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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회하라!…이 땅의 불교와 친일의 야합

    전북 군산엔 동국사라는 독특한 절집이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세운 백수십 개의 사찰 중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채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이다. 일본 최대의 불교 종파인 조동종이 ‘금강사’라는 이름으로 건립해 역시 이 땅의 수탈과 황국신민화에 앞장섰던 절이다. 지금은 조계종 선운사의 말사인 동국사 스님과 신도들이 “뼈 아픈 과거사도 엄연한 역사”라며 일제강점기의 모습 그대로 보존하려 애쓰고 있고 이런 동국사 측의 입장에 동조해 ‘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이라는 일본인 단체까지 생겨났다. ‘조선 침략 참회기’(이치노헤 쇼코 지음, 장옥희 옮김, 동국대출판부 펴냄)는 바로 그 ‘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의 대표인 일본 아오모리현 조동종 운쇼사(雲祥寺) 주지가 지난해 일본에서 펴낸 책의 한국어판이다. ‘일본 조동종은 조선에서 무엇을 했나’라는 부제 그대로 이 땅에서 불교, 특히 조동종이 일제와 어떻게 결부해 나쁜 짓을 저질렀는지를 직접 발로 뛰어 발굴한 자료들을 토대로 절절하게 엮은 참회록이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일본 불교 역시 구한말 외세 강점기 다른 종교가 그랬던 것처럼 포교의 명분을 내걸고 일제의 수탈과 황국신민화의 적극적인 앞잡이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 청일전쟁이 발발한 이듬해인 1895년 5월 조동종 종무국이 간행한 ‘조동종무국 보달전서’는 “청일 교전에서 황은에 보답하고 교화를 선포하여 종문의 군사에 대한 충성을 선양함”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러일전쟁기인 1904년 2월에도 일제의 선전 조칙을 받은 조동종은 즉각 종령을 내려 ‘천황폐하의 옥체강녕·성수무강과 군인의 신체건전·무운장구를 기도할 것’과 ‘충용의 정신으로 군인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설파할 것’ 등을 명령했다. 특히 책을 통해 처음 밝혀지는 몇몇 사건들은 충격적이다. 저자는 명성황후 살해에도 조동종이 깊숙이 관여했으며 살해만행에 참여한 다케다 한시(武田範之)라는 조동종 승려는 후에 살해사건의 보상으로 조선 조동종 총괄 자리인 조선포교관리에 취임했다고 밝히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차남 안준생이 아버지의 처형 직후 중국 상하이에 은신해 있던 중 조동종 압력을 못 이겨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 절 박문사를 찾아 아버지의 죄를 눈물로 사죄한 사실도 추적했다. 이것 말고도 경복궁 위패당인 준원전을 옮겨 세운 박문사의 요사채가 80년이 지난 지금 신라호텔 영빈관 파티장으로 변해 있다는 사실도 고발하면서 가슴 아파한다. 1만 8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용산개발 최대 수혜자는 박해춘 회장

    용산개발 최대 수혜자는 박해춘 회장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박해춘 회장이죠. 모두가 돈을 잃었는데 혼자 십수억원의 연봉을 챙겼으니….” 용산역세권개발 직원 A씨의 얘기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용산개발사업이 청산절차에 들어가면서 사업의 실무를 맡았던 용산역세권개발(용산AMC) 직원 중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에서 파견 나온 이들을 제외한 47명은 12일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용산AMC의 한 직원은 “말이 좋아 권고사직이지 그냥 나가라고 하는 것”이라면서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자리를 찾을 시간이 보름밖에 되지 않아 대부분의 직원은 멘붕(멘탈붕괴) 상태”라고 털어놨다. 직원들의 사정은 이렇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용산AMC의 대표이사인 박 회장은 2010년 10월 취임한 이후 최소 16억원의 급여를 챙겼다.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0월까지는 연봉이 6억원이었고, 이후 매년 6000만원씩 상승하는 조건으로 급여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연봉이 7억 2000만원으로 올랐다. 박 회장은 지난 2010년 10월 취임하면서 거액의 해외자본을 유치해 오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용산개발사업에 들어온 해외자본은 싱가포르 사모펀드가 2011년에 전환사채(CB) 115억원을 매입한 것이 전부다. 박 회장은 지난 2일 사업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자신의 인감을 첨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AMC 관계자는 “인감이 첨부되지 않은 사직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면서 “사실상 깡통 사직서를 내놓고 계속해서 출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5일에는 자신이 낸 사직서에 대해 철회 요청을 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사직 철회 요청을 한 것을 두고 말들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월급을 챙기기 위해 돌아온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용산AMC 관계자는 “박 회장이 복귀하면서 이달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앞으로 거취가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추후 급여가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직원은 쫓겨나는데…회장은 ‘깡통 사표’로 꼼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박해춘 회장이죠. 이 와중에도 월급을 챙기겠다고 하루도 출근을 거르지 않고 있으니?.” 용산역세권개발 직원 A씨의 얘기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용산개발사업이 청산절차에 들어가면서 사업의 실무를 맡았던 용산역세권개발(용산AMC) 직원 72명 전원은 지난 12일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 용산AMC 직원들은 이달 30일까지만 출근한다. 72명의 직원 중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에서 파견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12명은 돌아갈 곳이 있지만 나머지 60명은 말 그대로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 용산AMC의 한 직원은 “말이 좋아 권고사직이지 그냥 나가라고 하는 것”이라면서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자리를 찾을 시간이 보름밖에 되지 않아 대부분의 직원은 멘붕(멘탈붕괴) 상태”라고 털어놨다.  직원들의 사정은 이렇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용산AMC의 대표이사인 박 회장은 2010년 10월 취임한 이후 최소 16억원의 급여를 챙겼다.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0월까지는 연봉이 6억원이었고, 이후 매년 6000만원씩 상승하는 조건으로 급여 계약을 맺었다.  박 회장은 취임하면서 거액의 해외자본을 유치해 오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용산개발사업에 들어온 해외자본은 싱가포르 사모펀드가 2011년에 전환사채(CB) 115억원을 매입한 것이 전부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의 반목이라는 배경이 있기는 했지만 박 회장이 취임 초 약속한 화교 자본 유치 실패가 용산개발사업의 자금난을 심화시킨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지난 2일 사업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자신의 인감을 첨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AMC 관계자는 “인감이 첨부되지 않은 사직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면서 “사실상 깡통 사직서를 내놓고 계속해서 출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5일에는 자신이 낸 사직서에 대해 철회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박 회장이 거액의 급여를 챙기기 위해 출근을 계속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용산AMC 관계자는 “사업 좌초가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나와서 딱히 하는 업무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급여를 하루 일당으로 계산하면 250만원이 넘는데 30일까지 계속 나오면 약 6000만원의 월급을 받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실적 악화’ 건설업계 회사채 발행도 못해

    실적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기업어음(CP) 발행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15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CP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1조 8000여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대부분의 기업은 CP보다는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GS건설은 올해 8400억원의 CP를 발행했고, 삼성물산과 대림산업도 각각 2000억원의 CP를 찍었다. 이 밖에 롯데건설(3000억원)과 대우건설(500억원)이 CP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회사채는 발행 기업이 금리를 제시하는 데 반해 CP는 매수자와의 조율로 금리가 정해지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금리 부담이 더 커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회사채의 경우 발행 과정에서 회사의 내부 사정을 금융기관에 공개를 해야 하고 절차와 요건도 까다롭기 때문에 최근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꺼리면서 CP 발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울며 겨자 먹기로 CP로 방향을 바꿨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현대건설과 GS건설은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었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금리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건설사들의 회사채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대형 건설사들도 이런데 중견 건설사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그들은 왜 어린 두 딸을 목졸랐나…포천 자매살해사건 재구성[단독]

    그들은 왜 어린 두 딸을 목졸랐나…포천 자매살해사건 재구성[단독]

    성탄절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에서 처참하게 일그러진 진청색 중소형 승용차와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소녀의 사체가 유골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동반자살 하겠다”는 편지를 매형과 누나에게 각각 보낸 이모(46), 정모(37·여)씨 부부가 두 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지난 10일 사건 발생 2년 2개월 만에 부산의 한 농장에서 이씨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세상은 이씨 부부가 천륜을 저버리고 몹쓸 짓을 했다며 혹독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평범한 한 30~40대 젊은 부부가 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두 딸을 목졸라 살해하고 동반 자살을 기도했는지를 심층취재했다.  동반 자살 배경  부인 정씨는 아동학습지 판매회사인 A사 경기 고양시내 모지점 영업팀장을 지내면서 1억 3000만원에 가까운 빚을 져 괴로워했다.  당시 1년간의 지역국 매출 6억원 가운데 4억 5000만원이 정씨 실적이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빚은 늘어만 갔다. 급한 김에 책을 팔고 고객으로부터 받은 현금으로 돌려막기를 한 사실이 회사에 적발돼 팀장에서 평사원으로 강등된 것은 물론, 1000만원의 벌금까지 빚을 내 해결해야 했다. 이 때문에 월급은 본부장이 직접 관리하고 정씨는 고작 50만원만 손에 쥐게 됐다. 공금에 손을 댄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회사 빚은 매달 600만~700만원씩 상급자 신용카드를 빌려 상환해야 했으나 빚은 더욱 늘어만 갔고, 모든 짐은 정씨 책임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이씨 부부가 얹혀 살고 있던 누나집도 몇 개월째 월세를 못내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다음 달 중학생이 될 큰 딸(당시·12)의 교복은 아직도 구입하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곤궁한 처지를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정씨는 2011년 2월 15일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의 한 민박집 주차장에서 남편 이씨의 누나에게 쓴 유서에서 당시 참담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 ‘형님’이라 불러 보네요(중략) 아이들을 키울 자신도, 미래도 보이지 않기에 이리 죽을 결심을 했습니다. 세상이 참 무섭다는 거 너무 늦게 깨달아 죄송합니다(중략) 제가 사치스러운 것도 아니고 제 욕심만 채우자고 했던 일도 아닙니다”  마지막 가족 여행  정씨는 옴짝달싹 못할 처지를 벗어 날 수 있는 길은 죽음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남편 이씨는 그런 아내를 달래기 위해 2011년 2월 14일 새벽 4시 고양시 일산 집을 나섰다. 누나와 매형에게는 “바람 쐬러 간다”는 메모를 남겼다.  이씨 부부는 집을 나선지 13시간 만인 오후 5시쯤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 한 민박집 3호실에 투숙했다. 민이(가명·당시 12), 영이(가명·10)는 일찍 재우고, 이씨는 밤 새워가며 아내 정씨를 설득했지만, 정씨의 자살 의지는 확고했다. 이씨도 “차라리 함께 죽자”며 체념했다. 이튿날 오후 1시 20분쯤 이씨는 지인에게 21만원을 입금 받아 근처 편의점에서 유서를 작성하기 위해 편지지와 편지봉투, 그리고 볼펜을 구입해 민박집 주차장으로 돌아 왔다.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에서 놀고 있었고, 부부는 주차장에 세워놓은 승용차 안에서 각자 유서를 써 내려 갔다 이씨는 매형에게, 정씨는 처음으로 남편의 누나인 시누이에게 편지지를 한 장 가득 꾹꾹 눌러 썼다.  정씨는 유서에서 “잠시 후 저희 손으로 아이들 목을 졸라야 합니다. 이런 부모가 또 있을까요? 사는 것 보다 죽는 게 모든 사람에게 더 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남편 이씨도 눈물로 매형에게 유서를 써 내려갔다.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남아서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아 저희가 데려갑니다. 불쌍한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죽을 각오로 잘 살아보려 했는데 현실은 너무 무섭습니다. 어제도 결정을 해서 행동으로 옮기려 했으나 아이들의 눈이 밟혀 못했습니다”  오후 5시쯤 근처 이동우체국에서 남편이 우표를 구입해 우체통에 넣고, 밤 11시쯤 다시 민박집에 투숙했다.  민이와 영이는 잠시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 채 이내 잠이 들었다. 이씨는 천천히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LPG가스의 호스를 칼로 반 쯤 잘랐다. 정씨는 말 없이 옆에 서서 물끄러미 지켜봤다. 이씨는 밖으로 나가 낮에 민박집 주인으로부터 고기를 구워 먹는다며 받은 번개탄 2장에 불을 붙였다. 냄비에 담겨진 번개탄을 방안 출입문 앞에 놓은 이씨 부부는 꼭 안고 자리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꽈당’ 냄비 부서지는 소리와 누가 넘어지는 소리에 가족들이 잠에서 깼다. 막내 민이가 화장실을 가던 중 그만 번개탄이 들어있는 냄비를 밟고 넘어진 것이다. 이씨는 ‘이건 아니다’는 생각에 즉시 창문을 열고 출입문을 열어 환기 시키고 번개탄을 밖으로 던졌다.  이튿날 오전 11시 민박 집을 나온 일가족은 일동면 화대리 제일유황온천 부근 음식점에서 늦은 아침 겸 점심식사를 했다. 주차장으로 나온 정씨는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는 죽기로 했으니 너희들은 보육원에 보내주겠다”며 처음으로 죽음을 암시 했다. 큰딸은 울면서 따라 죽겠다고 했고, 작은 딸은 울기만 했다.  오후 6시쯤 지인에게 빌린 돈 15만원을 근처 농협에서 찾아 산정호숫가에 한 숙박업소로 이동했다. 길가 마트에서 막걸리와 소주를 각각 2병 사고, 번개탄을 3장 구입했다. 새벽 2시쯤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까스로 다독여 차에 태우고 호숫가 공터에 차를 세운 후 불붙은 번개탄 3장을 냄비에 담아 차량 안 정씨 다리 밑에 놓았다. 잠을 청한지 2시간쯤 지난 새벽 4시. 두 딸이 괴로워 하며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있는 뒷자리로 넘어가 작은 아이부터 목을 조르고, 정씨는 발버둥치는 아이들 다리를 잡았다. 폭풍같은 시간이 지나 고요함과 두려움이 엄습했다.  두 딸을 뒷자리와 그 밑에 각각 눕힌 이씨 부부는 차량을 추락시킬 장소를 찾아 1시간 여 동안 주위를 배회했다.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이 적당했다. 차량을 그대로 몰아 돌진했다. 70m 아래로 떨어진 자동차는 휴지조각처럼 구겨지고, 두 딸의 사체는 차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지만 안전띠를 맨 이씨 부부는 멀쩡했다. 가까스로 차량을 빠져 나온 부부는 소나무 가지에 줄을 걸어 나란히 목을 맸지만 나뭇가지는 두 사람의 체중을 견뎌내지 못했다. 2월 중순 여우재 계곡은 한 겨울 날씨 그대로였다. 가만히 있으면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질긴 목숨은 4~5일이 지나도 이상이 없었다.  결국 부부는 계곡을 걸어 나와 산정호수로 걸어갔고, 화장실, 빈컨테이너 등에서 며칠을 더 보냈다.  2월 25일 오후 1시40분쯤. 부부의 편지를 받은 매형 차모씨가 급히 일산경찰서 실종수사팀을 찾아가 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씨는 이때 산정호수 부근 현금지급기에서 지인들이 보내준 현금을 3회에 걸쳐 인출하자 경찰은 단순 가출로 봤다.  자살 포기  여러 차례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자, 부부는 3월 1일 버스를 이용해 의정부시내로 이동했다. 다시 지인들에게 소액을 통장으로 받아 인출한 다음 병원을 찾아갔다. 이씨는 동상에 걸려 걷기가 어려웠다. 정씨는 상태는 덜했지만 치료가 필요했다. 열흘간 의정부에 머물면서 병원 치료를 받은 부부는 강릉 주문진으로 이동했다. 강릉에서도 이씨는 병원을 오가야 했다. 같은 달 23일까지 강릉을 배회하던 부부는 눈에 잘 안 띄는 시골로 도피하기로 하고 PC방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마침 충북 진천의 한 오이 재배농가에서 낸 구인광고를 보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부부는 월 230만원을 받기로 했다. 3개월 후인 6월 30일 말 없이 편지만 한 통 써놓고 충남 보령(대천)으로 이동했다. 약 1주일간 모텔을 전전하며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다. 이후 경북 상주 버섯농장, 경북 청도 염색공장, 새마을 농장을 돌며 하루벌이를 했으나 힘에 부쳤다.  다시 인터넷 구인광고를 검색해 7월 21일 경북 밀양의 한 펜션에서 둘이 250만원을 받기로 하고 몸을 의탁했다. 그러나 다른 종업원과 마찰을 빚어 한 달을 겨우 채우고 경남 마산, 전남 여수, 충남 강경, 전남 해남을 떠돌았다. 9월 추석 명절 직전 부산의 한 농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봤다. 명절연휴가 지난 뒤 오라고 했다. 부부는 220만원을 받기로 했다. 1년 6개월 지나는 동안 월급도 오르고 잘 지내는가 싶었지만 천륜을 어기고 이 하늘 아래 숨을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중요 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을 본 한 주민의 신고로 부부는 사건 발생 2년 2개월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경찰로부터 신병을 넘겨 받은 포천경찰서는 12일 이씨와 정씨 부부를 살인 및 사채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친자매 살해범도 평범한 엄마 아빠였다  부부는 평범한 대한민국 엄마 아빠였다. 이씨는 전문대학과 같은 2년제 동국대 전산원을 졸업하고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컴퓨터 관련 일을 했다. 집 전세금 전체를 털어 지인들과 함께 하던 사업이 잘못돼 누나 매형집에 얹혀 살게 됐지만, 닥치는 대로 일을 할 만큼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역시 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맞벌이에 나섰다. 국내 유명 아동학습지 회사에 입사해 영업팀장직에 올랐다. 한 질에 70만~100만원 하는 교재를 팔면 13%의 판매수수료가 수당으로 떨어졌다. 실적 부담에 쫓겨 허위 판매를 하고, 허위 판매대금을 입금하기 위해 고객으로부터 현금으로 받은 책값을 유용한 것이 화근이 됐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회사는 돈을 벌었지만, 자신과 직원들의 빚은 줄기는 커녕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민이와 영이도 교우 관계가 매우 좋았다. 성적도 중상위권이었다. 두 자매의 담임교사들은 “민이는 특히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책임감도 강했다. 어머니 역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다른 엄마들 보다 강했다”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사를 맡은 포천경찰서 김중기 형사는 “이씨 부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엄마 아빠였지만,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건설업계 ‘동생 구하기’

    장기 부동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를 위해서 본사(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라그룹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한라건설에 9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마이스터와 만도 등 계열사들의 공동참여로 3435억원 규모의 한라건설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물류창고와 골프장 등 자산의 조기 매각으로 5600억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시행키로 했다. 한라건설은 이 같은 자구 노력을 통한 조기 경영정상화 추진과 함께 수익성 위주의 국내외 공사 수주로 건설업의 성장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또 한라건설은 이를 위해 회사명을 ㈜한라로 바꿔 ‘탈(脫) 건설’ 의지를 명확히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부건설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대주주가 보유한 138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자본금을 138억원 확충하는 만큼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신주가 추가 상장되지만 최대주주가 보유하고 있어 매물로 나올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올해 보유 자산과 투자 지분을 팔아 5000억원가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앞서 두산그룹도 두산건설에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두산건설은 2011년에도 유상증자 방식으로 3000억원의 자금을 그룹으로부터 지원받은 바 있다. 하지만 진흥기업은 2011년 5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했고 이후에도 돈 먹는 하마처럼 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그룹의 건설 계열사 지원이 다른 계열사의 경영상황까지 악화시켜 위기를 그룹 전체로 확산시킨다고 지적한다. 웅진그룹은 극동건설에 무리한 지원을 하면서 결국 그룹 자체가 법정관리(기업개선절차)를 받게 됐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GS건설 1분기 5355억 적자…그룹 장기전략 차질

    GS건설이 올 1분기에 53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S그룹의 주력 기업 가운데 하나인 GS건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그룹의 장기발전 전략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0일 GS건설은 잠정 실적공시를 통해 올 1분기에 매출 1조 8239억원, 영업손실 53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상반기에는 6744억원, 하반기에는 1244억원 등 올해만 79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올해 해외 건설에서 발생한 부실 부분을 정리하고 나면 내년 상반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데는 중동 지역의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면서 저가입찰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2010년 플랜트 수주 경쟁이 붙으면서 묻지 마 낙찰을 받은 사업장은 적자를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단기 실적에 연연한 것이 대규모 적자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GS건설은 2010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루와이스 송유관 공사에서 대규모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GS건설 관계자는 “원가율을 맞추기 위해 발주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 현재 상황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손실 부분을 먼저 반영한 것”이라면서 “최근에는 원가율을 면밀하게 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플랜트 및 발전 환경 부분의 대규모 부실 정리를 위해 연초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1조 5000억원의 자금을 준비해놨다.  주력 관계사인 GS건설이 1분기에 최악의 실적을 보이면서 그룹의 장기 성장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GS그룹은 지난해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의 마진 축소 등의 이유로 영업이익이 26.6%나 감소한 6843억원에 그쳤다. GS그룹은 올해 초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포함한 해외 사업 진출과 설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게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시원찮아 M&A 등의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GS건설 1분기 5355억 적자… 그룹 장기전략 차질

    GS건설이 올 1분기에 53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S그룹의 주력 기업 가운데 하나인 GS건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그룹의 장기발전 전략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0일 GS건설은 잠정 실적공시를 통해 올 1분기에 매출 1조 8239억원, 영업손실 53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상반기에는 6744억원, 하반기에는 1244억원 등 올해만 79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올해 해외 건설에서 발생한 부실 부분을 정리하고 나면 내년 상반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데는 중동 지역의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면서 저가입찰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2010년 플랜트 수주 경쟁이 붙으면서 묻지 마 낙찰을 받은 사업장은 적자를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단기 실적에 연연한 것이 대규모 적자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GS건설은 2010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루와이스 송유관 공사에서 대규모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GS건설 관계자는 “원가율을 맞추기 위해 발주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 현재 상황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손실 부분을 먼저 반영한 것”이라면서 “최근에는 원가율을 면밀하게 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플랜트 및 발전 환경 부분의 대규모 부실 정리를 위해 연초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1조 5000억원의 자금을 준비해놨다. 주력 관계사인 GS건설이 1분기에 최악의 실적을 보이면서 그룹의 장기 성장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GS그룹은 지난해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의 마진 축소 등의 이유로 영업이익이 26.6%나 감소한 6843억원에 그쳤다. GS그룹은 올해 초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포함한 해외 사업 진출과 설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게 시급한 상황에서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시원찮아 M&A 등의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日 체감경기 5개월째 상승… 아베경제 신바람

    중국 경제에 잇단 경고음이 울리는 것과는 달리 일본 경제는 호황국면을 구가하고 있다. 불과 4개월 전인 지난해 말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중·일 간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행의 무차별 돈 살포로 소비가 되살아나는 것은 물론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 심리가 일면서 설비투자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104개 일본 주요기업 대표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66%가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길거리 상권도 살아나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3월 경기실사조사에 따르면 체감경기 정도를 나타내는 현황판단지수가 전월 대비 4.1 포인트 상승한 57.3을 기록했다. 이는 5개월 연속 개선된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현황판단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호경기와 불경기로 나뉜다. 3월 수출기업 수주도 7년 만에 증가했다. 이처럼 일본 경제가 달라진 것은 아베 신조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효과 덕분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17일 “윤전기를 돌려서 엔화를 무제한 찍어내겠다”고 발언한 뒤로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추진했다. 아베노믹스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와 재정정책 확대,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장기 성장 전략 등 세 개의 화살로 일본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첫 번째 화살인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다. 일본은행(BOJ)을 압박해 인플레이션 목표를 종전의 1%에서 오는 2015년까지 2%로 상향 조정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5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장에 공급하는 돈의 총액을 2012년 말 138조엔에서 내년 말까지 갑절인 270조엔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장기국채 매입량도 지난해 말 89조엔에서 올해 말 140조엔, 내년 말에는 190조엔으로 늘리기로 했다. 두 번째 화살은 재정지출이다. 아베 정권은 지난 1월 20조엔(약 240조원)에 이르는 새 경기부양책을 확정했다. 여기에는 약 13조1000억엔 규모의 추가 경정예산과 지방정부 예산, 민간투자분이 모두 포함됐다. 지금까지 발사된 두 개의 화살로 주가가 급등했고, 엔저로 기업실적이 호전되는 등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마지막 화살인 성장 전략이 관건이다. 투자를 확대하고 임금 인상을 통해 소득을 증대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일본 경제의 활기가 이어지면서 일본 2위 자동차업체 닛산과 최대 통신회사 NTT, 긴키일본철도와 일본제분, 세븐&아이홀딩스 등이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로 자금 조달 환경이 전례 없이 호전되고 있다”며 “장기금리 인하가 기업 재무전략에 호재로 작용해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결합한다면 경제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경제 프리즘] “대기업도 자금사정 어려워” “中企 몫 줄어”

    신용보증기금이 대기업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을 보증해 주기로 한 데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소·중견기업 지원책을 대기업까지 확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발이 적지 않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는 이달 안에 대기업 건설사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할 계획이다. P-CBO는 여러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묶은 뒤 보증을 붙인 유동화증권이다.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을 돕는 제도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회사채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신보의 건설사 P-CBO 지원대상을 11위 이하 대기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두산건설, 금호산업, 동부건설 등 재벌그룹 계열 건설사들도 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업체당 지원 한도는 1000억원으로, 총 발행 규모는 4조 3000억원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고통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명목이지만 중소·중견기업도 어려운데 대기업 건설사까지 도와줄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소·중견기업의 P-CBO 발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대기업 건설사들이 뛰어들면 중소기업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원 대상을 대기업으로 확대해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상반된 분석도 있다. 신보의 P-CBO 지원을 받으면 공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이를 꺼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보 보증을 받을 정도로 자금 사정이 열악하다는 소문이 날 수 있어 대기업들이 선뜻 P-CBO에 들어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확대 시행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P-CBO 발행 실적이 전무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500억원가량 발행 신청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최소 모집 규모(2000억원)를 충족하지 못해 결국 발행이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신보에 내는 수수료 1%가 업체에 부담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용산개발 청산에 혈세 쏟아부어선 안돼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끝내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지난해 말 자금난 타개를 위한 전환사채(CB) 발행에 실패한 이후 부도 위기와 정상화를 오락가락하다가 결국 무산된 것이다. 최대 주주인 코레일을 비롯한 29개 민간 출자사, 지역주민 간 복잡한 소송전이 예상돼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것 같다. 가뜩이나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고, 정부가 마련한 4·1 부동산 대책마저 이 때문에 퇴색하면 나라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벌써 일각에서는 정부의 책임을 따지며 재정 투입을 들먹이는 모양인데, 민간의 투자 실패에 혈세를 쏟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용산사업이 2006년 총리실 제안으로 시작된 것은 맞다. 이듬해 서울시는 서부이촌동 통합개발사업까지 얹어 총사업비 31조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로 키웠다. 그래서 정부와 서울시에 책임이 전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사업 주체는 명백히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들이다. 자금 조달과 시행 전반에 걸쳐 투자사들이 추진하고 나중에 개발 이익을 나누는 구조인 것이다. 용산사업이 부실해진 원인은 이렇게 큰 사업을 벌이면서 자본금이 1조원에 불과했고, 부동산 시장 침체에다 코레일과 다른 출자사들의 알력으로 추가 자금 조달에 실패한 탓이다. 따라서 책임을 가리든, 소송을 하든, 투자손실로 처리하든 출자사끼리 해결할 문제다. 이 과정에서 코레일의 경영 부실이 생겼다고 해서 정부에 손을 내밀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정부와 서울시도 정책적 책임이 있는 만큼 직접 개입을 자제하되 중재역을 맡아 경제·사회적 파장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의 피해에 대해서는 드림허브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본다. 2300여 가구가 이주비로 은행에서 4000만원씩 빌린 돈을 포함해 가구당 8000만~3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주민의 투자 손실까지 정부와 서울시가 책임질 수는 없겠지만, 7년 동안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았고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재산세 상승 등 피해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사업 청산 이후 이해 당사자 간 소송이 장기화되면 주민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를 포함한 종합대책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 코레일, 용산개발 청산… 수천억 소송전 예고

    코레일, 용산개발 청산… 수천억 소송전 예고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6년 표류 끝에 사실상 무산됐다. 코레일은 8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 13명의 만장일치로 용산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와 맺은 사업협약과 토지매매계약에 대해 해제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9일 드림허브가 개발 부지를 담보로 빌린 5400억원을 상환하는 것을 시작으로 토지 대금 2조 4000억원에 대한 반환 절차에 들어간다. 이는 코레일이 용산개발사업에 대한 청산 절차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코레일은 오는 22일 토지매매계약을, 29일에는 사업협약 해제 통보를 드림허브에 할 예정이다. 또 30일까지 드림허브에 협약이행보증금 2400억원도 청구하기로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번 정상화 방안을 내놨을 때 코레일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실상 보여준 것”이라면서 “더 이상 추가 협상안을 내놓을 수도 없고 민간 출자사들이 새롭게 내놓은 제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사업 피해를 우려해 정부가 개입하거나 민간 출자사들이 극적으로 코레일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 한 용산사업은 청산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용산개발에 대한 정부의 개입 불가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코레일이 용산개발사업 청산 절차에 들어가자 코레일 주도의 정상화 방안에 반대했던 민간 출자사들도 입장이 갈리고 있다. 한 민간 출자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피해는 물론이고 2200여 가구의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막심한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그냥 사업을 무너지게 놔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출자사 관계자는 “코레일을 제외하고 실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느냐”면서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부이촌동 주민들도 입장이 갈리고 있다. 개발 동의자 단체인 이촌2동 11개 구역 대책협의회는 “정신적, 물질적 고통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개발에 반대해 온 서부이촌동 생존권사수연합은 “이미 개발이 엎어진 상황에서 아직 개발구역으로 묶여 있어 재산권을 침해 당하고 있다”며 개발구역 해제를 주장했다. 사업이 이대로 무산되면 출자사들의 금전적 피해도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용산사업의 매몰 비용은 1조원이 조금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자본금 1조원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 사업 과정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 매입 비용과 토지정화사업 비용 등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도 토지 반환 대금 마련을 위해서는 조 단위의 부채를 추가로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 무산 이후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등 출자사 간에 수천억원 규모의 소송전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드림허브의 2대 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은 서울중앙지법 파산1부로부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개발사업에 1700여억원을 투자하면서 지속적인 자금난을 겪다가 지난달 18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행복기금에 고객 뺏길라” 개인회생 호객하는 로펌

    “행복기금에 고객 뺏길라” 개인회생 호객하는 로펌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 신청 개시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법무법인(로펌)들이 지나친 개인회생 호객행위에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상당수가 “행복기금 접수가 시작되면 개인회생 판정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며 채무자들에게 개인회생 신청을 부추기고 있다. 개인회생·파산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H법률사무소는 7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인회생은 행복기금보다 강력한 구제제도라는 것을 채무자들이 명심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띄웠다. 이어 “행복기금은 채무 감면율이 최고 50%지만 개인회생은 90%까지 면책받는다”면서 “행복기금은 6개월 이상 연체해야 하지만 개인회생은 3개월만 이자를 안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로펌은 잘못된 정보로 채무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행복기금 운영 기간에는 개인회생 판정을 받기 어려워진다’, ‘행복기금 신청에서 탈락하면 개인회생도 받지 못한다’ 등의 광고 문구다. J법률사무소는 “행복기금이 본격 시행되면 개인회생 허가 조건이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하루빨리 개인회생으로 채무의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선전했다. 한 로펌 변호사는 “개인회생 신청은 건당 120만원 이상의 수입을 얻는다”면서 “개인회생·파산·면책 전담 로펌들이 행복기금 접수가 시작되면 고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허위·과장 광고나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는 올 들어 2월까지 1만 68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3710명)에 비해 이미 23.0%가 증가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행복기금이 출범한 지난달부터 중소형 로펌을 중심으로 앞다퉈 개인회생과 행복기금을 비교, 상담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개인회생 신청 유도가 급증했다고 법조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현재 ‘1397 서민금융 콜센터’에는 행복기금 관련 문의가 하루 평균 6000~7000통씩 들어와 상담 인력을 늘려야 할 판이다. 개인회생은 연체 기간에 관계없이 담보채무는 10억원 이하, 무담보채무는 5억원 이하를 대상으로 원금의 90%까지 감면해 준다. 감면받고 남은 채무도 통상 5년간 갚으면 면책되며 사채까지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된다. 행복기금은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6개월 이상 연체한 1억원 이하 채무에 한정되는 데다 감면율이 최고 50%다. 남은 금액은 10년에 걸쳐 나눠 갚아야 하고 금융회사와 대부업체 채무만 조정받는다. 그러나 행복기금은 2년이 지나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지만 개인회생은 5년간 ‘관리 대상자’ 기록이 남아 각종 불이익을 받는다. 신청 절차도 개인회생이 더 복잡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개인회생의 경우 사채까지 면책 판정을 받는 것은 맞지만 이는 단순히 서류상 법적 효과를 의미할 뿐이지 불법 사채업자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받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로펌들이 돈벌이를 위해 개인회생의 좋은 점만 강조하고 불리한 점은 숨기며 채무자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탈세 자산가·불법 사채업자 224명 특별 세무조사 착수

    국세청이 4일 변칙적으로 부를 증여한 고액 자산가, 역외 탈세 혐의자, 불법 사채업자 등 224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김덕중 국세청장 취임 이후 ‘지하경제와의 싸움’이 본격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앞서 국세청은 한달간 조사국 직원들을 대상으로 금융조사·역외탈세 등 지하경제 추적을 위한 첨단조사기법에 대한 집중교육을 실시했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음성적으로 부를 축적·증여한 대(大) 재산가 51명, 역외 탈세혐의자 48명, 불법·폭리 대부업자 117명, 탈세혐의가 있는 인터넷 카페 등 8건에 대한 일제 세무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대재산가는 위장계열사 설립, 부당 내부거래, 지분 차명관리 등을 통한 부의 편법 상속 및 증여 여부를 집중 검증받게 된다. 100대 기업 사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 탈세 혐의자들은 국외 발생소득과 국외 금융계좌 신고를 누락했는지를 조사받게 된다. 국세청은 외국 정부로부터 최근 3년간의 해외 현지 소득 발생 관련 10만여명의 자료를 넘겨 받아 탈세 혐의를 정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불법으로 높은 이자를 받으면서 차명계좌나 고액 현금거래를 이용해 세금을 빼돌린 사채업자 가운데는 사채자금을 주가 조작, 불법 도박 등 또 다른 지하경제 자금으로 쓴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당 100만원가량 광고비를 받고 홍보용 사용 후기를 작성해주면서 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주요 포털사이트의 인터넷카페, 국외 구매대행업체 등도 조사대상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국세청, 해외소득자 10만명 전수조사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국세청의 세부 전략이 4일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외에서 탈세 혐의가 짙은 부유층과 인터넷 카페, 불법 사채업자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위해 첨단 조사기법 교육을 마친 조사국 직원 927명이 대거 투입됐다. 국세청은 현금거래 탈세가 많은 전문직 등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성형외과 등 의료업종, 변호사·세무사·회계사 등 전문자격사, 룸살롱·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는 물론 고급주택 임대업자와 건물 소유자 등도 포함된다. 대기업이나 부유층에 대해서는 불공정거래,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에 대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되는 일감몰아주기 과세와 관련해 불공정 합병, 위장 계열사 설립을 통한 매출액 분산 등 탈세행위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전체 법인의 94%를 차지하는 연매출 100억원 이하 중소기업은 정기조사 대상 선정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보다 고용을 3% 이상 늘린 중소기업과 5% 이상 늘린 대기업은 세무조사 유예 혜택이 부여된다. 국세청이 이날 밝힌 지하경제의 탈세 사례는 다양했다. 부품제조업체의 사주 A씨는 배당금으로 불어난 재산을 증여하려고 자녀 명의의 장기저축성 보험에 210억원을 일시 납입했다. 부동산 취득자금 180억원은 현금으로 증여했다. 400여억원을 자녀에게 넘겼지만 증여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어 A씨는 모기업이 취득한 비싼 기계장치를 계열사인 자녀 소유의 법인에 장기간 무상 대여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넘겨줬다. 그러면서도 기계장치에 대해서 투자세액공제를 받아냈다. 국세청은 A씨의 자녀에게 증여세 191억원, 법인에 351억원 등 총 613억원을 추징했다.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탈세도 있었다. 해운업체의 사주 B씨는 국내에서 번 소득을 자녀에게 주려고 조세피난처에 자녀와 직원 명의의 국외 위장계열사 두 개를 만들었다. 실제 용역은 해운업체가 제공하지만 위장계열사가 해외 거래처와 선박 용선·대선 및 화물운송계약을 맺고 대가를 위장계열사가 챙기는 수법으로 세금 부담없이 재산을 넘겨줬다. 이들 업체는 법인세 등 433억원을 추징당했다. 국세청은 해외 세무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확보한 10만여명의 소득에 대해 전수조사를 할 방침이다. 지난해 국세청에 해외계좌를 신고한 사람이 652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고 재산은 18조원이 넘었다는 점에서 해외계좌 상당 부분이 억대 이상의 예치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은 국내에 살면서도 신분세탁을 통해 비거주자로 위장, 어느 나라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역외 탈세자를 더욱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편의점 점주들, 본사 횡포 고발

    “울며 겨자 먹기로 폐점을 결정했습니다.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밤낮으로 일했지만 6000만원이라는 빚만 쌓였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민주통합당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연 ‘편의점 점주 피해자 증언 및 가맹사업법 개정 필요성’ 토론회에서는 본사와의 불공정 거래 계약과 횡포로 인해 삶의 궁지에 몰리고 있는 편의점주들의 사연이 쏟아졌다. 진주에서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해 온 A씨는 “본사에서 2~3년 전부터 시장조사를 했고, 오픈을 할 경우 한 달에 500만원 최저보장을 해 주겠다고 했다”는 말을 듣고 덜컥 계약했다. A씨에 따르면 본사 직원은 매출이 보장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책임지고 양도양수인을 구해 주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본사가 매장 가까이에 다른 점포를 여는 바람에 매출이 점점 떨어졌다. 결국 폐점을 알아봤지만, 본사는 당초 약속과 달리 해지 위약금 6000만원을 요구하며 시간 끌기에 들어갔다. A씨는 “이젠 대출도 안 돼서 남은 위약금을 갚으려면 사채라도 받아야 할 형편”이라며 울먹였다. 온라인 카페를 통해 편의점주 협의회를 만든 B씨는 “㈜세븐코리아 가맹본부에서 온라인 활동과 인터뷰 등 언론 활동을 하면 민형사상의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고 하고, 인터뷰를 했더니 모든 지원금을 끊겠다고 협박했다”고 가맹본부의 횡포를 고발했다. B씨는 지난 1일 ㈜세븐코리아 가맹본부로부터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야 할 형편이다. 점주들은 허위과장 정보 제공, 근접 출점, 과도한 해지위약금 피해, 24시간 영업 강요 등으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힘들 정도로 시달리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 브랜드 편의점의 경우 250m 내 출점 자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무용지물이다. 본사 입장에서는 출점 수가 많아질수록 이익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결국 매출은 떨어지고 폐점은 어렵게 만드는 ‘신종 노예계약’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방경수 전국편의점협동조합 이사장은 “걸어서 5분 가면 편의점이 하나씩 나오고, 같은 브랜드가 도로를 마주 보고 있는 경우도 많다”면서 “가맹계약서가 일방적으로 본사에 유리하게 돼 있다”고 호소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외화자산 중 달러 비중 첫 60% 아래로

    외화자산 중 달러 비중 첫 60% 아래로

    우리나라 외화보유액에서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60% 아래로 떨어졌다. 성인 한 명이 가지고 다니는 현금은 평균 8만 5000원 정도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2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외화자산 중 달러화 비중은 57.3%다. 전년(60.5%)보다 3.2% 포인트 떨어졌다. 한은이 외화자산 중 달러화 비중을 처음 공개한 2007년 64.6%에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전 세계 외환보유액 중 미 달러화 비중은 61.8%다. 강성경 외자운용원 외자기획부장은 “지난해 중국 위안화 투자를 시작하고, 유로·파운드화 등의 강세로 미 달러화 환산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중국 채권시장에서 32억 달러, 주식시장에서 3억 달러 한도 안에서 투자하고 있다. 한은은 미 달러화 외 다른 통화의 비중은 공개하지 않는다. 상품별 투자비중을 보면 정부채가 38.0%, 정부기관채 21.5%, 회사채 12.9%, 주식 5.7% 등이다. 회사채 비중만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성인이 거래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1인당 평균 8만 4576원으로 조사됐다. 집이나 사무실에 비상용으로 보관하는 현금은 평균 33만 4000원이었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8월 6일부터 31일까지 제주를 제외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군현 발권국 부국장은 “비상용 화폐는 응답자들의 추정에 의한 금액이므로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체크카드 등 비현금 수단이 발달했지만 여전히 결제에서 화폐가 차지하는 비중이 47.4%(건수 기준)로 가장 높았다. 재래시장에서는 91.8%가 현금을 사용하는 반면 편의점은 69.4%, 슈퍼마켓은 65.8%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은은 1조 2496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하고도 3조 8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적립금을 제외한 2조 6744억원을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고희선 보유株 평가 714억↑… 국회 재력가 2위에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고희선 보유株 평가 714억↑… 국회 재력가 2위에

    지난해 19대 국회의원 중 1억원 이상 재산이 늘어난 의원은 전체의 3분의1이 넘는 106명에 달했다. 재산 총액 상위권에 속하는 의원들은 유가증권과 부동산 평가액 상승으로 인한 재산 변화 폭이 컸다. 재산 총액 하위권에 속하는 의원들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후 선거비용 등을 보전받으면서 재산이 늘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9일 공개한 19대 국회의원 296명의 재산등록(2012년 12월 31일 기준) 내역을 살펴보면 재산이 늘어난 212명의 평균 재산 증가액은 4억 9462만원이다. 1억원 이상 재산이 증가한 의원 106명을 정당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이 56명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 42명,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한 무소속 5명, 진보정의당 2명, 통합진보당 1명 등이었다. 유가증권으로 인해 재산이 1억원 이상 늘어난 의원은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 등 7명이다. 국회 ‘재력가’ 2위를 차지한 고 의원은 790만주를 보유한 농우바이오 주식 평가액이 7개월 만에 714억 9500만원 상승한 데 힘입어 재산 증가폭이 718억 3300만원으로 가장 컸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의원은 국채 및 동부제철 회사채를 매입 등으로 유가증권 재산이 5억 8000만원 늘었다. 부동산도 재산 상승의 주된 요인이다. 국회의원 296명의 1인당 부동산(토지+건물) 보유 가액은 16억 8773만원으로 1년 새 평균 7261만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증가액 1위는 새누리당 정의화 의원(39억 6110만 2000원)으로 부산 안락동에 병원 증축용 대지 5필지를 36억 5500만원에 매입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20억원 이상 부동산을 소유한 의원은 62명으로 전체의 20.9%에 달한다. 반면 유가증권 하락으로 재산이 줄어든 의원도 있었다. 최고 재력가인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현대중공업의 주가 하락으로 전체 재산이 978억원이 줄었고, 같은 당 김세연·성완종·이만우·강석호 의원, 민주당 신경민 의원 등은 10억원 이상 손실을 봤다. 이번 재산 공개에서 18대 의원이 아니었던 의원 180명은 지난해 5월 말 재산 신고 이후 7개월간의 변동 내용을 기준으로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학자금 대출 115억 포함 새달 22일부터 가신청

    학자금 대출 115억 포함 새달 22일부터 가신청

    역대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 중 가장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는 ‘국민행복기금’은 장기 연체자와 다중 채무자에게 실질적인 재활의 기회를 준다는 취지다. 대학생과 2금융권 연체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채무 재조정의 경우 미등록 대부 업체나 사채를 이용한 사람, 담보 대출자, 기존의 채무 조정이나 개인회생·파산 절차를 밟는 사람은 지원을 받지 못한다. 신청은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자산관리공사(캠코),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에서 받는다. 4월 22일부터 가접수도 한다. 가접수를 하는 즉시 채권 추심을 받지 않는다. 인터넷(www.happyfund.or.kr) 접수도 가능하다. 은행 창구에서 접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은 지난달 말 현재 6개월 이상 연체된 2000여명의 상각채권(손실 처리된 채권) 115억원어치를 사들여 채무를 조정해 준다. 일반 금융회사에서 대학생이 빌린 학자금이나 생활자금도 같은 요건에 해당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상환 능력에 따라 감면율이 차등 적용되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취업 이후 채무를 상환하도록 유예해 준다. 연 20%를 넘는 고금리 신용대출자는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신청을 받아 4000만원 한도에서 10%대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준다. 기존 전환대출보다 금액 한도를 1000만원 더 늘렸다. 전환 대출을 받으려면 연소득 4000만원 이하(영세 자영업자는 4500만원 이하)이면서 지난달 말까지 6개월 이상 원리금을 성실하게 갚았어야 한다. 국민행복기금의 지원 대상에서 벗어난 1억원 초과 연체자나 6개월 미만 단기 연체자에겐 신복위의 채무 감면율을 한시적으로 확대해 도움을 준다.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의 지원 대상을 ‘최근 1년 내 연체일수 합계가 1개월 이상인 연소득 4000만원 이하 채무자’로 확대하는 것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용산개발사업 회생 ‘급물살’

    표류를 거듭하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정상화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민간 출자사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정상화 방안을 확정지었고, 최대 난제로 거론되던 삼성물산의 시공권 포기도 결국 이뤄졌다. 업계에선 제대로 된 구원투수만 등장한다면 용산개발사업이 생각보다 빨리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레일은 2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용산개발사업 정상화를 위한 최종안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약을 유지하는 대신 시공권 배분에서 기존 건설 출자사들의 기득권을 포기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또 논란이 됐던 출자사들 간의 소송금지 조항은 코레일과 용산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 간에만 소송을 불허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코레일은 정상화 방안을 29개 민간 출자사들에 통보하고 다음 달 2일까지 동의를 받을 계획이다. 출자사들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용산개발사업은 다음 달 30일 최종 부도 처리가 불가피하다. 드림허브의 1대 주주인 코레일은 지난 12일 드림허브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지자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민간 출자사들에게 정상화 방안을 제안했다. 드림허브에 640억원을 출자해 건설 출자사 중 가장 지분이 많은 삼성물산은 이날 코레일에 111층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포기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공권을 내놓고 대신 수주를 위해 매입한 전환사채(CB) 688억원을 최대한 빨리 돌려달라고 요구했다”면서 “그외 코레일이 요구한 대부분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은 CB 투자금 688억원의 반환과는 별도로 개발부지의 토지 정화와 폐기물 처리 공사비 미수금 271억원에 대한 지급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관심은 용산개발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계획안이 변경될지, 누가 삼성물산을 대신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개발계획의 변경과 함께 서울시 등의 행정적 지원이 이뤄져야 사업성이 확보될 수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성이 개선되면 랜드마크빌딩 수주전도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제까지 난색을 표했던 대형 건설사들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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