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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코네티컷주 세입자, 월세 안 내려면 집 비우라는 주인을…

    미 코네티컷주 세입자, 월세 안 내려면 집 비우라는 주인을…

    미국 코네티컷주의 한 세입자가 집주인을 참수했다. 월세가 밀렸으니 이사를 가라는 말에 화가 치밀어 그런 것이었다. 하트퍼드란 도시에 사는 제리 데이비드 톰프슨(42)이란 남성으로 경찰에 체포돼 살인죄로 기소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지난달 25일 그와 말다툼을 벌이던 집주인 빅터 킹(64)이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어왔다. 세입자와 언쟁이 벌어졌는데 톰프슨이 자신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끔찍한 태도로 위협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잘 해결할테니 나중에 혹시 확인하고 싶으면 자신에게 연락을 취할 방법까지 경찰에 일러주고 통화를 끝냈다. 그런데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다음날 저녁 한 친구와 한 이웃이 둘의 다툼이 잘 수습됐나 알아보려고 찾아왔다. 두 사람은 결국 참혹한 살해 현장을 목격했다. 미국 CNN 방송은 부검의의 소견을 빌어 킹이 얼마나 참담한 변을 당했는지 묘사했는데 차마 옮길 수가 없을 정도다. 톰프슨이 얼마나 많은 월세를 오랫동안 내지 못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경찰 신문에 일절 응하지 않고 말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그는 다만 종이에 뭔가를 적어 의사를 전달하는데 “(자신 소유의) 지프 자동차 글로브 박스에 있는 종이 뭉치가 원하는 모든 것”이라고 적었다는 것이다. 경찰이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지프를 뒤졌더니 정말 종이 뭉치가 있었는데 자신이 “주권 시민”으로서 어떤 법 조항에도 구애되지 않고 스스로 법을 해석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톰프슨은 같은 달 28일 법정에 출두했는데 국선 변호인의 변론도 거부했다. 범행에 쓰인 흉기는 기소 직후 범행 현장에서 16㎞ 떨어진 강에서 찾아냈다. 그는 200만 달러의 보석 보증금을 내지 못해 계속 구금돼 있으며 오는 15일 법정에 다시 나올 예정이다. CNN은 오는 18일이라고 다르게 보도했다. 사촌인 짐 뱅크스는 고인에 대해 “좋은 사람이었다. 영혼의 털끝도 상처내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늘 손을 뻗어 다른 이를 도우려는 사람이었다. 늘 할 수 있는 한 즐거워했고 항상 행복해 보였다. 주위에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사람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회장님, 과감한 자사주 베팅… 지분율·평가차익 두 토끼 잡았다

    회장님, 과감한 자사주 베팅… 지분율·평가차익 두 토끼 잡았다

    정의선, 현대차 지분율 1.81→2.02%로모비스 주식 포함하면 500억 평가차익구동휘, LS 자사주 매입으로 20억 차익신동빈, 롯데지주 지분 11.67%로 올라동국제강 장세주·선익 父子 14억 벌어허태수, GS 주가 떨어져 3억 평가손실책임감은 공포를 이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 자사주에 과감하게 ‘베팅한’ 재벌 총수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책임경영’을 위한 주가 방어라는 대의명분 아래 주식을 매수해 지분율 강화와 평가차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7일 서울신문이 코로나19 국면에서 자사주 매입이 두드러졌던 재계 주요 오너 일가의 지분 변동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LS·롯데·동국제강 등 4곳이 평가차익을 크게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3월 코로나19로 주식이 폭락했을 때 사들인 자사주가 4개월이 지난 현재 500억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23~27일 코로나 충격으로 12만~13만원을 오가던 현대차 주가가 6만~8만원대로 반 토막이 나자 총 다섯 차례에 걸쳐 58만 1333주(405억 7301만원)를 매입했다. 당시 6만 9793만원인 주가는 지난 24일 12만 2500원까지 올랐다. 지분율은 1.81%에서 2.02%로 올랐다. 비슷한 시기에 현대모비스 주식도 30만 3759주를 사면서 0.32%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모비스 주식은 매입가(13만 5294원) 대비 50% 오른 20만 3500원으로 뛰었다. 정 부회장이 사들인 주식 가치가 유지되거나 더 오르면 추후 지배구조 개편 시 주식 거래 비용을 아끼는 데 도움이 된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은 대주주인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이고, 나머지 계열사에 흩어진 주식을 정리해 현대모비스가 정점에서 계열사를 지배하도록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구동휘 LS 전무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외아들이다. ‘차차기’ 그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구 전무는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84억 6097만원을 들여 24만 7701주를 사들였다. 올해 초 4만원대 후반이었던 LS 주식이 2만~3만원대로 떨어진 뒤 공격적으로 매입했다. LS 주가가 4만원대 초반까지 회복된 지난 24일 기준으로 계산하면 구 전무는 약 2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냈다. LS그룹 3세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2.98%)도 확보했다. 구 회장의 사촌 동생 구자은 LS엠트론 회장도 지분을 매입해 약 8억여원의 차익을 냈지만, 지난 5월 두 자녀에게 20만주를 증여하면서 지분율은 종전보다 떨어졌다. ‘형제의 난’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코로나 사태에서 ‘통 큰’ 자사주 매입으로 이득을 봤다. 지난 3월 롯데지주 주식 4만 7400주(9억 9786만원)를 매입해 지분율을 종전 10.47%에서 11.67%로 올렸다. 주가가 2만원대에서 3만 1750원으로 올라 5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봤다. 롯데지주 주가가 올해 초 3만원대 후반에서 형성됐던 것에 비하면 갈 길은 멀다. 국내 3위 철강기업 동국제강의 장세주 회장과 그의 아들 장선익 이사도 나란히 자사주를 샀다. 지난 4~6월 코로나 여파에서 철강업계의 주가도 휘청이던 때로 당시 회사의 주가가 3000~4000원 정도에 형성되던 시기였다. 장 회장은 40만주를, 장 이사는 31만 1163주를 사들였다. 지난 24일 주가가 5990원까지 오르면서 장 부자는 나란히 8억, 6억원 정도의 평가차익을 냈다. 모든 총수가 재미를 본 것은 아니다. 허창수 명예회장에 이어 GS그룹을 이끄는 허태수 회장은 지난 3~6월 GS 주식 13만 1632주(49억 8151만원)를 샀으나 유독 GS 주가는 빠지면서 약 3억원대의 평가 손해를 봤다. 연초 5만원이던 주가는 코로나 이후 급락한 뒤 3만 5000원 선에 머물러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회장님만 믿고 가자”… 주식시장 ‘공포’ 이긴 오너의 ‘책임감’

    “회장님만 믿고 가자”… 주식시장 ‘공포’ 이긴 오너의 ‘책임감’

    주가 폭락 위기, 총수들 자사주에 베팅반등 땐 지분율 강화·차익 두토끼 잡아현대차·LS·롯데·동국제강 ‘옳은 예’ 주목책임감은 공포를 이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 자사주에 과감하게 ‘베팅한’ 재벌 총수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책임경영’을 위한 주가 방어라는 대의명분 아래 주식을 매수해 지분율 강화와 평가차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7일 서울신문이 코로나19 국면에서 자사주 매입이 두드러졌던 재계 주요 오너 일가의 지분 변동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LS·롯데·동국제강 등 4곳이 평가차익을 크게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3월 코로나19로 주식이 폭락했을 때 사들인 자사주가 4개월이 지난 현재 500억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23~27일 코로나 충격으로 12만~13만원을 오가던 현대차 주가가 6만~8만원대로 반 토막이 나자 총 다섯 차례에 걸쳐 58만 1333주(405억 7301만원)를 매입했다. 당시 6만 9793만원인 주가는 지난 24일 12만 2500원까지 올랐다. 지분율은 1.81%에서 2.02%로 올랐다. 비슷한 시기에 현대모비스 주식도 30만 3759주를 사면서 0.32%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모비스 주식은 매입가(13만 5294원) 대비 50% 오른 20만 3500원으로 뛰었다. 정 부회장이 사들인 주식 가치가 유지되거나 더 오르면 추후 지배구조 개편 시 주식 거래 비용을 아끼는 데 도움이 된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은 대주주인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이고, 나머지 계열사에 흩어진 주식을 정리해 현대모비스가 정점에서 계열사를 지배하도록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구동휘 LS 전무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외아들이다. ‘차차기’ 그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구 전무는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84억 6097만원을 들여 24만 7701주를 사들였다. 올해 초 4만원대 후반이었던 LS 주식이 2만~3만원대로 떨어진 뒤 공격적으로 매입했다. LS 주가가 4만원대 초반까지 회복된 지난 24일 기준으로 계산하면 구 전무는 약 2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냈다. LS그룹 3세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2.98%)도 확보했다. 구 회장의 사촌 동생 구자은 LS엠트론 회장도 지분을 매입해 약 8억여원의 차익을 냈지만, 지난 5월 두 자녀에게 20만주를 증여하면서 지분율은 종전보다 떨어졌다. ‘형제의 난’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코로나 사태에서 ‘통 큰’ 자사주 매입으로 이득을 봤다. 지난 3월 롯데지주 주식 4만 7400주(9억 9786만원)를 매입해 지분율을 종전 10.47%에서 11.67%로 올렸다. 주가가 2만원대에서 3만 1750원으로 올라 5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봤다. 롯데지주 주가가 올해 초 3만원대 후반에서 형성됐던 것에 비하면 갈 길은 멀다. 국내 3위 철강기업 동국제강의 장세주 회장과 그의 아들 장선익 이사도 나란히 자사주를 샀다. 지난 4~6월 코로나 여파에서 철강업계의 주가도 휘청이던 때로 당시 회사의 주가가 3000~4000원 정도에 형성되던 시기였다. 장 회장은 40만주를, 장 이사는 31만 1163주를 사들였다. 지난 24일 주가가 5990원까지 오르면서 장 부자는 나란히 8억, 6억원 정도의 평가차익을 냈다. 모든 총수가 재미를 본 것은 아니다. 허창수 명예회장에 이어 GS그룹을 이끄는 허태수 회장은 지난 3~6월 GS 주식 13만 1632주(49억 8151만원)를 샀으나 유독 GS 주가는 빠지면서 약 3억원대의 평가 손해를 봤다. 연초 5만원이던 주가는 코로나 이후 급락한 뒤 3만 5000원 선에 머물러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줄넘기에 묶인 뼈 발견” 이춘재 사건, 은폐 정황 포착(종합)

    “줄넘기에 묶인 뼈 발견” 이춘재 사건, 은폐 정황 포착(종합)

    ‘그것이 알고싶다’ 8살 아이 죽인 이유는…초등생 살해 자백과 사라진 시신이춘재 “목숨 끊으려다 마주쳐서”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이 화성에서 실종 신고된 초등생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은폐한 정황이 공개됐다. 또 이춘재가 1989년 당시 초등학교 2학년생인 김현정 양을 살해한 이유가 밝혀졌다. 2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인 이춘재가 살해한 故김현정 양 실종사건을 다뤘다. 최근 이춘재 사건 재수사를 통해 김 양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춘재는 야산에서 우연히 마주친 김 양을 살해했다고 직접 진술했다. 앞서 1989년 7월 7일 경기도 화성서 거주하던 현정양의 실종 수사는 단순 가출로 종결된 바 있다. 실종 후 5개월이 지난 후 인근 야산에서 유류품이 발견됐다. 당시 신고를 접수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유족들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유족들은 30년 넘게 유류품의 존재조차 알 수 없었다. “수색 중 줄넘기에 묶인 뼈 발견” 경찰 은폐 김 양의 백골 시신까지 발견됐으나 경찰이 은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화성 8차 사건 이후 강압 수사로 윤성여(당시 22세) 씨를 검거했는데, 또다시 살인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외부에 알려지기 원치 않았다는 의혹이다. 경찰이 윤 씨를 화성사건 용의자라며 검거한 시점은 김 양 실종 접수 약 3주 뒤인 89년 7월 27일이었다. 방송에서 유류품이 발견된 후 형사와 함께 주변을 탐색했던 방범 대장이 출연해 “수색 중 줄넘기에 묶인 뼈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기록은 없었다. 진술조서는 유가족이 김 양 시신을 확인한 것처럼 조작되어 있었다. 1989년 12월 25일 작성된 유가족 진술조서에는 김 양의 아버지와 사촌언니 등의 유류품 관련 진술이 담겨있었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이 같은 조서를 작성한 적이 없다고 했다. 경찰이 대필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서에는 줄넘기가 언급됐지만, 이후 경찰이 공식 발표한 유류품에는 줄넘기가 없다. 이날 방송에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줄넘기에 대한 강력한 인상 때문에 조서가 이렇게 꾸며졌을 개연성이 높다. 시신을 봤다는 명확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결국에는 ‘피해 아동의 보호자가 진술한 실종 아동의 특성과 지금 발견된 시신은 다르다’라는 걸 확인하기 위한 일종의 면피용 진술조서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지적했다.당시 화성경찰서 형사 “입막음용 떡값을 준걸로 알고 있다” 당시 수사팀에 대해 한 관계자는 “당연히 (김 양) 사체가 맞다고 생각했을 텐데 사건화하기 싫었을 것”이라며 “변사 처리나 제대로 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한 형사였던 신준철(가명) 씨는 “유류품이 발견됐고, 사체도 발견됐다. 그때 발설하지 말라고 입막음용 떡값을 준 걸로 알고 있다”며 “8차 사건이 해결되니까 쾌거를 이뤘다고 하는 와중에 현정이 사건이 터지니까 수사 보고를 만들라 해서 거짓으로 (진술조서를) 만든 것. 완전히 은폐한 거다”고 말했다. 형사가 김 양의 시신을 묻었다는 장소를 알려줬지만, 해당 장소는 4차선 도로 공사가 끝난 상태였다. 피해자 아버지 김용복 씨는 딸을 죽인 이유와 시신 유기 장소를 듣기 위해 이춘재에게 접견을 신청했다. 화상 접견을 통해 유족과 만난 이춘재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야산에 올라갔다가 우연히 만난 초등학생과 대화했고, 이후 목을 매려 들고 갔던 줄넘기로 아이를 결박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김 양을 석재 야산 뒤에 묻었다고도 했다. 피해자 아버지는 “경찰이 은폐하면 공소시효가 있어야하나. 경찰이 찾아놓고 은폐시키면 그걸 누가 책임지나”라며 “두 번 이상 죽였다, 경찰들이”라고 분노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인도] 납치될뻔한 딸 본 엄마의 놀라운 순발력(영상)

    [여기는 인도] 납치될뻔한 딸 본 엄마의 놀라운 순발력(영상)

    대낮에 집 앞에서 놀고 있는 어린아이를 납치하려던 일당이 ‘위대한 어머니’를 이기지 못한 채 현장을 도망쳤다. 인도 현지 언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곳은 수도 뉴델리 동부 샤카르푸르의 한적한 마을로, 당시 4살 된 여자아이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집 현관 앞에서 놀고 있었다. 그때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를 탄 남성 두 명이 갑자기 나타나더니 문이 열린 집으로 쑥 들어가 놀고 있던 아이를 안고 뛰어나왔다. 아이를 납치해 다시 오토바이에 오르려던 두 남성을 막아선 것은 아이의 어머니였다. 초인적인 속도로 납치범들을 따라 나온 어머니는 딸을 다시 낚아채는 동시에 이웃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어머니의 놀라운 순발력과 용기에 도리어 겁을 먹은 남성들은 그 길로 줄행랑을 치려 했지만, 아이의 어머니가 이를 막아섰다. 오토바이를 붙잡은 채 이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 안간힘을 쓴 것.하지만 두 남성은 이런 여성을 뿌리치고 결국 오토바이에 다시 올라 현장을 빠져나갔다. 아이는 다행히 무사했지만 납치범들이 언제 다시 해를 가할지 모르는 위협이 남은 상태였다. 이때 나선 것은 다름 아닌 이웃들이었다. 아이의 어머니가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들은 이웃 남성들이 집 밖으로 뛰어나왔고, 끝까지 이들을 쫓았다. 멀리서 유괴범 두 명이 달려오는 것을 확인한 한 주민은 일부러 자신의 오토바이를 길목에 세워 진로를 방해했다. 그 사이 다른 이웃이 달려와 납치범 두 명을 붙잡기 위한 몸싸움을 벌이는 등 이웃 주민들의 도움은 계속됐지만 결국 이들은 현장에서 도망치고 말았다. 이후 신고를 접한 경찰이 용의자 두 명을 검거했다. 두 남성 중 한 사람은 납치될 뻔한 어린 아이의 삼촌으로 확인됐다. 사촌 형의 사업이 잘 되는 것을 질투한 나머지, 조카를 납치해 돈을 뜯어내려는 심산이었다. 현지 경찰은 두 남성을 구금하고 사건 전말을 조사 중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구로 ‘알려지지 않은 18인의 독립운동가’ 책으로

    구로 ‘알려지지 않은 18인의 독립운동가’ 책으로

    서울 구로구는 서울구로로타리클럽, 광복회 구로구지회와 뜻을 모아 독립운동 이야기 책 ‘관순아 관순아’를 발간한다고 23일 밝혔다.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18명의 이야기를 담은 ‘관순아 관순아’는 서울구로로타리클럽과 광복회 구로구지회가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지난 13일에는 서울구로로터리클럽 회원과 광복회 구로구지회 회원 등 18명이 참여한 가운데 출판 간담회를 열었다. 책은 지역 도서관과 각급 학교에 비치된다. 서울구로로터리클럽은 이날 행사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장학금 100만원도 전달했다. 오창헌 서울구로로타리클럽 회장은 “조국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 가장 먼저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신념으로 로타리클럽 이름을 걸고 전기집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관순아 관순아’에는 유관순 열사의 사촌 언니인 독립운동가 유예도 선생과 천석꾼으로 태어났음에도 모든 것을 버리고 3·1 운동의 선봉에 섰던 최종화 선생 등의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숨겨진 영웅들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독립운동에 몸과 마음을 다 바치신 선열들을 찾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열린세상] 코로나와 청소/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코로나와 청소/박산호 번역가

    2020년 새해가 밝았을 때 계획이 있었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런던에 가서 한 작가의 일생을 돌아보며 자료를 수집해 글을 쓸 예정이었다. 그때를 대비해 한 달 일정을 비웠고, 비행기 표도 곧 끊을 작정이었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내가 좋아하는 맥주와 같은 이름의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도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흘려들었다. 얼마 후 나는 고대했던 런던 거리를 걷기는커녕 록다운이라는 전대미문의 봉쇄 조치에 따라 좁은 아파트에 하루 종일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러다 말겠지, 이러다 바이러스가 잡히겠지, 이렇게 모두가 한껏 조심하고 있으니 곧 해결되겠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불길한 뉴스들 속에서도 도저히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와중에 지난해 겨울 근 30년 가까이 일한 회사를 나와 작은 식자 회사를 차렸다고 기뻐한 동갑내기 사촌은 코로나 때문에 상반기 학회가 전부 취소돼 수입이 제로가 됐다고 알려왔고, 올해 초 동네에 영어학원을 개업한 후배 역시 학교도 못 가는 판에 학원이라고 별 수 있느냐며 학원을 닫고 한없이 우울해했다. 나는 이들을 위로하며 곧 끝날 거라고, 힘든 일은 지나갈 거라고, 이 사태가 해결되면 오히려 경기가 더 좋아질 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어쩌면 지나치게 힘을 줬을지도 모르겠다. 여행 때문에 비워 둔 일정의 공백이 내 의도와 달리 점점 벌어지고 있었고. 평소 반년 치 일감 정도를 쌓아 놓고 일해 온 20년차 프리랜서 번역가인 내 일정에 일이 없어 노는 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고 있었다. 남들에게는 다 잘될 거라고 무책임한 말을 해놓고 막상 그 처지가 되자 더럭 겁이 났다. 1997년 외환위기 때 회화 강사로 나가던 회사 다섯 곳에서 한날에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던 악몽이 다시 떠올랐다. 심장이 제멋대로 뛰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날이 시작됐다.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 바람을 쐬러 나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청소를 시작했다. 길고 지루한 록다운 시기를 버티려 집안 정리를 시작한 사람들처럼 나 역시 일이 없어 갑자기 늘어난 시간을 평소 눈에 거슬렸던 물건들을 보내 주고, 기약 없이 미뤄 둔 싱크대, 냉장고, 세면대와 욕조를 박박 닦으며 보냈다. 하다 보니 재미가 붙어 좀더 본격적으로 해보자 싶은 마음에 청소 전문가들의 글도 찾아 읽었다. 고객의 집을 정리하러 갈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물건 중 하나가 식빵 봉지 끈이라는 말에 우리 집 싱크대 서랍을 열어 보니 비닐봉지 안에 보물처럼 모아 놓은 플라스틱 끈이 수십 개였다. 그것부터 시작해 있는 줄 몰라 또 산 물건들, 가격표도 떼지 않고 걸어 놓은 옷들, 색깔별로 사놓고 묵히다 유통 기한이 지나 버린 화장품들, 첫 장도 들춰 보지 않고 먼지만 쌓여 있는 책들을 내보냈다. 아침에 일어나면 팔을 걷어붙이고 화장실 청소부터 시작해 넓지도 않은 집이 터져 나가게 꽉꽉 찬 물건들을 버리고, 반짝반짝 윤이 나게 구석구석 닦았다. 이 무렵 읽은 시인이자 청소 노동자인 김완이 쓴 ‘죽은 자의 집 청소’에서 마주친 이 구절이 무척 반가웠다. “내가 이 일에서 찾은 즐거움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해방감`이다. 악취 풍기는 실내를 마침내 사람이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원래의 공간으로 돌려놓았을 때, 살림과 쓰레기로 발 디딜 틈 없는 공간을 비우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텅 빈 집으로 만들었을 때 나는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낀다.” 홀로 죽은 이들의 집을 치우는 작가 김완의 숭고한 노동에 비할 순 없지만 나도 모르게 이고 지고 살아왔던 무수한 짐을 버리며 비슷한 해방감을 느꼈다. 석 달 가까이 청소에 의지해 허물어져 가는 마음을 부여잡고 있을 때 번역 의뢰 메일이 한 통 왔다. 사촌도 작은 건을 하나 수주해 가까스로 숨을 돌렸고, 후배도 다시 학원을 열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긴 힘들 듯하다. 하나 소용이 다한 물건을 미련 없이 버리듯 평온했던 우리의 일상과 작별하기란 그보다 조금 더 어렵고 시간도 걸릴 것 같다. 이때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건 뭘까? 나에겐 그것이 사랑하는 이들과의 연대였고 청소였다. 과연 모두에게 나 같은 행운이 허락될 수 있을까.
  • 제주 26번 코로나19 확진 접촉자 16명으로...전원 자가격리 조치

    제주 26번 코로나19 확진 접촉자 16명으로...전원 자가격리 조치

    21일 제주도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도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6번 확진자 A씨의 접촉자가 4명에서 16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접촉자는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황금가마솥밥 4명, 어사촌도야지 10명, 가족 2명 등이다. 현재 도는 접촉자들에 대한 신원이 파악됨에 16명을 모두 자가격리 조치하고 있다. A씨는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5박 6일간 제주를 방문한 서울 광진구 20번 확진자에 의해 2차 감염된 제주 21·24번 확진자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지난 15일 제주시 한림읍 호박 유흥주점에서 광진구 코로나19 확진자의 가족 B씨와 B씨가 운영하는 찻집 직원 1명과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20일 오전 10시 제주시서부보건소에서 검체 채취 후 오후 8시께 확진 판정받아 제주 26번 확진자로 분류됐다. 도 보건당국이 현재까지 조사한 제주 26번 확진자의 이동동선은 애월읍 황금가마솥밥(19일 오후 7∼8시), 애월농협봉성지점 하나로마트 현금자동인출기(20일 11시 55분), 애월읍 어사촌도야지(20일 낮 12시), 친척 집과 자택 등이다. 도는 추가 역학조사를 통해 A씨의 접촉자를 파악 중이며, 추가 정보를 확인하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 광진구 20번 확진자에 의한 도내 확진자는 A씨를 포함해 총 5명이다. 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제주 26번 확진자가 3차 감염 가능성이 있지만, 광진구 20번 확진자와 접촉했는지 추가 파악해보고 2차 감염인지, 3차 감염인지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유흥주점·식당·대형마트…제주 26번 확진자 애월지역 돌아다녀

    유흥주점·식당·대형마트…제주 26번 확진자 애월지역 돌아다녀

    코로나 19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해 제주시 한림읍 중심으로 설정됐던 방역대가 애월읍 지역으로 확대됐다. 제주도는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제주 26번 확진자 A씨(여)에 대한 1차 역학조사 결과 21일 오전 11시 기준 접촉자는 4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공개된 A씨의 이동동선을 보면 지난 19일 오후 12시쯤 애월읍 소재 어사촌도야지를 이용했고, 오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황금가마솥밥(애월읍)을 방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20일 낮 12시쯤에는 애월읍 소재 하나로마트 ATM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A씨는 대부분의 동선을 자신의 차량으로 이동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재 제주대병원 음압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특별한 증상은 없는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지인 2명은 음성판정 받았고 A씨가 머물렀던 지인의 자택과 방문지 3곳에 대한 방역과 소독조치를 진행중이다. A씨의 감염경로 시작점은 제주를 방문했던 광진구 20번 확진자로 추정된다.A씨는 지난 15일 오후 9시쯤 한림읍 소재 호박유흥주점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서울 광진구 20번 확진자에서 2차 감염된 제주 21번과 24번 확진자도 같은 시간에 호박유흥주점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A씨는 호박유흥주점에 가기 전에 21.24번 확진자가 있었던 한림읍 찻집에도 들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도 방역당국 관계자는 “26번 확진자는 21.24번 확진자와 한림읍에 있는 호박유흥주점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광진구 20번 확진자는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한림읍에 소재한 딸의 집에 머물렀고 이기간 접촉자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질투에 눈멀어 ‘버블티 살인사건’ 저지른 여성 사형

    [여기는 베트남] 질투에 눈멀어 ‘버블티 살인사건’ 저지른 여성 사형

    질투에 눈이 멀어 ‘버블티 살인사건’을 저지른 베트남 여성이 사형 선고를 받았다. 지난해 말 베트남을 떠들썩하게 했던 ‘버블티 살인사건’은 사촌 형부와 불륜을 저질렀던 여성 짱(25)이 사촌 언니를 살해하려고 독극물 버블티를 보냈다가 엉뚱한 사람이 마셔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베트남 현지언론 뚜오이째는 17일 타이빈 법원이 짱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짱은 지난 2019년 1월부터 사촌 형부와 사랑에 빠졌지만, 10월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에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지난해 12월 인터넷을 통해 청산가리를 구한 뒤 사촌 언니가 즐겨 마시는 버블티를 그녀의 근무지인 병원에 배송하기로 했다. 총 6컵의 버블티 중 4컵에 청산가리를 탔고, 발신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익명의 환자 가족이 감사 인사로 보내는 것으로 꾸몄다. 문제의 버블티 6컵은 병원에 배송되었지만, 사촌 언니는 당시 병원에 없었다. 동료 간호사 H는 버블티를 냉장고에 보관했고, 이튿날 오전 출근해 한 잔을 꺼내 마셨다가 그 자리에서 즉시 숨을 거뒀다.법원은 이날 짱에게 살인죄를 물어 사형 선고와 더불어 애먼 죽임을 당한 H의 가족에게 2억6900만 동(한화 1400만원)을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또한 H의 자녀 3명이 18살이 될 때까지 매달 생활비 200만동(한화 10만4000원)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짱과 불륜을 저질렀던 사촌형부는 법정에서 짱과의 불륜 사실을 인정했다. 짱은 “사촌 언니 말고는 다른 누군가를 해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면서 “청산가리의 독성 수준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청산가리가 모자라 6컵 중 4컵에만 약을 탔다고 덧붙였다. 판사는 “사촌 언니가 버블티를 집에 가져가 남편, 아이들과 나눠 마실 수도 있었다는 생각은 안 했느냐”고 물었지만, 그녀는 침묵을 지켰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억울하게 죽어간 H의 가족과 아이들이 나와 눈물을 흘리며 판결을 지켜봤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하이트진로, 총수 친척 소유 계열사 5곳 숨긴 혐의로 공정위 조사중

    하이트진로, 총수 친척 소유 계열사 5곳 숨긴 혐의로 공정위 조사중

    하이트진로가 총수 친척이 가진 계열사 지분을 9년간 신고하지 않고 숨긴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공시대상 기업집단 신고 및 자료 제출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하이트진로를 현장 조사했다. 기존 12개 계열사가 있던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때 송정, 연암, 대우컴바인, 대우패키지, 대우화학 등 5개 회사를 추가해 모두 17개 계열사가 있다고 신고했다. 새로 추가한 5개 회사는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조카, 사촌 등이 지분을 100% 가지고 있거나 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이들 회사는 페트(PET)병이나 병에 붙이는 라벨, 포장지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지난해 하이트진로 등 다른 계열사와 내부거래도 활발했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신고 전까지 9년 동안 이들 회사를 일부러 신고하지 않은 위장계열사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은 총수(동일인)의 친족 8촌이나 인척 4촌 이내 특수관계인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를 계열사로 신고해야 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주기는 어렵지만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회사들은 동일인이나 직계 존비속이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독립경영을 하는 회사로, 신고를 고의로 누락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와 함께 SK, 효성, 태광에 대해서도 공시대상 기업집단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거나 누락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현장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충북 괴산서 80대 남성 사흘째 연락 두절...소방·경찰 등 수색 나서

    충북 괴산서 80대 남성 사흘째 연락 두절...소방·경찰 등 수색 나서

    80대 남성이 집을 나간 뒤 사흘째 연락이 되지 않아 소방당국과 경찰 등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18일 충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5시쯤 충북 괴산에 사는 A씨(80)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A씨는 고종사촌 동생 집을 방문한 뒤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 군부대, 공무원 등 50여명이 16일 오후 5시40분쯤부터 A씨가 사는 보광산과 그 일대를 수색했지만 그를 찾지 못했다. 지난 17일 2차 수색을 진행했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지난 16일 연락이 끊긴 남성을 사흘 째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몇만 달러 빚에 잘나가는 스타트업 회장 끔찍하게 살해한 비서

    몇만 달러 빚에 잘나가는 스타트업 회장 끔찍하게 살해한 비서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아파트에서 끔찍한 주검으로 발견된 방글라데시와 네팔의 차량 공유업체 파타오(Pathao) 공동창업자 파힘 살레(33)를 살해한 혐의로 그의 개인 비서가 체포됐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모터바이크 공유업체 고카다(Gokada)도 공동창업한 살레의 금융이나 개인사를 돌봐주던 비서 티레세 하스필(21)을 2급 살인 혐의로 검거했다고 영국 BBC가 17일 뉴욕 경찰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용의자는 수만 달러의 빚을 살레에게 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하스필은 테이저건을 이용해 살레를 기절시킨 뒤 흉기로 마구 찔러 숨지게 했다. 다음날 저녁 고인의 사촌이 아파트를 찾았다가 머리와 신체 부위들이 제각각 토막 난 그의 주검이 들어 있는 봉지와 전기톱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전날 밤 엘리베이터 안에 마스크를 쓴 채 고인을 쫓아 들어간 한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격했는데 비서 하스필이었던 것이다. 방글라데시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고교 재학 중 첫 회사를 창업할 정도로 수완이 있었다. 파타오를 창업한 것은 2015년의 일이었다. 최근에는 나이지리아의 모터바이크 택시 어플리케이션 고카다를 창업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연초에 라고스 당국이 이 택시 사업을 금지하는 바람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와 파타오를 공동 창업했던 후세인 M 엘리우스는 방글라데시 일간 데일리 스타와의 인터뷰를 통해 “파힘은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켜 한계를 뛰어넘도록 하는 기술의 잠재력을 믿었다”며 “공통의 목적과 비전을 공유하면 어떤 미래를 안길 수 있는지 약속했다. 파타오와 우리 전체의 생태계를 위한 믿기지 않는 영감을 준 인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스레브레니차 8000여명 학살 25년이 흘렀지만 여전한 생채기

    스레브레니차 8000여명 학살 25년이 흘렀지만 여전한 생채기

    “아무도 해치지 않을 겁니다. 걱정들 마세요.” 정확히 25년 전인 1995년 7월 11일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부대의 사령관 라트코 믈라디치는 스레브레니차 마을을 떠나려는 무슬림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경무장한 유엔 평화유지군 병력이 안전지역이라고 선포하고 주변에 있었던 것도 무슬림 주민들이 마음을 놓은 이유였다. 그 뒤 세르비아군은 열흘 동안 성인 남성과 소년들 8000명 이상을 살육했다. 평화유지군은 멀거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민간인 학살로 최대 규모다.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은 “스레브레니차의 비극은 유엔 역사를 내내 괴롭힐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 옛 유고 연방을 이끌었던 강력한 지도자 티토가 사망한 뒤 여러 갈래의 분쟁과 내전이 잇따랐는데 그 중 보스니아 내전 와중에 일어났던 참극이 이 마을의 살육극이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회주의 공화국은 보스니아계 무슬림, 정교회를 신봉하는 세르비아, 가톨릭을 믿는 크로아티아계 주민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국민투표를 거쳐 1992년 독립을 선포해 곧바로 미국과 유럽 정부들의 승인을 받았지만 국민투표를 보이콧한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세르비아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새 정부를 공격해 내전이 시작됐다. 대 세르비아 깃발 아래 보스니아계를 몰아내겠다는 이른바 인종청소가 저질러졌다. 세르비아 부대는 1992년 이 마을을 점령했다가 곧바로 보스니아 군대에 내줬다. 그 뒤 줄곧대치하며 교전을 벌였다. 이듬해 4월 유엔 안보리는 이 지역을 안전지대로 선포해 어떤 무장공격이나 적대 행위도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대치는 이어졌다. 민간인들에 대한 보급이 막히기 시작했고 네덜란드 국적 평화유지군 병사들이 적은 병력이나마 주둔하고 있었다. 보스니아 주민들 사이에 굶어죽는 이가 나오기 시작했다. 1995년 7월 세르비아 군이 다시 스레브레니차를 공격했다. 유엔군은 퇴각해 마을을 떠났다.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공습이 이어졌다. 도움의 손길은 미치지 않았다. 포위 닷새 뒤에 믈라디치는 개선하듯 다른 장군들과 함께 마을에 걸어 들어갔다. 이미 2만명에 이르는 난민들이 네덜란드군 기지로 피신한 뒤였다. 다음날부터 살육이 시작됐다. 무슬림 난민들이 피난 가려고 탄 버스들을 에워싼 뒤 남성과 소년들을 골라 세운 뒤 총으로 쏴죽였다. 수천명이 처형당했고 불도저로 흙을 파낸 뒤 묻어버렸다. 일부는 산 채로 생매장 됐고 일부 어른들은 아이들이 숨져가는 모습을 바라봐야 했다.여성들과 소녀들은 피난 줄 밖으로 나오라고 해 강간했다. 거리에는 시신들로 그득했다. 네덜란드 군인들은 5500명의 무슬림 피난민을 내주고 세르비아인들의 잔학한 행동을 팔짱낀 채 바라봤다. 무장이 미약했다지만 너무 비겁한 일이었다. 헤이그 전범재판소는 세르비아인들이 살육을 행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믈라디치를 전범으로 유죄 판결한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군대에 갈 만한 아이들과 남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치밀한 작업이 진행됐다.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탄 버스들을 체계적으로 수색해 남자를 찾아냈다. 때로는 군대에 갈수도 없는 어린 소년들과 나이 든 남성들까지 처형했다. 25년이 흐른 지금도 새로운 유해들이 이 마을 근처에서는 파헤쳐지고 있다. 2002년 네덜란드 정부와 군 간부들이 살육을 저지하는 데 실패한 것을 지적하는 보고서가 발간됐다. 이 보고서 여파로 내각 전체가 물러났다. 지난해 네덜란드 대법원은 스레브레니차의 350명 죽음에 네덜란드가 부분적 책임이 있다는 판결에 대한 항소를 기각했다. 2017년 헤이그 전범재판소는 믈라디치를 학살과 다른 잔학행위들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그는 1995년 내전 종결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가 2011년 세르비아 북부 사촌 집에서 발각돼 체포됐다. 세르비아 정부는 그 뒤 전범 행위에 대해 사과했지만 대량 학살이 저질러졌다는 점을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접촉도 안 했는데…” 확진자 간 헬스장 남성 2명 감염

    “접촉도 안 했는데…” 확진자 간 헬스장 남성 2명 감염

    대전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같은 헬스장에서 같은 시간 운동한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대전시에 따르면 중구 대흥동과 대사동에 사는 20대 남성 2명(대전 153번·154번)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전 153번과 154번 확진자인데 두 확진자 모두 무증상 상태에서 검사를 받아 확진 판정됐다 이들은 145번 확진자(문화동 거주 50대 남성)가 지난 3일 오전 대사동에 있는 헬스장을 찾았을 때 그곳에서 운동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세 사람은 헬스장 내에서 가깝게 접촉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강혁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145번 확진자와 153·154번 확진자는 같은 헬스장만 이용했을 뿐 연령대가 차이 나고 개인적 친분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145번 확진자는 헬스장에서 덴탈마스크를 썼다고 진술하지만, 운동하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대전에서는 이들 2명 외에 145번 확진자와 접촉한 2명이 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구 산성동에 사는 50대 여성(152번 확진자)은 지난 3일 145번 확진자와 함께 식사한 뒤 8일부터 콧물 증상을 보였다. 155번 확진자는 145번 확진자의 사촌인 중구 오류동 거주 50대 남성으로,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됐다. 방역 당국은 145번 확진자가 지난 7일 확진 전까지 수시로 라이브 카페 등에서 길게는 3시간 동안 색소폰 연주를 해온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라이브 카페 등에서의 접촉자를 파악 중이다. 이강혁 보건복지국장은 “145번 확진자의 동선이 워낙 복잡하다”며 “추가 동선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GPS 위치 추적 등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145번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서구 정림동 더조은의원을 다녀왔으며, 그로 인한 추가 확진자들까지 포함하면 더조은의원 관련 코로나19 감염자는 모두 16명으로 늘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돌팔매질로 숨진 파키스탄 여성… ‘명예살인’ 범인은 남편과 시동생

    돌팔매질로 숨진 파키스탄 여성… ‘명예살인’ 범인은 남편과 시동생

    파키스탄의 24세 여성이 돌팔매질을 당한 끝에 결국 사망했다. 그녀를 사망에 이르게 한 범인은 다름 아닌 남편과 시동생이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6일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7일, 현지의 한 고속도로를 순찰하던 경찰은 고속도로 인근 도로에서 여성의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신원 조회 결과, 사망한 여성은 파키스탄 잠쇼로 지역에 거주하던 24세 여성 와지란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 여성의 시신 상태로 사망 전 극심한 돌팔매질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또 나무 몽둥이로 몸 여러 곳을 강하게 내리쳤을 때 생긴 것으로 보이는 상처도 상당수 있었다. 경찰은 이 여성이 ‘명예살인’을 당했을 것으로, 가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사망한 여성의 아버지는 초기 경찰 조사 당시 “딸이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진술했으나, 이내 말을 바꿔 진실을 털어놓았다. 와지란의 아버지에 따르면 그녀를 살해한 것은 남편과 시동생이었으며, 이들은 와지란의 결혼생활에 줄곧 불만을 품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와지란이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여기고, 돌팔매질과 몽둥이 매질로 여성을 숨지게 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남편과 시동생은 경찰에 체포된 뒤 혐의를 부인했으며, 도리어 아내의 가족이 자신과의 결혼을 못마땅해 한 결과 돌말매질로 아내를 죽였다고 반박했다. 현재 경찰은 숨진 여성의 가족과 용의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한편 파키스탄의 오래된 악습인 명예살인은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음에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16세 소녀와 18세 소녀가 남성으로부터 입맞춤을 받는 동영상이 SNS에 유포돼 논란이 되자, 이들의 사촌이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총으로 소녀들을 살해해 충격을 안겼다. 파키스탄에서는 해마다 1000여 명이 부모의 허락 없이 결혼하거나 외도, 부적절한 의상 착용 등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명예살인’을 당하고 있으며, 희생자의 대부분이 여성이다. 파키스탄 의회는 2016년 명예살인 처벌 강화법을 통과시켜 명예살인을 25년 이상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근절이 안 되는 상황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모레·보광 사돈 맺는다…서민정·홍정환 27일 약혼식

    아모레·보광 사돈 맺는다…서민정·홍정환 27일 약혼식

    아모레퍼시픽그룹과 보광그룹이 사돈지간이 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서경배(57)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큰딸 민정(29)씨가 홍석준(66)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큰아들 정환(35)씨와 오는 27일 약혼식을 올린다. 두 사람은 올해 초 지인의 소개로 만났으며 서로에 대한 호감 속에서 만남을 이어왔다. 서씨와 홍씨의 약혼식은 27일 양가 친척들이 모인 가운데 소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약혼식에는 고(故) 홍진기 회장의 장녀이자 홍석준 회장 누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홍정환씨의 고종사촌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씨는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지난해 10월 아모레퍼시픽에 재입사해 현재 국내 화장품 채널 조직인 뷰티 영업 유닛의 뷰티영업전략팀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서씨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93%를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53.90%)에 이어 그룹 2대 주주로 알려졌다. 홍씨는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1남 1녀 중 장남으로 보광 창투에서 투자 심사를 총괄하고 있다. 지주사 BGF(0.52%), BGF리테일(1.56%) 등 친가인 보광그룹 관련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먹는 꽃봉오리, 아티초크의 무심한 매력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먹는 꽃봉오리, 아티초크의 무심한 매력

    꽃집을 개업한 친구에게 넌지시 물었다. 혹여 꽃이 팔리지 않고 남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친구는 별걸 다 물어본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꽃집 한켠에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마냥 아름답게만 느껴지지 않던 게 그때쯤부터였다. 저 꽃들을 차라리 먹을 수 있다면 마음도 덜 아프고 환경에 덜 미안할 텐데.우리를 절로 미소 짓게 하는 관상용 꽃은 대부분 먹을 수 없다. 태생적으로 독성을 갖고 있는 꽃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농약 때문이다. 벌레 먹은 관상용 꽃은 상품 가치가 떨어지니 화훼농가 대부분 병충해를 막기 위해 독한 농약을 쓴다. 한편 식용으로 길러지는 꽃도 있다. 진달래, 국화, 장미, 금잔화, 팬지는 접시 위에서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꾸며주는 대표적인 식용꽃이다. 식당에서 많이 쓰이지만 대개 빈 접시에 식용꽃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꽃을 먹는 게 익숙지 않은 탓이다. 식용꽃의 가격을 생각하면 요리하는 사람 입장에선 꽤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의식하지 않지만 일상적으로 먹는 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브로콜리다. 재미있게 생긴 채소라고 여기지만 엄밀하게는 채 피지 않은 꽃봉오리 상태다. 사촌 격인 콜리플라워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선 생소하지만 유럽에선 브로콜리만큼이나 인기 있는 식용꽃이 있다. 바로 아티초크다. 아티초크는 키나라 스콜리무스라는 학명으로 불리는 엉겅퀴의 꽃봉오리다. 아티초크 꽃은 진한 자주색을 띠며 피는데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것처럼 꽤 아름답지만 농부 입장에선 전혀 달갑지 않은 장면일 수 있다. 브로콜리처럼 꽃이 피기 전에 수확해야 상품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지중해 지역이 고향인 아티초크는 유럽에서 꽤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사용해 왔다. 시칠리아에 정착한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은 굽거나 삶은 아티초크를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아티초크의 조상 격으로 카르둔이라는 식물이 있는데 크기만 좀 작을 뿐 아티초크와 거의 흡사한 형태와 맛을 지니고 있다. 카르둔을 식용으로 먹기 좋게 개량한 것이 아티초크라는 학설도 있다. 이탈리아 요리 유학 시절 만났던 아티초크는 다루기 꽤 까다로웠던 식재료였다. 주먹보다 큰 아티초크를 요리하기 위해선 반드시 손질을 해야 했다. 비늘처럼 겹겹이 나 있는 잎들을 하나하나 잘라내고 두툼한 꽃받침과 줄기의 겉 부분을 손질하고 나면 원래 크기의 8분의1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손질은 빠르게 진행돼야 했는데 깎아낸 아티초크 꽃받침이 공기와 접촉하게 되면 쉽게 갈변하기 때문이다. 색이 변한 아티초크는 떫은 맛이 강해진다. 빠르게 손질하고 난 후엔 반드시 산성액체, 즉 레몬즙을 넣은 물에 담가야 갈변을 방지할 수 있다. 손질이 까다롭고 수율도 낮은 이 식재료의 맛은 어떨까. 갓 손질한 아티초크를 생으로 한입 베어 물어 보면 약간 씁쓸하고 떫은, 생감자를 먹는 듯한 맛이 난다. 특별한 향도, 미각을 강렬하게 자극하지도 않는다. 손질하느라 겪은 고생이 무색해지는 듯한 소박한 맛이다. 튀기거나 삶거나 구워 익힌 아티초크는 특유의 향이 좀더 강해진다. 여기에 감자나 무와 같은 익힌 뿌리식물에서 맛볼 수 있는 약간의 단맛과 씁쓸함도 함께 선사해 준다. 특유의 풍미가 주는 소박한 매력이 분명 있지만 무언가 대단하고 특별한 걸 기대했다면 실망하기 딱 좋은 식재료다. 자체 맛이 소박한지라 아티초크를 이용한 요리법은 버터나 소스 등을 첨가해 맛을 북돋아 주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버터에 가볍게 굽거나 튀긴 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듬뿍 뿌린 후 레몬을 곁들여 먹는 게 이탈리아에서 가장 흔히 먹는 방법이다. 이탈리아에서 아티초크 하면 로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는 아티초크를 통째로 튀긴 ‘카르초포 알라 주디아’다. 직역하자면 유대인식 아티초크. 유대 요리에는 유독 기름에 튀기는 방식이 많은데 이 요리도 그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아티초크 잎은 잘라내고 밑동만 먹는데 카르초포 알라 주디아는 통째로 기름에 튀긴다. 곱게 오므린 잎들이 뜨거운 기름과 만나면 활짝 펼쳐지는데 모양새가 제법 멋져 별미로 통한다. 혹자는 아티초크의 매력이 시나린이라는 성분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성분은 우리 혀의 단맛수용체를 일시적으로 억제시키는 작용을 한다. 아티초크를 먹은 후에 먹는 다른 음식을 더욱 달게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런 미각의 왜곡작용 때문에 와인을 먹을 때 피해야 할 식재료로 꼽히기도 하지만 저렴하고 편한 와인과 함께하는 평범한 이탈리아 식탁에서는 도리어 환영받는 존재이기도 하다.
  • 역사 속 시인 윤동주·송창근 목사…그의 집요한 고증, 진실 복원하다

    역사 속 시인 윤동주·송창근 목사…그의 집요한 고증, 진실 복원하다

    초여름 햇살 따가운 금요일 낮에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송우혜 선생을 만났다. 그동안 여러 번 뵈었지만 선생은 그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내 기억 속에 추가해 주신다. 그때그때 휴대전화의 녹음 기능을 쓰게 된 것이 벌써 상당량이 된다. 송우혜 선생은 말할 것도 없이 저 ‘윤동주 평전’의 눈부심을 완성한 저자로 가장 유명하다. ‘윤동주 평전’은 윤동주가 살아 냈던 북간도의 역사와 상황을 사실적으로 복원하고, 당시의 극비 취조문서나 판결문 같은 자료를 섭렵하고 추적해 짧았지만 파란만장했던 윤동주의 삶을 구성해 낸 한국 평전문학의 정점으로 남았다. 정작 선생은 이 책의 가장 빛나는 성과를 무엇이라 생각하실까 한번 여쭈었다.●진실을 바로잡는 귀한 순간들 “북간도 역사에 대한 제대로 된 복원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평전을 쓰면서 발견하게 된 가장 귀한 것은 북간도 혹은 명동촌의 실상에 있다는 말씀이었다. 특별히 윤동주의 4학년 때 담임교사였던 한준명 목사의 말씀을 들으면서 소스라쳤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게 다가온다고 한다. “목사님 말씀 가운데 명동학교에서도 일본어를 가르쳤고 은진중학에서도 일본어 교과서를 가지고 동시통역하듯이 우리말로 읽으면서 수업했다는 것을 듣고 많이 놀랐어요.” 또한 선생은 명동 사람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인 것도 신앙적 차원보다는 기독교 세계가 제국처럼 자신들을 보호해 준다는 걸 기대한 현실적, 정치적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떠올린다. 아닌 게 아니라 평전 앞부분에 다룬 윤동주 출생 과정은 명동과 용정을 포함한 북간도의 역사이자 일제강점기 이산(離散)의 역사로도 모자람이 없다. 어쩌면 송우혜 선생은 정직한 역사 기록을 통해 그분들의 신산했던 삶이 역사 한복판으로 살아 나오는 순간을 부조(浮彫)한 것인지도 모른다.“아무도 이러한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 때였어요. 그때 진실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진실이 왜곡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신앙과 민족이라는 키워드로 신성화됐던 북간도 역사를 사람살이의 현장으로 재현해 낸 이 장면은 선생을 뛰어난 사학자로 세우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윤동주 생애에 송몽규가 빠지면 안 된다는 점을 알아낸 것이다. 송몽규라는 존재를 알려 윤동주의 생애를 입체적으로 구성해 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귀한 성과라고 선생은 강조했다. 아닌 게 아니라 선생은 평전 서문에서 “나의 아버지 송두규 목사님의 삼종형인 송몽규 어른이 윤동주 시인의 동갑내기 고종사촌 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점이 더욱 집필의 동력이 됐다고 고백한 바 있는데, ‘송몽규 이야기’야말로 다른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는 선생만의 창의적 궤적인 셈이다. 윤동주와 송몽규라는 형제요, 친구요, 운명적 동지에 대한 고증과 각인은 선생의 노고가 없었다면 이 땅에 그 모습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을 것이다. 더불어 시집 초판의 서문과 발문을 쓴 정지용과 강처중, 육필 시집 원본을 보관했다가 세상에 알린 정병욱 그리고 윤일주, 윤혜원, 윤영춘 등 가족들, 김정우, 문익환 등 북간도 친우들의 기억 속에서 윤동주는 선하고 치열한 삶을 살아간 모습으로 충일하게 번져 온다. 이분들의 기억과 증언이 없었다면 아마도 우리가 아는 윤동주는 몇 편의 텍스트 안에 옹색하게 갇혀 버렸을 것이다. 송우혜 선생의 걸작 ‘윤동주 평전’ 초간본은 1988년에 열음사에서 나왔고, 1차 개정판은 1998년에 세계사에서, 2차 개정판은 2004년에 푸른역사에서 나왔다. 그리고 현재는 서정시학에서 출간되고 있다. 이렇게 여러 번 판을 거듭할 때마다 선생은 매우 중요한 자료들을 공개하고 그에 대한 예리하고도 전문가적인 해석을 덧대 갔다. 특별히 소설가로서의 정확하고 에두름 없는 문장은 이러한 성과를 대중에게 선명하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야말로 수많은 인터뷰를 하고 발로 뛰면서 귀납한 자료들을 적정한 곳에 배치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쳐 윤동주와 송몽규의 연대기를 차근차근 구축해 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선생의 섭렵과 고증의 결실을 후학들이 전거를 전혀 달지 않고 인용하거나 심지어 자신이 알아낸 것처럼 쓰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 같다. 객관적 사실이나 정보는 공유돼야 마땅하겠지만, 선생이 직접 인터뷰하고 찾아낸 사실만은 반드시 그 출처를 밝혀야 할 것이다.●정확성과 집념,뛰어난 문재의 ‘큰 문학가’ 송우혜 선생이 쓴 평전이 또 하나 있다. 선생은 1947년 송두규 목사의 차녀로 출생했다. “송창근 목사님은 아버지의 오촌 당숙이셨지요. 제 이름도 지어 주셨어요. 이분의 생애와 활동이 개신교 역사는 물론 한국 근대사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생전에 강원용 목사가 들려주신 말씀 하나를 옮겼다. “평양역 생기고 군중이 가장 붐볐을 때가 두 번 있었는데, 도산 안창호 선생이 감옥에서 나와 평양에 왔을 때 환영 인파가 어마어마했고, 송창근 목사가 평양을 떠날 때 또 한 번 그러했다는 거예요. 오랫동안 그게 전설처럼 전해졌다고 하세요. 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다 온 거지요.” 이 책은 개신교 지도자로서 송창근 목사의 생애를 그려 가면서, 한신대학교 설립자를 송창근 목사로 바로잡는 데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기록하는 이의 정확성과 집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알려 준 셈이다.선생은 어렸을 때부터 문재(文才)가 남달랐다고 한다. 1951년 1·4후퇴 때 얘기다. 당시 목사와 장로들이 거제도로 피신하면서 바다를 처음 봤다. “잔잔한 바다를 보고는 어린 제가 ‘바다 위에서 물이 살금살금 기어가’ 그랬대요. 그러니까 배에 함께 탄 교인 한 분이 이 아기는 자라서 큰 문학가가 될 거라고 하셨대요. 자랄 때 그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정말 그 아기는 바다 위를 살금살금 기어가는 물의 흐름으로 군살 없는 문장을 쓰는 ‘큰 문학가’가 됐다. 이후 꾸준히 자신만의 서사를 온축해 온 그 아이는 전문적 고증과 작가적 상상력을 결합해 굵직한 작품을 쓰는 소설가가 됐다. 1980년 등단이니 올해 40주년을 맞는 소회가 있을 듯하다. “그간 쓴 작품 가운데 장편 ‘하얀 새’는 정말 마음먹고 쓴 거예요. 역사물이라기보다는 환향녀를 주인공으로 해 권력과 전통과 인간 내면의 모습을 쓴 작품이지요. 그때 독자들이 한번 손에 들면 놓을 수가 없다고 했어요.” 병자호란 때 나라로부터 보호받지 못해 적진으로 끌려가 온갖 수모를 당한 여인들은 살아 돌아왔지만 다시 모진 세월을 살아야 했다. 더럽혀졌다는 남성 권력의 손가락질을 견디며 살아온 여인들의 삶을 두고 여성주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평론가도 있었다. 이처럼 ‘하얀 새’는 홍제천에 몸을 씻어야 입성이 가능했던 여인들의 삶을 충격적으로 전해 주면서, 국가권력이 전란 후 체제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여인들을 속박한 역사를 담았다. “병자호란 이전인 정묘호란 때부터 벌써 이러한 논리를 편 여성들이 사료에 남아 있어요. 사료를 철저히 읽고 나서 사실에 근거한 소설을 썼습니다.” 이처럼 선생은 집요한 고증의 노력과 문학적 감수성을 결속해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작품에 빨려들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불끈 주먹을 쥐었다가 쓰라린 마음에 눈물을 훔치게끔 하기도 한다. 그동안 선생의 브랜드는 이순신, 전봉준, 홍범도, 윤동주 같은 남자들로 알려졌지만, ‘하얀 새’에 그려진 여성들의 삶이 대칭적인 데칼코마니를 이뤄 줄 것이다.●행복 체험으로서의 역사와 문학 “저는 목사의 딸로 태어났어요. 출생 따라 생의 틀이 결정됐지요. 어릴 때부터 성경 인물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인간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힘을 키웠다고나 할까요? 신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가치관이 세상살이에 초연한 기질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선생은 세속적 성공이나 인기에 집착하지 않고, 인간과 역사에 대한 정확하고 철저한 이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그 결과로 ‘윤동주 평전’을 내놓았고, 이순신에 관한 중요한 연구 결과들을 발표했으며, 그녀만의 문장을 오롯이 담은 소설들을 썼다. 1994년에 선생은 한 일간지로부터 동학 관련 소설을 부탁받고는 직접 연구해 쓰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일본 정부 기밀문서인 정보 보고서들, 현지 조선인의 체험 기록 등 당대 사료들 안에 동학의 실상이 눈부시도록 생생하게 살아 있었어요. 그 사료들을 통해 전봉준이라는 영웅의 위대함을 발견하고 깊이 전율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어요.” 선생의 연재물은 동학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전봉준 평전’을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선생은 이때의 행복 체험을 떠올리면서 누구도 넘보지 못할 결과를 내놓을 것이다. 한다면 하는 분이니. 역사를 가로지르며 진실을 복원해 가는 송우혜 선생이 필생의 업적으로 남길 이순신, 전봉준 작업을 마음 깊이 응원해 마지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플로이드 숨진 다음날 ‘살고 싶어요’ 부른 열두 살, 워너레코드 계약

    플로이드 숨진 다음날 ‘살고 싶어요’ 부른 열두 살, 워너레코드 계약

    지난달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7분 46초 동안 목이 짓눌려 조지 플로이드가 목숨을 잃은 다음날, 소셜미디어에 노래 하나가 올라왔다.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사는 열두 살 흑인 소년 키드론 브라이언트가 올린 동영상이었다. 노래 제목은 ‘난 살고 싶을 뿐이에요(I Just Wanna Live)’. 어머니 조네타가 쓴 가사를 그가 반주 없이 아카펠라로 불렀다. 가사를 잠깐 보면 “난 젊은 흑인 남자에요, 버틸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내요. 오 그런데 주위를 돌아보니, 나같은 인간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있군요. 매일 난 먹잇감으로 사냥 당해요. 나같은 사람들은 곤경이 없길 바랄 수도 없답니다”라고 돼 있다. 이 시대 무참한 폭력에 허망하게 스러질 수 있다는 흑인 소년의 절망과 공포를 실감나게 담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가수 재닛 잭슨, ‘노예 12년’의 여배우 루피타 뇽오 등이 될성 부른 떡잎이라고 칭찬해줬다. 인스타그램에만 벌써 300만 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굴지의 레코드 회사인 워너 뮤직이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19일 계약을 맺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마침 이날은 미국의 노예제도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날이기도 하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은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저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을 통해 노예들을 해방하라고 선언해서 전쟁의 승기를 잡았지만 텍사스주는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서 1865년 6월 19일에야 노예 해방 포고령이 전달돼 이날을 공식 노예 해방일로 친다. 국가 공휴일은 아니고 텍사스주에서는 공휴일로 지낸다. 키드론은 주초 AP 통신 인터뷰를 통해 “하느님이 제게 이런 일을 하라고 소명을 부여하신 것같아 아주 흥분된다. 엄마와 함께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조네타는 플로이드가 죽임을 당하는 동영상을 보며 “흑인 아들의 어머니라서 정말 가슴에 와 닿았다. 남편도 흑인이고, 형제, 삼촌, 사촌, 친구들도 모두 흑인”이라고 털어놓았다. 물론 워너가 키드론과 계약하겠다고 나선 것은 인종차별 항의 물결에 편승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을지 모른다. 회사는 전국유색인종개선협회(NAACP)에 앨범 판매 수익을 기부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무튼 열두살 소년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만은 분명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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