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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 인한 성조숙증, 청소년성장 막아”

    소아비만에 따른 성조숙증이 청소년들의 성장을 방해하며, 따라서 성조숙증을 적절히 치료함으로써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성조숙증이란 유방과 음모·고환 등의 사춘기 성징이 여아는 8세, 남아는 9세 이전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여아가 남아보다 4∼8배 정도 발현율이 높으며, 비만할수록 발현이 빠르다.성장 전문클리닉인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팀은 2007년 6월∼2009년 5월 사이 성조숙증으로 진단된 여아 317명에게 강황과 율무·포황 등 22종의 천연생약제로 만든 탕제를 처방한 결과,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성조숙증 치료에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치료 결과, 대상자의 여성호르몬 E2는 21.79pg/㎖에서 24.65pg/㎖로 분비량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으며, 난소 발육과 배란에 관여하는 난포자극호르몬(FSH) 역시 3.68mIU/㎖에서 4.29mIU/㎖로 미미한 증가에 그쳐 여성호르몬 분비를 상당 부분 억제했다는 것. 치료 중 대상자들의 키는 연평균 7.2㎝가 자랐다. 또 치료 중에 뼈의 성장과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성장호르몬 IGF-1은 377.6ng/㎖에서 455.2ng/㎖로 20.6%가 늘었고, 뼈의 활성인자인 ALP 역시 11% 정도 증가했다. 평균 105.2%이던 비만도는 치료 후 95.3%로 감소했다.일반적으로 만 10세에 키가 140㎝안팎인 여자 어린이의 경우 E2가 12.5pg/㎖, FSH가 3.5mIU/㎖ 정도면 정상으로 보지만 최근에는 키가 여기에 못미쳐도 성호르몬이 분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통 초경은 E2가 40∼60pg/㎖,FSH는 6∼7mIU/㎖일 때 시작된다.박승만 원장은 “여아는 체중 31㎏ 정도면 여성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는데, 이 때 식이요법 등으로 체지방을 줄이면 호르몬 분비량이 주는 것으로 보아 체중 관리만 잘해도 성조숙증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녹색성장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녹색성장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사춘기 아들에게 큰 고민거리가 생겼나 보다. “우리는 만족하면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지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긍정적인 답을 기대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럼, 당연히 그렇지!” 거리낌 없이 대답했지만, 금방 깊은 고민에 빠져 든다. 과연 그런가? 아들이 성인이 될 때쯤이면 가능할까? 지금 이대로 가면 불가능해 보인다. 만족, 행복, 삶, 권리. 삶의 질을 구성하는 핵심 개념들이다. 모든 것을 경제성장이 해결해 줄 것이라 배웠고 그렇게 믿으며 살아온 지도 오래된 일이다. 그런데 이번 경제위기를 겪으며 지난 반세기를 지배해 오던 도그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신뢰를 회수하고 있다. 경제성장 패러다임과 GDP라는 기준에 복종한 결과 경제가 성장한 만큼 모두가 잘살지는 못하고, 국제경제의 동시적 불안정성이 날로 심해지며, 전쟁과 환경 파괴도 인류의 삶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비판이다. 대안 찾기에 많은 사람들이 나서고 있다. 미국 사람들의 바람도 기존 도그마에 대한 실망과 희망 찾기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터다. 한국도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정과제로 채택된 녹색성장론이 그 중 하나다. 상호 모순으로 보이던 녹색과 성장이라는 두 개념을 합성한 녹색성장론이 명실상부하게 환경 개선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논의와 준비된 실천이 필요하다. 논의와 실천이 필요한 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녹색성장의 경제적 이득과 위기 극복책으로서의 의미 설파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성장 패턴을 친환경적인 것으로 바꾸는 데 필수적인 변화, 즉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살기와 경제활동하기, 그로 인한 불편함 감수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찾아보기 어렵다. 언론과 정당들도 여론 형성이나 실행방안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다. 특히 정당의 입장에서는 경제위기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계기로 만들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지지율 상승을 기대하는 것이 가장 정치적인 행위라는 것이 분명함에도 말이다. 한국과는 달리 외국에서는 오래전에 대안을 찾아 실천해온 사례가 있다. 예를 들면 1972년 로마클럽이 제출한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에 대해 대부분의 경제학자, 정치인들이 무시하거나 적대시했다. 이와는 달리 독일의 금속노조는 ‘삶의 질’이라는 주제로 전국대회를 열어 좋은 삶이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실행 전략을 수립해 조직적으로 실천하는 데 이르렀다. 이런 노력은 후에 체르노빌 사건, 녹색당 도약과 맞물려 독일의 모든 정당이 어떤 형태로든 환경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정책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독일이 최근 경제대국인 동시에 환경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반을 노조가 주도해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지금의 시스템 내에서도 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소비를 통해 만족감을 얻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는 현재와 미래의 인류 공동체가 삶을 담보로 갚아 나가야 할 부채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 자연에 대해 지속가능하게 대하고, 돈과 경제적 합리성만을 기준으로 하는 사회적 우선순위를 바꾸고, 이로 인한 단기적 불편함을 흔쾌히 감수하는 등 사고와 행위의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삶의 질을 전면에 내세우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일부 개인이나 조직이 감당할 만한 주제가 아니다. 학교와 가정, 근로현장은 물론 사회 전반에서 학생, 학부모, 노사, 언론 그리고 정치가 사회의 핵심 문제로 다루고 누구든 먼저 조직적 실천에 나서야 할 더 미룰 수 없는 주제다. 특히 녹색성장을 국가적 과제로 삼은 한국에서는 국가의 지도력 문제와 직결된다. 우리와 다음 세대가 만족하면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 권리를 정치적, 경제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의미이기 때문이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 성장기의 성의식·게임중독 분석

    성장기의 성의식·게임중독 분석

    부모들과 성에 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지난해 독립된 인격주체로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화제를 모은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이 13일 오후 9시50분부터 사흘에 걸쳐 2탄(연출 김한중)을 방송한다. 이번에는 ‘사춘기’, ‘미디어’, ‘형제’를 주제로 아이들의 사생활을 따라가 본다. 13일 1부 ‘사춘기’편에서는 성 문제를 다룬다. 부모와 아이 사이의 성적 대화는 우리 사회에서 거의 금기시돼 왔다. 하지만 부모와의 대화가 일상적으로 단절된 아이들은 성 행동에서 높은 폭력성을 보인다고 한다. 방송은 실험을 통해 부모와 아이 사이의 성적인 대화가 아이들의 성 의식을 형성하는 데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본다. 참여학생들에게 ‘성관계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은?’이란 과제를 내주며 전문가들이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 결과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과제를 준비했으나, 오히려 부모들은 그 모습에 당황한다. 아이들의 성 의식은 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개방적으로 변해가는데, 부모들은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세대간 단절은 14일 2부에서 다루는 ‘미디어’ 분야에서도 크게 나타난다. 최근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게임중독’을 걱정한다. 하지만 걱정만 앞설 뿐 아이들이 즐기는 게임의 실체를 제대로 아는 부모는 드물었다. 마지막 15일 3부에서는 아이들의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인 ‘형제’에 대해 다룬다. 형제관계는 아이들이 스스로 형성해야 할 관계지만 부모들의 간섭이 불평등을 낳기도 한다. 방송은 실제 사례를 통해 아이들이 느끼는 차별의 실태를 밝혀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2030] 이 시대 청순들의 콤플렉스 극복기

    [2030] 이 시대 청순들의 콤플렉스 극복기

    ‘20세기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50세의 나이로 지난달 25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경쾌한 비트의 곡들로 대중의 귀를 즐겁게 했고 현란한 ‘문워크’로 눈을 사로잡았던 무대 위의 영웅이었다. 그러나 슈퍼스타에게도 콤플렉스는 있었다. 사춘기 시절부터 낮은 코가 콤플렉스였던 마이클 잭슨은 수많은 성형수술과 그에 따른 부작용에 시달리며 어두운 삶을 보내기도 했다. 크고 작은 열등감에 사로잡혀 괴로워하기는 한국의 2030들도 마찬가지다. 작은 키 때문에 고민하기도 하고, 숫기 없는 성격 탓에 애태우기도 한다. 하지만 한없이 커보이는 콤플렉스도 뛰어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2030들의 콤플렉스 극복기를 들어 본다. ‘동안(童顔)이 대세’인 시대에 회사원 한모(29)씨는 괴롭기만 하다. 칙칙한 피부와 한 줌도 안 되는 머리숱 탓에 제 나이보다 10년은 늙어 보이기 때문이다. ‘성숙한’ 얼굴 덕에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성인 영화관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특권’이 있었다던 한씨는 어려 보이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다. 탈모 해결을 위해 비싼 전용샴푸를 종류별로 다 써봤다. 여성용 영양크림, 아이크림, 에센스 등 비싼 화장품을 한꺼번에 30만원어치나 사들인 적도 있다. 옷에 신경쓰는 것은 기본이다. 면바지 대신 청바지를 자주 입고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는다. 한씨의 이같은 눈물겨운 노력도 허사일 때가 많다. 사람들은 여전히 한씨를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봤다. 마음고생 탓에 머리가 더 빠지고 이마의 주름이 한층 깊어지자 한씨는 2년 전 속 편하게 포기하고 살자고 마음먹었다. 그러자 변화가 시작됐다. “부장님”이라고 부르며 놀리던 동료의 농을 가볍게 받아 넘겼다. 소개팅에서 만난 여성들에게는 “놀라셨죠? 어디 가면 아버지랑 친구 같다고 놀림 받습니다.”라고 선수를 쳤다. 한씨가 편한 모습을 보이자 주변 사람들도 더이상 그의 콤플렉스에 주목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쿨하게’ 받아들이는 게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제일 쉬운 방법인 것 같아요.” 한씨의 콤플렉스 탈출법이다. 5년차 영업사원인 김모(29·여)씨도 외모 콤플렉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사각턱’이 열등감의 원인이었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날씬 몸매의 소유자인 김씨였지만 항상 ‘사각턱’ 때문에 스스로를 못생겼다고 자학했다. 첫인상이 중요한 영업사원이었기 때문에 “각진 턱 때문에 고집 있어 보인다.”는 주변의 한마디는 김씨에게 큰 상처가 됐다. 고민 끝에 김씨는 보톡스 주사를 맞기로 결심했다. 이마에 보톡스 시술을 받았던 김씨의 친구는 “턱에 맞으면 근육을 줄여 줘서 얼굴이 한결 갸름해 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퇴근 후엔 늘 인터넷을 뒤적거리며 성형외과 사이트와 포털 사이트를 검색해 가격 등을 비교했다. 그러나 선뜻 병원을 찾진 못했다. 한 방의 주사로 외모 콤플렉스를 모두 날릴 순 없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 김씨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건 남자친구 정모(30)씨였다. 정씨는 “얼굴 모양새보다 더 중요한 것은 표정”이라면서 “더 밝게 고객들을 응대하면 사각턱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남자친구의 응원에 힘입어 보톡스 주사를 포기한 김씨는 턱을 가리려 길렀던 머리카락도 짧게 다듬었다. 김씨는 “제 얼굴이 가장 예쁘다는 남자친구의 말에 큰 자신을 얻었어요. 생글생글 웃으면 고객님들도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홍보대행사 7년차 대리인 이모(31·여)씨는 숫기 없는 성격이 콤플렉스였다. 많은 고객과 언론사를 상대해야 하는 직업을 가졌는 데도 이씨는 사람 만나는 게 제일 어려웠다. 일 때문에 자신보다 10~20살은 많은 ‘아저씨’들과 만날 일이 잦지만 그때마다 도무지 대화 소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색한 침묵만 지키다 불쑥 본론을 꺼내는 바람에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들기 일쑤였다.”고 이씨는 털어놨다. 다행히 3년쯤 지나자 적응이 많이 돼 일에도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근사근한 성격으로 많은 고객을 유치해 사장 신임을 한 몸에 받는 후배 강모(28·여)씨에 비하면 이씨는 한참 멀었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1월 후배가 이씨보다 먼저 과장으로 승진하자 이씨는 이대로 뒤처질 수 없다는 생각에 ‘변신’을 마음먹었다. 라틴댄스 강사로 일하는 친구의 도움으로 ‘성격 개조를 위한 살사 특별훈련’에 돌입했다. 이씨는 일주일에 두 번 압구정동 살사클럽에서 강습을 받았다. 이씨는 음악에 몸을 맡기고 옷이 흠뻑 땀에 젖을 정도로 춤을 추는 자신의 모습에서 섹시함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춤을 추며 남성 파트너를 이끌기 시작하면서 점차 자신감이 붙었다. 춤을 배운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아마추어 라틴댄스 대회에 출전할 정도로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한다. 자신감이 생기자 회사생활도 즐거워졌다. 상사와 고객을 대할 때 수줍어하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그녀는 말한다. “사람 만나는 일이 더 이상 두렵지 않아요. 열심히 일하다 보면 과장 직함도 곧 달 수 있겠죠.” 대학생 김모(21·여)씨 역시 신입생 시절 소심한 성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어려서부터 엄한 아버지와 ‘여장부’인 큰언니에 기가 눌려 지낸 탓에 좀처럼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성격 맞는 친구들과 어울려 학급 뒤편에서 조용히 지내면 그만이었지만 대학에 오니 사정이 달랐다. 대학생활에 잘 적응하고 싶은 마음에 오리엔테이션이나 엠티(Membership Training) 등 각종 행사에 빠지지 않았지만 늘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였다. 선배들은 말없는 김씨를 챙겨 주는 대신 시원시원하고 싹싹한 후배들과 흥겹게 술잔을 기울였다. 활발한 대학문화에 충격 받은 김씨는 소심한 성격을 고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성격개조학원을 다니고 심리치료를 받은 것은 물론 대범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해 준다는 한약까지 먹었다. 그러나 천성이 쉽게 고쳐질 리 없었다. 그로부터 1년 뒤 반전의 기회가 찾아 왔다. 2학년이 된 김씨는 신입생들을 받고 어느덧 ‘선배’가 됐다. 김씨는 친구의 설득으로 신입생 환영회에 마지못해 참석했다. 술집 구석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김씨는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밖으로 뛰어 나가는 여자후배 한 명을 보았다. 김씨는 이내 따라나가 사연을 물었고 과음한 남자선배가 외모로 꼬투리 잡아 듣기 힘든 농담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울먹이는 후배를 토닥이며 달랬고 선배의 속깊은 행동에 감동 받은 후배는 그 후 김씨를 친언니처럼 따랐다. ‘그날밤 이야기’는 후배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김씨는 ‘소심한 선배’가 아닌 ‘세심하고 배려깊은 선배’가 돼 있었다. 김씨는 “‘소심하다.’와 ‘세심하다.’는 결국 같은 뜻이잖아요. 자기 성격 탓에 기죽을 것 없이 장점을 살리면 된다는 걸 느꼈어요.”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직장인 정모(29·여)씨는 ‘꿈의 직장’으로 통하는 공기업 직원이다. 주변에서는 모두 “부럽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는 입사 뒤 줄곧 우울증에 빠져 지냈다. 입사동기에 비해 한없이 낮은 자신의 학력 때문이었다. 수도권 소재 대학을 졸업했지만 입사 동기들은 대부분 석사 출신에 유학파였던 탓에 업무 때는 물론 사적인 대화를 나눌 때조차 뒤처진다는 자격지심을 떨칠 수 없었다. 심지어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와 무관한 가정대 출신이라는 것도 열등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정씨는 콤플렉스 극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아침 출근도 가장 먼저 하고 별도로 영어, 업무 스터디까지 꾸렸다. 무작정 열심히 하다 보니 공부에 흥미를 느껴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그녀는 올해 초 서울 한 사립대의 행정대학원에 합격해 주경야독을 하고 있다. 정씨는 “결국 실체도 모호한 학연에 연연한 셈이었지만 결과적으론 제게 도움이 된 거 아닌가요. 석사 학위 받으면 그 다음엔 또 박사학위자들에게 질투를 느끼겠지만요.”라며 웃었다. 직장인 안모(35·여)씨는 ‘슈퍼우먼 콤플렉스’에 빠진 고교 동문 이모(35·여)씨를 이해할 수 없다. 평범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며 튀지 않는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안씨와 달리 이씨는 최상위권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회계사다. 잘나가는 회계법인에 근무하는 이씨는 2살배기 아들을 둔 맞벌이 부부이기도 하다. 안씨는 “신기한 건 친구가 아무리 바빠도 절대 집안일을 남에게 맡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남편과 아이 입에 들어가는 음식도 손수 만들어야 하고 빨래도 남의 손을 탈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평일에 서너시간밖에 못 자더라도 모든 집안일을 자신이 감당했다. 친구의 결벽증이 걱정스러웠던 안씨는 이씨에게 쓰레기통처럼 너저분한 자신의 집안을 보여 줬다. 그러면서 “우리는 주말에 피자 시켜 먹는 대신 미술관, 공연장을 찾아다니며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일러줬다. 처음엔 이해할 수 없다던 반응을 보이던 이씨는 돌아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안씨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 그녀는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집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나만의 여유를 찾기로 했다.”고 고백했다. 안씨는 “친구가 내 생활 속에서 ‘발견’을 한 것 같다.”면서 “여전히 도우미는 안 쓰지만 집안일을 남편과 분담하고 혼자 쉬는 시간도 빼냈다더라.”고 전했다. 그는 “때론 남들같은 평범함을 따라가는 게 콤플렉스를 벗는 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오달란기자 dynamic@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전세보증금 소득? 빚?… 과세 부활 논란 동료 부정 눈감은 공무원도 징계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들여다보니 청와대·네이버 이메일·옥션…접속불능 ’학파라치’ 나도 해볼까 해방촌 철거발표 이후 주민들 만나 보니… “부드러운 ‘초식남’ 애인감으로는 글쎄…”
  • [책꽂이]

    ●외국어를 공부하는 시간(오현종 지음, 문학동네 펴냄) ‘사과의 맛’으로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준 작가의 다섯 번째 책. 지난 여름부터 4회동안 청소년 잡지 ‘풋,’에 연재됐던 것을 모았다. 외국어고등학교를 다니는 열일곱살 주인공을 중심으로 학창시절과 사춘기를 지나며 겪는 고민에 대해 이야기한다. ●느림보마을(문태준 지음, 마음의숲 펴냄) 시인 문태준의 첫 산문집이다. 시에서 보여줬던 서정성을 산문으로 고스란히 옮겨왔다. 시적인 표현과 묘사로 바쁜 세상 속에서 휴식을 줄 ‘느림’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연풍경, 생활, 사람에 대한 시인의 깊은 사유를 엿볼 수 있다.
  • [공연리뷰]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완벽한 절망으로 닫힐 듯하던 무대는 마지막 순간 실낱 같은 희망의 틈새를 열어 두었다. 성적을 비관해 자살한 모리츠, 낙태수술을 받다 숨진 벤들라의 무덤 앞에서 이 모든 비극의 원인 제공자인 멜키어는 끝내 죽음의 유혹을 떨치고 일어선다. 자신들을 절벽끝으로 몰아붙인 기성 사회와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노라 다짐하면서. 10대 청소년들의 욕망과 절망을 이토록 과감하고 격정적으로 드러낸 무대가 또 있을까.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누구나 경험했고, 익히 알고 있지만 감히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것들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임신과 낙태, 자살, 동성애 등 감추고 싶고, 부정하고 싶은 것일수록 더욱 환한 조명아래 노출시키는 대범함은 이 작품이 왜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뮤지컬로 불리는지를 입증한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명확한 이분법적 대립구조를 바탕으로 한다. 권위와 억압으로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기성 세대와 사춘기의 충동과 열정에 사로잡힌 청소년들. ‘어른도 아이도 아닌 몸’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성에 대한 호기심은 어른들의 무지와 무관심에 의해 왜곡되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의 몫으로 남겨진다. 성애 묘사와 노출신은 예상만큼 충격적이진 않다.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장면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줄에 매달린 이동 무대에서 불안하게 이뤄지는 벤들라와 멜키어의 성애 장면은 줄타기하듯 위태로운 그들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오히려 교복 품안에서 마이크를 꺼내 세상을 향해 절규하듯 노래를 부르고, 있는 힘껏 발을 구르며 내면의 분노를 날 것 그대로 보여 주는 장면이 기성세대에겐 더 심리적인 충격일 수 있다. 김무열(멜키어)과 조정석(모리츠), 김유영(벤들라) 등 주연 배우들에게선 잠재적 기량이 엿보였지만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2010년1월1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02)744-433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두달 전 부산의 결혼이주여성 12명이 함께 문을 연 다문화 카페 ‘휴’. 앤티루는 이곳에서 제일 애교 많고 싹싹한 막내이자, 베트남 홍보대사다.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응원 속에 하루하루 자신감을 되찾아 가는 앤티루. 고마운 가족들에게 한국에서 받은 첫 월급으로 크게 한턱 쏜다. ●1 대 100(KBS2 오후 9시) 특집 ‘최후의 아내’편에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팀 중 김국진이 1인으로 먼저 도전하며, 그 다음 주에는 나머지 멤버인 이경규, 김태원, 이정진, 윤형빈, 이윤석, 김성민이 100인으로 도전한다. ‘최후의 아내’편의 100인으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퀴즈의 여왕을 꿈꾸는 주부들이 도전한다. ●태희 혜교 지현이(MBC 오후 7시45분) 미선과의 이별후 잠적해 버린 종신. 온 동네 사람들이 종신을 찾아 나선다. 종신의 엄마는 경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종신을 찾는 한편 자신에게까지 지극정성인 미선에게 마음을 점차 열게 된다. 한편 종신이 호텔룸에 숨어 지내는 걸 알게 된 연습생들은 종신에게 가수 데뷔를 시켜 달라며 조른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25분) 3남매 중 첫째. 하지만, 하는 짓을 보면 누구도 맏이로 보지 않는다. 무조건 “난 못해!”를 외치며 엄마부터 찾는다. 뭐든 내 요구대로, 내 마음대로인 아이. 그것도 모자라 수틀리면 울고, 소리 지르다 집어 던지고, 때린다. 더 심하게 하겠다며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 6살 승완이를 만나 본다. ●공부의 달인(EBS 오후 10시40분) 전교 최상위권의 성적을 가지고 있던 신영하 군. 어느 날 영하에게 사춘기가 찾아 왔다. 어머니의 간섭, 공부 대신 만화책에 빠져 있던 영하군과 어머니의 갈등은 계속되었다. 질풍노도의 시기, 사춘기를 벗어나 자신의 꿈을 찾은 신영하 군은 어떻게 공부의 달인이 될 수 있었을까.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지구의 생존을 위협하는 온난화. 지구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면서 전 세계 빙하가 급속하게 녹고 있는데 이는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져 섬이나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극빈국가들이다. 이들을 위한 특별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 [길섶에서] 회한/김성호 논설위원

    빵집. 약속장소가 하필 빵집이람. 독일로 건너가 산 지 오래됐다지만…. 50줄의 이방인(?)에겐 영 어색한 자리. 약속시간도 한참 지났는데, 친구는 나타나지 않고. 사방엔 10대들의 재잘대는 소리만 그득하다. 여기저기서 흘깃흘깃 겨눠오는 눈길들. 피곤하다. “냠냠.” “냄냄.” 시선들을 피하다가 만난 앞자리의 대화. 20대 중반 엄마와 2∼3살쯤의 어린 딸. 빵을 먹이며 “냠냠.”을 강요하는 엄마에게 아이는 번번이 “냄냄.”으로 응수한다. 발음탓이려니 했는데 아니다. 생글생글 웃어가며 엄마를 놀린다. 엄마가 소리를 지른다. 벼락처럼 터진 울음. 울릴 것까지야. 아이 엄마에게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다가 떠올린 선친. 사춘기에 나도 “냄냄.”이었지. 귀찮은 잔소리로만 여겨 굳이 청개구리가 되곤 했으니까. 카투사 복무시절 미군 룸메이트도 그랬지. 한국말 발음을 교정시킨다며 정색하고 다투던 미군 친구. 다 하릴없는 고집뿐인 것을. “냄냄.” 헐레벌떡 들어선 친구에게 장난삼아 건넨 인사말. 오랜만의 대면인데 좀 심했나?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밀도있는 스토리 아쉬워

    18일 ‘여고괴담5:동반자살’(이종용 감독)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여고괴담’이 처음 등장한 때가 지난 1998년이니 꼭 11년 만이다. 영화는 피로 우정을 맹세하는 여고생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곧 그 중 한명인 언주(장경아)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교는 충격에 빠진다. 마지막 순간 소이(손은서), 유진(오연서), 은영(송민정)이 함께 있었다는 소문에 언주의 동생 정언(유신애)은 이들을 찾아 나선다. 제작진은 “5편은 여고생들 특유의 ‘동반’ 문화가 공포의 대상”이라며 “화장실에 갈 때도 함께 하는 사춘기 여고생이 죽는 순간도 함께 하자는 위험한 약속을 하면서 거대한 공포가 펼쳐진다.”고 소개했다. 영화는 언주의 자살이 품은 진실을 향해 긴장감있게 나아간다. 그 와중에서 발생하는 또다른 죽음, 핏빛 가득한 영상과 귀를 때리는 효과음은 강도 높은 공포를 안겨준다. 힘있는 현실 풍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사회와 제도의 어두운 이면, 사춘기 특유의 불안한 심리를 엿볼 수 있는 점도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영화는 전편에서 다룬 성적, 우정, 이성, 왕따, 가정에 대한 고민이라는 소재들을 다시 갖다놓으면서도 긴밀감있게 엮지는 못했다. 또 인물들이 자살 결심에 이르는 과정을 충분히 묘사하지 못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는 ‘여고생의 동반문화’라는 기표를 지나치게 단선적이고 피상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또 죽음을 다짐하는 첫 장면에서 배우가 3명인데, 다음 장면인 옥상으로 올라가는 장면에서 갑자기 배우가 4명으로 늘어나는 등 세세한 부분에서 비약을 보이거나 개연성을 놓칠 때가 많다. 보다 신선한 소재와 심층적인 주제, 기본에 충실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했다는 아쉬움을 지우기 어렵다. 15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열살 이혼녀… 그녀의 목숨건 용기

    이슬람 율법이 지배하는 예멘에서 아내가 남편을 거부하고, 심지어 이혼을 요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명예(샤리프)와 공동체(움마)를 중시하는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의 이혼, 외도 등은 가문의 명예를 해쳤다는 이유로 ‘명예살인’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2008년 4월 열살 아내, 누주드 알리가 제기한 이혼 소송은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누주드는 결혼의 의미도 제대로 모를 나이에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20살 연상의 남자와 혼인했다. 남자는 누주드가 사춘기를 지날 때까지 잠자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약속은 곧 깨졌다. 결혼 생활 두 달 동안 성폭행과 구타가 반복됐다. 남편이 처음 친정에 보내줬을 때 누주드는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 법원으로 향했다. 법원 건물 안에서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했던 초라한 아이는 6일 후 아브도, 가지, 와헤드 등 세 명의 판사와 인권변호사 샤다 나세르, 아빠의 두번째 부인인 도울라 엄마의 지원을 받으며 이혼 소송을 시작한다. 목숨을 건 이혼 소송 끝에 받아낸 승소 판결은 다른 또래들에게 용기를 주며 불합리한 조혼제도로 희생당한 아이들을 속속 해방시키고, 결국 지난 3월에는 17세 미만 소녀들의 결혼을 금지하는 ‘강제 조혼 폐지 법안’까지 이끌어냈다. ‘용감한 열 살’은 지난해 미국 여성 주간지 ‘글래머’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으로 뽑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과 한 무대에 서기도 했다. ‘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문은실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는 누주드가 프랑스의 프리랜서 기자 델핀 미누이의 도움으로 써낸 자신의 이야기이다. 두 달간의 결혼, 두 달간의 소송을 겪은 누주드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 “샤다처럼 변호사가 돼 다른 여자아이들의 모범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는 평범한 소녀가 됐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올 초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12개 언어로 판권이 팔렸다. 유력 정치인이나 인권단체가 해내지 못한 일을 이뤄낸 ‘작은 영웅’의 용기와 그 주변의 사람들에게 느끼는 희망은 어느 위인전보다 강력하기 때문이다. 9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얇고 쉬워 보이지만 불편한 책

    마리아는 열 네살 먹은 소녀다. 가슴이 봉긋 올라오지 않아 걱정하고, 이웃집 오빠 루까스를 생각하면 가슴이 야릇하게 울렁거림을 느끼고, 뇌졸중에 걸린 할아버지 병환이 한층 나았다며 진심으로 기뻐하고, 가정교사에게 지리와 산수·외국어 등을 배울 생각에 기대와 걱정이 오가는 ‘평범하고 천진난만한’ 사춘기의 소녀다. 하지만 마리아는 열 네살 생일 선물로 커다란 쟁반 위에 얹혀진 꼬마 흑인 ‘꼬꼬’를 아빠로부터 선물받은 소녀이다. 여기에 ‘핸드백에 넣기엔 좀 큰 채찍’도 함께 선물받는다. 그리고 엄마의 친구들로부터는 채찍을 언제, 어떻게 휘둘러야 하는지를 배운다. 흑인 노예의 따귀를 이유없이 갈기거나 채찍을 휘두르곤 한다. 바닥에 떨어진 케이크를 싹싹 핥아먹으라고 꼬꼬에게 시키는 엄마를 무심히 지켜본다. 또한 까만 이들과 다르게 자신의 피부 색깔이 하얗다는 것에 대단히 만족한다. 꼬꼬를 팔아버린 뒤 새로 들여온 여자 흑인 노예가 낳은 아기를 ‘그것’으로 부른다. 네덜란드 출신의 돌프 페르로엔이 쓴 ‘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이옥용 옮김·내인생의책 펴냄)는 얇고 쉬워 보이지만 아주 불편한 책이다. 200년 전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남아메리카 수리남의 커다란 커피 농장주의 외동딸, 작중 화자 ‘마리아’의 일기체 형식을 띠고 있는 일종의 성장소설이고, 200년이 지난 뒤에도 인권과 인종차별 문제에 있어 현재진행형의 고민을 던지는 일종의 보고문학이다.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고병권 박사는 추천사를 통해 “악녀일기는 노예주의 폭력과 위선, 광기에 대한 해맑은 고백이자 어른들 마음 속 인종주의의 추악함의 천진난만한 외양”이라면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신체 일부를 사고 팔고, 피부색이 다른 이들을 차별하는 등 노예제와 인종주의의 온갖 변형들이 우리 옆에 있다.”고 말했다. 사심(邪心)없는 마리아는 자신의 아빠가 흑인 노예를 성착취하는 사실도 알고, 자신이 좋아했던 루까스가 흑인노예에게 아이를 갖게 한 것도 알지만 잠시 언짢아할 뿐이다. 마리아는 금세 새로운 삶을 꿈꾸며 자신의 일기장 맨 마지막에 이렇게 적는다. ‘인생은 얼마나 멋진가!’ 우리 주변을 둘러싼 것들에 대해 외면하거나 당연시하는 사이에 길러진 ‘왜곡된 착함’은 이렇게 성장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같은 원작 다른 느낌의 뮤지컬 2편] 사춘기

    [같은 원작 다른 느낌의 뮤지컬 2편] 사춘기

    서울 명동 해치홀에서 공연 중인 창작뮤지컬 ‘사춘기’(이희준 각색, 김운기 연출)는 ‘스프링 어웨이크닝’과 원작은 같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다. 지난해 초연 당시 히트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명성에 무임승차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지만 일단 공연을 보고 나면 이 작품의 시작과 끝이 ‘스프링 어웨이크닝’과 무관하게 이뤄졌다는 점에 공감하게 된다. ‘사춘기’는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이 제시한 강렬한 문제의식과 캐릭터만 남겨두고 구체적인 사건 전개와 갈등 요소 등은 한국 상황에 맞게 재창작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성에 눈뜨는 청소년의 충동적 욕망을 중요하게 다룬 반면 ‘사춘기’는 입시 강박, 가족 불화, 인터넷 중독 등을 비중있게 다룬다. 성애 묘사도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상징적으로 처리했다.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과 생동감 넘치는 안무도 좋다. 초연에 비해 이번 공연은 한결 정리되고, 세련돼졌다. 세트 없이 조명과 영상으로만 처리한 무대는 간결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텅 빈 무대를 채우는 건 오승준(영민), 에녹(선규) 등 성장 가능성 높은 젊은 배우들의 땀과 열정이다. 공연은 무기한. 2만 5000~3만 5000원. (02)751-960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뱀같은 사나이의 사련(邪戀)3년

    사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잔악하다. 개구리를 노리는 뱀의 악착스러움과 징그러움 - 결코 사랑이란 이럴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랑의 너울을 쓰고 벌어진 뱀과 개구리의「시소·게임」. 대구경찰서는 지난6일 박(朴)모씨(22·대구시)을 폭력행위등 처벌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간음혐의로 구속.『이처럼 뱀같은 인간은 처음 보았다』고 박을 맡아 구속영장을 집행한 변종근(卞種根)형사가 말할 정도로 그가 뱀같이 악착스럽고 징그럽게 굴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그에게 개구리처럼 괴로움을 당했던 아가씨는 같은 동네에서 소꿉친구로 자란 문(文)모양(22·대구시). 이들의 고향은 경남 합천군 가야면. 둘은 이웃에서 자라 국민학교도 함께 나온 동기동창. 어려선 철 없는 소꿉친구였지만 사춘기에 접어들자 둘은 차츰 멀어지기 시작했다. 가까이만 가도 질겁을 하며 도망치는 문양에게 더욱 사랑과 미움을 느꼈다는 게 박의 고백. 사건의 발단은 3년 전인 70년2월28일 밤 고향마을에서 일어났다. 문양이 이웃 마을에 심부름을 다녀오다 박에게 잡혀 뒷산으로 끌려가 욕을 본 것이다. 문양은 이때『있는 힘을 다해 저항했으나 두손을「넥타이」로 꽁꽁 묶인 채 당했다』는 주장이고 박은『결사적인 반대는 없었다』고 진술. 어쨌든 이일을 계기로 둘은 계속 관계를 맺었고 반년도 못돼 온 동네에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문양은 소문을 피해 대구로 도망쳤다. 대구에는 Y대학교에 다니는 오빠가 자취생활을 하고 있었다. 박도 뒤따라 대구의 형집으로 옮겨왔다. 끈질기게 문양을 찾아다니며 사랑을 호소했다. 그러나 문양은 대구에서 회사원 생활을 하는 윤(尹)모씨(25)와 약혼해 버리고 말았다. 박은 아무리 애걸해도 문양을 만나 볼수 없게 되자 협박하기 시작했다. 둘의 숨겨진 관계를 약혼자인 윤씨에게 폭로하겠다는 것. 타협 끝에 문양은『3일 동안만 동거한 후 깨끗이 헤어지자』는 박의 제의를 받아들여 여관에서 3일 동안을 함께 살았다. 그러나 둘의 관계는 이런 방법으로 끝날 수가 없었다. 소꿉친구 욕보이곤 결혼못하게 방해 박은 이번에는 딸의 혼사준비 때문에 대구에 온 문양의 어머니를 만나 돈 30만원을 요구했다. 돈을 받아내기는 커녕 오히려 호통만 들은 박은 기어이 윤씨를 찾아가 비밀을 폭로했다. 제대로 손목조차 잡아 보지 않았다는 윤씨는 당장 파혼을 선언, 결혼준비로 사용한 18만원을 문양측으로부터 배상받기까지 했다. 문양은 품 속에 식도를 품고 박을 만났다.『폭로한 사실은 거짓이었다』고 윤씨에게 변명해 달라고 졸랐다. 박은 오히려 유혹의 손길을 내밀었다. 문양은 칼을 꺼내 박의 등을 찔렀다. 두꺼운「잠바」에 미끄러져 칼은 빗나갔고 박은 달아나기 시작했다. 문양은 뒤쫓으며 칼을 던졌다. 칼은 박의 엉덩이에 맞아 상처를 냈다. 문양은 상해혐의로 대구경찰서에 구속됐다가 적부심으로 풀려났다. 다시 박을 찾아갔다.『거짓폭로였다』고 윤씨에게 말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박은 분통을 터뜨려 문양을 때렸다. 목을 졸라 실신하자 길바닥에다 버렸다. 문양은 순찰경찰관에게 발각되어 병원에서 소생하자 경찰에 찾아가 사실을 털어 놓고 박을 고발했다. 박의 간악한 집착이 사랑일 수 없다면 문양의 윤씨에 대한 집념은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대구(大邱)=배기찬(裵基燦)> [선데이서울 72년 8월 20일호 제5권 34호 통권 제 202호]
  • [나눔 바이러스 2009]메이크어위시재단·에쓰오일 주최 희망나눔캠프

    [나눔 바이러스 2009]메이크어위시재단·에쓰오일 주최 희망나눔캠프

    지난달 30일 제주 한라산 어승생악. 산등성이에서 바라본 오월의 하늘은 티없이 맑았다. “와아~”하는 함성과 함께 그 위로 파란색과 흰색 풍선이 두둥실 떠올랐다. 백혈병, 소아암 등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 14명과 가족들이 소원을 쓴 종이를 붙여 띄운 풍선이다. 이들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과 에쓰오일이 주최한 ‘희망나눔캠프’에 참석한 사람들이다. 올해로 3년째 개최되는 이 캠프는 난치병 환아(患兒)와 가족들을 위해 마련됐다. 병원에만 있느라 통 바깥 나들이를 하지 못하는 어린이와 어머니는 물론이고, 부모님의 관심 밖에 밀려 있는 형제자매들의 정서적인 지지를 위한 캠프다. 박은경 메이크어위시재단 사무총장은 “난치병 가족들은 투병활동, 경제적 문제 못지않게 심리적인 문제도 매우 많다.”면서 “등산, 승마 등 평소에 해보지 못한 야외활동을 하며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가족간의 갈등이 저절로 해소된다.”고 전했다. 이번 캠프는 지난달 29~31일 제주에서 열렸다. 난치병 환아와 어머니, 18세 미만의 형제자매 1명씩 모두 42명의 난치병 가족들이 한라산 등반과 말타기, 공룡랜드 방문 등 다양한 야외활동을 체험했다. 메이크어위시재단은 그동안 집안형편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한 환아 부모님의 결혼식을 마련해주고, 예쁜 방을 갖고 싶다는 아이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등 아픈 아이들의 요술방망이 역할을 했다. 이번 행사에는 메이크어위시재단을 통해 꿈을 이뤘던 아이들 중 기초생활수급권자 가정 등 형편이 넉넉지 않은 아이들을 골라 초대했다. 저녁에는 가족에게 상장 수여하기, 클레이점토로 액자 만들어 선물하기 등 서로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이어졌다. 캠프 둘째날인 30일 오후 진행한 말·카트라이더 타기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 행사였다. 경직성 사지마비로 목발을 짚고 다니는 강민석(9)군과 누나 수진(12)양도 얼굴에 함박웃음을 띠며 즐거워했다. 어머니 유은자(43)씨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이렇게 가족끼리 나올 기회가 거의 없죠. 아이들도 그렇고, 저도 소아마비 3급이라 움직이는 게 힘들거든요. 만날 집에만 있던 아이들이 저렇게 돌아다니고 웃는 걸 보니까 저도 좋네요.”라고 유씨는 무척 기뻐했다. 경직성 사지마비는 유전병이라 아버지도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돈 벌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유씨가 아픈 몸을 이끌고 미용실에서 간간이 일하는 돈과 정부보조금으로 네 식구가 생활한다. 게다가 아이들까지 아프다 보니 유씨 가족은 경제적 문제와 투병 생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씨는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심리상태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어요. 저도 한때 우울증이 왔고요. 이번 캠프로 조금이나마 저희 식구의 행복을 되찾았어요.”라고 말했다. 제주 특산물인 옥돔 정식을 먹고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진행한 행사는 ‘상장 수여하기’.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손수 쓴 상장을 수여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어머니들은 환아들에겐 “어려움을 잘 견디고 엄마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형제자매들에게는 “투정 안 부리고 동생·오빠를 잘 돌봐줘서 고맙다.”고 상장을 줬다. 의젓하게 상장을 받는 아이들의 모습에 몇몇 어머니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2007년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유세진(11)군의 어머니 박남순(41)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상장, 씩씩한 상. 위 어린이는 힘든 병원 생활을 잘 견디고 엄마 옆에 있어주었기에 이 상장을 줍니다. 상장, 예쁜이 상. 이름 유은영. 위 어린이는 항상 밝은 미소를 보여주고, 엄마 속마음을 알아주는 예쁜 딸이기에 이 상장을 줍니다.”라고 상장을 읽던 박씨는 이내 목이 메는 듯했다. “처음엔 애들 안 보는 데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남한테 나쁜 짓 안 하고 부부가 열심히 일한 것밖엔 없는데 왜 하필이면 나한테 이런 불행이 닥치나 하는 생각에서요. 그런데 세진이와 은영이가 잘 견뎌주고, 오히려 제 걱정을 해주는 속깊은 모습을 보면서 저도 많이 힘을 내게 됐어요.”라며 박씨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또 이번 캠프를 통해 요즘 사춘기를 겪고 있는 맏딸 은영(13)이도 챙길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박씨는 말했다. 제주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日유명여배우 어머니, AV배우 데뷔 논란

    日유명여배우 어머니, AV배우 데뷔 논란

    일본 유명 여배우의 모친이 AV(Adult Video) 영화에 데뷔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의 한 주간지는 “중년 여배우 아다치 유리(安達有里)가 AV영화에 데뷔한다. 그녀가 주연을 맡은 영화 ‘터부’(タブー)가 오는 7월 유명 AV제작사 SOD에서 발매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51세로 세 자녀의 어머니인 아다치는 드라마 ‘유리가면’에 출연해 큰 인기를 모았던 아역배우 출신 여배우 아다치 유미(27·安達祐実)의 어머니로 더 유명하다. 그녀는 지난해 600만 엔(한화 약 80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전신성형을 하고 두번째 누드사진집을 발매해 화제가 됐다. 소식을 접한 일본 네티즌들은 “유명 여배우인 딸의 이미지를 고려해야 했다.”, “사춘기 아들의 심정을 생각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손자가 있는 할머니가 무슨 짓이냐.”, “영화가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는 차가운 반응이 눈에 띄었다. 한편 논란이 계속되자 당사자인 아다치는 인터뷰에서 “프로듀서에게 속았다. 처음부터 AV영화라고 들었으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다음달 언론시사회를 앞둔 영화에 대해 “굉장한 장면이 많이 들어갔다. 업무적인 면에서 납득이 가는 작품은 아니지만 보고 기뻐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고마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기자 spirit0104@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가족이 희망이다] “한부모·다문화·동성가족 등 다양성 인정돼야”

    [가족이 희망이다] “한부모·다문화·동성가족 등 다양성 인정돼야”

    급변하는 가족의 모습 속에서 가족의 의미도 새로워지고 있다. 가족은 해체되는 것일까, 아니면 재구성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가족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7회에 걸친 ‘가족이 희망이다’ 시리즈를 총정리하기 위해 마련된 좌담에서 전문가들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족의 모습도 달라질 것”이라면서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동성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진단했다. 21일 본지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에는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조은희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이 참석했다. ●가족은 어떻게 해체되고 있나 사회 지난해 금융위기로 불거진 가족 해체의 특징은 무엇인가. 지난 1998년 외환위기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조은희 정책관(이하 조) 두 시기 모두 경제적 위기로 이혼, 실직, 자살이 증가하는 등 가족 해체현상을 불러 왔다. 최근의 특징은 혼인에 의한 전통적 가족 형태가 무너지고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가족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이혼율로 한부모 가정이 늘었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 독신 가정이 늘었다. 또 원정 출산, 기러기아빠 등 가족이 점점 도구화되고 있다. 가족 기능이 변하고 있는 것이 11년 전과 다른 양상이다. 노혜련 교수(이하 노) 중산층의 빈곤화가 공통된 현상이다. 98년 외환위기로 가족 해체가 문제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복지제도가 도입됐다. 특히 아동 복지를 강화하는 정책을 도입했지만 오히려 보호시설이 난립하면서 아이를 더 쉽게 포기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부작용도 생겼다. 잘못된 아동복지정책이 가정 해체를 용인한 셈이다. 권미혁 대표(이하 권) 우리나라의 아동 양육과 노인복지 영역은 사회적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최근 금융위기나 98년 외환위기는 국가가 담당하던 사회복지의 축소를 불러오고 이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가정이 지게 됐다. 과거보다 가족의 결속력이 약화된 지금은 98년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복지영역이 후퇴됐다. 사회 가족 해체의 원인은 무엇인가. 권 먼저 용어를 정리하고 싶다. ‘가족 해체’라는 용어는 부부와 아이 중심의 전통적 가족 형태를 ‘정상적’으로 보고 이것의 해체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 가족의 형태는 정상적이라는 의미보다는 다수가 택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족의 형태에 불과하다. 현대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부부와 아이 중심의 보편적 가족이 해체되는 것은 사회 구조의 변화에 따라 필연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강학중 소장(이하 강) 가족 해체의 유형도 구조적 해체와 기능적 해체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구조적 해체를 얘기하는데 기능적 해체도 심각한 문제다. 겉 모습은 가족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가정폭력, 아동학대, 방임 등 가족 기능이 전혀 수행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두 유형 모두 가치관의 변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예전만큼 가족을 ‘꼭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약화됐다고 할 수 있다. 조 가족 해체의 원인으로 경제 위기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가부장적 의식이 약화된 것도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과거에는 아버지의 권위가 절대적이었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가장 중심의 권위 의식이 많이 약화됐다.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가족 의식이 없어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족의 구심점이 약화되면서 과거에 비해 가족 해체도 쉽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사회 가족 해체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인가. 강 가족 구성원 모두가 피해자다. 그 중 자녀, 특히 사춘기 청소년들의 피해가 크다. 구조적 해체는 부모의 선택에 따른 것이지만 자녀들은 선택권 없이 오로지 피해를 입는 대상이 된다. 가족의 해체는 살아가는 데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인이 돼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사회 관계망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한다. 노 가족의 해체는 경제문제로 직결되는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여성 가장의 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핀란드의 5배 정도다. 여성 가장의 경제적 빈곤은 아동의 교육, 보건뿐만 아니라 정신적 긴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또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에서는 양육이 힘들어지면서 그룹홈이나 위탁 가정을 찾게 되는데 이곳에는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 있기만 할 뿐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여건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지원책이 필요하다. 조 가족 해체가 아동과 청소년, 노인층에게는 우울증을 유발하고 치명적일 경우 자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상담소의 사례를 보면 해체 가족의 부모들은 그 스트레스를 아이들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심리적인 문제에 부닥치고 심지어 법률적으로 해결할 일도 많기 때문에 아동 치료를 위해 상담사나 변호사 등 다양하게 구성된 팀을 만들어 피해아동을 위한 치유에 나서고 있다. ●가족 변화의 의미 사회 가족형태의 변화가 우리 사회에 가져온 의미는 무엇인가. 조 가치관의 변화다. 지금의 가족 해체 현상이 ‘해체’가 아니라 ‘재구성’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는 문화의 다양성과 개별적 가치관을 존중하기 때문에 가족의 범주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혈연이 아닌 정서적 연대감으로 뭉친 가족의 등장은 그만큼 사회적 가치관이 변화하고 다양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노 가족의 정의를 확대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은 대다수가 전통적인 가족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가족의 형태가 다르듯 그들이 원하는 도움의 형태도 다양한데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뿐만 아니라 양성평등, 다문화 인정 등에 관한 교육도 유치원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권 동감한다. 가족으로 살고 있어도 전통적 가족 형태가 아니라는 이유로 불편을 겪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10년째 친구 관계로 동거하는 가족이 있는데 제도상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긴급히 수술을 받아야 할 때 수술 동의서를 쓸 수 없다. 미혼이기 때문에 대출도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사회 가족 형태가 변화화는 데 따른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면. 노 가족의 형태도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된 점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제도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겪는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가 정부의 큰 과제가 됐다. 조 과거처럼 아버지 혼자 가정을 책임지는 풍토는 많이 약화됐다.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한 가족의 유형이 사라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족의 결집력이 약화된 점은 아쉽다. 최근 증가하는 우울증과 자살도 가족 구조의 변화에 따라 사회 통합의 결속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사회 앞으로의 가족은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권 점점 더 다양한 형태의 가족 혹은 공동체가 생길 것이다. 과학의 발달로 타인의 정자를 제공받아 아이를 낳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동성애 가족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일도 멀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고립된 가족의 형태에서 벗어나 개인이 존중되는 문화 속에서 평등하게 지내는 공동체의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강 같은 생각이다. 가족의 개념이 혈연보다 유대감, 정서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다. ●가족 해체를 막을 방안은 사회 가족의 해체를 막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해야 할 노력은. 권 정부는 다양한 가족을 인정하고 가족의 해체보다 ‘가족의 변화’라는 현실을 수용한 담론에 기초해야 한다. 가족 정책을 ‘경기침체에 따른 위기가정 지원’이라는 콘셉트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가족의 형태와 상관없이 ‘보편적 복지이념’에 근거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 민간에서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차별없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보편적 가족에 기반하고 있는 각종 복지제도와 사회문화를 다양한 가족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노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통합된 정책이 없다. 건강가족 지원센터, 보호센터 등 기관은 많은데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 서비스를 해야 한다. 일률적인 정책을 정해 놓고 그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서비스를 찾아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큰 규모의 정책적 사업보다 지역사회 단위의 맞춤형 정책을 펼쳐야 한다. 조 좋은 지적이다. 보편적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열린 가족의 개념을 도입해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사후 처리식이 아닌 예방 정책에 중심을 둬야 한다. 정책수립도 가족 형태가 변화하는 것을 수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사회 현 시대 가족의 우리에게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노 혈연과 상관없이 본인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가족이 되는 시대다. 가족은 형태만 변했을 뿐 중요성은 그대로 남아 있다. 다변화된 사회 속에서 그래도 개인에게 위안과 휴식, 정서적 안정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가족이다. 조 혈연관계의 가족이든, 유대감 중심의 가족이든 가족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사회 안전망의 기능을 계속 이어 오고 있다. 변화하는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강 가족이 ‘희망’이 되려면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가족이라고 마냥 안전망, 보금자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가족 안에서 개인의 도리를 다하는 노력이 따를 때 가족은 희망이 될 것이다. 사회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정리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보도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길떠나는 가족 18~2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화가 이중섭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서울연극제에 초청돼 18년 만에 재공연된다. 이중섭의 대표작들이 영상과 배우의 움직임, 라이브 연주로 무대위에 구현된다. 정보석 출연. 2만∼3만 5000원. (02)2182-5503. ●삼총사 6월2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에 음악과 춤을 입힌 체코 뮤지컬을 우리 정서에 맞게 다듬었다. 신성우, 유준상, 박건형, 엄기준 등 출연. 4만~9만원.(02)764-7858. ●사춘기 21일부터 무기한 명동해치홀. 청소년의 고뇌와 방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독일 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에 뿌리를 둔 창작 뮤지컬.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과는 다른 매력과 에너지를 발산한다. 2만 5000~3만 5000원. (02)3673-3001.
  • 뇌경색 이긴 손자사랑

    뇌경색 이긴 손자사랑

    부모는 자식을 버렸어도 할머니는 손자를 버리지 못했다. 12년 전 둘째 며느리가 9살, 7살배기 손녀와 손자를 버리고 가출했을 때 이연희(74) 할머니는 “이것들과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서울 종로 세운상가 길거리에서 면도날, 편지봉투 등을 팔며 고달픈 삶을 버텨냈다. 손자들은 어느덧 장성해 대학교 2학년, 고3이 됐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할머니의 왼쪽 가슴에는 카네이션이 달려 있었다. 이 할머니에게 1997년은 지우고 싶은 해다. 며느리가 가출하고 아들은 무릎 수술비를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어버린 때다. 할머니는 두 손자를 데리고 전세 1400만원짜리 작은 집으로 이사를 왔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픈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꾸려온 세월이 떠올랐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노점상 해서 2대를 키우다니…이게 운명인가 싶더라고.” 그러나 산다는 게 결코 쉽지는 않았다. 2004년 뇌경색을 앓아 몸이 불편해진 할머니가 일하는 날은 한 달에 보름 남짓, 하루 종일 벌어봤자 2만원이었다. 한 달 30만원에다 아들이 막노동으로 보태주는 얼마 안 되는 돈으로 한창 자라는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것은 녹록지 않았다. 다행히 도와주는 사람이 많았다. 성북1동사무소 사회복지도우미 정영순씨는 밥과 반찬 등을 살뜰히 챙겨줬다. 아이들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등록금을 면제받았다. 방세도 내지 않았다. 집주인이 이 할머니의 사정을 알고 20년째 전셋값을 그대로 둔 덕이다. 가장 고마운 것은 비뚤어지지 않고 잘 자라준 아이들이다. 올해 대학교 2학년이 된 큰손녀 이모(20)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다. “내가 이만큼 받았으니 이제 돌려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이씨의 생각이다. 항공대를 지망한다는 고3 손자는 예민한 사춘기에도 무료 반찬을 받으러 동사무소에 가는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할머니는 “엄마 없는 설움이 오죽했겠어. 그래도 ‘너희들은 기죽지 마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 애들이 건강하고 잘 자라는 걸 보는 게 가장 큰 행복이야.”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연령대별 독서교육 어떻게

    연령대별 독서교육 어떻게

    책읽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추상적인 필요성 때문만이 아니다. 당장 눈앞의 입시와 맞닿아 있다. 입학사정관제, 논술고사, 토론·심층면접 등 정답없는 시험이 늘어나면서 결국 해답은 독서에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독서교육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무작정 읽으란다고 읽는 아이들은 없다. 또 하루종일 수업과 학원에 시달리느라 책 읽을 시간 만들기도 쉽지 않다. 한우리독서논술 이언정 선임연구원은 “독서교육에도 연령에 맞는 독서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아이의 흥미와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독서시간을 정해두고 독서방법 노하우를 제시한다면 올바른 독서 습관을 길러줄 수 있다.”고 했다. 연령대에 맞는 독서 전략을 알아본다. ■ 유아 - ‘엄마의 동화구연’ 흥미 자극 유아들은 5분 이상 집중력을 발휘하는 게 쉽지 않다.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해 집중할 수 있는 책을 선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무조건 아이가 좋아하고 관심있어 하는 내용의 책을 고르자. 또 아이 스스로 선택한 책을 읽어 주는 것도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남들이 좋은 책이라고 해서 혹은 꼭 읽어야 한다고 해서 아이에게 강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히려 독서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아이가 책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도록 엄마가 중요한 장면에서 동화를 구연하는 방법도 좋다. 혼자 읽게 하다가도 중요한 부분은 따라 읽어주면서 이야기와 그림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엄마와 함께 놀고 대화하는 과정으로 생각하도록 하자. 급하게 독후활동을 강요하는 건 금물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은 뒤에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하자. 함께 그림을 그린 뒤 엄마와 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효과적이다. 딱딱하고 어려운 독후활동을 하면 책에 대한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아이가 책을 놀이로 알고,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을 키울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춘 활동을 하는 게 필요하다. ■ 초등 - 우정 다룬 내용 사회성 길러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시간에 대한 개념이 생기고 사건을 순서대로 계열화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 주변의 현실적인 대상에 흥미를 보인다. 따라서 실생활을 바탕으로 상상이 가미된 동화나 친구 사이 우정을 그린 책을 추천하는 게 좋다. 사회성을 기르고 사고력을 넓힐 계기가 된다. 아이의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그림이나 사진, 단어에 운율이 있는 형식의 책을 선택하고, 이를 읽는 동안 긍정적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게 필요하다. 또 책을 읽은 후에는 자신의 솔직한 생각과 느낌을 이야기하거나 정보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 고학년은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사고가 발달하는 시기다. 즉 ‘이해력 독서’가 시작된다. 이 선임연구원은 “글을 좀 더 정교하게 읽으며 주제를 발견하고 의견을 덧붙일 수 있는 시기이므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책들을 읽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책을 읽은 후에는 아이의 생각과 느낌을 살려 주는 선에서 다양한 질문하고 답변을 들으면 좋다. 생각을 확장하고, 더 많은 재미난 내용들을 기억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 중등 - 성장소설 사춘기 불안 해소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다.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한우리독서논술 오용순 선임연구원은 “중학생의 경우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인물을 다룬 성장소설을 통해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의 삶을 자신과 비교해보는 경험이 정신적 성숙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시기의 책 읽기와 논술능력은 학습능력 향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시기 편안하게 즐긴 문학 독서는 고등학교 진학 후 수능 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 나중에는 꼭 익혀야 하는 필수 지문이지만 이 시기에는 즐거운 소일거리일 뿐이다. 당장 성적에 도움이 안 된다고 무턱대고 독서를 막는 부모는 없어야 한다. 비문학 독서를 읽을 때는 중심내용과 세부사항을 분별하며 읽는 독서방법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연습으로 많은 장르의 읽기자료를 신속하게 얻을 수 있는 신문 읽기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사회를 보는 새로운 안목을 키울 수 있고 깊은 사고력 얻는 데도 도움이 된다. ■ 고등 - 고전·수필·시 입시에도 도움 고등학생은 다소 분량이 많고 심도있는 내용의 책까지 별다른 무리없이 읽어갈 수 있는 시기다. 그러나 당면한 대학 입시 때문에 많은 독서량을 소화하기는 무리다. 각 분야별로 주제를 정해 대표적인 책 한 권을 선정해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슷한 내용의 지문들을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응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또 학업 스트레스나 독서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고전, 수필, 시 등을 권하는 것도 좋다. 마음의 여유도 찾으면서 학습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도움말 한우리독서논술
  • 해외 연구팀 “둘째아이, 첫째보다 더 반항적”

    해외 연구팀 “둘째아이, 첫째보다 더 반항적”

    최근 해외의 한 연구팀이 첫째 아이보다 둘째 아이가 더 반항적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과 하와이 대학, 퍼듀 대학 합동 연구팀은 7세~19세의 아이들 360명을 대상으로 성격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태어난 순서가 성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360명의 타액 샘플을 채취해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수치를 조사하고 아이들에게 매일 일기를 쓰게 했다. 그 결과 첫째 아이는 오랜 시간 성격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 둘째 아이는 사춘기를 지나며 모험성과 독립성이 강해지는 변화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어난 순서와 성격의 관계성은 지난 19세기 알프레드 애들러에 의해 처음 밝혀졌다. 그는 당시 첫째 아이가 자신의 동생에 의해 강제적으로 퇴위 당하거나 지위에서 물러나는 성향을 띤다고 주장했던 학자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지도자들은 대체로 집에서 첫째로 태어난 경우가 많은 반면 반항적이거나 혁명을 주도하는 지도자들은 둘째로 태어난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첫째 아이는 보수적인 성향을 짙게 띠는 반면 둘째 아이는 반항적인 성격을 더 많이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같은 특성은 성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아동 발달 저널 최신호에 소개됐다. 사진=flickr.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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