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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레인 왕족 딸-美 해병대원 죽음 무릅 쓴 ‘007사랑’

    [로스앤젤레스 연합] 미국 해병대원과 사랑에 빠져 미국으로 도주한 뒤 결혼까지 한 바레인 국왕 사촌의 딸(당질)이 본국으로 송환될 경우 이슬람 율법에 의해 처형된다며 정치적 망명을 신청,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10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의 사촌인 압둘라 알-할리파의 딸 메리엄(19)은 작년 봄 바레인 수도 마나마의 한 쇼핑몰에서 미 해병대원 제이슨 존슨(25) 병장을 만나 교제해왔으나가족이 반대하자 존슨과 함께 시카고로 도주,2주만인 11월 라스베이거스에서결혼식을 올렸다. 이슬람국가에서는 부모의 동의없이 남녀가 교제하거나 비이슬람교도와 결혼할경우 율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바레인은 이슬람국 중 가장 개방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최근 이슬람근본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바레인 거주 국방부 직원 및 가족 500명의 보호임무를 위해 파견된 존슨 병장은 메리엄을 탈출시키기 위해 야간투시경으로 공항출입국 절차를 사전에정찰한 뒤 그녀를 미 해병대원으로 가장시키고 렌터카를 이용하는 등 치밀한계획을 세웠다. 존슨은 민항기에 탑승하려면 바레인 시민에게는 여권이 필요하지만 미 해병에겐 필요치 않다는 것을 알아내고 헌 군복들을 준비하고 가짜 신분서류를만들었으며 메리엄의 긴 머리카락을 미 프로야그팀 뉴욕 양키스의 모자 속에감췄다. 존슨은 파병 근무기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음에도 메리엄과 함께가아니라면 귀국하지 않겠다고 상관에게 말한 뒤 ‘탈출작전’에 돌입했다. 기관총 사수인 존슨은 서류위조죄목 등으로 병장에서 이등병으로 강등됐다.메리엄은 시카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레인 정부로부터 송환요청을 받고 대기중이던 미 이민귀화국(INS) 요원들에게 체포돼 곧바로 출국당할 위기에 놓였으나 귀국시 처형될 것이라며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 존슨도 “메리엄이 돌아가면 죽을 것이다”며 “그녀는 왕족을 곤혹스럽게했다. 가족들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 보복을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두 사람은 결혼 후 정부 소유의 한 소형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 메리엄은 바레인에 있었으면 하인들에게 시켰을 법한 집안일을도맡아 하고 있다. 메리엄은 오는 17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이민국 청문회에 참석할 예정인데 미 정부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바레인과의 관계를 고려,망명에 반대하고있다.미국은 외국인이 인종,종교,정치적 견해 등으로 처형받을 우려가 있을경우 정치망명을 허용하고 있으나 미 시민권자와 결혼한 것만으로는 미 체류가 보장되지 않는다. 주미 바레인 대사관측은 이번 사건은 왕족문제가 아니라 가족문제이기 때문에 메리엄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귀국을 촉구하고 있다. 존슨의 가족들은 자신들이 새 며느리를 사랑하듯이 메리엄 가족들도 존슨을받아들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멘트 트럭운전사인 아버지 데일 존슨은 “며느리 가족 입장에서 보면 나도 기쁘지 않으나 사랑하는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둘의 결합은 위대하다”고밝혔다.
  • [경제 프리즘] 실패한 기업인의 복귀 시도

    외국의 언론이 요즘의 우리 경제를 빗대 ‘강시 경제’라고 한 적이 있다. 거꾸러뜨려야 할 기업들이 워크아웃 등으로 생명을 연장하면서 멀쩡한 기업까지 망치고 있다는 냉소였다. 최원석(崔元碩) 전 동아건설 회장이 최근 채권단이 실시한 동아건설 최고경영진 공채에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응찰자의 신분보장’을 이유로 확인을 거부하고 있지만 회장과사장 공채에 각각 15명이 응모했으며 이중에는 최전회장,이창복 전 사장이끼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전회장이 누구인가.외환위기 직후에 그룹을 부도내 국가경제를 주름지운사람이다.물론 그가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열사(熱砂)에 거대한 수도파이프를 심은 주인공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때 ‘신화를 만든 대 사업가’는 결국 4조8,000억원의 부채를 동아건설 임직원들과 국민에게 떠넘기고 떠났다.자산 700억원의 대한통운에 7,000억원의 지급보증을 서게 한 사람도 그다.이전사장은 또 누구인가.최전회장의 사촌매제다. 주채권은행인 서울은행은 동아건설에 지금까지 802억원을 출자전환해주었다.1조원대의 추가 출자전환을 추진중이다.서울은행은 또 어디인가.공적자금을 수혈받아 회생한 은행이다.국민의 혈세로 동아건설은 정상화 작업을 모색중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국민의 허리를 휘게 한 ‘실패한 기업인’이 다시 컴백을 시도하고있다.동아건설이 얼마전 경영권 분쟁으로 워크아웃 중단 위기에 내몰리자,기능직 노조원들은 최전회장 집앞에 몰려가 복귀 요청을 한 적이 있다.오죽 답답했으면 그랬겠는가.최전회장은 혹시 이를 전 임직원,나아가 국민의 뜻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채권단도 차제에 정신 바짝차려야 한다.채권단은 경영진 선임에 한번 실패했다.부채를 얼마나 탕감해주느냐만이 능사는 아니다.유능한 경영진을 찾는것도 기업개선작업의 핵심이다. 안미현기자 hyun@
  • “우리 가족 모이면 군함 한척 움직여요”

    가족 가운데 사촌 형제까지 포함해 7명이 해군과 해병에서 근무하는 해군가족이 있어 화제다. 해군 5전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우만석(28) 중사와 동생 우만용(24·청주함)하사, 외사촌 최건한(28·경남함) 대위,삼촌 우동갑(45·해병 2사단) 상사,매제 정남식(30·해병 1사단) 중사가 주인공들이다.해군이 5명,해병이 2명이다. 최 대위의 어머니인 우인순씨(51)는 해군대학 조리사,아버지 최환수씨(52)는 육군 지도창에 근무하는 명실상부한 군가족이다.우 중사 가족들이 해군과해병대의 길을 택한 것은 평소 ‘사회와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강조해온 삼촌 우동갑 상사의 영향이 컸다. 가족들은 “제복을 입은 삼촌의 모습을 보고 입대를 결심했다”고 입을 모았다.가족 중 마지막으로 지난해 11월 해군 하사관으로 지원한 최병덕(22·하후 181기) 하사는 “평소 우리 가족이 모이면 군함 한 척은 움직일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 英 밀입국 희생자들…2월 中서 출발한듯

    [런던 연합] 영국 도버항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58명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런던에 살고 있는 중국인 난민신청자 1명이 자신의 사촌동생이 트럭 안에서 발견된 사망자 가운데 포함됐다고 말했다고 영국 국내통신 PA가 20일 보도했다. 또 영국,중국,네덜란드 3국 경찰이 이번 사건의 배후로 추정되는 중국 이민수송조직에 대한 합동수사에 착수했으며 네덜란드 경찰은 이번 사건의 두번째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영국 경찰은 사건 당일 체포한 트럭 운전사를 살인 혐의로 구금하고 있으며이날 네덜란드 경찰과 합동으로 그를 심문했다. 경찰은 매년 수만명의 중국인들을 한사람당 최고 6만달러까지 받고 밀입국시켜주는 전문조직인 ‘스네이크 헤드’가 이번 사건에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네덜란드 경찰은 로테르담에서 용의자 한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으나 그가트럭이 소속된 운수회사의 주인인 아르젠 반 데어 스페크(24)인지는 시인도부인도 하지 않았다. PA는 중국인 난민 신청자로 지난 1월 영국에 도착해 현재 런던 서부에 살고있다는 양첸(20)이 자신의 사촌동생인 첸린(19)이 사망자 가운데 포함돼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푸젠(福建)성 창글시 출신인 양첸은 같은 동네에서 살던 사촌동생이부모들이 빚을 내 만들어준 1만4,000파운드(2,800만원)를 갖고 지난 2월 창글을 떠나 베이징(北京)과 모스크바를 경유,체코에 도착한 뒤 도보로 산맥을넘어 네덜란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고 PA는 보도했다.
  • 남북 화해시대/ 비전향 장기수·실향민 표정

    “마음은 벌써 고향을 달리고 있습니다.” 실향민과 비전향장기수들은 15일 남북 정상이 광복절 이산가족 교환방문과비전향 장기수 문제 해결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하루 종일 들떠있었다. 비전향장기수들이 모여 사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과 은평구 갈현동의 ‘만남의 집’에는 이른 아침부터 축하 전화가 쇄도했으며 백발의 노인들이 웃음꽃을 피우며 오랫동안 참았던 그리움의 눈물을 흘렸다. 41년 7개월을 복역하다 지난해 3·1절 특사로 풀려난 우용각(禹用珏·71)씨는 “아직도 고향 영변에 갈 수 있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우리들의 송환이 조국 통일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5년이라는 최장기 복역기록을 갖고 있는 김선명(金善明·76)씨는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면서 “이제 진정으로 남과 북이 모두 내 조국이됐다”며 감격해했다. 평안북도 박천이 고향인 김석형(金錫亨·87)씨는 “어젯밤 남한으로 오기전 세살이었던 막내 광선이가 엄마 등에 업혀 손을 흔드는 꿈을 꿨다”면서“46살이 된 광선이가나를 기억할지 모르겠다”며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이산가족들도 벅찬 하루를 보내긴 마찬가지였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의 이산가족통합정보센터에는 아침부터 80여명의 실향민이 이산가족 찾기 신청을 하러 몰려왔다.평소 10여통에 불과하던 이산가족상봉 문의 전화도 수백통으로 폭주,직원들은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였다. 고향 황해도 송화군에 어머니와 사촌형제들을 두고 온 최부삼(崔富三·72·서울 강남구 논현동)씨는 “석달뒤 돌아간다는 약속을 50년이 넘도록 지키지 못했다”면서 “어머니가 살아계시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어머니 묘소라도 지금 당장 찾아가 한없이 울고 싶다”고 말했다. 1945년 서울로 시집오면서 이산가족이 돼버린 손숙자(孫淑子·73·강남구신사동)씨도 “부모님과 형제들을 아직 또렷하게 기억한다”면서 “가족을만난다는 기쁨에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
  • 하나된 南北 물줄기…통일의 힘찬 물살로

    갈라진 남과 북이 하나로 만나는 위대한 발걸음이 옮겨지던 13일,구름 한 점없이 맑은 하늘 아래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민통선 지역안에 있는 두타연(頭陀淵)이란 곳에 섰다. 두타연은 북녘땅 철원군 수입면에서 발원한 수입천 물과 남녘의 대우산(1,178m)에서 흘러내린 물이 희멀건 포말로 부서져 파로호를 거쳐 한강,서해로 흘려보내는 곳. 또한 이곳은 옛 선인들이 걸어서 금강산으로 오르던 길목.불과 100리,하루남짓 걸리는 여로다.실제로 두타연에서 백석산(840m)과 가칠봉(1,242m) 능선사이를 헤집고 자동차로 10분을 더 오르면 비무장지대.이곳에선 금강의 비로봉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XX사단 부대안 흙먼지 길을 20분쯤 터덜터덜 올랐다.도로에서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기니 맑고 짙푸른 물이 아늑하기 그지 없다.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는장면을 보고 또 본 한민족의 웃음띤 얼굴처럼 평온했다. 통일이 하나됨을 의미하느냐고 묻는다면 이 포말들은 그 대답을 온전히 전할 수 있으리라. 아늑함을 더한 것은 통일의 염원을 담은 물이 기묘한 모양의 바위두 쪽 사이로 떨어지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형상이 여인의 음부와 닮았다.불경스러운 표현이라구. 안내하던 사단 관계자는 “표현은 그런 면이 없지 않지만 남과 북이 한 데만나 화합수를 떨어뜨리는 걸 보면 절묘하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계속 흐뭇해한다. 원래 두타연 왼쪽에 있던 정자는 환경단체 등의 지적에 따라 철거됐다.또한7m의 수심을 자랑하던 연못에는 지난해 수해 탓에 자갈더미가 쌓여 비경에흠집을 내고 있었다. 부대측은 포크레인 등을 동원,자갈을 긁어내려 했으나 환경단체가 ‘자연의힘’에 맡기자며 말렸다고 했다.아기자기하고 조용한 연못에 조금 실망했던마음은 연못 입구로 다시 나와 왼쪽 동산을 오르며 환한 즐거움으로 바뀌었다.두타연의 진면모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백석산 줄기를 휘감아 4㎞ 지척인 북쪽에서 층층이 계곡을 이루며 밀려오던계류는 밀고 당기며 화합을 이루어낸 우리 민족처럼 연못 바로 위에서 뒤엉키며 하나가 됐다.계류는 3중 폭포로 부서진다.폭포마다 4∼5명 가족이 들어가 즐길만한 욕조 크기다. 두타연은 또남한 최대의 열목어 서식지로도 이름높다.30∼40㎝크기의 열목어 20마리가 산다는 것이 지난해 지표조사를 벌인 문화재청의 분석.쉬리 등8개 어종이 함께 살고 있고 보기드문 철새로 알려진 매사촌과 다른 지역에선찾아보기 어려운 가는 오이풀,큰방울새 난군락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옆 두타사는 조선시대 이괄의 난때 출정한 임경업장군이 수도정진한 곳이어서 관심을 끌었지만 지뢰밭이어서 접근할 수가 없었다. 두타연을 굽어보는 산줄기는 ‘단장의 능선’(heartbreak ridge).곳곳에 잘게 쪼개진 돌천지가 눈에 들어온다.북한군을 휴전협상에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이곳 전투에서 워낙 미군의 폭격이 심해 암벽이 모두 잘게부서졌다고 했다.이곳 일대에 퍼부어진 폭탄은 5만파운드 이상.어쩌면 이곳전투에서 숨진 많은 젊은이들의 고귀한 생명이 두타연의 비경으로 꽃피워졌는 지도 모른다. 155마일 휴전선 가운데 가장 높은 지역에서 북쪽을 굽어볼 수 있다는 가칠봉의 을지전망대에선 일반인들도 1주일전 신청을 하면 금강산 연봉 줄기를 관람할 수 있다.가칠봉은 이름 자체가 금강연봉에 한 줄기를 더한다는 뜻.전망대 바로 아래쪽의 2,050m길이 제4땅굴도 들러볼만 하다.화요일은 모두 쉰다. 양구군에서는 두타연과 을지전망대,펀치볼지구 등을 묶어 통일안보관광지로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양구군청 문화관광과 (0364)4802251. 두타연에서 나오면서,군차량이 일으키는 흙먼지를 뒤집어쓰며 생각했다.어디두타연 뿐이겠는가. 한강 어귀 교동도에서 시작해 개성 남방 판문점과 중부철원·금화를 거쳐 동해안 고성 명호리에서 끝나는 길이 248㎞,폭 4㎞의 비무장지대와 그 남쪽 1∼13㎞의 민간인통제지역,50년동안 사람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았던 접경지역 6억5,000만여평에 두타연보다 더 빼어난 비경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통일이 오면 이 비경들을 소개할 꿈에 젖어 흙먼지 바람도 생명이 약동하는 봄날의 꽃가루로 보였다. 양구 임병선기자 bsnim@
  • [황석영의맛따라추억따라](2)노티맛으로 이산가족의 연줄이어

    어머니는 목사이며 교육자였던 집안의 둘째 딸이었다. 큰오빠가 있었고 위로 맏딸인 언니가 있었으니 형제들 순으로 따지자면 셋째인 셈이다.어머니 아래로 여동생이 둘이고 남동생이 하나 있었단다.그러니까 딸 넷에 아들 둘,모두 육남매였다는데 내가 어릴적에 부모님이 월남했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본적이 없다. 그들 중에서 우리 식구처럼 월남했던 어머니의 바로 아래인 셋째 이모와 오라비인 큰아버지(이북에서는 외삼촌의 경우에도 큰아버지라고 부른다)만을알고있을 뿐이다. 셋째 이모는 딸 하나를 낳았는데 네 살 때인가 죽었다.이름이 인옥이었다.셋째 이모네는 우리 보다 좀 뒤늦게 월남해서 어떻게 수소문을 해가지고 우리동네에서 가까운 이웃 동네로 이사를 왔다.이모부는 몸집이 마르고 얼굴도창백한 병약한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인옥이도 보채기를 잘하고 병치레를 많이 했다.내가 여섯 살 때였으니까 나하고는 아마 두 살 차이가 날 것이다. 인옥이는 오빠 오빠,하면서 나를 따라다녔고 내가 세발 자전거를 타고 영등포 로타리를 한바퀴 돌아오려고 출발하면 징징 울면서 쫓아왔다.이모부는 그래서 나를 아주 못마땅하게 여겼다.그 애가 죽었을 때 이모네 집에 가보았는데 비좁은 마당이 있는 방 세 칸짜리 한옥이었다.맞은편 담 가에 우리 집 뒷마당처럼 일년초가 피었는데 분꽃이 빨갛게 피어 있던 게 기억난다.이모부는 마루에 앉아서 술에 취한 채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고 이모는 계속해서 울기만 했다.그들이 살던 마루의 건넌방 미닫이가 열려 있었는데 멜방처럼 광목끈을 매어 놓은 작은 널판자의 상자가 보였다.나는 그것이 뭔지 대번 알아보았다.어릴적에 인옥이 생각만 하면 후회했다.자전거를 좀 많이 태워줄걸. 어머니의 오라비인 큰아버지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의사였다.내가 오래 전에 그분을 빌어서 ‘한씨년대기’라는 중편소설을 쓴 적이 있다. 전쟁이 터지고나서 1.4후퇴 때에 우리 식구는 대구로 피난을 갔다.대구 역에서 중앙통은 그때에도 제법 대도시처럼 붐볐는데 아버지와 내가 둘이서 길을가다가 큰아버지를 만났던 것이다. 어린 내가 보기에도 큰아버지는 멋쟁이었다.그이는 어머니처럼 키가 크고 굽실굽실한 긴 머리를 뒤로 넘기고 있었는데 깃이 넓은 헐렁한 검은 외투를 입고 있었다.안에는 당시에 미군부대에서 나온 목 앞에 단추가 달린 국방색 털쉐타를 입고 있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고 앞에서 우리를 지나쳐 가려던 키 큰 남자가 우뚝 섰다.두 사람은 잠시 그대로 서서 외마디 고함을 지르더니 서로 부둥켜 안았다.그래서 어머니는 오라비와 바로 손아래 여동생을 가까이 두고살수가 있었다. 셋째 이모는 교사가 되었는데 중년에 남편과 이혼하고 자식도 없이 혼자 살았다.이모부가 다른 데서 아들을 낳고 살림을 따로 냈던 것이다. 큰아버지는 소설에 썼던 대로 오십년대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허무러졌다. 그를 고용했던 무면허 의사의 모함으로 동창생들과 술자리에서 말 몇마디 한 것으로 반공법에 걸려서 호된 고문을 당했다.그리고는 다른 죄목으로 기소되었다가 풀려난 뒤로 세상살이에 뜻을 잃어버린 듯했다.그이도 두 번인가재혼을 하더니 말년에 딸 하나 보고 외롭게 살았다.그들은 요즈음 말로 이산가족 일 세대인 셈인데 이제는 모두 세상을 떠났다. 내가 이러한 쓸쓸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노티’ 때문이다.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얼마 전부터 먹고 싶다고 몇번이나 말했다는 그것 때문이다. 사실 나는 잊고 있었다.어머니쪽 외가 식구들이 영등포에 모여 살 적에는 추석이나 설이 되면 꼭 이틀 밤낮을 모여서 명절을 같이 쇠고는 했다.좁아 터진 집에 세 집이 모이면 불편할 것 같지만 이모는 독신이고 큰아버지도 그때는 아직 혼자여서 다른 집처럼 아이들로 붐빌 것도 없었다.큰아버지는 노상술만 마셨는데 그의 주정을 아버지 혼자 다 감당하곤 했다.그는 언제나 술이취하면 어머니에게 성화였다. 야야 노티 좀 해먹자꾸나. 오라반두 참…여게 어디 고향 같은 기장쌀이 있습네까. 어쨌든 어머니가 그 무렵에 구정 설이 되면 찹쌀을 빻아서 노티를 했다.그렇지만 나는 그 맛을 잊고 지냈다.아마도 약과 비슷한 것도 같고 모양은 지짐이(녹두 빈대떡) 비슷했을 것이다.얼마 후에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나는 장성해서 떠돌다가 뒤늦게 어머니를 모셨는데 어머니는 그동안한번도 노티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 어머니는 내가 어릴 적부터 재봉틀을 돌리거나 뜨개질을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다.워낙에 말 재간과 기억력이 대단한 분이라 도깨비 이야기며 소설책 이야기며 고향 이야기들이 재미 있어서 나는 졸린 눈을 부비며 자꾸 되묻고는 하였다. 당신이 어릴 적에 형제들과 방에서 하던 놀이도 많이 배웠다.팥을 쪼개어 종이를 둥글게 말아서 그 안에 집어 던지는 벼룩이 윷이며,남포불이 비춘 벽위에다 그림자 놀이를 하는 법이며,서로 다리를 포개고 헤아리면서 ‘한알대 두알대 삼새’하다가 끝나는 다리의 임자가 술래가 되는 놀이며,손을 서로잡고 엄지 손가락을 세워서 상대방의 엄지를 찍어 누르는 엄지 씨름,뭐 끝이 없었다. 어머니는 이남 것은 과일도 밭 작물도 별로 맛이 없다고,이를테면 내가 참외를 맛있게 먹고 있는데도 그런 식으로 입맛을 버려 놓고는 했다.나중에 커서야 그게 일리가 있음을 알았다.어머니의 입맛은 고향을 그리는 향수였던 셈이기도 하고,또한 선배들의 말에 의하면 위도나 기후 상으로도 그렇고 논 보다는 밭이 많던 북선 지방의 작물이 맛이 월등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드는 방법도 모르고 그 맛도 잃었던 나는 팔십 구년에 방북했을 적에 기적처럼 노티와 만나게 된다. 누나와 내가 어렴풋이 기억한 외가 식구들과 사촌들의 이름을 적어 갔는데정확하게는 큰외삼촌네 아들 형제들,그러니까 내 사촌 형제들과 어머니의 여동생인 막내 이모를 찾았다.막내 이모네도 아들이 셋에 딸 하나가 있었다. 고려 호텔의 지정된 방에 갔더니 낡은 한복 차림의 할머니가 낯선 형제들과앉아 있었는데 나는 가슴이 저려오는 느낌이었다.어쩌면…돌아가신 어머니가 거기 앉아 있는 게 아닌가.어머니의 말년 모습과 똑같았다.울고 불고,서로소식 묻고,형제들 소개하고,그런 법석을 하다가 차츰 침착해졌다.나는 특별히 시내에 있는 사촌 맏형의 집에까지 따라갈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서 밤늦게까지 이모와 함께 수많은 이야기를 했다.물론 어머니의 임종 얘기와 노티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떠나오던 날 이모는 사촌들과 순안 비행장에 배웅을 나왔다.헤어지기전에 휴게실에서 이모가 푸른색 보퉁이 하나를 내밀었다. 이거 개져다 먹어보라. 그게 노티였다.나는 비행기 안에서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두 개나 먹었고 북경에서 나머지를 다 먹어 치웠다.이모가 일러준 대로 한번 만들어 먹어 볼작정이지만 내 기억이 맞는지는 잘모르겠다. 요즈음은 구수한 기장쌀을 구하기 힘들테니 찹쌀을 빻아다 시루에 찐다.엿기름가루에 물을 내려 우려낸다.익은 찹쌀가루와 엿기름가루를 섞어,우려낸 엿기름 물을 붓고,소금 간을 하고 참기름 넣어서 반죽을 한다.반죽을 아랫목에 한 두 시간 덮어 두어 삭힌 다음에 손바닥만한 크기로 약한 불로 지져낸다. 이것을 식혀서 꿀에 재어 항아리에 채곡채곡 넣어서 장독대에 내다 놓고 먹는다고 한다. 순안 비행장에서 막내 이모와 그렇게 헤어진 것이 마지막이 되었다.그로부터 석 달 뒤에 이모는 이산가족 일세대의 마지막 사람으로 세상을 떠났다.나의 어거지 방북으로 겨우 혈육의 연줄을 이은 셈이다. 어머니의 언니인 큰이모와 남동생은 진작에 전쟁 때 죽었다고 하는데 나는어머니가 갖고 있던사진은 본 적이 있었다.큰이모는 여학생 때부터 광주학생사건 등이 전국으로 번졌을 때 주동자 노릇을 하더니 일찍이 만주로 달아나서 독립군에 들었고 해방이 되어서야 돌아왔다고 한다. 언니가 어찌나 노티를 좋아했던지,겨울 밤에 몰래 장독대에 나가 동생들 몫까지 먹어치우는 바람에 둘째 딸인 어머니와 다투곤 했다고 하는데. 황석영
  • [유형준의 노화학 교실](1)장수촌의 허상

    장수촌은 있는가? 오래 사는 사람,오래 사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마을은 흥미와 의학적 연구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그래서 러시아의 코카사스,서부파키스탄의 카타코담 산중의 훈자(Hunza),안데스 산맥의 빌카밤바 등이 대표적 장수마을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70년 하버드대 의대의 알렉산더 리프교수는 그곳들 중의 하나인 에콰도르의 빌카밤바를 찾았다.주민들은 스페인어를 썼고 가톨릭을 믿고 있었다.가톨릭을 믿는 곳이라 세례와 관련된 기록들이 보관돼 있어 그들의 나이는 정확하리라 믿었다.그곳에서 리프교수는 미구엘 카르피오라는 121세 남자를 만나경이를 느꼈다. 그러나 4년 뒤 1974년 다시 그곳을 방문해 미구엘 카르피오를 재상봉하고는 장수촌 빌카밤바의 나이 매기기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1970년에 121세였던 카르피오가 4년만에 132세로 돼있었던 것이다.4년만에 11세가 늘다니. 리프교수는 미카엘라 쿠에즈다라는 106세 여자도 만났다. 성당의 기록에는1870년생으로 돼 있었다. 1974년에 만났을때 106세라니 약간 차이가있지만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녀 가족들의 이름과 나이를확인하는 과정에서 생겼다.그녀의 사촌 언니의 이름도 미카엘라 쿠에즈다였던 것이다.동일명을 자주 쓰는 그들의 관습에 의해 그녀의 나이는 동명의 사촌 언니의 나이와 혼동돼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단편적인 사실로 생기기 시작한 리프 교수의 의문은 1961년부터시작된 에콰도르 통계청의 조사로 재확인됐다.총 819명의 주민중 9명이 100살이라는 빌카밤바 주민들을 조사한 결과 100세 이상은 한 명도 없었고 미구엘 카르피오도 사망할 당시 93세로 공식 판명되었다.물론 빌카밤바는 60세이상 노인비율이 11.6%로 에콰도르의 다른 전원 지역의 4.5%보다 높지만 빌카밤바의 젊은이들이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나가 일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별로 비상한 연령 분포는 아니었다. 통계조사에 참여했던 마제스박사와 포먼박사는 보고서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맺었다. ‘빌카밤바에는 장수촌의 허상만이 있다.’ 왜 그렇게 나이를 늘려 말하는 지 여러가지 이유를 대고 있으나 아직은정설이 없다. 유형준 한림대의대부속 한강성심병원 내과학.
  • [김삼웅 칼럼] 부처님 오신날 ‘큰 수레’의 사명

    모레(11일)는 ‘부처님 오신날’이다.서기 372년 고구려에 불교가 들어와공인된 지 1,600여년의 세월이 지났다.이미 토착화된 민족종교가 된 것이다. 불교가 그동안 우리 민족에 끼친 정신적 문화적 영향은 지대하다.지금도 가장 많은 신도를 포용한다.불교는 세계인구 4분의 1의 신도를 얻어 신앙의 기초는 물론 철학 사상 문화의 바탕이 되었다.그리스도교,이슬람교와 더불어세계 3대 종교 중 하나로 인류의 삶에 크나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새천년의 첫 석탄일을 맞아 남북불교지도자가 상대방 신도들에게 각각 축하메시지를 보낸 것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경하할 일이다.대한불교 조계종서정대 총무원장과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 박태화 위원장이 각각 팩스를 통해 상대측 신도에게 인사말을 보낸 것은 분단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부처의 법이 하나이듯 겨레도 하나이다”(서정대),“풍성번영하는 통일된 강성대국을 그려보자”(박태화)는 양측의 석탄절 메시지는 민족통일을 향한 남북불교도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석탄절 관련 ‘삽화’ 몇 토막. 心田에 씨앗뿌려 석가모니가 어느날 탁발하고 있을 때 한 농부가 “우리는이렇게 씨를 뿌려 농사를 지어서 양식을 얻고 있고,당신도 스스로 씨를 뿌려서 식량을 얻는 것이 좋지 않겠소?”하며 힐문했다.석가는 “당연한 말이오. 나도 역시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며 그 수확으로 식량을 얻고 있소”라고 대답했다.농부가 다시 “하지만 당신이 씨뿌리고 밭가는 것을 본 적이 없소.당신의 괭이와 소는 어디 있으며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소?” 이에 석가는 “지혜는 내가 일구는 괭이요,믿음은 내가 뿌리는 씨앗이다.몸(身)·입(口)·정신(意)에서 악업을 뽑는 것은 내가 밭에서 잡초를 뽑는 일이오.정진은 내가끄는 소(牛)로서, 그것은 쉼없이 활동하여 물러남이 없고 슬퍼함이 없으며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한 경지에 이르게 함이다.이것이 내가 일구는 밭이니,그 수확물은 감로(甘露)의 과실이오.사람들은 이렇게 밭을 갊으로써 일체의괴로움에서 해탈할 수 있는 것이오.”(‘잡아함경:雜阿含經’) 달속의 토끼 ‘달과 토끼’란 부처님 전생설화가 있다.어느날 여우와 원숭이,토끼가 놀고 있는 곳에 배고픈 나그네가 지나갔다.세 마리의 짐승들은 너무가엾게 생각하여 길손에게 줄 음식물을 찾아나섰다.여우와 원숭이는 음식물을 가지고 돌아왔지만 토끼는 빈손이었다.하는 수 없이 토끼는 자신의 몸을모닥불 속에 던져 나그네에게 그 몸을 바쳤다.부처의 모습으로 바뀐 나그네는 토끼의 그 갸륵한 마음씨를 칭찬하고 달세계에 보내어 이로부터 달에는토끼가 살게 되었다 한다. 雪山童子 어느날 설산동자가 수행을 하기 위해 산길을 걷고 있는데 사람을잡아먹는 귀신(羅刹)이 나타나서 ‘제행무상 시생멸법(諸行無常是生滅法)’이라고 읊었다.동자는 세상의 이치를 노래한 이 말에 감심하여 다음 구(句)를 기다렸으나 끝내 말하지 않으므로 나찰에게 “내 몸을 당신께 바치겠으니다음 구절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그러자 나찰은 ‘생멸멸기 적멸위락(生滅滅己寂滅爲樂)’이라 읊었으며,동자는 이것을 후세인들에게 수행의 길잡이로 삼도록 나무에 새긴후 약속대로 절벽에서 나찰을 향해 뛰어내렸다.그런데 순식간에 오색구름이 몰려와동자의 몸을 받치고 귀신은 부처의 모습으로바뀌었다.(‘열반경:涅槃經’) 불교계의 참회운동 기독교에서 예수를 배반한 유다가 있듯이 불교에는 석가를 배신한 사촌 아우 데바닷타(提婆達多)가 있다.유다와 데바는 둘다 죄를뉘우치고 결국 자살하였다. 한국불교는 토착종교로서 국가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호국불교의 전통도 지켜왔다.그러나 민족과 중생을 배반한 ‘데바’도 적지않았다.특히 일제시대 친일불교도들의 매국적 행위나 해방후 독재정권에 기생하면서 민주화를외면해온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지금도 조계종은 31본사(本寺)제도와 같은일제 잔재가 유지되고 있으며 염불보다 잿밥,사판승(事判僧)과 이판승(理判僧)의 대립,지나친 물신(物神)주의와 기복(祈福)주의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다.가톨릭이 역사적 과오에 대해 ‘고해성사’를 마다하지 않듯이 한국불교도 지난날의 ‘과오’를 회개하면서 통일운동의 선구자로 거듭나야 한다. 다행히 달라이라마의 9월 방한도 성사된다하니 참회를 통해 한국불교가 국민화합과 민족통일의 ‘큰 수레(大乘)’의 사명을 다하기를 기대한다. 김삼웅 주필
  • 엘리안 소년 강제구인‘시민권 침해’비화

    지난 22일(현지시간)새벽 쿠바 난민 엘리안 곤살레스군(6)을 친척들로부터무력으로 데리고 온 미 이민국의 행동은 법적인 근거가 없는 공권력 동원이라는 지적이 대두되는 등 사건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 엘리안군을 ‘탈취’당한 마이애미 친척들과 이민국의 작전을 비난하는 의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당일 이민국 대원들은 적절한 영장이 없이 불법침입한 것이며 이는 명백한 시민권 침해라는 지적이다. 최근 미 연방대법원의 판례에는 연방수사요원이 구체적으로 기재된 영장 없이 개인주택의 문을 물리적으로 부수고 들어갈 수 없으며,특히 소년은 물론어떤 개인의 신병도 확보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민주당 하원 원내총무인 톰 드레이 의원은 “미국정부가 내가 아는 한 사상 처음으로 법원의 허가없이 개인집을 급습했으며 법원에 계류중인 사건의 당사자인 소년을 억류했다”고 공박했다.엘리안을 보호해왔던 마이애미 친척들은 사건을 총지휘한제닛 리노 법무장관과 도리스 마이스너 이민국 국장,소년을 데리고 나온 여대원 베티 밀스 등을 시민권침해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당국은 일단 소년을 확보해 미국내 머물고 있는 아버지 후안 미겔 곤살레스에게 인도,친권을 존중하고 법적용에 의지를 보인 데에는 성공했지만 소송불똥이 이민국까지 확대될 경우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재 엘리안군은 애틀랜타 제11항소법원이 정치망명신청 판결을 내릴 때까지 미국에 체류해야 하는데,법원은 일단 오는 5월11일 공판기일을 잡고있다. 이날 공판에서 망명이 받아들여질 경우 소년의 친권은 아버지가 아닌 친척들에게 주어지지만 이민국 직원들은 망명신청이 기각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망명이 거부될 경우 생부는 소년을 데리고 쿠바로 귀국할 수 있지만,친척들이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 확실시 되고 이때에 법원이 추가로 미국체류를 명령할 경우 출국은 금지된다.대법원 판결은 수개월 이상 소요되고 이 때문에소년이 더 오래 미국에 머물수도 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엘리안 사진 진위 논란. 쿠바 난민소년 엘리안 곤살레스군(6)이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가 함께 찍은사진이 가짜사진이라는 주장이 대두됐다. 미 이민국은 지난 22일 전격작전으로 엘리안군을 마이애미 친척들로부터 확보,워싱턴 근교 앤드루 공군기지내에서 아버지와 상봉토록했으며 이때 찍은사진이라며 소년이 아버지,계모,이복동생 등과 함께 어울려 활짝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엘리안군을 5개월동안 보호해온 사촌누나 마리스레이시스 곤잘레스양(21)은 23일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사진은 엘리안의 최근 머리모양과 다른 위조된 사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엘리안은 사건 3일전 이발을 했으며 그들이 보여준 사진에서 머리모양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도리스 마이스너 이민국 국장은 이같은 주장이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엘리안 아버지의 변호사 그레고리 크레이그씨도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함께 편안하고 행복해 하는 엘리안을 내가 봤으며 사진이 조작됐다는 비난은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 쿠바소년 엘리안 아빠 재회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쿠바 난민소년 엘리안 곤살레스(6)군과 아버지의 재회를 위한 빌 클린턴 행정부의 기습작전에 물리력을 동원한 사실이 논란이되면서 정치쟁점화 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22일 새벽(현지시간) 중무장한 이민귀화국(INS) 요원을 동원,엘리안군의 마이애미 친척집을 급습해 잠들어 있던 소년을 강제로 데려 나왔다.엘리안군은 그를 쿠바로 데려가기 위해 워싱턴 근교에 체류중인 아버지후안 미겔 곤살레스씨의 품으로 넘겨졌다. 논란은 20여명의 무장한 INS요원들이 친척집 문을 부수고 들어가 영문을 모른 채 겁에 질려있는 엘리안군을 낚아채 데리고 나오는 장면이 TV를 통해 생생하게 방영되면서 비롯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대서양에서 조난당한 엘리안군을 구출한 어부와 그의 품에 안겨 벽장속에 숨어있던 엘리안의 울먹거리는 표정,이들에게 총을 들이대는 요원의 섬뜩한 장면이 AP통신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잡혀 보도된 뒤 행정부를 겨냥한 비난의 소리가 드세지고 있다. 재닛 리노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리력의 사용은 “예상치 못하는 사태”에 대비한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옹호했다.클린턴 대통령도 “나는 (법무부)결정이 옳은 것이라고 믿고 지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화당의 주요 인사들은 엘리안군의 신병확보를 위한 기습작전을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의 전술에 비교하면서 중무장한 INS요원들을 동원한 클린턴 행정부를 집중 성토하고 있다. 금년 대통령선거의 공화당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지 W.부시 텍사스주지사는 행정부가 엘리안군 보호권 분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지 못하고 “어린 소년을 한밤중에 데리고 나오기 위해 무력을 사용키로 결정한 것을 매우 슬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원의 트렌트 로트 공화당 원내총무는 그러한 일은 카스트로의 쿠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면서 “클린턴 대통령은 허락하지 않았어야 하며 이런 유형의 물리력 사용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하원의 톰 딜레이공화당 원내총무 역시 “여섯살짜리에게 자동소총을 겨누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자유의 원칙을 존중하고 방어할 것임을 국내외에 보여줄 수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오늘은 우리 모두에게 슬픈 날”이라고 개탄했다. 조 록하트 백악관 대변인은 공화당의원들이 엘리안군의 보호권문제를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고 역공세를 폈다.그는 “소년이 아버지와 만난 오늘,공화당 지도자들이 이 사태를 이용해 모종의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민주당의 대통령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은 이 문제가 가정법원에서 처리되어야 할 사안이라는 점과 모든 미국인이 법원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할 뿐 새로이 전개된사태에 대한 논평을 거부,논쟁을 피하고 있다. 마이애미 경찰은 엘리안군의 강제구인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350여명을체포했다.한편 엘리안군의 사촌누나는 23일 워싱턴 DC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 정부가 공개한 엘리안 부자상봉사진의 진위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hay@
  • ‘쿠바소년’ 엘리안 부자상봉/ 기습작전 어떻게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22일 새벽 마이애미시 리틀 아바나지역의 엘리안 곤살레스군 친척집에는 엘리안 아버지의 사촌인 라자로 곤살레스와 딸 마리스레이시스,그리고 지난해 11월25일 대서양에서 엘리안을 구한 어부 도나토 대림플 등 5∼6명이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동이 틀 무렵인 새벽 5시5분쯤 자동소총과 방탄조끼 헬맷 등으로 중무장한미 이민국 기동대원 20여명이 소년의 거주지에 밴을 타고 쏜살같이 접근,곧바로 주위를 에워쌌다.이들은 최루가스를 쏘며 망치로 담장과 현관을 부순뒤 자동소총을 든 8명의 대원을 집안으로 침투시켰다. 집 밖에서 철야중이던 시위대와 집안에 있던 소년의 친척 등은 잠이 덜 깬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했으며,3분뒤 대원들은 소년이 있는 침실 벽장을 찾아냈다.대원들이 벽장문을 열자 겁에 질린 소년은 대림플의 품에 안긴채 스페인어로 “무슨 일이예요”라고 물으며 도움을 호소했다.대원들은대림플을 총으로 위협,소년의 신병을 확보했다.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여성요원 베티 밀러가 소년을 안고 나와 밴에태우고공항으로 향했으며,소년은 비행기로 워싱턴 근교 앤드루 공군기지로 옮겨졌다. 이 과정에서 한 대원이 소년을 껴안고 있던 대림플에게 자동소총을 겨눴는데,이것이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거리를 제공하게 됐다.재닛 리노 법무장관은 “사진에 나타난대로 대원의 손가락은 방아쇠에서 떨어져 안전에 대비했으며,무장은 불가피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 바흐를 알면 고전음악이 보여요

    서양 고전음악을 말하라면 우리는 흔히 모짜르트나 베토벤을 떠올린다.그러나 서양 고전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열에 아홉은 바흐라고 대답한다.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운다.그가 완성한 ‘평균율’과 ‘대위법’은 서양 고전음악의 본격적인 원류라고 할 수 있다.서양 고전음악을 이해하려면 바흐를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악성(樂聖) 베토벤은 바흐를 ‘음악의 바다’라고까지 극찬했다. 올해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서거 250주년이다.세계 곳곳에서는 그를 새롭게 조명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음악의 바다,바흐’(정종목 지음 박병국 그림 창작과비평사)는 어린이들을 위한 바흐 인물이야기이다.균형있는 구성으로 어린이들이 서양 고전음악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필요한 기초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바흐는 음악가 집 안에서 태어났다.할아버지는 연주를 했고,아버지는 시(市)음악가였다.사촌아저씨도 교회 오르가니스트였다.따라서 음악에 대한 관심은 어릴 때부터자연스러웠다.연주와 노래 등 타고 난 재능도 뛰어났지만 배움의 열정도 강했다.달빛 아래서 악보를 썼고,유명한 오르간 연주자의 연주를 듣기 위해 몇십킬로미터를 걸어 가기도 했다. 이 책은 바흐의 인간적인 면모도 보여준다.합창 지휘자로 있을 때 바손 연주자의 솜씨가 마음에 들지 않아 ‘염소 소리같다’고 무안을 줬다가 싸움을했다거나 경쾌하고 극적인 교회음악을 만들었다고 성직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도 굴하지 않던 신념 등이 들어 있다.책 끝부분에는 어린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바흐의 주요작품과 푸가(fuga),토가타(toccata) 등 음악용어를 쉽게 설명해 놓았다. 또 바흐의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고,바흐의 사진이나 고전음악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관련 웹사이트도 소개되어 있다. 김명승기자 mskim@
  • 박현순 ‘그린여왕’ 등극

    *마주앙여자오픈 3R 이모저모. ◆3라운드 경기가 열린 제주 핀크스GC는 흡사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할 정도로 무더운 기온상태를 보여 몇몇 선수들은 반팔 티셔츠를 입고 경기에 임했으나 오후들어 건조한 날씨탓인지 그린이 말라 퍼팅에 애를 먹는가 하면 경기종료직전 비바람까지 몰아쳐 가까스로 경기를 마쳤다. ◆16번홀까지 1타차로 선두를 달리던 아마추어 임선욱은 박현순과 박성자(36) 등 노련한 노장선배들 틈에서도 침착한 경기운영을 이어 나가 갤러리들의박수갈채를 한몸에 받았다.특히 박현순과 연장 접전이 벌어지자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그린주변에 몰려든 200여명의 갤러리들은 연장 18홀 첫 홀에서 뒷땅을 친 세컨드샷이 해저드에 굴러 떨어지자 탄식을 지르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전날 2언더파로 선두에 나섰던 아마추어 김주연이 이날도 3·4번홀에서 연거푸 버디를 낚아 내는 등 초반부터 기세를 올리자 대회 관계자들은 신인들의 활약이 올시즌 내내 이어지면서 국내 프로선수들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이날 승부처가 된 14번과 16번홀은 선수들 사이에 ‘마의 홀’로 불릴 만큼 이변이 속출했다.13번홀까지 2언더파를 기록하며 모처럼 선두를 달리던노장 이영미(36)가 14번(파 3),16번홀에서 연거푸 더블보기로 선두그룹에서밀려 났다.공동 2위였던 한희원도 더블보기로 통한을 삼켜야 했다. *박현순 '그린여왕' 등극. 박현순(28)이 2000시즌 여자골프의 첫번째 여왕으로 등극했다. 박현순은 31일 제주도 핀크스GC(파72)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인 스포츠서울투어 마주앙여자오픈(총상금 1억5,000만원) 최종 라운드에서 연장까지 가는접전을 벌인 끝에 극적으로 역전 우승,2,700만원의 상금을 챙겼다. 박현순은 이날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이븐파 144타를 기록,아마추어 임선욱(16·분당중앙고)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 들어가 연장 첫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박현순은 이로써 98년 SK엔크린대회 우승 이후 1년5개월만에 통산 5번째 우승컵을 안는 감격을 누렸다. 선두 임선욱에 1타 뒤졌던 박현순은 마지막 18번홀에서 2.5m 버디퍼팅을 성공시켜 승부를연장전으로 넘긴 뒤 첫홀에서 다시 세컨드 샷을 홀컵 1.2m에붙여 승기를 잡았다. 임선욱은 연장전에서 세컨드 샷한 공을 물에 빠뜨리는 실수를 범해 준우승에 그쳤다.임선욱은 이날 이글 1,버디 3,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치며 기세를 올렸으나 연장전에서 세컨드 샷 때 뒷땅을 치는 바람에 공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렸다. 전날 2타차 단독선두였던 아마추어 김주연(19·고려대)은 최종 라운드에서4오버파로 부진,합계 2오버파 146타로 강수연(24)과 공동 3위에 머물렀다. 일본 무대에서 활약중인 ‘노장’ 이영미(37)는 한 때 2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렸으나 14·16번홀에서 연속 더블보기로 무너져 합계 3오버파로 5위에그쳤다. 한희원(22)과 정일미(28),김영 등은 합계 4오버파 148타로 공동 6위를 차지했다. 제주 박성수기자 ssp@. *마주앙여자오픈 3R 우승자 박현순 인터뷰. 올 시즌 국내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첫 대회인 스포츠서울 마주앙오픈에서 연장 역전 우승을 차지한 박현순은 “이번 우승을 어떤 시점에서든 최선을 다 하라는 교훈으로 알고 앞으로 노력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소감을밝혔다. ◆언제 우승을 확신했나. 마지막 18번홀에서 2.5m 버디퍼팅에 성공했을 때우승예감이 들기 시작했다.하지만 장갑을 벗을 때까지 평상심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스폰서 없이 외롭게 경기에 임하고 있는데. 갑자기 찾아든 IMF로 스폰서(엘로드)를 잃고 가계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내 자신의 경기력과 성적이 아니겠나.힘들 때도 많지만 남편의 격려가 있어 늘 든든하다. ◆연장전 때 긴장의 빛이 역력해 보였다.특별한 이유는. 한마디로 내가 총대를 메는구나 하는 생각뿐이었다(웃음).아마추어 선수들과 경기를 할 때마다느끼지만 정말 힘이 들다.당연히 프로가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골프는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알지 않나.선욱이는 정말 훌륭한 후배다. ◆향후 계획은 올 11월 열리는 2001년 일본시드전에 참가할 예정이다. 박현순은 ‘코리아 특급’ 박찬호의 사촌누나로 유명세를 탔으며 남편 김병호씨(31)도 레슨프로다.
  • [우리구 역점사업] 강북구

    강북구(구청장 張正植)는 구정의 최대 목표를 사랑이 넘치는 지역공동체 만들기에 두고 있다. 민과 관이 공동으로 지역사회운동을 펼침으로써 주민 스스로 ‘이웃사촌’정신을 갖도록 해 온정이 넘쳐나는 복지사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강북구가 지역공동체 만들기에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생활화’이다.이의 일환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 말까지 주민 2만여명이 4억3,800만원 상당의 성품·금품과 1억3,400만원 상당의 쌀을 모아 생활이 어려운 8,800여 가구에 전달했다. 또 한국복지재단과 함께 ‘사랑실천운동’에 나서 저소득층을 도울 후원자를 적극 발굴,같은 기간동안 5,608세대에 9,000만원을 지원했다.번동 3단지종합복지관에 설치된 푸드뱅크를 통해 결식학생 965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빵과 우유 통조림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를 통한 복지프로그램 운영도 남다르다.1,27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자원봉사센터’에 등록시켜 홀로노인,장애인가정 등을 방문해 밑반찬만들어주기,이·미용봉사,한방진료,빨래해주기 등 일상생활의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특히 방학중에는 청소년자원봉사단인 ‘자봉이’를 운영,노인가정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도록 함으로써 자원봉사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 있다. 노인복지에도 적극적이다.지난해 9월 ‘노인복지카드’를 도입,노인들이 목욕탕 약국 등 960개 업소를 이용할 때 20∼30%의 할인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오는 6월에는 수유5동에 노인종합복지관을 건립,실질적인 노인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저소득층에게 장례차량을 지원하는 등 각종 장례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하는 ‘장례서비스센터’를 개설할 계획이다. 음악회를 통한 난치병청소년 돕기도 강북구만의 독특한 지역공동체 프로그램이다.지난해 9월 ‘청소년 한마음음악회’를 열어 수익금 2,200만원으로난치병 청소년 7명에게 300만∼400만원씩 전달한 강북구는 이를 매년 개최하기로 하고 오는 9월에도 ‘제2회 청소년 한마음음악회’를 열어 수익금 4,000∼5000만원을 올릴 계획이다. 장정식 구청장은 “법정 생활보호대상자 외에도 생활이 어려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면서 “행정의 틀을 벗어나 민과 관이 함께지역복지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나가겠다”고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굄돌] ‘빨리빨리’와 냄비근성의 전성시대

    ‘빨리빨리’는 평소 우리 민족의 단점으로 지적되어 오곤 했다.급한 성격으로 빨리 달구어지고,빨리 식는 냄비에 비유되기도 하였다.그런데 그동안 비난받아 마땅했던 ‘냄비근성’이 뉴 밀레니엄을 기점으로 실력을 발휘할 때가 온 것 같다. 우리 속담에 쥐 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고 했다.우리 민족 특유의 냄비근성이 정보화시대에는 빠른 의사결정,빠른 행동으로 오히려 장점이 되고 있다. 한국민이야말로 정보화 시대에 필수불가결한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우리 민족의 근성에 맞는 만큼 21세기 정보화 시대가 한국민의 전성시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현실로 입증된 결과를 보자.2년전만 하더라도 한국은 인터넷의 생활화가 아시아에서도 뒤쳐쳤다고들 매스컴에서 떠들었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노래방늘어나듯이 PC방이 전국에 열풍처럼 번져 호황을 누리고 있지않은가.이제 ‘빨리빨리’ 덕분에 인터넷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보게 됐으니,과연 누가 우리를 과소평가 하겠는가?단점이 장점으로 바뀐 사례는 또 있다.“사촌이 논을사면 배가 아프다”는말 역시 한국민의 부정적인 근성으로 치부되어왔다.박세리가 미국 여자프로골프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앳된 소녀가 사고무친한 미국에 가서 일년만에 우승하니까 라이벌인‘땅콩’ 김미현 왈 “네가 하는데 내가 왜 못해?”라면서 오기를 부리며 미국으로 날아가 역시 일년만에 또다른 신화를 창조했다.이처럼 ‘사촌이 논을사면 배 아픈’ 근성이 세계를 힙쓸게 한 원동력은 아닐까?오랜기간 부정적이었던 우리의 기질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 좋은 기질이 될수 있다는 것을 발견 했을땐 주저하지 말고 활성화시켜야겠다.기성세대들이여!우리의 냄비근성을 정보화시대에 잘 접목하여,21세기 세계속의 으뜸 국가로 나아가는데 주저하지 말고 들쥐처럼 달려봅시다 그려. 하성호 서울팝스 지휘자
  • 李재경 총수 임원인사 전횡 왜 지적했나

    정부가 재벌개혁에 다시 채찍을 들었다.이헌재(李憲宰) 재경부 장관이 21일 최근 재벌총수들에 의한 임원인사 전횡이 잇따르자 일침을 가했다.재벌이‘개혁피로’현상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구태의연한 경영행태를 하는데 대한경고의 성격이 짙다. [지배구조 개선 시급] 재벌개혁은 그동안 세갈래로 진행돼왔다. 부채비율 축소로 대표되는 재무구조 건전화,총수 등 특수관계인이 좌지우지하는 지배구조 개선,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체제 구축이었다.정부는 재무구조개선은상당한 성과를 거뒀으나 소유구조와 책임경영체제는 지분 5%정도를 가진 ‘오너’들이 내부지분율 40∼60%를 장악,‘황제식 경영’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용근(李容根) 금감위원장과 전윤철(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이 잇따라 재벌의 은행소유 반대방침 등을 밝힌 점도 전반적인 재벌개혁 수준이 기대에못미친다고 파악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만들어 시행한다. 자산 2조원이상상장 대기업은 오는 4월부터 사외이사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거치도록 하고,내년부터 이사의 50%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우도록 했다.또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이 소재지 이외의 다른 계열사 이사에 오르는 것을 막고,여러 계열사로부터 임금을 받을 때 손비인정을 해주지 않는 방안을 검토키로했다.계열사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 등 개선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인사전횡 여전] 삼성은 지난 19일 임원인사를 하기전 이학수(李鶴洙) 비서실장이 미국까지 찾아가 와병중인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재가’를 받았다.인사안에는 이 회장의 부인인 홍나희(洪羅喜)씨의 동생 홍나영(洪羅鈴) 삼성문화재단 부장을 이사보로 승진시키는 내용도 포함됐다.이 회장의 와병으로 장남 재용(在鎔)씨의 ‘경영참여설’도 급부상하고 있다.미국 하버드대에 유학중인 재용씨는 3월초 삼성SDS에서 분리되는 인터넷통신 유니텔을 기반으로 그룹의 인터넷사업에 관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계열사의 인사내용을 취합해 발표한 것일 뿐”이라며 “이 회장은 부사장 등 최고경영진 인사에 대해서만 결정을 내렸다”고말했다. 현대의 경우 연초 박세용(朴世勇) 현대자동차회장이 인천제철 회장으로 좌천된 것이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과 정몽구(鄭夢九) 회장 등에 의한 인사전횡 사례로 지적되자 당혹해하고 있다.또 총수의 의중에 따라 현대상선의다수 임원이 옷을 벗고,정몽구 회장의 장남 의선(義宣)씨가 현대자동차 이사로,정 명예회장의 4남인 고 몽우(夢禹)씨의 장남 일선(日宣)씨가 지난해 말이사로 승진,기아자동차 기획조정실에서 일하는 있는 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LG그룹도 지난 연말인사에서 두명의 구(具)씨를 승진시켰다.LG건설 구자역(具滋燁) 부사장은 대표이사 CFO(재무담당)로,LG투자증권의 구자열(具滋烈)전무는 부사장으로 한단계 올라섰다.이 두사람은 구본무(具本茂)LG그룹회장과는 사촌간. SK는 지난해말 임원인사에서 측근인사의 기용은 없었다.다만 고 최종현(崔鍾賢) 전 회장의 장남인 태원(泰源)씨가 SK(주) 대표이사 회장으로,차남 재원(再源)씨가 SK텔레콤 전무로 있는데다 고 최종건(崔鍾建) 전 회장의 차남신원(信源)씨가 SKC회장으로,3남창원(昌源)씨가 SK상사 전무로 있다.그러나SK관계자는 “이는 정부가 지분있는 오너가 계열사 대표를 맡아 책임경영을하도록 한데 따른 것이어서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박선화 박홍환기자 psh@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I)

    ◆이슬털기-편혜영상현이다. 이제 달은 차츰 차올라 만월이 되어 갈 것이다.그러다가 다시 조금씩 이지러지며 하현이 되고,그믐 사흘 무렵에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 버릴 것이다.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달의 모습에 따라 시간을 측정한다지.나는 그들이 땅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이의 기준을 달로 삼은 것을 흉내 내듯이 상현이니까,음력 8일 경이로군,날짜를 헤아려 보았다. 예정일은 이제 겨우 오일 남았다.아기는 봉긋이 솟아오른 원피스 자락 밑에서 꼼짝 않고 양수에 폭 쌓여 있을 것이다.예정대로라면,아기는 만월이 되는 즈음에 태어날 터였다. 안방에서 징소리가 들려왔다.어찌나 크게 들리는지 대문가에 서 있었는데도귀청이 울릴 정도였다.굿이 시작된 모양이었다.마당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좁은 마루로 몰려 가고 있었다. 경칩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바닷가여서인지 유난히 밤바람이 차가운 곳이었다.나는 마당 구석으로 가서 휴대폰으로 집에 전화를 걸었다.무녀의 에에루하는 불분명한 소리가 들려왔다.굿이 시작되기 전에 남편에게 전화를 할 생각이었으나 나는 달만 쳐다보며 계속 시간을 미루고 있었다.남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어쩌면 요즘 들어 야근이 잦은 남편은 아직 회사에 있을지도 몰랐다.회사에 전화를 걸어볼까 하다가 나는 전화기를 그냥 가방 속에 넣어 버렸다. 어딜 간다고?산책을 다녀와 막 자리에 누운 남편에게 진도에 다녀오겠다고 말을 꺼내자남편은 못미덥다는 듯이 다시 물었다. 진도요. 당신이?왜?대학 선배가 죽었는데,고향집에서 굿을,안돼. 단호하게 말하고는 남편은 등을 돌려 버렸다.이내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남편의 구부린,그러나 단단해 뵈는 등을 보며 예정일이 일주일도 채 안남은 주제에 어딜 가겠다는 거냐고 큰 소리 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하긴,이 몸으로 진도에 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말이 안된다고 진도에 가려던 마음을 접었다. 아침이 되자,나는 등교 시간에 늦은 꼬마처럼 어수선해져서 서둘러 남편을 출근시키고 다음날치 남편의 식사거리를 준비해 두었다.그리고 작은 가방에 하루치의 짐을 챙겨 수정과 함께 진도로 내려왔다.내려오는 동안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야지 하면서도,전화를 걸지 않았다.진도에 가는 것이 야유회라도 되는 듯 일부러 들떠 있는 수정과 나의 뻔한 거짓말을 깨고 싶지 않아서였다.진도에 가기 전이라도 내내 막대유리처럼 가늘고 위태로운 즐거움일지라도 누리고 싶었다. 들어 가자. 수정이 대문가에서 엉거주춤 선 채로 달이나 올려다 보고 있던 나를 끌어 마을 사람들을 헤집고 안방 문 앞에 세웠다.10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는데도,마을 사람들은 굿구경을 한다면서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마루가 사람들로 가득차고,마당도 벌써 반이나 사람들로 차올랐다.그의 동기며 선배들은 아직 아무도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하긴,서울에서 퇴근하고 예까지 오려는 생각이라면 자정이 넘어서야 도착할 것이었다. 영등살 축제 때문인지 해남에서부터 진도로 오는 길은 길게 밀려 있었다.수정과 나는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8시가 넘어서야 진도대교를 건널 수 있었다.진도로 들어서는 길목 여기저기에 영등살 관광 안내 플래카드가 즐비하게 걸려 있었다.진도 대교 초입에 걸린 스피커에서는 축제 기간이어서인지 서어산에 지는 해애는 지고 싶어 지느냐아,나알 두고 가아는 이임은 가고 싶어 가느냐아는 진도 아리랑이 잡음과 함께 새어 나오고 있었다. 바닷길 갈라지는 것 본 적 있니? 아니. 갈라진 바닷길을 따라 한없이 걷다보면 이상하지,다시 물이 차올라도 이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아,어떤 때는 관리인이 계속 호각을 불면서 나오라는데도 안나가고 있다가 끌려 나온 적도 있다니까.바닷길로 영혼이 올라간다는 말이 맞는가봐,그래서 영등(靈登)이라고 부른다는거야. 그리고 수정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곧 입을 다물어 버렸다. 8시간 정도 차를 타고 오면서도 우리는 마치 어디 가까운 곳에 소풍이라도 가듯이 들떠 있었다.휴게소에 내려 남편에게 전화를 해야지 싶다가도 배를앞으로 불룩 내밀고 맛이 덜 밴 우동을 먹고는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다음휴게소에서는 망태기에 담긴 귤을 사 느릿느릿 까 먹기도 했다.해 지기 전에 진도에 닿거든 망금산 전망대에라도 다녀오자는 계획도 세웠다.다도해의 푸른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을 보면서 우리는정말 소풍이라도 온 듯 사진도 찍고 호탕하게 웃을 생각이었다. 나는 바닷물이 갈라지는 건 영혼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삭 무렵과 망 무렵에 달과 태양과 지구가 일직선으로 늘어서 조수 간만을 일으키는 힘이 강해져 해수면의 오르내림이 커지는 것 뿐이라고 대꾸할 생각도 없이,묵묵히 설설 휘감기며 흘러가는 울돌목 좁은 해협을 내려다 보았다. 아왕 임금의 굿이야 공심은 저라지요,소복을 입고 한지를 오려서 만든 넋전을 든 무녀가 징을 오른손으로 간간이 치면서,불쌍하신 최씨망자 부디도와주시어서,천도하게 하옵소서라고 큰 소리로 외고 있었다.그리고 굿거리 장단에 맞추어 잠깐 춤을 추다가 쌀알을 방안에 뿌렸다.무녀가 어기야청청 살이로구나라고 선창하자,그의 어머니와 시집간 두 누이가 무녀의 노래를 받아 후렴을 불렀다.나는 꼭 잡고 있는 수정의 손을 풀었다.굿판 정면에 병풍을 친 자리에 그의 한 벌 뿐인 양복이 걸려 있는 것이보여 울컥 눈물이라도 흐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그의 옷이 무녀가 덩실 팔을 들어 올리며 춤을 출 때마다 조금씩흔들렸다.수정이 입모양으로 어디가? 라고 물었으나 나는 대답 대신 어깨를 살짝 추어 올렸다. 마루를 내려 서려는데 아랫배가 묵진하게 내려앉는 느낌이 들며 허리가 끊어질 듯한 진통이 느껴졌다.나는 훅,가쁜 숨을 내쉬며,허리를 잔뜩 구부려 배를 감싸 안았다. 으윽,잇새로 옅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누군가 마루로 올라오며,오매,괜챦으요? 어깨를 잡아 주었다.그 소리를 듣고 수정이 얼른 내 곁으로 왔다.진통은 여진과도 같이 짧은 것이었음에도 내 얼굴에는 식은땀이 잔뜩 배어나 있었다. 방에 들어가 숴야지,큰 일 나것네,아,기환이랑은 어찐 사인데 그 몸해서 여글 왔다요? 동네 아주머니인지 수정의 곁에서 나를 부축해 방에 눕혀주며 물었다.기환의 방이었던 것 같았다.어떤 사이냐고? 나는 앉은뱅이 책상 하나와 작은 옷장이 하나 있을 뿐인,주인을 잃은 지 오래인 그것들을 찬찬히 돌아보았다.수정이 내게 베개를 받쳐주며,대학 친구예요,짧게 대답하자,아 그라요,그럼 서울서 왔겠구만,어찌게 이렇게 아파서 어쩐다요,아줌마가 걱정해 주다가 좀 쉬소,난 굿구갱 갈라요,아프면 또 부리오,하고는 마루로 나갔다. 너 정말 괜챦니? 여기서 애 받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나는 그의 책상 위에 꽂혀 있는 책의 제목을 읽고 있었다.진통은 이미 간질병 환자의 발작처럼 진땀만 남겨 놓고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선배 방이었나봐,저 책들이 그대로 있네. 수정이,내 눈을 따라 책상을 쳐다보다가 말했다. 저 인형 봐라,사내 방에 왠 인형이라니. 수정이 쿡,웃음을 터뜨렸다.책상 한 끝에는 털에 잔뜩 때가 묻어 있는,본래는 보솜거리는 털로 덮혀 있었던 누런 곰인형 하나가 앉아 있었다.인형은,기환선배가 내게 사준 것을 내가 다시 그에게 보낸 것이었다.그가 자기 아이에게 털이 보숭한 곰인형을 사주고 싶었다고 편지와 함께 인형을 보내왔다.나는 그 인형을 곧 반송시켰다. 그는 나와 동기였던 은미의 애인이었다.은미는 예쁘고 영리했지만,그것보다는 자기가 상처 받는 걸 두려워해서 복잡한 상황을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겁장이였다.나는 집요하게 그에게 매달렸다.그는 남자로서보다는 내 선배였기 때문에 단호하게 내 마음을 버리지 못했다.그가,떠나버린 은미 때문에 괴로워하며 잠결에도 은미야 사랑해,내가 잘못했어,중얼거리던 때에 나는 덜컥 그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 임신했다는 말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그를 만나던 날,그는 무슨 말인가 하려고 하다가 곧 입을 다물고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선배,우리 결혼해요.서툰 연극배우의 과장된 대사같은 그 말을 하고 나자,기환은 금방 멍한 표정이 되었다.그러다가 점점 그의 속내를 복사하는 것처럼 표정을 일그러뜨리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휘청,현기증이 인다는 듯이 몸을 기울기도 했다.나는 그런 그의 반응에 불끈 화가 치밀어 뒤따라 나가 길거리에서 그를 맘껏 패주었다.학교 근처였고 간혹 우리를 아는 사람들이 지나가며 지은아,왜 그래,그러지마,선배 저리 좀 가세요,말리기도 하였으나,그는 피하지 않았고 나는 계속 그를 후려쳤다.그를 향해 가방을 휘두르면서,문득 나는 내가 왜 그를 때리나,그는 왜 내게 맞고 있지,하는 의문이 생겼고,그러자 내가 임신을 한 것이나,우유부단하여 망설임만 많은 그나,다 불쌍하게 느껴졌고,모든 일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쉽게 여겨져서 때리는 것을 관두었다. 집에 돌아오니 그에게서 편지가 와 있었다.나는 편지 겉봉에 쓰여진 하지은이라는 내 이름을 불길하게 쳐다보며 봉투를 뜯었다. 사하라 사막 남부에 있는 부르키나파소의 구르마 지역에 사는 종족들은 사람이 죽으면 2,3 개월 동안 매일 밤 북소리와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거야. 그러나,이런 긴 장례의식을 지내는 동안에도 주민들은 낮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해,옥수수를 심으며 웃기도 하고,떼지어 사냥을 나가 큰 짐승 포획에 성공했을 때에는 기쁨에 찬 커다란 함성을 지르기도 하지.낮동안 구르마족마을에는 마른 풀이 벌판 한복판에 우수수 부서져 내리는 소리나,수수 찧는소리,혹은 떼지어 놀고 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지.그렇게 낮 시간을 보내고 밤이 되면 횃불을 밝히고 북을 치기 시작해.그들은 조금도 슬퍼하지 않고 춤을 추며 신의 품으로 돌아간 죽은 이를 추억하는거야.너 역시 평범하고 일상적인 낮시간을 보낼수 있을꺼야,밤이 되면,잠깐 나를 그리워할지도 모르겠지만,그것은 슬픈 일이 아니라 추억해야 할 일이야.지은아,너를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다.행동이 부족한 나는 생각만 많았지,한 번도 단호하지 못했구나.네 곁에 있을 수 없다.그렇다고 네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처럼 은미에게 돌아가려는 것도 아니다.단지,혼자 있고 싶다. 나는 편지를 갈갈이 찢고 그 길로 택시를 타,그의 자취집으로 갔다.찢은 편지를 손에 꼭 쥐고 자리에 누워 그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그는 사흘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고,나는 여전히 그의 방에 누워 있었다.가끔 화장실만 들락거렸을 뿐,돌아 눕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아무 것도 먹지 않으니 힘이 없어 움직일 수도 없었다.나흘째 되던 날 밤에 그가 잔뜩 술이 취해서 친구들을 데리고 현관문을 들어서는 소리가 들렸다.덜컹거리며 그가 문을 여는데도 나는 이미 돌아볼 힘마저 없어 멍하니 천장을 보고 누워 있었다.그가,잔뜩 술 냄새를 풍기며 뛰어 들어와 나를 안아 일으켰다.나는 손에 쥐고있던 찢은 편지를 그에게 뿌렸다.내 선배이기도 한 그의 친구들이 들으라는 듯이 나는 개새끼 내 애기가 죽으면 너도 죽을 줄 알아,있는 힘껏 소리쳤다. 그가 애기? 너 애기라고 한거야? 물으며 나를 들쳐업고 병원으로 뛰어 갔다. 밖에서,아가씨 좀 보소,서울서 대핵교 친구들이라고 안 왔소,하는 아낙의 목소리가 들려 수정이 밖으로 나갔다.어머 선배 왔어요,아는 체 하는 수정의 목소리가 들렸다,상대의 목소리는 또렷이 들리기는 했으나 누군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여기 있었니?누군지 알 수 없는 상대방이 물었다.수정이 응,굿보다가 잠깐 여기 있었지.누구랑? 상대가 물었다.수정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아마 수근거리며 글쎄 지은이가 다 왔다고,진통이 나서 방에 누워 있다고 조심스럽게 대꾸하는 것 같았다.그리고는 상대방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대화가 한참 이어지다가,그럼 이따 봐,하는 수정의 목소리가 들렸다.곧 수정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이미 진통의 여운도 가시고,주인을 잃은 지 오래인 빈 방에 더 누워 있기가 뭣해서 나가려던 참이었다. 마루에 굿상이 차려져서정신 없을텐데,괜챦겠어? 수정은 누가 왔다는 말은 하지 않은 채,나를 부축해 마루로 나갔다. 상청 앞에 무녀가 혼자 장고를 치면서 오구풀이를 부르고 있었다.마당의 구경꾼들까지 죄다 마루 앞에 몰려 있었다.시간은 이미 자정에 가까웠다.바리데기가 마침내 아버지를 살려내는 대목에서 구경꾼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오구풀이를 끝낸 무녀가 징을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으로 간간이 치면서 최씨 망제 어서 오소,큰 목소리로 청하고는 가족에게 상청에 제사를 올리라고 했다.망제요 망제요 불쌍코 초라한 최씨망제여 무신 나이 많아여 망제란 웬말이뇨 무녀가 소리하자 그의 둘째 누이가 참았던 오열을 터뜨렸다.큰 누이는 상에 술을 올리고 향을 피운 후 젓가락을 올려 대접하고 절을 했다.절을 하는 동안 무녀는 망자의 넋을 넋상자에 담았다.수정이 훌쩍이며 울음을 터뜨려 나는 손을 꼭 잡아 주었다.그의 큰 누이와 사촌 형제들의 오열 섞인 제사가 끝나자 무녀는 오구시루에서 명실 복실을 꺼내어 손가락에 감으면서 최씨망제 오늘 이 굿 받으시고 극락세계 가십시다 가아족들 모두에게 추욱원을내리인후 거리거리 인정쓰고 염불하며 가십시다,크게 소리한 후 나무아미타불을 고인들과 함께 부른 후 굿을 마당으로 내렸다. 나는 이번에는 소란해진 마당을 피해 아까 나왔던 방으로 들어가 집에 다시 전화를 했다.벨이 여러 번 울렸으나 남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어쩌면 남편은 밤 산책을 나갔을지도 몰랐다. 남편의 산책은 신혼 초 아파트에 이사온 후부터 계속되었다.아무리 피곤해도 남편은 산책을 그만두지 않았다.그가 아직 주임이 되기 전이었고,그의 부서에 갑자기 금액이 큰 해외 거래처가 생기기 전이라 야근을 하는 일도 없던때였다.남편은 초저녁에 불과한 시간이면 어김없이 퇴근해서 돌아왔다.나는남편과 식어 있는 찌게를 조금 데워 싱거운 계란찜을 반찬으로 함께 저녁을먹었다.남편은 너무 뜨거운 국물은 먹지 않았고,간이 덜 밴 듯 싱거운 음식을 좋아했다.나는 맹탕이나 다름없는 계란찜을 젓가락으로 떠내느라 식탁에흘리면서,평생 싱거운 계란찜을,입을 델까 주저할 염려도 없이 먹고 살꺼라는예감으로 잠깐 우울해 하기도 했다. 설거지를 하는 동안 남편은 9시 뉴스를 보면서 그날치 조간 신문을 읽었다.뉴스가 끝나고 대충 훑어보는 신문 읽기도 끝나면 남편은 막 공사가 시작된아파트 단지까지 산책을 나갔다. 왜 산책을 나가세요?어느 날은 선을 보고 한 달만에 결혼한,아직도 낯설기만 한 남편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마당에서 들려오는 고양이 소리를 들으면 불길이 확확 치솟는 것 같아 아침나절의 선잠처럼 얕은 잠을 자게 돼.당신은 신경쓰지 말고 그냥 자도록 해. 날 기다릴 필요도 없고 마중을 나올 필요도 없어.
  • 볼만한 가족뮤지컬 3편

    가족에 대한 사랑이 더욱 애틋해지는 연말연시.방학을 맞은 아이들 손을 잡고 나들이할만한 뮤지컬 무대가 풍성하다.가족 뮤지컬의 고전 ‘사운드 오브뮤직’,러시아판 ‘콩쥐팥쥐’인 ‘루루와 열두요정’, 중국 북경인형예술극단의 ‘인어공주’등 재미와 교훈을 두루 갖춘 다양한 작품들로 온가족이 한해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것은 어떨까. ◆사운드 오브 뮤직 명절때마다 TV에서 단골로 방영돼 국내에서는 영화로 더욱 익숙해진 대표적인 가족 뮤지컬.30년이 넘도록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있는 이 작품을 극단 신시뮤지컬컴퍼니가 오랜만에 무대에 올린다.1월5일∼12일 국립극장 대극장(02)577-1987맑은 심성의 수련수녀 마리아가 폰 트라프 대령집의 일곱아이들과 노래를 통해 친해지고 대령과도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전쟁와중에 음악축제에 참가해 이들이 부르는 ‘에델바이스’는 냉전시대의 이념분쟁에 대한 경고와 충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멜로디 자체가 매우 아름다워 많은 이들의 애창곡으로 사랑받고 있다.이밖에 ‘도레미송’‘외로운 양치기’등 귀에 익은 음악이 가득하다. 탤런트 허준호가 폰트라프 대령역을,중견탤런트 임동진의 딸인 뮤지컬배우임유진이 마리아로 변신한다.또 어린 ‘국희’로 열연했던 박지미가 넷째 딸로 출연한다.음악을 중심으로 하되 율동과 웃음을 가미한 현대적 감각의 뮤지컬로 만들겠다는 극단의 의도가 충분히 살아날지 관심을 모은다. ◆루루와 열두요정 러시아 작가 사무일 마가샤크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이뮤지컬은 부모 잃은 루루가 숙모 올가와 사촌 바라의 구박속에서도 꿋꿋이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이를 테면 러시아판 ‘콩쥐밭쥐’인 셈.철없는어린 여왕,욕심과 투기로 가득찬 계모,권력에 아부하는 신하들,그리고 권선징악적 결말들이 정감어린 선율과 함께 환상적인 무대위에 펼쳐진다. 조병이 각색하고 김의경이 연출한 이 작품은 그림자극과 대형스크린을 이용해 동화적 상상력을 자극하고,하모니카,타악기,기타,피아노 등 각종 악기의연주도 곁들여진다.무대와 객석이 코앞 거리인 소극장이어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데도도움이 될 만한 공연이다.아역스타 노희지가 주인공 ‘루루’로 나온다.1월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399-1647◆인어공주 기발하고 독창적인 인형제작,인형의 섬세한 감정까지 표현해내는 독특한 연출,화려한 색채의 대형 무대….북경 인형예술극단의 인형뮤지컬‘인어공주’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동심에 젖게 만드는 이색 공연이다. 서양의 애니메이션과 달리 동양적 감성이 풍부한 이 작품은 헝가리 국제 인형극 페스티벌,유고슬라비아 국제인형극 페스티벌 등에서 높은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대사는 우리말로 진행된다.30∼1월2일 예술의 전당,14∼19일 국립극장 무대를 비롯해 대전(3∼5일)부산(7∼9일)천안(10∼12일)광주(21∼23일)등에서 순회공연을 갖는다.(02)507-1080 이순녀기자
  • 심상대 소설집 ‘늑대와의 인터뷰’

    작가 심상대가 새로 펴낸 소설집 ‘늑대와의 인터뷰’(솔 출판사)를 읽다보면 두번 놀란다.먼저 이 소설집에 실린 11편의 중단편 모두가 지난해 가을에서 올 여름 사이에 발표됐다는 사실이다.유례가 드문 다작(多作)이 아닐 수없다.게다가 1년 남짓의 짧은 기간 동안 써낸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다양한 소재를,다양한 문체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심상대는 막상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다.자신의 문학역정을 보면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그동안 글을 전혀 쓰지 못한 기간도 몇년 있었다.창조적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꼭 필요했던 ‘침묵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이제부터는 “마구 쓸 참”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장애는 ‘밤 마다 방문을 두드려 대는 사람’이다.그는 이문열이연 경기도 이천의 ‘부악문원’을 집필장소로 이용한다.그의 작품에는 원고마감에 쫓긴 ‘나’가 글을 쓰기에 앞서 일단 ‘문을 잠궈놓는’ 대목이 나오는 데,이문열의 권주(勸酒)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했다. 소설집은 ‘망월(望月)’로 시작한다.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광주’를담은 이야기다.그는 자신의 세대(그는 60년생이다)는 광주에 빚을 지고 있다고 했다.빚을 털어버리기 전에는 작품을 쓰지 못할 것 같았다는 것이다.그래서 첫소설집 ‘묵호를 아는가’를 펴낸 직후인 91년 고향인 강원도에서 가족을 이끌고 광주로 내려가 2년 동안 살았다.이사를 다니느라 ‘집한 채 값’을 들이고 나서 오랫동안 뜸을 들인 뒤에야 지난해 가을 이 작품을 발표했다.그로서는 ‘마구’ 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셈이다. ‘망월’은 이제까지 광주를 소재로 했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다.80년 역사의 현장에서 숨진 아들을 묘지로 찾아가는 어머니의 넋두리로 풀어가는 이 작품은 90년대 후반의 광주는 어떻게 다루어야 설득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해도 좋을 것 같다. 이런 작품을 쓴 그가 표제작인 ‘늑대와의 인터뷰’에서는 이혼한 여배우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간 본성의 회복은 여성에게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솜씨있게 전달한다.이어 그의 사랑관은 한 TV방송의 다큐멘터리와 화가 고갱의 자서전에서 상당 부분을 인용한 우화(寓話) ‘슬픈 사랑의 전설’에서도 표출된다. ‘문학을 향해 쏴라’는 생활에 지친 전업작가가 은행털이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여기선 “내가 늘 굽신거리는 편집위원이니 책임편집자니 하는 한심한 벼룩사촌”들에게 “내가 삼류면 저희들은 세기의 문학을 했냐,세계의문학을 했냐”고 비아냥거린다.그는 ‘이렇게 쓰면 원고청탁이 줄어드는 것아니냐’는 걱정에 “누구든지 생각하는 것을 코메디로 풀어간 것인데,누가개그맨에게 욕하는 것 봤느냐”면서 “우리 문학담당자들이 그 정도로 편협하지는 않다”고 괘념치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지금 장편을 쓸 준비를 하고 있다.자신에게는 다양한 소재와 문체를실험할 수 있는 중단편이 유리하지만,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한권의 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그동안은 학생으로 진지한 문학을 위한 수련기간이었다면,이제부터는 소설가로 ‘실수’를 하더라도 용인할 나이가 됐다는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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