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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드 돌려막기’‘작정한 사기극’… 권력형 게이트로 번졌다

    ‘펀드 돌려막기’‘작정한 사기극’… 권력형 게이트로 번졌다

    법무부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등을 담당하는 각 언론사 법조팀 소속 기자들은 오전에 업무를 시작하기 전 먼저 3가지를 확인하곤 한다. 언론사들이 밤과 새벽 사이에 쏟아 낸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 관련 새로운 소식은 없는지 살펴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말폭탄’이 터질 수 있는 일정 여부를 체크한다. 그리고 검찰 내부 게시망인 ‘이프로스’에 새로 올라온 검사의 글은 없는지 수소문하다 보면 어느새 ‘오전 발제’ 마감 시간이 다가와 머리가 아득해진다. 이런 아침 풍경은 라임자산운용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남부지검을 출입처로 삼은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정치권, 재계 등에서도 관련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맥락이나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만큼 중간 점검 삼아 사건의 시작과 지금까지의 전개 과정 등을 살펴본다.●피해 규모 각각 1조 6000억·1조 2000억 8일 법조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흔히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통칭되는 두 사건은 사모펀드를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한 뒤 각각 내부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돌려막기’ 수법으로 자금을 굴리다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외형상 비슷하다. 피해 규모는 라임 1조 6000억원, 옵티머스 1조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두 사건을 뜯어보면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 라임은 2017년 11월 첫 펀드를 출시한 이후 투자자들에게 안내한 목적과 용도에 맞게 투자했지만 투자사 상장폐지와 투자 사기 등으로 손실이 발생하자 다른 펀드에 투자된 돈을 부실펀드로 돌려 막는 ‘폰지 사기’(돌려막기식 다단계 금융 사기)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라임은 정상적 금융투자업으로 출발했지만 투자 손실 은폐와 무리한 투자 유치의 반복 끝에 금융 범죄로 전락한 사업에 가깝다. 반면 라임에 이어 터진 옵티머스 사태는 지금까지 진행된 검찰 수사 내용을 종합하면 사업의 목적 자체가 ‘한탕’을 노린 금융 사기로 확인된다. 2017년 6월 주주총회에서 이혁진(53·미국 도피 중) 전 대표를 밀어내고 김재현(50·구속 기소) 대표 체제를 구축한 옵티머스는 이후 안전한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하면서도 은행 이자보다 높은 연 2.8%의 수익을 약속하며 공격적으로 펀드를 발행했다. 옵티머스가 지난해 7월 이후 판매해 환매 중단된 46개 펀드상품에 모인 투자금은 모두 5227억원.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한다던 약속과는 달리 이 자금을 모두 산하 6개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사모사채로 돌렸다. 각 법인은 아트리파라다이스, CPNS,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라피크, 블루웨일, 충주호유람선 등으로 모두 옵티머스의 지배구조에 놓인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와 대부업체 등으로 구성됐다. 옵티머스는 6개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1차 돈세탁을 한 후 다시 유령회사인 트러스트올과 셉틸리언 등으로 돈을 분산시킨 뒤 600곳이 넘는 투자처로 자금을 퍼트린 것으로 파악됐다. 옵티머스 설립 초기의 한 임원은 “크게 ‘한탕’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며 옵티머스 관계사 지분 양도 등을 미끼로 거액의 투자금을 끌어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범죄 수사에서 정치인 수사로 확대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모두 천문학적 피해 규모로 이미 금융시장에서는 책임자 처벌과 피해 회복 목소리가 들끓었지만 일부 정치인의 이름이 로비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일순간 ‘권력형 게이트’ 의혹으로 증폭됐다. 공교롭게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두 사건 모두 정부·여당 정치인 연루 의혹이 제기됐고, 정치적 반격의 호기를 맞은 국민의힘 등은 당장 검찰 출신 의원 등이 포함된 ‘라임·옵티머스 권력 비리 게이트 특별위원회’를 조직해 정권 압박을 이어오고 있다. 라임 수사와 관련해 지난 2월 “라임을 살릴 회장님이 어마어마한 로비를 한다”, “청와대까지 로비를 했다” 등의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이 공개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라임을 살릴 회장님’은 구속 기소된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 실제 금융감독원 출신 김모 청와대 행정관이 김 전 회장에게 37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김 전 회장과 광주MBC 사장 출신인 이강세(58·구속 기소) 스타모빌리티 대표 조사 과정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상호 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라임 측의 로비를 받은 인물로 지목됐다. 강 전 수석은 이 대표를 통해 김 전 회장이 건넨 5000만원을 받았고, 기 의원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3000여만원의 불법 정치자금과 맞춤형 양복을 받았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 위원장은 김 전 회장에게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7월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의 옵티머스 수사는 지난달 옵티머스의 배후에 정부·여당 인사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 내용이 알려지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김 대표가 지난 5월 금감원 현장 조사에 대비해 작성한 해당 문건에는 “이혁진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하고 펀드 설정 및 운용 과정에도 관여되다 보니 정상화 전 문제가 불거질 경우 권력형 비리로 호도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옵티머스의 비자금 저수지로 지목된 셉틸리언의 최대주주가 이미 구속된 윤석호(43·변호사) 옵티머스 이사의 아내인 이진아(36·변호사) 전 청와대 행정관으로 확인되면서 권력형 게이트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이 전 행정관은 청와대 재직 당시에는 옵티머스 지분 9.8%를 차명 보유하고, 해당 지분 역시 김 대표로부터 받은 돈으로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옥중 폭로’ 라임 vs ‘자중지란’ 옵티머스 정부·여당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던 두 사태는 최근 들어 조금씩 전세가 뒤바뀌는 모양새다. 라임 수사는 김 전 회장의 ‘옥중 폭로’로, 옵티머스 수사는 옵티머스 핵심 피고인 4인방이 각각 구속 수감되면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간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됐던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 서울신문에 보낸 자필 입장문을 통해 “야당 인사에게 금품 로비를 했고,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또 “검사 출신 변호사가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다. 청와대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고 회유했다”며 “검찰에 야당 인사에 대한 금품 로비도 진술했으나 여당 인사에 대한 수사만 진행됐다”는 폭로도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19일과 22일 각각 서울고검과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나왔다. 당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찰청 국정감사는 라임·옵티머스 수사와 관련한 야당의 집중포화가 전망됐지만 김 전 회장의 폭로를 계기로 여당인 민주당의 역공이 쏟아졌다. 추 장관은 김 전 회장의 폭로 당일 관련 의혹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검찰총장이 사건을 제대로 지휘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을 해당 수사 지휘·보고 라인에서 배제하는 초강수를 뒀다. ●추미애 vs 윤석열 갈등 구도까지 겹쳐 옵티머스 수사는 정부·여당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되자 윤 총장이 특별수사단급으로 수사팀 확대를 지시하면서 수사검사가 19명으로 늘었지만 현재까지는 전 금감원 간부들과 이 전 행정관 정도가 수사 선상에 올랐을 뿐이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가족이 5억원,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1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두 사람 모두 “거래하던 증권사 직원의 권유에 따른 단순 투자”라고 해명했다. 옵티머스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 대표는 “정관계 로비 의혹은 책임을 모두 나에게 떠넘기기 위한 윤 이사의 거짓말”이라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문건에 쓴 ‘정부·여당 인사’와 관련해 “이 전 행정관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라며 “윤 이사가 ‘로비 리스트’라고 검찰에 제공한 자료는 평소 사업을 위해 수집해 둔 전화번호부일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법조계를 넘어 정치적 사안으로 확장된 상태다. 공교롭게도 추 장관 등 여권과 윤 총장 등의 갈등 구도까지 겹쳐졌다. 검찰 수사로 온전히 규명될 수 있을지 그리고 수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지 등의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야권뿐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특별검사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로또번호 보여…통장 0원으로 만들라” 사기 친 무속인 징역형

    “로또번호 보여…통장 0원으로 만들라” 사기 친 무속인 징역형

    통장 잔고를 0원으로 만들어야 로또에 당첨된다고 속여 수억원을 가로챈 무속인에 실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남성우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또 배상 신청을 한 피해자 5명에게 3억 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점을 보러 온 피해자에게 “등 뒤에 로또 당첨번호가 보인다”면서 “1등에 당첨되려면 통장에 있는 돈을 내게 맡겨 잔고를 0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속여 6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여러 명의 피해자로부터 2억 6000여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9월에도 또 다른 사기죄로 피소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후에 또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다. 남 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꾀어 3억원이 넘는 사채를 돌려막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집행유예 기간 유사 범행을 저질렀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검찰, ‘박삼구 계열사 부당지원’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압수수색

    검찰, ‘박삼구 계열사 부당지원’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압수수색

    檢,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아시아나항공 사무실 압수수색회계장부·전산자료 확보 금호 측 “부당 이익 제공 안해”검찰이 6일 금호고속 등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를 받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본사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부당한 이득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김민형 부장검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와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계 장부와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 8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에 따른 조치다. 공정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320억 과징금 부과 앞서 공정위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금호홀딩스)에 부당지원을 한 것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박삼구 전 회장, 당시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6년 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스위스의 게이트그룹에 넘겼다. 게이트그룹은 금호고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 어치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이 거래로 금호고속은 162억원 상당의 이익을 본 것으로 공정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기내식 사업권과 BW 인수를 맞바꾸는 거래가 늦어져 금호고속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자 금호산업을 비롯한 9개 계열사가 45회에 걸쳐 총 1306억원을 담보없이 정상금리(3.49∼5.75%)보다 낮은 1.5∼4.5%의 금리로 금호고속에 빌려줬다.“금호고속 169억 금리 차익박삼구 총수일가 최소 77억 지분이익” 공정위는 계열사들의 이러한 지원으로 금호고속이 약 169억원의 금리차익을 얻고, 박 전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는 특수관계인 지분율에 해당하는 이익(최소 77억원)과 결산 배당금(2억5천만원)을 챙긴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시 게이트그룹을 인수한 하이난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금호고속과 아시아나항공 등 각자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뤄진 정상적인 거래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계열사들의 금호고속 자금 대여도 “적정 금리 수준으로 이뤄졌으며,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역외지주회사 방식 상장 외국기업 투자 유의

    역외지주회사 방식 상장 외국기업 투자 유의

    금융당국이 역외지주회사 방식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외국기업에 투자할 때는 재무 상황을 잘못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실적이 좋더라도 국내에 상장된 역외지주사의 상환능력과 자본구조는 부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실제 사업을 운용하는 회사의 주식예탁증서 또는 주식을 직접 상장하거나, 사업회사를 자회사로 두는 역외지주사를 설립해 지주사를 상장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중국의 중소기업은 홍콩에 역외지주사를 설립하고 나서 이 지주사를 한국 증시에 상장해 유상증자하거나 전환사채(CB)를 발행할 수 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중국 내 사업회사로 보내 활용한다. 하지만 본래 사업회사의 실적만 보고, 역외지주사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외국기업은 22곳이다. 이 가운데 역외지주사는 13곳(코스피 12곳·코스닥 1곳)이다. 역외지주사는 본국 사업회사를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외에 별도재무제표를 공시할 의무가 없다. 투자자들이 본국의 사업회사 외 역외지주사의 수익구조, 유동자산 현황 등 상환능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자자 피해 예방을 위해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 개정 등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며 “개선 전이라도 역외지주사에 투자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검사 술접대’ 김봉현은 왜 수표로 계산했나

    ‘검사 술접대’ 김봉현은 왜 수표로 계산했나

    현직 검사들에게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7월 검사 출신 A변호사와 검사들에게 술접대를 할 때 신용카드나 현금이 아닌 수표로 술값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개인 금고에 현금 수억원을 보관하고 있던 김 전 회장이 수천만원 상당의 술값을 수표로 낸 것을 두고 김 전 회장이 접대 흔적을 일부러 남기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일 서울신문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 공개한 최초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7월쯤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다’고 밝혔다. 술값은 사용내역 추적이 가능한 수표로 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수억원대 현금다발을 금고에 보관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달 8일 이강세(58·구속 기소)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큰 자금을 빌리면서 외부에서 사채를 쓴다든가 (해서) 돈이 많이 지출되니까 상시적으로 현금 몇억원씩을 갖고 있었다”면서 “금고에 5억원 가까이 가지고 있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검사가 ‘금고 안에 현금이 여유롭게 있었다는 뜻인지’를 묻자 김 전 회장은 “네”라고 답했다. 현금 보유량이 충분한데도 김 전 회장이 술값을 수표로 지불한 것은 의도된 행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뇌물수수 사건에서 술값 등 뇌물을 제공하는 사람과 뇌물을 받는 사람 간에 신뢰관계가 있다면 접대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제공자가 현금으로 술값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수표로 술값을 냈다는 것은 나중에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수사기관이 이 돈의 흐름을 추적할 수 있도록 흔적을 남기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자신이 기소된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지난달 30일 ‘재판장님께 올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탄원서를 제출해 “향후 재판에 빠짐없이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자보석을 신청하거나 보석을 요구하는 내용은 담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코로나에 급전 빌렸다가 ‘연이자 3878%’ 폭탄…서민 등친 고리 사채업자들

    코로나에 급전 빌렸다가 ‘연이자 3878%’ 폭탄…서민 등친 고리 사채업자들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은 미등록 대부업 및 대부중개업자 등 16명을 적발해 8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8명을 형사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5∼9월에 걸친 불법 대부업 수사에서 확인된 피해자는 111명이며 대출 규모는 92억4000여 만원이다. 수사 결과 미등록 대부업자 A 씨는 2014년부터 급전이 필요한 건축업자 등 14명에게 24회에 걸쳐 1억∼15억원씩 총 90억원 상당을 대출해주고 원금과 별개로 수수료와 이자 명목으로 19억3000만원을 받았다. 특사경은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대부이자율 계산을 의뢰해보니 A씨의 경우 법정 이자율(24.0%)을 초과하는 평균 30%의 연 이자율로 불법 대부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등록 대부업자 B 씨는 피해자 6명을 A 씨에게 소개해주고 8회에 걸쳐 1억5000여만원의 불법 중개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C 씨는 배달 대행업, 일용직 근로자 등 84명에게 평균 300만원씩 모두 2억여원을 대출해준 뒤 연 이자율 760%의 고금리를 챙겼다. 피해자의 금융계좌를 대부업 상환에 이용해 불법 대부행위를 한 사례도 적발됐다. D 씨는 2017년 7월부터 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해 대부상환을 받은 뒤 자신의 계좌로 이체해 챙기는 방식으로 일용직 종사자 등 7명에게 23회에 걸쳐 4500만원을 대출해주고 657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D 씨는 40만원을 대출해주고 12일 만에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91만원을 상환받아 연 이자율 3878%의 고금리로 대부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수원, 평택, 포천, 남양주 등지에서 불법 대부업 광고전단을 살포한 7명을 현장에서 검거하고 광고전단 2만4000장을 압수했다. 김영수 경기도 공정 특별사법경찰단장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영세 상인과 서민 등 자금이 필요한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불법 사금융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며 “전방위적 집중단속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기업 인사부서장과 토크콘서트 개최

    기업 인사부서장과 토크콘서트 개최

    경일대 대학일자리센터가 28일 기업 인사부서장과 함께 하는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재학생 1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토크콘서트에 지역의 중견기업인 평화정공(주) 손태희 부장, ㈜대주기계 김철용 팀장, ㈜한중엔시에스 정찬수 과장 등이 멘토로 참여해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상과 입사면접 시 유의점 등 취업 관련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현직에서 인사채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멘토들에게 입사 전형에서 유의할 점과 공인 영어성적의 비중, 면접에서 점수를 잘 받는 방법 등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으며 세 명의 멘토들 역시 두 시간에 걸쳐 성심껏 답변하며 토크콘서트의 열기를 이어갔다. 기계자동차학부 4학년 안영태 씨는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의 인사부서장이 직접 학교에 오셔서 많은 정보를 주신 점에 대해 감사하다”라며 “직접 설명을 들으면서 기업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 면접도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준 경일대 대학일자리센터장은 “취업프로그램 수요조사 분석 결과 현직자 직무 멘토링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재학생들이 선호하는 지역 중견기업을 섭외했다”라며 “현직 인사 부서장과의 Q&A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기업이 바라는 신입사원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코로나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행사장 소독을 비롯해 참가자 전원 마스크 착용 및 발열체크, 출입기록 작성, 거리두기 등의 방역조치를 시행한 후 열렸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티쿤과 성장공유형 CB인수 투자계약 체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티쿤과 성장공유형 CB인수 투자계약 체결

    해외직판 지원 플랫폼 운영사 ㈜티쿤글로벌(대표 김종박, 이하 티쿤)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성장공유형 CB(전환사채) 인수방식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성장공유형 자금은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이 발행한 CB를 중진공에서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저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때 추가 자금조달 없이 자기자본이 확충돼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성장공유형 자금은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이 발행한 CB를 중진공에서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저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때 추가 자금조달 없이 자기자본이 확충돼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티쿤은 2007년 국내 최초로 현지화 독립몰 형식의 해외직판 솔루션을 개발, 국내 중소기업의 온라인 수출을 돕는 해외직판 지원 플랫폼 운영사다. 현재 일본과 중국, 미국, 말레이시아 등에 법인을 두고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한탐구 즐긴 집념의 소년… 글로벌 삼성 ‘제2의 창업’ 이루다

    무한탐구 즐긴 집념의 소년… 글로벌 삼성 ‘제2의 창업’ 이루다

    국내 재계에서 가장 극적인 성공신화를 쓴 총수, 삼성을 글로벌 정보기술(IT) 최강자로 키워 낸 경영인, 무노조 경영을 견지한 자본가, 그리고 은둔의 황제. 이 같은 이름으로 수식돼 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위기의 순간마다 미래를 꿰뚫는 혁신의 리더십, 과감한 결단으로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키우며 우리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아버지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에게서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은 그는 수많은 기로에서 발휘한 승부사적 결단, 품질에 대한 집념으로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TV 등에서 글로벌 1위를 거머쥐며 삼성을 ‘제2의 창업’ 수준으로 발전시켰다.외로운 유년기 바쁜 부모님·日유학으로 외로움에 익숙 자동차·레슬링 등 ‘마니아적 기질’ 키워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박두을씨 사이에서 3남 5녀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제일비료 회장을 지낸 맹희씨와 고인이 된 창희씨 등 두 명의 형이 있어 아들 중에서는 막내다. 여자 형제로는 인희(한솔그룹 고문), 숙희, 순희, 덕희씨 등 네 명의 누나가 있으며 여동생으로 신세계그룹 회장인 명희씨가 있다. 호암이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서 청과·건어물 무역회사인 삼성상회를 경영하던 시절 사업으로 바쁜 부모를 대신해 경남 의령의 할머니댁에서 세 살 때까지 자랐다. 국내에서 초등학교를 다섯 차례 옮겨 다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진국을 배우라”는 아버지의 엄명에 따라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 때 귀국해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다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66년 동양방송에 이사로 입사해 법무·내무부 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결혼했다. 결혼 후 삼성 비서실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삼성그룹의 큰 그림을 보게 된다.회장된 3남 두 형 제치고 46세에 삼성그룹 회장 취임 승부사적 결단·혁신으로 韓경제 신화 써 1966년. 이 회장의 둘째 형인 창희씨가 ‘한비 사건’(한국비료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구속되고, 맏형인 맹희씨도 밀수에 관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청와대 투서 사건 등 혼란이 이어진 가운데 호암은 1971년 막내아들 건희에게 삼성을 맡기기로 결단을 내린다. “장남 맹희는 경영에 뜻이 없고 차남 창희는 많은 기업을 하기 싫어한다. 3남 건희도 당초에는 사양했으나 마지막에는 역량은 부족하나 맡아 보겠다는 뜻을 가져다 주었다. 삼성그룹의 후계자는 건희로 정한 만큼 건희를 중심으로 삼성을 이끌어 갈 것이다.” 호암이 유언장에 남긴 말이다. 1987년 11월 19일 호암이 노환과 폐암의 합병증으로 78세의 일기로 별세하자 삼성그룹 사장단은 이건희 당시 부회장을 제2대 삼성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그의 나이 46세 때의 일이다.어린 시절 환경이 자주 바뀌며 홀로 보내는 시간에 익숙했던 고인은 마니아적 성격으로 집중력이 강했는데 이런 기질로 자라난 집념은 세계 1위 삼성의 원동력이 됐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취미와 관심사는 다방면에 뻗쳐 있었다. 일본 유학 시절 고인의 외로움을 달래 줬던 건 프로레슬링이었다. 와세다대 재학 시절 역도산을 직접 만날 만큼 레슬링에 몰두했던 그는 눈자위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그만둘 때까지 1년여 동안 레슬링을 하면서 치열한 목표 의식을 키웠다. 그의 레슬링 사랑은 1996년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지내며 이어졌다. 일본 유학 3년간 1200편의 영화를 봤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각종 기계를 직접 분해, 조립하면서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것도 즐겼다. 이에 평생 즐겨 쓴 휘호가 ‘무한탐구’였다. 미국 유학 시절에는 1년 반 동안 차를 죄다 뜯어 보며 차를 6대나 바꾸기도 했다. 1987년 취임과 함께 그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일성을 내놨고 그 약속을 지켰다. 흑백 TV가 삼성의 주력이던 1974년 호암이 반도체산업 진출을 선언하도록 설득하며 사업을 주도한 것도 그다. 당초 동물적인 사업감각의 소유자였던 호암도 아들이 반도체 얘기를 꺼내면 “이놈아, 그 돈이면 TV를 몇백만 대나 더 만들 수 있는데 그 쪼그만 것 만드는 데 쓰겠다는 거냐”며 답답해했다고 한다. 1970년대 미국 실리콘밸리를 누비면서 첨단 하이테크 산업만이 살길이라고 믿은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호암의 지원을 이끌어 내 오늘날의 삼성을 만든 것이다.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이 된 뒤에도 ‘2등 구제불능론’(2등은 현상 유지밖에 못 한다. 조금이라도 지면 완전히 진 것이다) 등 늘 위기론을 부각시키며 ‘초격차’를 위한 고삐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13년 사상 최대 실적에도 이듬해인 2014년 신년사에서 “다시 한번 바뀌어야 한다.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며 체질과 구조를 총체적으로 혁신하는 ‘마하경영’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의 마지막 신년사이기도 했다.어두운 유산 정관계 로비로 퇴진, 위기론 들고 복귀불법 승계 의혹, 삼성의 리스크로 남아 성공만큼 시련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검찰과 질긴 악연을 이어 가며 재임 기간 세 차례나 법정에 섰다. 1996년에는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다. 공소시효 완료로 무혐의 결정이 났지만 2005년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 때도 검찰 수사를 받았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는 삼성의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전직 법무팀장이던 김 변호사는 삼성 비자금 50여억원을 자신이 직접 관리해 왔다고 폭로했다.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방식과 정치인, 법조인에 대한 전방위적 로비 등이 공개되며 지탄을 받았다. 2008년 4월 22일 이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직을 내놓으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이듬해 재판부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인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이어 2010년 3월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고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정관계 불법 로비, 불투명한 지배구조, 노조 설립 불허 등 그의 체제에서 이뤄진 삼성의 각종 문제들은 지금도 삼성과 재벌에 대한 불신을 만든 ‘어두운 유산’으로 남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위기마다 승부사로...‘세계의 삼성’ 일군 이건희

    위기마다 승부사로...‘세계의 삼성’ 일군 이건희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13년 10월 신경영 20주년 만찬에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위기의 순간마다 미래를 꿰뚫는 통찰력, 과감한 결단으로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키우며 한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아버지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에게서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은 그는 수많은 기로에서 발휘한 승부사 기질, 품질에 대한 집념으로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TV 등 20종의 글로벌 1위 제품을 만들며 삼성을 ‘제2의 창업’ 수준으로 일궜다. 하지만 정경유착, 불투명한 지배구조, 부당 내부거래, 노조 설립 불허 등 각종 탈법·편법 행위로 재벌기업의 폐해를 총체적으로 드러내며 ‘독주하는 영향력’ 만큼 한국 사회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남겼다. 고인은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박두을 여사 사이에서 8남매 중 일곱번째(3남 중 막내)로 태어났다. 호암이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서 청과·건어물 무역회사인 삼성상회를 경영하던 시절 사업으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경남 의령의 할머니댁에서 세 살 때까지 자랐다. 국내에서 초등학교를 다섯 차례 옮겨 다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 때 귀국해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66년 MBA과정 수료 후 동양방송에 이사로 입사해 법무·내무부 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결혼했다. 병역은 정신질환을 이유로 면제받았다.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었던 고인은 마니아적인 성격과 집중력이 강했다. 일본 유학 시절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던 고인의 외로움을 달래줬던 건 프로레슬링이었다. 와세다 대학 재학 시절 역도산을 직접 만날 만큼 레슬링에 몰두했던 그는 눈자위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그만둘 때까지 1년여 동안 레슬링을 하면서 친구도 사귀고 치열한 목표 의식을 키웠다. 그의 레슬링 사랑은 1996년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지내며 이어졌다. 일본 유학 시절 영화관에서 하루에 8편을 볼 만큼 영화도 좋아했다. 각종 기계를 직접 분해, 조립하면서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것도 즐겼다. 거짓말 안하고 배신할 줄 모르는 충직함 때문에 진돗개를 길러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회에 진돗개를 출전시키기도 했다. “장남 맹희는 경영에 뜻이 없고 차남 창희는 많은 기업을 하기 싫어한다. 3남 건희도 당초에는 사양했으나 마지막에는 역량은 부족하나 맡아보겠다는 뜻을 가져다 주었다. 삼성그룹의 후계자는 건희로 정한 만큼 건희를 중심으로 삼성을 이끌어갈 것이다.” 1971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전 회장이 유언장에 남긴 말이다. 1987년 11월 19일 호암이 노환과 폐암의 합병증으로 78세의 일기로 별세하자 삼성그룹 사장단은 이건희 부회장을 제2대 삼성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그의 나이 45세였다.우리나라를 지금의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하는 데는 고인의 추진력이 큰 역할을 했다. 1974년 그가 파산 직전의 한국 반도체를 인수한다고 하자 회사 안팎에서는 “TV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들면서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 일본보다 20~30년 뒤쳐졌는데 따라가기가 하겠느냐”며 반대하고 나섰다. 1982년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도 “반도체는 인구 1억, GNP 1만 달러, 내수판매 50% 이상이 가능한 국가에서 할 수 있는 산업으로 기술·인력 재원이 없는 우리에겐 불가능하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반도체 사업은 ‘공상’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언제까지 그들의 기술 속국이어야 하겠느냐.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 삼성이 나서야 한다. 제 사재를 보태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거의 매주 일본으로 가서 반도체 기술자들을 만나고 엔지니어를 찾아 미국 실리콘밸리를 50여차례 드나들며 인력 확보에 나섰다. 1984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극심한 불황으로 위기를 맞고 삼성도 반도체 사업에서 1000억원 정도의 막대한 영업손실을 봤을 때도 고인은 “위기는 곧 기회”라며 오히려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며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을 만들었다.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성공을 ‘운이 좋다’ ‘돈이 돈을 벌었다’고도 평가하기도 한다. 이에 이 회장은 1997년 10월 언론 기고를 통해 이렇게 대답한다. “사업에 성공한 사람을 놓고 간단히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사업을 해 본 사람은 운이 좋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성공을 하려면 그에 값하는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하고 수많은 고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체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3차례나 법정에 서야 했다. 1996년에는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확정받았다. 공소시효 완료로 무혐의 결정을 받긴 했지만 2005년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 때도 이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다시 2년 후 터진 2007년에는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는 삼성의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전직 법무팀장이던 김 변호사는 삼성그룹의 비자금 50여억원을 자신이 직접 관리해 왔다고 폭로했다.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방식과 전방위적 로비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2008년 4월 22일 이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직을 내놓으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1년 후 재판부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이후 2010년 3월 이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변을 내놓으며 경영 일선에 복귀해 조직 재정비, 삼성의 도약에 힘을 쏟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옵티머스 대표 “금감원 퇴직자 만나 돈 건네며 도와달라 요청”

    옵티머스 대표 “금감원 퇴직자 만나 돈 건네며 도와달라 요청”

    1조원대 펀드 사기를 저지른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김재현 대표가 올 상반기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시작되기 전 금감원 퇴직 간부를 만나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옵티머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김 대표에게서 “사태가 터지기 전 금감원 퇴직 공무원 A씨를 만나 금감원 조사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A씨는 검찰이 최근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윤모 전 국장과는 다른 인물이다. 김 대표는 검찰에서 “(로비스트) 김씨가 ‘금감원 쪽에 이야기를 좀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A씨를 소개하길래 어떤 사람인지 실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알아보려고 만나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가 제안을 거절하자 김 대표는 A씨를 회유하기 위해 회삿돈 2000만원을 모아 전달책인 김씨에게 건넸지만, A씨의 성향상 돈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김씨가 실제로 전달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김 대표에게 A씨를 소개한 경위와 실제 돈을 전달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한편 검찰은 김 대표와 공범들이 옵티머스 펀드 투자금 중 일부를 수표로 인출한 뒤 사채업자 등을 통해 현금으로 세탁한 정황을 포착하고 돈의 경유지와 목적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대신증권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배경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펀드 개설 요청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사실관계도 확인하고 있다. 전파진흥원은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의 로비를 받아 옵티머스 펀드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전파진흥원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옵티머스에 총 1060억여원을 투자했다. 검찰은 정 전 대표의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최모 전 전파진흥원 기금운용본부장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교황, 신협에 축복장… 서민 돕는 ‘포용금융’ 인정 받았다

    교황, 신협에 축복장… 서민 돕는 ‘포용금융’ 인정 받았다

    창립 60주년을 맞은 신협이 로마교황청으로부터 축복장을 받았다. 이 기관이 역점적으로 해온 포용금융 사업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22일 천주교 부산교구청에서 열린 수여식에서 손삼석 주교로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의 축복장을 전달받았다. 이날은 세계신협협의회(WOCCU)에서 정한 ‘국제신협의 날’이기도 했다. 축복장은 세계 각국에서 선교 활동하는 신부가 특별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 등을 추천해 공적을 평가해 시상하는 것이다. 신협은 2018년부터 고령화, 저출산, 고용 위기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이런 서민 포용 금융이 널리 소개되면서 로마 교황청도 포용장을 주기로 결정했다. 부산에서 열린 교황의 축복장 수여가 더 의미 있는 건 신협이 1960년 5월 1일 부산 메리놀 수녀회병원에 처음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미국 출신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19 00~1993)의 지도로 27명이 뜻을 모아 설립한 성가신협이 국내 신협의 원조다. 창립 출자금은 메리놀병원 직원과 성분도병원, 가톨릭구제회 직원 등이 내놓은 3400환(약 10만원)이다. 성가신협은 사채금리가 월 10%를 넘던 당시 미국 신협과 동일한 월 1%의 대부이자만 받았다. 서민의 자활을 돕는다는 명분이었다. 가브리엘라 수녀는 ‘푼돈을 모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협 부흥을 이끌었다. 당시 낯설었던 선거를 통한 신협 운영 방식을 도입해 민간 주도형 협동조합 운동으로 퍼졌고 그해 6월 서울에서 장대익 신부의 주도로 중앙신협이 탄생했다. 1964년 신협 연합회가 들어서면서 신협은 전국으로 그 세를 키웠다. 신협은 60년 새 크게 성장해 현재 전국에 882개 조합을 두고 있다. 자산은 106조원이다. 이용자 수는 1300만명으로 세계 4위 수준이고 아시아에서만 보면 1위 금융협동조합이다. 축복장 수여식에 앞서 신협 임직원들은 신협 운동 발상지인 부산가톨릭센터를 찾아 헌화식을 하고 가브리엘라 수녀를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김 회장은 “포용 금융 프로젝트가 교황청으로부터 인정받아 축복장까지 받은 것은 큰 영광”이라며 “60년 전 한국 신협운동이 시작된 이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와 어두운 곳을 밝히는 따뜻한 금융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불법·부실 투자 정황 드러난 라임펀드 재판

    불법·부실 투자 정황 드러난 라임펀드 재판

    1조 6000억원대 투자 손실을 낸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설계자 이종필(42·구속 기소) 전 라임 부사장과 김모 전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의 재판에서 라임이 불법·부실투자를 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이 부사장은 라임 펀드 투자금을 집어넣은 회사 4곳이 부실 위험에 처하자 투자 손실을 덮으려고 ‘펀드 돌려막기’를 하는 등 라임자산운용에 수백억 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오상용)는 2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본부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사장은 라임 펀드의 투자 손실이 공개되면 펀드 환매 요청이 잇따르고 신규투자가 중단될 것을 우려해 펀드 돌려막기로 손실을 감추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상적인 투자로 보이게 하려고 자본잠식 상태이거나 투자 가치가 없는 회사를 섭외해 새로 라임 펀드 자금을 집어넣고, 이 회사로 하여금 투자 손실이 발생한 기업의 전환사채(CB) 등을 사들이게 하는 수법을 쓴 사실이 수사 결과 확인됐다. 이 전 부사장 등은 이런 식으로 한류타임즈, 파티게임즈, 폴루스바이오팜 등 4개 상장법인의 투자 손실을 은폐하고 라임 펀드에 900억여원의 손실을 끼쳤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 펀드 자금 3500억원을 투자한 부동산 시행업체 메트로폴리탄의 김모(47·수배 중) 회장으로부터 개인운전기사 급여 5200여만원, 고급 수입차 자동차 리스 대금 2491만원 등을 받는 등 총 25억 9000여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 요지에 대해 “기록 검토를 완료하지 못했다”며 “추후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기본적인 사실 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이 전 부사장의 공범은 아니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 사건의 주요 인물인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함께 도피하다가 지난 4월 23일 서울 성북구 은신처에서 체포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옵티머스 사채, 예탁원이 안정성 있는 공공채권으로 바꿔줬다”

    “옵티머스 사채, 예탁원이 안정성 있는 공공채권으로 바꿔줬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사 요구로 실체가 없는 비상장회사의 사모사채를 안정성 있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바꿔 준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예탁결제원 등 공공금융기관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예탁결제원이 옵티머스 사태에 공모한 게 아니냐‘고 공세를 펼쳤다. 여당도 옵티머스 사태를 검증하는 데 실패한 사무관리사인 예탁결제원을 질타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펀드별 자산 명세서와 옵티머스 측이 예탁결제원에 요청한 이메일을 입수한 자료를 공개하며 예탁원이 비상장회사인 라피크, 씨피엔에스 등의 사모사채를 부산항만공사, 한국토지주택 매출채권 등으로 종목명을 바꿔 자산명세서에 기재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공공기관 매출채권과 전혀 관련 없는 회사가 사모사채가 편입돼 있는데 예탁원은 전체를 다 공공채권으로 바꿔 준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영 의원도 “예탁원에 2017년부터 일반 사모펀드를 공공채권으로 바꿔 달라는 메일이 많다”며 “이것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공모”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명호 예탁결제원 사장은 “업계의 일반적 관행에 따라 자산운용사가 보내주는 정보를 바탕으로 자료를 작성했다”며 “송구스럽고 지적을 업무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자산운용사가 공공매출채권을 부실기업에 투자하면서 예탁결제원에 등록해 달라고 했고, 그`걸 판매사가 믿고 판매해 문제가 생긴거 아니냐”며 대안을 제시하라고 했다. 이 사장은 “옵티머스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펀드넷 시스템을 통해 비시장성 자산에 종목명을 부여하고 종목 코드에 대한 업계 표준화를 추진해 동일자산에 다른 종목명을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주말 극장가]‘소리도 없이’ 개봉 첫날 1위… ‘담보’ 2위

    [주말 극장가]‘소리도 없이’ 개봉 첫날 1위… ‘담보’ 2위

    유아인·유재명 주연의 ‘소리도 없이’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관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개봉한 ‘소리도 없이’는 하루 동안 3만 5800명의 관객을 모아 일별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소리도 없이’는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시체 수습을 하며 살아가는 두 남자가 유괴된 11살 아이를 떠맡게 되며 겪는 사건을 그렸다. 유재명의 탄탄한 연기와 함께 대사가 없는 역을 맡은 유아인의 열연이 돋보인다.. 추석 연휴에 개봉해 3주간 1위를 지켜온 영화 ‘담보’는 2위로 밀려났다. 사채업자 두석(성동일 분)과 종배(김희원 분)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 분)를 ‘담보’로 데려오며 겪는 이야기다. 3위는 14일 개봉한 톰 하디 주연에 ‘조커’ 제작진이 만든 영화 ‘폰조’다. 4위에는 21일 개봉 예정인 고아성·이솜·박혜수 주연의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올랐다. 15일 개봉한 김대명 주연의 영화 ‘돌멩이’는 2000명대 관객 수를 기록하며 5위에 올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단독] 고객 넷 중 셋은 초고위험 투자 성향?… 입맛대로 꿰맞춘 증권사

    [단독] 고객 넷 중 셋은 초고위험 투자 성향?… 입맛대로 꿰맞춘 증권사

    최근 금융사들이 고위험 사모펀드와 파생상품 등을 무차별 판매했다가 고객에게 큰 손실을 끼친 가운데 증권사들이 고객의 투자 위험 성향을 사실상 마음대로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크(위험 요인)가 큰 펀드·파생상품을 많이 팔기 위해 일부 증권사가 고객 투자 성향을 무리하게 높게 진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하나금융투자는 1년 새 초고위험 성향의 고객 비율이 50% 포인트 가까이 늘어나 상식적이지 않은 급증세를 보였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상위 10개 증권사의 ‘초고위험’ 성향 고객 비율은 최저 13.4%(키움증권)에서 최대 75.1%(하나금융투자)로 큰 차이를 보였다. 증권사 10곳의 평균 초고위험 성향 고객 비율은 22.3%였다. 투자 성향은 일반적으로 ▲초고위험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초저위험 성향으로 나뉜다. 초고위험 성향은 투기등급의 회사채, 변동성이 큰 펀드, 원금비보존형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등 위험도가 높은 상품 투자에도 적합한 투자자로 분류된다. 초고위험 고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금융투자다. 올 6월까지 투자 위험 성향이 파악된 고객 2만 1349명 중 1만 6025명이 초고위험으로 분류됐다. 고객 4명 중 3명이 고위험 상품을 팔아도 되는 대상이라는 얘기다. 하나금융투자는 2018년 초고위험 고객 비율이 26.2%였지만 지난해는 이 비율이 74.5%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회사 규모가 커지고 판매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고객층이 넓어졌다”며 “지난해는 파생결합증권(DLS) 등에 투자하려는 고객이 급증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투자 위험 성향이 파악된 고객 중 54.8%(5만 7233명)가 초고위험으로 분류됐다. 이러한 격차는 증권사마다 고객층과 주력 판매 상품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각 증권사는 금융투자협회의 ‘표준투자권유준칙’을 인용해 투자 성향을 분류하지만, 배점이나 문항 등은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정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주력해 팔아야 할 상품이 초고위험 상품이면 고객을 그 성향으로 만들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로 투자자 신모(64)씨는 2017년 금융투자상품에 가입할 당시 증권사 2곳에서 각기 다른 투자 성향 판단을 받은 사실을 최근 알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초고위험으로 분류됐지만 NH투자증권에서는 중위험 성향으로 분류됐다. 신씨는 “증권사에 당시 투자 성향 확인서 원본과 이런 판단을 내린 자료를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며 “투자 성향 판단을 제대로 한다기보다는 팔고자 하는 상품에 끼워 맞추는 것이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민 의원은 “증권사가 위험상품 가입을 목표로 위험 성향 확인까지 고객에게 지시하거나 유도한 사례가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위험등급 산정 방식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예적금만 아는 고객에게 ‘초고위험도 추구’ 라니요?”

    [단독] “예적금만 아는 고객에게 ‘초고위험도 추구’ 라니요?”

    최근 금융사들이 고위험 사모펀드와 파생상품 등을 무차별 판매했다가 고객에게 큰 손실을 끼친 가운데 증권사들이 고객의 투자 위험 성향을 사실상 마음대로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크(위험 요인)가 큰 펀드·파생상품을 많이 팔기 위해 일부 증권사가 고객 투자 성향을 무리하게 높게 진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하나금융투자는 1년 새 초고위험 성향의 고객 비율이 50% 포인트 가까이 늘어나 상식적이지 않은 급증세를 보였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상위 10개 증권사의 ‘초고위험’ 성향 고객 비율은 최저 13.4%(키움증권)에서 최대 75.1%(하나금융투자)로 큰 차이를 보였다. 증권사 10곳의 평균 초고위험 성향 고객 비율은 22.3%였다. 투자 성향은 일반적으로 ▲초고위험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초저위험 성향으로 나뉜다. 초고위험 성향은 투기등급의 회사채, 변동성이 큰 펀드, 원금비보존형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등 위험도가 높은 상품 투자에도 적합한 투자자로 분류된다. 초고위험 고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금융투자다. 올 6월까지 투자 위험 성향이 파악된 고객 2만 1349명 중 1만 6025명이 초고위험으로 분류됐다. 고객 4명 중 3명이 고위험 상품을 팔아도 되는 대상이라는 얘기다. 하나금융투자는 2018년 초고위험 고객 비율이 26.2%였지만 지난해는 이 비율이 74.5%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회사 규모가 커지고 판매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고객층이 넓어졌다”며 “지난해는 파생결합증권(DLS) 등에 투자하려는 고객이 급증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투자 위험 성향이 파악된 고객 중 54.8%(5만 7233명)가 초고위험으로 분류됐다. 이러한 격차는 증권사마다 고객층과 주력 판매 상품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각 증권사는 금융투자협회의 ‘표준투자권유준칙’을 인용해 투자 성향을 분류하지만, 배점이나 문항 등은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정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주력해 팔아야 할 상품이 초고위험 상품이면 고객을 그 성향으로 만들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로 투자자 신모(64)씨는 2017년 금융투자상품에 가입할 당시 증권사 2곳에서 각기 다른 투자 성향 판단을 받은 사실을 최근 알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초고위험으로 분류됐지만 NH투자증권에서는 중위험 성향으로 분류됐다. 신씨는 “증권사에 당시 투자 성향 확인서 원본과 이런 판단을 내린 자료를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며 “투자 성향 판단을 제대로 한다기보다는 팔고자 하는 상품에 끼워 맞추는 것이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민 의원은 “증권사가 위험상품 가입을 목표로 위험 성향 확인까지 고객에게 지시하거나 유도한 사례가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위험등급 산정 방식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강기정 “이강세 만났지만 금품 받은 적 없다”…“5000만원 전달” 김봉현·조선일보에 법적대응

    강기정 “이강세 만났지만 금품 받은 적 없다”…“5000만원 전달” 김봉현·조선일보에 법적대응

    “강 전 수석, 김상조에 전화” 金 진술에“청와대에선 그렇게 안 해” 정면 반박 이 대표 “금감원 검사 빨리 끝내 달라”강 전 수석 상대로 민원 넣었다고 진술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막으려는 코스닥 상장사 대표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인물로 지목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해당 회사 대표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품을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수석은 해당 내용을 진술한 상장사 실사주 등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강 전 수석은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7월 28일 청와대에서 이강세(58·구속 기소)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15~20분 정도 만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이 대표도 강 전 수석을 만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강 전 수석은 “전날(지난해 7월 27일) 이 대표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그다음 날 만났다. 원래 알았던 사람이지만 2~3년 만에 만난 사이라 ‘어떻게 지냈느냐’, ‘수석 일은 어떠냐’는 등 안부를 묻는 대화가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구속 기소된 이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 중 하나는 변호사법 위반이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스타모빌리티 실사주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회장과 함께 정·관계 유력 인사를 통해 라임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를 무마시키기로 계획하고 친분이 있는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김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정무수석이 강 전 수석이다. 이 대표가 지난해 7월 27일 강 전 수석에게 전화해 다음날 만나기로 한 뒤 김 전 회장에게 ‘인사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을 해 김 전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유일한 증거가 김 전 회장의 진술밖에 없다. 김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3일 열린 이 대표의 첫 공판에서 검찰과 이 대표의 변호인 모두 강 전 수석의 실명은 언급하지 않고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라고 직위명만 언급했다. 이 대표의 공소장에도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인 정무수석비서관’이라고만 적혀 있다. 또 지난 8일 이 대표의 두 번째 공판 과정에서도 강 전 수석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다. 강 전 수석은 “만남 당시 이 대표가 ‘라임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라임 펀드 돌려막기 의혹을 제기한 모 경제지 기사 때문에 투자를 받지 못하게 생겼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강 전 수석에게 “금감원 검사가 빨리 끝나야 회사가 라임으로부터 전환사채(CB) 인수 대금을 받을 수 있고, 그래야 회사가 계획했던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검사를 빨리 끝내 달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수석은 “(강 전 수석이) 김 실장(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전화해 ‘억울한 면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들었다”는 김 전 회장의 진술에 대해서도 “청와대에서는 그렇게 안 한다. 누가 면전에서 그렇게 말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강 전 수석은 “이 사건 때문에 청와대에 있을 때나 나온 뒤에도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전혀 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강 전 수석은 지난 8일 자신의 실명을 인용해 김 전 회장의 증언을 보도한 조선일보 기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12일 제기하기로 했다. 또 같은 날 김 전 회장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의혹이 정부를 흔들 대형 악재로 커질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법대로 철저히 수사되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단독] 강기정 “이강세 만났지만 돈 받은 적 없다”…법적 대응 예고

    [단독] 강기정 “이강세 만났지만 돈 받은 적 없다”…법적 대응 예고

    “청와대서 이 대표와 안부만 물어”“라임 사건으로 조사 받은 적 없어”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막으려는 코스닥 상장사 대표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인물로 지목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해당 회사 대표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품을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수석은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7월 28일 청와대에서 이강세(58·구속 기소)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15~20분 정도 만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도 강 전 수석을 만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강 전 수석은 “전날(지난해 7월 27일) 이 대표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그 다음 날 만났다. 원래 알았던 사람이지만 2~3년 만에 만난 사이라 청와대에서 만나는 동안에도 ‘어떻게 지냈냐’, ‘수석 일은 어떻냐’ 등 서로의 안부를 묻는 대화가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구속 기소된 이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 중 하나는 변호사법 위반이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스타모빌리티 실사주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회장과 함께 정·관계 유력 인사를 통해 라임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를 무마시키기로 계획하고 친분이 있는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김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정무수석이 강 전 수석이다. 이 대표가 지난해 7월 27일 강 전 수석에게 전화해 다음 날 만나기로 한 다음 김 전 회장에게 ‘인사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을 한 뒤 김 전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이에 이 대표는 “유일한 증거가 김 전 회장의 진술밖에 없다. 김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이 대표 “금감원 검사 빨리 끝내달라”강 전 수석 상대로 민원 넣었다 진술 다만 지난 9월 3일 열린 이 대표의 첫 공판에서 검찰과 이 대표의 변호인 모두 강 전 수석의 실명은 언급하지 않고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라고 직위명만 언급했다. 이 대표의 공소장에도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인 정무수석비서관’이라고만 적혀 있다. 또 지난 8일 열린 이 대표의 두 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회장을 검사가 신문하는 과정에서도 강 전 수석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 지난해 이 대표를 만나 어떤 대화를 했는지 묻는 질문에 강 전 수석은 “대화 내용을 제가 자세하게 기억은 못 하지만 ‘라임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라임 펀드 돌려막기 의혹을 제기한 한국경제 기사 때문에 문제가 생겨 투자를 받지 못하게 생겼다’는 말을 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강 전 수석에게 “금감원 검사가 빨리 끝나야 회사가 라임으로부터 전환사채(CB) 인수 대금을 받을 수 있고, 그래야 회사가 계획했던 일을 처리할 수 있다”면서 “검사를 빨리 끝내달라고 강 전 수석에게 이야기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검사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들은 대로 말하자면, 그때 수석이라는 분이 김 실장(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직접 전화해서 ‘억울한 면이 많은 것 같다’고 본인(이 대표) 앞에서 직접 강하게 말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검사가 이 대표가 금품도 전달했다고 말을 했는지 여부를 묻자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인사하고 나왔다고 말했다”면서 “금품을 전달했다는 취지”라고 답했다.그러나 강 전 수석은 이 대표가 있는 자리에서 김 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며 “청와대에서는 그렇게 안 한다. 누가 면전에서 그렇게 말을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전 수석은 “이 사건 때문에 청와대에 있을 때에도, 청와대에서 나온 뒤에도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전혀 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강 전 수석은 지난 8일 김 전 회장의 증언을 자신의 실명을 인용하여 보도한 조선일보 기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12일 제기하기로 했다. 또 같은 날 김 전 회장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대한산악연맹 부정 채용 의혹…“면접 점수 조작해 합격”

    [단독] 대한산악연맹 부정 채용 의혹…“면접 점수 조작해 합격”

    대한산악연맹이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사람을 합격시키기 위해서 면접 전형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예지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6일 대한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대한산악연맹 국제업무 전문인력 선발 면접전형 심사채점표’에 따르면 다른 심사위원들이 매긴 점수대로라면 J씨는 채용에서 차점자로 탈락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J씨는 대한산악연맹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 올라온 채용공고에 따르면 해당 직종은 국제연맹과의 교류, 스포츠클라이밍 국제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월급여 270여만원을 받는 2년 계약직 자리였다. 4년제 대학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로 토익 성적 775점 이상인 자가 최소 요건이었고 KSOC 외교사업 이수자, 국민체육진흥공단 인재양성사업 이수자, 국제종합경기대회 메달리스트, 국가대표, 전국체전 입상자 등 선수 출신, 산악부, 등산학교 졸업생, 체육학 전공자, 컴퓨터 활용 우수자 등은 우대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4월 16일 열린 면접 전형은 당초 5명의 서류전형 합격자가 대상자였으나 이 가운데 2명은 면접 당일 전형에 응시하지 않았고, 3명이서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었다. 채점표는 지원동기(만점 30점), 체육분야 지식 및 경력(만점 30점), 영어 능력(만점 40점)으로 이뤄져 있고 세 분야 점수를 합산해 표기하도록 돼 있었다. K사무처장은 J씨에게 합계 최고 점수(85점)를 주고 L씨에게는 20점 적은 65점을 줬지만 나머지 채용 담당 심사위원 2명은 또 다른 지원자인 L씨에게 각각 최고 점수(88점)를 주고 J씨에게는 차점(80점, 77점)을 준 것으로 나온다. 세 면접관의 점수를 합해 J씨는 242점, L씨는 241점을 받게 돼 J씨는 L씨를 1점차로 앞서게 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면접관 네 사람 중 사무처장의 판단만이 달랐다고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채용 당락을 좌우할 수 있었던 영어 면접관 D씨가 최초에 L씨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가 K사무처장의 지시로 두 사람의 영어 점수를 동일한 35점으로 수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네 면접관의 합계 점수에서 J씨의 1점 차 우위가 유지되면서 사무처장의 의지가 관철됐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영어 면접관 D씨는 “(해당 의혹은) 사실이고 사무처장은 점수 수정을 요청한 게 아니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K 사무처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근거 없는 비방에 불과하다”면서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아웃도어 업체에서 일한 경력도 있을 정도로 합격할 만한 실력이 충분한 적격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직 직원 A씨는 “직원 J씨가 산악연맹에 후원한 적 있는 업체에서 오래 일한 경력이 있고 이때 생긴 친분으로 인해 특혜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예지 의원은 “대한산악연맹에 대해 회계, 행정, 인사 등 전방위적 감사가 필요하다. 횡령, 배임, 유용 등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즉각 수사 의뢰해야 한다”며 “대한체육회가 단체 관리에 소홀하고 시스템 전반을 개선하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 자료 요청에도 버티기로 일관하는 경기단체들의 보조금을 삭감하고, 경기 단체들이 체육회 임직원과 유착 관계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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