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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자녀 이상 합격도 14건… 무더기 취소될 듯

    두자녀 이상 합격도 14건… 무더기 취소될 듯

    검찰의 ‘재외국민 특별전형 대학입시 비리’ 수사 결과 조사 대상에 오른 대학 40곳 가운데 5개교를 제외한 35곳에서 부정 입학 사례가 확인됐다. 고려대·연세대를 비롯해 건국대·단국대·숭실대·아주대·중앙대·한국외국어대·한양대·홍익대 등 이름난 대학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부정 입학한 35개교 77명과 관련, 해당 대학들은 “검찰의 통보 내용을 검토해 결정하겠지만 전형요강에 서류를 위조할 경우 입학 취소를 할 수 있다는 관련 규정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힘에 따라 무더기 입학 취소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이와 관련, “대학들이 입학 취소 등 상응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외국민 특별전형은 해외에서 근무하는 국내 기업 및 주재원 등의 자녀에게 대입에서 특별한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대학별로 입학정원의 2% 이내(의과대학 5%)에서 정원외로 모집한다. 부정입학시킨 극성 부모 61명은 중국에서 유학한 자녀의 국내 대학 입학을 돕기 위해 재직증명서를 위조·조작하거나 돈을 주고 상사주재원 체류 기간을 늘리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부모 14명은 두 자녀 이상을 대학에 합격시켰다. 조사 결과 성적이 눈에 띄게 낮거나 중·고교 과정을 모두 이수하지 않아 중국 학교의 졸업장이나 성적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없는 학생과 부모들은 입시전문 브로커 전모씨를 찾았다. ‘미다스 손’으로 통하는 브로커 전씨는 학부모의 요구대로 컴퓨터로 허위증명서를 만들어 영사관 공증까지 받아 건넸다. 성적 조작으로 중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학생이 우등생으로 둔갑했다. 해외 상사주재원으로 근무한 적이 없는 부동산중개사인 김모(50)씨는 중국에 있는 화장품 회사에서 이사로 재직 중인 친구에게 재직증명서를 발급해 달라고 부탁했다. 재외국민 특별전형 경쟁률의 경우, 서울의 유명 대학들은 수십대1을 기록할 만큼 치열하지만 나머지 대학들은 지원 자체가 적어 전체 평균은 1대1에도 못 미치고 있다. 때문에 서류심사만 통과하면 합격이 보장되는 대학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김씨의 세 자녀는 허위 서류 덕분에 부모와 함께 중·고교 과정을 3년 이상 외국에서 이수해야 하는 ‘상사주재원 특별전형’에 지원해 큰딸은 2007년 건국대, 작은딸은 2009년 서울여대, 막내아들은 지난해 경기대에 합격했다. 전모씨는 2004년 7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중국 의류업체에 근무했지만 특별전형 자격 요건인 2년에 미치지 못하자 2009년쯤 회사로부터 받은 재직증명서에 기재된 근무기간의 ‘6’자를 ‘8’로 덧씌워 인쇄했다. 전씨는 2009년 큰아들을 한양대에 입학시킨 뒤 지난해 작은 아들을 전북대에 합격시켰다. 특례입학으로 고려대에 부정입학해 학력 위조 관련 비용을 일체 면제받고, 학원 홍보에 나선 사례도 있었다. 중국 칭다오에서 봉제관련 사업을 하는 이모씨는 아들의 초·중·고교 과정을 11년 동안 중국에서 모두 이수시켰다. 그러나 국내 대학들이 입학정원과 관계없이 대학 자율로 모집하는 ‘12년 특례입학제도’에는 1년 모자란다는 사실을 알고 브로커 전씨를 통해 허위 졸업·성적증명서를 받기로 결심했다. 이씨는 지난해 고려대에 아들을 합격시켰고 브로커들은 성적이 우수한 이씨의 아들을 학원 홍보에 이용하는 조건으로수업료 200여만원을 받지 않았다. 최재헌·홍인기·이영준기자 goseoul@seoul.co.kr
  • 차명자금 은닉… 유령회사 투자… 공연소득 탈루…

    # 해운업체 사주 최모씨는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대표적인 탈세범이다. 그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선박회사를 운영하다 수익과 매각 대금 1700억원을 스위스 등 제3의 조세피난처에 개설한 차명계좌에 숨겼다. 거액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은닉 자금을 부인과 자녀, 내연녀 등 상속인에게 송금하거나 사용처를 불분명하게 조작해 물려줄 재산이 없는 것처럼 위장했다. 국세청은 최씨의 자녀 등을 상대로 상속세 등 1515억원을 추징하고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 부동산 투자업을 하는 재력가 서모씨는 선친이 친인척 이름으로 명의신탁한 기업 주식을 팔아 생긴 450억원을 국내 유령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미국으로 빼돌렸고 외국 현지법인의 가공경비를 계상해 136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홍콩 계좌에 숨겨왔다. 서씨는 상속·증여세 680억원과 국외금융계좌 미신고에 따른 과태료를 추징당했고 검찰에 고발됐다. 국세청은 이처럼 조세피난처 등을 이용해 국제거래로 탈세한 대기업이나 재산을 외국으로 빼돌린 중견기업 등 40개 업체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여기에는 외국 공연 등으로 번 소득을 탈세한 연예기획사 등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유명 엔터테인먼트 업체도 포함돼 있다. 7월 말 행정절차가 완료되면 스위스와 금융정보 교환으로 역외 탈세 추적을 위한 국제공조체제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국세청은 외국 과세당국과 교환한 조세정보 자료를 토대로 국외금융계좌 미신고자 중 역외 탈세혐의자를 선별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날 “하반기에 역외 탈세 추적 강화와 반사회적 민생 침해 탈세자 근절에 주력하겠다.”며 “국부 유출과 사회양극화 폐해가 있는 역외탈세자는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기술 제공에 따른 거액의 로열티를 사주의 국외 개인계좌로 받고 법인세를 탈루한 중견 제조업체와 비거주자로 위장해 외국인등록번호와 여권번호로 신분을 세탁한 뒤 배당소득을 챙긴 탈세혐의자 등이 있다. 외국에서 연예 관련 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를 별도의 국외 계좌로 빼돌리거나 현금으로 받아 신고 누락한 유명 엔터테인먼트업체도 조사 대상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역외 탈세조사에서 9637억원을 추징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105건을 조사해 4897억원의 누락세금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특히 하반기에는 사채, 학원사업자 등 불법·폭리행위로 서민과 영세기업에 피해를 주는 민생침해 탈세자 색출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을 악용한 유통 문란 업체 등 민생 침해 유통업체도 조사 대상이다. 이현동 청장은 지난 9일 열린 전국 조사국장회의에서 “역외 탈세 차단과 반사회적 민생 침해 탈세 근절, 대기업의 세무 투명성 제고를 하반기 역점과제로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국세청은 최근 조사국 직원이 금품수수 비리로 구속돼 나빠진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회의에 지방청 조사과장까지 이례적으로 참석시켰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여고생, 남의 스마트폰 훔쳤다 들키자 결국…

    여고생, 남의 스마트폰 훔쳤다 들키자 결국…

    # 서울 용산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17)군은 지난달 지하철에서 100만원 상당의 최신 스마트폰 두 대를 주웠다. 욕심이 생긴 A군은 주인을 찾는 대신 중고품 직거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판매를 시도했다. 구매상은 A군의 나이나 출처 등은 ‘묻지도 않고’ 만나자고 제의했다. 거래 후에는 “대당 20만~30만원씩 쳐줄 테니 더 모아 와라. 넌 걸려도 미성년이라 크게 처벌받지도 않는다.”며 중간매집상 역할까지 제의했다. #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최근 같은 반 친구의 스마트폰을 두 대나 훔친 B(18)양을 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B양은 아는 ‘오빠’의 오토바이를 타다가 넘어뜨려 수리비가 필요하자 범행에 나섰다. B양은 이렇게 습득한 스마트폰들을 중간책 역할을 하는 C군에게 넘기고 28만원을 받았다. C군은 여기에 대당 5만원씩을 더 붙여 평소 거래하던 장물업자에게 넘겼다. 이후 범행이 드러나 B양의 부모는 위약금과 기기값을 포함, 대당 160만원의 피해보상금을 물었다. C군은 장물 취득·알선 혐의로 입건됐다. 돈에 눈먼 어른이 청소년들의 도둑질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고가의 스마트폰을 가져오면 바로 현금으로 사주겠다고 유혹하는 등 분별력이 떨어지는 미성년자들을 범죄에 악용하고 있는 것. 경찰 관계자는 “요즘 도난 사건 중 거의 절반이 스마트폰 관련 사건인데 이 중 상당수는 중고생 등 미성년자들이 연루돼 있다.”면서 “문제는 장물업자들이 단순히 분실폰이나 공폰(미등록 휴대전화)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10대들에게 ‘주변에 휴대전화 널려 있지 않느냐’며 절도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대들이 손쉽게 현금을 얻기 위해 학교나 학원 등지에서 스마트폰을 훔치거나 찜질방 등에서 무작정 절도를 저지르는 등 무모한 행동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면서 “이렇게 모은 휴대전화는 서너 단계를 거쳐 해외로 넘어가기까지 해 추적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런 추이를 반영하듯 휴대전화 분실사고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0년 1월 1107건이던 휴대전화 분실신고 접수 건수는 지난해 1월 1만 520건으로 1년 사이 10배나 늘었다. 지난 1월에는 5만 5205건으로 이후 다시 5배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범죄 학습효과를 우려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처음에는 어른들이 시켜서 하지만 나중에는 스스로 범죄집단을 만드는 등 방법을 응용하게 되며 갈수록 죄책감도 무뎌져 범죄 습관에 빠질 수 있다.”면서 “청소년들이 금전적 이익을 통해 범죄에 대한 쾌감이나 흥미를 느끼면 일탈문화에 편입될 소지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표 교수는 “범행을 사주한 어른들은 빠져나가고 미숙한 아이들만 범죄자로 낙인찍혀 결국 사회 부적응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10대 범죄 부추기는 돈에 눈먼 어른들

    # 서울 용산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17)군은 지난달 지하철에서 100만원 상당의 최신 스마트폰 두 대를 주웠다. 욕심이 생긴 A군은 주인을 찾는 대신 중고품 직거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판매를 시도했다. 구매상은 A군의 나이나 출처 등은 ‘묻지도 않고’ 만나자고 제의했다. 거래 후에는 “대당 20만~30만원씩 쳐줄 테니 더 모아 와라. 넌 걸려도 미성년이라 크게 처벌받지도 않는다.”며 중간매집상 역할까지 제의했다. #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최근 같은 반 친구의 스마트폰을 두 대나 훔친 B(18)양을 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B양은 아는 ‘오빠’의 오토바이를 타다가 넘어뜨려 수리비가 필요하자 범행에 나섰다. B양은 이렇게 습득한 스마트폰들을 중간책 역할을 하는 C군에게 넘기고 28만원을 받았다. C군은 여기에 대당 5만원씩을 더 붙여 평소 거래하던 장물업자에게 넘겼다. 이후 범행이 드러나 B양의 부모는 위약금과 기기값을 포함, 대당 160만원의 피해보상금을 물었다. C군은 장물 취득·알선 혐의로 입건됐다. 돈에 눈먼 어른이 청소년들의 도둑질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고가의 스마트폰을 가져오면 바로 현금으로 사주겠다고 유혹하는 등 분별력이 떨어지는 미성년자들을 범죄에 악용하고 있는 것. 경찰 관계자는 “요즘 도난 사건 중 거의 절반이 스마트폰 관련 사건인데 이 중 상당수는 중고생 등 미성년자들이 연루돼 있다.”면서 “문제는 장물업자들이 단순히 분실폰이나 공폰(미등록 휴대전화)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10대들에게 ‘주변에 휴대전화 널려 있지 않느냐’며 절도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대들이 손쉽게 현금을 얻기 위해 학교나 학원 등지에서 스마트폰을 훔치거나 찜질방 등에서 무작정 절도를 저지르는 등 무모한 행동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면서 “이렇게 모은 휴대전화는 서너 단계를 거쳐 해외로 넘어가기까지 해 추적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런 추이를 반영하듯 휴대전화 분실사고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0년 1월 1107건이던 휴대전화 분실신고 접수 건수는 지난해 1월 1만 520건으로 1년 사이 10배나 늘었다. 지난 1월에는 5만 5205건으로 이후 다시 5배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범죄 학습효과를 우려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처음에는 어른들이 시켜서 하지만 나중에는 스스로 범죄집단을 만드는 등 방법을 응용하게 되며 갈수록 죄책감도 무뎌져 범죄 습관에 빠질 수 있다.”면서 “청소년들이 금전적 이익을 통해 범죄에 대한 쾌감이나 흥미를 느끼면 일탈문화에 편입될 소지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표 교수는 “범행을 사주한 어른들은 빠져나가고 미숙한 아이들만 범죄자로 낙인찍혀 결국 사회 부적응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사고] 서울신문사 최고경영자를 모십니다

    서울신문사가 최고경영자(CEO)를 공모합니다. ‘공익 정론’ 서울신문과 함께 한국 언론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역량 있는 분들의 많은 응모를 바랍니다. ●임기 3년 ●자격요건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통찰력을 갖춘 분 -경영능력과 조직관리 능력이 뛰어난 분 ●제출서류 -이력서1부(사진첨부, 연락처기재) -경영계획서 1부 (A4용지 20장 이내) ●접수기간 -7월 4일(수)~10일(화) 오전 9시~오후 6시(단, 토·일요일 제외) ●접수방법 -방문:서울 중구 태평로 1가 25 서울신문사 4층 사장추천위원회(우리사주조합 사무실) -등기우편:서울 광화문우체국 사서함 2204호(우편접수 시는 10일 오후 6시 도착분까지 유효) ●전형절차 -1차:서류심사 -2차:면접심사(서류심사 합격자에 한하여 개별 통보) ●기타 -제출된 서류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사장추천위원회(02-2000-9995~6)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열린세상] 국민연금의 얄궂은 사주팔자/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국민연금의 얄궂은 사주팔자/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국가가 운영하는 제도 중 국민연금처럼 팔자가 센 것도 없는 것 같다. 1974년 도입하려 했던 ’국민복지연금‘은 갑자기 닥친 석유파동으로 연기되어, 1988년에야 이름이 국민연금으로 바뀌어 도입되었다. 어렵사리 도입된 국민연금에 대한 시선이 고울 리가 없었다. 내 노후를 왜 국가가 간섭하느냐는 불만 때문이었다.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도입된 국민연금은 낸 것보다 많이 받는 구조로 설계되어 재정 불안정이 불가피했다. 설상가상으로 제도 도입 이후 본격화된 낮은 출산율과 평균수명 연장, 저성장 추세는 국민연금 재정 불안정을 심화시켰다. 급기야 제도를 도입한 지 10년 만인 1998년 말 연금소득대체율(급여율)을 70%에서 60%로 삭감했다. 1999년 모든 국민에게 국민연금을 적용하는 과정에서의 진통도 적지 않았다. 제도 확대 대상이었던 도시지역 자영자에 대한 소득파악의 어려움을 들어 시기상조론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이 문제가 김대중·김종필(DJP) 연합정권의 갈등요인으로 작용하자 사태 수습 차원에서 보건복지부 장관과 공단 이사장이 사퇴하는 진통을 겪으며 1999년 4월 도시지역 자영자에 대한 확대가 이루어졌다. 이런 와중에 1998년 말의 연금법 개정에서는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상태를 점검하는 재정계산제도가 도입되었다. 개정된 연금법에 근거한 재정계산 결과에 따르면 재정안정을 위해 부담은 늘리고 받는 연금액을 깎는 제도 개편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재정안정화 조치가 시급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컸으나 국민들의 입에 끊임없이 회자되던 “보험료 내봤자 기금이 고갈돼 연금도 못 받는다.”는 소문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개편 방향이었다. 국무회의를 거쳐 재정계산 결과를 반영한 제도 개편안이 2003년 10월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듬해 인터넷에 나돌던 ‘국민연금 8대 비밀’이라는 문건이 국민연금을 못마땅해하던 국민들의 정서에 불을 질렀다. 작성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내용 또한 대부분 사실이 아니었음에도, ‘국민연금 8대 비밀’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었다. 국민연금 반대시위로도 모자라 제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제기되었다. 정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인터넷상에서는 국민연금 폐지 공약을 내세우는 대통령 후보를 찍겠다는 목소리까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2007년 7월 연금액을 깎는 국민연금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당초 정부가 추진했던 보험료 인상조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반쪽짜리 개혁이라 재정불안정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상황은 이러하나 영문도 모른 채 얼떨결에 두 차례나 연금 개혁을 경험한 국민들의 연금 불신은 여전한 것 같다. 연금은 받을 수 있는 건지, 연금액의 실질가치가 보장된다는 말의 사실 여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생 100세 시대 도래, 즉 호머 헌드레드(Homo Hundred)라는 신인류가 탄생하고 있다고 사방에서 야단법석이다. 근로기간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연금 받는 기간만 늘어나는 평균수명 증가가 국민연금에는 재앙일 뿐이다. 인생 100세 시대로 대표되는 고령화 폭탄에 대비하려면 또 다른 준비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태어나서 좋은 소리 한번 들어보지 못한 국민연금이 또다시 고통스러운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것이다. 마침 2013년은 3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를 공표하는 해이기도 하다. 인생 100세 시대에도 국민연금이 지속 가능하려면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진화가 필요하다. 일반 국민이 의지할 노후소득보장의 최후 보루가 국민연금인 까닭에 설령 국민의 귀에 거슬릴지라도 국민연금은 사실을 말해야 한다. 인구고령화에는 별다른 묘수가 없다고. 부담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고통을 공유하는 수밖에 없다고. 부담을 후세대에게 떠넘기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같은 사태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온갖 비난에도 그 책임은 결국 국민연금의 몫이다. 팔자가 세고 얄궂다고 낙담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인류가 처음 경험하는 인구고령화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팔자가 그만큼 세고 얄궂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
  • 日그린 초토화… 쓰나미급 ‘골프한류’

    日그린 초토화… 쓰나미급 ‘골프한류’

    1일 일본 골프가 장탄식을 쏟아냈다. 남자골프가 일본과의 정기 대항전에서 2연패를 일궜고, 전미정(30·진로재팬)은 일본여자투어에서 한국선수의 시즌 9승째를 일궜다. 규슈섬 나가사키의 파사주-긴카이 아일랜드 골프장(파71·7066야드). 올해로 네 번째 맞은 남자골프 한·일대항전인 밀리언야드컵대회 마지막 날 싱글 스트로크 방식으로 펼쳐진 3라운드에서 한국은 10명 중 3명이 이기고 1명은 무승부, 6명이 져 3.5-6.5로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첫날 포섬과 이틀째 포볼스트로크 플레이에서 각각 4-1, 4.5-0.5 압승을 거둔 한국은 최종합계 12-8로 일본을 따돌리고 2년 연속 우승했다. 일본이 거센 추격전을 벌였지만 이틀 동안 벌어놓은 넉넉한 점수 덕에 낙승 전망이 빗나가지 않았다. 2포인트만 더 벌면 우승하는 상황에 첫 주자로 나선 최호성(39)이 2언더파 69타를 쳐 후지모토 요시노리(3언더파)에게 1타차로 졌지만 홍순상(31)이 5언더파 66타의 ‘데일리 베스트’를 때려내며 1오버파에 그친 다니하라 히데토를 6타차로 쉽게 따돌렸다. 연이어 승리를 내준 조민규(23), 장익제(39)에 이어 5번째 조로 출발한 류현우(31)는 1오버파로 전반홀을 마친 뒤 13~14번홀 연속버디를 잡아내며 1언더파 70타로 끝내 1오버파에 그친 다카야마 다다히로를 따돌렸다. 홍순상과 류현우는 공동으로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했다. 한국은 이동환(25)이 오다 류이치와 71타 이븐파로 비긴 뒤, ‘막내’ 김도훈(23)이 1점(승)을 보태 2연패를 마무리했다. 주장 허석호(39)는 “당초 미국파 4명이 빠지는 바람에 우려가 많았는데, 되레 선후배들의 각오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도쿄 북쪽의 도야마현 야스오골프장(파72·6502야드)에서 벌어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니칫코 레이디스오픈 3라운드에서 전미정은 1타를 줄인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로 우승,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한국 선수로는 올해 16차례 치러진 JLPGA 투어대회에서 9번째 우승컵을 수집한 주인공이 됐다. 우승 상금 1080만엔(약 1억 5000만원)을 추가해 시즌 랭킹 1위(7056만엔·약 10억 2000만원)를 굳건히 지켰다. 일본골프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넘어 절망에 가까운 탄식을 쏟아냈다. 한·일대항전을 주관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관계자는 “첫 대회 연장 승부 이후 갈수록 한국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여자는 한국선수들이 일본투어의 주력 멤버로 자리잡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나가사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일본 없었다…골프대항전 첫날 4-1 압승

    29일 일본 규슈섬 나가사키의 파사주-킨카이 아일랜드 골프장(파71·7066야드)에서 열린 제4회 밀리언야드컵 첫날 포섬 스트로크에서 한국골프가 일본에 5개팀 합계 4-1 완승을 거뒀다. 첫 번째 조로 나선 ‘맏형’ 허석호-최호성(이상 39) 조가 포문을 활짝 열었다. 1번홀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 보기에 그친 히데토 다니하라-다다히로 다케야마 조의 기선을 제압, 전반홀 2타를 앞서더니 후반홀 1타를 더 보태 합계 3언더파 68타를 적어내 1타 차로 상대를 따돌렸다. 두 번째 장익제(39)-조민규(24) 조(1언더파 70타)가 도모히로 곤도-요시모리 후지모토 조에 2타 차로 져 승부는 원점. 그것도 잠시. 그 뒤로 한국의 승전보가 이어졌다. 홍순상과 류현우(이상 31)가 손을 맞춘 세 번째 조가 3언더파를 때려 도루 다니구치-히로유키 후지타 조(2언더파)에 1타 차 짜릿한 승리를 거둬 다시 균형을 깬 것. 뒤이어 대표팀의 ‘원투펀치’ 김도훈(23)-강경남(29) 조는 8~13번홀 6개홀 줄버디를 뽑아 내는 등 압도적인 플레이를 펼친 끝에 5언더파 66타를 쳐 갤러리가 줄줄이 따라붙은 이시카와 료-게이치로 후카보리 조(1언더파 70타)에 4타 차 완승을 거둬 일본의 추격 의지를 잠재웠다. 다섯 번째 이동환(25)-박상현(29) 조는 보기 없이 6타를 빼내 이븐파에 그친 류이치 오다-유타 이케다 조를 돌려세우고 첫날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나가사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가스公, LNG공급가 200억 부당이득

    한국가스공사가 정부 지침을 어기고 액화천연가스(LNG) 공급가격을 산정한 탓에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200억여원의 부당 수입을 올린 사실이 적발됐다. 가격거품의 부담이 소비자에게 돌아간 셈이다. 28일 감사원이 공개한 ‘한국가스공사 기관운영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식경제부 지침에는 공사가 LNG 도입 계약과 관련해 투자한 장기대여금을 해외투자자산항목으로 가격에 포함시켰다면 장기대여금에서 발생한 이자수입은 영업외 수익으로 적정원가에서 공제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공사는 장기대여금 2806억여원을 포함시키면서 이자수입 302억여원은 공제하지 않았고, 그 결과 장기대여금의 투자보수(기회비용)에 해당하는 200억여원이 공급가격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에 감사원은 한국가스공사 사장에게 적정원가와 요금기저 산정항목 간 일관성이 유지되도록 공급가격을 산정하라고 통보했다. 2010년에는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을 무시하고 예산 114억여원을 우리사주 구입 자금으로 돌려쓰기도 했다. 감사원은 “예산편성지침상 예산을 직원생활 안정에 대한 융자사업에 쓸 수 없으므로 사내복지기금을 활용해야 하는데도, 공사는 복지기금의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예산을 이용해 기금 운영 규모를 편법으로 늘렸다.”고 지적했다. 공사는 또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대해 도시가스 요금을 경감해 주면서도 전체 대상자 명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2010~2011년 2년간 사망 등으로 감면자격이 없어진 2만 7000여명에게 11억여원이 부당 감면됐는데도 이를 몰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패기로 아자! 29일 한·일 男골프대항전

    28일 일본 나가사키 파사주 긴카이 아일랜드골프장(파71·7066야드). 네 번째 열리는 남자프로골프 한·일 대항전(29일 개막)에 나서기 위해 일찌감치 대한해협을 건넌 10명의 한국 골퍼들이 ‘밀리언야드컵’ 한·일 대항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최경주(42·SK텔레콤)와 양용은(40·KB국민은행), 배상문(캘러웨이), 김경태(신한금융그룹·이상 26) 등 이른바 ‘빅4’가 빠졌지만 한국 골프의 자존심을 곧추세우기에 부족함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뛰는 허석호(39)를 비롯한 5명의 선수가 지난해 벌어들인 1인당 평균 상금은 3817만엔(약 5억 5300만원). 이에 견줘 일본 대표 10명의 평균 상금은 6422만엔(약 9억 3000만원)으로 곱절에 가깝다. 그러나 경기 기록을 들추면 얘기가 달라진다. 골퍼 기량을 가늠하는 첫 척도인 평균 타수에서 일본(71.065타)은 한국(71.635타)보다 조금 앞선다. 드라이브샷 비거리에서도 한국이 평균 278.626야드지만 일본은 279.693야드로 약간 우세하다. 그린 적중률과 홀당 평균 퍼트 수에서는 한국이 각각 65.85%와 1.798개, 일본이 62.32%와 1.772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그러나 눈에 띌 만큼 큰 차이는 찾을 수 없다. 나가사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환자 1명 20만 ~ 40만원’ 구급차 매수한 병원장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알코올 중독자 등 정신질환자를 자신들의 병원으로 이송하도록 사설응급환자이송단을 사주하고, 대가로 3년간 모두 4억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서울·경기지역 8개 요양·정신병원 병원장 등 9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또 사설 응급환자이송단 대표 및 직원 75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정신병원장 최모(45)씨 등 9명은 2009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3년간 사설 응급환자이송단을 상대로 환자 1명당 20만~40만원씩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하고 이를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송단 대표 양모(55)씨 등 75명은 8개 병원에 환자 1500여명을 몰아주고 모두 4억여원의 금품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에 대비해 출동일지 및 응급처치료 영수증을 작성하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 밖에 간호조무사 출신인 정모(31·여)씨는 이들 병원 관계자와 공모해 전문의가 아님에도 알코올 중독환자 등을 무료 상담하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고, 상담의뢰자를 이들 병원에 입원하도록 알선하고 대가로 모두 68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송단은 병원 등을 통해 환자이송 요청을 받을 경우 환자와 가까운 병원에 이송하되 거리에 따라 요금을 받도록 한 현행 법 규정을 무시하고 거리에 관계없이 8개 병원에만 환자를 몰아주고 대가를 챙겨왔다. 또 사설 법인인 응급환자이송단은 구급장비가 갖춰진 이송차량을 확보하고 응급구조사 등을 채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관할 보건소에서 허가를 받는다. 하지만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응급구조사를 승차시키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구급장비를 제거한 채 구급차량을 운행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관할 보건소는 연 1회 이상 구급차량 내 구급장비 보유 여부, 이송일지 작성 여부 등을 점검해야 하지만 이송단 대표가 제출하는 서류만 확인하는 등 방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경기권 내 또 다른 4개 요양·정신병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다윈 진화론은 허구” → 출판사 수용 → 국·내외 학계 반발

     과학교과서의 시조새 관련 내용 삭제 청원으로 불거진 진화론 논란은 지난해 말 한 기독교 단체의 청원에서 비롯됐다.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교진추)는 지난해 12월 교육과학기술부에 ‘시조새는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종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교과서 개정 청원서를 제출했고, 고등학교 융합 과학교과서 7종 중 5종에서 시조새 관련 부분을 수정 또는 삭제한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교진추는 또 지난 3월 ‘말의 진화 계열은 상상의 산물’이라는 2차 청원서를 제출해 3개 출판사의 교과서에서 말 관련 부분 삭제를 이끌어냈다.  2009년 기독교계 단체인 창조과학회 교과서위원회와 한국진화론실상연구회를 통합해 출범한 교진추는 현재 사단법인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성경의 권위에 도전하는 진화론의 실체를 학술적 견지에서 밝혀 궁극적으로 진화론 교과서를 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진추 측은 “‘인류의 진화’, ‘핀치새가 섭식 습성에 따라 부리 모양이 달라지는 것’ 등 현재 교과서에 수록돼 있는 진화론 관련 설명을 모두 삭제하도록 청원할 계획”이라면서 “다윈의 진화론이 정설이라고 가르치는 교육제도를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교진추는 전·현직 대학교수와 초·중등 과학교사들로 이뤄졌다.  ●교과부, 논란 일자 “심사할 것”  교진추의 청원을 발단으로 국내에서 확산된 진화론 관련 논란에 대해 해외 언론도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지난 5일 ‘한국이 창조론의 요구에 항복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고, 시사주간 타임도 지난 12일 “한국의 교과서가 진화론을 퇴출시키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는 진화론과 성경의 창세기가 다투고 있는 형국”이라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허핑턴포스트 등도 같은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논란이 확산되자 교과부가 공식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시조새 삭제를 주장한 교진추의 1차 청원이 제기된 이후 교과부는 “교과서 수정권한은 각 교과서 출판사에 있다.”며 관여하지 않았다. 그랬던 교과부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교육과정은 진화론을 포함해 가르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2013학년도 교과서 인쇄본에 대한 수정·보완 승인이 나는 9월말 이전에 진화과정의 증거가 되는 화석 관련 논란에 대해 관련 학회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심사에 활용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9월말 승인된 교과서는 각 학교가 개별적으로 선택해 2013년도부터 고등학교 1학년 공통과학 교재로 활용된다.  ●교진추 “개정 청원 계속할 것”  그러나 교진추는 앞으로도 진화론의 허구성을 주장하는 교과서 개정 청원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혀 진화론 관련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진추는 이달 중에 ‘화학적 진화는 생명의 기원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3차 청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9월에는 ‘생물계통수는 허구’라는 4차 청원을 통해 진화론의 방향성 자체를 부정할 계획이다. 윤샘이나·박건형기자 sam@seoul.co.kr
  • 고객엔 가짜 통장… 아내엔 고문료, 금괴부터 미술품까지 ‘검은 커넥션’

    고객엔 가짜 통장… 아내엔 고문료, 금괴부터 미술품까지 ‘검은 커넥션’

    3차 영업정지된 4개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불법대출과 횡령 규모는 각각 1조 2882억원과 1179억원으로 앞서 퇴출된 토마토, 제일 등 7개 저축은행 전체 비리(불법대출 8600억원·횡령 1001억원) 규모를 능가한다. 앞에서는 은행 퇴출을 유예받는 조건으로 경영개선을 약속해 놓고 ‘창구’ 뒤에서는 더 많은 고객의 예금을 더욱 치밀하게 빼돌린 셈이다. 도덕적인 비난과 함께 강력한 처벌이 요구되는 이유다. 4개 은행 가운데 자산규모가 가장 큰 솔로몬저축은행 임석(50) 회장은 1415억원을 부실·불법대출하고 195억 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회장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점 사옥의 인테리어 공사비용을 부풀리고, 가짜 대출 모집인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195억 7000만원을 빼돌렸다. 임 회장은 지난해 8월 금융당국의 부실은행 퇴출심사 과정에서 미래저축은행에 300억원을 상호대출하는 수법으로 퇴출 기준을 교묘히 피했다. 또 김찬경(56)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감원 검사 무마 청탁 대가로 현금 14억원, 시가 3억 6000만원 상당의 금괴 6㎏, 3억원을 호가하는 도상봉 화백의 그림 ‘라일락’ 등을 받기도 했다. 불법대출 7283억원, 횡령 713억원 등으로 4개 저축은행 대주주 가운데 비리 규모가 가장 큰 미래저축은행 김 회장은 영업정지 직전 중국 밀항을 시도하면서 266억원 상당의 회사 보유 주식과 법인자금 203억원을 빼내 가족과 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김 회장은 또 충남 아산의 ‘아름다운CC’ 골프장을 인수하기 위해 지인과 차명차주 25명을 동원해 3800억원을 불법대출해 주고, 1689억원을 회수하지 못해 부실처리됐다. 윤현수(59) 한국저축은행 회장은 3785억원의 불법대출을 통해 일본의 골프장과 리조트를 사들이다 대규모 부실을 일으켰다. 윤 회장은 일본의 골프장을 인수할 목적으로 딸을 현지법인 이사로 등재한 뒤 197억원을 불법대출했지만, 지난해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레저산업 매출이 폭락하면서 대출금 전액을 날렸다. 특히 부인을 자회사 고문으로 앉힌 뒤 고문료 명목으로 10억 8000만원을 지급했고 시가 3억원에 육박하는 벤츠 S600 차량과 52억원 상당의 강남구 청담동 호화빌라를 사주는 등 회사 돈을 마음대로 주물렀다. 윤 회장은 또 지난 2월 금융위원회의 재산실사에 대비해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의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등 158회에 걸쳐 시세를 조종하는 수법으로 353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김임순(53) 한주저축은행 대표는 부실대출 471억 6000만원으로 4개 저축은행 가운데 비리 규모는 가장 작지만, 가짜 통장을 통해 고객을 안심시키면서 고객 돈을 제멋대로 빼돌렸다. 김 대표는 직원 교육에 사용하는 은행 전산프로그램의 ‘테스트 모드’를 이용해 실제로는 돈이 없지만 고객 통장에는 돈이 입금된 것처럼 표시하는 방법으로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 407명에게 가짜 통장을 발행, 180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교진추 “화학진화론도 생명 기원과 무관”

    교육과학기술부 청원을 통해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 진화론의 대표적인 근거로 꼽히는 ‘시조새’와 ‘말의 진화’ 대목의 삭제 약속을 끌어낸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교진추)가 ‘화학진화론’을 3차 청원 목표로 정했다. 또 진화론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술포럼을 갖는 등 진화론에 대한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섰다. 교과부는 현행 인정교과서 제도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 수용되는 등 맹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교과서 수정 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 중이다. 교진추는 14일 “6월 중 교과부에 ‘화학적 진화는 생명의 기원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청원을 낼 계획”이라며 “김성현 건국대 특성화학부 교수가 화학진화론을 반박하는 논거를 이미 완성한 상태”라고 밝혔다. 화학진화론은 1930년대 옛 소련의 생화학자 알렉산드르 오파린이 처음 주창한 이론으로, 원시 지구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유기물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생명 탄생의 근원이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윈의 진화론이 원시세포-단세포-동식물-인간으로 이어지는 방향성을 가졌다면 화학진화론은 그 이전인 원시세포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화학진화론은 1950년대에 실험을 통해 입증되면서 현재 가장 유력한 생명탄생의 기원으로 교과서에 기술돼 있다. 교진추 측은 화학진화론이 실험 설계부터 잘못됐다는 시각이다. 실험실에서 아미노산 혼합물을 가열하는 것을 과거 원시지구의 환경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교진추는 이어 9월에는 ‘생물계통수는 허구다.’라는 4차 청원을 통해 진화론의 방향 자체를 부정할 방침이며, 인류의 진화 등에 대해서도 추가 청원을 낼 계획이다. 또 일반 대중 및 기독교계를 대상으로 한 ‘진화론 허상 알리기’ 운동도 펴 나가겠다고 밝혔다. 16일에는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진화론 교과서 세계관’을 주제로 학술포럼을 연다. 임번삼 서울장신대 교수, 김병훈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서병선 한동대 교수 등 기독교계 인사들이 나서 진화론의 문제를 거론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이와 관련, 과학교과서 인정기관인 서울시교육청, 과학창의재단 등과 함께 전문가협의회를 꾸려 현행 교과서 수정절차 보완에 나섰다. 고등학교 과학교과서는 인정교과서로, 정부가 내놓은 ‘집필기준’만 따르면 출판사가 임의로 집필할 수 있다. 수정, 보완 역시 출판사 자체 판단에 따른다. 결국, 이번 사례처럼 논란이 있는 내용에 관한 청원이 접수될 경우 출판사로서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 시스템으로는 특정 단체가 의도를 갖고 교과서 내용을 바꾸려고 할 경우 제어할 방법이 없다.”면서 “청원 처리 과정에 내용의 적합성을 학회 등 학술단체에 의뢰해 검토한 뒤 출판사가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만들어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화론 왜곡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과학교과서에서 진화론이 핵심인 것은 변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학저널 네이처에 이어 시사주간 타임 역시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화론 논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타임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편집장의 시각’ 코너에서 “한국의 교과서가 진화론을 퇴출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은 “한국의 창조론자들이 주도한 창조과학 전시회가 2008년 서울랜드에서 11만 6000명에 이르는 관객을 모았고, 상설전시관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면서 “과거 미국에서 있었던 ‘진화론 논쟁’이 지적설계론이라는 이론과 진화론의 싸움이었지만, 한국에서는 진화론와 성경의 창세기가 다투고 있는 형국”이라고 보도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용어 클릭] ●화학진화론 1930년대 옛 소련의 생화학자 알렉산드르 오파린이 처음 주창한 이론으로, 원시 지구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유기물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생명 탄생의 근원이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화학진화론은 현재 가장 유력한 생명탄생의 기원으로 교과서에 기술돼 있다.
  • 골든브릿지證 “노조의 주주 총회 방해 주장은 억지”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지난 7일 정기주총에서 빚어진 노사간 마찰과 관련해 “노조는 사측이 우리사주조합원의 의결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노조는 주총이 최대주주 측의 일방적 강행과 소액주주들의 퇴장 때문에 파행으로 치러졌다며 법적 효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은 “3.76%의 지분을 가진 우리사주조합원의 참석을 봉쇄한 이번 주주총회는 원천무효이며, 상법 제366조에 의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우리사주조합이 의결권 불통일 행사 통지라는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측에서는 주주명부상으로 우리사주조합원의 지분에 대한 개별적인 확인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고, 따라서 주총장에 참석한 우리사주조합의 조합장이 대표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했던 것” 이라고 말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주총장에 온 60여명의 노조원 중 다수가 입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임을 확인할 수 없는 조합원 모두를 주주총회에 참석시켜 달라고 억지를 쓰는 것은 주주로서의 합법적인 의견개진 보다는 주주총회를 파업의 선전장으로 이용하겠다는 불순한 의도임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5조 ‘농민의 농협’에 지원해야/이헌목 한국농산업 경영연구소장

    [기고] 5조 ‘농민의 농협’에 지원해야/이헌목 한국농산업 경영연구소장

    정부가 농산물 판매 등 경제사업을 잘하는 조건으로 농협에 5조원을 지원하면서 이행약정서를 요구했고, 농협직원노조는 이를 경영 간섭이라 반발하면서 파업을 결의했다. 정부는 5조원이나 되는 자금을 세금으로 지원하면서 그냥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노조는 자칫 잘못하면 구조조정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양측은 서로 ‘양보’하여 약정서를 체결했다고 한다. 진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약정에 따라 정부가 농협의 경영성과를 평가·감독하더라도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개 지표라는 게 아주 피상적일 뿐만 아니라, 만들기 나름이다. 지금도 모든 공기업에 대해 외부전문가들이 ‘철저하게’ 평가하고 있지만, 그게 그것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정부의 간섭 없이 농협 임직원들에게만 맡겨두면 어떻게 될까. 농협이 지원받은 돈으로 농산물 도매사업과 소비지 유통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사업조직만 커질 뿐 농민들에게는 별다른 실익을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농협이 농민에게 민간 유통업체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사주거나 팔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농협이 농산물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경영을 더 잘하는 것도 아니다. 민간유통업자보다 오히려 경영 역량이 떨어지고 업무 강도는 낮은 데 비해 연봉은 턱없이 높다. 정부가 지원한 돈은 결국 농협임직원들의 비효율과 높은 연봉을 ‘당분간’ 지속시켜 주는 데 쓰이게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전문가가 한둘이 아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부 정치권에서는 농협노조와의 ‘합의’만을 종용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농산물판매사업을 포함한 농협문제 해결의 핵심은 농민들이 ‘농협은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농협을 중심으로 ‘하나로’ 협동하는 데 있다. 농민들로 하여금 농협을 ‘내 것’이라 생각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농협이라는 금산복합기업그룹의 지분을 농민들에게 배분하는 것이다. 말로만 주인이라고 할 게 아니라 법적인 권리를 확실하게 보장해주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도 주인들이 나눠 갖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농협 수익의 원천인 신용사업부문을 조합·중앙회 구분 없이 몽땅 통폐합하여 그 지분을 프랑스 농업은행처럼 농민에게 나눠주면 된다. 신용사업을 제대로 하면, 1년에 3조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절반만 배당을 한다 해도 농가당 약 150만원이 돌아간다. 조합에다 배당하면, 이런저런 곳에 쓰고 ‘비료 몇 포대’만 돌아올 뿐이다. 25개의 자회사도 경영을 잘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 농민들은 농협의 운영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협동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농민들이 ‘하나로’ 협동하면, 대형유통업체와의 거래 교섭에서도 대등한 협상을 할 수 있고, 수출에서 제 살 깎아먹기를 하지 않게 된다. 농산물 제값 받기의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5조원을 지원하는 기본 취지를 비로소 살릴 수 있게 된다. 단순히 ‘임직원의 농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지금의 농협에다 도매사업을 강화하고, 소비지 유통을 강화하는 것으로는 결코 실현할 수 없는 농산물 제값 받기의 소원을 비로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 재외국민 민원서비스도… ‘글로벌 품앗이’

    재외국민 민원서비스도… ‘글로벌 품앗이’

    인도네시아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은 3만 6000여명. 현지 정부에 민원을 제기할 일이 있어도 언어소통이 어려워 벙어리 냉가슴만 앓아야 했다. 그런 말 못할 고충이 이제 속시원히 해결되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교포·상사주재원들이 온라인 민원 포털인 국민신문고에 한국어로 인도네시아 정부에 민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별도의 창구를 개설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의 민원인이 온라인상에서 그쪽 정부에 대한 민원을 한국어로 넣으면 권익위의 중개를 통해 해결할 수 있거나 관련 민원에 대한 답변을 한국어로 되돌려 받는 시스템이다. ●이달부터 운영… 교민들 고충 해결 이처럼 두 나라 간 협의를 거쳐 자국어 기반의 쌍방향 민원창구가 개설된 것은 처음이다. 바야흐로 재외국민 민원서비스도 ‘품앗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10년 2월 한-인니 옴부즈맨 업무협약의 일환이다. 권익위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우리 교민들의 편의를 봐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쪽에서도 국내 거주 인도네시아인(3만 7000여명)이 자국어로 민원을 신청하면 그 나라 언어로 답변을 해주는 서비스를 2010년 말 이미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문화 시대를 맞아 권익위는 국내 거주 외국인이 편리하게 민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다국적어 서비스를 확대해 왔다. 2008년 영어를 시작으로 일어,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우즈베키스탄어, 방글라데시어, 캄보디아어 등 10개국 외국어 민원창구가 국민신문고에 열려 있다. ●인니 시작으로 대상국 확대 인도네시아와의 품앗이 민원해결 방식은 현지 교민들의 고충해결에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국민신문고에 한국어로 올린 민원을 권익위 국제협력과에서 접수, 이를 해당국 언어로 번역해 인도네시아 옴부즈맨 쪽으로 넘기면 현지 옴부즈맨이 이를 해결해 다시 국제협력과를 거쳐 민원인에게 최종 전달하는 과정을 거친다. 다음 달 권익위는 주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과 협력해 현지 교민 홍보도 펼칠 계획이다. ●권익위 “동남아 민원소통 허브로” 백승수 국민신문고담당관은 “인도네시아어를 시작으로 8월에는 태국어, 10월에는 우즈베키스탄어 쌍방향 민원 창구를 열어 운영할 것”이라면서 “재외국민의 권익향상을 위해 국민신문고를 중심축으로 동남아 민원 소통 허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14)송시열과 윤휴

    [선택! 역사를 갈랐다] (14)송시열과 윤휴

    1653년(효종 4년) 여름, 논산의 황산서원에서는 이 지역의 유력한 학자들이 모인 가운데 작지만 만만치 않은 의미를 지닌 소동이 일었다. 송시열(1607~1689)이 친구 윤선거(1610~1669)에게 윤휴(1617~1680)와 절교할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비슷한 연배였던 세 사람은 젊었을 적부터 서로 교유하고 있었고, 윤선거와 윤휴는 특히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다. 송시열의 주장은 주희와는 다르게 ‘중용’을 해석한 윤휴는 주자학의 세계를 어지럽히는 도적과 같은 존재, 곧 사문난적(斯文賊)이므로 그를 조선 사회에서 고립시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와의 사귐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은 이 시기 조선 사상계의 지형이 어떠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송시열, 윤선거에게 윤휴와 절교 요구 송시열이 이때 윤휴를 사문난적으로 몰아치고 배격한 것은 조선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사상으로서 주자학만큼 중요한 것이 없는데, 어떻게 주자학을 비판하고 그와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가 하고 분노했기 때문이었다. 주자학을 벗어나게 되면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이 송시열의 판단이었다. 이 무렵, 조선에는 윤휴의 ‘중용’ 해석이 화제가 되고 있었다. 송시열이 이 사실을 알고는 이것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윤선거로 하여금 그와 절교할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윤휴의 의식은 송시열과는 달랐다. 주희의 학문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굳이 그의 사유체계를 묵수(墨守·제 의견이나 생각, 또는 옛날 습관 따위를 굳게 지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는 주희의 경전 이해를 그대로 따르려 하지 않았다. 특히 그는 ‘중용’ ‘대학’ ‘효경’을 중시하여 자신의 시각으로 새로운 해석을 가했다. 송시열이 특히 문제로 삼았던 책이 ‘중용’이었지만 윤휴는 이 책과 함께 다른 경전에 대해서도 독자적인 자기 생각을 세우고 있었다. 이들 세 책에 대한 그의 이해와 해석에는 당대 조선 사회에서는 그 누구도 지니지 못하던 새로운 내용이 실려 있었다. 주희의 해석을 통하지 않더라도 공자의 사상, 유교의 이상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 이들 경전을 해석하는 윤휴의 생각이었다. 이와 같이 주자학의 이해를 둘러싸고 송시열과 윤휴는 정반대의 태도를 취했다. 조선에서 이전에도 특정 사상의 수용과 이해를 두고 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일기도 했지만, 17세기 중·후반 두 사람 사이에 생겼던 대립만큼 격렬한 것은 없었다. 그런데, 주자학에 대한 두 사람의 태도 차이 그리고 이로부터 오는 갈등은 단순히 주자학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이 시기 조선 사회의 현실 문제를 인식하고 그 대책을 세우는 것과 연관되어 있었다. 그랬기에 그 대립의 강도는 엄청났다. ●임진난·병자호란·당쟁 등 조선 무너뜨려 17세기 중·후반의 조선 사회는 앞서 50~60여년간 겪은 여러 사태로 말미암아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었다. 1592년 일본 침략과 긴 시간의 전쟁, 광해군대와 인조대 여러 정치세력 간의 갈등, 1636년 청나라 침략과 패배와 같은 사건은 기존 조선 사회의 질서를 바탕부터 무너뜨렸다. 특히 청나라의 침략, 곧 병자호란은 사태를 악화시킨 결정타였다. 전쟁을 거치며 조선은 인적·물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봤고, 외부 침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허약한 국방체제, 군사적 대응 능력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더군다나, 종래 오랑캐로 여기던 청나라에 굴복하여 군신의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사대해야 했다. 종래 유지되던 조선과 명의 관계 또한 끊어졌다. 기막히기 그지없는 현실이 만들어졌다. 효종과 같은 국왕을 비롯한 많은 수의 위정자들은 분노와 치욕에 떨며 청나라에 복수하고 원수를 갚고자 했다. 최선의 방도는 청나라와 전면전을 벌여 군사적으로 응징하는 일, 곧 ‘북벌’이었다. 이리하여 북벌은 이 시기의 시대정신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중국까지 진출하며 명나라를 멸망시킨 위력을 가진 청나라와 전쟁을 벌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북벌의 속도, 방법, 내용을 둘러싸고 분분하게 의견 대립이 일었고, 그 중심에 송시열과 윤휴가 서 있었다. ●극단적 주자학 vs 부국강병책 송시열의 극단적 주자학 강조는 국정 운영의 전반적인 기조를 강력한 도덕주의 위에서 구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송시열은 군주와 신료 등 국정을 이끄는 주체들은 주자학의 가르침에 따라 도덕주의를 실천하며, 강상(綱常) 윤리를 강화하여 사회 기강을 잡을 것을 강조하였다. 그는 또한 현재 상황에서 직접 군사적으로 대결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긴 시간 동안 실력을 쌓아 오랑캐의 국가로부터 당한 모욕을 갚을 것을 강조하였다. 현실적으로 오랑캐의 지배를 받는 굴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오랑캐를 능가하는 절대의 정신력을 배양하고 문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송시열의 생각이었다. 이렇게 한다면 청나라가 지배하고 있는 중국에서 유린당하는 ‘문명’을 조선이 지켜내고 궁극에는 청나라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윤휴 역시 조선에서 회복하고 실현해야 할 것은 강상과 윤리를 강화하는 것이라 보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선 국정 운영의 방향을 송시열과는 다르게 생각했다. 윤휴는 조선에 필요한 것은 빠른 속도로 부국강병 체제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했다. 동시에 청나라와는 직접적인 군사 대결을 통해 그 원수를 갚을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그는 종래와는 달리 국가 권력이 토지와 백성을 빠짐없이 파악하고, 양반들의 특권을 어느 정도 제한하며, 군대 편제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 수행을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의 생각대로 한다면, 종래 조선의 제도와 체제는 매우 크게 변하게 되어 있었다. 윤휴의 북벌 주장은 실질적인 정책과 연관하여 추진되고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윤휴의 독자적인 경서 해석은 이러한 현실 대책을 밑받침하는 근거를 경전을 통해 찾고자 하는 노력에서 나온 것이었다. ●입으로만 외친 북벌, 사대부가 지지 송시열과 윤휴의 생각은 북벌을 서로 강조하는 점에서는 외형상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를 준비하고 대응하는 방식에서 양자는 서로 달랐다. 송시열의 북벌 주장은 당장의 행동보다는 먼 미래의 결정타를 예비하자는 것이었다. 반면, 윤휴의 움직임은 직접적이고 구체적이며 행동주의적이었다. 송시열의 방법은 사상적으로는 매우 강경하되 실제 군사적·정치적·경제적 측면에서의 변화를 구하는 것은 아니었다. 윤휴의 방식은 사회의 급속한 변화를 이끌어내며 기존 질서를 크게 뒤흔들 가능성이 컸다. 군사적 행동을 중시하는 측면에서 이 생각은 강력한 국가권력에 기초하여 정치·사회 운영을 도모한다는 점을 필연적으로 드러내었다. 이처럼 송시열과 윤휴의 생각은 크게 달랐다. 두 사람이 주자학을 강조하고 또 주자와는 다른 해석을 하려는 데는 그만한 정치적 혹은 현실적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의 학문적, 정치적 방향 설정은 나름대로의 근거를 가지고 있었다. 송시열과 윤휴의 선택을 좌우하게 한 요소는 일단 군사 강국 청과 군사 대결을 벌일 것인가, 그 대결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판단이었다. 송시열은 사상적·문화적 방면으로의 체제 강화를 선택했다. 조선은 중국의 문명을 이어받은 ‘소 중화’의 국가이며, 이를 강력하게 실현하는 것을 통해 오랑캐의 강국 청나라를 이길 수 있으리라는 기대 위에서였다. 반면 윤휴의 경우, 청의 군사력이 강하다 할지라도 조선은 대적하여 원수를 갚을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빠른 속도로 부국강병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송시열과 윤휴의 판단과 선택에 대해 조선의 정치 사상계는 송시열을 지지하였다. 숙종이 즉위하고 나서 세워진 남인정권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했던 윤휴는 숙종 6년 정국 주도권이 서인으로 넘어가자 유배의 벌을 받았고 결국에는 사약을 받았다. 윤휴의 방식을 지지하고 긍정한 것은 소수였다. 그의 유력한 지원자들, 혹은 그와 친하게 지냈던 이들도 그의 생각이 매우 위험하며 불원간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청과의 직접적인 군사적 맞대결이 위험하다는 것을 대부분의 정치 엘리트들은 알고 있었다. 윤휴의 선택과 판단은 정치적으로 보아 비토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숙종 6년, 윤휴를 처벌한 것은 어떤 면에서는 조선에 매우 위험한 요소를 영원히 추방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송, 조선 후기 장악… 윤, 북학으로 수용 송시열의 승리, 윤휴의 패배는 조선의 정치사상계가 군사주의적 방향으로의 국정운영, 강력한 국가를 전망하는 흐름을 배제해 나가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조선의 정치사상계는 이후 우여 곡절을 겪지만, 송시열이 강조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주자학의 영향력이 더 확대되었으며, 주자학의 질서를 위협하는 요소는 지속적으로 배격받았다. 그렇다고 하여 윤휴의 생각이 조선 땅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18~19세기 서울·경기 지역의 남인들 가운데 일부는 윤휴의 생각을 자양분으로 하여 그들의 생각을 세우기도 했다. 18세기 후반 경기도 지역의 천주교 수용에 일정한 역할을 했던 녹암 권철신과 같은 이는 윤휴의 ‘대학’ 이해를 적극적으로 추종했고, 다산 정약용 또한 윤휴의 생각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윤휴의 생각은 후학들의 새로운 사유 속에 스며들며 그 생명력을 유지했다. 정호훈(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교수)
  • [‘애플루엔자’에 병드는 아이들] 키즈산업 불황이 없다

    [‘애플루엔자’에 병드는 아이들] 키즈산업 불황이 없다

    어린이 관련 산업, 즉 ‘키즈(Kids) 산업’, ‘에인절(Angel) 산업’에는 불황이 없다.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은 1.24명이다. 2010년보다 0.01명이 늘었지만 세계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0~14세 영유아 및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한 증권사는 2002년 8조원대이던 에인절 산업의 시장규모가 지난해 30조원까지 급증한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이들이 줄고 있지만 수입 아동용품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고급 아동용품 수입의 증가폭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또 키즈 카페나 어린이 전용 놀이 공간 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때문에 키즈 산업은 ‘불경기의 천사’로 불릴 정도다. 아동용품의 고급화를 보여 주는 단적인 실례는 수입 증가 추세다. 의류가 가장 대표적이다. 1일 한국무역협회의 품목별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2002년 115억원(981만 달러)어치가 수입된 아동용 의류는 지난해 300억원(2548만 달러)어치가 들어왔다. 10년 새 2.6배가 늘어난 것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1분기 수입아동복의 매출 증가율은 15.8%로 아동유아복 전체 매출 상승률 1.9%에 비해 8.3배나 높았다. 신세계백화점도 수입아동복의 매출이 2009년 35.0%나 증가한 데 이어 2010년 38.4%, 지난해에는 23.4%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아동복 수입 300억원… ‘불경기의 천사’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15개 아동의류 브랜드 가운데 수입 브랜드는 2007년 4개로 2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개로 늘어 47%를 차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하나밖에 없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려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명품을 사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저출산·핵가족화 속에 키즈산업이 번창하고 있는 것이다. 수입 유모차는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일각에선 유모차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신분을 나타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70만원을 호가하는 영국의 잉글레시나는 물론 100만원을 훌쩍 넘는 스토케 유모차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해 유모차는 626억원(5312만 달러)어치가 수입됐다. 2002년의 35억원(302만 달러)어치보다 16.6배가 늘었다. 한 유모차 수입업자는 “예전에는 일부 부유층에서 수입 유모차를 탔다면 최근에는 보통의 직장인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수입 유모차는 중고시장에서도 인기”라고 전했다. 16개월 된 손녀를 돌봐 주고 있는 부산의 정모(61·여)씨는 “주변에 다른 손자·손녀를 봐 주는 친구들도 대부분 수입 유모차를 가지고 다닌다.”면서 “비싸기는 하지만 손주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하나 해줄 만하다고 생각해서 직접 사 줬다.”고 말했다. ●100만원대 스토케 유모차 ‘불티’ 분유도 수입품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수입 분유는 국내산보다 1.5~2배 비싸지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수입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2년 166억원(1411만 달러)이던 분유 수입은 지난해 2166억원(1억 8376만 달러)으로 10년 새 무려 13배 뛰었다. 수입 분유의 점유량이 늘어나는 반면 국내 기업의 분유 출하량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6.8%씩 감소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에 사는 직장인 이모(33·여)씨는 “처음부터 일본 분유를 계속해서 먹여 오다 지난해 일본에 지진이 나면서 잠시 국내산 분유로 바꿨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독일산 유기농 분유로 교체했다.”면서 “우리나라 분유는 가끔 위생상에 문제가 발생해 하나뿐인 우리 아이에게 먹이기에는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조기영어교육 붐 타고 그림책 수입 급증 영유아 조기영어교육의 붐을 타고 아동용 그림책의 수입도 만만찮다. 지난해 해외에서 아동용 그림책 323억원(2745만 달러)어치를 들여왔다. 2010년의 240억원(2038만 달러)보다 34.7% 증가한 것이다. 10년 전인 2002년(88억원)과 비교하면 3.6배에 이른다.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출판시장이 대체적으로 불황인데 그나마 아동용 출판 시장은 상황이 나은 편”이라면서 “최근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제작된 동화책을 그냥 수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조기교육 열풍과 함께 전국의 영어유치원도 지난해 202개에 달했다. 뽀로로와 폴리캅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영유아 콘텐츠 산업의 성장세도 무섭다. 2006년 8조 3000억원이던 영유아 콘텐츠 시장은 지난해 16조원대까지 성장했다. 특히 영유아 콘텐츠 산업은 지난 6년간 연평균 29.3%라는 놀랄 만한 수출 신장률을 보였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S-오일, 울산 태화루 복원에 100억원 후원

    S-오일이 울산의 역사·문화 상징물인 태화루 복원을 위해 100억원의 ‘통큰’ 후원금을 내놨다. 32년 회사의 역사를 울산과 함께 해온 만큼, 울산이 공업도시를 넘어 역사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나세르 알 마하셔 S-오일 최고경영자(CEO)는 31일 울산 중구 태화강 둔치에서 열린 태화루 건립 기공식에 참석, “울산의 문화적 자긍심을 드높이기 위해 태화루 건립비 전액인 1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태화루는 신라 선덕여왕 때 건립돼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와 함께 ‘영남 3루’로 불리던 영남의 대표적 누각이다. S-오일의 후원으로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사라진 지 420년 만에 울산시 중구 태화동 91-2 일대 1만 403㎡ 부지에 정면 7칸, 측면 4칸의 본루(주심포 양식)를 비롯해 행랑채, 대문채, 사주문 등이 복원된다. 2014년 3월 완공 예정이다. 이번 기부는 S-오일과 울산과의 특별한 관계에서 비롯됐다. S-오일은 쌍용정유 시절인 1980년 울산 울주군 온산읍 온산공장에서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이후 32년간 울산의 대표적 지역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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