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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진 칼럼] 진실·역사·자서전

    [손성진 칼럼] 진실·역사·자서전

    ‘불편한 진실’이라는 말은 참 절묘하다. 개그 코너의 간판이기도 했던 이 말은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가 쓴 같은 이름의 책 제목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에서 유래했다. 부끄러운 진실을 들춰내는 데 심기가 편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일본이라는 국가조차도 뚜렷한 증거가 있는 위안부의 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을 보면 부끄러운 진실은 불편한 존재가 맞긴 맞는 모양이다. 진실 공방은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선 피의자와 판·검사 사이에 술래잡기 놀이처럼 벌어진다. 범죄의 진실이 밝혀지면 불편한 정도가 아닌 피의자는 우김, 발뺌, 묵비권으로 대항한다. 숨은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려는 ‘술래’ 판·검사의 공격은 더 날카로워진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게 돼 있다. 과거에 뇌물을 받은 한 정치인이 “내가 뇌물을 받았다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큰소리쳤다가 결국 명백한 증거로 덜미를 잡힌 모습을 본 적이 있다(물론 소는 웃지 않았다). ‘진실’ 이야기를 끄집어낸 이유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과 이완구 국무총리의 위증 때문이다. 자서전과 마찬가지로 회고록은 진실이 생명이다. 자서전은 있었던 일을 그대로 쓰는 것이고 회고록은 감회와 주장을 담는다는 점에서 다르다고도 하지만 진실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솔직해야 한다. 버트런드 러셀이 남긴 두 권의 자서전이 감명을 주는 이유는 솔직한 고백 때문이다. 러셀은 “거짓과 더불어 제정신으로 사느니 진실과 더불어 미치는 쪽을 택하고 싶다”고 했다. 러셀의 자서전에는 사춘기 때 성(性)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하녀를 요샛말로 하면 성추행했다는 고백이 들어 있을 정도다. 문제투성이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에 대한 해명으로 일관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회고록으로서 가치가 작다. 예를 들어 “4대강 사업은 토목공사를 일으켜 단시간에 경제를 일으켜 보려 한 목적이었지만 환경 문제 등에서 결과적으로 볼 때 나의 불찰이었다”라든가 “자원외교는 너무 과하게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 나도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급히 서두르는 바람에 속았다”라고 솔직히 고백했다면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 밝히지 않은 진실은 더 있으리라 본다. 어떤 진실에 이 전 대통령은 불편을 느꼈을까. 정치에 발을 들인 지 올해 만 20년이 되는 이 총리는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여느 정치인처럼 충분히 ‘정치인스러웠다’. 하지만 종전에 그가 정치인 경력만큼 진실을 좇는 경찰이었다는 점에 실망은 커진다. 그도 피의자 앞에서 진실을 털어놓으라고 다그친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같은 죄를 지었더라도 자백하고 뉘우치는 사람에게 관대하다. 반면에 진실을 부인하고 변명하는 자에겐 죗값 이상으로 가혹한 벌을 내리려 한다. 이 총리는 비록 청문회를 통과했지만 ‘거짓말 총리’라는 딱지를 떼기 어려워졌다. 진실은 역사가의 손을 빌려 세상 밖으로 나오곤 한다. 역사가를 세월을 캐는 판·검사라고 할까. 헤로도토스는 역사를 진실을 밝혀내는 일로 보았다. 언젠가 밝혀질 진실, 역사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왕 스스로 악정(惡政)을 경계하게 된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다.”(人君所畏者, 史而已)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말한 사람은 조선의 연산군이다. 정사는 내팽개치고 밤낮 주색(酒色)에 빠져 살았던 폭군도 후대의 평가를 겁냈다. 거의 모든 것이 공개되는 오늘날에는 당대에도 진실을 감추기는 어렵다. 사관(史官)의 손을 빌릴 필요도 없이 사실이 확인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 순간에도 어떤 진실이 은폐되고 있을지 알 길은 없다. 아집으로 점철된 밀실 정치, 전시 행정의 폐해가 또다시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진실해야 하고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한다. 결국에는 국민의 심판,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3년째 임기를 시작했다. 전임자가 준 교훈은 잘 포장된 치적에 매달리지 말라는 것이다. 또 마음처럼 말처럼 진정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임을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한다. 그랬을 때 설혹 잘못된 정치를 한두 가지 했더라도 거리낌 없이 회고록에 쓸 수 있을 것이다. 수석논설위원
  • “신자 수 늘리기보다 청년 고통 줄이기 힘써야”

    “신자 수 늘리기보다 청년 고통 줄이기 힘써야”

    “신자 수를 늘리기보다 청년 고통을 줄이고 함께 부대끼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불교 틀에 너무 매이지 말고 청년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조계종의 ‘종단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제2차 모임이 열린 24일 오후 충남 공주 한국문화연수원 모둠토론장. ‘불교, 미래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스님과 재가 신도들이 8개로 나뉜 그룹 난장에서 솔직한 의견들을 털어놓았다. 지난달 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첫 모임에 비해 비교적 자리가 잡힌 모습이다. 오전 10시 입재식과 1시간여의 모둠토론에 이어 점심 식사를 마친 사부대중들은 곧바로 토론에 돌입해 10대, 20대 등 이른바 미래 세대를 위한 불교의 역할과 개선돼야 할 점들을 다양하게 도마에 올려 솔직한 의견을 나눴다. “다른 종교에 비해 우리 불교계엔 친절이 부족해요. 재가자건 출가자건 불자로서 실천해야 할 큰 덕목인 친절을 다시 새겨야 해요.” “출가자들이 존경을 너무 강요해요. 삭발했다는 이유만으로 신도들에게 막말을 해대는 모습이 청소년들을 멀어지게 합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사찰이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는 옆 난장에선 ‘스님들이 청소년들의 고통을 아느냐’는 토론이 뜨거웠다. “어른들 위주의 사찰 프로그램으로는 곤란해요. 사춘기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종단 차원에서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님들이 리더로 참여하는 복지시설이나 공공시설을 늘려 불교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청소년 포교 확대가 절실합니다.” ‘절에 가면 재미없어’라는 난장에 참여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최근 우리 사회의 어린이집 아동 학대와 폭력 실태를 우려하며 “사찰이 요사채 등의 기존 건물과 신도 교사들을 활용하고 등록금 대신 인등비 등으로 충당하는 불교식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찾아보자”는 의견을 내 박수를 받았다. 이날 대중공사에 참여한 대중은 스님 66명, 재가자 42명 등 모두 108명이다. 지난 모임엔 참석하지 않았던 11명의 위원이 새로 가세했다. ‘월드 카페’라는 난장의 새 토론 방식을 도입한 것도 지난 모임과는 다른 점이다. 참석한 대중이 8개의 난장을 각자 돌며 토론에 참석하도록 해 최대한 많은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종단 행정에 효과적으로 반영하게 한다는 차원에서 시작했다. 조계종은 다음 모임에서도 이날 토론 방식을 그대로 지킬 방침이다. 대중공사의 스님·재가 불자 위원들은 5월과 9월을 빼곤 매월 셋째 주 수요일 대중공사를 이어 간다. 한편 이날 공사에선 지난번 모임과 마찬가지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의 운영 방식과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려 눈길을 끌었다. 오전 11시 모둠토론에서 한 참가자는 “주제 설정과 토론 진행이 서툴러 대중의 결집력이 우려되고 실제로 효율적인 집행이 가능할지 걱정”이라고 지적했고 다른 참가자는 “대중공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고 운영 방식 개선과 관련한 의견도 쇄도하고 있다”는 상반된 주장을 내놓았다. 이날 대중공사를 포함해 향후 모임에서 있을 견해차를 의식해서인지 참가자들은 함께 낭독한 발원문을 통해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 대부분은 모두가 함께 탁마하며 살아야 할 도반임을 잊고 이기적으로 살아온 각자의 허물에서 비롯된 것임을 고백한다”며 “초발심 학인(學人)의 자세로 당면한 중요한 문제들을 지극정성으로 다뤄 가겠다”고 밝혔다. 세 번째 대중공사는 다음달 25일 같은 장소에서 ‘사찰재정 투명화’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글 사진 공주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부모 잔소리 들을 때 청소년의 뇌는 멈춘다

    부모 잔소리 들을 때 청소년의 뇌는 멈춘다

    #1. 주부 A씨는 곧 중학교 2학년이 되는 아들과 최근 자주 충돌해 걱정이다. 사춘기라 생각해 기분을 맞춰 주려고 애를 써봤지만 조금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바로 말싸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A씨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방에 들어가서 나오질 않는다”면서 “아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이다. 요즘엔 자주 부딪치다 보니 ‘또 싸우지 않을까’ 싶어 말을 건네기도 겁이 난다”고 털어놨다. #2. 맞벌이를 하는 B씨는 고등학교 1학년인 딸과 이야기를 나눈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직장생활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은 것도 이유겠지만 어쩌다 이야기를 해보려고 용기를 내면 딸이 오히려 바쁘다며 피하는 탓에 요즘은 남보다도 멀게 느껴지는 것 같다. B씨는 “이러다 딸이 엇나가는 건 아닌지 걱정돼 일을 그만둬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춘기 자녀의 양육은 모든 부모의 고민거리였다. 서양 중세시대에는 사춘기를 ‘악령이 깃드는 시기’라고 규정해 엄격한 규율로 다스리기도 할 정도였으니, 이에 비하면 최근 사춘기의 초입에 보이는 반항적 태도를 일컫는 ‘중2병’은 귀여운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춘기= 골든타임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사춘기 청소년들이 보이는 이해하기 힘든 행태의 원인이 어느 정도 과학적으로 설명되고 입증됐다. 사춘기 청소년이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예민한 것은 감성이 최고조로 올라간 시기이기 때문이다. 어른에게 반항하고 걸핏하면 짜증을 내는 시기이지만, 한편으로 인생에서 가장 많은 음악을 몰입해서 듣는 시기다.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인간관계를 배우고, 삶과 죽음, 영적 세계와 신비로움에 대해 눈 뜨는 시기이기도 하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 태반이 이 시기에 자신의 예술성을 발견했고, 사회 정의를 삶의 기조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 시기에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에 눈을 떴다. 뇌 의학계의 연구 결과 14~16세는 부모에게만 의존했던 청소년들이 독립적인 인격체로 어른이 될 준비를 하는 시기다. 이 시기 호르몬과 뇌, 심리적 구조도 역동적으로 바뀐다. 특히 대뇌가 폭발적으로 변하는데, 과잉 생산돼 있는 뇌 회로와 뇌 세포를 정리해 효율적인 뇌 구조를 형성한다. 예를 들어 그동안 뇌의 예술적 영역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 부분은 쓸데없는 영역으로 여겨져 잘려 나가고, 언어 영역이 발달했다면 그 회로는 살아남는다. 살아남은 뇌 회로의 연결은 더욱 견고해져 활발한 두뇌발달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 시기를 전후로 청소년들이 받는 교육, 또래와의 관계, 예술적 경험을 균형 있게 만들어주면 이후의 발달과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의 대화 등 기본적 소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 ‘골든타임’을 헛되이 보낼 수밖에 없고, 대다수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민 지점도 여기에 몰려 있다. ●잔소리는 이성적 사고 못하게 한다 미국의 ‘사회적 인지 및 감정 신경과학’(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 최근호에 따르면 부모의 잔소리는 자녀의 이성적 사고를 멈추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피츠버그의대와 UC버클리, 하버드대의 공동 연구팀이 평균 연령 14세의 청소년 32명에게 자신들 어머니의 잔소리를 녹음한 음성을 30초 정도 들려주고 뇌의 활성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뇌 영역은 부정적 감정을 처리하는 것과 관련한 영역(대뇌변연계 등)과 감정 조절에 관련한 영역(전두엽), 타인의 관점과 사고 방식을 이해하는 것과 관련한 영역(두정엽과 측두엽의 접합부)까지 3개였다. 자녀들이 잔소리를 듣고 있는 동안은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 것과 관련한 대뇌변연계 등의 활성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까지는 예상된 결과였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전두엽과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는 데 관여하는 두정엽과 측두엽의 접합부의 활성도도 떨어지는 것도 확인됐다. 이는 잔소리를 듣게 된 아이들의 뇌가 사회적 인식 처리를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부모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청소년 자녀가 곧 부모와 충돌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고, 이런 반응을 이해함으로써 부모의 대처 방법을 바꿔 아이들의 행동과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통 위한 ‘수평적 관계’ 필요 사춘기 자녀와의 원만한 대화는 기본적으로 부모와 자녀 간 관계가 수평적일 때 가능하다. 자녀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별개의 인격체라는 것을 부모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춘기는 자의식이 강해지는 시기인 만큼 부모들은 자녀들의 반항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으로 인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자녀가 유아일 때와 같은 방식으로 사춘기 자녀들을 대하는데 이럴 경우 부모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거칠어지기 마련이다. 자녀도 강압적으로 나오는 부모에게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선 자녀의 인격과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 학년이 올라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아이들은 부모의 말에 반항하거나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 경우 대다수의 부모는 반항 자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자녀가 바른 길을 벗어나고 있다고 간주하고 자신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사춘기의 반항을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박재원 행복한공부연구소장은 “사춘기의 반항을 도덕적 일탈 행동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성장과정으로 봐야 한다”면서 “청소년기의 반항은 인간 종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가는 단계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모 입장에서 자신의 사춘기 시절을 떠올려 보고, 자녀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자녀와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평소 자신이 자녀와 어떻게 대화하는지 녹음을 해볼 필요가 있다. 녹음은 하교 후나 저녁식사 시간을 기준으로 10분 정도가 적당하다. 녹음한 내용은 조용한 시간과 장소에서 반복해서 들어본다. 그렇게 하면 자신과 자녀가 나누는 대화가 대화인지 일방적 지시인지 아닌지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훈계 앞서 부모의 느낌을 전달 대화를 나눌 때 자녀에게 책임을 지우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입장에 있는 부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녀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우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만약 자녀의 말과 행동이 객관적으로도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왜 그러니”라며 강압적 태도를 취하기보다 “그런 말(행동)을 하면 엄마(아빠) 마음이 어떻겠니”라고 되묻는 것이 효과적이다. 세계적 임상 심리학 박사인 토머스 고든이 창안한 ‘나 메시지’(I-message:자기표현기술) 전달법을 참고할 만하다. 이 방법은 생각이 아닌 느낌을 ‘나’ 전달법으로 하는 의사소통 방법이다. 주어를 ‘나’로 하여 자신의 감정을 먼저 표현함으로써 ‘네가 잘못했잖아’와 같은 ‘너 메시지’의 관점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자녀나 배우자, 동료와의 대화에서 ‘너’를 주어로 하는 대화는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비난하는 말투가 되기 쉽다. ‘나’를 주어로 자신의 감정을 조용하고 단호하게 전달하면 상대는 당신의 말을 더욱 잘 경청하게 된다. 물론 적절히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적극적 경청’을 섞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저녁식사 시간에 식사하러 오라고 했음에도 건성으로 대답만 한다면 “넌 왜 한번 말하면 듣지 않니. 멋대로 할 거면 저녁을 먹지 말아라”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보다 “차린 음식이 식고 있어. 정성껏 준비했는데 속상하네. 빨리 와서 같이 식사하면 엄마 마음이 좋을 텐데”라고 하는 것이다. 또 자녀가 공부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열중하고 있을 때 흔히 부모들은 “그럼 그렇지, 네가 웬일로 공부를 한다 했다. 괜히 숨어서 엉뚱한 짓 하지 마”라고 질책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때 “게임하고 있었구나. 나는 공부하는 줄 알고 응원하러 왔는데. 게임하고 싶으면 정해진 시간만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객관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부모로서의 ‘기분이나 느낌’을 덧붙인 다음에 ‘요청 사항’을 자녀에게 전달하면, 자녀 입장에서도 ‘또 잔소리하네’라는 즉자적 반응의 자극이 아니라 생각과 반성의 근거를 제시받게 되기 때문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설연휴 놀거리·볼거리] 설레는 연휴, 多 같이 놀자!

    [설연휴 놀거리·볼거리] 설레는 연휴, 多 같이 놀자!

    손꼽아 기다리던 황금연휴, 모두가 고향 앞으로 향하는 시간이다. 모처럼 온 가족이 손잡고 박물관, 전시장을 찾거나 영화 한 편을 같이 보다 보면 더욱 두터워지는 정(情)을 느낄 수 있을 게다. 마루에 둘러앉아 함께 TV만 봐도 마냥 즐겁다.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이 한가득이다. 고향 오가는 길 버스나 기차 안에서 흔들거리며 읽을 수 있는 책도 함께 소개한다. ■ 영화 고향 친구들과는 화끈한 액션! 연로한 부모님과 추억의 복고! 설 연휴 극장가는 코미디영화, 애니메이션, 가족영화, 다양성영화 등으로 다채롭게 꾸려져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외화내빈’이다. 쏟아지는 외국영화 사이에서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조선명탐정2)과 ‘국제시장’, ‘쎄시봉’ 등이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내세워 버텨내는 모양새다. 그 와중에 영국 냄새 나는 할리우드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와 한국영화 ‘조선명탐정2’가 박스 오피스 맨 윗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모처럼 만난 고향 친구들과 함께 편하게 보기에는 코미디 또는 액션영화가 제격이다. 4년 만에 설 극장가를 다시 찾아온 ‘조선명탐정2’는 코미디에 액션, 어드벤처, 추리극까지 버무려 전편보다 커진 스케일을 자랑한다. 타고난 탐정 기질을 이기지 못해 유배지에서 탈출한 김민(김명민)은 조선 시대 경제를 뒤흔든 불량 은괴 유통사건과 동생을 찾아달리는 한 소녀의 의뢰를 해결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에 도전한다. 1편 흥행에 한몫했던 서필(오달수)의 비중이 대폭 높아졌다. 18일 개봉하는 조니 뎁의, 조니 뎁에 의한 영화 ‘모데카이’ 역시 코미디 케이퍼 필름(범죄영화)을 지향한다. 영어 말장난 등으로 웃음의 정서가 약간 다르다는 비판도 있지만, 몸으로 웃기는 만국 공통 슬랩스틱의 미덕을 품고 있다.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지금껏 봤던 액션 영화의 상투성을 멀리 한다. 첩보영화의 모양새를 띠면서 사회풍자 내용까지 담고 있다.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볼 영화로는 ‘국제시장’, ‘쎄시봉’ 등이 있다. 1300만 관객을 훌쩍 넘어섰음에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국제시장’은 설 연휴 동안에 마지막 관객들이 들어설 전망이다. 부모님들의 신산한 삶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과 함께 돌아볼 수 있다. ‘쎄시봉’은 1970년대 포크 음악의 산실인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중심으로 윤형주, 송창식으로 구성된 트윈폴리오에 제3의 멤버가 있었다는 사실에 약간의 허구를 더해 만들었다. ‘70년대 건축학개론’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잔잔하고 따뜻한 포크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한다. ‘웰컴, 삼바’는 잔잔하게 볼만한 프랑스 영화다. 오랜 직장 생활에 심신이 지쳐 ‘번아웃 증후군’에 걸린 앨리스(샤를로트 갱스부르)와 불법 거주자로서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삼바(오마 사이)의 특별한 인연과 우정을 그리고 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따뜻한 온기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의미 있게 그려낸다. 상업 영화에 지친 관객을 위한 독립영화도 있다. ‘꿈보다 해몽’은 관객이 한 명도 들지 않아 무작정 무대를 뛰쳐나온 무명 여배우가 우연히 만난 형사에게 지난밤 꿈 이야기를 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다. 꿈과 현실을 자연스럽게 오간다. 유준상, 신동미 주연으로 이광국 감독의 데뷔작이다. 뿐만 아니다. 긴 연휴 방에서 뒹구는 아이 손을 잡고 극장을 찾아야 할 부모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준비돼 있다. 18일 애니메이션 ‘옐로우버드’와 ‘스폰지밥3D’가 개봉한다. 기존에 상영 중인 ‘빅히어로’와 함께 ‘도라에몽’, ‘명탐정 코난’, ‘오즈의 마법사’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공연 아이랑 손맞잡고 ‘…암탉’ 볼까? 사춘기 아들과 ‘유도소년’ 볼까? 설 연휴 기간 동안 공연계에는 가족들이 함께 볼만한 공연이 풍성하다. 특히 연휴 기간 동안 공연을 관람하거나 가족 단위로 공연장을 찾을 경우 적잖은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뮤지컬 ‘마당을 나온 암탉’은 동명의 베스트셀러 동화를 뮤지컬로 옮긴 것으로, 부모와 어린이들이 함께 즐기기에 제격이다. 양계장에서 폐계(廢鷄) 취급을 받는 암탉 ‘잎싹’이 알을 품어 새끼를 안고 싶다는 꿈을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가는 모험이 펼쳐진다. 배우들은 고난도의 신체 연기로 닭과 오리, 철새, 족제비 등 동물들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3인 이상 가족이 예매할 경우 40% 할인받을 수 있다.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3만 5000~7만원. (02)762-0010. 청소년을 둔 부모라면 연극 ‘유도소년’을 권한다. 유도선수인 청소년의 꿈과 방황, 성장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대학로의 흥행작이다. 전도유망한 고교생 유도선수 ‘경찬’은 슬럼프에 빠져 방황하고, 전국대회 메달에 운명을 걸고 찾은 서울에서 가슴 아픈 첫사랑을 경험하며 한뼘 성장한다. 메치기, 굳히기, 낙법 등 유도의 각종 기술들이 무대 위를 수놓으며 경찬과 유도부원, 코치, 첫사랑 ‘화영’과 그의 연적인 ‘민욱’ 등이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코믹하게 펼쳐진다. 설 연휴 기간 동안 45%, 가족 3인 이상 함께 관람 시 50% 할인된다.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전석 4만원. (02)744-4331. 뮤지컬 ‘로빈훗’은 영국의 전설 속 영웅인 로빈후드를 소재로 한 화려한 액션 활극이다. 깊은 숲 속에 온 듯한 무대세트 안에서 로빈후드와 의적들의 활약이 펼쳐진다. 현란한 칼싸움과 딱딱 들어맞는 군무,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가 극 초반부터 휘몰아친다. 유준상, 엄기준 등 스타 배우와 규현(슈퍼주니어), 양요섭(비스트) 등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한다.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 6만~13만원. (02)764-7857. 조선후기 작가 미상의 풍자문학을 우리 소리, 몸짓, 놀이로 풀어낸 전통공연예술 ‘배비장전’도 볼 만하다. 제주기생 ‘애랑’에 홀린 ‘배비장’을 통해 양반의 위선과 허세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우리 춤과 음악을 1차원적 무용극으로 풀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 호흡에 기초한 몸짓, 장단, 선율, 놀이 등 전통예술의 다채로운 양식미를 살린 게 특징이다. 서울 정동극장, 22일까지, 오후 4시·8시, 4만~6만원. (02)751-1500. 국립국악원은 19~20일 오후 4시, 예약당에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의기양양’ 공연을 한다. 웅장한 국악관현악을 중심으로 흥겨운 민속춤과 국악 동요, 신명나는 연희 등 다양한 장르의 국악을 한데 엮어 선보인다. 공연 전반부는 ‘오방법고’로 새해를 힘차게 열고 남도민요 ‘성주풀이’로 한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한다. 후반부는 어린이 음악극 ‘오늘이’를 통해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주인공 ‘오늘이’와 ‘내일이’와 함께하는 ‘명절 동요 배우기’, 무용단의 ‘창작 무용극’, 민속악단의 ‘판굿’이 한데 어우러져 흥을 돋운다. 오후 2시부터는 야외 광장에서 널뛰기, 투호, 굴렁쇠, 짚신 썰매타기 등 전통 민속놀이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 관람료 1만원. (02)580-330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전시 긴 연휴 지루하다면…로마제국으로 시간여행 도심 곳곳 전시장에는 온 가족이 즐길 볼거리들이 풍성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기획특별전 ‘로마제국의 도시문화와 폼페이’가 열린다. 고대 로마제국의 화려한 도시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폼페이 유적을 조명한다.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예술 가치 높은 벽화들이 대거 소개된다. 베수비우스 화산 폭발의 순간을 담은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감동이 극대화된다. 4월 5일까지. (02)2077-9000.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파리, 일상의 유혹’ 전도 관심을 끈다.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소장품을 통해 현대 디자인과 유행의 근원이었던 18세기 프랑스의 낭만과 화려함을 보여 준다.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는 시기의 중요 장식예술품, 디자인 오브제 5만여점을 소장한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의 대표 소장품 320여점이 해외 최초로 소개되고 있다. 18세기 파리의 저택을 모티브로 꾸민 전시공간 자체도 특이하다. 해설사들의 설명을 곁들이면 더욱 유익하다. 3월 29일까지. (02)584-7091.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의 ‘밀레모더니즘의 탄생’ 전은 사실주의 거장 장 프랑수아 밀레(1814~1875)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보스턴미술관이 기획한 전시다. 미국과 일본 전시를 거쳐 한국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이 전시에서는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밀레의 4대 걸작인 ‘씨 뿌리는 사람’, ‘감자 심는 사람들’, ‘추수 중의 휴식’, ‘양치기 소녀’ 등이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또 밀레와 함께 파리 남쪽의 바르비종과 퐁텐블로에서 활동한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 테오도르 루소, 클로드 모네의 초기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자연 그대로를 화폭에 담았던 밀레 등 바르비종파 화가들을 원 없이 만날 수 있다. 5월 10일까지. 1588-2618. 불운의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 주는 ‘반 고흐, 10년의 기록전’은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 마련됐다.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까마귀 나는 밀밭’ 등 고흐가 1881년부터 1890년까지 남긴 350점의 걸작이 최첨단 미디어 기술과 만나 또 다른 감동을 전한다. 전시는 10년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5개 구역으로 구성된다. 모션그래픽 기법, 3차원 공간의 느낌을 살려 주는 3D 기법, 여러 대의 프로젝터를 연동해 만드는 와이드 화면,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영상의 변형 작업을 만들어 내는 컴퓨터그래픽 기술 등 새로운 기술로 재탄생한 걸작을 만날 수 있다. 3월 1일까지. 1661-0207.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박물관 아이들 심심하다면…온 가족 함께 민속놀이 설 연휴 박물관, 고궁, 왕릉 등에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전통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우리의 세시풍속을 체험하고 설의 의미도 되새길 수 있어 매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8~22일 ‘설 한마당’을 개최한다. 양띠 해를 맞아 양과 관련된 다양한 민속 체험, 설 세시 체험, 양띠 특별전 등 32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민속 체험에선 양 무늬가 있는 ‘한지 사각쟁반 만들기’, 복스럽고 탐스런 ‘양 인형 만들기’ 등 여러 만들기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설 세시 행사에선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토정비결과 윷점 보기, 동물로 점치는 몽골의 새해 운수, 설빔 입기, 전통가옥 오촌댁 안에서의 세배 등 우리 고유의 전통을 체험할 수 있다. 복조리, 연, 귀주머니, 연하장 등 설맞이 만들기 체험과 떡국에 쓰이는 가래떡, 강정 등 설 음식 맛보기 체험도 준비돼 있다.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 던지기, 고누놀이 등 전통놀이는 가족 대항과 자유체험으로 진행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20일 북청사자놀음의 진수를 보여 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인 북청사자놀음은 15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며 잡귀를 물리치고 집안과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함경남도 북청 지방의 전통 민속놀이다. 40년 이상 국내외 제례연극제에서 호평을 받은 북청사자놀음보존회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국립경주박물관 전통놀이체험, 국립광주박물관 부적 찍기 체험, 국립전주박물관 전통공예품 만들기, 국립진주박물관 십이지신 탁본체험 등 전국 12개 지방 소재 국립박물관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경복궁 등 고궁(창덕궁 후원 제외)과 종묘, 조선 왕릉은 19일 하루 무료 개방된다. 평소 예약제로 운영되는 종묘는 18~22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18~20일 경복궁 함화당과 집경당에서는 전각 아궁이에 불을 피워 온돌을 체험하고 어른에게 세배를 드리는 ‘온돌 체험 및 세배 드리기 행사’가 열린다. 덕수궁과 경기 여주 영릉, 충남 아산 현충사, 충남 금산 칠백의총에선 윷놀이·투호 등 전통 민속놀이가 행해진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책 명절에도 외롭다면…마음의 양식과 동거를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설 연휴 책을 읽으며 지친 영혼을 어루만지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건 어떨까. 요즘 출판가에선 ‘미움받을 용기’가 단연 화제다.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한 일본 최고의 철학자인 기시미 이치로와 베스트셀러 작가 고가 후미타케의 저서로, 아들러 심리학을 ‘대화체’로 쉽게 풀어냈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연휴 기간 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들에겐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제격이다. 채사장은 글쓰기, 강연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넓고 얕은 지식’을 알리고 있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등 오늘날 모든 이슈를 천일야화처럼 재미있게 풀어냈다. 거칠고 거대한 흐름을 꿰다 보면 세계대전, 경제 대공황 등 개별적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찾아가며 하나의 의미를 완성한다.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장편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도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00세 생일날 슬리퍼 바람으로 양로원 창문을 넘어 탈출한 ‘알란’의 삶을 담았다. 우연히 갱단의 돈 가방을 손에 넣은 알란이 자신을 추적하는 무리를 피해 달아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코믹하고 유쾌하다. ‘광수생각’의 만화가 박광수가 자신의 인생에 힘이 돼 준 시 100편을 엮은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자는 어설프게 사업을 시작했다가 빚만 떠안았고 밤을 새우며 정성 들여 쓴 책이 독자들의 외면을 받는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마다 자신을 붙들어 주는 힘이 된 건 ‘시’였다고 고백한다.릴케 바이런, 칼릴 지브란과 같은 세계적인 시인부터 김사인, 김용택 등 한국 시인에 이르기까지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시들을 담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동양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돌출입, 킬본(A-point)돌출입교정으로 치료

    동양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돌출입, 킬본(A-point)돌출입교정으로 치료

    동양인들에게서 쉽게 나타나는 돌출입은 앞니와 잇몸이 유난히 튀어 나온 형태로, 촌스럽고 퉁명스러워 보이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심하면 저작 기능에도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빠른 치료가 최선이다. 평소 입이 잘 다물어 지지 않거나 턱 끝에 주름이 잡힐 경우, 코끝과 턱 끝을 자로 대었을 때 입술이 먼저 자에 많이 닿는다면 돌출입을 의심해볼 수 있다. 돌출입은 양악수술이나 돌출입 수술 등으로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미세한 신경이 다량으로 분포돼 있는 턱을 수술하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 이에 돌출입 환자들은 수술의 부작용은 최소화 시키고 안전성은 극대화시킨 비수술적 방법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특히 킬본(A-point)돌출입교정은 비수술 치아교정으로 어느 정도의 성장이 이뤄지는 사춘기 전후에 교정을 시작할 수 있고, 양악수술이나 돌출입 수술 등 수술 부작용 우려가 없어 안전한 교정 방법으로 꼽힌다. 이는 돌출입과 무턱 잇몸과다노출증 환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장치로, 치료 초기부터 입이 들어가는 선(先)돌출교정으로 6개월 이면 돌출입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고,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된 설측교정장치를 이용해 빠른 시일 내에 돌출입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센트럴치과 권순용 원장은 “킬본(A-point)돌출입교정은 일반 교정치료법에 비해 빠르게 돌출입을 해소할 수 있고, 치아뿌리가 짧아지거나 잇몸뼈가 내려앉는 등의 부작용에서 자유롭다”며 “의료사고의 위험이 큰 양악수술과 돌출입 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킬본(A-point)돌출입교정은 ‘5S 기능’을 갖추고 있다. 5S는 Special, Speed, Secret, Safety, Scholarly의 다섯 가지 기능을 뜻한다. 먼저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해외 6개국에서 국제 특허를 출원해 특별(Special)하고, 12개월 내에 급속교정이 가능해 신속(Speed)하며, 설측교정으로 진행되기에 비밀스럽게(Secret) 교정이 가능하고, 칼을 대지 않기 때문에 안전(Safety)하다. 킬본(A-point)돌출입교정은 학술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안효원 경희대학교 교정과 교수는 치아뿌리의 효율적인 이동을 관찰했다고 밝히며 수술을 배제하고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극찬했다. UCSF의 Gerald Nelson 박사는 킬본(A-point)돌출입교정은 치료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수술 없이 성장기 어린이들의 돌출입을 개선시킬 수 있는 치아교정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춘기를 잃어버린’ 7살 외모의 20세 여성 사연

    ‘사춘기를 잃어버린’ 7살 외모의 20세 여성 사연

     ‘사춘기를 잃어버린’ 20세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9일 보도했다. 중국 쓰촨성에 사는 정위샨은 올해 스무 살이 된 어엿한 숙녀지만 외모는 7살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기는 하수체 종양을 앓고 있어 성장호르몬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7살 때 이후로 성장이 멈춘 그녀는 영원히 사춘기를 겪을 수 없다. 어엿한 숙녀임에도 꼬마처럼 보이는 외모 때문에 학교를 제대로 다닐수도, 친구를 사귈수도 없는 힘든 시간들을 보내왔다. 어렸을 때 발병한 뒤 일찍이 병세를 알아챘지만,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보지도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부모님이 이혼한 뒤 함께 살게 된 홀아버지 역시 병을 앓기 시작하자 모녀가 함께 거리에서 구걸을 시작했다. 집을 떠나 전국을 떠돌며 구걸하며 생활하던 중, 2013년 아버지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7살의 작은 몸에 갇혀있는 그녀는 이후에도 홀로 구걸을 하며 생활을 이어나갔다. 그러던 중 현지의 한 부부가 장위샨의 딱한 사정을 알고 입양을 결정했다. 양아버지가 된 궈리우(50)는 “아내와 함께 처음 장위샨을 봤을 때 여자아이인지 남자아이인지, 나이가 몇 살인지 등을 알 수가 없었다. 병세가 악화돼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면서 “우리는 이 아이에게 병원 치료를 받게 하고 딸로 키우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전문 의료진의 진단 결과 현재 장위샨의 외모는 7세, 정신연령은 5~6세에 불과하며, 나이를 더 먹어도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다만 대도시의 큰 병원에서만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미 병세가 악화된 터라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양아버지인 궈씨는 “조만간 베이징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할 생각이다. 우리의 목표는 근본적인 치료 외에도 장위샨이 혼자서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전문가들은 “성장호르몬 분비 부족은 인공호르몬 주사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 시기가 매우 늦어진 만큼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중년의 문턱 갱년기, 부부 취미 생활로 넘어보자

    중년의 문턱 갱년기, 부부 취미 생활로 넘어보자

    주부 김모(48)씨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자리에 누우면 온몸으로 열감이 뻗쳐 와 수개월째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전보다 피부도 탄력을 잃은 것 같고 별것 아닌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아 심장이 두근거리는가 하면 최근에는 우울증 증상까지 왔다. 김씨가 겪는 증상은 갱년기 장애로 50세 전후 폐경을 하는 여성 대부분이 비슷한 고통을 호소한다. 갱년기는 폐경에 이르는 중간 단계를 의미한다. 사춘기 때 난소 기능의 시작과 함께 정신적, 육체적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듯 갱년기를 맞으면 난소 기능 저하에 따른 심신의 2차 격동기를 겪게 된다. 난소 기능이 떨어지면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우울증까지 온다. 여성호르몬 결핍이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전문가들은 갱년기를 맞은 여성이 대체로 젊음을 상실하는 시작점으로 폐경기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 심한 우울감을 겪을 수 있으므로 가족의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성호르몬 분비는 일반적으로 30대 후반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40대 후반에 이르면 호르몬 분비가 더욱 감소하고 불규칙해지면서 난소의 크기도 작아진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유방, 비뇨생식기뿐만 아니라 혈관, 뼈 등에도 중요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지면 폐경 후 증후군 외에도 심혈관 질환과 골다공증 발생률이 증가하게 된다. 갱년기부터 폐경 후 수년에 걸쳐 각종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큰 문제 없이 지나갈 수도 있으나 약 30%의 여성은 심한 불편감을 호소한다. 김씨처럼 갑자기 몸에서 열이 나고 머리, 목, 가슴의 피부가 붉게 변하는 ‘열성 홍조’가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은 보통 3분 내에 없어지며 하루에 5~10회, 심한 경우 30회 이상 반복되기도 하는데 밤에 더 자주 나타나 불면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심해진다. 이런 현상은 치료하지 않아도 3~5년에 걸쳐 서서히 사라진다. 윤병구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가장 확실한 요법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는 것이지만 주위 온도를 낮추고 카페인 섭취를 줄이면서 가벼운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 금주·금연을 하고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갱년기 증후군 중 가슴 답답함이나 심장이 빨리 뛰는 것, 어지럼증이나 두통 등의 증상은 여성호르몬 외에도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잡아 주는 자율신경치료제가 도움이 된다. 폐경이 되면 핏속의 지방질 농도도 증가한다. 혈관벽에 지방질을 달라붙게 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은 증가하는데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좋은 콜레스테롤 농도는 감소해 심근경색증,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에스트로겐은 심혈관 질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폐경 후 불안, 우울증 등 기분의 변화, 기억력의 변화, 불면증, 고독감 등 심리적 증상도 상당하다. 불면이 잦아지고 기분이 저하되면서 식욕 저하, 잦은 피로감, 집중력·기억력 저하, 의욕 저하 등이 같이 오면 갱년기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갱년기 우울증의 원인을 ‘상실감’ 때문이라고 여겼으나 최근에는 신경생물학적 원인이 갱년기 우울증을 일으킨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민용기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폐경을 전후해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심장의 관상동맥 질환 위험성이 높아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활성화되는데, 이와 같은 신체적 환경 변화가 대뇌 미세동맥의 경화성 병변(백질뇌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갱년기 이후의 내분비계 변화가 대뇌의 신경세포군을 손상시켜 우울 증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갱년기 우울증 환자의 대뇌전두엽 등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하면 이 부위의 대사율이 떨어진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폐경 후 수년이 지나면 질 점막이 위축돼 질 건조증, 질염, 외음부 가려움증, 질협착 등이 일어날 수 있으며 방광과 요도의 점막이 얇아져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요실금 또는 방광염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물론 갱년기 증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제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수영 교수는 “여성호르몬 저하는 단점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의 비율이 커지면서 소심했던 성격이 자기 주장을 할 수 있게 된다거나 남녀 간 호르몬 비율이 비슷해지면서 부부 갈등이 줄어들고 서로 닮아 가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대외 활동이 늘고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싶은 생각이 많아지므로 앞으로의 시간을 위한 취미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여성의 갱년기 외에 또 주목해야 할 것이 남성의 갱년기 증상이다. 남성은 여성과 달리 폐경은 없지만 64세 전후로 성호르몬이 감소해 갱년기가 나타날 수 있다. 남성의 갱년기 증상은 보통 성욕 감퇴, 발기부전, 집중력 저하, 우울증, 불면증, 자신감 상실, 원인 모를 무력감, 만성피로, 체모 감소, 근력 저하로 인한 여성화, 관절통, 안면 홍조 등이다. 우리나라 40대 이상 남성 중 30% 정도가 갱년기 증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남성의 남성호르몬 수치는 서양인의 약 79% 수준에 불과해 서양인보다 성 기능 저하 등 남성 갱년기 증상을 더 일찍, 심하게 경험할 수 있다. 다만 남성 갱년기는 정신적인 측면이 강해 여성만큼 증상이 명확하게 표출되지는 않는다. 한의학에서는 남성 갱년기를 신장의 기능이 허해서 오는 ‘신허증’이라고 본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는 “신장의 원기를 키워야 한다. 우선 왜 갱년기를 겪게 됐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흡연과 과음, 과로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성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신적 위축은 약물로도 치료할 수 있으나 부부간에 운동, 여행, 취미 생활 등을 같이 하며 함께 문제를 풀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창완밴드 3집 앨범 ‘용서’…‘아픈’ 사회 치유하는 큰 울림

    김창완밴드 3집 앨범 ‘용서’…‘아픈’ 사회 치유하는 큰 울림

    “제발 내 나이를 묻지 마 / 19금 영화는 안 볼 테니 / 몇 학년이냐고 묻지 마 / 일 학년은 아니니까 걱정 마” 김창완(61)은 그가 이끄는 김창완밴드의 신곡 ‘중2’에서 뭉툭한 창법으로 노래한다. 어른들에게 데면데면한 사춘기 소년이 어른들의 다그침에 툭툭 내뱉는 말처럼 들린다. “어른들이 세상의 ‘중2’들에게 내미는 손길이라고 이해해 달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처럼 김창완밴드가 지난 5일 발표한 정규 3집 ‘용서’에는 개인의 내면을 넘어 사회를 향해 전하는 나지막하지만 강한 울림이 담겨 있다. 이번 앨범의 제목인 ‘용서’는 그가 제시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치유의 열쇠와도 같다. 희망과 소통을 이야기하기엔 세상은 갈등과 분노, 상처로 얼룩져 있고 희망과 소통은 희생과 용서의 반석 위에서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창완은 “거대담론이라기보다는 너와 나 사이에 있는 작은 어떤 것을 회복하고자 하는 뜻이 있다”면서 “김창완밴드의 앨범 중 사회적인 메시지가 가장 짙은 앨범”이라고 말했다. 타이틀곡 ‘용서’는 “힘이 들면 말을 하지 왜 그랬어”라면서 말없이 포용하는 이야기다. 그는 “‘내가 너를 용서한다’는 식의 용서는 폭력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누굴 용서하고 용서받는 게 아닌 용서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란 리본’이라는 곡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아픔을 달랠 만한 곡이다. “이 역시 용서의 일부일 수 있다”는 김창완은 그러나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용서’라는 주제를 정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더블 타이틀곡인 ‘중2’에는 웃지 못할 사연이 있었다. “이 곡의 가사를 쓰고 중학교 2학년에게 보여줬어요. ‘이건 중2가 아니라 중3이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내 길을 갈 거야’라는 내용이 있는데 중2들에게는 그런 생각이 아직 안 생긴다고요.… 하지만 중2에 대한 어른들의 오해를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나는 너를 잘 모른다고 말하는 것도 소통의 시작이니까요.” 이번 앨범은 김창완밴드의 음악적 색채를 공고히 다지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적인 록’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이번 앨범에 담았다. 산울림의 대표곡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국악 밴드 잠비나이의 연주를 더해 새롭게 만들었다. 국악기로 록의 사운드를 구현하려 했다는 그의 설명처럼 해금 연주는 기타 속주 못지않게 스릴 넘쳤고 거문고 튕기는 소리는 드럼 소리처럼 묵직하게 울렸다. 전체적으로 세련됨보다는 둔탁함 속에서 꾸밈 없는 호소력을 뿜어낸다. 그가 벌써 두 번째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리메이크하는 것도 “한국적인 록을 1978년 곡에서 재발견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김창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비밀의 문’ 등에 출연하며 젊은 세대와 청소년들에게는 배우로도 친근하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자신을 가수라고 소개하고, 배우 아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란다. “제 마음의 고향은 음악입니다. 하지만 갈수록 제가 하는 음악이 도대체 무엇인지, 점점 답은 멀어져만 갑니다. 그래도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는 건 아마 음악의 힘이 아닐까요?”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닉 부이치치처럼!” 긍정남의 도전기

    “닉 부이치치처럼!” 긍정남의 도전기

    “장애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긍정 에너지를 전달하는 한국의 닉 부이치치가 되고 싶어요.” 뇌성마비 2급 장애인 황수범(19·하남 신장고 3학년)군은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불편했다. 목발이나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으면 움직이기 어려웠다. 초·중·고교 모두 비장애인들과 함께 다닌 황군은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장애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땐 남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편한 줄도 몰랐어요. 친구 중 혼자 휠체어를 타는 것에 대해 ‘나만 특별해서 타는 거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순수했었죠. 하하하.” ‘친구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중학교에 들어간 뒤였다. 점심 때면 어김없이 운동장에 나가 축구나 농구를 하는 친구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밝은 성격이라고는 하지만, 사춘기였던 황군 또한 부모를 원망했다. 어머니 송영미(51)씨는 일주일에 사흘은 수영 연습을, 이틀은 재활원 치료를 따라다니며 헌신적으로 아들을 뒷바라지했음에도 황군은 비뚤어졌다. “그때는 진짜 ‘중2병’이었나 봐요. PC방에서 게임하다 자정 넘게 집에 들어가기도 했어요. 어머니가 혼내면 ‘왜 날 이렇게 낳았느냐’고 대들기도 했었죠. 굉장히 후회되고, 정말 죄송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교 1학년 수업시간에 시청한 다큐멘터리 한 편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팔다리 없이 태어난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 중증장애를 극복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신문기사를 읽은 뒤 인생이 바뀌었다는 호주의 닉 부이치치에 관한 내용이었다. 장애인 비영리단체 ‘사지 없는 인생’을 이끌고 있는 부이치치는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에서 부이치치가 무대에서 실수로 넘어진 뒤 혼자 힘으로 벌떡 일어나 “한 번에 되는 게 아니라 여러 번의 실패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황군의 뇌리에 각인됐다. 그는 “미리 한계를 설정하고 노력하지 않았던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면서 “그때부터 무슨 일이든 도전하는 사람이 됐다”며 웃었다. 그 후로는 뭐든 결심을 하면 곧 행동에 옮겼다. 우선 교내 연극 동아리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황군이 속한 신장고 연극반은 2013년 하남시 청소년 아마추어 연극제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황군은 ‘토끼전’의 용왕 역을 맡았다. 황군은 “배역이 한정적이지만 장애인은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 연극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교내 발명 프로그램에 참가해 전복사고 방지를 위한 ‘천장 에어백’을 만들어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아이디어를 발명품으로 현실화하는 재미에 푹 빠진 황군은 수시 장애인 전형으로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진학을 앞두고 있다. 6일 열리는 졸업식에서 한국뇌성마비복지회가 선정한 ‘뇌성마비를 딛고 졸업하는 모범 학생’으로 뽑혀 표창을 받는다. 황군은 혹시라도 장애 때문에 꿈을 접으려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장애는 나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특징일 뿐”이라며 “예를 들어 가수가 되고 싶다면 장애를 극복하고 꿈을 이뤘을 때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인 꿈은 부이치치처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강연가가 되는 것”이라며 “일단 대학 졸업 이후 장애인의 활동을 도울 수 있는 발명품들을 만들어 창업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어떻게 하면 효과적일까?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어떻게 하면 효과적일까?

    -영어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소리 내 읽어보세요! 언어습득 분야에서 주장되는 한계시기 가설이 있다. 이 가설은 인간이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견해로,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사춘기(12~13세) 이전까지 언어 환경에 노출되지 않으면 그 아이는 언어를 완벽하게 배울 수 없다는 가설이다. 이 가설은 많은 연구실험과 실례를 통해 사실로 입증되기도 했다. 이 가설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영어도 모국어 화자처럼 완벽하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이 결정적 시기 동안 영어에 노출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범람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조기 영어교육 붐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에게 영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영어 그림책을 함께 읽어보거나 들려주는 것이다. 그림책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어휘들이 선택돼 있고, 간결한 문장구조들로 이뤄져 있다. 의성어의 발음을 통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삽화를 통해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전 세계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존 버닝햄(John Burningham)의 'Oi! Get Off Our Train, Granpa, Would You Rather...'와 같은 그림책이 있다. 그림도 정겹고, 문장도 간결하고, 기본적인 문장패턴의 반복과 변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친숙한 어휘나 구문들을 단계적으로 제시하며, 열린 결말로 무한한 상상력을 이끌어낸다. 그의 부인인 헬렌 옥센베리(Helen Oxenbury)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We're Going on a Bear Hunt'(곰 사냥을 떠나자)라는 책의 저자다. 이 그림책 이야기를 마이클 로젠(Michael Rosen)이 스토리텔링한 영상이 유튜브에 소개돼 있다. 이야기를 묵독이 아닌 음독의 방식을 택하면 스토리텔러의 감정연출, 발음, 입모양, 표정, 제스처를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열린사이버대학교 영어학과에서는 ‘파닉스와 스토리텔링기법’이란 강좌를 통해 학생들에게 그림책을 활용한 아동영어교육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강의한다. 그 외에도 ‘영어교육론’, ‘교실수업지도’, ‘아동영어지도’ 등 다양한 영어교육 관련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졸업과 동시에 OCU TESOL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졸업 후 학생들은 어린이집 영어교사, 영어학원 강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아동영어교육 전문가의 길을 걷고 싶은 이들은 열린사이버대학교 영어학과의 문을 두드리길 바란다. 열린사이버대학교 영어학과 강혜경 교수
  • ‘올록볼록’ 보기 싫은 켈로이드,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올록볼록’ 보기 싫은 켈로이드,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턱 밑에 여드름이 자주 나는 편이던 A씨는 현재 피부에 발병한 켈로이드 때문에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턱 피부는 다른 부위의 피부보다 두껍기 대문에 피지가 잘 나오지 않아 염증이 계속 재발되기 쉬운데, 피지 주변으로 흉살이 뭉치는 것이 반복되면서 결국 턱 피부에 켈로이드가 발생하게 됐다. 시간이 흐를 수록 켈로이드가 턱뿐만 아니라 등과 어깨 쪽으로도 번지기 시작하면서 A씨는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고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켈로이드는 진피 내 섬유성 조직이 과성장해 결절 형태로 솟아오른 것으로,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섬유 모세포의 이상으로 유추되는 유전적 원인설, 균에 지속적으로 감염돼 생성된다는 감염 원인설, 피지가 상처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피지 원인설 등이 유력한 가설이다. 등이나 어깨, 가슴 등 신체 전반에 올록볼록하게 자리잡게 되는 켈로이드는 최근 그 환자 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마른 체형 보다는 비만인 사람에게 많이 생기며, 피지선이 많은 지성 피부에 더 발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춘기 시절 급격한 성장이나 임신 등의 호르몬 변화로 갑작스럽게 켈로이드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켈로이드는 잘못 치료하게 되면 더 커지거나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켈로이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가에게 치료 받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켈로이드를 치료할 때 트리암시놀론 아세토나이드라는 스테로이드 약물로 주사를 하게 된다. 에버성형외과는 위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여 주사를 하지만, 에버성형외과만의 차별화되는 치료요법인 ‘스마트주사’를 통해 켈로이드를 관리하고 있다. 에버성형외과 스마트주사의 가장 큰 특징은 켈로이드에 맞는 적정량의 스테로이드 성분을 켈로이드의 핵에 정확하게 투여하는 것이다. 켈로이드 핵에 정확하게 약물이 투여되면 콜라겐 섬유가 새롭게 생성되지 않고 엉켜있던 것까지 풀리고 녹으면서 단단하던 켈로이드가 부드러워진다. 이러한 스마트주사 요법을 통해 켈로이드 자체의 통증과 주변을 압박하여 생기는 통증이 줄어들게 되고 히스타민의 분비가 줄어들어 가려움증도 사라지게 된다. 1차적으로 스마트 주사를 한달의 주기를 두고 3회 정도 맞게 되면 올록볼록 올라있는 켈로이드가 많이 소실되어 본인의 피부와 비슷한 평평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켈로이드의 상태에 따라 2차적 주사가 필요할 수 있으며, 에버성형외과는 켈로이드가 많이 호전되도록 지속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에버성형외과 박영오 원장은 “실제로 본인이 켈로이드를 오랫동안 앓아 온 환자로서 켈로이드 환자의 고통이 얼마나 큰 지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에 해당 분야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이어 “켈로이드는 특히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완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완치될 때까지 책임지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꼭 필요하며, 켈로이드 치료와 함께 자신의 생활습관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술이나 담배, 인스턴트 음식은 피하고 평상 시 켈로이드를 자극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옷무덤 쇼핑…1000원도 사치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貧]

    [단독] 옷무덤 쇼핑…1000원도 사치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貧]

    “골라 골라. 천원 천원!” 체감온도가 영하 6도까지 떨어진 지난 7일 서울 동묘앞 역 벼룩시장. 동묘 담벼락을 끼고 이어진 길가 곳곳에 돗자리가 깔려 있고 그 위에는 손때 묻은 티셔츠와 바지, 코트와 패딩 등 각양각색의 중고제품 옷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목도리에 모자까지 뒤집어쓴 손님 십여명이 이 ‘옷 무덤’들 중 한 곳에 웅크리고 앉아 입을 만한 것을 찾기 위해 바삐 옷들을 헤집는다.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입고 온 점퍼를 벗고 골라잡은 패딩 점퍼 하나를 그 자리에서 걸쳐 본다. 좀 더 값이 나가는 물건들은 길거리에 놓인 가판대나 이동식 옷걸이에 걸려 있다. 5000원짜리 바지에서 2만원짜리 점퍼, 5만 5000원짜리 패딩도 있다. 옷더미 속에서 1000원짜리 베이지색 바지를 구입한 박모(60)씨는 “남이 입었던 것이지만 집에 가서 빨면 새것이나 똑같다”면서 “운이 좋으면 예상 외로 좋은 물건을 건질 때가 있다”고 했다. 경기 하남시에서 한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왔다는 그는 입고 있던 검은색 패딩 점퍼도 이곳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했다. 비수급 빈곤층인 김모(44)씨는 1년에 대여섯 번 이곳에서 ‘쇼핑’을 한다. 이번 겨울에는 2만원짜리 ‘짝퉁’ 블랙야크 방한점퍼와 5000원짜리 바지를 구입했다. 한 달에 열흘 정도 막노동을 해 80만~90만원을 버는 김씨에겐 이 옷이 ‘생활복이자 작업복’이다. 막노동을 하러 갈 때도, 친구들을 만날 때도 이 옷을 입는다. 여름옷은 1만원이면 두 벌을 사는데 겨울옷은 가격이 더 비싸니 부담이 배가 된다. 김씨에게 패션을 통해 개성을 드러낸다는 것은 먼 나라 얘기다. 옷이란 몸을 가리고 추위와 더위를 막는 ‘원시적’ 기능을 할 뿐이다. 여름에 김씨는 서울역 앞에서 자원봉사단체들이 나눠 주는 옷과 자신의 옷을 교환해서 입고는 했다. 김씨가 입었던 옷을 단체에 주면 세탁된 옷을 내주고 김씨의 옷은 세탁해서 다른 사람에게 주는 방식이다. 노스페이스 매장에서 구입한 15만원짜리 바지가 김씨가 가지고 있는 가장 ‘럭셔리’한 옷이다. 그는 지금보다 어렵게 살 때에는 남의 집 마당 빨랫줄에 널린 빨래를 훔쳐 입은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김씨의 또 다른 쇼핑 장소는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풍물시장이다. 이곳은 동묘 벼룩시장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2층짜리 건물 안에 있는 시장이었지만 추위 때문에 패딩 점퍼나 장갑을 끼고 있는 상인들이 많이 보였다. 곳곳에 전기 난로가 켜 있었지만 추위를 온전히 물리칠 수는 없었다. 짝퉁 가방을 파는 한 상인은 칠이 벗겨진 검은색 가방에 구두약을 바르고 있었다. 손때가 묻은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스피디 백과 구찌, 펜디 가방 등 짝퉁처럼 보이는 명품 백들이 뒤섞여 있었다. 물건 종류와 상관없이 상태가 좋으면 1만원, 좋지 않으면 7000원이라고 했다. 얼룩이 진 1만원짜리 짝퉁 버버리 트렌치코트와 4만 5000원짜리 에르메스 스웨터, 때가 탄 3만 5000원짜리 나이키 운동화도 보였다. 이곳에서 점퍼를 팔고 있는 이모씨는 “5000원짜리부터 100만원짜리까지 있다”면서 “요즘에는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찾는 사람이 줄었다”고 했다. 노원구 중계동에서 만난 기초생활수급자 김모(39)씨는 여름과 겨울에 한번씩 1년에 총 두 차례 쇼핑을 한다. 쇼핑이 ‘연례 행사’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주로 온라인 쇼핑몰인 G마켓에서 옷을 구입한다. 싱글맘인 김씨는 “한번 살 때 윗옷 4벌, 바지나 치마 3벌 정도 사는데 한벌당 5000원이 넘으면 안 된다”고 했다. 디자인이나 질보다는 가격이 절대적 기준이 되다 보니 티셔츠와 같은 심플한 옷만 사게 된다고 말하는 김씨의 티셔츠는 목 부분이 늘어나 있었다. 김씨는 “나와 사정이 비슷한 엄마들도 가끔씩은 백화점을 가지만 나는 세일을 해도 백화점엔 가지 않는다”면서 “물건을 보면 솔직히 다 사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어 신경질이 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8개월짜리 딸을 포함해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김씨가 아끼는 옷은 5년 전 G마켓에서 구입한 5만원짜리 원피스다. 예식장이나 돌잔치 등 중요한 행사 때만 가끔 입는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이모(26)씨도 최근 롯데닷컴에서 폴햄 패딩을 85% 세일로 6만원에 샀다. 온라인 쇼핑몰 외에는 유니클로 같은 패스트패션(SPA) 브랜드를 이용한다. 저렴하고 트렌드에 강한 옷들이 많기 때문이다. 계절별로 1년에 4회 쇼핑을 한다. 겨울옷은 조금 비싼 것을 감수하지만 여름 티셔츠는 무조건 2만원, 셔츠는 4만원 밑이어야만 산다. 의류학과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김씨는 ‘패션 중독자’라고 불릴 정도로 유행에 민감했다. 그러나 대학교 1학년 말 벤처 사업가였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빈곤층으로 전락한 이후엔 옷 한 벌도 선뜻 사기 어려운 신세가 됐다. 현재는 초등학생 2명과 고등학생 1명을 대상으로 과외를 해 월 90만원을 벌고 있지만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는 빠듯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안 사고 오래 입는 것’이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기 전 샀던 120만원짜리 코트를 8년째 입고 있다. 이씨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보면 기계는 마모될 때까지 쓴다고 전제하고 미래 마모 비용까지 계산하지만 옷은 그렇지 않다. 옷은 낡지 않아도 유행이 지나면 다들 다시 사 입지 않느냐”면서 “그런데 돈이 없으니까 진짜 옷이 마모될 때까지 입게 되더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입고 있던 캐러멜색 면바지의 가랑이 부분을 보여 줬다. 낡아서 터지기 직전이었다. 김씨는 “친구 중에는 수백만원짜리 몽클레어 패딩을 입거나 300만원짜리 시계를 찬 친구들도 있다”며 “나도 명품 좋아했지만 이제는 부모님 돈 받아서 명품 사는 건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얻어 입는 것’도 방법이다. 은평구에 사는 싱글맘 박모(30)씨는 “어머니가 주변의 아시는 분을 통해 아기 옷을 얻어 줬다”며 “그래도 신생아 때 입는 배냇저고리만큼은 내 돈으로 샀다”고 했다. 박씨는 43개월 된 딸 지은(가명)이의 옷을 사야 할 때는 주로 집 근처에 있는 이마트나 시장, 온라인을 이용한다. 그녀는 “올겨울 들어 아기가 계속 감기를 달고 살아서 이마트에서 내복을 사줬다”면서 “특가할 때 세트로 사는 게 싸다”고 했다. 남대문시장이 싸다고 하지만 차비를 생각하면 집 근처 시장이나 인터넷에서 사는 게 더 낫다는 게 박씨의 생각이다. 박씨는 “내 옷 사는 것보다 아기 옷 사는 게 더 좋아서 자꾸 그쪽에 눈길이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기 옷 원단이 어른 옷보다 훨씬 적게 드는데 왜 이렇게 비싼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이가 학교에 갈 나이쯤 되면 얻어 입히는 것마저 쉽지 않다. 맞는 옷을 찾기 힘들뿐더러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남이 입었던 옷을 입는 것에 대해 민감해지기 때문이다. 아이 넷을 키우고 있는 간호조무사 김모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5, 6학년이었던 두 아들은 한 벌당 9만원이었던 태권도 학원 유니폼과 점퍼를 일상복처럼 학교 갈 때에도 입고 다녔다”면서 “지금까지는 부끄러운 줄 몰랐던 모양인데 중학교에 들어가면 걱정”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는 지인들에게 옷을 얻어 입혔는데 최근에는 아이들이 자고 나면 부쩍부쩍 크고 있어 어려워지고 있다고 김씨는 토로했다. 올겨울에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큰맘 먹고 ‘뱅뱅’에서 두 아들의 외투 두 벌을 10만원대에 구입했다. 경기 화성시 임대아파트에 사는 박모(42·여)씨의 딸 아름(14·가명)이는 갑자기 영하로 떨어진 올겨울 초 지난해 입던 외투를 꺼내 입었다가 깜짝 놀랐다. 1년 사이에 키가 5㎝ 이상 자라는 바람에 옷이 작아져 입을 수가 없었다. 박씨는 속상해 울고 있는 아름이를 겨우 달랜 뒤 할머니 외투를 입혀 등교시켰다. 박씨는 “집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것을 아는 아이가 옷 사 달라는 말은 못하고 밤새 혼자 끙끙대고 있었다”면서 “크리스마스 직전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삼성중공업의 후원으로 패딩을 선물 받고 아이가 너무 기뻐했다”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장모(42)씨도 최근 동네 아웃렛에서 고등학교 1학년인 큰딸에게 13만원짜리 점퍼를 사줬다. 장씨는 “아이가 생전 브랜드 옷을 사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어렵게 얘기를 하기에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그것도 아이가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에 보태서 구입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백화점에 가 보니 100만원이 넘는 옷들도 있던데 그 돈이면 우리 가족 한 달 생활비”라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이모(33)씨의 딸들은 일찍부터 가난을 깨달았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이씨는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6학년, 5학년인 딸 셋을 키우고 있다. 정부에서 주는 수급비 66만원 외에 장난감 자동차 부품 조립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 달에 20만~30만원씩 벌었으나 최근에는 허리가 아파 그마저도 그만뒀다. 이씨는 “집안 형편을 잘 아는 아이들이 일찍 철이 들어 옷 사 달라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송수연 이두걸 유대근 기자 songsy@seoul.co.kr
  • [헬스Talk] 남모를 가슴 고민 부유방과 함몰유두

    [헬스Talk] 남모를 가슴 고민 부유방과 함몰유두

    겨드랑이 앞으로 불룩하게 살이 도드라져 보여 늘 고민이 많았던 P(25세,여)씨는 브래지어를 착용하면 늘 보기 싫을 정도로 옆으로 튀어나오는 살집이 단지 살이 쪄서 그런 줄로만 알고 다이어트를 계속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또한 생리가 가까워지면 부위가 더욱 커지고 통증이 생겼다가 생리가 끝나면 다시 괜찮아지는 증상에 의아함을 느껴 병원을 찾은 결과, 그것이 부유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유방은 말 그대로 원래의 유방과 함께 덤으로 존재하는 유방을 말하는 것으로, 다유방증, 액세서리 유방이라고도 한다. 유방은 보통 태아 때 겨드랑이부터 사타구니까지 여러 쌍이 존재하는데 태아가 자라나면서 점차 유방 조직이 사라져 출생 때는 가슴에만 유방을 가진 채 태어난다. 부유방은 이렇게 가슴 외 다른 부위에 존재하던 유방이 미처 사라지지 못한 것이다. 앞가슴의 유방과 마찬가지로 생리가 다가올수록 부풀어 오르면서 아프기도 하며, 미용상으로 원하는 옷을 입을 수 없어 콤플렉스가 되기도 한다. 이 경우, 수술로서 부유방을 제거할 수 있다. 한편, 결혼을 2개월 앞둔 K(26세,여)씨는 가슴 크기는 남부럽지 않은 사이즈인데 반해 가슴의 유두가 돌출되어 있지 않은 함몰 유두로 인해 가슴 성형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함몰 유두는 유두가 가슴 표면보다 안쪽으로 들어가 함몰되어 있는 질환이다. 누구나 유두가 돌출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3-5%는 함몰 유두라고 하니 20-30명에 한 명 꼴로 함몰 유두인 셈이다. 함몰 유두의 원인은 선천적인 것으로서 유두 밑의 결체 조직의 양이 부족하거나 유륜 내 근육 발달 미숙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두 아래의 유관이 짧아서 아래로 잡아당기고 있거나 유두 밑을 지지해주는 조직이 부족해 밑에서 받쳐주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또한 2차 성징 때 커지는 가슴의 비율과 유두 밑에 있는 섬유조직의 성장 속도가 차이가 나면서 유두 함몰이 발생하기도 한다. 가슴이 발달하는 사춘기 즈음에는 대부분 자신의 상태를 알게 되지만, 부끄러워서 혹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내버려 두다가 저절로 교정되지 않는 것을 보고 20대가 넘어서 병원을 찾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함몰 유두는 유두 주변에 분비물이 발생하게 돼 냄새가 나는 등 불쾌함을 유발해 위생상으로도 좋지 않다. 또 임신, 출산 시에 더욱 문제가 되는데 염증이 지속되고, 돌출되어 있지 않다면, 수유를 못하게 되는 등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유진성형외과 강태조 원장은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함몰 유두 교정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수술 전에는 모양 변형의 정도와 조직의 상태와 관계 등 유두의 상태를 정밀히 진단해 적합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이처럼 여성의 가슴은 미용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건강한 아름다움을 위해 반드시 살펴봐야 하는 갖가지 질환들이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건강한 가슴을 위해 정기검진은 물론이고 자가 검진도 빼놓지 않고 진행해야 할 것이다. 도움말=유진성형외과 강태조 원장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압구정 줌 구강악안면외과, 사랑니의 정확한 정의 및 관리법 공개

    압구정 줌 구강악안면외과, 사랑니의 정확한 정의 및 관리법 공개

    사랑이라는 로맨틱한 이름을 가진 치아, 사랑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사랑니의 관리법이나 사랑니 발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이들은 드문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치료나 발치가 꼭 필요한 사랑니를 방치해 인접한 영구치의 건강을 위협하거나, 경험하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는 경우가 주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랑니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 발치를 해야 하며, 사랑니 발치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압구정 ‘줌 구강악안면외과’ 이주민 원장(전문의)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사랑니에 대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확인해 보자. ▲‘사랑니’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인가? 보통 사랑니는 두 개의 큰 어금니(제1,2 대구치) 뒤에 나는 제3 대구치를 말한다. 구강 내에서 제일 늦게 나오는 치아로, 보통 사춘기 이후 17~25세 무렵에 나기 시작하는데 치아가 날 때 사랑의 열병을 앓듯 아프다 하여 ‘사랑니’라고 불린다. 영어권에서는 사랑니가 나올 때쯤이면 지식을 깨우친다 하여wisdom tooth(지치, 智齒)라고 부른다. 사랑니의 경우 나머지 28개의 치아에 비해 해부학적 변이도 많고, 맹출 방향과 시기도 사람마다 다른 경우가 많다. 약 7% 사람에서는 사랑니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사랑니가 모두 나는 경우, 위 아래턱 좌우에 한 개씩 4개가 되는데 그 개수도 1개부터 4개 이상에 이르기까지 사람마다 다르다. ▲사랑니와 관련된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 사랑니는 이상한 방향으로 맹출되거나 관리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치아우식증, 치관주위염, 맹출 방향에 따른 인접치 손상, 치아 낭종, 치아와 관련된 종양 등 일반적으로 치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구강 내에서 가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 관리가 어려운 만큼 더욱 면밀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랑니, 아무런 문제가 없어도 반드시 발치 해야 하나? 모든 사랑니를 무조건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니는 정상적으로 맹출해서 청결하게 유지, 관리만 된다면 큰 어금니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며 그대로 두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치열의 맨 안쪽 끝에서 공간이 부족한 상태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검진하거나,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사랑니를 뽑을 때, 그리고 뽑고 나면 통증이 심한가? 사랑니 발치 수술 전 국소 마취를 시행하므로 수술 중에는 큰 불편함은 없다. 매복된 사랑니 발치 시 대개 잇몸을 절개한 후 치조골과 치아를 삭제하는 등의 외과적인 술식이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차가 있지만 수술 후에 통증이 있거나 해당 부위가 다소 부을 수 있다. 하지만 진통소염제 복용과 냉찜질 등을 통해 통증을 잘 관리하고, 의사의 지시사항을 잘 따르면 이를 경감시킬 수 있다. ▲사랑니는 아무 치과에서나 뽑아도 되나? 사랑니는 나오는 방향이나 상태에 따라 뽑는 수술의 난이도가 달라지게 된다. 모든 치과의사가 사랑니 발치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을 지라도 뽑는 기술이나 경험 면에서는 세부전공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발치의 경우 예상치 못한 발치의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하고, 효과적으로 처치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진 병원에서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를 통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구강악안면외과는 일반 치과와 무엇이 다른가 구강악안면외과는 치과의 10개 전문분야 중 하나로 구강과 안면부위에 발생하는 감염, 손상, 기형 및 종양 등의 질병을 올바르게 진단하고, 보존적 시술과 수술적 치료를 통해 심미적 복원 및 기능적 회복, 재건을 추구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사랑니 발치라고 하면 지레 겁부터 먹거나, 두려움 때문에 통증이나 염증, 감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랑니에 발생한 문제를 제때에 해소하지 못할 경우 오래 쓸 수 있는 소중한 영구치마저 잃는 경우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압구정 줌 구강악안면외과 이주민 원장은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사랑니가 아파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랑니 나는 곳에 잇몸이 붓고 턱이 아파요’ 등의 질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서 “이 같은 경우에는 혈관과 신경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턱의 구조를 잘 아는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고 시술을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자의 소리] 방과후 ‘나 홀로 아동’ 대책 서둘러야/김도연 전남 영암군 영암읍 남문로

    현재 우리나라는 아동 10명 가운데 1명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방치된 채 거의 매일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 홀로 아동’인 것으로 조사된 기사를 읽었다. 복지부가 지난해 11~12월 전국 4007가구를 대상으로 ‘한국 아동청소년 종합실태’를 면접조사한 결과, 6~17세의 어린이와 청소년 중 10.5%는 ‘거의 매일’ 혼자 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낮거나 농촌지역 아동일수록 오랜 시간 혼자 집에 있는 것으로 조사돼 저소득 가구나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돌봄서비스 확충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본다. 특히 이런 아이들은 성폭행 등 각종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쉬워 정부 차원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우리 사회는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핵가족화가 가속화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역할을 할 사람이 없어지고 있다. 더 이상 아동관리를 각 가정에만 맡길 수 없는 이유다. 또 ‘나 홀로 아동’은 아동 범죄 대상으로 노출될 뿐 아니라,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성장기와 사춘기를 거치면서 일탈적 행동을 보일 가능성을 안고 있다. 현재 기초생활수급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의 ‘나 홀로 아동’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오후 8시까지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보호자가 직접 등록하지 않으면 지원이 어렵다. 정부 차원에서 이들을 찾아내고 지원하는 적극적인 서비스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다. 김도연 전남 영암군 영암읍 남문로
  • 자비에 돌란 감독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 티저 예고편

    자비에 돌란 감독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 티저 예고편

    제6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자비에 돌란(26) 감독의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가 오는 15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제67회 칸영화제에서 ‘마미’로 장 뤽 고다르의 ‘언어와의 작별’과 함께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당당히 거장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는 매일 같이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는 질풍노도의 16살 소년 ‘후베르트’와 변덕스러운 엄마 ‘산탈’의 치열하고도 리얼한 애증 보고서로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의 수입과 배급을 맡은 엣나인필름 측은 개봉에 앞서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번 티저 예고편을 통해서 독특하고 과감한 앵글과 강렬한 색채, 인상적인 사운드 활용 등 ‘돌란 시그니처’라 불리는 영상 언어의 향연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연출은 물론 연기자로 참여한 열아홉 자비에 돌란의 어린 시절 모습도 엿볼 수 있다. 특히 “난 더 이상 엄마의 아들이기 싫다”고 분노의 감정을 내뱉다가도 이내 “엄마 사랑해요”라며 애틋한 고백을 전하는 후베르트의 모습은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동시에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을 ‘애증’이라는 감정에 대해 솔직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의 최근작 ‘마미’는 ‘엄마’라는 존재의 위대함과 강인함을 드러내, 보다 성숙한 시선을 보여주었다면 ‘아이 킬드 마이 마더’는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모티프로 해 변덕스러운 사춘기인 십대의 시선으로 바라본 엄마를 향한 사랑과 증오를 담아냈다. 두 작품에 대해 자비에 돌란 감독은 “‘아이 킬드 마이 마더’때를 생각하면 나는 아마도 엄마를 벌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로부터 겨우 5년이 지났는데, 이제 난 ‘마미’를 통해 엄마의 복수를 청하고 있는 것 같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엣나인필름 측은 “‘엄마’라는 공통된 소재로 전혀 다른 세상을 그려 낸 이 두 작품은 자비에 돌란의 놀라운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영상=엣나인필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수영, 오히려 척추에 악영향 가능성 있다”

    “수영, 오히려 척추에 악영향 가능성 있다”

    수영은 지금까지 척추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앞으로는 이를 맹신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는 수영을 해서 신체가 왜곡됐다는 보고가 나왔기 때문. 이탈리아 척추과학연구소(ISICO)와 브레시아대학 공동 연구팀이 청소년 329명을 대상으로 수영이 사춘기의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수영이 척추의 모양과 요통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기 위해 평소 수영을 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영을 하는 그룹은 112명(여 62명)이며, 그렇지 않은 그룹은 217명(여 106명)으로 분류됐다. 나이는 평균 12.5세였다. 연구팀이 수집한 데이터를 비교·분석한 결과, 수영을 하고 있으면 신체가 비대칭이 될 위험이 1.8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척추가 뒤로 젖혀질 위험은 2.26배, 반대로 새우등이 될 위험은 2.24배 증가했다. 여성은 허리 통증도 2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파비오 자이나 박사는 “수영은 최고의 운동으로 간주되고 있고 척추가 휘는 것을 치료한다고 생각돼왔다”면서 “이번 결과는 지금까지의 연구와 상반되는 것”이라며 의외감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영과 척추변형-단면연구’(Swimming and spinal deformities: a cross-sectional study)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소아과저널’(Journal of Pediatrics) 2015년 1월호에 게재된다. http://www.ncbi.nlm.nih.gov/pubmed/25444007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수영, 오히려 척추에 나쁠 수 있어” (伊 연구)

    “수영, 오히려 척추에 나쁠 수 있어” (伊 연구)

    수영은 지금까지 척추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앞으로는 이를 맹신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는 수영을 해서 신체가 왜곡됐다는 보고가 나왔기 때문. 이탈리아 척추과학연구소(ISICO)와 브레시아대학 공동 연구팀이 청소년 329명을 대상으로 수영이 사춘기의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수영이 척추의 모양과 요통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기 위해 평소 수영을 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영을 하는 그룹은 112명(여 62명)이며, 그렇지 않은 그룹은 217명(여 106명)으로 분류됐다. 나이는 평균 12.5세였다. 연구팀이 수집한 데이터를 비교·분석한 결과, 수영을 하고 있으면 신체가 비대칭이 될 위험이 1.8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척추가 뒤로 젖혀질 위험은 2.26배, 반대로 새우등이 될 위험은 2.24배 증가했다. 여성은 허리 통증도 2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파비오 자이나 박사는 “수영은 최고의 운동으로 간주되고 있고 척추가 휘는 것을 치료한다고 생각돼왔다”면서 “이번 결과는 지금까지의 연구와 상반되는 것”이라며 의외감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영과 척추변형-단면연구’(Swimming and spinal deformities: a cross-sectional study)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소아과저널’(Journal of Pediatrics) 2015년 1월호에 게재된다. http://www.ncbi.nlm.nih.gov/pubmed/25444007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남성질환, 남성호르몬에 주목하라!

    남성질환, 남성호르몬에 주목하라!

    ’말 못 할 고민’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고민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비슷한 상황에 처해봤던 경험이 있는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곤 한다. 그러나 대표적인 남성질환인 발기부전으로 고민을 하는 이들의 경우,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적극적인 치료의지를 잃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발기부전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성 호르몬(sex hormone)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여성에게는 난소에서 분비되는 난포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과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이 있으며, 남성에게는 고환의 간세포에서 분비되는 안드로겐(androgen) 또는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으로 불리는 남성호르몬이 있다. 남성호르몬은 남성의 생식계 성장과 성적 발육, 유지 기능 등을 관장하며, 사춘기의 2차 성징과 체모와도 관계가 있다. 또한 남성호르몬은 전립선과 정낭 등의 발육과 근골격계 등 다양한 ‘남성관련 형성’에 대해 관여하는 호르몬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남성호르몬은 20대 초반에 절정으로 분비되어 유지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매년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남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 중의 하나가 바로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 장애인 것이다. 이와 관련 남성에게도 여성의 폐경과 맞물려 나타나는 ‘여성갱년기’의 증상과 흡사한 ‘남성갱년기’의 증후가 나타나게 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발기부전과 성욕감퇴, 무기력감, 우울함, 피로감 복부비만 등이다. 하지만 남성호르몬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매년 서서히 감소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여지는 일반적인 신체기능의 저하 정도로 인식하기 때문에 치료에 소홀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남성 갱년기 증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의 치료는 매일 복용하는 경구용 제제와 몸에 붙이거나 바르는 제제, 주기적인 주사로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주사제 등을 이용한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이 주를 이룬다. 치료의 핵심은 연령대에 따라 남성호르몬의 정상범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며, 부족할 경우 이를 적절히 보충함으로써 무기력감이 개선될 수 있고 우울감의 호전, 발기부전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호르몬 보충요법을 시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와의 면밀한 상담을 통해 실제 본인의 남성호르몬 수치를 알아보고 본인에게 맞는 처방과 함께 적절한 주기에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며, 혈액검사를 통해 간편한 방법으로도 확인해볼 수 있다. 호르몬 보충요법 외에도 발기부전을 치료하고 개선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 방법이 더 있는데,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의 처방과 주사요법, 그리고 수술치료 등이 있다.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의 경우 연령과 상황에 따라, 또 복용제의 종류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등에 따라 용량의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통해서만 약물을 복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구용발기부전 치료제의 경우, 심계항진과 안면홍조등의 대표적인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으며, 그밖에도 시각이상 두통 및 어지러움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심혈관계질환자는 더욱 신중한 상담을 통해 처방을 받아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클라인펠터증후군, “정자 수 극히 적어” 아들 판정에 결국 비관 자살 ‘충격’

    클라인펠터증후군, “정자 수 극히 적어” 아들 판정에 결국 비관 자살 ‘충격’

    ‘클라인펠터증후군’ 클라인펠터증후군 판정을 받은 생후 1개월 된 아들과 현직 경찰관 엄마 A(33·여)경위가 함게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클라인펠터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클라인펠터증후군’이란 남성이 여성의 성염색체를 하나 더 가지게 돼 발달과 생식 능력에 장애를 초래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난자나 정자가 생기는 과정 중에 X염색체가 쌍을 이루었다가 단일 X로 분리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겨 여분의 X염색체가 더 있는 난자나 정자가 수태되면 클라인펠터증후군이 생긴다. 클라인펠터증후군 환자에게서는 고환 기능 저하(남성호르몬 분비 저하, 정자 생성 불가능)와 다양한 학습 및 지능 저하가 나타난다. 또 50% 정도의 환자에게서는 심장 판막의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한편 영국 인터넷 매체 데일리 메일은 평생 남성으로 살다가 2년 전 자신이 중성이란 사실을 알게 된 아델 마캄(31)을 소개한 바 있다. 마캄은 “어린 시절 여자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성스러운 옷을 입는 걸 좋아하는 등 내가 남자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아버지는 외동아들인 나의 성정체성을 받아들여주지 않았고 오히려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게 했다”고 고백했다. 사춘기에 들면서 마캄의 성정체성 고민은 더욱 심해졌고 결국 16세에 집을 떠나 런던에서 살기 시작했다. 마캄은 런던에서 자신의 성을 숨긴 채 동성애자로 살았다. 이후 마캄은 성전환 수술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수술 전 몇 가지 검사를 받던 마캄은 그의 성염색체가 ‘XY’(남성)도 ‘XX’(여성)도 아닌 ‘XXY’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캄은 ‘클라인펠터증후군’(성염색체이상증후군)을 앓았던 것. 마캄은 자신이 중성이라는 사실에 부끄러움과 죄책감으로 매일 힘들었지만 “남성으로 알고 살았던 지난 시간보다 지금이 행복하다”며 “성전환수술 후 언젠가 남성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집에서 발견된 A경위의 유서에서는 “아들이 장애 판정을 받아 괴롭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사진 = 서울신문DB (클라인펠터증후군) 뉴스팀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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