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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 김지영 中공연 불발… 순수예술까지 ‘한한령’ 확산

    국립발레단 김지영 中공연 불발… 순수예술까지 ‘한한령’ 확산

    중국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보복 조치가 클래식계에 이어 무용계로 번지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하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드라마·영화 등 대중문화에서 순수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8일 국립발레단에 따르면 수석무용수 김지영은 지난해 말 중국 상하이발레단으로부터 ‘백조의 호수’ 주역으로 초청받아 오는 4월로 예정된 공연 계약에 대해 협의 중이었지만 불발됐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최근 조수미, 백건우 중국 공연 취소 소식을 접한 뒤 2~3주 전쯤 상하이발레단에 이번 공연을 무사히 진행할 수 있는지 문의했고, 지난 7일 ‘이번 공연 출연은 어려울 것 같다’는 내용의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상하이발레단은 김지영과 계약을 맺기 힘든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앞서 소프라노 조수미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중국 공연도 취소된 바 있다. 조수미는 오는 19일부터 광저우, 베이징, 상하이로 이어지는 중국 투어 공연을 위한 비자를 신청했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비자 발급이 5주 이상 지연됐다. 이에 조수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들의 초청으로 2년 전부터 준비한 공연인데 취소 이유조차 밝히지 않았습니다. 국가 간의 갈등이 순수문화예술 분야에까지 개입되는 상황이라 안타까움이 큽니다”라고 밝혔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역시 오는 3월 18일 중국 구이양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예정이었지만 비자 발급이 거부되면서 연주자가 교체됐다. 중국 내 한한령 분위기는 사드 배치 결정 직후인 지난해 8월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중국판 ‘나는 가수다’를 통해 스타 덤에 오르며 ‘황쯔리에 신드롬’을 일으킨 황치열은 중국판 ‘아빠 어디가’에서 출연분이 편집되더니 결국 하차했다. 중국 강소위성TV 음악 예능 프로그램 ‘더 리믹스’에서는 싸이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되기도 했다. 중국 후난위성TV 드라마 ‘상애천사천년2 : 달빛 아래의 교환’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유인나도 하차했다. 전체 분량의 3분의 2 이상 촬영을 마쳤지만 돌연 하차하게되면서 여주인공이 대만 배우 곽설부로 교체되는 소동을 빚었다.사드를 빙지한 중국발 문화계 출연금지 ‘블랙리스트’라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남도 올해 신산업,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등 2조 투자유치

    경남도 올해 신산업,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등 2조 투자유치

    경남도는 6일 신산업 육성을 통한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올해 2조원의 투자유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이를 위해 도는 그동안 제조부문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올해 투자유치는 경남미래 50년 전략사업과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부분에 집중한다. 도는 효율적인 투자유치를 위해 ▲경남미래 50년 신산업 기업 투자유치 ▲실수요 중심 맞춤형 투자유치 ▲투자협력 네트워킹 강화 ▲특화된 투자인투센티브 및 전략적 홍보 마케팅 등 4대 추진전략을 세워 이달부터 본격적인 유치활동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상반기 착공예정인 항공(진주·사천), 나노(밀양), 해양플랜트(거제) 등 3개 국가산업단지 연관기업을 적극 유치한다. 또 신재생에너지와 세라믹을 비롯한 신산업과 관광·의료·레저 등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 산업 기업 유치에 주력한다. 해양관광 프로젝트와 연계한 호텔·콘도·펜션 등 숙박시설, 남해안 천혜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해양레저 관광시설, 항노화산업과 연계한 복합 의료서비스 산업 등을 유치해 고부가 서비스 산업 저변을 확대한다. 또 태양광·풍력을 비롯한 그린에너지 산업, 진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세라믹기술원을 거점으로 한 첨단세라믹 기업 등 유망한 신산업도 적극적인 투자 유치 대상이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유치 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한다. 기업홍보 활동(IR) 지원을 통해 국내외 투자자 매칭을 지원하고 ‘투자유치설명회’,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성장 투자설명회’ 등 맞춤형 투자유치 활동도 벌인다. KOTRA, 주한 유럽상공회의소 등 투자유치 기관과 협조해 경제적 기여도가 높은 유망한 외국인 투자유치를 확대하고 해외 진출기업의 도내 복귀도 돕는다. 특히 분양률이 낮은 산업단지·농공단지를 투자촉진지구로 지정해 입지·설비·고용·교육훈련 보조금을 지원한다. 조선기자재 업체의 업종전환 설비보조금을 비롯해 수도권에서 이전하거나 신증설 하는 기업에 대한 입지·설비보조금 등 보조금 135억원과 투자유치진흥기금 65억원 등 모두 200억원을 지원한다. 신종우 도 미래산업국장은 “투자유치 대상을 다변화하고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큰 우량기업에 대한 투자유치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지난해 1조 7171억원의 투자유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고민정 문재인 캠프 합류…남편 조기영 시인 “꽃길만은 아닐 그 길에 건투를”

    고민정 문재인 캠프 합류…남편 조기영 시인 “꽃길만은 아닐 그 길에 건투를”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가 5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에 합류했다고 공식적으로 알린 가운데 그의 남편인 조기영 시인이 ‘당신을 문재인에게 보내며’라는 제목으로 편지를 썼다. 2004년 KBS 공채 30기로 입사한 고 전 아나운서는 희귀병(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는 남편과의 순애보로 유명하다. 조 시인은 “이제 당신은 이기고 지는 것이 너무 선명하여 슬픈 세계로 가는구료. 꽃길만은 아닐 그 길에 당신의 건투를 비오”라면서 고 전 아나운서가 캠프에 합류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문재인은 세상의 평가 그대로 소탈하고, 솔직하고, 친근해서 가식이나 권위 의식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소”라면서 “온갖 낡은 것들을 씻어내면서 정의가 살아 숨쉬고,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어 주는 새시대의 첫째가 당신처럼 나도 문재인이었으면 좋겠소”라고 말했다. 이어 “촛불로 거짓을 씻고, 촛불과 미소로 우리 스스로 오욕을 씻어낸 새시대의 첫째가, 새시대 첫번째 대통령이, 그 누구보다 기득권의 골칫덩어리 문재인이었으면 좋겠소”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조기영 시인이 부인 고민정 전 아나운서에게 올린 글 전문. 당신을 문재인에게 보내며 시에는 이기고 짐이 없고당신과 나 사이에도 이기고 짐이 없는데이제 당신은 이기고 지는 것이 너무 선명하여 슬픈 세계로 가는구료. 아나운서 14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오. 당신이 KBS에 입사한 뒤 방송 출연으로 밤 늦게야 나오는 모습을 보며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뜬금없게도 운전면허 따는 거였소. 운전할 일 없으리란 생각으로 살다 당신의 늦은 귀가에 필요하겠다 싶어 잡기 시작했던 운전대... 연습은 큰집 트럭을 빌려 고향 길에 돌로 줄 그어놓고 시작했었지. 이유는 하나, 시간은 많은데 돈이 없었다는 것... 몸이 회복중이던 서른여섯 때였소. 다섯 번인가 도전 끝에 딴 운전면허. 잉크도 마르기 전 전주로 발령 받은 당신을 위해 트럭을 몰고 서울로 올라와 당신 짐을 싣고 내려갔었지. 하행길엔 열 시간 넘는 운전으로 졸다 사고가 날 뻔 했었고... 문득 잠에서 깬 당신이 ‘오빠!’하며 운전대를 돌리는 순간 트럭이 중앙분리대를 거의 스치듯 지나갔지. 우린 겨우 목숨을 구했고... 그 생각을 할 때마다 가슴이 서늘해. 신혼 때는 새벽 방송 나가는 당신을 위해 먼저 차 안을 따뜻하게 데워주었었는데... 사람들은 비웃겠지만 나는 그게 참 좋았소. 물론 지금도 그렇고... 그것은 가난했던 나를 보듬어준 데 대한 내 나름의 사랑 표시요, 투병중인 나를 버리지 않았던 것에 대한 평범한 감사 인사였소. 근래 나는 당신이랑 비슷한 느낌을 가진 한 남자를 만났소. 아나운서가 된 뒤에도 사랑을 지킨 당신처럼 고시 합격 뒤에도 사랑을 지킨 사람, 이름 때문에 어렸을 때 별명이 문제아였다지. 저 밑 변방에서 올라와 요즘 한국의 중심을 흔들고 있는 문제아. 기득권의 골칫덩이... 그의 이름은 문재인... 인생사에 잘못이라곤 매매로 산 자기집 처마 끝이 공유지를 침범한 것뿐이어서 ‘처마 게이트’라는 유머를 낳은 사람. 권력의 충견들이 더 털 것이 없어 자기들 미래를 걱정하고 있을 것만 같은 시대의 금욕주의자. 우리 앞의 그는 소탈해서 편안한 이웃집 아저씨 같았소. 단점이 있다면 발음이 좀 샌다는 거. 하여 전달력이 좀 떨어진다는 거. 그래서 마이크 잡고 준비된 내용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일인 당신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소. 그는 골프를 치지 못한다 들었소. 아마 못 치는 게 아니라 안 치고 있는 걸 거요. 소외된 사람, 가진 것 없는 사람, 박해 받는 사람들 변론을 하다 보니 차마 골프채를 잡지 못했을 거라는 게 내 생각... 골프는 기본적으로 기득권의 언어. 기득권에겐 그들만의 문법이 있소. 그들은 돈과, 돈으로 촘촘하게 쌓아올린 권력으로 사회를 지배하려 들지. 탈법, 위법, 편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떡값이라든가, 관행이라든가, 전례가 없다든가 하는 불후의 언어로 불멸의 특권을 누리며 한국을 좌지우지하는 그들에게도 그들 문법이 통하지 않는 문제아가 하나 있으니 그가 바로 문재인... 어떤 형식으로든 돈의 향기에 취한 인간은 돈으로 유혹되지 않는 인간을 보면 한편으로는 놀라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워하는 법... 그런 기득권의 미움, 시기, 질투, 열등감을 하나로 버무려 놓은 단어가 나는 친문 패권이라고 생각해. 저 기득권으로 편입을 번번이 거부하며 적당히 타협해 나눠먹는 구조를 거부하다보니 문재인은 기득권의 표적이 된 것일 테고... 기득권의 몰매를 맞으면서도 그저 아프다, 아프다 한마디로 꾸역꾸역 가시밭길을 헤치고 온 문재인을 사람들은 이제야 조금씩 인정해주는 듯 해. 지리멸렬한 당을 수습해 김대중, 노무현의 꿈이었던 전국 정당을 마침내 일구어냈고, 확장성이 부족하다 공격해댔는데 지지율이 지붕을 뚫고 올라가니 다음은 또 뭐라 공격해댈지 궁금하기도 하오. 공평무사한 사정 원칙, 그 원칙의 기초를 이루는 정의, 정의의 바탕을 이루는 청렴, 그리고 그 원칙에 입각한 인사... 그가 청와대 있을 때 일단을 내비친 그 원칙들이 패권이라면 그런 패권은 한국 사회 건강을 위해 널리 쓰여야 하는 게 아닐까. 정적들도 인정하는 문재인의 깨끗함으로 미루어 부패로 점철된 박근혜의 패권과 청렴이 기본인 문재인의 패권은 그 내용과 방향이 정반대일 텐데도 친문 패권이라 외치는 사람은 제 입으로 자신이 구시대 적폐요 청산 대상이라고 말하고 있는 걸 거요. 살아온 날들로 살아갈 날들을 보는 법... 그러고 보니 친문 패권이란 말은 마치 쇼펜하우어가 명강의로 인기가 높던 헤겔에 대한 시기, 질투, 열등감으로 자신의 개 이름을 헤겔이라고 지어 놓고 ‘헤겔!’, ‘헤겔!’하고 불러대는 모습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네... 순수한 이성, 일관된 삶의 원칙, 그에 기반한 따뜻한 실천이 삶 전체를 관통해 온 인생... 복잡한 듯 보이는 일련의 상황들을 정리해 기득권과 문재인의 관계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라 하면 나는 이렇게 쓰겠소. ‘기득권은 문재인이 두려운 거요’. 눈 밝은 이들은 알겠지만 그는 나처럼 오다리요. 다리가 휜 오다리... 최근 우리 아이들을 키우며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아이를 많이 업어주었다고 해서 오다리가 되진 않는다는 거요. 내 얘기가 아니라 전문가 얘기였소. 우리는 어렸을 적 많이 업혀 자라 오다리가 많다고 여겼는데 그것만은 아닌 듯 해. 시골 노인들의 구부러진 허리가 오랜 노동의 결과이듯 오다리는 가난에 따른 때 이른 노동이 원인이 아닐까 하는 게 내 조심스런 결론이오. 굶주림은 기본이었을 테고... 어릴 적 피할 수 없었던 가난으로 피할 수 없었던 노동... 많이 휘었기에 더 강력했을 문재인의 어릴 적 기아와 노동을 생각하면 그의 가난이 살다 갔을, 우리의 가난도 지나갔을, 그의 오다리에 나는 묘한 동질감을 느끼곤 해. 군사 독재 시절 대학에서 강제로 끌려나와 특전사로 내동댕이쳐졌을 그는 아마도 부대에서 오다리 때문에 조인트 꽤나 까였을 거요. 줄과 각이라는 헛것을 중시하는 군대에서 그의 휜 다리는 부러뜨려서라도 반듯하게 차려 놓아야 하는 실제였을 테니까. 다리가 신체적 결함으로 추락한 군대에서, 벌어진 다리가 싫었을 그는 그 틈을 실력으로나마 메우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땀들을 오기에 절여 흘려보냈을까. 아무 쓸모없는 지적 사항을 쏟아내는 아무런 쓸모없는 관심을 뚫고 특전사에서마저 최고 사병에게 주는 상들을 타냈다 하니 그는 홀로 사막에 던져져도 정원을 꾸미고 꽃들을 길러 태연하게 그곳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초대하고도 남을 사람이오. 그런 그도 내게는 어떤 의미에서 문제아. 멀쩡하게 직장 잘 다니는 사람을 홀연 빼내는 능력이 일품이니 하는 말이오. 처음 내가 캠프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말도 안 돼, 라고 외쳤소. 작년 12월, 당신은 제주행을 계획하고 있었지. 근래 답답함을 호소해오던 당신의 제주행 결심으로 고요했던 집에는 소용돌이가 일었고. 여행마저 꼭 가야 되냐며 일단 기피하는 나는 먼저 방어막을 쳤었지. 말로는 안 돼, 단호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소. 당신을 따라 행랑을 차리고, 이삿짐을 꾸리게 되리라는 것을. 이삼일 버티는 시늉을 했지. 당신의 진심을 확인하고 난 뒤에는 바로 집을 내놓았지... 인터넷으로 제주 집들을 뒤지고, 저 먼 섬나라로의 이사 비용을 알아보고, 제주행이 급속히 진행되는 듯 해 지인을 통해서도 살 만한 집들을 수소문해 보기도 했지... 하지만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하던 제주총국으로의 비행은 KBS 본사에서 시행하려던 잡포스팅 제도로 급브레이크가 걸렸지. 잡포스팅... 어떻게 보면 순환 배치요, 어떻게 보면 직무 공모인 듯도 한 이 제도를 보며 우리는 먼저 이웃 방송국에서 진행중인, 권력에 고분고분하지 않던 직원들에 대한 무자비한 복수극을 떠올렸지. 블랙리스트가 좀비처럼 되살아나 떠도는 시대에 명칭은 달라도 내용은 비슷하리란 불길한 예감이 우리를 휘감았고... 제주가 유배지가 되어버릴 수도 있었을 터. 그때였지... 캠프 관계자로부터 전화가 다시 걸려온 게. 처음엔 누구나 농담으로 들었을 얘기. 말도 안 된다고 펄쩍 뛴 나는 당신에게 얘기도 꺼내지 않았었지... 두 번째 전화를 받고 나서야 생각해보니 이것은 당신에게 제안한 일이지 내 일이 아니지 않았겠소. 며칠 고민 끝에 전화온 얘기를 해주었지... 돌아보면 절묘하기도 하지. 제주행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시기, 본인도 아닌 남편한테 전화로 걸어온 운명의 이 시간차 공격 결과를 생각해보면... 교착 상태에 빠진 제주행. 그리고 구체성을 띠며 걸려온 캠프의 전화. 나는 당신 눈빛이 흔들리는 걸 느꼈소. 제주행이 우리의 안락을 위한 현실 도피라면 캠프행은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끊어내버릴 수도 있는 현실 참여의 기회. 그게 문재인이라니 훨씬 현실적이고 매력적인 이야기로 들렸겠지. 당신은 문재인을 좋아했으니까... 2012년 대선 결과가 나온 날 아침, 당신은 눈물을 쏟으며 출근했었지. 방송국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5년을 참아왔는데 5년을 다시 견뎌야 한다니 막막했겠지... 논의 끝에 우린 캠프 관계자를 만나보기로 했지. 흔들리던 당신 눈빛으로 미루어 우리는 어쩌면 설득하러 간 게 아니라 설득 당하러 간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소. 시위 나갔다 경찰에 붙잡혀 있던 당신 걱정에 밤새 경찰서 밖에서 발을 동동 굴렀던 일이 생각나네. 하루만에 풀려난 훈방이었지... 시끄럽고 불편하고 낯설기까지 한 전투를 각오해야 하는 현실 참여에 당신이 흔들린 걸 보면 당신에겐 세상을 바꿔보고자 했던 학생 때의 열정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나 보오. 우리와 문재인의 만남은 그런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지. 마포의 한 식당에서. 세상의 평가 그대로 그는 소탈하고, 솔직하고, 친근해서 가식이나 권위 의식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소. 서로 궁금한 것들을 묻다가 살아온 얘기들을 하다가 안도현의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 얘기를 하다 블라인드 테스트가 화제에 올랐지. KBS에서 블라인드 테스트로 입사한 첫 기수인 당신에게 그는 이것저것 물었지. 출신 학교를 지우고 시험을 치르는 블라인드 테스트. 한마디로 학벌이 아니라 지원자의 삶을, 실력을 보자는 입사 시험.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된 블라인드 테스트는 문재인을 통해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블라인드 테스트가 공공기관 입사 시험 방식으로 공식화되면 우리는 학벌로부터 조금은 멀어지게 될까, 청춘들에게 이 제도가 조금은 숨 쉴 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들을 하다 당신이 입버릇처럼 말했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말은 어쩌면 문재인표 블라인드 테스트라는 우회로를 통해서 실현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소. 문재인의 책 <운명>에는 이런 내용이 나오지. ‘금방 동질감 같은 게 느껴졌다. 나와 같은 세계에 속한 사람이라는 느낌 같은 게 있었다.’ 문재인이 노무현을 처음 만난 느낌에 대해 쓴 구절이오. 당신과 문재인이 비슷한 거 같다는 말은 사실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입으로 한 말이잖소. 그는 우리와 두 시간 가량의 대화를 끝내며 이렇지 말했지. “우리랑 같은 과시구만.” 당신이 마음에 들었다는 뜻일 터.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아, 이걸로 마누라 뺏기는구나, 하였소. 기분이 그리 나쁘진 않았소. 다만 이제 마음의 준비가 좀 필요하겠다, 싶었지. 유신의 유물 같기도 한 블랙리스트가 유령처럼 떠도는 시대. 그런 시대에는 개인이든, 가정이든, 회사든, 사회든 안팎으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답답한 공기가 주위를 맴돌곤 하지. 생각이 있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더 맑은 공기, 더 온전한 자유, 더 공정한 기회를 갈망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안에서도 다치고 밖에서도 다칠 바에야, 생각이 안에서도 밖에서도 죽을 바에야, 지옥으로 향하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결국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되는 법. 당신도 그런 거겠지... 역사가 대의와 사람과 심장의 동시간적 접속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그날 우리는 마포의 한 식당에서 낡고 부패한 권력 교체라는 목표에 각자의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난 것일 거라 생각했소. 군사독재 시절 우리는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서늘한 문구로 현실을 알아가곤 했었지. 아무도 웃지 못했소... 세월이 흘러 그 무섭고도 슬픈 문구로부터 무언가를 깨달은 사람들은 촛불과 미소로 권력이 참담하게 쓰러뜨린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고 있소. 아마도 세계는 최루탄 하나 터지지 않고,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보도블록 하나 깨지 않고, 돌멩이 하나 던지지 않고 이룬 혁명이 여기 한국에 있다고 소개하겠지. 촛불 혁명으로 명명될 역사적인 순간들을 그려 내며 우리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소. 머리를 감은 사람은 갓을 털어 쓰고, 목욕을 한 사람은 옷을 털어 입는다 했듯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며 우리는 우리를 대표할 사람도 새로 선출하겠지... 온갖 낡은 것들을 씻어내면서 정의가 살아 숨쉬고,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어 주는 새시대의 첫째가 당신처럼 나도 문재인이었으면 좋겠소. 촛불로 거짓을 씻고, 촛불과 미소로 우리 스스로 오욕을 씻어낸 새시대의 첫째가, 새시대 첫번째 대통령이, 그 누구보다 기득권의 골칫덩어리 문재인이었으면 좋겠소. 꽃길만은 아닐 그 길에 당신의 건투를 비오.
  • 단열·방음·편리성 多 갖춘 신개념 한옥에 살어리랏다

    단열·방음·편리성 多 갖춘 신개념 한옥에 살어리랏다

    값싸고 편리한 현대인의 취향에 맞춘 신개념 한옥이 지어져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해 말 강원도 강릉 오죽헌 인근에 처음 문을 연 ‘오죽한옥마을’이 그곳이다. 3.3㎡(1평)당 건축비 700만~750만원, 단열·방음·편리성까지 갖춘 한옥이다.그동안 멋진 전원생활을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한옥은 그림의 떡이었다. 워낙 건축비가 많이 들어가는 탓에 일반인들은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 3.3㎡당 1000만~1200만원으로 일반 현대식 건물 450만~500만원의 두 배가 넘는 건축비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게다가 모든 것을 한 공간에서 해결하려는 현대인들에게 한옥은 편리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었다. 나무와 흙으로 집을 짓다 보니 단열과 소음에도 약했다. 눈과 지진 등 풍수해에 취약한 것도 한옥 생활을 망설이게 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공법을 개발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신개념 한옥이 강릉 오죽한옥마을에 들어섰다. 지난해 말 1차 완공된 19개 한옥 체험동은 한 달간 주말 예약이 모두 끝날 만큼 인기다. 인근에 오는 10월까지 14개 동을 더 짓는다. 우선 건축비를 크게 줄여 한옥 대중화의 길을 텄다. 한옥의 건축비 60%는 인건비가 차지한다. 목재를 다루는 도편수(대목장)와 기와를 다루는 와공, 미장일을 하는 한식미장공 등 한옥 기능인들의 하루 일당은 40만원을 넘는다. 도편수와 한 팀을 이루는 일반 목수들도 하루 25만원 이상 받는다. 한옥 한 채를 짓기 위해 하루 5~6명씩의 한 팀이 작업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인건비가 만만찮다. 이처럼 비싼 인건비를 공사 기간 단축으로 확 줄였다. 나무를 깎아 기둥, 서까래 등 재목과 부품을 만드는 치목 과정에서부터 기초공사, 기단공사와 초석설치, 목재공사, 지붕공사, 벽체공사, 창호·바닥공사까지 규격에 맞게 일사천리로 집 짓기를 진행한다. 한옥 한 채를 짓는 데 어림잡아 4개월이면 가능하다. 종전 방식으로 집짓기할 때 흙이 마르기를 기다리며 6~7개월씩 걸리던 공사 기간이 크게 줄었다. 인건비가 줄어드는 이유다. 전체 공사비의 20%를 차지하는 자재비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20% 정도 줄였다. 이렇게 공사비가 줄면서 강릉 오죽한옥마을 한옥 한 채 공사비는 29.745㎡형이 6300만원, 66.1㎡형이 1억 4000만원, 76.015㎡형(VIP형)이 1억 7000만원이 들었다. 최재용 강릉시 도시재생과 주무관은 “한옥은 싸게 지어도 처마 등이 있어 면적에 비해 양옥보다 넓고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하려는 일반인들에게도 그다지 부담이 되지 않는 가격대여서 한옥 선호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옥은 불편하다는 선입관을 없앴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신한옥은 옛방식의 멋은 고스란히 살리되 철저하게 현대식 구조와 단열, 방음 등 편리하게 지어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췄다. 기둥 뒤틀림과 기와 밀림도 해결했다. 흙 대신 건식지붕으로 마감해 바람이 스며드는 위풍도 막았다. 현대식 건축 방식에 전통 온돌 방식을 더했다. 오죽한옥마을의 신한옥 기술을 개발한 도인수 전남대 건축학부 연구원은 “내부에는 대청, 툇마루, 누마루, 온돌방, 안마당 등을 두어 한옥 고유의 공간 특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팔작지붕, 맞배지붕 등 전통 지붕 형태와 겹집형 구조 등 한옥의 다양한 모습을 구현해 전통의 멋을 살렸다”고 말했다. 외부에는 다목적 동과 전통놀이 체험마당을 마련했다. 다도 체험, 서당 체험, 소규모 국악공연, 전통놀이 체험 등의 공간으로 활용해 한옥 체험뿐만 아니라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조경도 전통 한옥에 걸맞게 조성했다. 오죽헌과 강릉을 상징하는 나무인 소나무, 오죽, 배롱나무 등을 심어 한옥마을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태양광 기와로 지은 한옥도 시범 건립됐다. 강릉 오죽한옥마을에 지어진 신개념 한옥 짓기를 들여다봤다. >>신개념 한옥 짓기 과정 어떻게… ①기초·기단·초석공사 기초공사는 전체 터를 고르게 다져 지반을 만든 뒤 초석 자리를 일정 깊이 이상 파고 다져 올라가는 전통 방법 대신 편리성과 공기 단축, 시공성의 편리를 위해 터 전체에 시멘트를 올려 만드는 온통기초(매트기초) 방식을 택했다. 온통기초 방식은 지반이 약하거나 지반 상태가 고르지 않은 토질에서 사용한다. 기단은 화강석을 까칠까칠하게 두드려 마무리한 도두락 마감으로 시공해 건물의 격을 높이려 했다. 초석은 지반 위에 적심(괴임석)을 설치하고 그 위에 초석을 놓고 기둥을 올리는 전통 방식에 보강철물을 더했다. 초석에 철심을 박아 기둥과 밀착시켰다. 건식 지붕의 가벼워진 하중을 버티고 전통 한옥의 약점인 기둥 뒤틀림과 기와 밀림현상도 원천 봉쇄했다. 초석에 나무 기둥을 그대로 올려 짓는 옛 방식 한옥이 세월이 지나면 기둥 뒤틀림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②목공사 주요 구조가 대부분 목재로 이뤄지는 한옥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이 목공사다. 한옥에서는 기둥, 보, 도리, 서까래 등 각 부재의 크기에 맞게 원목을 깎고, 이음과 맞춤 방법으로 집 틀을 완성한다. 우선 재목을 기계로 깎아 거칠게 모양을 낸 다음 조립 과정에서 목수들이 일일이 대패 등으로 목재를 다듬어 내는 손치목 방식을 썼다. 전통 한옥의 멋을 내기 위해서다. ③지붕공사 흙을 올리지 않고 기와만 올리는 건식 방식을 썼다. 흙을 올려 기와를 고정시키면 폭설이나 지진 등 흔들림에 기와가 밀리고, 흙이 마르면서 틈이 생겨 방 안으로 바람이 스며드는 단점이 있다.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흙 대신 단열재를 채우고 방수포를 덮었다. 서까래를 올린 뒤 나무판(개판)을 대고, 나무상자를 만들어 단열재를 채웠다. 이곳에 다시 나무판과 방수포를 덮은 뒤 나무 고정대를 대고 기와를 올렸다. 기와는 자체에 아예 홈을 두어 볼트로 고정했다. 새로 개발된 기와는 전통 기와보다 1.3~1.4배 정도 크게 만들어 맞물림을 좋게 했다. 기존 전통 토기 기와보다 가볍고 경제성, 단열성 등이 뛰어나다. 또 기와 자체에 빗물 배수구를 두어 누수로 인한 목재 부식 피해를 크게 줄이도록 했다. 지붕공사에서 한옥의 멋인 곡선이 나오도록 기와를 떠받치는 나무를 일일이 잘라 붙이며 작업했다. 와공과 도편수가 함께 줄을 치고 호흡을 맞춰야 가능한 작업이다. 자칫하면 일본이나 중국식 일자 지붕이 나오기 때문이다. ④벽체공사 벽체도 대나무와 싸릿대를 넣고 흙을 발라 만들던 옛 방식을 과감히 버렸다. 흙으로 벽체를 만들면 시간이 지나면서 틈새가 생겨 단열, 소음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대신 현대식 건축방식을 도입해 단열재(유리섬유)와 방수포, 나무합판, 석고보드, 시멘트보드, 차음재 등을 사용했다. 습기와 결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벽체 등은 철저하게 나무판을 덧대며 공사했다. 나무가 습기를 빨아들이고 내보내는 역할을 잘하는 특성을 살렸다. 이렇게 지은 한옥은 열 손실이 없어 한겨울에도 속옷 차림으로 실내생활이 가능하다. 재료 대부분은 천연재로 구성해 한옥이 가진 친환경성을 유지하려 했다. ⑤창호와 바닥공사 창호는 쇠살창 등 전통 문양을 살리며 단열과 소음 방지를 위해 현대식 새시를 썼다. 바닥 난방은 전통적인 방식인 장작을 아궁이에 지펴 구들장을 데우는 온돌식과 현대적인 방식인 전기를 이용한 초절전 온수 온돌방식을 함께 사용했다. 온돌은 고래 만들기~내화벽돌~돌판~황토~모르타르~굴뚝 순서로 작업했다. 한옥 한 채에 온돌방 한 곳씩 만들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朴대통령 “광우병 시위·촛불 유사한 점 많아”

    朴대통령 “광우병 시위·촛불 유사한 점 많아”

    “崔의 인사천거 문화쪽 외엔 없어 최씨 모녀 개명도 이번에 알아 정책 농단·기밀누설 말도 안 돼” 특검 수사엔 “시기·장소 조율 중” 연휴전 ‘여론전 본격 선포’ 분석 1시간 해명… ‘세월호’ 안 밝혀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보수 논객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순실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은 탄핵 심판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여론전을 본격 선포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날 하루 동안 청와대가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고 최씨가 검찰에 강제 소환되면서 취재진을 향해 거칠게 불만을 표출한 데 이어 박 대통령이 보수 논객과 인터뷰를 한 것은 청와대의 반격 전략이라는 인상을 준다. 박 대통령은 특히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이 오래전부터 기획해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은 게 최순실 사태의 본질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불사함으로써 최순실 사태를 이념 대결로 규정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촛불집회와 보수단체가 주최하는 태극기 집회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동안 굿이나 마약을 했다는 등의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면서도 7시간 동안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는 여전히 밝히지 않아 1시간에 걸친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최씨의 재단 설립이나 뇌물 혐의 등과 관련한 공범 혐의에 대한 질문이 세세하게 이뤄지지 않아 이날 인터뷰가 일방적인 변명의 장이 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헌법재판소 변호인들이 박 대통령에게 이 프로그램에 한번 나가 보는 게 어떻겠냐”라고 건의를 해 인터뷰가 성사됐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문답. →최씨와 고영태씨의 관계를 아나. -고영태씨의 존재조차 몰랐다. →정유라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가. -어릴 때 봤다. 정유연에서 개명했다고 들었는데 나는 최근까지 유연으로 알고 있었다.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다. 최순실씨가 최서원으로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다. →특검에서는 최씨와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라고 했다. 예금통장을 같이 사용하나. -그런 것 없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경제공동체라는 것은 엮어도 너무 엮은 것이다. →최순실씨가 국정농단의 핵심이라고 한다. 최씨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교육문화수석 등을 통해 대통령 뒤에서 조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인정하나. -아니다. 국정농단이 인사, 기밀누설, 정책 등 크게 3가지 분야에서 이뤄졌다고 하는데 정책과 기밀누설은 말이 안 된다. 인사는 가능한 한 여러 곳에서 천거를 받아 최적의 인물을 찾게 되는데 공식라인에도 있고 다른 곳에서도 추천을 한다. 물론 추천을 받아도 절차가 있어서 검증을 하고 비교해 보고 이 사람이 잘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인사를 한다. 인사는 한두 사람이 원한다고, 천거한다고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최씨가 인사를 천거하는 과정에서 문체부 외에 다른 부처는 없었나. -없었다. →최씨가 인사 추천을 할 때 직접 최씨와 말을 했나 아니면 인사 비서라인을 통해 이뤄졌나. -비서관을 통해 한다. →최씨가 여러 회사를 만들었는데 몰랐나. -몰랐다. →특검이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을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뇌물죄도 아닌데 구속까지 한 건 개인적으로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다. →블랙리스트에 대해 알지 못하나. -모르는 일이다. →이른바 개혁의 대상인 국회와 언론, 노조, 검찰 이른바 4대 세력이 동맹군을 만들어 대통령을 포위하고 침몰시키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너무 많은 허황된 이야기가 떠돌다 보니 그걸 사실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있었고, 개혁추진에 반대세력도 있었고,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도 합류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이번 사건에서 누군가가 언론 뒤에서 자료를 주거나, 굳이 음모는 아니지만 누군가가 뒤에서 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다. -그동안 진행 과정을 추적해 보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점을 지울 수 없다. -혹시 배후로 지목되는 구체적인 인물이라도 있나. -말씀드리기 좀 그렇다. 어쨌든 우발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가 공정하다고 보나.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길 바란다. 재판받는 입장에서 제가 함부로 말씀드리기는 그렇다. →헌재 변론에 출석하나. 특검수사는 언제 받을 계획인가. -헌재 출석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 특검수사는 받을 계획이다. 시기와 장소를 조율 중이다. →촛불시위는 광우병 시위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둘 다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 →요즘에는 태극기 시위가 촛불시위보다 많아졌다는데 위로를 좀 받나. -그분들이 눈 날리고, 추운 날씨에 계속 나오시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법치를 수호하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나오는 것 같다. 가슴이 좀 미어지는 심정이다. →혹자는 개성공단 폐쇄도 최씨가 주도했다는데. -정말 어이가 없는 말이다. 국가 정체성을 수호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많은 노력을 해 왔다. 통진당 해산도 같은 맥락이다. →소문처럼 정말 드라마 보시는 게 맞나. -드라마를 많이 볼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서류는 항상 봐야 한다. 시간 날 때마다 저녁 때도 보고, 필요하면 주말에도 그걸 갖고 물어보기도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기도 하고, 계속 생각하면서 협의하고….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집요한 의혹 제기에는 여성 비하 의식이 포함됐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여성이 아니면 그런 식으로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다. 이번 사태를 외국인들이 접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무너졌을 것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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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수산부 ◇부이사관 승진△어촌양식정책과장 김재철 ■농촌진흥청 ◇과장급 승진△역량개발과장 김사균 ■한국철도시설공단 △기획재무본부장 이종도 ■신한은행 ◇본부장 신규선임△IPS본부장 겸 투자상품부장 배진수◇부서장 승진(SM) <부장>△외환사업 서승현△종합금융시장 유원재△영업지원 조승수△글로벌전략 이태경△리스크총괄 장래관△홍보 김광재△투자자산수탁 강경문△준법지원 이종현<부장심사역(부서장대우)>△기업여신심사부 나승필<센터장>△금융공학 정해수<실장>△비서 이인균<기업금융센터장 겸 RM>△영동 장낙도△명동 강신태△여의도 김상규△서여의도 박경환<지점장>△강남구청역 황규현△봉은사로 이민호△제기동역 류승현△이화여대 금지현△서교동 김기흥△서울대 정병각△보문동 이인승△종각역 김태흠△종로6가 박동선△삼성역 이범미△서여의도 김상훈△영등포 김선애△공항동 윤성일△과천 강영구△연수동 이규현△인천시청 차동열△부천위브더스테이트 박광현△김포 김재용△검단 장용석△부산법조타운 전남수△운암동 고영조△사북 김희동<기업금융센터장>△선릉중앙 이홍기△가양역 류국현△성서 강현철<금융센터장 겸 RM>△역삼역 송근△당산역 윤주호<금융센터장>△화도 성정환△디지털중앙 김준철△평택 신동규△부산 김도현△신평 김태호△대전역 유한승△충주 김상호<남동공단>△기업금융1센터장 최익성△기업금융2센터장 겸 RM 민병학<대기업금융센터장 겸 RM>△현대계동 이영철<신한PWM>△신한PWM프리빌리지강남센터장 권미경△신한PWM강남센터장 김동균△신한PWM서울파이낸스센터장 홍석영<신사동지점>△여민호<조사역(부서장대우)>△글로벌전략부소속 최일권(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총행) 이채호(신한베트남은행 본점/영업부) 안종주(캐나다신한은행장)◇부서장 승진(Mb)△WM기획실장 최갑수△사회공헌부장 전영철<팀장(부서장대우)>△투자자산전략부 조재성△ICT기획부 권오선 이광식△인사부 최혁재△종합기획부 정순영△증권운용부 김상근△신탁운용부 손무탁<부장심사역(부서장대우)>△기업여신심사부 김영식 이상순△여신관리부 임선재<부장감사역(부서장대우)>△감사부 전용섭 김홍범<지점장>△청담동 김정훈△학동 이도상△반포터미널 김영진△양재동 한지예△방배중앙 이의재△성수동 노영록△뚝섬역 안성호△테크노마트 송유식△세종로 박애련△갈현동 임기흥△대림중앙 천상영△고척사거리 이창식△난곡 안말숙△월곡동 이승호△수유동 최우현△의정부 최제순△서울롯데 심재식△신설동 송태수△송파남 임수한△굽은다리역 허경희△남부법원 박기찬△성남 김승화△안양역 이여옥△시흥능곡 조병학△인계동 한상훈△용인보라 서정익△동탄청계 김형철△수원대 김병수△옥련동 이수병△남동공단 김학수△계양구청 강민창△남동구청 김운영△인천남구청 변성익△인천서구청 오강묵△부평 이혜숙△송현동 양군길△인천터미널 정원양△소사 정준희△장전동 손홍배△당리동 조현경△창원 최철수△마산역 최병도△진해 이태석△복현동 서정균△성서 이춘만△포항 김진웅△거창 김규환△광주 박승진△수완 김정남△목포대 신용석△순천 이진호△국민연금공단 강대오△세종 손현덕△순천향대 안순우△청주터미널 김영주△분평동 유충종△청주법원 이기평△사천동 김성종△원주중앙 김일동△상지대 이민종<기업금융센터 기업지점장 겸 RM>△선릉중앙 임정욱△안산스마트허브(1센터) 배현재△충무로 정준영△평촌 정찬석<기업금융센터장 겸 RM>△양재동(1센터) 엄강일△양재동(2센터) 김동옥△시화(2센터) 이종보<출장소장>△법조타운법원 한상전<금융센터 리테일지점장>△스타시티 정하영△용산전자 강말룡△보라매역 이동섭△분당중앙 정광희△안산 김성균△인덕원 지인경△인천중앙 선준희△일산 안종길△목포하당 이우일△충주 김용혁△강원영업부 강래형△강릉 전형철<금융센터장 겸 RM>△용산 김영래△포천 김노근△시화MTV 박종갑△안성 우상현△김포한강 이재용△온산 장봉균△정관 한승엽△녹산공단 서정운△광산 조광표△새만금 이용철△음성 소명필<신한PWM>△신한PWM대구센터장 전경옥△신한PWM반포센터장 장재원△신한PWM인천센터장 최호식<조사역(부서장대우)>△글로벌전략부소속 김재민(SBJ은행 도쿄본점영업부장) 류지우(SBJ은행 요코하마지점장) 김원기(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장사분행장) 박찬석(신한베트남은행 동나이지점장 전광조(아메리카신한은행 본점) 장인호(신한인도네시아은행) 이해창(신한인도네시아은행)△CIB사업부소속 장성은(신한아주금융유한공사)△신한인도본부 황종오<지점장(해외)>△아메다바드 최병찬△시드니 이기형△양곤 홍석우<그룹사>△인력교류 부서장대우(신한아이타스) 한호승 ■신한금융지주 ◇M 2승진△시너지추진팀 부장 김성주△HR팀 부장 신현민◇M1 승진△경영지원팀 부장 예상욱 ■신한저축은행 ◇1급 승진△강남영업부장 송태인△종합기획부장 강혁◇2급 승진△여의도지점장 김민석◇지점장 승진△수원지점장 김남수△일산지점장 김동하
  • 대한 기습 폭설, 출근길 불편·교통사고 속출·항공편 결항·지자체 비상근무 돌입

    절기상 대한(大寒)인 20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기습 폭설이 내리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교통사고도 속출했고, 항공기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각 자치단체는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서울에선 밤사이 6㎝가 넘는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빙판길을 우려한 시민들이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몰리면서 출근길 북새통이 빚어졌다. 아침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면서 내린 눈이 도로에 얼어붙어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면서 버스 연착이 잇따랐다. 서울시는 출근길 시민들을 위해 지하철·버스 집중 배차 시간대를 평소 오전 7∼9시에서 오전 9시 30분까지 연장하고, 지하철 28회 추가 운행을 하는 등 ‘출근시간대 특별교통대책’을 시행했지만 대중교통으로 밀려드는 시민들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청량리역에서 인천 방향으로 향하던 지하철 1호선이 동력장치 이상으로 제기동역과 신설동역 중간에 멈춰서면서 시민들이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고로 30여분 간 하행선 후속 차량 운행이 지연됐다. 도로결빙 등으로 상습 통제되는 노선은 버스들이 우회 운행했다. 우회 노선은 남산순환도로, 장충단고개, 금호동고개, 아리랑고개, 만리동고개, 무악재, 미아리고개, 금화터널 등이다. 눈길 미끄럼 사고도 많았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 지역은 미끄럼 사고로 인한 신고가 10건 넘게 접수됐다. 전국 각지에서 크고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랐고 항공편도 무더기로 결항하거나 운항이 지연됐다. 항공기 지연은 예정 시간을 기준으로 30분 이상 지체된 경우를 말한다. 이날 오전 5시 22분쯤 충남 서산시 운산면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251㎞ 지점에서 25t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4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상행선 일부 구간 통행이 4시간 넘게 통제됐다. 이 사고로 22t 화물차를 몰던 김모(40)씨가 숨졌고, 5명이 경상을 입었다. 충북 지역엔 이날 오전 평소보다 4배 정도 많은 90여건의 교통사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7시 25분 청주를 떠나 중국 닝보로 가는 이스타항공 ZE891편이 활주로 제설작업 등으로 약 30분 운항이 지연되는 등 7편의 항공기가 늑장 운항했다. 제주 지역은 오전 11시 5분 제주에서 원주로 향하려던 대한항공 KE1852편이 강원 지역 폭설로 결항되는 등 오후 2시 현재 13편이 결항했고, 36편이 지연 운항했다. 김포공항과 인천국제공항도 지연으로 몸살을 앓았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80편과 김포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 37편 등 총 117편의 항공기 이착륙이 지연됐다. 김포에서 출발해 여수, 사천, 포항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8편과 김포와 제주를 잇는 아시아나·이스타 항공 항공기 4편 등 12편이 결항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기체 윗부분에 쌓인 눈이나 얼음 조각, 서리 등을 녹이고 제빙 작업 등에 따른 지연으로 한 대가 지연되면 연쇄적으로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오후 3시 기준 전체 571편의 항공기 중에 326편이 지연됐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는 233편, 도착하는 항공기는 93편이 이착륙이 늦어졌다. 제·방빙 작업으로 인한 지연은 60편이고 항로분리, 연결, 정비 문제로 지연되기도 했다. 서해상엔 풍랑주의보가 내리진 가운데 인천과 백령도, 연평도 등 섬 지역을 잇는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 바닷길도 전면 통제됐다. 제주도 전 해상에 풍랑특보가 발효되면서 부속섬을 오가는 도항선과 육지부를 오가는 소형과 대형여객선 모두 결항됐다. 강원 지역은 눈 폭탄이 쏟아지면서 도심이 사실상 마비됐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센 눈보라가 몰아쳐 제설 작업도 속수무책이다. 도로에 내린 눈은 그대로 쌓여 곳곳이 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적설량은 고성 간성 38㎝, 속초 청호 33.1㎝, 고성 토성면 봉포리 29.5㎝, 양양 28㎝, 북강릉 21.2㎝, 정선 북평·삼척 13㎝, 정선 9.5㎝ 등이다. 지리산, 설악산, 속리산, 내장산, 오대산, 태백산, 한라산 등 주요 국립공원 233개소도 출입이 통제됐다. 제설대책 비상근무에 들어간 서울시는 이날 공무원 7899명과 제설차량 780대, 제설장비 269대를 동원해 제설 작업에 총력을 쏟았다. 염화칼슘 2224t, 소금 2826t 등도 투입했다. 군·경찰·민간 등에 인력·장비 지원도 요청하고, 시내 간선도로와 골목길 등 12만개 지점에 설치한 제설함에 제설제와 제설도구도 보충했다. 한편 21일 밤부터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호남, 경남북서 내륙에 눈이 내릴 전망이다. 예상 적설량은 중부지방(강원 영동 제외), 호남, 경남북서 내륙, 서해5도 등이 1㎝ 내외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중부지방 폭설…비행기 8편, 여객선 104척 등 운항 중단 속출

    중부지방 폭설…비행기 8편, 여객선 104척 등 운항 중단 속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폭설에 20일 비행기 결항과 여객선 운항 중단이 속출하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폭설에 따른 통제·피해 상황을 집계한 결과 김포에서 여수·포항·사천으로 향하는 7개 항공편과 여수와 제주를 오가는 1개 항공편 등 모두 8편이 결항했다고 밝혔다. 폭설과 함께 대부분 해상에 풍랑특보가 내려지면서 여객선도 인천·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 등 72개 항로 104척이 운항을 중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올해 첫 대설주의보, 빙판길에 교통대란…지각사태 속출

    서울 올해 첫 대설주의보, 빙판길에 교통대란…지각사태 속출

    절기 상 대한(大寒)인 20일 서울에 올해 첫 대설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설이 쏟아지고 있다. ‘눈폭탄’에 출근길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집에 차를 두고 나온 시민들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으로 몰리면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이날 서울 지하철 1호선까지 고장나면서 직장인들의 지각사태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과 강원, 충청, 전북 등지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오전 7시 현재 서울 6.3㎝, 인천 8㎝, 수원 7㎝, 서산 6.5㎝, 익산 7㎝, 횡성 7㎝, 순창 7㎝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날 밤까지 강원 영동, 제주도 산지, 울릉도, 독도에는 5~20㎝의 눈이 내리겠다. 강원 영서, 경북 북동 산지, 경북 북부 동해안 지역 예상 적설량은 3~8㎝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도로가 결빙된 곳이 많겠으니 출근길 교통과 보행 안전,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전국에 내리고 있는 눈은 낮부터 갤 전망이다. 다만 호남 서해안과 제주에는 오후까지,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에는 밤까지 눈이 내리겠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0도, 인천 영하 1도, 수원 0도, 춘천 3도, 강릉 2도, 청주 0도, 대전 영하 1도, 전주 0도, 광주 1도, 대구 4도, 부산 5도, 제주 3도 등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폭설을 피해 지하철로 시민들이 몰린 가운데 서울 지하철 1호선이 열차 고장으로 30여분간 지연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메트로와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0분쯤 1호선 청량리역에서 인천 방향으로 향하던 1호선 코레일 열차가 동력장치 이상으로 제기동역과 신설동역 중간에 멈춰섰다. 메트로는 동력장치를 재가동해 열차를 8시 52분쯤 신설동역으로 옮긴 다음 승객들을 모두 하차시킨 후 9시 14분쯤 구로 차량기지로 차량을 회송시켰다. 이 때문에 30여분간 하행선 후속 차량 운행이 지연됐다.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런 날이면 더 빨리 움직여야지 1호선 진짜 속터진다’, ‘1호선 눈 오면 꼭 이런다’ 등 불평을 쏟아냈다. 코레일 관계자는 “해당 구간이 지하구간이기 때문에 눈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다”며 “구로 차량기지로 옮겨 정확한 고장 원인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버스와 택시 등 도로교통도 혼잡이 잇따랐다. 직장인 양모(29·여) 씨는 “평소와 달리 택시가 20분 넘게 안 잡히고 카카오톡 택시도 안 잡혔다”면서 “어쩔 수 없이 지하철로 출근했는데 아침부터 진을 뺐더니 피곤하다”고 말했다. 하늘길도 막혔다. 오전 8시 현재 김포에서 여수·포항·사천으로 향하는 7개 항공편, 여수와 제주를 오가는 1개 항공편 등 모두 8편이 결항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눈은 주말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밤부터 중부지방, 전라, 경남 북서 내륙에 다시 눈이 내리겠고, 일요일인 모레 전국에 눈이 오다가 아침에 갤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산업용지 옆 주거단지 ‘청주 테크노폴리스’, 미니신도시급 청사진으로 인기↑

    산업용지 옆 주거단지 ‘청주 테크노폴리스’, 미니신도시급 청사진으로 인기↑

    청주의 신성장 지역으로 손꼽히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주거지도 함께 개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앞으로 산업단지 내 대기업들이 자리잡는 만큼 배후 주거지로 환금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가 청주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공장증설 계획과 관련한 투자협약을 청주시와 체결해 신규 공장 건설이 예고된 상태다. 청주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산업용지 23만4,168㎡를 매입해 2025년까지 신규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총 15조5천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와 더불어 반도체 관련 우량 기업들도 산업단지 내에 자리 할 것으로 보여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고려해 산업단지 옆 개발되는 주거단지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근로자 증가와 인구유입이 가속화되면 교통여건, 거주환경 개선 등이 동시에 이뤄지는 경향이 있어 테크노폴리스 내 주거단지가 거주환경이 뛰어난 곳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대우건설이 짓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푸르지오'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분양 당시 1순위 마감이 이뤄질 정도였고 현재 일부 미계약 세대에 한 해 선착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단지는 중소형(전용면적 73~84㎡) 면적의 1034가구로, 택지지구 내 가장 규모가 크다. 단지 바로 옆에는 초등학교 부지가 마련돼 있고 북측으로는 바베큐장, 야외공연장, 가족피크닉장을 갖춘 21만500㎡ 규모의 문암생태공원이 있다. 동측으로는 산책로와 생태공원으로 조성되는 무심천이 흐르고 있어 거주환경도 쾌적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설계로는 전 세대 남향 위주, 전면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채광과 통풍에 유리하도록 되어 있으며 주택형에 따라 팬트리, 대형 드레스룸, 서재, 바닥재, 파우더장 등을 입주자의 취향에 맞게 구성했다. 넉넉한 지하주차장도 눈에 띈다. 20cm가 넓은 2.5m 광폭주차장으로 지어진다. 또 단지 내에는 다목적 실내 체육관이 위치하며 푸르지오를 대표하는 단지 내 조경 시설도 들어선다. 산업단지 옆에 자리하는 만큼 교통여건도 우수하다. 인근에는 청주국제공항, 경부와 중부고속도로, KTX오송역이 위치해 전국적 이동이 빠르며 신설 예정인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북청주역도 인접하다. 제3외곽순환도로와 오창간연결도로(엘지로)를 통해 오창까지 차로 약 10분대, 오송까지 약 20분대가 소요된다. 현재 일부 미계약분에 한해 선착순 분양 중이며 중도금 무이자(일부) 시행, 발코니확장 계약 시 중문 무상제공, 바닥 타일 무상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견본주택은 충북 청주시 청원구 사천동에 위치하며 입주는 2018년 11월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판다, 37살 ‘바시’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판다, 37살 ‘바시’

    세계에서 가장 최고령인 판다가 생일을 맞았다. 그 주인공은 자이언트 판다 ‘바시’(Basi).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중국 푸젠성 푸저우 판다 월드(fuzhou Panda World) 유명 판다 ‘바시’가 37번째 생일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바시’는 지난해 홍콩 오션파크의 지아 지아(Jia Jia)가 38살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랜 산 판다가 됐다. 인간의 나이로 따지면 약 100살에 달하는 나이다. 야생에서 태어난 암컷 판다 ‘바시’는 1984년 4살 당시 쓰촨 성의 얼어붙은 강에서 구출됐다. 회복을 위해 그녀는 사천성 판다사육센터로 이송됐으며 6개월 후 푸저우 판다 월드로 자리를 옮겨 책임자 첸 유천(Chen Yucun)이 33년 간 그녀를 돌봐왔다. ‘바시’를 딸처럼 돌 본 첸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바시’를 위해 그녀가 평소 가장 좋아하는 대나무, 밀가루, 밀, 옥수수 등으로 생일 케이크를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첸은 “인간이 보통 80세가 되면 병을 앓게 되는데 대부분의 판다 경우 약 20살이 되면 심장 질환 같은 건강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면서 “‘바시’는 앞으로 3~5년 정도 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시’는 자전거 타기나 농구 등의 다양한 스포츠 묘기를 수행하도록 훈련받아 해협 판다 월드의 스타로 자리매김했으며 지난 1987년에는 미국 샌디에고 동물원을 방문, 체류하는 동안 약 250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지난 1990년 베이징에서 열린 제11회 아시안 게임의 마스코트로 선정된 ‘바시’는 수백만 명의 관중 앞에서 갈라쇼를 펼친 바 있다. 한편 ‘바시’의 2세를 위해 푸저우 판다 월드 측은 인공 수정을 포함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fuzhou Panda World / Giant Panda World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시론] 국민안전처, 더 많은 논쟁이 필요하다/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

    [시론] 국민안전처, 더 많은 논쟁이 필요하다/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

    지난 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월호 1000일째를 맞아 페이스북에 국민안전처를 해체하고 대통령 직속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글이 올라오자 곧바로 찬반 논쟁이 일기 시작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강타하고 각종 사고도 끊임없이 발생하는데 안전처를 강화하기는커녕 해체하는 게 맞냐는 의견부터 안전처라는 조직은 구조적으로 재난이나 위기에 대응할 수 없는 시스템이므로 하루빨리 안전처를 해체하고 실질적으로 작동 가능한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주장이 나온다. 일단 어느 것이 맞느냐는 것은 별개로, 안전처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왜냐면 안전이나 재난이라는 것은 국민적 합의와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모르는 안전관리나 재난관리는 백이면 백, 모두 실패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안전이나 재난 대응의 기본은 신뢰다. 신뢰가 없거나 신뢰가 깨지면 안전은 확보하기 어렵고 재난은 극복하기 어렵다. 신뢰는 소통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소통과 이해의 수단은 바로 토론과 논쟁이다. 안전이나 재난 관련 정부조직 체계는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그러한 전문적 내용까지 국민들이 세세하게 알 수는 없고, 알 필요도 없다. 그러나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며, 이해를 바탕으로 신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전문적인 것은 전문가들의 논쟁과 토론을 하면 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국민들은 적어도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어떤 것이 우리에게 잘 맞고 안 맞는지 알 수 있다. 토론과 논쟁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행하게도 안전처는 제대로 된 토론이나 논쟁 한 번도 없이 무슨 깜짝쇼나 하듯이 하루아침에 탄생했다. 국민들은 물론 전문가들도 금시초문이었다. 누가, 어디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냈는지 오리무중이었다. 정부는 일사천리로 마치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안전처를 출범시켰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세월호 참사라는 충격파로 묻혀 버렸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가건물이라도 세워 놓자는 심정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지난 2년 동안 안전처가 보여 준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평상시에는 온갖 안전은 다할 것처럼 요란을 떨지만 막상 재난이 닥치면 관리는커녕 존재감조차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메르스 사태였다. 국가 재난을 넘어 국제적 초대형 재난이라고 일컫는 메르스 사태가 터졌건만 국민들의 기억 속에 안전처가 한 일이라곤 책상머리에 앉아 보내나 마나 한 문자 메시지만 날린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경주 지진 때에도 뒷북만 치더니 이어진 태풍에도 부실 대응으로 뭇매를 맞았다. 지난 2년 동안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안전처는 무능 아니면 부실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쯤에서 우리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봐야 한다.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재난 대응에 실패했다면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구조가 문제인 건 아닐까. 사실은 무능이나 부실 대응이라기보다는 안전처로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재난관리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전하는 법이다. 안전 선진국들도 모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논쟁과 토론을 통해 지금과 같은 안전 체계로 발전시켜 왔다. 우리도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필요하다. 안전처가 출범한 지 2년, 대선을 코앞에 둔 지금이 적기다. 최근 안전처에 대한 논쟁과 토론이 반가운 이유다. 사족을 달자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존재 이유이자 대통령의 기본적 책무다. 아직도 우리나라 재난관리 체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대선 주자라면 마땅히 국가 재난 및 위기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핵심은 안전처에 대한 입장일 것이다. 이참에 대선 주자들에게 묻고 싶다. 안전처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감사원 첫 여성 국장 탄생

    감사원 첫 여성 국장 탄생

    감사원은 장난주(45·여)씨가 개원 68년 만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장(고위감사공무원)으로 승진했다고 16일 밝혔다. 현재 감사관 963명 중 여성은 145명으로 15.1% 수준이다. 장 국장은 경남 사천 출신으로 진주제일여고,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행정고시 39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1998년 행시 출신 여성 공무원으로는 처음으로 감사원에 전입한 뒤 공공기관 감사국 감사관과 산업금융감사국 과장 등을 역임했다. 장 국장은 “후배 여성 감사관들에게 모범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이슈&이슈] 새만금해상풍력단지 특혜 논란

    [이슈&이슈] 새만금해상풍력단지 특혜 논란

    총사업비 4400억 ‘황금 이권’ 추진과정 불투명해 뒷말 무성 발전기 1기 허가면적 37배 사용 道 “年25억 점사용료 부과해야” 새만금개발청이 전북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해상 풍력단지 조성 사업권을 특정 업체에 허가해 줘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전북도에 따르면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6일 ‘새만금 해상풍력주식회사’와 군산 베스트웨스턴 호텔에서 ‘해상풍력발전사업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총사업비 44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새만금지구에 국내 최대 규모(99.2㎿급)의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방조제 안쪽 1.0~1.8㎞ 호소에 3.5㎿급 24기와 3.0∼3.2㎿ 4기 등 총 28기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6만 2000가구가 사용 가능한 전기를 생산한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특수법인 새만금 해상풍력발전주식회사는 한전KPS㈜, 미래에셋, ㈜에스엠디이, 이도건설, 오렌지에너지 등 5개 회사로 구성됐다. 새만금 풍력단지 조성사업은 오는 4월 착공해 내년 말에 완공, 2019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사업은 시작부터 파열음이 나고 있다. 전북도와 군산시가 새만금 미래발전에 저해된다며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합의각서 체결식 참석을 거부하고 사업 추진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道·市, 합의각서 체결식 참석 거부 전북도는 풍력발전단지는 새만금종합개발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사업으로 명품 새만금개발에 방해된다고 지적했다. 단순 풍력 발전단지를 설치하는 것은 22조원을 투입해 개발 중인 새만금의 개발 방향과 맞지 않고 일자리와 소득 창출, 장기 비전 측면에서 전북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풍력발전 사업부지를 장기간(최소 30년) 대규모로 임대해 줘 새만금 부지 매립, 수변공간 활용에 제약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특정기업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 주는 특혜라고 강조했다. 새만금 해상풍력사업은 총사업비 4400억원 가운데 90%는 금융지원을 받고 자부담은 10%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연간 순익은 4~8%나 돼 황금알을 낳는 거대한 이권사업으로 알려졌다. 사업 여건도 최상급이다. 방조제 안쪽이라 수심이 얕고 파도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전력망과도 쉽게 연계돼 사업비가 적게 든다. 풍력발전기 설치를 둘러싼 민원도 없다. 애초 새만금 풍력발전은 2009년 현대중공업이 손을 들었다. 글로벌 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실증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당시 전북도와 군산시는 현대중공업 군산공장에서 풍력발전기를 생산하고 설치할 경우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해 적극 참여했다. 그러나 서남해안에 해상풍력 실증단지 조성사업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돼 감사원으로부터 중복 투자라는 지적을 받았다. 현대중공업이 풍력발전사업을 접었다. 사업을 추진했던 특수법인(7개 사로 구성)은 사실상 해체됐고 지자체도 손을 뗐다. 2014년에 최초 특수법인에 참여했던 미래에셋, 한전KPS, 에스엠디이가 전북지역 이도건설과 오렌지에너지를 끌어들여 사업을 재추진했다. 하지만 이 특수법인은 새만금개발청이 공모를 통해 선정한 업체가 아니라 제안사업 형태를 띠고 있다. 이들 5개사가 어느 회사 주도로 다시 뭉쳤는지도 베일에 가려졌다. 지분 구조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러니 새만금개발청이 거대한 이권이 걸린 사업을 일사천리로 허가해 준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사업자 선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위기에 직면한 군산지역 조선 관련 업체들이 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서둘러 사업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 공사 규모는 1000억원대로 조선업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나마 군산지역 조선 관련업체 130개사 가운데 참여 가능한 업체는 3~4개에 지나지 않는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맞물려 이 사업도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꼬리를 무는 이유다. ●2억원대 공유수면점사용료 특혜 제기 새만금개발청은 공유수면점사용을 둘러싸고 특혜를 줬다는 비난도 면치 못하게 됐다. 새만금개발청은 지난해 12월 12일 새만금해상풍력주식회사에 1만㎡의 공유수면점사용 허가를 내줬다. 28기의 풍력발전기 1기당 357㎡꼴이다. 사용료는 3.3㎡당 연간 2000원씩 총 60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실제 풍력발전기 28기가 들어서는 해수면은 공유수면점사용 허가 면적보다 37배 이상 많다. ‘해양수산부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업무 처리 규정’에 따르면 직접점용 면적은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날개) 길이를 지름으로 한 원의 면적이다. 새만금에 설치되는 풍력발전기는 날개 길이가 130m에 이르기 때문에 발전기 1기당 점용면적은 1만 3266㎡다. 28기면 37만 1462㎡에 이른다. 이는 풍력발전기가 가동되는 과정에서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또 풍력발전기와 발전기 사이에 설치되는 전력선은 별도로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력선 설치 면적까지 합할 경우 새만금 풍력단지의 실제 공유수면점사용 면적은 40만㎡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지자체 대립에 사업 난항 예상 전북도는 풍력단지가 들어서는 수면 일대가 무용지물이 되는데 새만금개발청은 발전기가 설치되는 최소 면적으로 국한해 특혜를 줬다고 분석했다. 공유수면점사용료는 해양수산부 기준인 37만 1462만㎡로 환산하면 600만원 정도에서 2억 2500만원으로 늘어난다. 업체가 연간 2억 1900만원가량의 이득을 보게 된다. 전북도는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해수면은 관광, 환경, 항해 등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점사용 허가 면적을 416만㎡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발전기 1기당 400m 거리를 두고 14기를 1열로 설치하고 14기씩 2열로 800m 거리를 떼기 때문에 남북으로 5200m, 동서로 800m 너비 안의 수역은 쓸모가 없어 점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리다. 전북도 주장대로 하면 연간 점사용료는 25억 1600만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새만금개발청은 “신재생에너지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으로 민간 투자가 새만금개발을 촉진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새만금종합개발계획에 새만금지구 수요 전력의 15%는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해상풍력발전소 주변을 관광명소와 해양레저 체험공간으로 조성하고 새만금을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海맑은 미소 도깨비도 심쿵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海맑은 미소 도깨비도 심쿵

    주문진 시장엔 날것 그대로의 질박한 삶이… 방사제 걷다 보니 어느새 드라마 주인공… 천년 묵은 매향의 전설 깃든 香湖에선 소원 빌기 예부터 주문진은 강릉 가는 길에 잠시 들렀던 포구였다. 통일신라시대부터 내려온 명주(溟洲)라는 명칭을 마지막까지 움켜쥐고 있던 항구도시. 강릉에 접해 있지만 말끔하고 세련된 느낌의 강릉과는 확연히 달랐다. 쏘다닐수록 발길을 잡아끄는 묘한 매력도 있었다. 1995년 강릉시에 편입된 뒤에도 그랬다. 좀더 번화해지고 주민들의 삶도 요족해 졌다지만, 번듯한 도회지와 도무지 겹쳐지지 않는 꺼끌꺼끌한 이미지는 여전했다. 짙푸른 동해 바다는 늘 가벼운 흥분을 안겨 준다. 고래 한 마리라도 잡아야 할 것 같은 긴장과 흥분이 주문진엔 있다. 주문진 수산시장으로 먼저 간다. 싱싱한 바다가 펄떡대고 날것 그대로의 질박한 삶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주문진(注文津)은 ‘생선 주문하는 나루’란 뜻이다. 해산물을 사기 위해 각지에서 뭍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불리기 시작한 이름이지 싶다. 갯것 많이 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여서 주문진은 여전히 동해에서 잡아 올린 해산물의 집산지 노릇을 하고 있다. 항구로 돌아오는 어선마다 복어, 도치, 대구 등 제철 생선이 가득하다. 주문진 시장은 특정 건물을 일컫는 이름이 아니다. 주문진중앙시장과 건어물시장, 거리의 점포까지 뭉뚱그려 주문진 시장이라 부른다. 주문진 수산시장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주문진 시장’이라 불리는 곳은 정식 매장을 갖추고 영업하는 집이 대부분이다. 주문진 시장을 상징하는 고래 조형물 아래로 들어가면 일본의 어느 시장과 비슷한 풍경이 펼쳐진다. 자신이 원하는 횟감을 사서 매장 안에 들어가 먹는 구조다. 비교적 깔끔하고 편하게 생선회를 맛볼 수 있다. 시장 골목 여기저기에선 이발소, 방앗간 등 낡은 집들도 눈에 띈다. 옛 주문진읍의 모습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건물 옥상에는 ‘꽁치극장’이 있다. 연주회, 연극 등의 문화공연이 펼쳐지는 장이지만 요즘엔 다소 시들해졌다. 상가 거리엔 건어물 가게가 많다. 오징어, 멸치, 문어, 양미리 등 얼핏 봐도 말릴 수 있는 갯것들은 죄다 말려져 매대에 올려진 듯하다. 항구마을 특유의 냄새와 상인들의 호객 소리, 흥정 오가는 소리 등이 뒤엉켜 꽤 부산스러운 모습이다. 좌판시장은 상가 거리 뒤, 그러니까 항구 주차장과 상가 사이에 있다. 말 그대로 좌판에 온갖 바다의 물산들을 올려놓고 파는 곳이다. 천막으로 하늘만 간신히 가린 형국이라 비 오면 여기저기서 빗물이 뚝뚝 떨어진다. 좌판시장 안에는 생선회를 먹을 만한 곳이 없다. 횟감을 떠 가거나 구이용 생선을 사서 주변 식당 등에서 요리해 먹는다. ‘칼잡이’ 어머니들이 생선회를 뜨는 모습은 그야말로 진풍경이다. 시장 여기저기서 분주하게 회칼을 놀려 대는데, 칼질 몇 번이면 생선 한 마리가 뚝딱 해체된다. 어민시장은 수협위판장 바로 옆에 있다. 매장의 형태나 팔고 있는 해산물 등이 좌판시장과 비슷하다. 횟감보다는 해삼, 멍게 등 곁들이 식재료가 좀더 많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겠다. 사실 세 시장 사이에 변별적인 특징은 없다. 서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지만 편차는 크지 않아 보인다. 예컨대 제철 해산물로 꼽히는 문어의 경우 ㎏당 값은 어디나 같다. 시장별로 가격 차이가 도드라진다거나 파는 해산물의 종류를 달리하면 좀더 많은 사람이 발걸음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번잡한 시장통에서 벗어나 해변을 따라 서정과 낭만을 즈려밟을 차례다. 주문진 시장에서 강릉 방향으로 내려가면 방사제가 나온다. 해안가 모래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둑이다. 최근 tvN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주목받으면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방사제는 드라마에서 공유(김신)와 김고은(지은탁)이 첫 대화를 나누고 ‘연인’이라는 꽃말을 지닌 메밀꽃을 주고받은 장소다. 이 장면을 패러디해 ‘인증샷’을 찍으려는 젊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바람에 줄까지 서야 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주인공들이 썼던 빨간 목도리와 검은 우산, 메밀꽃다발을 빌려주는 상인들이 나오는 날도 있다니, 나라 안 방사제 가운데 이만큼 주목받는 곳도 없지 싶다. 주문진 시장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소돌아들바위공원과 만난다. 바람과 염분이 만들어 낸 ‘타포니’ 형상의 바위들이 밀집된 해상공원이다. 기도하면 아들을 낳게 해 준다는 아들바위, 코끼리바위 등 독특한 형태의 바위들이 널려 있다. 전망대도 새로 조성됐다. 공원 입구에서 전망대까지 이어진 목재 데크를 따라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전망대에 서면 주문진 해변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작은 바위산에서 굽어보는 풍경치고는 꽤 장쾌하다. 전망대 바로 옆은 성황당이다. 풍어제 등 각종 제사를 올리는 곳이다. 강원 북부 해안엔 석호(潟湖)가 발달했다. 석호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에 형성된 호수를 뜻한다. 주문진의 향호(香湖)도 그중 하나다. 향호엔 매향(埋香)의 전설이 잠겨 있다. 우리 선조들은 내세의 복을 빌기 위해 향나무를 강이나 바다에 묻곤 했다. 이를 매향이라 부른다. 주로 기수역의 바닷가 마을에서 이뤄졌는데, 1000년이 지난 뒤 묻힌 향을 꺼내 부처님 전에 피우면 모든 소원이 이뤄진다고 믿었다. 이 같은 바람이 잠들어 있는 곳이 바로 향호다. ‘향호’란 이름의 유래는 두 가지다. 오래전 1000년 묵은 향나무를 호수에 묻었는데,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마다 향나무가 묻힌 곳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고 한다. 이는 조선시대 시인 안숭검이 지은 산수비기에 전해 오는 유래다. 1000년 된 향나무가 홍수에 떠내려와 향호에 잠겼다는 설도 있다. 향호는 ‘바우길 13구간-향호 바람의 길(14㎞)’의 한 구간이다. 호수 주변으로 목재 데크가 놓여 있다. 잔잔한 호수를 넋 놓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속 응어리가 치유되는 듯하다. 슬그머니 궁금증도 생긴다. 호수 아래 잠겨 있다는 향나무는 다시 떠오를 수 있을까. 혼돈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후손들에게 매향의 빛을 비춰 줄 수 있을까.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 강릉 분기점에서 동해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주문진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속초 쪽에서 내려오는 방법도 있다. 미시령터널을 지나 동해고속도로 속초 나들목을 지나면 주문진 나들목으로 곧장 연결된다. 눈 때문에 통제되지 않는다면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으로 나와 월정사, 진고개, 송천약수를 거쳐 가는 것도 좋다. 오대산 자락의 수려한 겨울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주문진 시장 안에 주문진관광안내소(640-4535)가 있다. 문화관광해설사가 상주한다. →맛집 : 교동반점(646-3833)은 옛 짬뽕에 향수를 느끼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진득한 국물과 차진 면이 잘 어우러졌다. 다만 요즘 유행하는 ‘불맛’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오대산 자락의 진고개에서 강릉 방향으로 흐르는 연곡천 주변에선 꾹저구탕을 맛볼 수 있다. 꾹저구는 한국 특산 어류로 영동 지역 수계에서 주로 발견된다. 통째 끓이는 집도 있지만 대부분은 꾹저구를 갈아 추어탕처럼 걸쭉하게 끓여 낸다. 연곡꾹저구탕(661-1494)이 알려졌다. 여정의 마무리는 커피가 제격이다. 사천항 일대와 커피거리가 조성된 강릉항 안목해변 등에 커피 명가들이 늘어서 있다. →잘 곳 : 영진해변 뒤편의 노벰버(662-6642), 경포대 안쪽의 비치호텔(643-6699) 등이 가격 대비 시설이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양반들의 잠자리가 궁금하다면 선교장(646-3270) 한옥 체험도 좋겠다. angler@seoul.co.kr
  • 부천에서는 부동산중개사무소 이틀 만에 문 연다

    경기 부천시는 올해부터 부동산중개사무소 개설등록 처리 기간을 7일에서 2일로 줄이는 등 ‘일사천리+α 중개행정서비스’를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선처리·후결재로 민원처리 단계를 간소화했다. 시에 개설등록증을 제출하면 이틀 내 먼저 등록증을 발급해준다. 이후 개설등록처리 기간 해당 중개사의 결격사유나 범죄경력, 사무실 임대차계약서, 중개업소 간판 등을 점검한다. 현재 부천의 부동산중개업소는 1700여곳에 달한다. 등록관청 기준으로 2200곳인 서울 강남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자치단체이다. 부동산 중개 시 투명성도 강화했다. 앞으로 지역 내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은 사진과 이름이 표기된 명찰을 가슴에 패용해야 한다. 2010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 모두 플라스틱 ID카드로 교체하기로 했다. 김태동 부동산과장은 “등록증 교부기간이 이틀로 크게 줄어 신규 부동산중개 사업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 중개업이 건전하고 투명해지도록 지속적으로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朴대통령, 이재용 독대하며 “승마지원 왜 늦나” 크게 화내

    朴대통령, 이재용 독대하며 “승마지원 왜 늦나” 크게 화내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독대 자리에서 승마협회 지원이 늦어지는 문제를 언급하며 크게 화를 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에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과의 독대 이후 회의를 소집, 삼성의 대한승마협회 지원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국민일보는 사정 당국과 특검팀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 25일 청와대 안가에서 이 부회장과 독대를 했고,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의 역정에 당황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당시 박 대통령이 “삼성의 승마협회 지원이 왜 늦어지느냐”며 이 부회장을 질책했고, 30∼40분 동안 이어진 독대에서 박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약 20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전까지 승마협회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고, 독대 후 곧바로 박상진(대한승마협회장 겸임) 삼성전자 사장 등을 불러 내용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삼성은 최순실(61)씨가 독일에 세운 ‘코레스포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었고, 2015년 10월까지 약 35억원을 송금했다. 최씨 딸 정유라(21)씨가 탈 말 등을 구입하는 데 추가로 약 43억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특검팀 조사를 받은 삼성 고위 관계자들도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과 독대 직후 승마 지원 문제를 논의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의 승마 지원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대가로 보고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혐의를 수사 중인데, 박 대통령의 공갈 혐의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오늘만 같지 않기를 - 조현주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오늘만 같지 않기를 - 조현주

    >>등장인물 노대복 69세, 마을버스기사 양옥화 67세, 노대복의 아내 노운수 45세, 노대복·양옥화의 아들, 택시기사 노만석 22세, 노운수의 아들, 퀵서비스맨 때어느 가을 토요일 저녁 장소한눈에도 오래되고 허름해 보이는 집의 거실이다. 거실 벽은 얇은 나무합판으로 둘러쳐져 있다. 군데군데 칠이 벗겨지거나 나무합판이 삐져나온 곳이 보인다. 가구나 테이블, 가전제품, 주방의 싱크대 등에도 오랫동안 사용한 흔적이 역력하다. 무대 뒤쪽은 주방이다. 싱크대와 냉장고 등이 있고, 냉장고 앞에 식탁으로 사용하는 원목 탁자가 있다. 주방 오른쪽으로는 미닫이문이 있고, 이 문을 나가 좁고 긴 복도를 따라가면 현관문이 나온다(객석에서 현관문은 보이지 않는다). 미닫이문 오른쪽 벽에는 커다란 전신 거울이 걸려 있고, 그 바로 옆은 노만석의 방이다. 주방 왼쪽으로는 뒷마당으로 바로 연결되는, 스테인리스로 된 문이 있다. 뒷마당에는 양옥화가 가꾸는 텃밭이 있다. 파나 고추 같은 것들을 키운다. 바로 옆에 방문이 있고(노운수의 방), 그 옆에 또 하나의 문이 있다. 이곳은 욕실 겸 화장실이다. 그리고 그 옆으로 또 하나의 방문이 있다(노대복, 양옥화의 방). 방문이 마치 이 집 인테리어의 전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 외의 특별한 건 보이지 않는다. 흔한 액자조차 벽에 걸려 있지 않다. 무대 앞쪽에는 온 가족이 앉을 수 있는 패브릭 소파가 객석을 향해 디귿자로 배치되어 있고 담요 같은 것들이 걸쳐져 있다. 왼쪽 소파에는 마른 빨랫감들이 아무렇게 놓여 있다. 가운데에는 테이블이 놓여 있고 꽃병이 있다. 테이블은 나무의 밑동을 잘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 역시 오래돼 보인다. 무대 밝아지면 대복, 방문을 열고 등장한다. 주방을 어슬렁거리며 뭔가를 찾고 있다. 잠시 후 뭘 찾는지를 잊어버린 사람처럼 가만히 서서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 기억이 났는지 서랍장을 뒤져 손톱깎이를 찾아 소파 쪽으로 온다. 소파 끝에 엉덩이를 걸치고 테이블 위에 발을 올려놓는다. 자신의 발을 불만스러운 듯 이리저리 살피는 대복. 한참을 들여다보다 깎기 시작한다. 통증이 있는지 간간이 허리를 펴고 심호흡을 한다. 동작을 반복하다 신경질이 나는지 손톱깎이를 옆 소파에 던져 버린다. 대복 빌어먹을! 발가락을 뽑아내든가 해야지. 소파에 드러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손톱깎이를 찾는다. 다시 발톱을 깎기 시작하는 대복. 곧바로 미닫이문이 열리고 휘파람을 불며 운수 등장한다. 무스로 정돈한 올백 머리, 알이 큰 선글라스를 쓰고, 동선운수라고 쓰인 택시회사의 제복을 입고 있다. 거울을 보며 한껏 폼을 잡는 운수. 그런 모습을 한심한 듯 쳐다보는 대복. 잠시 후 둘의 눈이 마주친다. 과장되게 인사를 건네는 운수. 운수 그간 옥체 건강하셨습니까? 대복 누구? 운수 저는 그러니까, 아들입니다. 대복 그런 이름은 내 머릿속엔 없는데. 여긴 어떻게? 분명 문을 걸어 잠갔는데. 운수 수척해 보이십니다, 아버님. 들어가서 쉬시지요. (혼잣말처럼, 하지만 대복에게도 들릴 정도로 크게) 큰일이야, 빨리 기억이 돌아와야 할 텐데. 대복 뽑아낼 게 있는데 뽑아낼 수가 없네요. 어째야 합니까, 하나님. 운수 하나님은 바쁘셔서 그런 기도는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대복 쑤욱, 하고 뽑혀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운수 세상에 있는 건 다 있을 만한 이유가 있어섭니다. 마음에 평안을 찾으시지요. 대복 실수를 하셨습니다. 아주 큰 실수를 하셨어요, 하나님. (발톱에 통증을 느끼는지 인상을 찡그린다) 운수 병원엘 가세요. 왜 가만히 두고 병을 키워요? 대복 내 병을 키우는 건 네놈이다, 이 망할 자식아. 운수 또, 또 그러신다. 혈압도 높은 양반이. 대복 어디 가서 뭘 했기에 이제야 기어들어오는 거냐? 운수 뭘 하긴요, 일했죠. 대복 네놈이 야간조인 건 너만 모르고 우리 가족이 다 알아. 운수 일 끝나고 피곤해서 그냥 회사 근처에서 잤습니다. 대복 걸어서 이십 분이면 오는 너의 회사 말이냐? 운수 밤새 운전만 하면 다리가 부어요. 천근만근입니다. 대복 그래, 알지 알아. 나도 사십 년을 운전만 해서 발톱이 이 모양이지. 보이냐? (발을 들어 운수 쪽으로 내민다) 얼빠진 놈. 대체 언제 정신을 차리려고. 운수 그만하세요. 저도 낼모레면 오십이에요. 대복 아유, 그러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겨우 칠십밖에 처먹지 않아서. 운수 먹을 만큼 먹었다는 거죠. 대복 어디서 같잖게 나이 타령이야? 운수 조심하세요. 곧 터집니다, 제 인생에 잭팟이. 뒷일, 감당할 수 있으시겠어요? 대복 감당 못해도 좋으니 제발 좀 터져다오 그놈의 잭팟. 운수 두고 보세요. (거울을 보며 머리를 다듬는다) 대복 (그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다 발톱을 깎기 시작한다) 어디 이름 모를 강에 가서 돌 껴안고 뛰어들든가 해야지. 운수 (소파에 앉으며) 그 의사 새끼 그거 돌팔이였나봐요. 수술한 지 얼마 됐다고 또 그래요? 대복 내성발톱이란 게 원래 그렇다. 운수 원래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요즘 같은 세상에. 대복 내 자식도 내 맘처럼 안 되는데, 뭔들 되겠냐? 운수 이 자식새끼는 자나깨나 아버님, 어머님 생각뿐입니다. 대복 자나깨나 노름 생각뿐이겠지. 운수 노름이라뇨. 친, 목, 도, 모. 남들이 오해하겠어요. 대복 그래. 하룻밤에 몇 백만 원이 오가는 친목도모. 운수 전 아니에요. 그런 돈도 없고. 대복 얼마나 다행이냐, 네놈이 개털인 게. 운수 총알만 있으면. (대복의 험악한 얼굴을 보고) 농담이에요, 농담. 대복 네 엄마 한 번 더 쓰러지면 네 귓구멍에 총알을 박아주마. 운수 말씀 한번 살벌하십니다. 대복 이 집의 절반이 아직도 은행 거라는 것도 잊지 않았겠지, 응? 내가 평생을 일해 장만한 이 집 말이야,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51-23번지! 운수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느낌이 와요. 운의 바람이 저한테 불어오고 있다고요. 대복 여기 죄 많은 노름꾼 하나가 정신 못 차리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회개할 수 있게 정수리에 번개라도 내리쳐 주세요. 운수 요즘엔 말이죠, 상대가 어떤 패를 들었는지가 보여요. 대복 세 치 혀로 거짓을 일삼는 죄인입니다. 지옥의 문을 잠깐 열었다 닫아주실 순 없으신가요? 그 틈으로 살짝 밀어 넣고 싶습니다만. 운수 진짜라고요. 앉아서 딱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저놈이 지금 땡을 쥐고 있구나, 삼팔따라지를 쥐고 구라를 치고 있구나, 하는 게 보입니다. 대복 그거 정말 놀라운 일이구나. 어찌나 놀라운지 전혀 믿기지가 않아. 운수 열에 여덟은 정확하게 맞힙니다. 이제야 빛을 보는 겁니다, 그간의 세월 동안 쌓인 경험과 그리고. 대복 돈과 빚이. 운수 네, 그렇죠. 정말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터집니다, 빰빠라밤~. 대복 내 속이나 터지게 하지 마라. (사이) 그런데. 운수 네, 존경하는 아버님. 대복 상대 패가 보이는데 왜 돈을 못 따는 거냐? 운수 중요한 지적이십니다. 대복 이유가 뭐냐? 운수 제 패가 그놈들 패보다 낮아서죠. 대복 아! 그렇구나. 그렇지, 그래. 그걸 몰랐네. 내가 몰랐어. (사이) 어떤 패를 들었는지는 보이는데, 그 패를 이길 수 없는 개패만 들어온다 이거지. 그렇지? 운수 환장할 일이죠. 한 끗으로 밟히고 족보로 밟히고 땡으로도 밟히고. 대복 그러니까, 재수가 없는 놈이구나 너는. 운수 기다리세요. 아스팔트는 깔렸습니다.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대복 노름꾼에 거짓말쟁이에 재수까지 없는 아이입니다. 하나님 곁에 자리가 남아 있나요? 운수 정말, 미치겠다니까요. 대복 정신 빠진 놈. 발톱을 정리하고 대복이 뒷마당으로 나가자 운수는 피곤한지 소파에 깊이 몸을 묻는다. 잠시 후 안방 문을 열고 옥화 등장. 손에 쥔 기저귀를 주방 쪽에 있는 휴지통에 버린 후 소파 쪽으로 와 잠든 운수를 본다. 옆 소파에 걸쳐진 담요를 들어 운수의 몸에 덮어주는 옥화. 뒷마당에서 들어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대복, 가만히 서 있다가 안방으로 들어간다. 옥화, 소파에 앉아 이불을 개기 시작한다. 운수 (깜짝 놀라 일어나며 잠꼬대한다) 야 이 개새끼야, 이 씨벌놈아. 내 돈이야. (허공의 한 점을 응시하며 씩씩댄다. 뜨악해하는 옥화와 눈이 마주치자 태연한 척한다) 언제 나오셨어요? 옥화 미칠 거면 저 산골 오지 같은 데 가서 미쳐다오. 내가 못 찾아갈 곳에. 운수 며칠 만에 본 아들이 조금은 반갑지 않으세요? 옥화 그럴 리가. 전~혀 반갑지가 않단다. 운수 마음에도 없는 말 하십니다 또. 옥화 네가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운수 별일 없었어요? 옥화 없었다. 운수 정말요? 옥화 어제도 없었고 오늘도 없었고, 내일도 없을 거다. 하긴, 그런 게 너한테 뭐 중요하겠니. 한 달에 반을 밖에서 자는 애가. 운수 저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겠어요. 옥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날 도와주는 거다. 운수 그럴까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멍청하게 손가락만 빨고 집안에 처박혀 있을까요? (사이) 빌어먹을. (일어난다) 옥화 혹시, 여자 생겼냐? 운수 무슨 소리에요? 옥화 정희 엄마가 봤다더라, 네가 어제 젊은 여자랑 시장 입구 족발집에 있는 걸. 운수 (다시 자리에 앉는다) 아, 그분. 평생을 남 얘기로 입을 털어오신 분이죠. 옥화 그래도 없는 얘긴 안 턴다. 누군데? 운수 아무 사이 아니에요. 옥화 말해봐. 어떤 사람인데? 운수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옥화 너 갔다 온 거 알아? 운수 나 참. 그냥 아는 다방 여자애예요. 옥화 다방? 운수 (실망한 듯 보이는 옥화를 보며) 대체 뭘 생각했던 거예요? 아직도 저한테 무슨 기대 같은 걸 갖고 계세요? 옥화 그런 거 없다. (사이) 좀 제대로 된 여잘 만나면 세상이 무너지냐? 운수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해요. 옥화 알아서 하기는. 알아서 해서 이 모양 이 꼴이지. 운수 어머니! 불편한 침묵이 흐른다. 잠시 후 아기 울음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온다. 울음소리 점점 커진다. 운수 저거 아직도 안 갖다 버렸어요? 옥화 말 좀 예쁘게 해라. 저거라니. 운수 만석인 어디 갔어요? 옥화 씻는다. 운수 이 자식은 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옥화 이따 데려다주기로 했다더라. 운수 그래요? 옥화 정말 우리가 키우면 안 되겠냐? 운수 누구요? 옥화 우리! 운수 정신 나간 소리 하지 마세요. 옥화 만석인 절대 안 된다는데, 네가 얘기 좀 잘 해봐. 운수 나도 싫어요. 그리고 그게 그럴 수가 없어요. 대복 (목소리) 여보, 이리 좀 들어와 봐. 옥화, 뭔가 더 이야기를 하려다 말고 방으로 들어간다. 방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소파에 기대서 거실을 둘러보는 운수. 욕실 문이 열리고, 바지와 러닝만 입은 만석이 머리를 털며 등장. 운수 여, 아들. (모른 체하는 만석을 향해) 인사 좀 하지. 만석 오셨어요. 운수 그래. (방으로 곧장 들어가려는 만석을 멈춰 세우며) 아들아. 이리 좀 앉아봐라. 만석 바쁩니다. 운수 나도 바빠. 딱 일 분만 얘기하자. 만석 (앉으며) 왜요? 운수 (무심하게) 너, 뭐하는 놈이야? 만석 뭐가요? 운수 (주방 쪽에 있는 종이상자를 가리키며) 저거 말이야. 만석 저게 뭐예요? 운수 저거 말이야, 저거. 벌써 며칠째야? 열흘 정도 되지 않았냐? 만석 (알아차리고) 일주일밖에 안 됐어요. 운수 밖에는 뭐가 밖에야? 그 일주일 새에 저 방 안에 뭐가 채워졌는지 모르냐? 젖병에 딸랑이에 인형에. 그것만으로도 한 살림이다. 만석 오늘 데리고 갈 겁니다. 담당자 만나기로 했어요. 운수 그런 건 바로바로 처리했어야지. 만석 제가 알아서 합니다. 운수 아니지, 아니지. 이건 우리의 문제라고. 네가 저걸 이 집 안에 들여놓았던 순간부터 말이야, 우리 가족은 모두 공범이 된 거라고. 만석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담당공무원과도 이미 다 얘기가 됐거든요. 운수 공무원? 이 자식 순진하게. 걔네들이 뒤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누가 알아? 다짐을 받아 놔야지 서면으로다. 만석 믿을 만한 사람들이에요. 애 있는 동안 매일 찾아와서 체크하고. 운수 (말 자르며) 확실하게 하란 말이다. (사이) 여자는? 연락은 됐고? 만석 아뇨. 전화기가 계속 꺼져 있어요. 운수 처음 몇 번은 받았잖아. 만석 받았죠. 운수 뭐라고 그랬댔지? 그 남자 애가 확실하니까 잘 키우든, 아님 고아원에 버리든 알아서 하라고? 만석 그랬죠. 운수 망통 같은 년. 애가 무슨 쓰레기야? (사이) 남자는? 만석 여전히 연락 두절. 출입국 기록을 보면 필리핀 쪽으로 간 것 같다던데. 운수 하긴 나라도 웬 여자가 네 애 낳았으니까 네가 알아서 키워 했으면 외국으로 떴을 거다. 만석 경찰이 조사하고 있으니까 곧 해결되겠죠. 운수 뭐, 하든 말든. 아무튼 요즘 젊은 것들은 이해를 못 하겠어. 대체 어떤 강심장이면 애를 박스에 담아서 퀵으로 보낼 수 있나? 대단해, 대단해. 졸라게 놀라워. 안 그러냐? 만석 전 별로. 어렸을 때부터 하도 놀라운 일을 많이 겪어서. 본인이 제일 잘 아시잖아요. 운수 넌 누굴 닮아서 그렇게 비아냥이 수준급이냐? (말이 없는 만석을 향해) 됐고. 정말 네 애 아니지? 마지막 기회다. 지금 말하면 다 용서해주마. 만석 대체 몇 번을.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요? 운수 근데 너도 생각을 해봐. 퀵으로 물건을 받았어. 물건을 받았는데 수취인이 없어. 수취인도 없고 돈도 착불이라 못 받고. 다시 연락을 하니까 전화기가 꺼져 있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가져왔는데, 짜잔. 램프의 요정처럼 아이가 튀어나왔네? 너라면 이게 이해가 가냐? 만석 이해가 안 가면 이해를 하지 마세요. 어차피 관심도 없잖아요. 운수 네가 이 애빌 가다마사, 띄엄띄엄 보는, 아주 건방진 경향이 있는데. 만석 (말 자르며) 됐어요. 내 애 아니고, 오늘 데려다줄 거고, 그걸로 끝입니다. 그러니 더는 아무 말 마세요. 운수 (곰곰이 생각하다) 그런데 말이야. 이런 경우엔, 뭔가 보상금 같은 거 안 주냐? 일주일을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했는데. 만석 안 줍니다. 버려진 애 돌봐주고 무슨 돈을 바래요? 양심도 없어요? 운수 멍청한 소리 하지 마라. 양심이 무슨 소용이라고. 그러다 손가락 빨고 사는 거야. 손해만 보다 빚더미에 올라앉는 거고. 만석 우리 집도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죠. 누구 덕분에. 운수 (기분 나빠하지 않고 반색하며) 그러니까, 뭔가 탈출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아들아. 그런 의미에서, 총알 좀 있냐? 이번에야말로 빚에서 좀 벗어나보게. 만석 (어이없어하며) 없어요. 운수 갚는다, 갚아. 이번에 한꺼번에 갚는다. 얼마지 이제까지 빌린 게? 한 백만 원 되냐? 만석 이백십팔만 사천오백 원이요! 운수 거짓말하지 말고. 만석 이자 빼고 원금만! 운수 그렇게 많았냐? 사천오백원은 뭐야? 대복 지난주에 가져간 담뱃값이요. 운수 아, 그래, 백 원짜리랑 십 원짜리 말이지. 집 앞 편의점 알바애가 실실 쪼개더라. 십 원이 남네요, 하면서. 그 뒤로 내가 거길 못 가요. 만석 능력 없으면 끊으세요. 운수 담배까지 못 피우면 이 엿 같은 세상을 어떻게 견디겠냐? 만석 그래서, 얼마요? 운수, 비굴하게 웃으며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인다. 만석,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만석 여기요. 운수 (지폐를 보며) 뭐냐 이게? 만석 담배 네 갑은 살 수 있을 겁니다. 운수 (손가락 두 개를 힘차게 펴며) 이 두 개를 말한 거지, (손가락을 굽혀서 내보이며) 이 두 개가 아니라. 만석 없어요. 운수 그러지 말고. 이번 주말 지나면 바로 준다니까, 진짜로. 만석 없습니다. (사이) 다음주 할머니 병원 가는 거 알고 있죠? 운수 벌써 한 달이 지났냐? 만석 이번엔 몇 십만 원이라도 좀 내세요. 할아버지도 나도 이제 돈 나올 데가 없어요. 목구멍까지 찼다고요. 운수 알았어, 알았어. (혼잣말처럼) 그러니까 내가 신약으로 하자니까. 만석 할머니가 빨리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운수 네 할머니이기 전에 내 엄마야. 어디서 돼먹지 않은 소리야? 만석 똑바로 하시라고요, 그러니까. (지갑에서 오만 원짜리 지폐를 하나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이게 다예요. 운수 필요 없어, 새끼야. 보자 보자 하니까 지 애비를 허수아비 짚단으로 알아. 싸가지 없는 새끼.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간다. 잠시 후 다시 나와 지폐를 챙기고 욕실로 향한다) 두고 봐, 이자까지 톡톡히 쳐서 네놈 얼굴에 뿌려줄 테니까. 만석 이백이십오만 사천오백 원입니다. 운수, 가만히 노려보다 욕실로 들어가 문을 세차게 닫는다. 멍하니 지갑을 들여다보는 만석. 한숨을 쉬다 옆에 놓여 있는 빨랫감을 발견하고 정리하기 시작한다. 잠시 후 빈 분유통을 들고 나오는 옥화. 분유통을 싱크대에 넣은 후 소파로 와 앉는다. 옥화 저녁은 어떡할래? 만석 바로 나가봐야 해요. 옥화 뭐가 급하다고 밥도 걸러. 찌개 끓여 놓은 거 데우면 되니까 한술 뜨고 가. 만석 담당 직원이 곧 전화할 거예요. 준비하고 있다 바로 나가야 해요. 옥화 그 사람은 주말에도 일한다니? 만석 그 사람도 빨리 마무리하고 싶겠죠. 옥화 여기 있는다고 애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뭘 그리 야박하게. 전화해서 월요일에 데리러 오라 그래라. 만석 이미 끝난 일이에요. 더이상은 안 돼요. 아까 얘기드렸잖아요. 옥화 그래도 그러는 게 아니야. 애를 데려가면 재울 데는 있대? 분유는 탈 줄 알고? 이제야 겨우 적응 좀 했는데, 또 이렇게 다른 데로 보내면 애가 놀라. 월요일에 오라 그래. 만석 그 사람들은 그게 직업이에요. 버려진 애들 보살피는 거. 옥화 버려지다니. 만석 빨리 가야 적응을 하죠. 여기서 계속 살 수 없잖아요? 옥화 왜 못 살아? 그냥 살면 되지. 아버지가 아무 얘기 안 하던? 만석 (얼버무리며) 별말 없었는데요. 옥화 하여튼 도움이 안 돼요. (사이) 한 번 더 생각해봐라. 만석 뭘요? 옥화 우리가 키우는 거 말이다. 만석 (단호하게) 그건 안 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옥화 네가 말한 그 절차라는 것만 해결하면 키울 수 있는 거잖냐. 만석 그냥 들은 걸 얘기한 거예요. 저도 잘 몰라요. 사실 알고 싶지도 않고요. 옥화 그 애 얼굴을 봐서 알잖니? 큰 눈망울, 둥근 콧잔등에 숱도 무성하고. 사랑받으며 크면 이쁘게 자랄 거야. 천벌받아, 그런 애 버리면. 만석 천벌받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어요. 애가 어떻게 되든 말든 버리고 도망간 사람들이죠. 옥화 이 할미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겠지 싶다. 만석 자식을 버리는 게 이해가 가요 할머닌? 그래요? 옥화 (당황하며) 그건 아니다만. 그래도 이게 다 인연 아니겠나 싶고. 만석 여긴 그냥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에요. 길어지면 불행한 인연이 될 뿐이죠. 옥화 애 생각을 해봐라. 어디 멀리 외국에 보내져서 소젖 짜고 양털이나 벗겨내게 할 셈이냐? 만석 누가 그래요? 옥화 나도 귀가 있고 눈이 있어. 티비에서 다 봤다. 만석 팔려 가는 게 아니에요, 입양이죠. 외국 가서 더 잘 먹고 좋은 교육받고 더 사랑받고 클 거예요. 그리고 아무려면 어때요. 내 아이도 아닌데. 옥화 우리 손자가 언제부터 이렇게 인정머리가 없어졌을까. 민달팽이 집이 없다고, 불쌍하다고 울던 우리 착한 손자는 어디 갔을까. 응? (사이, 달래듯) 그러지 말자. 어디 보내지 말고 우리가 키우자. 만석 우리 형편을 좀 생각하세요. 옥화 입 하나 는다고 당장 내일 굶어 죽는다니? 제 먹을 건 타고나는 거야. 만석 다 있는 사람들 이야기에요. 옥화 네가 그렇게 나오면 나도 다 생각이 있다. 만석 무슨 생각이요? 옥화 그 절차라는 거, 내가 하면 되지. 만석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옥화 왜 말이 안 돼? 만석 할머니는 안 돼요. 옥화 내가 왜 안 돼? 만석 암 환자가 무슨 애를 키워요? 옥화 (당황하며) 그게 무슨. 암 환잔 애를 못 키운다니? 만석 입양도 못 할 거예요. 옥화 이 집에 나 혼자뿐이냐? 너도 있고, 운수도 있고, 네 할아버지도 있고. 만석 전 빼주세요. 도와 드리지 않을 거니까. 옥화 그래, 그럼 넌 빠지고. 나랑 네 애비랑, 아니 네 할아버지랑 키우지 뭐. 만석 맘대로 하세요. 근데 애는 오늘 데리고 갈 거예요. 그렇게 하기로 했고요. 얘긴 끝났습니다. 옥화 안 된다. 그렇게 안 둘 거야, 이 할미가. 만석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렇게 하셔야 해요. (방으로 향한다) 옥화 (혼잣말처럼) 커갈수록 지 애비를 닮아가는 건지. 만석, 옥화의 말을 듣고 잠시 멈춰 서 있다가 그대로 방으로 들어간다. 옥화, 멍하니 앉아 있다. 잠시 후 대복 안방에서 나온다. 검정색 양복을 입고 있다. 욕실 문을 열고 깜짝 놀라는 대복. 대복 아이고 깜짝이야. 뭔 짓이냐, 이 망할 자식아! 운수 (목소리만) 뭐가요? 대복 왜 그러고 섰냐고? 운수 (목소리만) 하루에 삼사 분씩 이렇게 물구나무를 서줘야 뇌경색에 안 걸린답니다. 대복 옷이나 처입고 해라. 운수 (목소리만) 아버지, 여긴 욕실이라고요.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는 대복. 주방으로 가 대충 손을 닦고 거실 쪽으로 나와 소파에 앉는다. 대복 애새끼가 갈수록 이상해져. (사이, 혼자 웃으며) 아, 고놈, 참 여자애라서 그런지 애교가 장난이 아니네. 눈웃음치는 게 어찌나 이쁜지. 안 그래? (옥화가 반응이 없자) 뭐해? 옥화 응? 왜요 왜? 대복 어따 정신을 팔고 있어? 옥화 뭐라고 했어요? 대복 밥 먹자고. 옥화 아, 그래요, 그래야죠. 대복 (일어서는 옥화를 말리며) 이 사람이 나사가 빠졌나. 있어 그냥. 저녁은 무슨. 연씨네 상갓집 가기로 했잖아. 옥화 어디요? 아, 그랬죠, 상갓집. 대복 약 때문에 그래? (문득 생각난 듯) 아, 애는 만석이가 보나? 옥화 (힘없이) 조금 있다 데려다주기로 했대요. 대복 (실망한 듯,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래. 오늘? 뭔 사람들이 주말에도 일을 하나. 옥화 만석일 잘못 키웠나 봐요. 대복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옥화 엄마 없는 손자새끼, 기 안 죽이고 번듯하게 키우려고 어르고 달래고 오냐오냐 키웠더니 어른 되더니 인정머리도 없고, 고집불통에, 저밖에 모르고. 대복 헛소리하지 마. 만석이만 한 놈이 요즘 세상에 어디 있다고. 내가 살면서 유일한 자랑거리가 있으면 만석이 놈이 내 손자라는 거야. 옥화 나도 그런 줄 알았죠. 대복 맘고생을 하면서 커서 그런지 어린놈이 어둔 구석이 있긴 하지만. 옥화 친구도 하나 없는 거 아니겠죠? 대복 헛소리 지껄일 거면 가서 옷이나 챙겨 입고 나와. 옥화 정말 우리가 키우면 안 될까요? 대복 누굴? 옥화 저 애요. 대복 어허, 이 사람. 물이나 줘. 옥화 왜요? 불가능한 일도 아니잖아요. 대복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무책임한 일이지. 옥화 (물을 가지러 가며) 풍족하게 키우진 못해도 부족하게 안 키우면 되잖아요. 딴 집에 가서 어떻게 클지 누가 알아요.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데. 대복 당신이 신경쓸 일 아니야 그건. 옥화 그럼 난 뭘 할까요? 왜요? 당신도 암 환자가 뭔 소릴 하나 싶은 거예요? 대복 이 사람, 할 게 왜 없어? 옥화 뭐요? 대복 (무심하게) 잘 보내줘야지. 둘 다 잠시 말이 없다. 잠시 후 물을 떠서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 옥화. 대복, 마신다. 대복 (곧바로 잔을 내려놓으며) 찬물 없어? 옥화 따뜻한 거 드세요. 대복 사십 년 동안 내가 따뜻하게 마시는 거 봤어? 옥화 배 아프다면서요. 대복 그런 적 없는데. 옥화 지난밤에도 배 붙잡고 끙끙댄 거 다 알아요. 대복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안 돼. 살던 대로 살아야지. 옥화 살던 대로 살아서 이 모양 이 꼴이잖아요. 대복 우리 꼴이 어때서? 이만하면 잘살았지. (냉장고 냉동칸에서 얼음을 꺼내 컵에 담아 휘젓는다) 옥화 거기 찬장 위에 좀 봐요. 대복 왜? 옥화 만석이가 무슨 비타민인가 사왔다고 하루에 하나씩 먹으라고 했어요. 대복 (찬장을 뒤적여 약통을 꺼내 읽는다) 아쿠알렌? 이게 뭔데? 옥화 몰라요, 몸에 좋대요. 대복 당신이나 먹어. 옥화 드세요. 대복 아, 안 먹어. 내가 평생 약이란 걸 먹고 살았던가. 당신이나 꼬박꼬박 챙겨 먹어, 까먹지 말고. (약통을 다시 찬장에 넣는다) 옥화 난 다른 약 못 먹어요. 의사가 그랬어요, 치료하는 동안 다른 약은 먹지도 말라고. 대복 (찬장 문을 닫으며) 아, 몰라. 그럼 낫고 나서 먹든가. (그냥 물만 마신다) 옥화 사람이 말을 하면 듣는 척이라도 좀 해봐요. 따뜻한 물도 싫다, 약도 싫다, 그놈의 고집은. 대복 칠십 년을 이렇게 살았어. (소파 테이블로 잔을 가져온다) 옥화 앞으로 반백년은 더 살 텐데, 지금부터라도 건강 챙겨야죠. 대복 시답지 않은 소리. 오늘내일하는데 새삼스럽게 뭔 건강 타령이야. 요즘엔 아주 귀가 따가워, 하도 몸 여기저기가 곡소리를 내서. 운전도 그만해야 할까봐. 무슨 정신으로 운전을 하는지 모르겠어. 이젠 내가 겁이 나. 차 몰고 가다 승객들 얼굴을 보면 이 사람들, 다 내 저승길에 데려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 요즘엔 정말이지 제발 곱게만 죽었으면 하는 게. (시무룩해하는 옥화를 보며) 괜찮겠어? 상갓집엔 나 혼자 가도 돼. 옥화 아니에요, 같이 가요. 연씨네가 남도 아니고. 대복 인생 참 허무하지. 그 양반이 그렇게 갈 줄 누가 알았어? 옥화 그러게요. 그렇게 시간 아깝다고, 바쁘게 살아야 한다더니 정말 바쁘게 가버렸네요. 대복 그러니까, 뭐든 적당히 하며 살아야 해. (사이) 몸은 어때? 옥화 그냥 그래요. 대복 그냥 그렇다고? 옥화 그냥 그렇다고요. 대복 그냥 그런 게 어떻다는 거야?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 옥화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아요. 대복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다) 그러니까 그게 뭔 말이야? 옥화 아휴, 그냥 그런 줄 알아요. 대복 (멋쩍은 듯 주변을 둘러본다) 사람이, 자꾸, 화가 늘어. 옥화 피곤해요. 좀 누워 있다 나올게요. 대복 전기장판 켜놨어. 옥화 벌써 무슨 전기장판을 켜요, 돈 아깝게. 대복 쓸데없는 소리 말고. 자면서 오들오들 떠는 거 보기 싫어. 이불도 깔아놨으니까 가서 누워 있어. 옥화 (문득 생각난 듯) 애들 밥을 차려줘야 하는데. 대복 내가 차려줄 테니까 들어가. 옥화 당신이 무슨. 대복 어허, 들어가. 나도 다 할 줄 알아. 옥화 (머뭇거리다) 그럼, 좀만 누울게요. 대복 들어가, 들어가. 옥화 방으로 들어가고 홀로 남은 대복. 천천히 거울 앞으로 걸어간다. 양복 안주머니에서 넥타이를 꺼내 매기 시작한다. 하지만 잘되지 않는지 번번이 실패한다. 욕실 문을 나와 가만히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운수. 대복이 포기하고 소파로 걸어 나오자 헛기침을 하며 소파로 다가오는 운수. 욕실로 들어갈 때와 똑같은 모습이다. 운수 아, 개운하다. 대복 (시계를 보고, 운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제대로 씻기나 한 거냐? 운수 진정한 신사는 항상 한결같아야 합니다. 대복 네가 한결같이 얼간이긴 하지. 운수 또 그러신다. 하나뿐인 아들이 얼간이면 퍽도 좋으시겠네요. 대복 이럴 줄 알았다면 줄줄이 낳을 걸 그랬지. 운수 그러시지 그랬어요? 대복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그랬다. 네놈 하나 건사하기도 버거울 것 같아서. 운수 찢어지게 가난한 건 아니었잖아요, 우리가? 대복 (놀란 얼굴로) 네놈 태어났을 때 우리 전 재산이 얼마였는 줄 아냐? 수중에 칠만 원이 있었다, 칠만 원! 자장면 한 그릇에 삼십 원이었는데, 그걸 못 사먹었다, 돈이 아까워서. 운수 귀에 인이 박이겠어요 그 얘긴. 대복 부탁이니 제발 그 쓸모없는 귀에 좀 박아 놔라. 어디 구멍이라도 뚫린 거냐? 왜 맨날 듣고 흘려, 흘리긴? 운수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사이) 어머닌요? 대복 방에 누워 있다. 운수 밥 먹고 바로 일하러 가야 하는데. 어머니! 대복 네가 차려 먹어라. 운수 왜요? 대복 내 마누라가 네놈 종이냐? 앞으론 네가 차려 먹어. 운수 나 참, 계속하실 거예요? 그만하시죠. 대복 밥솥 안에 밥 있고, 냄비 안에 찌개 있다. 그 손 노름할 때만 쓰지 말고 이젠 네 엄마 좀 도와라. 운수 아니, 밥을 나만 먹어요? 숟가락 하나만 얹자는데, 그것도 못마땅하세요 이젠? 대복 (넥타이를 살피면서) 네 엄마랑 난 초상집 갈 거다. 운수 무슨 초상집을 하루건너 하루씩 가요? 대복 난들 아냐? 줄줄이 하나님 품으로 가는 걸 내가 무슨 수로 막아? 운수 또, 또 흥분하신다. 대복 봐라. 네 애비 꼴을 봐. 나도 곧 간다. 차에 치여 가고, 산책하다 심장마비 걸려 가고, 자다 가고, 내 친구들 다 그렇게 갔어. 나도 멀지 않았다. 운수 아버진 오래 사실 겁니다. 걱정 마세요. 대복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물어보자. 운수 묻지 마세요. 대복 너, 나 가고 네 엄마 가면 뭐하고 살래? 그냥 지금처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동네 노름판이나 기웃거리면서 주인 없는 강아지마냥 떠돌면서 살고 싶냐? 운수 퍽도 좋겠습니다. 대복 정신 좀 차려라. 네 나이가 벌써 오십이야. 운수 오십이 뭐 어때서요? 대복 뭔가 대단한 건 못 해냈어도 대단한 척은 해야 할 나이 아니냐. 내가 딱 네 나이 때 이 집을 샀다. 빚 하나 없이. 너도 기억하지? 운수 당연히 기억하죠. 제가 그때 결혼했잖아요. 대복 (당황하며) 그랬냐? 운수 말 나온 김에 저도 하나 물어볼까요?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대복 (말 자르며) 묻지 마라. 운수 그 여잘 왜 그렇게 싫어하셨어요? 대복 그런 적 없다. 운수 나이가 너무 많아서? 근본도 알 수 없는 고아여서? 술집에서 니나노 하던 여자라서? 셋 중에 골라보세요. 아니면, 주관식으로 하셔도 되고요. (대답 없는 대복을 향해 채근하듯) 네, 네? 대복 이상한 아이였다. 음침하고 말도 없고 늘 남의 눈치만 살피고. 병 걸린 사람처럼. 운수 멀쩡할 리가 있습니까? 평생을 비바람 속에서 살아가보세요. 누구라도 이상해집니다. 하지만 절 사랑해줬습니다. 저도 사랑했고요. 대복 나는 네가 더 나은 사람을 만나길 바랬다. 운수 거짓말 마세요. 아버진 그냥 그 여자가 싫었던 겁니다. 아님, 제가 싫었던 건가요? 대복 그 시절 우리 대 부모들은 다 그랬다. 어떤 부모라도 그랬을 거야. 우린 옛날 사람이다. 운수 심지어 만석일 낳고 나서도 변하지 않으셨죠. 아버지도! 어머니도! 대복 그 애가 도망간 게 우리 탓이라는 거냐? 운수 (어이없어하며) 그럼, 누구 잘못일까요? 두 분 말고 그 여잘 싫어한 사람이 또 있었나요? 대복 그만하자. 이십 년도 지난 얘기. 운수 그러죠. 그러니까 쓸데없는 얘기하지 마세요, 아버지도. 대복 (분노하며) 쓸데없는 얘기? 그래서? 앞으로도 그렇게 개차반처럼, 한량처럼, 동네 사람들한테 손가락질받으면서 살겠다고? 운수 제 인생입니다. 남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안 써요. 대복 신경써라 써. 이 지옥불에 빠질 자식아. 이 동네에서 사십 년을 살았어. 모두가 우릴 안단 말이다. 운수 아버지를 아는 거죠. 어머니를 아는 거고. 대복 너는 뭐 어디서 날아 들어왔냐? 네가 우리 집안 골칫덩이인 것도 다 알아. 운수 그렇게 부끄러우시면 나가 드릴까요? 대복 안 되지, 안 돼. 그럴 수야 없지. 나가서 또 무슨 사골 치려고. 수작 부릴 생각 마라. 운수 아, 그렇죠. 이 집이 아직까지 반은 아버지 거죠? 대복 (정색하며) 더는 안 된다. 한 번 더 사고 치면 그땐 정말 너랑 나랑 갈라서는 거다. 운수 갈라서는 게 그리 낯선 경험이 아니라서. 대복 돈은 어떡할 거냐? 운수 무슨 돈이요? (황당해하는 대복을 향해) 갚을 테니 기다리세요. 대복 원금은 바라지도 않으니 은행이자라도 내놔라. 운수 갚습니다, 원금까지 다. 십 원짜리 하나 빼놓지 않을 테니까 두고 보세요. 대복 말했다. 이자. 운수 알았다고요. 갚는다고요. 이때 방문이 열리고 만석이 거실로 나온다. 외출복 차림이다. 운수 여, 아들아. 아버지 밥 좀 차려다오. 주방으로 향하는 만석. 밥을 차리려 하는 줄 알고 득의만만해하며 대복을 향해 웃음 짓는 운수. 만석이 박스를 살펴보고 소파 쪽으로 가져오자 실망한다. 운수 아드님? 제 말 귓구멍에 들리셨어요? 만석 차려 드세요. 바로 나가봐야 돼요. 운수 뭐 어려운 일이라고. 밥 푸고 찌개 데우고 반찬 꺼내놓으면 되지. 만석 그렇게 하시면 되겠네요. 운수 캬아, 아버지. 보셨죠. 제 아들이 저렇게 자기 소신이 있고 싸가지가 없습니다. 대복 차려 먹어라 네가. 만석아, 이리 와서 이것 좀 봐라. 운수 아버지, 우리 집안에 언제부터 예의범절이란 단어가 사라진 거죠? 대복 넥타이를 못 매겠어. 만석, 대복 목에 건 채로 넥타이를 매보다가 안 되자 벗겨내 거울 앞으로 가져가 자기 목에 걸고 매듭을 맨다. 운수 하긴. 원래 대단한 집안은 아니죠 저희가. 족보도 없고. 대복 상놈의 집안이라서 미안하구나. 운수 상놈까지는 아니고. 농민이나 소작농, 그 정도 아니었을까요 우리 조상님들은. 대복 내 십이대손 할아버지께선 정오품 정량 별좌 교리셨다. 네놈의 십삼대손 할아버지 말이다. 운수 처음 듣는 얘기네요. 대복 그럴 리가. 삼십 원짜리 자장면 얘기 다음으로 많이 해줬을 텐데. 만석 (넥타이를 대복의 목에 걸어주며) 잠깐 봐요. (정리를 해준다) 됐어요. 운수 아들아, 너는 이 얘기 들어봤냐? 우리 조상 중에 정오품 정, 뭐, 아무튼, 그런 분이 계셨다는데. 만석 근데 이거 너무 낡았어요. 대복 괜찮다. 아직 쓸 만해. 운수 아주 개가 짖는구나, 개가 짖어. 내 말은 다 씹어 드셔들. 만석 이거밖에 없어요? 여기 실밥도 다 터지고. 다른 거 하세요. 대복 괜찮다니까. 운수 손자분 말 들으세요. 온 동네가 영감님을 아신다면서요. 만석 제 거 있는데 가져올게요. 대복 (만류하며) 됐다. 상갓집에 요란하게 하고 가는 거 아냐. 이 정도가 딱 좋아. 만석 할머니랑 같이 가세요? 대복 그래. 저녁 같이 챙겨 먹어라. 만석 저도 바로 나가봐야 해요. 운수 차리고 가라. 네 아버진 배고프다. 대복 밥은 먹어야지. 운수 그래, 밥은 먹어야지. 만석 약속 있어요. 대복 그러냐? 제대로 된 거 먹고 다녀라. 운수 난 약속 없다. 밥 차려줘라. 만석 할머닌요? 대복 방에. 슬슬 깨워야겠다. 만석 제가 들어갈게요. 애도 데리고 나와야 하고. 운수 찌개 데우고 들어가라. 밥 퍼놓고 데리고 나와. 반찬도 꺼내고. 만석 그만 징징대세요. 운수 뭐, 징징? 오냐오냐하니까 이 새끼가 정말. 만석 이젠 제발 철 좀 드시죠. 운수 아유, 그래요. 철이 일찍 들어서 몸이 무거우시겠어요 우리 아드님은. 만석 가족은 안중에도 없죠? 할머니, 할아버지가 고생을 하든 말든 그냥 아버지 편한 대로 살면 그만이죠? 운수 핏대 세우지 마라. 한 대 치겠다 그러다? 만석 할머니 치료비도 그렇고. 할아버지 발톱 수술 못 하는 거 돈 없어서인 거 알고나 있어요? 대출이자가 한 달에 얼만지나 알고 있냐고? 운수 다 아니까 침 튀기지 마라. 만석 아시면 아는 만큼 내놓으세요. 운수 퍽이나 많이 내놓나 보지? 오토바이 그거 타서 얼마나 버냐? 백? 이백? 만석 다른 사람한테 손 안 벌릴 정도는 버니까 걱정 마세요. 운수 아주 그거 돈 조금 빌려줬다고. 만석 모범을 좀 보이시라고요. 운수 왜? 내가 못 미덥냐? 너도 네 엄마처럼 도망갈래? 대복 (엄하게) 그 입 다물어라. 네 귀방맹이 날릴 힘은 나도 아직 있으니까. 운수 좋아요! 한번 해볼까요, 오늘? 삼대가 진하게 한번 엉켜볼까요? 만석 그만하죠. 운수 왜? 막상 하려니까 쫄려? 어이, 아들, 와 봐. 와보라고. 운수, 자리에서 일어나는 만석을 따라가며 뒤통수를 톡톡 친다. 그러다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뒤통수를 때리자 만석이 되돌아서 운수의 양손을 잡아챈다. 바닥에 떨어지는 지폐. 곧바로 만석의 멱살을 쥐는 운수. 운수의 팔목을 강하게 쥐는 만석. 대복, 테이블에 있는 컵을 그들을 향해 던진다. 대복 나가라. 내 집에서 당장 나가. 네놈들 둘 다 나가서 영원히 돌아오지 마. 적막이 흐르고, 잠시 후 옥화가 방문을 열고 등장한다. 차분한 옷차림, 손에 바구니를 들고 있다. 바구니 안엔 아이가 잠들어 있다. 운수와 만석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무심히 지나치는 옥화. 테이블 위에 바구니를 올려놓고 소파에 앉는다. 대복을 보고 이마를 찌푸리는 옥화. 옥화 아, 또 왜 그 넥타이를 했어요. 버렸어도 벌써 버렸어야 할 걸. 대복 이 사람 버리긴 왜 버려 이걸. 옥화 멀쩡한 넥타이를 두고 왜 자꾸 그것만. 대복 다 자기 몸에 맞는 게 있는 거야. 난 이게 편해. 옥화 그놈의 고집은. 이때, 전화벨이 울리고 만석 통화한다. 통화가 끝난 후 옥화에게 다가오는 만석. 옥화의 눈치를 보다가 바구니에 손을 뻗는 만석. 옥화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라. 만석 가야 해요, 할머니. 옥화 알았어. 안 보내겠다는 게 아니야. 여기, 이것만 좀 하고. (바구니를 정리한다) 대복 (바구니를 들여다보며) 거기, 거기. 바람 안 들어가게 잘 좀 욱여넣어 봐. 옥화 알겠어요, 있어 봐요. 대복 한 번 더 포대기에 싸야 하지 않겠어? 옥화 그럴까요? 바람이 차니까 아무래도. 만석 그 사람이 집 앞까지 차 가지고 오기로 했어요.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돼요. 대복 그렇다는데? 옥화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거 없으니까. (계속한다) 운수 (상자를 발로 툭 차며) 야, 이것도 같이 가져가. 여기다 담아왔으니 여기에 담아가야지. 옥화 저 상잔 두고 가라. 저기에 또 이 애를 가둘 수는 없어. 그럴 순 없어. 만석 알겠어요 할머니. 그렇게 할게요. 대복 어이쿠. 깼는데? 여보, 깼어. 옥화 (바구니 안을 보며) 간다고 또 인사한다고 깬 거야, 기특하게? 그런 거야? 대복 우루루루루, 까꿍. 웃는다 웃어. 고놈 참. 옥화 한 번 더 해봐요. 대복 그럴까? 우루루루루, 까꿍! 옥화 (만석을 향해) 아가, 방에 파란색 가방 하나 있어. 그거 좀 갖고 나와. 대복 뭔데? 옥화 애한테 필요한 것 좀 쌌어요. 대복 딸랑이도 넣지 그랬어. 그거 좋아하던데. 옥화 넣었어요. 대복 잘했네. 운수 (빈정거리듯) 참, 재미나게 사십니다, 두 분. 알콩달콩, 보기 좋네요. 대복 아직도 안 나갔냐? 운수 나가야지요. 이 집에 제가 있을 곳이 없는데. 대복 밖엔 있고? 운수 글쎄요. 정말 이제부터라도 찾아볼까요? (바닥에 떨어진 돈을 줍는다. 가방을 가지고 나오는 만석과 눈이 마주치지만 서로 외면한다) 돈도 생겼겠다. 옥화 밥 한 숟갈 뜨고 가. 너 좋아하는 꽃게찌개 끓여놨어. 잠시 침묵. 운수 됐어요. 약속 있어요. 옥화 그럼 냉장고에 넣어 놓을 테니까 낼 아침에 들어와서 먹어. 운수 그냥 드세요. 얼마 된다고 그걸 남겨요. 갔다 올게요. (나간다) 옥화 (밖에서 들리게 큰소리로) 냉장고에 넣어 놓는다. 알았지? 알았지? 대복 (가방을 들고 서 있는 만석에게) 왜 그러고 섰어? 앉아. 만석 집 앞에 와 있대요. 대복 벌써? 만석 네. 옥화 (바구니를 들여다보며) 잘살아라. 사는 게 제 맘처럼 되는 것도 아니니까 부모 원망 말고 운명이려니, 팔자려니, 누구 탓할 것도 없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면 세월 가고 세월 가면 언제 이만큼 왔나 싶을 테니 하루하루 즐겁게 웃으면서 살아. 네 세상도 한세상, 내 세상도 한세상, 결국 한세상 사는 거니, 그러니까 너는 멀리멀리, (떨리는 목소리) 발길 닿는 데까지 멀리 가렴. 대복 (꽃병에서 꽃을 꺼내 바구니 옆에 감는다) 꽃바구니 타고. 옥화 그래, 꽃바구니 타고. 어디, 하루하루가 오늘만 같겠니? 대복 그래. 오늘만 같을라고. 전화벨이 울리지만 받지 않는 만석. 그런 만석을 가만히 올려다보는 옥화. 천천히 바구니를 내어준다. 만석 갔다 올게요. 늦을지도 몰라요. 먼저 주무세요. 대복 그래. 얘기 잘하고 와. 만석 네. 저 가요, 할머니. 반응 없는 옥화. 대복 손짓으로 만석을 보낸다. 만석 밖으로 나간다. 자리에서 일어나 문에 다가가 밖으로 나가는 만석을 지켜보는 대복. 잠시 후 자리로 돌아온다. 그사이 옥화 역시 일어서 서성이다가 가운데 소파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대복 그 옆에 앉아 정면을 응시한다. 대복 갔네. 옥화 갔네요. 대복 그래. (사이) 어떡할까? 우리도 가야지? 옥화 가야죠. 대복 안 가면 안 되겠지? 옥화 안 되겠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씨잖아요. 대복 그래. 가야겠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씨니까. 옥화 네. 대복 그럼 갈까? 옥화 그래요, 가요. 대복 그래. 가자구. 옥화 가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두 사람. 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암전.
  • [현장 행정] 구로의 민생 한우물 판자촌 희망을 긷다

    [현장 행정] 구로의 민생 한우물 판자촌 희망을 긷다

    “동네 할머니들이 딴 나라에 온 거 같다고 그려.” 28일 서울 구로구 오류1동의 무허가촌에 거주하는 김성빈(71) 할아버지가 콸콸 물을 쏟아내는 수도꼭지를 보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9가구 20여명이 거주하는 ‘단출한’ 이 마을은 최근까지 우물을 이용했다. 그런데 올해 폭염으로 우물이 말라버렸다. 한여름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지난 10월 상수도 설치를 바로 지시했고, 마무리된 공사 현장을 이날 직접 방문해 둘러봤다.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무허가촌의 토지소유주가 토지 사용을 거절해 상수도 설치를 할 수 없었다. 이에 이 구청장이 묘안을 냈다. “상수도관을 땅 밑으로 넣지 말고 지상으로 꺼내면 된다”고.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옆에서 지켜보던 장창수(81) 할아버지도 “물을 이제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다. 물 부족할 일이 없어 너무 좋다”며 웃었다. 구로구가 현장행정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정 공백 우려가 커진 게 계기가 됐다. 이 구청장은 애초 19일로 예정돼 있던 ‘4분기 회의’를 일주일 앞당겨 지난 12일 개최하고 “공무원들이 더 노력해 지방자치의 힘을 보여 주자”며 직원들의 기강을 다잡았다. 현장으로 들어가 더 많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다. 민생현장 방문은 현재까지 구로4동, 고척1동, 오류1동 등 3개 동 8곳에서 이뤄졌다. 회의 바로 다음날인 13일 구로4동에 있는 구로시장, 남구로시장 등을 방문해 화재시설을 점검했고, 14일에는 고척1동을 찾아 한국장애인문화인쇄협회에서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오류 1동에서는 무허가촌 외에도 기초연금수급자인 김윤식(78)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해 대화를 나눴다. 김 할아버지는 이 구청장의 손을 잡고 “연탄이 생명줄인데 잊지 않고 챙겨 주니 감사의 말밖에 안 나온다”며 눈시울을 훔쳤다. 이 구청장은 이미 5년째 ‘일일동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 민선 5기 구청장으로 부임한 이후 2012년부터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올해도 10월 24일부터 약 한 달간 지역 내 15개 동을 빠짐없이 돌았다. 구 관계자는 “단순히 구민의 요구를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민원의 94%를 처리했다”고 자랑했다. 이 구청장은 “나라가 어지러울수록 공무원들이 높은 소명감과 공직의식을 가지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겨야 한다”면서 “주민들의 생활 안정, 취약계층 보호, 일자리 창출, 안전망 구축 등을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현장으로 나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청래 “4당 원내대표 합의하면 최순실 청문회장 강제구인”

    정청래 “4당 원내대표 합의하면 최순실 청문회장 강제구인”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4당 원내대표간 합의만 있으면 최순실을 강제구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순실을 청문회장에 세울 방법>이라며 “국회에서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안을 개정해 최순실을 강제구인하면 된다. 이미 민주당 백혜련 의원 대표발의로 계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본회의에 정세균 의장이 (이 법안을) 직권상정해서 처리할 것을 요망한다”며 “처리조건을 알아보니 4당 원내대표간 합의만 있으면 일사천리로 만사 OK”라고 적었다. 정 전 의원은 이어 “그럼 민주당 우상호, 새누리당 정우택, 국민의당 박지원, 개혁보수신당 주호영 원내대표간 합의가 필요하다”며 새누리당이 반대할 가능성이 있으니 ‘최순실을 청문회장에서 보고 싶으면 각당 원내대표에게 처리요망 전화와 문자를 보내라’고 촉구했다. 지난 12월 8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이번 국정조사에 한해 증인이 고의로 동행명령장 수취를 회피하거나 동행명령을 거부 한때에 위원회가 의결로 증인의 구인을 요구할 수 있게 했다. 백 의원 등은 “일반 안건과 구별되는 국정조사 사안의 공익성과 중대성, 본회의 의결이라는 실시 요건의 엄격성을 고려해 국정조사에서의 강제구인제도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회 국정조사기능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6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국정조사 제5차 청문회에서 “최씨를 강제 구인하지 못하는 이유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 이야기는 법을 만들면 된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위원회가 여야 원내대표부에 제안해서 29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적인 원포인트 강제구인법을 통과할 수 있도록 제안한다”며 “29일에 그 법이 통과되면 최씨가 원하지 않더라도 강제구인해서 증인대에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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