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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특집] 동양증권

    [증권특집] 동양증권

    동양증권은 지난달 해외채권펀드에 분산투자하는 ‘마이 W 007 본드 플러스 랩’을 내놨다. 신흥시장국의 국채와 공사채, 선진국의 하이일드채권(위험은 크지만 수익률이 높은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선진국의 경우 부도위험이 낮다는 점에 착안했다. 신흥시장은 위험도를 고려해 국채와 공사채로 투자 대상을 한정했다. 이에 따라 주식보다 변동성은 낮지만 수익성은 높고, 분산 투자를 통해 위험요소를 줄였다는 것이 동양증권 측의 설명이다. 낮은 정기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주식투자의 변동성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 대안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채권 이자수익을 확보함과 동시에 채권값 상승에 따른 자본이익을 동시에 추구한다. ‘정기예금금리+α’가 수익 목표다. 투자대상 해외채권펀드는 금융상품전략본부와 리서치센터 등에 근무하는 전문가들이 3개월마다 회의를 열어 결정한다. 상시 모니터링도 별도로 진행한다. 수익 대비 위험도 분석을 마친 뒤 3~4개 해외채권펀드가 선별되며 주기적 펀드 분석을 통해 펀드의 편출입과 편입 비중이 조절된다. 지금은 신흥시장국 채권펀드의 경우 지역별 편중을 줄이기 위해 중국, 브라질, 터키 등으로 분산투자하는 펀드가, 하이일드펀드는 미국에서만 발행되는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선택됐다. 조원복 랩 운용팀장은 “과거 시뮬레이션 결과 해외 채권형 펀드에 대한 포트폴리오 투자는 국내외 주식 및 원자재, 국내 채권과도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분산투자 효과는 물론 코스피 대비 낮은 변동성으로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려 왔다.”고 강조했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만원이며 수수료는 연 1.3%로 먼저 뗀다. 만기는 랩 상품인만큼 연(年) 단위로 고를 수 있다. 중도 해지 시 남은 기간에 따라 선취 수수료의 20%를 돌려준다. 판매수수료나 판매보수는 없다. 동양증권 전국 지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증권특집] 미래에셋증권

    [증권특집] 미래에셋증권

    연 2~3%대 금리인 은행예금으로 노후를 대비하는 것은 힘든 일이 돼 버렸다. 3% 수준의 물가상승률에 이자소득세(15.4%)를 생각하면 실질금리는 1%대다. 시중보다 높은 금리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 관심을 끄는 이유다. 20일 미래에셋증권은 ‘브라질국채상품’, ‘세이프 플러스(Safe plus) 랩어카운트’ 등이 높은 금리와 안정성을 동시에 목표로 하는 상품이라고 추천했다. 브라질 국채는 연 10%의 높은 표면금리에 이자소득·채권평가차익·환차익이 모두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장점이다. 물론 첫 거래 때 부과되는 금융거래세(토빈세) 6%를 고려해야 하지만 국내 금리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수익을 예상할 수 있다. 브라질 물가연동국채도 관심을 둘 만하다. 이자·원리금이 브라질 소비자물가에 연동하는 상품으로, 비록 표면이자는 6% 정도로 브라질 국채보다는 낮지만 최근 5년간 브라질 물가상승률이 5% 이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Safe plus 랩어카운트’는 연 6~7% 수익을 목표로 한다. 주식형을 제외한 투자위험등급 2등급 이하 금융투자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변동성을 낮춘 점이 특징이다. 주요 투자대상은 ▲글로벌고수익회사채▲이머징국공채▲공모주▲시장중립형▲해외절대수익형 상품 등이다. 이종필 상품마케팅본부장은 “해외채권 시장을 선도하는 미래에셋증권의 자산배분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황장수, 퇴장하는 진중권 향해 보낸 야유가…

    황장수, 퇴장하는 진중권 향해 보낸 야유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 보수 진영과 인터넷 방송에서 토론을 벌여오던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과의 토론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진 교수는 18일 오전 7시 인터넷방송 사이트인 곰TV를 통해 생중계된 ‘사망유희’ 2차 토론에서 황 소장과 일대일 토론을 벌였다. 이상호 MBC 기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두 사람은 ‘대선주자 검증’을 주제로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의 주장이 맞부딪친 것은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한 황 소장의 의혹 제기에서부터 시작됐다. 황 소장은 “안 후보의 딸이 미국 부유층들이 산다는 팔로알토에서 호화 유학생활을 했다.”면서 안 후보의 딸이 거주하고 있는 자택의 사진과 매매가를 공개했다.  그러자 진 교수는 “토론을 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폭로하러 나온 것 같다.”고 반박한 뒤 “토론을 하려면 논박을 할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소장은 “교육 개혁을 부르짖는 안철수는 자기 가족은 열외인 것 같다. 이것을 해명해 보라.”면서 거듭 공세를 이어갔고 진 교수는 “그 사람이 내 딸인가. 내가 왜 해명을 해야 하는가.”라고 언성을 높였다.  정상적인 토론이 진행되지 않자 진행을 맡은 이 기자는 “잠시 토론을 중단하겠다.”며 중재에 나섰다. 결국 진 교수와 황 소장은 상대방이 발언할 때 말을 끊지 않는다는 조건에 찬성하면서 토론을 재개했다.  황 소장은 안 후보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편법 발행 의혹을 언급했다. 진 교수는 “그 문제는 검찰에서 무혐의로 드러나지 않았나.”라면서 “이명박 정권의 검찰이 야권후보 비리 의혹을 아니라고 말하는데 왜 의심을 하나.”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황 소장은 “검찰 발표를 왜 믿느냐. 당신이 언제부터 언론 보도와 검찰을 믿었나.”라며 언성을 높였다. 진 교수는 이 기자를 향해 “검찰이 ‘아니다’라고 하면 검찰이 이상하다 말하고, 서울대가 ‘아니다’라고 하면 서울대를 어떻게 믿느냐고 하는데 토론이 되겠느냐.”라고 항의했다.  두 사람은 결국 제대로 된 토론을 하지 못하고 거듭 목소리만 높였다. 심지어 토론 도중 진행자석 앞까지 나와 얼굴을 맞대고 고성을 지르는 모습까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진 교수는 황 소장이 거듭 안 후보의 딸 문제를 거론하자 “도저히 토론을 못하겠다.”며 마이크를 던지고 퇴장했다. 황 소장은 토론장을 나가는 진 교수를 보며 “여러분, 지금 진중권이 도망치고 있습니다.”라고 야유했다.  진 교수는 토론이 끝난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토론이 아니라 한 편의 코미디였다. 마치 정신병동에 온 느낌이었다. 황장수가 그동안 했던 거짓말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올리겠다.”면서 “(안 후보의)딸 얘기는 애초에 문제가 아니었다. 그게 문제였다면 후보가 해명했을 것이다. 짜증이 난 것은 증거와 사실을 들이대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였다.”고 밝혔다.  황 소장도 트위터에 “토론장에서 뛰쳐나가고 왜 밖에서 떠드나.”라고 진 교수를 비난한 뒤 “내 말이 판타지라는 진중권과 몇몇 분들은 19일 이후 내가 제출한 증빙자료를 보며 창피해할 것”라는 글을 올리며 맞섰다.  처음 진 교수에게 토론을 제안했던 변 대표 역시 트위터를 통해 “(진 교수가) 처음부터 진실에 다가가 보자는 태도없이 안철수 측에 충성만 보여 주려고 했다.”면서 “사망유희 토론을 일단 중단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진 교수는 토론 초반부터 시간끌기로 일관한다.”면서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의혹의 대상이 된 안 후보측은 “(안 후보가) 팔로알토는 물론 해외에 집을 산 적이 없다.”면서 “(안 후보) 딸이 다닌 학교도 귀족학교가 아닌 평범한 학교였고 장학금을 받으며 성실하게 생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금만이 살 길” 기업들 유동성확보 총력

    “현금만이 살 길” 기업들 유동성확보 총력

    기업들이 내년 경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자 ‘돈맥경화’에 대비해 너도나도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져 기업공개(IPO)도 쉽지 않다 보니 기업들은 유상증자와 채권 발행 말고는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정유사, 돈 가뭄 대비 유동성 확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는 14일 인천공장 시설자금 마련을 위해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인천공장이 정유공장으로서 경쟁력을 잃었다고 보고 석유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PX) 생산기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게 됐다는 게 SK에너지의 설명이다. 정유공장인 이곳은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 지역에 위치해 대규모 유조선 정박이 불가능하다. 충분한 분량의 원유를 공급받지 못하다 보니 그간 가동률이 50%를 밑돌았다. GS칼텍스도 이달 말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이미 올 들어서만 1조 1500억원어치를 찍어내 현금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올 들어 75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최근 3년(2009~2011년)간 연평균 발행액(2500억원 안팎)의 3배에 달한다. 정유업계는 최근 정제 마진(원유로 석유화학제품을 만들어 팔아 남는 이익) 변동이 심해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한 데다 경기침체로 당분간 괄목할 만한 수요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상당한 현금을 쌓아 둔 기업들도 저금리 기조를 활용해 추가 자금을 조달하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78%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금리 낮을 때 자금 확보” 발 빠른 행보도 현대기아차가 6000억원(현대차 3000억원, 기아차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다음 달 각각 3000억원 안팎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은 만기가 없는 채권인 영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상선은 2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동시에 3억~5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 발행도 준비 중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특별히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계는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아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지난달 각각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공모에 나섰지만 흥행에 실패해 주관 증권사가 물량을 매입했다. 대림산업도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진행하고 있지만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회사채 흥행에 실패하자 금융사들이 중견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을 맡지 않으려 한다.”면서 “중소형 건설사들은 유동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산업부 종합 superryu@seoul.co.kr
  • 아파트 채무·사채에 세모녀 동반 자살

    13일 오후 1시쯤 충북 제천시 청풍면 단리 도로변에 주차된 아반떼 승용차에서 A(58·여)씨와 30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승용차 뒷좌석에서는 연탄재가 남은 화덕이 발견됐다. 경찰은 승용차 안에서 ‘아파트 채무와 사채 때문에 힘들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찾아냈다. 두 딸은 사채를 빌린 뒤 이를 제대로 상환하지 못해 고민했던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A씨도 충남 지역에 사 둔 아파트가 경기 불황 탓에 팔리지 않자 경제적으로 쪼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는 ‘아파트를 정리해도 1000∼2000(만원)밖에 안 남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은 지난 9일 경찰에 이들이 가출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이들 모녀가 빚 상환에 부담을 느껴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제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가계빚 잡아야 민심 잡는다” 선심성 공약

    “가계빚 잡아야 민심 잡는다” 선심성 공약

    “가계부채는 당뇨병처럼 오래된 병이라 운동과 식이요법을 하면 치유할 수 있는 만성병이다.” 12일 대구상공회의소를 방문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두고 한 말이다. 나라 곳간을 열어 가계빚 구제에 나설 생각이 없다는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셈이다. 하지만 대선 주자들은 정부와 달리 선심성 가계부채 대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전날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만들어 가계빚 구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금융회사와 민간 자산관리회사가 보유한 연체채권을 이 기금으로 매입해, 자활의지가 있는 대출자들의 빚을 장기분할 상환으로 바꿔 주고 일정 부분 원리금도 깎아 준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기금 조성을 위한 자금 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자활의지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밑그림이 없다. 그동안 빚을 착실하게 갚아 온 채무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채무자 구제 중심의 ‘피에타 3법’(이자제한법, 공정대출법, 공정채권추심법) 제·개정 안을 내놓았다. 이자율 상한선을 연 30%(대부업 39%)에서 25%로 낮추고 이를 위반하면 이자계약을 전부 무효로 한다는 내용이다. 또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감안해 대출해 주도록 하고, 채권 추심 때 채무자가 대리인을 지정하면 추심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했다. 압류가 금지되는 1인 1계좌의 힐링통장 허용도 약속했다. 하지만 시장 교란이라는 부작용 우려가 일고 있다. 대출금리는 대출자의 신용도, 파산 위험 등에 따라 정해지는데 인위적으로 10% 포인트 이상 끌어내리면 시장가격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불법 사채시장 양성화라는 부메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패자부활’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와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2조원 규모의 ‘진심새출발펀드’를 조성해 부양가족이 있는 파산 가구주에게 300만원 한도로 임대 보증금을 지원하자는 주장이다. 신용불량자의 금융거래 제한 기간을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등의 방안도 내놨다. 이 역시 정부가 나서 빚 탕감을 도와준다는 점에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 2조원 기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없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 후보의 가계부채 대책은 모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전제로 한다.”면서 “1000조원이 넘는 가계빚이 우리 경제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어떻게 얼마나 최소화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이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우선 ‘누구에게’ 지원할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개인이 빚진 것을 정부가 나서 도와주려고 하기 때문에 재정 부담 문제나 도덕적 해이 논란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조금만 도와주면 채무를 갚을 수 있는 사람과 도와주더라도 갚지 못하는 처지여서 결국 파산할 수밖에 없는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계부채는 결국 갚을 만한 소득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 만큼 근본적으로는 소득 개선 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용산개발 2500억 CB발행… 급한 불 껐다

    용산개발 2500억 CB발행… 급한 불 껐다

    대주주 간의 갈등과 자금 부족으로 표류하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주주들의 전환사채(CB) 발행 결의로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용산 개발을 맡고 있는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는 8일 자금 조달을 위한 긴급 이사회를 열고 2500억원의 CB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사회는 4시간에 가까운 마라톤 회의 끝에 2500억원 규모의 CB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발행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용산역세권개발(용산 AMC)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당초 예정된 규모의 CB 발행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출자사들이 사업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일단 사업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은 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CB는 이달 9일 배정 기준일을 공고하고 다음 달 12일 청약에 들어간다. 드림허브는 자본금이 280여억원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14일 재산세 60억원과 다음 달 17일 종합부동산세 59억원, 금융이자 145억원 등을 납부할 재원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12월 부도설’까지 나돌았다. 당장의 위기는 넘겼지만 사업이 정상화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CB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발행하기로 한 만큼 출자사들의 투자가 있어야만 사업 정상화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출자사들이 지분대로 2500억원의 CB를 인수하지 않을 경우 사업은 다시 표류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출자사들의 투자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다른 주주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만 위험 부담을 질 수는 없다.”며 다른 출자사들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신들도 대주주로서 역할을 계속 수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CB 발행을 통해 2500억원이 마련되지 않으면 코레일이 약속한 랜드마크 빌딩 매입 대금 4150억원도 들어오지 않게 된다. 1·2대 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의 주도권 다툼도 해결되지 않았다.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은 개발 방식과 재원조달 방법을 놓고 대립을 거듭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기업으로서 위험을 회피하려는 코레일과 손에 쥔 이익을 놓지 않으려는 롯데관광개발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서 “양대 주주가 타협점을 찾는 것이 가장 좋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용산 개발사업’ 코레일 기선 잡나

    ‘용산 개발사업’ 코레일 기선 잡나

    31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 사업이 다시 기로에 섰다. 용산 개발을 맡고 있는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는 8일 긴급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재원조달 방법과 개발방식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 온 1·2대 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중 누가 이번 이사회에서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용산개발 사업의 방향도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드림허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이사회에선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이 주요 의제로 올라갈 예정이다. CB 발행 방식은 이제까지 코레일이 주장해 온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CB 발행을 시공권과 연계해야 한다는 롯데관광개발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용산개발자금이 300억원도 안 남은 상황에서 롯데관광개발과 다른 출자사들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CB 발행은 코레일의 뜻대로 흘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12일에 전환사채 청약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출자사들이 코레일 증자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 시간이 갈수록 용산개발 주도권 다툼에서 코레일이 유리해지는 상황이다. 현재 드림허브는 보유 자금이 280억원에 불과하다. 오는 14일 재산세 60억원과 다음 달 17일 종합부동산세 59억원, 금융이자 145억원 등을 막지 못하면 부도 처리될 수 있다. 부동산 개발 관계자는 “드림허브 부도 시 금전적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코레일이지만 기업에 미치는 타격은 롯데관광개발이 더 치명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코레일이 개발방식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출자사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건설투자사 관계자는 “개발방식 변경에 대한 대략적인 손익계산서라도 보여줘야 출자사들이 판단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순차적 통합개발에 대한 로드맵을 작성하고 있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관광개발은 주도권을 내주더라도 지분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용산개발 관계자는 “롯데관광개발 입장에선 본전치기로 용산개발의 주도권을 내주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적당한 보상이나 개발권 등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공기업인 코레일이 이를 용인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용산개발 이사회 8일 개최

    용산역세권개발(용산AMC)은 5일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 이사회를 오는 8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드림허브 이사회는 지난달 19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출자사 4곳의 이사진이 참석하지 않아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었다. 이날 열리는 이사회에선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과 출자사인 푸르덴셜자산운용의 이사진 변경안 등이 상정될 예정이다. CB 발행 방식은 코레일이 주장해 온 주주배정안으로 상정된다. 코레일은 롯데관광개발이 주장했던 외부 건설사에 시공권을 주면서 CB를 발행하는 방법에 대해 원가 상승을 이유로 반대해 왔다. 용산AMC는 사업 자금이 300여억원밖에 남지 않아 CB 발행이 시급하다. 용산AMC는 14일 재산세 60억원과 다음 달 17일 종합부동산세 59억원, 금융이자 144억원 등을 내야 한다. 국내외 설계비 646억원과 토지정화공사비 271억원도 밀렸다. CB 발행이 결정되면 2500억원 외에 코레일의 랜드마크빌딩 대금 4161억원도 들어오게 된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양심에 털 난’ 대구도시공사

    대구시 산하단체인 대구도시공사의 도덕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최근 대구도시공사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여 모두 33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감사결과에 따르면 대구도시공사는 직접 운영하는 유니버시아드레포츠센터의 무료이용권을 2010년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2년 5개월 동안 무려 2만 3322장을 뿌렸다. 이 중 골프연습장 무료이용권 2800장은 도시공사 임직원들이 사적으로 사용했다. 센터 내 스크린골프장 임대료가 감정평가액의 20% 수준에 불과했고 입장권 판매 대장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등 상식을 벗어난 운영을 했다. 이처럼 방만한 운영이 계속되면서 레포츠센터는 2009년 3억 3500만원 흑자에서 2010년 3억 5100만원, 지난해 4억 7700만원 적자가 나는 등 경영상태가 악화됐다. 또 법인카드로 칵테일바 등에서 술값을 결제한 것은 물론 공휴일이나 심야시간에도 사용했다. 이같이 법인카드 사용지침을 위반하다 적발된 것이 지난해 7월 이후 180건이나 됐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사내복지기금 대출 이율(3%)이 정기예금 이율 3.5~4.3%보다 낮아 대출받은 돈을 예금하면 앉아서 돈을 버는 기형적인 구조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다 성서5차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공·사채를 발행하면서 한꺼번에 높은 금리로 조달해 2100만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했다. 죽곡청아람 등 3개 임대아파트 위탁관리용역비 산정도 높게 해 1590만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규정에도 없이 20년 근속한 직원들에게 1인당 순금반지 11.25g(3돈)을 기념품으로 지급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들에게 모두 2041만원이 집행됐다. 올해도 연말까지 34명에게 모두 2800만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이 밖에 대구도시공사는 통합경영정보시스템 기능추가 용역사업을 부적절하게 시행했고 사옥 청소·경비용역 보험료를 정산하지 않아 1000만원이 넘는 예산을 낭비했다. 시 관계자는 “감사결과에 따라 대구도시공사 직원 20명에 대해 징계 등을 요구했으며 13건은 개선, 2건은 시정조치토록 했다.”며 “앞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해 비리 행위를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STX에너지 지분 日오릭스에 매각

    STX그룹은 31일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일본계 기업 오릭스와 3601억원 규모의 자본 유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국내에서 활동 중인 오릭스 코퍼레이션에 보유지분의 일부를 매각하고 교환사채(EB·장기 채권)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매각 대상 지분은 STX조선해양이 보유한 STX에너지 주식 219만 9360주와 STX에너지가 발행하는 신주 290만 640주다. 이로써 STX그룹은 STX에너지의 지분을 90.9%에서 50.1%로 낮추고도 경영권을 유지하고, 오릭스는 지분 43.1%를 보유한 대주주로 남는다. 대금은 다음 달 29일 들어온다. STX그룹은 계열사 지분매각을 계기로 유동성 확보와 재무건전성 강화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STX에너지는 국내외에서 발전 사업과 석탄·석유·가스 등 자원개발 사업을 하는 종합에너지 기업이다. 강원 동해 북평공단에 1190㎿급 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며, 경북 영양에 46㎿급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年2100% 고리 사채조직 적발

    부산 연제경찰서는 31일 최고 연 2100%의 높은 이자를 받고 돈을 갚지 못한 사람들을 협박한 김모(40)씨 등 5명에 대해 불법채권추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3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채 폭력배인 이들은 2010년 9월쯤 무등록 대부업을 시작해 최근까지 신용불량자, 미성년자 등을 상대로 돈을 빌려 주고 연 200∼2100%의 고리를 받아 5억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여수시민단체 “시장 물러나라”

    “허술한 재무관리 시스템이 어처구니없는 대형 국고 손실을 초래했습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이 지난 29일 76억원을 횡령한 김석대(47)씨를 특가법위반(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전남 여수시의 부주의한 행정처리를 지적한 말이다. 지역민들은 이러한 총체적인 회계부실이 드러나면서 여수시가 지난 22일 대시민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에도 10일 넘게 뚜렷한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시민들은 “여수시를 비리 도시로 만들었으면서도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 없이 시간만 축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김충석 시장이 “‘회계과에 엄청난 비리가 있으니 잡아내라’는 꿈을 통해 비리사건에 대한 암시를 받았고, 이번 일은 김충석이 시장이기 때문에 밝혀졌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감정을 더욱 자극시켰다. 급기야 여수시민협, 여수환경운동연합, 여수YMCA·YWCA, 여수일과복지연대, 여수사랑청년회 등 여수지역 6개 시민단체들이 31일 김씨의 공금횡령 사건에 대해 ‘시장 사퇴’를 언급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시의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수시민협 김태성(45) 사무처장은 “민선 5기 여수시는 청렴 행정을 강조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회계 및 감사제도의 허술함, 관리부실 등의 문제점들이 드러났다.”며 “시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어도 이번 비리를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이날 김씨의 아내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 김모(45)씨에 대해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기업이 미래다] SK텔레콤차이나

    [기업이 미래다] SK텔레콤차이나

    SK그룹은 2005년 ‘중국 인사이더’ 선언 이래 중국 중심의 세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화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것이다. 2010년 7월 신사업 발굴·추진을 위해 통합법인 ‘SK 차이나’를 공식 출범시켰다. SK텔레콤차이나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융합한 커넥티드 카, 헬스케어, 스마트시티 3개 사업군을 중심으로 사업 구체화 및 성과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2008년 초 중국의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 업체인 E아이가오신을 인수, 텔레매틱스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E아이와 함께 세계 최초로 선보인 ‘모바일텔레매틱스서비스’(MIV)의 중국 상용화를 시작으로 글로벌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SK텔레콤차이나는 중국 최대 음반사인 TR뮤직에 지분을 투자하고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의 성공을 꾀하고 있다. 중국 내 스마트시티 구축 및 운영사업 추진을 위해 중국 최대 건설회사인 중철2국과 2010년 중외(中外) 합작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중국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2004년 중국 제2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과 ‘UNISK’라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무선인터넷 분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후 2006년에는 차이나유니콤과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 협정을 맺고 전환사채 매입 등 중국 ICT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닦아 왔다. 이후 이동통신 분야보다 유통, 인터넷, 금융 등과 같은 컨버전스 산업으로 관심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檢 “아내 사채 31억 갚으려 국고 빼돌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9일 76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여수시청기능직 공무원 김석대(47)씨를 특가법위반 국고손실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주변 인물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2009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시청 회계과에서 근무하면서 여수시 상품권 회수대금, 소득세 납부 및 급여 지급 과정에서 관련 서류를 위조하거나 허위작성, 첨부서류를 바꿔치는 등의 수법으로 공금 76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26일 횡령 공범으로 구속된 부인 김모(40)씨가 사채를 빌려 돈놀이를 하다 채권 회수 부진 등으로 빚이 수십억원에 이르자 부인과 짜고 공금을 빼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지난 10일 감사원으로부터 김씨가 19억 7000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며 수사를 요청, 수사에 착수한 결과 이보다 많은 76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했다. 용처는 친인척 부동산 구입과 생활비 32억원, 채무변제 등 31억원, 대출금 상환 7억 4000만원, 지인 차명계좌로 3억 9000만원 이체, 기타 1억원 등으로 드러났다. 김씨와 부인 명의 통장은 물론 차명계좌에도 잔고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재산을 탕진한 것으로 알려져 횡령액의 상당 부분을 환수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검찰은 김씨 소유의 아파트 1채와 횡령액이 들어간 친인척 명의 부동산에 대해 여수시로 하여금 가압류를 신청하도록 했다. 횡령금은 범죄피해 재산에 해당해 몰수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검찰은 횡령액이 워낙 많아 은닉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 6월 여수시 회계과장인 A(60)씨가 공로 연수 한달여를 남기고 갑작스레 명예퇴직한 사실이 알려져 결재 라인에 대한 수사 여부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세 차장검사는 “김씨를 구속기소한 것은 중간 수사과정에 지나지 않는다.”며 “현 단계에서 밝힐 수 없는 내용들이 있는 만큼 송금받은 10여명과 시청 공무원들에 대한 수사를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철저하게 이중생활을 했다. 자신에게 큰돈이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행동으로 분석된다. 1992년 10급 기능조무직 수도 검침요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김씨는 20년이 넘은 시가 1억 2000만원 상당의 아파트에 살고 있었으며 출퇴근 시 경차인 모닝을 타고 다녔다. 김씨는 100~132㎡ 규모의 아파트 4채를 장인과 처남, 동서 명의로 구입했으며 에쿠스 등 고급 승용차를 친인척에게 선물했다. 개인 생활을 할 때는 부인 소유의 BMW를 타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동료 직원들로부터 말없이 열심히 일하는 ‘과묵·성실’의 전형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들은 김씨가 70억원대의 공금 횡령범으로 드러나자 “모든 행동이 철저히 계산된 가식이자 사기행각이었다.”며 분노와 배신감을 감추지 못했다. 회계과 한 동료는 “말수도 적고 술도 마시지 않는 데다 직원들에게 평판도 좋고 열심히 일만 했었는데 이것이 범행이 탄로 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초조함 속에서 돈을 계속 빼돌리려는 기만이었다.”고 허탈해했다. 여수시 정병재 부시장은 김씨를 가리켜 “양의 탈을 쓴 승냥이다.”라고 격노하기도 했다. 한편 김씨가 거액을 횡령할 수 있었던 것은 여수시의 허술한 재무관리시스템과 소홀한 관리·감독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의 상급자는 결재 과정에서 날인 도장이 틀린데도 이를 간과하고, 여수시와 시금고 사이에 전산이 연계되지 않아 허위 서류로 바꿔치기할 수 있었다. 여수시는 10회에 걸쳐 자체 감사했지만 한번도 범행을 밝혀내지 못했다.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열린세상] 가계부채 대책 무엇이 문제인가/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가계부채 대책 무엇이 문제인가/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경제주체의 지급불능 상태를 처리하는 첫번째 방법은 정부가 대신 갚아 주는 것이다. 부채의 사회화이다.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불가피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큰 혼란이 생길 것이라는 명분으로 흔히 정당화된다. 그렇지만 사실은 타인의 희생 아래 자신의 의사를 관철할 수 있는 사회적 권력의 표현이리라. 두번째는 실패한 채무자의 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나누는 파산절차이다. 기업은 소멸하고, 절차에 순응한 개인은 과거의 채무를 면한다. 기업구조조정이 쉽고 실패한 기업가도 재기할 수 있다. 파탄에 이른 서민과 중산층도 과도한 부채상환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갚을 수 있게 되니 은행도 이익이다. 무엇보다도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내수를 진작한다. 극심한 가계부채로 인한 내수 침체로 기업들이 힘들다는 말은 이제 상식이 아닌가. 이러한 평상시의 조정이 없으면 사회는 대량의 채무를 누적하여 위기가 심화된다. 미국은 신용카드 회사들의 1억 달러짜리 로비로 2005년부터 중위 소득자 이상의 파산신청 절차를 까다롭게 했다. 담보대출을 갚을 수 없는 중산층 주택소유자들이 더 이상 집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하우스푸어들의 상황도 별로 다른 것 같지 않다. 담보대출이 많은 ‘깡통’주택이라도 지키고 싶은 것이 이들의 심정이겠지만 집을 지키지 못하면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은행의 경매로 집값은 떨어지고 그것은 연체 안 한 사람의 대출 갈아타기도 봉쇄하여 새로운 연체자를 만든다. 다시 경매가 나오고 악순환이 시작된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가계부채 대책을 세우는 것은 우리도 무엇인가 해야 할 위기에 처해 있음을 뜻한다. 안철수 후보는 파산자에게 300만원을 주고 또 20만원씩 3개월 더 준단다. 무엇인가 주었다는 말을 들으려면 0 하나는 더 붙여야 할 판 아닌가. 개인적 선택이고, 내부화를 추구하는 파산제도에 먹칠을 하는 발상이다. 차라리 그분이 이전에 입이 닳도록 설파하던 벤처 기업가 정신을 듣고 싶다. 그것을 위해서는 기업가들이 파산으로 채무를 면하는 것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까지 포함해서. 박근혜 후보도 가계소득 증대, 이자부담 완화, 주택지분 매각 같은 대책을 이야기한다. 문제는 그것이 현실성이 없다는 점이다. 과학은 과거에 이랬으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논한다. 어제 가난한 사람은 내일도 대략 가난할 것이다. 가계소득 증대로 부채 문제를 풀겠다는 것은 공상 수준이다. 이자 완화, 지분 매각은 금융기관의 참여를 전제로 한다. 지금은 그들의 팔을 쉽게 비틀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차라리 1962년 6월에 군사혁명위원회가 내놓은 농어촌고리채정리법을 참고하는 것이 어떤가. 문재인 후보는 이자를 제한하고 위압적 추심을 금지하는 등 ‘피에타 3법’을 제시한다. 그런데 문제는 역시 과거의 재탕이라는 점에 있다. 이자 제한도 좋고 공정한 대출과 추심도 그럴듯하다. 그러나 법률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지키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노련한 법률가라면 현실에서 왜곡된 법집행의 형평성을 회복한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것이 어떤가. 변제할 의사 없이 돈을 빌렸으니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고리 사채를 피하여 도망한 성매매여성을 교도소로 보내는 현실을 개선할 생각은 없는가.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파산법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법률가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법원이 금융채무의 면책을 쉽게 허용하는 방향으로 파산제도의 운용을 전환한 것이 불과 10여년 전이다. 짧은 기간에 나름대로 빛나는 업적을 쌓았지만 기존에 쌓인 부채 정리에는 미흡하였으며, 그나마 중산층과 기업가들의 보호는 지난 5년간 퇴보하였다. 사법엘리트들이 힘든 투쟁으로 도입한 실무가 이토록 무너진 것은 파산제도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금융권의 주장이 기술적인 경제용어에 윤리적 의미를 첨가하여 자신의 잘못을 투사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간과하였기 때문이리라. 우리가 빚 진 자를 용서하는 것은 우리가 좋은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치인들에게, 법률가들에게 외치고 싶다. “바보야, 문제는 파산이야!”
  • 8급 공무원 횡령 20억→75억→100억 ‘눈덩이’

    전남 여수시청 8급 기능직 김석대(47)씨의 공금 횡령액이 당초 알려진 20억원보다 휠씬 많은 7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광주지검 순천지청과 여수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드러난 김씨의 횡령액은 75억원이다. 그러나 조사과정에서 금액이 계속 불어나고 있어 100억원이 넘을 가능성도 있다. 횡령수법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밀하고 다양했다. 돈을 빼돌리기 위해 차명계좌만 100개 이상을 개설했을 정도다. 검찰조차 희대의 공무원 횡령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씨가 공금을 만진 기간도 6년이 넘었다. 김씨는 지난 2002년부터 3년간 회계업무를 보다가 다른 부서에서 근무한 뒤 2009년 7월 회계과에 복귀, 지금까지 회계과에서만 6년 2개월을 보냈다. 연간 190억원대의 현금이 지출되는 시세입세출 현금계좌를 본인이 관리해 온 점, 일부 회계 서류가 사라지거나 고의로 폐기한 정황도 드러나면서 횡령액이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 김씨의 범행 수법은 동료 직원 급여 가로채기, 세무서에 보낼 직원들의 근로소득세 중간 착복, 여수시가 발행한 여수상품권의 환급금 부풀려 빼돌리기 등이다. 동료 급여 가로채기는 퇴직이나 전출된 동료들의 명단을 파악, 가짜 급여계좌를 만든 뒤 시금고인 농협에 찾아가 급여계좌가 변경됐다고 신고하고 급여를 모두 가로챈 것. 이 급여 횡령액이 5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직원들의 급여에서 원천징수하는 근소세 징수액을 과다 계상, 남은 차액을 챙겼다. 세무서에 보낼 근소세 착복은 세무서에 근소세금 총액을 낮춰서 보고한 뒤 이체를 하고 차액을 자신의 차명계좌로 빼돌렸다. 여수상품권의 경우 가상의 가맹점을 만들어 거짓으로 상품권 판매대금을 결제한 뒤 이를 다른 차명계좌로 이체했다. 이 돈은 20억원대 정도로 추정됐다. 이처럼 범행 수법이 복잡하고 지능적이어서 검찰도 수사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한 돈으로 사채놀이를 하는가 하면 처가 등 친인척에게 아파트를 사주고 외제 승용차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범행을 일단 김씨 혼자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횡령액이 공직사회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거액인 점, 회계업무를 6년이 넘도록 보고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 점 등으로 미뤄 공범이 있을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또 여수시의 회계시스템, 감사 등 관리감독시스템 등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고 관련 직원의 묵인이나 방조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오는 29일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사건 전모를 공개할 계획이다. 시민들의 분노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김충석 시장이 이 사건과 관련, 공식 사과한 뒤 횡령 액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다 시 자체 감사에선 드러나지 않다가 감사원에 적발됐기 때문이다. 한편 김씨는 지난 8일 밤 여수시 화양면 화동일 화양농공단지에서 수면제를 먹은 뒤 승용차 안에 연탄불을 피워 놓고 자살을 기도하다 구조됐으며 부인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GCF 유치했지만 갈길 먼 국내 ‘녹색금융’

    GCF 유치했지만 갈길 먼 국내 ‘녹색금융’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우리나라가 유치했지만 국내 녹색금융은 아직 초보 단계다. 10년 이상 관련 정책과 금융을 육성해 온 선진국에 비해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정책금융 중심이다. 전문가들은 민간의 참여를 유도해 낼 마중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09년 말 은행권의 녹색대출 잔액은 5조 5000억원에서 2011년 말 14조 8000억원으로 2.7배 늘어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70.3%나 된다. 2009년 말(56.4%)보다 13.9% 포인트 늘었다. 반면 민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3.6%에서 29.7%로 줄었다. 올해는 태양광에 투자했던 웅진그룹의 몰락으로 민간은행의 비중이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위험(리스크) 회피 전략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정귀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산업경제팀장은 “대출 담당자 입장에서는 언제 시장 참여가 적절하며 시장이 안 좋아질 때의 전망은 어떻고 돈은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할지에 대한 시그널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찾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녹색성장펀드로 분류되는 29개 펀드 중 지난해 단 1개의 펀드만 1.21%의 수익을 내고 나머지는 6.2~44.4%의 손실을 본 것도 한 예다. 반면 외국에서는 다양한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에 따르면 네덜란드 라보은행은 그룹 전체 투자의 4.5%를 녹색산업에 투자한다. 독일 개발은행은 2011년 253억 유로(약 36조원)를 환경보호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영국에는 기후변화에 특화된 녹색자산운용사가 2억 유로(2884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이 이 수준까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녹색금융정책이 필요하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딜로이트가 지난해 말 25개 국내 금융기관 및 자산운용사에 정책금융의 필요성에 대해 물은 결과 87%가 ‘높음’(‘매우 높음’ 포함)이라고 대답했다. 필요성이 낮다는 응답(‘매우 낮음’ 포함)은 7%에 그쳤다. 딜로이트 측은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에 녹색대출 실적을 반영하고 녹색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 등을 포함하라고 조언했다. 정책금융에서 노하우가 쌓이면 대출 담당자에 대한 면책 규정 완비,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의 채권을 같이 묶어 보증기관이 보증해 주는 채권) 발행 확대 등을 통해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용산역세권개발 이사회 정족수 미달로 무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개발 사업권을 쥐기 위해 19일 소집한 용산역세권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의 이사회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드림허브 이사회는 이사회 정원 10명 중 주요 민간 출자사 4개사가 불참하고 코레일 이사 3명이 퇴장함에 따라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상정된 4개안은 자동 폐기됐다.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은 ▲코레일의 용산 AMC 경영권 인수건 ▲수권자본금을 3조원으로 늘리기 위한 임시주총 소집건 ▲시공권과 연계하는 방식의 2500억원 전환사채(CB) 발행건 등이다. 특히 코레일은 롯데관광개발이 가진 자산관리위탁회사 용산 AMC 지분 45.1%를 인수하지 못할 경우 사업 전면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한 상태여서 용산사업의 표류는 불가피하게 됐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창녀엄마·패륜아 다룬 변태감독? 내 꿈은 멜로감독!

    창녀엄마·패륜아 다룬 변태감독? 내 꿈은 멜로감독!

    영화 ‘아버지는 개다’(2010)에서 아들은 아버지를 두들겨 팬다. ‘엄마는 창녀다’(2011)에서 아들은 포주로 엄마를 부린다. 제목과 줄거리만 들어도 역하다. 그런데 전 세계 영화제 프로그래머와 관객들은 펄떡거리는 그의 영화 세계에 반했다. 끔찍한 삶 속에 허우적거리는 가족 이야기,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풀어가는 그만의 방식에 주목한 것. 제목부터 파격이다 보니 투자자가 붙을 리 없다. 영어 보모, 번역, 결혼식·CF 촬영 등 아르바이트로 몇백만 원이 모이면 영화를 찍었다. 기성 배우들은 출연을 꺼릴 뿐더러 제작비도 아낄 겸 웬만한 작품에선 아예 주연을 했다. 이상우(41) 감독 얘기다. 그가 10번째 장편 ‘바비’(작은 25일 개봉)로 돌아왔다. 사채를 끌어 500만원 안팎으로 찍었던 이전 영화들과 달리 아리랑TV 등에서 1억원에 가까운 돈을 댔다. 한국 상업영화 평균제작비가 4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한없이 미약한 수준이다. 그래도 이천희와 김새론·아론 자매가 노개런티로 참여하면서 ‘상업영화’ 모양새를 갖췄다. ‘바비’는 정신박약 아버지·망나니 삼촌과 함께 포항 민박집에서 사는 어린 자매의 잔혹한 삶을 그렸다. 망나니 삼촌(이천희)은 미국에 큰 조카 순영(김새론·아래)을 입양 보내려 한다. 집안살림을 도맡아 하는 순영은 아버지와 동생 때문에 거부한다. 반면 ‘아메리칸 드림’에 젖어 있는 동생 순자(김아론·위)는 가지 못해 안달이 났다. 하지만, 이미 딸 둘을 둔 미국인이 한국 소녀를 입양하려는 데는 꿍꿍이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슬픈 결말로 치닫는다. 입양을 가장한 장기매매는 22년 전 실제 있었다. 한 감독이 영화로 만들려고 했지만,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우려한 정부 압력으로 중단됐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당시 조감독과 알고 지낸 이 감독은 오랫동안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다녔다. 영화는 의외의 만남으로 급물살을 탔다. ‘아버지는 개다’로 2년 전 홍콩영화제에 참가한 이 감독은 ‘바비’에서 미국인 딸로 나온 캣 테보의 친아버지를 만났다. 딸이 출연할 영화를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던 열혈 아버지는 이 감독에 반했다. ‘바비’의 얘기를 듣더니 딸의 출연은 물론, 투자까지 거들겠다고 나섰다. 마침 아리랑TV가 투자자로 나섰다. 이 감독으로선 남의 돈으로 처음 영화를 찍게 됐다. “워낙 극악무도한 영화들을 찍었기 때문에”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 아역배우는 꿈도 꾸지 않았다. ‘아저씨’로 유명세를 탄 김새론의 어머니에게 시나리오가 들어간 건 행운. “(전작 이미지 탓에) 내가 잔뜩 겁을 먹고 새론이 어머니를 만났다. 그런데 선뜻 승낙했다. 새론이는 천재다. 시나리오를 한번 훑더니 맥락을 다 파악하더라.” 이어 “새론이는 NG가 많아야 한번이다. 마음만 먹으면 바로 눈물을 흘린다. 동생 아론이에게는 ‘언니는 저렇게 잘 하지 않니’란 식으로 시샘을 돋웠다. 새론이야 검증된 연기파이지만, 아론이도 대사 톤이나 눈빛이 아주 좋았다. 해외에서는 외려 아론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위기도 있었다. 민박집 손님으로 출연한 이 감독이 3000원을 건네며 순영을 더듬는 장면에서 사달이 났다. 시나리오에는 뭉뚱그렸던 장면인데 이 감독이 애드립으로 변태 흉내를 냈다. 김새론이 눈물을 펑펑 쏟아 촬영은 중단됐다. “한동안 새론이와 서먹서먹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바비’는 이 감독 영화로는 처음 30개 안팎의 스크린에 걸린다. ‘영화관 키드’였던 그에게 꿈같은 일. 초등학교 때부터 극장에서 살았다. 수업시간표는 몰라도 대한극장·단성사 등의 상영시간은 줄줄이 뀄다. 고교 때는 이장호 감독의 판 영화사 사무실을 기웃거리며 연출부를 시켜달라고 졸랐다. 정작 첫 단추는 배우로 풀렸다. 고3 때 황규덕 감독의 ‘꼴찌부터 일등까지 우리반을 찾습니다’(1990) 오디션에서 400대1의 경쟁을 뚫었다. 당시 뽑힌 15명 가운데 영화판에 남은 건 이 감독과 배우 정재영뿐. 점수가 나올 턱이 없었다. 4수를 했지만, 대학 연극영화과 입시에 줄줄이 떨어졌다. 방위병 시절 쓴 시나리오로 1994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공모전 장려상을 타기도 했다(당시 1등은 훗날 이 감독이 모신 김기덕 감독). 하지만 막둥이 아들이 대학생 되는 게 소원이던 어머니를 위해 미국행을 택했다. “죽기 살기로 했다. 처음 시애틀의 아트스쿨을 다녔지만, 그만뒀다. 학력 콤플렉스가 있었다. 한국에서도 알 만한 대학에 가고 싶었다. 기적적으로 UC버클리에 붙었다. 등록금이 700만~800만원이라 졸업할 때까지 식당에서 일했다.” 미국 생활은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공중전화 박스에 설치된 사제폭탄이 터져 한쪽 눈을 실명했다. “석 달을 병원에 있었다. 실명을 하면 영화를 못 찍게 될 것 같은 공포가 엄습했다.”고 떠올렸다. 8년 만에 귀국했지만, 미국 학벌은 별 도움이 안됐다. 김기덕 감독 밑에서 ‘숨’ ‘시간’의 연출부에서 일하고, 6년 동안 시나리오만 썼다. “4년 동안 가장 큰 돈을 만진 게 50만원이다. 이러다가 영화를 못 찍고 끝나겠구나 싶더라. 아버지 일을 도와 300만원을 만들어 필리핀으로 떠났다. 현지에서 사기꾼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배우와 스태프까지 다 구했다. 국내로 들어와 사채를 끌어 완성한 게 ‘트로피칼 마닐라’다.” 당시 쓴 사채는 4000만원쯤 된다. 훗날 이자까지 8000만원으로 불어난 빚을 갚을 때까지 사채업자에게 시달렸다. 이 감독은 “다시는 안 쓴다. 신체포기각서를 썼었다. 그나마 ‘엄마는 창녀다’가 화제를 모으면서 유예를 해줬다. 그거 아니었으면 지금쯤….”이라며 진저리를 쳤다. 그에게는 ‘변태감독’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파격적인 소재와 제목 탓. 기분 나쁠 법도 하지만 그는 “‘변태감독’으로 기억돼도 나쁠 건 없다. 연줄도, 돈도 없는 내가 살아남으려고, 영화제 초청을 받으려고 전략적으로 세게 갔을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조선 최초 성형외과 의사를 소재로 한 사극을 준비 중이다. 이번엔 수십 억원 짜리다. 하하. 궁극적으로는 판타지 멜로를 찍고 싶다. 입봉작으로 준비했던 ‘심연’은 상어가 인간의 몸을 빌려 소녀와 사랑에 빠진다는 얘기다. 나랑 너무 안 어울린다고? 하하하.”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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