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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수 할머니, 정의용에 “文 만나게 해달라”

    이용수 할머니, 정의용에 “文 만나게 해달라”

    李,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초안 제시“文대통령이 스가 설득해 달라 부탁”鄭 “ICJ 회부 신중 검토할 문제” 설명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났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로 회부하자고 주장해 온 이 할머니는 정 장관에게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이뤄진 면담에서 위안부 문제 인식 제고에 앞장서 온 이 할머니의 공헌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피해자 명예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정 장관에게 미리 준비한 ‘ICJ 회부를 위한 특별협정’ 초안을 직접 전달했다고 한다. 초안에는 소송 대상이 크게 4가지로 정리돼 있다. 우선 위안부 제도가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의 금지에 관한 규범 등 국제법 위반이었는지 여부다. 또 국제법 위반이라면 일본에 대한 법적 결과는 무엇인지, 위안부의 개인청구권이 1965년 청구권협정과 2015년 위안부 합의로 포기됐는지 여부, 그리고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의 위안부 피해 배상 판결이 국제법 규칙에 합치되는지 여부다. 이에 정 장관은 위안부 문제를 ICJ로 회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할 문제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 할머니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어디 갈 데가 없다. 절박한 마음”이라면서 “문 대통령을 만나게 해 달라는 게 제 부탁이었다. 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설득해 ICJ로 가서 위안부 문제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장관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고, 이 할머니가 “말만 하시지 말고 행동으로 해 달라”고 하자 정 장관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할머니는 전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라는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도 ‘망언’이라며 “그 교수도 (ICJ에) 끌고 가서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는 백번, 천번 이야기를 해도 사죄다. 사죄받으면 용서해 줄 수도 있다. 그래도 그것으로 끝을 안 낸다”면서 일본 학생들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속보] 이용수 할머니 “대통령 만나게 해달라” 요청

    [속보] 이용수 할머니 “대통령 만나게 해달라” 요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3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주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정 장관을 면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는 게 제 부탁이었다. 조만간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을 만나면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설득해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다루자고 얘기하겠다고 이 할머니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이 할머니는 전했다. 이는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사죄조차 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간만 허비하기보다는 ‘중립지대’인 ICJ에서 결론 내고 싶다는 의지로 보인다. ICJ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루려면 한국과 일본 모두 이에 동의해야 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정의연 “진실 추구하면 걸림돌인가”…문 대통령 기념사 비판

    정의연 “진실 추구하면 걸림돌인가”…문 대통령 기념사 비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과거사 문제 해결 위해) 진실을 추구하는 자들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의 걸림돌로 치부되고 있다”며 한일 협력을 피력한 정부를 비판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81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일본 정부의 거짓 공세에 대응할 (한국) 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 하나 없이 사안별 미봉책만 난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이사장은 “가해자들의 사실 인정과 진상 규명, 사죄와 법적 배상,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역사적 정의 구현이 하염없이 지연되고 있는 사이 한편에선 사죄 없는 화해, 과거를 잊은 미래가 이야기되고, 다른 한편에선 역사수정론자와 역사부정론자들의 준동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위를 주관한 평화나비 네트워크는 성명에서 “일본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제의 책임을 인정하고 역사 왜곡을 중단하고 한국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 등 과거사 문제와 한일 간 협력을 분리하는 ‘투트랙’ 기조를 강조함으로써 경색된 한일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초범에 볼 수 없는 점수…정인이 양모 사이코패스 성향”

    “초범에 볼 수 없는 점수…정인이 양모 사이코패스 성향”

    검찰이 학대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장모(35)씨의 심리분석을 한 결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양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한 근거 중 하나가 됐다. 3일 채널A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해 12월 초 장 씨를 상대로 임상 심리평가를 한 결과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게 나왔다고 보도했다. 장 씨는 이 검사에서 40점 만점에 사이코패스를 진단하는 기준인 25점에 근접하는 점수를 받았다. 범죄심리 분석가들은 20점대 점수가 초범에게 흔히 볼 수 없는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장 씨는 죄책감을 보이면서도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정인이를 잃어 괴로워하면서도 정서적 스트레스는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이런 심리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장 씨의 주된 혐의를 아동학대치사에서 살인죄로 변경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인양이) 죽어가는 과정에 심리적으로 깊게 감정이 없다”며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죄의식이 없다는 차원에서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인 양이 고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유모차를 엘리베이터 벽에 밀쳐버리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내버려 두고 외출하는 행위 등에서 이러한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이 교수는 “자기가 필요한 데서는 아부도 잘하고 잘해주고, 필요가 없어지면 그때부터 아주 잔혹한 사이코패스처럼 (행동한다). 과도한 자존감이 있어 TV에도 출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씨 부부는 정인 양이 숨지기 열흘쯤 전인 지난해 9월1일 방송된 EBS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화목한 입양가정의 모습을 연출한 바 있다.‘정인이 사건’ 3차 공판…심리분석관·이웃 등 증인 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살인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 장 씨와 아동학대·유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 씨의 3차 공판기일을 열고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다. 검찰은 장 씨의 미필적 고의 입증에 주력하는 가운데 장 씨는 살인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안 씨는 지난달 “학대를 알고도 방조한 건 결코 아니다”며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으며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사죄하며 살겠다”고 법원에 두 번째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인이를 부검하고 이후 사망 원인을 재검정했던 법의학자 등은 오는 17일 진행될 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보희의 TMI] 유승준과 MC몽의 정면돌파

    [이보희의 TMI] 유승준과 MC몽의 정면돌파

    한순간의 선택으로 평생을 고통받는 두 남자가 있다.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과 MC몽(본명 신동현)이다. 두 사람 모두 가요계에서 한때 뜨거운 전성기를 누렸다. 그리고 지금은 ‘병역기피’라는 낙인 아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유승준은 2002년 4급 공익 판정을 받은 후 국외여행허가신청서를 내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미국으로 갔다. 그러나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병역의 의무는 사라졌다. 그는 미국인이 되었으며, 다시는 한국땅을 밟을 수 없었다. 그는 법무부로부터 ‘병역 회피’를 이유로 입국 제한 조치를 당했다. 이후 만 38세이던 2015년 LA 총영사에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하도록 해달라고 신청했으나 거부 당했다. 이에 유승준은 소송을 제기했고 2020년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그러나 정부는 같은해 7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과 질서유지, 공공복리에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재외동포법을 내세워 유승준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그는 한국에 오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외교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는가 하면 무릎 꿇고 사죄하기도 하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그랬던 그가 폭발했다.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기피를 막기 위한 ‘유승준 방지법’을 발의하자 유튜브를 통해 “그동안 참아왔던 한마디 이제 시작하겠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제껏 낮은 자세로 호소했던 유승준은 독기 어린 눈빛으로 “내가 정치범이냐, 살인범이냐, 아동 성범죄자냐. 도대체 뭐가 무서워서 연예인 하나를 막으려고 난리법석이냐”고 토로했다. 지난 1일에도 유튜브를 통해 “정부가 20년간 한 개인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았다”, “언론을 선동해 ‘국민 욕받이’를 만들었다”, “정의롭고 공정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지난 3·1절에는 MC몽이 화제에 올랐다. 2일 정규 9집 컴백을 하루 앞두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신의 병역기피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것. 그러나 여론의 반감으로 인해 하루 만에 비공개로 전환됐다. MC몽은 2010년 총 12개 치아를 고의 발치해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혐의로 법정에 섰다. 2012년 최종 재판 결과 고의 발치로 인한 병역기피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공무원시험을 통한 병역 연기는 위계에 인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인정돼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후 MC몽은 자숙 기간을 거쳐 2014년 정규 6집으로 컴백했고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왔다. 다만 싸늘한 여론을 의식해 방송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유튜브에 출연해 직접 군대 문제에 대해 입을 연 것. 그는 “실제 유전병으로 인해 치아가 신체장애 수준이었고, 10개가 넘는 이를 병으로 발치했다. 생니를 뽑았다고 알려진 것도 실은 정상적인 이빨이 아니었고, 법원에서도 진단 서류들을 철저히 검토해 완전 무죄 판결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방부에서 늦게라도 입대시켜주겠다고 했지만 MC몽이 거절했다’는 루머를 언급하며 “면제를 받고 무죄를 받은 저는 죽어도 군대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어쩔수 없는 꼬리표다. ‘억울하다’는 말도 하기 싫다”고 털어놨다. 그는 “앞으로 더 도덕적으로 살 거고, 어떤 결과가 온다고 하더라도 평생 갚아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인기가 높았던 만큼 군 복무로 인해 정체되는 시간이 더 두려웠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선택으로 인해 군대에서의 2년보다 더 길고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누구나 실수는 한다. 반성하고 그 대가를 치렀다면 기회는 다시 주어져야 한다. 우리 사회에 관용은 없는 걸까.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文 “日, 매우 중요한 이웃”… 3각 공조 중시하는 美와 보폭 맞춰

    文 “日, 매우 중요한 이웃”… 3각 공조 중시하는 美와 보폭 맞춰

    징용 언급 안 해… 과거·미래 분리 ‘투트랙’과거사 ‘로키’ 대응에도 日 화답할지 의문“도쿄올림픽 성공 협력… 남북미일에 기회” 美 중재해도 한일 경색 지속땐 ‘관리 국면’日기업 자산 현금화·올림픽 ‘변곡점’ 될 듯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맞물려 한일 관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하는 ‘투트랙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미래’와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유화 메시지를 증폭시켰지만, 강제징용 해법 등 구체적 제안은 없다는 점에서 일본의 호응은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1일 위안부 및 강제징용 문제 등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과거 불행했던 역사’로 에둘러 표현했다. 특히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2018년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서도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라고 직격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가장 가까운 이웃’ 등으로 표현했던 것과 달리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으로 규정하면서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고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중요한 이웃’은 일본이 한미일 3각 공조 속 한일 관계를 언급하며 쓰던 표현이다. 문 대통령도 “양국 협력은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일본 정부가 사활을 거는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한 협력을 다짐하면서 “한일, 남북, 북일,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보폭을 맞추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유화적 언급을 했다”면서 “몇 년간 ‘잊지 않겠다’, ‘지지 않겠다’는 얘기를 하다가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고 부른 것은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하지만 위안부·강제징용 해법을 압박해 온 일본이 응할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과거사를 ‘로키’로 다루겠다는 것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설계하겠다는 건데 구체적 해법을 기대한 일본이 화답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차라리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면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는 풀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재를 활용하되, 여의치 않다면 ‘상황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일본은 청구권 협정과 위안부 합의 전면 수용을 전제로 걸고 우리를 외통수로 몰아넣는 상황”이라면서 “미국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양보를 한다는 건 국내정치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며 “(중재가 안 통하면) 관리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외교 협상을 통해 일본이 사죄를 언급하고, 우리가 (배상)물질을 책임지는 방식도 있는데, 우리가 선제적으로 하면 미국이 일본을 압박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기업 자산 현금화 및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올림픽은 아직 가능성이 있는데 강제징용 현금화 등을 관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文, 북한 2회 언급… 대북 메시지 비중 줄어

    文, 북한 2회 언급… 대북 메시지 비중 줄어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북한이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를 시작으로 역내 국가와 협력하고 교류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남북 간 방역 협력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중국, 러시아가 참여하는 다자기구를 통해 우회적으로 대화의 통로를 뚫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코로나 같은 신종 감염병과 가축전염병의 초국경적 확산은 다자주의적 협력에 의해서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북측의 참여를 거듭 제안했다. 동북아 방역협력체는 지난해 9월 문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처음 제안해 다자협력 기구로 미국, 중국, 러시아, 몽골이 참여했으며 일본도 검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도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3대 원칙에 입각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도 말했다. 기념사에서 대북 메시지의 비중은 줄었다. ‘코로나’가 16회, ‘일본’이 7회 언급됐지만 ‘북한’은 2번 등장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윤곽을 드러내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기 녹록지 않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2018년 ‘한반도의 봄’의 물꼬를 튼 평창올림픽처럼 도쿄올림픽을 평화프로세스 복원의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을 내비쳤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하면 북측도 필요하기 때문에 (남북 간이 아닌) 방역협력체를 통한다면 여지가 있다”면서 “제안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가능성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일제의 항일운동 탄압을 부각하며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노동신문은 “3·1 인민봉기는 빼앗긴 나라와 민족 자주권을 되찾기 위한 애국 투쟁이었다”면서 “일제는 정의로운 항쟁을 야수적으로 탄압하는 극악한 범죄적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文“日과 언제든 대화”… ‘제안’ 빠진 화해 손짓

    文“日과 언제든 대화”… ‘제안’ 빠진 화해 손짓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으며미래지향적 발전에 더욱 힘 쏟아야”강제징용·위안부 등 세 제안은 없어문재인 대통령은 1일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면서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3·1운동이 시작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처음 열린 102주년 기념식에서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으며,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과거사 문제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해야 한다는 ‘투트랙’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취임 후 가장 적극적인 관계 개선의 시그널을 발신한 것이다. 다만 양국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위안부 문제를 타개할 ‘새 제안’은 빠져 경색된 한일 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될지는 불투명하다. 문 대통령은 “과거 불행했던 역사가 있었으며,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이라고 했다. 또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과거 문제를 미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며 “과거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길”이라고 일본의 사죄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피해자 중심주의’를 재확인하면서도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여지를 열어 뒀다. 양국 관계를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으로 규정하고 “수십 년간 일종의 분업구조를 토대로 함께 경쟁력을 높여 왔다”고도 말했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의 ‘극일’ 기조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어 “한일 양국 협력과 미래 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한미일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도쿄올림픽은 한일, 남북, 북일 그리고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일본 정부가 사활을 건 올림픽 성공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도쿄올림픽을 한일은 물론 남북과 북미, 북일 관계 복원의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아울러 북한의 우방인 중국·러시아가 함께하는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에 북측이 참여하면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는 힘이 될 것이라며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 등 남북 관계 발전 3대 원칙을 재차 밝혔다. 또 “코로나와의 기나긴 싸움도 끝이 보이고 있다”며 “11월까지 집단면역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용수 할머니 “ICJ제소 도와달라” 정영애 “원하는 일 되게 노력”

    이용수 할머니 “ICJ제소 도와달라” 정영애 “원하는 일 되게 노력”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삼일절인 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오찬을 겸한 면담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주장과 관련 “원하시는 여러 가지 일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해 판결을 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정 장관에게 “마지막으로 도와달라”는 뜻을 전했다. 이어 “피해자가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있을 때 일본은 마땅히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망언‘ 논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에 대해서는 “일본이 강제로 끌고 가고 인권을 침해했다는 증거는 너무나 많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직접 대응해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오신 이용수 할머님께서 추진하고자 하시는 일들에 대해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할머니들의 뜻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며, 피해 사실의 역사적인 기록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확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 할머니가 양국의 학생·청소년간 교류 및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민간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기념사업과 관련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여가부는 앞으로도 피해 할머니들과 직접 소통하고 관련 학계 및 전문가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뉴스분석]‘불행했던 역사’ ‘중요한 이웃’에 담긴 文의 속뜻은?

    [뉴스분석]‘불행했던 역사’ ‘중요한 이웃’에 담긴 文의 속뜻은?

    美 중재 활용하되, 여의치 않다면 ‘상황관리’ 필요 日기업자산 현금화 및 도쿄올림픽 여부가 변곡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맞물려 한일관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하는 ‘투트랙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미래’와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대일 유화 메시지를 증폭시킨 것이어서 그동안 대화를 거부해 온 일본의 반응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1일 위안부·강제징용 문제를 ‘과거 불행했던 역사’로 에둘러 표현했다. 특히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8년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서도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라고 직격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한일관계를 ‘가장 가까운 이웃’, ‘언제나 가까운 이웃’으로 표현했던 것과 달리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으로 규정하면서 “이웃나라 간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고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중요한 이웃’은 일본 측이 한미일 3각 공조 속 일한 관계를 언급하며 쓰던 표현이다. 마지막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2019년 12월 당시 아베 신조 총리는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라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 일한, 일한미 간 공조는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양국 협력은 동북아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정부가 사활을 거는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을 다짐하면서 “한일, 남북, 북일, 북미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한미일 3각공조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보폭을 맞추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유화적 언급을 했다”면서 “지난 몇 년간 ‘잊지 않겠다’ ‘지지 않겠다’는 얘기를 하다가,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고 부른 것은 상당한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적반하장 격으로 위안부·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압박해온 일본이 호응할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지혜로운 해결’이 눈에 띄는데 추상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과거사를 ‘로키’로 다루겠다는 것이고, 투트랙으로 접근하되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설계하겠다는 건데 일본은 구체적 해법을 기대하고 있어 화답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박 교수도 “날이 저무는데 갈 길이 멀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지가 숙제”라면서 “일본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일관계 복원을 위해 미국을 적극 활용하되, 여의치 않다면 남은 임기 동안 ‘상황관리’가 필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일본은 1965년 청구권 협정 전면 수용. 2015년 위안부 합의 전면 수용. 2018년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 번복을 전제로 걸고 우리를 외통수로 몰아넣는 상황”이라면서 “일본도 한발 물러서게 하는 미국의 중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와서 양보를 한다는 건 국내정치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며 “(중재가 안 통한다면) 관리 국면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외교협상을 통해 일본이 사죄를 언급하고, 우리가 (배상)물질을 책임지는 형태도 있는데, 우리가 선제적으로 하면 미국이 일본을 압박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한 일본기업 자산의 현금화 및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가 한일관계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분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도쿄올림픽은 아직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 그때까지 강제징용 현금화 등을 관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올림픽이 열리면 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생기겠지만, 무산되면 일본 정국이 요동치면서 현 정부내 한일관계 개선도 물건너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北 “3·1 운동 평양서 시작…일제 만고죄악, 철저히 계산할 것”

    北 “3·1 운동 평양서 시작…일제 만고죄악, 철저히 계산할 것”

    “일제, 야수적 탄압 극악한 범죄 만행”국경일·공휴일 지정은 안 해한국의 5대 국경일 중 하나인 3·1 운동 102주년을 맞은 1일 북한이 3·1 운동이 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시작된 독립 시위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일제의 만고죄악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며 철저히 계산할 것”이라며 일제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위광남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실장과의 대담 형식의 기사에서 “1919년 3월 1일 평양에서 시작된 대중적인 독립시위 투쟁을 첫 봉화로 하여 봉기는 전국적 판도로 급속히 번져졌다”며 3·1 운동이 서울의 탑골공원이 아니라 평양에서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1919년 3월 1일 당시 각 종교지도자 33인의 대표자가 독립 선언문을 낭독하고 모두 체포된 뒤 학생 대표들이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다시 선언문을 낭독하면서 본격적인 3·1 운동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문은 일제의 무력을 동원한 항일운동의 무자비한 탄압을 부각시켰다. 신문은 “3·1 인민봉기는 일제에 빼앗긴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되찾기 위한 애국 투쟁이었다”면서 “일제는 우리 인민의 정의로운 항쟁을 야수적으로 탄압하는 극악한 범죄적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日, 피 비린 과거 죄악에 사죄·배상 대신파렴치한 역사왜곡, 재침 책동 매달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3·1 운동과 그에 대한 일제의 만행을 서술하고 “영토팽창 야망과 인간증오 사상을 버리지 못한 일본 반동들은 우리 인민에게 저지른 피 비린 과거 죄악에 대해 반성하고 응당 사죄와 배상을 할 대신 파렴치한 역사 왜곡과 조선반도(한반도) 재침 책동에 의연히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3·1운동의 반(反)외세 성격을 부각하며 의미를 두지만, 이날을 국경일·공휴일로 지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文 오늘 3·1절 기념사… 한일 관계 복원 승부수 띄울까

    文 오늘 3·1절 기념사… 한일 관계 복원 승부수 띄울까

    “위안부 문제 해결에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2018년 3·1절) “친일 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 둔 숙제다.”(2019년 3·1절)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2020년 3·1절)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기념사를 직접 손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에 힘을 쏟고 있는 문 대통령은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보폭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지난 연말부터 대일 유화메시지를 발신해 왔다. ‘한반도의 봄’의 물꼬를 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처럼 도쿄올림픽을 남북·북미·북일 관계 복원의 모멘텀으로 삼아야 한다는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신년회견에서 위안부 판결에 대해 “곤혹스럽다”면서 “2015년의 위안부 합의를 공식 합의로 인정하고, (강제징용 배상) 현금화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에도 관계 개선의 ‘손짓’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수위가 관건이다. 한국 정부는 과거사와 한일 관계를 분리 대응한다는 ‘투 트랙’ 기조인 반면 일본은 과거사 문제는 이미 해결됐고 한국 법원의 피해배상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문 대통령으로선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을 지키고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일본이 진정성 있는 접근이라고 느낄 만한 메시지를 담아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할 것을 요구하고,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 논란으로 반일 정서가 끓는 등 여건도 호의적이지 않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민주당 지도부 간담회에서 “당사자 의견을 배제하고 정부끼리 합의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에 달린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강제징용·위안부 문제를 명시적으로 언급하기보다는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과 코로나19 공동 대응 등 미래지향적 관계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웅, 조국의 ‘정인이법’ 유일 반대 지적에 “법률전문가 고민없어”

    김웅, 조국의 ‘정인이법’ 유일 반대 지적에 “법률전문가 고민없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 개정안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했다고 지적하자, 김 의원이 형법 전문가들은 이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명 ‘정인이법’으로 불리는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은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 처리에는 국회 참석 254명 의원 가운데 252명이 찬성하고, 김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했으며 최승재 의원이 기권했다. 개정안은 고의로 아동을 학대해 사망하게 한 경우에 살해죄를 적용하도록 하고 법정형량도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 징역형 등 5년 이상 징역형인 형법상 살인죄보다 처벌 수위를 높였다. 김 의원은 “제가 소위 ‘정인이법’이란 것에 대해 반대한 이유에 대해 궁금하신 분이 많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형법 전문가들은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바로 부진정 결과적 가중범이라는 개념 때문”이라고 밝혔다. 진정 결과적 가중범은 고의에 기한 기본범죄에 의하여 행위자가 예견하지 않았던 중한 결과가 발생한 때에 그 형이 가중되는 범죄유형을 말하며, 방화치사같은 죄가 이에 속한다. 방화할 때 사람이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죽은 중한 결과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를 가중해서 처벌한다는 것이다. 결과적 가중범은 고의적인 기본범죄(예를 들면 방화)에 전형적으로 내포된 잠재적인 위험(불의 위험성에 의한 상해, 사망)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과실범보다 행위반가치가 크기 때문에 엄하게 처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진정 결과적 가중범은 예견가능한 결과를 예견하지 못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예견하거나 고의가 있는 경우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예를 들어 건조물방화치사죄의 경우 사람을 죽이기 위해 불을 지른 사람도 건조물방화와 살인죄의 경합범이 아닌 건조물방화치사죄로 처벌받는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아동학대치사죄도 같은 방법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아동을 죽이기 위해 학대하는 경우도 아동학대치사죄로 처벌하고 그 양형을 높이면 되지 별도로 아동학대살해죄를 만들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동학대살해죄를 별도로 만들게 되면 방화치사죄 이외에 방화살인죄, 공무집행방해치상죄 이외에 공무집행방해상해죄, 교통방해치사죄 이외에 교통방해상해죄 등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비극적인 정인이의 이름을 붙이기만 한다고 형법의 원리들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정인이와 같은 비극은 형량을 높이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범죄자들은 엄한 처벌이 뒤따른다는 것을 몰라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며, 형량을 높여서 다른 정인이를 예방할 수 있다면 그냥 법정형을 사형으로 정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정인이 사건도 수사기관의 직무태만과 규정위반이 중대한 원인이었다”면서 “소위 ‘정인이법’은 그런 부분에 대한 통제나 감독 장치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동 학대 신고를 받고도 방치한 경찰에 대해 김 의원이 비판을 가한 것이다. 검찰 출신인 김 의원은 정인이법이 정말로 또다른 정인이를 보호할 수 있는 법인지 법률가라면 고민해야 한다고 조 전 장관도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적어도 법 전문가 행세를 하려면 부진정 결과적 가중범이 인정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아동학대살해죄가 별도로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 정도는 해야겠지만, ‘연목구어(나무에 올라가 고기를 구하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라고 한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고민 깊은 청와대..일본 열도 뒤흔들 ‘3·1절 기념사’ 나오나

    고민 깊은 청와대..일본 열도 뒤흔들 ‘3·1절 기념사’ 나오나

    2018년 3·1절 기념사, 강경 표현 일색日, ‘가해자’ 표현에 “극히 유감” 항의관계 개선 위해 유화적 메시지 나올 듯원칙과 현실 속 갈피 못 잡는 대일정책구체적 행동계획 없는 메시지 한계 분명“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 당한 우리 땅입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을 향한 메시지는 이렇게 시작됐다. 3·1절 기념사에서 독도 문제가 언급된 것은 2007년 이후 11년 만이었다. 이어지는 메시지는 더 강력했다.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등 강경 표현들이 연거푸 등장했다. 일본 열도를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일본 정부는 문 대통령의 위안부 문제 발언과 관련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극히 유감이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당시 일본 정부 대변인(스가 요시히데)은 현재 일본 총리가 됐다. 3년 전 ‘그날’을 잊을 수 없는 일본을 향해 문 대통령은 이틀 뒤 4번째 3·1절 기념사를 한다. 이번 기념사에서 유화적인 대일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적으로 일치한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한국 혼자 ‘일본 때리기’를 계속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남북·북미 대화 불씨를 살리기 위해 일본 도움을 받아야 하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독립운동 정신을 기념하는 3·1절에 일본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듯한 메시지를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위안부 문제를 놓고 한일 양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설전을 벌인 게 엊그제 일이다. 일본이 소위 ‘독도의날’ 행사를 강행하면서 한국 정부가 “부질없는 도발”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적절히 메시지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청와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이런 상황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신임 주한 일본대사가 지난 26일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러 외교부 청사를 찾은 건 한국 정부에 기회였다. 강창일 주일대사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한 달 넘게 못 만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선제적으로 일본대사를 만난다면 한국의 관계 개선 의지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일본대사가 찾아오기 바로 전날, “매우 열린 마음으로 일본과의 관계 발전을 이뤄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말’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겼다면 3·1절 기념사에도 힘이 실릴 법 했지만, 정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일부에선 대일 정책 방향이 확실히 정립되지 못한 데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선 위안부 판결과 관련해 “솔직히 조금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현실적 측면이 강조됐다. 하지만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선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에 달렸다”는 원칙론이 보다 강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3·1절 기념사에서 긍정적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메시지만으로 한일관계 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 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간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 행동 계획 없이 단순히 “잘 해보자”는 제스처로 일본과의 관계를 풀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렸다는 설명이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정부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위안부·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금전 요구는 포기하겠다는 식의 선언을 해볼 수 있겠지만 피해자 그룹을 설득하지 않고 뜬금없이 선언만 해버리면 반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어쩌면 문재인 정부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이번 기념식에 앞서 피해자들을 접촉해 적극적으로 설득을 하는 등 물밑 작업을 펼쳤어야 했는데 그런 준비가 제대로 됐느냐에 대한 문제 제기다. 실제 우리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국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기념사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온몸에 멍·골절’ 정인이 양부 “와이프 얘기만 듣고 감쌌다, 내 책임”(종합)

    ‘온몸에 멍·골절’ 정인이 양부 “와이프 얘기만 듣고 감쌌다, 내 책임”(종합)

    “정인이 상처·허약한 몸 대수롭지 않게 생각”“나도 내 행동 이해 안돼, 처벌 달게 받겠다”다음달 3일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나와생후 16개월 정인양, 복부·뇌에 큰 상처쇄골·뒷머리·갈비뼈·허벅지 골절…의사 신고정인양을 입양한 뒤 수개월간 모진 학대 속에 생후 16개월 된 정인양을 죽음으로 몰아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인양의 양부가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양부는 “주변 걱정에도 와이프 얘기만 듣고 좋게 포장하고 감싸기에 급급했다”면서 “아이의 죽음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고 적었다. 정인양은 숨진 당시 온몸에 멍이 들고 복부와 뇌에 큰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다. 정인양은 수차례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음에도 경찰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증거를 제대로 찾지 못해 번번이 양부모에 돌아갔고 입양 9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끝내 목숨을 잃었다. 아이는 숨지기 열흘 전 EBS 입양가족특집 다큐멘터리에 이마에 멍이 든 채 출연하기도 했다. “주변 걱정을 편견·과도한 관심 치부”“대수롭지 않게 생각, 나도 이해 안돼” 26일 양부 안모씨 변호인에 따르면 안씨는 전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에 낸 반성문에서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사죄하며 살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안씨는 정인양에 대한 양모 장모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안씨가 정인양의 몸무게가 감소하고 극도로 쇠약해진 것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씨는 “주변에서는 그토록 잘 보였던 이상한 점들을 왜 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별 문제 아닌 것으로 치부했는지 스스로가 너무 원망스럽다”고 적었다. 이어 “아이를 처음 키워 본 것도 아니었고 첫째보다 자주 상처가 나고 몸이 허약해졌는데도 왜 예민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는지 저도 당시 제 자신의 행동을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안씨는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주변 사람들의 걱정들을 왜 편견이나 과도한 관심으로만 치부하고 와이프의 얘기만 듣고 좋게 포장하고 감싸기에만 급급했는지 너무나 후회가 된다”면서 “아이에게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하다”고 적었다. 안씨는 “특히 사고가 나기 전날 단 하루만이라도 아빠된 도리를 제대로 했더라면 정인이는 살았을 것”이라면서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했던 아이를 지키지 못한 건 전적으로 제 무책임함과 무심함 때문”이라고 했다. 안씨와 양모 장모씨의 다음 재판은 다음달 3일로 예정돼 있다. 이날 장씨 부부의 이웃 주민, 장씨가 정인양을 방치했다고 진술한 장씨 지인, 장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진행한 심리분석관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국과수 부검 정인양 사인은‘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3차례 아동학대 신고에도 증거 못 찾아경찰·아보전, A양 부모에 다시 돌려보내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11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정인양의 양모 장모씨를 “도망과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인양은 지난해 10월 13일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병원에 실려 올 당시 정인양은 복부와 뇌에 큰 상처가 있었으며, 이를 본 병원 관계자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인양을 정밀 부검한 결과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 사인이라는 소견을 내놓았다. 정인양은 올해 초 현재 부모에게 입양됐다. 이후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정인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냈다.숨지기 열흘 전 EBS 입양가족 특집에출연해 행복한 모습 연출…이마엔 멍 장씨는 정인양이 숨지기 불과 열흘쯤 전인 지난달 1일, 추석 연휴를 맞이해 방영된 EBS 입양 가족 특집 다큐멘터리에 정인양과 함께 출연해 행복한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영상에는 가족들이 밝게 웃으며 파티를 하는 모습이 담겼지만,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정인양의 이마에는 멍 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있었다. 3년 전 입양단체에서 잠시 일했던 장씨는 “친딸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이유로 정인양을 충동적으로 입양했고 입양 한 달 후부터 방임 등 학대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에서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던 장씨는 입양 한 달 뒤부터 아기인 정인양이 “정이 붙지 않는다”며 습관적으로 방임했다. 친딸을 데리고 외식을 나가며 입양한 딸은 지하주차장에 혼자 울게 두는 등 16차례나 방임했다. 7월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는 유모차를 세게 밀어 벽에 부딪히게 하거나, 손으로 아이 목을 잡아 올리는 등 폭행을 한 장면이 찍히기도 했다.손으로 아이 목 잡아 올리고지하주차장서 혼자 울게 버려두고유모차 벽에 세게 고의 충돌시켜 양모 “방임? 혼자 자는 수면 교육한 것”“마사지하다가 멍 들거나 소파 떨어져” 사나흘 간격으로 정인양의 얼굴과 배, 허벅지에서 멍이 계속 발견됐다. 사망 당시 정인양의 쇄골과 뒷머리, 갈비뼈, 허벅지 등에서 모두 부러진 흔적이 발견됐고 온 몸에 멍이 들어 있는 상태였다. 정인양의 직접 사인은 장파열로 경찰은 장씨가 발 또는 무거운 물체로 정인양의 등을 내리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는 방임에 대해선 “아이가 혼자 잠을 자는 습관을 들이도록 수면교육을 한 것”이고, 폭행에 대해선 “마사지를 하다가 멍이 들거나 소파에서 떨어진 것”이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인씨는 아이 사망 당일 “부검 결과 잘 나오게 기도 부탁해”란 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내기도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푸에블로호 미국인 피해자 배상 판결 나오기까지

    [임병선의 시시콜콜] 푸에블로호 미국인 피해자 배상 판결 나오기까지

    지금도 평양 보통강 변에는 1968년 1월 23일 미국의 위엄을 한순간에 추락시킨 미 해군 정찰함 푸에블로호가 전시돼 있다. 미국에 과시하면 인정받고, 얻는 게 생긴다는 잘못된 믿음을 북한 지도자나 정권, 인민들에게 심어준 것이 이 정찰함 나포 사건이었다. 평양 주민들이 자랑스레 찾는 순례지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미국 원주민 부족의 이름을 딴 이 배는 해양 조사선으로 위장해 일본 큐슈를 출발해 옛 소련의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하고 있었다. 소련의 극동 기지를 정찰한 뒤 북녘의 동해안 정보를 수집할 목적이었다. 그런데 그날 정오쯤 북한 초계정이 무전으로 “국적을 밝히라”고 요구해 “미국 소속”이라고 답했다. 이에 북한 함정은 “정지하지 않으면 발포하겠다”고 위협해 왔고, 미 해군은 “공해 상”이라고 답했다. 한 시간이 안돼 북한 함정의 지원을 받은 세 척의 무장 초계정과 2대의 미그기가 도착해 포위했다. 군인들이 12시 40분쯤 배에 올라 나포하려 하자 미군 일부가 달아나다 셋이 다치고 한 명이 사살됐다. 82명의 미 해군 승무원들이 억류됐다. 미국은 즉각 베트남으로 향하던 핵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 호와 세 척의 구축함에 진로 변경을 명령해 원산만 근처에 대기하도록 했으며 이틀 뒤 해·공군 예비역 1만 4000여명에게 긴급 동원령을 내리고, 전투기를 비롯한 항공기 372대에 출동 태세를 갖추도록 했으며, 오산과 군산기지에 2개 전투기대대를 급파했다. 28일에는 2척의 항공모함과 구축함 한 척, 잠수함 6척을 동해로 이동시켜 전운이 감돌았다. 미국은 한국정부의 반발에도 2월 2일부터 판문점에서 비밀협상에 들어갔다. 사실 그 전까지 린든 B 존슨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별반 관심이 없었다. 소련과 북한이 공모해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시도란 식으로 단순하게 바라봤다. 베트남 전쟁의 수렁에 빠져들던 시점에 한반도 전쟁을 전개하는 데도 부담스러워했다.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나포된 승무원을 송환해야 하는 상충된 목표를 갖고 임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의 의도대로 북미 직접 협상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은 한국전쟁 이후 처음 국가로 인정받고 미국의 협상 파트너 지위를 얻는 성과를 얻었다. 밴스 특사의 방한 이후 존슨 행정부 안에서 북한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11개월 동안 29차례의 협상을 벌여 미국은 그 해 12월 북한에 대한 첩보 활동과 영해 침범을 인정하는 문서, 일종의 사죄문에 서명함으로써 판문점을 통해 생존자 82명과 시신 한 구를 송환받을 수 있었다. 북한은 푸에블로호 사건을 미국에 대한 ‘승리’로 선전하고 미국과의 협상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 이신재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은 2015년 출간한 ‘푸에블로호 사건과 북한’(도서출판 선인)을 통해 “과거 승무원들을 인질로 활용했던 방법이 지금은 핵 개발이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수단이 바뀌었다. 미국의 관심을 끄는 전략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를 ‘관심 유인전략’이라고 했다. 통미봉남 전략이 극대화한 것이 이 사건이었으며 미국에게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전략도 이어져 “김정은 등장 이후 푸에블로호를 평양의 전승기념관 옆으로 옮겨 전시한 것도 푸에블로호를 활용한 북한식 기억의 정치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런데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은 푸에블로호 나포에 책임이 있는 북한에 23억 달러(약 2조 5000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AFP 통신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VOA 등에 따르면 법원은 전날 공개한 판결문을 통해 푸에블로호 승조원과 가족, 유족 등 171명에게 이같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승조원 49명에 대해 일인당 1310만~2380만 달러 등 모두 7억 7603만 달러, 승조원 가족 90명에 대해선 2억 25만 달러, 유족 31명에는 1억 7921만 달러를 배상액으로 각각 인정했다. 북한이 배상해야 할 금액은 11억 5000만 달러지만 재판부는 징벌적 배상 차원에서 금액을 곱절로 늘렸다. VOA는 역대 미 법원이 명령한 북한의 배상액 중 가장 큰 액수라고 밝혔다. 생존한 선원들과 유가족은 북한에 납치돼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면서 2018년 2월 북한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2019년 10월 의견문을 통해 “북한이 원고 측의 모든 청구에 대해 책임이 있다”며 사실상 원고 승소 결정을 내렸지만, 손해 산정이 완료된 뒤 판결문을 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별도로 공개한 의견문에서 억류 기간인 335일 동안 입은 피해액을 일인당 하루 1만 달러씩 335만 달러로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또 50년 동안 입은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해선 1년에 약 30만 달러 선에서 책정하고, 당시 사건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승조원 등에게 추가 피해금을 더했다고 밝혔다고 VOA는 전했다.원고들은 2018년 소송 제기 당시 외국면책특권법(FSIA)에 따라 집단 소송에 참여했다. 이 법은 고문, 인질, 부상, 사망 등의 피해자가 테러지원국을 상대로 소송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북한은 2017년 말 테러지원국으로 공식 지정됐다. VOA는 북한이 이번 소송에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서 재판부의 결정은 원고 측 주장만을 바탕으로 한 궐석 판결로 내려졌다고 전했다. 앞서 미 법원은 지난 2008년 12월에도 승조원 4명이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65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미 법원은 2018년 12월에는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5억 113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VOA는 북한은 웜비어 판결 후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며 미국과 해외에 흩어진 북한 자산에 소유권을 주장하는 방식으로 배상액 회수에 나선 것처럼 푸에블로호 승조원 등도 같은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승조원과 가족 등은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피해기금’ 신청 자격도 주어진다고 VOA는 전했다. 북한의 대미 협상 지위와 능력을 근본적으로 끌어 올린 푸에블로호 피랍에 대해 미국 법원이 반세기 지나 배상하라고 명령한 것인데 앞으로 북미관계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목된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기성용 성폭력, 충분한 증거 있다…공개 가능”…학폭 가해는 인정(전문)

    “기성용 성폭력, 충분한 증거 있다…공개 가능”…학폭 가해는 인정(전문)

    법률대리인 “기성용 측 압박 있었다”“기성용·구단에 증거 제출하겠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의 미드필더 기성용(32·FC서울)에게 초등학생 시절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이들이 증거 공개 의사를 밝혔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증거는 충분하고 명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26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틀 전 밝힌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충분하고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 증거들은 기성용 선수의 최소한의 인격을 보호하기 위해 기성용 본인 또는 소속 클럽 이외에는 제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려 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성용 선수 측의 비도덕 행태가 계속된다면 부득이 공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증거 공개 가능성도 열어뒀다. 박 변호사 측은 “기성용 측의 압박이 있었다”며 “지금은 피해자인 C씨와 D씨 모두 증거를 구단에 제출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 변호사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축구 선수 출신인 C씨와 D씨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보도가 나오자 가해자 A선수로 기성용이 지목됐다.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는 곧바로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기성용 “제 축구 인생을 걸고 저와 무관” 기성용은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긴말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보도된 기사 내용은 저와 무관하다. 결코 그러한 일이 없었다. 제 축구 인생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이어 기성용은 “사실이 아니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축구 인생과 가족들의 삶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임을 깨달았다.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폭로자 측이 하루 만에 다시 입장을 낸 것이다. 박 변호사는 “C와 D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는 사항까지도 매우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사례를 들기도 했다.박 변호사 “학교폭력 가해자 맞다…사안의 본질 아냐” 박 변호사는 인터넷 축구 커뮤니티를 통해 C와 D가 중학생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박 변호사는 “C와 D는 2004년도에 자신들이 저지른 학교폭력을 모두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다만 철저한 조사를 통해 C와 D는 모두 엄한 징계 및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다”며 이번 사안의 본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성용 성폭력 의혹 제기’ C씨와 D씨 입장 전문 1. 기성용 선수가 C와 D에게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 이틀 전인 2021. 2. 24. 오전 배포한 보도자료의 내용은 모두 사실입니다. 즉 C와 D는 전남 모 초등학교 축구부 5학년 시절, 6학년인 기성용 선수와 다른 가해자 B로부터 수십 여 차례에 걸쳐 구강성교를 강요받았습니다. - 이미 기성용 선수가 2021. 2. 24. 자 보도자료에 기재된 “가해자”가 자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인지하고 다수의 언론매체를 통해 이에 대한 반박 인터뷰를 하였으므로, 기성용 선수의 실명을 거론하도록 하겠습니다. □ 본 변호사는 이에 관한 충분하고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 이 증거자료들은 기성용 선수의 최소한의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해, 기성용 선수 본인 또는 기성용 선수가 소속된 클럽 이외에는 제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려 합니다. 다만 현재와 같은 기성용 선수 측의 비도덕적 행태가 계속된다면 부득이 공개하지 않을 수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 한편, 우리나라의 법원은 성범죄(물론 기성용 선수의 경우 당시 형사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여 법률상 “범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의 경우 물적 증거가 없고 단지 피해자의 진술만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경우 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 사건의 피해자 C와 D는, 그 상황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는 사항까지도 매우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기성용 선수가 피해자 C에게 특별히 구강성교를 면제해 준 날이 있었는데, 당시 어떠한 상황에서 기성용 선수가 무슨 말을 하며 피해자 C에게 “은전”을 베풀었는지에 관하여, 피해자 C는 매우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1. 이 사건의 쟁점은 어디까지나 2000. 1.~ 6.사이에 벌어진 기성용 선수 및 다른 가해자 B의 성폭력 행위입니다. □ C와 D가 2021. 2. 24. 본 변호사를 통하여 기성용 선수가 저지른 성폭력 행위를 폭로하자, 일부 언론매체들은 2021. 2. 24. 저녁 무렵부터 C와 D가 2004 년도에 저지른 학교폭력에 관한 기사를 앞다투어 쏟아내고 있습니다. □ C와 D는 2004년도에 자신들이 저지른 학교폭력을 모두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참고로 C와 D가 연루된 2004년도 학교폭력 사건의 경우, 철저한 조사를 통하여 당시 C와 D는 모두 엄한 징계 및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은 본 사안의 본질에 대해 눈을 질끈 감은 채, 오로지 2004년도 사건만을 언급하여 C와 D를 과오를 찾아내어 이를 부풀려 인신공격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바, 그 의도의 integrity를 심각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참고로, 2021. 2. 24. 늦은 밤부터 2021. 2. 25. 새벽에 이르는 짧은 시간 동안, 기성용 선수를 옹호하고 피해자 C와 D를 가해자로 둔갑시켜 인신공격하는 내용의 엄청난 양의 기사들이 작성되어 이것이 각종 블로그에 폭발적인 분량으로 인용, 게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마치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과 같이 인위적이고 조직적인 여론조작 시도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은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증거판단에 대해 객관성을 유지해 주십시오 □ 본 변호사는 2~3곳의 언론매체에, 본 변호사가 피해자 C 및 D와 나눈 통화녹음파일을 제공한 바 있습니다. □ 위 통화녹음파일에는, “기성용 선수로부터 성폭력을 당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정정보도문을 다시 배포할 것을 기성용 선수 측으로부터 요구(강요)받은 피해자 C와 D가 괴로워하며 본 변호사와 상담하고 고민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즉 위 통화녹음파일은, 기성용 선수가 본 사건의 가해자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인 것입니다. □ 그런데 위 통화녹음파일을 제공받은 언론매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위 통화녹음파일의 내용과 의미에 관하여 보도하지 않거나, 보도를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이 사건을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심지어 “피해자들과 변호사 사이에 내분(자중지란)이 일어났다”는 식으로 보도한 매체도 있었습니다. 영명하신 기자분들께서, 진정 위 통화녹음파일에 담긴 대화가 담고 있는 의미와 전제를 파악하지 못하신 것인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1. 본 변호사에 대한 터무니없는 사실 왜곡와 인신공격을 중단해 주십시오 □ 일부 언론들은, “기성용 선수의 반론이 나온 후 본 변호사와 피해자가 잠적 하고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고 하며, 마치 기성용 선수의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습니다. □ 그러나 본 변호사는 잠적하거나 언론과의 접촉을 피한 사실이 없습니다. 최초 보도자료가 나간 2021. 2. 24.오전부터 본 변호사의 핸드폰과 사무실로 하루 수백 통의 전화가 걸려왔는바, 본 변호사가 이 전화들을 모두 받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본 변호사에게는 생업을 위해 변호사로서 처리해야 할 본연의 업무들(재판, 회의, 상담)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당연히 본 변호사가 본의 아니게 받지 못하거나 콜백을 못해 드리는 전화가 있었을 것입니다. 기자 분들 역시 상식적으로 이러한 사정을 능히 짐작하시리라 생각됩니다. □ 그런데 일부 언론매체의 경우, 원하는 때에 본 변호사와 곧바로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점을 기화로, “피해자와 변호사가 잠적해버렸다”는 식의 기사를 쓴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점에 대해 정중히 시정을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 특히 모 지상파 매체의 경우, 본 변호사가 별개의 다른 사건의 인터뷰 당시 촬영한 화면에 자막으로 본 변호사의 멘트를 삽입하여 방영하는 엽기적 행태를 보였는바, 이에 대한 시정 및 해명을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1. 피해자들이 바라는 것은 가해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 그 뿐입니다. □ 본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본 사안의 경우 가해자인 기성용 선수와 B씨가 사건 당시 형사미성년자였을 뿐 아니라, 이미 공소 시효도 경과되어 형사처벌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또한 민사소멸 시효도 완성되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이 사건을 알린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오로지 가해자들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싶었던 것입니다. 피해자들은 가 해자들의 창창한 인생을 망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피해자들은 다만 자신들이 수십 년 간 겪어 왔던, 가슴을 짓눌러온 고통을, 가해자들의 진정 어린 사과로써 조금이나마 보상받고 싶을 뿐인 것입니다. □ 이것이 그렇게 무리하고 비난받아야 할 바램인지요.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정인이 학대’ 양부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 반성문 제출

    ‘정인이 학대’ 양부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 반성문 제출

    입양아동 정인이를 학대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모(37)씨가 법원에 “아이(정인이)를 지키지 못한 건 전적으로 제 무책임함과 무심함 때문”이라면서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글을 적은 반성문을 25일 제출했다. 서울신문이 확인한 안씨의 반성문에 따르면 안씨는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주변에 저희 가정을 아껴 주셨던 분들의 진심어린 걱정들을 왜 그저 편견이나 과도한 관심으로만 치부하고, 아내의 얘기만 듣고 좋게 포장하고 감싸기에만 급급했는지 너무나 후회가 되고 아이에게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하다”고 밝혔다. 안씨는 양모 장모(35·불구속 기소)씨와 정인이를 공동으로 양육하면서 지난해 3~9월 장씨가 빈번하게 정인이를 혼자 있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씨를 말리지 않고, 지난해 6~10월 장씨가 양육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고 정인이를 폭행하여 정인이의 건강 상태가 나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안씨는 “저에게는 아이를 구할 수 있는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특히나 사고가 나기 전날(지난해 10월 12일) 아이의 상태에 대해 예민하게 생각하고 하원을 시키자마자 바로 응급실만 데리고 갔어도 아이에게 어떠한 아픔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날 단 하루만이라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빠가 된 도리를 제대로 했더라면 정인이는 살았을 것이다. 결국 아이의 죽음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정인이가 다닌 어린이집의 원장 A씨는 지난 17일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정인이가 사망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해 10월 12일 정인이가 “평소 좋아하는 과자를 줘도 먹지 않았고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정인이의 그날 모습은 마치 모든 걸 다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며 “정인이가 되게 말랐는데 배만 볼록 나와 있었다. 그리고 머리에 빨간 멍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그러면서 안씨에게 정인이를 병원에 꼭 데려갈 것을 강조했으나 안씨가 당시 ‘네, 네, 네’라고만 답하고 정인이의 상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지 않았다고 했다. 안씨는 “제가 아이의 상처에 대해 대수롭게 여기기보다 조금만 더 예민하게 생각하고 반응했다면, 주변의 충고를 그냥 넘기지 않고 조금만 더 귀 기울여 들었더라면, 아이는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라며 “아이가 살았을 때도 아이를 지키지 못했으면서, 제 과오로 인해 아이가 죽고 나서도 계속해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기만 했으니 어떠한 방법으로도 아이에게 용서를 구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안씨의 변호인은 지난달 13일 열린 첫 재판에서 “부모의 보호를 받는 피해자(정인이)에 대해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등을 소홀히 한 점에 대해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면서도 변호인은 “안씨는 정인이를 일부러 방치한 것은 아니고,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것보다 집에서 잘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었다. 반성문 말미에 안씨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아이에게 무심하고 잘 해주지 못했던 것들이 반복해서 떠올라 너무나 마음이 괴롭고 미안하다”면서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했던 아이를 지키지 못한 건 전적으로 제 무책임함과 무심함 때문이다.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사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안씨와 장씨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3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열릴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아동학대살해죄 신설한 ‘정인이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

    아동학대살해죄 신설한 ‘정인이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한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해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형법상 살인죄(5년 이상 징역)보다 법정형이 무겁다. 또 아동학대 범죄 사건에 대해 국선변호사·국선보조인 선임을 의무화했다. 여야는 앞서 1월 국회에서 이른바 ‘정인이법’이라고 불리는 아동학대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법정형 상향은 논의를 연기해 이번에 마무리했다. 이에 법사위는 기존 아동학대 치사죄 등의 형량을 높이는 대신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는,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해 치사보다 더 높은 형량을 적용하게 하자는 취지다. 미혼부의 출생신고를 가능케 하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개정안은 친모가 정당한 이유 없이 협조하지 않는 경우에도 아버지가 가정법원의 확인을 거쳐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법은 혼외 상태에서 아이를 낳으면 원칙적으로 엄마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출생신고 없이 살다 엄마에게 살해된 8살 소녀의 경우 서류상 ‘무명’(無名)으로 남겨져 안타까움을 낳았다. 이날 검찰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친모와 상의해 A양이 생전 불렸던 이름과 친모와 법적으로 아직 혼인관계에 있는 전 남편의 성을 따라 법적 이름을 지어 출생신고서를 제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을왕리 역주행‘ 음주 운전자에 징역 10년 구형

    ‘을왕리 역주행‘ 음주 운전자에 징역 10년 구형

    지난 해 9월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만취 상태에서 역주행하다가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5일 인천지법 형사3단독 김지희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35·여)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교사 혐의로 함께 기소된 동승자 B(48·남)씨에게는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음주운전으로 소중한 한 가정의 가장을 사망하게 해 죄질이 매우 중하다”며 징역형 구형 이유를 밝혔다. 특히 “B씨는 사고 후 구호 조치보다 책임을 축소하려고 했고, 재판에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해 죄질이 나쁘다”고 덧붙였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 앉은 A씨는 검찰 구형 후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보라”는 판사의 말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으며 어떤 말로도 용서 받을 수 없다는 걸 안다”면서도 “깊은 반성을 하고 있기에 고인과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B씨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정말 죄송하고 피해자와 그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B씨의 죄명 중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죄는 그대로 유지하고 음주운전 교사죄에 음주운전 방조죄를 예비적으로 추가했다. 음주운전 교사죄가 무죄로 판단되면 음주운전 방조죄로 처벌해 달라는 취지다. 검찰이 음주운전 차량에 함께 탄 동승자에게 윤창호법을 적용해 기소한 사례는 B씨가 처음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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