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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팔공산 문화센터 개소

    팔공산의 자연과 불교문화, 예술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문화센터가 문을 열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는 28일 대구 동구 불로동에 팔공산체험문화프로그램 운영센터를 마련해 27일 개관식을 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팔공산 자락에 사는 문화예술인들이 나서서 자신의 작업장을 일반에 공개하고 시민들이 팔공산과 예술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 달부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에 팔공산 고건축 탐방, 옛길 찾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팔공산 자락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지역 예술인의 작업장을 탐방하는 예술아카데미도 연다. 이와 함께 팔공산 사찰과 고분군 등 각종 문화자원을 활용한 명상캠프가 수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체험프로그램은 다음 달 6일 팔공산의 고건축물 탐방을 시작으로 올해 모두 30차례 진행될 예정이며 참여자에게는 프로그램 참가비용 일부가 지원된다. 매주 정기프로그램에 선착순으로 30명을 모집하며 20명 이상 단체는 원하는 날짜에 맞춰 참가할 수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지친 도심 속 ‘무념의 밥상’

    지친 도심 속 ‘무념의 밥상’

    ‘절밥’이 저잣거리로 내려온 지는 오래다.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과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스님들의 소박한 ‘무념(無念)의 밥상’을 엿보는 중생이 많아진 까닭이다. 철저하게 채식 위주로 짜여지는 식단은 그저 배만 불리기보다 건강도 함께 챙기려는 웰빙(well-being) 트렌드에 부합한다. 소식(小食)으로 채우지만 동시에 비우는 식사법은 가리지 않고 넘치게 먹어 오히려 병을 부르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처방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요즘 시중에서도 사찰음식 전문점을 표방한 식당들을 만나기 어렵지 않다. 호텔 뷔페 레스토랑들도 특별 건강식으로 사찰음식을 메뉴에 올리기도 한다. 멀리 있는 산사를 찾아가지 않아도 절밥을 손쉽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반갑다. 하지만 불교에서 식사도 수행의 하나일진대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 음식점에서 ‘발우공양’에 담긴 뜻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조계사 맞은 편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건물 5층에 자리한 사찰음식 전문점 ‘바루(BARU)’. 새달 1일 문을 여는 이곳을 그저 또 한군데 사찰음식 식당이 생기나 보다 하고 쉽게 볼 일이 아니다. 승려의 밥그릇을 뜻하는 ‘발우’에서 비롯한 ‘바루’는 조계종에서 운영하는 첫 사찰음식 전문점. 템플스테이와 더불어 사찰음식을 포교의 도구로 사용하려는 종단에서 제대로 된 사찰 음식을 선보이고자 만들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한 일부 음식점에서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 등 자극이 강하고 냄새가 많이 나는 다섯가지 식물)를 슬쩍 넣는 등 사찰음식 문화가 변질되고 있다는 염려가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바루’의 총책임을 맡아 중생의 식습관을 바로 잡고 사찰음식의 정통을 바로 세우는 중책을 띤 이는 이미 사찰음식연구가로 이름 높은 대안 스님이다. 경남 산청의 금수암 주지승으로 ‘금당 사찰음식 연구원’을 운영해 온 스님은 출가 이후 쌓아온 음식에 대한 철학과 솜씨를 부려 ‘바루’의 식단을 짰다. 불가(佛家)의 전통을 철저히 따르면서 일반인들의 마음까지 채울 만한 음식들이다. 식재료에 쏟은 정성은 말로 다 못한다. 금수암 주변의 자연과 텃밭에서 자란 신선한 무공해 채소들을 직접 공수해 왔다. 젓갈, 파, 마늘을 넣지 않아 담백하고 시원한 김치와 ‘장아찌 달력’에 따라 절기마다 담근 각종 장아찌, 제철에 거둔 계절 나물들이 기본으로 상을 채운다. 코스 요리로 가을에 채취한 능이버섯을 말려 은행가루와 두릅을 넣고 끓인 담백한 능이죽, 닭고기살보다 쫀득하고 상큼한 더덕 샐러드, 새콤한 산야초 초밥, 그윽한 향기가 입맛을 자극하는 연잎밥, 자연송이의 향이 뜨거운 김과 함께 솔솔 피어 오르는 송이 누룽지탕 등 쉽게 접해 보지 못했던 음식이 선보여진다. 코스 메뉴는 저녁에만 해당되며 8합, 12합, 15합 발우 등 세가지로 제공된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서 점심에는 4합 발우 세트를 선보이는데 주 요리는 날마다 달라진다. 점심은 1만원선, 저녁은 2만~5만원으로 정해 놓고 있다. 바루의 식기 또한 남다르다. 불가에서 신성하게 여겨지는 느티나무를 재료로 7차례 옻칠 끝에 탄생한 발우는 인간문화재 김을생 선생이 직접 제작한 것이다. ‘ 바루’의 실내는 건물을 지은 유명 건축가 승효상씨가 디자인했다. 작은 산사에 온 듯 아늑하다. 총 좌석이 68석으로 그리 크지 않다. 건물 외부와 내부가 연결된 직선 계단을 통해 1층에서 5층 ‘바루’까지 108 걸음을 걸어야만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습관적으로 엘리베이터로 향하겠지만 몸은 물론 마음을 채우는 ‘영혼의 음식’을 먹기 위한 의식을 치른다는 의미로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02)2031-2081. 글 사진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도시와 산] (8) 광주 무등산

    [도시와 산] (8) 광주 무등산

    ‘아아 광주여, 무등산이여/죽음과 죽음 사이에/ 피눈물 흘리는/ 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김준태 시인이 5·18민주화운동 직후 지방 일간지에 발표한 시의 한 대목이다. 이 때문에 해당 신문은 폐간되고, 그는 엄청난 고초를 겪어야 했다. 그 이후 무등산은 고은·김남주·황지우·문병란·양성우 등에 의해 저항문학의 단골 소재가 됐다. 5월의 무등산은 신록이 눈부시다. 장불재 부근엔 철쭉이 산허리를 불태우고 있다. 도심에서 ‘광풍’이 몰아치던 1980년 5월에도 그랬다. 그 이후 매년 정월 초하루 수만명의 인파가 중머리재에 몰려 새해를 맞았다. 하고 싶은 말과 가슴 속에 숨겨둔 무언가를 외쳐댔던 곳이다. 원효·나옹 등 고승들의 발자취가 서린 사찰과 암자도 즐비하다. 무등산은 숱한 국난과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수천년간 지켜본 산증인이다.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 능선은 인구 150만 도시를 품고 있다. 그래서 어머니로 자주 비유된다. 시민들에겐 ‘산’이란 장소성을 뛰어넘어 또 다른 의미를 지니는 이유이다. ●불교와 민속의 중심 무등산(1187m)은 광주광역시의 동쪽 가장자리와 전남 담양·화순에 걸쳐 우뚝 솟아 있다. 무진악, 서석산, 무당산 등으로 불리다가 ‘고려사’에 처음 무등산이란 기록이 나온다. 노산 이은상은 무등산이 불교적 용어인 무유등등(無有等等·부처님은 중생과 같지 않다)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다. 이와 걸맞게 곳곳에 사찰과 고승들의 전설이 서려 있다. 증심사·약사사·원효사·관음암·규봉암·석불암·문빈정사 등 현존 사찰 이외에 서봉사지·개선사지·백천사지 등 문헌상으로 전해지는 절터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증심사~중머리재 구간에 있는 천제단과 송풍정 등은 나라가 어렵거나 백성이 도탄에 빠졌을 때 하늘에 제를 올린 곳이다. 이나라(32·여) 광주 동구문화원 사무국장은 “무등산은 예부터 기우제, 당산제, 철쭉제, 억새제 등 각종 산제사를 모시는 신령한 곳으로 여겨졌다.”며 “산제사는 시민들의 화합과 공동체 의식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무등산은 남북 주능에서 뻗어난 몇개의 가지 능선으로 이뤄졌다. 북서릉은 정상~중봉~바람재~향로봉~장원봉~잣고개를 넘어 국립5·18민주묘지가 위치한 망월동쪽으로 이어진다. 남서릉은 정상~장불재~백마 능선까지는 남북 주릉과 함께 달리다가 화순과 광주의 경계를 이루는 너릿재로 가지를 낸다. 그러나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한 덩어리처럼 육중하게 보인다. ●빼어난 풍광 예부터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무등산의 ‘경승’을 노래했듯이 각 지점마다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꼭대기는 천왕·지왕·인왕봉 등 ‘정상 3봉’으로 이뤄졌다. 이 중 천왕봉(1186.7m)이 가장 높다. 현재 정상 3봉 일대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현장 접근은 불가능하다. 이 부근에 오르면 남서쪽은 나주평야와 월출산이 지척이다. 청명한 날이면 다도해가 아스라이 내려다보인다. 이보다 조금 낮은 서석대(1100m)와 입석대(1017m)는 가히 절경이다. 이들 봉우리는 육지에서는 보기 드문 주상절리대를 형성하고 있다. 서석대는 저녁노을이 물들 때 햇빛이 반사되면 수정처럼 빛을 발해 ‘수정병풍(水晶屛風)’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천만년 비바람에 깎이고 떨어지고/ 늙도록 젊은 모양이 죽은 듯 살아 있는 모양이/ 찌르면 끓는 피 한줄 솟아날 듯하여라.’ 시인 이은상이 입석대를 노래한 시구이다. 억겁의 풍상을 겪는 동안 쪼개지고, 깎이면서 고통을 견뎌냈다. 이들 두 봉우리는 2005년 문화재청에 의해 천연기념물 제645호로 지정됐다. 10년 넘게 산을 오르내린 이길용(47)씨는 “철 따라 주변 환경이 환상적으로 변하는 입석·서석대는 신령스런 분위기를 풍긴다.”고 말했다. ●도시의 허파이자 쉼터 무등산은 도시의 허파이자 생태계의 보고이다. 진달래, 철쭉, 산나리 등 1000여종의 온대성 식물들이 철따라 변신하며 장관을 연출한다. 천연기념물인 붉은배 새매·황조롱이를 비롯해 삵·멧돼지·고라니 등 100여종의 조류와 포유류가 둥지를 틀고 있다. 시민들은 무등산을 동네 공원쯤으로 여긴다. 도심과 맞닿아 있어 맘만 먹으면 언제나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등산 코스 역시 산책로 수준인 1시간 대에서부터 6~7시간 정도의 코스까지 선택할 수 있다. 문현석(48·북구 용봉동)씨는 “산행을 할 때마다 친구나 직장 동료 등 한두 명의 지인을 꼭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서남쪽인 증심사를 출발, 약사사~새인봉 삼거리~중머리재~장불재~정상 구간이지만 ‘증심사지구 자연환경 복원 사업’으로 최근 잠정 폐쇄됐다. 대신 북쪽인 원효사 지구에서 출발, 꼬막재~규봉암~장불재~정상 코스 등으로 등산객이 많이 몰린다. 요즘은 철쭉철이라서 관광버스를 동원한 외지 등산객의 발길도 줄을 잇는다. 5월 초부터 해발 400~500m 능선인 토끼등·바람재 일대에서 철쭉이 피기 시작, 20일 이후이면 장불재 등 정상 구간까지 만발한다. 주말과 휴일엔 2만~3만명이 산을 찾는다. 공원관리사무소측은 최근 동구 산수동~충장사~원효사~서석대에 이르는 11.87㎞의 옛길을 복원하고 일부를 개방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실개천옆 정자엔 임을 향한 행진곡~~ 무등산의 북동쪽 줄기는 원효계곡을 따라 지실마을을 거쳐 전남 담양군 봉산면으로 이어지면서 평야지대를 이룬다. 지금은 지실마을 부근에 광주호가 생겼지만 예전엔 무등산 계곡으로부터 발원한 물길이 남면·봉산면 일대 들녘을 관통했다. 계곡 양 안은 무등산 줄기에서 뻗어 나온 야트막한 산과 그런 야산에서 갈라져 나온 실개천이 여럿 있다. 이 일대에 조선 초·중기부터 유학자·유배자·풍류 가객들이 몰려들었다. 자연스레 정자들이 들어섰다. 이를 중심으로 지체 높은 양반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나름대로 ‘누정 문화’가 탄생했다. 개인적 수양이나 후학의 교육, 현실도피적 은둔 등 정자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무등산권 정자들이 역사적으로 의미를 갖는 이유는 국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조선조 ‘가사문학’이 꽃피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광주호 상류 소나무 숲에 있는 식영정이다. 서하당 김성원이 그의 장인이자 스승인 임억령을 위해 1560년(명종 15년)에 세웠다. 송강 정철이 25살 때 이곳에 머물면서 무등의 4계절과 강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성산별곡을 지었다. 이곳으로부터 1㎞쯤 상류에는 양산보(1503~1557)가 건축해 은둔생활을 했던 소쇄원이 자리한다. 소쇄원은 한국 정원의 전형으로도 꼽힌다. 이곳을 찾아 시를 남긴 인물로는 김인후·김성원·기대승·고경명·정철 등이 있다. 식영정과 불과 250여m 건너편에는 김윤제(1501~1572)가 지은 환벽당이 있다. 정철이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학문을 닦기도 했다. 광주호 아래쪽인 담양군 봉산면 제월리엔 송순(1493~1583)이 지은 면앙정이 있다. 국문학사에 주옥 같은 ‘면앙정가’가 탄생한 곳이다. 무등산 원효계곡과 맞닿은 담양군 고서면 원강리에는 송강정이 자리한다. 송강이 1585년 대사헌으로 지내다가 당쟁에 휘말려 3년간 머물던 장소이다. 연군지정(戀君之情)을 읊은 ‘사미인곡’이 탄생했다. 광주 북구 충효동과 원효계곡 하류엔 취가정과 풍암정이 있는 등 조선조 때 이 일대가 풍류를 아는 시인과 묵객들의 쉼터였다. ‘무등산’의 저자 박선홍씨는 “무등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이 권력에서 소외되거나 당쟁에 휘말린 선비들을 자연스레 모이게 했을 것”이라며 “이들 정자를 잘 보존해 후세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 [서울광장] 조선왕릉, 그리고 숭례문/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조선왕릉, 그리고 숭례문/김성호 논설위원

    경기도 구리시의 건원릉, 즉 조선 건국조 태조의 능에는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태조가 계비 신덕왕후의 소생 방석을 세자로 책봉한 데 앙심을 품은 태종이 일으킨 ‘왕자의 난’. 권좌에 오른 태종은 신덕왕후 옆에 묻히길 원했던 태조의 원을 철저히 묵살했다. 신덕왕후의 능 정릉을 파괴한 뒤 태조를 홀로 모신 쓸쓸한 무덤이 건원릉이다. 태종은 뒤늦게 회심(回心), 아버지 고향 함흥의 억새풀을 가져다 봉분에 심고 깍듯이 예를 갖췄다고 한다. 건원릉이 부자지간의 한이 어린 곳이라면 경기도 화성의 융릉, 즉 사도세자와 사도세자비 혜경궁홍씨 합장묘는 부자간 정이 담긴 효심의 결정이다. 정조가 뒤주 속에서 죽임을 당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해원과 복권의 상징으로 세운 게 융릉. 정조는 지금 서울시립대 터의 사도세자 릉을 화성으로 옮겨 세운 융릉을 틈틈이 참배했다. 상경길, 서울로 향하는 1번국도변 지지대고개에서 눈물짓곤 했다는 효심이 읽힌다. 조선 500년대에 세워져 전해지는 왕릉들은 ‘핑계 없는 무덤없다.’는 말대로 얽힌 사연이 각양각색이다. 후손들이 한결같이 사연 따라 깍듯한 제례를 올려옴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선 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에 등재된다고 한다. 조선 역대 왕릉 42기 중 북한 개성의 제릉·후릉을 뺀 모든 능이 일괄등재되는 셈이다. 9번째 세계유산을 갖게 된 소식에 달뜬 잔치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런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조선왕릉을 등재권고한 이유를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만나게 된다. ‘유교적·풍수적 전통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건축, 조경양식과 함께 지금까지 제례의식 등 무형의 유산을 통해 역사의 전통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독특한 건축·조경양식이야 세계유산에 당연한 요소이겠지만 무형유산을 지켜온 노력은 우리전통의 문화적 양식과 보존정신을 높이 산 것이라 흐뭇하다. 9번째 세계유산 소식에 얹어 지난해 2월 국보1호 숭례문이 무너져 내린 비극을 떠올림은 지나친 노파심일까. 수도 한복판에 우뚝했던 민족 자존심이 순식간에 허물어지는 참상. 나라의 으뜸 문화재를 빼앗긴 상실감보다 더 뼈저린 아픔은 무관심과 무지다. 노숙자들의 빈번한 잠자리며 술판으로 변해 갔고 매뉴얼 하나 없이 속수무책 당해야 했던 무방비, 미련의 회한인 것이다. 이땅의 문화재 수난을 말하자면 어디 숭례문만의 일일까. 4년 전 양양의 1300년 고찰 낙산사가 산불에 잿더미로 변했고 전국 사찰에 즐비한 성보문화재의 도난, 훼손도 다반사다. 개발에 밀려 국가·지방문화재들이 무너져 내리고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유구한 고택들이 방기되고 있다.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 권고가 무색할 형편이다. 그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1000만번째 관람객이 들었다. 2005년 조선총독부 건물을 헐고 ‘민족정신을 새 그릇에 담아 보자.’는 깃발 아래 세워진 지 3년 7개월만의 기쁜 소식이다.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이며 백제금동향로, 경천사지 10층석탑처럼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13만 5000여점의 찬란한 유산을 만나려는 발걸음의 집적이다. 우리 유전인자를 고스란히 담은 산물들이 어디 국립중앙박물관에만 있을까. 잔치가 아무리 좋아도 잔칫상의 귀한 그릇들은 챙겨야 한다. ‘숭례문 비극’의 교훈은 한 번으로 족하다. 아 숭례문.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문화행사 알림방] 펜으로 그린 전통 건축물전

    ●국립청주박물관 5월1~24일 ‘펜화로 만나는 한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 특별전’을 개최한다. 김영택 화백이 한국의 전통 사찰과 궁궐, 정자 등을 펜으로 그린 6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 [종교플러스]

    ●템플스테이정보센터 21일 오픈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템플스테이 관련 정보를 모은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를 조계사 일주문 건너편에 설립, 오는 21일 개관식을 갖는다. 건축가 승효상씨가 설계한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는 연면적 23만 1456㎡(692평)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복합공간. 안내센터와 홍보관, 템플스테이 인력 교육관, 전통사찰음식 체험관 ‘바루’ 등을 갖췄다. ●22~24일 사회복지종사자 피정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22∼24일 2박 3일의 일정으로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4동 은혜의 집에서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주제의 2009년도 제2차 사회복지종사자 피정을 실시한다. 전국 사회복지시설·기관 활동자들의 영적 생활을 돕기 위한 피정.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이창준 총무 신부가 지도를 맡는다. 신청 접수는 각 교구 가톨릭사회복지회로 하면 된다.(02)460-7641. ●‘기독교언론-교회권력’ 학술대회 한신대 신학연구소와 감신대 기독교통합학문연구소, 성공회대 신학연구원은 16일 오후 6시 서울 수유동 한신대 캠퍼스에서 ‘한국 기독교 언론과 교회 권력’이라는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연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민주주의에서 언론의 기능과 한국 종교방송의 재정적 위기’)와 권혁률 CBS 기독교방송 기자(‘한국 사회 속의 교회 권력과 기독교 언론’)가 각각 발제한다.(02)2610-4211. ●전국 어린이 부처님그리기 대회 목아박물관(관장 박찬수)은 다음달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제15회 전국 어린이 부처님 그림그리기 대회’를 이 박물관에서 연다. ‘부처님 나라 어린이 세상’이라는 주제 아래 만 5세 이상 유치원생 또는 초등학생이면 누구나 1인 1점씩 참여할 수 있다. 마감은 30일까지.(031)885-9952. ●긴급구호센터 ‘사랑의 등대’ 개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희망나눔구호본부(상임본부장 김범곤 목사)는 실의에 빠진 노숙인들의 재활을 돕는 긴급구호센터 ‘사랑의 등대’를 서울 중구 회현동에 설립, 최근 개원 예배 및 희망나눔구호본부 현판식을 가졌다. (02)741-2782~5.
  • 누(樓)와 정(亭)·유럽 중세도시에서 찾은 한국 건축의 미래

    누(樓)와 정(亭)·유럽 중세도시에서 찾은 한국 건축의 미래

    오늘을 사는 우리 도시의 정체성은 어디에서 찾고, 어떻게 다듬고 유지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누(樓)와 정(亭)을 들여다보고 유럽 중세도시를 돌며 그 안의 건축과 삶, 시간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의 공간 루와 정’(김석철 지음, 생각의나무 펴냄)에서 어렴풋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예술의전당, 제주영화박물관, 쿠웨이트 주거신도시, 베이징 경제개발특구 등을 설계한 지은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로 꼽힌다. 현재 아키반 건축도시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4년 전 암 선고를 받고 암의 재발과 심근경색, 세 번의 수술 등을 겪으면서도 중세도시를 여행하고, 한국 건축물을 다시 연구하며 책을 펴냈다. “한국 문화의 정수를 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그는 “내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만으로 암은 앎이 됐다.”고 말한다. 건축가로서 자신의 인생과 사명감을 이 한 권의 건축 에세이에 녹여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술의전당 등 설계한 김석철씨 건축 에세이 지은이는 “유한한 삶을 살면서 서양 사람들은 천년도시를 만들고 그 삶을 증거로 남겼지만, 한국의 중세도시는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이를테면 서울시는 근대 건축사의 한 장면인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해 흥인지문을 중심으로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500년 이야기의 맥을 끊었고,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한강 노들섬을 개발하면서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마다 디자인도시를 거론하지만 결국 남은 것은 ‘서양 건축의 흉내내기’일 뿐 현대 한국인은 한국식 건축문화를 잃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지은이가 동양의 누와 정, 유럽의 중세도시를 하나의 책에 담은 것은 오랜 역사를 지난 이 공간들을 이해하는 것이 시간과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일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왕궁과 사찰은 중국 문명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누와 정은 비교적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한국 문화의 특색이 묻어나는 한국 전통 건축의 원형을 보여 준다고 한다. 서울의 경복궁은 자금성을 모방했지만 그 안의 경회루는 자연과 소통하려는 한국의 문화색을 많이 담았다는 것. 경회루 주변을 걸으면 북악산과 인왕산이 따라 움직이는 듯해 사람과 자연의 의식이 흐르는 건축공간을 만들어 낸다. 경북 안동의 병산서원 만대루는 하늘을 향해 트인 공간으로 바람 사이를 나는 대붕(大鵬)의 경지를 이룬다. 이를 두고 지은이는 “유생들의 공간이었던 이곳을 뭇사람이 찾아 감동할 수 있는 것은 만대루를 인간과 자연 사이의 날개로 만든 위대한 목수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중국의 위대한 공간은 우리를 압도하지만 한국의 공간미만 한 것은 중국이 이루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지은이는 덕회루, 경회루, 부용정, 애련정, 청암정, 영남루, 방화수류정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누와 정을 고찰하고 유럽의 중세도시로 이끈다. 이곳에서 볼로냐, 밀라노, 크레모나, 브레시아, 베로나, 카르카손, 툴루즈 등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도시를 만난다. ●누(樓)와 정(亭)은 한국전통 건축의 원형 이탈리아 크레모나는 인구 7만명 정도의 소도시지만 아마티, 과르니에리, 스트라디바리 가문이 명장의 전통을 이어가며 세계적인 도시로 각광받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유명한 베로나에는 줄리엣의 집이 인기 있는 관광지로 남아 있다. 대표적인 문학과 건축의 조화이다. 기원전 12세기에 지어진 성벽이 그대로 남아 있는 프랑스의 카르카손은 도시의 거리를 걷는 순간 관광에 역사 순례의 의미를 부여한다. 유럽의 중세도시에서 지은이는 재건축의 논의가 끊이지 않는 한국 도시를 떠올리며 “부술 수 있는 집이 더 값어치가 있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우리 도시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아니라 지속 불가능한 건축이 판치는 도시”라고 비판했다. 감수성 넘치고 맛깔나는 문체, 성균관대 건축학과 이상해 교수의 한국 건축 사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중세의 풍경 등이 어루어져 책 자체가 여행이 된다. 곳곳에 지은이의 해박한 지식이 녹아 있어 도시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 질문과 답을 던진다. 1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종교플러스]

    단기 출가 프로그램 참가자 모집 정토회 행자원은 100일간 스님들의 출가 생활을 체험하는 단기 출가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한다. 프로그램은 간화선 수행을 위한 ‘깨달음의 장’과 위빠사나 수행 알아차리기 위주로 짜여져 참가자들은 1만배 정진, 발우공양, 대중공사, 참회기도, 포살에 참여한다. ‘노동’을 통한 자기 돌아보기 수련에 집중하며 인권, 환경, 복지분야 NGO 실무실습도 받는다. 마감은 다음달 11일, 입방은 3월 1일.(054)571-1230. ‘톨스토이 사랑·실천’ 씨알강좌 재단법인 씨알은 2월 씨알사상 월례모임을 다음달 1일 오후 3시 명동 전진상교육관(명동역 8번 출구, 계성여고 후문) 3층 온누리실에서 연다. 모임의 강사와 주제는 이화여대 박경미 교수(여성신학연구소장)의 ‘톨스토이의 사랑과 실천’. 러시아의 문인이며 개혁·사상가인 톨스토이의 사회사상과 종교사상을 중심으로, 당대 톨스토이가 시도했던 사상적 실험의 의미를 살피는 자리이다. (02)2279-5157. 14회 가톨릭미술상 수상자 선정 주교회의 문화위원회가 수여하는 제14회 가톨릭미술상 조각부문 본상에 김일영(대구가톨릭대교수), 건축부문 본상에 박재환(도성건축 대표)·문진호(디자인캠프문박 디엠피 대표), 특별상에 최종태(김종영 미술관장)씨가 각각 선정됐다. 가톨릭미술상은 한국의 종교 미술 발전과 토착화를 후원하기 위해 지난 1995년 제정됐다. 시상식은 다음달 4일 오후 4시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있다.(02)460-7681. 태고종 34기 ‘합동득도 수계산림 불교 태고종은 ‘제34기 합동득도 수계산림’에 참가할 행자를 다음달 13일까지 모집한다. 자격기준은 △18세 이상 50세 미만자 △고졸 또는 동등 이상의 학력을 구비한 자 △각 사찰에서 6개월 이상 행자생활을 이수한 자 △신체상 수행과 교화에 지장이 없는 자 등이다. 수계 희망자는 태고종 홈페이지(www.taego.kr)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총무원 교무부나 각 시도교구 종무원에 접수하면 된다. (02)739-3450. 기독교장로회 남북관계 토론회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경색된 남북관계 회복과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 전환을 위한 토론회를 ‘남북관계 어떻게 풀 것인가’ 주제로 다음달 2일 오후 1시30분 아카데미하우스 새벽의 집에서 연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박사(대북정책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 북한대학원대 양문수 교수(개성공단의 위기와 남북경제협력의 전망), 박창빈 전 한아봉사회 사무총장(대북 인도적 지원과 교회의 역할)이 발표한다. (02)3499-7613.
  • [내 책을 말한다] 전통건축 공간의 재발견

    전통건축을 바르게 이해하는 일은 건축가에게 매우 중요하다.자국 건축문화의 세계적 입지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뿐더러 작품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전국의 전통 건축들을 직접 답사하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흐름과 더함의 공간’(다른 세상 펴냄)의 개정판을 내게 됐다.30년 만이다. 흔히 건축물 개개의 조형이나 연대기적 가치로만 건축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한국 전통건축의 특색은 주변의 지형지세와 유기적으로 융합하는 공간 구성에 있다.공간의 구성은 무생물인 건물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건물들 간의 배치를 달리해 멀리 숲이나 하늘까지 시선을 흐르게 하고,공간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좁고 휜 진입로를 지나 넓고 정연한 공간에 들어서도록 치밀하다. 이 책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건축가들 사이에서 파르테논 신전에 비견되는 종묘나 무질서해 보이는 가람 배치가 전체적으로 불국을 향하는 한 척의 배 형상을 띠는 해인사,원심성과 구심성을 융화시킨 부용정 등 세계적으로 재조명할 가치가 있는 명건축들을 다루었다.이 건축물들은 자체도 중요하지만,그 안에 담긴 건축정신도 강조하고 싶다.건물을 제한된 공간에서 증·개축할 때 기존 건축 공간의 질서를 흩뜨리지 않고 주변의 자연 지형지물을 해치지 않으면서 특색 있는 건축공간을 만들고자 했다.이런 자연친화 개념은 현대의 건축단지나 도시 설계에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한 예로 창덕궁 인정전의 서쪽은 현재 회랑 없이 낮은 담장과 높은 수목으로 트여 있다.일제강점기에는 정형을 추구하는 일본 건축양식에 따라 네 모서리 모두 회랑을 둘렀던 곳이다.최근 원래대로 복원했다.만약 인정전 주변이 꽉 짜인 회랑으로 둘러싸여 있더라면 어땠을까.자연스러운 흐름이 막혀 답답하고,주변의 수목과도 어우러지지 않는 부자연스러운 건축 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요즘 들어 마구잡이로 주변 환경을 훼손하면서 ‘르네상스’라는 허울 좋은 말을 갖다 붙이는 이율배반적 도시개발을 많이 목격한다.또한 최근 도로 건설에 맞춰 전통건물의 진입로 위치를 바꾸거나 사찰 앞에 커다란 박물관을 유행처럼 세우는데,이처럼 최적의 동선과 조망을 무너뜨리는 어리석은 일도 적지 않다.안타까운 일이다. 일반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전통건축을 대하는 새로운 안목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예컨대 앞으로 불국사에 가서 다보탑,석가탑,석굴암만 휙 둘러보고 나오지 않기를.옛 진입로인 서쪽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보라.그곳에서 사선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를 실감해 보라.사람의 눈과 발이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답다고 느끼도록 끝없이 고심하고 치밀하게 설계한 선배 건축가들의 지혜는 아는 만큼 볼 수 있고,아는 만큼 느낄 수 있다.사진과 설계도,건물배치도를 풍부하게 넣어 읽으면서 상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3만 4000원. 안영배 건축가·전 서울시립대 교수
  • 고려시대 초대형 집터 발굴

    대전에서 고려시대의 초대형 집터 2곳이 발굴됐다.고려 중기 귀족의 장원(莊園)이나 대저택으로 추정되어 당시 고려 사회의 구조와 생활상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백강문화재연구원은 “한국토지공사가 대전 서남부지구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유성구 상대동 일원 20만 7000㎡를 발굴조사한 결과,동서로 96m,남북으로 110~120m에 이르는 대규모 시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집터에는 외곽에 담을 둘렀고, 각종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2m에 이르는 두꺼운 담벼락으로 둘러싸인 내부에서는 동서,남북을 관통하는 큰 도로와 샛길이 확인됐고 저수시설,배수로 등이 드러나는 12세기 무렵 고려 귀족의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이 다수 발굴됐다. 80㎝ 깊이까지 파고 돌을 쌓아 담장의 기초를 삼은 것으로 미루어 담장의 높이는 2~3m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인다.담장의 높이와 두께 등이 모두 경복궁과 거의 비슷하다. 또 집터 내부에서는 누문지,행랑채 등 10여 채의 건물터가 확인됐다.또 ‘전창정○○’(前倉正○○),‘전부호장○○’(前副戶長○○),‘대장승○○’(大匠僧○○)와 같은 글자가 적힌 명문 기와들과 연화문와당,암막새 등도 함께 출토됐다. 이 집터로부터 동쪽으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동서 44m,남북 71m의 대형 집터도 발견됐다.아직 조사 초기 상황이지만,최근까지 민가가 들어서 있어 훼손 정도는 앞의 초대형 집터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도 남북으로 연결되는 도로와 그 곁에 40~120㎝ 폭의 배수로가 발굴됐다.또 주변에 가로수로 보이는 고사목 2그루가 확인됐다. 책임조사원인 박태우 연구실장은 “초대형 집터는 기존에 논밭이 있던 지역이라 보존이 상당히 잘돼 있는 것 같다.”면서 “건축 당시 상당한 노동력이 동원됐을 것으로 추정돼 조사 초반에는 사찰 또는 관청으로도 예상했으나,지역적 특성상 당시 중앙정권의 영향력이 미치기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귀족의 대저택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또한 “근처에서 청동기시대와 백제,고려,조선의 분묘 밀집지역이 확인됐지만 이처럼 고려시대 대형 유구를 확보한 것은 의외의 성과”라면서 “12세기 고려 무인정권 당시 귀족들의 거주 공간에 대한 1차 자료를 확보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자연친화+품격’ 최고의 주거단지

    ‘자연친화+품격’ 최고의 주거단지

    성북구는 8일 서울시 특별경관관리 시범사업지인 정릉3동 757 일대 30만여㎡에 대한 설계 현상공모 당선작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부지에 대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시가 선정한 특별경관관리 설계자 18명을 대상으로 지난 9~11월 지명초청 현장설계를 실시한 결과,㈜조성룡 도시건축 등 4곳이 공동 응모한 작품을 당선작(조감도)으로 결정했다. 특별경관관리 설계자는 서울시 구릉지나 문화재 부근 등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지역의 재개발·재건축 설계를 맡기기 위해 미리 선정해 둔 전문 설계자를 말한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해 자연경관이 수려한 이곳은 2003년 10월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뒤 2006년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결정된 부지다.사찰 경국사와 성모수녀원 등이 있으며,정릉천과도 가깝다. 당선작은 기존 마을의 지형을 훼손하지 않은 채 산자락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본래의 풍경에 거스르지 않도록 설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여기에 경관을 보호하고 인접한 주변 건물과 공존하며 원래의 마을길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주거동은 남동향과 남서향으로 배치됐으며,구릉지에 적합한 계단식으로 꾸몄다.특히 북한산에서 내려오는 자연녹지를 단지 안에 유입시켜 도시 속에서 자연을 느끼도록 했다고 한다.성북구는 당선된 건축사 업체 등과 곧 용역계약을 체결한 뒤 세부개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성묵구 관계자는 “북한산국립공원과 조화를 이루는 쾌적하고 품격높은 저층 주거단지가 건립되면 국내에서 대표적인 자연친화형 주택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봉은사 “전통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봉은사 “전통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서울 강남 삼성동의 1200년 고찰인 조계종 봉은사가 전통 사찰의 면모를 되살린 새 가람(조감도)으로 환골탈태할 전망이다. 봉은사는 현재 도시계획상 근린공원으로 묶인 사찰 경내의 도시계획을 바꿔 지하 대법당과 한국 전통 성격을 살린 문화공간 등을 갖춘 대규모 가람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봉은사 재정비 계획에 따르면 청소년회관 격인 보우당과 신도회 건물,전시관 법왕루를 철거해 그 자리에 지하 3층 깊이의 주차장 2개층을 마련하는 한편 1개층은 법당으로 활용하게 된다. 일주문~해탈문~천왕문을 거쳐 대웅전에 이르는 진입로를 새로 내고 외국 탐방객들이 머물며 사찰체험을 할 수 있는 영빈관도 들이기로 했다. 특히 지상을 신자,시민들의 휴식 성찰 공간으로 꾸며 사찰로 진입로에 연지,조경을 설치하는 등 산사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릴 계획이다.중요한 사찰 전각들도 새로 배치하고 봉은사 뒤편 경기고 쪽으로 난 숲엔 명상길도 조성한다. 신도 수 20만명으로 알려진 봉은사는 하루 평균 찾는 이가 1만명에 이를 만큼 강남 지역의 대표적 명소.하지만 경내가 공원에 편입돼 화장실,안내소 등 부대 시설이 대부분 무허가 불법 건물로 되어 있다.특히 신도를 수용할 수 있는 법회 공간이 비좁고 찾아드는 외국인 탐방객도 점차 늘고 있지만 건물 증개축이 막혀 있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봉은사는 따라서 그동안 근린공원 지구로 지정된 경내 도시계획을 증개축이 가능한 ‘역사공원’ 지구로 바꾼다면 증개축이 가능하다며 사찰 일부라도 공원 시설에서 제외시키는 등 건축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청해 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경주 무장사터서 귀부조각 발견

    경주 무장사터서 귀부조각 발견

     추사 김정희는 1817년 경주 무장사터에서 비석 파편 2개를 찾아냈다.신라 제39대 소성왕(재위 799~800)의 왕비인 계화부인이 돌아간 왕의 명복을 빌고자 아미타불상을 세우면서 그 과정을 기록한 비석이었다.앞서 추사는 비석이 파손되기 이전에 찍은 탁본을 입수하여 당시 청나라의 대학자인 옹방강에게 보냈고,옹방강은 왕희지의 글씨를 집자한 가치있는 비문이라고 회신했다. 무장사터에는 또 이 비석의 머릿돌이라고 할 수 있는 이수와 받침대 역할을 한 거북이 모양의 귀부가 남아있었는데,추사는 머릿돌에 발견 과정과 감회를 새겨놓았다.이후 1915년 비석 파편이 하나 더 나와 지금은 추사가 찾아낸 것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경북 경주시 암곡동에 있는 무장사터 아미타불조상 사적비는 머릿돌과 거북이 모양 받침대를 보수하면서 1963년 보물 제125호로 지정됐다.  그런데 문화재청과 경주시가 지난달 아미타불상 사적비의 비신을 복원하기 위해 현지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가 행방을 알 수 없던 거북이 머리 조각 하나를 다시 찾아냈다.  문화재청 건축문화재과 임동훈씨는 “내년으로 예정된 비신의 복원을 앞두고 현지조사를 하다가 주변 정황을 조사하기 위하여 내려간 계곡에서 가공 흔적이 있는 돌조각을 발견해 파보니 거북이 머리였다.”면서 “맞춰본 결과 왼쪽 귀부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무장사터 아미타불상 사적비는 쌍거북이 모양으로 귀부 양식이 거북머리에서 용머리로 변화해 가는 중간 단계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발견된 거북이 머리는 내년에 비신을 복원하면서 제자리를 찾아준다는 계획이다.무장사는 신라 제38대 원성왕의 아버지인 김효양이 숙부를 추모해 창건한 사찰로 전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종교플러스] 예산 수덕사 대웅전 건립 700주년 기념행사

    예산 수덕사는 대웅전(국보 49호) 건립 700주년과 사찰 창건 1409주년을 맞아 17∼19일 기념행사를 갖는다.17일 도립예술단과 군립무용단 공연으로 진행되는 전야제에 이어 18일 스님 1000여명이 참여하는 법화경 독경 대법회를 연다.19일에는 박물관 특별전과 전통건축 미니어처 전시회도 있다.599년 창건된 수덕사는 비구니들이 참선 정진하는 ‘덕숭총림’으로 유명하다.(041)337-6565.
  • [경제 플러스] 전통사찰 증·개축 기준 완화

    전통사찰의 진입로가 건축법상 도로에 적합하지 않아도 증·개축이 허용된다. 국토해양부는 이같은 내용으로 건축법 시행령을 고쳐 다음달 중 입법예고하고 연말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지금은 진입로가 건축법상 도로 기준(너비 4m 이상, 보행자 및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도로)을 충족하지 못하면 전통사찰 증·개축이 허용되지 않는다. 국토부는 전통사찰 건축허가 신청시에 건축법 적용 완화를 신청하면 허가권자가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도로기준을 완화해 건축허가를 내주도록 할 계획이다.
  • 속살 드러낸 경북 봉화 청옥산

    속살 드러낸 경북 봉화 청옥산

    경북 봉화의 청옥산(1277m)은 산으로서보다는 휴양림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991년 국내 최초로 조성된 휴양림인데다,60여년 전 식재된 낙엽송 군락지 등 연륜만큼이나 우거진 초목들이 깊고 넓은 숲그늘을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트레킹 코스로서의 매력도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지난달 31일 열렸던 제1회 청옥산철쭉제를 계기로 청옥산은 꼭꼭 숨겨두었던 자신의 속살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동안 등산단체 등에 제한적으로 개방됐던 ‘타랭이골’코스를 활짝 연 것. 이제 누구라도 ‘푸른 우산’같은 숲속을 거닐며 나무들이 주는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됐다. # 소로같은 숲길…끝에는 산상 화원 백두대간에서 가지쳐 나간 산자락이 봉화군에서 불끈 치솟아 만든 산이 청옥산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산나물 ‘청옥’에서 이름을 따왔다고도 하고, 산아래 옥(玉)광산에서 푸른 옥이 많이 나 이름지어졌다고도 한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인근 청량산의 명성에 치이기도 하고, 강원도 동해의 두타산 옆 청옥산과 혼동되기도 하는 등 사람들의 시선에서 한 발짝 비켜서 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궁궐건축에 쓰여졌던 금강송과 60여년 전 인공조림 사업으로 조성한 낙엽송 등의 침엽수림, 그리고 신갈나무 등의 활엽수들이 어우러져 거대한 숲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공개된 곳은 타랭이골을 타고 오르는 코스로, 넛재(현지인들은 ‘늦재’라고 부른다.) 중턱에서 시작된다. 이제껏 몸을 숨겨왔던 탓에 등산로라기보다 소로(小路)를 따라 숲을 헤치며 걷는다는 표현이 정확할 만큼 초목들이 우거져 있다. 산행 내내 동행하는 얼음장 같은 계곡수는 땀을 식히기에 충분하다. 코스를 따라 오르는 동안 번갈아가며 펼쳐지는 낙엽송과 신갈나무, 잣나무 등의 군락지들은 풍경의 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정상까지 오르는 길에 등산로라면 흔히 있는 소위 ‘깔딱고개’가 없다는 점이다.800m가 넘는 넛재 중턱에서 산행을 시작했다고는 해도 급격한 경사구간없이 정상을 밟는다는 것은 참 독특한 경험이다. 그 덕에 노약자들도 청옥산을 에둘러 돌아가며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이상을(56)영주국유림관리소 경영기획팀장은 “장애우들도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임도를 개방하는 한편, 신갈나무 군락지에서 정상까지 목재 데크를 놓아 이곳을 치유의 숲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해발 1000m의 산상 정원과 신갈나무 숲 다양한 초록의 스펙트럼을 가진 숲속의 소로를 벗어나자 곧이어 산이 숨겨둔 ‘비밀의 화원’이 펼쳐졌다. 그저 ‘고산습지원’이라 불릴 뿐, 아직 변변한 이름조차 갖지 못한 곳이다. 원래 있었던 습지를 원형을 해치지 않은 범위에서 정원으로 가꾼 것. 멀리 키낮은 산들이 겹겹이 펼쳐진 산록에서 만난 화원은 뜻밖의 선물을 받은 어린이처럼 이방인을 달뜨게 했다. 비밀의 화원은 낙엽송 군락지가 왼쪽, 신갈나무 군락지가 오른쪽에 각각 시립하듯 서있는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그 안에서 ‘며느리 밥풀꽃’으로 불리는 금낭화며 은방울꽃, 범꼬리, 붓꽃 등 기화요초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 금강송 사이 펼쳐진 산들의 파노라마 이 팀장의 표현에 따르면 ‘외상 구름 없는 곳’이 청옥산이다. 구름이 있으면 으레 비가 내린다는 의미다. 한바탕 시원하게 비가 내린 후 숲은 더할 수 없이 청량한 공기를 뿜어 냈다. 신갈나무 군락지에서 청옥산휴양림 방향으로 2㎞쯤 내려가면 금강송 군락지에 닿는다. 미끈하게 빠진 미인의 종아리를 닮은 금강송 사이로 ‘졸병바위’로 불리는 조록바위, 진대봉, 월암봉 등 장쾌한 산들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이곳에 금강송 후계림이 조성되고 있다. 금강송의 생육이 쇠퇴해가는 곳에 ‘후계자’를 식재해 후손들도 금강송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글·사진 봉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영주와 태백 등에서 접근할 수 있다. 영주 방면은 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5번 국도→영주→36번 국도→봉화 방향→춘양→소천면소재지→좌회전→31번 국도→넛재→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순으로 가면 된다. 태백의 경우 중앙고속도로 제천나들목→38번 국도→태백→35번 국도 봉화 방면→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순으로 간다. 봉화군청 관광진흥담당 679-6394. ▶잘 곳:청옥산자연휴양림 내 2㎞에 이르는 산책로와 물길 사이에 산림휴양관과 숲속의 집, 야영시설들이 아늑하게 들어서 있다. 입장료 300∼1000원. 주차료 1500∼3000원. 콘도형 산림문화휴양관과 산막형 숲속의 집 모두 4인실 비수기 3만 2000원, 주말과 성수기(7∼8월) 5만 5000원.5인실 비수기 4만원 성수기 7만원.huyang.go.kr,672-1051. ▶맛집:봉성면 봉성리에 봉화 토속음식인 돼지숯불구이단지가 조성돼 있다.1만4000원. 봉성면 동양리 용두식당은 송이솥밥으로 소문난 집.1인분 1만 5000∼2만원.673-3144. ▶주변 볼거리:영주 쪽에서 접근할 경우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봉화군에서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태백산 사고지가 있던 신라시대의 사찰 각화사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열목어가 살고 있는 백천계곡도 둘러볼 만하다.
  • 지구촌 200년 이상 장수기업중 56%가 일본 중소기업

    지구촌 200년 이상 장수기업중 56%가 일본 중소기업

    ‘코끼리의 전략’ 대신 ‘곤충의 전략’을 활용한 일본의 중소기업들이 장수기업으로 성공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일본의 기업들은 대형화·글로벌화를 지향하는 기업의 전략인 ‘코끼리 전략’을 버리고, 중·소기업 중심의 축소지향적인 ‘곤충의 전략’을 활용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장수기업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을 자랑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14일 ‘일본기업의 장수 요인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서기 578년 백제에서 건너온 백제인 곤고 시게미쓰(한국명 유중광)가 세운 일본의 건축회사 ‘곤고구미(金剛組)’다. 이 회사는 일본 최고(最古)의 사찰인 시텐노지(四天王寺)를 593년에 건립했다. 또 일본 고베시에 건축한 사찰은 1995년 10만채의 건물이 완전히 파괴된 고베 지진에도 끄떡없이 건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에 창업한 지 200년 이상된 기업 5586개사(총 41개국) 가운데 절반 이상인 3146개사(56.3%)가 일본에 몰려 있다. 이어 독일 837개사, 네덜란드 222개사, 프랑스 196개사 순이다. 장수기업의 천국인 일본의 경우 ▲1000년 이상 기업은 7개 ▲500년 이상 32개 ▲200년 이상 3146개 ▲100년 이상 5만여개 등이다. 이들 장수기업의 89.4%는 종업원 300명 미만의 중소업체이다. 또 식품·요리·술·의약품을 만들거나 고유 기술로 소재·부품을 생산하는 기업, 다도와 같은 전통 문화와 밀접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여관 등 가업중심의 기업이 대부분이다. 한국에는 창업한 지 200년 이상된 기업은 없고 100년 이상 기업은 두산(1896년 창업)과 동화약품공업(1897년 창업) 두 곳에 불과하다. 몽골의 침략, 임진왜란 등 외세의 침입이 많아 1000년,500년 된 기업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 여기에 1998년 환란으로 100년 이상된 기업들이 대부분 도산했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장수기업들이 사라졌다. 이 보고서는 “일본 경제가 1980년대 엔화 강세와 1990년대 장기불황에서 벗어나게 된 것도 소재·부품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장수기업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특히 디지털, 자동차, 방적, 바이오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고유 기술로 개발한 첨단 부품으로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의 고용안정과 고유 문화 형성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해외조사실의 정후식 부국장은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한국에서 장수기업의 육성은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있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존속할 때 고용이 안정화된다.”고 설명했다. 정 부국장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장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1960∼1970년대 창업한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원활하게 세대교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백제 불교 대중화 실마리 풀리나

    백제 불교 대중화 실마리 풀리나

    ‘풍납토성의 목탑터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적힌 대로 백제가 불교를 받아들인 이듬해인 385년에 세운 백제 최초 절의 흔적인가.’ 한성 백제의 왕성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에서 절의 목탑터로 추정되는 유적이 발견<서울신문 4월30일자 8면 보도>됨에 따라 학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한성 백제 지역에서는 당시의 불교유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제에 불교가 전해져 절이 처음으로 세워진 곳이 어디이고, 또 불교가 어떻게 정착할 수 있었는지가 모두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한 변이 10m 남짓한 추정 목탑터는 깊이 3m가량의 네모난 구덩이를 판 다음 내부를 점토와 사질토로 교대로 다지고 다시 그 위에 점성이 적은 모래질 점토를 채웠다.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는 한신대박물관의 책임조사원인 권오영 교수는 “이런 형태의 축조방법은 사비시대 백제 목탑터 등에서 보이는 것과 같다.”면서 “절에 흔히 쓰이는 연꽃무늬 기와가 나온 것도 백제 목탑터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유적이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초반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4세기 후반이라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언급된 침류왕 시절 불교 전래 및 사찰 건립 기록과 일치한다. 두 사서는 ‘백제 제15대 침류왕이 즉위한 384년에 호승 마라난타가 동진(東晉)에서 오자 그를 궁중에 두고 공경했으며, 이듬해 새 도읍 한산주(漢山州)에 절을 세우고 열 사람을 뽑아 스님으로 삼았으니 이것이 백제 불교의 시초’라고 적고 있다. 이도학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이 유적이 절의 목탑터로 확인된다면, 왕궁의 내원(內院·부속사찰) 기능을 한 왕실사찰로 사비(부여)의 정림사보다도 격이 높은 것”이라면서 “백제 불교의 호국적 성격으로 볼 때 왕실의 비호와 장려를 받으며 불교의 번창을 이끈 사찰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목탑터가 경우에 따라서는 백제 최초의 사찰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조사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지금 나타난 현상만 가지고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목탑터가 절의 흔적으로 확인된다면 백제 초기 불교의 발전 양상뿐 아니라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으로 혼선을 빚고 있는 고대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몇몇 일본학자들은 ‘일본 서기’의 기록에 따라 백제가 불교를 받아들인 시기를 침류왕 시절이 아닌 동성왕(재위 479∼501년)으로 한 세기 이상 늦춰잡았다. 뿐만 아니라, 일본 규슈대학의 니시타니 다다시(西谷正) 교수가 대표하는 일군의 학자들은 ‘낙랑군을 떼어내 대수(帶水) 남쪽에 대방군을 설치했다.’는 중국 기록을 근거로 대수를 한강으로 간주하면서,‘풍납토성은 대방군의 치소(治所)’라고 엉뚱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풍납토성의 목탑터가 백제 특유의 건축기법으로 조성된 절의 중심 건축물로 밝혀진다면 이런 주장은 완전히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사라진 숭례문’에 불교계 화들짝

    ‘사라진 숭례문’에 불교계 화들짝

    ‘국보 1호’ 숭례문 전소를 보고 가장 놀란 것은 아무래도 불교계일 것이다. 불교 사찰들이 국가지정 문화재의 많은 부분을 소유하는 데다 대부분 목조여서 화재가 나면 곧바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4년 화순 쌍봉사 대웅전(보물 제163호) 화재를 비롯해 2005년 양양 낙산사 화재 등에서 수많은 성보(聖寶)들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조계종은 숭례문 화재 바로 다음날인 11일 전국 사찰 화재 예방을 위한 방재시스템 대책을 전격 발표하는가 하면 잇따라 관계자 회의를 갖고 주요사찰 건축물 점검에 들어갔다. 낙산사 화재 이후 종단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방재시스템의 재정비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현 시스템으론 사찰 문화재의 화재 예방과 진압에 큰 무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찰 문화재 피해 사례와 실태 조계종 총무원 발표에 따르면 전국 사찰 507곳에서 1847건의 불교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국보·보물을 포함한 지정 문화재의 20%가 이들 사찰 건축물 소유로 되어 있는 등 전체 지정문화재의 35%를 불교계가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국의 사찰에 문화재가 산재해 있지만 낙산사 화재 이전까지만 해도 불교계의 대응은 거의 ‘무방비’였다. 2004년 소방방재청 ‘화재통계연보’에 따르면 매년 사찰에서 발생하는 화재만 50여건. 지난 1984년 쌍봉사 대웅전이 전소된 것을 비롯해 김제 금산사 대적광전과 원주 구룡사 대웅전 등 사찰 건축물 10여건이 화재로 불탔다.2005년 산불로 낙산사 전역이 소실된 이후에도 화재 3건이 발생해 김제 흥복사 대웅전이 소실되고 고창 문수사 한산전과 요사채, 편액을 잃는 피해를 입었다.(표 참조) 조계종은 낙산사 전역이 불에 탄 사건 이후 뒤늦게 나름대로 방재시스템을 구축해 가동하고 있긴 하다. 권역별 주요사찰 실태조사를 벌여 ‘주요사찰 방재대책 현황조사 보고서’와 ‘중요 목조문화재 방재시스템 구축 연구보고서’를 잇따라 펴냈다. 이를 토대로 문화재청으로부터 방재 관련 예산을 확보해 해인사, 무위사, 봉정사, 낙산사 등 4개 사찰에서 방재대책 시스템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방재 시스템의 문제점과 대책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전체 사찰 건축물을 아우르는 종합 방재시스템 구축엔 미흡하다.2007,2008년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예산은 각각 15억원과 17억원. 이 돈은 대부분 해인사, 무위사, 봉정사, 낙산사 등 4개 사찰의 방재대책 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에 쓰고 있는 형편이다. 모든 사찰들에 대한 소화전 설치를 비롯해 수로 확보, 방화수림 조성을 하려면 턱없이 부족하다. 조계종이 2006년 낸 ‘주요사찰 방재대책 현황조사 보고서’만 보더라도 몇몇 주요 사찰을 빼곤 대부분의 사찰은 소화전 몇 개와 소화기만을 갖춘 수준이다. 조계종 총무원과 불교계가 국가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지만 ‘메아리’가 없다. 따라서 지난 11일 조계종이 발표한 사찰방재 종합대책도 예산 확보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 문화재 소방개념에 대한 몰이해와 관련 법규 손질도 시급하다. 사찰 특성에 맞춰 단순 화재진압 차원의 소방설비를 넘는 예방 등 적극적인 보존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제도개선 측면에서 방재대비 매뉴얼에 의한 특수소방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법적 근거 확보와 ‘문화재방재대책을 위한 법률’같은 방재대책 법률이 일원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측은 “문화재보호법 중 재난 개념에 맞춘 시설기준 조항 수정과, 광범위한 의미에서 문화재에 해당하는 전통사찰 보존을 위한 법률, 자연공원 및 환경관련 법령 개정을 해당 부처와 협의해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지방문화재 보험가입액 ‘쥐꼬리’

    잿더미가 된 국보 1호 숭례문의 화재보험 가입액이 고작 1억원이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 산재해 있는 국가지정문화재와 시·도에 등록된 지방문화재의 보험 가입액이 턱없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손해보험사들이 목재 문화재가 화재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꺼리면서 아예 보험에 들지 않은 곳도 많아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 ●보물 범어사 조계문은 고작 300만원 숭례문은 관리 주체인 서울시가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최고 9508만 2000원의 화재보험에 가입해 놓았다. 이는 복구비의 200분의1 수준이다. 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대웅전(국가지정문화재 434호)은 연간 보험료가 3만 1640원으로 보험 가입액은 2113만 1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물 1461호인 범어사 조계문은 겨우 300만원 정도다. 지자체 지정문화재도 실정은 비슷하다. 강원도 지정문화재인 원주 상원사 대웅전은 1억원,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은 3억원, 국보급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평창 오대산 상원사는 11억원의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다. 부산시 지정문화재 1호인 동래구 동래부동헌 객사의 보험금은 5500만원,6호인 동래향교는 8800만원으로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이 예상되는 복원비에 턱없이 모자란다. ●국가지정 문화재도 보험 가입 안해 대구시는 2005년 4월 강원도 낙산사 화재가 발생한 이후 시지정 문화재 등의 보험 가입을 추진했으나 보험사측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아예 가입을 하지 못했다. 전남도 목조문화재 303점 가운데 보험에 든 곳은 나주 불회사, 장성 백양사, 화순 만연사, 보성 일월사 등 4곳에 불과하다. 국가지정 문화재인 강릉 오죽헌(보물 165호)과 선교장(중요 민속자료 5호)은 지난해 말 현재 보험 미가입 상태였다. 국보인 8각9층석탑과 지방유형문화재 28번의 적멸보궁을 간직하고 있는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는 지난 2006년까지 보험에 가입했지만 지난해에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 가치 고려없이 보험료 산정 이처럼 보험액이 턱없이 낮자 일부 사찰은 자체적으로 민영보험에 추가 가입을 하는 실정이다. 부산 범어사측은 “51개 동 가운데 대웅전 2억원, 설법전 1층 4억원, 미륵전 3500만원 등 주요 시설물 7개동에 대해 따로 보험에 들었다.”며 “요사채 등 나머지 건물에 대해서도 가입을 희망했으나 보험사가 받아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문제는 보험사측이 문화재적 가치보다 단순히 목재 건축물로만 간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물 면적에 따라 보험료를 산정하는 실정이다. 보험사가 목재 문화재는 화재 위험이 높다며 ‘위험 등급’에 포함시켜 보험 최고액을 낮게 정하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범어사 김종길 사무장은 “보험사들이 문화재는 위험한 등급에 속하는 데다 보상금 평가에서도 문제가 많아 가입을 기피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전국종합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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