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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개조론」의 표와 이(일본 「21세기 야망」:2)

    ◎「보통국가」 내세운 군사대국화 집념/“군 없는 경제력은 허상” 자위대 위헌론 종식/“「평화헌법의 구속」 벗어나자” 민족주의 대두/“힘 있을때 밝으로 뻗어야”… 섬나라 본색 드러내 일본의 21세기 구상.대학에서 첨단 과학·기술연구소에서, 정치판에서 열띤 논쟁으로 때로는 은밀한 전략으로 논의되고 있는 21세기 일본개조론.일본은 21세기를 앉아서 기다리지 않는다.경제신화로 세계정상에 올라서며 민족주의적 주체성과 자신감을 되찾은 새로운 일본은 21세기로 다가가 이를 자신들의 세기로 만들겠다는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국가개조론은 밖으로는 냉전의 종언이라는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과 안으로는 38년간의 자민당 일당지배가 막을 내린 중대한 정치적 전환기를 맞아 활발해졌다.세계사 변화에 대응,새로운 일본을 만들어야한다는 대합창이다.그 대표적인 일본개조 구상이 주목받는 뉴리더 오자와 이치로 신진당 간사장의 「보통국가론」이다.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하지 않으면 안될 일본이 안전보장을 국제공헌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안전보장면에서도 오늘의 일본에 어울리는 국제공헌을 할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오자와가 그의 저서 「일본개조계획」에서 말하는 보통국가론이다.일본도 평화헌법의 구속에서 벗어나 국익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군사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논리다.경제력뿐만이 아니라 군사력도 외교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변화하는 일본의 실체다. 그러나 국가개조론은 오자와의 전유물만은 아니다.「일본개조계획」은 그의 이름으로 발간됐지만 오자와는 서문에서 각 부문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책이 완성됐음을 밝히고 있다.보통국가는 많은 지식인·전문가들이 그리는 21세기 일본의 새로운 모습인 것이다.「일본개조계획」은 더욱이 정치서적은 팔리지 않는다는 출판계의 불문율을 깨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일반국민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일본서점에서는 그밖에도 「책임있는 변혁」,「21세기비전 일본의 개혁」,「하이테크국가 일본의 선택」등 일본의 대변혁을 역설하는 많은 책들이팔려나가고 있다. 일본개조론은 93년8월 자민당정권이 무너지고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의 연립정권이 들어서면서 일본열도의 거대한 흐름으로 나타났다.일본은 마치 국가개조라는 거대한 용광로로 빨려들어가는 듯했다.그러나 지금은 잠시 숨을 돌리고 있다.오자와가 창출해낸 연립정권이 무너지고 지난해 6월 자민·사회당 연립정권이 등장하면서 보통국가를 지향하는 국가개조론은 잠시 잠복하고 있다.평화주의를 강조하는 사회당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위원장이 총리가 되고 「작은 일본」을 지향하는 고노 요헤이 자민당총재가 외상을 맡게 되자 일본은 마치 평화주의 유토피아로 회귀하는 듯하다.일본내에는 실제로 자위대가 해외에서 피를 흘리는 것보다는 「1국 평화주의」에 안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게 현실이다. 그러나 무라야마 총리의 등장은 일본내에서 가장 강력한 평화주의 집단인 사회당의 몰락을 역설적으로 예고하고 있다.사회당은 학교에서 국가를 부르거나 국기에 대한 경례조차도 군국주의 망령의 부활이라고 강력히 반대했었다.그러나 무라야마 위원장은 총리가 되자 그토록 반대하던 자위대 존재에 대해서도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사회당은 전후 반세기 동안 맡아온 평화주의 지향의 역사적 임무를 마치고 이제 역사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다. 『평화주의는 일본을 약하게 만들었다』 국가개조의 이론 제공자인 지식인들과 변혁의 선두에 선 정치인들은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다.그러나 전후 일본의 시대적 흐름이었던 평화주의에도 그 밑바닥에는 민족주의가 면면히 흘러오고 있었다.평화주의와 「군사력 없는 경제발전」 모델은 일본의 궁극적인 국가 목표가 아니라 시대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에 지나지 않았다. 군사력 없는 경제발전 모델을 선택한 요시다 시게루 총리는 그의 저서 「세계와 일본」에서 『당시 일본이 재무장하는 것은 경제적·사회적·사상적으로도 불가능했다.그러나 국가의 안보를 언제까지라도 외국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전후 일본이 경제부흥에 에너지를 집중투자하는 전략을 선택했듯이 전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세계에 퍼져있는 경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국가전략으로 대전환하고 있다.냉전후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민족분쟁은 일본 안보와 자원 확보및 시장 접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뉴리더들의 공통된 현실인식이다. 뉴리더들은 그러나 밖으로만 눈을 돌리는 것은 아니다.그들은 내부개혁도 병행하고 있다.자민당 장기집권아래 구축된 관·민협조체제의 이른바 「일본주식회사」의 부정적인 면을 개조하고 있는 것이다.생산자 중심의 관·민협조체제는 냉전시대에는 매우 유효한 냉전대응형 구조였다.그러나 막대한 무역흑자를 가져온 관·민협조체제는 냉전이 끝나고 경제가 세계질서의 중심이 되면서 일본 폐쇄성의 상징으로 미국을 비롯한 무역적자국으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철저한 실용주의자들인 뉴리더들은 미국등과의 더이상의 마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 좀더 열린 「일본주식회사」를 지향하는 몸짓을 하고 있다.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내부개혁은 더욱 강력한 세계전략을 위한 준비라 할 수 있다.일본은 힘이 있을 때마다 밖으로 눈을 돌렸음을 역사는 증언하고 있다.일본의 외부지향 움직임은 미국이 경제적 자신감 상실로 국내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일본은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관계를 중시하고 있지만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뉴리더들은 미국을 지원하는 지금까지의 「2차적 역할」에 만족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한 뉴리더들이 그리는 일본 개조의 완결편은 21세기 대국이다.국가개조는 일본이 아직은 강대국의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새로운 일본은 급변하는 세계변화에 대응할수 있는 기동력 있는 국가건설를 지향하고 있다.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일본은 21세기 어느때 아시아에서 중국의 가장 중요한 대항세력이 될지 모른다.그때 일본은 오자와가 구상하고 있는 보통국가가 될 것이다』라고 예측한다.일본의 보통국가는 군사대국으로 가는 길이다.
  • 새해를 근면성 복원의 해로(최택만 경제평론)

    외국언론이 한국인의 근면성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은 지난 89년부터로 기억된다.이해 9월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는 『한국 국민들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것 같다』고 보도한 바 있다.그 이후에도 한국인의 근면성 실종에 관한 외국언론 보도가 계속되었다. 최근에는 미국의 경영연구센터가 한국의 노동력평가순위가 지난 85년 세계 3위에서 94년 24위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이 순위는 우리국민의 근면성이 최근 10년간 얼마나 급격히 저하되어 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다.지난 77년만 해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 세상에서 제일 부지런한 사람은 일본인인데 이들을 오히려 게으르게 보이게끔 할 수 있는 국민은 한국인이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일하기 싫어하는 민족」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이른바 3D현상이 우리의 일터에 전염이 되면서 그 부지런했던 한국인은 지금 온데 간데가 없다.공장이나 사무실 어느 곳을 보아도 과거와 같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찾아 보기 힘들다.외국언론의 지적대로 우리가 좀 먹고 살게 되니까 일하기를 싫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 섬유업체의 기업주는 수출은 잘 안되고 노임은 올려주어야 하며 한편으로 금리부담이 늘고 있어 정상적으로 결산을 하면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실토했다.그런데도 상당수 기업들이 이익을 내고 있는 것처럼 연말결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회사의 결산 내용이 좋지 않으면 은행이 돈을 빌려 주지 않거나 금리를 올리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른바 분식결산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기업의 경우 경영진들이 주주들로부터 경영을 잘못했다고 질책을 받거나 자신들의 자리를 잃을 것을 두려워 하여 분식결산을 했고 이것이 쌓여 회사가 도산한 사례가 있었다.분식결산의 이유는 다르지만 우리기업들이 일부러 이익을 높여 결산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외형상으로는 회사가 번지르르하지만 속으로는 멍들고 있는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런 회사일수록 직원들의 자세가 흐트러져 있다.그들을 보면 외국언론이 지적한 대로 일하기를 싫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근면성을 잃어 버리고있다.자원이 부족하고 선진국에 비해 기술이 뒤져 있는 우리로서 성장의 유일한 원동력은 노동력이다.우리가 중진국 경제권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근로자들의 근면성과 숙련된 노동력 덕택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우리뿐 아니라 선진국에 진입한 일본도 마찬가지다.일본이 가진 진짜 자본은 은행금고에 쌓아둔 달러가 아니라 일본인들의 머리에 쌓아둔 지식과 근면,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이라고 소니사의 모리타 전회장은 그의 저서 「메이드 인 재팬」에서 강조하고 있다.그는 경제대국 일본발전의 원동력을 일에 대한 근로자들의 열정에서 찾고 있다.. 우리경제도 마찬가지다.우리경제가 뒷걸음을 치느냐,그렇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하느냐는 국민 각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특히 제조업 근로자의 근면성 여부는 국가경제 발전을 좌우하는 중요한 인자이다.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국가경제뿐이 아니고 우리 스스로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유일한 길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그의 자서전에서 『사람은 고용되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그는 일을행복의 근원으로 보았다.일을 성취욕구의 충족과 자아실현 수단으로 생각했다.일은 단순한 생계의 수단이 아니다.따라서 일을 싫어한다는 것은 일이 갖고 있는 그러한 궁극적인 목표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새해를 맞아 우리 스스로를 성찰해 보자.우리국민의 품성이 게으른가 반문해 보자.하버드 대학의 퍼킨스교수는 자기훈련에 대한 높은 가치부여,기강있는 근로자세,변화에 대한 높은 적응력,가정과 직장 및 조직체에 대한 충실성 등을 한국인의 특성으로 평가했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우리는 그런 자세와 의지를 갖고 있었다.과거 고도성장의 밑거름이 근면성이었고 세계화 또한 근면성이 주춧돌이 되어야 한다.한국은 동아시아의 문화권에 속하며 유교문화가 뿌리내려져 있다.유교문화에서 오는 사회적 경직성이나 전통적 방식에로의 집착 등은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유교문화에 따른 자기훈련이나 교육에 대한 높은 평가,특히 가정을 비롯한 직장이나 조직체 및 사회에 대한 충실성과 근면성은 경제발전을 촉진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충실성과 근면성은 바로 「한국인의 정신」이라 하겠다.올들어 우리가 되찾아야 할 것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충실성과 근면성이다.우리가 마음과 자세를 다시 가다듬으면 충실성과 근면성을 복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새해를 맞아 국민 모두가 한껏 힘을 모아 세계화의 초석인 근면성을 복원하는 운동을 벌였으면 한다.
  • 국민은 2천7백만주/내년 2월9∼10일 공매

    ◎예정가 서울신문에 공고 정부가 보유한 국민은행의 주식 2천7백72만1천5백46주(지분율 47.6%)가 내년 2월 9∼10일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일반에 매각된다. 입찰일 전 30일 동안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 가중평균 가격과 입찰일 전날의 종가 중에서 높은 가격을 매각 예정가격으로 정해 2월9일자 서울신문과 국민은행 점포에 공고한다.현재 주가는 구주가 주당 2만5천5백원,신주는 1만9천5백원이다. 재정경제원은 26일 이같은 내용의 국민은행 주식 매각방안을 마련,입찰 공고를 냈다. 외국인을 제외한 모든 법인과 개인이 입찰에 참가할 수 있으며,법인과 개인의 구분 없이 1인당(또는 1사당) 전체 매각 물량의 4%(1백10만8천주)까지 살 수 있다.기존 주주의 경우 현재 보유한 물량을 합해 은행법의 동일인 소유지분 한도(4%)를 넘을 수 없다. 수량의 경우 10주,금액은 1백원 단위로 신청해야 하며 입찰금액의 20%를 보증금으로 내야 한다.예정가격 이상을 써낸 응찰자 중 단가가 높은 순으로 낙찰자를 결정한다.최후 순위 응찰자가 2명 이상이면 소량 응찰자에 우선권을 주며,수량이 같을 경우 추첨한다. 낙찰자 명단은 2월15일자 서울신문에 공고하며 낙찰자는 15∼16일 대금을 내야 한다. 1차 입찰에서 유찰된 물량은 재입찰을 실시하며,재입찰에서도 안 팔린 물량은 우리사주조합과 연·기금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판다.
  • 발레리나 박인자(이세기의 인물탐구:65)

    ◎현란한 율동의 창작무대 쉼없이/82년 「백조의 호수」서 고난도 「푸에테」 24회 선보여/토슈즈 과감히 벗고 출연… 정통발레 변혁 시도/후진 양성하며 항상 공연주역… 내년 4월 「20년 기념작」 준비 박인자 84년 음악전문지 「객석」창간호는 발레리나 박인자를 발레계의 「비범」으로 꼽은 일이 있다.조동화·김영태·채희완등 무용평론가들의 추천이유는 이랬다. 『82년9월 「백조의 호수」3막중 오딜(흑조)에 도전한 박인자는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으로 눈이 부시도록 현란한 푸에테를 24회나 도는 저력을 보였다.83년5월 그가 춘 오데드 솔로 역시 에메랄드처럼 빛나는 무대였다.그후 쇼스타코비치의 「아다지오」와 「녹색의 변주곡」에서 그는 지체의 포물선을 감각적으로 금긋는 데 기여했다.개성이 돋보이는 박인자에게서 아직 노련미를 찾긴 어려우나 그의 작업은 신뢰감을 갖고 주시해도 좋을것 같다』는 요지였다. 한 다리로 서서 몸을 완전히 회전시키는 푸에테란 발레리나의 자존심이 걸린 고난도 테크닉의 하나다.최근에는 테크닉 발달로 이보다 긴 푸에테와 필루에트를 성공시키는 예가 흔히 있지만 10여년전만해도 그의 연속 푸에테는 무용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후 개인발표와 지방공연·춤작가 12인전·대한민국무용제등 각종 대형행사에서 박인자는 클래식과 네오클래시시즘 창작발레와 재즈발레에 이르기까지 변화되고 발전된 춤의 모습을 정열적으로 펼쳐왔다.91년 국립극장에 올려진 「레이몬다」가 「클래식의 격정과 정확성」을 갖춘 무대였다면 「불새」의 경우는 모리스 베자르의 단순화된 현대발레를 「스트라빈스키 음악의 역동성을 살려 힘있고 치밀한 원형무로 만든 수작」이었다. ○격있는 화려함 과시 지난해 가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 그의 「나비부인」은 긴 부드러운 의상속에서 물흐르듯 유연한 동작을 구사하여 『40대 무용가 중에서 포르드 브라(팔의 움직임)의 정지미를 이만큼 탄력적으로 과시한 발레리나는 드물다』는 평을 받았다.더구나 창작발레 「초록의 환상」에서 토슈즈를 활짝 벗고 산뜻하게 치솟는 도약은 무중력과 부력의 이미지를 꽂으면서발레는 그 「무엇」이 아니라 지속적인 훈련이고 기교이며 동시에 「격있는 화려함」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제시했다. 평론가들의 평이 아니더라도 박인자발레의 매력은 댄서의 묘기를 완벽하게 소화한 프로의식과 아름다움이 넘치는 무대의 회화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그리고 분홍신을 신은 것처럼 그는 신들린듯 무대를 선회하고 회전하면서 그가 춤추는 공간에 오색찬란한 빗살무늬를 뿌려나간다. 그의 발레는 60∼70년대 국립극장 무대에 올려진 정교한 클래식 발레와는 그 형식면에서 뚜렷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즉 그의 춤은 이지적이고 극적인 움직임과 육감적인 신선미를 잃지 않는다.이른바 무엇을 추어도 활기차고 선이 선명하며 창작력과 문학성이 뛰어나다.그는 춤출 뿐만 아니라 탁월한 발레조련사이자 매우 두뇌회전이 빠른 안무의 재구성자이고 「그래서 대학권에 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재목」이라고 평론가 김태원은 한탄해 마지않는다. 박인자의 유년의 기억은 햇빛처럼 밝고 순탄하기만 하다.서울 충무로에서 약국을 경영하던 박명근씨와 노오례여사의 6남매중 막내로 태어나 어릴 때는 피아노를 쳤고 금란여중에 다니면서 발레리나 서정자의 눈에 띄어 발레에 입문했다.1백62㎝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유연한 몸매를 타고난 그는 임성남 문하에서 본격적인 발레수업을 받았고 서울예고 2학년때인 69년부터 벌써 국립발레단 정기공연에 참가하여 스승·선배들의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 대학4년때인 74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지젤」솔로로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대상을 수상,신데렐라 탄생을 예고받은 그로서는 실은 더이상 아무것도 부러울 것이 없었다.그가 존경하는 선배 김혜식은 이 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았고 조승미 역시 은상에 머문 데 비한다면 그의 대상은 발레계의 모처럼의 경사이자 자랑이기도 했다.그러나 기쁨은 잠시,그를 아끼는 국립발레단의 임성남씨와 대학의 스승인 김정욱교수 사이에서 그는 프리마 발레리나냐,대학교수냐의 양갈래 길에서 무엇인가 선택하지 않으면 안되는 결정적인 순간을 맞게 되었다.전문 발레리나로 그를 키운 임성남씨는 당연히 국립발레단 입단을 권유했고 대학 발레의 향상을 걱정하던 원로 김정욱교수는 대학에서 발레를 가르치는 일도 공연 못지 않게 중요함을 누누이 역설해왔다.더구나 그는 4년동안 모교인 수도여사대(현세종대)에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처지였다. ○고민끝에 「대학」 선택 고민끝에 그는 결국 대학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김정욱교수의 뒤를 이어 대학에서 후배를 가르치면서 자신의 무대를 만들자고 생각했으나 박인자의 결정에 놀란 임성남씨는 『그러려면 대상수상을 되물리라』는 농담반 비슷한 격노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술가중의 어떤 사람들은 위대성을 타고나게 마련이지만 또 어떤 이들은 후천적으로 이를 획득한다.그러나 아무리 타고난 위대성이라도 갈고 닦지 않는다면 한낱 범용에 그치고 말 것이다』 우연이나 요행은 절대로 훌륭한 예술가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는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금도 「피나는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그는 미국·일본의 발레학교에 나가 다양한 테크닉을 연마하면서 발레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모든 룰들을 다시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그중에서 그에게 영향을 준 것은 윌리엄 포사이드와 모리스 베자르의 파격의 안무였다.특히 리옹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을 감시하기 위해 무대에 경비견까지 끌고 나온 것을 보고 그는 고질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맨발벗은 모습을 발레에 적용하는 과감한 용기를 보였다.타당성이 없이 누군가 고수하려는 것을 「누군가 깨야 한다」는 의지로 작품에 맞지 않으면 토슈즈나 튀튀 클래식 튀튀 로맨틱을 고집하지도 않았고 「나비부인」에서 창살에 비친 그림자춤이나 「피아노」에서의 파도와 달빛타기를 푸른 휘장으로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의 시도다. 박인자에겐 많은 장점이 있다.평상시의 그는 발레리나의 티는 물론 교수의 티도 내지 않는다.지젤의 분위기를 닮은 해맑은 싱그러움을 간직한 채 일상적인 대인관계를 원만하고 진지하게 풀어나간다.그가 모교를 떠나 발레전공이 없는 숙대 무용과로 옮겨간 것은 그가 지도한 후배들에게 교수자리 하나라도 내어주기 위한 배려였다.그의공연장에 장르를 초월한 수많은 무용인이 찾아들고 그의 춤을 격려하고 환호하는 것만 봐도 그의 후덕함을 엿볼 수 있다. ○무용과 음악을 분리 단지 자신의 올바른 주장은 남의 눈치를 보거나 주위를 의식치 않고 똑바로 관철시키는 주의다.문예진흥원 창작활성화 무용기금속에 음악파트가 포함된 것을 보고 무용과 음악을 따로 분리한 것도 그가 이룬 성과다.가족은 건축가인 부군 함정도(서울산업대교수)씨와의 사이에 1남(고교)1녀(여중). 우리의 본격적인 클래식 발레는 김정욱·임성남·홍정희에서 김학자·김혜식·조승미로 이어지고 이들은 대부분 대학에서 후배를 양성하거나,발레를 지도하거나 안무에 치중하는 시기다.대학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지금도 끊임없이 발레무대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박인자는 단연 현역의 톱에 틀림없다.그러나 육체를 매체로 하는 무용의 세계에서 무대예술가의 활동시한은 전보다 길어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꽃처럼 무섭게 시들어버리는 육체의 언어로 예술적 광채를 영속하기란 좀체로 쉽지 않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더더욱 인간의 영혼을 전율케 하는 「사색의 끝」에 치닫지 않고서는 모든 움직임은 무의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는 바람이나 파도나 봄을 맞는 대지의 꿈틀거림이 인간의 희비애락에 자연스럽게 접목되는 「마음의 춤」을 추구하는 시기다. 그래서 단순하게 허공중에 들어올린 팔 하나라도 가장 자연스러운 바람속의 흐름이기를 원하고 있다. 내년 4월3일 중앙국립극장 대극장무대에 올릴 「박인자발레 20년 대공연」을 앞두고 그는 겨울방학 시작과 함께 짙은 사색에 빠져 있다.그로서는 결국 몇 안되는 별중에서 끝까지 반짝이는 하나이고 싶은 것이다.그리고 그가 춤추고 지나간 자리에 언제까지나 긴 여운으로 불꽃 같은 극미의 항적이 남기를 스스로 기대하려는 것이다. □연보 ▲1953년 서울출생 ▲1966년부터 임성남 사사 ▲1969∼73년 국립발레단단원 ▲1971년 서울예고졸업 ▲1974년 동아무용콩쿠르 대상수상,ASTA총회참가 공연 ▲1975년 수도여사대(현 세종대)졸업 ▲1977년 동대학원 졸업,세종대강사,PATA총회참가 공연 ▲1979년 세종예술원창단 공연 ▲1980년 예무회창단 공연 ▲1982년 박인자발레,대한민국무용제·한국발레협회 창작발레공연 ▲1983년 박인자발레 공연 ▲1984년 일본 도쿄시티발레·아메리카발레센터연수,데이비드 하워드 발레스쿨 수학 ▲1985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환교수 ▲1986년 김정욱발레페스티벌 출연,86아시아문화예술축전 안무 ▲1987년 박인자발레 공연,숙대교수 ▲1988년 88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서울국제무용제·현대오페라단 「리골레토」중 「집시의 춤」안무 ▲1989년 박인자발레 공연(대구·서울),발레20 창단기념·임성남 발레45주년기념공연 안무·출연 ▲1990년 세종문화회관 분수대공연,중앙일보사주최「그랜드발레 페스티벌」안무 ▲1991년 박인자발레 공연(부산·서울),춤작가 12인전안무 출연,청룡영화제 오프닝 세레모니 「코러스라인」안무 ▲1993년 박인자 창작발레(창원·대구·여수) 「대지의 소리」「승천」「연습실에서」「해적 2인무」「팝을 위한 바리에이션」「나로부터 멀리」「고귀한 승리」「파키타」「불새」「나는 뭐드라?」「나비」「나비부인」「꼬리기르기」「가을저녁의 시」「피아노」등 다수 한양대 체육대 박사과정 한국발레협회및 한국무용학회 이사 국립발레단 자문위원 숙대무용과 교수
  • 코카콜라/아주서 가장 앞서가는 다국적기업

    ◎리뷰지/2년연속… 2위 모토롤라/한국­삼성전자,일­소니사 수위기업 코카 콜라사가 7점만점중 6.07점으로 2년 연속 아시아에서 가장 선도적인 다국적기업으로 선정됐으며,2위는 모토롤라사(5.91)가,3위는 맥도널드사(5.90)가 차지했다. 한국내에서 가장 선도적인 기업은 삼성전자가 7점 만점중 6.44점을 획득하며 1위를 차지했고,삼성물산(6.40)은 2위에,포항제철(6.36)은 3위에 랭크됐다. 일본에서는 소니사(6.10)가,대만에서는 대만플라스틱사(6.15)가,싱가포르에서는 싱가포르항공(6.52)이 자국내의 가장 선도적인 기업으로 선정됐다. 홍콩의 시사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는 지난해에 이어 2백개에 이르는 「아시아의 선도적인 기업들(ASIA’S LEADING COMPANIES)」을 조사해 2년 연속 발표했다. 이들 2백개 선도적인 기업에 대한 평가는 수입이나 이익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고급서비스와 상품을 비롯,▲대고객요구 반응 ▲장기적인 비전제시 ▲재정적 건전도 ▲타기업에의 모범도 등 5개 부분으로 나누어 실시됐다.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에서는 각각 3개사가 10대 선도적인 한국기업내에 포함됐다. ▲한국기업부문순위(괄호안 지난해):①삼성전자(2) 6.44 ②삼성물산(1)6.40 ③포항제철(3)6.36④현대자동차(4)6.21⑤현대건설(7)5.89⑥금성(5)5.82⑦ 삼성생명보험(12)5.78⑧대한항공(11)5·69⑨현대중공업(6)5.68⑩유공(8)5.62 ▲다국적기업부문순위(괄호안 지난해)=①코카 콜라(1)6.07②모토롤라(8)5.91③맥도널드(2)5·90④마이크로 소프트(17)
  • 주가 13P 급등/증시 규제완화설로

    증시 규제완화 조치설과 자금시장의 호전이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 올렸다. 22일 종합 주가지수는 전 날보다 13.34포인트가 급등한 1천40.2를 기록했다.거래량 4천5백46만주,거래대금은 9천5백65억원이었다. 전 날 자사주 매입 공시를 한 삼성전자가 가격제한 폭까지 오르고,한국이동통신·포철·금성사 등 대형 우량주가 상승세를 선도했.
  • 상장사 유상증자 전면 자율화/새해부터/「물량조절제」폐지

    ◎기업공개 요건도 크게 완화/증권관련 규제 17건 완화/재무부 내년 1월부터 금융기관을 제외한 모든 상장기업은 재무상태가 일정 요건을 갖추면 자유롭게 유상증자를 할 수 있도록 유상증자 물량조절 제도가 폐지된다.유상증자 및 기업공개 요건도 완화된다. 증권사의 부동산 취득,점포 신설,배당,무상증자 등 내부경영에 관한 제한도 풀린다.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외국 증권사의 국내지점에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중개업무가 허용된다. 재무부는 21일 증권관련 규제 17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증권업무 자율화 방안」을 마련,증권관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내년 1월3일(법개정 사항은 내년 초 임시국회 이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외환 및 자본 자유화로 자본의 국내외 이동이 빈번해질 것에 대비,국내 자본시장을 육성하고 증권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직·간접적인 각종 시장 규제를 사실상 전면 해제하는 것이다. 주요 내용은­. ◇상장사의 유상증자 전면 자율화=상장사협의회의 유상증자 물량조절 제도를 폐지한다.따라서 6백98개 상장사 가운데 금융기관 92개를 제외한 6백6개사는 요건만 맞으면 유상증자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지금은 중소기업과 제조업의 상장사만 물량조절을 받지 않는다. ◇유상증자 요건 완화=납입자본 이익률 및 경상이익률 5% 이상,전년도에 배당 실시 등의 기준을 삭제,전년도에 당기순이익이 있는 상장회사는 유상증자를 할 수 있다.건당 증자 한도도 2천억원(납입액 기준)에서 3천억원으로 커진다. ◇기업공개 요건 완화=전년도의 납입자본 이익률이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저이율 이상이고 최근 3년간의 납입자본 이익률 합계가 30% 이상이면 된다.지금은 전년도의 이익률은 정기예금 최고이율의 1.5배 이상,그 전 2년간은 최고이율 이상이어야 한다. ◇증권사 임직원의 주식 매매=현재는 증권저축과 우리사주·국민주·공모주만 청약할 수 있으나,앞으로는 우리사주 조합원간의 매매,실권주의 취득및 처분,주식연계 증권의 주식전환 및 처분도 할 수 있다. ◇증권사의 부동산 취득 한도=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취득비율이 자기자본 6백억원까지는50%,초과분은 20%에서 앞으로 자기자본 1천억원까지는 50%,초과분은 30%로 늘린다. ◇기타=증권사의 점포수가 20개 이상이면 연간 2개,20개 미만이면 연간 4개까지 점포를 신설할 수 있다.주주에 대한 배당한도를 당기순이익의 40%에서 1백%로 늘린다. 만기 5년 이상인 장기채권의 지급보증을 허용한다.해외 부동산구입,외국 법인에 대한 출자,해외 유가증권투자 등 증권사의 외화자산 투자한도가 자기자본의 20%에서 30%로 늘어난다. 24개 국내 증권사에만 허용된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중개업무가 외국 증권사의 국내 지점에도 허용된다.증권사의 부동산 및 외화자산 투자한도의 확대로 재무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정자산의 소유한도를 자기자본의 70%로 제한한다.
  • 이창호 패왕 상대는 누구/서봉수일까 유창혁일까

    ◎28일부터 「도전자 결정전 3번기」 성상 대격돌/서봉수/1천승 위업·조훈현 꺾고 “상승세”/유창혁/올 전적·승률서 우위… “기필코 승리” 「패왕 이창호의 상대는 누가 될까」.패왕전 도전자 자리를 놓고 「집념의 승부사」 서봉수(41)9단과 「일지매」 유창혁(27)6단이 결승에서 격돌하게 됐다. 서9단은 지난 17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서울신문사주최 전통의 제30기 패왕전 준결승에서 예상을 뒤엎고 라이벌 조훈현(41)9단에게 1백61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윤현석3단을 꺾고 이미 결승에 오른 유6단과 한판승부를 벌인다.도전자결정전 3번기는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까지 계속된다. 서9단과 조9단은 이날 대결에서 제한시간 4시간씩을 모두 소모하고 초읽기에 몰리며 9시간30분동안 피말리는 대접전을 펼쳐 주위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대국을 지켜본 기사들은 『서사범이 근래에 볼 수 없었던 불꽃같은 집념과 투혼을 발휘한 명국으로 전성기의 서9단을 보는 것 같다』고 평했다. 서9단은 『이번이 생애 최초로 패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혼신을 다해 패왕을 쟁취,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유6단은 당초 예상을 벗어나 서9단이 결승에 오르자 『조9단보다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상대』라며 다소 안도하는 모습이다.서9단은 지난 82,83,85년 3차례 도전권을 따냈으나 번번히 조9단의 벽에 막혀 우승문턱에서 물러나야 했으며 유6단은 84년 입단한 이래 단 한차례도 패왕전 도전권조차 따낸 적이 없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라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들의 기풍은 이른바 「창과 방패」(모순)로 비견된다.유6단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불릴 만큼 공격에 뛰어난 「창」이라면 서9단은 착실히 실리를 추구하는 「방패」.확연히 다른 기풍인 만큼 승부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유6단은 올해 56승28패로 다승 3위,승률 66.7%로 4위에 올라 있는 반면 서9단은 38승24패,승률 61.3%로 각각 7위에 머물렀고 유6단은 서9단과 올해 2승1패(통산 12승14패)를 기록하고 있다.또 유6단은 왕위·박카스배등 2관왕,서9단은 무관으로 유6단이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유6단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국제기전의 사나이」로 불리는 그는 지난달 열린 동양증권배 8강전에서 일본의 야마시로 히로시(산성굉)9단에게 패해 탈락한데 이어 지난 6일 열린 진로배 1차전 제1국에서 중국의 신예 유청5단에게 완패했다.또 지난 2일 배달왕기전 본선리그에서도 이창호7단에게 패해 최근 연패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반해 서9단은 지난달 29일 국내 최초로 1천승 위업을 세우면서 숙적 조훈현9단을 격파하는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바둑전문가들은 유6단의 전적상 우세속에 그의 최근 연패 및 서9단의 회복세등으로 미뤄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을 예상하고 있다.
  • 재벌기업 부당거래 중단하라(사설)

    국내최대 재벌그룹의 하나인 삼성의 계열회사 삼성전자가 순이익규모를 줄이기 위해 보유주식을 액면가이하로 동일 계열기업에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 주주들의 반발을 사고있다.재벌기업이 이익규모를 줄이기위해 이른바 「분식결산」을 했다면 외형상 법적인 하자가 없더라도 도덕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이 회사는 1만원에 매입한 주식을 2천6백원에 매각함으로써 투신사 등 투자가들이 임시 주주총회소집을 요구하고 나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이 회사는 이번 주식매각으로 1천4백80억원 가량의 유가증권 특별손실이 발생,세전순이익이 줄어드는 바람에 4백억∼5백억원가량의 세금을 덜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재벌기업 계열사간 부당한 거래는 비단 주식을 싸게 주고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자금여력이 있는 계열기업이 여기저기에 사옥을 지어 싼 값(장부가격)으로 다른 계열회사에 매각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또 재벌계열 회사간에는 부품이나 제품을 비싸게 사는 이른바 내부거래가 성행하고 있다.그 대신 다른 하청업체의 제품은 싸게 사 손실을충당하고 있다. 재벌 계열사간의 이같은 거래는 건실한 회사를 부실하게 만들고 반면에 상대적으로 부실한 회사는 자구노력이나 경영혁신이 없이도 생존하게 하는 등 이중의 폐해를 야기시키고 있다.재벌의 계열기업은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한편으로 선의의 주주들은 불이익을 당하고 국민들도 간접적인 피해를 보게된다.재벌 계열기업이 세전순이익을 낮추어 세금을 덜내게 되면 그 세금은 다른 기업이나 일반 납세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삼성은 얼마전 승용차시장 진입문제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대재벌이다.물의를 빚어 가면서 신규사업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그룹 전체 기업이 사회에 보답하는 길을 모색하기는 커녕 주주에게는 불이익을 주고 납세의무도 교묘하게 피하는 부도덕한 행동을 해서야 되겠는가. 경제가 발전하면 할수록,민주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시민들의 기업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커진다.그런데 한국의 재벌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여론이나 시민의 기대는 고려하지 않은채 그룹에 이익이 되는것이라면 어떤 일도 해버리는 천민 자본주의적 경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말로는 국제화와 세계화를 부르짖고 있다.계열기업끼리 주식 주고 받기와 상품 비싸게 사주기 등의 전근대적인 경영을 하면서 어떻게 세계화를 지향할 수가 있는가.지금부터 계열기업간 비정상적인 거래는 당장 끊어야 한다.문어발식 경영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재벌 계열기업간 부당행위가 시정되지 않는한 국제화는 커녕 국내기업으로서 존재가치마저 상실하게 될지 모른다.
  • 내년 미­러 긴장고조·유가 급등

    ◎US뉴스&월드리포트지,세계 20대이슈 선정/보스니아 국제중재 “무위”… 중국개혁 진통/미국내선 “외국인 복지철회” 뜨거운 논쟁 기대와 두려움 속에 맞게되는 95년의 세계는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까.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 월드리포트지는 19일 발행된 94년 송년호에서 국내외 20가지 중요 이슈를 선정,95년의 추이를 전망했다. 선정된 20개 이슈 가운데는 외국인 거주자문제,미국과의 계약,국방예산의 우선순위 논쟁,담배와의 전쟁 지속,이자율 회복 등 13개가 국내문제 이고,보스니아 사태,중동평화 진전,중국개혁 진통,미·러 긴장 고조,유가상승 등 국제문제는 7개에 불과해 국내문제에 치중된 모습을 보였다. 먼저 외국인 거주자 문제는 외국인 불법체류자에 대한 복지예산 지원 철회를 법제화하려는 캘리포니아 수정안 187조,이른바 SOS법안으로 큰 문제를 야기시켰던 94년의 사태와는 달리 95년에는 합법적인 거주자에 대한 각종 예산삭감 등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의 계약은 공화당 다수 의회가 시작되는 1월4일부터 1백일이 되는 4월13일까지,1차시한으로 설정된 기간 동안 각종 개혁입법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또 국방예산 우선순위 논쟁은 공화당이 중부 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나토의 강화에 주력하려는 대신 클린턴 행정부는 아이티,르완다,보스니아 등의 평화유지활동에 먼저 지출을 원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밖에 금연운동의 확산과 담배회사들의 집요한 공작으로 담배와의 전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또 국내 방송사들의 소유변화,교회의 성차별 극복,공립학교의 사립화,인터네트의 인기와 문제점 발생 등을 전망했다. 한편 국제문제에 있어서 보스니아 사태는 유럽외교가 실패하고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이 위축됨으로써 비극이 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그러나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에는 평화협상이 진전되어 골란고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또 중국의 시장경제체제로의 개혁에 있어서는 연 27%에 달하는 인플레가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이 때문에 통제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한편 미국과 러시아 관계는 95년말로 예정된 러시아 의회선거에서 옐친 대통령이 국내압력에 못이겨 강경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 양국간에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침체를 거듭했던 일본의 경제는 일본 정치의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내다보았다.또 국제방송네트워크를 둘러싼 영국의 BBC방송과 미국의 CNN방송 사이에 서비스망 확충 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이 잡지는 전망했다.이 잡지는 이어 제3세계국가들의 산업발전 등으로 인한 석유소비 증가로 전체적인 유가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건설현장 투입 「청년 돌격대」/절도 행위·무단이탈 급증

    ◎건축자재·공구 부족해… 식량난에 탈출자 속출 북한의 각종 건설현장에 투입돼 있는 청년돌격대원들의 절도 및 조직 무단이탈 현상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월남한 귀순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돌격대원들의 절도행위가 늘고있는 것은 건축 원자재 및 작업도구의 지원이 월활치 못한 상황에서 할당된 공사를 지정된 기한내에 끝마치기 위해 중(소)대장들이 대원들의 절도행위를 공공연히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즉,『군인에게 있어 무기는 생명과 같은 것이며 돌격대에게는 삽,곡괭이 등 작업도구가 바로 무기』라면서 작업에 필요한 공구와 원자재를 절취해 올 것을 지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돌격대원들은 주간의 현장작업에 절도행각을 빗대어 「야간작업」으로 부르며 인접 중대 물품보관창고나 민가에서 간부들이 요구하는 물품을 닥치는대로 훔치고 있다. 이때문에 도로나 다리 등의 건설에 돌격대가 투입되면 예외없이 돌격대원들 상호간 또는 공사주변 주민들과의 집단 난투극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돌격대원들의 무단이탈은 배고픔과 간부들의 빈번한 구타 등이 주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돌격대원들의 조직이탈은 신참 돌격대원이 배치되면 『소대장등 간부를 제외하고 돌격대원 전원이 한번 정도는 무단이탈 한 경험이 있다』는 농담을 거리낌 없이 전해줄 정도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와관련 돌격대지휘부에서는 「무결자대책회의」등을 통해 이탈자 방지에 주력하는 한편 소대장 등 직속상관으로 「추격조」를 구성,탈출자를 체포한 후 과거의 사상비판에서 강제노동대에 1∼2개월 입소 시키는 등으로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이 각종 건설현장에 투입하고 있는 「청년돌격대」란 74년3월말 사로청전원회의에서 김정일이 「속도전」을 지시하고 청년들이 이에 앞장설 것을 결의함에 따라 조직된 것으로 75년2월16일 최초로 「속도전청년돌격대」란 이름으로 조직됐다.현재 특별시,직할시,도별로 총 12개가 조직되어 있으며 각 돌격대는 여단­연대­대대­중대­소대­분대 등 군사조직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 「올해의 인물」 교황 바오로2세/미 타임지 선정

    【뉴욕 로이터 연합】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7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타임지는 교황 바오로 2세가 올해 자서전 「희망의 문턱을 넘으면서」를 펴내 도덕가치가 실추된 요즘 세태에 『훌륭한 인생의 비전을 세우고 전세계 모든 국민들이 이를 따르도록 했다』고 말했다. 타임지는 또 교황이 지난 9월 카이로에서 열린 유엔인구개발회의에서 제안된 인구증가 억제 조치가 낙태를 장려할 것을 우려해 채택을 저지하는 등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능력을 발휘했다고 지적했다.
  • 「북한소멸」(외언내언)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한다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를 찾는것과 같다는 말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정치와 경제의 혼돈이 극심하던 때의 일이다.이 무렵 미국의 어떤 잡지는 세계의 미래지도를 그리면서 한반도를 붉게 칠해 충결을 준일도 있다.자유진영이 몰리던 시절의 이야기다. 2차대전을 마무리한 국제회의가 이른바 얄타회담이다.전승(전승)연합국들의 전후문제처리 정상회담이다.이 회담의 합의가 지난 50년의 세계를 지배해온 동서냉전의 얄타체제를 탄생시켰던 것.독·일(독·일)의 식민지 해방과 독일분단,새로운 국경선및 영향권설정 등이 내용이었다.한반도 분단도 이 얄타회담의 산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극의 한쪽을 지배했던 공산주의와 그 종주국 소련의 몰락·붕괴는 얄타체제와 그에 의해 설정되었던 국경선및 영향권의 변경을 예고하는 것이었다.국경선변경은 89년의 베를린장벽 붕괴로 시작되었으며 동구권의 자유화와 동서독의 통일 그리고 소련의 소멸로 이어졌던 것이다.결과적으로 세계지도상의 붉은색도 거의 다 지워지고 말아믿. 그것은 불가피한 역사의 흐름이자 과정이다.강제로 분단되었던 독일은 민주화통일로 갔고 인위적으로 무리하게 통합되었던 유고와 체코는 민주화로 분열되었으며 발트3국등 스탈린에 의해 강제 병합되었던 구소련 공화국들은 자유독립의 길을 찾았다.체첸과 유고같은 경우는 지금도 분열의 진통을 계속하고 있다. 불합리와 모순이 자연과 순리를 회복한 것이며 그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세계사의 흐름이자 시대의 요구라 해야 할 것이다.같은 강대국들에 의한 인위적 분단의 한반도만 아직도 그것을 거부하고 있는것은 우리의 불행이 아닐수 없다. 영국의 권위있는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95년에 소멸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의 하나로 북한을 꼽았다고 한다.내년은 좀 빠를지 모르나 언젠가는 그렇게 되는것이 역사와 시대의 요구요 순리라 생각되지 않는가?
  • 우크라/벨로루시/몰도바/북한/내년 소멸 가능성

    ◎영 이코노미스트 전망/경제난 심화… 주변국에 통합 유력/북,부유한 남의존… 독일과 같은 길 지도업자들에게는 해마다 기존 국가의 소멸 혹은 새로운 국가의 탄생이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최근 펴낸 별책 「95년의 세계」에서는 95년에 소멸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우크라이나,벨로루시,몰도바,북한 등 4개국을 들었으며 새로 생길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는 퀘백과 소말리공화국 등 2개국을 들었다. 이 책은 「95년의 세계지도」란에서 95년에 없어질 확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를 지적했다.그 까닭은 러시아인들이 아직도 우크라이나를 「식량창고」로 생각하고 있으며 벨로루시는 대부분의 역사를 러시아와 공유하고 있는 한편 이들 양국 국민들도 독립후 극심한 경제난으로 러시아와의 재결합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따라서 이들은 「슬라브연방」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국가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루마니아어를 사용하고 있는 몰도바를 들었다.구소련에서 독립한몰도바는 아직까지 러시아군 제14군단이 주둔하고 있으며 러시아측이 비록 3년내 철수를 공언하고 있으나 러시아에 합병이 되지 않는다면 루마니아와 합병 가능성이 높다 또하나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는 북한을 지적하고 이미 노쇠해져 버린 북한 공산정권이 동독과 같은 길을 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즉 북한이 보다 부유하고 안정된 남측의 동족들에게 의존하려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새로 생길 국가로 퀘백이 지목된 것은 이미 지난번 주의회 선거에서 퀘백분리당이 1백25석가운데 77석을 획득,캐나다연방으로부터 분리 독립할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 또 소말리공화국은 과거 영국령과 이탈리아령이 합쳐 형성됐던 소말리아에서 영국령지역만 가르키는 것으로 이탈리아계 지배의 소말리아가 내전으로 인해 피폐해졌기 때문에 영국계가 별도로 독립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 가족동반 불 방문땐 비자 함께 신청해야/불 입국 주의사항

    ◎별도 신청땐 2년간 초청 못해 프랑스에 장기체류하려는 유학생이나 상사 직원들은 앞으로 입국절차를 거칠 때 주의해야 한다.프랑스의 개정된 이민법이 지난 10월25일부터 발효됨으로써 입국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프랑스에 가족을 동반하고 입국할 때는 3개월 이상짜리 비자(입국사증)신청에서부터 가족과 함께 비자신청을 하는게 좋다.그렇지 않으면 본의 아니게 가족들과 2년간 별거할 수도 있다. 이민법 개정안은 원칙적으로 가족과 함께 비자를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가족과 별도로 비자를 신청할 경우 가족 초청제한 규정의 적용을 받도록 돼있다.제한규정은 당사자가 가족을 부양하기에 충분한 수입을 갖고 있어야 하고 2년동안 체류한 뒤에야 가족을 데려올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법은 한국인의 입국을 규제하기 위해서 개정된 것은 아니다.단신 입국한 뒤 처와 첩및 그 가족 등을 무더기로 데려오는 아랍인들의 무분별한 입국제한을 첫째 목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국인도 이 규정 때문에 비자발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실제로 H사 프랑스지사에 근무하는 황모씨는 지난 9월13일 비자신청을 하고 부인 등 가족들은 약간 늦은 10월11일 비자신청을 했다. 황씨는 비자를 발급받아 단기체류증까지 받은 상태지만 가족들은 같은날 비자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개정법 규정상 황씨가 2년동안 거주한 뒤에야 비자를 내줄수 있다는 것이 프랑스 출입국 당국의 답변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비자없이 3개월 가까이 리옹에 집을 얻어 함께 살다가 일시귀국한 그의 가족들은 당국의 선처가 없으면 2년후에나 체류할 수 있다.개정이민법에 따라 입국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인 1호에 해당된다. 프랑스 내무부는 외교경로를 통해 상사주재원인 그가 법적용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가족의 비자발급에 긍정적인 답변을 주고 있다.그러나 유학생들의 경우는 상사주재원보다 가족의 비자발급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트라비」의 설움(통독 4년의 명암:4)

    ◎동독출신/정신병 25%/「첨단」 까막눈/자본주의·경쟁 적응못해 정신질환 급증/“폐쇄 북한주민 통일후유증 더 심각할것” 「트라비」는 통일후 동독출신 독일인의 설움을 상징하는 동독산 소형차 「트라반트」의 애칭이다.작센주에서 생산되던 이 동독의 유일한 승용차 트라비는 이제는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다.통일후 동독출신마저 앞을 다퉈 서독제 벤츠와 BMW·폴크스바겐,그리고 일본차나 한국차를 구입했지 수준이하인 트라비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날 스타일의 이 조잡한 2기통엔진 트라비 생산라인은 2년전 폴크스바겐 조립공장으로 바뀌는 수모를 겪었다.또 동독지역 길거리에 아직 굴러다니는 매연 뿜는 트라비는 서독 부자들이 취미로 수집하는 값싼 골동품신세가 돼버렸다. 이런 식으로 「용도폐기」돼버린 동독인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더구나 적정인원보다 30∼50%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있던 동독의 국영회사들이고 보면 신탁청(트로이한트)의 생산·효율성 점검을 거치면서 실업률 15%(재교육자 포함하면 25%추정)의무더기 실직사태를 빚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동독 같은 사회주의국가에는 실업이란 개념 자체가 없어 콤비나트에 적만 걸어놓고 놀고 먹는 사람이 많았다). 30∼40년대에 제작된 낡은 기계로 자동차를 생산하던 동독기술자가 느닷없이 컴퓨터화된 최신기계를 마주하게 되니 까막눈이 될 수밖에 없다.젊은이들은 그나마 재교육으로 기술을 습득,재취업을 하지만 40∼50대는 실직연금신세를 지는 낙오자가 돼버리기 일쑤다. 『갑자기 「돈이 최고」 「돈 가진 자가 권력자」라는 것을 인정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동베를린 신문이었으나 통일후 서독자본가가 인수한 일간 베를리너 차이퉁(32만부 간행)의 국제정치담당 데스크 볼프강 게오르그씨는 일생을 사회주의아래 살았는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자본주의로 머리를 바꿀 수가 있겠느냐며 현실의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전에는 공산당중앙위의 지시와 보도통제를 받았지만 그대로 따르면 됐어요.통일이 되고 서독에서 새 사주가 오더니 「뭐든지 써도 좋다.다만 신문이 팔려야 한다」고 하더군요.경쟁을 하다보니 신문은 선정적이 되고 일은 서너배 늘고 또 동료와의 인간적이던 관계는 소원해졌습니다.35%의 기자가 능력부족으로 잘리고 서독출신들이 보충됐어요.옛날엔 자재부족·흉년 같은 기사도 사회불안을 초래한다며 보도통제하는 답답한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불만이 있으면 윗사람에게 불평은 할 수 있었습니다.그런데 지금은 사장이 마치 왕 같아서 불만을 말하면 집에 가라고 합니다』 생소한 자본주의·경쟁사회에 적응하느라 아직도 애를 먹고 있는 눈치였다. 동독지역 라이프치히에서 열차로 30분거리에 있는 할레시의 루터교 사회봉사단체소속의 조그만 병원을 찾아갔다.정신분석 및 치료의 권위자인 한스 요아힘 마즈 박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동독지역 주민의 25%가 갖가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죠.정밀조사는 안돼 있지만 동독당시 권력상층부나 그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실직자가 됐는데 그들 가운데 「서독삶과 비교해 동독의 삶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됐다.내가 일생동안 추구한 것이 무엇이냐.물거품이로다」하는 극도의 상실감·불안·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기도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동독시절 반체제·민주인사로 탄압을 받은 마즈 박사는 『요즘 동독사람들 가운데는 부모의 과보호를 받던 어린이가 갑자기 부모를 잃을 경우 나타나는 것과 같은 정신질환(패닉·정서불안·무기력증)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권위주의적 정권이 시키는대로만 살다가 갑자기 울타리가 없어지고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게 되니까 세상이 무섭고 불안해진 것이지요』 마즈 박사는 반대로 자본주의 민주사회에 지나친 환상을 가졌던 사람들 가운데서도 현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 따르는 정신병증세가 적잖이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물질적 부유가 곧 행복이 아닌 현실 때문에 갈등하다 정신이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분야별로 적잖은 교류가 있던 동서독과는 달리 완전폐쇄된 북한주민이 통일후 어떤 증세를 보이게 될 것으로 진단하느냐는 질문에 마즈 박사는 다만 『심각한 증세일 것』이라고만 했다.
  • 주가 5일만에 큰폭 상승/포철 자사주 매입·건설주 강세 여파

    ◎9.51P 올라 1천42 기록 주가가 5일만에 큰 폭으로 올랐다. 추가 자사주 매입설이 나돈 포철 주와 1만5천원 안팎의 중저가 건설 주가 상승세를 부추겼다.반면 당국이 매매심리를 강화하자 대영포장 등 작전종목들은 여전히 약세였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전 날보다 9.51포인트가 오른 1천42.78을 기록했다.거래량 4천3백4만주,거래대금 8천23억원으로 거래는 평소 수준을 밑돌았다. 나흘째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일어 개장부터 소폭 오름세였다.대형 우량주와 금융주가 강세를 보여 오름 폭이 한 때 11포인트를 넘어섰으나 매물이 나오며 상승폭이 좁아지다가 금융주와 각 업종의 대표주에 매수주문이 늘어나 오름폭이 다시 커졌다.
  • 내년 3월까지 1백만주 매입/포철

    포철이 지난 5월에 이어 두번째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포철은 자금의 효율적 운용과 주가 관리를 위해 오는 16일부터 내년 3월15일까지 자사주 1백만주(지분율 1.06%)를 사들이겠다고 12일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포철 관계자는 『상장사는 법적으로 5%까지의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는데,지난 5월 1%밖에 취득하지 않아 남은 4%포인트 중 이번에 1%포인트만큼 더 사기로 했다』며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이 기회에 사놓으면 오를 것 같아 매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 유럽통합/독보다 영서 더 반겨/양국 여론조사… 뜻밖의 결과

    ◎“정치유대 강화” 영은 찬성,독은 반대 많아/단일통화·동구포옹엔 모두 회의적 반응 전통적으로 독일은 유럽통합에 있어 적극적인 반면 영국은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최근 조사결과 이와 정반대로 나타나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 영국대표부와 영국·독일 산업사회연구재단,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지 등이 영국인 및 독일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EU회원국간 정치적 유대를 현재보다 강화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있어 독일인의 경우 반대가 24%로 찬성(23%)보다 많은 반면 영국인들은 찬성이 27%로 반대(23%)를 능가하고 있다. 「단일통화문제와 관련,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독일인은 65%,영국인은 64%가 각각 실시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찬성쪽에 찍겠다고 말한 사람은 영국인들의 경우 조사대상의 33%로 독일인(24%)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반대자는 영국(56%),독일(53%) 모두 찬성을 압도하고 있는등 단일통화에 매우 회의적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독일인들의 반대이유는 주로 향후 단일통화가치가 마르크화보다 덜 안정적일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최근 오스트리아·핀란드·스웨덴의 신규 가입문제가 국민투표로 확정돼 이제 헝가리·체코·폴란드·슬로바키아 등 중·동구 국가들의 가입문제가 핫 이슈로 대두됐는데 「EU가 향후 5년내에 이들 국가로 확대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독일인들은 반대가 34%를 차지,찬성(24%)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영국인들은 찬성이 42%로 반대의견(26%)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등 양국의 여론이 기존 인식과는 크게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자국이 EU회원국인 것이 좋은 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영국인의 37%,독일인의 46%가 『좋다』고 대답,『나쁘다』(영국 26%,독일 9%)는 의견보다는 많았으나 해가 갈수록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등 EU에 대한 기대가 크게 식고 있었다.
  • 자동차 4사 오늘 총파업/삼성승용차 허용 발표/정부

    삼성의 승용차사업진출이 확정됐다.상공자원부는 7일 삼성중공업이 일본 닛산으로부터 들여오는 승용차기술의 도입신고서를 수리했다.삼성의 1t트럭과 현대정공이 일본 미쓰비시에서 들여올 미니밴 「샤리오」의 기술도입도 함께 수리했다. 김철수 상공자원부장관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의 기술도입계약내용과 사업계획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기술도입신고서를 수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규업체의 참여가 주도적인 자동차공업국으로 도약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히 검토해왔다』며 『삼성이 낸 기술도입신고서와 사업계획서에 정부가 요구하는 내용이 반영돼 있고 삼성이 이를 이행키로 약속해 수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공부가 기존업계와 협의해 삼성에 요구한 사항은 수출확대와 국산화율 제고,독자모델의 조기개발,부품업체 및 기술인력의 자체양성 등이었다.김장관은 『약속이행을 위해 이건희 삼성그룹회장과 이필곤 21세기기획단장,경주현 삼성중공업부회장이 연서한 각서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장관은 『앞으로 중복·과잉투자를 우려해 기술도입신고를 수단으로 신규진입을 막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기술도입신고는 그 계약이 불평등한지 여부만 판단하는 본래기능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했다.따라서 앞으로 정부의 산업정책도 기술개발과 환경보호,지역균형발전 등에만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5일 일본 닛산으로부터 기술을 도입,98년부터 중형승용차를 생산하는 내용의 기술도입신고서를 상공자원부에 냈다. ◎대우·기아노조 등 결의 대우·기아·쌍용·아시아 등 완성차 4개사와 만도기계 노조위원장단은 정부의 삼성 승용차 사업 허용조치에 반발,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키로 결의했다. 기아자동차써비스와 현대자동차써비스,우리자동차판매(주) 등 자동차 서비스3사 노조위원장도 조합원의 의사를 물은 뒤 동참키로 했다.그러나 현대자동차의 노조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전국자동차업종 노동조합 연대조직건설 추진위원회」(위원장 배범식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는 이날 하오 경기도 과천 제2종합청사 앞 잔디광장에서 「삼성승용차 진출저지를 위한 전국 자동차업체 결의대회」를 갖고 8일 상오 8시30분부터 총파업에 돌입키로 결정했다. 추진위는 『완성차 업체가 연대파업에 들어갈 경우 각 부품 업체도 조업을 중단,연쇄적으로 파업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의 승용차 허용이 철회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위의 관계자는 『파업결정은 각 단위조합의 찬반투표 없이 조합원의 압도적인 의사결집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불법임을 인정했으나 『부당성을 사회 공론화하는 데는 총파업 이외에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원들은 과천집회를 마치고 세종문화회관으로 가 항의집회를 가졌다.추진위는 오는 9일 수도권과 호남권,영남권 등 3개 지역별로 대규모 항의집회를 갖기로 하고 수도권에서는 9일 하오 2시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과천 집회장과 청사주변에는 경찰 20개 중대,2천5백여명이 배치됐으나 조합원들과의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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