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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거울들(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조구호 옮김, 알렙)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급진적 언론인이자 작가인 저자가 인류사 시초부터 현재까지 세계사의 단편을 모았다. 동굴, 불의 기원, 아름다움의 기원, 인간의 생애, 지배자와 피지배자 등 공식 역사는 물론 신문에도 제대로 실린 적 없는 577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의 거울에 비친 역사를 통해 폭력과 정복으로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서구·백인·남성·권력자가 아닌 비서구·유색 인종·원주민·여성·민중의 시각으로 세계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648쪽. 2만 9000원.나는 왜 일을 하는가(황성혜 지음, 새의노래) 13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옮겨 17년째 일하고 있는 저자가 일의 즐거움을 알려 준다. 세계적 기업은 어떻게 일하는지, 세계적 기업이 사업을 지속하는 협업이나 회복 탄력성과 같은 가치들, 그리고 사람과 감정은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의 경험을 풀어놓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행복하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지금 하는 일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 아닐 때는 끊임없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강조한다. 242쪽. 1만 7800원.단맛 음식의 원리(노봉수 지음, 헬스레터) 국내 식품과학 1세대로 불리는 과학자가 단맛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려 준다. 단맛과 음식 원리, 식품 산업, 질병 등을 주제로 삼아 일반인이 궁금해하는 50가지 질문을 고르고 여기에 답한다. 단맛은 생명체를 가동하는 에너지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지만, 과하면 몸에 해를 준다. 특히 단맛의 대표인 ‘설탕’에 대해 매력적인 물질이라는 점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이를 조절하며 건강하게 섭취하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단맛 건강의 과학적 사용 설명서가 될 듯하다. 272쪽. 3만원.67년생 김영수와 02년생 이보람의 같은 장소 다른 추억-사진으로 떠나는 타임슬립(김찬휘·김형진·정치영 지음, 인라우드) 1971년 출간된 고 조성봉 선생의 ‘이것이 한국이다’ 사진집을 도판 작업해 1970년대 한국의 모습을 보여 주고, 여기에 저자들이 한국 이곳저곳을 누비며 최대한 비슷하게 찍은 사진을 배치했다. 과거에 비해 크게 바뀌지 않은 장소, 변화하거나 사라진 곳, 사연을 지닌 문화재,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 등 5가지 카테고리로 나누고 역사·정치·경제·문화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268쪽. 2만 3000원.
  • “제주 역사는 해녀 역사다”… 이 시대 ‘마지막 인어’ 앵글에 담은 뉴욕 사진작가

    “제주 역사는 해녀 역사다”… 이 시대 ‘마지막 인어’ 앵글에 담은 뉴욕 사진작가

    “해녀들의 독특한 생활방식, 지혜, 전통이 사라져서는 안된다. 미래 세대를 위한 중요한 발자취로 남아야 한다.” 사진작가 피터 애시 리(42)가 지난 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에서 ‘마지막 인어(The Last Mermaid)’ 사진전을 개최하며 6일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제주의 역사는 해녀의 역사”라며 “마지막 해녀를 통해 모든 해녀를 기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해녀박물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작가가 지난 4월 인사동에서 사진집 ‘마지막 인어’를 출간한 기념으로 전시하는 와중에 해녀박물관에서도 꼭 전시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퀄리티가 높고 해녀의 모습을 잘 포착한 작품들을 보고 흔쾌히 사진전을 준비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문화갤러리 네 번째 전시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구좌읍 평대리 해녀들을 촬영한 사진작품 20여점을 선보여 해녀들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살펴볼 수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캐나다 토론토에서 생활한 작가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포토그래퍼이자 디렉터. 2018년 12월 제주도를 여행하며 제주의 특별한 여성 공동체인 해녀들을 촬영하면서 해녀문화를 접했다. 당시 그는 비교적 젊은 해녀인 고려진(39) 해녀와 오랜시간 대화를 나눴고 제주도에서 할머니, 어머니에 이어 3대째 물질하며 자신을 ‘마지막 인어’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는 사라져가는 해녀문화를 조명하게 됐다.특히 지난해부터 보그 매거진, CNN 방송, 뉴욕타임즈 등에서 작가의 사진작품과 함께 제주의 해녀문화가 소개되면서 제주해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주해녀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지만, 매년 해녀의 수는 감소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내에는 제주시 1954명, 서귀포시 1272명 등 3226명의 해녀가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70~80세가 41.2%로 가장 많고 60~69세 27%, 80세 이상 23.6% 순이다. 30~39세는 24명으로 0.7%, 30세 미만은 4명으로 0.1%에 그치고 있다. ‘ᄌᆞᆷ녀 아니 댕기믄 바당 엇어져 갈거(해녀 안 다니면 바다 사라져요)’라는 해녀들의 일생을 조사한 생애사 조사보고서에서 물질 경력 50년된 고춘옥(84)씨는 “물질이 제일 돈 버는 거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딸이나 손녀에게는 시키고 싶지 않다”고 고백한다. 그만큼 물질하는 해녀의 삶이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어 고씨는 “해녀학교 나온 사람들이 해녀하겠다면 각 마을에서 조건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바다가 있어야 다시 태어나도 물질할 수 있을 것 아니냐”면서 “바다를 지켜야 해녀가 있고 해녀가 있어야 바다가 있다”고 전해 해녀의 명맥이 끊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했다. 정재철 도 해양수산국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도의 소중한 해녀문화유산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경주의 오월, 책며들다… 창 안의 고도, 빠져들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경주의 오월, 책며들다… 창 안의 고도, 빠져들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는 오월에 찾아야 한다. 서가의 창으로 ‘늦봄이나 초여름에 새로 나온 잎의 푸른빛’이 비치는데 휘황하다 못해 찬란하다. 불과 한두 해 전만 해도 찾는 이 없던 박물관 외진 자리의 수장고는, 이제 쉼을 찾는 관람객이 도란도란 둘러앉아 독서의 광합성을 즐기는 곳이 됐다. 초록 잎이 아느작대는, 사르르 한 오후의 햇살을 누리며, ‘신록의 계절’이란 이런 것이군 하며.●외져서 한갓진 ‘천년의 서고’ 신라천년서고는 국립경주박물관의 도서관이다. 박물관 서별관을 활용했다. 원래 서별관은 박물관 업무 공간이었다. 마지막 임무가 수장고였다. 그래서 박물관 중심에서 한 걸음 떨어진 외진 구역에 있다. 지금은 오히려 그 한갓진 자리가 매력이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에 가기 위해서는 박물관의 주요 전시관을 두루 지나야 한다. 정문으로 들어서 야트막한 동산을 끼고 돌자 본관 격인 신라역사관이 나타난다. 반대편은 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 복제품이 있는 박물관 중정이다. 그 주변으로 월지관, 신라미술관 같은 또 다른 전시관과 야외 전시물이 위치한다. 사이사이로 웃자란 나무와 식물이 화창하다. 박물관과 같이 나이 먹었다면 50년 가까운 푸름이겠다. 물론 아직 신라천년서고는 보이지 않는다. 월지관 뒤편으로 한두 층 정도 높이를 낮춘 땅에 비껴 숨어 있는 까닭이다. 신라천년서고 가는 길을 두루뭉술하게라도 읊는 이유는 초록이 황홀하니 찬찬히 음미하며 걷고, 또 한편으로는 전시관 한 곳이라도 들렀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눈에 띄는 유물이 하나라도 있다면 신라천년서고에서 분명 반짝이는 책 한 권을 만날 수 있다. 그 책의 인연을 발견하는 동안 나른하게 스미는 햇살과 창밖으로 서성이는 신록이 더해져 추억이 되고, 그 장면과 장면이 모여 우리의 역사가 될 것이다. 역사란 인류와 사회 변천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연혁이기도 할 테니까. 신라천년서고를 값지게 즐기는 방법이다. ●닫힌 수장고에서 열린 도서관으로 신라천년서고의 외관은 의외로 덤덤하다. 신라역사관을 닮았지만 누가 지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요즘 도서관 건물의 화려함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내부는 반전이다. 국내 실내디자인상을 대표하는 골든스케일베스트어워드 수상이 거저 주어졌을까. 신라천년서고의 리모델링은 김현대, 김수경 건축가가 맡았다. 외관은 그대로 두고 주로 내부를 디자인했다. 우선 옛 수장고의 기능을 지웠다. 안에서 밖을 넉넉히 볼 수 있도록 창을 늘렸고 천장을 걷어 층고를 높였다. 지붕부는 한옥 구조를 복원해 고풍스럽다. 반면 조명은 과하지 않게 내려 자연광과 부드럽게 섞인다. 기품과 안온함이 동시에 깃들어 있다.안으로 들어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석등이다. 뒤편 창 너머로는 댓잎이 반짝인다. 대숲 사이로는 월지관으로 향하는 돌계단이 나 있다. 석등은 국보나 보물로 지정될 만큼 대단한 유물은 아니다. 그렇지만 신라천년서고의 맞이 공간에 서니 위풍 있고 당당하다. 박물관 야외 고선사지 삼층석탑 옆에 초라하게 있던 시절은 아득한 기억이다. 책은 시대를 밝힌 불빛이란 의미일 텐데, 도서관의 침묵을 흔들어 기분 좋은 긴장을 만든다. ●책 안에 경주의 역사가 오롯이 석등이 신라천년서고의 첫인상이라면 오른쪽 전시서가는 첫인사다. 표지가 보이도록 전시한 책들은 전국 국립박물관들의 도록이다. 국립공주박물관 ‘무령왕릉 50년 1971~2021’(2021. 9~2022. 3)부터 국립중앙박물관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2022. 7~2024. 1)까지 스물네 권의 도록이다. 2~3년 상간 우리 국립박물관이 관심 가진 전시 주제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가운데 2022년에 있었던 국립경주박물관의 ‘낭산, 도리천 가는 길’의 전시 도록을 편다. 낭산은 경주 남산의 오타가 아니다. ‘신들이 노니는 숲’이라 해서 ‘신유림’(神遊林)이라 했던 산이다. 선덕여왕은 생전에 자신을 도리천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신하들이 어디냐 물으니 ‘낭산 남쪽’이라 했다. 바로 그 낭산이다. 도록에는 ‘신라인들은 힘든 일이 있으면 낭산을 찾았다’고 나온다. 전시관에서 본 유물 가운데 낭산의 것이 있었나 기억을 더듬는다. 그러고는 휴대전화 지도 앱을 열어 낭산을 표시한다. 박물관에서 불과 2㎞ 거리다. 막 지나온 경주 여행이 신라천년서고에서 다시 시작된다.맞은편 ‘북큐레이션’ 방 역시 국립경주박물관만의 개성이다. 대표적인 큐레이션은 국립경주박물관의 전시다. 특별전 주제와 연결 고리를 가진 책들을 전시 큐레이터와 도서관 사서가 협의해 선정한다. 다음 특별전은 오는 7월 16일 시작하는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70주년, 기억과 연결’전이다. 가족 여름휴가로 기대해 봐도 좋겠다. 큐레이션 방에 놓인 낡은 책상도 시선을 끈다. 관사에서 쓰던 가구와 문구류로 국립경주박물관 사람들의 역사인 셈이다.●근엄하지 않아 ‘눕독’ 북큐레이션 방을 나오자 정면 끝에 큰 세로 창이 벽을 대신한다. 시선은 창밖의 수묵당과 고청지의 소나무까지 단숨에 내달려 활짝 열린다. 머리 위로는 전통 한옥의 보와 동자주, 서까래 등이 고스란한데 이를 받치고 있는 건 콘크리트 기둥이다. 전통적인데 현대적이다. 서가는 그 좌우로 도열하며 창밖 풍경을 고조한다. 안과 밖을 연결하며 확장하는 힘이 세다. 두 건축가가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의 서가 구조를 떠올려 설계했다는 말이 이해된다. 풍경에 빼앗긴 넋을 수습하고 서가의 책들을 살핀다. 신라천년서고는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아카이브 한 10만여권 가운데 1만여권을 선별했다. 신라와 경주를 다룬 책들과 국립경주박물관 발간 도서 그리고 도서목록의 절반이 넘는 6000여권의 전시도록이다. 그래서 여느 도서관과 달리 서가 분류에 도록과 지역 박물관 등을 포함한다. 그렇다고 근엄한 도서관이라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신라천년서고 소개 글에 빠지지 않는 단어가 ‘눕독’(누워서 하는 독서)이다. 음료 반입과 가벼운 대화도 막지 않는다. 물론 실제로 누워서 독서할 수 있는 곳이 있지는 않다. 소파에 절반쯤 몸을 기댄 채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푸르러 취하는 오월의 창가 그럼에도 이곳은 도서관. 책 여행을 빼놓을 수 없겠다. 오늘의 ‘읽만책’(읽다만 책)을 찾아 신라천년서고가 자랑하는 도록의 서가 사이를 거닌다. 역시나 크고 두꺼운, 만만하지 않은 제목의 책들은 선뜻 꺼내 들게 되지 않는다. 다행히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방에서 인상 깊게 조우했던 ‘반가사유상’(강우방, 민음사)이 보인다. ‘반가사유상’은 두 반가사유상을 세밀하게 클로즈업한 사진집에 가깝다. 덕분에 금관의 해와 달 문양, 뜻밖에도 아이 같은 개구진 표정, 심지어 두 반가사유상의 콧대 높이가 꽤나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멀리서 보던 것을 세세하게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즐거움, 그게 도록을 읽는 재미의 하나란 걸 뒤늦게 깨닫는다. 이번에는 작정하고 독서에 몰입한다. 소파에 기대 오른쪽 다리를 왼편 무릎 위에 걸치고 턱을 괸다. ‘조선의 소반’(국립전주박물관)과 ‘미물지생’(국립춘천박물관)의 조충도를 넘기는 동안 오월의 시간은 유유히 흐른다. 창밖으로는 햇살 아래 아지랑이처럼 느리게 걷는 연인들이 보이고 그들 곁으로 들뜬 초록이 파도친다. 마침 유리창 위로 이내 얼굴의 푸근한 미소가 번지는데 그게 반가사유상을 닮았다 하면 지나친 자아도취려나? 경주가 간직한 신라의 시간은 유독 깊고 천년서고의 시간은 홀로 느리게 흘러간다.●와우~! 여기가 ‘국립’이라고? 신라천년서고를 나와서 다시 국립경주박물관을 서성인다. 국립경주박물관의 전시관들은 공간 탐구 관점에서 봐도 흥미롭다. 신라역사관은 고 이희태 건축가가 1975년 설계했다. 상부는 황룡사구층목탑, 하부는 경복궁 경회루의 재해석이다. 콘크리트 기초 위에 한옥 지붕을 이고 처마 끝을 살짝 들어 올렸다. 주변으로는 열주가 건물을 두른다. 당시로는 고도 경주와 결을 맞추려는 최선이었겠다. 신라역사관의 실내 로비 등은 다음 세대 디자이너 양태오(태오양 스튜디오)가 2019년 바통을 이어 리모델링했다. 그는 ‘아키텍처럴 다이제스트’와 ‘바이 디자인’이 꼽은 세계 100대 디자이너(스튜디오)다. 로비와 진열장 틀 밖으로 나온 유물들, 신라의 장신구를 차용한 조명, 통로와 유리벽 너머로 품은 정원과 남산의 풍경은 기존 국립박물관의 문법을 기분 좋게 깨뜨린다. 월지관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 동궁과 월지에서 발견한 유물을 주제별로 전시하는데 건축가 김수근이 1982년에 설계했다. 외관은 전통창고에서 착안했다. 골목을 산책하듯 이어지는 관람로가 흥미롭다. 아쉽게도 환경 개선을 위해 휴관 중(2025년 3월까지)이지만 외관을 장식한 전벽돌과 목재만으로 그 색깔을 드러낸다.●국보 신종과 석탑과 기이한 팽나무 건물에만 마음을 빼앗길까. 국립경주박물관은 야외가 넓고 옥외전시가 알차다. 가장 잘 알려진 문화재가 ‘에밀레종’으로 불리는 성덕대왕신종(국보)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이 현재 위치에 새로 개관하며 성덕대왕신을 이전해 왔는데 그해 경주에서 가장 큰 행사의 하나였다. 경덕왕이 아버지 성덕대왕을 기려 만든 종으로 혜공왕 때(771년)에 이르러 완성했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종 가운데 가장 크다. 종에 새긴 비천상이 세밀하고 아름답다. 성덕대왕신종은 박물관 입구에서 가깝고 종각 아래 있어 눈에 띈다. 반면 고선사지 삼층석탑(국보)은 신라미술관 남쪽에 치우쳐 지나치기 쉽다. 고선사는 원효대사가 머물던 사찰이다. 덕동댐 건설로 인해 물에 잠기게 되며 탑을 옮겨 왔다. 통일신라의 대표적인 석탑 형태로 그 생김이 단정하면서도 경쾌하다.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과도 닮았다. 박물관 야외 쉼터를 찾는다면 신라역사관 중정 쪽의 벤치가 좋다. 월지관 쪽에서 바라보면 건물에 등을 대고 자란 팽나무가 장관이다. 슬슬 고목의 태가 나는 팽나무는 기어이 지붕 위로 잔가지를 뻗었다. 맞은편으로는 비록 복제한 것이긴 해도 잘 빚은 다보탑과 석가탑이 우뚝 서 있다. 동남쪽 멀리 능선이 어리는데 저기 어디 즈음이 신라천년서고 도록에서 본 낭산이겠구나 싶다. ●일상이 역사요, 예술인 고도 신라천년보고는 박물관 중정에서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둔 개방형 수장고다. 영남권 유물을 보관하는 시설로 로비전시실과 전시수장고 등은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수장고 진열장에는 신라 토기와 기와, 그릇의 파편이 빼곡하다. 그 일부는 신라천년서고가 수장고이던 시절의 유물이 수장, 전시돼 있다. 신라천년서고가 도서관이 되기 전 모습을 어림짐작할 수 있다. 수장 전시품은 QR코드가 세부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보다 유물의 여정을 함께한다는 느낌으로 부담 없이 관람하는 게 좋다. 땅에서 나온 유물이 복원돼 가는 여정의 정류장인 셈이다. 국립경주박물관 인근에는 동궁과 월지, 첨성대, 계림 등이 유명하다. 모두 걸어서 오갈 만하다. 노동리고분군은 약 3㎞ 떨어진 거리다. 시내 길가에 봉황대, 금관총 등의 고분이 있어 이채롭다. 일상의 고도 경주를 체감한다.조금 결이 다른 여행지를 원할 때는 보문관광단지의 솔거미술관을 추천한다. 한국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기증 작품 중심으로 꾸린 미술관이다.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경사진 땅에 기대선 건물은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했다. 전시실 벽의 일부가 창이라 작품과 더불어 아평지 연못, 경주타워 등이 보인다. 미술관 전시는 박대성 화백의 상설전과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으로 나뉜다. 박대성 화백은 어릴 때 왼손을 다쳐 오른손만으로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그의 수묵화는 국경과 시대를 넘나든다. 몇 해 전 전시실에서 아이가 작품을 훼손했는데 ‘아무 문제도 삼지 말라’고 한 일화 역시 유명하다. 오는 6월 16일까지는 ‘소산수묵: 개방과 포용’이란 제목으로 ‘코리아 판타지’, ‘천년배산’ 등을 전시한다. 미술관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김구림, 이강소 등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각별한 즐거움이다. [여행수첩] 경주 신라천년서고 ●오전 10시~ 오후 6시(월~금), 주말 및 공휴일 휴관 ●누리집 gyeongju.museum.go.kr (054)740-7630.
  • 4월의 한 주…책속에 스며들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4월의 한 주…책속에 스며들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꽃피는 전주… 봄날에 물들다 오는 12일은 도서관의 날이고 18일까지는 도서관 주간이다. 전북 전주는 도서관의 날을 위해 아껴 둔 여행지다. ‘도서관의 천국’이라 불러도 좋겠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다. 도서관을 돌아보는데 굳이 프로그램까지 예약할 일인가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코스는 예약 당일 마감되기도 한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무방하다. 전주의 작은 도서관들은 잘 꾸며진 책방이나 북카페와 견주어 부족함이 없다. 지금 도서관이 어디까지 왔는지 알고 싶다면 단연코 전주다.●너와로 지은 학산숲속시집도서관 두 해 전이다. 전주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 다녀왔다. 전주의 도서관들이 막 알려지던 시절이고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이 소문나기 전이다. 조문차 찾았던 길이었다. 내 선배인 당신의 자식과 친구들의 생활이기도 한 책의 공간이라서, 좀더 머물다 가는 것을 이해해 주리라 믿었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맏내호수를 내려다보는 학산 기슭에 있었다. 그림동화에 나올 법한 아담한 집이었다. 너와를 비늘처럼 장식한 외관은 숲과 잘 어울렸다. 실내는 계단식 열람석과 다락방 등으로 이뤄져 있었는데 어느 쪽에서나 호수가 보였다. 빼곡한 시집의 서가에서 ‘우리는 좀더 어두워지기로 했네’(이설야·창비)를 집어 들었다. ‘크레파스’라는 시를 제법 오래 그리고 반복해서 읽었다. 사물함에서 사라진 반장의 크레파스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 시를 여러 번 읽은 건 ‘모두가 거짓말 같은/엄마의 장례식,/지나서였다’라는 마지막 연 때문이었다. 시인이 말한 죽음이 오늘의 죽음과 같은 뜻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죽음은 그 자체로 슬프고 처연해서 ‘공사장에다 크레파스를 파묻어버’린 소녀의 심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 시집을 덮고는 내 곁에 없는 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려 보았다. 상실은 쓸쓸한 감정인데 텅 빈 채로만 남지 않는다는 건 또 고마운 일이었다. ●4월의 숲과 정원의 도서관 죽음이란 무엇일까, 시란 무엇일까, 하고 거창하게 묻지 않아도 어떤 물음은 종종 우리를 여행에서 여행 바깥으로 이끈다. 책은 그런 질문의 친구이고, 전주의 도서관들은 여행자를 책 곁으로 이끄는 길라잡이다. 2019년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개관 후 전주 도서관의 변화는 놀랍기만 한데, 사람들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지 않고 어떻게 책과 마주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서 ‘크레파스’에 마음을 포갤 수 있었던 건 숲이라는 장소와 시(집)를 짝지어 책 읽는 이들의 시심을 깨워 낸 도서관 사람들의 덕이기도 했을 것이다. 전주 도서관들은 책과 책의 공간을 큐레이션하는 능력이 확실히 남다르다. 그러니 전주에서 도서관 여행의 첫걸음을 떼도 좋겠다. 전주에는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외에도 잔잔한 책 쉼터로 추천할 만한 크고 작은 도서관이 많다. 그 가운데 4월의 도서관으로는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을 꼽아 본다. 4월의 봄과 무관하지 않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은 학산숲속시집도서관과 더불어 전주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의 정원 코스에 속한다. 이맘때가 제격이다.●정원의 쉼 같은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은 전주의 작은 도서관 중에서도 개방형 야외 정원을 가진 예술특화도서관이다. 이를 언급하지 않아도 왜 정원 코스의 출발지인지 금세 알 수 있다. 건물 동은 북쪽 은행나무동과 한때는 카페로 쓰였던 남쪽 팽나무동, 50년 가까이 의료원이었던 담쟁이동으로 나뉜다. 팽나무동은 도서관 남서쪽에 팽나무 고목이 있어서, 담쟁이동은 옛집의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가 아름다워 붙은 이름이다. 팽나무동과 담쟁이동은 남쪽으로 아담한 정원을 공유한다. 4월은 정원의 새순이 돋는 시기고 담쟁이가 푸르러지는 계절이다. 정원 의자에 앉아 봄날의 공기를 머금고 있으면 잠시나마 내 집의 정원인 양하고 또 그랬으면 싶어진다. 묵은 근심들은 책을 들기 전에 이미 시나브로 잊힌다. 결국 여행은 희망 닮은 햇볕 한 줌 주워 보려 나서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봄볕에 그슬릴 때쯤 팽나무동 안으로 자리를 옮긴다. 팽나무동은 복층의 형태로, 책을 팔지 않을 뿐 영락없는 북카페다. 커피나 음료의 반입은 기본이다. 실내디자인은 빈티지풍이다. 옛 건물의 골격을 살렸고 고재나무 책장으로 온기를 더했다. 2층까지 두루 보고 나면 의자와 책상, 받침대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신경 써 골랐다는 걸 알 수 있다.●서가 사이 숨은 예술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의 서가는 크게 빛들다, 깃들다, 스며들다, 물들다의 네 가지 주제로 나뉜다. 팽나무동 1층은 빛들다이다. 이때 빛은 사진 예술의 근간을 일컫는다. 스티브 매커리, 만 레이, 로버트 프랭크 등의 사진집을 볼 수 있다. 또 한쪽 벽을 허문 방에는 아이들을 위한 팝업 북과 그림책이 가득하다. 도서관은 전주교대 부설초등학교와 이웃한다. 아이들이나 부모들이 서로를 기다려 만나곤 하는데, 그림책 방의 평일 오후는 다정하게 복작댄다. 2층은 스며들다와 깃들다이다. 스며들다는 음악이 주제다. 음악과 관련한 책들은 물론 CD와 LP 플레이어 등이 공존한다. 이제 도서관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장을 넘기는 건 낯선 경험이 아니다. 깃들다에는 서학예술마을 예술가들의 전시 도록 등이 비치돼 있다. 도서관을 나와 마을을 산책할 때 우연히 마주칠 수 있는 작가들이다. 담쟁이동은 팽나무동에서 2층 난간으로 곧장 연결된다. 담쟁이동 2층은 물들다로, 미술 관련 서적이 모여 있다. 한쪽에는 자그마한 개방형 다락방이 있다. 1층 정원을 내려다보며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자리로, 박공지붕 아래 은밀한 다락이라기보다 우리네 한옥의 누마루처럼 안락한 느낌의 공간이다. 1층은 담쟁이갤러리다. 책 대신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는 전시실이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의 예술은 예술서적과 갤러리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작가들의 작품은 도서관 서가의 책과 책 사이에 또 다른 책처럼 숨어 있다. 무심코 책을 꺼내다 또는 책을 읽거나 메모를 하다 우연히 눈이 마주친다. 문수호 작가의 ‘책과 꼭두’는 익살스러운 장면이 위트 있고, 한숙 작가의 ‘꽃물’은 전주와 잘 어울린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만의 특색이다. ●책은 우리를 더 멀리로 전주 작은 도서관들은 소소한 체험거리도 흥미롭다. 다이어리를 꾸미듯 방명록을 남기거나 컬러링으로 개성을 발휘할 수 있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에는 담쟁이동 1층 창가에 ‘예술을 쓰다’라는 코너가 있다. 글감바구니에서 글감 쪽지 2개를 꺼내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헤밍웨이가 단어 여섯 개로 썼다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설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팝니다. 아기 신발. 신은 적 없음)이 생각난다. ‘오후’와 ‘찾아온다’ 두 단어를 뽑고는 어떤 문장을 만들지 고민하다가, 앞선 이들이 쓰고 꾸민 글들에 그만 기가 죽고 만다(명색이 여행작가인데). 대신 옆 서가에서 사진집 한 권을 꺼내서는 정원 쪽 창가에 앉는다. ‘노 시그널 자연과 가장 가까이 사는 법’(브리스 포르톨라노·복복서가)은 프랑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브리스 포르톨라노의 사진에세이다. 작가는 ‘월든’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서 영감을 받아 약 5년간 21세기 소로를 찾아 떠났다. 첫 장은 핀란드 라플란드에 사는 티냐 편이다. ‘매번 좀더 멀리 가본다. 숲속에서 티냐는 자연의 일부로서 자기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라고 쓰여 있다. 썰매 자국이 선명한 설원 사진 한 장이 강렬하다. 도서관에서 읽는 책들은 우리의 여행을 ‘매번 좀더 멀리’로 데려간다. 오늘은 핀란드에서 출발해 몽골, 미국 알래스카, 이탈리아, 이란 등으로 이어진다. 책 속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낭만의 동경보다 ‘소박함, 여전히 소박함, 언제나 소박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창밖에는 팽나무 노거수가 이백몇 번째인지 알 수 없는 봄을 맞이하고 있다. 뒤늦게 ‘오후’와 ‘찾아온다’로 작문할 말이 생각난다. 작은 도서관의 오후, 4월의 초록이 찾아오고 있다. ●도서관 여행해설사와 Go! 전주는 한옥마을이 유명하다. 오목대에 꼭 올라가 보길 바란다. 한옥마을의 웅장한 전경이 펼쳐진다. 전주가 첫 여행이 아니라면 다른 선택도 고려해 보시길. 예를 들면 앞서 말한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이다. 전주 도서관 여행은 도서관 여행해설사와 전주의 여러 도서관을 방문한다. 매주 토요일 하루 코스와 반일 코스를 운영하며 격주 단위로 코스가 바뀐다. 프로그램은 매월 1일부터 다음달 예약을 받는다. 5월 정원 코스는 이미 매진이다.전주의 도서관들은 도시재생, 생활관광, 예술여행 같은 테마들이 자연스레 녹아든다. 무엇보다 도서관 여행해설사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도서관과 도서관을 이동하는 차 안에서 책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마치 책 한 권을 같이 읽은 기분이다. 특히 올해는 전주의 여행지와 체험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전주천년한지관, 팔복예술공장 등을 경유하거나 책놀이 프로그램, 반려식물 체험 등이 어우러져 여행의 느낌을 배가한다. 매월 둘째, 넷째 주 ‘비밀코스’는 출입연령 제한이 있는(어른의 입장이 불가하다)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의 우주로1216과 혁신도시복합문화센터 청소년창작기지 등을 방문할 수 있어 한층 특별하다.●동문헌책도서관서 보물책 찾기 홀로 여행하는 걸 선호하는 이들은 전주도서관이 직영하는 작은 도서관들에 주목할 일이다. 각각의 작은 도서관은 시, 예술, 여행, 헌책 등의 주제로 특화돼 있고, 그에 걸맞은 공간으로 꾸려져 도서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책의 기둥이 건물을 받치는 전주시청 로비의 책기둥(도서관), 옛 치안센터(파출소)를 개조해 취조실을 연상케 하는 다가여행자도서관의 지하 열람실,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38㎏짜리 한정판 비거북(Bigger Book), 덕진공원 연못 가운데 연꽃처럼 뿌리 내린 연화정도서관, 옛 전주공예명인관의 전통한옥을 개조한 한옥마을도서관 등은 공간과 요소들만으로 이채롭다. 여느 도시의 책방 투어 이상이다. 그중 동문헌책도서관은 비교적 최근에 개관했다. 몇몇 신간을 제외하고 도서관에 헌책 아닌 것이 어디 있을까? 헌책과 도서관이라는 모순과 조화가 관심을 끈다. 실은 동문의 헌책방골목에서 기인한다. 지금도 근처에는 헌책방들이 영업 중이다. 물론 추가된 의미도 있다. 동문헌책도서관 간판에는 ‘보물책 찾아 삼만 리’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지난 시절의 옛 책을 보물로 해석하고, 숨은 보석 같은 책들을 찾아내 추천하겠다는 표명이다. 그래서 서가의 구성도 한때는 금서로 지정돼 볼 수 없었던 ‘어제의 금서가 오늘의 고전’, 같은 테마의 다른 책을 짝지은 ‘책짝궁’ 등으로 독특하다.제일 인기 있는 서가는 대한민국 30여명의 명사가 추천, 기증한 ‘내 인생의 책’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영화배우 전도연, 축구선수 박지성 등의 추천 도서를 볼 수 있다. 소설가 조정래와 김훈은 육필 추천사를 따로 남겼다. 책의 보물은 역시 ‘보물섬’(만화잡지 1982~1996)이지,라고 말하는 이들은 지하 1층의 ‘만화야’와 ‘추억책방’을 놓치지 마시길. 옛 만화책과 추억의 잡지가 기다리고 있다.●‘금암’ 뷰 ·‘완산’ 꽃동산도 봄날에 딱 작은 도서관 외에 전주를 대표하는 시립도서관들 역시 빼어난 여행지다. 금암도서관과 완산도서관은 오히려 ‘여행’에 방점이 찍힌다. 금암도서관은 1980년에 개관한 전주 최초의 시립도서관으로 몇 해 전 새로 단장했다. 현재는 전주도서관 가운데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도서관 2층 지식마루에 이르니 탁 트인 전망이다. 고지대에 위치한 까닭에 여느 호텔 스카이라운지 버금간다. 창가 쪽 에그체어가 명당인데 경쟁률이 치열하다. 그럴 만하다. 책장을 넘기기보다 풍경에 빠져드는 시간이 더 길 수밖에. 3층 트인마당은 아예 야외 테라스로 나아간다. ‘전망대’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경관이고, 망중한이나 봄을 ‘멍’하니 누리기 알맞은 자리다.완산도서관은 현재 리모델링을 위해 휴관 중이다. 그러니 도서관 때문에 소개하는 건 아니다. 완산도서관 옆은 완산공원 꽃동산이다. 전주의 대표적인 꽃놀이 명소로 매해 4월에는 겹벚꽃과 철쭉이 만개한다. 언덕길을 따라 벚꽃 터널이 열리는데 꽃철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철쭉 또한 봄꽃의 주인공을 쉽사리 양보하지 않는다. 사람 키보다 높고 넓게 꽃가지를 드리우니 봄날이 이리 붉어도 되나 싶다. 겹벚꽃과 철쭉은 벚꽃보다 개화 시기가 조금 늦는 편이다. 이번 주말보다 도서관 주간인 12~18일 사이가 낫다. [여행수첩]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운영 시간 화~일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누리집 lib.jeonju.go.kr 063-714-3525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운영 시간 화~일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누리집 lib.jeonju.go.kr 063-714-3528 ●전주 도서관 여행 매주 토요일 하루 코스 6000원(여행기록물 등 제공, 중식 불포함), 반일 코스 4000원(여행기록물 등 제공) 누리집 lib.jeonju.go.kr 063-230-1842 사전예약제, 7세 이상 권장
  • 전교생 13명 1년 모습 담아… 추억의 졸업 앨범 선물

    전교생 13명 1년 모습 담아… 추억의 졸업 앨범 선물

    광주에서 활동하는 한 사진동호회가 시골의 작은 중학교에서 1년간 학생들의 활동 모습을 찍은 사진을 졸업앨범으로 제작하고 전시회도 열어 화제다. ‘광주사진집단 카이로스’ 회원 6명은 지난해 1년 동안 전교생이 13명인 영암 도포중학교 학생들의 다양한 모습을 찍었다. 카이로스 회원인 김옥열 광주전남민언련 공동대표는 22일 “학생수가 줄어 졸업앨범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해 도포중 교장 선생님과 얘기가 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며 “1년간 찍다 보니 학생들의 활동을 담은 기록집이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행사나 축제에 전교생이 다 같이 참여하니 형제 같았고, 교사와도 친근해 보기 좋았다”며 “사진작가 한 분도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와 올해도 작은 학교를 찾아 기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이로스 회원들은 일간지 사진기자와 언론단체 대표, 회사원, 학원강사, 주부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해 초 도포중학교를 찾아가 교직원과 전교생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해남에서 열린 야영활동을 비롯해 섬진강 자연학교, 영어캠프 등 교내외 체험활동을 찾아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체육대회와 가을콘서트, 핼러윈 축제, 연말에 열리는 학교 축제인 종당제도 빠짐없이 기록했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던 학생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회원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맑고 순수한 모습이 사진에 오롯이 담겼다. 전교생이 13명이니 같은 학년이나 선후배 가릴 것 없이 형제처럼 지내는 모습이 회원들에게는 새롭게 다가왔다. 회원들은 시골 학교 학생들의 순수함에 반해 시간나는 대로 학교를 드나들었다. 8개월간 찍은 사진을 모아 보니 작은 역사가 됐다. 지난해 말 학내 북카페인 ‘도포가온’에서 전시회도 열었다. 채형렬 도포중 교장은 “학생이 적어 졸업앨범을 어떻게 만드나 고민이 많았는데, 작가들이 직접 찍어 주셔서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선물이 됐다”며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을 추억으로 간직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 5·18의 가치, 사진 1만 5000점으로 되새긴다

    5·18의 가치, 사진 1만 5000점으로 되새긴다

    5·18민주화운동을 사진으로 기록한 자료집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오는 24일 광주광역시 동구 전일빌딩245 중회의실에서 ‘사진으로 확인된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진실’ 출판 보고회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자료집에는 국내외 기자들과 일반 시민 등이 촬영한 사진 자료 1만 5000여점이 담기며 이 가운데 100여점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들이다. 촬영 날짜와 장소, 사건별로 분석·설명했다. 저작권을 확보한 사진 자료들을 바탕으로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5·18 당시 시간 순서와 중요 장소에서의 사건, 옛 전남도청 탄흔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앞서 2021년 ‘노먼 소프 기증자료 특별전 도록’과 2022년 ‘그들이 남긴 메시지:억압 속에 눌린 셔터’ 사진집이 나온 바 있다.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측은 “그동안 일부 5·18 관련 사진 자료집에 오류가 있어 이를 통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오해와 왜곡을 해소하고자 5·18민주화운동 역사의 현장을 검증했다”며 “이번 사진 기록집이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그 의미가 국민에게 더욱 쉽게 다가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풀꽃처럼… 인생은 오래 견디며 살 만한 것” [임형주의 임의 동행]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풀꽃처럼… 인생은 오래 견디며 살 만한 것” [임형주의 임의 동행]

    나태주(78) 시인을 만나러 가는 길은 가을과 겨울의 교차점이었다. 낮에는 따뜻한 볕이 기분 좋게 들었는데, 인터뷰가 끝나고 저녁이 한참 지났을 때는 찬 바람이 매섭게 불어왔다. 시인의 대표작에서 이름을 딴 ‘나태주 풀꽃문학관’은 충남 공주 구도심, 낮은 산자락 아래에 놓여 있다. 백제의 역사가 곳곳에 남아 있는 구도심을 가로지르는 제민천 주변에 고풍스러운 상점들이 자리했다. 겉은 예스러운데 실내에는 세련된 인테리어에 주문용 키오스크도 설치돼 있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한달까. 시인의 시를 떠올린다. 이제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감각은 손주뻘인 젊은 세대의 감성에도 가닿는다. 간결하고도 가슴 울리는 그의 작품에 모두 열광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풀꽃’) 풀꽃문학관 안 온돌방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뜨끈한 차를 마시는 시인의 모습은 마냥 귀여워 보인다. 다른 표현을 쓰고 싶지만 그저 이런 생각뿐. 대체 시인은 어떻게 저리 간단하면서도 애정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시를 썼을까.시인은 2002년 초등학교 교장 시절의 이야기를 꺼냈다. 교장이었지만 ‘특기적성교육’을 맡아 목요일마다 아이들과 두 시간씩 수업하면서 책을 읽고 노래도 하고 글도 지었다. “어느 날 학교 정원에서 풀꽃 그림을 그려 보라 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빨리, 너무 쉽게 그리는 거예요. 그 풀꽃은 실제 풀꽃과 전혀 닮지 않았어요. 아이들에게 종이를 주면서 다시 그려 보라면서 이런 말을 했죠.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워’라고. 복사지를 들고 돌아서서 가는 아이들 뒷모습이 너무나도 예뻐서 그걸 보고 또 말했어요. ‘그래, 너희들도 그렇단다’라고. 교장실로 돌아와 문장을 다듬어 쓴 것이 ‘풀꽃’이었죠.” 그는 “내가 초등학교 선생을 하지 않았다면 쓰지 못할 시이고, 내 앞에 말 잘 듣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있었다면 쓰지 못했을 시였다”고 했다. 세상이 정한 옳고 그름을 벗어난 아이들이 있어 ‘국민시’가 나왔다. 시인 역시 세상이 정한 기준 속에서 숱한 고민과 열등감을 가졌다고 했다. 교사가 되자는 생각에 공주사범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어떻게 살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때 나름 얻어 낸 답은 ‘시인이 되자’, 그리고 ‘나처럼 살자’였다고 한다. 그런 삶의 자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디에 있든 어떻게 살든 내 삶의 목표는 ‘시인’이었고 ‘나처럼’이었습니다. 43년 교직에 있을 때도 그랬어요. 교직은 생계를 위한 일이었고, 시인은 하고 싶은 일이었어요. 그러니까 두 손에 하나씩 삶의 과제를 들고 살았던 거예요. 성공이란 건 몰라도 충실히 하고자 노력했어요. 그런 삶 속에서 내가 가진 생각은 ‘인생은 직렬이 아니고 병렬이다’라는 것,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교직에 몸담으며 아이들과 자연으로부터 아름다운 시(詩)타래를 뽑아낸 시인을 보니 행복감마저 느껴졌다. 그러다 문득 요즘의 교권이 떠올라 물었더니 그는 “전쟁터에 젊은 병사들만 남겨 놓고 빠져나온 노병인 듯한 미안함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의 절절한 상황과 삶을 내려놓은 일이 전해졌을 때 그들을 위한 시를 썼다며 ‘교사들을 위하여’(사진② 오른쪽)를 낭독해 줬다. “매우 어렵고 심각한 상황이에요. 답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요. 그래도 교직은 아름답고 고귀하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앞으로는 조금씩 좋아질 거라는 말, 포기하지 말고 절망하지 말고 모두 노력해서 선순환의 세상을 맞이하자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아름다운 풍경화 같은 시를 쓰는 그도 “날마다 삶이 고달프고 쓰라리다”고 했다. “그렇기에 그 반대의 삶을 희망하고 추구한다. 내 시들은 그런 반대의 노력을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댔다. “1970년대의 실연, 1990년대 교직에서의 좌천, 2007년의 병고…. 그런 시련을 겪으면서 전환점이 있었고 새로운 인생과 시의 계기를 얻었습니다. 말하자면 나의 시는 고난의 결과물, 씨앗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나의 삶이 무난했고 행복했고 나의 사랑이 잘 이뤄졌고 만족스러웠다면 나는 결코 시인이 되지 못했을 것이며 밝은 시, 아름다운 시, 사랑의 시를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의 시는 내 인생의 반대 상황으로의 표현과 노력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그러고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문구를 들려줬다. ‘신은 항상 인간의 등 뒤에 있다. 더러는 인간을 세게 밀어서 넘어뜨리기도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말고 일어나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신의 뜻을 알 때가 온다. 그러므로 인생은 쉽게 포기할 것이 아니고 오래 견디며 살 만한 것이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면서 등단한 시인은 52년간 시집, 시화집, 산문집, 동화집 등 100권이 훌쩍 넘는 책을 냈다. 2010년부터 7년간 공주문화원장을 지냈고, 2020~2022년에는 한국시인협회장을 맡았다. 2014년부터는 풀꽃문학관을 운영하면서 풀꽃 문학상 등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그간의 저서를 엮은 전집을 준비하는 중이고, 그동안 만난 사람들의 기억이 녹아 있는 사진집도 출간 작업을 하고 있다. 강연을 하러 오가는 차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려 올라탄 기차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시작(詩作)을 한다. 왕성한 활동의 원동력이 궁금해 물었더니 그의 시처럼 간결하지만 선명한 답이 돌아왔다. “젊어서는 날마다 최선을 다하며 살았고, 중년에는 날마다 이 세상 첫날처럼 하루를 맞고 날마다 이 세상 마지막 날처럼 하루를 정리하면서 살았어요. 노년에는 날마다 욕 안 얻어먹고 밥 안 얻어먹고 살자 했죠. ‘날마다 새날, 날마다 새사람으로 살기’가 변함없는 삶의 목표였어요.” 여기에 주변의 많은 이가 그를 굳건하게 지탱해 줬다고 했다. 어려서는 외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형제들, 조금 더 자라서는 친구 몇 사람, 시인이 돼서는 좋아하고 존경하는 시인들, 결혼한 뒤에는 아내와 딸, 이제 ‘늙은 시인’이 돼서는 내 시를 읽고 함께해 주는 독자들까지.그는 박목월 시인과 김남조 시인 이야기를 꺼냈다. 박목월 시인은 그가 등단할 당시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심사를 맡았던 분이고 그 인연을 이어 가 결혼식에서 주례를 서 주기도 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김남조 시인을 그는 ‘시의 어머니’라고 불렀다. “내게 많은 영향과 보살핌을 주신 분”이라며 “세상을 살면서 영감으로 통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내게는 딱 한 분 김남조 선생이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장 3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끝낸 뒤 그는 방 한쪽에 놓인 풍금을 향해 걸어갔다. 그 시절 초등학교 교실에 있던 작은 나무 풍금 앞에 앉아 ‘고향의 봄’, ‘엄마야 누나야’ 등을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직접 풀꽃문학관 곳곳을 보여 주더니 작은 선물이라며 귀여운 양말과 핸드크림을 건넸다. 먼 길 왔으니 꼭 저녁 식사를 하고 가야 한다며 어느 소박한 만두전골 집에 데려갔다. 만두를 접시에 떠 주는 온정 가득한 모습에 겨울 칼바람도 거뜬히 이겨 낼 뜨거운 감동이 번졌다. 시인의 미소는 할아버지의 따스한 품과도 같았다. 험하고 거친 세상살이 때로는 울며불며 속상하다는 어리광을 부리고 싶을 때, 상처받은 마음 다 알고 있다는 듯 우리를 위무하는 그 작품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있었다. ‘공주의 남자’ 나태주 시인의 시는 ‘사람’을 향해 있었다.교사들을 위하여 - 나태주 43년 교직에 머물다 물러난 사람으로 교직에 있는 젊은 교사들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 마치 전쟁터에 젊은 동지들만 남겨 놓고 저 혼자만 빠져나온 듯한 마음 왜 아니리 그대들 머무는 그곳이 바로 생명의 전쟁터 사랑의 전쟁터 인간의 전쟁터 그대들 물러서면 안 된다 그대들마저 지면 안 된다 그대들이 마지막 보루다 그대들 견디어 낼 때 이 세상에 인간의 꽃이 피어나고 평화와 사랑도 피어날 것이다. 2023.7.17.
  • 전시/한정식 사진가의 미공개 유작 공개..‘고요’ 시리즈 전시

    전시/한정식 사진가의 미공개 유작 공개..‘고요’ 시리즈 전시

    KP갤러리(Korea Photographers Gallery)가 오는 12월 14일까지 ‘공(空)은 열려있다’라는 주제로 한정식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고인이 남긴 유작들 중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고요’ 작품속 작가의 철학적 세계와 미학적 의미를 조망한다. 한정식은 ‘고요’의 미학을 완성한 사진가다. 그는 1960년대부터 한국 고유의 미와 동양 철학을 바탕으로 ‘한국적 사진예술’의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2015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현대미술작가 5인에 선정되어 그의 평생에 걸친 작업들을 소개하는 ‘한정식-고요’ 전시가 2017년 열리기도 했다. 한정식의 대표작업 ‘고요‘ 시리즈는 평생의 시간동안 그가 존재의 본질과 세계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주제로 작가가 지닌 내면의 의식을 추상의 형식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한국의 정신미학과 문화정체성 위에서 한국사진예술의 근간과 토대를 제시하는 작품들이다. 그의 작품들은 ‘한국적 예술사진’ 을 개척하였다는 평가와 함께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한미사진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2022년에는 그의 작품 세계를 높이 평가한 베를린 아트센터, 뉴욕 현대미술갤러리로 부터 초대를 받았으나 병환으로 실현되지 못하지 못하고 2022년 7월 별세했다.한편 한정식 사진가는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60년대 일본 니혼대에서 사진학을 전공했다. 1982년부터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교수로 부임하여 한국사진예술의 기틀을 만드는데 전념하였으며 2002년 은퇴할 때까지 수많은 후학들을 가르쳤다. 1987년 ‘카메라루시다’ 한국사진학회를 창립했다. 이후 한국사진예술의 대표 이론서 ‘사진예술개론’ 를 포함해 20여권의 사진이론서와 사진집을 발간함과 동시에 ‘나무’ ‘발’ ‘풍경론’ ‘고요’ 시리즈 등을 통해 한국적 예술사진을 개척했다. 작가의 작업세계는 최근 오픈한 그의 홈페이지(www.hanchungshik.com)을 통해서도 경험할 수 있다.
  • 목공예와 사진의 만남...수연목서X한영수 : 여름에서 겨울

    목공예와 사진의 만남...수연목서X한영수 : 여름에서 겨울

    한영수문화재단과 수연목서갤러리는 목공예가와 사진가의 협업전시인 ‘수연목서X한영수:여름에서 겨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가이자 목공예가로 활동 중인 수연목서의 최수연 대표와 한영수문화재단 한선정 대표가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가 12월 31일까지 경기 여주시 신북면의 수연목서갤러리(031-885-5958, www.suyonmokseo.com)에서 열린다. 단순한 사진전을 넘어 목공예와 사진의 좀 더 적극적인 협업을 시도한 이색 전시다. 사진가의 입장에서 액자란 사진작품과 전시공간을 이어주며 작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하나의 장치이며, 따라서 넓은 의미에서는 작품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한선정 대표는 이번 개관전에 맞는 작품을 선정하고 최수연 대표는 전시작품에 어울리는 액자를 제작하여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특별한 협업을 기획했다. 또 한영수 작가의 사진과 어울리는 가구를 보여줌으로서 사진과 가구, 액자가 공간에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전시이기도 하다. 이번 수연목서갤러리의 개관전시는 12월 31일까지 이어지며 사진작가 한영수의 작품들을 수연목서의 다양한 수제 액자와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이다. 수연목서갤러리 관게자는 “가을 수목이 어우러진 여주의 멋진 공간에서 특별한 협업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을 감상하며 수연목서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는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영수 작가는 1933년 개성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한영수는 어린 시절 그림에 재능을 보였고, 사진을 취미로 가지게 되었다. 한국전 참전 이후, 그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는 한국 최초의 리얼리즘 사진 연구단체인 ‘신선회’에서 사진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1960년대 한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그는 한국의 광고 및 패션 사진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한영수사진연구소를1966년에 설립했으며, 수많은 사진 단체와 문화 기관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1987년에는 한국전쟁 이후의 서울의 역사적 모습을 담은 다양한 사진들을 선별한 『삶』이라는 사진집을 출간했다. 1999년 작고 후에는 그의 딸 한선정이 한영수문화재단을 설립하여 작가의 필름들과 관련 기록들을 보존하고 그의 업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한영수의 작품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며, 2014년 아를 포토 페스티벌(Rencontres d’Arles photo festival), 2017년 뉴욕국제사진센터(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 2018년 LA 개인전, 2019년 하버드대학교 아시아센터 개인전 등 에도 소개된 바 있다. 또한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 활동도 하고있는데 빈폴과의 2020SS 패션콜라보, 2021년 라이카 코리아와 명동 신세계백화점에서의 (우리가 모르는 도시) 프로젝트 등이 있다. 출판물은 『서울모던타임즈(2014년)』와 『꿈결 같은 시절(2015)』, 두 권의 사진집이 한스그라픽에서 출간되었으며, 2017년 세번째 사진집 『시간 속의 강』, 2020년 네 번째 사진집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가 있다. 수연목서갤러리는 사진을 매개로 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우리나라와 관련된 사진 책을 수집/소장하고 판매하는 사진전문책방이면서 건축에 관련된 책을 판매하는 건축책방이다. 다양한 장르의 사진 작품과 책, 가구를 보다 쉽고 친근하고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구를 만드는 목공소 공간과 전시를 위한 갤러리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건축물이다.
  • 현대그룹, 고 정몽헌 회장 20주기 사진전 등 추모행사 개최

    현대그룹, 고 정몽헌 회장 20주기 사진전 등 추모행사 개최

    현대그룹은 4일 고 정몽헌 회장 20주기를 맞아 사진전과 추모영상 공개, 추모비 제막식 등 추모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현정은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 등 임직원 70여명은 이날 오전 경기 하남시 창우동 선영을 찾아 20주기 추모비 제막식을 거행했다. 현 회장은 “떠나신지 20년이 됐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지난한 시간이었다”며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과 고 정몽헌 회장이 늘 곁에서 지켜주고 응원해 주고 있다고 믿기에 우리 현대가족과 함께 앞으로 더욱 힘차게 전진해 나아가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대그룹은 또 연지동 그룹 본사 사옥과 현대엘리베이터 충주공장 특별전시관에서 ‘정몽헌의 도전, 다시 현대’라는 제목의 추모 사진전도 2주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정몽헌, 현대의 DNA’, ‘현대정신, 거침없는 도전’, ‘시대의 흐름, 현대정신을 잇다’, ‘다시, 현대’ 등 4가지 테마로 고인의 생애와 업적, 그가 그려온 현대정신과 미래비전이 132점의 사진이 전시된다. 특히 사진전에는 정 회장이 생전에 사용한 수첩과 안경, 명함, 손목시계는 물론 고교 졸업앨범 등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볼 수 없던 희귀 유품 34점이 처음 공개됐다. 또 고인의 일생을 담은 4분50초 분량의 추모영상이 제작돼 전시관 대형스크린을 통해 상영된다. 영상은 미래비전과 도전정신을 강조하던 고인의 경영철학과 업적, 미래를 향한 도전정신을 담았고 무엇보다 고인의 생전육성이 포함됐다. 현대그룹은 이번 사진전은 내부행사지만 정 회장을 추모하는 방문객이나 일반인이 희망할 경우 안내를 받아 관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정몽헌 회장 20주기 추모영상은 그룹 홈페이지와 현대엘리베이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공개하며 126쪽 분량의 추모사진집은 범현대가 등 일부에 소량 배포할 예정이다. 현대그룹측은 “정몽헌 회장이 쌓아올린 업적을 돌아보며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 현대정신을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하는 의미를 넘어 그가 그려온 미래의 현대, 다시 현대를 향해 나아갈 것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 앵글 속에서 제주해녀들은 어떤 모습일까

    앵글 속에서 제주해녀들은 어떤 모습일까

    서귀포시 홍보대사로 활동중인 양종훈 사진작가가 제주해녀를 들고 1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서귀포시는 시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사진가 양종훈 상명대 교수의 사진전 ‘제주해녀&심방(오용부)’이 오는 26일부터 내년 2월까지 서귀포 켄싱턴리조트 1층 로비에서 열린다고 21일 밝혔다. 그동안 해녀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굿 의례와 심방에 관심을 가졌던 양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지난 20년간 카메라에 담아 온 해녀사진 작업에 제주 특유의 해녀신앙을 연결했다. 양 작가는 이번 사진전을 통해서 “제주 해녀는 우리가 지켜야 할 위대한 유산이자 오래된 우리의 미래”라며 “거칠고 험난한 제주바다에서 맨몸으로 생존을 지켜내야만 했던 해녀를 위해 신령을 부르고 행운을 빌어 주었던 심방과 같은 마음으로 제주해녀의 유산이 인류의 무형문화로 길이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는 지난 해 11월 서귀포시 홍보대사 1호로 위촉 된 후 서귀포에서 갖는 첫 전시회로, 서귀포시민과 함께하게 되어 더욱 감회가 새롭다”고 덧붙였다.그는 해녀홍보와 관련해 자신의 사진을 쓰고 싶은 사람들은 자신의 크레디트만 넣어준다면 언제든 마음껏 써도 된다고 말할 정도다. 제주 출신 양 작가는 일본 오사카 이코노쿠 라이브파크에서 제주도-오사카 연락선(군대환) 취항 100주년 기념 특별전과 제주공항 디지털 사진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10여권의 사진집과 37차례의 제주해녀 사진전을 개최했다.
  • 트럼프 “김정은 축하”에 美공화 대선주자들 “독재자 찬양 안 돼”

    트럼프 “김정은 축하”에 美공화 대선주자들 “독재자 찬양 안 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 선출에 공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내년 대선 경선을 향한 공화당 내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당내에서조차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북한의 집행이사국 선출 소식을 다룬 기사 링크를 올린 뒤 “김정은에게 축하를”이라고 썼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6일 제76차 세계보건총회에서 호주 등과 함께 새 집행이사국 10곳 중 하나로 선출됐다. 공화당 내부에선 곧장 반발이 터져 나왔다. 경선 주자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트위터에 “조 바이든(대통령)으로부터 우리나라를 되찾는 것은 북한의 살인마 독재자를 축하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공화당 대선 주자 지지율 2위를 달리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폭스뉴스에서 “깜짝 놀랐다. 내 생각에 김정은은 살인마 독재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누구든지 북한의 독재자나 우크라이나에 이유 없는 침략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지도자를 찬양해서는 안 된다”고 반기를 들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깡패를 축하해서는 안 된다. 이 깡패는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을 거듭 위협하고 있으며, 이런 사실을 갖고 장난질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김 위원장)는 끔찍한 사람이고, 자신의 국민과 우리 동맹에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축하받을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 딜’로 끝난 뒤에도 김 위원장을 높이 평가한 발언들을 몇 차례 내놨다. 2021년 발간한 사진집에서는 “나는 김정은을 좋아했다. 그는 아주 터프하고 똑똑하다”고 표현했고, 2020년 당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 밥 우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선 미 중앙정보국(CIA)이 김 위원장을 ‘교활하나 멍청하다’고 평가한 데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교활하고 매우 똑똑하다”고 반박했다.
  • ‘동물농장’ 출연한 尹 부부...유기견 입양 나선 사연도 소개

    ‘동물농장’ 출연한 尹 부부...유기견 입양 나선 사연도 소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 입양한 은퇴 안내견 ‘새롬이’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 28일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SBS가 이날 오전 방영한 ‘TV동물농장’은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태어나서 일반 가정에서 교육을 받는 ‘퍼피 워킹’을 거쳐 실제 시각장애인과 생활한 후 은퇴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실제 은퇴 안내견 사례로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부부에게 입양된 새롬이가 소개됐고, 윤 대통령과 ‘퍼스트 도그’들이 한남동 관저에서 지내는 모습이 함께 전파를 탔다. 윤 대통령은 방송에서 “안녕하세요, 새롬이 아빠, 마리와 써니, 토리 아빠 윤석열입니다”라고 인사했고, 이어 김 여사는 “아이들의 엄마 김건희입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용인의 안내견 학교에 갔다가 ‘(대통령에) 당선돼 마당이 있는 관저로 가게 되면 꼭 은퇴 안내견을 키우고 싶다”고 약속했고,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새롬이를 입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새롬이는 윤 대통령 부부의 11번째 반려동물이다. 윤 대통령 부부가 유기견을 적극적으로 입양을 하게 된 사연도 소개됐다. 윤 대통령은 “글쎄 뭐 어떤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라고 머뭇거리자 김 여사가 “그건 제가 말씀드려야 한다”며 과거 유산의 아픔을 겪은 뒤 유기견을 입양하게 됐다고 직접 설명했다. 김 여사는 “아이를 가졌다가 잃게 되고 굉장히 심리적으로 힘들어 했는데, 유기견 입양을 했더니 아빠가 너무 좋아하고, 아이들에게 밥해 줄 생각에 잠시 그 고통을 잊더라”라고 했다. 방송에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반려동물 간식을 만드는 장면도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이어 “특수목적으로 봉사하는 강아지들이 많이 있는데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했기 때문에 치료받게 될 때 일정 부분은 국가와 사회에서 부담해주는 게 맞는 것 같다”며 “그래야 입양하고 동행하기 쉬우니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방송 말미에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며 유기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해 윤 대통령 행보를 담은 사진집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을 출간했다. 사진집에는 윤 대통령이 관저에서 반려견과 휴식을 취하는 사진 등 미공개 사진 115장이 수록됐다.
  •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尹대통령 취임 1년 사진집 발간 [포착]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尹대통령 취임 1년 사진집 발간 [포착]

    대통령실은 27일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기념해 그동안의 윤 대통령 행보를 담은 사진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이라는 제목의 사진집에는 지난 1년간의 윤 대통령 사진 115장이 수록됐다. 대통령실은 특히 윤 대통령의 중요 행보 중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장면을 위주로 사진을 선정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보도자료에서 “국민께서 선택해 주시고 동참해 주시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앞으로도 함께 만들어 나갈 길이라는 취지로 제목을 붙이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 수석은 “취임 후 지금까지 윤 대통령의 행보는 무너진 나라를 재건하고 대한민국을 다시 바로 세우는 과정이었다”며 “국격을 높이고 국익을 위해 달려온 대통령의 찰나의 순간을 더 많은 분과 공유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한 이정표로 삼겠다”고 말했다.책 표지는 지난 2월 진행된 ‘대통령과의 대화’ 현장 사진이 장식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MZ세대 70여명을 포함해 공무원 150여명을 만나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작년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 작년 9월 유엔(UN) 총회,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다보스 순방 등 윤 대통령의 해외 출장 때 모습도 들어갔다. 아울러 작년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윤 대통령의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순간들이 수록됐으며, 윤 대통령이 작년 카타르 월드컵 이후 청와대 영빈관에 16강 진출 축구 대표 선수들을 초청해 격려하는 모습도 포함됐다. 대통령실은 사진집을 국립중앙도서관 등 주요 공공기관에 비치하고 주요 내용을 발췌해 홈페이지와 유튜브,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겠다고 밝혔다.
  • 이케아에서 목공 공부를 한다고?[김기자의 주말목공]

    이케아에서 목공 공부를 한다고?[김기자의 주말목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쇼룸 코너가 보인다. 가구와 소품을 사용해 진짜 방처럼 꾸민 곳이다. 고객들은 자기 집의 방을 떠올리면서 가구를 채워 넣는 상상을 한다. ‘이렇게 꾸미는 데 120만 9990원’이라는 문구를 보면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톡톡 두드릴 수 있겠다. 한국에서 가구들을 한자리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이케아다. 고객 대부분이 가구나 인테리어용품을 사려 들르지만, 목공을 공부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다. 가구제작을 배우러 경기 고양시에 있는 목공학원에 다닐 때였다. 수업이 끝나면 근처 이케아 일산점에 들르곤 했다. 3단 수납장을 만드는 법을 배울 때였는데, 당시 초보였던 터라 수납장의 구조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판재로 틀을 만드는 게 아니라 각재로 기둥을 만들고 얇은 판재를 덧대어 만드는 이유가 뭘까. 내부 칸막이를 십자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경첩은 ‘인도어’와 ‘아웃도어’가 있는데, 어떤 때 사용해야 하는지 등이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았다. 이케아에 있는 여러 수납장을 살펴보니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각재로 기둥을 세우고 얇은 판재를 붙여서 만들 때는 중간에 가로로 각재를 덧대어 보강한다. 이렇게 하면 판재를 통으로 쓰는 것보다 목재를 아끼고 입체감도 살릴 수 있다. 내부 칸막이를 결합하는 방식이나 경첩 사용법 등도 직접 여러 유형의 가구들을 보니 왜 이렇게 만드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효율적이면서도 근사한 방식으로 제작한 가구들은 배움에 큰 도움이 됐다. 테이블 ‘뫼르뷜롱아’가 이런 사례다. 이 테이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ㅁ’ 형태 다리인데, 윗면 양 끝부분을 파내듯 살짝 잘라냈다. 그래서 옆에서 보면 마치 상판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른바 ‘플로팅’ 기법이라 하는데,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 방법은 어렵지 않아 한 번쯤 따라 해보면 좋을듯하다. 다리 접합부는 짜맞춤 방법의 하나인 ‘사개맞춤’으로 접합했다. 두 목재에 같은 폭의 홈을 엇갈리게 내어 양손을 깍지 끼듯 끼워서 맞추는 방법이다. 목재를 잘라낸 단면 부위를 ‘마구리’라 하는데, 거친 데다 다른 부분에 비해 색도 짙어 될 수 있으면 감추는 게 일반적이다. 사개맞춤으로 마구리를 내보이면서 동시에 튼튼하게 결합했는데, 처음 이 구조를 보고 나도 모르게 손뼉을 쳤더랬다. 테이블 상판은 목재를 잘게 조각 내 접착제로 붙여 굳혀 만든 두께 40㎜ ‘파티클 보드’다. 여기에 3㎜ 두께 참나무 무늬목을 붙이고, 그 위에 스테인을 칠해 마감했다. 2200㎜x1000㎜짜리 뫼르뷜롱아의 가격이 99만 9900원인데, 상판으로 원목을 통째로 쓰면 도저히 이 가격이 나올 수가 없다. 파티클 보드 무늬목 상판이 다소 아쉽긴 하나, 100만원 미만 테이블 중에는 적수가 없을 것이다.이케아 인기 상품 중 하나인 ‘빌리’ 책장도 좋은 사례다. 책장은 모름지기 책을 꽂았을 때 뭔가 빽빽한 맛이 있어야 한다. 책장의 칸은 책 위로 2~3㎝ 정도가 남도록, 그러니까 손가락을 넣어 책을 잡아 빼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남겨두면 보기가 좋다. 시중에서 파는 일반적인 책장은 선반을 고정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크기가 큰 그림책을 넣기에 불편하거니와, 신국판, 문고판과 같은 판형 도서를 꽂으면 위가 벙벙하게 남아 보기에 좋지 않다. 빌리는 안쪽 면에 40칸 안팎, 모두 합쳐 200개 정도 구멍을 뚫어놔 선반 높이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아래 칸에는 그림책이나 사진집 같은 큰 책을 넣고, 위로 갈수록 작은 책을 넣어 선반을 채워나가면 책을 꽉 채워 넣을 수 있고, 공간이 남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책장 밑부분에 걸레받이를 두어 입체감을 살리고, 책장 뒤편의 밑면에는 홈을 파내 벽과 밀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세부까지 신경을 썼다.이밖에 이케아에서 파는 손잡이 같은 부품류도 눈여겨볼 만하다. 가볍고 튼튼하고, 도장도 탄탄해 쉽게 벗겨지지 않는다. 조금 비쌀 수 있으나, 인터넷에서 싼맛에 구입하는 허술한 손잡이보다 품질이 좋다. 공구세트는 가성비 최고 아이템이다. 장도리, 렌치, 플라이어, 드라이버와 다양한 비트를 플라스틱 상자 안에 넣어 세트로 구성했는데, 9900원밖에 안 한다. 1500원짜리 줄자는 가볍고 품질이 좋다. 가히 ‘득템’ 수준이니 이케아에 가면 반드시 챙기길 권한다. 사실 내가 이케아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1500원에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는 커피다. 에스프레소 4잔을 쭉 뽑아 창가 쪽 테이블에 앉아 마시면서 책 읽는 그 재미란. 그런데 심지어 평일엔 이 커피가 공짜다. 이러니 이케아를 좋아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관심은 가지만 섣불리 시작하기 어려운 목공. 해보고는 싶은데 어떨지 잘 모르겠다면 일단 한 번 글로, 눈으로 들여다보세요. 주말이면 공방에서 구슬땀 흘리는 김기중 기자가 목공의 즐거움을 이야기합니다. ‘김기자의 주말목공’은 매주 토요일 아침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백악관 관저 안내한 바이든 “尹부부 국빈 맞게 돼 기쁘다”

    백악관 관저 안내한 바이든 “尹부부 국빈 맞게 돼 기쁘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부터 26일까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친교의 시간부터 만찬까지 최소 세 번 이상 만나며 친밀함을 과시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 관저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첫 대면을 한 뒤 부부 동반으로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헌화했다. 양국 정상이 함께 공원에 있는 ‘추모의벽’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전 참전기념비 헌화는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28년 만이다. 양국 정상은 25일 오후 백악관 관저에서 예정된 친교 시간을 30분 이상 넘겨 약 1시간 30분 동안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한 후 내부 공간을 직접 안내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손님을 맞는 장소인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하고, 발코니에서 백악관 주변 전경을 감상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고 적었다. 양 정상 부부는 상호 관심사와 양국 간 인적·문화적 교류, 국정 철학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 부부의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알아 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 부부가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포함해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친밀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방한하면 (한남동) 관저에 초청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상 간 대화에서는 야구를 주제로 한 환담도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자신이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을 그만둘 무렵 압도적인 투구 실력을 가진 공화당 의원이 던진 공을 친 일화를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손자·손녀는 할아버지가 무슨 정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타구 하나로 ‘멋진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정상 부부는 이후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기념비에 헌화하고 전사자 4만 3808명(미군 3만 6634명·한국인 카투사 7174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벽을 둘러봤다. 기념공원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먼저 도착해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곳에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뒤 최근 신원이 확인돼 유족에게 인계된 루터 스토리 상병의 유가족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미국 청년들의 숭고한 희생에 마음이 숙연해진다”며 “이분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 내외가 함께 첫 외부 행사로 추모의벽 방문을 고른 것은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한미 정상 부부 친교의 시간… 바이든, 尹 대통령에 ‘제로콜라’ 권하기도

    한미 정상 부부 친교의 시간… 바이든, 尹 대통령에 ‘제로콜라’ 권하기도

    한미 정상 부부, 백악관 관저서 친교시간 90분한국전참전용사 기념공원 부부 동반 방문·헌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부터 26일까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부부와 친교의 시간부터 만찬까지 최소 3번 이상 만나며 친밀함을 과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 관저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첫 대면을 한 뒤 부부 동반으로 한국전참전용사 기념공원에 헌화했다. 양국 정상이 함께 공원 내 ‘추모의벽’을 방문한 건 처음이며, 한국전참전기념비 헌화는 1995년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28년만이다.양국 정상은 25일 오후 백악관 관저에서 예정된 친교 시간을 30분 이상 넘겨 약 1시간 30분 동안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한 후 내부 공간을 직접 안내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인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하고, 발코니에서 워싱턴 주변 전경을 감상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고 적었다. 양 정상 부부는 상호 관심사와 양국 간 인적·문화적 교류, 국정 철학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 부부의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귀한 손님을 소중한 공간에 초청하게 돼서 기쁘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 부부가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포함해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알게 돼 친밀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방한하면 (한남동) 관저에 초청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미 정상 부부는 서로에게 정성이 담긴 선물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윤 대통령 부부에게 소형 탁자와 화병 등 국빈 선물과 개별 선물을 전달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탁자는 한국의 전통 소반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마호가니 나무에 백악관 나무로 무늬를 새긴 것이 특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야구 애호가인 윤 대통령에게 개별 선물로 미 야구구단 ‘필라델피아 필리스’ 로고가 새겨진 빈티지 야구 수집품을 담은 상자를 전달했다. 상자에는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배트, 야구 글러브, 공인구 등이 담겼다. 바이든 여사는 김 여사에게 한국계 미국인이 디자인한 파란 사파이어 3개가 박힌 목걸이를 선물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바이든 부부에게 자개가 장식된 달항아리를 국빈 선물로 답례했다. 개별 선물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은 자리끼, 바이든 여사에게 보석이 장식된 족도리를 전달했다. 정상 간 대화에서는 가벼운 소재의 환담도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야규 애호가인 윤 대통령에게 자신이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을 그만둘 무렵, 압도적인 투구 실력을 가진 공화당 의원이 던진 공을 친 일화를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손자·손녀는 할아버지가 무슨 정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타구 하나로 ‘멋진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다과를 함께하다가 주스를 마시려는 윤 대통령에게 “윤 대통령의 음료는 여기에 있다”면서 제로콜라를 권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장면을 소개하면서 “한동안 미소가 오갔다”며 “김 여사에 선물한 목걸이는 여사의 탄생석(사파이어)이 장식돼있다. 취향을 깊숙하게 파악해두는 세심한 정성을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정상 부부는 이후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기념비에 헌화하고 한국전쟁 전사자 4만 3808명(미군 3만 6634명·한국인 카투사 7174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추모의벽을 둘러봤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기념공원에도 먼저 도착해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곳에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전투 과정에서 실종된 뒤 최근에서야 신원이 확인돼 유족들에게 인계된 루터 스토리 상병의 유가족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미국 청년들의 숭고한 희생에 마음이 숙연해진다”며 “이분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 내외가 함께 첫 외부 행사로 추모의벽 방문을 고른 것은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포토] ‘선물 교환하는’ 한미 정상

    [포토] ‘선물 교환하는’ 한미 정상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국빈 방미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관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첫 대면하고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밤 워싱턴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같이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늦은 오후 백악관 관저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한 다음, 내부 공간을 직접 안내했다. 거주 공간이기도 한 관저로 초대, 국빈인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환대와 정성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 부부는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했으며 발코니에서 워싱턴 주변 전경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양 정상 부부는 상호 관심사, 양국 인적·문화적 교류, 국정 철학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며 “국빈으로 오신 귀한 손님을 소중한 공간에 초청하게 돼 기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환대에 사의를 표한 뒤 “오늘 한미 정상 두 부부가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포함해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더 친밀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함께 방한하면 (한남동) 관저에 초청하고 싶다”는 인사를 전했다. 한미 정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선물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소형 탁자와 화병, 목걸이를 선물했다. 백악관은 별도 발표자료에서 이 소형 탁자가 마호가니 나무에 역사가 오래된 백악관 나무로 무늬를 새긴 것으로, 한국 전통 소반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빈 방문을 기념하는 황동 명판과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가 종이로 만든 무궁화와 장미꽃을 담은 화병도 포함됐다. 바이든 여사는 김 여사에게 한국계 미국인이 디자인한 파란 사파이어 3개가 박힌 목걸이를 선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야구애호가인 윤 대통령을 위해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배트와 야구 글로브, 야구공으로 구성된 빈티지 야구 수집품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출신인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상원의원을 그만둘 무렵, 압도적인 투구 실력의 공화당 의원이 던진 공을 자신이 친 일화를 꺼내며 “손자·손녀는 할아버지가 무슨 정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타구 하나로 ‘멋진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달항아리와 쪽두리, 은주전자 등을 선물로 전달했다.
  • “여기 제로콜라” 취향 저격…尹心 세심하게 챙긴 바이든

    “여기 제로콜라” 취향 저격…尹心 세심하게 챙긴 바이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국빈 방미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관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첫 대면하고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밤 워싱턴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늦은 오후 백악관 관저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한 다음, 내부 공간을 직접 안내했다. 거주 공간이기도 한 관저로 초대, 국빈인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환대와 정성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DC 프레스룸 심야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제로 콜라를 권한 일화도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부부 네 분이 다과를 드시다가 윤 대통령이 음료수를 드시려고 포도주스를 쥐는 순간에,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음료는 여기 있다’며 제로 콜라를 권했다. 그래서 한동안 미소가 오갔다”고 전했다. 평소 제로 콜라를 즐기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세심하게 파악한 대목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윤 대통령 부부는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했으며 발코니에서 워싱턴 주변 전경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방명록에는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는 문구를 윤 대통령이 적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양 정상 부부는 상호 관심사, 양국 인적·문화적 교류, 국정 철학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며 “국빈으로 오신 귀한 손님을 소중한 공간에 초청하게 돼 기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환대에 사의를 표한 뒤 “오늘 한미 정상 두 부부가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포함해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더 친밀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함께 방한하면 (한남동) 관저에 초청하고 싶다”는 인사를 전했다.한미 정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선물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소형 탁자와 화병, 목걸이를 선물했다. 백악관은 별도 발표자료에서 이 소형 탁자가 마호가니 나무에 역사가 오래된 백악관 나무로 무늬를 새긴 것으로, 한국 전통 소반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빈 방문을 기념하는 황동 명판과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가 종이로 만든 무궁화와 장미꽃을 담은 화병도 포함됐다. 바이든 여사는 김 여사에게 한국계 미국인이 디자인한 파란 사파이어 3개가 박힌 목걸이를 선물했다. 사파이어는 김 여사의 생일인 9월 탄생석이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야구애호가인 윤 대통령을 위해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배트와 야구 글로브, 야구공으로 구성된 빈티지 야구 수집품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 로고가 박혀있는 대형 액자에 야구 글러브와 배트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 민주당 출신인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상원의원을 그만둘 무렵, 압도적인 투구 실력의 공화당 의원이 던진 공을 자신이 친 일화를 꺼내며 “손자·손녀는 할아버지가 무슨 정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타구 하나로 ‘멋진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달항아리와 보석으로 장식된 족두리, 주전자와 컵으로 구성된 은자리끼 등을 선물로 전달했다.한미 정상 부부는 이어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방문하는 등 이날 총 1시간 30분 동안 친교 행사를 가졌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백악관을 떠날 때 배웅을 나선 것도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였다”며 각별한 예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회담이 있는) 내일이 본선인데 예선에서 이미 두 정상 내외가 각별한 우정을 나눴다”고 말했다. 바이든 여사의 어록인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라’(Just be yourself)도 화두에 올랐다. 바이든 여사는 “직업을 유지하면서 남편을 돕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가슴에 담아둔 이 원칙을 생각하면서 힘을 얻는다”며 “힘들 때마다 원칙으로 삼으면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김 여사가 바이든 여사를 ‘박사’라고 호칭하자, 바이든 여사가 “편히 불러달라”며 영부인으로서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한다. 이날 양 정상간 별도의 식사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죽길 바라냐”…하연수, 日그라비아 데뷔설에 입장 밝혔다

    “죽길 바라냐”…하연수, 日그라비아 데뷔설에 입장 밝혔다

    배우 하연수가 일본 잡지 촬영과 관련 ‘그라비아 모델 데뷔’가 아니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일본 잡지 ‘주간 영 매거진’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한국 출신의 인기 여배우의 본격 일본 데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은 하연수가 첫 그라비아를 주간영매거진에서 선보였다”고 소개하며 하연수와 함께한 촬영 결과물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하연수의 화보 촬영 현장과 함께 짧은 인터뷰가 담겼고 이는 일부 국내 언론에서 ‘그라비아 모델 데뷔’로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하연수는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모국 언론이 가장 적대적이구나 실감하지만 그래도 식사는 해야 하니까 열심히 먹고 푹 쉬다가 몇 자 남겨본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일본) 영매거진을 포함한 여러 만화잡지에 3~4페이지 정도 가끔 배우, 아나운서, 아이돌이 실린다. 이걸 그라비아 데뷔라고 부연 설명 없이 직역하고, 사진집이라고 말하시는 한국 연예부 기자님들은 타이틀을 자극적이게 뽑아서는, 흡사 제가 자살하길 바라는 것 같달까. 정성어린 기사 덕에 하루 정도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일본에 와서 그라비아라는 표현 자체에 저도 거부감이 있었지만 일본 현지에서는 평범한 차림으로 찍어도 그렇게 부르더라. 촬영과 더불어 배우로서 인터뷰도 40분 정도 진행했는데 그 부분은 다 잘리고 사진만 실려서 더 오해할 여지가 있는 것 같지만, 제가 이번에 촬영한 안건은 스무 곳이 넘는 언론이 바라는 그런 행보도 데뷔도 아니다(영매거진 측에선 압도적인 매력이라는 표현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로 좋은 의미로 써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연수는 “일본에서 작년에 패션쇼 설 때는 기사 하나 안 내주시더니 역시는 역시(정식 데뷔를 이걸로 했는데도)”라면서 “곧 뷰티 잡지에도 나올 예정인데 그때도 기사 꼭 내주세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고로 그라비아를 찍어서 행복하다고 얘기한 적 없는데, 제가 왜 이렇게까지 피해를 입어야 할까요. 정확하게 기사 타이틀 정정 요구합니다. 안 해줄 거 알지만”이라고 정정 보도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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