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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김두한과 종로누빈 김동회옹 해방을 전후해 국내 주먹세계를 주름잡았던 김두한씨(작고)의 평생 친구이자 종로파의 전설적인 주먹 김동회옹이 25일 오후 지병인 위암으로 별세했다.86세. 김옹은 김두한씨와 동갑내기로 일제시대인 1947년 반탁운동을 하다 좌익인사 암살 등 사건에 연루돼 사형을 선고받은 뒤 가까스로 풀려나는 등 암울했던 시기를 살았다. 하지만 김옹은 ‘정치주먹’으로 변신하는 동료들과는 달리 끝까지 ‘협객’의 길을 걸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김옹의 유족으로는 부인 김옥숙(70) 여사와 미국에서 목사로 일하는 김태성(41)씨 등 1남2녀가 있다.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낙화유수’로 알려진 김태련씨,김두환씨의 후계자 조일환(67)씨,명동의 신상현씨 등 주먹계 후배들이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발인은 27일 오전 11시 30분.장지는 파주기독공원묘지.02-590-2540. ●林順玉(수필가)씨 별세 趙禹喆(전 정무장관실 정무실장)又新(아산병원정형외과 교수)씨 모친상 朴龍輝(성애병원 명예교수)金炳洙(전 대산문화재단 사장)朴鎭夏(산부인과 원장)安相植(생보부동산신탁 대표)씨 빙모상 25일 오후 4시30분 서울아산병원,발인 29일 오전 8시 (02)3010-2295 ●姜東善(서암직업전문학교 이사장)應善(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실 실장)重求(민주신문 부사장)씨 모친상 金完培(예비역 육군준장)金善爀(부천내과 원장)씨 빙모상 許榮一(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씨 시모상 25일 오후 9시30분 광주그린장례식장,발인 27일 오전 10시 (062)250-4412 ●申庸植(전 대우증권 이사)씨 상배 25일 오후 1시 대구 모레아장례식장,발인 27일 오전 8시 (053)814-4913 ●金判錫(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인사제도비서관)씨 모친상 26일 오전 11시 경남 창원병원,발인 28일 오전 6시 (055)281-8322 ●白聖烈(자영업)虎烈(산업은행 투자업무개발실 부부장)榮烈(온라인에이전시 팀장)씨 부친상 26일 오후 1시 부천 카톨릭대학 성가병원,발인 28일 오전 9시 (032)340-7303
  • 조계종, 개인사찰 직접 챙긴다

    ‘개인 사찰도 종단에서 직접 챙긴다,’ 불교 조계종이 사설 사찰과 암자를 직접 관리하며 통제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종단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종단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던 사설 사암들의 폐해가 적지 않았던 데다 이들 사암들이 점차 늘고 있어 견제와 단속 차원에서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조계종 중앙종회 사설사암실태파악 특별위원회(위원장 효림 스님)는 지난 23일 ‘제7차 소위원회 회의’를 열어 창건주의 권리를 인정하면서 양도를 제한하는 등 사설 사암들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를 강화한 ‘사설사암등록 및 관리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1983년 법 제정 이후 처음 마련된 것으로,중앙종회의 의결을 남겨두고 있지만 조계종 최고 입법기관인 중앙종회 의원들 사이에서 사설 사암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던 점을 볼 때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종회에서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종단 집행부는 곧바로 시행에 들어갈 태세다. 현재 조계종 소속사찰 2300여개 가운데 사설 사암은 64%인 1500여개.이들 사암은 종단의 관리하에 4년 만에 한번씩 주지가 교체되는 공찰과는 달리 창건주인 승려와 민간인이 사찰을 운영하면서 주지직을 임의로 지속해 종단의 영향력을 크게 받지 않는 데다 운영 실태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개정안은 이같은 실정을 감안해 “창건주가 본 종단 승려일 경우는 주지로서 당해 사찰을 관리할 권한을 가지며 창건주는 주지 추천권을 갖는다.”고 창건주의 권리를 명시했다.창건주가 승려가 아닐 경우에는 재가 창건주가 종단에 주지 추천권을 행사토록 했다. 특히 종전 공동창건주가 권리를 행사해 분란의 소지가 생긴 점을 감안해 “창건주가 2인 이상일 경우 등록 시 창건주의 권리를 행사할 자 1인과 그 권리행사 기간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권리행사권자를 1인으로 한정했다. 창건주의 권리 승계에 대해서도 “창건주의 명시적 의사표시가 없고 사찰의 창건주가 사망한 사찰은 공찰로 귀속한다.”고 정했다. 이와 함께 창건주의 권리는 임의로 양도할 수 없고 양도계약은 효력을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붙였으며,조계종 승려로 사설사암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등록하지 않을 경우에는 징계할 수 있도록 했다. 조계종은 종단내 감사제도를 통해 소속 사찰운영의 투명화를 강조해 왔으나 모든 권한을 창건주가 쥐고 있는 사설 사암의 경우 별 영향을 받지 않아 사찰운영과 관련한 폐해가 잇따랐다.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중앙종회 의원들로 특별위원회를 발족,관련법인 사설사암등록 및 관리법 개정안을 검토해 왔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해열진통제 ‘설피린’ 위해성 논란

    해열제 ‘설피린’을 계속 사용해도 좋은지를 놓고 시민단체와 의약품안전당국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설피린은 재생불량성 빈혈,황달,급성 신부전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짐바브웨·예멘 등 12개 국가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설피린 제제는 현재 국내에서 총 9개 제조업체의 14개 제품이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등록돼 사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987년부터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설피린 사용중지 조치를 식약청에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식약청은 다만 지난달 설피린주사제에 대한 허가사항 변경지시를 내리면서 장문의 사용상 주의사항을 덧붙여 쇼크 우려에 대한 경고와 함께 12세 미만 소아의 투여금지 등 적용상 주의점을 상세히 기술했다. 설피린은 독일에서 개발됐으며,미국에서 만든 ‘타이레놀’의 경쟁품목으로 일본·독일·프랑스·스위스 등에서는 여전히 이 약을 사용하고 있다. 식약청 이정석 의약품관리과장은 “다른 해열제가 듣지 않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지난 96년 이미 조치를 내렸기 때문에 새로운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당장 사용중지 등의 규제를 추가로 내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스승 김춘수시인 쾌유빌며 포도예술제 여는 류기봉 시인

    “김춘수 선생님의 건강상태는 처음보다 많이 호전됐습니다.맥박과 호흡도 정상으로 돌아왔고요.다만 의식만 없을 뿐이지요.” 포도농사를 짓는 ‘농부시인’ 류기봉(39)씨.그는 지난 4일 기도폐색으로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의식불명 상태인 김춘수(82) 시인의 둘도 없는 애제자이다.그는 요즘 이틀이 멀다하고 자신의 집(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에서 분당병원을 찾아 스승의 몸을 주무르며 건강회복을 기원하고 있다. 24일 오후에도 류씨는 병상에 누워 있는 김 시인의 손을 꼭 잡았다.“선생님,저 류군 왔습니다.선생님의 포도나무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어서 일어나 포도 드셔야죠.”“……”“선생님,일요일에는 약속하신 대로 꼭 노래도 불러주시고,춤도 추셔야 합니다.” 류씨는 이 자리에서 오는 29일 자신의 포도밭에서 열리는 ‘포도예술제’의 행사내용을 귀엣말로 보고했다.김 시인은 듣기라도 하듯 몸을 약간 뒤척였다.이 예술제는 다름 아닌 김춘수 시인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것.김 시인이 쓰러지기 직전에 ‘올해는 멋있게 해보자.’며 스스로 의욕을 보인 터라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포도예술제는 원래 지난 98년,선생님께서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 포도밭을 방문했다가 그곳 사람들이 포도나무에 그림도 그려놓고,작은 문화축제를 하는 것을 보고 온 뒤 저에게 권유하셨지요.” 이렇게 해서 남양주시 작은 마을에 김 시인 등 문인 20∼30명이 포도수확철인 이맘때 모여 시낭송 등 예술제를 열었다.그러던 김 시인이 얼마전 “그동안 포도예술제 행사가 조금 딱딱해진 것 같다.올해는 내가 직접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어 흥을 돋우겠다.”고 제안,기대 속에 이번 예술제를 준비해 왔다. 결국 반쪽이 된 이번 행사에는 김 시인의 친필시 ‘디딤돌,처용’을 비롯해 소설가 박완서씨의 친필 소설 원고 등이 포도나무에 전시된다.또 조영서·정진규·이수익·송상욱·서정춘·노향림·조정권·이문재·남진우·박남준·이원규·고두현·이덕규·김행숙·심언주씨 등 여러 문인이 참석,각자의 이름을 새긴 포도나무 아래서 김 시인의 쾌유를 비는 시낭송회 등을 할 예정이다. 1993년 김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등단한 류씨는 지난 13년 동안 일주일에 2∼3차례 김 시인을 찾아가 같이 지내며 사제간의 정을 두텁게 쌓았다.김 시인이 쓰러진 날에도 류씨는 문안차 분당자택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급히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선생님이 기도폐색을 예견하셨을까요? 마지막 쓰신 시 ‘옹두리와 뿌다귀’의 ‘자네 목구멍에 걸린 생선가시’라는 구절이 자꾸 생각납니다.또 저에게 전화를 걸어 ‘류군 너무 덥다.이런 더위는 처음 본다.못 견디겠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지요.” 김문기자 k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강화도와 행담도/서동철 사회부 차장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건너다 보면 행담도와 만나게 된다.몇년 전까지만 해도 50여명의 주민이 바지락을 잡아 살아가던 작은 섬이다.충청남도 당진군 신평면에 속하는 행담도는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아산만을 건너뛰는 징검다리가 됐다.이 섬이 없었더라면 길이 7310m의 서해대교를 세우는 작업은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아산만이 바라다보이는 바닷가에는 휴게소가 지어졌다.아마도 가장 호쾌한 풍광을 가진 고속도로 휴게소로 꼽아도 좋을 것이다.휴게소는 여름휴가 기간동안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붐볐지만,이 섬이 역사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1868년 5월 독일 상인 오페르트가 몰고온 1000t급 차이나호는 바로 이 행담도 앞바다에 닻을 내렸다.소총으로 무장한 일행은 작은 배로 갈아타고 삽교천을 거슬러 구만포로 상륙했다.이후 덕산에 있는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시신을 파내려 무덤을 파헤쳤으나,실패하고 황망히 도주했다는 얘기는 국사시간에 배운 바와 같다. 오페르트 사건을 떠올린 것은 프랑스인 페롱 신부가 여기에 참여했기 때문이다.병인박해(1866년) 당시 동료 프랑스 신부들이 순교하는 과정에서 간신히 중국으로 탈출한 페롱 신부는 그만큼 조선 전교(傳敎)의 뜻이 남달랐을 것이다.일행이 시신을 ‘인질’로 대원군과 통상 및 선교를 흥정하고자 한 것도 조선인들이 조상을 극진히 모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조선 전교의 실마리를 어떻게든 찾겠다는 뜻은 평가받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남연군의 묘를 파헤친 사건은 결과적으로 천주교 탄압만 심화시켰다. 강화도는 기독교 선교의 역사에서 또 다른 교훈을 주는 섬이다.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 언덕에 있는 성공회 강화성당은 지금 사제관의 한옥 지붕을 다시 이느라 분주하다. 강화성당은 영국인 트롤로프 신부가 구상하여 1900년 완성시켰다.정문에 해당하는 외삼문에 들어서면 성당인지,절인지 잠시 혼란을 겪게 된다.절을 호위하는 사천왕문의 모습을 한 내삼문이 방문객의 앞을 가로막기 때문이다.내삼문에는 절에서 봤음직한 큼직한 한국식 종도 하나 매달려 있다. 2층 한옥으로 지어진 본당도 서양의 전통적 성당건축인 바실리카 양식을 한국식으로 변형한 것이라는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절을 연상할 수밖에 없다.다만 ‘대웅전’이 아니라 ‘천주성전’이라는 현판이 걸려있고,기둥글(柱聯)에도 ‘삼위일체천주만유지진원(三位一體天主萬有之眞原)’같은 천주교 성구가 씌어 있는 것이 다를 뿐이다. 강화성당에서는 오페르트 일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나와 다른 문화’에 대한 애정이 읽혀진다.조선인 대부분이 익숙했을 불교사찰의 분위기는 기독교라는 새로운 서양 문화에 대한 이질감을 크게 줄여주었을 것이다.‘현지인’에 대한 배려가 선교 효율의 극대화를 노린 성공회의 노하우라고 해도 가치는 퇴색하지 않는다.나의 신념을 설득하기에 앞서 상대의 신념을 먼저 끌어안는 것은 종교의 범주에서는 더욱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마침 지난 23일부터 서울에서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실행위원회가 열리고 있다.케냐 출신의 사무엘 코비아 WCC총무는 “한국은 가난한 나라에 많은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과거 서구의 일부 부국(富國)이 저지른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중동이든,아프리카든 한국 기독교의 해외 선교가 오페르트와 페롱 방식이 아니라 강화성당을 지은 트롤로프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충고일 것이다. 서동철 사회부 차장 dcsuh@seoul.co.kr
  • 피의자조사 가족참관 허용

    수사과정의 인권보장을 위해 앞으로 피의자가 체포되면 가족에게 체포사실이 즉각 통지되고 피의자 가족은 조사과정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게 된다. 대검찰청은 ‘인권존중을 위한 수사제도·관행개선위원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피의자를 체포할 때 가족에게 체포사실과 체포자의 관직 및 성명,체포된 사람이 머물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또 피의자나 피해자 등 사건 관계인을 조사할 때도 수사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호주,직계존비속,법정 대리인 등 가족들이 조사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검찰은 우선적으로 미성년자나 신체장애자 및 정신장애자에게 가족 참관을 허용,진술을 보조할 수 있게 하고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피해자나 참고인 등에게도 점진적으로 가족 참관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검찰은 또 자백 사건이나 증거가 명백한 사건 등에 한해 조사실에서의 가족 참관을 우선 허용하되 장기적으로는 유리창으로 볼 수 있는 가족참관실을 마련하거나 CCTV로 볼 수 있도록 참관의 폭을 확대할 계획이다. 검찰은 형사소송법 개정과 맞물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호인 참여를 전면 허용하고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에게도 국선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수사과정의 투명성 제고와 인권 개선에 지속적으로 노력키로 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현재 체포 이후 48시간 이내에는 변호인 참여를 불허하는 관련 지침을 삭제하고,구속영장이 청구됐음에도 스스로를 변호할 능력이 부족한 무자력 피의자에게까지 국선변호인을 선임토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아테네 2004] 美 게이틀린 남100m 9초85 금메달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23일 새벽 5시10분(이하 한국시간) 메인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8만여 관중들의 숨소리가 멎었다.스타팅블록에 잔뜩 웅크린 8명의 사내들은 탄창에 장착된 총알이었다.어깨 근육을 움찔거리며,숨을 한껏 들이마신다.그리고 마침내 ‘탕-’.눈을 깜빡하기도 전에,들이마신 숨을 내쉬기도 전에 바람처럼 트랙을 날았다.9초85.무려 4년을 기다린 승부가 갈린 데는 10초도 채 안 걸렸다. 미국의 신예 저스틴 게이틀린(22)이 ‘인간 탄환’을 가리는 육상 남자 100m 결승에서 30m 지점부터 치고 나간 뒤 막판 가슴을 들이밀며 결승선을 통과,프란시스 아비크웰루(포르투갈·9초86) 모리스 그린(미국·9초87)을 사진판독 끝에 따돌리고 금메달을 움켜 쥐는 파란을 연출했다. 사진판독 끝에 메달 색깔을 가린 것은 지난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 앨런 웰스(영국)와 실베오 레오나르드(쿠바)가 10초25의 같은 기록으로 골인한 이후 24년 만이다. 팀 몽고메리(미국)의 세계기록(9초78)에는 못 미치지만 숀 크로퍼드(미국)의 올 시즌 최고기록(9초88)을 0.03초 앞당긴 게이틀린은 “지상 최고의 레이스였다.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실감할 수 없다.내 생애 가장 흥분된 경주였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게이틀린은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기 전까지 그저 ‘복병’일 뿐이었다.지난해 세계실내선수권 60m와 올해 체코 그랑프리대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디펜딩챔피언 그린의 그늘에 가려 있었고,준결승도 조 2위로 통과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그러나 30m지점부터 옆 레인의 경쟁자들을 반발짝 앞서는 총알 질주를 했고,골인 순간 가슴을 쭉 들이미는 짜릿한 마무리로 아테네의 최고영웅이 됐다. 스프린터의 산실 캘리포니아주가 아닌 뉴욕 출신으로 한 때 매리언 존스와 팀 몽고메리(이상 미국)를 지도한 명코치 트레버 그레이엄의 조련을 받은 그는 185㎝,83㎏의 빼어난 체격에 순발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유망주로 세 차례나 미국 주니어챔피언을 지냈다.그레이엄은 미국 육상계를 뒤흔든 최대 약물 스캔들의 ‘휘슬 블로워(내부 고발자)’로 밝혀져 화제다.그레이엄은 23일 “지난해 6월 한 코치에게서 합성 스테이로드(THG) 주사제를 받은 다음 고민 끝에 반도핑기구(USADA)에 이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전미대학선수권 100·200m를 석권하면서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한 게이틀린은 2001년 금지약물 암페타민 양성 반응으로 1년 간 트랙에 서지 못했고,지난해에는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그러나 지난해 9월21일 모스크바챌린지대회(총상금 240만달러)에서 100만(11억6000만원)달러가 걸린 남자 100m에서 10초05로 우승,상금 50만달러를 움켜쥐면서 ‘빅매치에 강한 선수’로 주목 받았다.당시 세계기록(9초78) 보유자 몽고메리는 10초19로 3위에 그쳤다. 지난 7월에는 자신의 최고이자 시즌 4위인 9초92를 기록해 ‘아테네의 주역’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window2@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덴마크 본사의 다국적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사의 당뇨병 치료용 인슐린 주사제 ‘노보믹스30 플렉스펜’이 국내에 출시된다.이 약제는 초속효성 인슐린 아스파트와 중간형인 프로타민 결합형 인슐린 아스파트를 3대7의 비율로 혼합한 이중방출 인슐린 제제로 투여 직후부터 인슐린 농도를 높여 기저혈당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식후 혈당을 신속하게 떨어뜨리는 특성을 갖고 있다. 회사측은 “이 약제는 당뇨병 환자가 식사 전후의 혈당 조절을 위해 초속효성 인슐린과 중간형 인슐린을 따로 주사하는 불편을 개선해 식전 또는 식후 한번의 주사로 빠르고 지속적인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통상 주사 횟수는 1일 2회.2000년 유럽에서 출시된 노보믹스30은 현재 미국 등 179개 국에서 발매되고 있다.보험 약가는 3㎎ 1만 1706원.문의(02)564-2057. ●다국적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는 지난 10년간 시행해온 모든 임상시험 결과를 자사 웹사이트(www.lillytrials.com)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임상시험 결과를 모두 공개하기로 한 것은 제약업계에서는 매우 드문 결정이다.이에 따라 릴리는 지난 94년 7월 이후 10년간 시판된 자사의 모든 약품에 관한 효능과 안전성 결과 뿐만 아니라 올 4분기 발매 예정인 약품의 시판 허가 이후 초기 임상시험부터 최종 단계까지의 자료를 모두 공개할 방침이다.릴리 측의 이같은 결정이 발표되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자사의 항우울제 팍실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나서는 등 몇몇 제약사들도 이에 동조할 움직임을 보여 그동안 자사에 불리한 내용을 거의 밝히지 않았던 국내·외 다른 제약업계의 향후 조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은 기존 수술법보다 치료 기간이 짧고 흉터를 남기지 않는 ‘제3세대형 냉동수술법’으로 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냉동수술센터(센터장 김광택)’를 최근 개소했다.냉동수술은 지름 1.5㎜의 치료침을 통해 암 부위에 아르곤가스를 주입,암세포를 급랭시킨 뒤 헬륨가스를 주입해 급해동시켜 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전립선암,폐암 등에 적용할 수 있다. ● 국립암센터는 지난 2002년부터 실시 중인 ‘장루·창상·실금’전문 간호과정에 대해 세계장루전문가협회로부터 국제적인 전문교육과정으로 인증받았다고 최근 밝혔다.장루는 정상적인 대변 배설에 문제가 생길 경우 대변을 체외로 배설하기 위해 복벽에 구멍을 내 만든 인공항문을 말한다.암센터는 이번 인증으로 국내 간호사들이 전문교육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은 자사의 우울증과 불안장애 치료제 ‘팍실 CR정’이 최근 식약청으로부터 월경전 불쾌장애(PMDD) 및 사회불안장애 치료제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가임기 여성의 8%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PMDD는 월경 주기에 따라 신체적 불편감은 물론 우울·긴장감과 과민 등 감정 변화가 나타나는 증상으로,심할 경우 대인관계 등 일상 활동에도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다.문의(02)709-4220.
  • 정년퇴임 앞둔 조동일 서울대교수

    정년퇴임 앞둔 조동일 서울대교수

    “교수 노릇을 잘못해 용서를 구해야 할 일도 적지 않다.가르치는 일을 너무 엄격하고 가혹하게 했다.각자의 사정은 돌보지 않고 이뤄야 할 목표만 내세워 지나친 요구를 했다.사제관계가 아닌 사이인데도 학회에서 하는 발표를 지나치게 논박하는 무례를 저지르기도 했다.” 8월말 정년 퇴임하는 국문학자 조동일 (서울대)교수는 “36년간의 교수 생활을 통해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년까지 대학에서 일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한다. ●회고록 ‘학문에 바친 나날‘펴내 구비문학에서 고전문학으로,고전문학에서 한국문학으로,한국문학에서 동아시아문학으로,동아시아문학에서 다시 세계문학으로 학문의 영토를 넓히며 50권의 저서를 낸 이 시대의 인문학자.그의 학문적 업적은 적극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그것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그의 학문이 ‘수입학에 휘둘리지 않고,자립학의 협소한 시야에서도 벗어나,보편타당한 이치를 밝히는 창조학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한국문학 그 자체에서 세계문학 전반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이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소신.‘서사민요연구’(1970)에서 ‘세계문학사의 전개’(2002)에 이르기까지 숱한 저서들은 한국문학을 바탕으로 문학의 일반이론을 도출하고자 하는 그의 일관된 관심을 반영한다. ‘천재 교수’로 통하는 그가 지나온 날들을 회고하며 ‘학문에 바친 나날 되돌아보며’(지식산업사 펴냄)란 회고록을 내놓았다.자신이 몸담았던 네 학교(계명대 영남대 정신문화연구원 서울대) 시절을 되돌아보고,그 당시 배웠던 75명의 제자들이 스승과의 학문적 인연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꾸며졌다. 젊은 시절 10년 넘게 근무한 계명대와 영남대 시절을 회고하는 조 교수는 규제보다 자율을 중시한 ‘도가적’ 분위기의 영남대 학풍이 좋았다고 밝힌다.“학문의 세계에서는 아홉 사람이 놀고먹어도 한 사람이 제대로 하면 된다.먹고 놀까 염려해 열 사람을 다 묶어놓고 닦달하면 그 한 사람마저 아무 것도 못한다.” 스스로 가장 빛나는 저서로 꼽는 ‘문학연구방법’(1980)도 속 편했던 영남대 교수 시절 썼고,필생의 업적인 ‘한국문학통사’(전6권)도 그 때 기초를 잡은 것이다.정신문화연구원에 대해서는 일말의 아쉬움을 드러낸다.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잘못된 과거를 청산,학문하는 곳으로 거듭나겠다고 한 지 오래지만 아직 가시적인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조 교수에게 서울대 시절은 문학과 철학의 관계를 논하고 동아시아문학을 거쳐 세계문학으로 나아간 시기다. ●국문학서 세계문학이론 도출힘써 엄한 스승으로부터 혹독한 교육을 받은 제자들의 회고는 시종 긴장과 웃음을 자아낸다.조 교수의 호는 설파(雪坡).“세계에서 청계산을 가장 많이 오른 사람”으로 자부하는 조 교수는 등산 안내자라는 뜻의 세르파를 한역해 그런 호를 지었다.정신문화연구원 시절 제자인 이진오 (부산대)교수의 회고.“설파선생님은 학문세계의 ‘세르파’를 당신의 업으로 자임했다.부지런함이 병이라고 자탄하며 시원찮은 논문을 질타한 적은 많지만 게으른 사람을 비난한 적은 없었다.” “책 읽기보다는 산천유람이 더욱 소중함을 거듭 깨달았다.”는 조 교수는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백지에 그림을 그려나가려 한다.9월부터는 계명대 석좌교수로 활동하며 공개강의도 보다 활발히 해나갈 작정이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행자부 직협 “승진·인사제도 바꿔라”

    행정자치부 공무원직장협의회가 18일 ‘5급 공개경쟁승진시험’ 실시 등 정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사제도 10대 혁신 방안’을 마련했다.중앙인사위원회에 이런 내용의 공문을 보내 회신도 요구했다. 요구안에는 승진·수당 등 민감한 것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관철되지 않으면 중앙부처 직협과 연대투쟁을 벌이고,소청심사위 제소,행정심판 청구,국회에 자료 제공 등 다각적인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해 주목된다. ●“있는 제도 왜 시행 안하나” 고응석 행자부 직장협의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5급 공개경쟁승진시험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직협은 “없는 제도를 만들자는 게 아니고,국가공무원법 규정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는 기관간 승진기회의 균형유지와 유능한 공무원을 조기에 발탁해 정부 차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공무원법에 규정된 5급 승진 방식은 중앙부처 6급 가운데 4년 이상된 공무원을 대상으로 중앙인사위원회(인사위)가 공개경쟁시험을 실시해 성적우수자를 뽑거나,부처별 자율로 승진예정인원의 2∼5배수 내에서 기관장이 ‘시험’이나 ‘심사’,‘시험과 심사 병행’ 가운데 택일토록 하고 있다. 특히 국가공무원법 제40조 2항에는 5급 승진에 한해 기관간 승진기회의 균형유지와 유능한 공무원을 발탁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공개경쟁승진시험을 시행토록 하고 있다.그런데 공개경쟁시험은 1996년 이후 중지됐다. ●부처별 승진 편차 심해 직협은 “일부 부처는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데 4∼5년이면 되는데,14∼15년이 걸리는 곳도 있는 등 편차가 심하다.”고 주장했다. 직협은 인사위가 공개경쟁시험을 치르지 않고 부처 자율로 승진을 시키다 보니 부처간 승진소요 연수에 불균형이 생겼고,승진을 위해 상급자에게 지나치게 충성하려는 경향이 있는 등 부작용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인사심사때 직장협의회의 참여를 제도화했듯이 중앙부처도 제도화하고,8급과 6∼4급의 승진소요최소 연수를 1년씩 단축할 것도 제안했다.5급 승진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6개월 정도 재교육 기회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시·도별 물가수준 등을 고려해 서울지역 공무원들을 위한 별도의 수당을 신설하고,출장여비를 직급에 따라 차등화하는 것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위,“장·단점 있다” 인사위는 이에 대해 “이미 여러 곳에서 문제 제기가 됐던 것으로,일부는 개선을 추진 중인 것도 있다.”고 밝혔다. 5급 공개경쟁승진시험은 장·단점이 있다고 했다.7·9급 출신에게 5급으로 빨리 승진할 기회를 주는 것인데,시험준비 때문에 업무를 소홀히 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시험으로 승진자를 선발하면 한직부서가 격무부서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는 등 부작용도 많다고 지적했다.최소승진 소요 연수를 단축하는 것은 자칫 승진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출장여비 단일화와 재교육 등은 개선할 예정이다.시간외근무수당 개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17)마이카 붐의 허와 실

    [차이나 리포트 2004] (17)마이카 붐의 허와 실

    올 들어 중국의 마이카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2003년 승용차 생산량이 전년보다 배가 늘어난 200만대를 넘어서면서 막연히 보고서 전망치 속에 갇혀 있던 마이카 시대는 광저우(廣州),상하이(上海) 등 연해지역의 고소득 도시와 베이징(北京),톈진(天津),선양(瀋陽),다롄(大連) 등 기타 주요 도시에도 도래하게 됐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2001년 말 국내외 모든 자동차 전문예측기관은 중국 주요도시의 자동차 대중화 또는 본격적인 마이카 시대의 시작을 2005년쯤으로 전망했다.WTO 가입 당시 중국의 수입 승용차 관세는 80%에 달했으나,2006년에는 25%로 하락해 국산 승용차 가격하락을 유도,주요 연해도시에서 마이카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게 당초 예측이었다. ●너무 일찍 찾아온 마이카 시대 최근 통계에 의하면 현재 베이징의 자가용 보유대수는 128만대로 해마다 27만대씩 늘고 있다.상하이의 자가용 보유대수도 25만대로 연간 50% 이상 급증하고 있다.2001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승용차와 개인용 차량 보급이 늘어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90년대 자동차 수요의 대부분을 점유하던 ‘관용차’의 퇴장이다.한국의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려는 상하이기차(SAIC)와 독일 폴크스바겐 합작사인 상하이VW에서 1984년부터 생산한 배기량 1800∼2000㏄급 승용차인 싼타나(Santana)의 경우 90년대 생산된 200만대 중 70%가 관용차로 구매된 바 있다.2000년부터 중국정부는 예산절감과 기구축소를 목적으로 ‘관용차’와 기사제도를 없애고,관용차 운용에 필요한 자금을 해당 공무원에게 보조금으로 지급해 자가용을 사서 스스로 운전하도록 유도했다.관용차 제도의 개혁은 각 부처 국유기업으로 확산됐다.그 결과 2001년 자가용 보유대수가 770만대에서 불과 2년 만인 2003년에는 58.3%가 늘어나 1219만대에 달하게 됐다. 둘째는 정부의 승용차 구입장려 정책이다.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할부금융을 통해 개인의 승용차 구매를 장려한 점이다.국유 상업은행의 자동차 대출은 1999년 말부터 허용됐으며,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15만위안(약 2250만원)이 넘는 배기량 2000㏄급 승용차의 경우 차 값의 최대 90%를 최장 5년 4.5% 금리로 대출받아 살 수 있다. ●늘어나는 자동차의 명암 자동차의 급격한 대중화는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부실대출의 증가다.중국정부는 2004년 초부터 철강·부동산·자동차 등 일부 투자과열 산업에 대해 강력한 억제 정책을 실시하고 있고,여기에는 자동차 대출도 포함돼 있다. 2004년 5월31일 중국 언론에는 다소 충격적인 뉴스가 보도됐다.2003년 11월 말 현재 자동차 대출잔액은 1800억위안이 넘었으며 이중 은행이 자체적으로 회수불능 판정을 내린 대출잔액은 52.5%인 945억위안에 달한다는 것이다.2003년 말 중국이 밝힌 주요 국유상업은행의 부실채권 총액은 2조 1100억위안.이중 무려 4.5%가 불과 3년 전에 시작된 ‘신생’ 자동차 대출에서 초래된 불량자산이라는 것이다. 그 원인으로는 개인신용평가제도 부재를 들 수 있다.중국은 아직 전국적인 통합 전산망을 통해 신용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이 시기 자동차 판매영업소의 광고문구는 ‘당신의 한달 월급으로 자가용을 마련하세요.’였을 정도다.결국 상환능력이 없는 월소득 5000위안(75만원) 정도의 소비자가 A은행에서 대출로 차를 구매하고,이를 상환하지 않으면 A은행에 돌아오는 것은 가치가 떨어져 팔리지도 않을 압류 중고차뿐이다.도덕적 해이에 빠진 소비자는 A은행에서는 신용불량자이지만,다시 B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새 차를 구매하는 악순환이 몇 년간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마이카 시대의 도래로 중국이 겪고 있는 또 다른 문제점은 도로망 부족과 자동차 문화 부재로 인한 교통사고 증가다.자전거와 뒤엉킨 도로 위에서 비보호 좌회전이 일상화된 중국내 주요 도시에서의 크고 작은 사고는 불가피해 보인다.경력이 오래된 택시기사나 회사 기사들이 새로 나온 자동차 번호판을 보고 나서 ‘초보 운전자’를 피해 다니는 일은 베이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2003년 10만 4000명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중국은 자동차 사망자 수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구조적인 문제점과 향후 전망 중국 자동차산업 하면 단골 메뉴로 여러 회의나 보고서에 등장하는 말이 ‘중복 투자’다.이는 연간 생산규모 444만대의 중국에 완성차 메이커는 96개사에 달한다는 점이며,이중 기본적인 규모의 경제 시현이 가능한 연산 100만대급 대기업은 한 곳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물론 상하이기차,중국일기 등 2대 그룹은 연간 80만대 규모이나,1사당 생산량을 단순 계산하면 4만 6000대라는 결과가 나온다.이렇듯 31개 각 성(省),시(市)에 자동차 메이커가 분산돼 있고,이들 지방정부는 모두 자동차산업을 지역 육성전략 산업으로 지정,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이러한 산업적·지역적 연유로 중국의 마이카 붐은 앞으로도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될 전망이다.자동차 불량대출의 경우 중국 중앙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대출기한 단축과 대출비중의 축소에 불과하다.급기야 가장 많은 자동차 대출 불량자산을 보유한 농업은행은 올 8월부터 개인용 자동차 대출을 중지했다.그럼에도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중국의 마이카 붐은 다소 문제점이 많은 조급함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다.그러나 한국 돈으로 1억원이 넘어가는 아파트보다는,그 10%에 불과한 자동차를 먼저 사겠다는 중국인 동료와 결혼식까지 미루어가며 ‘찜’해 두었던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그의 또 다른 친구들이 하루하루 거대한 소비군으로 자라나고 있는 한 중국에서의 진정한 ‘마이카 붐’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베이징 김동하 포스코 경영연구소 연구위원 dhkim@posri.re.kr ■ 빈부격차로 계급갈등 심화 |베이징 이석우특파원|심화되는 빈부격차로 중국사회에 빨간 불이 켜졌다.이로 인해 계급간 적대감이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빈부격차가 고스란히 세습되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중국사회과학원 사회과학연구소 리웨이(李) 박사는 “후진타오·원자바오의 신 정부는 전과 달리 인민내부의 계급간 모순을 언급하면서 그 심각성을 주시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1995년 무렵부터 계급간 긴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설명이다.그는 이어 “권력유착을 통한 축재와 불로소득의 척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압력이 커가고 있는 것이지요.”라고 덧붙였다. 안후이성 부성장 왕화이중(王懷忠) 사형선고,랴오닝성 부성장 류커톈(劉克田) 면직 및 사법심사,선전시 전 부시장 왕쥐(王炬) 20년형 등 고위급 관리들의 부패에 대한 사법처리도 이같은 사회적 압력에 부응하기 위한 공산당의 안간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간 계층은 엷고 부자·빈자로 구성된 양극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 사회불안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지난해 상하이의 경우 18%의 소비지출 증가는 자동차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진행됐다는 조사결과도 부익부 빈익빈의 진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개혁·개방 이후 사회변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과 관련,리 박사는 노동자계급의 급격한 지위하락을 꼽았다.“노동자계급이 영도하는 나라란 과거 헌법규정은 역사책에만 남아 있지요.어느 특정계급에 독점적인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장쩌민 전 주석이 퇴임 직전 헌법에 삽입한 3개 대표론도 기업가 등 전국민,전계층이 나라의 주인임을 명시한 것입니다.” 중국 사회는 제도상 혁명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호구제도의 폐지가 그것.리 박사는 “정부가 호구제의 전면 폐지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빠르면 올해나 내년 중에는 결정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도시민과 농민이란 이원적 호적제도에 따라 자유로운 거주이전을 막아 왔는데 열린 사회로의 진전이 이뤄지면서 사회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농촌 등 다른 지역에서 대도시로 유입돼 온 부모들의 자녀들도 호구제란 제도로 인해 의무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자녀 교육을 위해선 한 학기에 600∼800위안가량의 학비를 납부해야 한다.농민의 자녀,호구를 얻지 못한 저소득 전입 인구의 자녀들은 돈을 내지 못해 의무교육의 기회조차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리 박사는 호구문제가 해결돼도 “재정문제를 감안할 때 향후 10년 안에 외래 유입자의 자녀들이 의무교육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교육기회의 불평등으로 인한 빈곤 세습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사회주의 초급단계론’에 기초를 둔 ‘중국특색의 사회주의’의 진전이 남미처럼 엷은 중간계층에 부자와 빈자로 양분된 양극 계층구조로 굳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swlee@seoul.co.kr
  • 국정과제委 신설 검토

    노무현 대통령이 내놓은 분권형 내각운영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정운영에서 분권과 효율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지방분권에 이어 내각운영의 분권형이라는 얘기다.노 대통령은 “총리 중심의 체제 속에서 분야별 협의조정 시스템을 결합시는 게 기본방향”이라고 구체적인 분권형 내각운영 지침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우선 정부혁신·지방분권위,동북아시대위 등의 위원장들이 참석하는 국정과제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위원회 위의 위원회’쯤에 해당될 국정과제위원회는 노 대통령 주재로 주 1회 열릴 예정이고,위원회 업무 전반을 조율하고 큰 방향을 정리하게 된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는 국무회의와 국정과제회의로 제한되고,대통령 일정은 앞으로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노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헌법상 대통령이 소화해야 할 일정,상징성이 큰 사안,중요한 국정방향 관련 행사 중심으로 (대통령)일정을 짜달라.”고 지시했다. 분권형 내각운영 방침이 나온 뒤 제기된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도 제시했다.노 대통령은 인사권없는 총리의 한계에 대해 “임명과 해임과정에서 총리의 의견을 적극 존중하고,헌법에 보장된 총리의 인사제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내각은 경제,외교·안보,복지,과학기술 등의 ‘4톱 체제’로 운영되고,치안(행정자치·법무부)문제는 총리 직할체제로 운영된다.복지부 장관은 노동·문화·환경·여성부를 맡는다.과학기술부총리(승격 예정)는 과학기술 산업정책,과학기술인력육성 등을 맡게 됨으로써 교육부총리의 역할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김종민 대변인은 통일·복지부 장관 중심의 팀 체제가 지속될지에 대해 “운영해 나가면서 조정될 것이고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분권형 내각운영 자체가 실험적이라는 얘기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총리의 국정총괄’ 말보다 실천을

    노무현 대통령이 그제 “일상적인 국정운영은 국무총리가 총괄토록 하고,대통령은 장기적인 국가전략 과제를 추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역할분담으로 해석된다.노 대통령이 이미 책임총리제를 공약한 바 있고,총리의 내각통할 책임과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노 대통령의 판단은 시의적절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국정현안들이 사사건건 정쟁으로 비화되고,대통령까지 가세해서 갈등이 불어나는 상황이 계속되어온 것이 현실이다.그런 점에서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분담은 운영하기에 따라 국정의 효율성,전문성,신속성,책임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국정이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쟁에 휘둘려 국민들을 짜증스럽게 한 측면이 크다.경제난과 서민층 붕괴,투자위축 등 위기국면도 일정부분 정치권이 촉발한 측면이 크다.국내 문제뿐 아니라 대미,대중,대일관계 등 외교상황도 전망이 밝은 것이 아니다.따라서 대통령이 외치와 국가전략에 치중하고,총리가 내각을 추슬러 공직사회의 효율을 높여 국가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국정운영을 정쟁과 분리하고,대통령이 정쟁의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여론이고 민심이다.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분담은 말이나 구호가 아니라 실천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헌법에는 총리가 내각을 통할하고,국무위원 인사제청권 등을 행사토록 되어있지만 실제는 그러지 못했다.이해찬 총리는 실무형 총리,실세 총리라는 평을 듣고 있다.총리가 책임지고 국정을 리드할 수 있도록 노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지금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정쟁을 지양하고,공직사회가 소신있게 책임행정을 펼치는 것이다.
  • 주민 손으로 동장 뽑았다

    주민 손으로 동장 뽑았다

    “유흥가가 많은 지역특성을 고려해 구청·경찰과 협의해 방범활동에 행정력을 모으겠습니다.” “문화복지회관과 어린이공원 건립을 추진하겠습니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역삼1동 사무소에서는 대통령선거 못지않은 열기가 느껴졌다.동장에 입후보한 임형만(53) 일원1동장과 다른 동의 A모(58) 동장,B모(53) 구의회 전문위원 등 3명이 주민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30명의 주민들 앞에서 동행정을 이끌어갈 소견과 평소 공무원으로서의 소신 등을 소상히 밝혔다. 이 자리에서 곧바로 투표가 실시돼 지역현안을 적절히 지적한 임후보가 20표를 획득해 신임 동장으로 선출됐다.낙방한 A모 동장과 B모 전문위원도 각종 민원해결 등 비슷한 소견을 발표했으나 ‘정년퇴임 임박’ 등으로 주민들의 표를 모으는 데 실패했다. 서울 강남구청은 11일 이처럼 주민들이 투표로 일정 공무원을 선임하는 ‘직위공모 시민심사제’를 통해 명예퇴직한 역삼 제1동장 후임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평소 구정업무를 이해하고 있는 통장,주민자치위원 등 직능단체 회원 202명 가운데 무작위로 60명을 추출한 뒤 당일 참석이 가능한 주민 30명을 추려냈다.투표에 참여한 역삼1동 이환래(62) 주민자치위원장은 “후보 개개인에 대해 주민들이 잘 알고 있었다.”며 “누가 더 오래 동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잣대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 동장은 “직위공모 시민심사제로 동업무를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돼 책임감도 커지고 동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진것 같다.”고 말했다.임동장의 자리 이동으로 결원이 생긴 일원1동장도 이달중 직위공모를 통해 희망자를 접수받아 선출,발령을 낼 방침이다. 강남구청은 동장 외에도 행정 5급에 해당하는 구청내 58개 과장직위도 직위공모제에 의한 주민투표로 적임자를 선정할 방침이다.해당업무와 관련이 있는 주민,직능단체 중에서 30명의 투표인단을 구성할 방침이다.그러나 과장직 인사요인이 거의 없어 구청이 선거열기로 휩싸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문용 강남구청장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행정분야의 간부들은 주민들이 직접 자질을 검증,선임함으로써 자치행정에 신뢰감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원들의 인사불만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주용학박사는 “최일선의 행정을 맡고 있는 동장을 주민들이 직접 투표로 선임함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를 더욱더 현실화시킬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러나 “신분이 보장되어야 할 직업공무원들이 주민투표로 인해 인격이나 능력평가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어 시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마거릿 스타버드 지음

    “예수와 그의 신부 막달라 마리아는 결혼을 했고,그 사이에 딸 사라가 잉태됐다.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자 막달라 마리아는 이집트로 도망쳐 딸을 낳은 뒤 다시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으로 옮겨갔다.가톨릭계는 이런 사실을 철저히 은폐하고 억압했지만,이에 반발하는 ‘이단’의 목소리는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임경아 옮김,루비박스 펴냄)의 저자 마거릿 스타버드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기독교에서 성가족의 순결은 일종의 신성불가침의 진리.그런 만큼 성가족의 성적 정체성을 언급하는 것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일이다.하지만 미국의 여성 가톨릭 학자인 저자는 이런 기독교권의 가르침과 전통에 정면으로 맞서 ‘신에 대한 불경’을 감행한다.복음서에 대한 이단적 해석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종교,중세사회,예술,문학,상징 등을 고리로 9년 동안 이설(異說) 연구에 매달렸다. 고대엔 신성한 왕에게 기름을 붓는 것은 왕족 신부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었는데,요한복음에 기록된 기름 붓는 여인(신부)은 바로 막달라 마리아였다는 게 저자의 견해.머리에 기름을 붓는 행위엔 성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는 주장도 편다.남근의 상징인 머리에 기름을 붓는 사람은 여신의 대리자인 왕족 여사제로,이는 예수의 생애를 기록한 사건 중에서 에로스를 가장 생생하게 표현한 사례라는 것이다. 저자는 물론 “예수가 결혼했다거나 막달라 마리아가 그의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증명할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한계를 인정한다.그러나 교회의 가르침이 그렇다는 이유만으로 마리아가 독생자의 동정녀 어머니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진실을 고백하는 것이 그들에게 진정한 영광을 돌리는 길”이라고 강조한다.저자의 고백처럼 일정한 한계가 있지만 극도로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 그의 주장은 용기있는 탐구로 평가할 만하다.1만 4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비진체이 ‘연상의 여인‘ 佛서 72주간 베스트셀러

    “이 글은 젊은 남성들을 위해 쓴 것이며,나이 든 여성들에게 바치는 글이다.젊은 남성과 나이 든 여성의 결합,이것이 바로 내가 다루고자 한 주제이다.”(10쪽). 우리 사회에서도 이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잡은 듯한 연상 여자-연하 남자 커플.헝가리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망명해 활동한 작가 스티븐 비진체이의 장편 소설 ‘연상의 여인에 대한 찬양’(해냄 펴냄)은 열두 살 소년 안드라스가 스물두 살 청년이 되는 과정을 다룬 성장소설이다.그런데 그 성장의 아픔을 채우고 있는 것은 다양한 연상의 여인들이고 그들과 사랑하고 아파하는 모습이다.작가는 자칫 선정의 늪에 빠질 수 있는 이 소재를 2차대전과 소련의 팽창주의 등 유럽의 비극적 역사라는 버팀목에 연결시키면서 작품으로서의 품격을 유지한다. 사제의 꿈을 키워 가던 안드라스의 삶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예기치 않은 운명으로 빠져든다.군사학교 생도·난민 등으로 떠돌다가 미군 막사에서 현지 주민들과 미군 사이의 성매매를 중계하는 통역자로 일하면서 성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고 ‘금단의 땅’에 일찍 발을 디딘다.전반부에서 안드라스를 ‘부도덕한 꼬맹이’라 부르며 섹스가 뭔가를 어렴풋이 알려준 S 백작부인,한 명만 사랑해야 한다는 통념을 깨뜨린 이웃집의 마야부인 등을 거치는 과정을 비춘다. 이렇듯 에로틱한 상황을 많이 다루면서도 작품이 자극적인 선정성에 갇히지 않는 것은 두 가지 힘에서 바탕한다.먼저 연상의 여인과의 사랑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내팽개쳐진 소년에게 실존적인 탈출구로,삶과 사랑과 구원의 의미를 알 수 있는 통과의례로 다가온다.다른 하나는 작가만의 문학적 형식으로서 에로티시즘에다 유머와 위트를 접목하거나 아이러니 등 기발한 장치로 성을 묘사해 섹스가 삶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작가의 체험에 힘입어 생생하게 다가오는 소설의 감동은 미국·영국 등 22개국 400만명의 독자를 움직였다.프랑스에서는 72주 동안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한국 가톨릭 여신도가 남성보다 헌신적

    한국 천주교회에서 여성 신자들은 남성보다 더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교회 일에 참여하고 있지만 실제 교회본당 운영을 비롯한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천주교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 여성소위원회가 최근 성직자,수도자,남녀 평신도 지도자 11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성사목 방향정립을 위한 의식조사’결과 본당의 중요한 결정 과정에서 본당사제의 의논 상대는 일반신자가 척도 5점 만점에 2.57에 불과했으며 여성평신도 지도자도 3.12로 본당 수녀 3.20,남성 평신도 지도자 3.62보다 낮았다. 응답자들은 교회에서 여성을 배려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본당내 의사결정과정 참여(39.6%)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은 지도력 계발(38.9%),여성지위 향상(27.3%)순으로 답했다.반면 여성을 배려하는 상위 3개 분야는 전례 참여(57.7%),단체활동(38.6%),본당내 주요행사(33.8%) 순이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서울시 교육정책 대전환 예고

    서울시 교육정책 대전환 예고

    ■ 공정택 교육감 당선자 정책·인물 해부 역대 16대·민선 4대 서울시교육감으로 선출된 공정택 당선자의 정책 방향의 핵심은 ‘학력 향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학생들의 실력을 높이는데,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고,교사들은 열심히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실력있는 학생들을 기르기 위해 교육 환경도 실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정책 공약도 전체적으로 이같은 학력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선진국 수준으로 학생복지를 이루고,교원들에게 행복한 직장환경을 조성한다.’는 그의 ‘웰빙 교육환경 공약’도 학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주위 환경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 교육정책에는 앞으로 4년 동안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초등학교 학력평가와 자립형 사립고 도입,외국어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의 확대,0교시 등 그동안 유인종 현 서울시교육감이 재선을 거치는 8년의 임기동안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이었던 각종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공 단선자가 밝힌 초등학교 학력평가 방식의 변화는 사실상 ‘수우미양가’ 식의 평가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지난 1996년부터 초등학생 성적표에는 ‘수우미양가’ 대신 ‘그림을 그리는 데 표현력이 뛰어나지만 과학실험에는 소극적이다.’는 서술식 평가가 등장했다.공 당선자는 “‘수우미양가’가 아니라 ‘탁월·우수·보통’ 하는 식으로 표시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학력평가 과거회귀 가능성 교육부도 이같은 서술형 표기는 문제가 없지만,학업 성취도에 따른 순위나 석차 등을 표기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하지만 학업 성취도를 표시하는 특정 ‘단어’가 사용될 경우 ‘수우미양가’ 5단계든 ‘탁월·우수·보통’ 3단계든 말만 달라졌을뿐 똑같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자칫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정책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0교시’를 학교 자율에 맡기겠다는 공약도 사실상 0교시가 전면 확대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공 당선자는 “0교시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학생들의 건강을 고려해 되도록 자제하도록 장학지도를 할 계획”이라면서 “전면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장학지도 자체가 학교자율에 맡긴다는 정책과 배치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말 그대로 학교자율에 맡길 경우 0교시를 실시하는 학교 주변의 다른 학교 학부모들의 거센 요구에 따라 줄줄이 0교시를 실시하는 ‘0교시 도미노 현상’까지 예상된다. 한편 자립형사립고의 설립 가능성은 높아졌다.공 당선자는 “교육부가 현재 실시 중인 전국 6개 자립형 사립고의 운영결과를 참고한 뒤 서울에서도 곧바로 시범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내년에 운영결과가 나온 뒤 자립형 사립고 심의·평가위원회를 구성,이르면 오는 2006년부터 서울에서도 몇 개의 자립형 사립고가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실업계 고교에 대한 지원책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공 당선자 스스로 실업계 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오랜 기간 실업계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는 점도 이같은 예상을 가능케 한다.공 당선자는 실업계 학생들에 대한 전면 무상교육을 추진하고,‘학교기업’의 설립을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았다. ●교직단체와 마찰 줄이기가 가장 큰 숙제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다른 예산을 그만큼 줄여야 하는 만큼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다.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전교조와 한국교총 등 교직단체와 교육 관련 단체와 마찰을 줄이는 문제는 가장 큰 숙제다.전교조를 비롯한 대부분의 교육 관련 단체들은 공 당선자가 밝힌 ‘초등학교 학력평가 시스템 도입’방침에 벌써부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초등학교 학력평가가 부활할 경우 입시 풍토가 초등학교까지 확대돼 사교육비 부담이 느는 등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와의 ‘정책적 공유’도 결코 쉽지 않은 부분이다. 공 당선자의 정책공약 가운데 상담교사제,표준수업시수제,교원 법정정원 확보 등은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할 사안들이다.문제는 이같은 사안 대부분이 막대한 예산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정책이라는 점이다. 상담교사제 도입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학교 양호교사와 영양사의 정식 교원 임용 문제와 맞물려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과목별로 일정한 표준 수업시간을 정해 이에 따라 수업이 이뤄지는 표준수업시수제나 교원법정정원 확보 공약은 교육부는 물론 당장 막대한 예산을 배정해야 하는 기획예산처와도 조율해야 할 난제다.서울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현 유 교육감도 표준수업시수제와 교원법정정원 도입을 추진하려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보류했다.”고 말했다. ■ “초등생 학력평가 소신 불변 인성·특기교육과 균형 유지” “초등학생 때부터 학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는 2일 최근 며칠 사이 논란이 일고 있는 초등학생 학력평가 실시 여부에 대해 이렇게 못박았다.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현재 실시하고 있지 않은 초등학교 학력평가를 학교 자율에 따라 실시토록 하고 학생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학부모에게 알리겠다는 설명이었다. 공 당선자는 이와 관련,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의 평가제도가 어느 정도 이뤄져야 하고 성취수준의 평가 결과가 학부모에게 제대로 전달돼야 자극을 받아 공부하게 된다.”면서 “예전의 ‘수우미양가’를 부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탁월·우수·보통’ 등의 설명을 현재의 서술식 평가방식에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이뤄지고 있는 인성교육과 다양한 소질을 계발하는 특기적성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유인종 교육감이 그동안 닦아놓은 인성·특기적성교육을 한 축으로 하고 이와 균형을 맞추도록 기초학력 신장이라는 다른 한 축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 당선자는 초등학교 학력평가 체제 도입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 우려에 대해 “혼란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 교육위원들과 협의를 거치고 각계 각층의 여론을 수렴,신중하게 검토한 뒤 추진할 계획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학력평가를 통해 공부하는 풍토를 만들어 중·고교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 학연·지연보다 함께 일한 인연 중시 공정택 당선자의 인맥은 학연이나 지연보다는 평교사 시절부터 맺어온 인간관계에 따른 인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그와 가까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그와 함께 근무했던 인사다. 공 당선자가 공개적으로 꼽는 가까운 인사는 서울고 윤웅섭(59) 교장과 덕수정보산업고 이종성(60) 교장이다.윤 교장은 서울 사범대 출신으로 공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비교적 나이가 많은 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한 주인공이다.평교사들을 비롯한 교육 각계 인사들 사이에 ‘젊은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윤 교장과 의기투합해 뭔가 해보겠다는 전략이 주효했다.고령의 교육감을 보필할 젊은 참모 역할이었다. 이 교장은 공 당선자가 덕수상고 교장 시절 교무주임으로 동고동락을 했다.당시 공 당선자의 진심을 몰라주는 사람이 많던 시절,당선자의 뜻을 따라 덕수상고를 이른바 ‘명문고’로 자리잡게 한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공 당선자의 당선 배경에는 다양한 인맥과 학맥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공 당선자는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사범대 출신은 아니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서울대 사대 출신 교원들의 지지를 골고루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실업계 고교의 지지도 적지 않았다.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실업계고 근무경험은 실업계고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일각에서는 호남 출신 교원들이 보이지 않게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공 당선자는 이에 대해 “오히려 다른 후보측에서 ‘유인종 교육감에 이어 또 호남에서 서울교육을 책임지려는 것이냐.’는 역공세를 펼쳐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서울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인맥과 학맥도 중요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평교사부터 행정경력까지 풍부한 교육 행정경험이 다수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 같다.”면서 “하지만 다른 후보들을 지지한 표도 적지 않은 만큼 공 당선자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서울 교육을 훌륭히 이끌어나갔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 동료들이 말하는 공정택 당선자 ‘추진력·친화력·카리스마’. 공정택 당선자를 한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같은 단어를 빼놓지 않는다.강한 카리스마에 타고난 친화력을 바탕으로 사소한 일 하나까지 꼼꼼히 챙기는 황소같은 추진력은 ‘똑’ 부러진다는 평가다.학생들의 공부에 관한 한 물불 가리지 않고 도와준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그를 ‘진정한 스승’으로까지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반면 한번 마음먹은 것에 대해 고집을 꺾지 않는 그의 스타일이나 공부에만 역점을 두는 교육철학이 다양성이 요구되는 21세기 교육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공부에만 역점… 다양성 부족 지적 그의 일하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일화 하나.1986년 중랑중 교장 시절이었다.교장으로 첫 발령을 받아 부임한 뒤 처음 시작한 것이 학력을 높이는 시스템 구축이었다.당시는 고입 연합고사 성적에 따라 알게 모르게 중학교가 평가되던 시절이었다.그는 학생들의 실력을 높일 방법을 연구하던 끝에 각 교과 담당 교사에게 일일이 방학과제를 만들도록 한 뒤 이를 모아 하나의 문제집으로 묶었다.각 문제에는 관련 교과 단원을 표시해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도록 했다.방학숙제는 담임교사가 모두 걷어 쪽마다 확인도장을 찍어 교장인 그에게 확인을 받게 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사용하던 확인도장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이는 전교생이 모두 제출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공 당선자는 “이렇게 2년을 했더니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오르면서 학부모·교사·학생 모두 좋아했다.”고 했다.그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교육계 인사는 “교사들과 학생들을 ‘혹사’시켰으면서도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이유는 당선자의 지도를 받은 학생들의 진학률이나 취업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82년 성동여실 교감 시절이었다.자율학습 시간에 직접 지휘봉을 들고 교실마다 자는 아이들을 깨워가며 공부를 독려했다.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호랑이’로 유명했다고 한다.하지만 밤 늦은 시간 불쑥 학교로 되돌아와 공부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간식을 사다 먹이는 일도 그의 일과 중 하나였다.학생들을 취업시키기 위해 매년 취업철만 되면 발품을 팔아 서울 퇴계로 일대 은행과 기업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실력있는 좋은 아이들이니 뽑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그와 함께 성동여실에서 근무했던 한 교사는 “학교 사정이 나빴던 어느 겨울 연탄 가스로 고생하는 아이들 얘기를 했더니 어떻게 구했는지 석유난로를 몇 대 구해왔다.”고 말했다. ●인기직종 은행에 한해 243명 합격시켜 앞서 72년 덕수상고에서 학년주임을 맡을 때에는 당시 최고의 인기직종이었던 은행에 243명을 합격시켜 교육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당시 취업을 잘 시킨다는 실업계고가 50∼60명을 취업시킨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과였다. 학생들에게는 무서운 ‘호랑이’였지만 교사들에게는 정 많은 ‘동료’였다.그는 평교사 시절부터 동료 교사들과 식사와 술로 회포를 풀었다.틈틈이 술자리를 마련해 동료 교사들의 어려움을 들었다.그와 함께 근무했던 한 현직 교장은 “평교사 시절부터 부인 월급으로 생활하고 자신의 월급은 거의 대부분 동료들의 밥값과 술값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술보다는 술자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주종을 가리지는 않는다고 한다.그와 함께 일했던 한 교육계 관계자는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다음날 학교에 맨 먼저 도착하는 사람은 공 당선자였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그의 추진력을 ‘옥에 티’로 지적하기도 한다.그를 겪어본 한 교육계 인사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어붙이는 고집스러운 스타일 때문에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데는 인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교육계 한 인사는 “학생들을 위한 그의 진심은 훌륭하지만 서울 교육의 수장으로서 공부만을 강조하다 보면 학교 현장에서는 자칫 성적 만능주의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부인 육완숙씨가 본 공 당선자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당선자는 출마자 중 최고령이었다.고희의 나이에도 40∼50대 후보자들과 경쟁할 수 있었던 그의 건강비결은 테니스와 산보였다. 오는 26일 취임하는 공정택 당선자 부인 육완숙(68)씨를 지난달 29일 저녁 송파구 방이동 자택에서 만났다.152∼153㎝의 키,40㎏이 겨우 넘을 듯한 호리호리한 몸매에 카키색 원피스를 걸친 육씨는 전형적인 선생님의 모습이었다.평생을 평범하게 살아온 육씨에게는 선거 후 연일 쏟아지는 세간의 관심이 낯설고 부담스럽기만 한 것 같았다. 육씨는 지금까지 남편이 정열적으로 학교 일에만 매달려왔기 때문에 노년에는 손주들 재롱보며 조용히 살기를 바랐다고 한다.하지만 남편의 넘쳐나는 교육에 대한 열정은 육씨도 말릴 수 없었다.고령에도 선거 일정을 강행군 할 수 있었던 건강비결을 묻자,편식하지 않는 식습관과 매일 오전 7시부터 1시간 가량 부부가 함께 산책한다고 했다.골프를 안하는 공 당선자는 주말마다 3∼4명의 교사들과 인근 학교에서 테니스를 즐기는 것으로 취미생활과 체력관리를 병행하기도 한다. 공 당선자는 젊어서부터 워낙 건강했고 술 자리를 좋아했다고 한다.소주 2∼3병을 마시고도 취한 모습을 보이질 않아 육씨는 반평생 같이 살면서도 공 당선자의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했다. 40여년간 교육자로 일했던 공 당선자의 생활은 오로지 학교 일이 전부였기 때문에 가사와 육아,자녀교육은 부인 육씨가 도맡다시피 했다.간혹 공 당선자는 불시에 두 아들의 책과 공책을 꼼꼼히 살피며 학업상태를 점검하기도 했는데 이 시간이 아들 훈식과 문식에겐 가장 무섭고 힘든 시간이었다고 한다.공 당선자는 아이들이 학업에 나태하거나 거짓말을 하면 크게 호통을 쳐 스스로 반성할 때까지 벌을 세우는 엄한 아버지였다.육씨는 두 아들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자세를 강조했기 때문에 별다른 과외는 시키지 않았고 중 3때와 고 2·3학년 때 단과학원에서 영어·수학 강의를 듣게 했다. 육씨는 공 당선자가 학교 일에만 매달렸던 30∼40대에도 육씨의 학생 성적 처리만큼은 한번도 빼놓지 않고 챙겨주었던 남편의 배려를 기억한다.육씨가 전주여고 가정교사로 재직했던 7년동안 전주상고에서 상업을 가르쳤던 공 당선자는 육씨의 중간·기말고사 성적처리를 모두 맡아서 해주었다.지금처럼 계산기도 없던 시절이었기에 육씨는 공 당선자의 세심한 배려가 고마웠다고 한다. “부부가 모두 평생을 교육자로 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크게 부부싸움 한번하지 않고 별 탈없이 지금까지 생활한 것이 정말 행복하다.”는 육씨는 공 당선자를 처음 만났던 그날을 떠올리며 수줍게 웃었다.1960년 봄,육씨는 전주여고 재직시절 큰언니 옥희(78)씨의 중매로 당시 전주상고 교사였던 공 당선자를 처음 만났다.상대를 리드하는 카리스마가 마음에 들었다는 육씨는 자신들을 알아보는 학생들이 많아서 1m씩 떨어져 함께 걷는 것으로 데이트를 대신했다.공 당선자와 육씨는 1년 6개월 연애끝에 1961년 11월 결혼식을 올렸고 강산이 4차례나 변했을 40년 넘게 잉꼬부부로 살아왔다. 육씨는 “큰 일하는 남편에게 도움이 될 수 없어 미안하지만 지금까지 늘 곧은 모습만을 보여주었기에 앞으로 잘 할 것”라며 공 당선자에게 굳은 믿음을 보여주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친·처가 교직근무자 20명 넘어 공정택 당선자의 가족은 처가와 사촌, 손자·손녀까지 합쳐 교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20∼30명에 이를 정도로 대표적인 교육가(敎育家)다. 공 당선자는 11남매 중 일곱째로 큰형인 고 공원택씨가 문교부(현 교육인적자원부) 장학관을 지냈다.넷째 공이택(74)씨는 군산부시장을 지냈으며 여동생인 열째 공정자(62)씨는 현재 남서울대 총장이다. 5남매 중 막내인 공 당선자의 부인 육완숙(68)씨도 40여년간 고등학교 가정교사로 재직했다.육씨의 큰오빠 고 육완기씨가 임실·고창·금산군수를 지낸 바 있다.둘째 언니 육옥희(78)씨는 4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셋째 언니 육완순(71)씨는 한국 현대무용의 대가로 현재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육완순씨의 남편 이상만(78)씨는 서울대 지질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외동딸 이지현(37)씨의 남편이 가수 이문세(46)씨다. 공정택·육완숙씨 부부는 2남을 두었으며,큰 아들 훈식(42)씨는 산부인과 의사, 둘째 아들 문식(40)씨는 남서울대학교 사무처 계장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공정택 당선자는… ▲1934년 1월26일 전북 남원 출생 ▲53년 이리 남성고 졸업 ▲57년 서울대 상과대 경제과 졸업 ▲76년 고려대 교육대학원 중등교육행정 수료 ▲72년 4월∼78년 9월 덕수상고(현 덕수정보산업고) 주임교사,교육청 장학사 ▲82년 3월∼86년 8월 성동여자실업고 교감 ▲85년 5월∼86년 5월 교육개혁심의회 상임전문위원 ▲86년 9월∼91년 2월 중랑중 교장 ▲91년 3월∼94년 9월 덕수상고 교장,서울시 강동교육장 ▲96년 9월∼98년 2월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국장 ▲98년 3월∼2002년 8월 남서울대 총장 ▲98년 9월∼현재 제3·4대 서울시 교육위원 ▲2004년 7월 서울시교육감 당선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M&A위기 기업 증자허용 검토

    기업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노린 공개매수의 대상이 돼 경영권을 위협받게 될 때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증자를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동걸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31일 ‘한국경제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열린 KBS1-TV 대토론회에 출연, “경영권 분쟁 중인 회사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증자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일률적으로 다 가능한 것은 아니고 (경영권 분쟁과 무관한) 제3의 주주들의 이익도 함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M&A의 한 방법인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빼앗으려 할 때 관련 기업은 국적에 상관없이 의결권이 있는 주식수를 늘릴 수 있도록 유·무상 증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현행 증권거래법은 공개매수 기간에는 유·무상 증자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외국자본이 국내에 들어온 후 일정기한내에 나가면 혜택을 회수하는 기탁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국제화시대에 내·외국인을 차별하는 제도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각국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국제적 자본)’는 국내법을 적용하기 힘들어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면서 단기성 투기자본의 해악에 대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정우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출자총액제도와 관련, “재벌들이 지주회사제로 가서 소유구조를 투명하게 하면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재벌은 총수 1인지배 체제와 편법 상속의 폐해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올림픽 마케팅]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통상 세계적인 기업이 브랜드 인지도 1%를 높이려면 적어도 1억달러 이상의 광고료가 필요하다.그런 만큼 전 세계인의 시선을 한번에 휘어잡을 수 있는 올림픽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이다. 이같은 브랜드 제고는 구매와 연결되는 만큼 실제 경제적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각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으며 스포츠마케팅에 뛰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래서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황금어장’은 공식스폰서가 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다. 외국의 경우 쓰러져 가던 기업이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기사회생한 사례도 적지 않다. 스포츠웨어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던 나이키는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에게 자사제품 옷을 입히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게 됐다. 스포츠마케팅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는 삼성이 선두주자 격이다.지난 88년 서울 올림픽 로컬 스폰서 활동을 시작으로 스포츠마케팅에 뛰어든 삼성은 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참여할 당시 32억달러에 불과하던 브랜드 가치를 2000년 시드니 올림픽,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을 거치며 2003년 108억달러로 세계 25위를 기록,3배 이상 늘어났다. 현대차는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 대회 등을 적극 후원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 자체 판단이다. 서울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공식후원사로 지정되면서 1000억원 정도를 썼지만 몇십배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봤다.얼마 전 막을 내린 유로 2004대회의 후원을 통해 유럽지역내 인지도 상승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한 것을 환산하면 2조 4000억원의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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