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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2000년전으로의 여행

    터키 2000년전으로의 여행

    무너져 내린 돌덩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거대한 대리석 기둥에 손을 대어보자. 느껴지는가,2000년 전의 그들의 외침이.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터키 디딤의 아폴로 신전은 ‘신’과 인간을 이어주었던 대표적인 ‘신탁’의 성지였다. 무채색의 올리브 나무, 파란 물감을 잔뜩 풀어놓은 듯한 바다와 하늘의 절묘한 조화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해안 도시로의 여행은 낯선 이방인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에게해, 마르마라해, 흑해 그리고 지중해 사이에 기묘한 모양으로 떠있는 나라, 터키 여행은 보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또한 지중해를 따라 가득 들어선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들과 아폴로 신전, 고대 기독교 문화의 에페소 등 세계 문명의 흔적들이 가슴 뭉클하게 만든다. 시계를 2000년 전으로 맞추어 놓고 코발트빛 바다가 펼쳐진 지중해를 따라 터키를 돌아보자. 글 사진 터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터키 서남부 해안을 달리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좁다란 해안도로가 뻗어 있는 터키의 서남부 해안을 버스로 달렸다. 따스한 봄바람에 실려오는 싱그러운 바다 내음에 기분이 들뜨기도 하고, 로마와 그리스의 위대한 문화를 칭송하듯 하얀 포말을 토해내는 파도의 노랫소리에 맞춰 콧노래를 부르며 여행을 시작했다. # 진짜 코발트 블루, 이런 색이야 터키의 지중해 여행은 안탈리아에서 시작한다. 이스탄블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지중해 해안 도시로 터키 관광의 중심으로 불릴 정도로 최고급 호텔과 빌라 등 여행자들을 위한 고급스러운 편의시설이 많다. 또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안탈리아에서 주변의 유적지를 돌아보는 ‘버스투어’는 유럽인들에게는 인기. 첫번째 목적지인 올림포스까진 이름 모를 크고 작은 해변들을 끼고 달렸다. 끝없이 펼쳐지는 파란 하늘과 바다가 하나인 수평선을 보고 있노라니 ‘김형영씨 시’가 생각난다.‘하늘과 바다가 내통하더니/넘을 수 없는 선을 하나 그었구나/나 이제 어디서 널 그리워하지.’ 낯선 땅이라서일까, 슬픔을 간직한 색 ‘블루’때문일까. 뜻모를 슬픔이 가슴을 메운다. 파란 도화지에 흰점 같은 버스는 하얀 선을 그리며 달리고 또 달린다. 올림포스 해변은 로마시대부터 귀족들의 휴양지로 유명했으며 아직도 해안 절벽 위에는 집터들이 남아 있다. 계곡으로 들어가면 도굴되어 겉모양만 남아 있는 AD2세기 오데모스 장군의 묘, 바실리카 양식의 교회 흔적과 담장 등이 기다린다. 또한 올림포스는 레포츠의 천국으로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다. 산과 바다, 계곡이 잘 어우러져 캠핑이나 산장에서 머물며 트레킹, 카약, 스쿠버다이빙, 암벽 등반 등을 즐긴다. 많은 산장 중에 트리하우스가 유명하다. 산타클로스로 유명한 성니콜라스 교회와 바위절벽에 굴을 파 만든 암굴 묘가 있는 미라를 지나면 ‘슬픔’의 도시 게코바가 있다. 비잔틴 시대의 아름다웠던 도시가 수차례 지진으로 인해 물에 잠겼다. 그래서 지금은 산 정상에 있는 리키아인들의 무덤만 슬픔 역사를 조린다. 하지만 에메랄드빛 바다 속에는 당시의 아름다운 도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렇게 바다의 아름다움에 취했다면 이젠 로마와 그리스의 거대한 문화에 취해보자. # 아폴로 신을 만나다 ‘아폴로 신전’이 터키에도 있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게코바에서 버스로 2시간을 달리면 디딤이란 작은 마을이 나온다. 이곳 역시 그리스와 로마시대 번영을 누렸던 항구도시다. 그러나 지금 남겨진 것은 아폴로 신전이 유일하다. 아폴로 신전으로는 그리스 델포이 신전이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터키에도 디딤을 비롯한 아폴로 신전이 두개나 있다. 디딤의 아폴로 신전은 규모 면에서는 그리스 델포이보다 크다. 그러나 온전히 서 있는 기둥이 3개에 불과해 세상에 덜 알려졌다. 디딤의 아폴로 신전에 발을 디뎠다. 인간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던 신들의 영역은 지금 몇 번의 지진으로 무너져 내려 신전 앞에 뒹굴며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준다. 몇 아름도 넘는 기둥에 눈을 감고 손을 대어보았다. 혹시 아폴로 신을 만날까 하고 말이다. BC6세기경에 지어진 이 신전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황제들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오직 고위 사제만이 신전 안으로 들어가 하늘의 계시를 듣고 그 내용을 밖에 있는 왕이나 백성들에게 전하는 그런 곳이었다. # 황홀한 로마의 도시 에게해 해안 도시 이즈미르는 오디세이로 유명한 호메로스의 고향으로 터키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이다. 여기서 남쪽으로 70㎞ 정도 떨어진 셀주크에는 터키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에페소가 기다린다.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아르테미스 신전으로 유명하며 로마시대에는 25만 명이 살던 아시아 최대의 도시였다. 에페소로 들어서자 기다리는 것은 앙상한 뼈대만 남은 신전의 기둥, 나뒹구는 대리석, 허물어진 건물뿐이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기둥 하나, 돌멩이는 모두 로마의 역사다. 특히 에페소는 기독교인이면 꼭 한번 들러보는 성지이기도 하다. 사도 바울이 갖은 핍박을 받으며 전도를 했던 곳이며 옥중에서 에페소 교인들에게 보냈던 편지가 바로 신약성서의 ‘에베소서’이다. 또한 사도 요한이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와 함께 에페소에 머물며 요한복음을 썼던 기독교 역사상 아주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에페소에는 없는 것이 없다. 여러 신전은 물론이고 대중들을 위한 목욕탕, 돈을 받고 운영했다는 화장실, 평민과 귀족들의 공간을 나누었던 헤라클래스가 새겨진 기둥문, 병원을 상징하는 조각, 대리석에 새겨진 ‘발’보다 작으면 미성년자로 취급해 들어 갈 수 없었던 창녀의 집, 도서관, 각종 하수도 시설 등 정말 고대 로마의 발달한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원형극장도 두개다. 귀족들이 회의를 했던 작은 것과 무려 2만 50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대중을 위한 원형극장도 재미나다. 과학적인 설계로 앞에서 그렇게 큰소리로 말하지 않아도 뒤쪽까지 잘 들린다. 에페소에서 가장 멋있는 건물은 단연 켈수스 도서관이다. 비록 거의 다 무너져 내려 앞쪽만 간신히 건물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건물의 높이가 16m나 되고 1만 2000권의 책을 가지고 있던 거대한 도서관이었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도대체 2000여년전 기계도 하나 없던 그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거대한 신전과 건물들을 오직 손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따사로운 봄햇살이 내리쬐는 켈수스 도서관 앞에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선율에 잠시 발을 멈춘다. 한쪽에서 3인조 오케스트라가 관광객을 위해 음악을 선물한다. 정말 2000년 전 그들의 삶이 스치듯 지나간다. 이곳에서 나온 많은 유물은 인근 셀주크 박물관이나 에페소 고고학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 터키 여행정보 인천∼이스탄불 직항편은 터키항공(02-777-7055)이 월·목·토요일 1주일에 3차례 뜬다. 현재 전세기를 띄우고 있는 대한항공(1588-2001)도 조만간 주 3회 정식 취항할 예정.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는 약 12시간 걸린다.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다. 통화는 터키 리라인 에테르(YTL)를 쓴다. 1달러에 1.25 YTL 정도.1유로는 1.45YTL. 우리 돈으로 720원 정도. 달러와 유로 모두 통용된다. 미리 달러로 환전을 해서 출국하는 편이 좋다.
  • [오늘의 눈] 촌지와 스승의 날/박현갑 사회부 차장

    며칠 뒤면 스승의 날(15일)이다. 나를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을 표시하는 날이다. 학생들은 이날 선생님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불우한 퇴직 은사나 와병 중인 은사를 찾아 위로도 한다. 제자는 스승에 대한 존경을, 스승은 제자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하는 ‘사제지간 소통의 장’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 스승의 날에는 스승과 제자가 만날 수 없다. 휴업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유는 촌지 때문이다. 한국교총은 9일 일부 학부모단체 등에서 ‘촌지’ 등 극소수 교원의 부정적인 면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스승의 날에 대한 의미와 취지를 왜곡·퇴색시키고 있어 학교별로 자율재량 캠페인을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반면 교총이 지목한 학부모단체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이날 교사에게 촌지를 주는 학부모를 뇌물공여죄로 처벌하자는 입법청원 계획을 밝혔다. 휴업결정이나 입법청원 움직임 모두 취지는 이해되지만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되는 것은 아닌지 아쉬울 뿐이다. 교사 출신 입시전문가인 A씨는 이에 대해 “나는 스승의 날 모든 학생들에게 선물을 내라고 요구했다.”며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1996년 무렵 스승의 날에 500원 한도 이내에서 정성껏 준비하라고 했죠.” 그의 반 아이들은 당시 모두 선물을 했다고 한다. 선물이래야 초콜릿, 사탕 등이었다. 학생들에게 선물을 받은 그는 이날 저녁에 학생들에게 자장면 한 그릇씩을 안겼다.A씨는 “학생들이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하도록 하는 훈련을 시킨 것”이라면서 사제지간 정이 갈수록 메말라만 가는 세태를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최근 제기되고 있는 촌지문제는 제자 대 스승간의 문제가 아니라 학부모 대 교사간의 문제로 변질된 데서 비롯됐다고 본다. 교총은 올해 스승의 날 휴무를 교육자의 양심을 바로 세우는 도덕 재무장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한다. 교총 의지를 학부모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학교현장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그리하여 내년에는 당당하게 교문을 열어젖히고 스승과 제자가 한 몸이 되어 줄다리기에 달리기도 하는 그런 신명나는 만남이 이뤄졌으면 한다. 박현갑 사회부 차장 eagleduo@seoul.co.kr
  • 이념 뛰어넘은 ‘사제의 만남’

    “아이고 선생님, 어떻게 이렇게 정정하세요. 제 동창이래도 믿겠습니다.”“이 사람아, 나 아직 끄떡없다네.” 9일 오후 서울 잠실체육관. 휘문중·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으로 열린 ‘휘문인 큰잔치’를 찾은 70대 제자는 아흔을 바라보는 스승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스승은 진보좌파의 원로 경제학자인 김윤환(85) 고려대 명예교수, 제자는 보수우파의 리더 중 한명인 민병돈(71)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다. 현재 경실련과 민주노동당 고문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1952년부터 2년 동안 휘문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고려대 교수로 옮긴 뒤에는 서슬 퍼런 유신치하에서 진보 경제학계를 이끌었다. 반면 민 전 교장은 89년 노태우 정권 초기 육사 교장으로 재직하다 노 정권의 북방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군을 떠난 뒤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의 인연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통에 본교를 부산으로 옮긴 휘문학교는 서울 광화문 내수동의 한 건물에 임시 학교를 열었다. 김 교수는 민 전 교장의 고1 때 담임으로 일반 사회(정치)와 독일어를 가르쳤다. 민 교수가 옛날 일화를 떠올렸다.“어느날 헌법 수업을 하는데 자네가 당당하게 손을 들고 ‘우리나라 정치환경이 헌법처럼 제대로 되고 있는 겁니까.’라고 물어왔었지. 나는 그때 ‘헌법은 이상이지 꼭 그대로 실행되는 건 아니다.’라고 답해주면서 자네가 대단한 인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네.” 두 사람의 인연은 학교를 떠나서도 가끔씩 이어졌다. 가장 극적인 만남은 신군부가 집권하던 80년에 이뤄졌다. 김 교수는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134명의 지식인이 서명한 시국선언에 동참해 고려대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당시 국보위 대령이던 민 전 교장은 스승을 찾아 당장의 위기에서 벗어날 길을 논의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뜻을 굽히지 않다가 결국 4년 동안 교직을 떠나게 된다. 민 전 교장은 “영관 장교의 신분으로 힘이 없었기 때문에 선생님께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너무 안타까웠다.”고 돌아봤다. 이념에 대한 질문에 김 교수는 “우리 나이엔 모두 현실주의자가 되지.”라고 호탕하게 웃었고 민 전 교장은 “이념과 상관없이 선생님은 고등학교 때 내게 훌륭한 가르침으로 각인된 분이기 때문에 존경할 뿐”이라고 말했다.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무너지는 대학가 사제윤리

    무너지는 대학가 사제윤리

    중앙대에서 지난달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사방에 페인트칠을 해대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측은 해당 학생들에 대한 강력한 징계수순에 들어갔다. 중대 사건을 앞뒤로 대학가는 고려대 학생들의 교수 감금 및 출교 사태, 연세대 학생들의 총장실 점거 및 이사회 난입 등 사제(師弟)간 윤리 붕괴로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11일 오후 중앙대 흑석캠퍼스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 학생 등 50여명이 교내 총장실을 점거했다. 이들은 페인트로 벽과 바닥에 욕설·비방을 쓰는 등 총장실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벽에 걸린 역대 총장의 액자사진과 태극기, 학교 상징물에도 페인트칠을 했다. 학생들은 박범훈 총장을 비방하는 문자메시지를 박 총장에게 수십개 보내기도 했다. 총학생회는 “이번 사태는 등록금 인상과 재단의 교비 500억원 불법지출 의혹을 대충 덮어버리려는 학교측에 근본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총학생회는 4월11일을 ‘의혈 공동행동의 날’로 정하고 각종 의혹에 대한 대학본부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기로 하고 이를 학교에 통보했다. 하지만 이날 총학생회가 본관을 찾았을 때 총장을 비롯한 간부들과 교직원들은 자리를 비우고 컴퓨터 본체까지 치운 상태였다. 대학측은 총장실 훼손과 관련, 같은달 17일 교무위원회 성명을 통해 “본관 건물 벽과 바닥에 온갖 욕설과 야비한 언어를 써놓는 비교육적이고 폭력적인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교무위원 일동은 학생들의 반지성적 행위 재발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관련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고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의법하게 취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교무위원회는 이 내용을 전교생에게 이메일로 보내고 훼손된 총장실 사진도 교내에 게시했다. 학내에서 총학생회 잘못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안성캠퍼스 부총학생회장 조승현(상경학부 3년)씨는 지난 2일 사퇴의사를 밝혔다. 조씨는 “격앙된 감정을 과도하게 표현한 불미스러운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한다. 총장님과 교무위원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측은 징계절차를 속행,8일 오전 2차 징계위원회를 소집했다. 김대식 부총장은 “아직 징계 대상자는 확정되지 않았고 일단 해당 학생들에게 소명 기회를 준 뒤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지혜 김기용기자 wisepen@seoul.co.kr
  • [평택 미군기지터 ‘대집행’] 헬기서 철조망 투하…10시간만에 상황끝

    [평택 미군기지터 ‘대집행’] 헬기서 철조망 투하…10시간만에 상황끝

    4일 경기도 평택시 대추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새벽 4시10분쯤 경찰이 마을 전체에 대추분교 철거를 위한 경력 진입을 알리는 사이렌을 울리면서 대추리의 긴 하루가 시작됐다.20분 뒤 경찰과 군병력 1만 5000여명이 마치 군사작전 전개라도 하듯 대추리로 몰려들었다. 모든 길목을 차단하고 시위 집결지인 대추분교를 겹겹이 에워쌌다. 하늘에서는 UH-60 헬기가 굉음을 내며 철조망 등 장비를 공중 투하했다. 공병들은 이를 받아 대추리와 도두리 등 5개리 농지에 철조망을 설치했다. 오전 9시20분쯤 경찰 3000여명이 학교에 본격 진입하자 시위대는 대나무봉을 휘두르고 돌과 연탄재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러나 경찰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과정에서 방패와 곤봉에 맞은 50여명의 시위대가 이마가 찢어지고 이가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전경측에서도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인해전술에 밀려 운동장을 내주고 2층 학교 건물 안으로 피신했다. 낮 12시20분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현장을 찾아 전날 밤 10시부터 대추분교를 지키던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와 합세해 옥상에서 투쟁을 벌이던 문정현 신부 등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 10명을 만났다. 임 의원은 “이날 상황은 1980년 광주 전남도청 진압을 연상케 한다. 특전사가 강제 진압했던 당시와 같은 비참한 현실”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천 대표도 “오늘 일은 군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당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한명숙 총리에게 책임을 묻고 국방부장관 해임 건의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오후 1시35분쯤 경찰 34개 중대 3400여명이 2대 살수차를 앞세워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의 자진해산을 경고했다. 경찰은 소방차 4대와 앰뷸런스 9대를 대기시키며 긴장 상황을 연출한 뒤 1시58분부터 2층 4개 교실에 분산돼 농성하던 시위대 420여명을 한명씩 전원 연행했다. 대추분교에서 경찰과 시위대간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인근 들녘에서는 공병들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5m 간격으로 미리 박아 놓은 말뚝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농사만은 짓겠다고 각오를 다지던 주민과 시위대는 이 광경을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굴착기 2대를 동원해 대추분교 정문과 운동장에 세워진 동상과 주변에 심어진 수십년 된 나무들을 쓰러뜨렸다. 또 국방부가 동원한 철거 용역반원들은 학교 마당에 설치된 집회용 무대와 주민들이 촛불시위를 벌이던 비닐하우스를 치웠다. 오후 5시 문정현 신부와 임 의원, 천 대표 등이 연행자 전원 석방을 경찰과 합의한 뒤 옥상에서 내려오자 용역반원은 철거 작업에 돌입,2시간 만에 학교 건물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대부분의 대추리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학교를 바라보며 한숨을 지었다.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의 진압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대추리 주민 신모(69)씨는 “왜 우리가 세번이나 이 땅에서 쫓겨나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학교 안 시위대가 우리와 무관한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저 사람들은 자기에게 돌아오는 이득도 없이 우리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총무신부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만큼 나쁜 죄악은 일궈낸 땅을 빼앗는 것이다. 미군이 이 땅을 빼앗아가는 것에는 어떤 합리성도, 공동선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평택 김병철 이재훈기자 kbchul@seoul.co.kr
  • 靑 비서진 5개월간 8차례 인사

    靑 비서진 5개월간 8차례 인사

    청와대는 올들어서만 무려 8차례의 비서진 인사를 단행했다. 수석·보좌관을 비롯, 비서관까지 무려 34개의 자리가 새 인물로 채워졌고,3개의 비서관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 37개 자리에 인사 요인이 생겼던 셈이다. 전체 66개 비서관 이상 자리의 절반이 넘는다. 정무쪽은 거의 모두 대상이 됐다. 특히 13명의 실장·수석·보좌관 중이병완 비서실장과 김병준 정책실장, 정문수 경제보좌관을 빼고 모두가 교체됐다. 수석 8명은 지난 1월 사회정책수석을 시작으로 3일까지 전원이 물갈이됐다. 청와대는 4일 수석·보좌관에 대한 후속 인사로 6명의 비서관을 새로 임명했다. 민정비서관에 남영주(49·1급) 국무총리실 민정수석, 인사관리비서관에 문해남(47·부이사관) 인사제도비서관, 혁신관리비서관에 강태영(47·1급) 업무혁신비서관, 업무혁신비서관에 김충환(45·3급) 업무혁신비서관실 행정관, 인사제도비서관에 구윤철(41·부이사관) 인사관리비서관실 행정관을 임명했다. 공개 모집한 균형인사비서관에는 조현옥(50)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가 발탁됐다. 잦은 인사 요인에는 5·31 지방선거, 공직윤리 위반 등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도 포함돼 있다. 물론 쇄신을 내세운다. 인사 원칙은 외부 영입보다 대체로 내부 승진·전보였다. 청와대는 참여정부의 집권 후반기를 대비, 새로운 보좌 진용을 갖췄다. 그러나 거듭된 인사 탓에 조직의 이완 현상과 전문성 결여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실세’로 불리는 윤태영 연설기획·천호선 의전비서관, 이호철 국정상황실장은 자리에 변화가 없다.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도 장수쪽에 속한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사학법 ‘벼랑끝 대치’

    사학법 ‘벼랑끝 대치’

    사립학교법의 앞날이 어떻게 될까? 지난해 12월9일, 지난 2일 두 차례 여야가 본회의장 의장석·단상 점거를 놓고 몸싸움·야유 등 구태를 재연하면서 국회를 파행 운영시킨 발단은 사학법 개정 문제였다. 나아가 여야는 그 가운데 핵심 쟁점인 ‘개방형 이사제’를 놓고 한치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여서 앞으로도 극한 대립의 불씨로 남아 있다. 한나라당이 제출한 개정안은 국회 교육위 법안심사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한나라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재개정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에 견줘 열린우리당은 ‘개방형 이사제’의 자구 하나 고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양당 지도부가 ‘불가 vs 개정’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3일 MBC라디오에 출연,“개방형 이사제가 핵심인데 ‘ㄱ’자도 건드릴 수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와의 협상 과정을 설명하면서 “사학법의 근간이 되는 개방형 이사제의 개자만 나와면 협상은 끝날 것이라고 전한 바 했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견줘 한나라당은 개정 사학법의 시행령이 실시되는 7월 이전에 재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사학법 처리를 6월 국회로 넘기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주호 제5정조위원장도 “6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의 비협조로 6월을 넘기더라도 시행령 실시 뒤 현장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드러나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재개정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위헌 소송 결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재단이사장의 친·인척 교장 임용을 금지한 조항이 위헌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열린우리당 교육위 간사인 정봉주 의원은 “‘원칙 고수’라는 기본 방침은 불변”이라고 반박했다. 이래저래 사학법은 ‘휴화산’인 셈이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자녀 위한 맞춤펀드 가이드

    자녀 위한 맞춤펀드 가이드

    5월5일 어린이날 선물로 펀드는 어떨까. 주식시장이 중장기적 상승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받는 지금, 자녀들에게도 주식시장 상승의 과실을 맛보게 해줄 수 있다. 지난해 자산운용업계가 경쟁적으로 어린이용 펀드를 출시한 데 이어 3일에도 KB자산운용이 ‘KB캥커루 적립식 주식투자신탁’을 내놓는 등 상품출시가 잇따를 전망이다. 어린이용 펀드는 온·오프라인 경제교육 프로그램이나 상해보험서비스, 해외금융기관 방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5월 가입자에 한해 더 많은 부가서비스가 있는 만큼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어린이용 펀드는 장기투자를 기본으로 하며, 업종 대표주나 우량주 등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가입한 지 1년이 되지 않아 해약할 경우 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이 큰 편이다. 유승우 칸서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2일 “투자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줄어들고 안정적으로 부(富)를 늘릴 수 있다.”면서 “자녀들의 학자금 마련이나 노후 대비로 간접투자를 적극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액이나 용도, 뚜렷한 목표 설정을 어린이용 펀드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우리아이3억만들기 주식투자신탁 1호’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이후 1년 사이 2370억원이 몰렸다.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며 해외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소 가입금액은 5만원.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운용보고서, 방학 기간중 3일간 합숙하는 경제캠프, 매주 토요일 2시간씩 4주간 진행되는 경제교실 등이 제공된다. 대학 학자금 준비용으로 목적을 맞춘 펀드도 있다. 교보증권의 ‘에듀케어 학자금펀드’는 나이별로 대학 학자금(등록금+4년간 소요비용)에 들어가는 예상금액을 계산, 가계 상황에 따른 투자 방법을 제시해 준다. 연세대 인간행동연구소에서 제공하는 성장 단계별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주식에 최대 30% 이하로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주식에 50% 수준으로 투자하는 주식혼합형,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80% 이상 투자하는 주식형 등이 있다. 최소 3년 이상 가입해야 하고,1년이 안돼 환매할 경우 이익금의 30∼7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가장 먼저 나온 대신증권의 ‘대신꿈나무 적립주식 1호’도 학자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주회사나 지배구조 개선기업에 중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5월맞이 특별 서비스도 동양종금증권의 ‘우리아이 꿈나무 적립식 펀드랩’은 기존에 나와 있는 펀드에 재투자하는 상품이다. 안정형, 안정성장형, 성장형 등 세 종류가 있는데, 각 상품 특징에 맞는 펀드에 재가입한다. 유형을 가입기간 중 바꿀 수 있다. 만기 후 적립금을 월별로 받는다면 채권형으로 바뀌어 안정성을 최대한 추구할 수 있다. 어린이 경제캠프 참여, 상해보험 가입 등의 부가서비스가 있다. 특히 다음달까지 가입하면 현금영수증 보너스카드 제공,1년간 공모주 청약 수수료 면제 등이 주어진다. 농협중앙회에서 파는 ‘농협CA 아이사랑 적립 주식투자신탁 1호’는 펀드판매 1년을 기념해 다음달까지 가입한 사람 가운데 10명을 추첨, 해외금융기관을 찾아가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배당 성향이 높은 우량주를 발굴해 투자하므로 시세차익 외에 배당수익도 얻을 수 있다고 농협CA투자신탁운용측은 밝혔다. 온라인상에 전용코너를 만든 상품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쥬니어네이버에 ‘우리 쥬니어펀드관’를 만들어 펀드관련 퀴즈진행, 경제도서 독후감대회, 기업 방문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어린이, 육아, 영어, 경제 등에 대한 EBS 유료교육프로그램을 무료로 받을 수 있고 만 5세부터 19세까지 가입하면 상해보험서비스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경영자, 미래경영전략, 인사제도, 마케팅조직 등 기업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평가를 통해 종목을 고르는 운용기준을 갖고 있다. 신영증권의 ‘신영주니어 경제박사 주식투자신탁’도 3년 이상 가입자를 대상으로 상해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공기업감독’ 위원회 설치키로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일 공기업 경영 감독 강화를 위해 기획예산처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김한길 원내대표와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기본법’을 제정키로 의견을 모았다.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브리핑에서 “6월 국회에서 당론으로 법안을 처리,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정이 제정키로 한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범위는 국제기준에 맞춰 314개로 확정되고 이 가운데 94개 기관이 운영체계 개선대상으로 선정됐다. 공기업 28곳과 준정부기관 66곳이 포함됐다. 당정은 공공기관 감독체계를 이원화해 공기업의 예산, 조직, 정원, 재무관리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운영위’가 경영감독권을 행사하되, 사업계획 승인과 서비스·요금 승인, 사업집행 감독은 주무 부처가 전담토록 할 방침이다. 준정부기관은 현행대로 주무 부처가 경영·사업감독권을 갖지만 ‘공공기관 운영위’는 부처 공통의 경영지침을 제시하게 할 계획이다. 주무부처 장관이 행사해오던 공공기관 임원 임명권도 분리될 전망이다. 상임이사 임명권은 공공기관장에게, 비상임이사 임명권 및 감사제청권은 ‘공공기관운영위’에 부여한다는 것이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與, 盧대통령 ‘양보’권고 거부

    與, 盧대통령 ‘양보’권고 거부

    열린우리당은 30일 노무현 대통령이 사립학교법 재개정 협상과 관련,‘여당의 대승적 양보’를 권고한데 대해 이를 사실상 수용하지 않기로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사학법 재개정 여부를 둘러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의 양보없는 대치가 노무현 대통령의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않음에 따라 정국 경색이 심화될 조짐이다. 열린우리당은 사립학교법 재개정 협상과 관련한 노 대통령의 양보 권고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히면서도 3·30 부동산 대책 후속입법 등 민생법안을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처리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여당은 5월 임시국회 소집도 검토키로 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인천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전날 대통령의 ‘여당 양보’ 언급과 관련, 이같이 입장을 정리했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우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개방형 이사제 개정 요구는 대다수 국민이 지지하는 사학법을 무력화하자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우리당은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의 고뇌와 포용 정치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며 “대통령의 방법론을 채택하지 않더라도 민생법안만 처리하면 청와대와 당이 ‘윈-윈’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의 사학법 재개정 수용 거부는 초당적으로 국정을 총괄해야 하는 노 대통령과 5·31 지방선거를 앞둔 여당 사이에 정책 결정 과정상의 난맥상을 초래, 향후 언제든지 재연될 당·청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도 사학법 재개정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부동산 관련법 등 다른 법안 통과는 물론 5월 임시국회 소집 불가 원칙을 밝혀 향후 여야 대치와 국회 파행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른 법안 통과는 있을 수 없고,5월 임시국회도 할 필요가 없다.”고 반발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발언은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고심을 얘기한 것이고, 당은 당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며 당·청간 갈등설 확산 차단에 주력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 29일 사학법 개정을 둘러싼 국회 파행사태와 관련,“여당이 양보하면서 국정을 포괄적으로 책임지는 행보가 필요한 때”라고 여당의 양보를 촉구했다. 박홍기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심야 긴급회동 “이번에 물러나면 끝장”

    심야 긴급회동 “이번에 물러나면 끝장”

    지난 29일 저녁 8시쯤, 토요일 저녁이면 한산하던 국회 본관 건물에 의원 전용차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 아침 노무현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 오찬에서 ‘여당 양보’ 발언으로 소집된 긴급 의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5·31지방선거 때문에 지역에서 바쁜 일정을 보내려던 열린우리당 의원 90여명이 속속 집결했다. 다소 어둡고 긴장된 표정이었다. 최근 급성 간염으로 입원했던 이미경 의원은 핼쓱한 얼굴이었지만 사안이 사안인 만큼 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을 꺼냈다. ●심야 3시간 회의에서 ‘수용불가’ 확인 저녁 8시쯤 시작된 회의는 휴식없이 3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교육위 소속 한 초선 의원은 “대부분 한나라당의 요구를 받을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사학법 재개정을 반대해온 한 중진 의원은 “이번에 물러나면 끝장이라는 절박감이 회의장에 넘쳐났다.”고 거들었다. 발언에 나섰던 30여명의 의원 가운데 노 대통령의 의중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던 의원은 고작 5명 안팎에 불과했다는 후문이다. 우려했던 당·청 갈등은 부각되지 않았으나, 한 여성의원은 “노 대통령은 중요한 이슈마다 투 트랙 전략을 쓴다. 이번에는 밟고 가야 한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의총에서는 ‘개방형 이사제 수정을 요구하는 한나라당의 요청을 받아들여선 안된다.’는 등으로 입장이 정리됐다. 당이 반기를 든 모습에 청와대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관계자들은 말을 아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 없이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발언은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고심을 얘기한 것”이라며 원칙론을 펼 뿐이었다. 정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당·청 갈등 부각이라는 일부 의견에 대해 “지나친 해석”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여당의 판단을 공식 경로를 통해 보고받았으나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대승적 양보’ 발언과 관련,‘의외’라는 반응도 만만찮다. ●양보없는 사학법의 쟁점은 현재 여야간 사학법의 최대 쟁점은 개방형 이사의 추천주체를 확대하는 문제다. 한나라당이 ‘이사정수의 4분의 1 이상은 학교운영위원회, 대학평의회에서 2배수 추천인사 중에서 선임한다.’는 조항을 ‘…대학평의회 등에서…선임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대다수 의원들은 애초 한나라당이 요구한 ▲‘대학은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하되, 중·고교는 자율 도입토록 한다.’는 조항과 여당이 양보한 ▲이사장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의 학교장 취임금지조항 삭제 ▲초·중·고 개방형 이사 자격의 정관규정 허용 등도 난제로 남아 있다. 박홍기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책꽂이]

    ●100권의 금서(니컬러스 캐럴리드스 등 지음, 손희승 옮김, 예담 펴냄) 서양문명에서 대표적인 서적 검열의 역사는 가톨릭 교회의 ‘금서목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1559년 교황 파울루스 4세가 처음 펴낸 후 42번째 목록까지 총 4126권을 수록한 교황청 ‘금서목록’은 1966년 로마 교황청이 이를 폐지할 때까지 400여년간 가톨릭 교도를 구속하는 역할을 했다. 그중엔 베르그송, 데카르트, 칸트 등 서양을 대표하는 지성들이 쓴 고전도 포함돼 있다.1928년 독일에서 발간된 레마르크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국가사회주의자들이 내세우는 조국과 민족의 이상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시민 4만명이 보는 앞에서 화형식에 처해졌다.2만 2000원.●페이비언 사회주의(조지 버나드 쇼 등 지음, 고세훈 옮김, 아카넷 펴냄) 페이비언(Fabian)이란 말은 로마 장군 파비우스(Fabius)에서 유래됐다. 그 자체가 일반명사이기도 한 이 말은 라틴어로 ‘지연자’라는 뜻. 파비우스는 한니발이 이끄는 카르타고와의 전쟁에서 적당한 때가 올 때까지 참을성있게 기다리되, 일단 때가 되면 사정없이 내리치는 전법을 구사했다. 이에 주목해 버나드 쇼를 비롯한 잉글랜드 일부 지식인들이 1884년 ‘페이비언 협회’를 창립했다. 페이비언주의는 철저한 합리주의와 ‘점진성의 불가피성’을 이념적 목표로 삼는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점진적으로, 그러나 기회가 오면 그것을 놓치지 않고 달성하겠다는 것이다.2만 2000원.●조르조 바사리-메디치가의 연출가 (롤랑 르 몰레 지음, 임호경 옮김, 미메시스 펴냄) 16세기 이탈리아 미술의 개화기를 이끈 조르조 바사리(1511∼1574)의 삶과 예술을 조명.‘르네상스’와 ‘고딕’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도 잘 알려진 그는 피렌체 두오모 대성당의 천장 프레스코화, 베키오 궁의 벽화를 그렸으며 바사리 화랑, 우피치 궁을 설계한 건축가였다. 또한 코시모 1세가 군림하던 피렌체 공국의 문화·예술사업들 주도한 유능한 행정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치마부에,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르네상스시대 거장들의 일생을 기록한 세계 최초의 본격 미술사책 ‘미술가 열전’의 저자로 유명하다.2만 8000원.●플루타르코스 영웅전-그리스를 만든 영웅들(플루타르코스 지음, 천병희 옮김, 숲 펴냄) 플루타르코스는 그리스 중동부 출신으로 말년 30년간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서 사제노릇을 하며 로마의 명사들과 교우했다. 플루타르코스는 트라이야누스 황제 때 두번 집정관을 지낸 소시우스에게 ‘비교열전’을 헌정했다. 이 책이 바로 오늘날 ‘영웅전’으로 불리는 책이다. 그리스 문학이 쇠퇴기에 접어들 시기에 탄생한 ‘영웅전’은 23쌍의 그리스 영웅들과 로마 영웅들의 전기를 다룬다.1만 5000원.
  • 사학법 ‘암초’… 민생법안 또 삐걱

    4월 임시국회가 ‘사학법 재개정’이란 암초에 걸려 사실상 파행으로 끝이 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여야는 27일 핵심 쟁점인 ‘개방형 이사제’를 둘러싼 의견 절충에 실패, 주요 민생 법안이 계류된 상임위가 공전을 거듭했다. 내달 2일 국회 폐회까지 시간이 촉박해 비정규직 관련 입법과 3·30 부동산대책 입법 등 주요 민생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여야의 원내 지도부는 막전 막후의 협상을 통해 쟁점법안의 일괄 타결을 모색중이지만 ‘5·31 지방선거’를 앞둔 기세싸움까지 가미되면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 행정자치위는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주민소환제 관련법안을 단독 처리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선거를 의식한 의회 폭거”라고 반발하는 등 진통이 계속됐다. 여당은 교착상태 타개를 위해 이날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등이 참석하는 ‘4자 회담’을 전격 제의했지만 한나라당의 거부로 무산됐다.●개방형이사 선임 조항 맞서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개방형 이사를 추천하는 주체를 확대시키는 방안만 받아줄 경우 4월 국회를 정상 가동하는 데 합의한다는 입장이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개방형 이사를) 학교운영위원회와 대학평의회에서 선임한다.’는 조항을 ‘학운위와 대학평의회 ‘등’에서….’로만 수정해준다면 대승적으로 타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등’ 자를 추가할 경우 개정 사학법의 ‘대들보’인 개방형 이사제의 근본취지가 훼손된다는 입장이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개방형 이사제를 흔드는 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등’자 하나 추가하는데 뭐가 어렵냐고 말하지만, 독도의 주권은 대한민국 ‘등’ 에 있다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반박했다.여당의 주요 당직자들은 이날 “국회 파행에 대해 공동 책임으로 몰고 가기 위한 한나라당의 술책”이라고 일제히 비난했다.●여야, 4자회담도 이견 5·31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여야의 손익 계산이 달라 4월 임시국회의 정상 가동이 어렵다는 분석이다.여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한나라당은 국회의 무기력화를 유도해 궁극적으로 여당의 무능력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며 “사학법 개정 문제는 표면에 드러난 핑계거리”라고 주장했다. ‘4자회담’을 둘러싸고도 기류가 엇갈린다. 여당은 ‘당 대표·원내대표’가 참여하는 4자회담을, 한나라당은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각각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실무적으로 해결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모이는 4자회담이면 가능해도 당 대표가 포함되는 4자회담은 격이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양측 대화 채널의 ‘수위’를 격상, 사학법은 물론 쟁점법안 일체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 ‘일괄타결’을 모색하자는 협상 기류가 여전히 살아 있어 막판 반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오일만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 혼혈아동 취학·교육비 지원

    부처별로 다양하게 제기되는 외국인·이민정책들을 통합·조정할 총괄기구가 설치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26일 ‘여성 결혼이민자 가족과 혼혈인·이주자의 사회통합을 위한 종합대책’을 다룬 국정과제 회의에서 “다인종·다문화로의 진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억제의 단계를 넘어선 만큼 양적·질적 차원에서 세밀한 대책을 마련, 지속적으로 관리하라.”며 이민대책 총괄기구 설치를 지시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베트남 전쟁 혼혈인이나 외국주재 현지 2세 혼혈인 등 국외 혼혈인들이 국적 취득을 원할 경우, 객관적으로 친자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이들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혼혈인과 이주자 등에 대한 차별 해소를 위한 기본법으로 ‘차별금지법’도 조속히 만들기로 했다. 혼혈인 및 이주자들에게 불리한 요소가 담긴 모성보호법과 병역법령도 개정한다. 국내 혼혈아동의 취학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이들을 별도로 돌보는 후견교사제나 1대1 도우미 친구결연 사업도 추진한다. 또 이들에 대한 보육비와 중ㆍ고 교육비 지원도 검토한다. 나아가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는 혼혈인이라는 용어는 국민공모 등을 통해 차별의식이 배제된 보다 적절한 용어로 바꾸기로 했다. 지역별 담당간호사가 기지촌 여성 등 국내혼혈인을 직접 방문하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문보건사업을 확대한다. 불법체류 자녀에게도 입원·수술시 비용을 지원한다. 정부는 또 국회와 협의해 국제결혼중개업 관리법을 2007년까지 만들기로 했다. 이 법안에는 결혼중개행위와 중개업자에 대한 정의, 결혼대상자에 대한 정보제공 확인 의무, 국제결혼 관련법 준수 의무, 손해배상 의무, 결혼중개 계약서 작성 의무 등을 담는다. 정부는 부처별로 혼혈인 및 이주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뒤, 올해안으로 구체적인 종합지원대책과 세부실행 방안을 마련, 확정하게 된다.박홍기·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관련기사 8면
  • 사학법 재개정협상 일단 결렬

    ‘사립학교법 재개정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협조’를 요구하며 한나라당이 쟁점 법안 처리를 거부하면서 일부 국회 상임위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양당은 25일 타협점 찾기에 나섰지만 견해차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여당이 절충안을 제시하자 한나라당이 26일까지 당내 의견을 수렴키로 했지만 견해 차이가 커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강봉균·이방호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정책협의회를 갖고 사학법 재개정의 핵심 쟁점인 개방형 이사제 문제를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개정 사학법 중 ‘이사의 4분의1 이상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2배수 추천하는 인사 가운데 선임한다.’는 조항을 삭제하고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개방형 이사를 자율 도입토록 한다.’는 내용으로 재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우리당은 이에 대해 ‘개정 사학법 의미를 없애는 것’이라며 ‘절대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절충안을 제시했다. 한나라당의 요구를 반영,‘개방형 이사를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자로 규정하고 구체적 자격요건과 선발절차는 정관으로 정한다.’는 조항을 담아 사학법을 개정할 수 있다는 요지였다. 당초 시행령에 담겠다고 했던 내용을 모법(母法)에 포함시키겠다는 것. 한나라당은 26일 의원총회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지만 지도부가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진수희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여당 제안에 박근혜 대표는 회의적이었다.”면서 “여당이 민생법안 처리 의지가 있다면 사학법 재개정은 전향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아베, 휴대전화로 막후지휘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와 언론은 23일 최악의 충돌 상황은 피했다며 일단 안도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한 측근은 “다케시마(독도)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국제적으로 알려 좋았다. 사이를 좋게 하는 것만이 외교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측의 득이 많았다는 얘기다. 일본 언론은 문제의 발단이 됐던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며 양측 갈등이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타결을 ‘미봉책’으로 본 것이다. 외무성 관계자들은 다음달부터 시작될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획정 국장급 협상이 힘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일단 서로 머리를 식힌 뒤 본질은 이제부터 이야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타결을 평가절하한 것이다. 야치 쇼타로 차관의 방한을 결정한 강경보수파인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보궐선거 유세현장에서 야치 차관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받아 협상의 마지노선을 지시하는 등 진두지휘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아베 장관은 22일 교착상태의 협상을 보고받은 뒤 “(해저지명공인 저지는)절대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이 부분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자리를 박차고 나와 일본으로 돌아와도 좋다.”고 지시했다. 이에 야치 차관이 “해양조사의 연기가 아닌 중지를 밝히는 쪽으로 양보하겠다. 이것도 한국이 응하지 않으면 돌아간다.”며 한국측에 국제공인 등재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탐사조사계획을 둘라싼 대립이 악화된 배경에는 최근 양국 관계의 냉각에 따라 조바심을 내던 일본 총리관저와 청와대의 신경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본 주요신문들은 협상타결 기사제목을 통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니혼게이자이·마이니치·도쿄신문은 측량조사를 중지한 일본의 양보를 앞세운 반면, 아사히·요미우리·산케이신문은 지명제안을 보류한 한국의 양보를 부각시켰다. 일본 정부관계자는 양국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던 20일 미국의 압력이 있었고, 이것이 총리관저에도 전해졌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점에 한국에도 미국측의 우려가 전해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일 회담 상대가 누구인지도, 비행기편명도 정하지 않은 채 서둘러 한국측에 야치 차관의 방한을 제의했다고 한다.taein@seoul.co.kr
  • 오푸스 데이

    소설 ‘다빈치 코드’에 등장한 가톨릭 종교단체 ‘오푸스 데이’가 그동안의 신비주의를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며 타임지가 24일자 최신호에서 미국 지역 책임자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신의 사역’이란 뜻의 오푸스 데이는 1928년 10월8일 당시 26세였던 스페인 수도사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에 의해 창설됐다.본인의 노동을 신께 헌신함으로써 신부나 수녀가 되지 않고도 성스러운 삶을 사는 것이 기본 목표다. 선출 과정에서부터 오푸스 데이의 존재를 부각시켰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 인해 82년 수면 위로 떠올랐다.가톨릭을 보수화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설도 있다. 현재 전세계에는 8만 5500명,미국에는 3000여명의 오푸스 데이 회원이 있다.회원은 전체의 70%인 ‘슈퍼뉴머러리스’와 20%인 ‘뉴머러리스’로 구성되며,‘뉴머러리스’는 1700개 정도의 성별 구분이 이뤄진 ‘센터’에서 사제와 흡사한 수준의 종교 생활을 한다. 오푸스 데이의 자산 규모는 세계적으로 28억달러,미국 내에서만 3억 4000만달러 정도다.28억달러는 미국 듀크대의 연간 기부금과 비슷한 수준이나 소설처럼 교황청의 재정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17층짜리 뉴욕 본부 건물에 간판조차 달지 않는 신비주의로 미뤄 자산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 정치무대에서 발휘하는 영향력은 오푸스 데이의 진정한 비밀로 여겨진다.폴란드 새 보수정권에는 장관 1명을 포함한 6∼7명의 오푸스 데이 회원이 고위 공직에 진출했다.미국에서는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과 릭 산토럼,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루이스 프리치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이 회원으로 추정된다.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는 오푸스 데이 회원이 스스로 피가 흐를 정도로 채찍질을 하는 것으로 묘사됐다.특수 회원격인 ‘뉴머러리스’에게는 하루에 2시간 동안 안쪽으로 가시가 박혀 있는 쇠사슬을 허벅지 위쪽에 차는 고행을 하도록 권장된다.1주일마다 짧은 채찍으로 잠깐 동안 스스로를 때리는 고행도 행해진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다빈치 코드 ‘오푸스 데이’ 베일 벗나

    소설 ‘다빈치 코드’에 등장한 가톨릭 종교단체 ‘오푸스 데이’가 그동안의 신비주의를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며 타임지가 24일자 최신호서 미국 지역 책임자와의 인터뷰를 실었다.‘신의 사역’이란 뜻의 오푸스 데이는 1928년 10월8일 당시 26세였던 스페인 수도사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에 의해 창설됐다. 선출 과정에서부터 오푸스 데이의 존재를 부각시켰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 인해 82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가톨릭을 보수화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설도 있다. 현재 전세계에는 8만 5500명, 미국에는 3000여명의 오푸스 데이 회원이 있다. 회원은 전체의 70%인 ‘슈퍼뉴머러리스’와 20%인 ‘뉴머러리스’로 구성되며,‘뉴머러리스’는 1700개 정도의 성별 구분이 이뤄진 ‘센터’에서 사제와 흡사한 수준의 종교 생활을 한다. 오푸스 데이의 자산 규모는 세계적으로 28억달러, 미국 내에서만 3억 4000만달러 정도다. 국제 정치무대에서 발휘하는 영향력은 오푸스 데이의 진정한 비밀로 여겨진다. 미국에서는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과 릭 산토럼,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 루이스 프리치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이 회원으로 추정된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가닥

    정부가 출자총액제한 제도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기업 정책의 근간인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이 올해 끝나는 데 따른 결과다. 다만 폐지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내년과 2008년을 놓고 부처간 조율중이다. 16일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재경부, 공정위, 산업자원부 등 관련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총제 폐지 여부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재경부는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는 2008년 폐지를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자부는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부는 출총제를 폐지하되 소수주주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출총제는 지배주주가 순환출자를 통해 적은 지분으로 실제 지분율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소수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인 만큼 폐지할 경우 소수주주를 보호하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의 지배력 집중 문제는 금융기관의 여신제도와 사외이사제 등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유일하고 대기업의 투자에 방해가 되는 출총제는 폐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주무부처인 공정위도 오는 7월1일부터 관련부처, 재계, 시민단체 등과 함께 이른바 ‘시장경제선진화 태스크 포스(TF)’를 구성, 출총제 폐지와 대안 등을 본격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정위는 출총제 개편방안이나 폐지 일정 등은 확정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대한상의 기업인 특강에서 “출총제가 기업에 필요 이상의 부담을 주는 게 사실”이라고 말해 출총제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출총제 폐지를 공론화했고 재경부와 산자부도 이미 폐지를 기정사실화했다. 출총제는 자산 6조원 이상 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타기업 출자한도를 순자산 25%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1987년에 도입됐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기업사냥에 나서는 외국기업과의 역차별 문제로 1998년 2월 폐지됐다가 순환출자로 대기업 집단의 내부지분율이 50%를 넘어서자 2001년 재도입했다. 이후 2003년 시장개혁 로드맵을 마련하면서 3년 뒤 시장상황을 평가해 출총제를 포함한 대기업 정책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발표했었다. 일본은 출총제와 비슷한 ‘대규모 회사의 주식보유 총액제한제도’를 2002년 11월 폐지하면서 시장집중과 소유집중에 대한 규제를 혼합, 사업지배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기업집단 설립이나 전환을 금지하는 대안을 마련했다. 한편 올해 출총제 기업집단은 삼성, 현대자동차,SK,LG, 롯데,GS, 한화, 두산, 금호아시아나, 동부, 현대,CJ, 대림, 하이트맥주 등 14개로 지난해보다 3개가 늘어났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2) 로마네스크 걸작 성공회 서울대성당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2) 로마네스크 걸작 성공회 서울대성당

    ‘신을 영접하는 난공불락의 성채’‘거대한 블록으로 짜맞춘 십자가’.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인 서울대성당(서울 중구 정동 3번지,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5호)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비쳐지는 특이한 건물이다.‘한국 유일의 로마네스크 건물’이자 88서울올림픽때 100명의 건축가가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지정했던 십자가 형상의 건물. 비슷한 시기의 모든 교회 건물이 천편일률적으로 고딕양식을 따랐던 것과는 달리 로마네스크 양식을 택해 교회 건축의 새 물꼬를 튼 성당이다. 수궁을 낀 서울의 정동은 개항기 열강의 공관들이 앞다투어 자리잡아 ‘한국 서구화의 1번지’로 불렸던 곳.1883년 미국 공사관을 시작으로 1884년 영국,1885년 러시아 공사관이 차례로 들어서 치열한 외교전을 폈으며 이후 1920년때까지 근대식 학교며 교회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영국 국교인 성공회가 덕수궁 북측, 영국대사관 동측에 터를 잡은 것도 이같은 흐름에 편승해서다. 대한성공회의 전신인 조선종고성교회(朝鮮宗古聖敎會)의 초대 주교였던 코프(C.John Corfe 1843-1921)주교가 제물포항에 첫 발을 디딘 것은 1890년 9월29일. 코프 주교는 영국대사관에 인접한 지금의 정동 대성당 자리와 낙동(명동 대연각 호텔근처) 등 두 곳에 성당 터를 마련했다. 일본인은 낙동, 영국인과 한국인은 정동에서 따로따로 예배를 드리고 있을 때였다. 이가운데 정동의 것은 1890년 12월21일 기존 한옥에 십자가를 달아 장림성당으로 이름붙여졌는데 이듬해 11월1일부터 정기적인 미사를 드리기 시작, 공식적인 교회로 출발했다. 대한성공회는 이날을 교회 창립일로 삼는다. 당시만 하더라도 성공회 교회에서 한국인은 아주 홀대받는 처지에 있었던 것 같다. 영어로 진행되는 미사는 외국인들의 차지였고 한국인들은 바깥에서 구경만 해야 했다. 한국인은 한참 후에야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장림성당은 1892년에 한옥성당으로 신축되어 1926년 현재의 대성당이 세워질 때까지 대한성공회의 중심성당이었다.‘따로 따로 예배’를 청산하기 위한 새 성당이 축성된 것은 1911년에 부임한 제3대 트롤로프(M.N.Trollope 1862-1930) 주교 때. 트롤로프는 ‘십자가의 승리를 증거할’웅대한 고딕 대성당을 바랐지만 설계자인 아서 딕슨(A.Dixon 1856-1929)의 주장을 따라 로마네스크 건물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서 딕슨은 옥스퍼드 출신의 건축 전문가로 “고딕보다는 덕수궁 터의 스카이라인에 잘 어울리고 서양 초대교회의 순수하고 단순함을 담지한 로마네스크 양식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건축 경비는 전액 영국에서 모금해 들여왔는데 설계자 딕슨은 건축비는 물론 십자가를 비롯한 모든 성물을 영국으로부터 봉헌받아 일일이 검열해 성당에 안치했다고 한다.1922년 3월에 착공하여 건물이 축성된 것은 1926년 5월2일. 비로소 한 지붕안에 세 가족(한국인, 영국인, 일본인)이 모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영국으로부터의 재원조달이 어렵게 되고 일제의 물자동원령에 따라 자재조달이 막혀 원 설계와는 달리 십자가의 좌우 날개부분과 회중석 4개의 공간을 갖추지 못한 채 1자형의 완전치 못한 건물로 마감해야 했다. 성당 헌당식 당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과 영국 각지의 성당에서 일제히 기념예배가 올려졌지만 정작 한국에선 순종의 국장 중이어서 간소하게 치러졌다. 이후 1993년 원 설계도를 발견,1996년 증축완성때까지 이 성당은 70년간 ‘미완의 건물’로 남아 있었다. ‘로마풍’이라는 뜻의 로마네스크 양식은 8세기말∼13세기초 유럽에서 발달한 건축양식. 십자가를 눕혀놓은 듯한 장축형 평면이 기본골격으로,‘뾰족탑’을 연상시키는 고딕식과는 사뭇 다르다. 딕슨의 뜻대로 이 성당은 웅장한 서양 건축과 한국의 전통건축 기법이 맞닿아 있다. 화강암 축조를 비롯해 처마 끝부분 처리, 대성당의 창, 지붕의 한식기와, 그리고 덕수궁의 팔작지붕과 어울리는 사각종탑 등 한국의 전통건축 요소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원만한 경사지에 동쪽 제단과 서측 출입구 정면을 둔 십자형의 1층 대성당은 7개의 큰 공간을 가진 외진과 교차부, 내진, 그리고 배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좌우 익랑에는 각각 부제단이 놓여 있는데 북측이 성모마리아 제단, 남측이 성십자가 제단. 영국인과 일본인을 구별해 예배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다. 성당 바닥은 원래 목조 마루였으나 증축공사때 화강석을 깔았다. 외벽은 강화도산 화강석과 적벽돌의 조적구조. 탑은 중앙탑과 인접한 2개의 작은 종탑, 그리고 각 날개 모서리의 소탑 8개가 세워져 있다.성당으로 들어서면 확연히 눈에 띄는 것이 성단 끝의 모자이크 제단. 윗부분 반(半)돔에 예수 그리스도가 화려한 색유리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왼손으로 ‘나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적힌 책을 펴보이고 있고 바른손은 위로 향한채 세 손가락을 편 모습이다.아래 중앙에는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 왼쪽에는 순교자 스테판과 이사야, 오른쪽에는 요한과 성 니콜라 주교가 각각 독립된 모자이크로 새겨져 있다. 화강암 대제단과 그 중앙의 십자가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주교 14명이 초대교구장 코프 주교를 기념해 기증했다고 한다. 성당 왼쪽에 설치된 파이프 1450개의 파이프오르간도 볼거리.1층 대성당 북쪽 종탑의 계단실과 지하홀을 통해 지하 소성당으로 들어가면 한가운데에 대성당을 건립한 트롤로프 주교의 묘비 황동판이 눈에 들어온다. 황동판 아래에 트롤로프 주교의 영구가 안치되어 있다. 트롤로프는 1930년 영국에서 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오다가 일본 고베항에서 배사고를 당해 사망한 비운의 인물. 당시 서울 사대문 안에서의 매장이 금지됐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당시 영국 총영사와 성공회의 위세가 어떠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성공회의 역사는 수난의 연속이었다. 서울대성당 건립이 중단되는 불운을 겪은데 이어 일제 강점기 주교가 영국으로 추방되고 해방때까지 일본인에게 교회가 맡겨졌던 것은 아픔으로 남아있다. 한국전쟁 중에는 제4대 주교였던 구세실 주교가 공산군에 납치되었고 선교사와 주임사제, 수녀가 끌려가서 목숨을 잃었다. 퇴각하던 공산군이 성당에 따발총을 난사해 지금도 성당의 동쪽 제대 외벽에는 총탄자국들이 선명하다.1970년대 군사정권 아래에선 사제들이 잇따라 연행, 감시를 당했고 예배까지 방해를 받았다.1987년 6월10일 이른바 ‘6월민주항쟁’의 시발점으로 불리는 ‘군부독재 타도와 민주쟁취를 위한 범국민대회’가 열려 민주화운동의 횃불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전국 신자 5만명, 사제수 200명에 불과한 ‘작은 교회’ 성공회. 서울 한 복판에서 현대사의 굴곡을 헤쳐온 ‘성공회의 얼굴’서울대성당은 시민문화 공간으로 거듭나려 한다.2년 전부터 매주 수요일 ’주먹밥 콘서트’를 주선해온데 이어 성당 앞쪽 국세청 별관과 성당 사무실을 헐어 시민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서울대성당 보좌사제인 정길섭(48)신부는 “한국 성공회는 신앙과 일반생활을 구분하지 않는 나눔운동과 사회선교에 치중해 왔으며 그 본당인 서울대성당은 닫힌 종교영역에 머물지 않고 지역인들과 공존하는 대표적인 공간”이라고 말했다. kimus@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70년만에 완공된 로마풍 건물 1926년 부분건립이후 ‘미완의 건물’로 남아 있던 성공회 대성당을 원 설계대로 완성하는 것은 성공회의 숙원이었다. 원래의 ‘서울주교좌성당’완공을 위한 건축운동이 본격화한 것은 1993년 4월 대한성공회 관구가 설립되고 초대 관구장으로 김성수 주교가 취임하면서부터. 그런데 자료부족과 함께, 문화재 변경을 문제삼은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의 반대가 문제였다. 남아 있는 자료라곤 대성당 축소모형을 찍은 사진 4장이 전부였고, 특히 서울시 문화재위원회가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인 만큼 성당건물에 손을 댈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그럴 즈음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미사에 참석한 한 영국인 관광객이 자신이 근무하는 영국의 런던 교외 렉싱턴 도서관에 성당 건축도면이 보관되어 있다는 복음같은 말을 전한 것이었다. 당시 대성당 증축 설계책임자가 현지로 날아가 원 도면을 찾아냈고 서울시측도 마침내 입장을 바꿔 증축을 허가하기에 이르렀다. 공사과정도 간단치 않았다. 원래의 벽재와 벽돌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고갈된 강화도산 화강암 석재와 흡사한 중국 칭다오산을 다듬어 들여오고 주황색 벽돌도 경기도 화성에서 흙을 찾아 재래식 노(爐)에 넣어 원래 형태로 일일이 구워내야 했다.6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십자가 양 날개와 아래부분을 증축하고 사제실·세미나룸 교육관의 지하3층을 새로 들여 완공한 것은 1996년 5월2일. 정확히 70년만에 제 모습을 찾은 것이다. 서울대성당 김한승(40)신부는 “증축 완공된 서울대성당은 양식은 물론 구조물 하나까지도 철저하게 로마네스크 양식을 지키기 위해 공을 들인 초기 건물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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