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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지섭 “언제까지 ‘소간지’일수는 없잖아요?”

    소지섭 “언제까지 ‘소간지’일수는 없잖아요?”

    어딘지 모르게 우수에 찬 눈빛은 시린 가을의 느낌과 닮아 있다. 올해로 배우 데뷔 16년차. 이제는 뻔뻔해질 때도 됐건만 여전히 내성적인 성격의 배우는 연기가 마음대로 안 될 때 어디론가 숨고 싶다고 말했다. 새 영화 ‘회사원’으로 돌아온 소지섭(35) 이야기다. 그는 배우들 중에서도 유독 말수가 적기로 유명하다. 4년 전 ‘영화는 영화다’로 인터뷰를 했을 때 과묵한 그의 성격 때문에 애를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지난 12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소지섭은 예전에 비해서는 말주변도 늘었고 훨씬 솔직해졌다. “어느 순간 제 성격이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조금씩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연예인이 적성에 잘 맞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왜 잘 보여야 하는지도 몰랐죠. 지금도 속마음은 그대로예요. 낯가림도 있고 평소엔 말을 많이 하려고 애쓰지 않는 편이고요.” 패션 모델 출신으로 빼어난 옷 맵시로 ‘소간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소지섭. 그가 정장을 차려입고 멋진 액션을 하는 모습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을 해볼 만하다. 이런 기대감 때문인지 11일 개봉한 영화는 4일 만에 5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면서 흥행에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 작품에서 금속 제조회사로 가장한 살인청부회사에 다니는 지형도 역을 맡았다. “영화 설정이 독특하고 재밌어서 출연을 하게 됐어요. 회사원이라는 제목이 주는 어감이 왠지 모르게 무겁고 슬펐어요. 회사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영화적인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어둠에서 활동하는 멋있는 집단이 아니라 평범한 회사원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점이 매력적이더라고요.” 영화 속 형도는 냉정함과 차분함으로 회사 내에서 인정받는 사원이다. 하지만 10년 동안 회사를 집이자 학교로 여기고 앞만 보고 달려온 그는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 어릴 적 자신의 모습과 닮은 아르바이트생 훈(김동준)을 만나 회사의 뜻을 거스른 뒤 회의를 느껴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다니지만 그 역시 뜻대로 되지 않는다. 자유로운 연예인으로 살아온 그가 회사원의 비애를 공감할 수 있었을까. “어렸을 때 수영 선수로서 12년 동안 단체생활을 하면서 조직을 경험해 본 적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더 큰 의미의 직장을 다니고 있는 것 같아요. 일반 직장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신경 써야 하고 무언의 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엄청나게 많고요.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달려 나오는 순간부터 신경 쓰이는 게 많아졌죠.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스캔들이나 가십 기사가 나면 안 된다고 배워서 덜 자유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영화 속 소지섭은 ‘살인이 곧 실적’인 회사에서 살인도 지극히 사무적으로 처리한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무표정하게 절도 있고 고난도의 액션 연기를 펼치는 그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남자 배우 원톱 주연에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는 점 때문에 원빈의 ‘아저씨’와 종종 비교되기도 하지만, 소지섭은 절대 멋있어 보이려고 애쓴 작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실 옷도 화려하지 않은 단벌이고, 자세히 보면 멋스러운 양복이 아니라 약간 펑퍼짐하고 헐렁한 느낌으로 지친 회사원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액션은 감정이 별로 없고 간결하고 묵직하게 그리고자 했죠. 영화를 보신 분들은 분명 ‘아저씨’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소지섭이라는 배우를 떠올릴 때 고독하고 어두운 캐릭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그에게 매번 비슷한 연기를 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잘된 작품이 없어서 기억을 못하실 뿐이지 데뷔 이후 아침 드라마 빼고 시트콤은 물론 전 장르의 드라마에서 별의별 역할을 다 해 봤어요. 많은 분들이 연기 변신을 안 하느냐고 물으시는데, 저는 캐릭터에 확 빠지기보다는 역할을 제 스타일화해서 연기하는 편이거든요. 작품 안에서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면서 나중엔 처음과 다른 표정이 나오도록 애씁니다.” 특히 그는 이번 작품에서 한때 자신이 좋아했던 가수였지만 작은 공장에서 미싱사로 일하는 훈이 엄마 유미연(이미연)과 아련하고 설레는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형도가 미연에게 느끼는 감정은 사랑일 수도 있지만 팬심, 연민, 안타까움 등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인 것 같아요. 함께 연기한 이미연 선배님은 정말 아우라와 카리스마가 느껴졌어요. 기존에 해 왔던 것들을 포기하고 이번 영화를 선택하기 힘들었을 텐데 내려놓으려고 애를 많이 쓰셨죠. 후배들에게도 많이 주려고 한 점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소지섭이 데뷔 초부터 승승장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배우 생활이 처음부터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모델로 데뷔해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으로 ‘소간지’라는 별명을 얻으며 스타덤에 오르기까지 9년의 시간이 걸렸고 이듬해 군 입대를 하면서 배우 생활에 공백이 생기기도 했다. “요즘은 2~3년 안에 승부가 나는데, 배우가 9년이나 걸려서 빛을 봤으니 오래 걸린 편이죠. 그 사이 오디션에 수없이 떨어지기도 하고, 일이 없어 수입도 적다 보니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든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잘 버틴 편이죠. ‘소간지’라는 별명이 붙고 나서 한편으로는 고민이 되기도 해요. 비주얼만 보이는 것은 아닌지, 연기도 나쁜 것은 아닌지 헷갈리기도 하고요. 연기 못한다는 이야기는 정말 듣기 싫거든요” 가장이었던 관계로 돈 때문에 시작한 배우 생활이지만 지금은 연기의 묘한 매력에 빠져 있다는 소지섭. 그는 “요즘엔 배우라는 직업이 연기 하나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범적이어야 하고 비즈니스도 잘해야 합니다. 솔직히 연기자는 범죄 빼고 뭐든지 경험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약이 많은 편”이라는 고민도 털어놨다. 영화 속 형도는 자신이 번 전 재산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만큼 순정적이고 헌신적이다. “저 역시 정말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돈이든 마음이든 올인하는 스타일입니다. 저는 남녀 관계에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밀고 당기기를 하는 편도 아니죠. 이상형은 저의 직업을 이해해 주는 사람입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아름답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희생과 배려인 것 같아요.” 당분간 박스오피스에서 이병헌·장동건 등 대선배들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그는 자신도 그 결과가 궁금하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항상 목표를 손익분기점으로 삼고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소지섭은 의외로 빨리 40대가 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세월이 주는 느낌은 절대로 연기로 커버가 안 되는 것 같아요. 특히 큰 스크린에서는 배우가 서 있는 것만으로도 아우라가 풍겨야 되거든요. 영화 데뷔작 ‘도둑맞곤 못 살아’ 이후 한동안 영화를 하지 않았던 것도 너무 빈틈이 많이 보였기 때문이었어요. 언제까지나 ‘간지’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외적인 것들이 다 버려진 뒤의 제 모습이 궁금해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프로야구 준PO] 두산 “어게인 2010” 롯데 “올해는 PO”

    [프로야구 준PO] 두산 “어게인 2010” 롯데 “올해는 PO”

    낯설지 않다. 올해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PO)는 2010년과 똑 닮았다. 두산과 롯데가 맞붙고 1, 2차전을 내리 롯데가 가져간 것까지 그렇다. 문제는 앞으로다. 2년 전처럼 롯데가 먼저 2승을 거두고도 3연패당하는 ‘역스윕’으로 무너질지, 아니면 1승을 더 챙겨 PO에 진출할지가 11일 부산 사직구장 3차전에서 갈린다. 2010년 당시 1차전은 전준우, 2차전은 이대호의 홈런에 힘입어 각각 10-5와 4-1로 이겼던 롯데는 3차전부터 실책과 뒷심 부족에 무섭게 무너졌다. 2-0으로 앞서다가 4회 이대호의 수비 실책으로 대거 5실점하며 무릎을 꿇었고 4차전에서는 9회 임경완이 정수빈에게 역전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며 4-11로 완패했다. 5차전에는 초반부터 승부가 갈리며 역시 4-11로 졌다. 롯데는 1, 2차전을 이겨 놓고 PO 진출이 좌절된 첫 사례가 됐다. 그러나 당시와 지금의 전력은 사뭇 다르다. 번번이 뒷심이 모자랐던 롯데 불펜은 ‘양떼 불펜’이란 별명까지 얻으며 역대 최강을 자랑하고 있다. ‘더블스토퍼’ 중책을 맡은 정대현과 김사율을 비롯해 최대성, 김성배, 이명우, 강영식 등이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타선도 이대호(오릭스)가 빠진 데다 정규리그 막바지 눈에 띄게 약해졌지만 박준서, 용덕한 등 깜짝 스타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고질이던 수비도 2010년보다 강해졌다. 1차전에서 5회에만 3개의 실책이 나오며 흔들렸지만 2차전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수비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챙겼다. 두산은 상황이 크게 좋지 않다. 2010년 ‘두목곰’ 김동주를 필두로 손시헌-고영민 키스톤 콤비, 이종욱, 정수빈, 김현수, 임재철 등이 공수에서 골고루 활약했다면 지금은 곳곳에 숭숭 구멍이 나 있다. 김동주는 지난 8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고 손시헌과 정수빈은 시즌 막판 부상 악재를 만났다. 이종욱과 김현수가 분투하고 있지만 엔트리에 오른 선수 대다수가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어 우왕좌왕하고 있다. 또 2년 전보다 불펜이 허약해진 것도 사실이다. 정재훈과 고창성, 임태훈이 버텼던 그때에 견줘 지금은 홍상삼, 변진수 등 무게감이 떨어진다. 그러나 단기전 승부는 아무도 모른다. 작은 요소 하나가 미묘하게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기 마련이다. 2010년 준PO 3차전에서 전준우의 타구가 구장 안으로 들어온 애드벌룬에 맞아 아웃된 일이 대표적인 예다. 그 작은 해프닝을 시작으로 롯데는 거꾸러졌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관가 포커스] 김영란 권익위원장 “어찌하오리까”

    [관가 포커스] 김영란 권익위원장 “어찌하오리까”

    진퇴양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의 지금 처지가 딱 이렇다. 남편 강지원 변호사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사유로 지난 4일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한 지 3주째.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김 위원장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면서 당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남편 대선 출마로 사표 김 위원장은 25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사표만 제출한 채 아무런 회답을 듣지 못하고 열흘 넘게 어정쩡한 시간을 보냈던 것은 이 대통령의 장기 해외순방 일정과 맞물렸기 때문. 이달 초 7박 8일간의 해외순방길에 올랐다가 지난 14일 귀국한 이 대통령은 사흘여 고민 끝에 김 총리에게 김 위원장을 설득해 달라며 사표를 반려했다. ●사직서 반려돼 난감한 상황 권익위 내부에서는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으로 당장 사직서 처리가 되지 않을 줄 알면서도 굳이 지난 4일 청와대에 사표를 낸 것은 불합당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을 두고 보지 못하는 위원장의 성격 때문”이라면서 “정권 막바지여서 사표 반려는 예상했던 결과”라고 해석했다. “청와대 회신만 기다리며 시간을 보낼 때보다는 차라리 내부 분위기는 더 나아졌다.”는 얘기들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사표 제출 이후 한동안 김 위원장은 일체의 대외업무를 접은 채 집무실에 머물며 몇몇 중요 사안만 처리했다. 양해각서(MOU) 교환 등 대외협력 업무 등은 부득불 일정이 재조정되기도 했다. ●국무회의 불참… 국감은 준비중 원칙을 중시하는 소신대로 김 위원장은 대통령의 뜻을 전달받은 뒤로는 모든 업무를 평소대로 진행하고 있다. 단, 사의표명 사실이 공개된 만큼 지역의 민원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이동신문고 일정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국정감사가 끝나면 청와대에 다시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사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상 기관의 책임자로서 지난 1년간의 조직업무를 평가받는 국감에는 일단 임하겠다는 의중”이라면서 “사직서 자체가 반려된 것은 아니어서 국감이 끝나면 사의를 재차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대선 3자대결구도] 安, 前대통령 평가

    [대선 3자대결구도] 安, 前대통령 평가

    안철수(얼굴) 무소속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철강왕 박태준 전 총리,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및 일반 사병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안 후보는 이날 참배 후 페이스북 ‘안스스피커’에 “고통스럽고 괴로운 역사도 우리의 역사”라면서 세 전직 대통령의 ‘공과’(功過)에 대해 평가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시대와 관련, “우리 산업의 근간이 마련됐다.”면서 일단 공을 인정했다. 그러나 “반면에 이를 위해 노동자, 농민 등 너무 많은 이들의 인내와 희생이 요구됐다.”면서 “법과 절차를 넘어선 권력의 사유화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안 후보는 이어 “산업화시대의 어두운 유산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퇴보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지금 과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면서 “그러한 성찰이 화해와 통합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그분의 고난과 헌신을 기억한다.”면서“IMF 환란 위기 속에서 정보기술(IT) 강국의 기회를 만들어 내고 복지국가의 기초를 다졌던 그 노력도 기억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애써 내디딘 남북관계의 첫발은 국론분열과 정치적 대립 속에 정체돼 있다.”면서 “경제위기는 넘어섰지만 양극화는 심화됐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또 한 분의 불행한 대통령”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4·19의거의 희생과 헌신은 우리의 헌법정신이 되었다.”면서 “과거의 잘못에서 배우고, 과거의 성과에서 또 배우고 계승해 좋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참배 후 오연천 서울대 총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17년간 몸담았던 안랩을 방문해 임직원 환송연에도 참석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커버스토리-혼외출생 1만명 시대] 다큐멘터리 영화 ‘미쓰마마’ 출연 김현진·최형숙씨와 유쾌한 수다

    [커버스토리-혼외출생 1만명 시대] 다큐멘터리 영화 ‘미쓰마마’ 출연 김현진·최형숙씨와 유쾌한 수다

    “그런 놈들 북한으로 보내 버려야 돼. 정신교육에 그만한 데가 없다니까.” 양육 미혼모들을 다룬 백연아 감독의 다큐멘터리 ‘미쓰마마’에 나오는 네살짜리 아들을 키우는 장지영(31)씨가 ‘비정한 아빠’에게 던지는 뒷담화다. 혼외출생 1만명 시대, 무책임한 남자와의 사랑 없는 결혼 대신 아이와 자신의 삶을 선택한 ‘미쓰마마’들을 만났다. 최형숙(41)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준서(7)의 엄마다. “미혼이 아니라 모(母)가 중요하다.”는 최씨는 자기소개를 부탁하는 질문에 아들 이름부터 입에 올린다. 이들에게 엄마라는 이름은 낙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결혼하지 않은 엄마를 이상하게 여긴다. TV 속 미혼모들의 삶이 늘 모자이크 뒤에 가려져 있다는 게 그 증거다. 그러나 엄마라는 게 부끄럽지 않은 최씨는 ‘생얼’을 드러내는 데 인색하지 않다. “어두운 시사프로그램 대신 버라이어티쇼에 나가고 싶다.”고 농담처럼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출산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최씨는 오랫동안 연애하던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준서를 임신했다. 임신 사실은 헤어진 뒤에야 알았다. 처음엔 낙태를 고민했다. 못할 짓이다 싶어 낳았지만 가족들은 입양을 강요했다. 마지못해 준서를 시설에 보냈다. 밤새 울다 다음 날 아이를 찾으러 다시 시설에 갔다. 갑작스러운 임신이었지만 억지로 결혼하고 싶지는 않았다. 최씨는 “결혼은 의무가 아니라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그 가치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개인의 몫”이라고 했다. 최씨는 미혼보다는 비혼(非婚·결혼할 의지가 없음)에 가깝다. 결혼을 선택하지 않아 생긴 장점도 있다. 최씨에게는 눈치 볼 시댁이 없다. 무조건적인 희생과 집안일을 강요하는 남편도 없다. 최씨는 “월급만 가져다주고 아빠 노릇 다했다고 생각하는 남편이 무슨 의미냐.”고 되묻는다. 혼외출생을 보는 일반적인 인식은 양면성을 띄고 있다. 통계청이 2009년 발표한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 조사에 따르면 혼전임신을 했을 경우 미혼남성(20~44세)의 21.5%, 미혼여성(20~44세)의 16.6%가 ‘반드시 낳아야 한다’고 답했고, 미혼남성 56.6%, 미혼여성 60.7%는 ‘가능하면 낳아야 한다’고 답했다. 젊은 남녀 모두 혼전임신이라도 출산은 필요하다고 여긴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항목에서는 미혼남성의 36.4%, 미혼여성의 36.5%만이 찬성(전적으로 찬성+대체로 찬성)했다. 이미 생긴 아이는 낳는 게 좋지만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는 출산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인식이 많음을 보여 준다. ●“칙칙한 시사프로 대신 버라이어티쇼 나가고 싶다” 백 감독은 이에 대해 “가부장적 편견과 모순의 집결체가 미혼모에 대한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최씨는 과거 미혼모라는 사실을 수군대는 회사가 싫어, 입사 사흘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네살짜리 딸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 김현진(29)씨는 “미혼모라면 무조건 문란하고 부도덕하다고 여기는 게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장지영(31)씨가 “드라마에 나오는 미혼모는 왜 항상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 구제받지? 혼자 애 키우면서 살아가면 안 되나?”라고 불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는 여전히 구제와 손가락질의 대상이다. 또 다른 미혼모 원미현(가명·35)씨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했지만 종교적 신념 때문에 지운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냉정하게 낙태수술 예약을 잡더라.”고 8년 전 일을 회상했다. 원씨는 두 번이나 병원을 찾았지만 차마 수술대에 오르지 못했고 현재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 친부는 ‘혼인신고를 하면 죽여버리겠다.’는 통보를 마지막으로 연락을 끊었다. 원씨는 “당당한 싱글맘으로 살려해도 ‘사생아’라고 손가락질 받는 아이를 보며 울 때가 많았다.”고 했다. 이처럼 현실 속의 양육은 오롯이 여성들 몫이다. 통계청이 5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총가구조사에 따르면 2010년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여성은 16만 6609가구로 혼자 아이를 키우는 미혼남성 1만 8118가구에 비해 크게 앞섰다. 미혼여성이 13만 3234가구, 미혼남성이 9218가구였던 2005년 조사보다 ‘싱글대디’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긴 했지만 차이는 압도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식이 사회규범적 의식과 현실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성들은 ‘나는 낙태하라고 했는데 네가 좋아서 낳은 거니까 책임지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결혼하지 않더라도 양육비를 지원하게 하는 등 법적 책임을 강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미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양육의 1차적 책임이 어머니에게 있다는 보이지 않는 규범이 강하다.”면서 “모유 수유 등의 측면에서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혼외출생에 대한 편견은 미혼모 자신에게 그치지 않는다. 미혼모의 부모와 자녀도 똑같은 편견에 시달린다. 김씨는 “부도덕한 미혼모를 만든 부모도 똑같다고 여기는 문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씨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최씨의 아버지도 처음에는 “연을 끊자.”고 했다. 경상도 출신인 최씨의 아버지는 다음 날 변기통을 부여잡고 남몰래 펑펑 울었다. 김씨는 “솔직히 엄마는 평생 내가 미혼모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함께해 주는 건 가족”이라고 덧붙였다. 최씨도 “출산을 반대하던 오빠가 지금은 ‘내가 왜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미혼모부터 검색해 보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엄마, 엄마는 왜 거북이처럼 느리게 일해?” 여권이 신장됐다고 하지만 미혼모들이 사회인으로 홀로 서기를 하기란 여전히 벅찬 게 현실이다. 정부는 가족관계법·한부모가족지원법 등에 따라 혼외출생자들을 지원하고는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하면 양육 미혼모의 54.7%는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기초생활수급비를 지원받고 있다. 자녀가 18개월 미만일 경우 월평균 63만원을, 36개월 이상은 32만원을 받는다. 그러나 취업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미혼모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신, 출산과 관계없이 직장생활을 지속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퇴사 등 불이익을 겪는다. 200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혼모의 95%가 ‘임신 이후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답했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혼모라는 이유로 채용에서의 불이익도 크다고 적었다. 여성가족부는 ‘미혼임산부 및 미혼모에 대한 직장에서의 차별금지’를 추진 중이다. 비양육 미혼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하는 법안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최씨는 미혼모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단체인 한국미혼모가족협회에서 대외정책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비슷한 처지의 양육 미혼모들이 함께 만든 사회적 기업 ‘용감한 컵케이크’에서 제빵 일을 돕다 얼마 전 그만뒀다. 최씨는 직장 탓에 집에 늦게 돌아오는 날도 많다. 준서는 그런 엄마를 두고 “왜 안 놀아주느냐.”며 울먹인다. 사회적 지원이 부실한 상황에서 미혼모가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다큐멘터리 속에서 울먹이던 준서는 “엄마는 왜 거북이처럼 느리게 일하냐.”고 묻는다. “빨리 일 끝내고 와서 놀아달라.”며 보채는 것이다.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것밖에는 도리가 없다. 김씨는 용감한 컵케이크를 떠나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에 창업 지원 자금을 신청했다 지난 4일 탈락의 고배를 마신 김씨는 “혼자 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감이 좀 떨어지긴 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물론 포기하지는 않는다. 김씨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입을 수 있는 커플룩을 판매하는 의류 매장을 운영할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 양육 미혼모뿐만 아니라 사실혼이나 동거관계에 있는 신가족들도 결혼을 기준으로 짜여진 사회 제도 속에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사실혼·동거 관계 역시 각종 사회보장제도를 비롯, 세제혜택과 상속 등 경제적인 부분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신혼부부 특별청약을 실시하는 보금자리주택은 혼인신고를 한 가족에게만 청약자격이 주어진다. 공공임대주택의 경우도 다자녀가구, 3세대 가구 등 대가족에게 우선권을 준다. 사실혼 관계라 해도 연말정산 소득공제에서도 부양가족에 대한 인적공제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편견과 차별로 엄격하게 대하기보다는 생활과 양육에 필요한 지원을 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편입시키는 한편 다양한 가족 형태를 아우를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장은 “정부나 기성세대들은 ‘그렇게까지 지원해야 하나.’고 되묻는다.”면서 “조장할 필요는 없지만 사회변화의 산물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고 보호할 법·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과 북미 선진국은 혼외출생, 이혼, 비혼(非婚) 등 아이를 혼자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자 이들을 다양한 가족의 형태로 받아들여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프랑스는 혼외출생이 절반 이상으로 늘어나자 2006년부터 법적부부의 출산과 혼외출산을 구별하는 규정을 폐지했다. 자녀를 양육하는 자체로 가족수당, 양육수당을 받고 출산·육아휴직 등의 혜택을 차별 없이 받는다. 변화순 팸라이프가정연구소 소장은 “프랑스는 정식부부보다 혼외출생에 대한 지원·혜택이 더 잘돼 있다.”면서 “그래서 결혼보다 동거가 급증하는 부작용이 초래됐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아동부양비와 양육수당, 교육유지수당 등 다양한 형태의 보조금과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다. 미혼모들에게 주택·건강·부모교육·고용훈련 등을 제공하는 슈어스타트(Sure Start)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독일도 최저생계비·부모수당을 지급하며 모성보호법 등에 근거해 10대 미혼모의 교육권까지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 조은지·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권익위 수장 공석… 김영란法 좌초?

    권익위 수장 공석… 김영란法 좌초?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남편 강지원 변호사의 대선 출마 선언을 사유로 돌연 사의를 표명한 4일 권익위는 온종일 술렁거렸다. 권익위는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김 위원장이 4일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퇴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거판에 끼어들 생각 추호도 없다” 주위에 한마디 예고 없이 전격 사퇴를 선언한 김 위원장은 이날 국무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은 채 간부회의를 주재하며 집안 추스르기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남편의 대선 출마를 많이 말렸으나 끝내 뜻을 꺾을 수가 없었다.”며 “앞으로도 내가 선거판에 끼어들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안사람으로서 공직 현장에 머무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판단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자가 이해관계에 얽혀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실행에 옮겼다는 해설이 지배적이다. 하루아침에 수장을 잃게 된 권익위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조직의 명운이 달린 민감한 시기여서 당혹감은 더하다. 한 내부 관계자는 “새 정권이 정부조직을 손질하는 과정에서 통폐합이 점쳐지는 대표적인 부처가 권익위”라며 “이런 미묘한 시점에 바람막이가 될 위원장이 없다면 난감한 일 아니냐.”고 말했다. ●“조직 명운 달린 시기”… 직원들 ‘당혹’ 현 정부 들어 권익위의 존재감을 가장 확실히 알린 일명 ‘김영란법’(부정 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해 있다. 공무원이 대가성 없는 금품을 받더라도 형사 처벌이 가능하도록 한 ‘김영란법’은 김 위원장의 재임 기간 최대 역점 사업으로 1년 넘게 표류하다 지난달 말 가까스로 입법 예고된 법안이다. “가뜩이나 공직사회의 ‘안티’가 심한 법안이었는데 법안 마련에 앞장섰던 당사자가 빠진 상황에서 국회 통과가 순탄할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후일을 대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불만까지 터뜨린다. 한 인사는 “실무 행정 경험에다 청렴한 이미지로 사퇴까지 했으니 다음 정권에서 다시 입각할 가능성도 높지 않겠냐.”고 말했다. ●당분간 부위원장 대행 체제로 갈 듯 이유야 어찌 됐건 조직의 수장이 툭하면 공석이 된다는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도 대외적으로는 부담이다. 전직 이재오 위원장이 특임장관으로 옮겨 갔을 때도 6개월이나 위원장 자리가 비어 있었다. 권익위 안팎에서는 새 정권이 들어설 때까지 또 수장이 없을 게 아니냐고 설왕설래한다. 현 정권의 임기가 몇 달 남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가 무리하게 후임을 인선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들이다. 후임 인선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내부 사정을 모르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와 봤자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사의를 받아들이면 당분간 권익위는 박재영 부위원장 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권익위원장에 부임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정치판 흙탕물 청소하고 죽겠다” 강지원 변호사 대선출마 선언

    “정치판 흙탕물 청소하고 죽겠다” 강지원 변호사 대선출마 선언

    ‘청소년 지킴이’로 널리 알려진 강지원 변호사가 4일 올 연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강 변호사는 오후 동영상을 통해 “제18대 대선에 한국 최초의 매니페스토(정책중심선거) 후보로 출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7년 동안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를 맡아 정치 개혁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해 왔지만 욕설 선거, 흑색 비방 선거, 돈 봉투 선거, 편법 조직 선거, 지역감정 선거가 여전하다.”면서 “정책 중심 선거운동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변에서 ‘왜 흙탕물에 들어가려 하느냐’고 말렸지만 이 나라 정치판의 흙탕물을 깨끗하게 청소해 놓고 죽어야겠다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다.”면서 “국가와 민생을 개혁하기 위해 준비된 정책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변호사는 행정고시(12회) 합격 후 5년 남짓 옛 재무부 등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사법시험(18회)에 수석 합격한 뒤 검사로 재직했다. 이어 1989년 서울보호관찰소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청소년 선도에 앞장섰다. 1997∼2000년 청소년보호위원장을 지냈으며 2002년 검찰을 떠난 뒤에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와 자살예방대책추진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사회 활동을 펼쳐 왔다. 한편 강 변호사의 부인인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어제(3일) 김황식 국무총리를 만나 오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남편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공직을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돈 없어도 축구 된다 헝그리 경남이 그 증거

    지난 시즌 지휘봉을 잡자마자 시민구단의 한계에 부딪히며 절망했다. 특히 6월 말 전임 대표이사가 물러나면서 구단에 먹구름이 끼었다. 대통령 후보 경선 참여를 이유로 도지사가 물러나면서 구단 이사회는 표류하기 시작했다. ●돈줄 빈약한 시민구단 유일하게 그룹A 설상가상으로 최대 스폰서였던 STX가 후원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도에선 재정난을 해소한다며 모든 직원과 코칭스태프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압박했다. 지난달 11일에는 임원을 대폭 줄이고 2군 해체를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26일 광주와의 프로축구 K리그 30라운드를 2-1 역전승으로 이끌며 8위를 차지, 스플릿시스템의 상위그룹(그룹 A)에 잔류하게 된 경남과 최진한 감독 얘기다. 최 감독은 경기 뒤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기는 것만 생각했다. 다른 구장 결과는 개의치 않았다.”며 “30라운드를 앞두고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최 감독은 0-1로 뒤진 상황에서 후반 고재성과 최현연을 교체 투입했는데 둘이 나란히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려 팀을 벼랑에서 건져냈다. 기막힌 용병술이었다. 그는 어수선한 구단 분위기에 휩쓸려 사직서를 내려 했으나 자신을 믿고 따르는 선수들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경기 전 그는 “그룹 A와 B는 노는 물이 다르다. 우리의 가치를 높이려면 그룹 A로 가야 한다.”고 독려했다고 한다. ●최 감독 “우리 가치는 우리가 만든다” 결승골의 주인공 최현연도 최 감독이 재기시켰다. 제주-포항을 거치며 기량을 인정받은 최현연은 지난해 디스크가 돌출돼 수술하면서 선수생활을 접을 뻔했다. 그때 흔들리는 그를 붙잡은 사람이 최 감독. 최현연은 “마음의 빚을 어느 정도 갚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구단이 뒤숭숭한 상황에서도 경남은 지난 2008년 이후 4년 만에 수원을 꺾고 FA컵 4강에 진출하는 기쁨에 이어 시민구단으로서 유일하게 그룹 A에 들어갔다. 흔들리지 않는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 감독은 “우리의 가치는 우리가 만든다.”고 되뇌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공직열전 2012] 법무부 (중)대검 고위간부·고검장

    [공직열전 2012] 법무부 (중)대검 고위간부·고검장

    대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이기는 하지만 행정부 사정기관의 정점에 존재하는 막강한 기구다. 수사와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을 총괄하기 때문이다. 실제 수사는 일선 지검에서 하지만 전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방향을 이끄는 것은 대검이다. 더불어 특수수사의 정점인 중앙수사부가 있어 세상을 들썩이게 하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여기에서 처리된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전임자들과 비교하면 외형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그 바탕에 뛰어난 조직 장악력이 있다. 취임 이후 주말마다 간부들을 출근시켜 회의를 주재하며 자기 컬러를 드러냈다. 검찰문화 개선을 강조하며 내부 개혁을 독려한 점을 가장 우선해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별수사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 총장이지만 가까이에서 그를 보좌하는 사람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특수통’들이다. 집권 후반기를 관리할 사정기관의 핵심들이다. 채동욱 차장검사 이하 대검 수사라인의 검찰 간부들은 2006년 ‘현대차 수사’ 당시 대검 중수부 체제와 비슷하다. 채 차장검사는 수사검사 시절 저돌적인 업무 스타일로 유명했다. 수사와 관련해 강성 발언도 서슴없이 쏟아내 주목받았다. 고등학교 때 만난 아내와 아직도 전셋집에서 사는 등 소박한 생활로 대검 안팎의 신망이 높다. 현대차 수사 당시 대검 수사기획관이었던 채 차장검사와 손을 맞춘 인물 중 한 명이 당시 중수1과장이었던 최재경 중수부장이다. 실력파 특수부 검사들이 투입된 현대차 수사였지만 실제 수사는 최 중수부장과 여환섭 현 중수1과장이 도맡아 했다는 평이 있을 정도다. 최 중수부장은 주요 특수사건들을 처리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검사들은 법무부 요직들을 거치면서 다져온 그의 기획력과 판단력, 뚝심 등을 더 높이 평가한다. 양복 주머니에는 늘 ‘사직서’를 넣고 다니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원칙주의자인지 보여 준다.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검찰총장과 대검 차장에 이은 서열 3위의 자리다. 정인창 기조부장은 ‘정중동’의 업무스타일로 일선 지검에서 오랜 수사 경력을 거쳤다. 서울남부지청(현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한 2000년 여당 인사인 김수일 영등포구청장의 뇌물 혐의를 수사하다 그 다음 인사에서 좌천되기도 했다. 당시 온갖 외압에도 끝까지 수사를 강행해 동료 검사들의 지지를 받았다. 임정혁 공안부장은 수사검사 시절부터 ‘일복’이 많다는 평을 들었다. 현재도 여야를 막론한 굵직한 공안수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한명관 형사부장은 끊임없이 일을 만들어내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형사부장으로 오자마자 성폭력 대책 관련 유관기관 회의를 곧바로 소집하는 등 현안을 읽는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공판 중심주의 강화와 일선 지검에 대한 감찰기능 확대 등으로 고검의 역할은 중요해지고 있다. 한 총장은 지난 검찰 인사에서 대검 주요 간부뿐만 아니라 고검장들을 모두 유임시켰다. 고검의 역할 강화라는 과제를 임기 마지막까지 마무리해 달라는 주문이다. 안창호 서울고검장은 대검 공안기획관을 지내며 선거 범죄의 경중에 따른 구속 기준 등을 정비한 점이 높게 평가받는다. 선거사범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 지금은 일반화된 선거자금 추적 수사도 공안기획관 시절 그의 작품으로 불린다. 전임 대검 중수부장인 김홍일 부산고검장은 굵직한 특수·강력 사건으로 이름을 알렸다. 별명이 ‘장군님’인 그는 무게감 있는 외모처럼 수사 상황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기로 유명하지만 후배들에게는 따뜻한 인간미와 리더십으로 신뢰가 높다. 소병철 대구고검장은 검찰 내부에서는 호남을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평검사들은 상사로부터 “검사를 하려면 소병철처럼 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모범적인 검사상으로 꼽힌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주폭’ 현직 부장판사 사표 수리

    대법원은 23일 술집에서 술에 취해 옆에 있던 손님을 폭행하고 기물을 부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대전지법 A(46)부장판사가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A부장판사는 25일자로 면직된다. 대법원 측은 “해당 사건은 판사 직무와 관련된 위법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징계 절차 없이 의원 면직을 허용할 수 있다.”면서 “법원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오후 11시 50분쯤 충북 청주시 용암동의 한 술집에서 가족들과 술을 마시던 중 시비가 붙어 손님과 몸싸움을 하고 의자 등 기물을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한국수력원자력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수출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대대적인 조직문화 쇄신뿐만 아니라 납품제도 개선, 감사기능 강화 등 다각적인 혁신 노력에 들어간 것이다. 먼저 안전성과 이용률, 효율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원전 운영 목표와 지표를 설정했다. 비상상황 대처 시스템 등 매뉴얼 개발과 원전 점검, 본부와 현장의 소통 강화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또 무리한 원전이용률 목표를 없애고 연속무고장 운전과 연계한 포상과 기념제도 등도 폐지한다. 즉 안전에 최우선을 두겠다는 의지다. 또 한수원은 최근의 납품 비리사건 등이 발생한 점을 감안, 조직문화 쇄신과 임직원 의식개혁 운동에도 앞장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차장급 이상 간부 2900여명이 ‘청렴 사직서’를 냈다. 따라서 단 한번의 비리로도 해임이 가능해진 셈이다. 또 호기당 60여명에 이르는 원전 운전원을 대상으로 주기적 인성검사와 외부 전문기관 컨설팅을 통한 조직문화 개선 등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안전문화 전담조직을 신설, 운영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내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문화평가를 받을 계획도 세워 놓았다. 이와 함께 조직 단위별로 의식개혁 캠페인을 선정하는 한편 전문교육과 전문가 코칭교육 등도 실시키로 했다. 한수원은 순환보직 확대와 외부인재 영입을 통한 조직 건전성 강화 활동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김균섭 한수원 사장은 “한수원이 폐쇄적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능동적이고 개방적인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인사 시스템 도입과 외부 전문가 영입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더러워 못살겠다” 4년간 안씻은 남편에 이혼소송

    타이완의 한 여성이 4년간 씻지 않은 남편을 참다못해 이혼 소송을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중신망 등 현지 언론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타이완시에 사는 야오(姚)씨는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11년 전 갑자기 재직하던 학교에 사직서를 내고 줄곧 일을 나가지 않고 있다. 집안 경제를 홀로 책임져 온 야오씨의 아내는 생활고로 힘들어하다 몇 년 전부터 생긴 남편의 ‘더러운 버릇’을 참지 못해 결국 소송을 걸었다. 아내의 주장에 따르면, 남편은 몸을 씻거나 옷을 갈아입는 것을 매우 싫어하며 청결하지 못해 무좀이 생긴 후에도 병원치료를 받지 않았다. 온 몸에서 악취가 나도 씻는 것을 거부한 남편과 실랑이를 벌여 온 아내는 결국 우울증이 생겼고, 더 이상 함께 살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아내는 재판에서 “남편은 박사학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11년 동안 일을 하지 않았으며, 수 년간 무좀 등 각종 질병을 치료받지 않아 나의 건강까지 위협했다.”면서 “약을 사다 줘도 도리어 화를 내거나 욕을 하기 일쑤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4년간 한 번도 샤워를 하지 않았고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그의 몸에서 나는 악취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야오씨는 20년 전부터 병원을 전전하며 무좀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아내에게 화를 내거나 욕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가정을 돌보는데 소홀하고 잘 씻지 않은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씻지 않거나 옷을 잘 갈아입지 않는 등 불결한 정도는 아내의 주장만큼 심하지 않다고 항변했다. 법원 측은 “남편이 고학력자임에도 불구하고 가정 경제를 책임지지 않은 점, 불결한 상태로 딸과 아내에게 수 년 간 정신적 고통을 준 점 등을 고려해 아내의 이혼 신청은 법적으로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간부들은 ‘원전 비리’ 사장은 고개숙여 사과

    ■檢, 돈 받은 22명 구속기소 고리발전소 기계팀 전원 수뢰 원자력발전소 납품비리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산하 발전소는 물론 본사 고위직까지 연루된 구조적 비리사건으로 확인됐다. 한수원 본사 처장급 고위간부 2명을 포함한 간부 22명이 뇌물수수로 한꺼번에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울산지검 특수부(부장 김관정)는 10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한수원 경영관리본부 김모(55·1급) 관리처장, 경영지원센터 이모(52·1급) 처장 등 본사간부 6명과 지역원전 간부 16명 등 모두 22명의 한수원 간부를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로비스트 윤모(56)씨와 납품업체 대표 차모(52)씨 등 9명은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 처장은 본사 감사실장으로 근무하던 2010년 11월 등 두 차례에 걸쳐 납품업체 등록과 수주 편의제공 명목으로 7000만원을 받았고, 이 처장도 납품업체로부터 1700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김 처장은 한수원 납품업체 B사(코스닥 상장업체)의 주식을 2008년 10월 주당 2900원에 매수, 1년 뒤 3700원에 팔아 약 7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구속된 지역원전 간부 16명 가운데 고리원전 2발전소 박모(52) 과장은 자재납품과 관련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4억 5000만원을 수수해 가장 많은 액수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 직원 23명이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받아 챙긴 뇌물은 22억 2700만원 상당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리2발전소 기술실 산하 기계팀은 5명인 팀원 모두가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 수사과정에서 동료직원이 자살했는데도 업체들로부터 태연히 돈을 받은 직원이 고리원전 등에 7명이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비리 적발땐 즉시 해임키로 간부전원 ‘청렴사직서’ 제출 한국수력원자력 차장급 이상 직원들이 비리가 적발되면 사직한다는 ‘청렴사직서’를 제출했다. 김균섭 한수원 사장은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울산지검이 발표한 납품비리 수사 결과에 대해 “임직원 모두 국민 앞에 엎드려 사과드린다.”며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강도 높은 경영 쇄신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이 이날 발표한 쇄신안에 따르면 한수원의 모든 간부 직원은 부패 근절 차원에서 청렴사직서를 제출하고 비리가 적발되면 사유나 금액과 무관하게 즉시 해임된다. 원전 업무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원전 본부장을 사내외 공모를 통해 선임하고 필요한 부문에는 외부 전문가도 영입하기로 했으며, 토착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사규를 개정해 동일 사업소 장기 근무자에 대한 순환보직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고리 1호기 정전사건 은폐 및 납품비리 사건 당사자 이외에 상급자에 대해서도 추가로 인사조치를 단행할 방침이다. 원전 운영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을 망라하는 ‘국민참여 혁신위원단’을 구성해 원전의 주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소통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 소통참여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수원의 관리·감독기관인 지식경제부도 이날 수사 결과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원전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및 원전 안전성 강화 등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지경부는 현재 보직 해임 중인 검찰 기소대상자 전원을 신속하게 해임하고 형사처벌 대상 외에 검찰이 기관통보한 비위행위자 12명에 대해서도 즉시 보직 해임한 뒤 사안별로 가장 엄격한 징계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용인도시公 사장 돌연 사직에 ‘술렁’

    경기 용인도시공사 최광수(57) 사장이 취임 1년여 만에 갑자기 사직서를 내 배경에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용인시와 용인도시공사에 따르면 최 사장은 지난 14일 개인적인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시는 이튿날인 15일 사표를 수리했다. 주위에서는 최 사장이 지난 6월 취임해 아직 임기가 2년이나 남은 데다 취임 당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자격 문제까지 참아가며 어렵게 맡은 자리를 임기 전에 내놓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최 사장은 취임과 관련 대기업 임원 경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을 받는 통에 법적 공방까지 벌였다. 특히 시에서 용인도시공사가 진행 중인 덕성산업단지 사업자 선정 과정과 역북지구 개발 과정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최 사장의 사임과 맞물려 궁금증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재 덕성산업단지는 처인구 덕성리 417-1 일원 138만여㎡ 일대에 추진 중이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던 ㈜S개발 컨소시엄 측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업 진행에 빨간불을 켠 상태다. 더군다나 역북지구사업도 공동주택 용지매각 계약 자체가 지지부진한 데다 토지 보상을 위해 1900억원의 빚까지 낸 상황에서 이자 부담만 증가하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최 사장이 시 감사와 개발사업 부진에 부담을 느껴 사표를 제출한 것 아니냐는 추측과 더불어 덕성산업단지 개발과 관련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 의혹이 제기돼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의혹마저 불거지고 있다. 시 김홍동 감사담당관은 “현재 사업 부진에 대한 전체적인 시스템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혜 의혹 등 비리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조사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사설] 나성린·박혜자 의원 교수직 사임 본받아라

    새누리당의 나성린·민주통합당의 박혜자 의원이 의정 생활에 전념하기 위해 교수직을 내놓았다.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출신인 나 의원은 지난 4월 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해 지난달 말 수리됐다. 호남대 행정학과 교수였던 박 의원도 지난달 말 사직서를 제출했다. 재선이 된 나 의원은 오랜 기간 학교를 비우는 것이 좋지 않아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하면서 의원직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의원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보다 열심히 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의원과 교수 겸직에 대한 사회 분위기도 과거처럼 너그럽지 않다.”고 말했다. 선거 때마다 교수직을 유지한 채 출마했다가 학교로 돌아가는 이른바 ‘폴리페서’들에 대한 논란이 계속돼 온 상황에서 두 의원의 선택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19대 국회에 진출한 교수 출신 의원은 모두 17명이다.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국민은 주목하게 될 것이다. 나성린·박혜자 의원의 선택을 본받아야 할 의원들은 교수 출신뿐만이 아니다. 다른 겸직 의원들 모두가 해당된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 따르면 18대 국회에서는 전체 의원 가운데 무려 42.8%인 127명이 겸직을 했다고 한다. 18대 국회는 국민의 75%가 잘못했다는 평가를 내린 ‘최악의 국회’로 기록되고 있다. 절반 가까운 국회의원이 다른 직업을 병행하고 있었으니 의정 활동에 소홀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의원이 겸직하는 대표적인 직업은 변호사다. 18대 국회에서는 59명의 의원이 변호사를 겸직했고, 그 가운데 40명은 수임료로 수입을 올렸다. 19대 국회의 법조인 출신 의원은 42명이다.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국민은 주목할 것이다. 또 그동안 겸직이 허용돼 온 의사와 약사, 관세사, 변리사 등 전문직과 사외이사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직업의 겸직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 전력업체에 정보 빼주고… 월급받듯 뇌물받아

    전력 업체에 내부 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월급형태의 뇌물을 받거나 외상 술값을 지불하도록 하는 등 비리를 저질러 온 한국전력 임원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31일 업체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29일 한전 1급 처장 2명을 불구속하고, 2급 부장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전 한전 설비진단센터장인 지모(57·1급 처장)씨는 전력 업체인 A사에 대해 수의 계약으로 초음파 진단기를 구입하는 대가로 4000만∼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전 한전 본사 기업수출지원팀장인 선모(54·1급 처장)씨는 201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A사의 초음파 진단기를 해외에 수출할 수 있도록 홍보해 주고, 사례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 한전 서울본부 배전운영팀장인 최모(48·2급 부장)씨는 한전과 공동으로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도와주고 최근까지 A사로부터 매월 150만∼2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밖에 한전 서울 동부지사 배전관리팀장인 이모(50·2급 부장)씨는 초음파 진단 용역을 발주해 주고, 한전 내부의 각종 정보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매월 약 100만원씩 합계 3500만∼4000만원을 수수했으며, 외상 술값과 명절 선물비도 대신 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사설] 거액 포커판 벌인 스님은 도대체 뭔가

    비승비속(非僧非俗)이다. 스님도 속인도 아니다. 먹물옷을 입었지만 속세의 화려한 옷과 무엇이 다른가. 삭발을 한들 무엇하나. 그들의 머리에는 끊임없이 무명(無明)의 풀이 자라나고 있지 않은가.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8명이 거액 포커도박판을 벌인 사건이 온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전남 장성 백양사 방장스님 49재 전날 인근 호텔에서 밤샘 도박판을 벌였다고 한다. 종단 내 반대파에 의해 계획적으로 촬영된 동영상에 의해 불거졌다고 한다. 그야말로 시정잡배 수준의 저질 행태다. 최악의 불교계 추문으로 기록될 만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은 집행부 간부들이 일괄 사직서를 내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들은 즉각 소환조사해 종헌종법에 따라 엄벌하라.”고 지시했다. 성직자에 대한 일반의 기대수준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비상한 해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문제의 당사자들을 처벌하고 총무원 스님 몇몇의 사표를 받는 선에서 끝낼 일이 아니다. 지금 불교계에 필요한 건 그런 대증요법식 처방이 아니다. 고질화된 파벌과 불신의 뿌리를 도려내는 ‘원인요법’으로 다스려도 오히려 부족할 판이다. 속인보다 더 속인 같은 일부 스님들의 행태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 그래도 많은 이들은 불교계의 자정능력을 믿는다. 조계종 집행부도 ‘자정과 쇄신’을 종단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자체 정화운동을 더욱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자격미달 스님들을 처리하는 일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28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는 ‘진아’(眞我)를 찾을 것을 당부했다. 중생을 구제하기에 앞서 스님들부터 참나를 찾으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불교계의 뼛속 깊은 자정을 기대한다.
  • 사르코지, 변호사 복귀?

    57세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전직이 되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그가 빌 클린턴(65) 전 미국 대통령이나 토니 블레어(59) 전 영국 총리처럼 대외 활동을 이어갈까? 사르코지의 친구들은 그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본업인 변호사로 법조계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르코지는 9일(현지시간) 마지막 각료 회의를 주재하며 차기 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고 유럽1라디오방송이 보도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10일 각료들의 사직서를 사르코지에게 제출했다. 사직서는 16일 프랑수아 올랑드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발효된다. 앞서 사르코지는 7일 열린 대중운동연합(UMP) 간부회의에서 “다음 달 10일과 17일 실시되는 두 차례 선거에 입후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스로 정치 복귀의 뒷문을 닫았다. 사르코지는 그동안 “정치를 그만두면 돈을 벌겠다.”고 말해 왔다. 이에 따라 블레어나 클린턴처럼 수백만 달러짜리 강사나 국제 문제 해결사로 나설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그의 영어 실력이 걸림돌이다. 한번 강의로 25만 파운드(46억원) 이상을 받는 강연자가 되기에는 영어가 발목을 잡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사르코지는 재산법을 전문으로 하는 파리의 로펌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르코지의 친구이자 정치 자문위원인 프랑크 루브리제는 르파리지앵에 “사르코지는 변호사이며 법률회사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모델 출신인 부인 카를라 브루니(44)는 올 크리스마스쯤 새 앨범을 발표하고 가수 활동을 재개할 전망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뾰족 金… “MB, 공공 리더십 실패…권력 사유화로 부패”

    뾰족 金… “MB, 공공 리더십 실패…권력 사유화로 부패”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공공의 리더십’을 보여 주는 데 실패했다며 현 정부와 각을 세웠다. 김 지사는 1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 집권 초기에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 친·인척이 권력 핵심부에 많이 포진함으로써 권력이 사유화되고 농단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비리와 부패가 심해졌다.”면서 “인사와 권력, 권한 행사가 마치 사유물처럼 돼 버린 것이 가장 중요한 비리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어 “각 부처 장관과 산하기관에서도 이 대통령 재임 기간에 매우 편중되고 폐쇄적인 인사가 있었다.”면서 “이 대통령이 ‘퍼블릭 리더십’에 익숙하지 않은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도 “당내 권력이 사유화되고 1인 지배체제가 됐다.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앞서 김 지사 측에서는 박 위원장에 대한 차별화 전략과 비하의 표현을 담은 문건이 또 발견돼 논란이 됐다. 지난 30일 도 보좌관실 소속 이모 언론특보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에는 “쇼윈도에 전시된 마네킹 같은 사람”, “시집도 안 가본 여자가 뭘 안다고….” 등 박 위원장을 비하하는 표현이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공무원 중에 저를 도와 주는 언론 보좌관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출마 선언 시기와 맞물려 문제가 된 것”이라면서 “대선후보로 활동할 수 없는 모순을 해결해 줘야 하는데 현행 제도하에서는 진퇴양난”이라고 했다. 문제가 된 언론특보와 정책보좌관 2명은 문건이 공개된 직후 사직서를 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논문표절’ 문대성 동아대에 사직서 제출

    ‘논문표절’ 문대성 동아대에 사직서 제출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인 문대성(부산 사하갑·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 국회의원 당선자가 최근 자신이 몸담고 있는 동아대 측에 사직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동아대 측에 따르면 문 당선자는 지난 27일 대학본부 측에 사직서를 전달했다. 동아대는 지난 26일부터 문 당선자의 논문 표절 시비와 관련해 실태조사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문 당선자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한 국민대는 지난 20일 자체 연구윤리위원회 예비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해당 논문을 ‘표절’로 인정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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