순결마저 남편에게 갖다 바쳤다. 멀어져가는 남편의 마음을 자기에게 묶어두기 위해 전 남편 사이에서 난 딸을 남편의 방에 들여보내야 했던 이 여인의 기막힌 내막을 살펴보면-. 69년 12월 1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과에 40세 가량의 한 중년여인이 경찰서에서 발부한 출두지시서를 들고 약간 수줍은 몸짓으로 담당 김모형사 앞으로 다가갔다. 김형사와 마주 앉아 심문을 받는 이 여인은 『남편의 외도를 참을 수 없어 어린 딸이라도 바쳐서 멀어진 남편의 애정을 되찾으려 했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천인공노할 이 여인 집안의 해괴한 정사가 동네사람들에 의해 고발됐지만 적용법규가 될 간통이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들이 친고죄이기 때문에 김형사는 생각다 못해 이 여인을 데리고 수사과장 책상으로 갔다. 이 영인이 영등포경찰서 長수사과장에게 사뭇 부끄러운 표정으로 들려준 「모(母)의 중개에 의한 부녀(父女)간통」의 자초지종은 -. 한춘자(韓春子,가명), 올해 42세. 어쩌면 여자로서는 자기에게서 멀어져 가는 남자의 애정을 자기 주변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갖은 안간힘을 쓴 연륜일지도 모른다. 첫 남편 朴모씨와 8년전 사별한 韓여인은 5년 전부터 전 남편사이에 난 딸 경순(敬順)양(가명, 당시 14세)을 데리고 조그만 목로술집을 차리고 살아왔다. 이 모녀의 목로주점에 자주 드나들던 단골손님 중에 드내기 행상인 김수성(金壽晟)씨(가명·45)가 끼어 있었다. 자주 찾아오는 金씨와 韓여인은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었고 서로 신변사정을 털어놓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金씨는 방탕벽이 심하고 주색(酒色)에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사람. 金씨의 능란한 꾐에 빠진 韓여인은 金씨와 살림을 차리기에 이르렀다. 金씨의 본부인은 金씨가 방탕벽과 바람기로 살림을 돌보지 않자 金씨와의 사이에서 얻은 아들 하나를 데리고 몰래 달아나 버렸던 것. 이래서 홀아비로 살아온 金씨는 韓여인의 집에 와 함께 살게되었다. 홀아비의 마음은 과부가 알아주는 것. 두 사람의 살림은 마냥 즐거웠다. 오랜 독수공방 끝에 새 남편을 얻은 중년의 여심(女心)은 극진했다. 몸과 마음을 다해 남편 金씨를 섬겼다. 韓여인의 딸 경순양도 의붓 아버지 金씨를 잘 따랐다. 그러나 몇 달 안가서 풍파가 일기 시작했다. 金씨의 바람기가 되살아나 외박을 하는 날이 잦아지기 시작한 것. 남편이 들어오지 않는 밤마다 韓여인은 늘그막에 얻은 남편의 사랑이 멀어져 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어쩌다가 집에 들어오는 날 韓여인은 갖은 정성을 다해 남편을 섬겼다. 그러나 남편은 즐거운 표정이 아니었다. 韓여인은 남편에게 이미 매력을 주지 못하게 되버린 늙은 자신의 육체가 한계점에 다가섰다고 느끼자 심한 불안감을 느끼게 됐다. 그러나 이제와서 남편의 사랑을 남에게 빼앗길 수는 없었다. 고민하던 韓여인의 머리에 묘안이 스쳤다. 자신의 늙은 육체에 싫증이 난 남편이 방년 17세의 딸 경순양을 가까이 하면 외박을 하지 않고 가정에 충실하게 되어 자신은 버림을 받을 염려가 없을 것 같았다. 사랑을 위해 딸까지 희생시키려는 어처구니 없는 중년여인의 마음이었다. 韓여인은 남편 金씨에게 은근한 말로 의사를 타진해 봤다. 처음엔 남편 金씨도 『그럴 수 있느냐』고 펄쩍 뛰었다. 韓여인은 끈질기게 남편을 설득, 펄쩍 뛰던 金씨도 싫다, 좋다, 말이 없게 됐다. 무언의 승낙인 것이다. 그 다음은 딸 경순양을 꾀기 시작했다. 『우리 두 모녀의 앞날을 위해서도 너의 희생은 정당하다』 고 갖은 감언으로 딸을 꾀었다. 딸은 울면서 거절했지만 의붓아버지 金씨의 탐욕적인 눈길에 문득 문득 얼굴이 붉어지는 사춘기였다. 어느 날 딸은 어머니의 간곡한 호소와 꾐에 엷은 흥분으로 들떠 등을 떠밀려 의붓아버지 金씨의 방으로 들어갔다. 딸의 젊은 육체를 안 남편 金씨는 외도를 않게 될 것이고 남편의 몸과 마음은 항상 자기 곁에 머물러 있으리라 생각했다. 한동안 남편 金씨는 「꿀먹은 벙어리」였다. 그 잦던 외박도 뚝 그쳤다. 3인의 희한한 혼거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몇 달 동안뿐. 金씨는 다시 외박을 시작했고 모처럼 들어오는 날이면 韓여인과 경순양을 마구 때리기도 했다. 두 중년 남녀의 사랑의 갈등에 끼여 무참하게 짓밟혀 버린 경순양은 아무 말 없이 울 뿐이었다. 만사가 틀린 韓여인은 남편 金씨가 원망스러웠다. 이 사실을 이웃 여인에게 하소연도 해봤으나 오히려 아낙네들을 통해 이 해괴한 사실이 알려져 동네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끝내는 경찰에 진정하기에 이르고 말았다. 한여인의 기막힌 사연을 다듣고 난 長과장은 남편 金씨의 행동을 나무라기 전에 남자의 마음을 돌이키려고 딸의 순결까지 빼앗기게 한 잔인하리만큼 무서운 중년여인의 탐욕에 몸서리쳤다. 『어처구니 없는 짓을 벌인 이들 남녀들에겐 처벌 이전에 인간의 양심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25년간의 수사과 생활에서 꿋꿋하게 다져지고 무디어지기까지한 長과장도 기가막혀 한참동안 어쩔줄 몰라했다. <우홍제(禹弘濟)기자> [선데이서울 70년 1월11일호 제3권 2호 통권 제 67호]
  • 불안·반항·충동… 내 사춘기의 기억

    불안, 콤플렉스, 예민함, 반항심, 성적 충동, 모범생에 대한 강박…. 이들이 대체로 사춘기에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이라면 현대 한국사회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겪은 급격한 변화현상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1일부터 서울 태평로2가 로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사춘기 징후’전은 우리 동시대 미술가들이 소년기나 학창시절, 또는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주변부 문화에 관심을 갖고 진행해온 작업의 결과물들을 보여주는 자리다. 사회 변동기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심리적 갈등이 청소년들이 ‘사춘기’라는 인생의 과도기에 겪게 되는 내면적 모순과 놀랄 만한 유사성을 지닌다는 점에 착안한 전시다. 회화, 설치, 영상, 사진, 만화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김홍석 박진영 배영환 서도호 새침한YP 양만기 오형근 임민욱 장지아 최민화 플라잉시티 현태준 등 12인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김홍석은 ‘와일드 코리아’란 단편영화를 통해 오늘날까지도 버젓이 전략으로 활용되는 해묵은 색깔론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서도호는 60개의 옛 교복을 이어붙인 조형물을 통해 개인의 자율성이 박탈된 학교생활의 단면을 보여준다, 오형근은 한국사회가 교복 입은 여학생에게 요구하는 표정연기 사진을 통해 억압의 장치인 교복과 도덕적 규제의 양면성을 다룬다. 이밖에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한 미미한 존재들을 분홍색 화면에 동양화적 선묘로 형상화하거나(최민화), 도시기반 구조의 취약성은 내버려둔 채 혼잡도만 커져가는, 즉 사춘기적 징후가 만연한 서울의 삶을 보여주는 각종 통계데이터들을 시각화(플라잉 시티)한 조형물 등도 눈길을 끈다. 다양한 세대의 관람객들이 각기 겪은 사춘기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한국사회의 변화상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 같다.11월5일까지.(02)-2259-7781.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건강 칼럼] ‘충수염’을 아시나요

    예전에 유행했던 수술 중의 하나가 바로 맹장을 미리 떼어내는(?) 수술이었다. 맹장이라고 하지만 실은 충수돌기이다. 일반인들이 맹장염이라고 아는 것도 역시 맹장이 아니라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긴 ‘급성 충수염’이다. 급성 충수염은 10∼20대에 주로 발병하며, 어린아이나 고령자에게는 드문 대신 충수돌기의 천공은 이 연령층에 더 많다. 특히 사춘기에서 25세 사이의 경우 남자가 여자보다 3대 2 정도로 많다. 따라서 합병증인 복막염으로 인한 사망률도 더 높다. 나머지는 충수돌기의 내부가 막혀 염증이 생기면서 충수돌기가 붓고 커져 통증이 생기는 경우다. 방치하면 충수돌기 벽이 괴사해 천공이 되면서 급성 복막염으로 발전한다. 충수돌기는 변색(변이 충수돌기 안에서 굳는 것)과 기생충, 종양, 임파선 증대로 더러 막히곤 한다. 일반적인 진단법은 임상 증상인데 이때는 통증의 순서가 중요하다. 초기에는 충수의 수축과 팽창으로 가스나 배변 느낌이 오거나 상복부 또는 배끝 주위에 불분명한 통증이 나타난다. 체한 것으로 여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때는 설사보다 변비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다가 24∼48시간 정도가 지나면 통증이 오른쪽 하복부 쪽에서도 나타나며 통증도 한층 심해진다. 충수가 방광과 가까운 경우에는 방광염처럼 소변이 불편한 경우도 있다. 더러는 충수돌기가 상복부 쪽에 붙어 있는 변형도 있을 수 있고, 드물지만 심장이 좌우로 바뀐 기형의 경우 충수돌기도 좌측에 있을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영아의 경우 까닭없이 설사, 구토와 복통이 오거나 고령자에게 비슷하면서도 둔한 통증이 나타나면 급성 충수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진단이 늦어져 천공이 오면 사망률이 10배 이상 증가한다. 숙련된 의사라도 진단 정확도가 80% 정도여서 잘못 충수염 수술을 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충수염을 방치했다가 천공이 되는 경우보다는 안전하기 때문에 의심이 가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혼혈인에 대한 이중태도 ‘고발’

    혼혈인에 대한 이중태도 ‘고발’

    ‘다른 인종의 피가 섞인 사람. 다른 인종의 장점이 합쳐진 사람.’미국 풋볼 스타 하인스 워드가 지난봄 내한할 당시 TV 전파를 탔던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 카피다. 혼혈 가수 인순이의 눈물을 배경으로 한 이 광고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성공한 혼혈 스타에게 환호를 보내는 우리 사회의 이면에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온갖 냉대와 괄시를 받는 평범한 혼혈인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김중미의 첫 장편소설 ‘거대한 뿌리’(검둥소)는 혼혈인을 대하는 이중적인 사회 인식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달동네 아이들의 성장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친숙한 동화 작가 김중미는 자신의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동두천 미군 기지가 낳은 혼혈의 아픔과 오늘날 이주노동자의 고통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도시 빈민촌에서 태어난 정아는 술만 마시면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와 묵묵히 폭력을 견디는 어머니 밑에서 아무런 희망없이 자랐다. 지역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며 정아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봐온 ‘나’는 정아를 이주노동자 축제에 데려가는 등 세상의 다른 면을 보여주려고 애쓴다. 하지만 정아가 네팔 이주노동자 자히드의 아기를 가졌다는 말에 크게 당황한다. 정아와 자히드, 그리고 태어날 아기가 겪을 고통이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동두천에서 자란 ‘나’는 혼혈인 가족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곳에서 보낸 유년의 기억에는 첫사랑 재민도 있다. 백인 혼혈인 재민은 동네 사람들의 심한 멸시를 받았다.“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싶어. 도대체 튀기가 뭐 어쨌다는 거야? 물건은 미제라면 사족을 못 쓰면서, 왜 우리 같은 애들은 싫어해?”(150쪽) ‘나’는 정아를 위해, 그리고 동두천에서의 기억이 시시때때로 가슴을 내리누르는 자신을 위해 중학생 때 떠나온 이후 한번도 가지 않았던 동두천을 찾아간다. 미국으로 간 줄 알았던 재민을 다시 만난 ‘나’가 그에게 털어놓는 속마음은 바로 작가의 목소리다.“재민아, 동두천은 말이야. 사람들을 떠나보내지 않는 곳이야. 여기 살던 사람들에게 동두천은 특별한 흔적을 남기는 것 같아.(중략)왜냐하면 동두천은 현실이거든. 이 땅 어디를 가도 지워버릴 수 없는. 그래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거야.”(189쪽) 1963년생인 작가는 동두천에서 열네살때까지 살았다.“사춘기 이후 내 안에 큰 의미로 자리잡은 동두천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한번 쓰고 싶었다.”는 작가는 “동두천이 아니었다면 이 세상이 부조리하고 불공평하다는 것을 예민하게 감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2001년 ‘작가들’에 발표했던 중편 분량의 소설을 다시 손질해 내놓은 그는 “다양한 인종이 함께 섞여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 걸맞게 사회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외국의 환경호르몬 연구는

    환경호르몬이 국제적 이슈로 떠오른 건 불과 10여년 전이다. 세계야생생물보호기금(WWF)의 고문이던 테오 콜본 여사가 1996년 발간한 ‘도둑맞은 미래(Our Stolen Future)’가 촉발시켰다. 특히 환경호르몬의 생태축적 효과에 대해선 섬뜩한 가설이 제시됐다.“극미량의 환경호르몬이라도 먹이사슬을 거치면서 사람에겐 2500만배 이상의 농축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 결과, 암수의 성 변화와 기형·암 같은 각종 질환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많은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같은 ‘가설’은 불행히도 갈수록 정당성을 확보해 가고 있다. 그동안 각국에서 진행된 수많은 연구결과가 환경호르몬의 위해성을 거듭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동물실험에서 한 단계 나아가 인체실험 연구사례도 점차 많이 제시되고 있다. 성균관대 이병무 교수는 “2000년 푸에르토리코에서 유방이 비대 발육한 사춘기 여성에게서 일반인의 6배 이상되는 프탈레이트가 검출돼 환경호르몬의 인체 연관성이 입증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로체스터 대학의 스완 박사가 발표한 연구결과는 더욱 극적이다.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임산부가 낳은 남아들의 생식기형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에스트로겐 같은 여성호르몬이 과다분비돼 인체 내분비시스템을 파괴하면서 성기와 항문사이의 길이(AGL)가 정상인보다 훨씬 짧아졌다는 것이다. 용인대 김판기 교수(환경보건학)는 “최근 일본에선 환경호르몬의 부작용 가운데 남녀 성비(性比)의 역전 현상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1950년대 수은 중독증(미나마타병)에 걸린 산모가 낳은 아이들은 여아 1인당 남아 출생자가 0.7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본은 현재 기존의 남아초과 현상이 이 시기에 갑자기 역전된 이유를 캐고 있는데,“수은이 환경호르몬 작용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동물에서의 관찰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다. 선박 바닥에 따개비 같은 생물이 달라붙지 못하도록 사용되는 트리부틸주석(TBT)의 영향으로 수컷 생식기를 가진 암컷 달팽이 사례가 학계에 보고되는가 하면,▲바다표범의 생식선 이상 ▲돌고래의 면역능력 감소 ▲노닐페놀 등의 영향으로 수컷 어류·양서류에서 암컷화 지표인 ‘비텔로제닌(난황호르몬)’의 과다 생성 현상 등이 관찰돼 왔다. 그럼에도 환경호르몬의 정체는 아직 베일에 가려있다. 미국·유럽·일본 등이 그동안 국가역점사업으로 연구해 왔지만 여태 환경호르몬의 물질분류조차 통일시키지 못하고 있다.WWF는 프탈레이트를 비롯한 67종, 일본에선 142종을 환경호르몬에 포함시키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마다 수 천∼수 만종의 신종 화학물질이 양산되고 있어 앞으로 얼마나 많은 물질이 환경호르몬으로 판명될지 알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판화가 롭스·뭉크 19세기 시각으로 본 ‘남자와 여자’

    여자를 보는 눈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고, 사람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19세기 말 유럽문화계는 퇴폐적인 분위기 속에서 세기말 악마주의가 만연해 있었고, 여자에 대한 시각도 이를 비켜갈 수 없었다. 당시 활동했던 미술가 중 특히 벨기에의 풍자만화가이자 판화가인 펠리시앵 롭스(1833∼1898),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는 남자를 파멸시키고 악을 퍼뜨리는 ‘팜므 파탈’로 여자를 묘사한 대표적 작가들이다.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남자와 여자’란 주제로 열리고 있는 ‘롭스·뭉크 2인전’은 ‘어쩌면 이렇게 철저히 여자를 악의 근원으로 여길 수 있나.’란 의문이 절로 들 정도로 여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롭스는 잡지와 책의 삽화를 그리는 데 큰 관심을 가졌는데, 그의 뛰어난 묘사력은 에칭과 석판화 기술에 힘입어 크게 부각되었다. 그는 많은 작품에서 여성을 통해 세상을 풍자하였다. 특히 여자, 어리석음, 그리고 죽음에 의해 주도되는 ‘팜므 파탈’의 세계에 집중적인 관심을 가졌다. 보들레르의 대표시집 ‘악의꽃’에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이번에 전시된 그의 대표작 ‘창부정치가’는 벌거벗은 창녀가 눈을 가린 채 돼지의 인도를 받고 있는 천박한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또다른 작품 ‘꼭두각시를 든 부인’은 남자를 파멸로 몰고 가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악마적인 존재로 여자를 묘사했다. 뭉크는 화가로서 유화뿐만 아니라 수많은 판화를 남겼다. 아버지의 우울한 성격과 어릴적 겪은 어머니와 누이의 죽음, 자신의 잦은 병치레 등 그의 유년시절은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행했던 기억’과 작가의 병적인 상태는 오히려 그의 독특한 작품 생산의 밑바탕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여자에 대한 병적인 두려움의 이미지를 담은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대표작 ‘마돈나’는 뭉크의 여성관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에게 있어 사랑하는 여인은 마돈나이면서 메두사였으며, 사랑스러우면서도 공포의 대상이었다. 또 죽은 누이의 모습을 그린 ‘병든 아이’는 뭉크가 유화와 판화에서 가장 많이 다루었던 소재로서, 어릴적 경험한 누이의 죽음이 얼마나 강렬했었는지 잘 보여준다. 이밖에 롭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춘기’, 성적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를 표현한 ‘흡혈귀’ 등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역동적으로 흐르는 곡선을 반복해 윤곽선을 대신한 뭉크 특유의 표현기법과 어둡고 기괴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롭스의 판화 61점, 뭉크의 판화 37점 등 총 100여점.10월22일까지. 관람료 일반 4000원, 학생 2000원.(02)2022-0612.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美 첫 여성대통령 다룬 정치 드라마

    최근 지상파 및 케이블 채널들이 ‘CSI’‘로스트’‘위기의 주부들’ 등 인기 외화시리즈 방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9월 미국 정계를 흔든 ABC TV 시리즈 ‘커맨더 인 치프’가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비슷한 시기에 전파를 타게 돼 눈길을 끈다. ‘커맨더 인 치프’는 미국 TV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미국 대통령으로 등장시킨 정치드라마. 미 ABC방송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방영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할 만큼 많은 화제를 뿌렸다. 특히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미 잠수함이 북한의 원산 앞바다에 좌초하면서 북한과 핵전쟁 위기에 빠진다는 이야기의 에피소드가 10·11편에서 방영돼 국내 시청자들의 각별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출신 부통령으로 있던 주인공 맥켄지 앨런(지나 데이비스 분)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되지만 끊임없이 그녀의 사임을 요구하는 공화당 리더 하원의장 네이던 템플턴(도널드 서덜랜드 분)과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외로운 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이 시리즈의 근간을 이룬다. 둘 사이의 팽팽한 갈등구조와, 남성우월적인 편견에 사로잡힌 내부의 적들과 싸우는 여성 대통령의 이중고를 보여준다.앨런 대통령은 또 한 남자의 아내이자 사춘기에 접어든 쌍둥이 남매와 6살짜리 딸까지 3남매를 둔 어머니이기도 하다. 대통령이라는 공적인 의무와 가정을 돌보는 사적인 의무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는지도 흥밋거리다. 지나 데이비스는 2006년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TV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시리즈는 KBS 2TV에서 13일 오후 11시25분부터 매주 일요일 2편씩, 케이블 채널CGV에서는 30일 오후 8시40분부터 매주 수·목요일 방송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뷰티Up 스타일Up] 우리아이 키성장 체크포인트

    최근 결혼정보회사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희망하는 배우자의 키는 남성은 182㎝, 여성은 168㎝라고 한다. 물론 이 결과는 자신의 희망을 얘기한 것으로 현실과는 거리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만큼 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이처럼 외모도 경쟁력이 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무조건 큰 키보다는 신체의 균형과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보지만 키가 크면 신체적 비율과 건강이 더 좋은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를 위해 부모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첫번째로 아이의 키가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3개월마다 우리 아이의 키와 체중을 확인해 보자. 지난 1년 동안 키가 4㎝ 미만으로 자랐다거나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등과 같은 질병을 가지고 있을 경우, 또래보다 작을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 ‘성장’에 대한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두번째는 아이의 키성장에 영향을 주는 문제점을 빨리 파악하여 교정 및 치료를 해주는 것이다. 아이의 식습관이나 운동, 스트레스 여부, 수면습관 등 환경요인을 먼저 잘 지켜보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진료를 통해 전문적인 치료와 성장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세번째는 아이에게 성장치료가 필요할 경우 치료시기를 빨리 정하는 것이다. 성장치료의 시작은 확실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빠를수록 좋으며 키가 클 수 있는 사춘기까지 꾸준한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 만약 현재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라면 치료시기를 늦추지 않는 것이 좋다. 사춘기는 성장에 있어 키가 급격히 자랄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며 사춘기가 시작된 후 2∼3년이 지나면 성장이 멈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할 경우 충분히 자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치료시기를 놓쳐 키 클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키는 유전적 요인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부모들의 관심과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비록 짧은 여름 방학이지만 고른 영양섭취, 적절한 운동, 숙면은 아이에게 숨겨진 키와 건강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기준 자연담은한의원 원장(성장전문 02-593-2460)
  • [강학중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사사건건 반항하는 中1 아들

    Q중1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작년까지는 말을 잘 듣던 착한 아이였는데 요즘에는 사사건건 반항하고 제멋대로입니다. 이제는 덩치도 아빠만해져서 어떤 때는 저를 때릴 듯이 덤벼들어 무섭기까지 합니다. 그러다가도 헤헤거리고 엄마라고 달려들면 혼란스럽죠. 그런데 남편은 아이들 문제를 저에게만 미루니 답답합니다. 사춘기라서 그런 건지 아들 키우기가 너무 어렵네요. - 김명순(가명·38세) A먼저 사춘기를 겪는 자녀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아시다시피 사춘기란 자녀들이 정신적·심리적으로 부모로부터 끊임없이 독립하려고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신체적으로 크게 성장하면서 이성이나 자아 정체감에 대해서도 눈을 뜨지만 정서적으로 불안한 시기여서 변덕스럽고 본인도 혼란스러워하는, 고민과 갈등의 시기입니다.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질 않고 자기 주장을 내세우며 반항하기도 하는데 부모보다 체격이 커져 부모에 대한 위압감이 줄어든 것도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하죠. 아드님의 모습도 전형적인 사춘기의 특성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춘기의 반항에 부모가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만히 지켜보며 기다려주는 인내와 믿음이 필요합니다. 자질구레한 일까지 지나치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고 간섭하기보다 아주 잘못된 일이 아니라면 스스로 시행착오를 해보고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줘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대신 언제든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면 얘기해달라는 말씀, 잊지 말고 하십시오. 도움을 요청하면 그 누구보다 먼저 뛰어갈 사람은 부모라는 사실을 믿을 수 있게 해주신다면 큰 문제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나서서 무언가를 자꾸 해주려는 시도가 잔소리나 간섭으로 오해받는 것은 자녀들을 진정으로 존중하지 않거나 그 표현 방법이 잘못되어서이기도 합니다. 격려와 인정, 칭찬은 관계를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그것도 지나쳐서 비위 맞추기가 되어서는 안 되겠죠. 자녀들의 관심사에 대해서 물어봐주고 아이들의 얘기에 진심으로 귀기울여 듣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녀와의 논쟁은 금물입니다. 더러 자녀의 얘기가 맞는 말인데도 불구하고 그 말투나 태도가 불손하여 자녀의 얘기를 묵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부모의 잘못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사과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사과를 할 때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요. 그러나 부모에게 폭언을 퍼붓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행동은 처음부터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 부모가 폭력을 휘둘러서도 안 되겠지만 교육적인 체벌로 초기에 예방하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아드님이 더욱 성장하면 어머니의 힘으로만은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남편을 원망하고 비난하지 말고 남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협조를 요청하고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아이들이 사춘기 때 반항하는 것은 아니며 사춘기 없이 지나가는 아이들도 있지만 사춘기의 반항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 동안의 불만이나 응어리를 풀 수 있는 기회와 부모자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는다면 올바른 성장을 위한 둘도 없는 선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
  • 범죄 피해 유가족들 방치 실태

    범죄 피해 유가족들 방치 실태

    “아빠가 우리 주위를 떠도는 것 같아요.” 석태(가명·15·중3)와 석준(가명·13·중1)이 형제는 수시로 악몽을 꾸고 환청을 듣는다. 주의가 극도로 산만해 하나의 일에 집중을 못한다. 대화할 때에는 상대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말도 뚝뚝 끊어서 한다. 학교에선 멍하니 먼 산만 바라보기 일쑤고 어려운 일을 만나면 지레 포기하고 집에 와 버린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유 없는 적대감을 보이기도 한다. 형제는 서울 답십리동에 살던 지난해 11월15일 집에서 엄마(37)가 술 취한 아빠(당시 49세)를 목졸라 살해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알코올 중독에다 매일 가족에게 폭력을 휘두르던 아빠였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주려고 쌈짓돈을 털어 사놓은 돼지고기마저 남편이 술로 바꿔 마시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엄마가 교도소에 들어가면서 형제는 현재 경북에 있는 외삼촌 집에 살고 있지만 범죄 현장을 두 눈에 담았던 충격으로 심각한 스트레스성 장애를 앓고 있다. 강력범죄 피해자들이 당국의 허술한 지원시스템 때문에 정신적·경제적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강력범죄 피해자와 유가족은 심각한 ‘충격 뒤 스트레스성 장애(PTSD)’를 겪지만 정신치료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개정 범죄피해자구조금제도도 피해자가 일일이 복잡한 절차를 직접 처리하도록 돼 있는 데다 단발성이어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의 한 보육원에서 사는 정우(가명·13·중1)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종일 책만 읽는다. 또래보다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진다. 똑같은 질문에도 대답이 제각각일 때가 많다. 젖은 빨래를 걷어오는 등 기초생활능력도 모자란다. 정우는 누나 민정(가명·16·고1)이와 지난달 이곳에 입소했다. 아이들의 엄마(41)는 지난 5월20일 아이들의 고모부(36)에 의해 살해됐다.7년 전 뇌졸중으로 남편을 잃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병원·목욕탕 청소로 월 60여만원을 벌어온 아이들 엄마는 힘들게 모은 3000만원을 고모부에게 잘못 빌려줬다가 못받게 되자 재촉을 했다가 화를 당했다. 남매는 둘만 남겨진 채 무서움에 떨어야 했다. 하지만 고모부가 범죄에 연루돼 체포됐는데도 큰집 친척들은 매일같이 남매를 돕겠다며 집으로 몰려왔다.“전에는 쳐다보지도 않다가 엄마가 돌아가시자 보호자를 자처하며 전세금과 보험금 등을 알아보고 다녔어요.” 정우는 큰집 식구들이 올 땐 정말 싫었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동네사람들로부터 소식을 들은 동사무소를 통해 남매는 사건이 터지고 한달 반이 지난 7월8일에야 보육시설로 왔다. 보육원 김영식 사무국장은 “민감한 사춘기에 남매에게 내재된 범죄 피해의식이 사회적 불만으로 표출될 우려가 있다.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게 해 볼 예정이지만 전문적인 치료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외면당하고 있다. 전세금 1200만원과 시청 환경미화원이던 아빠의 연금 월 20만원, 얼마가 될지 예측할 수 없는 보험금과 범죄피해자 구조금 500만원이 전부다. 그나마 아이들에게 구조금의 존재를 알려준 건 관할 당국이 아니라 사건 담당형사였다. 강릉서 강력팀 조원석 경사는 “범죄 피해로 고아가 된 아이들에겐 단발적인 도움보다 정기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여성작가 조영아 장편소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그때 동물원에서 여우에게 쓸쓸함을 배운 이후 나는 여우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때까지 나에게 쓸쓸함을 가르쳐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엄마도, 아버지도 가르쳐주지 않은 그것을 여우가 가르쳐주었다. 나는 점차 여우와 닮아갔다. 여우처럼 자주 쓸쓸해졌다.”(40쪽) 여우에게 쓸쓸함을 배운 ‘나’는 무허가 옥탑방에 사는 열세살 소년이다. 첫눈 오는 날 아침 날씬한 몸통에 풍성한 꼬리털을 가진 은빛 여우를 만난 ‘나’는 오래 전 동물원에서 보았던 여우의 쓸쓸한 눈빛을 떠올리고, 왠지 모를 위안을 느낀다. 조영아의 장편소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한겨레 출판)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을 앞둔 사춘기 소년 상진의 성장기이다. 소설은 일찍 철들어버린 아이의 눈을 통해 세상의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성장소설의 익숙한 틀을 따라가지만 간결하면서 힘있는 문체, 적절한 인물과 에피소드의 배치 등으로 읽는 맛을 느끼게 한다. 상진은 사고로 다리를 다쳐 실업자가 된 아버지, 포장마차를 하는 엄마, 정신지체장애가 있는 형과 함께 지낸다. 동물원에 갇힌 여우가 아니라 옥상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은빛 여우처럼 상진은 이곳이 아닌 전혀 다른 세상을 꿈꾼다. 드라마광인 아버지가 리모컨을 사수하지 않는 곳, 엄마가 트럭을 몰지 않는 곳, 형이 지금의 모습이 아닌 곳. 여우는 이제 상진의 우상이자 희망이다. 소설은 상진의 가족을 중심으로 상진이 짝사랑하는 소연, 여우의 존재를 유일하게 믿어주는 산할아버지 ‘전인슈타인´ 등 연립주택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집 주인의 부도로 연립주택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고, 마침내 유일하게 남아 있던 상진이네도 이사를 떠나던 날, 옥상 위의 여우도 어디론가 사라진다. ‘여우야’는 지난해 신춘문예로 등단한 늦깎이 작가 조영아의 첫번째 장편소설로 올해 한겨레문학상을 받았다. 작가는 “중학생 딸아이에게 여우 한 마리를 선물해 세상은 그래도 살 만한 곳이라는 진부하디 진부한 이야기를 물어다주고 싶었다.”고 썼다.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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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구의 열린한문 교실(www.openhanmoon.pe.kr) 어린이들이 어렵게 느끼는 한자를 기초부터 쉽게 익힐 수 있게 만든 사이트로, 현직 한문 교사가 운영하고 있다. 한자의 기본 원리부터 고사성어와 속담, 실력테스트 등을 통해 쉽게 한자 실력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점이 특징이다. 상형, 회의, 형성문자 등 육서의 원리를 다뤄 한자를 만드는 원리와 쓰는 순서를 다루는 ‘한자 기초’와 ‘부수’, 고사성어 검색 기능과 주제별 고사성어를 다루는 ‘성어·속담’, 한자를 재구성한 ‘전자교과서’,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실력 테스트’ 등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 금주의 한자어와 바른말 고운말, 자료실 등을 갖춘 학습자료 코너도 볼 만하다. ●건강한 세상(www.woorisung.com) 보건교사가 운영하는 사이트로 어린이 성 교육의 모든 것을 담았다. 성에 대해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사춘기의 변화와 남녀의 생리현상, 성폭력 예방, 친해지고 싶은 친구, 생명의 탄생 등 어린이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선생님 공간’ 메뉴에는 성 교육, 보건 교육은 물론 눈병에서부터 독감, 일본 뇌염 등 부모들이 알고 있어야 할 다양한 의학 지식이 올라 있다.‘어린이 공간’ 메뉴에는 성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과 답변 모음, 상담실 등을 운영한다.‘공부 시간’ 메뉴에서는 생명의 탄생부터 사춘기까지 일어나는 성적 변화를 그림과 함께 자세히 소개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인간시대] 금천 동화 읽는 어른 모임 함박웃음

    [인간시대] 금천 동화 읽는 어른 모임 함박웃음

    지난 11일 금천구 봉천5동 동사무소 2층.20여명의 주부들이 옹기종기 둘러앉는다. 수박 떡 감자 등 간식거리가 올려진 책상 위에 주부들이 동화책 ‘나무 의사 큰손 할아버지’(사계절 펴냄)을 펴놓는다. 이들은 ‘금천 동화를 읽는 어른들의 모임 함박웃음’의 회원들이다. 이날은 월례모임이라 그림책, 동화, 옛이야기, 청소년 분과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게다가 지난 7일 함박웃음이 서울시로부터 ‘2006 서울사랑시민상 여성부문’ 장려상을 받은 것을 자축하는 자리였다. ●자녀와 눈높이 맞추기에 그만 주제 도서의 발제를 맡은 홍현옥(38)씨가 토론을 이끌었다. “나무 의사는 지식책입니다. 지난해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아이들에게 건넸는데 읽지 않더라고요.‘엄마 과제라고 도와달라.’고 했더니 큰아이, 작은아이 모두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회원들은 책을 읽으며 배운 점과 아이들의 반응을 이야기했다. “나무를 옮겨 심을 때 구덩이에 나뭇잎 찌꺼기를 넣으면 안된다고 하네요. 나뭇잎이 부패하면서 열이 발생해 나무의 성장을 방해한대요.” “노끈으로 현수막을 걸면 나무가 얼마나 아플까 생각해보지 못했는데요. 아이가 책을 읽더니 나무가 ‘불쌍하다.’고 울먹이더라고요.” 물관이 나무껍질을 통해 이동하기에 철조망이나 노끈으로 나무를 칭칭 감으면 나무의 수명이 단축된다. 이처럼 함박웃음은 어린이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나가기 위해 1997년 만들어졌다. 회원 수는 엄마 42명이며 매년 가을에 신입 회원을 모집한다. 강윤희(38)씨는 모임에 참여한 동기를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권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그러나 활동을 하다보니 그보다 크고 좋은 것을 얻었단다. 김원경(45)씨는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많아졌어요. 함께 읽은 책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를 나누죠. 그래서 사춘기가 다가와도 걱정되지 않더라 고요”라고 말했다. 홍현옥씨가 동의했다.“엄마를 도와준다는 생각에 아이가 더 열심히 책을 읽어요. 아이 얘기를 노트에 적으면서 들어주니까 신나하고요.” 엄마가 어린이 책에서, 그리고 자녀들에게 한 수 배우고 있는 셈이다. ●배우며 느낀 점 나눔에도 앞장 함박웃음은 배우고 느낀 것들을 남들에게 나눠주는 일에도 앞장선다. 매월 한차례씩 어린이와 학무모를 위한 강연회를 열고, 여름·겨울방학에는 독서교실을 운영한다. 올해는 오는 27∼28일 시흥5동 동사무소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자연은 내친구’라는 주제로 개최한다. 하루에 2권씩 책을 읽고 토론하는 자리다. 책의 계절 10월에는 ‘어린이를 위한 문화잔치’를 연다.500여명이 참석하는 행사라 4개월 동안 준비를 한단다. 특히 동화극이 인기다. 자녀들이 엄마의 출연을 손꼽아 기다린다. 올해는 ‘자연’을 주제로 정했다. ●책의 위력 실감 일주일에 한번씩 사회복지관이나 보육원을 찾아가 동화책을 읽어주는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양기순(37) 회장은 “아이들이 처음에는 동화책 구연에 어색해 하지만, 서서히 달라지는 게 느껴집니다. 책이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 배우죠.”라고 말했다. 어린이 책이 엄마와 자녀를, 그리고 또 다른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함박웃음이 추천한 여름방학에 읽을 만한 책 ●초등 저학년 (1) 나무(옐라 마리 그림, 시공주니어 펴냄) (2) 나무는 좋다(재니스 메이 우드리 지음, 마르크 시몽 그림, 시공주니어 펴냄) (3) 고향으로(김은하 지음, 길벗어린이 펴냄) (4) 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이태수 지음, 우리교육 펴냄) (5) 벼가 자란다(도토리기획 지음, 보리 펴냄) (6) 뿌웅 보리방귀(도토리기획 지음, 보리 펴냄) (7) 개구리 논으로 오세요(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사계절 펴냄) (8) 소금이 온다(도토리기획 지음, 보리 펴냄) (9) 개구리네 한솥밥(백석 동화시, 유애로 그림, 보림 펴냄) 10 좋은 엄마 학원(김녹두 지음, 김용연 그림,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초등 고학년 (1) 나무 의사 큰손 할아버지 (우종영 지음, 사계절 펴냄) (2) 새 박사 원병오 이야기(원병오 글, 우리교육 펴냄) (3) 과수원을 점령하라(황선미 지음, 사계절 펴냄) (4) 내가 나인 것(야마나카 히사시 장편동화, 고바야시 요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사계절 펴냄) (5) 진휘 바이러스 (최나미 지음, 우리교육 펴냄) (6) 사금파리 한 조각(린다 수박 글, 이상희 옮김, 김세현 그림, 서울문화사 펴냄) (7) 강마을에 한번 와 볼라요?(고재은 지음, 양상용 그림,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8)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안미란 지음, 윤정주 그림, 창작과비평사 펴냄) (9) 비 논 이야기(임종길 글, 봄나무 펴냄) 10 지엠오 아이(문선이 글, 유준재 그림, 창작과비평사 펴냄)
  • 어릴때 발레하면 골다공증 막는다

    어렸을 때 발레를 하면 뼈를 튼튼하게 해 늙어서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멜버른대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스포츠 의학 연구팀이 3년간 공동으로 8∼11살 어린이 143명을 조사한 결과, 사춘기 또는 그 이전에 1주일에 4시간 이상 발레 연습을 한 소녀는 뼈의 미네랄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발레를 한 소녀들은 특히 다리와 엉덩이, 요추 부위에서 보통 아이들보다 미네랄 수치가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11살에서 14살이 될 때 미네랄 수치가 크게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멜버른대 버나디트 매튜 박사는 뜀뛰기나 ‘뛰면서 방향 틀기’, 네트볼, 테니스 등을 통해서도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따라서 학교 교과과정에 이같은 스포츠 활동이 포함되면 좋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호주의 경우 여성의 절반과 60살 이상 남성의 3분의1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상을 입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의학잡지 ‘골다공증 인터내셔널’ 최신호에 실렸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메구미 94년 우울증 자살”

    “메구미 94년 우울증 자살”

    김영남(45)씨가 29일 오후 남한 취재진을 상대로 남측에서 주장해 온 고교 때의 납북설을 정면 부인하고, 그간의 의혹들에 대한 입장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4시 금강산호텔에 어머니 최계월(82)씨의 휠체어를 밀고 입장했다. 그는 “가정적 분위기에서 조용히 회포를 풀고자 했으나 나와 나의 가족에 대한 내외 관심이 높아지고 좋지 못한 여론도 나돌아 인터뷰를 하게 됐다.”면서 “사생활이 정치화 국제문제화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딸 은경(19)이와 관련,“은경이는 메구미 딸이자 내 딸”이라면서 “일본이 취하는 사태로 볼때 보낼 생각도 없고 스스로도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고 했다. 다음은 핵심 의혹에 대한 김씨의 해명 요지. ●입북 경위(김씨 납북을 실토한 남파 간첩 김광현은 97년 국정원 진술에서 “해변가에 쓸쓸하게 울고 있던 학생을 납치했다.”고 했고 이후 다른 인터뷰에서 “임무를 마치고 해상루트로 귀환하던 중 납치했다. 배에만 있어 자세한 경황은 모른다.”고 밝혔었다.) 고교 1학년 때인 1978년 8월5일 선유도 해수욕장에 남녀 학생이 함께 놀러갔다. 한창 신이 나서 놀았다. 선배 2명이 나서 내가 여자친구들에게 빌려줬던 녹음기 찾아오라고 폭력을 쓰고 욕을 했다. 빌려준 녹음기 찾아가는 것도 자존심 상하고 그냥 돌아가면 맞을 것 같아 해변쪽으로 갔다. 가서 나무쪽배에 몸을 피했다. 마음이 놓이지 않아 배를 뭍에서 빼고 잠시 쉬다 잠이 들었다. 깨보니 섬도, 해수욕장 불빛도 안보였다. 죽었구나 하는데 배가 지나가길래 옷을 벗어 구조 요청했다. 배에 있던 사람들이 자기네 있는 곳 까지 갔다가 가면 어떻겠냐고 했다. 알고 보니 북측배였고 남포항이라고 했다. 걱정도 됐으나 북측 사람들이 친절했고 특별대우도 해줘 마음이 풀어졌다. 특히 무료로 대학공부 할 수 있는 게 마음에 들어 집안형편 어려우니 공부좀 하고 가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떨어지겠다고 했고 세월이 28년 흘러버렸다. ●메구미와의 결혼생활과 사망 경위 86년 특수부서(대남사업)에서 만났다. 메구미에게서 일본말을 배웠다. 얌전하게 생긴 여성이었고 젊었으니 가까워졌고 결혼했다.8월이다.3년간 딸을 낳고 잘 살았다. 점차 메구미에게 병적 증상이 나타났다. 결혼 전부터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아이를 낳은 후 악화돼 우울증 동반했고 정신이상 증상까지 나타났다.94년 4월13일 사망했다. 어렸을 때 사고를 당해서 뇌를 많이 다쳤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머리를 아파했고 잘 낫지 않았다. 아내로 어머니로 진행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치료전문병원에 보냈는데. 잘 안 됐다. 나도 의학책 많이 봤다. 우울증에 의한 정신분열이라고 했다. 살면서 여러번 자살 시도가 있었다. 결국 병원에 가서 자살했다. ●새롭게 밝혀진 사실 딸 은경이는 어렸을 때 아명이 혜경이다. 메구미 문제 불거지기 전까지 어머니 얘기 안했다. 대학도 다니고 사춘기라 충격이 클 것 같고 개인생활 사회에 공개된다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혜경이라고 이름을 고쳐서 말했다.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집사람(박춘화·31)은 당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장인은 평양시 인민위 부위원장(평양시 부시장)으로 사업한다. 나는 금성정치대학을 졸업했다. 한편 김씨는 기자회견에 앞서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공동 점심행사에서 어머니 최씨에게 28년 동안 차리지 못했던 성대한 ‘북한식 팔순상’을 차리고 90년 된 산삼과 미국산 휠체어 등 선물도 건넸다. 팔순상에는 잉어, 털게, 신선로와 토종닭찜, 각종 과일과 떡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김씨는 산삼을 선물하며 “어머니 이거, 건강하시라고 제가 마련한 산삼인데,90년짜리야. 꼭 잡수시고 오래오래 사셔야 해”라고 말하고 비단 옷감 상자도 건넸다. 금강산공동취재단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여드름도 피부질환 짜지말고 비추세요

    최근 들어 청소년과 성인 여드름 환자가 늘고 있다. 전문의들은 20년 전에 비해 환자가 20∼30% 정도 늘었다고 말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서구식 식생활과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른 인체의 반응이 여드름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예전에는 이런 여드름을 성장기의 상징으로 여겼지만 정확하게 말해 피지를 만드는 피지선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일종의 피부질환이다. 피지선의 피지 분비량이 너무 많아 여드름이 생기는 것이다. ●여드름의 발생과 종류 모공에는 원래 ‘여드름균’으로 불리는 세균이 서식하고 있는데, 피지를 영양원으로 하는 이 세균이 피지 분비량이 늘면서 급격하게 증식해 문제를 일으킨다. 일단 염증이 생기면 환부가 붉어지고 붓기 시작한다. 여드름은 크게 염증성과 비염증성으로 나누는데 주로 염증성이 문제가 된다. 염증성은 염증 반응으로 피부가 붉어지고 통증이 나타나는 구진 단계에서 고름이 생기는 화농 단계로 진행하는데 주의할 점은 이때 여드름을 억지로 짜거나 잡아 뜯을 경우 상처가 덧나거나 평생 흉터가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원인 여드름은 가족력, 성장기 호르몬, 스트레스, 월경과 임신, 잘못된 화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선천적으로 지성피부를 가진 사람은 피지 분비량이 많아 얼굴에 기름기가 많고 모공도 커 그만큼 여드름이 생기기 쉽다. 또 청소년기에 생성되는 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피부의 각질화를 촉진하고, 피지선의 이상반응을 초래해 여드름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지성피부인 사람은 안드로겐에 훨씬 과민하게 반응하며, 성장기에는 안드로겐 분비량이 많은 남자가 여자보다 여드름이 많다.‘여드름=사춘기’라는 인식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또 피지 분비를 촉진하는 스트레스와 월경 및 임신도 여드름의 원인이다. 이런 원인으로 생기는 여드름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은데, 주로 입 둘레에 잘 생기고, 통증이 심하며, 배란일을 앞두고 악화됐다가 생리가 끝나면 좋아지는 특성을 보인다. 프로게스테론이라는 여성 호르몬 때문이다. ●치료 여드름을 짜서 피지와 고름을 빼내는 압출치료는 통증과 치료 부위가 붉게 부푸는 흔적 때문에 불편이 적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에는 ‘광치료(Photo therapy)’를 주로 사용한다. 통증이나 치료 흔적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이다. 광치료의 일종인 ‘옴니룩스-블루’치료법의 경우 415nm(나노밀리) 파장의 빛을 환부에 쪼여 염증 대사물질인 포르피린의 활동을 억제하고 여드름 세균을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이 치료법은 모든 종류의 여드름 치료에 적용할 수 있으며, 특히 여름철 땀 때문에 심해지는 등이나 가슴의 여드름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통증이 없고, 치료 후 바로 화장이나 일상활동이 가능하며, 치료비 부담도 적다. 최근의 임상 보고에 따르면 ‘옴니룩스-블루’를 이용해 통상 일주일에 2회씩 약 4주 정도 치료해 여드름의 70%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도움말 홍남수 듀오피부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책꽂이]

    ●내일은 키프키프 프랑스 이민가정에서 살아가는 사춘기 소녀의 내면세계를 담은 성장소설. 올해 21살의 여성 파이자 게네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지은 책으로, 자칫 우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민가정의 삶을 시니컬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묘사했다. 파리의 변두리 리브리 가르강에서 호텔 청소부로 일하는 엄마와 단 둘이 살아가는 열일곱 살 소녀 도리아. 아빠는 엄마가 아들을 낳지 못한다며 아들을 낳아줄 여자를 찾아 모로코로 떠나버렸다. 아빠가 집을 나간 뒤 각양각색의 사회복지사들이 집을 찾아오고 선생님들은 학교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도리아에게 심리치료를 받을 것을 권하는 등 생활은 우울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독특하고 괴상망측한 인물들이 도리아 주변에 하나 둘 나타나면서 우울하던 도리아의 삶도 어느새 푸근하게 변해간다. 문학동네.264쪽.8500원. ●나는 커서 CEO가 될래요 국내총생산, 국제수지, 기회비용 등 여러 경제적 현상과 이론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쓴 경제동화. 일곱난쟁이.192쪽.9000원.jslee@yna.co.kr ●대단한 지구 여행 지구의 탄생, 자전과 공전, 대륙이동설, 남극탐험, 신대륙의 발견 등 지구와 지리에 관련한 다양한 상식들을 망라한 상식백과사전. 측량 및 지형공간정보 기술자이자 공학박사인 저자는 천문, 물리, 지질, 지리, 생물, 토목, 건축, 기후학 등을 넘나들며 관련 상식들을 재미나게 설명한다. 푸른길.304쪽.1만 5000원. ●SF 홍길동 ‘홍길동’의 내용을 어린이용 공상과학소설로 꾸몄다. 소년 길동이가 먼 옛날 홍길동이 남겨놓은 도술책을 얻어 의로운 일을 행한다는 내용. 저자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EBS 교육방송 PD. 임꺽정이 우주 최고 의적으로 활약하는 내용을 담은 ‘SF 임꺽정’도 함께 출간됐다. 하얀용출판사. 각권 224∼248쪽. 각권 6500원.
  • [웰빙 한방칼럼] 방학때 아이들 키 챙기세요

    예전부터 역사적으로 훌륭한 위인들 뒤에는 보이지 않게 그들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부모가 항상 존재했다. 그래서일까. 방학이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부모들의 마음이 분주해진다. 인기 있는 학원에 등록하고 각종 캠프 일정을 알아보고 삼삼오오 팀을 만들어 자녀들이 부족한 과목을 보충할 계획을 세운다. 다만 예전하고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방학을 이용해 자녀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새로운 풍속도가 생겼다는 것이다. 사실 여름방학은 실제적으로 신학기를 지나 학교생활이나 친구들에게 익숙해져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 또 학업으로 지친 아이들의 체력을 회복하고 어깨를 짓누르던 각종 스트레스로부터 탈출해 몸과 마음이 한층 더 성장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방학이 끝나면 부쩍 키가 커진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방학이 지나도 키가 그대로인 아이들은 꼭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1년에 4㎝ 미만의 성장을 하거나 또래보다 키가 많이 작은 경우. 이외에도 사춘기의 조짐이 빨리 보이는 경우에도 부모가 아이의 성장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잘 크지 않는 아이들은 공통된 특성이 있다. 첫째가 먹는 양이 적고 소화기능이 약한 아이. 둘째가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지거나 편식을 하는 아이, 셋째는 감기나 비염 아토피 등 알레르기를 가진 아이, 넷째가 비만인 아이, 다섯째가 스트레스가 많은 아이이다. 이렇듯 성장장애는 눈에 확실히 보이는 질병이나 결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묘하고 사소한 것이며 애매모호할 수도 있는 원인들이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의 몸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기운의 흐름과 몸이 외부에 반응하는 정도도 제각기 다르다. 성장치료는 각 개인이 지니고 있는 외부적 환경과 내부적 환경을 고려하여 개개인에게 어울리는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다가오는 여름방학. 멋진 휴가계획과 더불어 자녀와 가족의 건강을 체크해보는 계획을 하나 더 추가해보자. 자연담은 한의원 김기준 원장(www.nature-clinic.com/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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