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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번의 결혼 리허설’ 리뷰 - 결혼은 “환상” vs “가식”

    ‘27번의 결혼 리허설’ 리뷰 - 결혼은 “환상” vs “가식”

    “결혼식때 신부를 바라보는 신랑의 눈빛은 환상적이야.”(제인)“결혼과 산타의 공통점은 둘다 가식적이라는 거지.”(케빈) ‘27번의 결혼 리허설´ (27 Dresses·6일 개봉)에 등장하는 결혼식에 중독된 여자와 결혼엔 냉소적인 남자. 이 둘의 만남은 시작부터 꽤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각자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8세 때 사촌언니의 결혼식을 돕다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된 제인(캐서린 헤글)의 유일한 취미는 결혼식의 들러리로 서는 것. 쾌활한 성격에 뉴욕에서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그녀는 결혼식날 신부들을 돕거나 들러리로 망가지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때문에 그녀의 옷장에는 27번 결혼식 들러리로 서면서 보관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컨셉트의 드레스들이 훈장처럼 걸려 있다. 하지만, 우리 옛말에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던가. 택시에서 옷을 갈아입고 하루 두번씩 결혼식을 오가며 넓은 ‘오지랖’을 자랑하는 그녀지만 정작 자신의 사랑 앞에서는 영 쑥맥이다. 오히려 짝사랑하던 직장 상사인 조지(에드워드 번스)마저 여동생에게 빼앗긴다. 갑작스러운 동생의 결혼에 황당해하는 제인을 더욱 심란케 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뉴욕저널의 신문기자 케빈(제임스 마스던)이다. 일요일마다 ‘백년가약’이라는 칼럼을 쓰고는 있지만, 결혼엔 냉소적인 그는 ‘들러리의 여왕’ 제인을 알게 된 뒤 취재 목적으로 접근한다. 결혼에 대한 이견만큼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서로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는 제인과 케빈. 제인은 케빈을 통해 자신이 그동안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전혀 거절하지 못하는 속칭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빠져 자신의 행복을 등한시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결혼식 들러리는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한 결혼문화지만,‘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썼던 작가 알린 브로시 매케너는 어딘가에 있을법한 친근한 캐릭터에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재치있는 대사로 흡인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표방하는 것처럼 여주인공 제인의 캐릭터가 브리짓 존스나 김삼순을 떠올릴 만큼 자신의 삶과 행복을 주체적으로 개척하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그려지지 않는다.15세이상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정밀화학그룹 변신 초일류 KCC로 도약”

    “정밀화학그룹 변신 초일류 KCC로 도약”

    정몽진(48) KCC그룹 회장이 움직이고 있다. 밖으로는 그룹 재도약을 선언하고, 안으로는 현대가(家) 역학구도의 핵심변수로 떠올랐다. ●창립 50주년 맞아 사세 정비 18일 재계에 따르면 KCC그룹은 오는 4월1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정 회장은 이에 맞춰 그룹 엠블럼을 바꿨다. 태양을 감싸안은 인간의 모습을 숫자 50과 중첩시켜 형상화했다. 정 회장의 ‘야심’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그는 올 들어 서울 서초동 사옥의 2∼3층 임대를 중단했다. 보수공사가 끝나는 대로 이 공간을 전부 KCC가 쓸 계획이다. 사세 확장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정 회장은 엠블럼을 바꾸면서 “종합 건자재 회사에서 초일류 정밀화학그룹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출발이 많이 뒤처졌던 탓에 바닥재와 창호재는 LG화학에 1위를 내줬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품목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는 이미 제쳤고 LG화학도 마저 따라잡는다는 목표다. 정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집중 키우는 사업은 실리콘(옷, 화장품 등의 기초원료)이다.“지금은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하지만 10∼20년 뒤에는 KCC를 먹여살릴 것”이라며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폴리실리콘 합작공장을 세우기로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4월 자산기준으로 발표한 KCC의 재계 서열은 30위(공기업 제외)다. 러시아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하는 정 회장은 글로벌 전략과 투자 등 주로 큰 그림을 그린다. 그 빈틈은 재무 전공인 동생 정몽익(46) 사장이 꼼꼼하게 메워 형제간의 잡음이 새나오지 않는다. ●사촌형 몽원·몽준과 결속 정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현대가의 역학구도 때문이다. 정 회장은 현대가의 실질적 좌장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큰아들이다. 정 회장은 얼마 전 한라그룹이 옛 계열사인 만도를 되찾을 때 경영권 욕심없이 실탄(3000억원)을 지원했다. 사촌형인 정몽원 한라 회장과는 고려대 경영학과 선후배로 절친하다. 또 다른 사촌형인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와도 가깝다. 정 회장은 “형님(정몽준)이 현대건설 인수에 나선다면 힘을 보탤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혈연 친소관계 요인이 크지만 ‘비즈니스 생리’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매출원인 도료(약 1조원)의 최대 고객은 현대·기아차(자동차)와 현대중공업(선박)이다. 정 회장이 서초동 사옥 임대회사들을 모두 내보내면서도 1층 현대차 에쿠스 전시장은 그대로 둔 것도 사촌형인 정몽구 회장과의 관계 등 여러 요인을 감안했다는 게 주위의 관측이다. 이 때문에 불편해진 곳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다. 현 회장은 시숙(정상영 명예회장)·시동생(정몽준 대주주)과 각각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상대진영이 연합군을 구성해 현대건설 인수에 나서면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될 공산이 높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엿장수 딸에서 하버드대 박사까지’ 희망전도사 서진규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엿장수 딸에서 하버드대 박사까지’ 희망전도사 서진규

    “아줌마 희망 한단에 얼마래요?” “희망유? 몰라유, 채소나 한단 사가슈∼선생님?” 장사익씨가 부른 소리판 ‘희망 한단’에 나오는 대목이다. 8년 전 어느날 미국에서 살던 한 아줌마가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는 화두를 던지며 고국땅을 밟았다. 그의 목소리는 처음엔 조용했지만 입소문을 통해 삽시간에 퍼지면서 점차 요란해졌다. 그가 펴낸 책은 한동안 각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방송국의 특별 프로그램 등에 초청됐고 언론지면을 통해 그의 삶이 종종 전해졌다. 까닭이 있었다. 잡초처럼, 지독하리만큼 억척스럽게 살아온 한많은 여인네의 삶 그 자체가 오롯이 담겨 있었다. 절망으로 쓰러질 때마다 희망의 지팡이에 의지해 오뚝이처럼 일어선 생생한 경험담이 많은 감동을 선사했던 것. 그 어떤 영화 속의 주인공보다 더 찐한, 말 그대로 신선한 ‘희망의 메신저’나 다름 없었다. 파란만장한 인간 드라마의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1948년 경상남도 월내라는 어촌마을에서 엿장수의 딸로 태어났다. 남동생 중 한 명은 미군 복무 중 사고로 요절했으며, 한 사람은 정신지체 장애인이다. 시골에서 세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며 공부하겠다는 일념으로 서울로 올라와 군 장교인 큰아버지댁에서 살면서 풍문여고를 다녔다. 잡지판매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인 1967년 종로구에 있는 가발공장에서 사촌 언니와 같이 일했다. 얼마 후에는 관악컨트리클럽 캐디로도 근무했다. 그러던 1971년 친하게 지내던 미국 개신교 선교사가 식모를 구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비행기삯 100달러만 달랑 가지고 미국으로 갔다. 식모일도 하고 한식당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틈틈이 영어공부를 했다. 1975년에는 한국인 태권도 사범과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남편의 폭력으로 얼룩졌으며, 이를 피하려고 미 육군 사병으로 입대했다. 일등병일 때 용산의 주한 미군 부대에서 군수업무를 맡았고 상등병 시절에는 고된 훈련을 무사히 거쳐 장교로 임관하는 끈기를 보여줬다. 이후 독일과 일본 등 주로 해외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대학을 전전한 끝에 1987년 미국 메릴랜드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마흔두살 때인 1990년 하버드대 석사과정에 입학했고,2년 뒤에는 하버드대 국제외교사와 동아시아 언어학 박사과정에 합격했다. 대위 때 하와이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장교로 근무하면서 공부에 매진했다. 1996년 11월 소령으로 전역한 그는 2006년 당당히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러는 가운데 그의 딸도 어머니와 함께 하버드대학을 다녀 ‘하버드 최초의 모녀 재학생’으로 미국에서 화제가 됐다. 딸도 어머니의 뒤를 이어 하버드대 졸업 후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에서 교육 장교로 복무 중이다. 최근 그는 ‘서진규의 희망’이라는 3번째 책을 펴내 ‘희망전도사’로 전국 곳곳에 강연을 다니느라 분주하다. 또 한달에 한번꼴로 미국에 건너가 영어판 책자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인 성공전략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잭 캔필드가 주도하고 있다. 잭 캔필드는 “미군과 하버드에서 살아남은 이 여성의 드라마틱한 인생 이야기는 우리들의 삶에 무한한 영감과 새로운 희망을 향한 동기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며 영어판 발간은 물론 할리우드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만한 소재로 여긴다는 것. 이래저래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서 박사를 만났다. 명함을 받았더니 이름 밑에 ‘희망연구소 소장’‘박사’‘예비역 소령’이라는 직함이 보였다. 얼굴에는 나이답지 않게 가냘픈 소녀와 같은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저런 연약한 모습에서 어떻게 불굴의 정신이 나왔을까. 손에는 자신이 펴낸 자전적 에세이집 3권을 들고 있었다.‘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는 35만부,‘서진규의 희망’은 15만부 등 모두 50만부가 넘게 나갔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딸 얘기가 나왔다. “딸은 구두닦이 생활을 하며 학교에 다녔어요. 동네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한 켤레에 2달러를 받고 구두를 닦았지요. 나중에는 특히 군화를 잘 닦는다는 입소문이 퍼져 동네에 사는 군인들이 우리집에까지 군화를 들고 왔을 정도였어요. 그러다 보니 딸의 아르바이트를 도와주느라 장교인 제가 퇴근 후 계급상 하급자들의 군화도 닦아주는 일이 많았습니다.(웃음)” 딸은 지금도 어머니에게 매달 100만원씩을 꼬박꼬박 보내 줄 정도로 효성이 지극하다.ROTC로 임관할 때는 어머니한테 거수경례로 선서를 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당시 하버드대측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서 박사는 이같은 사연과 함께 딸을 키운 이야기를 ‘희망은 또다른 희망을 낳는다’라는 제목으로 2000년 책으로 펴냈으며 지금까지 17쇄를 찍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또한 올해 안에 미국에서 출판될 예정이다. 현지 출판사측에서는 “딸을 어떻게 키우면 딸이 부모에게 돈을 보내게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정하면 어떠냐.”는 농담 섞인 제안을 하고 있단다. 한국의 풍습과는 달리 미국에서 자식이 부모에게 용돈을 주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요즘 출판일 때문에 매달 미국에 다녀오고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서 박사의 인생에는 영화가 몇 편 들어 있다. 미국사회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해요.” 국내에 있을 때는 주한 미군병원에서 C형간염을 치료하면서 각종 단체와 지방 등지에서 ‘희망강연’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한다. 지난 설 직전에는 국군방송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인간은 언제 어디서 태어날지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단 한번 주어지는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좌우된다.”면서 어떤 환경에 처해 있든 그 환경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세상이 비웃고, 조롱하더라도 자신만큼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지켜줄 때 분명 꿈은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처음 군입대했을 때 윗몸일으키기 한번 제대로 못해 겨날 뻔했으나 오직 ‘나 자신만’을 믿으며 이겨낸 일화도 소개했다. 오늘날의 서 박사를 있게 한 것은 척박한 그의 집안 환경이었다. 아버지는 엿장수, 어머니는 술 장사를 했다. 이런 여건탓에 주위로부터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이럴 때마다 반발심으로 ‘공부를 잘해야겠다’ ‘성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오히려 척박한 여건이 우물 안 개구리를 탈피할 수 있도록 강한 정신력을 심어주었다고 회고한다. 고등학교를 우등생으로 졸업했지만 오빠에게 밀려 대학 진학을 포기하면서 ‘아메리칸드림’을 꾸었다. 미국에 가면 창녀가 된다는 주위 비아냥에 “내가 창녀가 되면 반드시 장을 지진다.”고 단단히 결심했을 정도였다. 그는 두번의 이혼을 겪으면서도 그때마다 보다 멀리,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정해 도전을 거듭하며 소중한 결실을 맺게 됐다. 그는 요즘 틈틈이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왜냐고 했더니 “세계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려면 내 마음의 꿈이 커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이어 “미 대통령은 내각에 영웅을 필요로 한다.”면서 “책 잘 팔리고, 영화화되고, 미국에서 강연도 휩쓸고, 하버드에서 국제사를 전공했으니 외교역량도 있고, 장차 미 국무장관감으로 충분하지 않으냐.”며 웃는다. 그런 다음 여세를 몰아 노벨평화상과 맞먹는 ‘세계평등상’을 제정, 전세계인에게 꿈과 희망의 기회를 주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라고 했다.“희망은 꿈꾸는 자의 몫이기에 10년 내에 반드시 이룰 것입니다. 이민자 출신인 매들린 올브라이트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들이 해냈듯이 말입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8년 경남 기장 출생 ▲67년 풍문여고 졸업. 가발공장, 골프장 캐디 등 근무 ▲71년 도미 ▲75년 미 육군 입대 ▲87년 미 메릴랜드대 경영학과 졸업 ▲92년 미 하버드대 석사 ▲96년 미 육군 소령 예편 ▲2006년 하버드대 국제외교사·동아시아언어학 박사 ■ 주요 저서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1999), 희망은 또다른 희망을 낳는다(2000), 서진규의 희망(2007)
  • ‘화염속 구사일생 아기’ 뒷얘기 화제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루트비히스하펜(Ludwigshafen)에서 일어난 화재 때 4층짜리 건물에서 던져져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한 아기의 뒷얘기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날 불길에서 구출된 아기의 이름은 오누르 카라르(Onur Calar)로 당초 생후 2세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생후 8개월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형 에어매트에 떨어진 게 아니라, 한 경찰관이 지역주민들이 여러 겹으로 쌓아올린 침대 매트리스·베개·에어쿠션 위에 올라서서 오누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오누르의 부모인 무하메트(Muhammet)와 네르기즈(Nergiz)도 무사히 구출되었으며 오누르와 그의 부모는 현재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누르의 형인 생후 2세의 랴스(llyas), 사촌인 딜라라(Dilara)와 카란필(Karanfil) 그리고 고모 휼랴(Hulya)는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휼랴는 임신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찰당국은 “오누르를 포함해 모두 60명이 구출됐다.”며 “극우파 네오나치(neo-Nazis)를 유력한 방화 용의자로 꼽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오누르를 무사히 받아 낸 경찰관은 머리 부상으로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오는 12일(현지시간) 퇴원할 예정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36)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36)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

    아프리카 초원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 사자와 얼룩말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얼룩말을 잡아먹는 동물이 사자일진대 어찌 그리 가까이 함께 있을 수 있는지 의아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얼룩말이 사자에게서 거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풀을 뜯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얼룩말과 사자는 동물심리학자들이 임계거리라고 부르는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임계거리란 사자는 얼룩말을 잡아먹기 위해, 얼룩말은 사자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서로 동시에 움직일 때 얼룩말이 달아날 수 있는 최소한의 거리를 말합니다. 임계거리 안에 들어가는 얼룩말은 사자 먹이되기를 자청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 거리 안에 들어가지 않으려 합니다. 사자는 먹이를 얻으려고 어떻게든 이 거리 안에 들어가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곤 합니다. 사자와 얼룩말 사이에만 임계거리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임계거리가 있습니다.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그 거리 안에 들어오면 불쾌감과 당혹감을 느끼게 하는 거리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하철을 탔을 때를 떠올려 보면 이 임계거리가 금방 이해될 것입니다.7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긴 의자가 있는 텅 빈 지하철에 첫 번째 승객으로 탄 사람은 어디에 앉을까요. 물론 다음 정거장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탈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부분의 사람은 양 끝자리 가운데 한 자리에 앉을 것입니다. 첫 정거장에서 탄 승객이 끝자리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두 번째 정거장에서 두 번째 승객이 탔습니다. 이 승객은 어디에 앉을까요. 대부분의 두 번째 승객은 첫 승객이 앉아 있는 자리의 대각선 끝자리나 동일한 쪽 끝자리에 앉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서로 알지 못하는 관계인데도 두 번째 승객이 텅 빈 좌석들을 내버려 두고 첫 승객의 옆자리에 앉는다면 첫 승객은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들까요. 불안하고 근심이 될 것입니다. 혹은 만약 두 번째 승객이 첫 번째 승객과 절친한 친구 사이인데도 옆에 앉지 않고 멀찌감치 떨어져 앉는다면 그 역시도 이상한 일일 것이고 첫 번째 승객은 섭섭한 마음이 들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내 옆에 앉으면 불안하고, 친한 사람이 멀리 앉으면 서운한 것은 서로간의 임계거리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자와 얼룩말의 임계거리를 목숨이 결정한다면 사람과 사람의 임계거리는 친밀감이 결정합니다. 따라서 사자와 얼룩말의 임계거리는 단 하나이지만 사람과 사람의 임계거리는 친한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친밀감에 따라 네 종류의 물리적 임계거리가 있습니다. 전혀 모르는 관계일 때는 서로 양팔을 벌려 손끝이 닿을락 말락할 정도의 거리가 유지되어야 편안합니다. 그 거리 안에 들어오면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주로 공식적인 관계에서의 거리입니다. 얼굴 정도만 알고 지내는 사이에서는 둘 다 팔을 내밀어 닿는 거리가 유지될 때 불쾌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두 사람이 손을 내밀어 악수할 때의 거리이며 주로 사무적인 관계에서의 거리를 말합니다. 이웃사촌이거나 친구일 때는 어깨가 스칠 정도의 거리도 허용됩니다. 매우 친한 사이이거나 사랑하는 사이일 때는 안면부의 10㎝ 이내에 서로가 들어와도 불쾌하지 않고 놀라지도 않습니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간의 임계거리는 물리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결정됩니다. 심리적으로 친밀한 사람일수록 물리적인 임계거리가 짧아집니다. 그런데 놀랍고도 재미있는 점은 물리적 거리가 심리적 거리를 결정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친밀감이 증가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우연히 올망졸망 근거리에 앉아 있던 친구들이 결국에는 서로 친한 친구가 되는 일이 많지요. 사람은 물리적 임계거리와 심리적 임계거리가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변화합니다. 친하기 때문에 가까이 있고 싶고 가까이 있기 때문에 친해지기도 합니다. 가족이 얼마나 친한지 알아보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서로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서 활동하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가족이 서로 친해지기 위한 쉬운 방법 역시 가까운 거리에서 활동하는 것입니다. 이번 설날에는 온 가족이 다 함께 같은 공간에서 참여해야 하는 일들을 계획해 보시기 바랍니다.
  • “43년전 공연금지는 잘못” 이스라엘 정부 비틀스에 사과

    이스라엘 정부가 전설적인 록그룹 비틀스의 공연을 금지했던 것에 대해 43년 만에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비틀스의 생존 멤버들을 오는 5월 이스라엘 건국 60주년 행사에 공식 초청했다. BBC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28일(현지시간) 론 프로서 주 영국 이스라엘 대사가 비틀스의 고향인 리버풀을 방문, 존 레넌의 사촌 줄리아 베어드를 만나 서한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1965년 비틀스의 공연을 전격 금지했었다. 당시 정부는 세계적인 그룹의 공연 개런티를 충당할 만한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댔지만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영혼을 타락시킬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정부는 서한에서 “예산 부족과 문화충격을 우려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반대로 불행히도 공연을 취소했다.”며 이같은 의혹을 시인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전했다. 정부는 이어 “동시대인들의 존경을 받는 비틀스의 공연을 금지시킨 것은 매우 중대한 실수였다.”고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이 서한은 생존 멤버인 폴 매카트니, 링고 스타와 고인이 된 조지 해리슨의 유족에게도 전달될 예정이다. 비틀스의 열렬 팬으로 알려진 론 프로서 대사는 “나를 포함해 이스라엘의 수많은 음악팬들이 비틀스가 오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틀스박물관의 제리 골드먼 관장은 “비틀스 멤버들이 리버풀에도 오기 힘든 점에 비춰 이스라엘 공연은 성사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한승수 총리 지명] 政·官·學 넘나든 실용파

    [한승수 총리 지명] 政·官·學 넘나든 실용파

    ‘한덕수의 경제마인드에 한승주의 외교력,3선 정치력은 플러스 알파?’ 이명박 정부의 초대 총리로 지명된 한승수 유엔기후변화특사는 30여년간 정·관·학계를 넘나들며 국정경험과 정치력을 쌓은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20여년간 재직하고, 상공부 장관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외교통상부 장관, 유엔총회 의장을 거쳤다.3선 의원도 지냈다. 관가에선 벌써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한덕수 현 총리의 경제마인드와 경험, 총리 경합을 벌였던 한승주 전 장관의 외교력에 더해 정치적 관록까지 겸비한 인물이란 인물평이 나온다. 특히 글로벌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춰 이명박 당선인이 강조한 ‘자원외교형 총리’로서 최적임자란 평가다. 한 총리 지명자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영국 요크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거쳐 영국 요크대, 케임브리지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20여년 재직한 ‘경제통’이다.30대 후반에 베네수엘라 초청 재정자문관, 세계은행 재정자문관 등을 지내면서 일찌감치 국제무대 경험을 쌓았다.1987년 상공부 무역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관직에 입문한 뒤 이듬해 제13대 총선에서 민주정의당 후보로 고향에서 출마, 국회에 입성했다. ●30대에 베네수엘라·世銀 자문관 지내 노태우 정부에서 상공부 장관, 우루과이라운드특별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통상전문가로 거듭난 데 이어 김영삼 정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외교 야전사령관인 주미대사에 올랐다. 권부 핵심인 대통령 비서실장을 거치기도 했다. 문민정부 말기엔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에 임명된 후 한보철강 부도사태 등의 여파로 7개월 만에 물러난 뒤 대학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2000년 16대 총선에서 신생 민국당 간판으로 출마,3선의 영예를 안았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날렸다. 국제의회연맹(IPU) 한국이사회 의장, 외교통상부 장관, 유엔총회 의장 등을 지내며 외교감각을 키운 그는 참여정부 들어서는 ‘2014 평창겨울올림픽’ 유치위원장에 이어 유엔기후변화특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1980년 국보위에서 활동한 점은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민정부땐 한보사태로 물러나기도 다채로운 경력만큼이나 인맥도 다양하다. 재경원 출신으로 이상용 손해보험협회장, 최중경 세계은행 이사, 윤대희 국무조정실장이 가깝다. 김진표 의원과 한덕수 총리도 그의 밑에서 일했다. 외교부 출신으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장기호 전 이라크 대사가 가깝다. 한 지명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처조카 사위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이종사촌 형부다. 온화한 성격이나 업무에는 치밀한 외유내강형. 전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이자 현 고려대 여자교우회장인 부인 홍소자씨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임창용 이영표기자 sdragon@seoul.co.kr ●프로필 ▲1936년 강원도 춘천 출생 ▲춘천고 ▲연세대 정외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영국 요크대 경제학 박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국제경제학회 회장 ▲제13,15,16대 국회의원 ▲상공부 장관 ▲주미대사 ▲대통령 비서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 ▲민주국민당 사무총장·최고위원 ▲외교통상부 장관 ▲유엔총회 의장 ▲2014평창겨울올림픽유치위원장 ▲한국물포럼 총재 ▲유엔기후변화특사
  • 한승수 총리 28일 공식 지명

    한승수 총리 28일 공식 지명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특사를 공식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의 핵심측근은 27일 “총리와 대통령실장(현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이 거의 마무리됐다.”면서 “내일 총리부터 먼저 발표한 뒤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수석, 각료 등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초대 총리로 한승수 특사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부동산·병역·납세 등 개인 신상에 관해서도 충분히 검증을 받았고 재차 확인했기 때문에 국회 인사청문회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신문 1월5일자 4면,12일자 5면,16일자 1면 참조> 검증팀은 이날 이 당선인에게 한 특사에 대한 정밀검증 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특사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주미 대사·상공부장관·외교부장관·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유엔총회 의장 등 풍부한 국정·외교경험을 갖춘 데다 13·15·16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정치력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 특사는 강원도 춘천 출신에 연세대를 졸업, 지역과 학교 안배차원에서도 무난할 뿐 아니라 ‘자원외교형’ 총리의 이미지에도 적임자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한 특사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이종사촌 형부이기도 하다. 이 당선인은 이르면 총리 인선 다음날인 29일 대통령실장을 발표한 뒤 이번 주중 청와대 수석 명단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장에는 이 당선인의 오랜 측근인 유우익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수는 이 당선인의 외곽 자문기구인 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으로 경선 때부터 정책 조언을 해왔으며 이번 총리. 각료후보군 검증작업에 깊게 관여해왔다. 이 당선인측은 현재 각료 인선도 거의 마무리했으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상황을 봐가며 발표 일정을 조율키로 했다. 개편안이 대통합민주신당 등의 반대로 제때 통과되지 않을 경우 외교통일부 등 논란을 빚고 있는 일부 부처 장관 임명을 유보한 채 부분조각을 단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줄곧 교육과학부 장관으로 입각할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장의 경우 각료와 달리 취임 전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부분조각과 관계없이 일단 내정만 하고 취임 후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국정원장엔 김성호 전 법무장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청수 경찰청장 내정자와 임채진 검찰총장 등과 함께 경남 남해 출신인 점이 막판 변수가 되고 있다. 김 전 장관이 국정원장에 기용될 경우,‘3대 권력기관’의 수장이 남해 출신들로 채워지게 된다. 그러나 국정원장 인선 발표시기는 취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승수씨 총리

    한승수씨 총리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24일 한승수(72) 유엔 기후변화 특사가 내정됐다. 한 특사는 이날 밤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리 지명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여러 군데에서 그렇게 썼는데, 언론이 그렇게 쓰면 그렇게 가는 게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사실상 총리 내정을 시인한 셈이다. 한 특사는 이어 “이 사안은 당선인 비서실이나 대변인이 얘기를 해야 할 사안이지 제가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춘천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인 한 특사는 13·15·16대 국회의원을 거쳐 상공부장관·경제부총리·외교통상부장관·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외교와 경제 경험이 풍부해 이 당선인이 희망하는 ‘자원외교형 총리’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특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이종사촌 형부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한 특사는 이날 낮 서울 시내 모처에서 이 당선인과 만나 새 정부 국정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회담 뒤 (이 당선인이) 마음을 정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포럼’ 특강에 강사로 나선 한 특사는 ‘총리 제안을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고 답해 묘한 여운을 남겼었다. 평소 한 특사는 서울신문 기자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총리 인선문제와 관련한 질문이 사실과 다른 경우 “나는 모르는 일이다.”“아니다.” 등 분명한 입장을 보여왔지만 이날 오후까지 총리 인선과 관련한 질문에 애매한 답변을 했었다. 하지만 이 당선인과 만난 뒤 총리 내정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광삼 한상우기자 hisam@seoul.co.kr
  • 지자체 ‘꼴불견’ 이기주의 심각

    지자체 ‘꼴불견’ 이기주의 심각

    어수선한 선거철을 맞아 볼썽사나운 지역이기주의 모습이 곳곳에서 판을 치고 있다. 자치단체가 지역의 경쟁력강화 등에 힘쓰기보다 울타리 안에서 작은 이익에만 매달려 주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만든다는 지적을 받는다. ●전체 의원 8명중 7명이 신당 소속 전남 장성군은 지난해 말 치러진 군수 재선거를 빌미로 집행부와 의회, 주민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무소속 이청(51·여) 후보가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제치고 군수로 입성하자 대통합민주신당이 장악한 군의회가 노골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군의회는 군수 취임식 날인 12월2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고 2008년 군수의 업무추진비 1억 700만원을 모두 깎았다. 게다가 시설하우스 설치비 등 농업관련 29개 항목 28억원을 포함해 노인복지예산 등 44억 662만원도 삭감했다. 농민단체들이 무소속 군수를 지지해 괘씸죄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반면 군의원들은 자신들의 업무추진비로 매월 의장 231만원을 비롯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등의 몫을 올렸다. 장성군은 군의원 8명 가운데 7명이 대통합민주신당이다. 이에 맞서 일부 주민들은 장성군의원 8명 중 4명을 우선 주민소환투표 대상자로 접수하고 주민 서명을 받고 있다. 전두석 주민소환추진위원장(69)은 “당장 농사를 지어야 할 토마토 시설하우스 등 국·도비 지원사업마저도 무턱대고 삭감한 뒤 의정활동비는 35% 이상 올리는 등 기본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소환배경을 설명했다. 폐광지역으로 이웃사촌이던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과 사북읍은 최근 스키장 이정표와 스키열차 정차역, 콘도 건립 등 먹고 사는 문제로 등을 돌린 채 으르렁대고 있다. ●대학 이전 둘러싸고 공방 전남 순천시에 있는 국립 순천대 공대를 광양시로 이전하는 문제로 순천시가 발끈하고 나섰다. 지역기업 사회환원 차원에서 재정지원을 약속했던 광양제철소는 “순천대의 재정지원 요청은 물론 특정대학에 재정지원도 있을 수 없다.”고 발뺌했다. 순천대는 포항공대를 목표로 광양제철소 옆으로 공대 이전을 확정했다. 광양시는 중마동 커뮤니티센터 옆에 대학부지를 마련해 화답했다. 이윤호 순천대 기획처장은 “순천대는 순천·광양 등 동부권을 아우르는 지역 종합대학이고 광양제철소의 도움을 예상하고 공대 이전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순천시는 22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천대 공대 이전 백지화를 촉구했다. 앞서 유관기관 사전협조 미비, 광양만권 통합 저해 등을 들어 광양시에 대학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또 순천시 농민단체는 순천대총장실에서 이전반대 시위를 하고 사회·시민단체들도 반대 행렬에 동참했다. 경기도 부천시가 원미구에 추모공원을 세우려다 인근 서울 구로구민들이 반대해 차질이 빚어지자 잔뜩 화가 났다. 경기도 31개 자치단체장은 서울시가 추모공원 반대 정책을 철회하라는 결의문을 채택, 서울시에 맞섰다. 이들은 서울시가 계속 반대할 것이라면 경기도에 설치된 서울시의 비선호시설 44곳도 옮기라고 주장한다. 전국종합·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만도, 8년만에 한라그룹 품으로

    한라그룹이 외환위기 때 품을 떠났던 국내 최대의 자동차부품 업체인 만도를 되찾는다. 한라그룹의 계열사인 한라건설은 만도의 대주주인 선세이지(Sunsage)사(社)로부터 지분 72.4%(539만 1903주) 전량을 6515억 4677만원에 매입하는 매매계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재계는 한라건설의 만도 인수를 한라그룹의 옛 계열사 찾기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만도는 1962년 설립돼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과 함께했다.1999년 한라그룹이 넘어갈 때 창업주인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 가장 가슴쓰려했던 알토란 같은 회사 가운데 하나다. 고 정 명예회장은 “만도 경영권을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며 강한 애착을 보였으며,2006년 7월 세상을 뜨면서 만도 인수를 유지로 남겼다. 한라그룹의 본격적인 만도 되찾기는 2005년 시작됐다. 정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이 유지를 받들어 사활을 걸었고 8년 만에 다시 한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만도의 연간 매출액은 1조 5800억원 규모. 평택·원주·익산 등 국내 공장과 중국 베이징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만도 인수는 정 회장이 1000억원이 넘는 인수 자금을 준비하는 등 치밀한 전략을 세웠고, 사촌형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도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보다 인수금액을 적게 써내고도 인수에 성공한 것은 만도를 선세이지에 넘길 당시 체결한 약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세이지가 만도 지분을 팔 경우 우선 매입권을 한라건설에 주도록 돼 있었다는 것이다. 한라그룹은 다음에는 한라공조 인수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한라그룹이 미국 비스테온(Visteon)사로 넘어간 한라공조까지 인수하면 자동차 부품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일요영화] 인 디스 월드

    ●인 디스 월드(KBS 1TV 명화극장 밤 12시50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떠났지만,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잔인한 현실에 직면한 두 소년의 슬픈 여정을 담은 로드무비. 영국을 대표하는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작품으로 지난 2003년 제5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대상격인 금곰상을 수상했다. 파키스탄의 아프간 난민 캠프에서 태어난 자말(자말 우딘 토라비)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어린 동생까지 책임지고 있는 12세 소년 가장. 어느 날 사촌형 에나야트(에나야툴라)를 런던으로 보내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은 자말은 그의 통역을 자처한다. 주변에선 밀입국 육로여행의 위험성을 재차 경고하지만, 자말에겐 가난과 배고픔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다. 두 사람은 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여행의 첫발을 내딛지만, 여행의 흥분과 설렘이 가시기도 전에 냉혹하고 잔인한 세상과 직면한다. 낯선 땅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데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자말과 에나야트는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사람들 틈에서 언제 들킬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지쳐가면서도 서로를 다독이며 이겨낸다. 추위와 눈보라를 뚫고 국경을 넘어 무사히 터키에 도착한 이들은, 밀입국 브로커가 공장에서 실컷 부려먹은 뒤 인신매매하는 마피아에게까지 팔아 넘기는 바람에 곤경에 처한다. 영문을 모르는 자말과 에나야트는 이제 곧 런던에 도착할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컨테이너 박스 안에 갇힌다. 하지만 터키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는 배에 실린 컨테이너의 문은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열리지 않는다. ‘인 디스 월드’는 9·11 테러 이전에 아프가니스탄 난민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기획된 영화다. 마이클 윈터바텀과 작가 토니 그리소니는 디지털 영화의 장점을 살려 다큐멘터리 못지않은 사실성과 드라마적 극적 구성이 균형을 이룬 작품을 만들어 냈다. 특히 꾸며지지 않은 생생한 현실 속에 처절함이 느껴질 정도의 리얼리티는 잔잔한 감동과 함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90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영화 ‘6년째 연애중’

    6년 연애의 끝자락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사랑일까 의리일까. 영화 ‘6년째 연애중’은 연애가 일상 다반사가 돼버린 20대 남녀의 속내를 가감없이 그려낸다. 6주년 기념일에도 더 이상의 설렘이나 새로울 것도 없는 베스트셀러 기획자 다진(김하늘)과 홈쇼핑 PD 재영(윤계상). 서로의 존재가 공기같이 편해진 이들에게 연애는 의무감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시때때로 상대의 집을 오가는 다진과 재영은 친밀한(?) 이웃사촌이다. 집이 주는 익숙함만큼이나 둘의 관계는 민망한 부탁도 서슴없이 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익숙함을 넘어 지극히 당연해져버린 이들의 연애. 다진-재영 커플은 지난 6년간 공들여 쌓았던 탑에 서서히 금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이쯤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새로운 것에 대한 유혹과 욕구. 암묵적으로 결혼을 약속했으면서도 여전히 ‘사랑타령’인 다진을 못마땅해하던 재영은 방송국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온 지은(차현정)의 도발적인 매력에 흔들린다. 서른 전 팀장 입성을 목표로 잘 나가는 북디자이너 이진성(신성록)을 섭외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던 다진. 그녀 역시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재영과 달리 진심어린 고백을 해오는 진성에게 가슴이 떨리긴 마찬가지다. 영화 ‘6년째 연애중’이 갖는 최대의 미덕은 바로 ‘리얼함’이다.6년 연애 끝에 위기가 닥친 커플의 이야기를 얼마나 진솔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내느냐에 작품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단순히 ‘6년 연애’ 커플의 이야기에 국한된다기보다는 권태기에 빠진 부부, 연이은 실패로 인해 긴 슬럼프에 빠진 우리 자신의 이야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촬영 당시 모두 스물 아홉 동갑내기였던 주연배우 김하늘과 윤계상, 박현진 감독은 서른을 앞두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고민을 담담하게 표현한다.‘사랑이 뭐 별건가요?’ ‘결혼할 사이잖아, 해야 되는 거니까’ ‘우린 이미 사랑하는 친구잖아?’ 등의 대사는 이들의 고민을 여실히 드러낸다. 여성감독 특유의 감성이 이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잘 따라잡은 것도 장점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영화가 ‘서사의 위기’에 직면한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의 구원투수가 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작품은 ‘생활 밀착형 드라마’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예상 가능한 평면적 인물 구조나 이제는 식상해진 열린 결말들은 새로운 영감을 주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청춘만화’ 등으로 로맨틱 코미디계의 대표격인 김하늘도 성숙한 면모를 보이지만, 캐릭터보다는 ‘배우’ 김하늘이 먼저 보인다. 군 제대 이후 첫 스크린 나들이로 관심을 모았던 윤계상은 드라마와는 또다른 긴 호흡의 연기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장기연애의 경험이 있거나 익숙한 것에 대한 고마움을 되새기는 ‘생활연애담’을 즐기고 싶다면 한번쯤 볼 만하다.15세 관람가. 새달 5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재산 믿고 1억원 빌려줬는데…

    Q아는 사람에게 1억원을 빌려 주었습니다. 작은 빌딩도 있고 살고 있는 아파트도 있어서 큰 근심을 하지 않았는데 채무자가 갚지 않아서 알아 보니 빌딩은 진작에 전부 은행에 담보 잡힌 상태였고 아파트는 3개월 전에 개인 앞으로 소유권가등기가 되어 있습니다. 다른 재산은 없는데, 채무자 답변은 사촌 형에게 얻은 사채가 있는데 독촉이 심해 가등기를 설정해 준 것이라고 하며 곧 개인파산을 신청하여 면책을 받겠다고 합니다. 저 같은 선의의 일반 채권자는 그냥 지켜 보고만 있어야 하나요? -이은성(가명·42세) 이와 같은 경우 금방 떠오르는 것이 채권자취소소송입니다. 가등기권리자를 상대로 하여 가등기를 말소하라고 청구하는 것이지요. 민법에 의하면,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 즉 사해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가 이익을 얻은 자를 상대로 하여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갚아야 할 채무의 변제와 같이 처분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사해행위라고 할 수 없겠지만, 채무자의 재산상태가 채무를 전액 변제하지 못할 정도로 악화된 이후에는 얼마 안 되는 재산이 일반채권자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담보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 하에 채무자가 일부 채권자에게, 특히 친인척, 친지에게 먼저 변제하는 경우에는 사해행위로 판단하는 것이 최근의 실무관행입니다. 사해행위 소송은 그 사실을 안 후 1년 이내에, 사해행위일로부터 5년 이내에 제기하면 되며, 그 결과 채무자 앞으로 원상회복된 재산에 대하여 채권자는 강제집행을 하여 변제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강제집행 단계에서는 다른 채권자들의 배당요구가 있으면 채권금액에 비례하여 만족을 받게 되므로 실제의 회수액은 현저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채권자로서 적극적으로 파산신청을 하는 것입니다. 파산제도의 본 모습은 채권자의 공동만족을 위하여 파산재단을 형성하고 그 재산으로 파산채권을 청산하는 것입니다. 이 파산재단은 현재 존재하는 재산이 없어도 앞으로 재산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으면 충분히 형성되는데, 그 도구는 파산재단을 확충하기 위하여 채무자에게 속했던 재산을 찾아 오는 부인권입니다. 부인권의 행사 범위는 사해행위취소권보다 적용범위가 넓습니다. 즉 엄밀하게 채무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뿐만 아니라 지급정지 및 파산신청 이후에 한 담보의 제공 또는 채무소멸에 관한 행위, 지급정지 이전 60일 이내에 한 변제나 이전 6개월 이내에 한 무상행위와 같이 일정한 기술적 요건을 충족하는 행위도 포함하며, 채무자의 행위가 아니라 다른 채권자의 적법한 강제집행에 의한 행위도 부인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채권자가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파산절차의 비용, 특히 파산관재인의 보수를 예납하여야 하지만 그래도 민사소송을 직접 수행하는 것보다는 훨씬 경제적일 것입니다. 법원은 통상 파산관재인으로 파산제도 및 민사소송에 대한 전문적인 학식, 경험이 있는 변호사를 선임하므로 파산절차를 개시하는 것은 채권자가 직접 소송 수행을 하느라 쓰는 비용과 정신적 부담을 저감해 주기 때문입니다. 또 채권자가 예납한 비용은 파산절차에서 우선상환 받는 이익도 있습니다. 채무자가 파산신청을 한 경우에도 채권자로서 이와 같은 사정을 주장하여 파산관재인의 선임 및 파산재단의 확충을 주장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채무자의 면책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빚을 갚지 못하는 사회적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황금의 다리가 파산제도입니다. 그런데 이 파산제도는 채무자의 정직성을 전제로 합니다. 자기가 가진 것이 있으면 그 사실상 주인인 채권자들의 평등한 만족을 위하여 전부 내놓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경기의 규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축구경기에서 경기규칙을 어긴 선수를 퇴장시키듯이 파산제도의 규칙을 어긴 채무자에게는 면책을 부인하며 어떤 경우에는 형사처벌도 합니다. 면책에 대한 이의권은 채권자로서 가지는 유효적절한 압박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8) 파키스탄 출신 ‘무슬림섬유’ 대표 줄피카르 알리 칸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8) 파키스탄 출신 ‘무슬림섬유’ 대표 줄피카르 알리 칸

    한국에 살고 있는 무슬림(이슬람교도)은 대략 3만 5000여명, 서울에만도 1만 5000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슬람권 이주노동자들이 늘면서 무슬림들의 영역과 목소리가 차츰 커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이들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이자 홀대받는 소수 종교인들로 머물러 있다. 파키스탄 페샤와르 출신의 사업가 줄피카르 알리 칸(36·무슬림섬유 대표)은 그래서 돋보이는 인물이다. 한국의 웬만한 무슬림들은 다 아는 독특한 이력의 한국 예찬자.9년째 서울에서 의류 원단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이지만 한국인의 입장에 서서 종교를 내세우지 않은 채 한국과 더불어사는 이방인들에게 평화와 사랑 심기를 실천하는 독특한 무슬림이다. ● 아프간피랍사태 당시 구출순례 힘써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분당 샘물교회 봉사단원들의 석방 교섭이 난항을 거듭하던 지난해 8월 말. 한국에서 파견된 무슬림 4명이 파키스탄 페샤와르와 이슬라마바드에서 동분서주하고 있었다(본지 2007년 9월7일자 9면 보도). 공식 협상단들조차 현지 종교지도자들이나 탈레반측과의 접촉이 수월치 않은 상황. 그 와중에 몸을 사리지 않고 현지 부족장과 탈레반 수뇌부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교신하며 봉사단원들을 구출하려는 힘겨운 순례를 계속하던 참이었다. 이 순례단을 사실상 주도한 외국인이 바로 줄피카르 알리 칸이다. “내가 택해 살고 있는 나라의 사람들이 내 고향에서 위험에 처한 것을 보고 그냥 앉아 있을 수 없었지요.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밤잠을 설치던 중 한국이슬람연합회(KMF)측이 현지로 가자는 제안을 해와 주저없이 나섰던 것입니다.” 해가 바뀌어 새해인사가 무성하던 무자년 정초(正初), 서울 한남동 이슬람중앙사원에서 무슬림 예배복을 정성들여 갖춰입고 기자를 맞은 줄피카르는 “부끄럽다.”며 당시의 이야기를 자꾸 피해가려 들었다.“얼마나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지만 한국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기 위해 티끌만큼의 힘을 보탰을 뿐입니다.” 인터뷰를 묵묵히 지켜보던 한국인 이맘(예배인도자) 이행래씨가 안쓰러웠던지 슬쩍 거든다.“당시 봉사단 석방협상에 큰 영향을 미치던 페샤와르 파슈툰 부족에게 줄피카르가 그토록 명망 높은 줄 몰랐습니다. 줄피카르가 없었다면….” 줄피카르는 페샤와르 태생이지만 “솔직히 지난해 고향 땅에 가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거듭되는 종교분쟁과 정쟁에 염증을 느껴 한국에 오기 5년 전부터 페샤와르에서 이슬라마바드로 옮겨 살았던 그다. 그럼에도 마다않고 위험한 페샤와르 순례에 선뜻 동참한 고뇌가 읽힌다. 9년 전 줄피카르가 처음 한국에 오게 된 것은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무역에 관심이 많아 영국 에드워즈 칼리지의 페샤와르 분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이슬라마바드에서 해산물 업체를 운영하던 중 ‘한국의 의류원단 사업이 유망하다.’는 사촌의 말에 솔깃했던 것이다. 당시 주한 파키스탄 대사관에 근무하던 사촌의 말만 믿고 무작정 한국행을 결정했다. 하지만 줄피카르도 IMF의 환란은 비켜가지 못했다. 서울 옥수동 사촌 집에 머물면서 시장조사를 해보니 생각과는 영 딴판이었다.2개월 만에 실망감만 안고 보따리를 싸 이슬라마바드로 돌아갔지만 한국과 한국인들이 머릿속을 맴돌아 견딜 수가 없었다. 인연의 끈이 질겼을까. ● “이방인에 대한 한국인 배려 인상적” “한국인들이 무슬림들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갈수록 더해졌어요.‘내 집을 찾은 사람을 섭섭하게 보내지 않는다.’는 무슬림처럼, 생면부지의 이방인인 나를 어떻게든 도우려는 한국인의 배려가 아주 인상적이었지요. 돈을 벌겠다는 내 자신이 초라해지더군요.” 그해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동대문 종합시장 앞에 작은 원단가게를 차려 9개월간 장사를 하다가 2000년 명동에 ‘무슬림섬유’라는 무역회사 간판을 달고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에서 만든 원단을 사들여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주로 이슬람·아랍 국가에 되판다. 한국인과 제대로 어울리려면 한국말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화여대 한국어학당도 6개월간 다녔다. 무슬림의 입장에서 한국인과 어울릴 길을 찾던 중 역시 모스크(이슬람사원)가 가장 빠른 지름길임을 알게 됐다.“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모스크는 한남동 중앙사원 한 곳뿐이었어요. 힘겹게 살아가는 외로운 무슬림들이 맘을 통하고 정을 나누던 유일한 공간이었던 셈이지요.” ● 한남동 모스크사원서 봉사의 길 첫발 이들을 한국인들과 연결해 살게 할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몸으로 보여주는 길을 택했다. 한남동 사원에 몸을 담아 봉사에 나선 것이다. 금요일 낮 예배는 물론, 평일 밤 9시부터 2시간가량 열리는 무슬림 친교·봉사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한다. 그가 참석하지 않는 친교·봉사행사는 열리지 않을 정도이다. 지금 한국에 있는 9개의 이슬람사원과 50개의 임시성원(무살라)이 세워질 때도 빠짐없이 그의 힘이 보태졌다. 사업을 하면서 한국인들을 대할 때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을 추스른다.“버는 만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자. 받는 만큼 되돌려주자.” 자신을 속이는 시장의 상인이나, 거리에서 마주쳐 까닭없이 핀잔을 주는 사람들에게도 웃음을 돌려준다. 그 때문일까.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는 자신을 대하는 한국 사람들의 태도가 한결 부드러워졌단다. 한국인이건 외국인이건 자신과 관련있는 이들의 경조사엔 빠지지 않고 기쁨과 아픔을 나눈다. 힘든 일을 당한 이들에겐 아무리 일이 바빠도 달려가 손을 내민다. 무슬림이 사망하면 묻히는 충북 청주의 진달래공원묘역까지 장례객들을 차로 실어나르는 일도 일상사가 되었다. 외국의 무슬림 순례단들이 입국할 때 까다로운 수속을 도맡아 무슬림들에겐 ‘해결사’로도 통한다. ● “호전적 이미지 빨리 벗어났으면” 어쩔 수 없는 무슬림. 하루 다섯 번의 이슬람 예배를 단 한 번도 거르지 않는다. 한국인 지인들이 그와 전화통화를 할 수 없는 유일한 시간이 예배시간이라고 한다. 아무리 보아도 신앙이 우선일 뿐 돈 버는 일은 덤이다. 내년이면 한국생활 만 10년째.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두 아들도 얻었다. “이슬람은 바로 평화의 생활이고 실천이지만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의 사람들은 이슬람의 본 뜻과는 달리 왜곡된 인상에 매몰돼 있다.”는 줄피카르.“처음 한국에 올 때의 초심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는 그가 요즘 가장 많이 관심을 갖는 일은 역시 ‘한국인과 더불어 잘사는 무슬림’이다. “내가 한국에서 잘 사는 길은 무슬림의 정도(正道)를 걷는 것이겠지요. 한국인들이 내가 사는 모습을 통해 ‘한손에 칼 한손에 코란’식의 호전적이고 왜곡된 이슬람 이미지를 버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요.” 새해 들어선 한국인들과 외지의 무슬림들이 항상 어울려 교류할 수 있는 상설기구 만들기에 흠뻑 빠져 있다. 한국인 무슬림들도 종전과는 달리 적극 돕고 있단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저녁 예배시간을 알리는 이맘의 목소리에 기자의 눈치를 살피다 불쑥 한 마디를 던지며 사원으로 난 계단을 오른다.“나는 결코 선교사가 아닙니다. 한국인들이 모두 무슬림 아닌 무슬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페샤와르에서 보낸 평화의 전령이 아닌가.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줄피카르 알리 칸은 ●1972년 파키스탄 페샤와르 출생 ●1991년 영국 에드워즈 칼리지 경영학과 졸업 ●1991∼1998년 이슬라마바드에서 해산물 업체 운영 ●1998년 의류 원단 사업차 한국에 와 2개월 만에 본국으로 귀국 ●1998년 한국 정착, 동대문에서 원단 가게 운영 ●2000년 명동에서 무역회사 ‘무슬림섬유’회사 창업 ●2000년∼ 한국 이슬람사원서 봉사활동
  • [15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바람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은 꼭꼭 차단하고, 난방에만 신경 쓰는 겨울. 환기가 되지 않은 건조한 공기는 피부 노화를 촉진할 뿐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 등 건강에도 좋지 않다. 집 안을 쾌적하게 해줄 공기정화식물에서 각종 환기 방법까지 깨끗한 실내 공기를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알아본다.   ●다큐 인(EBS 오후 7시45분) 얼마 전까지 집배원 원유성씨를 포함한 ‘독수리 5형제’로 유명했던 우체국에 인원 변동이 생겼다. 원씨의 사촌형수의 남동생인 이고종 씨가 한달 전에 입사하면서부터이다. 신참내기 이씨는 무거운 짐을 들고 생소한 시골길로 배달가는 일이 벅차다. 그가 적응하는 건 같은 팀의 선배들 몫이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영국에서 오래되고 희귀한 골동품 장난감 경매가 열렸다. 수십년 된 테디베어에서부터 금과 진주로 만들어진 뮤직박스,1920년대의 미키마우스 오르간 등 진귀한 장난감의 세계를 살펴본다. 한때는 아이들이 갖고 놀았을 장난감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엔 값진 골동품으로 어른들에게 대접받고 있다.   ●김치 치즈 스마일(MBC 오후 8시20분) 수영은 게장을 선물받지만 입덧 때문에 먹지 못하고 갖다 준다. 그러나 먹지도 못할 비린 게장을 을동에게 떠넘긴 것으로 얘기가 와전되면서 수영은 을동에게 미움을 받게 된다. 한편, 수영대회 후 현진은 깊은 잠에 빠진다. 친구들이 현진을 만나러 오지만 깨어 있는 현진과 만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30분) 일촉즉발 5살 ‘하지마 보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부정적인 말과 행동들. 단순히 자기방어라 하기에는 강도가 지나치다. 말이 늦은 수윤이지만 가족들은 누나도 말이 늦었던 터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두고 보는 상황. 그러나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로 진단된다.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매사에 경우 바르시고, 일 잘하셨던 어머니. 그런데 어느 날부터 기운이 쑥 빠지시더니, 화장실 가는 일이 제일 어렵다 하신다. 여든이 넘어 다시 아기가 되신 어머니를 모시고 산골로 들어간 막내아들. 매일 아침, 머리도 곱게 빗겨드리며 온갖 수발을 다 드는 아들이지만 어머니 눈에는 모든 게 서툴러만 보인다.
  • [단독]죽어서도 서러운 이주노동자 누알리

    [단독]죽어서도 서러운 이주노동자 누알리

    그는 마지막까지 서러웠다. 이천 냉동창고 화재참사 현장지휘소 상황판에 한국인 26명과 중국동포 13명의 사망자 이름이 차례로 적혀 갈 때 그의 이름은 ‘신원불상 외국인’에 불과했다. 참사 발생 30시간이 지난 8일 오후 하청업체인 ‘동신’측이 사고 당일 인력사무소에서 데려온 인부 명단을 확인했다. 그제야 우즈베키스탄인 미등록 이주노동자 ‘할리코프 누알리’란 이름이 합동분향소에 위패로나마 적힐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위패를 부여잡고 울어줄 사람도 흐트러진 국화를 다듬어줄 사람도 없다. 서울신문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확인한 결과 그의 본명은 할리코프 누랄리(42). 아마 부르기 어려워 한국에서는 누알리로 불렸던 것 같다. 그는 한달 체류가 가능한 단기상용비자(C-2)를 들고 2006년 11월15일 무작정 한국에 왔다. 살기 위해서,3남매를 공부시키기 위해서였다. 고향 타슈켄트에는 아내와 17세된 딸, 아들 둘, 노모와 남동생이 있다.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어 가족들은 누랄리만 바라보고 있다. 창원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 1년 전쯤 이천으로 흘러들어 왔다. 월세방을 얻어 매일 인력사무소에 나갔다.7만원을 받으면 인력사무소에 10%를 떼주고 6만 3000원만 손에 쥔다. 한국인에겐 쉬운 일이 맡겨지고, 누랄리에겐 쇠파이프와 철근을 나르는 일이 돌아왔다. 일용직임에도 인력사무소에서 모아서 돈을 내주는 바람에 임금을 떼이기도 했다. 하지만 불평 한마디 내뱉지 않았다.“우즈베크 사람들 중에서도 성실하기로 소문이 났었어요.‘형, 우리 하루만 쉬자.’고 해도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멀리까지 왔으니까 열심히 일해야지.’라고 다독이며 일하게 만들 정도였어요.” 이천에서 함께 일했던 고향친구 S(35)씨의 말이다. 누랄리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싶으니까 돈 조금만 더 벌어서 8월에 돌아갈게.”라고 말하며 그리움을 달래왔다고 한다. 참사 당일 아침 인력사무소에서 만난 사촌동생 카이룰루(34)와 커피를 마시며 “빨리 빨리 돈 벌러 가자.”고 밝게 웃던 그였다. 두달 전부터 일해 온 냉동창고에 도착해 따로따로 할 일을 맡았다. 창고 안쪽으로 걸어들어 가던 뒷모습이 누랄리의 마지막이었다. 카이룰루는 “가족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라며 서툰 한국말로 걱정했다. 하지만 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그도 지난달 23일 비자가 만료돼 미등록 신세다. 당장 추방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 때문에 이천시민회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기도 어렵다. 까맣게 그슬린 시체가 누랄리가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제일 마지막에 이뤄질 전망이다. 직계가족들이 속속 DNA검사에 들어간 39구와 달리 누랄리 시체와 대조하기 위해 상피세포를 제공할 유가족이 없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정낙은 집단사망관리단장은 “사촌 카이룰루를 통해 내의나 칫솔 등 세포가 묻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물품을 구해 확인하려 하지만 카이룰루가 미등록 신분이라 연락이 잘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립운동가 김규식씨 후손도 참변 이번 참사에서 독립운동가 김규식씨의 후손도 희생됐다. 사망한 김군(27)씨의 아버지 김용진(57)씨는 9일 “조상들이 목숨 바쳐 지킨 조국에서, 아들은 중국 국적으로 불에 타 죽었다.”며 오열했다. 김용진씨는 한말의 의병장이자 한족회 등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김규식씨의 후손이다. 용진씨는 2000년 ‘조선족 노동자’로 입국해 건설현장에서 일했고, 지난달 31일 아들 군씨를 한국에 초청했다. 아들은 부자상봉 이틀만에 돈을 벌겠다고 냉동창고 현장으로 취직했고, 결국 참변을 당했다. 이천 이재훈 이경원기자 nomad@seoul.co.kr
  • [이천 화재 참사] ‘불타버린 코리안드림’

    [이천 화재 참사] ‘불타버린 코리안드림’

    “하늘 아래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냉동창고 화재로 숨진 중국교포 출신 7명이 일가족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000년 한국에 들어와 2006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강태순(65)·순녀(59)씨 자매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숨진 중국동포 출신 조동명(44)씨와 박정애(44)씨는 강태순씨의 아들과 며느리다. 또 숨진 박용호(60)씨는 순녀씨의 남편이고, 박영식(31)씨는 순녀씨의 아들로 확인됐다. 더욱이 박영식씨의 처남 김군(26)씨와 고종사촌 손동학씨도 숨졌다. 숨진 조동명씨의 매형 엄준영씨 역시 사망해 일가족 7명이 냉동창고 안에서 안타깝게 참변을 당했다. 이들은 낯선 한국생활에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면서 일자리를 찾다 한꺼번에 같은 공장에서 일하게 됐고, 한사람도 참화를 피하지 못했다. 일가족이 일하던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8일 유가족 대기실이 차려진 경기도 이천시민회관을 찾은 강순녀씨의 오빠 성문(68)씨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 하루 아침에 우리 집안의 기둥이 모두 뽑혔다.”며 목놓아 울었다. 특히 강태순·순녀씨 자매는 8년 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와 공사장 등을 전전하며 열심히 일해 2년전 꿈에 그리던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서울 관악구에 조그마한 전셋집도 마련했다. 한국에서 안착하게 돼 아들과 며느리 등을 초대할 수 있었다. 순녀씨의 아들 영식씨는 최근 결혼해 쌍둥이를 낳아 한국생활에 점차 정착해 가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순녀씨는 남편과 아들을 이번 화재로 잃고 말았다. 숨진 조동명씨 부부도 어머니 강태순씨의 초청으로 지난해 8월 한국에 들어와 중국에 있는 아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부가 함께 일을 하다 화마에 목숨을 잃었다. 강태순씨는 “왜 내가 너를 불러서….”라며 오열하다가 아들·며느리의 이름이 적힌 영정을 부둥켜안고 혼절했다. 이천 이경원 신혜원기자 leekw@seoul.co.kr
  • “살려달라” 아비규환

    “살려달라” 아비규환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기둥이 치솟았고, 건물에서 일하던 현장 근로자들은 “살려달라.”며 뛰쳐나왔다. 검은 연기는 하늘을 집어삼킬 듯 뿜어져 나왔고,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 수는 늘어났다. 가족들은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달려왔지만 오후 11시를 넘기면서 실종자 모두 숨진 것으로 확인되자 현장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사고 발생 7일 오전 10시45분쯤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냉동물류센터 ‘코리아2000’ 지하층 기계실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사고 당시 건물 지하에서는 57명이 작업 중이었고, 오후 3시11분쯤부터 사망자가 실려 나왔다.17명은 구조되거나 자력으로 탈출했지만 일부는 심한 화상으로 중태에 빠졌다. 불길은 오후 4시쯤 겨우 잡혔으나 유독가스와 연기는 하늘을 뒤덮었다. 소방당국은 냉동창고 안에 보관된 냉매 약품이 연쇄폭발하면서 유독가스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추정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번지며 희생자들이 대피로를 찾지 못해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화재 현장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에 한국가스공사 이천분소가 있어 현장을 지켜보던 이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이곳은 주변 공장과 주택에 가스를 공급하는 시설로 불이 옮겨 붙었다면 최악의 폭발 사고가 일어났을 뻔했다. ●가족들의 통곡 사고 소식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현장에 속속 도착했지만, 생사가 확인되지 않자 서로 부둥켜 안은 채 울부짖다가 실신하기도 했다. 숨진 이용호(43·유성기업)씨의 삼촌은 현장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에서 “(조카에게 휴대전화를 걸었는데) 계속 신호가 가고 30초쯤 있다가 연결이 끊긴다. 신호가 가는 걸 보면 휴대전화는 타지 않았고, 결국 어딘가 살아있을 확률이 있지 않으냐. 어서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해서 찾아달라.”며 울부짖었다. 황의충(48·한우기업)씨의 사촌은 “어제까지 (황씨의) 아버지 생신이어서 함께 웃고 떠들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져서 너무 황당하다.(황씨의) 아들이 이번에 연세대 법대에 합격했는데, 좋은 모습 못 보고 가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숨진 신원준(43·아토테크닉)씨의 부인은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친구들을 만나러 나와있는데, 오늘 못 들어갈지 모르니 씻고 먼저 자고 있으라고 했다. 아빠의 소식은 차마 얘기하지 못했다.”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신씨의 부인은 “오늘 아침에 별말 없이 출근했는데 혹시 병원에서 (사망자의) 신원이 확인되면 연락 좀 달라.”고 취재진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강재용(66·한우기업)씨의 사위 유한일씨는 사망자 명단에서 장인의 이름을 확인한 뒤 “DNA검사를 해봐야 아는 것 아니냐. 아직은 모른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구조작업·신원확인 난항 불이 나자 소방차 등 진화장비 214대와 소방관 620여명, 경찰 2개 중대와 교통기동대 등이 동원돼 진화 및 구조작업을 벌였다. 유독가스로 현장진입에 어려움을 겪던 소방당국은 오후 2시30분부터 119구조대를 투입해 시신을 수습했다. 소방당국은 창고 내부의 우레탄 원료가 연쇄 폭발을 일으켜 붕괴 위험이 커지자 오후 5시쯤 구조대원을 철수시키고 한때 작업을 중단했다. 유독가스가 빠지고 열기가 낮아지며 오후 6시를 넘어서 구조작업이 속도를 냈다. 소방당국은 오후 11시18분쯤 40구의 시신을 모두 수습했지만, 업체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한 현장 근로자나 아르바이트생 등이 더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밤샘 수색작업을 펼쳤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최초 폭발보다는 사망 후에 건물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과 불에 시신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천 윤상돈 이재훈 이경원기자 nomad@seoul.co.kr
  • MB·문재인은 ‘이웃사촌’

    MB·문재인은 ‘이웃사촌’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앞집 남자?’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의 관사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안가(安家)가 불과 폭 5m의 골목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두 사람의 집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사무실로 마련한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맞은편 오르막길에서 30m 정도 올라간 곳에 자리잡고 있다. ‘청와대 2인자’와 ‘미래 권력 1인자’가 이웃사촌인 셈이다. 두 사람이 서로의 집을 드나들며 비공식 접촉을 하는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권 인수인계 작업이 이루어지는 시기라 조율이 필요한 현안이 많기도 하거니와 오는 7일 청와대 업무보고를 앞두고 있어 두 사람의 ‘자택 회동’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이 당선인의 교육과 경제 문제, 한반도 대운하 등에 대해 비판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점도 문 실장의 막후 채널 역할을 부풀리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당선인이 안가에 들어온 뒤 두 사람은 아랫목 만남을 가진 적이 없다고 한다. 한마디로 ‘가깝고도 먼 이웃’이라 할 만하다. 삼청동 안가는 지난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음습한 이미지를 풍긴다는 이유로, 안가를 철폐할 때 유일하게 남겨둔 곳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일산 자택과 이곳을 함께 사용했고, 노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이곳으로 출퇴근하며 취임을 준비했다. 문 실장의 관사 옆에는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의 관사가 있고, 주변에는 지방에 연고를 둔 청와대 직원들의 숙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청동 안가 출입은 당선인 비서실과 경호 라인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24시간 CCTV가 설치돼 있을 정도로 외부인 통제가 엄격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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