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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 윤창중 “성적 의도 없었다” 전면 부인… “靑이 귀국 종용”

    [종합] 윤창중 “성적 의도 없었다” 전면 부인… “靑이 귀국 종용”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하림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벌어진 성추행 의혹에 대해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국민 여러분과 박 대통령께 용서를 빌고 깊이 사죄드린다”면서도 “성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거듭 밝혔다. 인턴과의 신체 접촉에 대해서도 “허리를 한번 툭 쳤는데 위로와 격려의 행동(제스쳐)이었다”면서 “문화적 차이로 인해 상처를 입혔다면 깊이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워싱턴 방문 기간 중 피해여성으로 알려진 인턴을 ‘여자 가이드’라고 언급하며 “일정을 빨리 수행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는데 제 시간에 차를 대기시키지 못하는 등 너무나 매끄럽지 못하게 계속 단호하게 꾸짖었”면서 “누가 가이드고 누가 가이드를 받아야 하느냐고 여러차례 질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턴을) 혼내고 돌아오다가 교포 학생이고 제 딸과 같은 나이 밖에 되지 않는데 너무 심하게 꾸짖었는가 자책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윤 전 대변인은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욕설을 하거나 심한 표현을 사용한 적이 없다. 저는 그런 인간이 아니다”면서 인턴에게 폭언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턴과 술자리를 갖게 된 이유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워싱턴에서 마지막이니까 위로하는 뜻에서 술 한잔 사겠다고 했고, 여자 가이드가 있는 만큼 기사와 동석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셋이서) 30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신체 접촉 문제와 관련, 윤 전 대변인은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오면서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라고 격려한 것”이라면서 “위로와 격려의 제스쳐였지 성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화적 차이로 인해 상처를 입혔다면 깊이 이해해 달라”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사과를 했었어야 했는데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특히 술자리 다음날 아침 자신이 인턴을 호텔방에 불렀다는 내용에 대해 매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저에게 확인도 하지 않고, 가이드의 직접적인 말을 듣지 않고 인터넷상에 나오는 것을 언론에서 무차별하게 보도하는 것은 깊은 유감이고 법적 대응을 취하겠다”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윤 전 대변인은 “인턴에게 전날 ‘다음날 일정이 중요하니 모닝콜을 반드시 해 달라’는 요청을 해두었고, 아침에 약간 일어나서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면서 “긴급하게 브리핑을 해야 하는 자료를 갖다주는가 생각을 했지, 제 가이드가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황급히 문쪽으로 뛰어 나갔다”고 했다. 방문 앞에 인턴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여기 왜 왔어? 빨리 가”하며 문을 닫았다고도 설명했다. 또 “가이드는 제 방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면서 “CCTV로 다 확인할 수 있는 일”이라고 거듭 부인했다. 다만 당시 의복 상황에 대해서는 “급한 상황인 줄 알고 황망한 생각 속에 바로 달려가느라 속옷 차림이었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워싱턴에서 급히 귀국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청와대 이남기 홍보수석의 지시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  그는 “이 수석이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해서 영빈관에서 만났더니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는다.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돌아가야겠다’고 말했다”면서 “저는 ‘제가 잘못이 없는데 왜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느냐’고 되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수석이 오후 1시 30분 비행기표가 있다는 점을 얘기했고, 홍보수석은 제 상관이기 때문에 지시를 받고 댈러스 공항으로 도착해서 제 카드로 비행기 좌석표를 사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도착한 뒤 이같은 내용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도 모두 진술했다고 전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일부 보도에서 뉴욕에 머물 당시에도 여성 인턴에게 술을 한잔 하자고 했다는 의혹이 나온 데 대해 “이것 또한 완전 사실 무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자 가이드에게 술 하자고 권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잠이 오지 않아 혹시 술이 있냐고 물으니 기자들을 위해 준비한 술이 있다면서 팩소주와 과자를 줘서 먹고 올라와서 잔 게 전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치 상습범인 것처럼 마녀사냥하는 것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경위야 어찌됐든 저의 물의에 대해 상심하고 계시거나 마음 상해 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거듭 머리숙여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면서 “박 대통령의 성공적인 정상회담에 누를 끼친 것, 깊이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양심과 도덕성,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갖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면서 “법의 처벌을 달게 받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보] ‘성추행 의혹’ 윤창중 “정말 억울…靑이 귀국 종용”

    [4보] ‘성추행 의혹’ 윤창중 “정말 억울…靑이 귀국 종용”

    방미 기간 벌어진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면서 “위로와 격려의 행동이었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의 음식점인 하림각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은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국민여러분과 박근혜 대통령님께 거듭 용서를 빌며 머리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면서 “제가 미국에서 돌아와 해명을 지체한 이유는 대통령의 방미가 계속됐고 일단 민정수석실의 조사를 받는 등 적법한 절차를 밟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급하게 귀국한 것은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의 종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직 진실만을 밝히고 법의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추행 피해자로 지목된 주미대사관 여성 인턴에 대해서는 “저를 너무나 매끄럽지 못하게 가이드했고, 일정 등도 제대로 모르고 출발시간과 차량을 대기시키지 못하는 등 잘못을 여러차례 해 그때마다 단호하게 꾸짖었다”며 “‘도대체 누가 가이드냐’고 여러 차례 질책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너무 심하게 꾸짖었다는 자책이 들어 위로하는 뜻에서 술 한잔을 사겠다고 했다”면서 “워싱턴호텔 지하 1층 바에서 운전기사를 동석시켜 30분 동안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상당히 긴 테이블의 맞은편에 가이드가 앉고 제 오른편에 운전기사가 앉았는데 어떻게 그 여성을 성추행 할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어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나오면서 그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한 차례 툭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라고 말하고 나온게 전부”라면서 “돌이켜보건데 제가 미국 문화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깊이 반성하며, 그 가이드에 대해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또가이드를 속옷 차림으로 방으로 불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기자들 78명과 청와대 수행원, 워싱턴 주재 한국문화원 직원들이 머물고 있는 가운데 가이드를 제 방으로 불렀을 리 있겠느냐”면서 “모닝콜을 일찍 해 달라고 얘기했는데 아침에 노크 소리가 들려 청와대 직원이 긴급하게 자료를 갖다주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황급히 문을 열었는데 가이드가 왔길래 ‘여기 왜 왔어? 빨리 가’ 하고 문을 닫았다”고 부인했다. 욕설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저는 그런 상스러운 말을 할 인간도 아니고, 상식적으로 그 여자를 방에 들이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면서 “CCTV로 확인하면 될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게 확인을 하거나 가이드의 직접적인 말도 듣지 않고 인터넷상의 말들을 언론에서 무차별적으로 보도하는 점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면서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어 “언론에서 하면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면서 “너무 억측 기사가 많이 나가 정말 억울하다”고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양유업, 닷새만에 대국민 사과했지만… 피해자협 “사과 아닌 쇼”

    전 영업사원의 막말 음성 파일 공개로 국민의 공분을 산 남양유업 경영진이 파문 닷새 만에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와 본부장급 임직원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 브라운스톤 LW컨벤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상생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련의 사태에 대해 회사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고개 숙여 국민 여러분에게 사과드린다”면서 “환골탈태의 자세로 인성 교육 시스템과 영업 환경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해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사태의 원인인 밀어내기 관행을 인정하고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공동 목표 수립제와 반송 시스템을 만들어 밀어내기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대리점 상생기금을 연간 500억원으로 2배 늘리고 대리점주 자녀에 대한 장학금 지원도 약속했다. 하지만 사태가 진정될지는 미지수다. 대주주인 홍원식 회장은 이날 사과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홍 회장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피해 점주들에게 먼저 사죄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문 직전 약 7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도마에 오른 홍 회장과 관련, 김 대표는 “(홍 회장의) 주식 매각은 개인적 채무 때문”이라며 “경영상의 모든 문제는 내 책임하에 이뤄지기 때문에 홍 회장이 나서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남양유업은 이날 대리점피해자협의회에 대한 모든 고소·고발을 취하했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책은 밝히지 않았다. 대리점피해자협의회는 남양유업의 기자회견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자 쇼”라며 “남양유업 쪽에서 한 번도 화해의 손길을 내민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남양유업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은 보상이 없으면 오는 20일부터 600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들을 동원해 불매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미국도 ‘극우 아베’에 우려

    미국도 ‘극우 아베’에 우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인식에 관한 발언이 국제적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나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는 아베 총리의 극우적인 행동에 한국과 중국뿐 아니라 미국마저도 우려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미·일 관계 보고서’에는 아베 총리의 국수주의적 발언과 행보가 주변국들과의 외교 갈등을 불러오면서 결과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해칠지 모른다는 지적이 곳곳에 언급됐다. 33쪽에 이르는 보고서는 지난 1일 마크 매닌 등 4명의 아시아 전문가와 국제 무역·금융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보고서는 미국 상·하원의 외교담당 의원들에게 제출된 상태다. CRS는 보고서에서 “많은 분석가들은 아베 총리의 2기 정부가 지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며 “동아시아 지역의 무역 통합을 해치고 지역 안보 협력을 위협하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침략의 정의와 관련해 “(1974년) 유엔총회가 침략의 정의에 대해 결의한 것은 안보리가 침략 행위를 결정하기 위한 ‘참고’ 사항”이라며 “(유엔 안보리의 침략 행위를 판단하는 권한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침략인지 여부는) 정치적으로 결정된다”고 밝혔다. 유엔 총회는 1974년 침략을 ‘다른 국가의 주권, 영토 보존, 정치적 독립에 대한 무력 행사’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를 ‘참고’ 사항이라고 강변하면서 다시 한번 침략을 부정하고 싶어 하는 진심을 드러낸 셈이다. 미국 의회의 보고서는 일본 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9일자 석간에 ‘총리의 역사 인식 우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의회 조사국이 아베 총리의 침략 부정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미국 의회가 아베 총리를 강경한 국수주의자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미 의회 조사국이 아베 총리를 ‘강경한 민족주의자’로 평가한 데 대해 “오해에 근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압박·참의원 선거 속도조절용?

    美 압박·참의원 선거 속도조절용?

    최근 잇따라 역사인식 문제를 일으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8일 침략 정의를 둘러싼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한·일 관계의 악화를 우려한 미국의 압력과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속도 조절에 나서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런 점에서 아베 총리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침략 정의와 관련해 “학문적으로 여러 논의가 있어 절대적인 정의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을 말했던 것으로 정치가로서 (이 문제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이해를 구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3일 참의원 답변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먀 담화와 관련, “침략의 정의는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침략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내각은) 아시아 제국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 주었다는 과거 내각과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와 역사 문제가 있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넘어서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미국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가미 도모코 참의원 의원(공산당)이 ‘정부가 조사한 범위 안에서 위안부 강제 동원 증거 문서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증거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의에 대해 ‘내각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입증할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정부 답변서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의 잇단 과거사 해명 발언은 한국과 중국이 일본의 과거 침략 사실을 부정하는 움직임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사태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공조를 통해 중국에 대응하고 북한 도발을 억지하려는 미국이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에 따른 한·일 간의 갈등을 우려해 일본에 ‘옐로 카드’를 꺼내 든 점도 작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세종연구소의 진창수 일본연구센터장은 “미국이 외교 경로를 통해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관방 “고노담화 수정 언급한 적 없다”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사과한 고노 담화 수정론에 대한 봉합에 나섰다. 아베 정권이 식민지배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한 기존 정부의 방침과 기조를 같이한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7일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해 “수정을 포함한 검토를 거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노 담화 수정이 일본 국익을 해칠 것이라는 토머스 시퍼 전 주일 미국대사의 발언에 대해 질문받자 이같이 답하고 “아베 정권은 이 문제를 정치·외교문제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현 단계에서 고노 담화 수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시퍼 전 대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관계 심포지엄에서 “위안부 문제는 어떻게 해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일본 정부가 고노 담화를 수정할 경우 “미국에서의 일본 국익을 크게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경선 과정에서 “일본이 고노 담화 때문에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며 담화 수정 의사를 밝혔다.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제의 침략을 부정하는 듯한 아베 총리의 발언을 비판한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최근 사설과 관련해 “일본은 한때 많은 나라, 특히 아시아 제국 국민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끼쳤다”고 운을 뗐다. 기시다 외무상은 이어 “지금까지 정부는 역사의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재차 통절한 반성과 진정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하고, 모든 피해자에게 애도의 뜻을 표시해 왔다”며 이에 대해 “아베 총리도 같은 인식”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사설에서 “일본은 왜 그렇게 역사를 정직하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운가”라며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을 비판한 바 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서울광장] 숭례문 준공식이 축제로 그치면 안 되는 이유/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숭례문 준공식이 축제로 그치면 안 되는 이유/서동철 논설위원

    숭례문이 5년 3개월의 복구공사 끝에 오늘 준공식을 갖는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를 비롯한 대표적 장인들이 참여한 복구 결과를 두고서는 칭찬하는 목소리가 많다. 손으로 빚은 기와는 전통가마를 만들어 구웠고, 단청은 천연안료를 써서 우아한 색감을 되살렸다. 한국전쟁 때 상처 입은 현판은 조선시대 탁본을 반영해 당초 필치를 되찾았다. 일제가 철거한 문루 좌우의 성곽을 복원한 것은 가장 큰 외형적 변화이다. 경축행사는 숭례문과 세종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국민참여형으로 열린다고 한다. 하나의 국민축제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숭례문이 복구됐다고 온 국민이 나서 기뻐해야 하는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오히려 복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무겁게 마음을 다잡는 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엊그제 종묘에서는 그동안의 경과를 알리는 고유제를 가졌다고 한다. 숭례문 화재에 가슴 아파하고, 성공적인 복구에 다행스러워하는 사람이 어찌 조선의 역대 왕들뿐일까. 그러니 준공식에서는 문화재 보호에 책임이 있는 누군가는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막말로 국보 제1호를 태워 먹고 간신히 되살려 놓은 게 무슨 큰 공로는 아니지 않은가. 숭례문 화재는 그 자체가 불행이지만, 훨씬 더 큰 불행을 낳았다. 한국 땅에 문화재라고는 숭례문밖에 없다는 듯 다른 문화재 보존에 대한 관심이 사실상 ‘올 스톱’됐다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서울 종로구 청진동 일대가 초대형 건물 숲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줄지어 발굴된 지하의 시전행랑 유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상점 건물인 시전행랑은 조선시대 광화문네거리에서 동대문에 이르는 종로 양쪽을 메웠고, 그 집터의 기초는 지금도 대부분 남아 있다. 벌써 한 블록이 완전히 파괴된 것이다. 그럼에도 유적 보존은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엊그제 경기 동탄2지구 현장에서도 고려시대 관공서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터가 확인됐다. 동탄을 전통이 살아 있는 신도시로 가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역시 굴착기 삽날에 사라질지 지켜볼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정부 문화재 정책의 진전을 가로막은 ‘숭례문 신드롬’이 반구대를 빌려 다시 찾아들고 있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뛰어넘는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보존 방법을 놓고 갈등이 첨예화할수록 관심도 높아진다. 국무조정실이 ‘조기에 해결해야 할 갈등과제’로 삼고, 정치권이 나서는 것도 국민적 관심을 반영한다. 문화재 보존은 정치적으로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보존이면 보존이고, 아니면 아니지 정치인들이 즐기는 어중간한 타협이란 곧 문화재의 훼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이 반구대만큼은 새누리당에 맡겨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3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문화 융성을 내세운 대통령이다. 국민이 문화적 자존심을 드높일 수 있는 세계적 유적의 보존만큼 확실한 문화 융성 방안이 어디에 있을까. 그런데 문화 융성에는 돈이 들기 마련이다. 박 대통령이 문화예산 2%를 공약한 뜻도 여기에 있다고 보고 싶다. 예산을 쓰지 않는 문화유산 보존 의지는 그저 정치적 수사일 뿐이다. 숭례문 준공식이 그저 축제로 그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준공식에서는 먼저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박 대통령의 ‘결단’이 공표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새 정부의 문화재 정책이 반구대의 질곡에서 벗어나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 나아가 준공식은 새 정부의 문화재 정책 구상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문화융성시대를 실감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전통문화 발전 의지를 확인시켜 주는 자리가 되면 좋을 것이다. 미래를 위한 청사진 없이 그저 봄날 하루를 즐기는 축제에 그친다면 숭례문 화재와 복구의 의미는 남는 것이 없다. dcsuh@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메르켈 총리와 아베 총리/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메르켈 총리와 아베 총리/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독일과 일본은 2차대전 패전국이다. 전쟁을 일으켜 주변 국가를 침탈하려 했던 국가다. 식민지 통치를 통해 경제적 약탈은 물론 대학살과 같은 비인간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패전 이후 두 나라 정치인들의 태도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독일 정치인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과거 역사를 진심으로 사과하고 적절한 배상도 하고 있다. 반면 일본 정치인들은 반성은커녕 침략 역사를 부정하고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외면하는 등 망언을 쏟아내기 바쁘다. 지난 1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인은 2차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대학살) 등 나치 범죄에 대해 ‘영원한 책임’이 있다”고 사과했다. 이어 역사를 직시하고 어떤 것도 숨기거나 억누르려 해서도 안 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자손대대로 과거의 잘못을 바로 알려야 한다는 역사관도 밝혔다. 독일의 반성과 사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매번 사과와 철저한 보상을 약속했고 실천하고 있다. 독일은 1952년 유대인 학살 사실을 인정하고 30억 마르크(약 2조 1000억원)를 보상했다. 전쟁이 끝난 지 67년이 지났지만 홀로코스트 피해자 가운데 아직 보상받지 못한 사람을 찾아 돕고 있다.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는 독일 정부로부터 위로금 2556유로(약 370만원)와 매달 300유로(약 43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지금까지 홀로코스트 피해자에게 보상한 돈이 700억 달러(약 77조원)에 이른다. 독일은 물질적 지원뿐만 아니라 과거사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교육시키는 나라다. 전범 처리와 함께 교과서에 자신들의 만행 내용을 수록했을 정도다. 피해국들이 독일의 사과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적대감을 갖지 않을 정도로 관대해진 것도 이런 독일 정치인들의 노력 덕분이다. 그렇다면 일본 정치인들은 어떤가? 지난해 12월 총리직에 오른 아베 신조. 그는 일본의 과거사 인식을 앞장서서 바꾸고 있는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다. 일본 식민지 통치를 받았던 국가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독선적이고 호전적인 행동과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일본 정치인들이 미약하나마 한국에 대한 식민지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했던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마저 뒤집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그는 조상들이 애써 이뤄놓은 한·일관계 유산까지 무너뜨리는 어리석음까지 범하고 있다. 아베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이기도 하다. 기시 전 총리는 A급 전범이지만 한국에 잘못된 과거 역사를 시인하고 사죄했던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 아베 신타로 전 외상도 한국의 정치·경제인들과 친했다고 한다. 아베 총리의 최근 망언과 행동은 조상들이 애써 이뤄놓은 한·일관계마저 짓밟는 꼴이 아닌가 싶다. 최근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은 우익세력들의 정치적 입지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정치 주도권을 잡고 세력을 모으기 위해서는 이념과 신념도 내팽개치는 게 일본 정치인인가 묻고 싶다. 일본 정치인들은 독일의 정치인들이 주변 피해국의 상처를 진심으로 보듬고 참회하며 외교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배워야 한다. chani@seoul.co.kr
  • “신사참배는 모든 문제의 밑바탕…日정부, 즉각 중단하고 사과해야”

    “신사참배는 모든 문제의 밑바탕…日정부, 즉각 중단하고 사과해야”

    “일본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조치는 신사 참배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하는 것입니다.” 한국에 30년 넘게 살아온 일본인 목사가 과거사를 부정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망언과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일본인교회의 요시다 고조(71) 목사는 지난 25일 아베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한·일 강제합병 및 한국인에 대한 고문·투옥 등 그 모든 침략과 억압에서 야스쿠니 신사가 정신적 지주이자 기둥이었기에 주변국들이 반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28일 밝혔다. 그는 “전쟁을 일으킨 자들이 합사된 신사에 정치인들이 참배하면서 공인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사 참배 문제는 야구로 말하면 1루 베이스”라면서 “모든 문제의 기저에 깔려 있는 기본 중의 기본으로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요시다 목사는 지난 24일에도 아사히 신문에 ‘역사에 역행하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라는 제목의 글도 보냈다. 그는 여기에서 “일본의 침략 행위는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카이로 선언, 얄타 협정, 포츠담 선언 등 여러 국제무대에서 수십년 전부터 언급되고 있다”면서 “이를 부정하는 것은 침략 가해국 총리로서 견문과 학식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요시다 목사는 1976년 이화여대에서 열린 한·일 청년세미나에서 3·1운동 제암리 교회 학살사건을 접한 뒤 한국민에게 사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1981년 서울일본인교회에 부임했다. 올해로 33년째 한국 내 일본인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 ‘국민 신변안전이 최우선’ ‘남북관계 주도’ 朴대통령 의중 담겨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 ‘국민 신변안전이 최우선’ ‘남북관계 주도’ 朴대통령 의중 담겨

    정부가 26일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측 근로자 175명의 전원 철수를 결정한 것은 우리 국민의 ‘인질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우선 털고 가자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북한의 행동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후 개성공단에 대한 중대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개성공단 사태가 해결되기를 무작정 기다리기에는 희생이 너무 크다”고 밝힌 데에는 이제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이끌어가고 싶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개성공단 내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비축된 식자재가 떨어져 우리 측 근로자들이 라면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이 문제를 어떻게든 매듭지어야 한다는 절박감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지 입주기업 주재원의 인도적 사항도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는 판단에서 결정을 한 것”이라며 “국민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는 게 정부의 기본 책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이 개성공단 폐쇄의 수순 밟기라는 뉘앙스를 주지 않기 위해 고심한 흔적도 묻어난다. 정부는 ‘개성공단 전원 귀환 권고’가 아닌 ‘귀환 결정’으로 강제성을 부여했지만 ‘철수’가 아닌 ‘귀환’이란 말을 써 우리 측 근로자들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놨다. 개성공단에 대한 단전·단수를 추가적으로 선언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성공단 재가동 여지까지 닫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날 중대 조치를 언급하며 실무회담을 제의할 때부터 정부는 이미 개성공단 우리 측 근로자의 철수를 위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북한에 대화 제의를 하기 하루 전인 지난 24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대책을 발표한 것도 입주기업 달래기 차원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린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의가 근로자 철수를 위한 ‘명분 쌓기’였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부는 북한의 답변 내용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무응답 또는 대화 제의 거부로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일단 한 발짝 비켜선 모습이다. 우리 정부를 맹비난하기는 했지만 사죄를 요구하지도 않았고,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욕설을 퍼붓지도 않았다.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에서 ‘중대 조치를 취하겠다’가 아니라 ‘취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우리 정부의 조치를 보면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은 담화 첫 문장에서 “남조선 괴뢰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우리가 먼저 단호한 중대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국내 보수단체들의 ‘삐라’(전단) 살포 행위, 자신들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비방 행위를 거듭 비난했다. 바꿔 말하면 우리 측이 이 문제에 대한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주면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나설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개성공단의 운명은 위태로워졌지만, 아직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셈이다. 따라서 향후 개성공단 폐쇄 여부를 결정지을 공은 대북정책의 새판 짜기를 시작한 박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특별기고] 일제 침략사를 부인하는 아베 총리/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특별기고] 일제 침략사를 부인하는 아베 총리/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제의 침략사를 부인하면서 마침내 ‘극우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23일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 그 담화의 ‘침략’이란 표현에 문제가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져 있지 않다. 국가 간 관계를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이 지적은 일본 쪽에서 보면 일제의 한국 강점은 침략이 아니라는 소리다. 아베 총리가 문제 삼은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15일에 발표된 것으로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 의심할 여지없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했다. 무라야마 총리가 밝힌 이 담화는 그때까지 일본 정부가 발표한, 일제의 식민지배 사죄 발언 중 가장 적극적인 것이었다. 그 2년 전 8월에 발표한 ‘고노 요헤이 내각관방장관 담화’가 ‘위안부 문제’를 두고 ‘군 관여와 강제성’을 인정한 바도 있어서,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정부가 역사적 진실에 입각하여 침략행위를 반성해 가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일제 침략을 부인하고 나선 아베 총리의 정치적 야심은 그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정치관에 맞닿아 있다. 기시는 도조 히데키 내각의 상공대신으로 전시동원을 지휘한 바 있으며 패전 뒤 A급 전범 혐의로 3년간 수감되었다가 풀려나 정계에 복귀했다. 기시는 총리 취임과 동시에 전후에 구축된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개정하여 일본의 ‘피점령 체제’를 불식하고 미·일 관계를 ‘대등’한 관계로 전진시키려고 했다. 그 방법은 전후의 ‘평화헌법’을 개정하는 것이었다. 아베가 ‘평화헌법 개정’을 그의 정치적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의 외조부 기시가 남긴 과제를 계승하는 것이다. 아베의 침략 부인의 역사관은 뿌리가 깊다. 고노 요헤이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가 나타날 무렵, 자민당은 ‘역사검토위원회’(1993)를 두고 그 후 도쿄대학의 후지오카 교수 등과 함께 ‘자유주의사관연구회’를 조직했고, 무라야마 담화에 나타난 자성적 역사인식에 대해서는 ‘자학사관’(自虐史觀)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이런 움직임이 1996년 12월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으로 발전했고, 2001년에는 일본의 침략 합리화를 노골화한 후소샤(扶桑社)판 ‘새 역사교과서’를 만들어냈다. ‘새 역사교과서’의 출현은 다른 교과서에 영향을 미쳐, 당시 5개 종류의 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 서술이 삭제되었다.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적극 후원한 국회의원 모임의 중심인물이 바로 아베였다. 아베의 왜곡된 역사관 운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2006년 첫 집권 후 ‘교육기본법’을 개정하고 역사왜곡을 본격화했다. ‘교과서에 관한 한 일본 헌법을 바꾼 것과 유사하다’는 이 법은 그 뒤 일본 교과서 왜곡을 심화시키는 데에 적극 활용되었다. 그 후 매년 반복되는 일본 교과서 왜곡 파동은 아베가 바꾼 교육기본법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베는 엔저 효과로 나타난 70%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헌법 개정을 행동화하려 한다. 그의 의도대로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재무장이 가능하게 되면 중국, 북한은 물론이고 한국과의 관계에서도 어떤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 아베는 과거 제국주의 일본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듯, 먼저 일제의 침략행위를 역사에서 지우려고 한다. 그의 왜곡된 역사관은 머지않아 동북아의 평화를 어지럽히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침략을 부정하는 아베의 왜곡된 역사관은 식민주의사관에 근거해 있다. 해방 후 한국의 산업화가 일제강점기의 근대화 노력 때문이라는 ‘식민지근대화론’은 일제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한편 일제강점기의 시혜론으로 발전해 갔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에도 일본의 왜곡된 역사관에 동조, 복창하는 세력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 [아베 ‘릴레이 망언’ 파장] 아베노믹스 인기 업고 ‘극우 개헌’ 폭주할 듯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제 식민지 지배와 침략 역사를 부정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냄으로써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그의 극우 행태를 비판하는 형국이다. 아베 총리의 극우 행보와 도발 행태가 오는 7월 일본 참의원 선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평화헌법 개정을 시도하고, 자학사관 교육 철폐를 위한 초·중·고 교과서 해설서 개정 등 일련의 시나리오를 일사천리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 않겠다’거나 ‘침략의 정의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는 등의 아베 총리의 ‘망언 릴레이’는 이미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짙다. 그는 집권 전부터 ‘무라야마 담화’와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의 수정, 자학사관 교육 철폐, 평화헌법 개정,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 극우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2006년 1차 집권 시 부잣집 ‘도련님’ 이미지를 벗지 못하던 아베 총리의 거친 돌출 행동은 2009년 9월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뒤 3년 3개월 동안 와신상담하며 ‘오답노트’를 정리한 결과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제는 아베 총리의 ‘폭주’를 일본 내부에서 막을 수 없다는 데 있다. 대담한 금융완화와 공공사업, 성장전략 등을 축으로 한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주가 상승과 엔저로 연결되며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일본 내 보수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아베 총리의 인식 자체도 문제가 많다. 아베가 최근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데는 한국과 중국을 배려해도 불만만 제기한다는 아전인수식 인식이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는 최근 한 측근에게 “한국을 배려해도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다. 어떻게 하더라도 (한국이) 이러쿵저러쿵 말을 해온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정권의 ‘우경화 폭주’에 한·일, 중·일 관계가 악화 일로로 치닫자 일본 우파에서도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수 언론인 요미우리신문은 24일자 사설에서 “아베 정권은 역사문제가 외교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정권을 운영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침략전쟁을 부인했다는 한국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단편적인 (국회) 답변만 채택했다. 총리의 진의는 다르다”고 진화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아베 ‘릴레이 망언’ 파장] 아베 “야스쿠니 참배 정당… 주변국 반발에 굴복 않겠다” 또 망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 “주변국 반발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망언을 또다시 내뱉었다. 아베 총리는 한국과 중국 등이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각료 3명과 의원들의 야스쿠니 참배를 비난하는 것과 관련, “국가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영령에 대해 존경과 숭배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참배를 정당화했다. 그는 특히 야스쿠니 참배가 외교상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에 대해 “국익을 수호하고 역사와 전통 위에서 자긍심을 지키는 것도 우리의 할 일”이라면서 “(참배 문제가 없다면) 관계가 좋아진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베의 연이은 망언은 대부분 도쿄 지요다구 나가타의 일본 국회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한 뒤 일본 국회는 우익 정치인들의 우익 선명성 경연장으로 바뀌었다. 민주당 집권 시절과 달라진 풍속도다. 과거사와 영토 문제에 대해 우익 의원들의 강경 발언이 쏟아지면 아베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이 맞장구치는 장면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 일본의 정기국회는 오는 6월 26일까지 열린다. 이후 임시국회가 수시로 열리기 때문에 국회를 장악한 우익 정치인들이 합법적으로 우익 사상을 전파하고 있는 셈이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 수정 의사와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한 발언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답변 형식으로 나왔다. 아베 총리는 전날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 “침략이라는 정의는 정해진 것이 없고,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일제 침략을 부정하는 역사 인식을 드러냈다. 아베 총리의 ‘도발’에 힘입어 각료들도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소 부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조국을 위해 고귀한 목숨을 던진 사람에 대해 정부가 경의를 표하는 것을 금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며 참배를 거듭 정당화했다. 지난해 울릉도를 방문하려다 입국 거부된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개인적인 일로 이웃 국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日의원 야스쿠니 집단 참배] 아베 ‘분란행보’에 동북아 3각외교 올스톱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행보가 동북아시아의 역내 대화를 마비시키고 있다. 특히 북핵 도발 등 한반도 위기 고조로 안보 질서가 교란되는 상황에서 아베 정권의 우경화 움직임까지 겹치며 역내 주요 축인 한·일, 중·일 대화가 장기간 파행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21일 일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각료 3명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이어 23일 국회의원 168명이 집단 참배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야스쿠니 신사는 전쟁 범죄자들이 합사된 곳이자 전쟁을 미화하는 시설”이라며 “신사 참배가 관련 국가와 국민으로 하여금 어떤 생각을 하게 하는지 (일본 고위층 인사들은)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대변인은 식민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는 않겠다는 아베 총리의 전날 발언과 관련, “역사 문제는 분명하다.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른 것으로, 그것이 혼동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외교 소식통은 “새 정부 출범 후 총리와 부총리, 외상, 관방장관의 야스쿠니 참배만 아니라면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며 “일본이 우리 측의 성의를 정면으로 무시한 만큼 국민 정서를 거스르며 양국 관계를 복원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중·일 3국 간 고위급 셔틀 교류는 속속 파행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방일 계획이 백지화됐고, 당장 5월로 조율됐던 한·중·일 정상회담은 중·일 간 영토 분쟁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3국 정상회담이 무기한 지연될 수도 있다. 윤 장관은 이날 한·일경제인회의 참석차 방한한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 등 일본 기업인 8명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 관계는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특수한 역사성이 있다”면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후루야 게이지 일본 국가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상이 이달 말로 예정된 방한 일정을 취소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 등 일·중 우호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의 면담을 거절하면서 방중도 불발됐다. 일본의 우경화 수위도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오는 26일 일본해 단독 표기를 주장하는 해양기본계획 최종안을 확정할 것으로 보이고, 아베 총리가 예고한 대로 ‘무라야마 담화’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도 수정하는 역사인식 퇴행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평화헌법 개정을 시도하며 노골적인 군국주의 부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일본의 대외관계 변화를 주시하며 대화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7월 일 방위성의 독도 영토화 내용이 담길 국방백서 발표, 8월 광복절,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10월 야스쿠니 신사 추계 예대제 등 역사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일정이 첩첩이 쌓여 있어 관계 회복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일관계의 상호 배려가 사라지고, 안보·경제 교류의 분리 대응 기조마저 훼손돼 안정적인 한·일 협력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아베 “침략 정의된 것은 없다”

    아베 “침략 정의된 것은 없다”

    일본의 여야 국회의원 168명이 춘계 예대제(제사) 마지막 날인 23일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야스쿠니 참배 의원이 100명을 넘어선 것은 2005년 10월 추계 예대제 이후 처음이며, 기록 확인이 가능한 1989년 이후 가장 많은 의원들이 참배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담화 속 ‘침략’이라는 표현에 대해 “정의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는 인식을 표명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을 통해 “침략이라는 정의는 학계적으로나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밝혔다. 이는 무라야마 담화에서 일본의 침략에 대해 사죄한 부분을 아베 총리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도 이날 한국과 중국의 반발에 대해 “(이번 일로) 외교 영향은 별로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日의원 야스쿠니 집단 참배] 아베 또 망언… 무라야마 담화 수정 의지 재피력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3일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담화 속 ‘침략’이라는 표현에 대해 “정의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는 역사인식을 표명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마루야마 가즈야 자민당 의원이 무라야마 담화에 들어 있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의해’라는 문구가 역사적인 가치가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무라야마) 담화에서 그런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동조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22일 참의원 답변을 통해서도 “아베 내각이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후 50년(1995년)에는 무라야마 담화, 전후 60년(2005년)에는 고이즈미 담화가 나왔다. 전후 70년(2015년)을 맞이한 단계에서 아시아를 향한 미래지향적인 담화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어떻게든 손을 대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드러낸 셈이다. 그는 또 지난 16일자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헌 발의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의 헌법 96조(중·참의원 3분의2 이상 찬성해야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개정을 참의원 선거 핵심 공약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이러한 망언들은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 지지층을 의식, 무라야마 담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수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 극우의 발목을 묶어라/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 극우의 발목을 묶어라/이종락 도쿄특파원

    2011년 9월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전북과 세레소 오사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때 전북 응원석에 ‘일본의 대지진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종이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를 발견한 세레소 오사카 측의 항의로 플래카드는 바로 제거됐지만 이 사진이 일본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일본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한 일본 주재 한국 대사관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문화관광부를 통해 전북 구단에 사과성명 발표와 축구팬에 대한 제재 조치를 요구했다. 전북 구단은 곧바로 오사카 구단에 유감을 표했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문제의 플래카드를 제작·게시한 사람의 신원도 파악해 공개 사과하는 장면을 한·일 미디어를 통해 보도하게끔 조치했다. 한·일 간 외교문제가 될 뻔한 플래카드 사건의 여파는 이내 잦아들었다. 이번에는 일본 극우세력이 우리를 자극했다. 일본의 극우단체인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회’(이하 재특회) 간부가 지난달 24일 오사카에서 열린 ‘일·한 국교 단절 국민 대행진’ 시위에서 “한국인 여성을 강간하라”는 발언을 내뱉으며 시민들을 선동했다.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는 “아무리 극우단체라지만 그런 말을 했을까”라며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동영상을 직접 보고는 차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 우익 남성의 발언은 일본 누리꾼들에게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재특회를 비난하는 댓글도 쇄도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자국에 불리한 이 사건을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도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재특회가 공식사죄를 하거나 문제의 남성을 제명하는 최소한의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 두 가지 사안을 처리하는 모습만 보면 한국 정부와 국민의 수준이 일본보다 훨씬 높아 보인다. 재특회가 속한 ‘네트 우익’은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네트 우익’ 참가자 대부분이 일정한 직업이 없는 ‘프리타’(프리 아르바이터)이며, 부모에게 얹혀사는 ‘워킹 푸어’(working poor)라는 점을 들어 그들의 존재감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소멸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민족파를 자처하는 ‘전통 우익’ 등은 뚜렷한 조직도 없이 그때그때 이슈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네트 우익’을 ‘거품 우익’이라고 조롱한다. 하지만 ‘네트 우익’의 주장이 ‘건전한 내셔널리즘’의 틀을 일탈해 극단적인 민족 차별주의로 변질되고 있는 현상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극우 세력의 행동을 철없는 짓으로만 보고 무시하기에는 이들의 일탈 행위가 이미 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번 오사카 집회에서의 발언에 대해서도 재특회와 당사자의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여성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서도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앞으로 극우 세력의 과격 행동과 발언에 대해 외교문제로 삼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사법 당국이 재특회에 대한 법적 제재를 강화하게끔 일본 정부를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일본 극우세력의 발목을 묶을 수 있다. 부임을 앞두고 있는 이병기 신임 주일본대사가 특히 명심해야 할 점이다. jrlee@seoul.co.kr
  • 참회하라!…이 땅의 불교와 친일의 야합

    전북 군산엔 동국사라는 독특한 절집이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세운 백수십 개의 사찰 중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채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이다. 일본 최대의 불교 종파인 조동종이 ‘금강사’라는 이름으로 건립해 역시 이 땅의 수탈과 황국신민화에 앞장섰던 절이다. 지금은 조계종 선운사의 말사인 동국사 스님과 신도들이 “뼈 아픈 과거사도 엄연한 역사”라며 일제강점기의 모습 그대로 보존하려 애쓰고 있고 이런 동국사 측의 입장에 동조해 ‘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이라는 일본인 단체까지 생겨났다. ‘조선 침략 참회기’(이치노헤 쇼코 지음, 장옥희 옮김, 동국대출판부 펴냄)는 바로 그 ‘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의 대표인 일본 아오모리현 조동종 운쇼사(雲祥寺) 주지가 지난해 일본에서 펴낸 책의 한국어판이다. ‘일본 조동종은 조선에서 무엇을 했나’라는 부제 그대로 이 땅에서 불교, 특히 조동종이 일제와 어떻게 결부해 나쁜 짓을 저질렀는지를 직접 발로 뛰어 발굴한 자료들을 토대로 절절하게 엮은 참회록이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일본 불교 역시 구한말 외세 강점기 다른 종교가 그랬던 것처럼 포교의 명분을 내걸고 일제의 수탈과 황국신민화의 적극적인 앞잡이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 청일전쟁이 발발한 이듬해인 1895년 5월 조동종 종무국이 간행한 ‘조동종무국 보달전서’는 “청일 교전에서 황은에 보답하고 교화를 선포하여 종문의 군사에 대한 충성을 선양함”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러일전쟁기인 1904년 2월에도 일제의 선전 조칙을 받은 조동종은 즉각 종령을 내려 ‘천황폐하의 옥체강녕·성수무강과 군인의 신체건전·무운장구를 기도할 것’과 ‘충용의 정신으로 군인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설파할 것’ 등을 명령했다. 특히 책을 통해 처음 밝혀지는 몇몇 사건들은 충격적이다. 저자는 명성황후 살해에도 조동종이 깊숙이 관여했으며 살해만행에 참여한 다케다 한시(武田範之)라는 조동종 승려는 후에 살해사건의 보상으로 조선 조동종 총괄 자리인 조선포교관리에 취임했다고 밝히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차남 안준생이 아버지의 처형 직후 중국 상하이에 은신해 있던 중 조동종 압력을 못 이겨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 절 박문사를 찾아 아버지의 죄를 눈물로 사죄한 사실도 추적했다. 이것 말고도 경복궁 위패당인 준원전을 옮겨 세운 박문사의 요사채가 80년이 지난 지금 신라호텔 영빈관 파티장으로 변해 있다는 사실도 고발하면서 가슴 아파한다. 1만 8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美 “협상 열려있지만 北핵포기 전제”

    미국 정부는 18일(현지시간) 북한이 ‘조건부 대화’ 주장을 내놓은 데 대해 협상에 열린 자세라면서도 핵개발 프로그램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북한 문제와 관련, “미국은 진정하고 신뢰 있는 협상에 열려 있다”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국제 의무를 지킨다는 증거가 뒷받침돼야 하며, 북한이 핵무기 포기 및 핵프로그램 중단 의무를 실질적으로 준수하려는 진지한 의도와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만약 협상이 재개된다면 그것은 남북한이 합의한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6자회담에서 합의한 2005년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것이 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 사안을 보고했는지, 오바마 대통령의 반응이 무엇이었는지 묻는 말에 “대통령에게 얘기할 기회가 아직 없었지만 백악관의 반응은 분명하다.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핵 프로그램 폐기는 북한이 과거에도 약속했던 것이지만, 지금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북한 정권의 최근 호전적인 행동과 발언은 이와는 반대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이날 국방위원회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 등을 통해 남한과 미국 정부가 대화를 바란다면 군사훈련 등의 ‘도발행위’를 중단하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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